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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KBS 사장 해임요구

새벽길 2008. 8. 7. 07:40
감사원의 정연주 KBS 사장 해임요구를 두고 KBS를 제외하고 가장 크게, 가장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는 매체가 한겨레신문이다. 이것은 정연주 사장이 전직 한겨레신문 미국 특파원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편향적일지도 모르지만,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관련하여 가장 심층보도를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감사원이 성과감사 운운하며 노무현 정부 시절 국세청과 함께 개혁부처로서 발돋움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코드의 화신이 되어 버렸다. 이는 감사원의 전방위적인 코드맞추기가 너무 심해서 감사원 내부에서도 수군대는 말이 있다고 하지만, 밖으로 공개되지 않는 이상 그냥 그렇게 갈 뿐이다.
 
KBS에 대한 감사원 감사뿐만 아니라 뜬금없는 공기업 감사를 통해 감사할 때마다 드러나는 공기업의 방만경영, 도덕적 해이를 파헤쳐 공기업 선진화(민영화)의 근거를 마련해준 것, 법에 규정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교육부, 농식품부, 복지부장관을 임명한 것, 공공기관의 기관장들을 갈아치우면서 임기제를 완전히 무시한 것, 그리고 공공기관 지배구조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무력화시키면서 기획재정부의 하수인으로 만든 것, 이러한 사안들은 직접적으로 민중생존권과 크게 관계는 없지만, 적어도 자본주의 국가권력이 자신들의 법조차 무시하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자본가계급의 일분파의 이해관계를 위해 법규정같은 것은 염두에도 두지 않는데, 만약 체제 자체가 흔들릴 경우 자본가정권이 어떠한 수를 동원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항상 이러한 국가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점에서 감사원의 KBS 감사경과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정연주 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한 자세한 스케치까지는 불필요할 듯하다. 이에 대해 극명하게 의견이 갈라지고 있는 만큼 해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입장도 갈라지는데, 정연주 사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의 입장이 바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는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인지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흥미로울 듯 싶다. 물론 나는 지켜보는 입장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