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트럼프가 미국을 세계의 경찰관에서 불량국가로 전락시켰음을 잘 보여준다. 국제법은 안중에도 없다.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노리는 건 물론 돈로주의라는 이름하에 자신의 앞마당인 남미을 지키면서 중국을 견제할 속셈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마두로 정권이 문제가 많은 걸 알지만, 이런 식으로 해결될 것은 아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37865.html
‘베네수엘라 전쟁’이 필요했던 트럼프…수도 공습·대통령 제거 감행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2026-01-03 18:59)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3039300009
美, 베네수 전격공격 마두로 축출…트럼프 "공격성공, 체포"(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김아람 기자, 2026-01-03 19:55)
수도 카라카스 등서 폭발, 군사기지·항구 등 타격…특수부대 투입한듯
트럼프 "마두로 체포, 나라밖으로 날아가"…베네수, 군·민병대 총동원령
군사작전으로 마두로 체포, 상당한 충격파…국제법 위반 등 논란일듯
https://www.facebook.com/leejeonghwancom/posts/pfbid0237u64cdU6Aeuf3DLRbppRNHL8NotH2nADt1TTjamx9cLbxw5TEp3TgN8VNPBJr3ml
@이정환, 2026년 1월 3일 오후 10:02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해서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다. 카라카스에서 최소 7차례의 폭발음이 울렸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트루스 소셜에 글을 쓰고 1분 뒤 백악관이 X에 트럼프의 글을 캡처해서 올렸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 기자와 통화에서 “훌륭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미국 국무부 장관)는 “마두로가 미국에서 형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국무부는 마두로를 “마약-테러 국가의 우두머리(head of a narco-terrorist state)”라고 비난해 왔다.
- 델시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부통령)는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면서 “살아있다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주권 국가를 무력으로 침공한 사건이다.
- BBC에 따르면 델타포스를 투입해서 마두로를 체포했다.
-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수도를 공격하고 대통령을 체포하는 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명백한 UN 헌장 위반이다.
- 미국이 다른 주권 국가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건 처음이다.
- 1989년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당시 파나마 방위군 총사령관)를 체포한 사건이 있었지만 노리에가는 대통령이 아니었고 바티칸 대사관으로 도망갔다가 투항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 더 큰 전쟁의 시작일 수도 있다.
예고된 공격.
터무니 없는 주장.
-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주장을 터무니 없다고 평가했다.
- 베네수엘라는 펜타닐 생산국이 아니다. 코카인은 유럽으로 수출한다. 게다가 트럼프는 마약 조직을 운영했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하기도 했다.
-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가 트럼프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의 희생양이 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최근 공개한 ‘국가 안보 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보고서에서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The days of the United States propping up the entire world order like Atlas are over)”고 선언했다.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국가 안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
- 마두로는 독재자다. 고문과 폭력, 자의적 구금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 경제는 엉망이고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의혹도 있다.
-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공격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 주권 국가를 선제 공격한 건 명백한 UN 헌장 위반이다. 자위권 발동도 당연히 아니고 UN 안전보장이사회 승인도 없었다.
- 뉴욕타임스는 “미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가장 비열한 정권을 축출하려는 시도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석유를 훔쳤나.
- 트럼프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석유를 훔쳤다고 주장해 왔다. “베네수엘라가 훔쳐간 석유와 토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봉쇄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1위 나라다. 마두로는 “미국의 목표는 석유”라고 주장해 왔다. 체포 직전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석유를 원한다면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스티브 밀러(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는 “미국의 땀과 노력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키웠다”면서 “베네수엘라가 석유 산업을 몰수한 건 사상 최대 규모의 절도였다”고 주장했다.
- 프란치스코 로드리게스(덴버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상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 “당신이 나에게 빚진 돈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소송을 걸었고 법원이 돈을 갚으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갚기 시작했는데 (경제 봉쇄와 제재로) 빚을 갚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물건을 훔쳤다고 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되나.
-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나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있지만 베네수엘라 군부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베네수엘라도 상당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전면전을 치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 세마포에 따르면 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군사 공격은 찬성하지만 전면적인 전쟁을 바라는 분위기는 아니다. 전쟁을 끝내겠다는 약속과도 다르다.
- 마두로를 지지하는 군부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도 없다. 분명한 것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이 세계적으로 에너지 불안을 키울 것이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통을 키울 것이라는 사실이다. 뉴욕타임스가 경고했듯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37918.html
중국에 80% 가던 베네수 석유…트럼프, 시진핑 ‘에너지 목줄’ 조이나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2026-01-04 13: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권국가인 베네수엘라의 현직 국가원수를 무력으로 전격 ‘압송’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표면적으로는 마약 밀매와 테러 조직 척결을 내세웠으나, 그 이면에는 베네수엘라의 방대한 석유 자원 확보와 ‘돈로주의’(Don-Roe Doctrine)로 명명된 서반구 패권 재확립이라는 거대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약 단죄는 명분일 뿐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군사작전을 ‘미국을 중독시키는 독극물에 대한 정당방위’로 규정했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조직 ‘태양의 카르텔’을 지휘하는 범죄 조직의 수장으로 지목하며, 수십만 명의 미국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마약 밀매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내 사회적 공포를 조장한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과’가 마두로의 지령을 받고 움직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법무부는 마두로 부부를 마약 테러 및 무기 밀매 혐의로 기소하며 법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미 정보기관조차 ‘마두로와 갱단의 직접적 연계는 증거가 희박하다’고 보고한 점, 펜타닐의 주원료는 중국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침공을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베네수엘라는 미국 내 최근 과다복용 유행을 주도한 펜타닐이나 기타 마약의 의미 있는 생산국이 아니며,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코카인은 대부분 유럽으로 흘러들어간다”며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광범위한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했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를 최근 트럼프가 사면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석유를 위한 전쟁”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의 가장 강력한 동기로 ‘석유’를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원래 가져왔어야 할 석유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이는 1970년대 석유 국유화와 2007년 우고 차베스 정권의 미국 기업 자산 몰수에 대한 ‘지연된 보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재진출해 인프라를 재건하고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최근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은 미국인의 땀과 창의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를 독재자가 몰수한 것은 미국 재산에 대한 최대 규모의 도둑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변수’도 핵심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출을 해준 뒤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을 통해 저렴한 원유를 확보해 왔다. 중국 국가개발은행(CDB)은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약 600억 달러를 이 형식으로 빌려줬다.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는 정유가 어려워 값이 저렴하다.
중국은 이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베네수엘라 초중질유용 정유소를 늘려 가격 이점과 안정적 물량 공급이라는 이득을 누려 왔다. 베네수엘라는 2025년 11월 기준 하루 약 92만1천 배럴을 수출했으며, 이 중 80%인 약 74만6천 배럴이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 산둥반도에 위치한 정유소들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에 특화된 설비를 갖추고 있어, 다른 산유국의 경질유로는 운영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망을 흔들 경우 중국은 정유소 가동률 저하, 더 비싼 대체 원유 조달 등의 방식으로 상당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트럼프식 ‘돈로 독트린’
이번 작전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선포한 ‘돈로주의’의 실전판이다. 19세기 먼로 독트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정의한 이 전략은 서반구에서 미국의 배타적 지배권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2025년 국가안보전략(NSS)에 명시된 ‘트럼프 코롤러리’의 실현이기도 하다. 중남미 내 군사력 재배치, 반미 정권 축출, 이민자 강제 송환 등을 골자로 하는 이 전략은 주권 국가에 대한 무력 개입을 정당화한다.
국내 정치적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지지율 정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 스캔들 확산, 경제적 불만 고조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해외 독재자 체포’라는 이벤트는 전통적인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되어 왔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37940.html
트럼프가 통치한다 했지만…베네수 대법 “부통령이 권한대행” (한겨레, 정유경 기자, 2026-01-04 16:10)
헌법에 적시…로드리게스 부통령 “미국, 마두로 불법적 납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된 뒤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3일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내각을 결집하는 한편 미국을 규탄하는 입장을 내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언한 대로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행정 연속성과 국가의 포괄 방위를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직의 모든 권한과 의무를 권한대행 자격으로 인수하고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부재 시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며, 대통령이 계속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는 3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날 대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이 영구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으므로, 새로 선거가 열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며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미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통화했다며 “로드리게스는 기본적으로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통치를 위해 미군을 파견할 것이냐’는 질문에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말은 달랐다. 그는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미국의 행위가 “불법적이며 부당한 납치”라고 규탄하는 한편, 공영방송 연설에 나서 “(미국이 목표로 하는) 정권 교체는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광물, 천연자원을 장악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세계에 호소했다. 이날 방송 연설에는 국방장관, 법무 겸 내무장관, 국회의장 등 마두로 충성파들이 동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베네수엘라 내각의) 단합된 모습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전임 차베스 정부에서부터 공직에 종사하다 마두로 대통령이 지명해 부통령이 된 인물로, 석유 증산 등 베네수엘라의 경제 정책을 이끈 기술 관료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친미 정권 하에서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 감옥에서 숨졌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에 협조를 거부할 경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어떻게 뜻대로 ‘통치’할 것인지는 뚜렷하지 않다. 레베카 잉버 카르도조 로스쿨 교수는 “국제법상 불법 점령이 될 것이며, 국내법상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그럴 권한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의회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베네수엘라에 상륙했던 미군 병력도 철수한 상태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 통치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 발표가 없는 것을 두고, 마두로 축출 전에 향후 계획이 준비되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처럼 현직 국가 원수가 자국 영토에서 신병이 확보되어 다른 나라로 강제 이송된 사례는 1990년 미국이 파나마의 군사 독재자인 마누엘 노리에가 방위군 사령관을 압송한 ‘저스트 커즈’(Just Cause·정당한 명분) 작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그때도 미국이 직접 ‘통치’한 게 아니라, 야당 지도자 기예르모 엔다라가 미국의 지원 속에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캘리포니아주의 두 배에 달하는 28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를 통치하는 것은 엄청나게 복잡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베네수엘라의 경우 ‘콜렉티보스’로 불리는 오토바이를 탄 무장민병대를 비롯해 수많은 친정부 무장 민병대가 득세하고 있으며 그 인원은 정규군(35만명)보다 열배 넘게 많은 450만명으로 추정된다. 베네수엘라 국방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군과 민병대에 총동원령을 내려둔 상태다.
베네수엘라 시내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비비시 방송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만난 시민이 “친정부 무장단체 콜렉티보스가 어제도 무기를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카라카스 시민들이 비상시 필요한 물품을 비축하려 슈퍼마켓과 약국, 주유소 등에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3040351071
[美 마두로 축출] 서반구·마약·석유…트럼프 작전배경의 세 키워드(종합)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2026-01-04 07:09)
서반구 장악력 강화 '돈로주의' 기조속 '앞마당' 중남미 반미정권 제거 시도
불법이민자·마약유입 차단 시도…차베스의 국유화 피해 美석유기업 이익수호
취임사의 '대외군사개입 자제 기조'와 엇박자 행보 시선도…지지층 반응 관건
마두로 축출했지만 베네수 정국 혼란에 빠질 경우 11월 중간선거에 부담
3일 새벽(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이뤄진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격 및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도와 결단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그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체포돼 베네수엘라 밖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잇달아 격침했고, 육상을 통한 마약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지상공격에 나설 것임을 누차 밝혀왔다. 핵추진 항모 전단을 카리브해에 배치하기도 했다.
또 최근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나포했으며, 지난달 16일에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 말에는 베네수엘라 항만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
유조선 나포나 항만시설 공격 때만해도 '고강도 압박'의 일환으로 여기는 시각이 많았다. 전면적이고 치명적인 군사공격에 나서기보다는 서서히 마두로 정권의 돈줄인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고사작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그런 만큼 새해 벽두에 미국이 실제 군사작전에 나선 것은 물론 마두로를 전격 체포하고 미국으로 압송키로 한 것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전격적 폭격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번 작전은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과의 세력권 구획 속에 유럽을 포함한 타지역보다는 미국이 위치한 아메리카 대륙(서반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서반구를 미국 세력권으로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 이른바 '돈로주의'(19세기 미 고립주의를 대표하는 먼로주의에 트럼프를 더한 합성어)에 입각한 행보로 보는 이들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의 저택 마러라고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우리 국민을 약탈하고, 우리를 반구 안으로 밀어 넣거나 밖으로 몰아내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선 미국의 서반구 장악력 강화라는 큰 그림 아래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또 서반구 국가 중 미국과 특별히 껄끄러운 콜롬비아와 쿠바에 대해서도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5일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대규모 이민의 시대는 끝났다"며 "테러, 마약, 인신매매와 같은 국경을 넘는 위협으로부터도 국가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NSS는 그러면서 "서반구가 미국으로의 대규모 이민을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으로 잘 통치되게 하려 한다"며 미국의 국경안보와 직결되는 아메리카 대륙에 초점을 둔 서반구 중시 기조를 천명했다.
특히 "미국은 서반구에서의 우위를 회복하고 우리 국토와 해당 지역 전역의 핵심적인 지리적 접근권을 보호하기 위한 먼로주의를 재확인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서반구 경쟁국들이 서반구에 군대나 기타 위협적 역량을 배치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을 소유·통제하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의 아메리카 대륙 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했다.
이와 같은 NSS 내용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서반구에서 벌여온 많은 행보가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 브라질과 온두라스에 대한 노골적 내정 개입, 그린란드와 캐나다 합병 의지 피력, 파나마 운하 운영권 회수 의지 피력 등이 서반구 장악 시도라는 것이다.
결국 중남미의 대표적 반미 좌파 국가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철권통치자 마두로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돈로주의 구현을 위해 아메리카 대륙의 정치 지형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23년 아르헨티나가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당선을 시작으로 파나마(호세 라울 물리노), 에콰도르(다니엘 노보아), 볼리비아(로드리고 파스)에 이어 최근 강경 보수 성향의 공화당 소속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한 칠레까지 중남미에 부는 이른바 '블루 타이드'(보수파 집권 흐름)를 강화하고, 좌파 정권들은 압박하려는 행보 속에 이번 작전이 이뤄졌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맥락에서 마두로의 두드러진 '친중국' 성향도 트럼프의 '결단'에 고려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작전은 국정 핵심 의제인 반이민 및 외국발 마약 유입 차단 정책 기조와 떼 놓고 말할 수 없어 보인다.
2024년 대선 과정에서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이민자 문제를 득표전략으로 적극 활용했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마두로 축출 작전은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불법이민자와 마약을 단절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볼 여지도 있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집권 1기인 2020년 미국 검찰이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한 마두로 부부를 미국 땅에서 처벌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결국 미국으로의 불법이민자 유입 및 마약 밀반입을 방조하는 정권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혔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이번 작전의 배경은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관련 이권인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거기(베네수엘라)에 많은 석유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 회사들을 쫓아내고 우리의 권리를 박탈했다"며 "우리는 그걸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정권 때 베네수엘라가 유전을 국유화했을 때 현지에 투자한 미국 기업들이 봤던 손해를 보상받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혔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진출해 인프라 재건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축출 이후 새 정권으로의 안정적인 권력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run)하겠다고 천명한 목적도 미국 석유기업들의 이권 보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 더해 집권 2년 차를 맞아 성범죄자 엡스타인 파일 공개, 경제정책과 국정 전반에 대한 저조한 지지율 등으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형태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슈로 이슈를 덮는'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마두로 개인을 타깃으로 삼은 대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은 확전에 따른 국력 소진 우려 없이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를 높일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공격은 트럼프 집권 2기 국정운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취임사를 통해 대외 군사개입에 대한 자제 기조를 분명히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성공을 우리가 승리한 전투뿐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을 지난해 6월 타격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 지도자를 군사작전을 통해 체포한 것은 국내정치적으로도 작지 않은 파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불법이민자와 마약의 대미 유입 문제에 최고 강도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결속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사태 전개 방향에 따라, 조지 W. 부시 정권 때의 이라크전쟁 등을 '재앙'으로 여기는 핵심 지지층 내부의 균열을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사태가 '단발적 군사행동'으로 끝날 것인지, 미군의 장기적 군사개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전개될지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두드러진 저항 없이 마두로 대통령을 미측이 체포한 만큼 미군의 추가적인 대베네수엘라 군사작전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대한 모종의 보복에 나서거나, 베네수엘라 정국이 평온을 찾지 못하고 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그것이 중남미 전체의 불안정 심화로 연결될 경우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불리는 트럼프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0412340001403
마두로 모든 게 美 손아귀에 있었다…두시간만에 무너진 13년 독재 (한국일보, 정지용 기자, 2026.01.04 13:10)
항공기 150여대 출격, 델타포스는 은신처 급습
CIA 현지 요원 파견, 마두로 측근도 포섭
작전 개시 2시간20여분 만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체포
트럼프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실시간 시청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95953
미국의 '마두로 연행'이 던지는 중대한 물음 (오마이뉴스/페이스북, 백범석(news)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6.01.04 19:33)
[시각] 백범석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이 국제법 관점에서 본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2026년 새해 벽두, 세계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미국 특수부대가 남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기습 연행하여 미국으로 이송한 것이다. 주권국가의 현직 국가원수를 해당국 동의 없이 무력으로 체포한 이번 사건은 국제법 체제에 거대한 균열을 낸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마두로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그가 연루된 범죄 혐의에 대한 비판은 오래되었다. 그러나 귀책 사유가 무엇이든, 타국 정상을 일방적으로 납치하는 행위는 국제법상 주권 침해이자 유엔 헌장의 무력사용 금지 조항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다.
국제법을 존중하는 척했던 러시아와 국제법 자체를 경시하는 미국의 대비
문제의 본질은 미국이 이 엄청난 결정을 내리면서도 과거처럼 국제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조차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러시아처럼 노골적인 권위주의 국가조차 국제법의 언어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감행하면서도, 유엔 헌장 51조의 자위권과 자국민 보호, 심지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에 대한 제노사이드(Genocide)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법적 명분을 내세웠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객관적 사실이나 국제법 해석상 설득력이 없었고 법률가들의 검증을 견디지 못하는 궤변이었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는 자국 행위를 국제법 용어로 포장하며 최소한 표면적인 합법성이라도 주장하려 했다. 국제법을 위반하면서도 동시에 국제법의 틀 안에서 자기 정당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아이러니는, 역설적이게도 침략국조차 법률 용어로 자기 행동을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음을 보여준다.
반면 자칭 자유민주 진영의 리더인 미국의 최근 행보에서는 그런 최소한의 법적 수사(rhetoric)조차 찾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복귀 이후 국제 규범을 경시하는 태도를 노골화했다. 그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는 방안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심지어 그린란드와 캐나다 일부를 점령하거나 파나마 운하를 탈취하는 시나리오까지 암시함으로써, 명백한 불법 행위를 고려 가능한 옵션으로 격하시켜 국제 규범의 금기를 희석시켰다.
이러한 언행들이 세계 질서를 법의 지배(Rule of Law)에서 힘의 지배로 회귀시킬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현실로 나타난 미국의 행동은 정확히 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2025년 이후 카리브해와 태평양 일대에서 마약 카르텔 간부를 대상으로 한 드론 공습, 그리고 마침내 2026년 1월 3일 주권국 정상에 대한 직접적인 납치까지, 미국은 넘지 말아야 할 금단의 선을 넘어섰다.
과거 미국은 군사행동 시, 때로 억지스럽더라도 유엔 헌장상 자위권이나 인도적 개입 등 근거를 찾으려 애써왔다. 1989년 파나마 침공이나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도 나름의 논리를 동원했다. 그러나 이번 마두로 체포와 같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미국 정부는 별다른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규범에 구애받을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태도다. 국제법을 위반하면서도 존중하는 척했던 러시아와, 아예 국제법 자체를 경시하는 미국의 대비는 오늘날 국제 규범 지형의 역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잘못 적용된 논리라도 내세우는 행위는 국제법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반면 이번처럼 아예 무시해버리는 태도는 자신이 남들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기대 자체를 내포하기에 훨씬 더 위험하다.
자유민주국가들이 규범을 저버리고 국제기구가 침묵하는 상황
국제 규범이 이처럼 흔들릴 때, 그 파장은 단순한 조약 위반 사례를 넘어선다. 특히 국제 규범을 설계하고 지지해온 자유민주국가들 스스로 규범을 경시하거나 저버릴 때 질서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이는 역사가 입증한 교훈이다.
1930년대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체제 붕괴는 표면적으로 이탈리아, 일본, 독일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원인이었으나, 그 이면에는 영국과 프랑스 같은 민주국들의 책임 방기와 이중 잣대가 자리했다. 1935년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이를 제어하기는커녕 묵인함으로써 국제연맹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켰다. 규범 붕괴 조짐 앞에서 지도자들은 단호히 대처하지 못했고, 그 결과 히틀러의 독일은 오스트리아 합병, 폴란드 침공으로 폭주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을 초래했다. 당시 자유 진영 지도자들조차 식민지 이익을 위해 원칙을 선택적으로 적용했던 위선이 규범 수호 의지를 약화시킨 것이다.
오늘날 양상도 이와 섬뜩할 정도로 닮아 있다. 서방 민주국가들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조하면서도, 자국이나 우방에 불리하면 국제법을 무시하거나 편법으로 피해왔다.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 관할을 부정하고 제재를 가하거나 유엔 인권기구를 탈퇴하는 등 규범 체제를 경시해왔다. 특히 2023년 가자지구 전쟁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이 희생될 때 일부 서방 지도자들이 보인 방조적 태도는 전후 국제질서의 막이 내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더욱 통탄스러운 현실은 국제연합(UN), 그 중에서도 세계 평화와 안전의 일차적 책임을 지닌 안전보장이사회의 처참한 몰골이다. 오늘날 안보리는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국제법 위반을 제재하는 수단이 아니라, 강대국과 그 동맹들의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정치적 방패로 전락했다. 헌장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유엔의 현주소는, 1930년대 국제연맹의 무능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힘을 앞세운 국가들은 더욱 대담해지게 마련이다.
자유민주국가들이 규범을 저버리고 국제기구가 침묵하는 상황은 독재국가의 일탈보다 훨씬 근본적인 위험을 초래한다. 규범을 설계하고 수호자를 자임했던 이들이 규칙을 어길 때, 규칙 자체의 정당성이 무너지고 지지 기반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규범 위반 자체보다 심각한 것은 규범을 지킬 의지의 소멸이다.
인류에게 국제법보다 더 나은 언어와 규칙은 아직 없다
그렇다면 이 혼란 속에서 국제법은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인가? 혹자는 강대국이 제 마음대로 행동하는 현실 앞에서 조약 따위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고 자조한다. 국제법학자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이론적 논의를 넘어서, 우리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어 나가는 사태를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혹은 최소한의 절차라도 갖추어야 한다는 '레드 라인은 존재해야 하지 않는가?"
그로티우스(Grotius) 시기부터 전쟁법이 국제법의 핵심으로 다루어진 이유는, 전쟁이 일반 살인과 다르지 않다면 야만과 다를 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국제인도법은 전쟁을 허용하려고 태어난 법이 아니다.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잔혹함의 하한선을 그어 인간성을 보존하기 위한 장치다. 인권 관점에서 국제법의 존재 이유는 이상주의적 평화의 약속이 아니다. 오히려 폭력의 비용을 올리고, 정당화의 부담을 키우며, 사후 책임 추궁의 경로를 남기는 냉혹한 현실적 필요성에 있다.
역사는 위기와 재건의 연속이었다. 국제연맹의 실패 위에서 유엔이 출범했고, 뉘른베르크의 교훈 위에서 제네바 협약과 인권 체제가 섰으며, 냉전 후 학살을 딛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탄생했다. 이 모든 과정은 국제법이 죽은 법이 아니라, 비극을 통해 학습하고 진화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금 국제법 체제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면, 독재자들의 도전 때문만이 아니라 자유 세계의 규범적 리더십 부재와 유엔 시스템의 마비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법을 포기하는 길은 해답이 될 수 없다. 국제법은 단지 규칙 집합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통 언어이자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이다. 심지어 북한이나 하마스 같은 행위자들조차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제법을 거론한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국제법의 규범력이 완전히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국제법은 완벽하지 않다. 강대국에겐 관대하고 약소국에겐 엄격하다는 비판도 뼈아픈 진실이다. 하지만 국제법이 없었다면, 우리는 침략을 침략이라 부를 수 없고, 전쟁범죄를 범죄라 규탄할 기준조차 갖지 못했을 것이다. 국제법 없는 세계는 오직 힘의 논리와 약육강식만이 지배하는 야만의 세계일 뿐이다.
최근의 혼란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법적 금지선과 절차적 정당성을 다시금 분명히 하는 결단이다. 특히 작동 불능에 빠진 유엔 안보리를 대신해서라도 각 국가와 시민사회는 법의 레드 라인을 재확인해야 한다. 민간인 학살 금지, 영토 강제병합 불인정, 주권 존중과 같은 기본 원칙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1945년 유엔 헌장의 약속은 지금 숨이 가쁘고 상처 입었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인류에게 국제법보다 더 나은 언어와 규칙은 아직 없다. 국제법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난폭한 힘이 난무하는 분열된 세계에서 인류의 존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51255
"한 번 허용되면, 다음은 어디인가"[워싱턴 현장] (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2026-01-05 06:00)
미국으로의 마약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삼아
석유인프라 재건으로, 이권 챙기겠다는 뜻도
트럼프 "지상군 파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문가들 "한번 허용되면, 다음은 어디인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유로 미국으로의 마약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세계 1위 원유 보유국의 석유 인프라를 재건해 미국의 이권을 되찾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면서 철지난 제국주의적 행보를 답습한다는 비판에도 직면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인, 재집권 직후 자택인 마러라고에서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에 대한 소유욕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주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번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보면서 미국이 과거 무력 외교 시대로 되돌아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게 됐다.
다시 베네수엘라 얘기로 돌아가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작전이 끝난 후 몇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두로 정권 축출 배경에 '마약 유입 차단'이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불법 독재자 마두로는 치명적인 불법 마약을 미국으로 대량 유입시킨 거대한 범죄 조직의 핵심 인물"이라며 "마두로가 잔혹한 마약 카르텔을 직접 지휘했다"고 말했다. 타국의 정상을 체포하는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마두로 정권의 마약 밀매를 전면에 앞세운 것이다.
기자회견에 자리를 같이 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도 마두로의 역외 송환에 법적 근거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마약 밀매와 관련된 일련의 혐의들로 미국 당국에 의해 기소된 바 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공소장에는 마두로 대통령은 물론 그의 부인과 아들, 베네수엘라 내무장관 디오스다도 카베요 등이 기소 대상에 추가됐다. 이들이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콜롬비아의 옛 반군조직 FARC 및 마약 카르텔과 연계해 수천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반입했다는 게 미국 정부의 주장이다. 이는 마두로 대통령과 가족·측근이 범죄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할 수 있다는 보증수표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베네수엘라를 무기한으로 '운영'하고, 이 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지배를 당연시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일방적으로 미국의 원유, 자산, 플랫폼을 몰수해 팔아넘겨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역사상 가장 큰 재산 절도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으로 손실을 입은 미국 정유사들을 위해 미국이 이권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게 정당하다는 논리인 것이다.
앞서 마두로 정권은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가 해상 선적 나포 등 전방위적으로 베네수엘라를 압박해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꾀하고 천연자원을 약탈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미국이 석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베네수엘라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계획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2차 군사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지상군 파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섣불리 앞날을 예단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두로 축출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지상군을 파병하고, 석유 시추권 등 경제주권을 주무를 경우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는 아직 모른다.
이후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선거가 치러진다고 해도 미국 입맛에 맞는 순종적인 정부가 들어선다는 보장도 없다. '미국은 끝없는 외부 전쟁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내치를 우선해야한다'는 마가(MAGA·트럼프 핵심 지지층) 진영에서도 분열이 생길 수 있다.
한편 마두로 축출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심이 본색을 드러낸 만큼, 향후 그린란드 등에서 비슷한 사례가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지난달 21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에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분쟁 지역에 자신과 가까운 인물들을 특사로 보내왔는데, 이제 인구 6만 명의 그린란드도 졸지에 미국의 특사 파견 지역이 된 셈이다.
랜드리 주지사도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는 노골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특사가 흔한 것도 아닌데, 그린란드 전담 특사가 임명된 것은 그린란드가 미국 최고위급에서 매우 중요한 관심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두로 축출에 대해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미국의 개입은 매우 위험한 선례(dangerous precedent)를 설정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힘이 센 국가가 다른 국가의 정권을 군사력으로 전복하고 통치하겠다고 선언하면, 국제 질서에서 유사 개입 사례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작전을 아예 "미국 외교 정책의 푸틴화"(Putinization of US foreign policy)라고 평가했다. "한 번 허용되면, 다음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5004900071
[美 마두로 축출] 美, 직접통치아닌 압박통한 정책개입 가닥…"함포외교"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2026-01-05 06:37)
루비오 국무 "마약·석유 등 美에 유리한 방향의 정책 변화 원해"
베네수 야권 대신 現정부 상대 기조…석유 '자금줄' 차단이 지렛대
베네수엘라의 국가 운영을 당분간 미국이 하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통치보다는 군사력을 지렛대로 한 정책 개입으로 기우는 양상이다.
직접 통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지상군 등 군사력 투입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정치적 부담도 큰 만큼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이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대화를 먼저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관측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다수 미국 언론과 한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은 당장 베네수엘라에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보다는 현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해 미국의 관심 분야에서 정책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냐'는 질문에 "(국가가 아니라)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베네수엘라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정책 목표는 베네수엘라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에 이로운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의 영향력 행사 차단, 미국으로 마약 밀매 중단, 석유 산업 재편 등을 목표로 거론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런 현안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결되기 전까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봉쇄와 마약 운반선 공격, 제재 위반 선박 나포 등 미국의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BC 인터뷰에서 미군 함대가 카리브해에 계속 남아 베네수엘라 경제가 의존하는 원유 수출을 막고 있는 사실을 거론하고서는 "그 지렛대는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게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장은 베네수엘라 야권의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나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 때 마두로 대통령과 맞붙은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아니라 현 베네수엘라 정부를 상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비롯한 마두로 측 인사들이 요직을 맡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대화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의 요구에 협조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으나,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같은 날 비상 내각회의에서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통치' 관여를 거부할 의사를 드러내 양국이 충돌 양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간주하냐는 질문에 "이건 대통령의 정당성에 대한 게 아니다"라며 미국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베네수엘라를 통제하고 있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강경 발언을 "수사"(rhetoric)로 평가하고서는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발언이 아니라 실제 하는 행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는 베네수엘라에서 언제 선거를 치르냐는 질문에 "이 시점에 너무 이르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와 민주주의도 신경 쓰고 있지만 가장 우선해서 집중하는 현안은 "미국의 안전, 안보, 안녕과 번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쿠바계 미국인인 루비오 장관은 오래전부터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를 주장해왔으며 마두로 대통령 축출과 과도기 정책 수립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자기가 국무장관이자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베네수엘라 정책에 상당히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루비오 장관이 여러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국가 운영' 발언이 일으킨 파장에 대응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 기조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사주간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인데 아마 마두로보다 큰 대가일 것"이라고 말해 전날보다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했으나, 루비오 장관은 현재 베네수엘라 지상에는 미군이 없으며 당장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공개적으로 어떤 선택지를 제외하지 않는 차원이라면서 대통령이 "모든 옵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루비오 장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한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히 설명한 것이며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 베네수엘라의 현 지도부와 "계속해서 외교적으로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포함(砲艦)외교의 명백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포함외교는 강대국이 군사력으로 상대국에 압력을 가하는 외교 정책으로 과거 제국주의 열강이 군함 무력시위로 약소국을 굴복시킨 데 유례를 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5000651071
[美 마두로 축출] 美, 베네수 부통령에 압박 "마두로와 다른 선택하길"(종합)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2026-01-05 07:04)
루비오 美국무, 美에 협조·협력 촉구…"올바른 결정 없으면 다양한 영향 행사"
트럼프 '베네수 운영' 발언에 "美에 유익한 변화 보려는 정책 운용"
"의회 승인 사안 아냐…침공 아닌 40년간 美대통령의 작전과 유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압송 작전 이후 정상 역할을 대행하게 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향해 "마두로가 선택한 것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NBC, CBS, ABC 등 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군과 경찰 조직을 책임질 다른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군의 마두로 전격 체포 작전 이후 베네수엘라 대법원으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을 명령받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이러한 권한을 인정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현재 향후 2∼3주, 2∼3개월 동안 벌어질 일과 어떻게 미국의 국가 이익과 연결 지을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전(마두로 때)보다 더 많은 협조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선 "비록 그에게 매우 관대한 제안을 했음에도 협상이나 합의를 할 수 없었다. 그는 불과 1주일 반 전만 해도 베네수엘라를 떠날 수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피할 기회가 있었다"며 "그는 어리석은 거래를 하도록 바이든 행정부를 속였으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시간을 벌며 자신을 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살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궁극적으로 이 일이 베네수엘라의 사회·정치 전 분야에 걸쳐 역사적인 포괄적 전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더는 마약 밀매가 없어야 하며 이란·헤즈볼라의 존재도 용납할 수 없고, 석유 산업을 이용해 세계의 우리 적들을 부유하게 하는 일은 더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은 다양한 레버리지(영향력·지렛대) 수단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카리브해 군사력 주둔 및 석유 봉쇄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며 과도기에 직접 통치할 가능성을 밝히면서 운영 조체로 자신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등을 거론한 것이나, 추가 공격 및 미군 주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그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 관한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이 지역 정치에 상당히 관여하고 있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국무장관이자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모든 요소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국방부와 법무부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고, 정책 목표는 무엇보다 미국에 유익한 변화를 베네수엘라에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전날 비상 내각회의를 주재하며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 등 언급을 한 데 대해선 "우리는 기자회견 발언만으로 앞으로 행보를 단순히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왜 사람들이 TV에 나와 특정 발언을 하는지에는 여러 다른 이유가 있다. 정권을 차지했던 사람이 수갑을 차고 뉴욕으로 향한지 15시간 혹은 12시간 만에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또 "우리는 그들이 권한대행 기간에 공개적으로 말하는 내용이나 과거 행적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을 촉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선 "베네수엘라에 미군 지상군은 없다. 마두로를 체포하러 갔을 때 약 2시간 동안 지상에 있었을 뿐"이라며 "대통령이 말한 건 매우 단순하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신이 하지 않을 일을 알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모든 선택권을 가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 일정을 묻자 "그런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우리는 선거를 중시하고 민주주의를 중시하지만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건 미국의 안전, 안보, 복지, 그리고 번영"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해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출마했다 현재 스페인으로 망명한 에드문도 곤살레스나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야권 지도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선 훌륭하고 존경한다면서도 "당면한 현실은 안타깝고 슬프게도 대다수 야권 인사가 베네수엘라 내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와 전쟁 중인지를 묻자 "우리는 마약 밀매 조직과 전쟁을 하는 것이지 베네수엘라와 전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제재 대상 유조선 나포에 대해서도 "우리는 법원에서 영장을 받고 선박을 나포한다"며 "미국인과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이익이 될 변화를 볼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의 이유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때문이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 미국에 석유가 풍부하니까"라고 밝힌 뒤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언급하면서 "이곳은 우리가 사는 서반구이다. 우리는 서반구가 미국의 적대국, 경쟁자, 라이벌들의 작전 기지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전을 계기로 미국이 과거 이라크나 리비아 등에서 벌인 정권 교체 실패 사례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베네수엘라는 리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는 전혀 다르다"며 "국민간의 교류를 해왔고, 문화적으로 미국과 유대관계를 맺어왔다"고 반박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체포 작전에 대해 미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의회 승인이 필요한 행동이 아니었다. 몇시간 동안 진행된 매우 정밀한 작전이었다. 정보 유출은 절대 용납될 수 없었다"며 "이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기소된 마약 밀매범을 체포하기 위한 법 집행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이 작전은 지난 40년간 거의 모든 대통령이 수행한 것과 유사했다"며 "차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수행했을 때 모든 민주당원이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쿠바가 미국의 차기 목표냐는 질의엔 답변하지 않은 채 "그런데 마두로를 지원해온 것은 쿠바이다. 마두로의 내부 보안 조직은 완전히 쿠바인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최소 정권 내부에서 (베네수엘라를) 식민지화 한 건 쿠바인들이었다. 마두로를 경호한 것도 베네수엘라인이 아닌 쿠바인들이었다"고 말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234
美, 마두로 체포에 경향신문 “주권 침탈 규탄” 한겨레 “침략범죄 규탄”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2026.01.05 07:39)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트럼프 ‘힘의 정치’ 과시”, 한겨레 “무력침공”
이 대통령 3박4일 방중 일정 시작…‘마두로 체포’ 상황서 中 만남 주목
미국이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기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뉴욕으로 압송했다. 5일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해당 이슈를 1면에 배치하고 ‘불량 초강대국 시대’, ‘힘의 정치 과시’, ‘무력침공’ 등의 제목으로 다뤘다.
이날 조선일보를 제외한 주요 일간지가 모두 이 이슈를 사설에서도 다뤘다. 대부분 마두로가 독재자임에도,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는 미국의 행위에는 우려를 표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3박4일 방중일정을 시작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관련해 한중정상회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주목된다.
다음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에 대한 주요 일간지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트럼프, ‘불량 초강대국 시대’ 열었다>
국민일보 <마두로 잡은 트럼프 본색…“베네수엘라 직접 통치”>
동아일보 <트럼프, 마두로 ‘13년 독재’ 3시간만에 무너뜨렸다>
서울신문 <트럼프, 마두로 축출…“美, 직접 통치”>
세계일보 <마두로 ‘13년 독재’ 140분 만에 무너졌다>
조선일보 <마두로 美 압송, 트럼프 ‘힘의 정치’ 과시>
중앙일보 <마두로 한밤 축출, 거친 ‘돈로주의’가 왔다>
한겨레 <주권국가 무력침공, 대통령 끌고간 미국>
한국일보 <마두로 축출한 트럼프 “베네수엘라 당분간 통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 마두로를 미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작전을 펼쳤다”며 “적절한 시기에 안전한 정권 이양이 가능해질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 압송 사실을 밝힌 뒤 “사회주의 정권에 강탈당한 미국 석유 인프라를 되찾겠다”며 “지상군 투입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국제법 위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긴급회의를 소직해 미국의 군사작전을 논의할 것이라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국제법의 규칙이 존중되지 않는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제목에 마두로 압송에 대해 “트럼프 ‘힘의 정치’ 과시”라 언급하고 “미 정치권에서도 이번 공격이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한동안 적법성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1면은 이를 두고 ‘돈로주의’(트럼프식 먼로주의)라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압송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의) 기원은 먼로 독트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이를 뛰어넘었고, 사람들은 ‘돈로’라고 부른다”고 말한 바 있다. 중앙일보 1면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 선언(Donroe Doctrine)’이 현실화됨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천명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패권 회복’ 의지를 실제 무력 행동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라 전했다. 중앙일보는 돈로 선언에 대해 ‘도널드’와 먼로선언(유럽 내정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대신 유럽의 서반구 간섭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1823년 당시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의 선언)을 합친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국제질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이 중국의 대만 침공이나 다른 강대국의 무력 개입을 정당화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며 “국제법 측면에서는 유엔 헌장 제2조4항이 쟁점이다. 해당 조항은 타국 영토에 대한 무력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자위권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군사개입은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美, 마두로 체포에 경향신문 “주권 침탈 규탄”·한겨레 “침략범죄 규탄”
조선일보를 제외한 주요 일간지 모두가 관련 사설을 실었다. 사설을 통해 미국의 마두로 체포를 ‘규탄’한다고 밝힌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다. 그 외 신문들도 마두로가 독재자이긴하나 미국의 침공은 국제법을 어긴 것이라는 시각을 공통적으로 보였다. 조선일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에 대한 사설을 싣지 않았는데, 조선일보의 5일 사설 주제는 △민주당 공천 돈거래 의혹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 피고인 5명 중 2명에 대해서만 항소 △국민의힘에 보수 인사 조언에 관한 것이었다.
다음은 5일 미국의 마두로 체포에 대한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제국주의식 주권 침탈 규탄한다>
국민일보 <美의 마두로 체포, 국제 질서 지배한 힘의 논리 보여줘>
동아일보 <美, 마두로 축출…더 거칠어진 ‘힘과 국익’의 시대>
서울신문 <‘힘으로 국익’ 적나라하게 드러낸 美 마두로 축출>
세계일보 <美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 ‘힘의 논리’ 정당한가>
중앙일보 <대격변의 서막 베네수엘라 사태…강 건너 불 아니다>
한겨레 <미국 마두로 체포·압송, 불법적 ‘침략범죄’ 규탄한다>
한국일보 <미국의 마두로 전격 체포, 대혼란 직면한 국제질서>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미국이 서반구 지배력 강화와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무력으로 주권국가를 굴복시킨 경악스러운 사태”라며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각자의 세력권에서 지배력 강화를 노골화하는 ‘불량 초강대국 시대’의 서막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미국의 침공은 국제분쟁을 ‘국제평화와 안전·정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고 ‘무력 위협이나 행사를 삼간다’고 규정한 유엔 헌장(2조 3·4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며 “물론 마두로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점이 ‘자결 원칙 존중에 기초’(1조 2항)하도록 합의한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군사적 공격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한겨레 역시 이날 사설에서 “미국은 마약 밀매와 테러 조직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베네수엘라의 영토와 주권을 침탈한 명백한 침략범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며 “이번 침공은 다른 국가에 대한 무력행사 금지와 주권 존중을 명시한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 전했다.
다른 일간지 사설에서도 미국의 행위가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는 의견이 공통되게 나왔다. 국민일보 역시 경향신문 사설과 마찬가지로 “명분이 아무리 옳다 해도 한 나라를 침공해 주권국가 수장을 무력으로 체포한 것은 명백한 유엔헌장 위배”라 짚었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에서 “미국이 2020년 기소한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 밀매 의혹과 부정선거 및 반대파 탄압 등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한 나라 정상을 마약 범죄자 다루듯이 군대를 투입해 체포한 미국의 작전에 국제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마두로를 미국 법정에 세우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조치는 국제법을 무시한 ‘힘의 논리’의 관철이라는 측면에서 정당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평화 안전판인 국제법은 준수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범죄자이자 독재자에 대한 체포 작전이라 하더라도 주권을 상징하는 국가원수를 무력 공격으로 강제 제거한 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 충분하다”며 5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는 유엔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법 위반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해당 행위에 대한 판단보다 “안보와 통상 등 모든 면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일 수 없다”며 “당장은 미·중 대립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으로 사설을 썼다.
이 대통령 3박4일 방중 일정 시작…‘마두로 체포’ 상황서 中 만남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3박4일의 방중 기간 중 이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의 권력서열 1~3위를 모두 만난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美中 갈등 고조속…李대통령 방중 일정 시작>에서 “이 대통령의 방중 직전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했다. 중국은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고, 시 주석이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비난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 외교부는 미국을 언급하지 않은 채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상황이 안정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마두로 체포 사설에서도 이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 <‘힘으로 국익’ 적나라하게 드러낸 美 마두로 축출>에서 이 대통령의 방중일정을 언급하며 “당장 미중 양국의 아킬레스건인 대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부터 깊이 고심해야 한다. 오늘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라 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은 중국의 대만 군사작전에 대한 오판 가능성을 키울 수도 있다. 마침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올라 오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5055800009
[美 마두로 축출] "초강대국이 불량국가"…영미권 매체들 비판 사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2026-01-05 10:41)
가디언 "유럽 반응 놀랍게 소극적…트럼프 분노 겁낸다"
BBC, 중·러 '외국침공 정당화' 선례 삼아 따를까 우려
NYT, 포함외교 구태 지적…WSJ은 법·윤리 비판 자제한 현실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붙잡아 미국으로 압송한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영미권 언론매체들은 사설과 칼럼 등에서 대체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의 마두로 생포에 대한 가디언의 견해: 트럼프가 세계 유일 초강대국을 불량국가로 만들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을 세계의 "경찰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불량 국가"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이 무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최소한의 대가만 치르고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문제를 마두로 축출 명분으로 대고 있으나 아무도 이를 믿지 않는다며, 석유의 유혹, 마초스러운 힘의 과시, 그리고 국내 인기가 하락하는 와중에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본인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전 세계적 반응, 특히 유럽의 반응은 명예스러운 일부 예외는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죄악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강력한 반응은 환영할 만했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유엔이 갈수록 현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조직이 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의 4년 임기 중 1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경을 비롯한 이들은 지금 침묵을 지키면 후회할 수도 있다. 다음에 어떤 일, 혹은 어떤 인물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의 무모한 베네수엘라 개입"이라는 제목으로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을 실었다. FT는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들어가서"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을 인수토록 하겠다고 말한 것은 트럼프 집권 하에서 미국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신경하고 이기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준다고 사설에서 평가했다.
FT는 미국이 1945년 이래 통용돼 온 국제법의 까다로운 세부사항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며 서반구에서는 마음대로 개입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트럼프가 국내외에 보냈다고 분석했다.
제러미 보언 BBC 국제부장은 "보언(의 견해): 트럼프의 행동은 지구 전체에 걸쳐 권위주의적 강대국들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군사작전은 1단계에 불과하다"며 "성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정치적 후속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작전이 베네수엘라 국경을 훨씬 넘어 지속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 희망' 발언 후 그린란드와 덴마크가 느끼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언 부장은 대만을 노리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략중인 러시아가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조치를 선례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한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규칙을 만들며, 자신의 지휘 아래 미국에 이런 규칙이 적용된다고 해서 다른 이들 역시 동일한 특권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힘의 세계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자인 라한 메논 미국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는 가디언에 실은 칼럼에서 베네수엘라에 마약조직과 권위주의 통치 등 많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트럼프의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트럼프의 주장들에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납치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됐고 이번 성공에 도취한 트럼프가 현재 전국적 소요가 일어나고 있는 이란에도 개입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두 가지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꼽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생어와 타일러 페이저가 집필한 분석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운영' 선언은 미국이 인구가 약 3천만명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지배권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이 "위험한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 영토와 자원을 강탈하던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 시대로 되돌려 놓았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미국이 20세기에 카리브해와 중미의 작은 나라들에 군사적으로 개입했던 때가 많지만 베네수엘라의 국토 넓이는 이라크의 갑절이며 그만큼 까다로운 점도 많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운영'에 대해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그의 행동에 대한 직접적 윤리적·법적 비판은 하지 않았다. WSJ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운영을 담당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그 탓에 베네수엘라 정권을 설득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정책에서 현실주의(법이나 도덕보다 국익을 위한 힘의 논리가 국제사회의 작동 원리라는 시각)를 말하고 있으나 만약 마두로 2.0이 6개월간 (미국에) 반항하며 권력을 유지한다면 그의 부하들에 의존한다는 도박은 별로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5055451071
트럼프 "우리가 베네수 맡고 있다…처신 잘못하면 2차 공격"(종합)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2026-01-05 11:38)
"베네수 선거前 국가재건이 먼저…현지 美대사관 재개관 생각중"
콜롬비아 상대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쿠바는 그냥 둬도 무너질것"
"우크라 푸틴 관저 공격설 믿지 않아"·"이란이 반정부 시위대 죽이면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 인사들이 이끄는 현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 협조하고 있으며, 지금은 대선을 통한 새 정부 출범보다 베네수엘라의 기반 시설 재건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작년 연말부터 체류해온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베네수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있냐는 질문에 "내가 답하겠지만 매우 논란이 커질 것"이라면서 "우리가 담당하고 있다"(We are in charge)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대화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그녀가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대사관을 다시 열겠냐는 질문에는 "생각하고 있다. 그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단기에 치르라고 요구하겠냐는 질문에 "베네수엘라는 죽은 나라"라면서 석유회사들의 투자 등을 통해 나라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제 선거를 치를 수 있냐는 질문에 "나라가 엉망"이라면서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선거를 치르겠지만 망가진 나라를 복구하는 게 주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납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나쁜 용어가 아니다"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에게 야권 인사 귀국과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거기까지 나아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석유와 베네수엘라 재건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석유 자원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모든 것을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약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마두로 대통령과 관련해 어떤 결론(endgame)을 구상하냐는 질문에는 "엔드게임이란 없다. 묵묵히 재판을 진행할 뿐"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과거에 전임 행정부가 중동에서 시도한 정권교체와 국가건설을 비판했다는 지적에 "그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였다"면서 "이건 베네수엘라다. 우리 지역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영구적인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답하겠냐는 질문에 "나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들은 '이걸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약 문제가 있는 중남미의 다른 국가 콜롬비아를 상대로도 군사 작전을 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콜롬비아도 아주 병든 나라다.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가 이끌고 있는데 그는 아주 오래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에서도 작전을 할 거냐는 질문에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쿠바에 대해서는 베네수엘라가 지원하던 자금이 끊겼다면서 "난 쿠바가 그냥 무너질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멕시코가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마약이 멕시코를 통해 쏟아지고 있으며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을 "휼륭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불행하게도 멕시코에서 카르텔은 매우 강하다"라고 말했다.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한 행동도 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피하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중국 및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난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관세의 힘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우리를 상대로 다른 힘들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러시아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공습이 일어났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꽤 가까운 데서 무슨 일이 일어났지만 이것(관저 공습)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는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 그들이 과거에 했듯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다면 미국으로부터 매우 강력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38078.html
미국, 베네수엘라 직접통치 아닌 ‘정책 개입’ 가닥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2026-01-05 14:41)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 특수작전으로 미국으로 압송된 지 하루가 지나면서,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의 의미가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거나 즉각적인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추진하기보다는, 마두로 체제의 잔존 세력을 활용해 정책 방향을 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해상 봉쇄와 군사적 위협을 지렛대로 삼아 이들을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는 대리 세력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각) 시엔엔(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만 제거한 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잠정 지도자로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후 해상 봉쇄를 통한 석유 수출 차단과 추가 군사 작전 가능성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새 체제가 미국의 요구를 따르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에이비시(ABC)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운영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영토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이라며 “이를 위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시사주간지 애틀랜틱과 전화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향해 공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사·경제적 압박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책 결정을 좌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이 같은 접근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복원과는 거리가 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15~16년간 이어진 차베스식 체제에서 마두로가 체포된 지 24시간 만에 선거를 열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조기 대선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미국의 목표는 철저히 자국 국익에 맞춰져 있다. 루비오 장관은 “마약 밀매와 갱단 유입이 중단되길 바라며, 이란과 쿠바의 영향력이 사라지길 원한다”며 “석유 산업 역시 적대국이 아닌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비상 내각회의에서 “베네수엘라는 누구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미국은 이를 국내 정치용 수사로 보고 실제 행동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에드문도 곤살레스나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사실상 배제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들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마두로 체제의 잔존 권력층과 군·치안 기구의 반발을 촉발해 통제 불가능한 혼란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만 제거한 채,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과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등 핵심 인사들에게는 손을 대지 않은 것은 정권의 급격한 붕괴를 피하고 기존 권력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압박과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관리 가능한 통치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야권보다는 통제 가능한 잔존 세력을 활용하는 쪽이 미국의 정책 목표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엔비시 인터뷰에서 “미국은 민주주의를 중시하지만, 우리가 가장 우선하는 것은 미국의 안전과 안보, 그리고 번영”이라고 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6010517130209524
트럼프의 마두로 축출, '석유' 통제해 中 견제할 목적…'민주주의 수호' 허울조차 없어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6.01.05. 22:06:03)
美, 마두로 정권 아닌 '개인' 축출에 초점 맞추고 야권은 배제…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미국과 협력 의사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맡고 있다"고 재차 발언하며 미국이 베네수엘라 통치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독재 청산을 명분으로 미국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즉각적 선거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며 베네수엘라 민주주의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마두로 정권 부통령에게 권력을 남겨 두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포함해 베네수엘라 야권과의 협력엔 거리를 두는 모순되는 태도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이 국제법적 문제를 야기한 이번 군사 작전에서 최소한의 명분도 없이 석유 산업 등 경제적 이익과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패권만 강조하는 모습이 우려를 키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베네수엘라를 누가 맡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가 맡고 있다(we're in charge)"고 답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뒤 3일 기자회견에서 새 지도부로 정권 이양이 있을 때까지 "우리가 그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이은 것이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제대로 처신하지 않으면 2차 공습을 가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위협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대통령 발언이 "정책 운영"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직접 통치 가능성에 선을 그으려 했다. 루비오 장관은 4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현재 베네수엘라와 전쟁 중이냐는 질문을 받고 "전쟁은 없다. 우린 마약 밀매 조직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 베네수엘라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를 누가 "운영(run)"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고 사람들이 그 단어에 "집착"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국가) 통치(running)가 아니라 정책을 운영(running policy)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린 베네수엘라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그것이 베네수엘라 국민에 좋을 뿐 아니라 우리 국가 이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미 CBS 방송에서도 베네수엘라 '운영'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봉쇄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말할 때 가리키는 통제 방식"이라고 말을 돌리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러나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점령할 계획이 전혀 없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대통령은 모든 사안에 대해 항상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답해 이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마두로 생포 관련 국제사회의 폭넓은 비판에도 프랑스, 우크라이나 등 일부 국가들은 독재 축출을 명분으로 미국을 지지했지만 정작 미국은 석유 산업과 서반구 패권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확립에 대해선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이번 축출은 현재까진 마두로 '정권'이 아닌 '개인'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부정선거 의혹을 들며 마두로 정권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아 왔지만, 마두로 생포 뒤 현 정부 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를 협력 상대로 지목했다.
마두로를 지지하고 미국을 규탄했던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4일 입장을 바꿔 미국과의 협력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서 "세계, 그리고 미국을 향한" 성명을 발표하며 "우린 국제법 틀 안에서 공동 발전을 향한 협력 의제에 미국을 초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국민, 그리고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취재진에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미국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마두로보다 더 나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술관료 성향의 로드리게스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잘 관리해 트럼프 당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이미 몇 주 전 마두로를 대체할 인물로 낙점됐다고 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로드리게스가 이 나라(베네수엘라) 문제의 영구적 해결책이라고 보는 건 아니지만, 그(마두로)보다 훨씬 더 전문적 수준에서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신문에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반면 베네수엘라 야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야권은 지난 2024년 대선을 부정선거로 보고 승리를 주장했고 미국도 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마두로 정권의 정통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야권 지도자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마차도가 지도자가 되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의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스페인으로 망명한 곤잘레스는 4일 소셜미디어에서 영상성명을 통해 자신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루비오 장관도 4일 NBC에서 마차도와 협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린 즉각적 현실을 다루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베네수엘라엔 거대 다수 야당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즉각적 선거에 대해서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전용기에서 베네수엘라에 이른 시일 내 선거를 치를 것을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글쎄, 상황에 달렸다"며 "우선 문제를 해결하고 준비되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나라가 엉망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 들어가 "기반시설을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도 같은 날 CBS에 즉각적 선거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전환에 대한 합의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며 "니콜라스 마두로가 체포된 뒤 24시간 밖에 안 됐는데 모두가 왜 내일 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냐고 묻고 있다. 터무니없다. 이런 일은 시간이 걸린다. 절차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마두로 축출 관련 민주주의보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에 치중해 설명 중이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지은 석유 산업 시설을 "그들(베네수엘라)이 가져갔다"고 강조하며 대형 석유사 진출 및 효율적 석유 생산 필요성을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고 미국 기업 자산을 몰수했다.
루비오 장관은 CBS에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봉쇄 관련 "석유에서 나오는 돈이 국민들에 돌아가지 않고 꼭대기에 앉은 사람들에게 강탈되고 있다"며 나포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장악을 통한 중국 견제 및 서반구 패권 확립 목표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4일 NBC에 "미국엔 석유가 충분하다"며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미국의 적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중국이, 러시아가, 이란이 그들(베네수엘라)의 석유를 필요로 하나? 그 나라들은 이 대륙에 있지도 않다"며 "여긴 서반구다. 우리가 사는 곳이고 우린 서반구가 미국의 적과 경쟁자들의 작전 기지가 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다만 CBS의 석유 산업 장악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 우린 마약 밀매범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브라질 대통령 외교정책 수석 고문 셀소 아모림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가장 심각한 건 이러한 개입주의로의 회귀가 위장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들어갔다'는 식의 변명조차 없다. 명백한 경제적 목적 뿐"이라고 말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6004651087
[美 마두로 축출] 베네수 부통령, 임시대통령 취임…"고통스럽다"(종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2026-01-06 05:48)
로드리게스, '친오빠' 국회의장 앞에서 선서…마두로에 여전히 "대통령"
베네수엘라 정부, 미군 공격 지지자 단속 개시…"美, 베네수엘라 대사관 재개 준비"
델시 로드리게스(56)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63) 대통령 부재에 따른 통치권 수행을 위해 5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임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 뒤 "저는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겪은 고통에 대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마약 테러 공모 등 혐의 피고인으로 미국 뉴욕 법정에 선 마두로를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저는 미국에 인질로 잡힌 두 영웅,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피랍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부통령으로서 핵심 부처인 석유장관을 겸임하면서 경제 운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베네수엘라 좌파 거두인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 때 정계에 발을 들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로드리게스를 부통령으로 임명하면서 "젊고 용감하며 노련한, 순교자의 딸이자 혁명가로서 수천 번의 전투를 겪어낸 인물"이라고 소개한 적 있다. 로드리게스 부친은 베네수엘라 좌익 게릴라 운동 지도자 중 한 명이었던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1942∼1976)다.
미군 작전 수행일인 지난 3일 저항 의지를 피력했던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튿날인 4일엔 매우 완곡한 어조로 "우리나라가 존중과 국제 공조의 환경 속에서 외부 위협 없이 살기를 갈망한다"면서 미국과의 협조 의지를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으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에 대한 법적 효력을 확인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60) 국회의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2026∼2027년 입법부 수장으로 재선출됐다.
2031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의원들의 취임 선서식이 함께 진행된 본회의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국회의원인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35)는 로드리게스에 대해 "주어진 매우 어려운 임무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라며 눈물을 참으며 말했으며, "국가 원수의 납치를 정상화한다면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은 또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붙잡아 가는 것을 목표로 수행된 미군 공격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이는 이들을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5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비상선포문을 관보에 게시했다. 해당 문서의 '존재'는 지난 3일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에 의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처 배경으로 "미국의 군사 행동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하면서 "미국 정부가 우리 영토를 대상으로 전개한 행위는, 침략을 격퇴하고,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며, 공화국의 신성한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방어 조치의 시급한 채택을 불가피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군과 민병대 총동원령, 공공 서비스 인프라 및 석유산업 군사화, 국경 지대 병력 증강 및 순찰 강화 등이 명시됐다. 이와 관련한 예산 편성도 포함했다. 또 국내 이동 제한, 집회 및 시위 권리 정지도 포함됐고, 필요한 경우에 재산 압류 등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여기에 더해 미국의 무장 공격을 지지·조장하거나 지원한 모든 이들에 대해 즉각적인 수색과 체포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 비상선포는 90일간 이어지며, 추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문서에 나타났다. 관련 문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일찌감치 해당 문서에 서명해 둔 것일 개연성이 거론된다.
지난 3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생포'를 강하게 성토하면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선포문을 직접 손에 든 채 국가 방어권 사수를 역설했다. 로드리게스로서는 비상선포 지휘 및 시행의 법적 근거가 마두로 대통령 권한 하에서 나왔음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 운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개 결정을 내릴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카스에 있는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관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다. 2019년 트럼프 1기 정부 때 양국 관계 악화 속에 외교관들이 모두 철수했으며, 최근까지 시설 보안과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소수의 직원이 근무했다고 한다.
https://www.newscham.net/articles/115089
미국이라는 불량 국가 (참세상,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 2026.01.06 09:58, [번역] 이꽃맘)
국내외에서 법치가 철저히 파괴되면서 미국은 불량 국가로 굳어지고 있다.
미국의 지배계급은 사실에 기반한 세계와 단절된 채 어리석음과 탐욕, 오만에 눈이 멀어, 국내에서는 독재를 막아온 내부적 장치를 스스로 불태웠고, 국외에서는 식민주의와 무력 과시 외교가 난무하는 무법 세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외부적 장치들을 파괴했다.
미국의 민주적 제도는 사실상 사망 상태다. 이 제도들은 갱스터 계급의 지배를 제어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로비스트들로 잠식된 의회는 무용한 부속물로 전락했다. 의회는 오래전에 전쟁을 선포하고 법률을 제정할 헌법적 권한을 포함한 자신의 권한을 포기했다. 지난해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서명하도록 보낸 법안은 고작 38건에 불과했다. 그 대부분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규제를 되돌리는 ‘불승인’ 결의안이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을 통해 제국적 칙령 방식으로 통치한다. 제프 베이조스에서 래리 엘리슨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과두 재벌들이 소유한 언론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학살, 이란·예멘·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 억만장자 계급의 약탈을 포함한 국가 범죄의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다. 돈으로 포화한 선거는 희극에 불과하다. 조약과 협정을 협상하고, 전쟁을 예방하며, 동맹을 구축해야 할 외교 관료 조직은 해체되었다. 법원은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시카고에 대한 주방위군 배치를 막은 일부 용기 있는 판사들의 판결에도 기업 권력의 하수인이 되었고, 법무부는 트럼프의 정치적 적들을 침묵시키는 것을 주된 기능으로 삼고 있다.
기업에 예속된 민주당은 명목상의 야당이지만, 우리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대중적 대규모 운동과 파업을 차단하고 있다. 부패하고 경멸받는 당 지도부가 쓸려나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뉴욕시 시장 조란 맘다니를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임에도 마치 나병 환자처럼 취급한다. 지위와 특권을 내려놓느니 차라리 배 전체가 침몰하도록 내버려 두겠다는 태도다.
독재는 단선적이다. 정치는 가장 단순한 형태로 축소된다. 내가 말하는 대로 하라, 그렇지 않으면 파괴하겠다.
미묘함과 복잡성, 타협은 물론 공감과 이해조차도, 갱스터들, 즉 갱스터 수장을 포함한 이들의 극히 협소한 감정적 수용 범위를 벗어난다.
독재는 깡패들의 낙원이다.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 백악관에 이르기까지의 갱스터들은 자국을 갉아먹고 다른 나라의 천연자원을 약탈한다.
독재는 사회 질서를 전도시킨다. 정직, 성실한 노동, 연민, 연대, 자기희생은 부정적인 자질이 된다. 이런 자질을 구현하는 이들은 주변화되고 박해받는다. 반면 냉혹하고, 부패하고, 거짓말을 일삼고, 잔인하며, 평범한 자들이 번성한다.
독재는 국내외의 희생자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깡패들을 동원한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깡패들, 델타 포스와 네이비 실,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중앙정보국(CIA) 팀들, 이라크인이나 아프가니스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듯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죽음의 분대들이다.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의 깡패들, 수갑이 채워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뉴욕에서 호송하는 모습으로 목격된 그들, 국토안보부(DHS)와 각지의 경찰 조직들이다.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진지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는가. 실제로 작동하는 민주적 제도가 하나라도 있는가. 국가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는 존재하는가. 복면을 쓴 폭력배들이 합법적 거주자들을 거리에서 납치하고, 실체도 없는 ‘급진 좌파’라는 유령이 반대 의견을 범죄화하는 구실로 동원되며, 미국 최고 법원이 트럼프에게 왕과 같은 권력과 면책을 부여하는 이 나라에서, 국내에서 법치를 집행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는가. 다가오는 생태계 파괴, 즉 인류 존재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협에 맞서야 할 환경 기관과 법률들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공공선을 향한 어떤 고려가 남아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미국이 인권과 민주주의, 규칙 기반 질서, ‘서구 문명’의 미덕을 수호하고 있다는 주장을 누가 할 수 있는가.
지배하는 갱스터들은 쇠퇴를 가속할 것이다. 그들은 몰락의 길에서 가능한 한 빠르게, 가능한 한 많이 훔칠 것이다. 트럼프 일가는 2024년 재선 이후 현금과 선물로 18억 달러 이상을 챙겼다. 그들은 법치를 조롱하면서, 동시에 그 장악력을 더욱 죄어 왔다. 포위망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대학 캠퍼스와 전파에서 표현의 자유는 사라졌다.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사람들은 해고되거나 추방된다. 언론인들은 중상모략을 당하고 검열된다. 팔란티어의 지원을 받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은 4년간 1,700억 달러의 예산을 바탕으로 경찰국가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ICE 요원 수는 120퍼센트나 늘어났다. 전국적인 구금 시설 네트워크가 건설되고 있다. 이는 미등록 이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를 위한 것이다. 제국의 문밖에 있는 사람들의 처지는 더 나아지지 않는다. 전쟁 기계에 1조 달러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베네수엘라로 시선을 돌린다. 시리아 플로레스와 함께 한 국가의 수장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채 납치되어 뉴욕으로 끌려왔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선전포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과 예멘을 폭격할 때도 선전포고는 없었다. 카라카스의 군사 시설 폭격과 국가 원수 납치에 대해 의회는 승인하지 않았다. 의회는 아예 통보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범죄를 마약 단속으로 포장했다. 그 과정에서 80명이 목숨을 잃었다. 더욱 기괴하게도, 이를 미국 총기법 위반 사건으로 꾸몄다.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공모”라는 혐의였다. 이 혐의는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이스라엘의 ‘자위권’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만큼이나 터무니없다.
만약 이것이 정말로 마약 문제였다면, 미국 내에 400톤이 넘는 코카인을 유통한 공모 혐의로 45년형을 선고받았던 전 온두라스 대통령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가 지난달 트럼프에 의해 사면될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 유죄 판결은 마두로에 씌워진 혐의보다 훨씬 강력한 증거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러나 마약은 구실일 뿐이다.
성공에 도취한 트럼프와 그의 관리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란, 쿠바, 그린란드, 그리고 어쩌면 콜롬비아, 멕시코, 캐나다에 관한 이야기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절대 권력과 국외에서의 절대 권력은 함께 팽창한다. 그것은 매번의 불법 행위를 먹이 삼아 성장한다. 그것은 전체주의와 재앙적인 군사 모험으로 눈덩이처럼 커진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을 즈음이면 이미 늦는다.
누가 베네수엘라를 지배할 것인가. 누가 가자를 지배할 것인가. 그것이 중요한가.
워싱턴의 거대한 몰록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국가와 민중은 폭격당한다. 이것은 정당한 통치를 수립하는 문제가 아니다. 공정한 선거의 문제가 아니다. 죽음과 파괴의 위협을 통해 완전한 복종을 강요하는 문제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에게 경고하면서 이를 분명히 했다. “그가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마두로의 납치는 마약이나 기관총 소지 때문이 아니었다. 이것은 석유에 관한 이야기다. 트럼프가 말했듯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가장 큰 미국 석유 회사들을 투입할 것이다.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망가진 석유 기반 시설을 복구하고, 국가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다.” 트럼프는 토요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전쟁과 점령으로 100만 명이 목숨을 잃은 이라크인들은 그 다음에 무엇이 오는지 잘 알고 있다. 사담 후세인 시절 현대적이고 효율적이었던 기반 시설은 파괴되었다. 나는 후세인 통치하의 이라크에서 직접 취재했기에 이 사실을 증언할 수 있다. 미국이 설치한 이라크의 꼭두각시 정권은 통치에는 관심이 없었고, 약 1,500억 달러의 석유 수익을 훔쳤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결국 미국은 이라크에서 쫓겨났지만, 이라크의 석유 수익은 여전히 뉴욕 연방준비은행으로 흘러들어 간다. 바그다드 정부는 이란과 동맹 관계에 있으며, 군대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포함된 인민동원군이 있다. 이라크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 아랍에미리트, 인도, 튀르키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참사는 미국 국민에게 4조에서 6조 달러의 비용을 떠안겼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실패였다. 그러나 이 재앙을 설계한 사람들 가운데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정권 교체’의 표적이 된 나라들은 붕괴했다. 아이티가 그 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는 1991년과 2004년에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를 전복시켰고, 그 결과 사회와 정부는 붕괴했고 갱단 전쟁과 빈곤이 심화했다. 2009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쿠데타로 마누엘 셀라야가 축출된 온두라스도 마찬가지다. 사면된 에르난데스는 2014년 대통령이 되어 온두라스를 마약 국가로 만들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꼭두각시였던 하미드 카르자이 역시 세계 헤로인의 90퍼센트 생산을 감독했다. 리비아도 있다. 2011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나토가 무아마르 카다피를 전복한 이후, 리비아는 경쟁하는 군벌과 민병대가 지배하는 조각난 영토로 전락했다.
미국의 ‘정권 교체’ 시도는 코소보, 시리아, 우크라이나, 예멘을 포함해 끝없이 이어진다. 모두 제국적 과잉 팽창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모두가 우리가 향하고 있는 미래를 예고한다.
미국은 1998년 우고 차베스의 당선 이후 줄곧 베네수엘라를 표적으로 삼아왔다. 2002년에는 실패한 쿠데타를 지원했다. 20년에 걸쳐 혹독한 제재를 가했다. 선출된 적도 없는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추켜세우려 했다. 이것이 실패하자, 트럼프가 반대파 인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내팽개친 것처럼, 과이도도 무자비하게 버렸다. 2020년에는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용병들을 동원해 대중 봉기를 유도하려는 희극 같은 시도를 벌였다.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마두로 납치는 또 하나의 실패를 예고한다. 트럼프와 그의 졸개들은 이전 행정부 관리들보다 더 유능하지도 않고, 아마 더 무능할 것이다.
쇠락하는 제국은 상처 입은 짐승처럼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재앙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오만과 무능에 사로잡혀, 법치를 불태우고 무차별적인 산업적 폭력이 잃어버린 패권을 되찾아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투사할 수는 있지만, 초기의 성공은 필연적으로 자기 파괴적이고 값비싼 수렁으로 이어진다.
비극은 미국 제국이 죽어가고 있다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함께 끌어내리고 있다는 데 있다.
[출처] America the Rogue State
https://www.newscham.net/articles/115090
베네수엘라와 석유 (참세상,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 2026.01.06 10:08, [번역] 이꽃맘)
미국 군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지 몇 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매우 큰 석유 기업들이 들어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심각하게 망가진 기반 시설을 복구한 뒤, 국가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번 공격과 마두로 납치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는 데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석유를 “우리의 석유”라고 표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에너지 연구기관 에너지 인스티튜트(Energy Institute)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석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매장량에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여전히 잠재력에 크게 못 미친다. 한때 1970년대에 하루 350만 배럴, 전 세계 생산량의 7%가 넘는 수준까지 정점을 찍었던 생산량은 2010년대에 하루 200만 배럴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평균 하루 110만 배럴에 그쳤다.
미국은 2000년대 이른바 셰일 혁명 덕분에 현재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세계는 점점 석유 과잉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공급이 수요 증가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 증가가 둔화는 이유는 주요 경제권 대부분에서 경제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에너지 생산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졌을 당시, 기준유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60달러로 5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었다.
트럼프는 세계 주요 석유 기업들에 자신이 이제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들이 투자에 나서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석유 기업들은 그렇게 확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 셰브론 임원인 알리 모시리(Ali Moshiri)는 베네수엘라의 여러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도박에 가깝다. 이미 미국 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시추와 생산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셰브론 같은 기업조차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을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 석유 산업의 시추 기반 시설은 심각하게 노후화되어 있고, 생산되는 원유는 ‘중질유’이기 때문이다. 이 초중질유를 채굴하려면 비교적 수명이 짧은 유정을 다수 시추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 셰일 오일 생산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후 이 점성이 높은 원유를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하고 수출·정제할 수 있도록, 더 가벼운 원유나 나프타와 혼합해야 한다. 중질유 생산에는 증기 주입이나 경질유와의 혼합처럼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한 고급 기술도 필요하다. 게다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대부분 오리노코 벨트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지역은 국토 동부에 있는 광대한 오지로 약 5만 5천 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이미 석유 공급 과잉은 추가 탐사와 채굴의 수익성을 잠식하고 있다. 미국 셰일 산업은 2010년대에 누적 손실이 거의 5천억 달러에 달했다. 모든 것은 ‘손익분기 가격’에 달려 있는데, 미국 셰일 오일의 평균 손익분기 가격은 배럴당 약 60달러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 석유 공급이 수요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석유 공급이 2025년에 하루 300만 배럴, 2026년에 추가로 하루 24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수요 증가는 2025년에 하루 83만 배럴, 2026년에 하루 86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호르헤 레온(Jorge Le?n)은 생산량을 2030년대 초까지 하루 200만 배럴로 거의 두 배 늘리려면 1,15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는데, 이는 엑손모빌과 셰브론의 지난해 자본 지출을 합친 금액의 약 세 배에 해당한다. 이런 세계적 수급 상황에서, 그것도 기준유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중질유로 엑손과 셰브론이 과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에 나선 배경에는 석유 말고도 다른 요인들이 있다.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1820년대의 먼로 독트린이 한층 강화된 형태로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당시 먼로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라틴아메리카에 개입하거나 지배하려 해서는 안 되며, 이 지역은 이제 미국의 ‘영향권’이라고 선언했다. 오늘날 트럼프 체제하에서는 세계화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로 대체되었고, 그 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미국 제국주의의 확고한 뒷마당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어떤 국가도 미국의 정책과 이익에 저항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미국 자원을 특권적으로 이용하고 경쟁자들에게는 이를 차단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 커져온 중국의 영향력과 투자는 차단되어야 한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이 하루 1,13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그중 30만 배럴에 불과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석유 시추 산업에서 일정한 발판을 확보하고 있었다.
나는 2024년 마두로의 논란 많은 재선 당시에도 지적했듯이, 베네수엘라 자본주의는 에너지 부문의 수익성과 긴밀히 결합해 있었고, 이 부문은 2010년 이후 유가 폭락과 미국의 제재로 인해 사실상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다.
차베스 집권기인 2000년대에 노동계급이 누렸던 성과는 유가가 정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후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 이는 차베스의 사망 시기와 거의 겹쳤다. 초인플레이션이 생활 수준을 파괴하면서 마두로 정부는 노동계급 지지층을 잃었다. 그 결과 마두로 정부는 점점 노동계급의 지지가 아니라, 특별한 특권을 누리던 군부에 의존하게 되었다. 군부는 군 기지 내 전용 시장 등에서 물자를 구매할 수 있었고, 대출과 자동차·아파트 구매에서 특혜를 받았으며, 상당한 임금 인상도 누렸다. 또한 환율 통제와 보조금을 악용해, 예컨대 인접 국가에서 값싸게 구입한 휘발유를 막대한 이익을 남기며 되팔았다.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모든 것이 유가에 달려 있었다는 점이다. 비석유 부문은 거의 발전하지 않았거나 전혀 발전하지 않았고, 그마저도 민간 기업들의 손에 있었다. 국가가 통제하는 독립적인 투자 계획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와 정부를 끊임없이 흔드는 전복 시도가 더해지면서, 차비스타 혁명의 운명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이는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주는 교훈이다. 1980년대 이후 이 지역에서 진행된 탈산업화와 원자재 수출 의존의 심화는 농산물, 금속, 석유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상품 시장의 등락에 모든 경제를 종속시켰다. 미국 제국주의의 그늘 아래서 국내 자본과 경제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어떤 독자적인 경제 정책도 추진하기가 불가능하다.
[출처] Venezuela and oil
https://thenextrecession.wordpress.com/2026/01/05/venezuela-and-oil/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106_0003466328
"美, 베네수에 3대 요구사항 전달…적국에 석유 판매 중단 등"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2026.01.06 11:47:41)
폴리티코 "최소 세 가지 요구…이란·쿠바 요원 추방도"
"자유선거 실시해 퇴진 요구도…시점은 안 정해둬"
로드리게스 권한대행 공식 취임…"美에 협조하겠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3대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이행하지 않으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유사한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 시간) 폴리티코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이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에 최소 세 가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3가지 요구 사항은 마약 유통 단속, 이란·쿠바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나 네트워크 소속 요원 추방, 미국 적국에 대한 원유 판매 중단이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종국엔 자유선거를 용이하게 하고 퇴진할 것을 기대한다는 뜻도 전달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마두로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다만 기한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며, 당장 선거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 3일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향후 계획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할 것"이라고 했는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하루 만인 4일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하는 건 아니며 "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선 그었다.
폴리티코는 향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전략의 핵심은 로드리게스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마두로의 오랜 동맹이자 강성 사회주의 신념을 가진 인물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럼에도 미국의 요구를 따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팀은 로드리게스가 짧은 목줄에 묶여 있으며, 그를 처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원하는 방향으로 마음대로 휘둘러도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에어포스원에서 "제멋대로 굴면 두 번째 공격을 가할 것"이라며,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을 향해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은 '당근'과 '채찍'을 통해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의 협력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소식통들은 여기에 제재 완화와 카타르, 튀르키예 등 소재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의 금융 자산 접근 권한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현 행정부의 초점은 미국 이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가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에 따르면 '미국 이익'은 "서반구에서 베네수엘라가 더 이상 이란, 헤즈볼라를 비롯한 적대 세력의 교차로 역할을 하지 않고 (미국에) 마약 조직과 운반선을 보내지 않으며 마약 밀매 천국이 되지 못하도록 조건을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이날 공식 취임했다. 마두로 체포 직후 "즉시 송환하라"며 강경 발언을 냈지만, 하루 만인 지난 4일 미국에 협조하겠다며 태도를 전환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38317.html
혼돈의 베네수엘라…“시민 폰 뒤지는 민병대, 언론인 구금까지” (한겨레, 윤연정 김지은 기자, 2026-01-06 17:39)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취임
미국에 “협력할 의제 함께 추진하자”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판이 시작된 날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시민사회와 언론을 겨냥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에 인질로 잡힌 우리의 영웅들 때문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언급했다. 그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고 주권적인 국가로서 정당한 지위를 되찾을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에 국제법 틀 안에서 협력 의제를 함께 추진하고 평화 공존을 제안한다”며 협력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재공격을 위협하는 미국과 국내 강경파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수도 카라카스에 친정부 민병대가 배치되고 언론인들이 구금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언론노조인 전국언론노동자연합(SNTP)은 5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국회 개원 회의가 진행된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 등 언론 종사자 14명이 구금됐다”며 “현재까지 13명은 법적 절차에 회부되지 않은 채 석방됐고, 1명은 추방됐다”고 지적했다. 이 중 13명은 국제 통신사 등 외신 소속, 1명은 베네수엘라 언론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전까지 기자들의 국회의사당 출입은 허용됐지만, 취임식이 시작되자 출입은 전면 차단됐고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언론노조는 “(구금 이후) 취재 장비에 대한 검사, 휴대전화 잠금 해제 강요, 통화 및 메시지 기록 추적, 메신저·소셜미디어 계정 조사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언론 활동의 자유 보장과 언론인 박해 중단을 요구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비상사태 명령을 관보에 게재하고 “미국의 무력 공격을 조장하거나 이를 지지한 모든 인물에 대해 즉각적인 수색과 체포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수도 카라카스의 한 인권운동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당국이 “사람들의 휴대전화를 뒤져 미국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친정부 민병대인 ‘콜렉티보’가 동원돼 카라카스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됐다고 덧붙였다. 콜렉티보는 경찰을 관할하는 강경파 인사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의 실질적 통제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인근에서 총성이 울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에프페(AFP)는 정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궁 상공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비행했고, 이에 대응해 보안군이 현지시각 저녁 8시께 발포했다고 전했다. 이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취임 선서가 이뤄지고 몇 시간 뒤 벌어진 일이다.
미국 당국자 2명은 “이번 사안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미국 방송 엔비시(NBC)는 보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62011005
①마약 단속 ②이란·쿠바 요원 추방 ③적국 석유 판매 중단…베네수 압박하는 미 (경향, 김희진 기자, 2026.01.06 20:11)
‘강도 높은 내용’ 3대 요구 사항 전달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
외신 “미묘한 균형 잡기가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과도 정부를 이끄는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통제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마약 유통 단속, 이란·쿠바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나 단체의 요원 추방, 미 적대국에 대한 석유 판매 중단 등 최소 세 가지 조치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미 정부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결국엔 선거를 거쳐 권력에서 물러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요구 사항의 시한은 유동적이며 선거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미 당국자들은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헤즈볼라 등 전 세계 적대 세력의 교차로 역할을 하는 베네수엘라가 우리 서반구에 존재하지 않도록, 마약 조직과 운반선을 미국으로 보내는 마약 밀매 천국이 되지 않도록 조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실제 전달된 요구 사항은 훨씬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강도 높은 내용이라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정부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으며 “그를 처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당근과 채찍’에는 군사적 압박 외에도 제재 완화, 카타르 등에 있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금융자산에 대한 접근 권한 등이 포함된다.
미 전략국제연구소 중남미 분석가 라이언 버그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대해 분노를 표하는 동시에, 미국의 요구에 열려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미묘한 균형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7년 동안 미국을 최대의 적으로 인식해온 베네수엘라 정권이 이를 받아들이긴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취임 선서에서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겪은 고통에 대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왔다”며 “미국에 인질로 잡힌 두 영웅,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피랍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임식이 끝난 후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베네수엘라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의원은 눈물을 참으면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맡게 된 어려운 임무에 대해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https://www.newscham.net/articles/115112
베네수엘라는 재건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게 될 것이다 (참세상/경제정책연구센터, 딘 베이커(Dean Baker) 2026.01.08 10:57, [번역] 이꽃맘)
조지 W. 부시와 그의 팀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명분은 대량살상무기였다. 이는 베네수엘라에서의 ‘마약’ 명분과 비슷하다. 당시 그들은 이라크가 석유 수입으로 자국의 재건 비용을 스스로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군, 이른바 ‘지상군’이 꽃다발로 환영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거의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라크에는 여전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임무 완수”를 선언한 이후에도 미군 병사 3천 명 이상이 이라크에서 사망했고, 수만 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쟁과 그 뒤를 이은 점령에 들어간 비용은 현재 가치로 1조 달러를 넘는다.
트럼프는 이번에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자신은 똑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내세우는 지능의 증거는 치매 검사를 세 차례나 통과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가 세 번이나 치매 검사를 받아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을 그다지 안심시키지는 못한다. 설령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트럼프는 역사를 잘 모를 만큼 나이가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권위주의적이거나 독재적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일이 결코 쉽거나 즐겁지 않았던 수많은 사례를 기억한다. 이라크뿐 아니라 이웃 나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리비아에서 카다피를 축출한 일도 민주주의와 인권, 심지어 석유 생산 측면에서조차 위대한 승리가 아니었다. 카다피 축출 직후 석유 생산은 급락했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카다피 집권 시기보다 약 2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어쨌든 2003년 당시 이라크와 베네수엘라를 비교해 보면, 석유 수입에 기반한 ‘전환’ 가능성 측면에서 이라크가 훨씬 더 나은 조건을 갖춘 것처럼 보였다. 베네수엘라는 매장량이 훨씬 많지만, 그 대부분은 채굴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중질유다.
침공 직전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거의 300만 배럴에 달했다. 대규모 국내 혼란만 없었다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이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규모 혼란이 발생했고, 이는 생산 회복과 확대에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었다.
이에 비해 베네수엘라의 현재 생산량은 하루 90만 배럴 수준이다. 장비 판매를 막았던 제재를 해제하고 제한적인 투자를 하면 단기간에 수십만 배럴 정도를 늘리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생산 증대를 위해서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런 투자는 정치적 환경이 훨씬 더 안정되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는다.
유가 전망 역시 2003년의 이라크가 훨씬 나았다. 물가를 반영해 보면 2003년의 국제 유가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이후 급등해 다음 10년 동안 평균적으로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앞으로 유가가 비슷하게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녹색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신규 판매 차량의 60%가 이미 전기차이며, 이 비중은 향후 몇 년 안에 더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이 비중이 더 높다. 중국이 고품질 저가 전기차를 세계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석유 생산 능력이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가는 오르기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런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과 수출 전망을 고려하면, 이라크가 자국 재건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약속이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관련 주장보다 훨씬 더 그럴듯해 보인다. 이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기 전의 이야기다.
마두로가 축출될 당시 인기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담 후세인도 마찬가지였다. 두 나라 모두에서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을 원하는 지지는 거의 없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그런 정권을 세우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트럼프가 말하고 행동한 것을 보면, 베네수엘라를 어떻게 통치하겠다는 것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그의 대통령직 운영 방식을 보면, 트럼프 자신도 뚜렷한 구상을 갖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해 보이는 한가지는, 이 모든 일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비용을 안길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주권 국가를 허위 명분으로 침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에게조차 우려해야 할 문제다.
[출처] Venezuela Will Pay for Its Own Reconstruction
https://cepr.net/publications/venezuela-will-pay-for-its-own-reconstruction/
https://www.yna.co.kr/view/AKR20260108145651009
트럼프, '美 베네수 운영 관여 1년 넘나' 묻자 "훨씬 더 길 것"(종합)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홍정규 특파원, 2026-01-08 23:37)
"베네수, 수익성 있게 재건할 것…과도 정부가 모든 것 제공 중"
NYT 인터뷰 도중 콜롬비아 대통령, 트럼프에 전화 걸어와 '코카인'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통제권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베네수엘라 재건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미국이 향후 베네수엘라를 '운영'해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원유를 채굴하게 될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가 미국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베네수엘라를 매우 수익성이 있는 방식으로 재건할 것"이라며 "우리는 석유를 사용하고, 석유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유가를 낮추고 있고, 베네수엘라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자국이 무기한 베네수엘라 생산 원유 대부분을 확보해 직접 판매한 뒤 베네수엘라에 수익을 '배분'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이 이미 베네수엘라의 제재 대상 원유를 확보해 미국을 위해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면서도 쇠퇴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되살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면서 베네수엘라를 정치적으로 지배하는 현 상황이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1년 이상이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훨씬 더 길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를 매우 존중하면서 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모든 것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로드리게스 권한대행과 직접 통화했느냐는 물음에는 직답을 피하면서 "마코(루비오 국무장관)는 항상 그녀와 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그녀와, 또 그 행정부와 지속해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 줄 수 있다"고 답했다.
베네수엘라에 어떤 상황이 생기면 병력을 재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 역시 "그것은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을 거부하면서도 "우리는 현재 그곳에 있는 행정부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확고한 결의' 작전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켄터키주의 군 시설에 마두로 대통령이 머물던 카라카스 단지를 복제한 훈련 시설을 만들었다고 공개하면서 자신이 침투 병력의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지미 카터의 재앙으로 끝날까 봐 걱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언급한 '지미 카터의 재앙'은 미군이 1980년 4월 24일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52명을 구출하려다가 실패한 사건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도중 전화가 걸려 온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1시간가량 통화했으며, NYT 기자들은 비보도를 전제로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들었다. 통화 당시 JD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자리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통화에서 콜롬비아 코카 재배 농가와 미국으로 밀수되는 마약 코카인의 제조 시설에 대한 상황을 설명했으며, 통화 이후 콜롬비아를 겨냥한 미국의 즉각적인 군사 행동 위협은 누그러진 모습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페트로 대통령이 마약 문제를 포함해 양국 간 이견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그를 미국으로 초청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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