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재미 65

민들레처럼

민들레처럼 박노해 일주일 단식 끝에 덥수룩한 수염 초췌한 몰골로 파란 수의에 검정고무신을 끌고 어질 어질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굴비처럼 줄줄이 엮인 잡범들 사이에서 "박노해씨 힘내십시오" 어느 도적놈인진 조직폭력배인지 민들레꽃 한 송이 묶인 내 손에 살짝 쥐어주며 환한 꽃인사로 스쳐갑니다 철커덩, 어둑한 감치방에 넣어져 노란 민들레꽃을 코에도 볼에도 대어보고 눈에도 입에도 맞춰보며 흠흠 포근한 새봄을 애무합니다 민들레꽃 한 송이로 번져오는 생명의 향기에 취하여 아 산다는 것은 정녕 아름다운 것이야 그러다가 문득 내가 무엇이길래...... 긴장된 마음으로 자세를 바로하며 민들레 꽃을 바라봅니다 어디선가 묶은 손으로 이 꽃을 꺾어 정성껏 품에 안고 와 내 손에까지 몰래 쥐어준 그분의 애정과 속뜻을 정신차려 내..

이랑 작사/작곡/노래 - 늑대가 나타났다

"노래가 맨 앞에서 울며 싸우고 있다. 지금 가장 정직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치열한 음반"이란 평(음악의견가 서정민갑)에 동의한다. 이랑은 정규 3집 으로 ‘제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서 2021년 가요계가 주목한 '올해의 발견상'을 수상했다. 이랑은 수상소감으로 “마포구 망원동에 살고있는 서른 일곱 이랑이다. 다들 저를 처음 봤을 것같고, 저도 여기 있는게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쁘다. 어떻게 올해 발견이 되어가지고 상을 받게 되었는데 감사드린다. 저는 주로 저와 제 친구들 생각하며 음악을 만든다. 그들이 안전한 세상을 그리며 혁명가같은 곡을 만들고 있는데, 이런 곡을 더 이상 만들지 않도록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생각났다. 그렇다. 음악도 무기가 된다...

불의의 명령에 명예로 맞선 '꼿꼿한 화살', 이언 피시백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이언 피시백이 2005년 9월 16일 매케인과 워너 의원에게 보낸 서신에 의미 있는 문장이 나온다. 피시백이 생각하는 미국이 내가 생각하는 미국과 같진 않지만, 보편적인 인권에 바탕을 둔 이런 정신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국힘을 기준으로 삼아 자신들의 언행은 별 게 아니라고 자위하는 민주당류에게 특히 필요하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2005340005632 불의의 명령에 명예로 맞선 '꼿꼿한 화살'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 2022.01.24 04:30) 이언 피시백(Ian Fishback, 1979.1.19~ 2021.11.19) 미 육사출신 공수-특수작전부대 엘리트 장교로, 부시-체니-럼즈펠드로 이..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샘 별세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샘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선생,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고 박정기 선생 등과 함께 유가협을 이끌어 오셨다. 이한열 열사가 돌아가신 87년 6월 항쟁 이후 투쟁의 현장에 함께 하셨다. 가깝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했고, 2016년 촛불집회 때에도 투쟁 현장에 계셨다. 이소선 샘, 박정기 샘, 그리고 배은심 샘까지 민주화운동의 한 시대가 끝나는 느낌이다. 배은심 샘은 2020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펴낸 에 “한열이는 평등을 외치다 죽었다. 평등이란 게 세상 사람 모두 같이 어울려 사는 것 아니겠는가. 그게 민주화고 민주주의라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한다. 아마 그런 맘으로 투쟁의 현장에 함께 하셨을 테고... 배은심 샘은 망월동에 묻힌다. ..

이소라 - 고백

자꾸 가사가 맴돌았지만, 제목이 잘 생각이 나지 않았던 노래가 있었는데, '고백'이라는 노래다. '고백'하면 제일 많이 떠올리는 노래가 아마 나와 비슷한 또래에선 델리 스파이스의 고백일 거다. 이 노래는 아다치 미츠루의 고교야구연애만화 H2를 모티브로 한 노래다. 물론 이 노래도 좋아한다만, 나말고도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차고도 넘치기 때문에 어디 가서 이 노래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한 세대 아래로 내려가면 4맨의 고백이 유명하다. 다비치나 허각 등에 의해 리바이벌이 되기도 했다. 이 노래는 내 감성하고는 맞지 않는 편이다. 양다일의 고백을 좋아하는 이도 있다. 물론 양다일이 누구냐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내가 떠올렸던 '고백'은 이소라와 김현철이 부른 버전이다. 1995년 나온 이소라..

변희수 님 관련 기사 모음

변희수 님 관련 기사 모음. 지난 3월 6일자, 그리고 8일자 신문에 괜찮은 칼럼들이 있어 담아온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5677.html 무너진 꿈 앞에 ‘미안하다’ 애도해주길 기다린다 (한겨레, 김비 소설가, 2021-03-06 12:01) [토요판] 김비의 달려라, 오십호(好) - 26. 성소수자의 꿈 가난하고 성별도 흐릿한 젊은 시절 먹고살 방편으로 글쓰기 시작 십년간 쓰고 포기하고 다시 쓰고 트랜스젠더 주인공인 소설로 당선 성별 자격 논란 끝 “영화 같은 일” 웃으며 축하인사 건넨 박완서 선생 존재 차이로 꿈의 차별 되지 않게 걱정 없이 살며 사랑하며 꿈꾸기를 다시 누군가 세상 등졌다는 소식 훼손된 꿈들 위로하고 애도해주..

변희수 님,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지난해 성전환 수술 뒤 한겨레와 첫 언론 인터뷰를 한 후 1면에 나왔던 변희수 님을 기억합니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버리고 살겠다 다짐하며 밝게 웃는 모습을 다시 떠올리니 그냥 눈물이 납니다.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그런데 포털기사의 댓글에는 이런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도 '정상인'의 눈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 안의 편견과 차별, 혐오를 합리화하는 많은 이들로 넘쳐납니다. 아마 변희수 님도 그런 시선 때문에 힘들었겠지요. 이런 현실 앞에 할 말을 잃습니다.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 변희수 하사 장례일정 당당한 모습의 멋진 군인,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군의 소..

악뮤, 꾸준하고 성실한 천재

난 처음 케이팝스타에서 악동뮤지션이 몽골에서 자랐고 검정고시로 학력을 쌓았다고 했을 때 학교도 못 다닐 정도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이를 대한민국의 꽉 짜여진 제도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랐기에 그런 음악적 재능을 꽃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방송으로 볼 때는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했다고 표현되었던 듯해서 일종의 유학을 갔다고 봤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구나. 악뮤에 대해 더욱 호감이 생긴다. 그들이 꾸준하고 성실한 천재라서 다행이다. -------------------------------- 단순히 악뮤의 천재성에 감탄하기 위해 이 글을 썼을 리 없다 (한겨레, 이재익 에스비에스 라디오 피디· 진행자, 2021-02-27 22:17) [이재익의 노래로 보는 세상] ..

[인터뷰 36.5] 이승윤 "여전히 배 아픈 가수…질투는 창작자에게 감사한 요소"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단어선택하며 말도 잘 한다. 이승윤을 열렬히 응원한다!! 이승윤 하면 얘기되는 '장르가 30호'라는 말에 동의한다. 확신은 못하겠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이 주었던 충격만큼 뭔가를 일구는 이승윤이 되길 기대한다. 콘서트가 있으면 여기도 찾아가보리라. news.jtbc.joins.com/html/795/NB11993795.html [인터뷰 36.5] 이승윤 "여전히 배 아픈 가수…질투는 창작자에게 감사한 요소"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전용우의 뉴스ON'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방송 : JTBC 전용우의 뉴.. news.jtbc.joins.com 그리고 이승윤이 2월 25일 정홍일, 이무진과 함께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