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이길저길-샛길(펌글)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후마니타스, 2008)

새벽길 2008. 10. 3. 17:37
우연히 작년 경향신문에서 기획기사로 다루었던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이라는 연재가 책으로 나왔음을 알게 디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예전에 네이버블로그에 담아놓았던 기사들을 담아오고, 제대로 읽지 않았던 기사들도 추가로 읽었다. 읽고 나서 보니 다시 기억이 난다. 책을 굳이 살 필요는 없을 듯 하지만, 경향신문의 기사를 읽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추천해줄 만하다. 물론 아래 책의 목차에 관련 기사의 링크를 걸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인에 관한 지식이나 상황보고는 아닐 테지만, 이것만으로도 의미는 있겠다.
   
대학원의 동학들을 보면 자신들이 왜 공부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는 듯하다. 다들 교과과정을 따라가거나 자신의 논문주제와 관련된 내용, 프로젝트에 쓸모 있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 관심의 범위를 더 확장시키지 못한다. 사실 자리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안타깝다. 백수인 내가 뭐라고 조언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담아놓은 글이 너무 길다.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도 드네. 이것은 담아놓은 글 중에 지식인과 관련된 글이 몇개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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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2008 05/06 뉴스메이커 773호, 최영진 기자)
지식인은 왜 재벌 앞에 침묵하는가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후마니타스 | 1만4000

 
경향신문 이대근 정치·국제에디터는 책의 서문을 통해 지식인이 두 번 죽었다고 밝힌다. 현실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위대한 저항 정신의 상징인 지식인까지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진 것이 지식인의 첫 번째 죽음이다. 두 번째 죽음은 민주화 과정을 통해 구축된 지배 질서를 전복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이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보루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고병권 대표 역시 “지식이 권력이 되고 부가 되는 사회에서는 지식 생산자가 그 자체로 권력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지식인의 변화를 다각적이고 심도 있게 분석한 것이다. 총 10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부터 3장까지는 총론 격으로 민주화 20년 동안의 지식인의 풍경과 위기를 말한다. 4장부터 10장은 각론으로 분야별로 지식인이 처한 위기를 진단한다. 정치권력과 지식인, 경제권력과 지식인, 문화권력과 지식인 등 사회권력과 손을 잡은 지식인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학술진흥재단(학진)의 권력이 대학교수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지식인의 자화상은 이 시대의 어두운 일면이다.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이렇게 대학과 지식인의 모습을 완전히 변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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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 지식인, 그들은 어디에 서 있나』

책소개
 
지식인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이며 현장의 기자들이 만든 지식사회에 대한 비판서이자 변론문이다. 「경향신문」에서 2007년 4월부터 9월까지 연재한 내용을 선별해 묶었다. 한국의 지식인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권위에 있어서 특권을 향유해 왔다. 학문 활동에 전념하는 지식인이 무능하게 평가되고, 누가 더 기금을 많이 끌어올 수 있는가가 중요하게 평가된다.
 
한국의 지식인은 “특별한 계급”이다. 학벌 체계의 수혜자로서 다른 부분의 엘리트들과 쉽게 친분을 맺을 수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무시 못할 연고 자본을 보유한 특권층이자 기득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최고 엘리트들이다.
 
문제의 핵심은 지식사회가 권력에 의해 식민화되거나 아니면 거꾸로 지식이 영향력 획득을 위한 투자처가 되는 현실에 있다.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다른 영역의 엘리트들과 다름없이 평범해지고, 영악해지고, 무규범적으로 행동한다면, 그간 지식사회에 부여했던 존경과 권위의 위임은 이제 철회할 때가 되었다. 지식인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워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경향신문의 특별기획팀은 2007년 3월 초 구성됐다. 연재에 들어가면서 특별취재팀은 ‘담론을 담론으로 전하지 말자’ ‘코멘트와 현장 케이스로 풀어내자’ ‘데이터를 직접 만들자’ 등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기획 보도 원칙을 정했다. 엑셀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보도 기법도 적극 활용했다.
 
‘지식인 저널리즘’의 접합도 시도했다. 특별취재팀의 기사를 메인으로 하면서 외부 기고를 한 면에 배치했다. 기고자들에게는 저널리즘적 글쓰기를 요청했다. 기고자의 사진을 쓰지 않고, 이름과 직책을 기고 끝에 바이라인으로 처리했다.
 
연재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8년 1월이었다. 전체 내용 구성에 있어서 체계성을 벗어나는 기사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기사에서는 축약할 수밖에 없었던 내용은 전문을 살렸다. 그 결과 기사로 연재된 내용 못지않게 한국 사회 지식인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완결된 책이 나왔다.
 
차례
 
발간에 부쳐|송영승
서문|이대근
 
1장 민주화 20년, 한국 지식인의 풍경
지식 찍어 내는 사회, 지성은 숨 쉬는가
한국 지식인의 풍경
지금 왜 지식인이 문제인가|장석만
대의 불가능한 사회의 지식인|고병권
 
2장 지식인, 지금 그들은 어디에 서 있나
한국 지식인의 이념 분포
1987년 이후 지식인상의 변화|박헌호
한국 사회에 영향을 준 지식인
한국의 지성 ‘금서’가 키웠다

3장 지식인이 말하는 지식인의 위기
지식인의 위기인가 몰락인가
자본ㆍ시장ㆍ서구 편향이 ‘지성’을 목 조른다
이상한 나라, 한국의 지식사회|박노자

4장 정치권력과 지식인
정권과 지식인
지식인의 현실 참여, 그 복합적 의미|김우창
선거와 지식인의 줄 서기
폴리페서: 정치권력과 지식인|윤해동
노무현의 ‘위원회 정부’와 지식인|전영평

5장 경제권력과 지식인
‘기업 장학금’ 유혹에 소신은 어디로?
기업 식민지, 대학
재벌 앞에 ‘자기 검열’ 빠져 드는 지식인|김상조

6장 문화권력과 지식인
혀와 글로 얻은 ‘명성’으로 정치와 손잡다
문화권력, 어떻게 만들어지나|이동연

7장 시민운동과 지식인
시민운동과 지식인 참여
시민 없는 시민운동은 없다|박상필

8장 정책지식과 지식인
국가와 자본이 만드는 정책지식
독립적 민간 싱크탱크 필요|손석춘

9장 지식인 생산 공장 미국, 그리고 학술진흥재단
지식의 종속성과 미국
미국 기업 기준이 한국 학문 ‘쥐락펴락’
국가의 학술 지원과 학문의 창의성: 학술진흥재단의 명암
지식 체계 종속 깨져야 한국 정치도 바뀐다|홍성민

10장 지식사회의 새 경향, 대중지성
대중 앞의 지식인, 대중 속의 지식인, 그리고 대중 지식인
지식인이 사라진 시대의 지식투쟁|고병권
다중지성이란 무엇인가?|조정환

11장
[좌담] ‘지식인의 죽음’을 넘어|남재일, 박헌호, 윤해동, 장석만, 차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