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여성,소수자,인권,가족

2023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국제앰네스티, 2024.4)

새벽길 2024. 4. 24. 19:17

2024년 4월24일 국제앰네스티가 공개한 '2023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관련 기사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인권 상황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준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584
국제앰네스티 “尹정부, 표현·결사·집회 자유 침해 계속…여성 인권 약화”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04.24 16:07)
“윤석열 대통령의 반노조적 언사와 함께 노동운동 활동가에 대한 탄압 한층 거세졌다”

▲2024년 4월24일 국제앰네스티가 공개한 '2023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표지 이미지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윤석열 정부에서 표현, 결사, 집회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윤 정부 들어 여성인권 신장이 약화되고 노동·장애인 인권 활동가 등 평화적 시위자에 대한 대응이 강경해졌다는 지적도 담겼다.
국제앰네스티는 24일 ‘2023년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앰네스티는 “정부가 ‘불법’ 시위를 단속하는 가운데 표현, 결사, 집회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계속되었다”고 적시했다.
앰네스티는 지난해 1월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상으로 약 6억145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같은 해 9월 그간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고 표현·결사 자유를 평화적으로 행사한 개인을 자의적으로 기소하는 데 사용되어온 국가보안법 조항을 합헌 결정했으며,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을 위헌 결정했다고 했다.
노동권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반노조적 언사와 함께 노동운동 활동가에 대한 탄압이 한층 거세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경찰이 국가정보원과 함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사례 등이다. 5월1일 노동절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이 분신해 사망한 뒤 차려진 분향소를 경찰이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4명이 다친 일, 경찰이 민주노총 평화 집회 해산을 위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위협”한 일이 적시됐다.
차별 항목에선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싸고 논쟁을 부른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밀어붙였으나 부처 폐지는 연말까지 실행되지 않았고, 10월 2024년 예산에서 여성 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해 여성인권 단체로부터 큰 비난을 받은 사례가 제시됐다.
지난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의 법적 성별정정 관련 대법원 예규 중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조항을 검토하라고 대법원에 권고했음에도 대법원이 연말까지 아무런 검토를 시행하지 않는등 LGBTI 권리 침해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헌법재판소가 10월 동성간 합의된 성관계를 범죄로 규정하는 군형법(92조의6) 위헌법률심판에서 네 번째 합헌 결정을 내린 일도 거론됐다.
앰네스티는 또한 성과 젠더 기반 폭력 관련해 지난해 1월 여가부가 형법상 강간죄의 법적 정의를 상대방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검토 계획을 발표한 날 법무부가 개정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을 두고 “한국에서 ‘강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폭행이나 협박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는데 이는 동의 여부를 강간의 기본 구성 요건으로 삼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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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2024년 4월 (국제앰네스티)

WEBPOL1072002024KOREA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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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mnesty.org/en/latest/research/2024/04/secretary-general-reflections-state-of-human-rights/
Reflections from the Secretary General on the state of human rights in 2023/24
By Dr. Agnès Callamard 아녜스 칼라마르(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April 24, 2024
서문
필자가 인권 상황에 관해 1980년대의 과학 픽션 영화 〈백투더퓨처〉를 언급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세계는 빅테크와 규제받지 않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포획된 미래를 향해 그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진하면서도, 보편적 인권에 대한 1948년의 약속 이전으로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권위주의적’ 관행이 증가하다
2023년 정치학 연구소 브이뎀(V-Dem)은 민주주의 체제(법치, 입법부 및 사법부에 의한 행정부 견제, 시민적 자유의 존중이 보장되는 국가로 광범위하게 정의한다)에 속하는 인구수가 1985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밝혔다. 이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기 전, 넬슨 만델라가 석방되기 전, 인류의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냉전이 종식되기 전을 말한다.
새로운 시대는 너무나 짧았고, 이제 사실상 끝나 버렸다. 그 증거는 2023년 더욱 늘어났다. ‘권위주의적’ 관행과 사고방식이 다수의 정부 및 사회에 확산하였다. 북반구와 남반구, 동양과 서양을 가릴 것 없이 권위주의적 정책은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성평등을 공격하며, 성과 재생산권리를 약화시켰다.
혐오와 두려움에 뿌리를 둔 공적 내러티브는 시민 공간을 축소시키고 소외된 개인 및 집단을 악마화하며 특히 난민, 이주민, 인종화된 소수 집단에 가장 큰 피해를 주었다.
여성 인권과 성평등에 대한 반발은 2023년 심화되었고, 지난 20년간 이룩한 많은 성과가 위협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 혹은 소녀가 존재 자체로 사실상 범죄자가 되었다. 2023년 탈레반은 공적 생활에서 여성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수십 건의 공식 명령을 통과시켰다. 이와 유사하게 이란 당국은 ‘여성, 생명, 자유(Woman, Life, Freedom)’ 시위를 계속해서 잔인하게 탄압했고,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행위를 ‘바이러스,’ ‘사회적 병폐’, ‘무질서’라 지칭하며 혐오로 점철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15개 주에서 임신중지를 완전히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적인 예외만을 허용하면서 흑인과 기타 인종화된 소수 집단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폴란드에서는 법 때문에 임신중지 서비스를 받지 못해 한 명 이상의 여성이 사망했다. 우간다에서는 동성애를 가혹하게 탄압하는 법이 통과되었고, 미국의 사회 및 정치 지도자들은 트랜스젠더를 억압하는 내러티브, 정책, 규제를 확산시켰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지만, 세계은행의 표현에 따르면 2023년은 ‘불평등의 해’였다. 영국, 헝가리, 인도 등 다수의 상이한 국가에서 경제적, 사회적 권리 옹호자는 활동가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공격 대상이 되었다. 기후 활동가는 화석 연료 생산 및 투자를 확대하는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테러리스트’로 규정되었다. 중동 지역에서 정부의 경제 운용을 비판한 사람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노동조합은 침묵을 강요받고 자의적으로 구금되었으며,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반부패와 맞서 싸운 활동가도 마찬가지였다.
1948년 이전으로?
2023년에 타임머신이 우리를 데려간 곳은 사실 1985년보다 훨씬 전이었다. 1948년에 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지옥으로 우리를 추락시킨 것이다. 당시 세계는 민간인 사망자 약 5,500만 명을 낳은 세계 대전과, 유대인 600만 명과 기타 수백만 명을 절멸시킨 대량 학살을 경험한 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3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과 법적 가르침은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났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자행한 끔찍한 범죄(대다수가 이스라엘 민간인으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되고, 수천 명이 다치고, 245명이 인질로 잡힌) 이후 이스라엘은 보복을 위한 군사작전을 시작했고, 이는 집단 처벌을 위한 작전이 되었다. 민간인과 민간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고의적이며 무차별적인 폭격, 인도적 지원 거부, 의도적인 기아 사태가 이 작전의 특징이었다.
2023년 말까지 가자 지구에 대한 끊임없는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인 2만1,600명(대부분 민간인)이 살해되었고, 이보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실종 상태로 폭격의 잔해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 지구의 민간 사회 기반 시설 상당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팔레스타인인 190만 명가량은 충분한 식량, 물, 주거, 위생, 의료 지원 없이 국내 실향민이 되었다.
오늘날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으로 산다는 것은 1948년 팔레스타인인 75만 명 이상이 강제 추방당한 ‘나크바(아랍어로 ‘대재앙’을 의미)’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상황으로의 추락을 뜻한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이제 가자 지구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설계한 많은 이들의 완전한 도덕적 실패를 상징한다. 그들은 보편성, 공통의 인간성, 세계 대전의 참상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절대적 의무를 수호하지 못했다. 유엔 헌장, 제네바 협약,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제노사이드 협약), 국제인권법 등에 규정된 원칙들은 모욕당했다. 이를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도 주도적 역할을 했고, 유럽 각국의 일부 리더와 유럽연합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이들,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폭력을 비판하지 않은 이들, 휴전 요구를 거부한 이들 또한 그렇다.
이들의 행위는 국제앰네스티가 오랫동안 비판해 온 이중 잣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힘 있는 행위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1948년 수립된 규칙 기반질서 전체를 위태롭게 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공통의 인간성과 보편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무너뜨렸으며, 이로써 세계가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역량을 약화시켰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통해 곧바로 드러났다. 이 침략전쟁은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 수없이 많은 사람에 대한 살해,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곡물 창고와 수출 시설 등 민간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파괴로 유엔 헌장 위반과 국제 법치주의 훼손을 드러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 역시 미얀마 군부와 그들의 불법적 공습을 비호하고, 자국 내에서 체포 및 고문 관행을 지속하고, 위구르족 등에 대해 계속 자행하고 있는 자신들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거부하는 등 국제법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미래
2023년, 챗GPT-4와 기타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가 예상보다 훨씬 일찍 출시되면서 우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떠밀려갔다. 만약 우리가 2023년에 발생한 기술 관련 인권 침해를 외면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실로 섬뜩할 것이다.
기술은 인종 차별적 정책을 영속화하고,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을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권리에 대한 침해를 만연하게 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피해를 무시하기도 하고, 국소적 문제로 치부하기도 했다. 이는 에티오피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미얀마, 수단 같은 무력 분쟁의 맥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팔레스타인인 및 유대인 공동체 모두에 대한 온라인 선동과 기타 해로운 콘텐츠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서도 무슬림 및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3년, 점점 많은 국가가 대중 시위, 스포츠 행사, 그리고 특히 이주민과 난민 등 소외된 집단 전반에 대한 치안 유지를 위해 안면 인식 기술을 채택했다. 이주 관리와 국경 통제를 위해서 국경 외부화(border externalization) 기술,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생체 인식, 알고리즘 기반의사 결정 시스템 등 인권 침해적 기술이 활용되었다.
스파이웨어의 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증거가 오랜 기간 쌓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파이웨어는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았다. 2023년 국제앰네스티는 아르메니아, 도미니카공화국, 인도, 세르비아에서 언론인과 시민사회 활동가를 상대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가 사용되었음을 포착했다. 한편, 유럽연합 내에서 개발된 스파이웨어가 전 세계 각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럽 의회는 스파이웨어 산업의 인권 침해 억제 조치의 부족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2023년 11월 채택했다. 
하지만 기술의 ‘무법자’들과 이들의 ‘난폭한’ 기술이 ‘디지털 서부 개척 시대’를 자유롭게 활보하면서, 이러한 인권 침해는 중요한 선거들이 치러질 2024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미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 미래의 전조라 할 수 있다.
국제적 연대
2023년의 인권 후퇴에 모두가 눈감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전 세계 사람들은 이러한 후퇴에 항의하며 전례 없는 국제 연대를 보여줬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전 세계에서 수백 건의 시위를 촉발했다. 수백만명이 민간이 사망에 항의하고, 인질 석방을 호소하고, 휴전을 요구했다.
유엔 사무총장, 각종 유엔 기구의 수장들,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이스라엘 남부 및 가자 지구에서 자행된 전쟁범죄를 비판하고 이스라엘에 국제법존중을 촉구하는 전례 없는 행동에 나섰다.
2023년 말 유엔 총회에서는 휴전을 촉구하는 여러 건의 결의안이 압도적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자행한 행위가 1948년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국제사법재판소에 이스라엘을 제소했고,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수립된 규칙 기반 국제 질서의 중심성을 역설했다.
2023년에는 글로벌 조세 체제의 공정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탈세 및 조세 회피 방지와 저소득 국가의 재원 확보를 지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화되었다. 11월 유엔 총회는 고소득 국가의 바람과 달리 아프리카 지역 그룹의 제안에 따라 2025년 6월까지 유엔 조세 협약 초안을 작성하기 위한 국제위원회 설치 결의안을 채택했다.
2023년 많은 사람이 세계를 1985년, 심지어 1948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려는 세력에 맞서 투쟁하고 저항했다.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미래로 우리 모두를 끌고 가려는 세력에 맞서 행진하고 항의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 역시 수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2023년을 함께 만들었다.
필자는 2048년, 나아가 3048년에 외교관과 활동가가 지난해를 돌아볼 때, 전 세계의 정말 많은 선한 이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음을 알기를 바란다. 공통의 인간성을 위해, 과감히 일어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을 말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석탄 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특별법 제정에는 실패했으나, 산업분야의 탄소 배출 감축량을 완화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은 채택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은 계속됐다. 정부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 및 여성폭력 예방·대응 예산 삭감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계획을 이어가면서 여성인권 신장은 더욱 약화되었다. 정부는 노동 활동가 및 장애 활동가를 포함한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더욱더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헌법재판소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무기한 구금과 관련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배경
8월 서울에서는 약 5만 명 시민이 운집해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태평양 방류를 규탄하는 평화시위를 벌였다. 이어 9월에는 약 3만 명 시민이 기후정의를 요구하는행진에 참여했다.
건강한 환경을 누릴 권리
4월 대한민국(이하 한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원자력 등 다른 기술로 에너지 생산을 보완하는 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채택했다.
8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기본법’이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의견서는 해당 법령이 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과소 설정으로 미래세대에 불평등한 부담을 지우고 있으며 이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및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강원도 삼척에서는 신규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계속되었다. 신규 석탄 발전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신규 허가를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한 “석탄 발전사업의 철회 및 신규 허가금지를 위한 특별조치법안(탈석탄법)”은 2022년 처음 국회에 회부되어 2023년 발의됐으나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표현, 결사, 집회의 자유
정부가 ‘불법’ 시위를 단속하는 가운데 표현, 결사, 집회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계속되었다.
1월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는 장애인권리 옹호 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을 대상으로 약 6억 145만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전장연이 장애인의 지하철 접근성 미비에 항의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진행해온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 및 손실에 대한 것이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을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휠체어 경사로와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및 기타 이동 수단에 더 많은 예산을 책정할 것을 요구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열차에 탑승하는 시위를 반복해 왔다.
9월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에서 ‘반국가’, ‘이적(利敵)’, ‘간첩’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여러 번 법의심판대에 올라온 이 법은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고 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평화적으로 행사한 개인을 자의적으로 기소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또한, 9월 헌법재판소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풍선 등을 통해 북한으로 전단 살포를 시도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일명 ‘대북전단 금지법’을 헌법상 표현의 자유 보장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했다.
노동권
윤석열 대통령의 반노조적 언사와 함께 노동운동 활동가에 대한 탄압이 한층 거세졌다. 지난 한 해 경찰은 노동조합원 수십 명의 활동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급습했다. 1월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5월 1일 노동절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은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고 이튿날 사망했다. 그는 건설회사를 ‘협박’해 노조 전임비 지급 및 조합원 채용을 요구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5월 31일 양회동의 분향소를 경찰이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4명이 다쳤다. 그리고 경찰은 민주노총이 주최한 평화 집회를 해산하기 위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차별
- 여성과 소녀의 권리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싸고 논쟁을 불러온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밀어붙였으나, 부처 폐지는 연말까지 실행되지 않았다. 8월 24일 서울에서는 일주일 전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어난 여성 강간 살해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여성폭력 근절을 위해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10월 정부는 2024년 예산에서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안을 발표하여 여성인권 단체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8월 안전한 임신중지를 지원하는 단체들의 네트워크는 정부가 임신중지 권리를 법에 명시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하였다. 11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고자 낙태죄를 비범죄 한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적절한 입법 등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 LGBTI의 권리
2월 서울고등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김용민 씨의 동성 파트너 소성욱 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소 씨를 피부양자로 재등록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동성 파트너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의 피부양자 보험시스템이 동성 파트너에게 사실혼 관계로 인정되는 이성 파트너와 동일한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건보공단은 상고하였다.
5월 다양한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연합해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할 수 있게 하는 민법개정안인 ‘혼인평등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은 적지만, 정부에게 ‘가족’의 정의를 확장할 것을 압박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의 법적 성별정정 관련 대법원 예규 중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는 조항을 검토할 것을 대법원에 권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연말까지 아무런 검토를 시행하지 않았다.
10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92조의6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네 번째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군형법 92조의6은 대한민국 군대 내에서 동성 간의 합의된 성관계를 범죄로 규정하는 조항이다.
난민과 이주민의 권리
헌법재판소는 외국인 구금과 관련된 출입국관리법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해 국내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보호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3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추방 대상 외국인에 대한 무기한 구금과 구금 결정에 대한 독립적인 판단 절차가 부재한 출입국관리법 조항은 과잉금지원칙 및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나, 법적 공백 발생을 우려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이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것이라 밝혔다.
아동 인권
3월 23일 헌법재판소는 미혼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친부에 의한 출생 신고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국적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국내 모든 아동에게 출생등록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함을 확인했다.
성과 젠더 기반 폭력
1월 26일 법무부는 여가부가 형법상 강간죄의 법적 정의를 상대방의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검토 계획을 발표한 같은 날 개정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 여가부가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게 했다. 현재 한국에서 ‘강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폭행이나 협박'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는데, 이는 동의 여부를 강간의 기본 구성 요건으로 삼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사형제
연이은 강력 범죄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사형 집행 재개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4월 대검찰청은 영아 살해 및 청소년 대상 마약 판매, 유통과 관련된 범죄를 저지를 경우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8월 법무부 장관은 교정 기관에 사형 집행 시설을 점검하고 필요한 관리및 유지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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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무력 분쟁 증가 속 불법 공격과 살해 빈번히 자행" (한국NGO신문, 장영수 기자, 2024.04.24 14:01)
국제앰네스티,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 발표···2023년 세계 인권 현황 분석
한국 정부의 실망스러운 기후위기 대응과 특정 인권 분야 억압 기조 지속
전 세계적으로 무력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불법 공격과 살해가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는 국제인권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또한 국제인권단체는 한국 정부의 실망스러운 기후위기 대응과 특정 인권 분야 억압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매년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는 2023년 한 해 대한민국(이하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을 포함, 155개국의 인권 현황에 대해 포괄적인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하 아태 지역)의 인권 전망은 전반적으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암울했다. 
미얀마에서는 무력 분쟁이 격화, 더욱 많은 민간인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특히 여성과 소녀에 대한 억압을 강화했다. 또한 다수의 국가와 지역에서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제한이 강화되면서 아태 지역 전반에 걸쳐 반대 세력에 대한 불관용이 눈에 띄게 심화됐다.
인권 옹호자, 정치 활동가, 언론인을 포함해 정부의 정책과 조치를 비판하는 이들은 자의적으로 체포·구금됐고 불의에 반대하는 시위는 불법적인 물리력으로 탄압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몇몇 국가에서는 여성과 LGBTI(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intersex·성 소수자)의 권리에 다소의 진전이 있는 등 긍정적인 모습도 관찰됐다. 태국에서는 고문과 강제실종을 범죄화하는 새로운 법이 통과됐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사형선고 의무제가 폐지됐다.
한국의 인권 상황은 전체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환경 활동가와 관련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은 계속됐다. 
또한,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와 여성폭력 예방·대응 예산 삭감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계획을 이어가면서 여성인권 신장은 더욱 약화됐다. 노동 활동가와 장애인 인권 활동가를 포함한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해서는 더욱더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에서 ‘반국가’, ‘이적(利敵)’, ‘간첩’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이 와중에 긍정적인 변화가 포착되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김용민 씨의 동성 파트너 소성욱 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소 씨를 피부양자로 재등록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동성 파트너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김지학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정부와 국회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은 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산업분야의 탄소배출 감축량을 완화하겠다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을 발표해 실질적 기후위기를 위한 대응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해 강경한 대응으로 한국의 표현의 자유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며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에 직면한 지금 정부는 무엇보다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를 고려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우 표현의 자유 억압 방침을 계속 고수했다. 이미 심각하게 제한돼 있던 표현의 자유는 ‘한국식’ 말투를 사용하거나 유포한 경우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규정한 새로운 법으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정부 정책은 지속적인 식량 불안을 야기했고 의료 서비스는 충분하게 제공되지 못했다. 정부 비판자를 혹독한 환경에 처하게 하는 자의적 구금이 계속 이뤄졌으며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의 생사와 처우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 2020년 1월부터 폐쇄된 북한의 국경이 일부 물자와 인력에 한해 부분적으로 개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국경 경비를 한층 강화했고 탈북을 시도하는 자를 상대로 즉각 사살 명령을 유지하는 등 무자비한 대응을 계속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2020년 이후 소위 ‘3대 악법’으로 일컬어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신규 법령이 잇달아 제정되는 등 전보다 더욱 강력한 수준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기에 더해 당국은 국내외 물자와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과 외부와의 통신을 계속 제한하는 등 강력한 내부 통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에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주민들의 인권은 그 어느 때보다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인권 침해는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국가와 무장단체 간 무력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불법 공격과 살해가 빈번히 자행됐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속적인 전쟁 범죄로 점철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뤄진 가자 지구 침공 과정에서 군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와 민간 시설물의 대대적 파괴를 용인하면서 ‘구별의 원칙’과 ‘비례성의 원칙’을 무시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는 경제적 불의와 기후위기를 방치하는 등 식량, 건강, 교육, 건강한 환경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국적 기업은 이러한 인권 침해에 일부 기여했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인권 상황에 관해 1980년대의 과학 픽션 영화 백투더 퓨처를 언급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는 빅테크와 규제받지 않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포획된 미래를 향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진하면서도, 보편적 인권에 대한 1948년의 약속 이전으로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권위주의적 관행과 사고방식이 다수의 정부와 사회에 확산됐다”며 “북반구와 남반구, 동양과 서양을 가릴 것 없이 권위주의적 정책은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성평등을 공격하며, 성과 재생산 권리를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긍정적인 모습도 있었다.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2023년의 인권 후퇴에 모두가 눈감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전 세계 사람들은 이러한 후퇴에 항의하며 전례 없는 국제 연대를 보여줬다”면서 “2023년 많은 사람이 세계를 1985년, 심지어 1948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려는 세력에 맞서 투쟁하고 저항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미래로 우리 모두를 끌고 가려는 세력에 맞서 행진하고 항의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 역시 수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2023년을 함께 만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