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오바마 당선의 의미

새벽길 2008. 11. 8. 20:33
분명 의미는 있지만, 좀더 냉철해져야 하지 않을까.  
부시가 워낙 뻘짓을 해서 그렇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오바마가 미국판 노무현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가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를 지원했던 싱크탱크 가운데 진보적인 이들이 많다고 하여 오바마 체제의 색깔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엔 예측불가능한 요소가 너무 많다.
 
관련글들을 발췌하여 담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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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더 많은 운동 필요한 때” (레디앙, 2008년 11월 06일 (목) 10:35:12 윤재설 / 국제문제 객원기자)
미 진보언론이 본 오바마 당선…“사민주의 아니지만 나아질 것” 
 
오바마 당선의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세계의 주요 언론들이 큰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흑인이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해야 했고 군 입대를 제한받았던 미국에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놀라운”(스페인 <엘 파이스>) 사건이자 “미국인들이 노예제와 인종분리의 쓰라린 과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역사적인 결정”(영국 <가디언>)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주류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는 “지금은 잠시 멈추고 기본적인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볼만 한 때”라고 운을 뗀 4일자 사설에서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의 권력과 부의 흐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부모에게 양육된,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이름의 미국인이 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인종격차를 메우려는 미국의 기나긴 투쟁이 새벽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진보매체들도 성향에 따라 약간의 온도차를 보이긴 했지만 일단 크게 환영하는 모습이다. 리버럴(liberal) 경향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 <허핑톤포스트>의 창시자 아리아나 허핑톤은 4일 밤(현지 시각) “당신이 찍은 후보가 오늘밤 승리하지 않았다고 해도 (오바마의 승리를) 축하할 이유가 있다”며 “유권자들이 과거를 되돌아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길 원했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7년이 넘는 부시 대통령의 실정에 지칠대로 지친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허핑톤은 또 “미국이 보다 공정하고 진정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오늘밤은 또 하나의 이정표”라며 “당선자가 케냐인 아버지와 캔사스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미국이 공포로 움직이는 나라라기보다는 희망과 약속에 의해 추동되는 나라임을 투표결과가 다시금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04년 선거는 바로 공포의 힘이 위력이 발휘한 선거였는데 몇 번의 선거에서 유용하게 써먹었던 칼 로브의 이 전략을 이번에도 그대로 답습한 결과 맥케인이 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허핑톤은 오바마의 미국이 “우리가 상상해왔던 젊은 국가, 낙관적인 국가, 위험을 무릅쓰거나 큰 꿈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희망으로 가득찬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더 네이션>의 윌리엄 그레이더는 “우리가 이 중요한 승리의 상속인이긴 하지만 이 승리가 우리 것은 아니”라며 “월계관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시민권을 위해 싸운 희생자 모두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버락 오바마는 이미 미국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며 “킹 목사처럼 그는 위대하고 용감한 스승”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인종주의에 대해 그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인종주의를 써먹는 공화당의 ‘남부 전략’은 끝장이 났다”며 “미국인들은 이제 자기 자신을 다르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변화는 우리가 아직 완전히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미국인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전도유망한 순간에 살아있는 것을 자축하자”고 했다. 
 
<얼터넷(Alternet)>은 오바마 승리가 확정된 직후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 활동가들을 인터뷰했는데 여기서 마이클 래트너 헌법권리센터(CCR) 소장은 “역사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미국 내 진보진영의 역할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래트너 소장은 “오바마가 진보주의자(progressive)는 아니지만 부시나 매케인보다는 확실히 더 리버럴(liberal)하다”며 “그는 부자들에게 간 막대한 부의 일부를 재분배할 것이다. 이것이 사민주의는 아니겠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의 경제위기로 인해 오바마가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지만 시민들이 압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늘리겠다는 오바마의 약속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지적한 그는 오바마가 지금의 전쟁을 끝내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래트너 소장은 또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 고문, 영장없는 감청 등 전쟁범죄에 대해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면서 “요약하면 오마바는 기본권과 침략전쟁 금지가 슬로건만이 아니라 행동지침이 되는 문명국으로 미국을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헐리우드 배우 존 쿠삭은 “오바마가 이라크 점력의 기반을 허물어뜨리기 시작하길 바란다”며 “또 기업적 이해를 차단하고 돈을 미국의 인프라와 민중들에게 재분배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Z Net>에 실린 테드 글릭의 글 “민중의 승리인가”는 보다 냉정한 분석을 싣고 있다. 40년 넘게 사회운동을 해오고 있는 이 노장 활동가는 오바마와 민주당의 “선거 승리는 확실히 축하할 만한 것”이며 “1980년대 이래 공화당, 그리고 전반적으로 연방정부를 지배해온 전쟁광, 슈퍼 제국주의자, 꼴통 우파인 네오콘들이 결정적으로 패배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글릭은 또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은 확실히 역사적이고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민중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변화의 중요한 지표”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이 연방정부를 인수하는 것이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릭은 오바마가 선거운동 마지막에 빌 클린턴 집권기를 모델로 삼겠다고 공언한 것을 예로 들며 그의 한계를 지적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추진하고 금융 규제를 완화한 게 누구며 의료시스템에서 보험회사들의 힘을 키워준 게 누구냐는 것이다. 클린턴 정부 마지막 해인 2000년에 미국의 소득불평등은 1920년대 이후 가장 높았고 이라크 민간인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격이 자행되던 때도 다름 아닌 클린턴 정부 시절이었다.
 
글릭은 “우리에게 필요한 종류의 변화는 민주당이 집권했다고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공화당의 패배가 생태, 고용, 부채와 모기지 경감, 지구 온난화 대응, 청정 에너지, 보편적인 건강보험, 평화와 정의의 외교정책 등을 위한 대중운동의 발현으로 이어지고 개별적인 진보주의자들에 의해 풀뿌리 차원의 조직이 계속될 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릭은 지금은 한 마디로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한 때라며 “역사가 우리를 부르고 있다. 그 부름에 응답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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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극복은? "글쎄요…" (레디앙, 2008년 11월 05일 (수) 18:17:13 이재영 기획위원)
대북정책은? "이명박과 엇박자" 
진보지식인 9명의 오바마 시대 전망…한미FTA는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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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환 “케인즈 복지”…손호철 “예측 불가" (레디앙,  2008년 11월 05일 (수) 19:12:18 이재영 기획위원)
[답변 전문] "케인지안 정책 도입 예상 성급" 의견도   
 
구갑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
- 오바마 승리의 배경, 의미는 무엇인가?
= 미국으로선 큰 혁명이다. 미국 정신이란 게 있다면, 미국 정신에 오바마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패권의 위기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전쟁인데 이라크에서 해결할 능력이 없고 금융 패권에서도 문제 있음은 너무도 자명하다. 두 가지 다 복원하기 위해선 오바마가 더 적절하다고 미국인들이 판단한 것이다. 좀 더 비판적으로 보면 미국을 건설했던 백인과 기독교가 선택한 것이다. 미국의 대선은 미국인만의 선거가 아니라 세계적 흐름과 맞물린 것이어서 유럽, 동아시아에서 긍정적 평가를 할 것이다. 당선 자체가 갖는, 세계사적 의미는 분명 있다.
 
- 오바마 정권의 등장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 부시 네오콘 중심의 운영에 대한 반성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방주의에 대한 회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다. 문제는 금융위기인데 금융위기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니고 세계구조를 재조정해야하는 상황이다. 피부로 느끼는 시간이 상당 부분 필요하다. 그래서 오바마 정부는 그 부분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 상당히 기다려 봐야할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융위기에 묻혀버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연금이나 집값, 직장의 불안정성이 대단히 커지고 있는 분위기이고 실제 삶의 일상적 어려움,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들이 있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듯하다. 그러나 긍정적 측면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 오바마 정권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 신자유주의 종언은 확실하다. 미국 내에서도 자조적인 목소리로 ‘사회주의자다’라는 말이 쏟아지는 것처럼. 그러나 국제기구 등의 참여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이후 패러다임이 없다는 데 있다. 케인즈주의로 복귀할 수 있을지, 복귀하는 데도 상당 시간 걸릴 것이다. 70년대 중후반 이후 30년 동안 이어온, 신자유주의 체제의 실패이고, 변화를 하는 데는 고통스런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명확한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못하면 어려워진다. 일방주의가 문제라는 것은 너무나 명확한 문제이고 국제협력이 중요한데, 동아시아, 유럽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서 또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 한미동맹, 북한과의 관계, 한미FTA로 표현되는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 현재 한국 정부는 매우 곤혹스런 상황이다. 북핵 관련해서는 한미 양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클린턴-김영삼의 조합은 정말 최악이었다. 속된 말로 ‘개판’이었다. 클린턴 행정부가 오히려 북한과의 관계 개선할 때 김영삼 정부가 딴지 거는 짓을 했다. 지금의 핵검증도 우리 정부에선 매우 불만인 것 같다. 테러지원국 해제도 미국이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 같고, 그들이 그렇다고 반미보수의 길을 갈 것도 아니잖는가?
 
그 엇박자가 한반도 미래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북미관계개선으로 정책전환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고. 또 북한 문제에 대해 한미가 엇박자로 갈 경우 한국은 동북아 내에서 점점 발언권이 없어지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너무 높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하는데 미국이 생각하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한국에서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미국이 북에 양보했다고 하는데, 이익을 전제로 양보를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자국의 이익을 공고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좋은 지렛대의 가치인데, 그런 측면에서 엇박자가 발생하면 문제가 생긴다.
 
한미동맹 측면에서 보면 2012년에 이양키로 된 전작권이나 기지 이전도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간 이견이 크겠지만, 협상을 다시 하게 되면, 이를테면 기지 이전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지 이전이 미뤄질 경우 우리로선 경제적 부담이 있어 국내적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신속기동화하는 것이 자기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다. 만약에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평화모드로 밀고 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체제가 중요한데, 한반도 평화체제는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 입장에선 전작권 환수, 대북문제 만큼은 곤혹스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미국 입장에선 동아시아, 동북아의 다자주의 만들어낸다면 동북아 재편의 과정이 되는 시기로 볼 수도 있다. 유럽과 달리 동북아, 동아시아 다자주의는 여러 요구들이 늘어나고 있고, 북핵문제를 계기로 다자간 협력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위기 때문에 시간과 여유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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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성공회대 사회과학정책대학원 교수
- 오바마의 승리 배경과 의미는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부시 8년, 9.11테러 이후 강한 힘을 확인하는 과정인데 미국 내부의 불만도 있었지만, 경제개편, 패권도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과를 보면 전쟁 8년을 끝내면서 의미있는 결과도 없고 외교적 고립, ‘외교적 왕따’ 당하는 위치로 전락했다.
 
경제 문제는 부시의 신자유주의 체제, 신보수주의로 운영했는데 결과는 ‘이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미국 밑바닥 계층의 생각도 ‘소수의 강한 자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국가가 작동하고 있구나’라는 정서가 만들어졌다. 밑바닥 계층도 그걸 파악한 것이다. 지미 카터가 레이건으로 교체되면서, 60년대의 나름대로 진보적 정책이나 사회안전망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깨지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장래의 불안한 미래를 느낀 것이다.
 
오바바는 인종정책이 아닌, 의제나 전망, 이런 변화에 대한 응답으로 선거를 이끌어갔다. 유권자 등록이 엄청나게 늘었고 과거에는 표 행사해봐야 반영이 안된다는, 그래서 포기했는데, 지인들에게서 미국 현지 투표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예가 없었다. 굉장히 놀라운 변화다. 소외계층이 전면에 나섰고, 결집의 구심점이 생긴 것이다.
 
오바마는 희망의 당당함을 내세웠고 또한 정책이 훌륭하게 먹혔고, 뛰어난 연설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결집시켰다. 밑바닥의 조건들인 부시의 실책에 대해 바닥 민심이 결집한 것이다. 밑바닥 요구가 있어도 결집될 수 있는 리더가 없으면 안되는데, 오바마의 주체적 조건도 중요했다. 대단한 연설능력, 비전에 대한 확신, 이런 것들이 먹힌 것이다.
 
패권적 방식이 아니라 리더십으로 풀어야 한다는 진보적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오바마는 상황을 돌파했다. 현지 얘기 들어보면 흥분의 도가니라고 한다. 열광, 감동을 받은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의 얼굴이 바뀌는 것이고 그걸 통해서 미국이 새로운 비전을 추진하는 근거가 생겼다.
 
- 미국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 그런 것이 반영되면, 소외됐던 사람들이 자기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고 미국의 신보수주의가 파괴했던 민주주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얘기되는 전쟁에 대한 미국대통령의 일방적 권한, 미국인의 민주주의 등 이런 것들이 상당히 많이 훼손됐다. 오바마는 과거 4~5년 동안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오바마가 민주주의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본다. 시장자본주의의 사회적 공공성 확보 문제 제기, 복지체제 복구, 그런 문제를 전개할 것이 기대된다.
 
-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 대외적으론 일방적 패권주의가 작동하기 어려운, 군사보다는 대화와 협상이라는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기일 수도 있다. 이는 대미관계, 한미가 아니라 외교관계가 필요한 것이다. 다자적 외교가 필요한,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급진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
 
미국은 일본을 통한 동북아 관리가 애초 방안이지만 결국 어렵게 된 것이다. 최근 일본 관방장관의 발언은 우파적 선회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그만큼 일본 우파 내부의 초조함의 발로다. 쉽게 얘기하면 오바마의 당선으로 일본은 동북아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물론 큰 그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된다는 전제다.
 
- 세계적 신자유주의 정책변화가 예고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대자본에 의한 관리체제가 정리된 것이다. 대처도 그렇고 레이건도 그렇고 대자본의 투기성을 인정했다. 규제완화라는 것이 시장자체의 논리를 인정하겠다는 것인데, 이제 그게 아니라는 게 드러났고, 만만찮은 문제가 터진 것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제도적 개혁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미국 내부의 권력재편도 그런 맥락이다.
 
의료보험 개혁도 중요하다. 클린턴이 실패했는데, 대통령이 하겠다고 했지만 보험회사의 거대자본에 밀린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계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이 왔고 상당한 추진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미국 내부 능력에 대한 부분이다. 오바마가 한미FTA 반대한다고 하는데, 그건 환경과 노동에 대한 부분이다. 멕시코에서 노동기준이 허약하고, 환경파괴하면 미국 내에선 공동화 현상 벌어지고 노조에선 임금투쟁이 어려워지고 이런 걸 막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FTA라는 게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전제로 한 것이다. 다만 조율된 FTA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공공성 회복을 전제로 하겠다는 것인데, 재구성을 하면 얘기는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의 환경도 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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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 오바마 승리의 배경, 의미는 무엇인가?
= 미국의 정치는 유럽 정치와는 다른 메카니즘이다. 정당이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게 아니고, 사회와 통합되지 않은 정당체제다. 이에 비해 유럽에서는 계급 문제에 결합해 있어 잘 변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미국 정치는 사이클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화한다. 1930년대 이후에는 뉴딜 체제, 레이건 때부터는 신자유주의로 재편, 이번은 그 이후 지속돼온 체제의 재편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동안 투표에 참여하지 않던 흑인과 젊은 유권자, 하층민들이 대거 참여다. 유럽은 정치엘리트들이 정치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지만, 큰 변화는 어렵다. 미국은 정치적 대표성은 약하지만, 민중적 요소 표출은 다소 쉬운 것 같다.
 
오바마는 이번 선거에서 ‘지도자답다’는 게 뭔지 보여줬다. 흑인 문제를 사회화하는 과정이 매우 올바랐다. 한국의 호남-반호남주의와는 다른 사회의제화 방식을 보여줬다. 노무현처럼 말은 과격하게 하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은 것과는 달리, 자신의 개혁적 의제를 통합적 언어로 말했다. 한국 정치가 언제나 미국 정치를 욕했지만, 그보다 못하다는 거 이번에 봤다.
 
- 오바마 정권의 등장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 미국 보통 사람들이 정치에 강렬한 열망을 갖고 참여했다는 자체가 큰 변화의 계기일 것이다. 투표율 높은 것도 그런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 오바마 정권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 이번 선거 의제는 반신자유주의가 아니었다. 부시 식의 일방주의에 문제 있다는 것 분명히 드러났지만, 오바마가 신자유주의 대안으로 선거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아야 한다. 케인즈주의라 보는 것도 오해일 수 있다. ‘케인즈주의의 도래’라는 일부의 진단은 과도하고 성급한 희망이다.
 
- 오바마 정권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는가?
= 오바마는 북한 지도자와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말해왔다. 페리 프로세스로 돌아갈 것이다. 페리 프로세스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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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오바마 승리의 배경, 의미는 무엇인가?
= 부시 정부 8년에 대한 미국인들의 혐오감이 크게 작용했고, ‘새로운 변화’를 강조하는 오바마의 리더십이 다양한 미국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부시 정부가 만들어 놓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비전으로 흑인이라는 자신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었다.
 
- 오바마 정권의 등장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 ‘첫 유색인종 대통령’이라는 상징이 미국 사회에 전해주는 상징적인 메시지도 있겠지만, 오바마의 당선은 ‘시장맹신주의’와 ‘전쟁지상주의’가 팽배했던 미국 사회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실질적인 메시지도 전달할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가 역대 대통령 중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가장 많이 모금한 것처럼, 그 역시 어느 정도 시장주의 정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 오바마 정권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 지금 미국에서 신자유주의가 파산선고에 이르렀기 때문에, 오바마가 당선되든지 메케인이 당선되든지, 어느 누구도 그동안 부시 정부에서 추구해온 ‘시장맹신주의’를 강화하거나 유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오바마는 케인즈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했기에 아직 이 부분은 예측하기 어렵다.
 
- 오바마 정권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는가?
= 오바마는 당선 이전부터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말해왔다. 대북정책에 있어 클린턴 정부와 같은 ‘데탕트’ 노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이렇게 변화된 오바마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가 중요하지만, 현재로써는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대북문제에 있어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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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 오바마 정권의 등장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 흑인 뿐 아니라 여성과 젊은층이 오바마를 지지했다. 백인 남성 메이저 집단이 아니라, 인종과 젠더라는 마이너가 메이저를 움직였다. 미국 안에서는 변화가 클 것이다.
 
- 오바마 정권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 신자유주의 지속 여부는 두 가지 기준점으로 판단할 수 있다. 첫째는 의료보험 체제 문제고, 둘째는 국제무역 체제다. 국회에서도 민주당이 과반이기 때문에 꽤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민주당이 페어트레이드와 상호호혜성을 공약했는데, 진보적 사회운동이 주장하는 내용은 아니더라도 스티글리츠가 주장한 수준까지는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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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 오바마 승리의 배경은 무엇인가? 오바마의 승리가 갖는 의미는?
= 미국은 부시 정부 출범 이후 신자유주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정부에 의한 감세정책이 추진되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최악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국가재정이 악화되고 기업실적이 나빠지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며 세 주체가 모두 빚더미에 앉았다. 이런 결과로 현재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는데 이번 선거는 그에 대한 심판이다.
 
특히 흑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의미를 짚어보고 싶다. 미국 사회에서는 흑백 분리 논리가 강했는데 세계화가 진행되고 미국 내 남미인들의 유입으로 흑인이 미국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백인들은 흑인들을 차별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어졌고 미국 중산층의 상황이 악화되고 상위 5~10%만 소득이 늘어나는 기현상은 흑백 분리 논리를 약화시켰다.
 
- 오바마 정권의 출범은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오바마는 부유층의 세금을 늘리고 공공부문을 확충한다고 했다. 신자유주의에서 케인즈 복지로 나가게 될 것이다. 금융규제는 강화되고 대공황 이후 루즈벨트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오바마 진영의 싱크탱크 중에는 이런 기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 오바마 정권이 신자유주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 신자유주의 기조의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다. 금융규제를 무력화시키면서 기존 소수 사람들의 머니게임에 다수의 사람을 투입시켜 놓았는데 이렇게 되면 거품이 껴서 금융이 폭락하게 되는 것이다. 오바마 정권은 금융규제를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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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오바마 승리의 배경, 의미는 무엇인가?
= 우선 월남전 이후 최대 사상자를 낸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인의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또 사회복지와 공적 부분을 대부분 시장에 넘겨버린 사회정책의 후퇴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중산층들의 불안감도 크게 높아졌다.
 
- 오바마 정권의 등장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 오바마는 신자유주의 노선을 수용하는 ‘신민주당파’인 클린턴과는 다르게 ‘구민주당’ 노선의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좀 더 공적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또 대외적으로는 부시 정부와 다르게 선제공격을 펼치지 않을 것이고, 전쟁을 벌이더라도 단독으로 하기보다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다국적군 편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화당 정부와는 다르게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 그동안 쟁점이 되어왔던 낙태허용 문제나 동성애자 결혼 문제 등의 이슈를 좀더 ‘리버럴’한 관점으로 접근해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 오바마 정권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 오바마가 ‘구민주당’ 노선을 따르는 대표 주자이지만, 신자유주의 큰 기조는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절제된 신자유주의’란 기조 아래, 미국 내에서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보험을 공적영역이 강조된 영국의 NHS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또 대외무역 부분에 있어서도 ‘자유무역’의 큰 기조는 유지하되, 섬유․자동차 등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보호무역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 오바마 정권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는가?
= 공화당의 일방주의적인 대북노선과는 다르게, 먼저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 또 경제원조 문제에 있어서도 이전 정부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북 강경’ 노선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는 오바마 정권과 대북 문제에 있어 엇박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지고, 이명박 정권은 대북 문제에 있어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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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성공회대 외래교수
- 오바마의 당선을 어떻게 보는가?
= 정치학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부시가 워낙 잘못해서 흑인대통령이 탄생하는 미국역사상 큰 의미가 있다. 또 하나는 미국 부시가 잘못했다는 것이 이라크 전쟁과 선거 말미의 금융위기인데, 오바마로선 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셈이다.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으로 자본시장을 파괴한다는 것만이 아니고 유럽 정상들이 권력분점을 요구하고 달러분쇄를 요구하고 있다. 역사적인 요청인데 오바마가 해결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전쟁이란 방법은 좀 쉬울 수 있지만 경제력 측면에서 달러 특권에 대한 문제는 쉽지 않을 것이다.
 
- 오바마 당선으로 미국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 어쨌든 케네디 때 느낌이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약속의 느낌이 드는데, 케네디 때에 비해 상황은 훨씬 나쁘다. 케네디도 절대적 우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베트남전쟁에 개입했지만, 오바마는 완전히 무너지는 상황에서 당선된 것이다. 오바마는 자국내에서는 진보적 정책들을 많이 제시했지만 대외적으로는 미국민임을 강조했다.
 
미국의 자존심인 패권에 대해선 미지수다. 금융에 비해 제조업을 강조하고, 노동자를 강조하면서 세금정책도 중산층 이하에게 도움되는 정책들을 제시했는데, 과연 월스트리트의 특권을 줄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매케인에 비해 자본시장의 ‘금융시스템과 감독’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어디까지나 국익차원이어서 어떻게 될지는 예상이 쉽지 않다.
 
- 신자유주의 체제의 종말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 큰 대책이 없어 보인다. 감세와 민영화 문제에서 워싱턴 컨세서스에 대한 반대는 분명하고, 중산층 이하의 소득증대는 확실히 입장표명을 했다. 부르주아의 세금은 많이 거두고 의료공공성 강화도 명확히 표현했다. 주거에 대해서도 서민의 주거를 돕는 방향으로 세제개혁을 하겠다고 명확히 밝혔지만, 금융자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 한반도 정책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 북미관계는 분명히 진전된다. 이라크에 대해서도, 압력보다는 대화로 푼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북관계가 오바마의 초미관심은 아니다. 첫 번째는 이라크, 그 이후가 이란, 그루지아 등이 우선순위다.
 
아시아에 대해서도 중국과 인도가 중요한 것이지 한국은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한반도와 관련해선 양자간 뿐 아니라 6자회담 비공식 자리도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리더십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아시아에서도 나토와 같은 미국의 참여도 분명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외교 안보 쪽에서도 북한과 대화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노골적 문제 일으키지 않을 것 같긴 한데, 경제는 다르다.
 
언론에서 보호무역주의라고 하는데 자기들은 공격적 자유주의다. 이게 다른 나라의 시장개방, 환율 낮추라고 압력을 직접 가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중국의 위엔화 절하라든가, 압력을 가하는 법안에 공동발의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미국의 상품에 대해 다른 나라가 수입해줘야 하는데, 중국이 지금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공격적 자유주의는 결국 중국과 마찰을 빚고, 경제마찰, 무역마찰 이런 것들이 분명 예상된다.
 
한국에선 초미의 관심사가 FTA지만 한참 뒤로 물러날 것 같다. 오바마의 연설에서 항상 들어가는 수사가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위하여’다. FTA는 사실 엄격한 환경기준과 노동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환경과 노동비용이 올라간다. 상대국가 입장에선 기존 자유무역과는 다르다. FTA만이 아니라 그거 외에도, 불공정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압력이 행해질 것이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중국은 바로 걸린다. 한국에겐 한미FTA와 별개로 불공정거래로 자동차를 당장 얘기할 것이다. FTA 자체를 들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 후순위이고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카프타는 폐기한다고 했고 나프타는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FTA는 보완할 것이고, 이런 순으로, 다음엔 콜롬비아와의 관계를 정리할 것이다.
 
미국은 당장 한미FTA와 관계없이 자동차문제 들고 나올 것이다. 더욱이 미국 경제가 좋지 않고 기본 발상이 한국 자동차는 무역불균형이 심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은 압력을 가해서 고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다. 그게 미국이 말하는 공정무역이고, 페어플레이다. 우리나라에선 보호무역이라고 하지만, 그것과는 좀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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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서울대 법학과 교수
- 오바마 승리의 배경, 의미는 무엇인가?
= 정치적으로는 네오콘,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 등 부시 정부 8년 동안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또 덧붙인다면 전 세계를 경제위기로 몰아넣은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미국인들의 표심이 작용한 것 같다.
 
- 오바마 정권의 등장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 분명히 네오콘과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으로 본다. 또 오바마가 첫 번째 흑인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사회통합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부시 정부에서 퇴조를 보여 왔던 복지 노동문제에도 더욱 신경쓸 것으로 본다.
 
- 오바마 정권이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가?
= 오바마 정권은 경제적으로 케인즈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본다. 즉 국가가 시장에 더욱 개입할 것 같고 특히 시장에 맡겨진 의료보건 분야에 국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바마가 당선 전에 신자유주의를 비판해 왔더라도, 대통령이 된 이상 당분간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부분적인 수정으로 정책방향을 조정할 것으로 본다.
 
- 오바마 정권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는가?
= 클린턴 정부 시절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처럼, 우선 한반도를 ‘해빙무드’로 만드는 새로운 국무장관을 선임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북한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임기 중에 북핵문제 타결을 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코드를 맞출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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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이다 (참세상, 배성인(편집위원)  / 2008년11월07일 0시32분)
[칼럼]미국인들은 오바마에게 제국의 꿈을 본 것은 아닐까?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전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것은 무엇보다 국가와 자본으로부터의 차별과 억압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흑인과 여성에 의해 최초의 흑인 대통령 또는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미국의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패권주의에 대한 반발과 백인 우월주의가 내재된 서구중심의 글로벌 정치·경제 역학구도에 대한 거부감이 표현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대해 지구촌 전체가 다양한 흥분과 열광을 보여줬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각각 오바마에게 축전을 보내는 매우 이례적이고 신속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적대적 관계인 이란과 쿠바에서도 잇달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오바마의 열풍이 지구촌 곳곳에 불면서 당선을 염원하는 여론이 고조된 것은 오바마의 세계관이나 정책이 부시와 다르기도 하지만 흑인이라는 점과 비주류이면서 소수자라는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비서구에서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앵글로 색슨, 백인, 신교도)가 근간을 이루는 미국의 지배체제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특별한 것은 진한 감흥과 인간적·운동적 위치를 담보하고 있는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의 희망이 45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비로소 하나의 계기가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바마의 당선은 오랜 전부터 준비된 매우 의미있고 역사적인 ‘흑색혁명’인 것이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인한 미국의 정권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된 단순한 게임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라크전의 패배가 명백해 지고 2006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의원 모두를 석권하면서 부터였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역사가 된 것이다. 즉 이라크 전쟁과 9.11 이후 네오콘들의 안하무인적 일방주의 그리고 금융위기 등 부시 행정부의 8년 실정(失政)에 대한 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 국민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 증후군으로 인해 극도로 성질이 뻗친 상태였다. 전쟁으로 인해 천문학적 전비가 지출되는 사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닥쳤으며, 금융위기는 실물경제 위기로까지 확산되면서 ‘고난의 행군’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경제문제였다. 아칸소 촌놈 클린턴이 아버지 부시를 무너뜨린 무기도 역시 경제였다. 클린턴이 집권했던 90년대는 생산의 팽창이 아닌 금융팽창에 기반한 ‘신경제’의 환상을 촉발한 시기였다. 미국의 신경제가 금융적 팽창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보니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졌는데, 신경제의 본격적 번영기인 1990년대 말에는 오히려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클린턴이 사회보장비를 대대적으로 삭감하여 일시적으로 재정적자를 재정수지 균형으로 돌려놓았지만 9.11 이후 전쟁준비가 가속화되면서 미국은 다시 재정적자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금융화에 기반한 신자유주의는 심각한 문제들을 양산하게 되어 미국경제의 불안정성을 증폭시켜 결국 미국발 세계경제위기를 가져온 것이다.
 
미국발 경제위기는 루즈벨트(Franklin Roosevelt)시기에 시작된 미국의 제국적 길의 향방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문제의 발단은 2000년 5월의 닷컴버블 붕괴와 9.11 이후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실시된 미국의 저금리 정책과 주택경기 부양정책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미 2년 전부터 앞으로 발생할 위험에 대해 상당히 심층적으로 거론되었다. 그런데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금융시장을 붕괴시킨 것은 다소 의아스럽다.
 
중요한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주도해온 미국에서, 신자유주의를 거부해온 대통령의 등장은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까지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이전부터 부시 행정부의 시장근본주의가 위기의 뿌리라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매케인은 스스로도 이 주제에 별 관심이 없다고 인정했으며, 나아가 경제 성장을 위해 부유층에게 집중된 감세안을 내놓고는 시장이 최선이며 규제는 필요 없다는 공화당의 고전적인 논지를 펼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미 국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브래들리 효과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피부색깔에 상관치 않고 오바마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 만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이고 두려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많은 변화의 요구가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 미국의 패권적 일방주의와 서구중심의 글로벌 정치 경제 질서를 일거에 변모시킬 수도 없다. 그의 정책적 역량과 리더십에 대해서 아직 검증된 바도 없다. 그래도 미국으로서는 “옛날 옛적 미국에서는…”만을 읊조리던 매케인보다 오바마가 효율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인들이 미완성 상태로 남겨둔 뉴딜정책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은 확실하다. 일단 오바마의 주요 공약 중에 국민의료보험제도 도입과 부유층을 위한 감세제도의 폐지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노조도 되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는 것이다. 9·11 이후 일방주의로 치닫던 미국의 대외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외교 노선이 전임자와 다르다고 해서, 지구촌의 다른 구성원 모두에게 ‘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는 꿈을 이뤘지만 미국은 꿈을 이룰 수가 있을까? 미국인들이 오바마에게서 보았던 희망과 꿈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거의 잘 나가던 영광의 시절을, 즉 제국의 길을 재현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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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마이클 무어'들은 만족할까? (참세상, 변정필 기자, 2008년11월06일 10시25분)
[오바마의 '변화', 과제는](3) 교육, 의료, 노동, 해외통신감시법
 
반전운동을 비롯한 미국의 시민운동은 이번 2008년 대선에 말그대로 '올인'했다. 미국의료보험 체계의 충격적 진실을 알렸던 '식코(Sicko)'의 마이클 무어 감독도 그랬다. 미국의 시민운동 진영은 이번 대선에서는 오바마의 정책에 100퍼센트 만족하지는 않지만, '어쨌던' 오바마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고, 결국에는 오바마 당선인이 "여러분의 승리"라고 말했던 그 승리를 안게 되었다. 일부 분석가들은 오바마 당선자가 대외정책보다는 국내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오바마 당선자에게 지지표를 던졌던 수많은 '마이클 무어'들은 오바마에 만족할 수 있을까? 이후 주요 정책 방향이 될 몇 가지를 짚어 본다.
 
△교육정책
교사 노동자들로부터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여름 교사 임금을 학생의 성적에 좌우되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거론했다가 반발을 샀다. 오바마는 교사 능력급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성과가 좋지 않은 교사들은 추가지원을 받고, 그런데도 개선되지 않으면 교체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또 내년 1월로 재승인 시기가 임박한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에 대해서는 표준화된 점수획득에 치중하지 않도록 하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00년 학력저하 학생을 없앤다는 취지로 제정된'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는 연례평가, 교사질 향상, 학교 선택권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학교 선택권강화는 공립학교가 주정부 기준 성적에 미치지 못하면 학생들을 학군내에서 다른 공립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공립학교가 5년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민간위탁하거나 협약학교로 전환, 또는 학교경영진을 전원 교체할 수 있다.
 
△전 국민 대상 의료보험 확대와 보건의료
오바마 당선자는 의료보험 혜택을 전 국민에게 확대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직장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현재 연방 의료보험 프로그램에 자격을 갖추지 못한 개인들을 위한 전국의료보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25세 이하 미국 시민들은 부모의 보험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미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충격적 진실을 폭로했던 '식코(Sicko)'의 마이클 무어 감독은 "오바마의 정책은 단일 보편적 보험체계가 아니다. 모두를 포괄하지도 않고, 비 영리의 성격도 아니다. 여전히 수십만 달러를 보험기업과 제약기업의 손에 넘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정책은 민주당이 앞장서서 개혁을 주장해왔던 부문이다. 그러나 보건정책 개혁의 실물적인 흐름은 오히려 공화당에서 고령자 약값 보조정책 정도를 추진한 정도다. 제약업계와 보험산업 업계의 입김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해외통신감시법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9월 해외통신감시법(FISA)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져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매케인은 선거일정을 이유로 표결에 불참했다. 해외통신감시법은 정보 당국이 영장 없이 해외 거주 테러용의자들이 미국 내와 교신하는 행위를 승인하는 법으로 대테러전쟁을 빌미로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위축시킨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오바마 당선자는 '미국을 공격하는 개인들을 감시.추적하는 능력이 대테러 수단의 핵심'이라는 이유를 들어 찬성표를 던졌다.
 
△노동
오바마 당선자는 노동자자유선택법안(Employee Free Choice Act)을 지지하고 있다. 노동자자유선택법안(Employee Free Choice Act)은 다수의 노동자가 서명을 통해 지지할 경우 사용자는 노조결성의 요구를 의무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 노동조합 결성이 더욱 쉽게 된다. 
 
2003년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원에서 발의됐지만, 상원과 백악관이 처리를 미루고 있다.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법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의사결정시 비밀투표를 폐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9.05달러로 인상시킨다는 것도 공약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