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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도 피해갈 수 없는 ‘둥신의 저주’ (2009 04/21 위클리경향 821호)

새벽길 2009. 4. 17. 17:44
그냥 웃어넘길 만한 것은 아니지만, 기자의 말대로 이쯤되면...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맞춰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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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넷]전직 대통령도 피해갈 수 없는 ‘둥신의 저주’ (2009 04/21 위클리경향 821호, 정용인 기자)
  
| 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
다시 그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닉네임 둥글게. 이 코너에서 올 초 소개했던 ‘둥신의 저주’의 주인공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분을 위해 간략히 재정리한다. 지난 2년간 이 누리꾼(올해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이 관심을 보이는 순간, 아무리 ‘유망주’라도 모두 하한가를 모면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거론한 주식갤러리의 투자 고수 역시 모두 ‘쪽박’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래서 ‘둥神’이다. 그리고 지난 1월 초, 그는 미네르바를 언급했다. 둥신이 “그처럼 경제 지식으로 시장을 분석한다면…”이라고 적은 이틀 후, 미네르바 박대성씨는 체포됐다(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그가 신탁을 내린 이는 누구일까. 먼저 둥신이 올린 글을 보자.
 
“그냥 궁금해서 질문을 올립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좋은 사람이었나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연설 동영상을 보고 질문 드립니다.”(3월 22일 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
 
이쯤 되면 살짝 오싹해진다. 한 누리꾼은 “ㅎㄷㄷ (후덜덜의 초성만 딴 누리꾼 표현) 정말 데스노트(주인공이 어느날 주운 노트에 이름을 쓰면 상대방이 반드시 죽는다는 설정을 담은 일본 만화. 영화화도 됐다)라도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글의 패턴도 지난 미네르바 구속 때와 비슷하다. 일단 궁금한 것은 글을 올린 이가 정말 둥글게가 맞냐는 것이다. DC인사이드는 비로그인 상태로 글을 쓸 수 있다. 이 경우는 ‘둥글게’라는 닉네임을 사칭할 수 있다. 한 가지 확인할 방법은 DC인사이드가 로그인한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갤로그’라는 서비스. 자신이 쓴 댓글이나 게시글을 한데 모아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야기가 옆으로 새지만, 김유식 대표는 갤로그 서비스 론칭 직전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 서비스만 론칭되면, 포털쯤이야~’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직은 그 진가가 발휘되고 있지 못한 모양이다.)
 
둥글게의 갤로그 닉네임은 waswas. 인터넷에 유명해진 미네르바 구속 때 게시글 작성자도 동일하다. 이 글을 쓴 사람 둥신, 맞다.
 
사실 둥신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시점과 현재는 상당한 시일차가 있다.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둥신 스스로 ‘주식시장 쫄딱 망할 것’이라는 예언-둥신의 저주는 반드시 반대로 실현되므로-을 내놓았지만 바닥을 긴 주가는 회복되지 못한 적도 있다. 둥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확증 편향의 오류, 간단히 말해 ‘믿고 싶은 것만 보는 오류’다. 어찌됐든 둥글게의 노무현 글은 다시 성지순례 온 누리꾼의 ‘둥렐루야!’ 댓글로 북적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젠 가카께도 관심을… 굽신굽신”이라는 소원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