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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인터넷 통제는 헌법 위반이다 (한겨레, 김갑배 변호사, 전 대한변협 법제이사, 2008-07-29 오후 08:26:55)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문화방송> ‘피디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제재 결정을 한 바 있다. 정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명예훼손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요구하면 해당 글이나 동영상을 사이트 운영자가 무조건 임시삭제 조처해야 하고, 거부하는 운영자는 처벌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명예훼손 여부는 법률전문가도 판단하기 쉽지 않은 분야이다. 그 표현이 공인에 대한 것이거나 공적 관심사인지, 구체적인 내용인지, 그것이 허위인지,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명예훼손 여부가 법원에 의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의 판단에 맡겨지고 그 요구에 따라 삭제하도록 하고, 거부하는 사이트 운영자를 처벌까지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인 침해임은 물론이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임이 자명하다.
또 정부는 인터넷 실명제 적용 대상 사이트를 크게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은 저술·창작·생각 등을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가 있다. 익명에 의한 표현을 금지한다면 중요한 사실이나 의견, 피해의 보고, 내부고발 등의 표현이 억압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에 익명으로 표현하는 행위를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이것은 집회 참가자의 신원 공개를 강제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법리이다. 자기의 신원을 밝힐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표현 행위자의 자유에 속한다.
표현의 자유에서 중요한 것은 표현의 방법과 전파, 표현할 내용도 보호받는다는 점이다. 표현된 내용이 누구에게 분노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상 보호를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표현의 내용을 규제하는 것이 허용되면 권력기관은 자신들에 반대되는 주의·주장을 허용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내 처벌하려 할 것이다. 그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피디수첩에 대해 검찰이 전담팀을 구성하여 대대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으며 이제 입법적으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인터넷을 자율이 아닌 강제력으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인터넷에서의 표현은 사람들이 숨 쉴 공간이기도 하다. 그 공간을 일일이 감시하고 규제하면 많은 사람들은 긴급조치 시대와 같이 숨이 막힐 것이다. 역사의 긴 흐름은 압제와 굴종에서 점차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 누구도 그 흐름을 억제하거나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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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모욕죄'는 국가에 대한 모욕" (프레시안, 박세열/기자, 2008-08-05 오후 4:47:24)
MB정부 인터넷 규제 우려…盧정부도 책임
"우리나라가 이번에 '사이버 모욕죄'를 새로 만든다면 창피하게도 세계 유일의 사례로서 진정 '국가에 대한 모욕'이 될 것이다."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사이버 모욕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랬다.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회(위원장 천정배 의원) 주최로 5일 국회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인터넷 통제정책 평가 대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인터넷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며 사실상 사전검열의 효과를 낸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인터넷 옥죄기' 안 돼
최근 정부에 의해 '괴담의 진앙지'로 지목된 인터넷 여론에 관해 각종 규제책이 범람 수준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촛불 집회가 주춤해지자 사이버 모독죄 신설, 조중동 광고중단운동의 위법 결정, 인터넷 허위사실유포 규제 방안, 포털을 언론으로 간주하는 신문법 개정안 등을 무더기로 내 놓고 있다. 조중동 광고중단 운동에 대한 사법처리를 공언했고, 검찰은 <PD수첩> 때리기에 총대를 멨다.
'온라인 옥죄기'는 곧 촛불 정국에서 발현된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한 정부와 여권의 치밀한 역공인 셈이다. 발제자로 나선 박경신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사이버 모욕죄에 대해 "객관적인 명예와 평판을 보호하는 명예훼손 법리와 달리 주관적인 명예감 또는 체면만을 보호하는 모욕죄는 대부분의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한국이 유일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재 경희대 연구교수는 "현행법의 적용 가능성이 있다면 굳이 새로운 온라인만의 법을 만들 필요는 없다"며 명예훼손 등 현행 형법이 있기 때문에 사이버 모욕죄는 "법의 이중적인 잣대"라고 주장했다.
조중동 광고중단운동에 대해서 박경신 교수는 "소비자가 자신의 가치관과 그 가치관의 요구사항을 기업에 밝혔을 때 기업이 소비자 만족을 위해 기업행위를 변경한 것을 '위력'이라고 한다면 그 기업은 소비자에게 애용되어야 할 '특권'이라도 있다는 뜻인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광고주에 대한 업무방해가 아니라 소위 '2차 불매운동'으로 규정하려 하고 있다"며 "2차 불매운동금지법은 미국에서 오히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 불매운동은 갑이 을에게 '병과 거리를 하면 당신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포함한다. 미국에서 이 법안이 만들어진 목적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공정 경쟁을 외면하고 자사의 지배력에 의존해 부당 이득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2차 불매운동 금지는 기업과 노조에만 해당하고 네티즌과 같은 일반 시민에 적용될 수 없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명예훼손에 의한 형사처벌에 대해서도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신 교수는 "지금 당장 형사상 명예훼손의 폐지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최소한 세계 각국의 폐지 움직임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패악(정부 부처가 검찰을 동원해 자신에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 국민을 처벌하는 행태)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법적 강제에 대한 거부감을 밝힌 토론자들은 인터넷 정화의 대안으로 네티즌 스스로의 자율적 규제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임종수 세종대 신방과 교수는 "법, 시장, 이용자 공동 규제가 자율성으로 가야 한다"며 "인터넷은 순수하게 민간영역에서 이뤄져 왔다. 그 부분을 모조리 무시하고 일방적인 규제를 들이대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보면 원리, 이론이 없는 순간순간의 대응일 뿐"이라고 말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게시물 삭제)임시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기업일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 등이 입맛에 맞지 않는 게시물 삭제를 포털에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도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 '게시물의 내용이 현저하게 권력비리, 부정부패, 국가적 이익, 정당한 소비자운동 등 공공의 이익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누구든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기 위한 사전 임시삭제조치, 영구삭제조치 등을 하지 못 한다'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노무현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인터넷 실명제 등 몇몇 법안이 노무현 정부에서 시행된 것인 만큼 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김보라미 변호사는 "2005년에 갑자기 사이버 모욕죄 개념이 튀어나왔다"며 "모욕죄는 영미법에서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상 불법행위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시절이던 2005년 정보통신부가 사이버 모욕ㆍ폭력죄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됐던 점을 꼬집은 것.
장여경 활동가는 "수사 대상이 된 네티즌들이 무죄로 판명나거나, 혹은 기소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수사가 이뤄지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위축적 효과'"라며 "수사 자체로 네티즌들을 위축시키는 것이 (인터넷 규제의) 궁극적 목적이고 이것이 지난 (17대)국회와 (노무현)정부 여권이었다는 점에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회장도 "인터넷 실명제 등은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실행한 것"이라며 지난 정부도 인터넷 규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박경신 교수 역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몇 가지는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된 것이지만 그 조치의 법적 근거는 이전 정권에서 마련되었고 이전 정권에서도 이미 비슷한 조치가 치러진 경우들이 있다"며 "예를 들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한 사후검열제도가 그렇다"고 밝혔다. 송경재 교수도 "몇 년 전부터 제기된 인터넷과 포털 미디어 규제와 관련하여 17대 국회에서 많은 법안이 발의됐다"며 "민주당이 여당일 때도 인터넷 규제 법률이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 정권 때 못한 것은 유감이고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다만 각론의 차이는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원구성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관할로 배치되면서 콘텐츠와 통신망을 관할하는 거대한 상임위가 될 것"이라며 "문광위가 (토론 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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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인터넷 규제' 전방위 압박 (프레시안, 박세열/기자, 2008-08-18 오후 7:45:04)
나경원 "포털은 언론"…사이버 모욕죄도 진행중
정부와 한나라당의 인터넷 규제를 위한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 KBS 사장 해임 등 언론 탄압에 이어 여론의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포털을 언론규제의 범주 안에 두는 문제다. 지난 7월 9일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위한 토론회' 자리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인터넷이 시대의 총아가 됐지만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자도 많이 생기고 있다"며 관련 정책 개발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쇠고기 파동의 배후로 '아고라'로 지목한 바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제 6정책조정위원장은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와 논의 중에 있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관련 법안에 대해 "(포털이) 사실상 뉴스 기능을 하는, 보도 기능을 하는 경우에는, 다른 매체와의 형평성에 맞춰서라도 신문법이라든지 언론중재법의 적용을 받음으로써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매체 중심으로 할 것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하거나 규율해야 될 부분은, 기능 중심으로 하는 것이 맞다. 포털도 그렇게 해서 규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털을 언론 규제의 틀거리 안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 형성에 미치는 포털의 막강한 영향력은 줄곧 논란이 돼 온 사항. 다만 포털의 어느 영역까지를 언론으로 볼 것이고, 그에 따른 규제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한나라당에서 거론되는 강도 높은 기준이 '포털 옥죄기'라는 비판을 받는 건 이와 관련돼 있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지난 7월 16일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기존 신문법의 포털 관련 핵심 조항이기도 했던 '독자적 기사 생산' 문구를 삭제하기로 했다. 또한 뉴스면 비율이 초기화면 기준 50% 이하인 인터넷 간행물은 보도와 논평 등 여론 조성 기능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사실상 포털이 독자적 기사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초기화면 50%이상 뉴스면을 노출시키면 언론으로 인정해 언론중재법 등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편 김 의원은 이와 동시에 '검색서비스사업자법'을 발의해 △편집된 검색 결과 구분 △인기검색의 임의 편집 및 배치 금지와 집계 기준 공개 △검색편집 책임자 공개를 핵심 내용으로 담았다.
한나라당 김성훈 디지털정당위원장은 "검색도 편집권 등을 통해 사실상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신문도 편집 책임자가 공개된다. 검색 결과편집 책임자 공개 등의 문제도 언론 규제의 틀 안에서 다룰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털의 언론 기능을 규제하면 여론 조성 기능도 따라서 약화될 것이라는 말은 기우"라고 말했다. 그는 "포털은 이미 그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언론 규제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와도 여론 조성 기능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민경배 교수는 "아직 구체적 추진 방안이 없어서 디테일하게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며 "다만 포털이 언론이라면 포털에 실린 댓글까지도 언론 행위로 봐야 하는지 등 어느 선까지 언론의 카테고리 안에 두게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포털의 언론 중재법 적용은 피해 구제의 측면에서 가능한 일이지만 댓글 등의 행위를 규제하게 된다면 이는 언론자유의 침해"고 말했다.
민 교수는 김영선 의원이 발의한 '검색서비스사업자법'에 대해 "만약 편집 행위에 대한 것을 기준으로 포털을 언론이라 규정한다면, 편집권을 직접 규제하는 것 자체 역시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편집권을 직접 규제하는 것보다 포털 편집 기준이나 윤리 강령 등을 만들고 제대로 준수되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편집행위 자체에 사법적 판단을 포함시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언론은 장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면서 "언론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포털은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경직된 단위가 아니다"면서 "그야말로 민심의 바다이고 정보의 세계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모욕죄, 인터넷 사이드카 제도도 진행 중
여권은 댓글의 명예훼손 적용 및 사이버 모욕죄 신설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사이버 폭력에 대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정보삭제 등의 조치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정보통신법 개정안)'을 냈다. 임 의원 등은 "현행 제도상에는 정보삭제 등의 요청이 강제력이 없으며 조치결과에 대한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법안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 유통금지 및 삭제 명령을 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는 그 조치결과를 반드시 심의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정보 삭제 요청에) 삭제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을 "조치결과를 통보해야 한다"로 바꿔서 발의했다.
한편 차명진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정보와 생각이 자유롭게 오고 갈수 있도록 사이버 공간에 널부러져 있는 배설물들을 청소해야 한다"고 격한 언어를 동원해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촉구한 바 있다. 29일엔 권경석 의원 대표 발의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제출됐다. 이 안은 "누구라도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에서 유통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이 된 모욕죄 신설에서 한 발 물러났지만 유통이 금지된 불법 정보의 명예훼손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김성훈 위원장은 지난 6월 '여론 민감도 체크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식 시장에서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할 때 매매를 일시 중지하는 사이드카 제도에 비견되어 이른바 '인터넷 사이드카' 논란을 일으켰고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성훈 위원장은 그러나 "현재 여론 민감도 체크 프로그램은 기술적인 문제로 지연되고 있지만 여전히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여론 체크 과정에서 개인 정보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미 나와 있는 여론만을 수집하기 때문에 IP 정보라든가 하는 민감한 부분은 수집 대상도 아니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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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연대·소통 '법제투쟁' 중요 (미디어오늘, 2008년 08월 28일 (목) 22:44:12 안경숙 기자)
한국사회포럼 '위기의 언론' 진단…공공성 자율성 위축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뒤 미디어의 공공성과 자율성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연대'와 '소통'을 통해 공세적인 대체입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8 한국사회포럼 언론 세션으로 28일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사회 언론지형 변화와 진보진영의 과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은 지적에 동의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탄압과 진보진영의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시장자유주의에 입각한 공익적·공공적 가치의 무시 △KBS-2 TV와 MBC의 민영화 △신문·방송 겸영 규제 완화 △대기업의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 △방송광고 판매제도 철폐 △지역신문발전기금 삭감 등을 통해 방송과 신문 모두에 위기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미디어 공공성의 위기는 진보진영 뿐 아니라 자유주의자에게도 절실한 위기"라며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단체가 연대해 활동하고 있는데, 진보개혁진영은 미디어 정세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미디어 부분 운동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전국과 지역 단위의 미디어 운동, 각각의 자율성을 감안하면서 통합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진보개혁적 미디어를 지원하는 포지티브 언론운동을 강화하고 대중적 의사소통 형식과 내용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인터넷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 발제를 맡은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이 정부는 인터넷과 네티즌에 대해 '신뢰없는 인터넷은 독약' '인포데믹스(정보전염병)'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6∼7시간 인터넷을 하고 댓글을 쓰는 나 같은 사람은 인터넷이라는 독약을 매일 먹는 정보전염병에 걸린 사람"이라며 인터넷 공간에 대한 이 정부의 인식을 비꼬았다.
송 교수는 "인터넷은 아직은 진화하는 미디어로 성격을 규정하기 어렵다"며 "인터넷의 규제를 상정할 때 사이버 공간이 현실 세계와 만나게 될 때 기술 발전의 속도를 현실 규제가 따라가지 못함에도 '문제가 있으니 막거나 고쳐야 한다'는 논의 뿐이어서 법제화 과정이 성급하고 일방의 의견만 반영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인터넷 규제 정책을 막기 위해 △인터넷의 새로운 현상에 대해 단기간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심의와 토론을 통해 규제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한편 △'뉴미디어법'의 제정과 신문법·언론중재법·정보통신망법 등 '현행법의 보완'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인터넷에 대한 규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면, "정부와 여당 입법안과 함께 네티즌, 시민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의 독자법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채수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이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최종 목표는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언론의 비판적 보도로 인한 여론형성 기능을 차단해 한나라당과 족벌신문, 재벌 대기업이 결합한 수구 반동 보수 복합 그룹의 영구 집권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수현 정책실장은 "민주주의의 유지·발전을 위해 이 정부의 언론 장악 입법을 막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이 대안을 찾아 공세적으로 대체입법안을 내야 한다"고 공감했다. 채 실장은 또 "법제 투쟁에서 한나라당의 방향을 잡아주고 있는 조·중·동 아웃 운동도 함께 펼쳐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태섭 전 KBS 이사도 "이명박 정부의 언론을 장악하는 방식은 '초법'으로 시작해 '악법'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법제 투쟁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신 전 이사는 "KBS의 경우 이 정부가 초법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사장으로 앉혔다"며 "새 사장은 앞으로 내부 독립성과 자율성을 없앤 뒤 나중에 악법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은 "현재 언론계에 유행하는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에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개념은 여론 집중 방지 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세련된 이데올로기로 이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부소장은 또 인터넷 규제와 관련해 "사법 당국이 개입할 여지도 없이 모든 사안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결정해 버리는 만큼 사법 당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신속하게 법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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