길가는 재미/사람들도 만나고 33

박재동 예종 교수, "시사만화가는 '매일' 역사를 비평한다" (프레시안, 08-12-18)

아직 박재동 교수를 실물로 본 적은 없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이다. 그가 쓴 '만화, 내 사랑'도 참 흥미롭게 봤다. 물론 그가 한겨레에 그렸던 만평이 가장 인상 깊었고... 한컷만화, 나아가 글보다 더 전달력이 강한 만화의 힘을 그의 작품을 통해 깨달았다. 그런데 언제 교수가 되셨나? ---------------------------------------------- "시사만화가는 '매일' 역사를 비평한다" (프레시안, 정리=김하늬 김선영 사진=이해곤, 2008-12-18 오후 4:28:40) [세명대 저널리즘특강]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만화같이 살면서 '할 말은 하는 사람' 옷깃에 가죽을 덧댄 짙은 회색 코르덴 자켓을 입은 은발의 사내가 성큼 강의실로 들어왔다. 추운 날씨였지만 붉은 털실 목도..

‘끝없는 도주’ 일생 이관술 (2008 12/09 위클리경향 803호, 김성동)

나중에 이관술 평전을 읽어봐야겠다. 이 책을 읽어본 모 동지는 별로 재미없었다고 했지만, 그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지금은 일제하 사회주의운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면서 이관술에 대해서도 다르게 평가하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TV의 반공드라마 속에 나오는 왜곡된 이미지로만 남아 있었다. 아마 일제하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악의 화신으로 그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이것은 보수언론을 통해 제공되는 파편적인 정보제공 속에서 그 이미지를 확대재생산하고 있으리라. 이런 까닭에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관점이 중요하다. 꼴보수들이 엄청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사특강을 강행하고, 역사교과서 수정을 시도하는 것..

홉스봄의 자서전_ 미완의 시대 (경향, 이권우, 2008-10-18)

경향신문 기사 가운데 흥미롭게 읽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도서평론가 이권우가 일주일(격주인가?)마다 한번씩 쓰는 '자서전 읽기'라는 연재기사이다. 그 중에 맘에 안드는 인간도 있지만, 그래도 그 자서전을 유려하게 소개하는 것이 이권우의 장기이다. 일단 기사를 보고 자서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은가. 언젠가 말한 적이 있는 듯한데, 그 자서진 중에서도 역시 좌파의 자서전을 소개하는 글이 흥미롭다. 홉스봄의 자서전도 그러하다. 홉스봄은 일련의 시리즈로 유명한데, 자서전 또한 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이권우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강한 열망이 그를 공산주의자로 만들었고, 평생 그 길에 남도록 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은지... 홉스봄의 68혁명을 ..

내가 좋아하는 혁명가의 이 한마디, 그리고 박윤정

오늘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갔다가 팝업창에 나와 있는 낯선 이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박윤정. 민주노총에서 선전담당하는 활동가로, 11월28일 밤10시10분 결핵과 패혈증으로 투병하다 운명했다고 한다. 이제 이제 갖 서른이 넘어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항변할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났다. 결핵과 패혈증이면 미리 이를 알 수도 있었을 텐데... 홈페이지상에 그의 죽음을 알려 애통해하는 민주노총이 근활동가들의 건강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아니면 고인이 스스로 건강을 챙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약력을 보니 아마도 그는 나와는 다른 공간에서 다소 다른 입장을 가지고 활동을 했을 듯 싶다. 그런데 그가 세상사를 담고 정리해놓았던 그의 블로그를 방문했더니 언젠가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이었다. 그는 ..

김종철 선생의 즉문즉설

이 기사도 종이신문으로 한겨레를 보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기사이다. 발췌하려 했는데, 이 기사는 담는 것을 막아놓았기에 꼼수를 부렸다. 블로그로 스크랩하여 거기에서 퍼온 것이다. 인터넷상으로 읽어보니 종이신문보다 훨씬 내용이 많다. 김종철 선생이 하고 싶어 했던 얘기들을 풀어놓아서인지 생각할 꺼리가 많다. [녹색평론]에 실린 글들은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글이고,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쪽에 속한다. 그리고 전반적인 논지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점까지 파고 들어가면 아직 김종철 선생과 [녹색평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소화하지는 못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김종철 선생은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 없는게 미전향의 사상"이라고 하면서 절체절명에 직면해 보면 전향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

나경원 의원, 강민아 의원

08-11-17 나경원 의원의 여교사비하 발언 논란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앞장서던 나경원 의원이 헛소리를 했다. "1등 신부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 신부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부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 신부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란다. 점수매기기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면 나경원 의원은 몇등일까. 판사 출신에 국회의원으로, 재력, 외모 등이 구비된 자신은 점수를 매길 수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인터넷상으로 비판하는 이들을 지적하면서 이런 것 땜에 사이버모욕죄 신설이 필요하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말이지. 그런데 나의원의 그런 저급한 발언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야 할까. 성추행 정당이라는 '적당한' 이름을 가지고..

2008 노벨경제학상 수상 폴 크루그먼, 경제개혁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다

그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은 그리 놀랍지 않다. 어쩌면 이미 받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그의 입장 때문에 연기되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진보주의자라고 칭하는 건 조금 떨떠름하다. 결국 그 또한 좋은 자본주의 하자는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를 넘어서서 또 다른 대안은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없음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그를 통하여 경제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조금더 왼쪽으로 가는 것에 만족해한다. ------------------------------------- 정부 시장개입 강조 ‘경제 개혁자’ (서울, 문소영 이영표기자, 2008-10-14 19면) “나는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극심한 빈부격차..

울리히 벡의 글, 인터뷰

최근에 울리히 벡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6월말에 뜬금 없이(?) 울리히 벡의 특별기고를 내보내더니 이번에도 특별기고를 실었다. 6월의 기고는 그가 라는 책에서 근대화와 함께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일상적 위험을 강조하였고, 지금의 촛불시위가 그와 관련이 되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번 글도 그가 세계화와 한국의 현실에 가진 관심에 비추어 충분히 납득은 되지만, 이 정도의 글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필자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울리히 벡은 지난 4월에 방한한 적이 있다. 아마 그 때부터 울리히 벡은 한국사회의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나 보다. 울리히 벡은 이념적 성향을 볼 때 중도 좌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6년 저작에서 코스모폴리탄적 기획을 ..

지율스님 인터뷰, “난 지금 이 사회 흐름에 문제제기 하는 것…천성산, 못 놓는다” (경향, 08-10-23)

그 동안 지율스님을 잊고 지냈다. 내가 한참 블로그에 지율스님과 천성산에 대해 글을 쓴 것이 2004년 말에서 2005년 초이니 그 때가 지율스님의 4차 단식 무렵인 모양이다. 언론과 법정투쟁을 하고 있다니 그 넘의 2조원의 상처가 컸던 모양이다. 하긴 이런 부분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한다. 아래 담아놓은 글에도 있지만, 저들은 지율스님의 단식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어 2조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선동해대었다. 그것은 여전히 지율스님의 단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파악하는 이들의 근거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 또한 보수언론과 한패였고... (이 사안은 노무현 정권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내주기도 한다) 당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공사 지연 손실이 2조5000억원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145억원에 ..

괴짜교수 박홍규

괴짜교수라고 말하면 박홍규 교수에 대한 타당한 설명이 될까. 그에 대한 이해는 괴짜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가 쓴 책 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그 동안에도 박홍규 교수에 대해 많은 말을 들었지만, 아래 경향신문의 창간특집기사는 박홍규 교수의 일상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준다. 나라면 여전히 그와 같이 살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학연, 지연에 얽히기 싫기는 하지만, 이미 나는 그 혜택을 누리면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거기에 얽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아나키즘과 같은 유사 근본주의에 적응하기엔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걸 안다. 술자리는 싫지만, 맘에 맞는 이와 얘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만큼 즐거운 게 또 어디 있을까. 물론 회식문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