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진보정당과함께

[진보신당 각계인사 간담회]언론,노동,학계,여성 등 각계각층 참가 '쓴소리'

새벽길 2008. 10. 22. 17:56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의 출판기념회의 사전행사 비슷하게 각계인사와의 간담회가 있었다. 이를 보도한 기사들은 각계각층에서 참가하여 진보신당에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쓴소리가 무엇을 위한 쓴소리인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참여한 이들 중에 적어도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볼 때 진보신당보다 왼쪽에 있다고 생각되는 이는 다함께와 행보를 비슷하게 가져가는 우석균 실장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쓴소리라는 게 결국은 오른쪽으로 향하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 동안 좌파정당 건설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던 이들이 진보신당에 대해 어떠한 쓴소리를 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대중성, 생태, 인권, 평화 이러한 가치들도 따져보면 결국 계급적인 것이 아닐까. 최장집 교수가 사회경제적 쟁점에 초점을 둘 것을 강조했지만, 이는 계급의 문제를 완화하여 얘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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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어디로?…"'생존'자체가 시대정신" (프레시안, 윤태곤/기자, 2008-10-22 오후 2:37:22)
심상정 출판기념회, 진보신당에 쓴소리 쏟아져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진행된 각계 인사 초청 간담회에선 진보신당이 처한 지지부진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듯 칭찬이나 의례적 덕담도 찾긴 어려웠다.
 
지난 21일 '진보의 바람. 새로운 진보를 말한다'에 패널로 참석한 언론, 노동, 여성, 인권, 법조, 평화, 교육, 정치 등 분야 인사 15명은 진보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강한 질타를 가했다. 진보신당에 대한 주문은 양립하기 힘든 두갈래였다. 한 쪽은 분당 자체에 대한 비판 및 민주노동당과 재통합 등이었던 반면 다른쪽 주문은 독자적 정체성 강화였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2010년 지방선거를 진보신당의 분수령으로 지목했다.
 
"<조선일보>에 속아서 분당한 것 아니냐"
언론계에서 나온 두 사람의 진단은 상이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국제정치 에디터는 " 노무현 정권의 무능에서 출발한 이명박 정권이 보여주는 무능도 진보정당에겐 좋은 기회다"면서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진 유권자를 진보정치 세력으로 붙잡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느냐는 과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노선인데 민노당은 노선에서 실패한 반면 진보신당은 비교적 올바른 노선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는 "지난 2월, 민노당이 깨진 날 현장에서 절망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다"면서 "수구언론들이 민주노동당이 종북주의를 청산하면 국민들이 자연히 따라갈 것이라고 보도한 이후 분당이 되었는데 그 이후 <조선일보>가 진보신당을 다루는 것을 보면 속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성 기자는 "내가 생각하는 끔찍한 장면이 있다. 2010년 2012년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가 한 지역에서 각각 출마하는 것이다"면서 "2010년에는 반드시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민주당과도 해야 한다. 2012년 총선이나 이후 대선을 앞두고는 합당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상태에서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진보신당이 촛불운동에서 했던 역할은 가장 훌륭했던 활동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촛불운동에 끝까지 복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패널들이 현실적 대안을 강조한데 비해 우 실장은 "이번 경제위기가 케인즈로 돌아가자는 대안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미 케인즈주의의 한계로 신자유주의가 나왔고 다시 그 신자유주의 한계가 왔기에 사민주의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정치의 대안은 사민주의를 뛰어넘는 획기적 대안이여야 하며 매우 급진적 대안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묻지마 선거'로 뽑힌 이명박 정부 6개월 만에 '묻지마'에서 '알아서 생존'으로 바뀌어 생존이 시대정신이 되는 현실이 왔다"면서 "중요한 것은 지금이 패배의 초입이라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기갑과 심상정, 연대를 강조했지만…
간담회에 이어진 출판기념행사에서 축사에 나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언젠가는 큰 진보세력의 틀을 잡고 집을 지어서 그야말로 울어도 같이 울고 웃어도 같이 웃는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고 심 대표도 "실천의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한다면 시대가 부르는 대안정당으로서 힘 있는 진보정당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제2창당 준비에 한창인 진보신당의 상황과 분당에 대한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민노당 당원들의 감정을 생각할 때 당장 가시적 통합논의가 벌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다. 심 대표는 "민노당을 탈당하고 지역에 내려갔을 때 열에 아홉의 주민들은 '잘했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매우 가슴이 아팠지만, 요즘은 지역 주민 중 10분 중 8명은 언제 합치냐고 물으신다"고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관념과 주장을 넘어서서 지역 시민들의 삶에 밀착하는 정치를 시작할 것"이라며 자체 역량 강화를 다짐했다.
 
200명에 가까운 지지자와 당원, 심 대표의 지인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축사에 나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우린 썩은 자본주의의 물살에 첨버덩 뛰어들어서 물길을 다스려야 하며, 오늘 심상정이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은 이 물살에 첨버덩 뛰어들어 썩어 문들어진 자본주의를 엎을 때까지 앞장서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나는 사실 심 대표의 부군인 이승배 선배보다 더 빈번히 심 대표 옆에 서 있는 사람인데, 내가 태어나서 잘한 일 중 하나가 심 대표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내가 심 대표와 이 자리에 서 있다면 둘이 다해먹는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