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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관련 글 (2025.9.-11)

새벽길 2025. 11. 16. 06:56

세협상이 과연 잘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92052001
[사설] 한·미 정상회담 ‘성공적’ 매듭, 관세·안보 협정문에 만전을 (경향, 2025.10.29 20:52)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타결지었다.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현금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하고, 연간 투자액을 최대 200억달러로 했다. 미국의 ‘전액 현금·선불 투자’ 요구로 교착된 관세협상이 성공적 틀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된 걸 환영한다.
한·미는 그간 대미 투자 현금 비중과 투자 기간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양측은 최종적으로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현금 투자 상한은 200억달러로 했는데 미국의 8년간 250억달러씩, 한국의 150억달러 미만 10년 이상 분할 납부 요구를 절충한 방식이다. 200억달러는 한국 외환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고, 문제 발생 시 추가 조율키로 해 다행이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이 아니라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하겠다”며 “한반도 해역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응력을 높여 국내 안보 불안감을 완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핵추진잠수함은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된 역대 정부의 숙원 사업이다. 그런데 미국은 그간 핵 비확산 원칙을 내세워 한국 정부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미국도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며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미국이 핵연료를 공급한다면 ‘핵무기 개발’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군사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일본 등 주변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방위비 증액 등을 통한 방위 역량을 확대할 뜻도 밝혔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 현대화에 공감했지만 안보 관련 합의는 발표되지 않았다. 
한반도 문제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이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로 공조할 뜻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여러분(남북)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방한 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한·미는 한반도 비핵화란 목표를 되새기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제 관세·통상,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후속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최종 문안 작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군사동맹으로 시작해 경제동맹으로 발전한 한·미 동맹이 경제·안보·미래 협력 강화로 한 단계 도약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029192200001
한미, 관세협상 합의…상호관세 15%·현금투자 年 상한 200억불(종합) (경주=연합뉴스, 임형섭 이상현 황윤기 기자, 2025-10-29 21:06)
3천500억불 중 2천억불 현금 투자…원리금 회수까지 5대 5 배분
'상업적 합리성' 명시하고 투자委 가동…"'우산 형태' SPC 설계로 리스크 낮춰"
"외환시장 충격 없을 것…농업 추가개방 방어, 반도체 불리한 대우 없어"
한미가 총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천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29일 합의했다. 상호관세 세율은 지난 7월 합의한 대로 15%를 유지하기로 했고, 여기에 양측이 대미 투자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을 문건에 명시하기로 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양측 모두 '사실상 타결'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만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5개월 가까이 끌어온 한미 관세협상이 이번에야말로 마침표를 찍는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내용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 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천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천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천500억 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5천500억불 규모의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연간 200억 달러 한도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외환시장의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근거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도 다층적으로 마련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양해각서(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투자위원회 및 협의위원회를 가동해 양국이 투자할 가치가 없는 프로젝트의 경우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더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가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기로 하고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하면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하기로 상호 양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은 원리금 회수 뒤에는 수익 배분을 9(미국)대 1(한국)로 나누는 방안을 주장해 왔는데, 이에 대해서는 미 측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이를 보전할 수 있도록 '우산 형태'로 특수목적법인(SPC) 구조를 설계, 손실 리스크를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한 점도 합의에 포함됐다. 이는 이미 타결된 미일 관세협상에 비춰봐도 안전장치가 상당수 늘어난 것이라고 김 실장은 주장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다. 또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으며,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막고 검역 절차에서 소통을 강화한다는 수준의 합의로 접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절차와 관련,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펀드 기금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첫날로 소급해 관세 인하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패키지 협상의 경우 '팩트 시트'를 만들기까지 2∼3일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통상 분야 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됐다"며 "양국 산업부 장관이 서명하고 나면 법 제출 절차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체적인 협상 과정에 대한 평가를 두고는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전망이 밝지 않았으나 오늘 급진전이 됐다"고 전한 뒤 "우리가 양보해서 (타결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미 측의 양보를 얻어냈음을 시사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029193800003
[한미정상회담] '노딜' 배수진치고 '2천억달러 분할투자' 관철 (경주·세종=연합뉴스, 김동규 차대운 기자, 2025-10-29 21:24)
日과 달리 연 200억달러 상한선…'1천500억달러 마스가 자율권'도
관세협상 사실상 타결했지만 MOU 서명은 남아…"국회 통과 거칠 것"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92201001
‘노딜’ 예상했던 한·미 관세협상…협상팀 배수진 치고 미국 설득 “당일 급진전” (경향, 정환보 기자, 2025.10.29 22:01)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난제이자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협상은 막판 극적 타결 형식으로 매듭지어졌다. 양측 협상당국이 치열하게 맞붙으며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던 간극은 이날 경주 회담을 계기로 합의점을 찾아냈다. 관세협상 타결이 늦춰질수록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산업이 입을 경제적 타격과 한·미 동맹 약화 등을 우려한 이 대통령과 중국과의 치열한 대결 구도 속 아시아 순방길에서 성과물을 챙겨가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끝에 나온 산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쟁점으로 한·미 당국이 팽팽하게 맞섰던 3500억달러 중 현금 투자 비중은 양측의 절충점인 2000억달러 규모로 합의를 봤다. 납입 기간은 연간 투자금 납입 상한액 200억달러로 정했기 때문에 10년 이상이 된다. 매년 250억달러로 8년을 고수한 미국과 연간 150억 달러 이상 투자가 어렵다고 한 한국의 중간지대에서 연간 현금 투자액과 납입 기간이 결정된 셈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말했다. 협상 타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관세협상과 관련해서는 노딜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한국 정부 측에서도 전날까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 협상팀은 마지막까지 노딜을 배수진 삼아 미국을 설득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며칠 사이 극적으로 타결된 배경이 무엇인가’는 질문에 “어제 저녁에도 전망이 밝지 않았고 당일날(오늘) 급진전됐다”면서 “(지난 23일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 우리가 양보해서 타결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협상 타결) 시기 때문에 국익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다는 그 원칙대로 임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 허용 문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에 공감을 얻어낸 것도 관세협상 타결에는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협상 타결 의지도 한·미 양국 협상당국이 손을 맞잡게 하는 압박요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한국과의 무역합의를 매우 곧 마무리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 등과 무역합의들이 많이 타결됐고 이를 통해 안정적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관세협상은 지난 7월30일 큰 틀에서 합의가 나온 이후 지난 8월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무렵을 전후해 어긋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대미 투자 펀드 집행방식을 놓고 미국과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여왔던 한국 측 협상팀은 벼랑 끝 전술과 합리적 설득을 아우르는 강온 양면 작전으로 미국을 설득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꼭 집어 “터프한(거친) 협상가”라며 “조금 더 능력이 부족한 분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협상팀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인 것이 결과적으로는 앞서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에 비해 한층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대미 투자금 5500억달러 전체가 현금 투자로 양해각서(MOU)에 기재됐지만, 한국은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로 약속했다.
1500억달러의 조선업 협력 투자는 한국 주도로 진행되며, 국내 조선사의 직접 대미 직접투자(FDI)와 국내 공적 금융기관과 민간 은행의 보증 등까지 두루 가능하도록 집행된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협상 타결의 결과로 인하된 관세가 적용되는 시점은 11월 중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MOU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금 신설이나 보증채 발행 등에 관한 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그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에 속하는 달의 첫날로 소급해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26249.html
한·미 관세협상 타결…현금 투자 2000억달러·연 상한 200억달러 (한겨레, 경주/엄지원 기자, 신형철 유하영 박수지 기자, 2025-10-29 22:02)
“1500억달러는 기업이 조선업 투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87분 동안 진행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안보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지난 7월 상호관세 등을 인하하는 대신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펀드 조성 등에 잠정 합의했던 한·미는 이후 석달 동안 구체적인 투자 방식 등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여오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최종 담판을 마무리 지었다. 전체 투자금의 43%에 해당하는 1500억달러를 우리 기업들의 조선업 투자로 충당하고, 2000억달러 현금 투자의 경우 연간 200억달러(약 28조원)의 한도를 두는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이 일부 수용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저녁 한-미 간 확대 오찬 회담에 대한 브리핑을 열어 안보·관세 분야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상호관세는 7월30일 합의 이후 이미 적용되고 있는 대로 15%로 지속 적용하기로 했고, 25%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도 1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품목관세 중에서 의약품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고,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는다. 반도체는 주요 경쟁국인 대만에 견줘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7·30 합의 이후 석달을 끌어온 관세협상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은, 최대 쟁점이었던 대미 투자펀드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 정부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기 때문이다. 김용범 실장은 “대미 투자 3500억달러를 현금 투자 2000억달러,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하기로 했다. 외환시장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연 납입 한도는 최대 200억달러를 상한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원금 회수 전까지 발생하는 수익은 5 대 5로 배분하지만, 추후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보 협상에 대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동맹 현대화를 위한 여러 전략적 현안에 대해 미측의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확인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원자력을 동력으로 삼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추진하는 데 두 정상이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머리발언에서 “핵추진 잠수함 원료 공급을 결단해달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를 해나가자”고 했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평화적인 목적의 우라늄 농축, 핵연료 재처리에 대해 정상 차원의 관심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도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김양희 대구대 교수는 “큰 틀에서는 이 정도면 현실적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외환시장에 급격하게 충격을 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며 “일본보다 조금 더 나은 안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긍정 평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92205001
국힘 “트럼프 원하는대로 됐다”, 진보당 “약탈”···개혁신당 “최선에 가까운 결과” (경향, 박하얀 기자, 2025.10.29 22:05)
국민의힘이 29일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마무리됐다”며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내용을 살펴보면 우려만 앞설 뿐, 일본과 비교해서도 결코 잘 된 협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미 간 투자펀드 수익 배분이 원리금 상환 전까지 5대 5로 배분하도록 한 데 대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절반 수준이고, 준기축통화국인 일본과 경제·외환 체급이 다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일 협상과 유사한 구조로 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과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주장하던 ‘국가 이익을 지키는 협상’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미가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지난 7월30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현금 투자는 5% 미만이고 대부분은 보증 한도’라고 설명해 국민을 안심시켰다”면서 “결국 정부가 투자 구조를 축소·왜곡해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외환 안정을 위한 양국 간 통화스와프가 무산된 것을 겨냥해 “2000억달러 현금 투자 약속으로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과 환율 급등, 국가부채 증가와 같이 앞으로 겪게 될 영향과 부작용이 상당하다”며 “외환시장 부담을 자초하고도 이제 와서 ‘통화스와프 필요성이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자기 모순적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 200억달러 투자는 이미 그 한계선에 도달한 규모로, 외환보유액을 허물지 않고서는 환율 안정을 자신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안전장치’가 명확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외환 조달 방식은 물론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포장돼 투자처에 대한 손실 방지 장치도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다”며 “3500억달러 투자 합의가 진정한 ‘국익’인지, 아니면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할 ‘부담의 씨앗’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관세협상 결과가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우롱하는 ‘국회 패싱’ 외교를 시도해서는 안 되며, 이번 관세 협상의 구체적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진보 성향 야당에서도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연 200억달러 분할 납부, 강도적 약탈임에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투자위원회 위원장은 (한·미) 공동위원장 형태가 아닌 미국 상무부 장관이 맡게 되면서 결국 미국 의도대로 투자가 진행되게 될 것”이라며 “많은 국민께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앞두고 혹여 속도에 쫓겨 국익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는데 걱정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성향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동차·부품 관세를) 당초 25%에서 10%포인트를 낮춘 것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에 가까운 결과로 보인다”면서도 “공들였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탑이 형해화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간 투자 상한이 200억달러로 설정된 데 대해 “우리 기업들이 이미 미국에서 진행 중인 투자 규모에 비춰볼 때 과도한 부담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당파적 관점이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봐야 할 때”라며 “어려운 협상을 진행한 외교 당국자와 협상 실무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6254.html
[사설]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 피해 최소화 나서야 (한겨레, 2025-10-29 22:1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지난 7월 말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뒤 3개월간의 후속 협상 난항에 따른 불확실성을 걷어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그러나 최종 합의 내용도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스럽다. 
양국이 난항 끝에 합의점을 찾기는 했으나 최종 합의 내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금투자는 애초 미국이 연 250억달러 요구에서 200억달러로 소폭 낮췄으나 외환시장에 잠재적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우리나라가 1년에 쓸 수 있는 금액이 150억~20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긴급 사안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여유분을 남겨둬야 하는 만큼 투자 가능한 외환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어야 한다. 여기에다 조선 분야에서 추가로 외환을 조달해야 한다. 외환시장에서 매입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조달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가 왜 남의 나라 제조업 부흥에 이렇게 무리를 해가며 지원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실은 투자처 선정 결정권, 원금 보전 방식에서 우리나라 입장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밝혔다.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고, 20년 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5 대 5)도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처 선정은 일본 모델을 따르기로 해 최종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갖는 구조다. 우리가 ‘협의권’만 갖는 것으로 얼마나 견제·감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추가적인 세부 내용을 확정하는 단계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92219015
투자 원금 ‘회수 장치’ 마련…원리금 상환 전까지 수익 ‘5 대 5’ (경향, 정환보 기자, 2025.10.29 22:19)
관세협상 세부 내용 ‘합의’
대통령실 “반도체, 대만과 비교해서 불리하지 않은 관세 적용”
의약품·목재 등 ‘최혜국대우’…항공기 부품·의약품은 무관세
지난 7월30일 큰 틀에서 합의한 이후 3개월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한·미 관세협상이 3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한·미 양국이 29일 타결한 관세협상의 세부 사항은 대미 투자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고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한 것이 골자다.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간 수익을 5 대 5로 배분하고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로 해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투자하는 등 안전장치를 설정했다.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난제이자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관세협상 후속 협상은 막판 극적 타결 형식으로 일단 매듭지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날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협상당국은 그동안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던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관련한 세부 쟁점에서 합의를 봤다.
쟁점 속 쟁점으로 한·미 당국이 팽팽하게 맞섰던 3500억달러 중 현금 투자 비중은 양측이 절충해 총 2000억달러 규모로 합의했다.
납입 기간은 연간 투자금 납입 상한액을 200억달러로 정했기 때문에 10년 이상이 된다. 매년 250억달러로 8년을 고수한 미국과 연간 150억달러 이상 투자가 어렵다고 한 한국의 중간지대에서 연간 현금 투자액과 납입 기간이 결정된 셈이다.
전체 대미 투자 금액 중 나머지 1500억달러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불리는 조선업 협력 전용으로 쓰인다. 여기에는 대출·보증 등이 포함돼 현금 투자 부담을 줄였다.
또 다른 쟁점이던 투자 수익 배분은 원금 회수 전까지 한·미 양측이 5 대 5로 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같은 비율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일본과 달리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패키지에 합의하면서 7·30 한·미 관세협상 결과 25%에서 15%로 인하키로 한 상호관세율도 15%로 적용하기로 했다.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며 25% 세율을 적용받던 자동차 품목관세도 이번 협상 타결에 따라 15%로 인하된다.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재 등은 최혜국대우를 받고, 항공기부품·복제 의약품과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김 정책실장은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으며,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착 상태가 이어져오던 관세협상이 전격적으로 타결됐지만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지점도 눈에 띈다.
당초 한국이 염두에 뒀던 비중 5%(175억달러)의 11배가 넘는 총 2000억달러가 현금으로 투자된다는 점, 원금 회수 후 투자 수익 배분에서 90%를 가져가겠다는 미국의 요구가 수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점, 50%를 적용받는 철강 품목관세율 인하 언급은 없다는 점 등이 향후 협상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2921210005882
연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 투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한국일보, 진달래 기자, 2025.10.29 22:30)
우리 외환 자산 운용 수익으로 연 150억 달러
외평채, 정책금융 외화 채권 등 발행해 충당
"경상수지 흑자 감안하면 감내 가능한 수준"
29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한국이 미국에 현금 투자를 약속한 총 2,000억 달러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연간 투자 상한선으로 합의된 200억 달러(약 28조4,760억 원) 가운데 약 15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자산 운용 수익으로 충당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9월 말 기준 4,220억2,000만 달러)이 감소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연간 150억 달러 내외라고 설명해 왔다. 즉 보유한 외환자산을 운용해 얻는 이자나 배당 등 수익으로 상당 부분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머지는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화표시 국채인 외평채는 국가 부채로 분류돼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큰 비중을 두기는 어렵다. 올해 국회가 승인한 외평채 발행 한도는 35억 달러 수준이다.
이날 국회 종합국정감사 현장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 200억 달러 분할 투자로 한미 양국이 합의한 소식을 듣고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외환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가능한 현금 투자를 연 150억~200억 달러라고 설명해 왔다. 그는 자동차 관세 15% 인하에 대해서도 “굉장히 잘됐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지 않고, 사업이 진척되는 정도에 맞춰 추가 투자를 집행하는 일종의 ‘캐피털 콜’ 방식으로 충격 방지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00억 달러 한도면 우리가 보유한 외환 자산의 운용 수익으로 대부분 충당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국내 외환시장에 신규로 충격이 되는 것은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을 일단 ‘선방한 타결’로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연 200억 달러면, 외환자산 운용수익에 외평채 발행 등을 더하면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준은 아니다"며 "올해도 경상수지 9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내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돼 소비와 투자가 늘고,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대미 수출도 유지할 수 있어 (협상 타결이) 전반적인 이득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나쁘지 않은 성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 대부분 현금 투자를 약속했다고 알려졌는데, 우리는 외환보유액 기준으로 수익률 5% 수준(200억 달러)의 투자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투자와 관련해 양국 간 이견이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92237015
한·미 관세협상 타결…연 200억달러 한도 ‘현금 투자’ (경향, 경주 | 이유진 민서영 기자, 2025.10.29 22:37)

대미 투자 3500억달러 중 현금 2000억…‘조선업 협력’에 1500억
수익 배분 5 대 5, 원금 회수장치 마련…자동차·부품 관세 15%로
동맹 현대화 논의…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협의 진행하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3개월간 교착 상태에 있던 한·미 관세협상을 극적 타결했다.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했고, 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5 대 5로 하기로 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후속 협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경주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발표했다. 김 실장은 “대미 금융 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형태로 집행된다고 밝혔다. 
다만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는 점은 일본과 다르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김 실장은 “연간 200억달러의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불리는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직접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15%를 적용 중이다. 품목관세 중 반도체 분야는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고,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시장의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5 대 5로 하기로 했다.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양 정상은 안보 분야와 관련해선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 확대와 한·미 동맹 강화에 뜻을 모았다. 양국은 한·미 국가안보실(NSC) 사이에 조선협력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안보와 관세 분야를 포괄하는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는 앞으로 2~3일 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은 “안보와 (통상을) 합쳐 팩트시트 (작성에)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상 MOU(양해각서)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MOU 내용을 국회에 설명하고 신속한 법안 발의를 위해 의원입법으로 국회 비준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92300005
전문가들 “200억달러 ‘한도’ 설정, 미·일보다 진전” (경향, 김윤나영 김세훈 기자, 2025.10.29 23:00)
향후 경제 충격 여부엔 “지켜봐야”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핵심은 미국이 요구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되, 연간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간 200억달러의 상한(캡)을 씌우고 협상을 타결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를 내렸지만, 향후 경제 및 외환시장에 충격이 없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한·미 관세협상 브리핑에서 200억달러 조달 방식에 대해 “배당, 이자 등 우리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을 활용하되, 시장에서 일부를 조달한다면 정부보증채 형식으로 할 것”이라며 “정부보증채도 국내 외환시장이 아닌 국제시장에서 조달하겠다”고 했다. 그는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면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별도 근거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일단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한 점은 미·일 합의보다 진전된 내용으로 평가된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우리 경제 규모나 대미흑자 규모, 경상수지 흑자 규모로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나 소비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협상 타결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야간거래 장중 한때 17원가량 급락해 6거래일 만에 1420원 아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 경제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특히 향후 투자심의 과정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양희 대구대 교수는 “투자 규모, 분납 기간, 투자 방식에서는 우려를 덜었다”면서도 “외채를 발행하더라도 금액이 크지 않다고 했는데, 정부보증채가 국제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는 “연간 200억달러를 어떤 식으로 투자할지는 미국과 상세한 협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정부는 국내에서 외채를 동원하지 않겠다지만, 국책은행 등이 보증을 서는 형태로 외화를 조달하면 결국 외채가 되고, 국민이 갚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10/30/RG72E365UJAJFMKJKEUAWHF5HI/
[사설] 정부 노고 끝 극적 관세 타결, 이제 또 다른 과제 속으로 (조선일보, 2025.10.30. 00:10)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미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불과 이틀 전까지 이재명 대통령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일정, 손실 부담 등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했던 것을 감안하면 급진전이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파고 속에서 우리 수출 전선에 드리웠던 거대한 불확실성 하나가 걷힌 것이다.
관세 협상은 지난 몇 달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압박 속에 난항을 거듭했지만, 끝내 합리적 절충점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우리 정부가 일부 정치권의 반미 정서에 기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국익을 우선시하며 냉철하게 협상을 진행해온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23차례의 장관급 회담과 수많은 실무 회의를 통해 미국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협상 대표인 산업통상부 장관을 ‘터프 니고시에이터(tough negotiator·만만치 않은 협상가)’라고 불렀을 정도다. 
협상 타결로 큰 고비는 넘었지만 안도할 수만은 없다. 이번 협상 타결은 무역 전쟁의 종지부가 아니라 한국을 최빈국에서 번영으로 이끌었던 자유무역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 경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안미경중’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히고 핵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미국에 투자할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 거의 무관세로 수출해 왔지만 앞으론 15% 관세를 물어야 한다. 일본·EU(유럽연합)와 관세율이 같기 때문에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 이익률이 5~10% 안팎이란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담이다.
수출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 경우 국내 투자 여력이 축소되고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국내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지킬지가 국가 차원의 중대 과제가 된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정경 밀착’ 수준의 미래 경쟁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정부 지원과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법’과 같은 반기업법도 재검토돼야 한다.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을 성공으로 자축하기보다 ‘한 고비를 넘겼다’는 냉철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축배를 들기엔 우리가 처한 대외 환경이 너무나 엄중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협상단이 보여준 치열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서 세계 통상 질서 변화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세계 무역 질서의 대격변 시기에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전략과 한발 앞선 준비뿐이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인 이번 관세 타결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통상 외교의 전환점’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2706060002909?did=NA
[사설] '연 200억불 투자'로 고비 넘긴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 만전을 (한국일보, 2025.10.30 00:10)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양국은 그간 미국이 부과한 관세 인하를 대가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미국 측은 8년간 연 250억 달러 현금 투자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은 연간 현금 투자 한도를 최대 200억 달러로 절충점을 찾았다. 우려가 컸던 외환시장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이게 됐다. 
두 달 만에 다시 만난 한미 정상은 87분간 정상회담을 하며 협상 타결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미 투자 및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겠다”며 한국의 기여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한국과 함께 다시 조선업을 시작해 과거의 미국 조선업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며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거듭 드러냈다.
한미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품목 관세를 각각 15%로 낮추기로 최종 합의했다. 품목 관세 중 의약품 목재 등은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고, 반도체의 경우 대만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적용받기로 하는 등 선방했다.
현금 출자 외에 대출과 보증 등도 투자 방식에 포함해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겹겹의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투자금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으로 조달할 것”이라며 “외환시장에 추가되는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5,500억 달러 대미 투자에 합의한 일본과 달리 투자 대상을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명확한 사업만 추진”하기로 명문화했다.
협상 타결로 일본 등 주요 경쟁국 기업과 대미 관세 격차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부담은 덜게 됐다. 다만 미국 측이 실제 관세 인하 시점을 우리 정부가 투자펀드기금특별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로 제한한 만큼 정부는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투자 프로젝트 선정 및 실행, 투자원금 회수, 수익금 배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제거해야 할 것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7870
[사설] 막판 관세 합의 이뤄낸 한·미, 늦었지만 다행이다 (중앙일보, 2025.10.30 00:32)
대미 투자 현금은 2000억 달러…200억 달러가 연 상한
북·중 거론하며 핵추진 잠수함 공개 언급은 논란 소지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어제(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3개월 넘게 끌어 온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양국은 최대 쟁점인 한국의 3500억 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의 직접 현금투자 비중과 수익 배분 방식, 기간 등에 대해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3500억 달러 중 현금투자는 2000억 달러, 연 투자 상한은 200억 달러로 하고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분할 납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미 투자로 인해 우리 외환시장이 흔들릴 위험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외환 조달 규모를 연 150억~2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에 민간 기업 주도로 투입되며, 여기엔 보증도 포함되는 것으로 합의했다. 민간 기업 주도로 대미 투자를 하기로 한 유럽연합(EU)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민간 투자의 합리성을 기대할 수 있고, 정부의 부담도 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수익 배분을 미국의 요구대로 5대5로 결정한 것과 50%인 철강 관세 인하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상호관세는 15%를 유지하고 자동차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된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견지해 온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느냐 등의 국익 우선의 원칙을 지켰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쌀과 쇠고기 등 민감한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도 방어했다. 반도체도 수출 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게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재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는다. 그동안 대미 수출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담해 온 현대차그룹은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동맹 현대화 등 안보 협의에 양국이 공감대를 이룬 것도 평가할 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방위비를 증액하고,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강력을 키워 미군의 부담을 덜겠다고 했다. 양국이 인공지능(AI)·바이오·우주 등 첨단 과학 분야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었겠지만 11월 1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굳이 중국을 언급하는 게 적절했는지는 논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두고 “우리는 결혼한(wedded) 사이”라고 표현했다. 결혼이 행복하게 유지되려면 상호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것처럼 굳건한 한·미 동맹과 호혜적인 경제협력도 상호 존중과 배려가 없으면 쉽게 흔들릴 수 있다. 한·미 양국 관계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경제와 안보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26283.html
한미 협상, 얼마만큼 성공적이었나? [10월30일 뉴스뷰리핑] (한겨레, 권태호 기자, 2025-10-30 09:23)
# 한미 협상 뜯어보기
- 한미 관세협상이 어제 정상회담 과정에서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 3500억달러 대미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했고, 또 조선업 협력(마스가) 1500억달러를 3500억달러에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 이에 따라 상호관세 세율은 지난 7월 약속대로 15%를 유지합니다.
- 대체적으로는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있긴 하나,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1. 한-미 관세협상 주요 내용
 1) 대미 투자
- 최대 관건이었습니다.
-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 = 현금투자 2천억달러 +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합니다.
-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나, 우리는 연간 투자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해 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외환 상황의 차이를 반영한 것입니다.
-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수익 5대 5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이는 말이 안 되는 것이기는 합니다. 투자는 우리가 하는데, 수익 절반을 미국이 그냥 가져간다는 것이. 그러나 ‘트럼프 시대’의 풍경입니다.
- 200억달러는 지난해 연간 대미 무역흑자(557억 달러)의 35% 수준에 이릅니다. 우리 외환상황을 감안하면, 우리가 부담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로 보입니다. 연 200억달러 조달 방법으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우리 외환시장에서 바로 조달하는 게 아니라, 외화 자산의 운용 수익을 활용할 생각이다. 이자, 배당 등 운용 수익이 적지 않아 그중 일부를 기채(채권 발행)하면 정부 보증채 형식으로 할 듯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기존 외환보유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또 ‘투자 약정 기한’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029년 1월까지이며, 그 안에 프로젝트(투자처)를 확정한다는 뜻입니다.
 2) 마스가 프로젝트
-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조선업 부활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뜻합니다.
- 한·미 국가안보실(NSC) 사이에 조선협력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3) 관세 인하
- 이번 합의로 인해 그동안 25%를 적용받았던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됩니다.
- 상호관세는 7월 말 합의 이후 적용되던 15%가 그대로 이어집니다.
- 반도체는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습니다.
- 그러나 철강 관세 50%는 그대로입니다. 미국은 지난 6월부터 모든 나라의 수입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번 관세협상에서도 이 문제는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이 철강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미국은 철강을 협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미리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4) 농산물 개방
- 쌀·쇠고기 등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막고, 대신 검역 절차에서 소통을 강화한다는 수준의 합의를 했습니다. 미국 수입농산물 검역 절차를 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국 쪽 검역 희망 1순위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11개주 감자의 통과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의 농산물 지대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5) 평가
- “일본에 비해 부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인데, 결과적으로는 실리를 잘 챙긴 현실적인 해결이다. 아쉽긴 하지만 차선의,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본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 한국일보)
- 여당은 극찬을, 야당은 혹평을 하고 있지만, 이런 정도의 평가가 합리적인 평가인 것으로 보입니다.
- 다만 우려되는 점은 당초 한국이 염두에 뒀던 비중 5%(175억달러)의 11배가 넘는 총 2000억달러가 현금으로 투자된다는 점, 원금 회수 뒤 투자 수익 배분에서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점, 50%를 적용받는 철강 품목관세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약이 없다는 점 등이 남은 숙제입니다.
2. 안보 협상
 1) 핵잠수함 요청
- 어제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요청했습니다.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SSBN)을 만든다는 게 아니고,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 가능하다면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 탑재한 잠수함(원자력 추진 재래식 잠수함, SBN)을 여러 척 건조하겠다”
- 대통령이 민감한 핵문제를 이처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에 한국도 나서줄 것을 계속 요구하자, 이번 기회에 아예 숙원사업을 이뤄내자는 일종의 역공(?) 성격도 있어 보였습니다.
- 핵추진 잠수함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은 아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이 반발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공인 핵보유국과 비공인 핵보유국인 인도 등 6개국뿐입니다. 또 일본도 계속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변 핵문제의 긴장감을 높일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 따라서 어제 이 대통령의 발언에도 성사되기까지는 한참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 회담에서는 공감을 표시하는데 그쳤습니다.
- 그런데 오늘(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미국 본토,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다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최종적인 현실화까지는 계속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 원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핵잠수함은 축전지에 충전된 전기로 움직여 전기가 떨어지면 수면 가까이 올라와 공기를 빨아들여 다시 축전지를 충전해야 하는 기존의 디젤잠수함과 달리, 무한대 잠항이 가능해 해상 초계기의 공격을 원천적으로 피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이 대통령이 어제 발언 중에 핵잠수함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현재의 디젤 잠수함이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잠수함 승인을 얻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나, 중국 입장에서는 견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이 당장 11월1일(토) 있습니다.
- 대통령실은 어제 오후 늦게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 해당 표현은 단순히 북쪽, 중국 방향의 우리 해역 인근에서 출몰하는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2)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 이 대통령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부분도 요구했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자는 것입니다.
- 지난 8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성에 동의한 바 있습니다.
- 현재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한국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해 미국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일부 허용하나 재처리는 금지돼 있습니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해야 합니다.
- 일본과 한국의 원자력 협정 차이는 일본은 미국의 사전 승인 없이 20% 미만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모두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받고 있으나, 우리는 미국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는 20% 미만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없고,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습니다. 한국이 요구하는 것은 일본 수준의 독자성 확보입니다.
- 그런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해서도 한미 원자력 협정은 개정되어야 합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핵물질의 군사적 전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미국식 핵 추진 잠수함은 80~9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으로도 핵 추진 잠수함 운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리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도 할 수 없는데, 이로 인해 우리는 핵 연료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고, 원자력 발전소 폐기물 처리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3) 방위비 증액
- 올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32%인 국방비를 2035년까지 3.5%로 늘리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 또 250억달러(약 35조원) 안팎의 무기 리스트를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3. 사설
 1) 관세 협상
한겨레 =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 피해 최소화 나서야
경향 = 한·미 정상회담 '성공적' 매듭, 관세·안보 협정문에 만전을
한국 = '연 200억불 투자'로 고비 넘긴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 만전을
동아 = 한미 관세 협상 극적 타결… 'K제조업 영토 확장' 기회로
중앙 = 막판 관세 합의 이뤄낸 한·미, 늦었지만 다행이다
조선 = 정부 노고 끝 극적 관세 타결, 이제 또 다른 과제 속으로
- 전반적인 톤이 대부분 ‘극적 타결’에 안도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2) 핵잠수함
한겨레 = '양날의 칼' 핵추진 잠수함, 활동영역 한반도로 제한해야
한국 = 핵추진 잠수함 물꼬 텄다, 원자력 주권 회복 기회 살려야
동아 = 방위비 증액해 얻은 '핵잠 추진'… 여전한 대북정책 조율 과제
조선 = 李 "원잠 허락을" 트럼프 "공감" 반드시 결실 맺길
- 핵잠수함 추진에 대해서도 대체로는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한겨레는 무한정 잠항이 가능한 핵잠수함을 미국이 승인해 준다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행여나 우리 핵잠수함이 미국의 글로벌 안보전략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어야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이에 대해선 미리 선을 그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301219001
미 전문가들 “한국, 강한 협상력으로 예상 밖 성과…향후 이행과정은 지켜봐야” (경향,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2025.10.30 12:19)
미국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노딜’까지 우려됐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안보 분야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등 진전이 이뤄진 것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라고 평했다. 다만 양해각서(MOU)가 공식 체결되기 전까지 변수가 남아있고, 이행 과정에서도 계속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상회의 바로 다음 날부터 양국 정부는 반도체 관세와 농산물 수입 등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는 29일(현지시간)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연간 200억달러 투자 한도 설정, 투자처 심사 안전장치 마련 등 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였다”면서 “이는 한국 정부에 엄청난 안도감을 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도 “한국 내에서는 냉소적 시각이나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의 초기 요구안이 한국 외환시장 등에) 초래할 위험이 완화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는 공정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구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렌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프로그램 국장은 “투자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잠시 멈춰 섰던 두 나라 관계가 이제 제 궤도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상회의 전날까지만 해도 전망이 어두웠던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동력에 대해 김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타결 불발이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협상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협상단이 미국의 모든 요구에 일일이 굴복하지 않는 강경한 협상가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무시된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여 석좌는 “한국은 이번 협상 결과를 놓고 한동안 자축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는 관세를 휘둘러 동맹의 팔을 비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식 무역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은 상당한 성과이지만, 과거 한·미 FTA를 통해 확보했던 ‘최혜국 관세율 대비 2.5% 인하 혜택’ 원칙이 완전히 잊혀졌다는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톰 래미지 KEI 경제정책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중 이뤄진 이번 합의도 지난 7월 말 합의 틀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공식 행정명령이 나오기 전까지는 일종의 ‘구두합의’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MOU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 투자 기간 등 디테일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일러 선임고문도 “협상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계속 어려운 과제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미는 정상회의 바로 다음 날부터 합의 내용에 관해 이견을 드러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시장을 100%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쌀·소고기를 포함한 농산물 시장에서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는 한국 정부 설명과 차이가 있다. 또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핵심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안보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 국장은 미국이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것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 해군은 광범위한 해역에서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일러 선임고문은 이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을 요청하면서 중국·북한 잠수함 추적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한국이 중국 위협에 대한 인식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은 ‘동맹 현대화’ 논의에서 중요한 전략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 일각에서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대중 견제에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대북 억지에 한국이 더 많은 국방비를 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기간 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피력하면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라 칭하고 대북 제재 완화까지 거론한 것에 대해 사일러 선임고문은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으로 언급함과 동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고자 한다”며 “비핵화 과정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긴장 완화와 평화 증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030109800001
관세협상 '반도체·농산물' 韓美 다른 설명?…양측 입장 살펴보니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팀, 임형섭 기자, 2025-10-30 13:06)
美상무 "반도체는 합의 일부 아냐, 시장 100% 개방"…일각서 '韓과 배치' 지적
대통령실 "반도체 관세, 합의내용 토대로 발표" "추가 개방 없어"…이견설 일축
'100% 시장 개방' 발언에도 韓측 "美 해오던 얘기…논란 삼을 대목 아냐"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일각에서 몇몇 항목에 있어 한미 간 설명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30일 나오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전날의 합의 내용을 소개하며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 "한국이 시장 100% 완전 개방에 동의했다"고 했는데, 이는 전날 대통령실이 발표한 내용과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전날 발표는 한미 간 합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면서, 러트닉 장관의 언급 역시 '이견 노출'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먼저 반도체 관세의 경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실장은 양국의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한 것"이라며 전날 소개한 합의 내용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보장받은 게 맞다"며 "당장 명문화가 되지는 않더라도 추후 반도체 관세의 구체적 협의 과정에서 이런 합의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협상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시점에 '대만 사례'를 적시해 한미 간 합의 문건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이번에 채택할 양해각서(MOU) 등 문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한국의 발표가 틀렸다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러트닉 장관의 '시장 100% 개방' 발언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농산물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는 한국 측 입장과 상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자칫 민감한 사안인 쌀이나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해 양측의 해석이 갈릴 경우 다시금 전체 협상이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 역시 심각하게 바라볼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앞서서도 미국은 '100% 개방'이란 표현을 계속 사용해 왔다"며 "지난 7월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뒤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 개방'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협상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려해 나오는 표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농산물 추가 개방을 막았다는 우리 입장도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미 행정부가 협상 결과를 자국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선명하고 강력한 표현을 고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미국 입장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라며 "이를 국내로 가져와 '왜 100% 개방이라는 표현이 나오느냐'면서 소모적 논란의 대상으로 삼는 게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http://www.laborparty.kr/?page_id=13642&uid=3553&mod=document&pageid=1
[논평] 미국과 한국 대자본의 이익에만 충실했을 뿐 (2025. 10. 30. 노동당 대변인실)
- 한미관세협상 합의결과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어제 한미관세협상이 타결되었다. 그간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 대미투자는 2000억 달러를 매년 200억 한도로 10년에 걸쳐 현금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 달러는 MASGA 프로젝트와 관련한 조선업 협력을 통해 투자하되 기업투자에 대한 보증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한 이번 합의에 따라 조만간 자동차의 품목관세는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였다.
현금투자 액수가 줄었고 10년 분납이라는 것과 자동차 관세를 낮추기로 한 것을 이유로, 이번 관세협상 타결이 미국의 애초의 무리한 요구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일본보다는 그래도 유리한 조건임을 이야기하면서, 한국 정부가 나름 노력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노동당은 선방 내지 노력한 결과라는 평가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이런 평가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만 묻고 싶다. 만약 윤석열이 이런 협상 결과를 가져왔을 때에도, 선방 내지 노력이라고 평가했을 것인지 스스로 돌이켜보길 바란다. 이번 협상결과는 미국과 한국 대자본의 이익에만 충실한 것이었으며, 노동자민중의 입장에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다. 
우선 협상과정에서는 현금투자 비중은 5% 정도로만 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3500억 중 절반이 넘는 2000억을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10년 분납이라지만 1년에 200억 우리돈으로 30조에 가까운 현금을 달러로 투자하는 것이 외환시장 및 한국의 국내 재정투자여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리가 없다.
혹자는 일본보다는 그래도 현금투자액수가 상당히 낮은 것 아니냐고 할 지 모르나 일본과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일본은 일종의 기축통화국이며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도 체결되어 있다. 통화스와프가 아니라도 달러표시 국채나 정부보증채권 발행 등을 통해, 실제로 달러를 투입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장기국채는 롤오버 등을 통해 실제로는 이자만 부담하면 되므로, 일본이 실제로 달러를 현금으로 투입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반면 한국은 일본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니며 통화스와프는커녕 달러표시 국채도 국제시장에서 발행이 쉽지 않다. 즉 한국은 현금투자를 위해서 실제로 달러를 조달해야 한다. 정부는 각종 외화자산 운용수익 등을 통해 실제 외환보유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그런 운용수익이 크지 않으면 외환보유고에서 직접 지출해야 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게다가 이번 합의가 없었다면 애초에 운용수익이든 뭐든 그건 전부 우리 정부의 재정여력 확충 및 각종 국내투자에 쓰일 수 있는 돈이었다. 안 그래도 공공재생에너지 등 기후위기 대응이나 공공서비스 등 사회복지 확대를 위해 과감한 대규모 국내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내에 투자해서 많은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돈을 미국에 매년 30조씩 투자하는 게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만을 위한 것 아닌가? 일부 대기업을 위해, 정부가 달러 현금까지 써가면서 국내 투자나 일자리에는 악영향이 명백한 합의를 한 것을 어떻게 옹호할 수 있는가? 이 정부는 미국과 대기업만의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서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미국과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임에도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은 전국민이 함께 떠안게 된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모든 투자에는 실패 리스크가 따르거니와, 이번 대미투자는 더욱 그러하다. 리스크가 매우 적은 투자라면 미국 기업이 직접 하지 한국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또한 각종 인프라나 필수 제조업 등 리스크가 있더라도 미국 입장에서 꼭 필요한 투자라면 미국이 직접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정상이다. 결국 미국 기업도 꺼리고 이미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는 미국 국채 추가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리스크 투자에 한국 돈을 끌어들이려는 것이 이번 관세협상의 본질이다. 실제로도 각종 고비용이나 숙련 노동력 문제로 인해, 미국의 인프라나 제조업 투자는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며 실패 위험도 매우 크다. 
그런데도 투자 손실에 대한 미국 측의 부담은 전혀 없다. 즉 손실이 나면 그건 전부 한국이 감당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지만, 그건 한국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익이 나도 5:5로 분배하면서, 손실은 전부 한국이 떠안는 이런 방식은 사실상 일종의 강탈이다.
물론 이런 리스크가 있더라도 민간기업은 대미투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 성공하면 미국 시장 본격 진출 등을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신 실패할 경우 그 손실은 기업 스스로 떠안는다. 이윤을 노리고 투자한 기업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대미투자는 성공할 경우라도 주된 과실은 기업이 누림에도, 실패했을 경우의 손실은 정부가 떠안게 된다. 이는 현금투자는 물론이고 MASGA 프로젝트 또한 정부 보증이 동반될 경우 기업과 정부가 손실을 분담하는 구조가 된다. 성공하면 글로벌 자본으로 도약할 수 있지만 실패 위험성도 매우 큰 대미직접투자를, 정부가 자기 돈 내지 보증으로 리스크를 분담해준다니 한국 대자본으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합의의 본질은, 미국의 인프라나 제조업 투자를 한국 돈으로 하면서도 그 이익은 미국 및 국내 대자본이 주로 가져가지만 역으로 손실이 나면 이는 대부분 한국 정부 즉 실제로는 전국민이 함께 부담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과 국내 대자본의 입장에서는 남의 돈으로 투자하면서 이익은 챙기고 손실은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선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차라리 합의하지 않고 그 돈을 국내 투자 및 수출 다변화와 피해 기업 지원 등에 쓰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이번 합의과정에서 배드딜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는 기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결국 이재명 정부 또한 일부의 헛된 기대와는 다르게, 미국 및 한국 대자본의 이익에 충실한 정부이기 때문이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이윤 확대 기회를 도우면서, 손실은 전국민 정확히는 노동자민중에게 떠넘기는 자본가 정부의 본질을 잘 드러낸 것이 이번 합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 노동당은 이번 합의에 결코 동의하지 않거니와, 선방 운운하는 평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양국 자본의 이익에만 충실한 자본가 정부가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정부를 수립하기 위하여 우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싸워나갈 것이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03011424585265
관세 합의 하루만에 다른 말 하는 한미…美 "반도체 관세 합의 없었다"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박정연 기자 | 2025.10.30. 15:48:09) 
농산물 시장 개방? 러트닉 "한국시장 전면 개방" vs 대통령실 "추가 변경사항 없어"
한미 양국이 관세를 포함한 무역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지만 세부 사항에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측은 반도체는 관세는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한국이 시장을 100%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시장 개방인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이 60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하 에이펙) 정상회의 계기 한국에 방문중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매우 특별한 회담을 가졌다"며 한국의 관세율을 설명했는데 "반도체 관세는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종료된 이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의 경우 핵심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보장받았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부분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30일 "한미 양국은 반도체 관세를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실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인 대만과 동등한 입지를 확보해 불확실성을 제거한 협상결과"라며 "발표 내용은 양측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관련문서는 마무리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은 또한 자국 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100% 개방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정확히 한국이 어떤 시장을 개방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는데, 이후 이 부분이 양측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김 실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시장 개방과 관련해 "농산물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은 철저히 방어했다"며 "민감성이 높은 쌀·쇠고기 등을 포함해 농업 분야에서 추가 시장개방을 철저히 방어했고, 검역 절차 등에서의 양국 간 협력 소통 강화 정도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3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국은 모든 미국산 상품에 대해서 시장이 개방되어 있고, 추가적인 변경사항은 없다"고 말해 러트닉 장관의 발언이 농수산물 분야에서의 시장 추가 개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이처럼 한미가 세부 내용을 두고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실제 문서로 이를 공식화할 때까지 합의가 공식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의 다른 분야에서는 전날 한국 정부의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세와 관련해 러트닉 장관은 한국산에 1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도 15%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한화 약 497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양국 합의와 관련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분야를 첫 번째 투자 분야로 지정했으며, 미국 내에서 선박 건조에 최소 15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승인했다"며 "또한 한국의 우수한 조선업체들이 필라델피아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진행될 여러 프로젝트에 20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인프라, 핵심 광물, 첨단 제조업, 인공지능(AI) 및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분야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토영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받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구매하기로 했으며, 부유한 한국 기업 및 기업인들의 미국 내 투자 규모는 6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며 회담 성과를 내보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301638001
대미투자 2000억달러, 충격은···장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될 수도 (경향, 김윤나영 김지환 기자, 2025.10.30 16:38)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달러씩, 총 2000억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하면서 전문가들은 국내 외환시장이 감내할 만하지만, 정부가 얼마나 위험한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언제든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도 단기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나 일정 부분 빚을 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0일 “환율이 정상적인 수준이라면 연간 최대 150억달러의 대미 투자가 이뤄져도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외환보유액을 건드리지 않고 한은이 이자 등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은 연간 150억달러 수준이다. 한은은 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이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연간 5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시장에선 ‘선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내린 1426.5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향후 1300원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 호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 관세협상 타결로 인한 불확실성 완화가 더해지면서 환율은 연내 13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해외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장기적인 영향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특히 정부가 미국 측 의사에 따라 손실 위험이 높은 사업에 투자할 경우 우려 목소리가 크다. 주 실장은 “예를 들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개발 사업처럼 위험이 큰 곳에 투자한다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보증채 형태라 하더라도 일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정부 보증을 통해 산은 등이 채권으로 조달하는 달러 역시 결국 언젠가 한국 경제가 갚아야 할 빚”이라며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투자자가 강제로 투자해야 하는 종속적인 구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정했다고 해도 대미투자 자체가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해외투자 확대로 최근 감소로 전환된 외화 순공급에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공급 축소가 더해지면 외화 수급은 간접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막대한 국부가 국내의 생산적 투자처 대신 미국으로 유출되는 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301834001
[사설] 대미 관세협상 선방,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일자리 챙겨야 (경향, 2025.10.30 18:34)
29일 전격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시장 반응도 호의적이다. 30일 코스피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미국 언론 등은 투자처 협의·결정, 투자 원리금 회수, 수익 배분 등에 관한 세부 조항을 거론하며 한국이 일본보다 협상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관세협상 결과 앞으로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1500억달러는 조선업 분야(마스가) 협력이고, 2000억달러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10년간 투자한다. 원리금 회수 때까지 투자 수익은 5 대 5로 배분한다. 대신 한국 기업은 반도체는 대만, 자동차는 일본·EU와 같은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그간 대미 수출이 무관세로 이뤄진 것에 견주면 15% 관세 자체가 새로 추가된 부담이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3500억달러 투자도 말이 투자이지 미국 강요에 방어적으로 대응한 성격이 짙다. 
관세협상 타결로 초대형 불확실성이 해소된 건 환영할 만하지만, 본게임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당장 정부는 국내 산업 공동화를 막고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500억달러는 지난해 한국 제조업 전체 설비투자(145조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한국은행의 투자 고용유발계수(10억원당 7.2명)를 적용하면 350만개 일자리가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140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어 금융시장 안정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큰 틀은 합의됐지만 ‘디테일’을 다루는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했다지만, 양국 의견이 갈리면 어떤 방식으로 결정할지 여전히 모호하다. 관세협상은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므로 국민과 소통하고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기업도 국내 협력업체 육성과 청년 일자리 확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미 투자액의 대부분은 궁극적으로 국민과 미래세대가 책임지고 떠안아야 한다. 특히 이번 협상에 직접적인 혜택을 받은 수출 대기업들은 기술·제품 혁신으로 미국 시장에서 선전해 국민의 성원과 희생에 보답하기 바란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26517.html
한-미 또 다른 말…러트닉 “한국 시장 완전 개방” 대통령실은 반박 (한겨레, 경주/엄지원 기자, 도쿄/홍석재 특파원, 2025-10-30 19:38)  
한-미 관세·안보 협상을 타결하고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양국 당국자들의 주장이 일부 영역에서 엇갈리고 있다. 관세 협상을 총괄해온 ‘강경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29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우리 정부의 발표와 일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나섰기 때문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회담에서 이뤄진 통상 합의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자국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브리핑에서 쌀·소고기를 포함한 농산물 시장 개방은 막았다고 설명한 대통령실의 입장과 어긋난다. 이에 대해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한국은 이미 모든 미국산 상품에 대해 시장이 개방돼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추가적으로 변경되는 사안은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쌀·소고기 추가 개방은 최종 저지선으로 보고 협상에 임해왔다.
러트닉 장관은 또 이번 협상 타결 이후 한국산 제품에 적용될 관세율을 소개하면서 “반도체 관세는 이번 협상의 일부가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이 또한 반도체의 경우 경쟁국인 대만에 견줘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는 대통령실의 설명과 배치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추가 입장문을 내어 “한·미 양국은 반도체 관세를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인 대만과 동등한 입지를 확보해 불확실성을 제거한 협상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표 내용은 양측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관련 문서는 마무리 검토 중”이라고 러트닉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국이 협상장에서의 양국 합의와 다른 주장을 내놔 상대국을 곤혹스럽게 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8일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계획 공동 문서’에서 양국은 서로 다른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쪽 공동 문서에는 담기지 않은 내용이 미국 쪽 공개 문서에는 다수 포함돼 있어서다.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제조한 차량을 일본으로 역수입하고, (일본 내) 유통망을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도 개방한다’, ‘일본 도호쿠전력이 1억달러 넘는 미국산 석탄 구매 계약을 다년에 걸쳐 체결한다’는 등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개요서)의 내용들은 일본 쪽 문서엔 담기지 않았다. 일본 쪽 문서엔 “도시바나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대기업이 참여 검토 중”이라는 정도의 내용이 담겼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어떻게 (백악관이) 숫자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러트닉 장관의 주장은 미국 국민에게 회담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부풀린 표현일 수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 투자 펀드를 꾸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말바꾸기’가 거듭된다면 상호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 투자의 합리성을 판단하는 투자위원회의 위원장을 러트닉 상무장관이 맡게 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302134005
‘합의 문서’ 속 수익 배분 방식·투자 결정권 주목 (경향, 오동욱 기자, 2025.10.30 21:34)
미·일 간 합의, 원리금 5 대 5…실질적으론 투자금 절반만 회수 가능
“일본과 같은 구조인지 투자 과정에 발언권 얼마나 있는지 따져봐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관세협상을 타결했지만 ‘합의 문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규모 대미 투자가 한국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투자를 통해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또 한국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미 관세협상의 핵심은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30일 통화에서 “대미 투자가 실제 이익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상업적으로 합리적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익 배분을 어떤 식으로 설계했는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의 투자 수익 배분 방식은 ‘투자 원금을 제외한 순이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원리금(이자 수익과 원금)까지도 반씩 나누는 형태다. 이렇게 되면 수익을 반반 나누게 돼도 실질적으로 투자금은 절반만 회수할 수 있다. 이 조건에서 한국이 투자액을 회수하려면 프로젝트가 창출할 총수익이 투자액의 2배가 돼야 한다. 
또 김 교수는 “일본의 ‘스냅백(Snapback)’ 조항이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냅백은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율 등을 합의 이전으로 원상 복구시키는 일종의 무역보복 조치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의 합의문에서 ‘출자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으면 상호관세 등을 다시 올린다’는 취지의 내용에 서명한 바 있다.
투자 결정 과정에 한국이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실제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구조가) 일본과 같은 구조로 가는 것은 아닌지, 한국 정부가 어느 정도 발언권이 있는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일 협상 결과를 보면 일본은 투자 결정에 대해 미국에 ‘자문’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한·미의 경우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의장으로 하는 투자위원회에서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데, 실제 한국이 투자위원회에 참가할 수 있고 권한은 얼마나 가졌는지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반도체 등 구체적인 품목이 합의안에 어떤 식으로 서술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핵심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보장받았다”고 했지만, 외교 문서에서 특정 국가를 비교 대상으로 하는 게 어색한 만큼 이 내용이 최혜국 대우를 의미하는 것인지, ‘구두 합의’에 불과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의약품 등에 대해선 ‘최혜국 대우’라는 표현을 명시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6556.html
‘관세 최악 피했다’지만…미 투자 결정권·반도체 미완 논란 (한겨레, 이본영 유하영 김윤주 이재호 기자, 2025-10-30 22:54)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을 놓고 경제계는 불확실성이 걷혔다며 환영하고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거액의 현금 투자에 대한 결정권이 기본적으로 미국에 있는데다, 반도체 품목관세가 ‘미완’으로 남으면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전문가들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펀드 중 2천억달러는 200억달러씩 10년간 분산 투자하고,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사업에 한국 주도로 투자한다는 정부 설명을 두고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한다”며 이번 합의가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희 대구대 교수(경제금융통상학)는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라는) 필요조건 부분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며 ‘상업적 합리성’을 놓고도 “일본보다는 조금 나은 안을 가져온 부분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도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미국도 어느 정도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평가의 배경에는 전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브리핑에서 ‘상업적 합리성’ 보장 장치들을 마련했다고 밝힌 점도 있다. 김 실장은 “투자 금액을 충분히 환수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판단하는 사업만 한다는 점을 한·미가 양해각서(MOU)에 명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가 이익을 5 대 5씩 가져가되 20년 안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하면 수익 배분 비율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애초 밝힌 규모에 비해 현금 투자는 크게 늘었다. 김 실장은 7월30일에 한·미가 큰 틀에서 합의한 이후 현금 비중은 “5% 미만일 것”이라고 했다. 최종 타결된 현금 비중은 57%로 그 10배 이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5500억달러를 투자하는 일본과 달리 10년에 걸친 현금 투자로 부담이 줄었다지만 차기 정부가 부담을 넘겨받는 문제도 있다.
미국이 투자처 결정을 주도하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김 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투자위원회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협의위원회를 이끈다고 밝혔다. 미·일 양해각서에는 “투자위원회는 미국 대통령에게 투자처를 추천하기 전에 양국이 지명한 이들로 구성된 협의위원회와 협의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한·미도 이를 준용하면 한국 쪽은 의견을 내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의 참여 정도도 숙제로 남았다. 최근 트럼프의 방일 결과를 담은 백악관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10여개 일본 기업이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차세대 원자로 등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약 4천억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혔다는 내용이 나온다. 정부로서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미국과 줄다리기를 해야 할 형편이다.
반도체 품목관세 인하 여부가 이번 합의에 담기지 않은 것도 우려를 남긴다. 김 실장은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이는 반도체 품목과 관련해 미국과 상호관세율(15%)을 초과하지 않도록 약속한 유럽연합(EU)이나 최혜국대우를 받기로 한 일본과 다른 점이다. 현재 50%인 철강 관세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10/31/C2S34YWMDNDMVN2XTMNJVEV3SA/
[사설] 관세 전쟁은 세계 산업 전쟁, 우린 뭘 하고 있나 (조선일보, 2025.10.31. 00:20)
한미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는 소식에 30일 주식시장은 자동차·조선주 등이 급등했다. 경제 단체들도 최악을 피하고,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며 일제히 환영했다. 급한 불을 끈 것은 다행이지만, 안도만 할 때가 아니다.
세계는 자국 산업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기업 유치’ 전쟁 중이다. APEC 비즈니스 서밋의 핵심 화두 역시 ‘AI 시대의 공급망 재편’이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칩스법(반도체법)으로 전 세계 공장을 자국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관세 역시 기업 유치의 일환이다. 일본도 SMR(소형모듈원자로)과 AI 인프라, 핵심 광물 확보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며 제조업 부활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2021년에만 1800개 기업을 자국으로 유턴시켰고, 일본도 최근 매년 600여 개 기업이 돌아오는 상황이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투자 유치’ 대신 ‘기업 엑소더스(탈주)’가 한창이다. 올 상반기에만 2437개의 국내 기업이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섰다. 1년 전보다 63% 넘게 급증했다. 반면 상반기 중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온 ‘유턴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나간 기업이 돌아온 기업의 480배가 넘는다. 정부가 2014년 ‘유턴 기업 지원법’까지 만들었지만, 12년간 돌아온 기업은 200개다. 그나마 2021년 26곳이던 것이 올해는 9월까지 11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차라리 폐업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환경에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우리 기업의 해외 이전을 더 부채질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떠날 이유는 차고 넘치는데, 머물 이유는 찾기 어렵다. 경쟁국들이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로 레드 카펫을 까는 동안, 우리는 폭력 노조와 이를 옹호하는 정권, 극도로 경직된 노동 시장, 과도한 형사 처벌(중대재해처벌법 등), 높은 세금 부담으로 기업을 옥죄고 있다.
관세 협상 타결은 문제의 새로운 시작이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근본 처방에 나서지 않으면 국내 산업은 껍데기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파격적 규제 혁신과 노동 개혁, 과감한 세제 지원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되면 외국 기업도 몰려온다. 고용이 늘어나 청년층에 희망이 생기고 출산율이 올라간다.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정부가 이 동력으로 국내 산업 선순환의 바퀴를 돌렸으면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8327
[사설] 관세협상 한·미 벌써 다른 목소리, ‘디테일’이 문제다 (중앙일보, 2025.10.31 00:32)
철강 관세 50% 완화 시급, 국회 비준도 넘어야 할 산
세부 조율 과정 이견에도 국익 최대화 위해 노력해야
한·미 관세협상이 지난 29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견이 컸던 대미 투자와 관련해 한국이 3500억 달러(약 500조원)의 대미 투자펀드 중 2000억 달러를 매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분할 투자하고,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로 하는 것으로 접점을 찾았다. 미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15%로 낮추고, 반도체 관세도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적용키로 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건 다행이지만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번 협상에서 관철하지 못한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부과되는 관세(50%) 완화다. 중소 업체와 가전업체의 충격이 큰 만큼 보완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대미 투자 관련 국회 비준 절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막대한 재정 부담이 예상되는 만큼 야당과 국민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
세부 조율 과정에서 양국의 기싸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벌써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의 경우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합의했다”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다. 게다가 “한국이 자국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는 러트닉의 말은 쌀과 쇠고기 등 민감한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을 방어했다는 정부 발표와도 사뭇 다르다.
대미 투자와 관련한 양국의 밀고 당기기도 쉽지 않은 싸움이다.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느냐’를 따지겠다는 우리 정부의 선언이 무색하게, 러트닉 장관은 대미 투자 항목에 알래스카 천연가스관과 인공지능(AI), 에너지 기반시설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 하더라도, 미국 측의 이런 발언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양국이 큰 틀에서 합의에 도달했지만, 구체적인 방향과 세부 항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런 만큼 아전인수격 해석이나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다. 지난 7월 1차 협상 때도 ‘타결’에만 방점을 찍었다가 세부 협상 및 조율 과정에서 발목이 잡혔던 만큼, 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국가 간 협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갈 수 없다. 그렇기에 문제를 숨기기보다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맞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국익을 최대화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6926.html
“미국에 3500억달러, 국내투자 위축·고용 악영향…대응 전략을” (한겨레, 신민정 기자, 2025-11-02 17:04)
학계·시민단체 지적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 구성안이 확정되면서 국내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 확대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협상에 따라 한국 정부가 주도해 미국에 약 10년간 매년 현금으로 투자해야 하는 200억달러(약 286억원)는 지난해 대미 해외직접투자(FDI)와 맞먹는 규모다. 해외직접투자란 국내 기업이 외국에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지분 등을 취득하는 것으로,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느는 추세다.
2일 기획재정부의 해외직접투자 통계를 보면, 2020년 151억6천만달러였던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 220억8천만달러로 5년 만에 45.6%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기장비·전자부품 등 제조업의 미국 투자액이 39억2천억달러로 대미 총투자의 17% 이상을 차지하는 등 첨단산업 투자가 총투자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합의 뒤 미국내 투자처로 첨단 제조업, 인공지능 등을 언급했고, 우리 정부도 반도체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 투자할 산업과 국내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올해 1~9월 전기차 전환을 포함한 자동차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5.6%,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는 같은 기간 15.7% 증가하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늘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장)는 한겨레에 “과거 중국에 대한 투자는 저부가가치 산업 쪽으로 많이 이뤄졌고, 국내 투자는 고부가가치 산업 쪽으로 활성화되면서 상호 보완성이 있었다”며 “지금 대미투자는 전기차·반도체 등 첨단산업 쪽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투자할 것을 미국에 투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 여력이 줄고 현금흐름이 나빠지면 결국 지역경제와 고용에 타격을 줄 거란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 뒤 논평을 내어 “이러한 대규모 해외투자는 국내 중소기업과 지역산업의 자금흐름을 약화해 민생경제 전반의 투자 여력을 축소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제조업 중심 지역과 중소도시 경제의 위축, 조선·철강·부품 산업 등 주력 제조업 기반 약화는 하청·중소기업의 경영난과 지역 고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허 교수는 “미국 쪽 투자와 고용이 늘고 산업 구조조정이 강제적으로 이뤄지면서 제조업 분야가 위축되는 산업 공동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서비스 산업 개발 등 대대적인 산업 경쟁력을 키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8895
설비투자 4년 만에 최대폭 늘었지만…'관세협상 후폭풍' 우려 (중앙일보, 세종=장원석 기자, 2025.11.02 17:55)
올해 3분기까지 설비투자가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월별로도, 분기별로도 점차 나아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반가운 회복세지만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단하긴 어렵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대규모 대미 직접 투자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투자 위축과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산업 설비투자지수(원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2021년 같은 기간 11.3%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투자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자동차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0년(33.9%) 이후 25년 만에 최대 폭인 15.6%를 기록했다. 전기차 전환시설 확충, 자율주행ㆍ인공지능(AI) 등에 투자를 늘린 효과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도 15.7% 증가했다. 2021년 57.2%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메모리반도체 재고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AI 패러다임 전환으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들며 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4분기 -1.8%, 올해 1분기 -1.7%에서 2분기엔 보합으로 올라섰고, 올해 3분기 5.8% 증가했다. 부진을 끊고, 방향을 전환하는 흐름이다.
낙관할 상황만은 아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관세 부담은 일부 완화됐지만, 그 대가로 약속한 대규모 대미 투자(3500억 달러)가 국내 투자 여력을 갉아먹을 수 있어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간 대미 투자가 내년부터 현재의 2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국내에 투자할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 등 10대 제조업의 국내 투자 실적은 약 114조원이다. 국내총생산(GDP)의 4%, 전 산업 설비투자의 4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금은 설비투자 회복이 하반기 경제성장률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비롯한 미국과의 산업 협력이 본격화한다. 허 교수는 “이번 대미투자는 과거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때처럼 국내 투자와 보완적인 성격이 아니라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전면적 투자 형태”라고 짚었다. 해외 투자에 따른 국내 낙수효과를 기대할 상황도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 투자 위축은 제조업 공동화를 부를 수 있다. 투자가 줄고, 제조업 기반 시설이 미국으로 옮겨가면 제조업 거점이 되는 지역 경제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조선업 쇠락기 때처럼 제조업 투자 부진이 중장기적으로 중소ㆍ중견 공급업체 위축으로 이어지고, 부동산 시장 등으로 연쇄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경쟁력을 키워 내수시장을 탄탄하게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용준 경희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고용 이슈가 발생하자 실업자나 임금이 줄어든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식으로 지원했다”며 “해외 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피해기업 지원, 직업전환훈련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22246005
한·미 관세협상 문서화 어떻게…“30개 조항 긴 MOU, 팩트시트는 서너장” (경향, 정환보 김병관 이유진 기자, 2025.11.02 22:46)
투자 자금 조달부터 분배까지
‘보험 약관’처럼 세밀한 MOU
자동차 15%·의약품 최혜국 등
팩트시트엔 직접적인 관세 내용
김용범 정책실장 “조만간 공개”
한·미 양국이 조만간 발표할 관세협상 결과 문서는 양해각서(MOU)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두 가지 형태로 공개된다. MOU에는 대미 투자 패키지에 한정된 내용이 담기는 반면, 팩트시트에는 MOU 체결의 조건으로 상호 약속한 합의사항 전반이 포함된다. MOU는 25~30개 조항으로 구성되고 팩트시트는 A4 용지 3~4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JTBC 인터뷰에서 “MOU는 1조(조항)부터 25~30조까지 있으니까 상당히 긴 내용이고, 조인트 팩트시트는 (A4 용지) 서너 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MOU에는 대미 투자 구조·분야, 자금 조달·배분 방식 등 투자와 관련된 전 부문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형식 면에서 ‘미·일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약관 서류처럼 세세한 내용들까지 규정한 형식이다. 한·미 MOU에는 1조에 ‘상업적 합리성’ 문구를 넣는 것으로 조율됐다.
투자 구조는 윤곽이 나와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가 투자 대상을 선정·감독한다. 투자 대상 추천과 법적 고려사항들을 검토하는 협의위원회에는 한·미 정부 지명 인사들이 참여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협의위원장을 맡는다. 미 상무부 산하 투자진흥관이 투자 전반의 운영을 전담하며, 실제 투자는 별도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이뤄진다.
투자 분야는 미국이 투자를 희망하는 전략산업부문 예시가 담기고, 추후 협의를 통해 확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된다. 현금 투자 외 보증·대출 등을 포함해 1500억달러 규모로 설정된 조선업 분야 협력에 관한 투자 구조와 방식도 별도 기재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 구체적인 지침도 MOU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미이행 시 페널티, 투자 결과 발생하는 이익 분배 방식에 관한 규정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관세와 직접 관련된 내용을 포함해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 전반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품목관세율 15%로 인하, 상호관세 15%, 의약품·목재 최혜국 대우, 항공기 부품·복제약 무관세 등 한국이 적용받게 될 관세율, 미국이 얻게 될 주요 산업·기업별 투자·구매 금액 등이 적시된다. 한·미의 설명이 달라 논란이 된 반도체 품목관세와 관련해서는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은 들어가 있다”고 김 실장이 설명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일 간 투자에 관한 팩트시트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1일에는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한국과 합의한 팩트시트도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안보 분야 합의사항과 함께 발표되길 원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돼 아직 최종 발표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윤 서강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2일 관세협상 타결에 대해 “미국이 지켜내고 우리는 관철한 협상으로 정상들의 의지가 만든 톱다운 방식”이라며 “앞으로 대미 투자는 투자위·협의위·투자진흥관 3자의 적극적인 소통과 경영 협의가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22097
환율도 부담, 제조업 공동화도 우려…천문학적 대미투자의 그늘 (CBS노컷뉴스 이동직 기자, 2025-11-03 05:00)
대규모 대미 투자→국내 투자 위축 우려
대미투자, 장기적 환율 끌어올려 제조업 공동화 우려도
제조업 투자 감소→GDP 성장세 하방 요인 가능성
"제조업·지역경제 살릴 수 있는 방안 강구해야"
관세협상 타결로 대미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설 이전과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제조시설의 해외 이전이 가속하고 장기적으로 환율이 상승할 경우 지역 경제 등 경제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미 투자 급증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해 국내 투자 방안과 고용 안전망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관세 부담 덜었지만…'국내 제조업 괜찮을까' 
한미 관세협상의 극적 타결로 미국의 고관세 부담은 덜었지만, 대규모 대미 투자로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협상 타결로 한미간 산업 협력이 본격화하면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두 배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의 대미투자가 급증하면 국내 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장)는 "연간 대미투자가 내년부터 2배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국내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투자 가운데 제조업 투자 감소는 GDP 성장세에 좋지 않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0대 제조업 투자계획은 119조원으로, 지난해 투자 실적(114조원)보다 7% 증가한 수준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대미투자 증가로 국내 설비투자가 감소하면 GDP 성장세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미투자가 장기적으로 환율을 끌어올려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투자가 환율 올리면 제조업에 영향
성장률과 수출 호조에 관세협상 타결이 가세하면서 환율은 올해 안에 1300원대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단기적으로는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대규모 해외 투자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환율 시장은 언제든 출렁일 수 있다. 대미 투자가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정해졌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투자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국내 제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막대한 국부가 국내의 생산적 투자처 대신 미국으로 유출되는 만큼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기업 투자유치 등 제조업·지역경제 보호 방안 찾아야"
대규모 대미투자와 이에 따른 국내투자 위축은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불러오고 결국 제조업의 거점인 지역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대미투자를 피할 수 없다면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 유치를 늘리는 등 제조업과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규모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을 도모하고 규제를 적극 완화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했다. 
서비스 산업을 키워 내수와 수출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 교수는 "제조업 공동화는 앞으로 필연적인 현상"이라며 "서비스업 발전법을 통과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산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41958005#ENT
[경제직필] 차악을 윤허받아 기쁜가 (경향,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2025.11.04 19:58)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민주당은 명비어천가를 부르고, 국민의힘은 아무 말 대잔치다. 내란 잔당의 정부 비난은 너무 저열해서 “한국의 우익에게는 이념이나 사상이 없다”던 어느 학자의 수년 전 비평이 새삼 떠오를 정도다. 전문성도 수권 능력도 남아 있지 않은 구체제 세력이 지금이라도 트럼프 반대 투쟁에 나선다면 최소한의 일관성은 인정해줄 만하다. 분명한 사실은, 이 말도 안 되는 120년 만의 을사국치 협상은 트럼프 제국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최악 대신 차악을 ‘윤허’받고 기뻐하는 민주당의 자화자찬은 위선이다. ‘노 딜’이 낫다며 권력 주위를 맴돌다가, 선방했다며 태세 전환한 소위 전문가들은 참혹할 지경이다.
이제라도 협상 결과의 위험 요소를 정확히 짚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때다. 한국 정부의 2000억달러 대미 투자에 약정 기한과 집행 기간이 구분되어 있다는 점부터 조심해야 한다. 투자 대상 사업을 확정하고 약정을 체결하는 기한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이다. 달러 자금이 유출되는 집행 기간은 사업의 기성(진척 정도)에 따라 10년보다 길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2000억달러 전액이 미국에 투자된다.
투자 수익의 분배에 관해 한국은 원금을 못 건진 상태라도 수익의 절반밖에 가져오지 못하지만 미국은 한 푼도 투자한 것 없이 수익의 절반을 챙긴다. 원금 회수 후 미국 몫은 더 늘어날 듯하다. 기실 사업성이 양호한 자국 내 투자 사업이라면 미국 자본이 알아서 투자하려고 들 것이다. 한국에 배정되는 대미 투자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머지 사업일 공산이 크다.
정부는 20년 이내에 원금 회수가 어렵다고 예상되는 사업의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20년이라는 회임 기간은 모든 투자 대상에 일괄 적용하기에는 너무 길다. 투자 사업이 실패할 때 원금 회수의 현실적인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표면상 우리 측 동의로 ‘상업적 합리성’ 원칙에 따라 추려진 사업이니 미국으로서는 신용 보강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 상업적 합리성의 검토에 있어서도 막상 결정권을 가진 투자위원회는 미국이 위원장을 맡는다. 돈을 대는 한국이 위원장을 맡는 협의위원회가, 미국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통로로 전락하지 않고 투자위원회로부터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협상 결과의 경제 효과에 대한 우려도 지울 길 없다. 천문학적인 규모로 미국에 자금을 바치는 마당에 산업공동화와 재정 자원 손실이 걱정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10대 제조업에서 국내 투자는 2023년과 2024년에 800억달러를 초과했다. 이번에 합의된 3500억달러 대미 투자는 그 4배를 넘는다. 주력 산업의 국내 투자 4년 치보다 많다. 2020~2024년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연평균 206억달러였다. 이번에 연간 한도 200억달러 규모의 정부 투자만 더해도 전체 대미 투자는 두 배가 된다. 지난달 29일 백악관 발표 ‘팩트시트’에 따르면 항공·방산, 에너지·원자력 등 분야에서 한국 자본의 현지 투자만도 수백억달러에 이를 예정이다. 여기에 7월 말 현대차, SK 등의 자동차, 반도체 등 투자 약속이 추가된다. 한국 자본의 국내 투자 여력이 줄어들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구조에 공백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부의 대미 투자도 가용 재정 자원을 포기하면서 이루어지기에 위축된 공공서비스 공급을 확충할 기회가 상실되는 셈이다. 
작년 말 외환보유액 중 달러 자산은 약 3000억달러다. 원래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은 외환보유액으로 쌓인다. 반면 운용 수익을 인출해 딴 데 쓰면, 늘어나야 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 대미 투자는 외환보유액을 사실상 줄인다. 운용 수익은 변동성이 크다. 2022년 이후 미국 금리 인상을 배경으로 운용 수익이 늘었지만 계속 그런다는 법은 없다. 2014~2024년 10년간 외환보유액 증가가 520억달러에 그쳤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결국 외화자금을 별도로 조달해야만 할 것이다. 한국 경제는 앞으로 10년 넘게 매년 쌓이는 달러 빚을 노예처럼 갚아야 한다. 
경상수지가 작년에는 1000억달러였지만 2022년이나 2023년은 300억달러에 그쳤다. 향후 무역 질서 재편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로 인해 그 가변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가운데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 유출과 대미 투자 기금의 채권 발행이 반복되므로 한국 경제의 대외적 불안정성은 확대되기 쉽다. 상전한테서 차악을 윤허받았다고 기뻐할 때가 아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925
[사설] 한·미 관세 합의, 시간 걸려도 국회 비준이 정답이다 (중앙일보, 2025.11.06 00:32)
정부, 비준 절차 대신 특별법 추진 논란
국회 논의 통해 내용 투명성 확보해야
대통령실은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 합의의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하고, 특별법 제정으로 대신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부적절하다. 헌법 60조 1항은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대해 비준 동의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MOU는 조약이 아니므로 비준이 필요 없다”는 대통령실의 주장은 말장난에 가깝다.
이번 관세 합의의 핵심은 향후 10년에 걸쳐 3500억 달러(약 506조원) 규모를 미국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이 금액은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마스가) 1500억 달러로 구성되며, 현금 투자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단계적으로 집행된다. 재원은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운용으로 거두는 연 150억 달러 수준의 이자·배당 수익을 우선 활용하고, 부족분은 국책은행의 해외 채권 발행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구조상 단기 외화 유출 위험이 크지 않다고 하지만, 국가 재정·통화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일이다. 헌법이 국회 비준을 요구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의 범주에 포함된다 하겠다. 김민석 총리도 국회에서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그럴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랬던 정부가 돌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는 비준 절차를 밟으면 관세 인하가 늦어져 기업 피해가 커진다는 점을 내세운다. 2007년 국회에 제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여야 갈등으로 4년여 만에 통과된 전례도 거론한다. 그러나 국회 동의 없이 여당 주도의 특별법으로 막대한 대외 투자를 추진한다면 비준 지연보다 훨씬 큰 정치적·경제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통상조약법 13조는 국회 비준을 위해서는 재원 조달 방안과 국내 산업 보완 대책을 함께 제출하도록 규정한다. 정부에는 번거로운 절차지만, 이를 거쳐야 야당과 국민이 정당성을 인정하고 거국적 투자가 가능해진다.
더구나 이번 합의는 수익 배분(5 대 5), 손실 상계 방식, 프로젝트 선정 절차 등 불투명한 부분이 적지 않다. 합의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측은 “한국에서 9500억 달러를 투자받을 것”(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발언까지 내놓고 있다. 협상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회의 비준을 받는 것이 국민 신뢰를 확보하는 길이다. 국민의힘 역시 비준을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 관세 협상의 빈틈과 독소조항을 꼼꼼히 점검하되 국익을 위한 신속한 집행에는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949
대통령실 “한·미 관세 MOU, 국회 비준 대상 아니다” 결론 (중앙일보, 윤성민·하준호 기자, 2025.11.06 01:18)
대통령실은 5일 한·미 관세 합의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관세 합의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헌법 60조는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MOU는 조약이 아니므로 국회 비준 동의도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통령실 판단의 배경엔 법적 검토 외에도 지금은 신속함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고려도 있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MOU를 국회 비준 동의를 받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그럼 관세 인하도 늦어져 기업들 피해가 커진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 비준 절차를 거친 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을 바꾸기라도 한다면 유연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통상조약법 13조에 따르면 국회에 비준 동의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의 보완 대책, 재원 조달 방안 등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준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 비준 동의를 두고 정쟁이 불거질 경우 동의안 처리가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2007년 국회에 제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은 여야 갈등 속에 국회에 제출된 지 4년2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비준 동의안의 의결 정족수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인 만큼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166석) 단독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강행 처리의 후폭풍이 클 수 있어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대통령실의 최종 결론에 따라 정부는 국회 비준 동의 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3500억 달러(약 506조원) 대미 투자 펀드 관련 특별법 제정만 추진할 계획이다. 특별법엔 대미 투자 펀드 설치 근거, 운용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정부는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의원 입법 형식으로 발의를 추진한다. 한·미 양국은 한국이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달의 첫날로 소급해 미국이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이달 내에 특별법안이 발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마련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을 11월 중에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으로선 야당 반발이 정치적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3500억 달러는 내년 정부 예산의 70%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액으로 대의기관인 국회가 꼼꼼하게 짚어봐야 한다”(조용술 대변인)며 합의문 공개와 국회 비준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국민 1인당 1000만원에 가까운 부담을 지는 관세 협상을 해놓고 국회에 비준 동의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어떤 오만함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양국 간 양해각서 또는 협정 체결 시 관련 법령에 따라 통상조약 체결 절차 및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준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관세 협상 결과는 국회에 충분한 보고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야당도 국익 관점에서 한·미 합의 내용에 동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0709320001201
"관세로 큰돈 벌었다"던 트럼프 행정부, 말 바꾼 이유는 (한국일보,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손효숙 기자, 2025.11.07 15:23)
“과세는 의회 권한” 대법원 지적에
“세수는 부수적” 말 바꿨지만 모순
“패소하면 파괴적 결과” 압박 시도
자신이 밀어붙인 관세 정책 덕에 미국이 큰돈을 벌게 됐다고 생색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치적 자랑에 발목을 잡히게 생겼다. 원래 과세는 의회의 권한인데, 국가 위기를 막으라고 위임한 권한을 엉뚱하게 정부 재정 메우는 데 오용했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지적이 나오면서다.
감세 위한 관세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 수하들이 관세 수입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고 홍보했지만, 국가 재정에 이로운 세수가 정책의 합헌성에는 큰 문제가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곤경에 빠진 것은 관세가 결국 돈벌이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지금껏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관세의 세수 증대 효과를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광범위한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미국이 해당 관세로 수조 달러(수천조 원)를 거둬 세금을 줄이고 국가 부채를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관세가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 감소분을 관세가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백악관 국무회의에서 “연간 관세 수입이 1조 달러(약 1,450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산 적자가 상당 폭 감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달 엑스(X)에 “안정적이고 증가하는 연방 수입원”이라고 쓰기도 했다.
오남용된 권한
그러나 상호관세의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대법원이 심리에 착수한 전날, 정부 입장을 대변하려 법정에 출석한 존 사우어 법무차관은 관세와 세수 간 연관성 차단을 시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의 목적을 ‘수입 규제’로 규정하며 “세수는 부수적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도 관세를 물지 않아 세수가 한 푼도 발생하지 않을 때 비로소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든다”는 행정부의 기존 논리를 뒤집은 것이다.
이런 급변침은 패소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대법원 구두 변론 첫날 대세는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하지 않았다. 대법관 9명 중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등 민주당 정권이 임명한 진보파 3명뿐 아니라 존 로버츠,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등 보수파 3명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준비가 돼 있는 듯했다고 WSJ는 진단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활용한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FA)에 의해 국가 비상사태 때 대통령에게 부여되는 외교 정책 권한에 과세 권한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과세는 언제나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고 말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대통령이 법적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게 수입 금지이지 세수 확보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때 많을수록 좋던 관세 수입에 대한 법적 공방이 벌어지자 부담으로 바뀐 형국이다. 미국 로펌 톰슨 코번의 파트너 변호사인 로버트 셔피로는 액시오스에 “대통령이 관세로 벌어들인 돈을 누차 언급한 탓에 법무차관이 법원을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안보 망가질 것”
트럼프 행정부는 장외 압박을 위한 여론전도 시도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정부가 패소할 경우 어떤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관세 덕에 훌륭한 국가 안보를 갖게 됐는데 우리가 진다면 미국에 파괴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관세를 잃게 된다면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한국 등 다른 나라로부터 받은) 대미 투자금 수조 달러를 되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부가 패소해 IEEPA를 근거로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할 경우 그 금액이 1,000억 달러(약 140조 원)가 넘는 거액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111007500071
트럼프 "대법 패소시 관세·투자금 환급액 2조달러 넘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2025-11-11 05:54)
"그자체로 국가안보에 재앙"…전날 배당금 공약 이어 연일 여론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법원 관세 소송에서 정부가 질 경우 환급해야 할 관세와 투자금이 2조 달러(약 2천913조원)가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 의회를 거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결정한 국가별 관세 부과가 적법한지를 놓고 심리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 패소 시 국가적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연일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관세 수입 및 투자에서 환급(pay back)해야 할 실제 금액은 2조 달러가 넘을 것"이라며 "그 자체로 국가 안보에 재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우리 입장에 반대하는 자들은 무정부주의자들과 폭도들이 밀어넣은 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다고 법원이 여기도록 낮은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이 대법원이 정부 패소 판결을 내리더라도 부담이 덜하도록 환급금 예상 액수를 낮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적자를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에 따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이 적법한지를 심리 중이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 우위(보수 성향 6명, 진보 성향 3명) 구도이지만, 지난 5일 심리에서는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닐 고서치 대법관까지도 정부 논리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에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에 일부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1심과 2심은 모두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에서도 위법 판결이 나올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기업들에 관세 일부를 돌려줘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지렛대로 유치한 각국 정부 및 기업의 대미 투자금도 환급 요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연일 여론전을 펴는 듯한 모습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활용해,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최소 2천달러의 배당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고하기도 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29294.html
한미 팩트시트 왜 늦었나…“미 정부 내 이견, 발표 1~2분 전까지 조정” (한겨레, 신형철 기자, 2025-11-14 15:31)
한·미 양국의 통상과 안보 분야 합의사항을 문서화한 조인트 팩트시트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지 16일 만에 공개됐다. 애초 대통령실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2~3일 안에 발표된다고 했지만, 양국이 세부 문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기자회견 도중 ‘애초 예상보다 늦게 합의문이 발표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물음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글자 하나 사안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런 세부 내용 정리, 아주 미세한 분야까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체로 짐작하시는 것처럼 우라늄 농축이나 핵연료 재처리 문제, 또 핵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서 미국 정부 내에서 약간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견을 좁히기 위해 매달린 부분은 ‘한-미 원자력 협정’과 관련한 부분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보 분야는 모든 내용이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때 완벽하게 합의됐다”며 “바꾸려고 시도한 게 있다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부분이고, 추가된 게 있다면 원잠 부분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위 실장의 설명대로 지난달 29일 양국이 협상 타결을 알린 뒤 워싱턴과 서울의 고위 당국자들은 문구를 두고 치열한 핑퐁게임을 이어갔다. 변수는 미국 정부 부처 내 이견이었다. 대통령실은 외교 협상에 대한 내용이라며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러트닉 장관이 아마도 다른 욕심을 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한·미 간 이견보다는 미국 정부 기관 간 다툼이 팩트시트 조율 과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원칙을 강조하며 한국이 보유하려는 핵추진 잠수함에 연료를 제공하는 것 등에 반대의견을 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위 실장도 “미국내 다양한 의견이 있다. 부처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부처 안에서도 다를 수 있는데, 필요할 때는 논쟁하기도 했다”며 “마지막까지 그런 작업을 했고, 이 문구는 얼마 전에 조정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팩트시트 발표가 미국 정부 내 이견으로 지연되자 우리 정부는 미 국무부·국방부 등과 접촉해 기존 합의 문안대로 확정할 것을 설득했다. 지난 12일에는 캐나다 주요7개국(G7)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조현 외교부 장관이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팩트시트 조속 발표를 요청하기도 했다. 양국은 이날 팩트시트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문구를 두고 협상을 이어갔다. 위 실장은 이날 “팩트시트가 발표되기 1∼2분 전까지 의견조정이 있었다”고 협상 상황을 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41624001
김정관 산업장관 “2000억달러 마련 위한 특별법, 다음주 발의” (경향, 김경학 기자, 2025.11.14 16:24)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 서명
자동차 관세 인하는 이달부터 소급 적용
투자사업 선정은 29년1월19일까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총 3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정부는 이 가운데 20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 투자 기금’ 마련을 위한 특별법은 내주 발의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3500억달러의 전략적 투자 운용에 대한 세부내용 합의를 토대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2000억달러 투자 분야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으로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일명 ‘마스가’ 투자다.
2000억달러 투자 주체는 한국 정부다. 정부는 특별법을 마련해 대미 투자를 전담하는 특별기금을 설립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특별 법안 관련해서는 다음 주에 제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금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외환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기금이 외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방식보다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을 활용하거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른 수단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외환시장 부담 경감을 위해 연 200억달러 한도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또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납입 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투자 사업 선정은 미국 측이 정하는데, 기한은 2029년 1월19일(현지시간)으로 정했다. 어떤 사업에 투자할지는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 추천을 받아 정한다. 다만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은 미국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한 날 납입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한국은 미국 측에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한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인상될 수도 있다.
자동차 등 관세 인하 발효 시점은 자동차·부품 관세의 경우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소급 적용하는 것으로 양국 간 합의했다. 이달 중 국회에 특별법이 제출되면 이달 1일부터 소급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이번 양해각서 서명으로 한국 기업의 대미 진출이 확대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연방 토지 임대, 용수·전력 공급, 구매계약 주선 및 규제 절차 신속 진행 등 미국 측의 유·무형적인 지원을 확보했다”며 “미국이 최대한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도록 해 우리 기업의 미국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가도 우리 기업이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416080003505
한미 팩트시트에 여야 엇갈린 평가... "국익 수호 외교 모범답안" "백지 시트, 국회 비준 필요" (한국일보, 김현종 기자, 2025.11.14 16:53)  
여 "국익 지킨 협상 결과 환영"
야 "외환위기 시작됐단 선언"
국회 후속 조치 두고 진통 예고
한미 양국이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공동 설명 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14일 동시에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결실"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무엇을 얻은 건지 확인할 수 없는 '백지 시트'"라며 내용 검증을 위한 국회 비준 절차를 밟으라고 반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 도중 공동 팩트시트가 발표되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역대급 성공이었지만, 관세 협상도 국익 측면에서 매우 잘된 협상이었다"며 "오직 국익 관점에서 뚝심 있게 협상을 잘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 외교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박수 한번 보내달라"고 추켜세웠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영배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드리웠던 경제 안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익을 수호한 모범답안"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익을 지키고 한미 동맹을 한 단계 격상시킨 협상 타결 결과를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금 회수가 어려운 사업에 대한 근거 없는 우려·불신이 말끔히 해소됐다"며 "안보 조선 분야에서 굵직한 전진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 결과 발표로 3,500억 달러(약 509조 원) 규모 대미 투자 및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 여부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종식됐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한 한반도 방위의 주도적 의지를 천명하고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끌어낸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외환 위기가 시작됐다는 공식 선언"이라고 공세를 쏟아냈다. 장 대표는 "매년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외환 보유(손실 문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단 한 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점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할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030년까지 미국 군사장비 250억 달러(약 35조 원) 구매 약속 △주한미군 330억 달러(약 48조 원) 지원 약속 등을 두고 "안보 분야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주한미군 대상 직간접지원을 포괄한 수치라는 입장인데, 한 해 방위비 분담금 약 1조 5,000억 원(약 10억 달러)을 수십 배 상회하는 액수인 만큼 정확한 산정 근거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핵잠 도입 관련해서도 국회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미국 측에서 연료를 제공하겠다는 아무런 약속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면서 향후 국회의 후속 조치를 둘러싼 진통도 예상된다. 정부 여당은 대미 투자 펀드 기금 신설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비준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 대변인은 "특별법에 담길 내용 등을 두고 야당과의 협의 절차가 주말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41800001
김정관 산업장관 “미국은 한푼도 안 내는데 5대 5···솔직히 말이 되나 싶다” (경향, 김경학 기자, 2025.11.14 18:00)
기자간담회서 ‘3500억달러 투자 MOU’ 소회 밝혀
“불공정아니냐” 질의에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5대 5 바꿀 수 없어···진정성 있는 신뢰 형성 의미”
“미국은 한 푼도 안 내지 않냐. 그런데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는 게 말이 되나 싶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익 배분 방식 등 MOU가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의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여기(MOU) 내용 중 공정한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라는 점 이해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합의해놓은 상황에 우리가 일본보다 나중에 협상하다 보니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수익을 5대 5로 나누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총 3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에 서명했다. MOU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기금을 통해 투자할 2000억달러에 대한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는 한국과 미국이 각각 5대 5 비율로 나눠 갖는다. 다만 원리금 상환 이후부터는 이 비율이 한국 1대 미국 9로 바뀐다. 한국 정부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일정 기간(20년) 내 전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경우 수익 배분 비율 조정이 가능하도록 단서 조항을 넣었다.
MOU 서명은 이날 오후 1시쯤 화상 전화로 진행됐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이 화상 전화를 하자고 오후 12시20분쯤 연락이 왔다”며 “(예전에) 화상 회의할 때 항상 목소리 톤이 올라가 잔뜩 긴장했는데 ‘축하한다’며 자기(러트닉 장관)가 서명하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나도 서명하고, 둘이서 (화상으로) 전화기 붙들고 악수하고 포옹도 하며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양국 간 협상할 수 있는 신뢰를 형성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국가 간 이해가 부딪힐 때마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축적한 게 있다면 대화할 만한 파트너구나. 프로 대 프로로 서로 신뢰할 상대라는 라포(친근감·신뢰감 형성을 기초로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를 형성한 게 앞으로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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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6 23:24
가 관세협상에 관한 기사까지 정리할 줄은 몰랐다. 한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해결은 멀리 있다. 윤석열 정부는 무능했지만, 이재명 정부도 그리 유능한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선방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011840001
[사설] 미 관세폭탄에 환율 압박까지, 수출 다변화로 출구 열길 (경향, 2025.10.01 18:40)
한·미 재무당국이 1일 ‘환율정책 합의’를 발표했다. 경쟁 우위에 서려는 환율조작을 금지하고,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이 과도하게 불안할 때만 고려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합의로 환율조작국 우려가 해소됐고, 모니터링 대상에 외환시장 ‘안정’을 넣어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합의문 문구만으로 미국의 거세지는 압력을 돌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합의문 속 ‘과도한 변동성’ 기준은 미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고,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을 언제든 환율조작 행위로 몰아붙이고, 혹여 관세협상 후 ‘환율전쟁’을 겨냥한 사전 포석으로 이번 합의를 이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대규모 대미 투자는 원하면서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강달러(한국의 환율 상승)조차 용인하지 않겠다는 셈이다. 오랜만의 환율 합의문에 동상이몽이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여전히 미국은 동맹국의 처지보다 자신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다.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금’의 성격과 수익 배분을 두고 지금껏 양국 입장이 엇갈리는데, 트럼프는 한발 더 나아가 “선불”이라며 골대마저 움직였다. 관세협상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감당하기 어려운 미국의 막무가내식 요구에 고개 젓고, 국익을 잣대로 결코 협상을 서둘 것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한·미 비자 워킹그룹 첫 실무회의에서 B-1 비자와 전자여행허가제(ESTA)로도 현지 공장에서 설치·보수 등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주한 미대사관에 한국 기업 전담 데스크를 두기로 했다. 한국인을 구금한 ‘조지아 사태’로 국내 기업과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자 미국의 안하무인식 태도가 바뀐 것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2.7% 늘어 3년6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였고, 관세 영향이 시작된 미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에서 일본·EU 차보다 10%포인트 높게 25% 관세를 무는 자동차도 미국에선 소폭 줄었지만 유럽 등 그 외 지역 수출 증가로 전체 수출액이 늘었다. 수출 성과와 조지아 사태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수출시장을 다변화시켜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비자의 급한 불은 끈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도 최대한 국익을 지키는 출구를 열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2063.html
[사설] 불투명한 관세협상, 수출 다변화로 근본 대비해야 (한겨레, 2025-10-02 18:01)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지난달 11일 미국 쪽에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보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국은 이에 앞서 3500억달러를 현금이 필요한 지분투자 형태로 투자하라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우리 쪽에 보내왔다. 우리 정부는 지분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대출·보증의 비중을 높이는 것과 함께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미국 쪽의 답변은 없다고 한다. 김 실장은 “결국 해피엔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지만, 양국 간의 입장 차이가 커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을지, 그 시기가 언제쯤이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심지어 내년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때까지 협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동차 품목관세는 15%로 인하된 상태에서 한국에만 25%가 부과되고 있는 상황은 기업들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 정부와 기업은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며 태세를 정비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나온 9월 수출 실적은 우리 기업들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9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12.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이 1.4% 감소한 반면 아세안(17.8%), 유럽연합(19.3%), 중남미(34.0%), 독립국가연합(CIS, 54.3%) 등 다른 주요 지역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우려가 많았던 자동차 수출도 16.8%나 증가했는데, 이는 대미 수출 감소를 유럽 등 대체시장 수출로 상쇄한 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은 일부 국가와 품목에 집중돼 있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수출국 집중도와 수출 품목 집중도는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서 가장 높았다. 물론 중국(19.5%)에 이어 수출 비중 2위인 미국(18.7%) 시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세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고관세 정책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비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을 전략적 다변화를 통해 우리 수출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2309.html
러트닉 만나고 온 산업장관 “외환시장 민감성에 공감대…통화스와프 논의” (한겨레, 이정애 기자, 2025-10-06 09:25)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6일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이번 딜(협상)에서 한국 외환시장의 민감성 같은 부분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방미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보낸 안에 대해, 특히 외환시장에 대한 상황에 대해 서로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과 통상 당국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전날 김 장관으로부터 러트닉 장관과의 회담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향후 협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 통상현안 대책회의를 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는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연휴이고, 마침 시간이 돼서 다녀왔다. 극비리에 방문한 건 아니다”라며 “러트닉 장관과만 만나 회담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말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총 3500억달러(약 49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시행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아직 문서화를 통한 양해각서(MOU) 체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대규모 대미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외환 시장 불안 가능성을 우려해 미국에 통화 스와프 체결을 ‘필요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황이다. 김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통화 스와프 체결과 관련해 진전이 있었는지 묻자 “논의가 있었다”며 ”진전이라기보다 상호 간에 우리 외환 시장이 이 딜로 인해서 받는 충격이라든지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공감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 이런 식으로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이 딜이 외환시장에 굉장히 큰, 민감한 문제구나 하는 부분들에 대해 서로 공감대를 가져갔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번 협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에 대해 ‘선불’(up front)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협의가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떻게 구성할지나 투자처 선정 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지금 거기까지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 주재로 열린 긴급 통상현안 대책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그리고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국익과 시장의 안정성 그리고 한미 관계의 중요성 이런 부분들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저희는 큰 틀에서 우리 외환 시장이나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런 부분이 훨씬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미국 측과) 서로 이견을 좁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한-미 간 추가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머지않은 시간 내에 다시 또 만날 걸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경주를 찾기 전에도 한-미 간 추가 협의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2452.html
‘미국 빼고 모두 우리 편’…미 연방대법원 관세 재판에 쏠린 눈 (한겨레, 이본영 기자, 2025-10-08 15:00)
결국 도널드 트럼프의 난폭한 ‘관세 전쟁’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것은 연방대법원뿐일까?
올해 1월에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련 사건 심리가 한 가닥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3500억달러(약 48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약속과 관련해 큰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 연방대법원의 동향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세계가 주시하는 사건
연방대법원은 와인 수입 업체와 완구 업체 등이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은 위법이고 위헌이라며 낸 소송의 공개변론을 11월5일(현지시각)에 진행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8월에 항소심 결과가 나온 이 사건은 일반적 절차대로라면 내년 6월께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연방대법원은 신속 심리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연방대법원은 공개변론 뒤 이른 시일 안에 판결을 내놓는다. 연방대법원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조속한 결론 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송 대상이 된 관세는 트럼프가 각국별로 대미 수출품 일반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마약성 물질인 펜타닐 단속 비협조를 이유로 중국·멕시코·캐나다에 부과하는 ‘펜타닐 관세’다. 미국이 부과한 한국 상품 상호관세율은 현재 15%다. 트럼프는 애초 한국에 25%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지난 7월 말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한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15%로 조정했다.
이 사건 원고들은 무명의 업체들이지만 미국의 전체 수입업자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많은 무역 상대국들이 원고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승소한다면 수입업자들은 상호관세를 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동안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을 길이 열린다. 트럼프 행정부가 엉터리 계산법으로 산출한 일방적 상호관세의 압박에 시달리고, 이를 깎으려면 뭔가를 내놓으라는 협박에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과 합의를 한 국가들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징벌적 관세 조처들의 주요 축인 상호관세가 무효화된다면 앞으로 협상이나 합의 이행과 관련해 미국에 대해 입지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액의 대미 투자 펀드를 약속하며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으로서는 소송의 최종 결과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쟁점과 하급심 판단은?
이 사건 쟁점은 간단하다.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미국 대통령이 마구잡이로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 법은 미국의 안보, 외교 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비상한 위협”이 발생했을 때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위협과 관련된 외환 거래 등 금융 활동을 금지하거나 외국인의 미국 내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는 이 법을 근거로 대면서 만성적 무역 적자를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방위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를 부과하거나 올리는 근거를 제공하는 다른 법률들도 있지만 국제경제비상권한법은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도 ‘국제경제비상권한법은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 수단에 관세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간단한 이유로 원고들 손을 들어줬다. 국제경제비상권한법은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수단들을 열거해놨는데, 만성적 무역 적자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 법을 근거로 삼은 것은 위법하고 위헌적이라는 것이다. 위헌 논란은 대통령과 의회의 권력 분립과도 연결된 문제다. 항소심은 “미국 헌법은 관세와 같은 세금을 부과하는 의회의 핵심 권한을 오로지 입법부에만 부여하고 있다”는 판단을 강조했다. 이 판결에 트럼프는 “관세가 사라지면 이 나라에는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판사들이 민주당 편에서 재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패소가 확정되면 트럼프의 말처럼 미국에 완전한 재앙이 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 자신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집권 이래 가장 집중적으로 매달려온 ‘트럼프표 정책’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관세로 국고를 불렸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패소가 확정되면 그동안 거둔 관세를 돌려줘야 하는 골치 아픈 상황도 벌어진다. 이 경우 원고로 참여한 이들한테만 환급해주면 되는지, 상호관세를 낸 수입업자들 모두에게 돌려줘야 하는지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까지 상호관세는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판단을 내놓는다면 전면적인 환급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패소하면 관세의 반가량을 환급해줘야 하며, 그것은 재무부에 끔찍한 일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베선트는 내년 중반까지 소송의 결론을 미루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도 조속한 심리 진행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 집계로 2025 회계연도에 8월24일까지 징수한 관세는 약 4750억달러(약 666조원)로, 트럼프 행정부는 소송에서 지면 이 중 2100억달러를 돌려줘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소송 대상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에 대한 영향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해 매기는 품목 관세는 들어 있지 않다. 자동차와 철강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대표적인 품목 관세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만약 소송에서 진다면 품목 관세를 확대하는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품목 관세는 안보 영향 조사를 진행한 뒤 매겨야 한다. 그만큼 절차를 밟아야 하고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호관세처럼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연방대법원은 어쨌든 트럼프 편?
트럼프가 가장 크게 믿는 구석은 연방대법원 그 자체다.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3명이 진보 성향이다. 이례적으로 한쪽으로 크게 기운 구조다. 이들 중 3명은 트럼프가 1기 집권 때 지명했다. 보수적 판결을 쏟아내는 연방대법원은 논란이 많은 트럼프의 정책과 관련해서도 그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하고는 했다.
하지만 상호관세 사건은 법률적 측면뿐 아니라 상식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트럼프가 완승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의 입법 취지,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적용을 금한다는 조문 내용, 대통령의 정책 수단으로 관세를 명시하지 않은 점, 의회에 과세권을 부여한 헌법 내용 등이 그 근거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를 편들어주고 싶어도 논리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경제적 자유를 중시하는 판결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도 트럼프를 안심하지 못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송에서 누가 웃을지는 1차적으로 11월5일 공개변론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의 공개변론은 사건의 결론에 관해 유력한 힌트를 주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연방대법관들은 당사자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데, 이를 종합하면 다수 의견이 어디로 향할지 짐작이 가능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00884691
[사설] EU도 철강에 50% 관세…'보호주의 도미노' 막을 협상력 절실 (한경, 2025.10.08 16:58)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무관세 수입 철강 할당량(쿼터)을 연간 3453만t(작년 기준)에서 1830만t으로 47% 축소하고, 쿼터 외 수입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올리는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을 그제 발표했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한 뒤 유럽으로 덤핑 물량이 쏟아지자 EU도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철강 고율 관세를 공식화한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비중이 90%를 넘는 한국으로선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최대 위협일 수밖에 없다.
EU의 철강 고율 관세는 자체적인 입법 절차가 필요한 만큼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 철강업계는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의 사면초가 상황이다. 건설 경기 침체로 국내 수요가 바닥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품목 관세 부과 탓에 대미 철강 수출은 지난 5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다. 여기다 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황에서 미국 수출길이 막힌 값싼 중국산 제품이 글로벌 전역에서 덤핑 공세를 펼치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EU는 한국이 지난해 약 380만t의 철강 제품을 무관세로 수출한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EU로의 철강 수출액(한국무역협회)은 44억8000만달러로 미국(43억5000만달러)보다 조금 더 많다. 우리나라에 부여된 무관세 쿼터로 수출한 물량이 약 263만t이고, 수출을 선점하면 관세 혜택을 받는 글로벌 쿼터를 활용한 물량이 117만t이라고 한다.
하지만 EU의 이번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 철강업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EU는 지난 4월에도 한국산 무관세 쿼터를 최대 14% 줄인 마당이어서 더욱 그렇다. EU가 국가별 수입 쿼터를 추후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한 것은 협상 여지를 생각할 때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EU가 쿼터 배분 때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고려하겠다는 입장도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그렇다면 FTA 체결국으로서 무관세 쿼터를 최대로 늘려 우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부의 협상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교착 상태인 대미 관세 협상에서 보듯, 날로 높아지는 글로벌 보호주의 장벽을 헤쳐 나갈 협상력이 긴요한 시점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2581.html
[사설] 유럽도 철강관세 50%, 보호주의 장벽 넘을 대응력 절실 (한겨레, 2025-10-09 18:24)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국들이 앞다퉈 보호주의 장벽을 높이면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수출 비중이 큰 한국으로선 중대한 위협 요인이 될 것인 만큼, 정부의 전략적이고 기민한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9일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고도화 방안에는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한 품목별 전략 수립과 불공정 수입에 대한 방어 강화, 철강산업의 저탄소·고부가 제품 확대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책 대응에 속도를 내는 건 관세 전쟁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운 강도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 7일 공개한 ‘철강 시장 공급과잉 대응 규정안’을 보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할당량이 지난해 대비 47% 줄어들고 이를 초과한 물량에 대한 관세가 25%에서 50%로 인상된다. 여기에 수입 업체에 대한 철강 원산지 증빙 의무를 부과하기로 해 행정적 부담도 늘어난다. 유럽연합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철강 세이프가드(수입 제한 조처)를 도입했는데, 두차례 연장을 거쳐 내년 6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번 방안은 이를 대체할 더 강력한 보호 조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한국의 최대 철강 수출 시장이다. 무관세 할당량이 줄고 관세가 오르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미국발 관세 충격이 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수입 시장 내 한국의 입지는 지난해 7위에서 10위로 밀려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여파다.
유럽연합은 국가별 협상에 따라 할당량 배분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정부는 적극적 양자 협의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고 유럽 내 고급 철강을 공급해왔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유럽의 고율 관세 조처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배출량에 따른 관세 부과)와 맞물려 국내 기업들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 저탄소·고부가 품목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이다. 기존 성장 전략을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22716.html
미, 한국 요청엔 침묵하더니…아르헨티나와 28조원 통화스와프 체결 (한겨레, 윤연정 기자, 2025-10-10 16:48)
미국이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매입하고 아르헨티나와 200억달러(약 28조억원)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극심한 유동성 부족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수세에 몰린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미국이 즉각적인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한국의 통화스와프 요청에는 침묵하던 미국의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9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은 아르헨티나 페소를 직접 매입했다”며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의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계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재무부는 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즉각적인 비상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결정 배경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아이엠에프(IMF)를 포함해 국제사회는 아르헨티나의 신중한 재정 전략을 전폭 지지하고 있지만,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다. 우리는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통화스와프 한도 내에서 미국에 페소를 맡기고 달러를 받을 수 있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서로의 통화를 일정 기간 미리 정한 환율로 교환할 수 있도록 체결하는 계약으로 실행 주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상대국 중앙은행이다.
한국 정부도 3500억달러(약 497조억원) 대미 투자를 약속한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 쪽에 통화스와프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묵묵부답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소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밀레이 대통령에게는 통화스와프 체결과 더불어 ‘페소화 직접 구매’라는 이례적인 수단까지 빠르게 진행시켰다. 지난달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20억 달러로, 아르헨티나(323억 달러, 7월 기준)보다 약 13배 많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아르헨티나가 페소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일주일간 18억달러를 매도하며 보유 외환을 거의 소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아이엠에프 구제금융으로 확보한 130억달러가량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치 동맹 밀레이 지원…미국 내 불만 폭주
미국이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고 나선 배경에는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부가 경제 위기로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초 밀레이 대통령은 여당이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이달 말에 있을 중간선거에서도 의석을 뺏길 우려가 커지면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와 베선트는 지난 수십년간 반복해서 채무를 불이행(디폴트)하고 화폐를 평가절하한 나라에 베팅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정치 동맹인 밀레이 대통령이 10월26일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돕고, 밀레이의 좌파 경쟁자들이 권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공포로 불안해하는 시장을 진정시키는 게 목표”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셧다운(임시 정지) 상황’에서 세금으로 다른 나라 정부를 떠받치고 있다고 비판했고, 공화당 내에서조차 세금을 외국 정부 지원에 사용하는 건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속에서도 외국 정부를 지원하며, ‘미국 우선’이 아니라 자신과 억만장자 친구들을 먼저 챙기고 미국인들에게는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내 비판 목소리는 앞서 베선트 장관이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 2210억달러(8월 기준 자산 총액 2209억달러 반올림)를 활용해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더 커지고 있다. 재무부의 ‘비자금’이라고도 불리는 외환안정기금은 외환시장과 달러 가치 안정을 위해 마련되었는데, 지금까지 주로 채무 불이행 직전의 다른 경제에 대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외환안정기금은 미국 정부 증권, 유로, 엔 및 아이엠에프가 만든 국제 준비 자산인 특별 인출권(SDR)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재무부가 외환안정기금을 제공한다는 것은 연준의 긴급대출로 손실이 발생할 시 그 손실을 재무부가 떠안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손실이 생기면 납세자인 미 국민들이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라면서도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미 재무부는 페소 매입 규모나 통화스와프의 구체적인 구조 등 세부 사항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베선트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 위해 아르헨 성공 최우선”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 지원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을 의식한 듯 “탄탄하고 안정적인 아르헨티나는 서반구의 번영을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고,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며 “아르헨티나의 성공은 초당적 우선순위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리더십은 공정한 무역과 미국의 투자를 환영하는 동맹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밀레이 대통령을 만난다고 베선트 장관은 엑스에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에 감사를 표하면서 “우리는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서 경제적 자유와 번영의 서반구를 함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1511310004157
김정관 산업부 장관 다시 미국 간다...관세 협상 종지부 찍나 (한국일보, 오지혜 기자, 2025.10.15 11:45)
김정관 산업부 장관 16일 출국 예정
여한구 본부장은 미리 가서 준비 중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미국으로 떠난다. 교착 상태였던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실마리가 풀리고 있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부는 15일 김 장관이 후속 협의를 위해 다음 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해당 협의 준비를 위해 사전 출국한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김 장관이 출국하면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對)미 금융 투자 이행 방안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 장관은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대미 투자 펀드의 변화에 대해 밝혔다.
당시 김 장관은 "처음에는 (직접) 투자 중심이라기보다는 대출과 보증이 중심이었는데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내용이 조금씩 바뀌는 과정에 있다"며 "미국에서 투자 중심의 제안이 오면서 통화 스와프로 카운터오퍼(역제안)했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3810.html
[사설] 한미 관세협상, 통화스와프만으로 문제 해결 안된다 (한겨레, 2025-10-16 18:06)
한·미 양국 간 관세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약 496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의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등 경제·통상라인 최고책임자들이 모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16일 “앞으로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문을 발표하기 위해 막판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협상 타결의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한에 쫓기지 말고 국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한다. 
당국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 투자 패키지를 미국 요구대로 실행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위기를 초래할 거라는 우리 쪽 우려를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막무가내식으로 압박하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다행스럽다. 외환시장 안전장치로 미국 재무부가 한국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방식의 변칙적인 통화스와프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이 무너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 이것으로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했다고 볼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이 투자 패키지는 규모 자체가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9.4%, 외환보유액의 84%에 이른다. 이런 규모의 자금을 3년 안에 미국에 투자하라는 요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나라 전통 제조업도 중국에 밀려 지방 곳곳이 ‘러스트 벨트’가 되고 있는데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다른 나라 제조업 부흥을 위해 이렇게 많은 자금을 대라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된다. 과거 제국이 속주나 식민지를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 관계가 경제·안보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미국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기술 선진국인 미국과의 투자 공조는 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투자로 인해 우리 경제 기반이 약화하거나 위기에 노출되는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번 딜은 1985년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킬 정도의 메가톤급 규모다. 당시 일본은 이 합의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고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며 장기 침체의 길로 들어섰다는 점을 협상팀은 잊어서는 안 된다. 투자 금액 감축과 투자 기간의 장기 분산,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반드시 얻어내기 바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161813001
[사설] 대미 관세 협상, 국익 챙기는 막바지 총력전 펼치길 (경향, 2025.10.16 18:13)
한·미 관세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곧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열흘 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미국으로 떠나기 전 “한·미 간 오해와 인식의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이재명 정부 경제 지휘부가 워싱턴에서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때 양측이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고,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3500억달러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8.7%, 외환보유액의 84%를 차지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그래서 한국은 직접 투자 비율을 낮추고 보증·대출을 위주로 한 방식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일본과 합의한 대로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미국은 통화스와프 체결 등 외환시장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한국 요구엔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면,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외환시장 안전장치에 대해 양측 의견이 접근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달여 끌었던 협상이 끝나는 것은 다행이다. 자동차와 철강업계 등은 협상 타결 지연으로 고율 관세를 부담하면서 미국 내 경쟁력이 위축되고 손실도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의약품에는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협상의 ‘속도’가 아니라 ‘내용’이다. 시한을 정해놓고 시간에 쫓겨 나쁜 합의를 해선 안 된다. 투자처 결정과 수익 배분을 미국 마음대로 하고, 손실을 한국이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에 반하는 합의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국민들도 ‘미국이 한국을 밟는다고 밟아지는지 보라’는 결기로 협상하는 정부를 응원하고 있다. 협상 결과는 한·미 모두에 윈·윈이어야 하고, 투자·무역·기술 분야의 미래 협력을 확대하는 기회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3500억달러는 선불”이라고 했다. 정부는 합의서에 사인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오로지 국익을 지키는 협상이 되도록 총력을 다하길 바란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1223847.html
꽉 막힌 관세협상 ‘돌파구’ 찾나…미국 “원화로 투자해라” (한겨레, 서영지 박민희 이본영 기자, 2025-10-16 20:49)
한국 ‘통화 스와프’ 요구에 미국 ‘원화 계좌’ 역제안 
한국 5%-미국 전액 ‘현금 비율’ 막판 쟁점 남아
장기 교착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경제·통상 수뇌부가 미국에 모였다. 정부는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원화 계좌를 만들어 투자하는 방식’을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16일 김정관 장관과 함께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미국 측과 이해의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한꺼번에 달러화로 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초래될 위험에 대해 미국 쪽이 이해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 방식을 논의 중이란 뜻이다.
새로운 투자 방식과 관련해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원화를 넣는 계좌를 만들어 미국에 투자하는 방안이 얘기되고 있다”고 했다. ‘원화 계좌 투자’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미국 쪽이 내놓은 역제안으로 보인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의 중앙은행끼리 자국 통화를 약정한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반면 ‘원화 계좌 투자’는 한국이 미국과 합의한 규모만큼 원화로 계좌에 입금하면 그 금액에 해당하는 규모의 달러를 현지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이런 제안을 내놓은 데는 미국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스와프에 부정적인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미 투자를 원화로 하면 달러화의 대규모 유출에 따른 외환시장 교란 위험은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지금까지 요구해온 ‘전액 달러화 투자’보다는 우리에게 유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줄었다고 해도 정부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정부의 목표는 지난 8월 관세협상 당시 투자를 약속한 3500억달러에서 현금 투자 비중을 최소화하고 대출·보증의 비율을 최대한 늘리는 데 있다. 애초 정부는 현금 투자 비율을 5% 정도로 생각했지만, 미국은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할 정도로 우리 쪽과 간극이 컸다. ‘원화냐 달러냐’가 아니라, ‘현금 투자 비율이 어느 정도냐’가 협상의 관건이란 뜻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원화 계좌 투자 방식’과 관련해 “(미국의 기존 요구보다 나아졌다고) 꼭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정부는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전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게 목표지만, 일정에 쫓겨 타결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실장은 “경주 아펙 회의가 두 정상이 만나는 기회라는 점에서 양국 협상단 간에 이를 활용하자는 공감대는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 국익과 국민의 이해에 맞게끔 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타결 시점이 아펙 회의 뒤로 미뤄지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날 출국한 김정관 장관은 미국에 도착하는 대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협상을 진행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1616350001584?did=NA
외환시장 충격 어떻게 줄일까…원화로 대미 투자 방안 찾는 정부 (한국일보, 세종= 장재진 세종= 강진구 기자, 2025.10.17 04:30)
한미 간 통화 스와프 논의 진전 없어
미 재무부의 달러 교환 등 방안 거론
달러 확보 위해 외평채 발행할 수도
어느 쪽이든 3500억 달러 마련은 불가
전문가들 "직접 투자 비중 최소화해야"
미국을 방문 중인 정부 협상단이 3,500억 달러(약 49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실행을 위해 원화로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달러 직접 투자 시 발생할 외환보유고 충격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이 쉽지 않은 상황도 감안했다.
한국은 7월 미국과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경우 우리 외환시장의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해 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미국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3,500억 달러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의 84%(8월 말 기준)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한미 통화 스와프를 맺는 것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은행 간 체결한다. 자국의 화폐를 상대국에 맡긴 뒤 미리 정한 환율로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일종의 '국가 간 마이너스 통장'이다.
그러나 미국 측은 스와프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스와프 체결 권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로 성사될 사안도 아니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브리핑에서 "미국과 통화 스와프는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논의의) 진전이 없다"며 "큰 의미를 두거나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배경이다.

통화 스와프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으로 정부가 택한 방식이 원화를 통한 투자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화를 통한 다양한 투자 방식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방법은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 원화를 보내면 미국 정부가 달러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미 재무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 정부가 해당 계좌에 원화를 송금하고, 미 재무부가 송금액 만큼 달러를 투자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달러 환전 재원은 미 재무부가 운영하는 외환안정기금(ESF) 등이 지목된다. 앞서 아르헨티나가 미국 정부와 이런 방식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교환 협약을 맺었다. 다만 재무부의 ESF 규모는 2,210억 달러여서 한국의 대미 투자액 전체를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방안이 채택되더라도 장기간에 걸친 분산 투자가 불가피한 셈이다.
원화를 통한 투자 방식과 별개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평채는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조성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외화 표시 국채다. 해외 투자자가 외평채를 매입하면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게 된다. 다만 국가 부채인 만큼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주는 데다, 이 역시 우리 정부가 약속한 대미 투자 펀드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제 국회가 승인한 올해 외평채 발행 한도는 35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원화 투자와 외평채 발행, 어느 쪽이든 대미 투자 펀드 규모를 마련하기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미 투자금을 "선불(up front)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재차 주장한 것도 협상의 어려움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결국 정부가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을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미 투자액 가운데 현금 출자 비중은 최대 30%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정부 보증을 통해 충당하는 수준이면 외환시장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1716370005273
막바지 관세협상 쟁점은 결국 투자 방식…통화스와프 여부는 '종속변수' (한국일보, 세종= 이성원 기자, 2025.10.17 19:00)
韓美 대미투자 방식 두고 막판 줄다리기
"현금 20~30% 출자 현실적 타결안 부상"
"투자방식·구조 잘 짜면 달러 수요 억제 가능"
관세협상을 매듭짓고자 미국에 간 한국 협상단은 대미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의 방식과 구조, 기한 등을 두고 미국과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 구조가 정리돼야 필요한 외화 액수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현금 투자 비중을 5%로 제한하면 외환시장 충격을 피할 수 있어서 우리 정부가 요구한 무제한 통화스와프도 굳이 필요가 없어진다. 우리 정부는 현금 투자 비중을 20~30% 수준으로 올리든, 투자 기한을 최대한 늘리든 우리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이면서 '상업적 합리성'을 갖추기 위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미국에 지분(현금) 투자 비율 5%를 요구하고 있다. 3,500억 달러 중 95%는 우리 정부가 보증이나 대출로 투자해 막대한 외화 수요를 피하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 펀드는 '선불'(up front)이라며 현금 투자 원칙을 강요하면서 스텝이 꼬였다. 우리 정부의 외환 보유액은 9월 말 기준 4,163억 달러로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투자할 경우 외환위기를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했으나 미국 정부는 독립기관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인준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타협점으로 지분 투자 비율을 일정 수준 높이는 방안이 제시된다. 한국은 전액 현금 투자 부담을 피할 수 있고, 미국도 무제한 통화스와프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가장 현실적인 타결안은 현금 출자 비중을 20~30%로 상향하는 것"이라며 "잔여분은 미국 투자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 자금을 차입할 때 한국 정부가 보증을 서주고, 이자 부담을 한국 정부가 지면 된다"고 말했다.
분산 투자 방식도 거론된다. 미국의 요구대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3년간 전액 현금 투자를 하면 한 해에만 못 해도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다만 10년으로 투자 기한을 늘리면 한 해 투자 금액이 300억 달러로 떨어진다. 이는 외환 보유고의 7% 수준이다. 물론 3,500억 달러 투자금액 자체를 낮출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중론이다.
우리 정부가 끝까지 지켜냈던 농산물을 양보하고 다른 부족한 부분을 취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산 대두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이후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 관련 새로운 협상 소식은 듣지 못했고, 유일하게 들은 건 대두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의 5,500억 달러 투자 펀드처럼 미국이 투자 수익의 90%와 투자처 결정권까지 가져가는 일은 피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방식과 구조를 잘 짜면 달러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무역 전문가는 "반도체나 배터리, 원전 같은 한국 기업이 수혜받을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선정하고, 정부가 이들 기업에 원화 보증을 통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달러를 조달하면 일석이조"라고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통상협상의 본체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진행되고 있는데, 협상 진행에 따라 필요한 외환 규모가 달라진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 타결을 목표로 하지만 시기보다 국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662
사실상 ‘투자 당하는’ 협상… 3500억 달러의 압박과 李 정부의 실리 (더스쿠프, 강서구 기자, 2025.10.18)
더스쿠프 주말 이슈 꼬리물기
평행선 달리는 한미 무역협상
3500억 달러 투자 놓고 이견
선불 투자 주장하는 ‘트럼프’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 낮아
APEC 회의 이전 타결 가능할까
# 진통을 겪던 한미 무역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한미 무역협상에서)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7월말 한미 무역협상 당시 우리나라가 약속한 3500억 달러(490조원)를 미국에 어떻게 투자할지를 두고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다는 거다.
# 하지만 한미 무역협상이 최종 합의되더라도 고민해야 할 게 한두개가 아니다. 이러든 저러든 49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미국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건 커다란 고민거리다. 490조원은 우리나라 한해 예산의 70%가 넘는 수준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투자 당하는’ 거다. 이재명 정부는 국익과 실리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3개월 째 평행선을 달렸던 한미 무역협상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10일 내 무엇이 나올 것”이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타결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월 30일 한미 무역 대표단이 합의한 무역협상의 골자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우리나라는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90조원)를 투자하는 거였다. 예민한 이슈였던 쌀과 소고기 개방을 막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후속 협상을 두고 양국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3500억 달러의 투자처와 방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 하면서다.[※참고: 대통령실은 당시 “직접적인 투자·구매 대신 펀드 방식을 원용해 대미 투자금액 3500억 달러를 결정·합의했다”면서 “직접 투자는 5%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發 선불 요구 = 무엇보다 미국은 3500억 달러를 선불 형식으로 직접 투자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에서는 3500억 달러를 받는다”며 “이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사실상 우리나라에 일본식 ‘백지수표 투자’를 요구한 셈이다.
미국이 원하는 곳,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받아서 쓰겠다는 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은 3500억 달러를 선불로, 일본은 6500억 달러에 합의했다”며 또 다시 선불 지급을 언급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느냐다. 불가능에 가깝다. 3500억 달러는 한화로 490조원 규모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 673조3000억원의 72.7%에 달한다. 트럼프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선불 형태로 제공하는 건 더 힘들다.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4220억2000만 달러·9월 기준)의 82.9%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외환보유액이 갑작스럽게 줄면 환율 급등,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국가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화스와프 논쟁 = 이런 배경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미국이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국가는 일본·유로존·스위스·영국·캐나다 등과 같은 기축통과국밖에 없다. 게다가 통화스와프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대안’을 두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재무부 통화스와프다.
미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안정기금(Exchange Stabilization Fund·ESF)을 활용해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는 거다. 방법은 이렇다. 한국 정부가 투자금을 보내면 미 재무부가 ESF에 있는 달러로 사들여 투자에 활용한다. 다만, ESF가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보장하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8월 기준 미 재부무가 보유한 ESF의 규모가 2200억 달러에 불과해서다. 미 재무부가 보유한 ESF를 모두 한국에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당초 5% 수준으로 밝혔던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고, 대미 투자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한해 동안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고 조달할 수 있는 달러 규모(200억~300억 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역시 미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전에 최대한 많은 투자금을 받아내려고 할 게 뻔하다.
■관세 협상 본질의 문제 더 큰 문제는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든, 재무부 ESF를 활용하든, 투자기간을 늘리든 49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미국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에선 차라리 25%의 관세를 내고, 3500억 달러를 기업을 지원하는 데 쓰는 게 낫다고 주장이 나온다.
대외경제연구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한미 관세 협의의 경제적 타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할 때 줄어드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0.3~0.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GDP가 2292조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연간 7조~9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거다.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를 ‘국내 지원’으로 돌려 실질 GDP 감소분을 장기적으로 상쇄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무역협상 파기를 빌미로 미국이 더 큰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쉬운 선택이 아니다. 김정식 연세대(경제학) 명예교수는 “직접 투자 비중을 20~30% 수준으로 늘려 외환시장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어렵다면 2020년 팬데믹 국면에서 맺었던 600억 달러 통화스와프(2021년 만기)보다 좀 더 많은 수준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일 무역협상을 통해 5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돈은 일본이 대지만, 투자처는 미국 정부가 결정한다. 관련 투자위원회의 의장은 미 상무부 장관이고, 최종 결정권은 트럼프에게 있다. 투자 이익 배분 방식도 미국에 유리하다. 
원리금 변제 전엔 이익을 미국과 일본이 절반씩 나눠 갖지만, 변제 후엔 미국이 이익의 90%를 가져간다. 일본의 몫은 나머지 10%다. 우리나라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투자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투자당하는’ 거다. 이재명 정부는 국익과 실리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4444.html
김정관 “3500억달러 현금 비중 축소…미, 우리 의견 받아들여” (한겨레, 이본영 엄지원 기자, 2025-10-20 20:05)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과 함께 미국에서 관세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500억달러(약 4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놓고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 요구는 접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상당 부분 미국 측에서 우리 측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타결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김 장관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에게 ‘미국이 여전히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거기까지 갔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을 텐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상당 부분 미국 측에서 우리 측의 의견들을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7월 말 관세 합의를 놓고 한국이 3500억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다가 이런 주장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그 정도 거액을 달러로 투자하면 한국 외환시장은 재앙적 상황이 될 것이라며 대출과 보증 등을 섞어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밝혀왔다. 하지만 미국이 어느 선에서 현금 투자 비중 축소를 인정하겠다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김 장관은 “한국의 외환시장에 부담을 주는 선에서 해서는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있어 그것을 바탕으로 이번 협의가 준비될 수 있었다”며 “외환시장과 관련된 부분이 가장 큰 차이였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상당히 양측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세부 내용들이 이를 바탕으로 합의점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열흘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왔다. 김 장관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을 만난 뒤 전날 귀국한 김용범 실장은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방미 전보다는 아펙을 계기로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그 전까지는 간극이 좁혀지지 않다가 이제는 (양쪽에) 해보자는 의지가 있어 진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애초 공개적으로 요구한 무제한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미국 쪽이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투자 기간 분산과 대출·보증 등 현금 투자 외의 투자 수단을 놓고 의견 접근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미국은 자신들이 원하면 언제든 필요한 투자액을 달러로 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일본과 맺은 양해각서(MOU)와 비슷한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는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로까지 투자를 분산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귀국하면서 “남은 쟁점이 한두가지가 있다. 이에 대해 우리 부처가 깊이 있게 검토하고, 우리 입장을 추가로 전달하는 등 더 협상해야 한다”며 고비가 남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쪽에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아펙 전후 타결을 기대한다는 건 그야말로 우리의 기대에 가깝고,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낙관적으로 볼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4885.html
[사설] 미 언론도 의구심 제기, 관세 협상 시한 구애받지 말길 (한겨레, 2025-10-22 18:08)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두 사람은 불과 2~3일 만에 다시 출국길에 오른 것이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양국 당국자들이 막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출국 직전 취재진에 “(두 나라 간에) 아직 한두가지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관세를 낮춰주는 대가로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투자펀드 운용 방안을 놓고 양국은 석달 가까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3500억달러를 전부 현금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는 곳에 투자하라는 요구를 해왔다.
이런 요구들은 미국의 보수적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조차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설 정도로 무리한 것이다. 이 신문은 21일(현지시각) 사설을 통해 한국과 일본(5500억달러)의 대미투자 펀드의 문제점을 짚었다. 우선은 투자 금액이 너무 커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이 3500억달러를 트럼프 2기 남은 3년 동안 분할 투자하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6.5%에 해당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 돈을 구하느냐”는 것이다. 또한 “이 투자들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 즉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재량으로 결정되는 정부 대 정부 간 투자”라며 “이는 오용이나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치적 친구들이 운영하는 사업에 투자하라는 엄청난 정치적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말한 대로 3500억달러는 한국 지디피의 20%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우리 외환시장, 재정 모두 감당할 수 없다.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약 어렵다면 현금 투자 비율이라도 최대한 낮추고, 투자 기간도 장기로 늘려야 한다. 투자 리스크를 거의 우리가 떠안는 만큼, 투자처 결정에도 우리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정부는 이런 결정적인 쟁점들에 대해 시한에 쫓겨 물러서서는 안 된다. 국익에 치명적인 성급한 합의보다는 차라리 빈손 정상회담이 더 나을 수 있다는 분명한 태도가 협상단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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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김용범 “협상 마지막까지 와 있다”…현금투자 ‘연 150억달러 이하’ 최종담판 (한겨레, 서영지 엄지원 기자,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2025-10-23 05:00)
3500억달러 현금 비중 막판 쟁점
“한국 감내할 수 있냐가 협상 기준”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펀드 가운데 ‘현금 투자 비중’을 얼마로 할 것이냐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문을 열 핵심 열쇠로 떠올랐다. 정부는 ‘직접 현금 투자 비중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조달 가능한 수준인 1년에 150억달러보다 훨씬 낮은 선이 돼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분할 납부 기간과 수익 배분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관세협상 최종 담판을 위해 ‘무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김 실장은 22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중요한 쟁점에 대해 각자 입장을 (얘기)하다 보면 갑자기 기존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던 부분까지도 후퇴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다. 한 번 더 이야기해야 된다”면서도 “협상이 꽤 마지막까지 와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앞서 미국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쟁점에 대해 양국 간의 의견이 많이 좁혀져 있는데, 한두가지는 아직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며 “우리 국익에 최선이 되는 협상안을 만들기 위해 (또다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이번에 (가져온) 추가 주제에 대해 미국이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해 준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며 “화상으로도 회의하지만 직접 보고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아서 직접 만나러 오게 됐다”고도 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지난 16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협상을 한 뒤 귀국했다가 각각 사흘, 이틀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29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양국이 협상 막판 세부 쟁점 조율을 두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되자 러트닉 장관과 담판을 짓기 위해 다시 나선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견이 좁혀진 부분에 한해 합의문이나 양해각서(MOU) 등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그는 미국 방문길에 오르며 “양국이 합의해야 성과물로 (협상이)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중요한 부분을 남겨둔 채 합의된 부분만으로 사인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막판까지 협상 타결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한두가지 쟁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 투자 비중’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현금 비중이 마지막 쟁점이다. 그 액수가 정해지면 이에 따라서 (분할 투자) 기간이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는 현금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액 현금으로 선불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에선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쪽에선 1년 동안 대미 직접 투자 금액이 150억~200억달러 수준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사이에 한은에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규모가 150억~20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조달 가능한 외환액을 모두 대미 투자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1년에 투자 가능한 외환 규모는 훨씬 줄어들어야 한다는 게 정부 쪽 입장이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전날 이 총재와 함께 현금 투자 비중의 마지노선 등을 이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미국 도착 뒤에도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가 (협상 타결의) 기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선불 요구가 철회됐느냐’고 묻는 특파원들의 질문에 “개별 아이템에 대해선 어떤 말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다”면서도 “(개별 아이템은)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가 기준”이라며 “(선불 투자 여부나 투자금 분할 납부 기간, 수익 배분 조정 등이) 다 연결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환 시장에 충격이 커서는 안 된다’ 등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우리가 (미국 쪽에) 반복적으로 얘기해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은 ‘외환 시장 충격을 줄 투자 기준이 한국은행이 제시한 연간 150~200억 달러냐’는 질문에도 “어떤 수치를 갖고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며 “한국은행 분석도 있고 기획재정부 분석도 있고 미국 분석도 있다. (이런) 각각의 분석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제는 한국 경제에 충격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이런 합의가 이행된다”며 “그런 점에 대해서는 미국도 이해를 (한다), 그 정도 선에서 논의를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31045001
이 대통령 “한·미 관세협상, 합리적 결과 도달할 것···우린 동맹이니까” (경향, 이유진 기자, 2025.10.23 10:45)
CNN 인터뷰···“시간 걸리겠지만 미국 합리성 믿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엔 “만난다면 매우 좋은 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계기에 협상이 마무리될지에 대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단기간 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과 관세협상을 마치고 각각 지난 19일과 20일 귀국해 이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한 이후인 지난 22일 진행됐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인터뷰가 있던 날 추가 협상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출국해 오는 24일 귀국한다.
이 대통령은 다음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해결되지 않은 쟁점인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미국은 전액 현금·일시불지급을 내세웠으나, 협상을 통해 한국 측의 10년 안팎 장기 분할 납부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양국이 무역 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김 실장이 전날 출국하며 “APEC이라는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쟁점을 남긴 채 부분 합의만을 갖고서 MOU(양해각서)에 사인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비롯해 줄곧 국익에 반하는 관세 합의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CNN은 이 대통령이 인터뷰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이번 APEC 계기로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도 생각한다”며 “제가 평화 중재자(피스메이커·peacemaker)의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인터뷰를 듣고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상대방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중국 관계에 대해선 “서로 다른 이념과 정부 체제를 갖고 있지만 중국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매우 중요한 미국과의 동맹으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다소 미묘해졌다”며 “국가 간의 관계는 무 자르듯 ‘이 나라는 우리의 친구고 저 나라는 아니다’ 이렇게 단정할 수 없다.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25002.html
이 대통령 “관세협상 타결 시점, 아펙 정상회의보다 시간 좀 걸릴 것” (한겨레, 엄지원 기자, 2025-10-23 11:52)
CNN 인터뷰
“조정·교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 필요”
“우리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공개된 미국 언론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아펙(APEC) 정상회의보다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으나 29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전에 담판을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시엔엔 인터뷰에서 ‘아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통상 협상을 타결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 두 나라가 합리적인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입장을)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김용범 정책실장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회동 뒤 “(협상이) 막바지 단계는 아니다.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다”며 낙관적 기대를 표명했다.
시엔엔 기자는 “한국에서 비공개적으로 회자되는 사안, 3500억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는 투자 기금에 출연하는 이야기를 이 대통령이 조심스럽게 피해 가는 모습이 흥미롭다”며 “처음 이 제안이 나왔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농담이거나 스팸 메일이거나, 개인 정보를 노린 사기라고 생각했다. 진짜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제안이었다”고 말을 보탰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 회담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한 문답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북미 양 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도 생각한다”며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아펙 계기에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북 간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026015900003
한미정상회담 D-3…李·트럼프 '관세협상 막판 타결' 결단하나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2025-10-26 10:01)
대미 3천500억달러 투자패키지 '직접투자' 규모·방식 등 이견 여전
'250억달러씩 8년 분할투자' 등 협상테이블에…'막바지 물밑협상' 관측
트럼프 스타일·미중정상회담 등 고려하면 '극적 타결' 가능성 있어
3천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막판 담판 등을 통해 협상이 최종 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협상장 밖 분위기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약 3개월간 진행한 후속 협의에도 여전히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만큼 단 사흘 만에 이런 간극을 메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이미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한 상태이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최고 의사결정권자 간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 '250억달러씩 8년 분할투자' 등 안 놓고 한미 의견접근 시도
26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현재 3천500억달러 규모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 기간, 투자 이익 배분 구조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타결한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는데, '디테일'(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이 미뤄지고 있다.
애초 한국은 3천500억달러 중 5% 이내 수준에서만 직접(현금) 투자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보증으로 채우려고 했으나 미국은 일본과의 선행 합의 사례처럼 직접 투자 중심의 '백지수표' 방식을 요구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미는 최근 잇단 각료급 협상을 통해 이에 대한 의견 접근을 시도했다. 최근 협상에서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 상향 의향을 밝히면서 대규모 투자로 인한 국가 재정 부담과 외환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장기 분할 투자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투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이 1년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50억∼200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을 넘어서는 8∼10년 분할 투자를 가정할 경우 최대 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 투자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한국이 매년 250억달러씩 8년간 총 2천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하고 나머지 1천500억달러는 신용 보증 등으로 돌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도 최근 나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250억달러씩 8년 분할 투자' 관련 질의에 "유사한 논의는 있었다"면서 "숫자에 대해서는 확인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투자 이익 배분 구조를 놓고도 당초 투자금 회수 전까지 한미가 5대 5로 나누고, 투자금 회수 후에는 한미가 1대 9로 나누는 방안이 논의되다가 최근에는 미국이 이 비율을 각각 9대 1, 9대 1로 한국에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 제안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이 요구하는 직접 투자 규모가 기존 3천500억달러에서 2천억달러로 조정됐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2천억달러 역시 한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 반응이다. 김 장관은 국감에서 "미국 측 입장을 받아들이기가, 국민 경제, 시장 영향 봤을 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과 함께 방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관세 협상을 하고 돌아온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 24일 귀국길 인천공항에서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현재 협상 교착 상태를 전했다.
투자 관련 핵심 쟁점 이외에 협상 타결을 어렵게 하는 다른 불씨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각에서 미국이 옥수수,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 개방을 요구했다거나 사과 등 과일의 검역 완화 등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김 장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 관세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한미 통상 당국은 채널을 열어놓고 막판 조율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앞서 APEC 직전 추가 방미 가능성을 묻는 말에 "시간이 없다"며 "비대면 (화상) 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미가 화상회의를 통해 핵심 쟁점에 대한 막판 타결을 이룰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 핵심쟁점 이견에도 미중 정상회담 등 고려해 '결단' 가능성도
일본이 5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문서화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것처럼, 이번 한미 정상회담 기간 양국 정상이 대미 투자 MOU에 서명하는 그림이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다.
실제 협상을 진행하는 통상 당국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체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핵심인 직접 투자 규모를 놓고 한미 간 견해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공개된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입장을)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에 지난 7월 한미 관세 합의의 주요 내용을 다시 확인하면서 지금까지 합의된 내용을 추가하고 여기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및 국방비 증액 등 내용을 넣어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 22일 방미길 기자들을 만나 "APEC이라는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쟁점을 남긴 채 부분 합의만을 갖고서 MOU에 사인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 통상 전문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직접 투자 비중 등 핵심 쟁점에 관한 내용이 없을 경우 오히려 국내 비판이 커질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안 하느니만 못한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관세 협상 타결 뒤 약 3개월 동안 협상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협의를 진행하면서 양국이 각자의 요구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이에 대한 상대국 입장에 대한 이해도 넓힌 만큼 정상 간 담판을 통한 최종 협상 타결이 가능한 시점에 왔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은 현금 직접 투자와 보증, 보험 등 투자 구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것 같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협상이 막바지에 왔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한국에 너무 많은 것을 내어줄 경우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의 반발과 재협상 요구 등 가능성이 있어 미국 입장에서는 이 역시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오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한미 관세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 동맹국인 한국과 관세 문제로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협상을 원만하게 타결짓는 모습을 보이며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국익'을 중심으로 상업적 합리성에 기반해 협상하고 시간에 쫓겨 결과물을 내놓으려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관세 협상 최종 타결이 결렬되며 경쟁국에 비해 높은 관세를 맞는 것 역시 '국익'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어서 미국이 어느 수준에서 양보한다면 우리도 이를 받아 최종 타결을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최근 발언 역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밝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문답에서 한미 관세 협상 관련 질문에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면서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If they have it ready, I'm ready)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5754.html
[사설] ‘타결 압박’ 트럼프 맞서 관세협상 ‘국익 3원칙’ 관철해야 (한겨레, 2025-10-27 18:23)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 협상과 관련해 양국 정상이 막판 기싸움을 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든 주요 세부 사항에서 교착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타결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 그들이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며 타결을 압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3500억달러(약 500조원) 투자 요구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 분명한 만큼 미국의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국익을 지켜야 한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투자 일정, 손실 분담 및 이익 배분 등 모든 부분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최대 쟁점은 현금투자 비중과 투자 기간이다. 미국은 현금투자 비중을 낮추는 데는 동의했으나, 요구액은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은 연 250억달러씩, 8년간 총 2000억달러 현금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에 쓸 수 있는 금액이 150억~20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긴급 사안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여유분을 남겨둬야 하는 만큼 투자 가능한 외환 규모는 이보다 훨씬 줄어들어야 한다. 이런 상식선에서 합의가 돼야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처 최종 선정권을 누가 갖느냐도 양보할 수 없는 쟁점이다. 미-일 양해각서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선정권을 갖는 것으로 돼 있다. 일본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불공정한 조항에 합의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되는 자금을 미국 대통령 재량에 맡겨놓을 수는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상 이 자금의 배분을 놓고 로비가 기승을 부릴 게 뻔하다. 미국 의회의 승인 심사도 거치지 않게 돼 있어, 트럼프 일가의 사익 추구에 악용될 수도 있다.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한국이 떠안아야 한다. 알려진 투자 구조가 독소 조항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투자건 수익성과 투명성 원칙을 상실하면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럽연합(EU)처럼 기업들이 상업적 판단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 훨씬 합리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협상 원칙으로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지, 프로젝트가 할 만한 사업(상업적 합리성)인지, 금융·외환시장 영향이 최소화되는지 등 3가지를 밝혔다. 주권 국가라면 당연히 주장해야 할 원칙이다. 미국의 최종 요구가 우리의 감내 범위를 벗어나면 시간을 더 두고 협상해야 한다. 3가지 원칙을 관철하길 바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7160
[사설] 간극 여전한 한·미 관세협상, 속도보다 실리가 중요 (중앙일보, 2025.10.28 00:28)
수출·외환·고용 등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
미국 압박에 맞서 국익 극대화 방안 찾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에 대한 양국의 논의가 교착 상태”라고 밝혔다. “투자 방식과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며 난항을 시사했다. 막판 조율에 들어간 듯 보이던 협상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낙관론과는 온도 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다. 내일(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양보와 결단을 압박하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양국의 치열한 수싸움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은 어제 외신 간담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APEC을 계기로 타결되기 어려울 듯하다”며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를 보고 협상단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세리머니용’ 양보와 타협은 없다는 뜻이다.
관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수출 전선에서 관세폭탄을 맞은 우리 기업의 부담은 가중되고, 우리 경제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을수록 미국 내 투자에 나선 기업의 어려움도 커진다. 그런 만큼 관세 협상의 조속한 매듭이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성급한 타결은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조급증은 금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에 끌려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언론조차 트럼프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지적할 정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는 트럼프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6.5%에 해당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관세 조치를 이용해 한국 정부를 갈취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이 한국에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며 “(타결)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옳은 인식이다. 관세 협상은 수출과 외환시장, 투자와 고용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냉철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 APEC 성과를 의식한 속도전보다는 동맹과 우방으로서의 양국 신뢰를 바탕으로 국익과 실리를 극대화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80500001
대미투자 협상 진통…공급망 재편 기회 있지만 자금 조달 부담 ‘수익 불확실’ (경향, 박상영 기자, 2025.10.28 05:00)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무역 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둘러싼 논의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경우 막대한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며, 투자 수익 창출 시점도 불확실한 만큼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경제적 부담이 큰 만큼 향후 대미 투자 과정에서 한국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채 발행 규모는 얼마나?
양국의 첫번째 쟁점은 몇년간 얼마씩 투자할 지다. 현재 미국 측은 향후 8년간 매년 25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외채 발행하지 않고 연간 150억 달러(약 21조원)선을 검토하고 있다. 외채를 발행하지 않는 조건은 협상에서 일종의 ‘배수진’을 친 셈이다.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경로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연간 150억달러(약 21조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 요구에 따르려면 외화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정책금융기관의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규모가 연간 50억달러(약 7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부족분이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외채를 통해 대미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경우 이자 부담으로 인한 외화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외채 확대로 외국인 투자자의 위험 인식을 높여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CDS 프리미엄이 오르면 정부와 기업의 해외 차입비용 역시 함께 늘어난다.
여기에 투자자산의 수익이 불투명할 경우 부채 상환 시점과 수익 창출 시점이 어긋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자는 즉시 발생하지만 투자 수익은 불확실한 구조여서 환율 급등이나 자본유출이 겹치면 상환 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외채 발행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7일 “한국은행이 연간 150억 달러를 조달하고 외채를 50억 달러가량 발행할 경우 외채 대비 준비자산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은 아니더라도 상시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심리적 불안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긴급 상황에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해 외환 보유액 대비 외채 비중 확대에 따른 불안을 줄이는 수단이다.
투자처 선정과 수익 배분 원칙은?
투자 대상과 수익 배분도 첨예하게 양측 의견이 갈리는 대목이다. 투자 수익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채 발행 등 위험이 큰 재원 조달 방안을 고려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 특정 투자 분야를 결정할 때 참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은 관세협상에서 대미 투자 분야로 반도체, 에너지, 조선,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미국의 경제안보 분야로 한정했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 선정을 위해서는 투자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투자위원회는 미국과 일본 양국 지명자로 구성된 협의위원회와 투자사업을 협의한 이후, 미 대통령에게 투자 대상을 추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일본은 특정 분야 자금 조달에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을 보유지만, 사전에 미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 결국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최종 권한은 미 대통령이어서 주도권은 미국에 있는 셈이다.
다만, 미국 중심으로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이 얻는 이득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AI·양자컴퓨터 분야는 대미 수출 주력 분야와 다른 분야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정부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에 따라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나 제도적 장벽이 완화될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위험 사업에 미국 측이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한국 측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25875.html
한·미 장관급 화상회의서 이견 여전…막판 관세 합의 도출 진통 (한겨레, 이본영 기자, 2025-10-28 14:44)
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막판 장관급 화상회의를 이어갔으나 현금 투자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지난 주말 이후 두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각)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함께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나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구성 방식 등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한 바 있다.
두 장관은 이후 화상회의에서도 한국의 대미 직접 투자액 규모 등을 놓고 협의했으나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펙을 계기로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때 타결을 발표하는 것은 계속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그때까지 합의에 이를지 말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보도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주요 세부 사항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투자 방식, 투자금, 투자 일정, 손실 분담 및 이익 배분 방식 등이 모두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이 한국에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현금 투자 요구 등이 지나치다는 점을 지적했다.
3500억달러 펀드에 관해 미국은 8년간 250억달러씩 분할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연간 투자액은 150억달러보다 훨씬 적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81810011
[사설] 미·일 관세협상 서명, 한국은 조바심 접고 국익 지키길 (경향, 2025.10.28 18: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협상 이행 문서에 공동서명했다. 미국이 관세율을 15%로 인하해주는 대가로 일본이 5500억 달러(789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으로, 지난 7월 타결된 내용에 변화가 없다. 일본의 대미 투자는 투자 기한, 절차, 이익 배분 방식이 미국 측에 유리해 일본 내에서 비판이 제기된 바 있지만, 결국 원안대로 최종 서명이 이뤄졌다.
한·미 정상회담이 29일로 다가왔으나 양국간 협상은 교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일이 최종 합의했고, 미·중 협상도 접점을 찾아가는 반면 한국만 늦어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조바심’은 금물이다. 언제 합의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합의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를 들어 압박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과 ‘경제 체급’이 다르고 기축통화국인 일본이 선례가 될 수는 없다. 
미국 측은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직접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2000억달러를 분할 투자하는 수정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한국 경제의 규모를 감안하면 과도한 요구다. 미국 언론들조차 트럼프의 요구를 “한국 정부에 대한 갈취”(월스트리트저널)라고 비판할 정도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은 지난 27일 외신간담회에서 “한·미 관세협상이 APEC을 계기로 타결되기 어려울 듯하다”며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를 보고 협상단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PEC 기한에 맞추느라 국익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나쁜 거래’를 받느니 ‘노딜’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최대한 국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기업들이 상업적 판단에 따라 투자하는 유럽연합(EU) 방식이 합리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수출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감당 못 할 투자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과도한 투자 ‘겁박’이 한국인의 대미 감정을 해치고 있는 현실을 미국은 직시하고, 한국인들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 수정안을 내놓길 바란다. 국민의힘도 끝까지 실리가 중요한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26007.html
이 대통령-트럼프 오늘 경주박물관서 정상회담…‘관세 샅바싸움’ 끝낼까 (한겨레, 엄지원 신형철 서영지 기자, 2025-10-28 22:08)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9일 오후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7월 말 관세협상 잠정 합의 뒤 3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교착 국면이 타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우리 정부가 최근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한 1500억달러를 정부가 주도하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미국 쪽에 제안한 사실도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미 양국은 지난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2차 방미 이후에도 협상 타결을 위한 화상회의 등의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왔다. 김 장관은 24일 귀국 이후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펀드의 주요 쟁점을 놓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화상회의를 여러번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양쪽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타결 가능성을 두고선 관측이 엇갈린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흐릿하다”면서도 “이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약간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회 외통위 종합감사에 출석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막바지 (관세)협상이 아주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아펙 기간에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느냐’는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는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미 양국의 관세협상이 공전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에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최근 협상 과정에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우리 기업들이 약속한 직접 투자분 1500억달러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조현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미국은) 돈을 내는 주체가 한국 정부여야 한다는 거냐’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부에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가급적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많이 집어넣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을 맞춰줄 수 있도록 그렇게 (미국에) 얘기가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제안은 미국의 3500억달러 전액 현금 투자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보고,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최대 요구안’으로 미국 쪽에 제시했던 카드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3500억달러 중 1500억달러는 이미 약속한 기업의 직접 투자로 충당하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미국 요구대로 8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 검토됐냐’는 질의에 “그런 논의도 있었는데, 결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9일 한-미 정상회담까지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이미 마무리된 안보 분야 합의만 먼저 발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미국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협상이 장기화하더라도 ‘졸속 합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되는데 그런 해법이 안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요구가 너무 과도하기 때문에 이것을 그냥 받아들이면 국내 정치적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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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18418.html
미 상무장관, 한국에 백기투항 요구…관세 후속 협의 가시밭길 예고 (한겨레, 이본영 기자, 2025-09-12 13:36)
“일본과 같은 내용 합의문 쓰지 않으면 고율 관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은 일본과 같은 내용으로 관세 협상 합의문을 쓰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물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7월30일에 큰 틀에서 합의된 관세 협상의 후속 협의를 놓고 백기투항을 요구한 셈으로, 진행 중인 협상에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러트닉 장관은 11일(현지시각) 시엔비시(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에 왔을 때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합의를 구체화한 문서가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일본은 계약에 서명했다”며 “한국은 합의를 받아들이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은 “그들(한국)은 일본인들을 지켜봤을 것이고,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고도 했다.
이런 발언은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품목 관세율 인하의 대가로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약속한 한국도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약속한 일본과 같은 내용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앞서 미·일은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하는 사업에 투자금을 대고, 수익은 원금 회수 때까지는 양쪽이 50 대 50, 이후로는 90 대 10으로 분배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일본에 상호관세율 15%를 적용하고 일본산 자동차 품목 관세율도 27.5%에서 15%로 낮춘다는 종전 합의를 이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정된 자동차 관세율은 16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일 합의 이후 나온 미국 정부 설명과 외신 보도를 보면, 미국이 요구한 시점으로부터 45일 안에 일본이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가 도로 올라간다는 내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이에 일본에서는 투자처 지정, 투자금 배분, 관세 복구 조건 등을 두고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굴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트닉은 이번에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예시하면서 “대통령이 승인하면 건설 인력을 고용하고 일본에 자본을 요구한다”며 “그들은 돈을 보내고 우리는 파이프라인을 만든다”고 했다. 
미국은 7월30일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 상품에 대해 경고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품목 관세 대상인 자동차는 약속대로 15%로 내리지 않고 여전히 25%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율이 16일부터 15%로 내려간다면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트닉의 이번 발언은 자동차 품목 관세를 계속 내리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 상품 전반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5%로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관세 합의를 전면 무효화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의 요구가 지나치고, 미·일 합의 내용도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익이 되지 않으면 사인을 안 하는 게 맞다”며 “합리성과 공정성에서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막대한 돈을 미국이 요구하는 분야에 대고 수익은 미국이 상당 부분을 가져간다는 것으로 이해되는 미·일 합의 내용을 따른다면 국내 여론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1500억달러를 비롯해 3500억달러 투자 펀드가 반도체·인공지능(AI)·원자력·이차전지를 포함하는 양국의 첨단·전략 산업 협력과 한국 업체들의 대미 투자에 쓰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펀드는 5% 미만의 직접투자와 함께 대출이나 대출 보증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러트닉의 설명대로라면 미국이 지정하는 분야에 투자해야 하며, 한국 업체들의 참여는 보장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미·일 합의에는 일본의 투자로 진행되는 사업에 들어가는 물품과 서비스 공급 업체로는 가능하다면 일본 업체를 선정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트닉의 발언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후속 협의를 위해 워싱턴에 도착한 날 나온 것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해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어 보인다. 최근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실무 협상팀이 워싱턴에 미국 쪽과 이견 해소를 시도했지만 뚜렷한 진척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알래스카 프루도베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 20년간 액화천연가스를 연간 100만t씩 도입하는 내용의 예비 계약을 미국 업체와 맺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계약에는 1300㎞ 길이의 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한 철강 공급에 포스코가 참여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미국 정부는 수십년 동안 추진됐으나 상업성에 대한 의문으로 착수되지 않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한 한국의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사업 성공 가능성에 대한 미국 쪽의 추가적 설명을 검토한 뒤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912133700003
美 '투자 백지수표' 압박에…전문가 "급하게 합의하면 국익 피해 우려"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오예진 기자, 2025-09-14 10:43)
한미 3천500억달러 투자 이견에 협상 교착…문서화 협의 장기화 가능성
"투자에 韓기업 참여 확보해야"…車관세 인하 지연에 상호관세 25% 복귀 우려도
한미가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놓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쫓기듯 협상을 타결짓기보다 전체 국익을 고려해 합리적 결과 도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14일 조언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무역 협의와 관련해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받은 것이 급하다고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문서화해 받아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협상한다면 국익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대한국 상호관세는 25%에서 15%로 낮추고, 자동차에 부과되는 25%의 품목관세는 15%로 낮추기로 했지만, 아직 자동차 관세 인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한국 기업과 정부가 조급해할 수 있겠지만, 전체 국익 관점에서 협상을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자동차도 중요한 수출 품목임에는 분명하지만, 국민 경제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고려해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관세 불이익을 받는다고 해서 미국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문서화하는 것은 협상의 이익 균형이 일방적으로 미국으로 치우치는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대미 투자 방식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일방적 요구와 압박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무조건 휘둘리기보다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제시하려는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총 3천50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대미 투자 조건 등 협의를 위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한미 간 실무협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뉴욕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장관급 협의를 진행했으나 여전히 협의가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사실상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나, 한국 역시 합리적인 수준의 결론 도출을 목표로 맞서고 있어 협의가 장기간 공전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7월 한국이 관세 협상을 통해 15%로 낮춘 상호관세가 25%로 원상 복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핵심 의제는 투자 관련 펀드"라고 분석하면서 "일본이 잘못된 선례를 남긴 영향이 크다"고 지목했다.
앞서 미일 무역 합의에서 총 5천500억달러(약 76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은 이를 시행하기 위한 합의 과정에서 일본에 불리한 조항을 다수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대미 투자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투자 이익은 투자 원리금 변제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절반씩 나눠 갖고 변제 후에는 이익의 90%를 미국이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일본은 45일 이내에 자금을 대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런 상황에서 러트닉 장관은 김정관 장관과의 회담 하루 전인 지난 11일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나는 그들(한국)이 지금 일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 일본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말해 한국에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합의를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이 먼저 미국과 불리한 조건에도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합의 압박에 한국이 협상할 공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장상식 원장은 이와 관련해 "일본 내부적으로도 미국에 '항복'한 것 아니냐는 식의 비판이 있었는데, 한국 정부 역시 일본과는 다른 방식의 투자 구조를 짜는 식으로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대미 투자 시행 과정에서 조선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참여권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일 투자 MOU에도 미국은 일본이 투자하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 공급 업체는 가능하다면 일본 기업을 선정하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같은 구조라면 가령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건설 사업에 투자금을 대고 한국 철강사가 파이프 등을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을 원칙적으로 확보받는 등의 방식이 가능할 수 있다.
장 원장은 "지금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선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나 원자력, 반도체 등 미국이 잘 못하는 분야의 산업 협력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미국을 설득하거나 기업 중심 투자 방식인 EU 모델과 일본 모델을 섞어서 정부 부담을 줄이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허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협상 전략이 강한 압박을 해 상대 반응을 보고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인데, 미국도 입장을 바꿀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해왔다"며 "우리로서는 시간을 갖고 활용할 수 있는 마스가 카드 같은 것을 통해 재량권을 확대해야 하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411300000525
美 경제학자 "한국, 수출 17조 지키려고 488조 상납? 이해 안 돼" (한국일보,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2025.09.14 15:00)
“거액 투자보다 관세 15→25% 손실 적어
차라리 피해 노동자·기업 돕는 게 더 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멋대로 쓸 수 있는 거액의 투자금을 바치느니 관세 인하를 포기하고 피해 입은 자국 수출 기업을 돕는 게 한국에 더 유리하다는 미국 싱크탱크 경제학자의 조언이 나왔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 센터 홈페이지에 올린 글 ‘일본과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보다는 수출업자에게 돈을 건네야 한다’에서 “일본과 한국은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각각 트럼프에게 그가 바라는 대로 투자할 수 있는 5,500억 달러(약 767조 원)와 3,500억 달러(약 488조 원)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양국이 이 거래를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다”고 주장했다.
베이커는 합의 수용 여부에 따른 한국의 득실을 따졌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320억 달러(약 184조 원)다. 그의 추산에 따르면 합의대로 한국 수입품에 15%의 국가별 관세(일명 상호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250억 달러(약 174조 원)로 줄어든다. 만약 후속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15%로 낮춘 상호관세가 25%로 복원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15%일 때보다 125억 달러(약 17조 원) 감소한다. 감소 폭은 국내총생산(GDP)의 0.7% 수준이다.
베이커는 왜 한국이 125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지키고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3,500억 달러를 주는 거래를 하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미 수출 감소로 손해를 보는 노동자와 기업들을 돕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금액의 20분의 1만 써도 한국에 더 이익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도 문제다. 베이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언제든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세를 더 물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돈을 자국 수출업체에 준다면 적어도 ‘트럼프 변수’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게 베이커의 설명이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GXWDXS060
美투자 불확실성 증대에…인력확보·운영 계획 올스톱 (서울경제, 노우리 기자·뉴욕=윤경환 특파원, 2025-09-14 17:48:17)
■ 韓대기업 투자계획 재검토
북중미 대체 거점 활용 등 고려
고율관세에 비자문제 '첩첩산중'
건설 지연·운영 비용 증가도 수순
美서도 "오히려 고용 기회 줄어"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됐던 한국인 300여 명이 비자 문제로 집단 체포·구금된 사건 이후 대미 투자를 약속했던 국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관세에 더해 비자 문제까지 불확실성이 한층 증폭되면서 대규모 미국 투자가 실익은커녕 리스크 확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조급하게 협상을 타결 짓는 것보다 전체 국익을 고려해 합리적 결과 도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구금 사태를 겪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대미 투자를 결정한 대기업들은 현지 투자 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멕시코·캐나다 등 우회 생산 거점을 검토하거나 현지 운영 규모나 자금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는 분위기다. 현재 반도체와 배터리·조선·전선 등 국내 대기업들은 다양한 업종에 걸쳐 200조 원을 웃도는 규모의 미국 공장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370억 달러(약 51조 60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애리조나와 미시간·테네시·켄터키 등 미국 전역에 걸쳐 생산라인을 깔고 있다.
하지만 한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품목별 고율 관세를 무기로 내세워 대미 투자를 압박했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내건 대미 반도체 투자 보조금에 대해서는 축소를 넘어 지급 대가로 지분을 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비자 문제까지 얹어지며 대미 투자가 기업 입장에서는 ‘족쇄’로 변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지에서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최근 불거진 비자 문제에 관세 이슈까지 종합해 기존 투자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태라면 미국 현지 직접 투자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공장을 이미 가동 중이거나 가동을 앞둔 기업들의 고심은 더욱 크다. 현지의 제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자 문제로 한국의 숙련 인력 파견마저도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최첨단 반도체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장 건설 단계부터 경험 있는 전문인력들이 필요하지만 현지에서 채용 가능한 인력 풀은 저난도 노동에 한정돼 있다. 여기에 관세 협상마저 난항을 겪어 현시점에서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뒤늦게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하더라도 인력 확보 등에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지연이 불가피한 셈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달 1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행사에서 “이번 일로 최소한 2~3개월 공사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미국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공장 건설 지연으로 인해 오히려 지역 고용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운영 단계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일례로 한화오션 등 조선 사업의 경우 본격적으로 현지 발주를 시작하고 설비를 늘리는 단계인데, 비자 문제가 장기화한다면 인력 부족으로 납기일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현지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 비용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할 뿐더러 기술 유출 우려 또한 만만찮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현지 채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올 6월부터 꾸준히 현지 채용 공고를 내고 있지만 한국 기업이 원하는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며 “전문인력을 구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전체 실익을 고려해 미국 투자 계획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과 미국이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일방적 요구와 압박에 굴복해 우리 기업의 독자적 기술이나 노하우를 아무 대가 없이 건네주는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내건 무역 협상 조건에 대해 현지에서도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선임연구원은 11일(현지 시간) 한국이 이번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더 많은 돈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엠마 휘트마이어 연구원과 다르시 드라우트-베하레스 연구원 역시 지난달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중심적’ 외교 접근법과 한미 동맹의 깊은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18646.html
[사설] 미국의 과도한 관세협상 요구, 수용하기 힘들다 (한겨레, 2025-09-14 18:09)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귀국했다. 미국과의 협의에서 큰 진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 7월30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486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25%)와 자동차 품목관세(25%)를 모두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대미 투자의 구체적인 방식과 관련해 입장이 엇갈리면서 미국은 자동차 관세 인하 조처를 해주지 않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1일 “관세를 내든지, 협정을 받아들이든지 하라”며 ‘일본식 합의’를 수용할 것을 압박했다. 문제는 미국의 요구가 매우 무리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일본이 지난 4일 미국과 맺은 양해각서 내용과 우리 정부 설명 등을 종합하면, 미국은 3500억달러의 대부분을 대출이나 보증이 아닌 직접 투자 형식으로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투자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19일까지 3년 안에 모든 투자를 마쳐야 한다. 투자이익은 투자금이 회수될 때까지는 한국과 미국이 절반씩 가져가고, 그 이후에는 90%를 미국이 가져간다.
투자이익은 투자자에게 귀속돼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다. 그런데 미국은 무조건 50%와 90%를 가져가겠다고 우기고 있다. 투자처를 결정할 때도 정작 돈을 대는 우리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3년 안에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 규모상 1년에 1천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그것도 달러로 조달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대규모 달러가 유출되면 자칫 심각한 외화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3500억달러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4160억달러)의 84%에 이른다. 그나마 일본은 국내총생산 규모가 우리의 2.5배 가까이 되고, 외환보유액 역시 3배가 넘는다. 준기축통화국인데다,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까지 맺고 있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다시 올리고, 자동차 관세를 25%로 유지하면, 우리의 대미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외환시장 충격 등 우리 경제 전체에 엄청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일단 우리 경제 여건과 어려움을 정확하게 설명하며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대미 수출도 중요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국익 훼손은 없어야 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42036005
미 ‘투자 백지수표’ 요구…전문가들 “최악 땐 투자 백지화 고려” (경향, 오동욱 기자, 2025.09.14 20:36)
“미 방식 절대 안 돼…25% 관세 각오하고 협상 나서야” 목소리도
미 대법원 판결 등 상황 주시 주문…현지 전문가도 트럼프안 비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고 14일 귀국했지만, 한국의 대미 투자를 둘러싼 양국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한국에 사실상 ‘백지 투자수표’를 요구하고 있고, 한국은 이를 방어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며 25% 상호관세를 수용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외교부 경제통상대사)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미·일 협정을 보면 미국은 우리가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가져다주는 형태를 원하는 것”이라며 “원만한 타결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갈 필요는 있지만, 최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방식대로 투자해선 안 되며 25% 상호관세를 감내하고 미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판결, 상호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최 원장은 “국민들에게 미국 측 요구 사항을 투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 측과 투자 구조, 수익 배분 방식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며 후속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현금 투자를 하고 미국이 투자 대상 선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은 보증 비중을 높이는 방식과 사업성 검토를 통한 합리적 투자 대상 선정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 수익을 절반으로 나누고, 이후에는 수익의 90%를 자신들이 가져가는 방안도 제시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3500억달러를 끝까지 고집할 경우 투자 기한 연장, 연도별 한도액 설정 등 안전장치를 충분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그 전에 기업 투자 방식으로 대미 협상을 이어가는 EU(유럽연합)의 펀드 조성 방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를 기업 투자 중심으로 진행하는 EU의 협상 내용을 보고 그 방안으로 협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최악의 경우엔 (자동차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버티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예 대미 투자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차라리 대미 투자를 백지화하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면서 경제모델을 국내 지향적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며 “관세로 인한 충격과 고통도 크겠지만, 이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선임경제학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CEPR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합의를 수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다”며 “트럼프가 요구하는 금액의 20분의 1만 가져가서 수출 감소로 피해를 본 노동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면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15%의 상호관세가 25%로 높아질 때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액은 125억달러(약 17조4076억원)인데, 이를 방어하고자 미국에 3500억달러를 주려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6858
[사설] 과도한 미국의 투자 압박…상황 급하지만 신중 기해야 (중앙일보, 2025.09.15 00:32)
미국 “일본처럼 투자 안 하면 관세 25%” 압박
국익 및 기업 피해 최소화 안전장치 마련해야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3500억 달러(약 48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한국은 대미 투자 펀드에 정책금융 기관의 대출과 보증 등을 포함해 직접투자액 비중을 최대한 낮추려 하지만, 미국은 직접투자 비중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을 레버리지 삼아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11일 “한국이 일본 모델을 수용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내야 한다”고 공개 압박에 나섰다. 미·일 합의는 일본 내에선 사실상 ‘투자 백지수표’를 발행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불평등 조약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5500억 달러(약 767조원)의 투자금을 모두 투자해야 하며, 투자 대상도 미국이 결정한다. 투자가 결정되면 45일 내에 자금을 이체해야 한다. 수익도 원금 회수 때까지는 절반씩 나누다가 이후에는 미국이 전체 수익의 90%를 갖는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관세를 다시 올린다.
한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일본 모델을 앞세운 미국의 요구는 지나치다. 한국의 대미 투자액은 올해 한국 예산의 72% 수준이나 된다. 일본의 대미 투자액은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13.1% 수준이지만, 한국은 17.5%에 달한다. 외환보유액에서 일본은 한국의 3.2배가 넘는다. 게다가 일본은 엔화를 찍어 대외 채무를 갚을 수 있는 기축통화국으로 미국과는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우리의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한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은 민간 기업의 투자와 정부 대출 보증, 자금 조달 등을 통한 장기 프로젝트를 합하면 버겁더라도 이를 이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대로면 한국은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84%를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외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 뻔하다. 대미 투자를 하겠다고 나라의 기둥뿌리까지 뽑을 수는 없다. 
16일부터 일본의 대미 자동차 관세는 15%로 낮아진다. 수출 경쟁을 벌이는 우리 기업의 타격은 피할 수 없다. 상황이 급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서명할 수는 없다. 국익을 훼손하지 않고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투자 조약에 ‘양국의 관계 법령과 모순되면 안 된다’는 규정을 넣어 일본의 이익에 반하는 투자를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한 일본의 사례도 협상에 참조할 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제조업 부흥의 동반자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우리의 상황을 충분히 설득해 국익에 부합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415160003655
관세협상서 미국 '민낯' 본 한국, 유럽·일본 등 대안 찾는다 (한국일보, 이성택 기자, 2025.09.15 04:30)
"미,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
美에 대립각 세우기 힘든 안보 환경 감안
EU·일본·호주 등과 협력 강화 본격 모색
한국 정부 내에서 "미국에 올인하는 외교로는 가망이 없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도를 넘는 요구에 시달리며 달라진 미국의 맨얼굴을 거듭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정상 외교의 중심축을 미국뿐 아니라 민주주의 진영 내 다른 나라로 넓히려고 모색하고 있다.
"美,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하고 있어"
대통령실과 정부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기반으로 민주주의 진영을 이끌었던 미국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은 국제 규범을 수호하기는커녕 노골적인 힘자랑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 동맹국마저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300명 집단 구금·체포 사태가 대표적 사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미 측이 관세 협상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말 한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우리의 외환보유고의 80%에 달하는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약 487조 원)를 확보했다.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한미 간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인데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투자처에 지정한 시일 내에 직접 투자를 하지 않으면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대미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가겠다는 황당한 요구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 측 요구를 "거칠고 과격하고 과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고율 관세 부담에도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합의문에 쉽게 서명하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한국이 인도, 브라질처럼 미국과 대립각을 세울 여건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북핵 위협을 감안하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대북 확장 억제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 정권의 뒷배를 노골적으로 봐주는 중국 등이 미국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유럽, 일본, 호주 등 민주 진영 협력이 대안으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이외에)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지지하는 나라들과 협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캐나다, 인도 등이 대상으로 꼽힌다. 미국의 관세 압박 이후 과거사로 반목해 온 한일이 밀착한 것은 이러한 외교 정책 변화의 신호탄이다. 이 관계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도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전했다. CPTPP는 2017년 미국의 탈퇴 이후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자 자유무역협정이다. 영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가입 시 이들 국가와 전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효과가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CPTPP 가입을 긍정적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이 대통령에 먼저 정상회담 요청
미국 외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 간 협력 강화는 우리만의 구상은 아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 대통령과의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이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직접 만나 양국 관계 및 국제 현안을 논의하자"며 정상 회담을 먼저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의 정상 외교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915054700003
한미 '결렬고비' 넘겨 대화 동력 살렸지만…직접투자 여전히 쟁점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2025-09-15 10:38)
'소방수' 산업장관 대화 물꼬 트고, 통상본부장 '릴레이 투입'
한국 '관세복귀 각오'로 '일본식 합의 불가' 의지 전달
한국 최대 목표는 직접투자 축소·외환시장 안정 해법
결렬 고비를 맞는 듯했던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미약하나마 다시 동력을 얻는 모습이다. 총 3천500억달러(486조원)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체화 방안을 두고 한미 양국이 정면충돌했지만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화의 불씨를 일단 살렸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의를 이어가기 위해 곧바로 투입됐다. 이에 따라 당장은 한미 무역합의 취소로 미국의 대(對)한국 관세가 다시 전면 부과되는 최악 상황은 피한 모양새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이날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장관이 지난 11∼14일 긴급 방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대미 투자 의제를 놓고 협의했지만 구체적 성과물을 내지 못한 직후다.
외교가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투자 분야 쟁점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서도 대화 동력을 살린 데 우선 주목하는 분위기다. 통상 당국자는 "김정관 장관이 방미해 투자 중심으로 한국이 처한 어려움에 관한 설명이 있었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에 전적으로 수긍했을지는 의문이나 (미국이 ) 대화를 이어갈 여지는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관한 협의는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놓고 한미는 이달 실무 협의를 본격화했지만 3천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이행 방안을 놓고 한미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일본에 '투자 백지수표'를 사실상 관철한 미국은 한국에도 같은 방식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천500억달러 대부분을 지분투자(equity) 방식으로 하고 이를 단기간에 자국 내 특수목적법인(SPC)에 '입금'하라는 것이다. 투자 이익도 원금 회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9 대 1 비율로 가져가되, 원금 회수 뒤에는 이 비율을 거꾸로 미국 9, 한국 1로 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투자 패키지 중 지분투자는 5% 정도로 하고 대부분을 직접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credit guarantees)으로 하려던 우리 정부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에 미국 구상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한국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에서 급속히 부상했다. 3천500억달러는 한국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20%의 규모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2026년도 예산안(728조원)의 67%에 달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금액을 3년에 걸쳐 현금으로 넘겨준다고 가정하면 매해 국가 예산 약 20%를 미국에 고스란히 바쳐야 해 정부의 가뜩이나 빠듯한 재정 운영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설령 이런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도 외환 위기 초래 가능성이라는 심각한 현실적 문제가 또 있다. 사고가 나야 돈이 나가는 보증과 달리 지분투자나 대출은 한국 정부와 공적 금융기관이 마련한 재원을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 보내야 한다. 단기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대량의 달러 수요가 생겨나 원/달러 환율 급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외화보유액은 4천163억달러 수준이다. 한국이 현재 외환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달러 규모는 연간 200억~30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 내에서는 미국의 '3천500억달러 투자 백지수표' 안을 그대로 받느니 차라리 15%로 낮춰둔 상호관세가 25%로 복귀되고, 약속받은 자동차 관세 인하(25→15%)나 반도체·바이오 등 최혜국 대우를 포기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강경 대응 기류가 급속히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도 즉각 강경 반응했다. 러트닉 장관을 앞세워 일본식 투자안을 받지 않으면 관세를 되돌리겠다며 공개적으로 위협 발언을 한 것이다. 다만 최근 김정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만남 직후 대화 결렬 선언 대신 여 본부장의 방미가 곧바로 이어졌고,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추가적인 위협성 발언은 나오지 않아 미약하나마 한미 협의의 동력이 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를 의식한 듯 트루스소셜에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린 것도 한국의 대미 투자 중요성을 여기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좋은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미중 전략 경쟁 와중에 심각한 위기인 조선업 재건부터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부흥을 위해 한국을 절실히 필요로 해 트럼프 행정부 역시 관세 전면 재부과 등 한미 관계 파탄을 선택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을 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대강 충돌 국면에서 다시 어렵게 대화의 동력을 살린 모습이지만 3천500억달러 투자 방안을 놓고 한미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동차 관세 인하(25→15%) 시점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향후 협상 진전 과정에서 상호관세가 다시 25%로 인상될 가능성도 열어 놓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협의 과정에서 대규모 재정 부담과 외화 유출로 이어질 대미 직접투자와 대출 비중을 최대한 현실적 수준으로 낮춰두는 한편 단계적 대미 투자 집행,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을 통해 외환시장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도 수용할 수 있고, 앞서 '백지수표'식 합의를 해준 일본도 자극하지 않는 수준의 합리적 타협점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간 이견을 서로 좁혀가는 방식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는 게 맞겠다 싶다"며 "실질적으로는 일본보다 낫고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안이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크게 다르지 않아 일본이 적극 반발하지 않는 차별화되는 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91611341975721
760조 원 약속하고 관세 15%로 낮춘 일본…한국도 수백조 갖다 바쳐야 하나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 | 2025.09.16. 13:59:20)
미,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 관세 15%로 인하…여한구 본부장 "우리도 빨리 적용되도록"
미국이 오는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일본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를 15%로 하향 조정한다. 일본의 자금으로 투자하는 사업의 이익을 미국이 대부분 가져가는 조건으로 합의된 결과다. 막판 무역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도 일본의 사례를 그대로 따르게 될지 주목된다.
15일 미 정부는 연방관보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15%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27.5%로 부과되던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15%로 인하됐다.
미일 양측은 지난 7월 22일 무역 협상을 타결해 자동차 관세를 낮추기로 했으나 이후 세부 내용을 두고 해석 차이를 보이면서 해당 관세 인하는 시행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일본이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워싱턴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함에 따라 양측의 무역 협상은 문서화가 이뤄졌다.
문서화된 미일 간 무역 협정은 일본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다. 미 허드슨 연구소가 공개한 양해각서의 세부 내용에 따르면 일본은 트럼프 정부 임기 내에 5500억 달러(한화 약 760조 원)를 배정해야 하며, 투자 대상은 반도체, 제약, 중요 광물, 금속, 조선, 에너지(파이프라인 포함),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핵심 전략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
또 일본의 자금으로 투자를 하지만, 투자처 결정은 미국 대통령이 하는 구조다. 대통령은 투자를 권고하고 감독하는 투자위원회를 구성하고 상무부 장관이 위원회 의장을 맡게 된다. 위원들은 미일 양국에서 지명된 위원들로 구성되지만,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투자 프로젝트를 결정한다.
물론 일본은 미국 대통령의 승인 하에 결정된 프로젝트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자금 지원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에 대응하여 일본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사실상 일본의 거부가 쉽지 않은 조건에 있다.
여기에 일본과 미국은 일본이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프로젝트 수익을 균등하게, 즉 50%씩 가져간다. 이후 수익금은 미국이 90%, 일본이 10%의 비율로 지급된다. 이는 러트닉 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 이후 "이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주장한 것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사실상 불평등 조약이라 불릴 만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도 차라리 관세를 내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 나올 정도였다.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선임경제학자 딘 베이커는 지난 11일 센터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한국의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는 관세가 15%에서 25%로 올라가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125억 달러 감소하지만 이를 지키기 위해 미국에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하는 것이 적절한 판단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실제 미일 양해각서와 같이 한미 양국도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초기에는 절반, 투자금 회수 이후에는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방식이라면, 베이커의 주장대로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을 수출 업체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일 수도 있다.
투자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에 특수목적법인(SPC)를 만들고 여기에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넣으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는 한국 외환보유고인 4162억9000만 달러의 84.1%에 달하는 수치라 정부가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한미 양국의 협의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워싱턴 D.C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했고 이어 12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회담이 있었으나 이 회담에서도 합의를 보지는 못했다.
후속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워싱턴 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디테일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하는 중"이라며 "일희일비하기 보다 우리는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 전체를 보고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일본산 자동차 품목 관세 인하 조치가 16일부터 시작되는 데 대해 "우리도 최대한 빨리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의견을 다 분석하고 있다. 어떤 것이 우리한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2507036
[단독] 투자금 낼 바에 관세 내라던 미국 학자 “최대한 모호하게 합의” 추가 조언 (이투데이, 고대영 기자, 2025-09-16 14:07)
딘 베이커 CEPR 공동 창립자 본지 인터뷰
“관세 인하돼도 일시적인 것으로 봐야
합의 준수 여부보다 트럼프 생각이 더 중요
인도 50% 폭탄관세, 이면에는 노벨상 갈등”
미국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금으로 내는 것보다 관세 25%를 내는 게 한국에 덜 충격이라고 주장했던 미국 학자가 미국과 합의하더라도 최대한 모호성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전해왔다. 합의 이행 여부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16일 미국 진보 성향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선임 경제학자 겸 공동 창립자는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이커는 ‘대미 투자 약속을 취소하면 더 높은 관세율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본지 지적에 “한국이 트럼프를 분노하게 할 어떠한 행동이라도 한다면 그는 관세를 인상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다”며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수준의 관세에 합의하더라도 그것이 대통령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백지수표식 일방 투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관세가 인하돼도 일시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관세를 다시 올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대가로 터무니없는 새로운 요구를 내걸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선 투자 계획을 엎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베이커는 차선책을 묻는 말에 “한국이 가능한 한 모호한 조건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래 투자와 관련해 자랑할 정도로 큰 숫자를 제시하되, 세부 사항은 최대한 모호하게 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례로 한국은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83조 원) 투자와 별개로 3년 반 동안 원유 등 미국산 에너지 10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는데, 구매 이후 한국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선 굳이 합의하지 않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베이커는 “어쩌면 한국이 미국산 원유를 대량으로 구매한 뒤 중국에 재판매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배럴당 몇 달러를 손해 보더라도 나쁘지 않은 거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발표 자체에만 관심을 둔다는 점도 주목했다. 베이커는 “트럼프 1기 시절 중국은 미국 제품을 대거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물론 한국은 중국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합의를 세세히 감시하는 데 큰 관심이 없는 데다 그의 참모들 역시 대통령이 자랑하던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지적하길 꺼릴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어떤 국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실제 합의 준수 여부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국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따라 훨씬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에 50% 관세가 부과된 것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때문이지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브라질도 트럼프 대통령 동맹이던 전직 대통령을 기소했기 때문에 50% 관세를 맞았을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무역을 넘어서는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뉴욕타임스(NYT)는 모디 총리가 노벨상 추천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끈하면서 양국 정상 관계가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커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원하는 걸 갖고자 하는 10살 소년과 같다”며 “그는 원할 때마다 자유롭게 거래를 파기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GXXB1TITO
"한미펀드 수익 90% 갖겠다는 美…1차대전 패전국 獨에나 할 법한 요구" (서울경제,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2025-09-16 17:51:56) 
■'3500억弗 투자 말라' 주장한 딘 베이커 美CEPR 수석 인터뷰
美시장 확보 위해 韓 GDP 20% 포기…매우 나쁜 거래
트럼프 약속 지킬지 의문…돈 내놓으면 더 요구할 수도
협상 지연시키고 그 사이 무역다변화·군사력 증강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의 수익 90%를 자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승전국이 패전국에 내밀 법한 무리한 요구라는 비판이 미국 내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최근 한국이 관세율 10%포인트를 낮추기 위해 3500억 달러(약 438조 원)의 대미 투자를 할 바에는 피해를 보는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은 딘 베이커 미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이런 식의 합의는 본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350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을 대출이나 보증이 아닌 한국의 재정으로 충당하기를 원하고, 이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가겠다는 언급도 했다’는 질문에 “3500억 달러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하는 규모”라며 “1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들이 독일에 요구했던 배상금과 같은 조치를 동맹국에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이 (관세 인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조금 더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 큰 금액을 포기하는 것은 엄청나게 나쁜 거래”라고 강조했다. 베이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999년 미 싱크탱크 CEPR을 공동 설립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다.
그는 설사 한국이 3500억 달러를 내놓는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금세 말을 바꿔 추가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유럽연합(EU)과 15%의 관세 협정을 체결한 직후 EU의 디지털 세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복 조치를 꺼내 들기도 했다”며 사례를 들었다. 베이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해도 현재의 한미 무역 합의는 나쁜 거래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킬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유사시 군사적 지원을 확보하려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베이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전임 대통령 시절에는 초당적으로 한국을 지원했겠지만 트럼프 시대에는 무조건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장기적 관점보다는 현재의 관점에서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표방하는 만큼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는 일침이다.
해법은 무엇일까. 그는 “미국과 계속 협상에 임하며 양국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며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에 대한 합의를 피하는 대신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 합의할 수 있는 사안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최종 합의를 지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칭찬하면서 그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혹여 공개적인 충돌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합의가 명시적으로 파기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며 “그사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하고 더 강한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이러한 한국의 전략을 미국이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합법적인 체류 비자를 갖고 있었지만 이민 당국은 그들을 체포하고 범죄자보다도 못한 대우를 했다”며 “이 사태는 마치 ‘미국은 한국을 존중하지 않으며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는 우방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세로 미국민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고 있고, 이는 서서히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농장에서는 작물을 수확할 사람이 없어 작물이 썩어가고 있다고 한다”며 “농업·건설업 등에서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잃고 있다. 경제에 장기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베이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AI) 버블도 경고했다. 그는 “1990년대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고 비록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붕괴됐다. 2000년대에도 미국 주택 시장 버블이 꺼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 역시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의 경우 20배도 높다고 평가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무려 38배”라며 “6개월이 될지 2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붕괴할 것이다. AI가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현실이 되면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617150004498?did=NA
정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국민 부담 사안이면 '국회 동의' 필요" (한국일보, 조영빈 기자, 2025.09.16 18:00)
국회 대정부 질문
외교부 "국회 동의 부분, 미국에도 얘기 중"
국힘 "대미 협상, 국민 오독하게 했다" 비판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대미 투자 문제와 관련, "최종 협상이 진행되고 결론이 나는 시점에 국회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회 동의' 절차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에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배준영 의원 질문에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럽다"면서도 "재정적 부담을 지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헌법에) 있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질문에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내용이 있다면 당연히 국회에 와서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점을 미국에도 분명히 얘기하고 있다"고 조 장관은 강조했다. 이는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차후 국회 동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식으로 미국 측을 설득 중이라는 얘기다.
이날 야당은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조지아주 감금 사태 등을 둘러싼 대미 외교에서 이른바 '김칫국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합의가 됐다고 설명하면서 "국민들이 (협상 상황을) 오독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을 도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정상회담에서 합의하지 않아 (협상이) 미아처럼 돼 버렸다. 그래서 실무 협상에서 (협상) 타결이 더 어려워진 게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도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을 도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정부는 자화자찬 외교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문서화했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히 큰 주름살이 될 수도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익을 지키기 위해선 그때 합의하는 것보다 추가 협상을 계속해 나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상황"이라고 조 장관은 덧붙였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를 요구했냐는 질문에 조 장관은 "그것도 (미국에) 제안한 여러 가지 내용 중 하나"라고 확인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다음 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한 달 반 남은 APEC에 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을 생각하는 건 무리"라고 답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 기회를 살려 김 위원장과 교신하거나 접촉하는 건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선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19062.html
[사설] 한·일 자동차 관세 역전됐지만, 시한 쫓긴 협상 안 된다 (한겨레, 2025-09-16 18:07)
미국 정부가 16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췄다. 그러나 한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계속 적용돼 일본보다 10%포인트의 관세를 더 부담하게 됐다. 이는 일본이 지난 4일 관세 인하의 대가인 대미 투자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양해각서를 맺은 반면, 우리는 협상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무작정 협상 타결을 서두르기에는 미국의 요구가 지나치게 일방적이다. 미국은 우리가 약속한 3500억달러(약 486조원)의 대미 투자펀드 운용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19일까지 투자를 마칠 것 △대출이나 보증이 아닌 직접 투자 형식으로 할 것 △투자처는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은 투자금 회수 뒤에는 미국이 90%를 가져갈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투자처 결정과 투자 이익 배분 부분도 매우 불공정하지만, 특히 3500억달러를 약 3년 안에 현금으로 투자하라는 것은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렵다. 우리의 외화보유액(4160억달러)과 외환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이 정도 대규모의 달러를 단기에 조달하려 한다면 원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에 통화 스와프(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마저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국내에서는 “이런 불합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관세를 무는 게 낫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러 가는 것은 돈을 벌러 가는 것이지, 돈을 퍼주러 가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고율 관세를 매긴 뒤 이를 조금 인하해주는 대가로 3500억달러나 되는 투자를 요구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 경제를 흔들 수 있는 합의까지 강요하고 있다. 지난주 실무급 협상단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어 16일에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건너갔다. 정부는 시한에 쫓기지 말고 결연한 태도로 국익을 최대한 지킬 수 있는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916124251001
金총리 "對美 3천500억달러 투자에 국회 동의 필요할 수도"(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2025-09-16 19:22)
"헌법에 정부 재정 부담 시 국회 동의 받을 수 있는 내용 있어"
'조희대, 李대통령 사건 언급' 의혹 제기에 金 "사실이면 충격, 진위 밝혀져야"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정부가 미국에 3천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하고 미국과 세부 협상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 "최종 협상이 진행되고 결론이 나는 시점에 국회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대미 3천500억달러 투자에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그는 "(국회) 동의를 요하는 조약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재정적 부담을 지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헌법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국회 동의를 요청하고 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민의힘 김건 의원의 같은 취지 질문에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내용이 있다면 당연히 국회에 와서 설명을 드리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이 점을 미 측에도 분명히 얘기했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또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가 비자 문제로 무더기로 구금됐다 석방된 것과 관련, "새 정부를 시작할 때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지난 100일 사이에 미처 해결하지 못하고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을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반드시 해결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비자 문제는 오래된 사안으로, 향후 대미 협의를 통해 유사 사안이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간 협상의 쟁점을 묻자 "투자 방식, 수익의 배분 구조 등을 놓고 미국은 기본적으로 일본과 같은 방식 내지 형태를 원하는 기조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여러 어려움이 있기에 우리 형편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일본 등에 요구하는 방식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는 수익을 절반씩 나누다가 회수 뒤에는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219090.html
일본, 한국보다 먼저 ‘자동차 15% 관세’ 발동됐지만…산 넘어 산 (한겨레, 도쿄/홍석재 특파원, 2025-09-16 20:08)
미국 정부가 일본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한 행정명령이 16일 발효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기존 약속을 뒤집는 게 가능한데다, 반도체·의약품 등 주요 품목 관세 협상이 남아 향후에도 일본 정부의 살얼음 행보가 예상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지난 8일 관보에 게재된 대통령령에 따라 자동차 관세는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하고, 상호관세는 ‘일괄 15%’로 조정하는 새 관세율표가 오늘부터 적용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미-일 관세 협정 내용을 문서화한 ‘협정 이행에 관한 사항’ 행정명령 발효로 일본 정부는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상호관세의 경우, ‘기존 관세+15%’가 적용되던 게 기존 세율 15% 이상인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붙이지 않는 ‘노 스태킹’(No Stacking·이중 관세 금지)이 소급 적용된다. 자동차 관세는 27.5%(기존 관세 2.5% 포함)에서 이날부터 15%로 줄어든다. 대신 일본 정부는 최대 5500억달러(약 759조원) 규모 대미 투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앞선 지난 7월22일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협상 합의를 발표했다. 이어 이날 한국보다 한발 앞서 행정명령도 발효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의약품 관세는 구두로 ‘최혜국 대우’ 약속만 받았을 뿐 확정된 게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때 그랬던 것처럼 ‘행정명령 서명’을 조건으로 또 다른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대미 투자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대로 집행되지 않을 땐 ‘관세 인상 가능’ 조항도 행정명령에 적혀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일 양해각서(MOU)에는 5500억달러 대미 투자처에 대해 “반도체, 의약품, 광물, 조선, 에너지,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의 프로젝트”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처에 대한 ‘완전한 재량권’이 부여됐다”고 주장했다. 투자 수익도 일정액까지 5 대 5로 나눈 뒤, 초과 수익은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자동차 관세 협상 때 비슷한 요구를 받을 수 있다. 일본 미즈호은행은 지난 8일 분석보고서에서 “미국에 투자 결정권이 있고 이익도 귀속되며, 투자액을 내놓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한다는 반강압적 구성”이라며 “투자하지 않으면 관세로 보복당하는 구조”라고 꼬집고 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9/16/2025091690305.html
[따져보니] 관세 협상, 합의냐 파기냐…어느 것이 우리 국익? (TV조선, 신유만 기자, 2025.09.16 오후 21:46)
트럼프 "반도체 관세는 자동차보다 더"…멕시코도 관세폭탄 엄포
日 자동차 관세 오늘 15% 인하…여한구 "교섭 최선"
[앵커]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차라리 합의를 파기하고 25% 관세를 적용받는 대신 대미투자액 3500억 달러를 아끼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신유만 기자와 함께 이 주장에 실효성이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일단 현재 관세율이 얼마입니까?
[기자] 우리 통상교섭단이 미국과 큰 틀의 합의를 한 게 지난 7월 31일입니다. 당시 합의 내용으로 알려졌던 건 상호관세 15%, 자동차 관세 15%, 철강관세 50%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인하 행정명령엔 서명했는데 자동차 관세 25%는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앵커] 협상을 아예 파기하고 대미 투자액을 아끼는게 유리할 수도 있다. 이 주장은 누가 한 거고,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요?
[기자]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의 딘 베이커 수석 이코노미스트 주장입니다. 베이커 수석은 "한국이 25% 관세를 적용받는 게 15% 관세를 받고 3500억 달러를 내는 것보다 이득" 이라고 했는데요, 베이커 수석은 25% 관세 적용 시 15%일 때보다 연간 대미 수출이 125억 달러씩 줄어들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3500억 달러는 내지 않아도 되니 이 돈을 한국 수출기업 지원에 쓰라는 겁니다.
[앵커] 이 미국 전문가 말을 믿을 수 있나요?
[기자] 베이커 수석은 15%의 관세율이 우리의 대미 수출액을 5% 감소시킬 거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데, 전문가들은 이 전제 자체가 빈약하다, 또 3500억 달러 대미투자를 모두 손실로 계산했는데 이것도 타당하지 않다 이런 지적을 합니다.
허윤 /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미국으로 투자되는 돈을 전부 손실로 계산한다고 하는 거는 명백한 오류죠. 부분적으로 손실이 날 수도 있고 또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앵커] 만약 관세 협상을 깬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정치적 이견을 보인 인도와 브라질에 50%라는 징벌적 관세를 매겼습니다. 합의를 깨도 여전히 우리가 25% 관세를 적용받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허상이라는 겁니다. 베이커 수석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임기가 2029년에 끝나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상황이 바뀔 거라고 기대했는데 보장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예상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우리 안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우리 기업들이 사용하는 원천기술에 대해 미국이 규제할 수도 있습니다.
장상식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 "한국과 중국은 이미 디커플링이 시작이 됐기 때문에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서 맞불을 놓기보다는 미국과 같이 나아갈 그런 방향을 모색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와 소비세는 우리 돈으로 총 210조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이 수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우리 수출 기업들 타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아무쪼록 빠른 결론이 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업계에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있습니다. 자금 사정이 안 좋은 업체들의 경우 도산 위험 속에 어려운 경영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자동차 관세 15% 적용이 시작됐고, 중국도 틱톡 매각 등 유의미한 진전을 이뤄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진정한 국익이 뭔지 잘 판단해야 되겠습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1219099.html
조현 “미국 요구대로 관세협상 문서화했다면 경제에 큰 주름살” (한겨레, 서영지 기자, 2025-09-16 21:54)
정부가 미국과 후속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인 것은 3500억달러의 구체적 투자 방식 등에 있어 “일본과 같은 방식을 (미국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상호관세 협상 교착의 가장 큰 쟁점이 뭐냐’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3500억불 (대미) 투자 내용에 있어 미국은 투자하는 방식, 수익 배분 구조 등을 기본적으로 일본과 같은 방식 형태 이런 것들을 원한다”며 “하지만 그렇게 됐을 때 우리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여러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형편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은 미국이 투자처를 선정하면 일본이 45일 이내에 현금을 보내고, 투자금 회수 뒤에는 미국이 투자 수익의 90%를 가져간다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했지만, 3500억달러(약 486조원)의 투자 방식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일본과 협상을 근거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런 압박이 협상용 성격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총리는 “미국도 (일본과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만, 꼭 그대로 될 것이라고 본다기보다는 협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얘기하는 면도 있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조선업 부흥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 한국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이를 지렛대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협상을 문서화하지 않은 것은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당시에 (미국 요구를) 그대로 문서화했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히 큰 주름살이 될 수 있는 걱정스러운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재정 부담이 크면 헌법에 따라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미국 쪽에도 분명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가 대미 투자 관련 협상 과정에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을 미국에 요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조 장관은 ‘우리가 미국에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청했다는데 사실이냐’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그것도 (미국에) 제안한 여러 가지 내용 중의 하나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한-미 간 무역협상을 위해 이날 미국에 도착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최종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16일부터 자동차 품목관세가 15%로 낮아진 점에 대해 “우리도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71917001
[사설] 한미 관세협상 난항, 최악 상황과 플랜B도 대비해야 (경향, 2025.09.17 19:17)
트럼프 정부가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15% 품목관세를 적용하면서 여전히 25% 관세를 물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 가격이 미국 시장에서 더 비싸지게 됐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후 후속 협의가 지체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국산 자동차가 누려온 ‘관세 우위’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의약품 관세는 자동차 관세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또 한 차례 엄포를 놨고, 미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 파생 상품의 관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절차에도 돌입했다. 미국의 ‘관세 무기화’ 피해가 점차 넓고 길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국이 관세협상을 빨리 마무리해 일본처럼 15% 품목관세를 적용받는 게 해결책이다. 문제는 미국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는 데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약속한 3500억달러(약 484조원)를 대출·보증이 아닌 현금으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투자 완료하고, 그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며 한국의 투자금 회수 후엔 이익의 90%를 미국이 갖겠다고 요구하는 걸로 알려졌다. 사실상 백지수표를 달라는 약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관세 후속 협상을 해온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10년, 20년 전에 우리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라며 “3500억달러 대신 관세 보조금 주면 어떨까 생각할 때가 많다”고 했겠는가.
미국은 일본 정부가 5500억달러의 투자 자금 운용에 미국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을 강조한다지만 일본은 우리 경제 규모의 2.5배에 달하는 기축통화국이다. 사정이 같을 수 없다. 우리 외환보유액(4160억달러)의 80% 넘는 돈이 단기간에 유출된다면 환율이 폭등하고 수출은 막히고 물가는 뛰면서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가 안전핀으로 요구한 통화스와프를 미국은 거부했다. 나아가 ‘조지아 사태’에서 보듯 투자를 위해 미국에 파견된 우리 국민을 수갑·쇠사슬로 손발을 묶어 구금시키는 인권침해도 서슴지 않았다. 단연코 상호 이익 증진을 위한 협상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관세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에 관세율을 더 올릴 빌미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무리하고 일방적인 요구를 섣불리 받아들이면 미국은 언제든 또 다른 청구서를 내밀 것이다. 국익을 최대한 수호하는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과 플랜 B도 대비하며 냉철하고 차분히 협상에 임하기 바란다.
 
https://vop.co.kr/A00001679368.html
‘불평등 투자’ 강요하는 미국...전문가들 “3,500억달러, 결국 국민 부담” (민중의소리, 김백겸 기자, 2025-09-17 19:21:59)
[대미투자, 이대론 안 된다 3]“무제한 통화스와프...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대안도 아냐”
한미 무역합의의 후속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불평등한 조건의 투자를 수용한다면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측은 일본이 서명한 대미투자 양해각서처럼 미국이 투자 주도권을 쥐고, 현금을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한국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미국이 들이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상치고 고성지르고..." 한미 후속협의 '난항'
17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 무역합의의 세부내용을 다루는 후속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으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주말 직접 트럼프 행정부를 만나면서 어렵게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협상을 벌이고 돌아온 김정관 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 있다"며 "(협상장에서) 저도 책상도 치고 목소리도 올라가기도 하고 하는 그런 과정에 있다"고 협상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무역합의를 타결하고 상호관세와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최종 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미는 무역합의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수익 배분 등을 두고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일본과 합의한 대미투자 방안과 비슷한 내용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이 서명한 '전략적투자 양해각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결정하면 일본이 45일 내에 지정된 계좌에 사용가능한 현금으로 투자금을 입금해야 한다. 일본이 투자를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돼 사실상 일본의 거부권을 봉쇄했다. 투자 이익도 일본이 투자금의 원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양국이 50대 50으로 가져가지만, 원금 회수 이후 시점부터는 미국 90%, 일본 10%의 비율로 배분된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 일본 정부의 돈을 쓸 수 있는 '백지수표'를 얻어낸 셈으로,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측에는 투자 이익 배분에 대해 원금 회수 전까지 한국이 90%를 가져가고, 원금 회수 이후부터는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국 정부는 지분을 가지는 직접 투자는 5% 내외로 하고, 대부분 정부가 융자보증(credit guarantees)을 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조달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융자보증은 민간은행 등이 융자를 할 때 정책금융기관이 보증을 서는 것이다. 국내 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최소화하려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가진 현금을 직접 입금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외환보유고 털어 넣으라는 것...불가능한 조건"
미국의 요구에 대해 전문가들은 "애초에 한국이 실행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투자 규모 3,500억달러는 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0%의 규모에 해당되는 막대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2026년도 예산안(728조원)의 67%에 달한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8월 기준 약 4,163억달러 수준인데, 여기에 80%에 해당하는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미국에 내놓을 경우 제2의 외환위기 사태가 올 가능성이 크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찍으면 한국 정부가 투자금을 현금으로 쏴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대로 하면 우리는 외환이 마르면서 또 외환위기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도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달라는 건 외환보유고를 털어넣으라고 하는 건데, 할 수 없는 일이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도 "돈을 주려고 해도 돈이 없다. 한국이 할 수 없는 제안"이라며 "미국이 제안을 바꿔주던가 그렇게 하지 않는 한 이 상태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먼저 미국에 '백지수표'를 준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의 부담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500억달러 대미투자를 약속한 일본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외환보유고 1조2,406억달러의 42% 정도 수준이다. GDP와 비교해도 13% 수준으로, 한국보다 부담이 덜하다. 여기에 일본은 기축통화국인 데다,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어서 달러 조달이 한국보다 유리하다. 나 교수는 "기축통화인 엔화와 원화의 지위 차이와 외환보유고의 수준을 비교하면 한국이 일본에 비해 큰 부담을 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제한 통화스왑' 대안 될까?..."결국 국민에 돈 걷어 미국 주는 것"
외환위기 우려에 한국 측은 '무제한 통화스왑'을 미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스왑은 환율변동에 대응해 정해둔 환율로 통화를 교환하는 것이다. 만기 시에는 교환한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과 이자를 적용해 재교환한다. 사실상 원화를 담보로 달러화를 싸게 빌려오는 셈이다.
미국의 요구에 따를 경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사실상 지난 2021년 종료된 한미통화스와프를 더 강력하게 부활시켜 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왑'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통화스왑으로 대미투자의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통화스왑으로 달러화 조달은 수월해질 수 있지만, 결국 달러화를 빌려올 재원은 정부가 빚을 내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 교수는 "2026년 예산안을 보면 이미 적자 국채를 발행한다고 했는데, 여기에 추가 자금을 집행한다는 건 추가로 차입을 해야 한다. 3,500억달러만큼이 국가 채무로 쌓이는 것"이라며 "정부가 갚아야 하는데, 세금으로 갚아야 하잖나. 결국 전 국민이 달러 빚을 갚기 위해 투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말만 독립국이지 전 국민이 식민지 노예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도 "통화스왑으로 달러를 제공하는 걸 정부가 구상하는 것 같은데, 현재 같은 상황에서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국민에게 돈을 거둬서 미국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 입장에서도 한국의 무제한 통화스왑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미국 국채를 팔아서 달러를 만들지 않고, 원화를 증발(增發)해서 100조원을 찍어서 달러로 바꿔 달라고 하면 어떡하겠나"라며 "미국이 한국보고 펀드에 돈 넣으라고 했는데 자기 돈을 넣는 것과 같다.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만일 한국이 무제한 통화스왑을 이용해 원화를 더 발행해서 이를 달러로 교체하는 것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달러를 제공한 미국 입장에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 먼저 '자동차 관세 인하'..."서두를 필요 없다...급한 건 한국 아냐"
일본은 일방적으로 자국에게 불리한 대미투자를 합의한 대신 한국보다 먼저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이 대미투자 양해각서에 서명하자 일본산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 중인 한국 입장에서는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 후속협상이 길어질수록 불리한 상황도 계속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급한 건 우리가 아니다. 실제로 미국이 (자동차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내려도 실익은 매우 적다. 125억달러도 안 될 것"이라며 "그런 조건에서 협상에 서명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선임경제학자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다시 25%로 증가시킬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125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런데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를 위해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서둘러 서명을 한다고 해도 125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얻지는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사실 한국이 자동차 관세 인하를 얻어 낸다고 하더라도 이전처럼 가격경쟁력 면에서 일본보다 유리해지지는 않는다. 기존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관세는 2.5%의 격차를 보였으나, 한미, 미일 관세 협상에서 모두 동일하게 15%의 자동차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 교수는 "자동차 관세가 문제인데, 현대차 등도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린다든지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미국에 투자할) 그 돈이 있으면 차라리 국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의 요구대로 달러화를 직접 미국에 투자금으로 지급하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의 외환보유액은 실제 달러화가 아닌 미국 국채 등 증권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데, 투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이를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물량의 미국 국채가 시장에 쏟아지게 되면 국채 금리가 오를(국채 가격 인하)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금리 인하를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우 교수는 "국채를 팔기 시작하면 미국에도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일본이 미국 국채를 많이 들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데 달러화를 주려면 이걸 팔아야 한다. 한국도 팔아야 한다. 중국도 이때다 하고 팔 수도 있다. 그러면 국채 시장 금리가 뛰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제 구조 전환하지 않으면 계속 미국에 종속"..."국민과 함께 대응해야"
3,500억달러를 그대로 미국에 투자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차라리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아예 무시하고 대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한미 관계는 한반도 문제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통상 협의가 풀리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축소를 포함한 전략적 유연화 등을 통해 정치외교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 교수는 "우리는 한반도 문제가 있다. 미국이 주한미국 축소 등 전략적 유연성을 들고나오면 이재명 정부가 책임론에 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민에 협상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 교수는 "정부가 이 상황을 너무 긍정적으로 알릴려고 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정확하기 알려야 한다"면서 "자동차 관세도 엎어질 수 있고, 보복을 받을 수 있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는 한국 국민의 이해도도 높으니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이 다 될 것처럼 하는 단계는 넘어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모든 리스크는 한국이 지고, 이득은 미국이 가져가는 그런 협의가 어디 있나. 그런 건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원준 교수는 "한국 경제가 이렇게 미국이 이상한 소리하는 데에 흔들리는 고 있는 것은 미국 중심으로 한국 경제가 종속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는 계속 못 간다. 계속 미국에 끌려다니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점진적으로 수출 주도에서 내수 지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다수 대중의 소득을 늘리는 형태로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을 만나면 또 이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19310.html
트럼프, 또 반도체·의약품 관세 협박…“차 25%보다 높을수도”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박종오 이주빈 기자, 2025-09-17 21:07)
관세협상 교착…압박수위 높이는 미국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91800040190025
관세 무기로 수백조원 내놓으라는 미국, 관세 없이 자유무역 하자는 중국…누가 동맹인가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 | 2025.09.18. 08:54:11)  
한중 외교장관 회담서 왕이, 미국 겨냥해 "강압 횡행하는 형세 속 보호주의 무역 반대"…조현 "한중, 한중일 FTA 가속화 용의 있어"
미국이 한국에 관세를 무기로 일방적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같은 강압적인 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 양국이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자유무역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중국 외교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회담을 가졌다면서 "중국과 한국은 모두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이며, 오늘날 일방적인 강압이 횡행하는 형세 속에서 무역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자유무역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조현 장관은 "한중 간 경제협력 구조가 수직적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 협력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모델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는 과거에는 중국의 저부가가치 생산과 한국의 고부가가치 생산이 결합된 수직적 형태의 협력이 많았으나, 이제는 중국의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부품소재 등을 서로 수입?수출하는 수평적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중 FTA 체결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경주 에이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를 계기로 고위급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하고 경제, 무역, 인문 등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며 한중 및 한중일 FTA 협상을 가속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한미 FTA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관세를 통해 직접 투자를 압박하는 등 보호무역을 기치로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외교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한국이 일본과 중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 FTA를 추진하며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조 장관은 에이펙 정상회의와 관련해 "한중관계 발전이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라고 했고 왕이 부장은 "올해와 내년 한중 양국이 연이어 에이펙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회담 이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원칙적으로는 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하려는 의지가 확실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역시 "조 장관이 경주 에이펙 전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한 데 대해, 왕 부장은 조만간 한국에서 조 장관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중국과 한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라고 규정하며, 유교 사서오경 중 하나인 <중용>에 나오는 "만물은 함께 자라면서도 서로 해치지 않고, 도는 함께 행해져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해당 구절은 다양성과 공존을 강조한 것으로, 차이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조화와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14년 중국과 프랑스 수교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 문구를 연설에 활용하기도 했다.
왕이 부장은 "양국 관계의 발전 과정은 이웃 간의 우호,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인정하며 협력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임을 보여준다"며 "중국 측의 한국에 대한 정책은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양측이 상호 진심으로 대하고 신뢰를 강화하며 협력을 심화하여 상생을 실현하고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왕이 부장은 "올해는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자 유엔 창립 80주년"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함께 역사를 기억하고 선열들을 추모하며,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수호하고,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를 유지하며, 국제 질서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승리에 중대한 기여를 한 것을 높이 평가"했으며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하며, 중국 측과의 양자 및 다자간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 국민 구조과정에서 순직한 이재석 경사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중국 정부를 대표하여 심심한 애도를 표명"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왕이 장관의 애도 표명을 전하면서 "지난 6월 중국 장자제(張家界, 장가계)의 한 운전기사가 목숨을 걸고 한국인 승객 10여 명의 안전을 지켜내면서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라며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으며, 이를 발굴하고 소개하여 양국 국민의 우호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높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https://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338
일본의 굴복 後… 트럼프발 백지수표 3500억 달러와 李의 딜레마 (더스쿠프, 강서구 기자, 2025.09.19)
한미 무역협상 장기화 논란 2편
여전히 평행선 달리는 한미 협상
韓美, 협상 세부사항 두고 이견
입맛대로 투자하겠다는 미국 정부
과도한 투자 외환위기 부를 수도…
정부, 국익 반하는 협상 없다지만
지난 7월 타결 소식을 알렸던 한미 무역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약속한 대미對美 투자금액 3500억 달러를 두고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투자처와 투자시기를 입맛대로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금을 회수한 시점부터 수익의 90%를 가져가겠다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 안도의 이면 = 지난 7월 30일,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미국이 예고한 관세 부과일(8월 1일)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죠. 시장은 성공적인 협상이 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면서도 쌀과 소고기 시장을 지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7월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농축산물 부분 논의는전혀 없고 합의된 바도 없다”며 “농축수산물이 가진 정치적 민감성과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감안해 추가 개방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몇가지 의문점이 남아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큰 논란거리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87조원)를 어떤 방식으로 투입하느냐입니다. 한국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GDP(2023년 기준) 1조7130억 달러의 20.4%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기 때문이죠.
한국 정부는 ‘펀드’를 조성해 35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투자처와 시기, 투자금 회수방법, 수익 배분 구조 등 명확한 게 없었기 때문이죠.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1500억 달러의 ‘조선 협력 전용 펀드’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투자금액은 2000억 달러라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2000억 달러도 대부분 대출과 보증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용범 실장의 말을 들어볼까요? “직접투자 비중은 매우 낮을 것이다. 2000억 달러 역시 한도 개념으로 보고 있다.” 곳곳에서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부는 이처럼 “협상이 잘 마무리됐다”는 말만 반복했죠.
정작 미국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 무역협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고 밝혔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7월 30일 X(옛 트위터)에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3500억 달러를 제공할 것”이라며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처와 수익 배분을 두고 한미 양국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은 셈입니다.
# 美日 무역협상이란 전철 =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탓일까요? 한미 무역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진 지 한달 넘게 흘렀지만 양국이 상호관세 협상에 사인을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후속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쟁점은 앞서 언급한 ‘3500억 달러’의 투자방식입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일본식 ‘백지수표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자신들이 원하는 곳,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요구 조건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한 미일 무역합의 관련 행정명령에 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의 무역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죠.
미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는 5000억 달러의 투자처는 미국 정부가 선정합니다. 원금을 회수하기 전까진 수익을 50 대 50으로 나누고, 그 이후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갑니다.
미국은 이를 한미 무역협상의 ‘모델’로 삼고 있는 듯합니다. 이는 러트릭 장관의 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계약서에 서명했다. 한국은 무역 협상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9월 11일 CNBC 인터뷰).”
# 3500억 달러의 규모 = 그렇다면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4162억9000만 달러·8월 기준)의 84.0%에 달할 정도니까요. 이런 막대한 자금을 미국의 입맛대로 투자하는 건 무척이나 위험한 일입니다. 과도한 외화유출은 한국 경제에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게 뻔하니까요.
허준영 서강대(경제학부) 교수는 “3500억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 남은 임기 3년 동안 투자하려면 1년에 1000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고 조달할 수 있는 달러는 연간 200억~30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허 교수의 말을 더 들어보겠습니다.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조달하는 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외화 유출이 원·달러 환율을 불안하게 만들고, 통화위기를 일으키는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다.”
# 요원한 한미 통화스와프 = 문제는 또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30일부터 2021년 말까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던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2009년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일본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3500억 달러가 한국을 빠져나가면, 달러 부족 현상이 가속화할지 모릅니다.[※참고: 한미 통화스와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2009년 4월(300억 달러 규모)과 2020년 두차례 체결했던 것이 전부입니다.]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거래 당사자끼리 ‘돈’을 바꾼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에서 달러가 급하게 필요할 때 원화를 담보로 주고 다른 나라의 달러를 빌려오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미 양국 간에 ‘무제한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돼 있으면, 우리나라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부터 직접 달러를 빌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건데, 우리에겐 그 틀마저 없는 셈입니다. 미국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자’는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미국에 투자하느니… = 이 때문인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25%의 관세를 내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대외경제연구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한미 관세 협의의 경제적 타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할 때 줄어드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0.3~0.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GDP가 2292조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연간 7조~9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약 487조원)를 철회한다면, 실질 GDP 감소분을 최소 54년에서 최대 69년간 충당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시장에서 “차라리 25%의 상호관세를 내는 게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배경입니다.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도 이런 주장이 제기됩니다. 딘 베이커 미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1일 ‘일본과 한국은 돈을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자국의 수출업자들에게 줘야 한다’는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액은 약 1320억 달러였다. 15%의 관세로 대미 수출은 1250억 달러로 줄어들고, 25%의 관세를 적용하면 추가적으로 감소하는 대미 수출은 125억 달러가 된다. 트럼프는 한국에 125억 달러의 수출을 보호하려면 3500억 달러를 내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한미 무역협상을 파기하고, ‘독자노선’을 구축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이미 미국과 무역협상을 체결했기 때문이죠. 한국이 무역협상을 파기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무역협상 파기를 빌미로 어떤 통상 압박에 나설지도 예단하기 힘듭니다. 무작정 한미 무역협상을 파기하는 건 되레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 李의 선택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미 무역협상을 두고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며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14일에도 “국익을 우선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국익 최선’이 이뤄지는 지점에 다다르면 국민께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이해하지만, 문제는 시간입니다. 당장 미국 시장서 일본차의 관세율은 15%이지만, 한국차는 25%입니다. 트럼프발 관세 압박은 시작됐고, 우린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과연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합리적인 협상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8141
[사설] 한·미 신뢰 흔드는 관세 압박…최악 시나리오도 대비를 (중앙일보, 2025.09.19 00:34)
이 대통령 “미 요구 수용했다면 탄핵당했을 것”
한·미, 상호 국익 지키는 합리적인 안 도출해야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압박이 노골화하면서 한·미 관계가 거센 파고에 직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첫 정상회담 당시 관세 협상의 어려움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너무 엄격한 요구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이라는 표현이 다소 과격했지만, 미국의 무리한 요구가 현실적 부담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최근 국회에서 “과거 많은 동맹·우방과 협력해 오던 미국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이례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SR)은 최근 보고서에서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사태가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고율 관세 부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대북 정책에서의 한국 패싱 우려 등이 양국 관계에 도전 요인이라고 적시했다.
문제는 미국의 이민 및 규제 정책이 자국 내 투자 확대 전략과도 충돌한다는 점이다. 한국인 구금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미국의 이민 정책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와 상충하고 있다”며 비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인 전문직 취업비자(E-4) 신설 법안은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미 조선 협력을 가로막는 법적 장애물에 대해서도 미국 측이 어떻게 해결할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은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해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정작 미국의 조선 관련 규제에 가로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라며 지시했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대미 협상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며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에 이어 우리 주력 대미 수출품인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니 현실적으로 협상 장기화 속에 상당 기간 25%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관세 압박을 통해 우리 외환보유액의 80%가 넘는 금액의 투자를 강요하는 미국의 일방주의는 한·미 동맹을 시험대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 조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3년4개월 뒤 한·미 동맹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양국은 한·미 동맹의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을 내다보고 합리적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로선 냉정한 현실 인식 위에서 국익을 지키는 전략적 지혜가 절실하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11000011
[단독]한은 “미국 요구대로 3500억달러 투자 땐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 (경향, 김윤나영 기자, 2025.09.21 10:00)
고용 위축·인재 유출 가능성 등 리스크도
25% 관세 땐 “성장 하방 압력↑, 충격 일부 완충”
일각 “전액 현금 투자 땐 제조업 붕괴 우려” 경고
진성준 “미·일 합의 참고, 무리한 요구엔 신중해야”
한국 정부가 미국의 3500억달러 대미투자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산업 공동화, 고용 위축, 인재 유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한은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대미투자로 단기적으로는 중간재·자본재 수출 등 성장 유발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산업 공동화·고용 위축·인재 유출 등의 리스크도 있다”고 답했다.
한은은 3500억달러 대미투자 대신 관세율 15% 적용 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변동에 대해 “투자기간, 운용구조, 수익배분 등 세부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대미투자가 국내 성장 및 투자, 외환시장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한은은 “(지난 7월) 한·미 합의 전과 비교하면 평균 관세율이 비슷해 미국 관세율 변화의 추가적인 (성장률)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0.9%, 내년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에 이미 상호관세·자동차관세 15%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협상이 결렬돼 한국이 25% 관세를 적용받으면 “대미 수출이 타격을 입어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관세로 원화가 절하되고, 기업의 시장 개척 등으로 대미수출 감소의 일부가 여타국으로 전환 수출되면서 충격을 일부 완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한국 정부가 수출기업의 관세 부담을 직접 지원한다면 “생산과 수출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 요구대로 3500억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투자하면 한국 제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인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국회외교안보포럼에서 “대중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하던 2000~2010년엔 해외투자기업의 국내 공장 폐쇄율과 설립률 격차가 없어 해외투자기업이 국내 투자와 고용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며 “반면 대미 투자가 급증한 2015~2024년에는 국내 공장 폐쇄율이 설립률보다 높아 국내 투자와 고용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일본이 관세 인하 대가로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가 사실상 백지수표에 가까운 ‘불평등 조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한·미 간의 이익균형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익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미국 측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저는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 대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20600141#ENT
연간 국내 설비투자 2배 넘는 대미투자 요구에···“국내 산업 공동화·고용 위축 우려” (경향, 박상영 김윤나영 기자, 2025.09.22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요구하는 대미투자 규모가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 규모의 두 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정부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요구를 수용하면 국내 산업 공동화, 고용 위축 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산업은행의 설비투자계획조사를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국내 설비투자 규모는 228조4000억원(잠정치)으로 집계됐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는 약 1632억6000만달러로, 미국이 요구한 대미투자 규모(3500억달러)의 약 47% 수준이다.
미국이 일본에 제시한 대미투자 기한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만료 전날인 2029년 1월19일이다. 한국에도 같은 기한이 적용된다면 향후 약 3년간 국내 설비투자 여력의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평균 대미투자액이 약 272억5000만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년간은 매년 이보다 4배가 넘는 규모의 대미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따른 보조금 혜택으로 반도체·배터리 등 제조업의 대미투자가 크게 늘었던 2022년에도 대미투자액은 298억2000만달러로 300억달러를 넘지 못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등으로 국내 대기업이 이미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3500억달러 투자라는 ‘숙제’까지 받게 된다면 국내 산업 생태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이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대미투자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중간재·자본재 수출 등 성장 유발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산업 공동화·고용 위축·인재 유출 등의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미투자 재원 조달 주체가 ‘기업’이 아닌 ‘정부’가 될 경우 손실은 한국 정부가 떠안게 된다. 유럽연합(EU)은 대미투자 재원 조달 주체를 기업으로 합의한 반면 일본은 조달 주체를 정부로 합의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프로젝트가 실패하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민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3500억달러 대미투자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상호관세 25%를 감수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이 경우 미국이 보복 차원에서 상호관세율을 25%보다 더 높이거나 대미 자동차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상호관세가 25%로 높아지고 자동차 관세도 25% 수준에서 유지되는 경우 대미 수출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성장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면 국내 고용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이들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고율관세 부과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미 관세로 원화가 절하되고, 기업의 시장개척 등으로 대미수출 감소의 일부가 다른 나라로 전환 수출되면서 충격을 일부 완충할 수 있다”며 “(아울러) 수출업체의 관세부담을 직접 지원하는 경우 생산·수출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19925.html
이 대통령 “미 요구대로 3500억달러 투자시 금융위기 올 것” (한겨레, 엄지원 기자, 2025-09-22 08:43)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서 밝혀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현금을 대거 인출해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IMF)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협상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상호관세를 낮추고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수익 회수 등을 놓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빚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교착 상태에 놓인 투자·관세 협상에 대해 “피를 나눈 동맹이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할 것이라 믿는다”며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달 초 벌어진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체포 사태와 관련해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 결정이 아니었으며, 과잉 집행의 결과라고 믿는다”며 “미국은 사과했고, 합리적 조치를 마련하기로 협의중”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기간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남을 가져보라고 권유했으나 “미국과 북한이 구체적 대화를 하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중·러 밀착에 대해서도 “사회주의 진영과 민주·자본주의 진영 간 대결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리적 요인상 한국이 최전선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며 “군사적 긴장을 피할 출구를 찾아 평화적으로 공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3박5일동안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출장 기간 동안 “민주주의 한국이 돌아왔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922006951009
李대통령 "관세, 조속해결…통화스와프 없이 美요구 수용시 금융위기"(종합)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2025-09-22 08:49)
유엔총회 앞두고 로이터·BBC 인터뷰…"상업적 합리성 보장이 핵심"
한국인 구금사태엔 "한국민 분노, 美 사과…한미동맹 해치지 않을것"
"북핵 동결, 임시조치로 현실적 대안…트럼프-김정은 합의시 수용"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한국시간) 한국과 미국간 관세 문제를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한 상업적 타당성 보장 문제로 양국간 이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천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일본의 외환보유액 규모 등을 설명하며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간 투자 프로젝트는 상업적으로 실행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한미가 서면으로 논의했지만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의 핵심 과제로, 이는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기도 하다"며 실무급 협의에서의 제안들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양국간 이견을 메우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포기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혈맹 간에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미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해 벌인 이민 단속과 관련해선,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에 한국민들이 분노했고, 대미투자에 대해 기업들이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한미동맹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과도한 사법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이것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우리는 이와 관련한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방안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 주둔 중인 2만8천500명의 미군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한국의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에 대한 한미간 의견 차이는 없다면서 미국은 안보 문제와 무역 협상을 분리하길 원한다고 첨언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보도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일정 수준의 상호 신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 다시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에도 이익이 되고, 세계 평화·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에는 명백한 이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한국 정부가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들이 실질적인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현재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알 수 없다"면서도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밀착 움직임에 따른 우려를 드러내며 평화적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주의 진영과 한국이 포함된 자본주의·민주주의 진영 간의 대립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그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진영간 충돌의 최전선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이 협력을 강화하고 북·중·러가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경쟁과 긴장의 소용돌이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 상황은 한국에 매우 위험하고, 우리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매우 가까워지는 것을 보는 건 분명히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에 대해 미국, 일본과 협력하며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두 진영으로 나뉘고 있고, 한국은 바로 그 경계선에 위치해 있다"며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 바로 옆의 "정말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한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견해를 공유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안에 대해 단순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BBC에도 "이 진영들은 완전히 문을 닫을 수는 없고, 그렇기에 우리는 그 중간 어딘가에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규탄받아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며 전쟁은 가능한 한 빨리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간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며 "우리는 가능한 곳에서 협력할 방법을 찾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 대통령의 취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시간으로 22일 뉴욕에 도착,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3박5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92203281
[사설] "통화 스와프는 마지노선"…대미 투자협상 원칙 지지한다 (한경, 2025.09.22 17:29)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어제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한 외신 인터뷰에서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해 “(한·미)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글로벌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얼마 전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요구가 너무 엄격해서) 내가 동의하면 탄핵당할 것”이라고 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따른다면 한국 외환·금융시장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정부·공공기관 등이 최근 5년간 전 세계에 직접 투자한 액수가 3489억달러다. 한국 외환보유액의 80%가 넘는 금액이다. 애초 정부가 얘기한 보증·대출 형식이라고 해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규모인데, 일본처럼 현금 위주로 투자금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요구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우리의 3배 정도인 1조3000억달러다. 더구나 일본은 미국과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다. 일본은행이 미국 중앙은행(Fed)에 엔화를 맡기고 달러를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쓸 수 있다. 외환보유액이 단기간에 줄어들어도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들거나 시장에서 달러를 대규모로 조달하면 환율 급등으로 금융시장이 단숨에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우리 측이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소한의 안전 장치인 원·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은 우리가 반드시 얻어내야 할 마지노선인 만큼 협상 타결에만 급급할 수는 없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처한 대한민국이다. 어렵게 타결한 관세 협상이 틀어지면 대미 수출이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미국 측 요구를 그대로 따르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우려가 크다.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버티며 마지막까지 미국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제2의 마스가’와 같은 지혜를 발휘해 난관을 돌파해 주길 바란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2211190000014
[사설] 안전장치 없는 3,500억 달러 대미 현금 투자, 거부해야 (한국일보, 2025.09.23 00:10)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요구를 통화 스와프 없이 받아들인다면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드러낸 우려는 과장된 게 아니다. 객관적인 경제 지표에 기반한 지적이다. 위기 시 안전판이 될 무제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 요구대로 한미 무역합의를 문서화할 경우, IMF 위기를 딛고 확립한 대한민국 금융 안전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이다. 미국이 관세 확대 가능성과 안보 청구서를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더라도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3,5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경제안보적 위험성이 너무 높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져야 한다는 당위를 강조하면서도 3,5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바라는 투자액은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약 4,163억 달러) 84%에 해당한다. 이를 미국 뜻에 따라 수개월 안에 입금한다면 외환보유고는 이내 600억 달러대로 떨어진다. 곧바로 우리나라 대외지급능력은 임계 이하로 내려가고 원화가치는 추락할 것이다. 일본은 동일 조건으로 5,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외환보유고(1조3,000억 달러 이상)가 우리보다 3배 많고, 기축통화국으로서 미국과 통화 스와프가 체결돼 있다. 한마디로 일본과 우리는 경제 상황 자체가 다르다.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대미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선 이 대통령 지적대로 믿을 만한 '마이너스 통장'이 되어줄 한미 간 무제한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비기축통화국인 우리와 협정을 미 연방준비제도가 승인하기 쉽지 않아서다.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끝까지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주장하는 건 의미 있겠지만 여기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우리의 현실적 대안은 투자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현금 비중을 최소화하고 보증 및 대출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도저도 없이 미국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국익 포기와 다를 게 없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47461
3500억 달러 ‘공수표’가 ‘악수’ 됐나…대미협상, 왜 한국만 지지부진? (시사저널, 오유진 기자, 2025.09.23 15:32)
외환 부담에 협상 동력 약화…“기축 통화도, 전략 자원도 없다”
“장기전 불가피…조건 재협상과 기업 지원 병행해야”
한·미 관세 후속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미 투자 규모, 이익 분배 구조에 대해 양국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까지 협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미국의 태도는 강경하다. 한국도 ‘국익에 반하는 협상은 없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외교당국은 지난 7월 합의한 3500억 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시나리오가 직접적인 현금 이동이 아닌, 제한적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지분투자는 5% 내외에 그치고, 대부분 공공기관을 통한 보증 형태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던 이유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과 체결한 양해각서를 근거로 투자액 전액 현금 납입, 투자 이익의 90% 분배를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고, 전략 자원이나 기축통화가 없다는 ‘3대 약점’을 가진 한국은 협상 돌파구를 좀처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의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는 건 ‘외환 체력’ 부족이다. 일본은 기축통화국이라는 지위를 앞세워 5500억 달러(약 76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투자 규모는 한국보다 크지만, 일본의 외환보유액 대비 42.2%, 전체 예산액 대비 31.2% 수준으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또한 미국과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있어 엔화 채권을 발행하는 등 금융시장 충격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와 다르다. 그러나 한국의 투자액은 예산액 대비 69.4%에 달하는 데다 외환보유액의 84%를 투입해야 해 협상이 체결될 경우 환율과 자본시장에 직격탄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미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으면 투자액의 상당 부분을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충당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 아래로 줄어들면 국내에 유치한 외화 자본 유출, 외환시장 공격,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여러 부정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간) 통화 스와프 없이 3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협상 카드 빈약한 한국, 투자 약속이 ‘악수’ 됐다
한국이 미국을 설득할 만한 ‘비장의 무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은 지난 7월 무역 협상 테이블에 조선업·원전 분야의 협력을 내세웠지만, 최근 한국인 구금·비자 문제가 겹치면서 협력 동력이 약화됐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세 자릿수에 육박하는 상호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분쟁을 벌여왔지만, 희토류·첨단 반도체 등 전략 자원을 무기로 관세 유예를 이끌어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국이 틱톡 매각과 관련해 5년 만에 합의점에 도달하면서 중국이 한국보다 먼저 무역 협상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은 농수산물 수출, 소고기 시장 개방 등의 대내적 이익을 고려하다 보니 대규모 투자를 약속할 수밖에 없었는데, 세부 협의 과정에서 정부 의도와는 다른 조건이 붙으면서 오히려 악수(惡手)가 됐다”며 “농산물 시장 개방 등 획기적인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안이 없다면 쉽게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세부 협의가 늦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에 부과된 관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한국이 부담한 대미 수출 관세액은 33억 달러에 달했다. 부과 규모로는 중국·멕시코·일본·독일·베트남에 이은 6위지만, 관세 증가율로 환산하면 47.1배로 10개국 중 가장 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하기보다는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서 관세 피해를 입은 기업을 지원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구 교수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강행할 경우, 25%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보다 큰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며 “기업의 관세 피해를 보전해 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장 원장도 “일본처럼 불리한 펀드 조성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마무리 지어서는 안 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펀드 규모를 조정하거나, 추가적인 보상 조항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재협의를 시도하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51751001
대통령실이 밝힌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경향, 뉴욕 | 정환보 기자, 2025.09.25 17:51)
대통령실은 24일(현지시간) 교착상태에 놓인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기 위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필요조건을 “무제한 통화스와프”라고 밝혔고, 충분조건으로는 한국 국회 동의 및 관련법 개정, 현금보다는 대출 및 보증으로 구성되는 대미 투자 펀드 구성 등을 들었다. 대통령실은 3500억달러 펀드에 대해 “최대한 캐시플로(Cash flow)가 대출에 가까운 속성을 가지도록 문안을 두고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등학교 때 배웠던 수학 용어를 차용해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으로 설명 드리면, 무제한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외환위기 말씀도 했지만,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 문제가 해결된다고 당연히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의 에쿼티(직접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조건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조건인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관세협상이 최종 타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충분조건이 더 충족돼야 한다며 예시를 들었다.
김 실장은 “국내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중요한 부담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이 정도 크기의 투자를 운용하려면 수출입은행의 현행 규정 가지고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대미 직접 투자는 현행 수출입은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미국이 제시한) MOU(양해각서) 문언에도 ‘한·미 양국 법령의 규정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필요하며, 특정 사안에는 국회의 비준 절차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또한 이 대통령이 강조한 상업적 합리성을 갖추는 것도 충분조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3500억달러 모두를 현금으로, 미국이 지정하는 곳에 투자해야 하고, 투자로 얻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갖겠다는 요구는 상업적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요구라는 한국 정부의 판단이 깔린 설명이다.
김 실장은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가 현금보다는 대출 및 보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국제 투자나 상례에 비춰볼 때 당초 합의한 3500억달러 투자액은 대출이나 보증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를 (지난 7월말 관세협상 당시) 비망록에도 적어뒀으나 미국이 MOU라고 보낸 문서에 판이하게 다른 내용이 있었다”며 “미국은 캐시플로라는 말을 썼는데 이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에쿼티에 가깝게 주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는 최대한 캐시플로를 론(대출), 개런티(보증), 투자 등 우리 식으로 구분해 규정하자고 하지만 미국이 응하지 않고 있다. 최대한 캐시플로가 대출에 가까운 속성을 가지도록 문안을 두고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누차 말하지만 우리 국익에 맞고, 호혜적이고, 감당 가능하고, 상업적 합리성을 가진 내용으로 최종 합의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협상하고 있다”며 “시한 때문에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비관세 관련 부분은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전제”라며 “쌀과 소고기 등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음에 중요한 계기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라며 “양국 정상 간 당연한 미팅이나 면담이 있을 텐데 협상팀에선 그러한 국제행사가 중요한 계기이기 때문에 그것을 염두에 두면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220659.html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 인식 차가 부른 관세 협상 난항 (한겨레, 신형철 기자, 2025-09-25 14:05)
미국은 직접 투자, 한국은 대출·보증
지난 7월31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애초부터 양국이 ‘대미 투자펀드’의 성격을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미국이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더라도, 대미펀드 투자를 위해선 국내법 개정과 국회 동의까지 필요하다는 견해가 대통령실에서 나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연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협상) 이후 우리에게 보낸 양해각서(MOU)에는 (우리가 판단한 내용)과는 상당히 판이하게 다른 내용들이 들어 있었다”며 “미국이 말하는 ‘캐시플로우(자금 형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당히 에쿼티(지분투자·equity)에 가깝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7월 협상 당시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펀드에 들어갈 3500억달러를 ‘상한선(ceiling)’ 개념으로 이해했다. 투자의 방식 역시 대부분 대출(loan)과 보증(guarantee)이고, 소수만 지분투자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은 실제 현금이 직접 투입되는 출자 방식으로 펀드를 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협상 이후 주장이 달라진 게 아니라, 애초 두 나라의 협상에 대한 인식 자체가 크게 달랐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미국 요구를 수용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500억 달러의 기한이나 내용을 볼 때 우리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을 알았고, 만약 그런 의미라면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당연히 눈에 들어왔다고, 그 부분을 미국에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협상이 단순한 자금 협력 수준을 넘어, 국내법 개정과 국회 동의까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통화스와프를 ‘필요조건’으로 규정하며 “우리나라에 미칠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문제가 해결 안 되면 그 다음부터는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법(수출입은행법 개정)과 국회 동의를 ‘충분조건’에 비유하면서 “(양국간 합의가) 중요한 부담이 된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수출입은행법을 고치거나 정부의 보증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면, 국회에 가서 보증동의안을 받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더라도 법적·제도적 난제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926010100071
트럼프 "韓 대미투자금 3천500억 달러…그것은 선불"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2025-09-26 06:16)
관세성과 언급하며 거론…'투자금이 韓관세인하의 전제'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천500억 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 우리가 이토록 잘한 적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관세와 무역 합의 덕분에 한 사례에서는 9천500억 달러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전에는 전혀 지불하지 않던 금액"이라며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5천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천500억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밝혔다. 9천500억 달러는 유럽연합(EU)의 사례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미간 무역합의의 최대 쟁점인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놓고 양국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3천500억 달러를 '선불'로 거론한 것은 그것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하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이행하느냐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한국이 상당한 외환 리스크를 지게 된다는 점에서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9071
조선일보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불가능…구할 방법이 없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2025.09.26 07:37)
[아침신문 솎아보기] 美 재무장관 만난 이 대통령 ‘상업적 합리성’ 강조
조선 “끝까지 조용하게 협상해야” 한겨레 “급하다고 섣불리 합의 안돼”
금융위 해체 무산에 한겨레 “금융감독 독립성 강화 위한 조직개편 차질”
동아일보 “간판 내리는 검찰청, 총장 출신 대통령 막 내린 지 115일 만”
유엔총회로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 협상 관련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투자처를 지정하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현금’ 방식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3500억 달러 현금투자는 불가능”이라 했고 한겨레는 “급하다고 해서 국익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에 합의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이 만난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외환시장을 담당하는 주무 장관이다. 이 대통령과 3500억 달러 투자와 통화 스와프 체결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에 “최근 미국과 일본의 합의가 있었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나 외환시장 인프라 등에서 일본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일본은 최근 5500억 달러 대미 투자에 합의했지만 한국에겐 3500억 달러 투자가 외환 보유액의 85%에 달하는 수준이라 실제 투자가 이뤄진다면 한국의 통화 안전성이 위험해지는 상황이다.
“3500억 달러 청구서, 협상 때와 말바뀌었다”
이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만난 것을 놓고 경향신문은 1면에 <이 대통령 “대미투자 상업적 합리성 중요”>라고 했고 조선일보는 1면에 <美 외교무대서 불거진 ‘한미 관세 협상 갈등’>이라 했다. 조선일보가 한미 갈등을 강조한 모습이다. 동아일보는 <李 만난 베선트, 트럼프에 ‘韓 통화 스와프’ 요구 전하기로>가 1면 제목이다.
중앙일보 1면 제목은 <3500억 달러 청구서 “협상 때와 말바뀌었다”>이다. 뉴욕 현지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김용범 실장은 미국이 요구하는 직접투자 방식은 당초 합의 내용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협상 당시엔 3500억 달러 투자 펀드가 대부분의 대출, 보증으로 이뤄져 있고 일부가 직접투자라고 인지했지만 이후에 미국 측이 현금투자로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1면 <한미 관세협상 “중대 분수령”… 통화스와프엔 “필요조건”> 기사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관련 “미국의 답이 있어야 (협상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한 김용범 실장의 브리핑을 전했다. 통화 안전성을 보장하는 통화스와프가 협의가 돼야 협상이 진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겨레는 5면 <이 대통령, 외교안보 여론전… ‘교착’ 통상협상 돌파구 모색>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정상 만찬에 가는 대신 미국 내 외교·안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찬에 초청해 만난 것도 이번 방미 기간에 이 대통령이 주력했던 외교 전략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받는 대신 현지 여론 설득에 주력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문제 근본 원인”
조선일보는 사설 <3500억달러 현금 투자는 불가능, 다만 조용히 설득해야>에서 “우리가 3500억 달러라는 현금을 구할 방법이 없다.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한국은 그에 따라 현금을 내기만 하라는 것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선일보는 “일본도 같은 조건이라지만, 일본은 1조3000억달러의 막대한 외환보유액과 기축통화국 지위, 미국과 통화 스와프까지 가진 나라”라며 “우리와는 비교 불가”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 능력을 너무 넘어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면서도 “협상이 외부로 큰 소리를 내며 부딪치면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다. 자칫하면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의약품 등의 주력 수출품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끝까지 조용하게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상업적 합리성·통화스와프·비자, 대미 투자 최소조건이다> 사설에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과 ‘상업적 합리성’, 비자 해결은 대미 투자의 3대 선결 조건이다. 결코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합당한 요구”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일본의 3분의 1에 못 미치고 미 국채보유액도 일본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상대국의 형편을 헤아릴 줄 모르는 미국 태도”라고 했다.
한겨레는 <통화스와프와 ‘상업적 합리성’, 관세협상 두 원칙 지켜야> 사설에서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동차 관세가 15%로 이미 인하된 상황에서 한국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급하다고 해서 자칫 국익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에 합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09/27/2DXDZCTRV5AR7IZVGV7ZUF5W6M
[사설] 금융시장 짓누른 관세 갈등, 이대로는 안 된다 (조선일보, 2025.09.27. 00:2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0377
[사설] 한·미 협상 파열음, 그래도 냉철함 잃지 않아야 (중앙일보, 2025.09.27 00:34)
트럼프 “3500억불은 관세 인하 위한 선불”
무리한 미 요구로 난항, 국민 불안감 고조
동맹의 미래 내다보는 ‘거래의 기술’ 절실
한·미가 관세 후속 협상에서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정상회담 직후 정부는 “합의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된 회담”이라고 평가했지만, 이제 한·미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놓고 동맹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진행 중인 협상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미국이 당초 합의와는 달리 투자 방식 등을 놓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제(2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대미 투자액을 일본(5500억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고, 이에 한국은 ‘백악관이 골대를 움직이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3500억 달러는 15% 관세 인하를 위한 “선불(upfront)”이라며 양보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외환시장의 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고, 주가는 급락했다.
모든 협상이 그렇듯 협상 과정에서는 험한 말이 오간다. 각자 최대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나치면 협상이 타결돼도 후유증이 남는다.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길게 봤을 때 서로에 이익이 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우리가 부담할 수 있는 선을 넘은 액수다. 미국은 일본 사례를 언급하지만, 일본은 막대한 외환보유액(1조3000억 달러), 기축통화국 지위,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등 한국과는 경제 체질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은 투자에 앞서 외환위기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찾으려고 하면 타협점은 있다. 가령 무제한이 어렵다면 2008년 금융위기(300억 달러)와 2020년 코로나 위기(600억 달러) 때처럼 한·미가 ‘대미 투자를 하는 기간’에 일정 금액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할 수도 있다. 한·미 통화 스와프 규모와 연동해 현금 투자와 대출·보증 방식의 투자 비율을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방안도 있다.
한국은 투자 대상 선정 과정에 참여해 ‘상업적 합리성’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선 상식적인 요구다. 때론 우리 국회의 보증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일본도 손해 보는 투자는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조지아주 한국 공장 근로자 구금사태까지 일어나자 한국 내 대미 여론이 나빠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차라리 미국과의 협상을 깨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야당에선 정부가 정상회담 성과를 과대포장했다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혐중에 이은 반미 분위기 조성은 여론 양극화만 심화시킬 뿐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권은 자제하고 협상 과정을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 
지금의 관세 협상이 한·미 관계의 전부는 아니다. 미국이 최소 수십 년은 지속될 중국과의 전략경쟁 시대를 헤쳐나가려면 한국·일본 등 동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제조업 르네상스를 주창하는 미국이 투자를 희망하는 산업은 반도체, 조선, 원전, 사회간접자본(SOC) 등이다. 한·일 외엔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미·중 간 연간 군함 건조 능력이 약 200배 차이(미 해군 정보국 분석) 난다는 조선업이 대표적 사례다. 
한·미는 당장의 눈앞이 아니라 동맹의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협상 중엔 얼굴을 붉히지만 타협한 뒤 웃으며 악수하는 ‘거래의 기술’을 이제부터 발휘해야 한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58873260&code=11171111&cp=nv
[사설]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는 트럼프 (국민일보, 2025-09-27 01:10)
대미 투자 불확실성
환율 급등·주가 급락
치밀한 전략 세워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3500억 달러(약 490조원)는 선불(up front)”이라고 못박았다. 한국의 관세 인하 조건으로 현금 직접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대출·보증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 우려스럽다. 발언 직후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섰고, 주가는 급락했다. 한·미 관세협상은 단순한 경제 현안이 아니라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감축 등 외교·안보와도 직결된 중요한 사항인 만큼 치밀한 전략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실은 미국이 협상 과정과 달리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대출이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는데, 미국이 일본식 모델을 들어 현금을 받아 투자처와 수익 배분을 주도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 “일본과 한국은 경제·외환 여건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앞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선 “통화 스와프 없이 전액 현금 투자가 이뤄지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황이 교착 국면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에 투자액을 더 늘리라고 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미국 요구는 한국 경제 규모와 외환보유액 등을 고려했을 때 수용하기 어렵다. 만약 성사된다면 외환 유출과 환율 급등은 불가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2년간 3500억 달러가 유출될 경우 환율이 1579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유독 원화만 약세를 보이며 협상 불확실성이 선반영된 모습이다. 협상이 결렬되면 한국은 일본·유럽보다 불리한 25%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미국 내 공장을 짓지 않는 기업의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도 또 다른 악재다.
이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과의 회동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자고 했다. 한국으로서는 통화 스와프 확보와 관세 인하가 절실하다.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이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중대 분수령이다. 관세 협상은 외교·안보 현안과도 맞닿아 있다. 미·중 정상까지 참석하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으려면, 차분하면서도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
 
http://www.workersnews.co.kr/bbs/board.php?bo_table=issue_8&wr_id=76
[논평] 심상치 않은 관세 협상의 불길한 후과 - 의병 봉기라도 해야 하나? (노동자신문, 이건수 (편집위원), 2025-09-27 21:02)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다. 날강도 트럼프와의 관세협상이 그것이다. 트럼프의 날강도짓이 그 여파가 심상치 않은데, 다들 그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어어 하다가 당하고 말 거 같다.
IMF 환란을 겪은 지 30년 만에 또다시 미 제국주의의 날강도짓에 국고가 털리는 건 물론이고 경제적 자립기반도 무너지게 생겼다. 자동차 관세가 EU와 일본은 15%인데, 한국만 25%라고 호들갑 떨 때가 아니다.
대미투자 3,500억 달러를 덜컥 약속한 것부터 시작이 잘못되었다. 3,500억 달러는 한국 외화보유액의 84%다. 한국이 1년에 외환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200억~300억 달러라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 남은 트럼프 집권 기간 3년 반 동안 3,500억 달러라니, 이건 트럼프가 한국의 외환시장을 붕괴시키고 한국이란 나라의 산업기반과 인민의 노동력과 역사와 문화적 저력을 거저 빨아먹겠다는 속셈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이재명 정부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협상을 해놓고도 선방했다고 자랑하고 있을까? 현대차 하나 살리자고 나라 곳간을 털어먹을 셈인가? 현대차의 수출관세를 10% 낮추기 위해서 그동안 한국의 모든 기업과 국민이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환보유고의 84%를 미국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인가?
외환위기가 닥치면 IMF 때 겪어 보았듯이 한국의 거의 모든 기업을 미국 자본에, 헐값에 팔아넘기는 결과가 될 것이다. 한국 대부분의 금융기관도 마찬가지 신세가 될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수많은 노동자가 구조조정 당해 거리에 나앉을 것이다. 그 와중에 미국은 알짜배기 제조업체를 날로 주워 먹자고 달려들 게 뻔하다. 
이건 약탈이고 재앙이다. 트럼프의 경제자문위원장인 스티븐 미란이 보고서에서 밝힌, ‘관세는 수단’이라는 말의 감춰진 의미가 이런 상황일 것이다.
날강도가 그야말로 나라의 곳간을 통째로 털어먹고 경제기반을 거덜 내서 빼앗자고 덤벼들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인가? 왜 국민에게 실상을 알리고 동의를 얻어서 미국에 강력하게 맞서지 않고 있나? 
언론도 문제다. 관세협상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도하는 곳이 없다. 언론은 왜 이 문제를 강 건너 다른 나라 일 보듯 한가하게 다루고 있나? 왜 트럼프의 속셈이, 관세는 구실일 뿐 실상은 날강도짓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리지 않나?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건가, 아니면 편 가르기에 매몰되어 엉뚱한 트집 또는 묻지 마! 편들기에 바쁜 것일까? 
문제해결의 당사자인 정치권은 더 문제다. 친미 사대주의에 찌들어 있는 ‘국민의힘’은, 트럼프의 말이라면 메시아처럼 떠받들 뿐 영혼이 없다. 친위쿠데타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제 살길에만 몰두하느라 그저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대선 연대에 나섰던 군소 야당들도 이재명을 추종하면서 그저 손 놓고 있다.
지식인과 학자들은 이 시국에 무엇을 하고 있나? 왜 제대로 된 비판과 깨어 있는 목소리가 실종되었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졸업장과 학위를 받았으니, 영혼마저 미국인처럼 되어 버린 것인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할 정치권과 언론과 학자들이 숨죽이고 있다. 결국 이제 인민이 나서야 할 때다. 인민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될 때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21173.html
[사설] 환율 불안까지 초래하는 미국, 과도한 요구 당장 멈춰야 (한겨레, 2025-09-28 18:02)
한-미 간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이 지연되면서 외환시장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넉달 만에 1410원대로 치솟았다. 3500억달러(약 486조원)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안에 지분투자 방식으로 제공해달라는 미국의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예상이 있어왔는데 현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과도한 요구나 발언을 당장 멈춰야 한다.
외환시장 불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백악관에서 3500억달러에 대해 “이것은 선불”이라고 말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로 다음날 나온 것이어서 더욱 당혹스럽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투자 구조의 재검토를 요구했는데도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과를 한껏 과시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이것이 최종 입장은 아닐 걸로 여겨지지만 외환시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
미국의 요구는 우리 경제 규모와 외환시장 여건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28년 전 외환위기 악몽을 기억하는 많은 국민들도 납득하기 힘들다며 분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무리 자국 경제의 재건이 급하다고 여기더라도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준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이는 동맹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미국에도 결코 이로운 선택이 아니다. 미국의 최대 제조업 투자국이자 8대 무역상대국인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 미국 경제도 악영향을 받는다.
우리로선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대미 안보·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처지에선 협상을 중단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나라 경제를 위태롭게 할 게 뻔히 보이는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미국을 집요하게 설득하는 한편으로,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한 플랜 비(B)도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의 강압적인 관세정책은 무역적자 축소와 제조업 부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악화시킬 개연성이 매우 높다. 1~2년 정도 지나면 미국 내에서도 재검토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관세 피해를 보는 기업들을 정부가 지원하며 최대한 버텨야 한다. 그게 나라 경제가 망가지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81855001
[사설] 미국의 막무가내 투자 압박, 정치권 초당적 대처할 때 (경향, 2025.09.28 18:55)
한국이 미국과 후속 관세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3500억달러 ‘현금 투자’ 압박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3500억달러는 15% 관세를 위한 “선불”이라고 했다. 미국 요구대로 하면 외환위기마저 우려되는 한국 처지엔 아랑곳하지 않는 막무가내식 요구다. 이 여파로 26일 환율이 1400원대로 급등하고 코스피가 2.45% 급락하며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7일 방송에 나와 “우리가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며 “대한민국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정부는 한술 더 떠 일본(5500억달러) 수준으로 투자 증액을 요구하고, 의약품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며 압박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골대를 옮겨가며’ 투자를 겁박하는 미국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외환보유액의 80%가 넘는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라는 요구는 한국의 경제여력으로 볼 때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이다. 미국의 압박이 선을 넘었다는 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보수·진보를 떠나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달러 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외환위기로 치달을 가능성 외에 국내 산업 공동화도 걱정해야 한다. 게다가 막대한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고 수익을 얼마나 받을지조차 불확실한 ‘묻지마’ 투자다. 이런 ‘팔 비틀기’식 요구로 경제와 민생이 흔들린다면 미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반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정치가 불안해하는 국민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한다. 정치권이 ‘초당적 대처’를 실천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만으론 미국의 협박성 요구를 감당하기가 버겁다. 정치권과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3500억달러 투자의 무리함’을 지적하고 ‘호혜적 합의’를 촉구할 때 협상에도 힘이 실릴 것이다.
국회 5당 의원 65명이 25일 ‘미국의 일방적 대미 투자 요구 철회’를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만 빠져 있다. 미국의 부당한 압박에 대한 문제의식은 국민의힘 지지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의힘도 동참해 국민의 의지를 미국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부·여당의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조직법 합의 파기처럼 제1야당을 ‘유령’시해선 국론을 모으기 어렵다. 이 대통령도 필요하다면 여야 대표들을 만나 협력을 요청하길 바란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2814030005724?did=NA
[사설] 트럼프의 '선불' 으름장, 국익 지키는 대안 찾아야 (한국일보, 2025.09.29 00: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3,500억 달러(약 494조 원) 대미 투자를 '선불'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외환보유고의 84%를 먼저 현금으로 내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다.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들이밀며 상대를 쥐고 흔드는 특유의 협상 전술로 보인다. 트럼프는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않은 국가의 미국 수출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추가로 압박했다. 관세협상이 늘어지면서 동맹의 잡음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럴수록 냉정하게 미국의 파상공세에 대처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 다시 마주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이제 한 달 남았다. 국익을 지키는 실용외교의 저력을 발휘할 때다.
정부는 트럼프 발언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며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의 관세를 낮추려 3,500억 달러를 약속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 측이 요구하는 통화스와프에 미국이 미온적이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위 실장은 관세협상의 목표시한으로 차기 한미정상회담을 꼽으며 "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주최하는 APEC을 동력 삼아 미국과도 새 판을 짜겠다는 것이다.
한미관계가 이처럼 험악했던 적이 없다. 협상을 깨자는 말이 서슴없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진통이라면 동맹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당연한 권리와 국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함께 논의할 안보 패키지도 합리적 수준에서 주고받을 카드다. 집요한 설득으로 트럼프의 억지 주장을 넘어설 전략이 절실하다. 당초 우리에게 불리한 협상이지만 내줄 건 내주더라도 무엇을 얻었는지 대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2916510005926
위성락, '3500억 달러 선불' 트럼프 발언에 "진의가 뭐든 현금 지급 불가" (한국일보, 이성택 기자, 2025.09.29 18:00)
대미 강경 발언엔 "오버플레이 말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약 490조 원)가 "선불"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기존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선불 발언, 진의 뭐든 불가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진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 우리가 발신하는 얘기를 다 소화하고 다 알고 나온 말씀인지 아니면 그것과 관계없이 나온 말씀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미 관세 후속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 입장을 샅샅이 파악한 뒤 나온 반박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위 안보실장은 이어 "어떻든 간에 우리 입장에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내는 것은 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남북 두 국가론' 등을 두고 제기되고 있는 정부 외교안보라인 내 '동맹파·자주파 갈등설'에도 입을 열었다.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 관료 출신인 위 실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을 '동맹파'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을 '자주파'로 묶어 이들이 대립하고 있다는 시각을 이른다. 위 안보실장은 "제가 무슨 파(派)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지금 주어진 여건에서 최적의 국익이 무엇인가 선택하고 제기하는 게 제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동맹파에 대해 '미국에 지나치게 경도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제가 (대미 관세 협상에서) 이 (정부) 안에서 아주 강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두 국가론에 대해 위 실장과 정동영 장관의 입장이 다르다는 지적엔 "(언론에서) 차이를 발견해서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 같다"고 거리를 뒀다.
대미 강경발언 두고 "오버플레이 말아야"
위 안보실장은 여권 일각에서 협상력 제고를 위해 대미 강경 발언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 여론, 민간단체 다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과의 협상은 상당히 첨예한 상황에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가용한 여러 카드를 운용해야 하지만 통상 '오버플레이'(과도한 행동)를 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더불어민주당 강성 친이재명계 원내외 인사 모임 '더민주혁신회의'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3,500억 달러 선불 발언에 대한 논평에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정부 입장이 북핵 '동결'에서 북핵 '중단'으로 후퇴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동결과 중단은 거의 같은 의미지만 서구적 어감상 중단이 낫다는 것이고, 이것과 (실제 핵 미사일 생산 중단 여부에 대한) 검증 문제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92047025
“외환보유액상 연 200억달러만 가능” …한은도 대미투자 선불에 ‘불가’ 밝혀 (경향, 김윤나영 기자, 2025.09.29 20:47)

외환보유액을 줄이지 않고 마련할 수 있는 대미 직접투자 금액이 연간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라는 한국은행 추산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내 3500억달러를 ‘선불’로 내라는 미국 요구를 이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한은은 29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법률 리스크 해소를 전제할 경우,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외환 시장매입 등 외환보유액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달할 수 있는 외환당국의 자금은 연간 150억달러 내외”라고 밝혔다. 한은은 민간 부문에선 정책금융기관의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연간 5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외환보유액 감소 없이 연간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200억달러 수준으로, 이는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3500억달러를 3년 내 집행할 경우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 외환시장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상시 보유하는 대외지급 준비자산으로, 해외 직접투자에 활용한 전례가 없다. 한은이 외환보유액 일부를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위탁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외환보유액의 성격이 유지되도록 운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이 요구받은 3500억달러는 일본 사례와 비교해도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대미투자 규모 5500억달러는 일본 경상수지의 2.8배, 순대외금융자산의 15.7%, 외환보유액의 41.5%,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3.7% 수준이다. 반면 한국이 요구받은 대미투자 규모 3500억달러는 경상수지의 3.5배, 순대외금융자산의 34.0%, 외환보유액의 84.1%, 명목 GDP의 18.7%에 달한다.
오 의원은 “외환보유액의 80% 이상을 선불로 투자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한·미 양국은 현실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에서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3169618
잘못하면 정말 나라 망할 수 있다, 소름끼치는 타임라인 (오마이뉴스, 최경영(inujiu), 25.09.30 06:40)
[최경영의 돈과 시간 이야기] 한미 관세 협상, 한국 주권은 '대한국민'에게 있다
미국과 관세 협상에 대해 하루에도 수십 개의 뉴스가 쏟아져 나옵니다. 속보입니다. 특보입니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혼란스럽습니다. 정리가 안 됩니다. 정리를 해야 합니다. 한미 양국의 관점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반영해 정리하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이 하십시오. 다만 우리의 관점에서, 한국인의 시각으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헌법에 쓰인 그대로, 이 나라의 주권은 '대한국민'에게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덕수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가장 먼저 의미 있는 인터뷰를 한 사람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가 아닙니다. 지난 4월 17일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입니다. 까마득한 옛날 같지만 불과 5달 전입니다. 그가 인터뷰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영미 자본주의의 대표 신문사지요.

▲보도자료국무총리비서실

총리실에서는 이렇게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핵심은 위에 나와 있지요? "맞대응하지 않겠다(will not fight back)."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관세 협상을 하기도 전에 먼저 항복 선언을 한 것이죠. 왜? 그 이야기는 뒷부분에 하도록 하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캐나다와 멕시코를 필두로 관세 전쟁을 벌였지요. 상호 관세라고 말했지만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관세에는 우방이나 적국의 개념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인도, 브라질은 50%를 맞았고, 중국은 30%였지만 미국의 이웃이자 최우방이었던 캐나다는 35%를 맞았습니다. 영국·호주는 10%, 대만은 20%, 일본은 15%, 한국도 15%라고는 했지만 협상이 끝나지는 않았죠.
뒤죽박죽입니다. 무역 흑자국들 순으로 관세를 매겼다면 왜 한 해 3000억 달러 안팎의 무역흑자를 거둬 온 중국에는 30%를 부과하고 캐나다는 35%를 맞아야 하지요? 협상 과정에서 저항했다고? 그렇다면 그건 미국 스스로 선진 문명국이 아니라 미국이 한때 북한을 향해 멸칭한 것과 똑같은 깡패국(Rogue state)이라는 걸 자인하는 꼴이지요.
심지어 미국은 일본과 한국에는 현찰(달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돈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무엇을 얼마나 왜 원하는 것일까요? 이 모든 건 미국의 거대한 빚에서 비롯됩니다.
미국은 빚에 쪼들려 있습니다. 연방정부가 지고 있는 빚이 37조 달러 정도 됩니다. 한해 이자만 9000억 달러쯤 내야 합니다. 미국의 한 해 국방비 예산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그래서 일단 국방비를 줄이려고 합니다. 너희 나라들은 이제 각자가 지키라고 합니다. 유럽도, 일본도, 한국도, 대만도 국방비를 늘리라고 요구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시켜서 일부 정부 부처 통폐합하고 공무원들 자르게 한 것도 지출 줄이기의 일환입니다. 지출 줄이고 정부 재정에 여력이 있어야 트럼프식 포퓰리즘 정책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돈을 벌어서 미국인들에게 돈을 나눠주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트럼프에게 투표한 주 지지층은 가난한 백인 노동자 계층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되지요.
그럼에도 저 거대한 빚을 당장 갚을 수 없습니다. 이자라도 적게 낼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자를 적게 내려면 금리가 낮아야지요. 그래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압박해서 금리 내리라고 저 아우성인 것이지요.
그러나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내린다고 시장 금리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미국도 환율 안정이 필요합니다. 미국 달러의 가치는 손상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37조 달러의 빚 중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연장할 때 기준금리는 떨어져 있어도 시장의 수요는 살아 있어야지요. 미국 돈을 사는 국가들, 기관, 연금에 매력적인 달러 가치는 보존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야 하는데 달러 가치가 다른 통화에 비해 너무 높아버리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심해지겠지요. 상호 모순됩니다.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시장경제적 발상이 아닙니다. 천문학적 빚에 대한 이자는 적게 내고 싶지만, 달러를 계속 찍어서 미국 국채는 계속 발행하고 싶고, 미국 내 유권자들에게 돈은 계속 퍼주면서도, 무역적자는 줄이고 싶어 합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래서 마치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각국을 미국이라는 침대에 묶어놓고 침대보다 키가 크면 발을 잘라버리고 침대보다 키가 작으면 모루 위에 달궈진 쇠를 놓고 망치질을 해댑니다.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멋대로 끼워 맞추려 합니다.
그러나 시장 경제는 결국 각국의 산업 경쟁력에 의해 좌우됩니다. 현재 전 세계 제조상품의 3분의 1을 중국이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다 합해도 그 양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 https://ig.ft.com/china-trade-surplus/ )
산업 경쟁력을 단숨에 뒤엎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논리를 제조해낸 것일까요? '차라리 달러를 덜 찍는 대신 달러를 뺏어오자. 수십년동안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 달러를 가져갔으니 다시 돌려받아야 공정하지. 2024년 12월 말 기준 미국 재무부 채권을 1조 달러 이상 가지고 있는 일본부터, 그리고 한국. 중국은? 중국은 달러도 많지만 핵무기도 많잖아'.
누구나 상상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상을 시도라도 해보려면 2가지가 필요하지요. 힘과 뻔뻔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가지 모두를 가졌습니다.
한국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 정도입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외환을 전액 현금으로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각국이 발행한 채권을 사면 조금이라도 이자를 주는데 왜 현금으로 갖고 있겠어요.
현금성 자산은 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직접투자나 위탁자산의 형태로 가지고 있습니다. 직접투자자산은 주요국의 중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자산으로 2024년말 현재 국외운용 외화자산의 67.2%를 차지하고, 위탁자산은 세계 유수의 자산운용사나 한국투자공사 등에 위탁해 운용하는 자산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는 다 '4000억 달러'라는 현금으로도, 다 달러로 구성되어 있지도 않다는 말이지요. 달러가 많기는 하지만 유로화,엔화, 금 등의 형태로도 있고, 그래야 합니다. 오히려 금을 더 늘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른 중앙은행들에 비해 달러화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게 70% 정도입니다. 4000억 달러의 70%면 2800억 달러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에 너희들 15% 관세만 맞으려면 3500억 달러를 선불로 내라는 것이잖아요. 아니면 25% 이상 때릴 거야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 돈을 어디서 가져오지요? 결국 달러를 사야 합니다. 뭘로? 한국 돈으로.
어디에 투자하는데? 모르죠. 미일 무역협상이 타결된 시점,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건 미국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핵심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결정됩니다. ( https://www.whitehouse.gov/fact-sheets/2025/07/fact-sheet-president-donald-j-trump-secures-unprecedented-u-s-japan-strategic-trade-and-investment-agreement/ 
자, 미국의 자칭 "핵심 안보 산업"은 왜 시들었나요? 안 팔려서 그랬습니다. 비싸서 그랬지요. 경쟁력이 없어서 안 팔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핵심 산업을 재건한다는 거지요? 투자를 해서 재건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미국 기업들은 그 산업에 투자하지 않았을까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쟁에서 패했기 때문입니다. 산업 자체가 범용제품(철강, 자동차, 선박, PC, 핸드폰, 메모리반도체)으로 다운그레이드 됐기 때문에, 어지간한 나라는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국이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그렇게 됐습니다. 미국은 설계하고, 기획하고,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금융으로 막대한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에 투자한다고 그 산업들이 다시 범용제품에서 높은 부가가치 제품으로 변모하지는 못합니다. 자본주의 산업사에 그런 적은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혁신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와야 수익이 나지요.
게다가 미국에는 수십년전 과거처럼 제철소에서, 조선소에서 일할 인력도 사라졌습니다. 미국 아재들의 환상일뿐입니다. 젊은이들의 생각은 전혀 달라요.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제조업에서 일하길 싫어합니다. 번화한 도시 식당에서 알바만 해도 수입이 짭짤하고, 똑똑하면 소프트웨어, 거대 플랫폼 회사 취직하고 싶어합니다. 노마드로 살고 싶어합니다.
그러다가 불황이 닥쳐서 해고 당하면 막대한 실업 보조금을 뿌려주는 든든한 국가 미국이 모국으로 있잖아요. 그래서 저축도 덜합니다. 65세 고령이 된 미국 시민이면 건강보험료도 국가에서 대부분 대줍니다.
만약 자신이 성실해서 30년이상 일했다면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퇴직연금이 은퇴 자금으로 톡톡히 한 몫 하지요. 흥청망청 써도 금융위기가 나면 미국 달러 찍으면 되는 나라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때도, 2020년 코로나때도 미국은 달러를 거의 무제한으로 찍어 스스로를 또 세계 경제를 구제했지요. 경제위기가 되니 전 세계가 더 미국 달러를 찾게 되더라는 모순적 상황은 매번 되풀이됐습니다. 그게 기축통화의 위용입니다.
그러나 원화는 그렇지가 않지요. 과도하게 찍으면 자연히 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라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원유를 비롯해 대부분 산업용 원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한국은 그만큼 더 많은 원화를 주고 더 적은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수입물품의 가격이 올라갑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겠지요. 그러나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한국의 중앙은행만 나홀로 금리를 낮출 수 있을까요?
고물가인데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한국 돈을 더 팔아버릴 것이고, 그럼 원화의 가치는 더 떨어지겠지요. 악순환의 소용돌이로 휘말려 들어가게 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지요.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가 되는 겁니다.
통화스와프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통화스와프를 해도 이미 미국에서는 사양산업이 된 산업에 '투자'하면 위험합니다. 투자가 아니라 대출이나 대출보증을 해야 합니다.
투자와 대출의 차이는 뭔가요? 대출은 빌려주고 이자를 받습니다. 이자율은 정해져 있습니다. 투자는 투자하고 배당을 받습니다. 배당은 이익이 나야 줍니다. 만약 기업이 망하면 대출한 은행은 선순위로 원금의 몇 푼이라도 돌려받지요. 그러나 투자자는 가장 끝순위입니다. 기업이 망하면 대출해준 은행에서 선순위로 채권을 회수하고 그래도 남은 게 혹시라도 있다면 주식 투자자들에게 돌아가지요. 그러나 대개의 경우 그 정도 상황이면 남는 건 없습니다. 빈털터리가 되고 마는 것이지요.
미국은 한국에 2가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 3500억 달러 또는 그 이상을 선불로 내라. ▲ 대출이 아니라 투자다.
한국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진짜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역제안하는 것이지요. ▲ 통화스와프를 하자. 마이너스 통장처럼 쓸 수 있게 당신들이 원하는 달러를 마이너스 통장에 꽂아주라. 그럼 그 돈으로 미국에 투자할게. ▲ 투자는 하겠지만 어디에 하는지는 우리도 미리 알고 결정은 같이 해야지.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선(commercially reasonable)에서 투자할 수 있게 해주라는 것입니다.
이분법은 위험하다
억울하지만 그렇다고 판을 깨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현 상황을 단순하게 둘로 나눠보면 이렇게 됩니다. '3500억~5000억 달러를 주든지 vs. 관세 25% 또는 그 이상의 관세로 보복을 당하든지.'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차라리 관세를 맞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관세 15%에서 25%가 돼도 수출대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지 수출대기업들이 망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반대로 500조 원 안팎의 달러는 조달할 형편도 안 되고,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동안 한국의 원화가치는 폭락해서 한국의 금융시장은 초토화되고 한국은 또 다시 외환위기를 맞게 될 지도 모릅니다. 잘못하면 정말 나라가 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가 15%가 아닌 25%, 또는 트럼프의 성격상 협상을 타결 짓지 못하고 버틸 시 그 이상의 보복관세를 맞게 된다면 한국의 많은 수출대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빨리 공장을 이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하려 들 겁니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밀집된 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경상남도(부울경) 지역이 타격을 심하게 입겠지요. 수출대기업들과 협력업체들의 해외 공장 이전이 지금보다 훨씬 더 대규모로, 더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 부울경 지역은 미국의 러스트벨트화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이 극우화된 이유,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유를 한가지만 뽑으라면 미국 공장지대의 러스트벨트화였습니다.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과연 정부나 집권여당이 이런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을까요?
게다가 우리 스스로의 인식 속에서 미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뉴스타파>가 지난 8월 광복절을 맞아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1%는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주변 5개국(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중 최고의 호감도입니다. 트럼프는 싫지만 미국과 척지는 것도 싫다, 미국은 특별한 우방이라는 게 한국인들의 일반적 감정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 https://newstapa.org/article/15FIe )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국과의 관세협정은 타결지어야 합니다. 중간에서 타협해야지요. 다만 그 중간이 우리쪽 중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
미국의 요구는 극악스럽다고 표현해야 할 만큼 심합니다. 그러나 돌아앉아 생각해보면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분투하는 건 당연합니다. 자연스럽습니다. 각자의 관점에선 합리적입니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이후부터를 다시 돌아볼까요? 12·3 계엄은 시민들과 국회가 제압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혼란스러졌죠. 헌법재판소를 흔들어대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탄핵 반대집회가 일어났고 당시 여당 의원들 대부분은 탄핵이 부당하다며 윤석열씨를 옹호했지요.
지난 3월 7일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에 대한 구속을 취소했습니다. 3월 27일 지상파인 SBS는 별다른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5대 3 데드락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다시 공포에 사로잡혀야 했습니다.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파면 결정으로 나라는 정상을 되찾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4월 20일 한덕수 총리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게 손짓을 했습니다. 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관세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놓고 말했지요. 미국이 취하는 관세 조치에 맞서지 않겠다. 나 또는 내가 속해 있는 정당으로 힘을 실어달라는 표현이었을까요? 사실상 주권을 포기하는 듯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고선 그걸 토대로 총리실은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악의적으로 해석하면 나라 팔아먹겠다고 미국에게 SOS를 친 꼴이지요.
그런데 그 다음달 5월, 대법원이 또 이상한 짓을 합니다. 한국의 대법원은 이른바 '이재명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습니다. 5월 1일이었습니다. 고법의 판사들이 파기 환송심을 연기했기에 망정이지 대법원의 뜻대로 갔다면 이재명은 대선 후보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유권자가 선택할 기회 자체를 대법원이 박탈해버렸다는 의심은 지금도 팽배합니다.
5월 10일 어쩌면 그게 국민의힘의 마지막 시도였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무산됐지만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대선후보를 강제로 교체하려 했지요. 김문수 후보에 비해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명확히 다른 점은 미국 유학파다, 경제관료 출신이다, 친미라는 인식을 명확히 심어줄 수 있다, 외신에서 난 관세에 저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6월 3일에 있었습니다. 불과 넉달 전이네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했습니다. 우리는 이른바 내란세력이 한국을 통치했던 서너 달의 기간 미국과 물 밑에서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탄핵반대집회에 늘 등장했던 미국 성조기, 헌재를 흔들려했던 오래된 기득권세력, 한덕수씨의 4월 17일 외신 인터뷰, '이재명이 대선후보 되는 것을 막아라'는 언질을 누군가로부터 받은 듯한 5월 초 대법원의 기괴한 정치적 행보, 그리고 끝내 한덕수씨로 대통령 후보를 바꾸려한 국민의힘의 의도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한미극우동맹의 혐중, 부정선거론, 그리고 노골적인 대선불복(China Lee Out!!!)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연결지어 생각해보세요. 소름 끼칩니다.
"외계인이 침공하면 힘을 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상당수 언론은 막무가내로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미국을 탓하기 보다는 한국 정부 비난에 더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언론 거의 전부가 미국이 3500억 달러가 아니라 5500억 달러를 요구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단독 기사를 인용 보도했습니다만, 그 기사의 헤드라인과 첫문장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잘 모릅니다.
기사의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미국의 한국과의 관세 협상 왜 엉망진창이 되어가는가"(Why U.S.'s Trade Pact With South Korea Has Gotten Messier) 
그리고 기사의 첫 문장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명확히 말하고 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강경노선을 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무역협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한국 관료들은 우방국들에게 백악관이 골대를 옮기고 있다고 비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President Trump's trade deal with South Korea is on shaky ground, with Commerce Secretary Howard Lutnick taking a tough line in talks as some Seoul officials privately argue to allies that the White House is moving the goal posts.)
미국도 한국과의 관세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길 원합니다. 미국도 아직 수십개국들과 관세협상을 더 해야 하기 때문이죠. 다만 미국도 타협해 줄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한국과의 관세협상 결과가 앞으로 협상할 나라들뿐만 아니라 이미 타결한 일본같은 나라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가져가는 것처럼 보인다면 일본도 다시 협상하자고 나설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가 얼마나 얻고 얼마나 잃을까? 자신들의 처지에서 객관적으로 자국의 국가이익만을 고려하면서 미국과 대화하고 싸우고 갈등하고 타협하려 하지요.
다만 한국의 국민의힘, 다수 언론, 일부 국민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미국에게 다 갖다줘야, 한국은 미국 트럼프가 하라는 대로 다 해야, 한국이 그래서 완벽히 친미라는 것을 세계 만방에 떨쳐보여야 이재명 정부가 인정받은 것인양 주장합니다.
왜 한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합니까?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 한국 정부, 한국인들을 뭐라고 생각하든 한국의 대통령, 한국 정부, 한국인들은 최대한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한미동맹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국익을 몽땅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결국 중간에서 타협하더라도 최대한 우리쪽 중간에서 합의할 수 있게 전 국민이 밀어줘야 합니다.
좀 더 기다려야 한다면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잠시 기다리는 게 고통스럽다고, 당장 확정되지 않은 내일이 불안하다고 망할 길로 가는 게 뻔한 미래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 인식은 냉철하게, 판단은 주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미국의 4년짜리 대통령 트럼프에게 한국의 미래를 맡기지 마십시오. 한국의 주권은 '대한국민' 우리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