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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교수 박홍규

새벽길 2008. 10. 6. 11:56
괴짜교수라고 말하면 박홍규 교수에 대한 타당한 설명이 될까. 그에 대한 이해는 괴짜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가 쓴 책 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그 동안에도 박홍규 교수에 대해 많은 말을 들었지만, 아래 경향신문의 창간특집기사는 박홍규 교수의 일상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준다. 나라면 여전히 그와 같이 살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학연, 지연에 얽히기 싫기는 하지만, 이미 나는 그 혜택을 누리면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거기에 얽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아나키즘과 같은 유사 근본주의에 적응하기엔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걸 안다. 
 
술자리는 싫지만, 맘에 맞는 이와 얘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만큼 즐거운 게 또 어디 있을까. 물론 회식문화는 거부한다만 일률적으로 모임을 기피할 필요가 있을까. 대충 적당히, 그냥 그저 그렇게 살아가도 충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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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학연·지연 얽히기 싫다, 학기중 회식도 “NO” (경향, 최슬기기자, 2008년 10월 05일 17:45:43)
영남대 교수 박홍규, 수많은 저서 지재권 주장 안해…먹고 남은 밥 도시락 싸 출근
땅은 ‘국토÷7천만’ 만큼 소유…필요 없는데 가지는게 속박
 
  
‘그’는 초등학생도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를 가져본 적이 없다. 운전면허증도 승용차도 없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터는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간다. 점심 도시락도 꼭 싸들고 다닌다. 머리는 다듬지 않아 항상 헝클어져 있고 수염도 텁수룩하다. 신용카드는 있지만 쓰지 않고 TV도 안보고 인터넷도 거의 하지 않는다.
 
각종 회식 자리에도 가지 않는다. ‘삼천리 금수강산을 남북한 인구로 나눈 면적만큼만’ 땅을 사 자기 먹거리의 농사를 짓는다. 첨단 정보화시대에 ‘아날로그 생활’을 하면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다는 사람. 누굴까.
 
조금만 더 써보자. 그는 대학 교수다. 해마다 3~4권씩, 지금까지 60여권의 책을 펴냈다. 주말에는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음악 듣고 화랑도 찾는다. 직접 그림도 그리고 등산도 한다. 이해·연줄에 얽히지 않은 친구나 지인들을 집으로 초청, 가마 솥에 장작불 피워 소머리 곰탕도 끓이고 술잔도 나눈다. 수십권의 책을 쏟아냈지만 전공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그 분야가 법·예술·사회·인물 등 다양하다.
 
이렇게 사는 사람, 영남대 박홍규 교수(56)다. 노동법을 전공한 법학자다. 지난 해 법학과에서 교양학부로 옮겼다.

자신이 직접 일군 텃밭에 앉아 있는 박홍규 교수. 박교수는 배추·무 등 30여가지 채소를 가꿔 자급자족 하고 있다. <서성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