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행정 정책/노동, 고용, 노사관계

작년 사망사고 난 평택 SPL 제빵공장서 이번엔 손끼임 골절사고

새벽길 2023. 10. 26. 16:45

스피씨그룹은 한국 재벌들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해 별다른 대응이 없다. 에스피엘 공장에서 최근 3년간 끼임 사고가 12건 발생했는데도 또 끼임사고가 발생했다면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그래놓고선 국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단지 관련기사를 옮겨오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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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111841.html
SPC, 식품위생법 위반 128건에…처벌은 과태료 683만원 ‘솜방망이’ (한겨레, 유선희 기자, 2023-10-12 14:53)
17개 공장서 머리카락 등 이물질 적발
식약처, 대부분 단순 시정명령 그쳐
잇단 산업재해와 제조공장의 곰팡이 사건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에스피씨(SPC)그룹의 17개 식품공장에서 지난 5년 반 동안 128건에 이르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지만, 부과된 과태료는 683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솜방망이 처벌이 법 위반을 사실상 방조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 1월~2023년 6월까지 에스피씨삼립·파리크라상·샤니 등 에스피씨그룹 7개 계열사의 17개 식품공장에서 모두 128건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식약처가 에스피씨 식품공장의 현장조사를 통해 적발한 사례는 모두 79건이었으며, 소비자 신고로 적발된 건수는 49건이었다. 식약처가 직접 적발한 위반 사례는 머리카락·비닐·금속 등 이물질 혼입 문제(57건)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처벌은 식약처의 단순 시정명령(116건)에 그쳤다. 과태료 부과는 10건(모두 638만원), 품목제조정지는 2건에 불과했다. 형사처벌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위생불량과 산업재해 등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사회적 공분을 샀던 경우에도 가벼운 처벌에 그치거나 이후에도 법 위반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피씨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은 2021년 던킨도너츠 기름때·곰팡이 내부고발 영상으로 사회적 파장이 일었지만, 받은 처분은 과태료 100만원에 그쳤다. 이 공장은 내부고발 3년 전인 2018년에도 똑같은 청결불량 사유로 42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20대 노동자 끼임 사고가 발생한 계열사 에스피엘 평택공장에서는 같은 해 파리바게뜨에 납품하는 빵 반죽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되는 등 2020~2022년까지 3년 연속 이물질 혼입이 적발되기도 했다.
김영주 의원은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해도 정부가 솜방망이 처벌만을 해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본적인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에스피씨그룹에서 산재사고뿐 아니라 식품위생 사고까지 다수 발생하는 것은 식품소비자 안전과 노동자 안전 모두를 무시하는 에스피씨그룹의 태도 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가중처벌 계획 수립을 식약처에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2186.html
“SPC 기계에 빨려간 죽음…내 딸 선빈이 마지막이길 바랐는데” (한겨레, 장현은 기자, 2023-10-16 05:00)
평택 SPL 끼임사 노동자 1주기
‘스물셋 노동자ㄱ씨’로 불린 박선빈씨
그 딸 잃은 어머니가 하늘에 부친 편지
박선빈. 한겨레는 1년 만에 그의 이름을 적는다. 이전까지 ‘에스피엘(SPL) 평택공장에서 일하다 식품 혼합기에 끼여 숨진 스물셋 노동자 ㄱ씨’로 불렀다. 선빈씨 어머니 전아무개(52)씨는 “선빈이의 죽음을 잊지 않고 같은 일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딸의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 10월15일은 선빈씨가 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전 국민을 아연하게 한 지난해 에스피씨(SPC) 계열 에스피엘 공장의 중대재해 1년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충남 천안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난 전씨는 딸에게 쓴 편지를 앞에 두고 고개를 떨궜다. 편지에는 “해답을 찾을 수 없어 그 고통과 슬픔이 엄마를 더 힘들게 하는구나”라고 적었다. 지난 8월 같은 에스피씨 계열 샤니 빵 공장의 죽음을 접한 뒤 반복되는 중대재해 앞에서 느낀 좌절감을 적은 문장이다.
반복되는 ‘그날’
일하다 목숨 잃는 노동자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전씨는 “그날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날, 2022년 10월15일 아침 6시18분. 야간(저녁 8시~아침 8시) 근무 중 고추냉이 소스 배합작업을 하던 선빈씨의 오른팔이 배합기계 회전축과 회전날 사이에 끼였다. 어머니 전씨가 소식을 들은 건 사고가 나고 한 시간쯤 지난 뒤였다. “인사 사고가 나 회사로 와보셔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집에서 공장으로 가는 15분이 무척 길었다. 경찰은 “너무 참혹하니 현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왜 그때 그 말만 듣고 들어가 보지 못했는지, 그게 내가 너무너무 후회돼요.” 전씨가 말했다.
1년 전 선빈씨의 발인 날(10월20일) 전씨는 한겨레에 “(에스피씨에) 단지 바라는 건, 우리 딸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인 에스피씨 회장은 이튿날 대국민 사과를 하며 중대재해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안전관리 강화에 1000억원 투자를 약속했지만, 전씨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선빈씨의 죽음 이후 열달 만인 지난 8월8일 같은 에스피씨 계열인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반죽 볼 리프트와 분할기(반죽 기계)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다시 선빈씨한테 중대재해가 닥친 그 날이 떠올랐다. “우리 선빈이 때 바꿨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잖아요. 말뿐이었습니다. 뭐 하나 바뀐 게 없어요.”
샤니 공장 사고 당시 리프트 기계에는 상승·하강 때 작동하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고, 끼임을 감지하고 멈추는 안전 센서도 설치되지 않았다. 선빈씨가 끼인 식품 혼합기도 끼임을 감지하고 정지하는 등의 방호 장치가 없었다. 고작 10개월 시차를 두고 닮은 죽음이 반복됐다.
일터에서 기계가 된 사람
전씨는 딸의 죽음과 그 이후 반복된 중대재해를 겪으며 “기본적인 체계조차 잡혀 있지 않은” 기업의 민낯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회사는 직원을 사람이 아닌 기계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한겨레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선빈씨 사고에 대한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재해조사 의견서’를 보면, 선빈씨가 끼인 기계는 위험성 평가에서 끼임 위험이 파악되고도 ‘미미한 위험’으로 평가돼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선빈씨가 했던 소스 배합 작업에 대해선 위험성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고 작업안전표준서 또한 없었다. 회사는 피로도가 크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 야간 맞교대 작업을 위험요인으로 파악하지 않았다. ‘사람의 안전’이라는 관점에서 놓쳐선 안 될 위험을 무더기로 간과한 셈이다. 에스피엘 공장에서는 최근 3년간 끼임 사고가 12건 발생했다.
경영 책임자에게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세우는 기본적인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무력했다는 게 전씨 생각이다. 지난 8월 검찰은 강동석 에스피엘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허영인 에스피씨 그룹 회장은 기소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9월18일 허 회장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검찰에 항고했다. 항고장에는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하는 기업집단 에스피씨의 경영책임자(허 회장)를 중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하지 않으면 기업문화를 개선할 수 없으며, 중대산업재해를 근절할 수 없다”고 적었다. 전씨는 “역시 우리처럼 힘없는 사람은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기지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7개월 불린 이름 ‘선빈’
사고 이후 선빈씨 가족은 20년 동안 운영하던 인쇄소를 정리하고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 이사했다. 전씨는 “우울증약 6알을 먹으며 그냥 살아 있다”고 했다. 기억과 자책이 뒤섞인 날들이 이어졌다. 전씨는 빵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선빈에게 에스피엘 취직을 권했던 일, 식품 대기업 ‘간판’을 믿고 취업을 축하한 일, 일하다 생채기 난 팔꿈치를 보고도 ‘괜찮다’는 선빈씨 말에 지나쳤던 일을 하나씩 되짚었다. 가족은 선빈씨의 제빵 책과 평소 좋아하던 가수 위너의 앨범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그나마 힘이 된 건 함께 분노하고 위로해준 시민들이다. “그래도 기댈 곳이 있구나 싶어서 고마웠습니다. 선빈이 같은 일이 다시 안 생기는 것, 그게 아직도 바람입니다. 다른 (중대재해를 겪은) 가족들이 홀로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지, 겪어보니 알겠습니다.”
지난해 3월 선빈씨는 이름을 혜연에서 선빈으로 개명했다. ‘선빈이라는 이름이 너무 좋아. 요즘 자꾸 그 이름이 눈에 들어오네’라며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선빈씨는 좋아하는 이름으로 7개월 불리고 세상을 떠났다. 전씨는 “가족처럼 평생 같은 아픔으로 기억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선빈이 이름을 부르고 잊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3184
SPC‧쿠팡 노동자 사망, 무보도 속 넘쳐나는 홍보기사 이래도 되나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2023.10.19 11:39)
[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 보고서]
쿠팡 하청업체 노동자가 10월13일 새벽 배송 중 쓰러진 후 숨졌습니다. 그에 앞서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 노동자는 8월 10일 끼임 사고를 당한 후 숨졌습니다. SPC 계열 제빵공장 노동자와 쿠팡 하청업체 노동자 사망 사고를 포함해 노동자 부상 및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언론중재법 제4조(언론의 사회적 책임 등)는 “언론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공적인 관심사에 대하여 공익을 대변하며, 취재‧보도‧논평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함으로써 그 공적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노동자 부상‧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언론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MBC‧종편3사·조중동‧경제지, 쿠팡 노동자 사망 무보도
60대 쿠팡 하청업체 택배노동자가 10월13일 새벽배송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비대”가 사인으로 알려지며 “과로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 10월13일부터 17일까지 방송뉴스와 10월14일부터 18일까지 신문지면 '쿠팡 노동자 사망 사고' 관련 보도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쿠팡 노동자가 숨진 후 5일간 지상파3사와 종편4사 방송 뉴스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면 기사를 모니터링했습니다. KBS가 5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다음으로 한겨레 4건, 경향신문 2건, SBS, JTBC와 한국일보 각 1건입니다. MBC, TV조선, 채널A, MBN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관련 보도를 1건도 내지 않았습니다. 모니터링 대상 언론사는 총 15개인데, 관련 보도는 14건이 전부입니다. 15개 언론사 평균도 약 0.9건으로 채 1건이 되지 않습니다. 쿠팡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이 수치로 증명된 것입니다.
쿠팡 노동자 사망 하루 전인 10월 12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쿠팡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및 과로 문제를 지적하고 쿠팡 대표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100시간 철야농성에 돌입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것은 10월 13일 한겨레 보도 2건이 전부입니다. KBS는 전주, 청주, 창원, 광주 등 지역방송국에서만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노동자 사망 외면한 매경 ‘쿠팡 홍보’, 한경 ‘쿠팡 규제 철폐’
쿠팡 노동자 사망 사고를 전하지 않은 MBC, TV조선, 채널A, MBN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중 2개 경제일간지는 각각 쿠팡을 홍보하거나 쿠팡 관련 규제 철폐를 주장하는 보도를 냈습니다.
매일경제 <쿠팡 가전제품 무상수리, 중소 협력사와 동반성장>(10월18일 박창영 기자)은 쿠팡이 “보증기간 내 가전제품에 대한 무상 수리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쿠팡 무상 A/S(애프터서비스)’를 론칭”했는데, “고객의 편의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제조사‧수리업체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쿠팡 신규 서비스를 홍보하며 신규 서비스가 ‘중소 협력사와 동반성장’이라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쿠팡 주장을 그대로 전달한 홍보성 기사입니다.
한국경제 <사설-외국인에게도 총수 족쇄… 이런 게 기업 괴롭히는 킬러 규제>(10월18일)는 10월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외국인 동일인(총수) 지정 기준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규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2021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쿠팡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는 총수 지정제에 따라 대기업 총수로 지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상호출자 금지 등 이중 삼중의 규제망에 편입”된다며 총수 지정제의 악영향을 우려했습니다. “그동안 기업의 의사 결정은 총수 1인 지배력보다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으로 바뀌었는데도 총수 지정제와 같은 “시대착오적 갈라파고스 규제”가 남아 있는 것 자체가 한심한 일이라며 ‘총수 지정제 철폐’를 주장했습니다.
쿠팡이 2021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외국인 총수 지정 근거와 기준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나섰지만 연기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이 외국인 총수 지정 기준이 마련될 경우,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인 투자자가 제3국 투자자보다 불리해선 안 된다’는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반으로 미국과 통상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쿠팡은 현재 미국 국적의 김범석 대표가 아니라 쿠팡 법인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은 기업 특수관계인(총수 및 그 친족)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으로 총수가 지정되지 않은 기업집단에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없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올해 말까지 (외국인 총수 지정 기준) 규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입니다. 쿠팡처럼 특수관계인이 지정되지 않은 기업은 일감 몰아주기 등과 같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규제를 비켜가게 됩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의 주식소유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하여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의사 결정은 총수 1인 지배력보다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으로 바뀌었으니 “(총수 지정제와 같은) 시대착오적 갈라파고스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한국경제 주장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SPC 노동자 사고 후 71일간 보도 전무
SPC그룹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 50대 노동자가 8월10일 끼임 사고로 응급수술 받은 뒤 치료받던 중 숨졌습니다. 지난해 SPC그룹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20대 노동자가 숨진 이후 대대적인 SPC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자, 허영인 SPC 회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국민 사과하며 “3년간 1천억 원을 투자해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재발방지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SPC 노동자 사고 발생 직후 71일간 지상파3사와 종편4사 방송 뉴스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면 기사를 모니터링했습니다. KBS와 한겨레가 각 13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다음으로 경향신문 11건, MBC 7건, SBS 6건, JTBC와 MBN 각 5건, 동아일보와 한국일보 각 3건, TV조선과 매일경제 각 2건, 채널A와 중앙일보, 한국경제 각 1건입니다. TV조선, 채널A,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15개 언론사 평균 보도건수 약 4.9건에 못 미치는 적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조선일보는 SPC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해 1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 8월8일부터 10월17일까지 방송뉴스와 8월9일부터 10월18일까지 신문지면' SPC 노동자 사망 사고' 관련 보도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50대 노동자 사망에 앞서 2차례 노동자 끼임 사고가 발생해 이번이 3번째 사고입니다. 지난해 SPC 계열 SPL 제빵공장의 20대 노동자 사망 이후 2번째 사망 사고입니다. 허영인 SPC 회장이 재발방지와 안전경영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죠. 사고 이후 8월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샤니 제빵공장 긴급 시찰에 나섰고, 10월12일 국회 국정감사에는 SPC 계열사 샤니 대표가 출석해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SPC 노동자 사고 발생 직후 71일간 15개 언론사의 1일 보도건수는 약 1건입니다. 언론이 해당 사고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선일보, SPC 노동자 사망 보도 0건→SPC 홍보‧칭찬 보도 9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SPC 노동자 사망 사고 관련 보도를 모니터링한 기간 중 언론의 SPC 관련 보도 전체를 살펴봤는데요. SPC 노동자 사망 사고에 무관심했던 일부 언론이 SPC 홍보나 칭찬 보도에는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8월8일부터 10월17일까지 방송뉴스와 8월9일부터 10월18일까지 신문지면 'SPC 홍보‧칭찬' 보도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와 한국경제가 각 9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다음으로 매일경제 7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각 5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각 1건입니다. SPC 홍보‧칭찬 보도는 총 38건인데, 같은 기간 신문지면의 SPC 노동자 사고 관련 보도는 34건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SPC 홍보‧칭찬을 각 5~9건 보도했는데요. SPC 노동자 사망 사고를 각 1~3건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특히 SPC 노동자 사망 사고를 1건도 보도하지 않은 조선일보는 SPC 홍보‧칭찬 보도를 9건이나 냈습니다.
SPC 노동자 사망 외면… 중앙일보 “K-빵집 날개 달아”, 한경 “SPC 부스 오픈런”
경향신문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이해 못할 SPC의 ESG 등급>(8월22일 홍기빈 정치경제학자)은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는 사고는 이미 누차 반복”됐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행한 ESG 평가”에서 “(SPC는) 특히 ‘S’(사회적 책임) 항목에선 계속 ‘A’”를 받았는데, “거의 최고 평가를 받아온 셈”으로 “이해 못할 SPC의 ESG 등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중앙일보 <“뚜레쥬르 100개, 파리바게뜨 139개” 미국서 K-빵집 날개 달았다>(8월22일 김민상 기자)는 “SPC그룹 등 ‘K-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식품 기업이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파리바게뜨의 해외 점포는 미국‧영국‧중국‧싱가포르 등 480개에 달한다”는 홍보성 기사를 냈습니다.
한겨레 <“SPC 기계에 빨려간 죽음, 내딸 선빈이 마지막이길 빌었는데”>(10월16일 장현은 기자)는 SPC 계열 SPC 제빵공장 노동자 1주기 소식을 전했는데요. 하지만 같은 날 한국경제는 <롯데·SPC·동서식품… 외국인도 부스 ‘오픈런’>(10월16일 송영찬‧안시욱 기자)과 <어느덧 7회 맞은 ‘청커페’ 가을 대표 축제 됐다>(10월16일 이미경‧박시온 기자)에서 ‘청춘, 커피 페스티벌’ 소식을 전하며 “청년들이 많이 방문하니 활력이 넘치고 분위기도 밝아지는 것 같다”는 SPC 관계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SPC 노동사 사망 사고는 외면한 채 SPC 홍보‧칭찬 기사를 쏟아내는 보수언론과 경제지 등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들 언론에게 SPC 홍보‧칭찬 기사는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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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시간·야간노동 개선 빠진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 (매노, 강예슬 기자, 2023.10.20 16:33)
교대제 개편 미적, 대안이 법정 근로시간 준수? … 안전투자 1천억원 6개월 당겨 조기집행
10개월 새 기계 끼임사고로 두 명의 노동자가 숨지면서 ‘죽음의 빵’이라는 비판을 받은 SPC그룹(회장 허영인)이 안전 투자 1천억원을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2년6개월 안에 집행한다. 하지만 사망사고를 부른 장시간·야간노동 문제 해결은 여전히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에 따르면 SPC그룹은 “교대제 개편 목표시기는 노사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시기나 방식이 현재로선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26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집중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동부 국감에서 이강섭 샤니 대표에 의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 18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SPC그룹은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이란 문서를 환노위 의원실에 제출했다.
후순위로 밀려난 안전강화 대책 ‘근로환경’
SPC그룹은 재발방지대책 9가지를 제시했는데 이 중 근로환경 개선은 제일 후순위였다. 사업장 내 주야 맞교대 근무를 최소화하기 위한 TFT를 ‘사업장 상황에 따라’ 운영하고 있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해결책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PC는 “현실상황을 반영해 (현장·노조와) 계속 논의 중”이라며 “교대제 개편 목표시기는 노사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근무시간보다 급여수준이 중요" “임금 감소 없는 교대제 개편 요구” “3교대 실행시 인력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 “인건비 부담”과 같은 ‘현장, 노조 의견’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대안 논의로 “법정 근로시간 준수가 중요”하다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10월15일 SPL 평택공장에서 23살 노동자 박선빈씨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여 사망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박씨의 사고는 야간근무 종료 1시간을 앞두고 일어났고, 사고의 원인으로 장시간·야간노동이 지목됐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법무법인 두율)는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을 개선할 비용이나 인력에 대한 검토는 계열사별 추상적인 논의에 맡겨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전 설비 확대하면 사고 안 날 것?
“기술적 사고” 비판
SPC그룹이 새롭게 공개한 재발방지대책은 안전관리 투자비 1천억원 조기 집행(3년→2년6개월) 방안이다. 허영인 회장은 지난해 10월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로 사회적 비판을 받자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안전관리 투자비 집행 시기를 6개월 앞당긴다는 것이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안전투자 내역 공개 및 중간평가’도 공약했다. 안전투자 집행 내역과 주요 계열사별 투자 사례 등을 그룹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의 사업장 현장 방문 및 간담회 등을 추진해 안전투자 이행을 점검하겠다는 내용이다. 대표이사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전 계열사 임원의 평가지표로 ‘법인 재해율’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테마별 수시 위험성 평가 진행 △고용노동부 인증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2년에 1번 안전진단, 화재진단 △SPC그룹의 고유한 안전보건관리를 위한 표준 기준(ISR) 개발, 내년까지 확대 적용 △전 사업장 국제표준안전보건 경영시스템(ISO45001) 도입 △안전문화 확립을 위한 교육 등을 밝혔다.
과거보다 개선된 부분은 일부 있지만 SPC그룹의 안전관리 대책이 여전히 안전설비, 안전관리조직 등 기술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영국 변호사는 “안전센서 등 안전설비를 설치하면 안전해지겠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며 “상명하달식의 안전개선 방안으로 노동자를 안전의 주체로 보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외부에 안전진단을 맡기거나, 노동자를 교육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전문가 “여전히 생산과 안전 분리
물량 늘면 위험도 증가”
특히 생산과 안전을 분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권영국 변호사는 “위험을 불러오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생산관리시스템이다. 물량이 늘어나면 위험이 증가하는데, 물량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성찰이 없다”고 꼬집었다. “생산 물량과 속도가 과중하면 안전설비나 장치는 ‘장애물’로 유명무실해지기 쉽상이다”고 지적했다. 기계의 안전조치가 이뤄지더라도 회사가 안전보다 생산을 중시하는 경영시스템을 유지되는 한 노동자 혹은 관리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일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올해 8월 샤니 성남공장에서 발생한 50대 노동자의 사망사고에서도 드러난다. 샤니는 작업표준서에 고인이 맡은 공정의 위험요소로 ‘볼 리프트 하강 시 끼임 및 충격 위험’을 명시했지만 위험에 대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현장을 직접 보는 노동자도 대책이 아쉽기만 하다.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은 “SPL 공장은 실제 사고가 난 곳이라 현장이 개선되기는 했다”면서도 “여전히 연차를 제대로 못 쓴다는 이야기는 들리지만 불이익을 받을까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개선됐다고 느끼는 부분 중 상당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가령 2시간 일하면 15분 쉬기, 위험작업은 2인1조 구성 등이다. 사고 전에는 3시간 일한 뒤 10분도 채 쉬지 못했다는게 현장노동자의 증언이다.
실제 SPC그룹은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 문서에 계열사별 안전경영 주요 개선 사항으로 ‘노동법률 준수 강화’를 버젓이 쓰기도 했다.
 
SPC그룹 안전 투자비 325억원, 어디에 썼나?
SPC그룹(회장 허영인)이 지난해 10월 3년간 안전관리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1천억원 중 지난 9월까지 SPC그룹 계열사에 집행된 금액은 325억3천만원이다. 전체 금액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어디에 어떻게 쓰였을까.
22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에 따르면 안전관리 강화 비용 중 가장 많은 금액이 사용된 곳은 안전설비 확충이다. 집행금액 3분의1이 넘는 113억원이 투입됐다. 안전발판·계단·사다리, 안전장비·보호구, 안전난간과 안전센서 등 안전장치 등에 쓰였다.
유해위험 요소가 있는 설비와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에는 87억6천만원, 휴게공간 설치 및 이동통로 개선 등 작업환경 개선에 66억6천만원을 썼다. 노후장비 개선에는 37억6천만원이 쓰였다.
지난해 10월 청년 노동자가 업무 중 배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SPL은 배합기 상단에 안전난간대를 설치하고, 설비 방호덮개와 인터록을 설치하는 등 ‘뒤늦은 조치’를 취했다.
SPC그룹은 “지난 SPL 사고 이후 진행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진단 조치 결과에 따라 위반된 477건 등을 모두 시정조치했다”며 “외부진단 업체 등을 통한 자체 개선도 함께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영인 회장은 SPL 평택공장 사고 발생 직후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발생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올해 8월 샤니 성남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노즐교체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SPC그룹은 여론과 국회의 질타를 받자 안전관리 투자 비용 1천억원을 2년6개월 동안 조기집행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0201729001#c2b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 끼임사고…샤니 대표 사과 6일만 (경향, 조해람 기자, 2023.10.20 17:29)
파리바게뜨 빵을 만드는 SPC그룹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또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 SPC 샤니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 사고로 샤니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서 사과한 지 6일 만이다.
2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지난 18일 오전 3시쯤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50대 A씨가 포장 기계에 새끼손가락이 끼여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포장 장치의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 작동 정지 상태에서 수동으로 작업하던 중 기계에 장갑이 말려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SPL 평택공장에서는 지난해 10월15일 20대 직원 박모씨가 소스배합기 작업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지난 8월8일에는 경기 성남 샤니 공장에서는 50대 직원이 반죽기 볼 리프트 기계에 몸이 끼이면서 목숨을 잃었다.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안전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SP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5년 6개월 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인정을 받은 SPC 노동자는 총 853명이다. 산재 재해자는 2018년 100명에서 2019년 150명, 2020년 158명, 2021년 176명, 2022년 188명, 2023년 6월 81명으로 증가 추세였다. 산재 인정을 받은 853명 중 736명(86%)이 사고재해자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허영인 SPC 회장을 오는 26일 노동부 국정감사(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SPC 관계자는 “A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했다.
 
https://www.ytn.co.kr/_ln/0101_202310211641213997
'또 산재 사고'에 민주 "손 끼임 사고 = SPC됐다" (YTN 이준엽 기자, 2023년 10월 21일 16시 41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손 골절을 입은 데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손 끼임 사고는 곧 SPC가 됐다며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선다윗 상근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는 계열사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발생해 더욱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이어 실수가 반복되면 더는 실수일 수 없다면서 산재를 근절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일 국회가 허영인 SPC그룹 회장 국감 증인 채택에 합의한 만큼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통해 SPC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습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858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 살펴보니] 과로·심야노동 개선 빠진 시설 투자, ‘SPC식 산재’ 부른다 (매노, 강예슬 기자, 2023.10.22 19:28)
교대제 개편 미적대는 사이 SPL 제빵공장 노동자 새벽에 또 끼임 사고
파리바게뜨 빵을 만드는 SPC그룹 계열사 SPL에서 또 끼임 사고가 발생해 50대 노동자 새끼손가락이 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SPC 샤니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고로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사과한 지 6일 만이다. 끊이지 않는 산재사고 뒤에는 여전히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생산의 후순위로 두는 SPC그룹의 경영 방침이 있다는 비판이 높다. 실제로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에는 두 차례 산재 사망사고의 근본원인으로 지적된 장시간·야간노동 문제 해결은 빠져 있다. ‘근로환경’ 개선 없는 안전대책으로는 산재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2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SPL 평택공장에서 A씨가 포장기계에 새끼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장기계에서 작업 중이던 A씨는 장치의 간격이 벌어지자 이를 조정하려 수동으로 기계를 조작하던 중 기계에 장갑이 말려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은 “체인벨트에 말린 새끼손가락이 부서졌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시각은 새벽 3시쯤이다. 주야 맞교대로 운영하는 제빵공장에서 주의력이 떨어지는 심야시간대 발생한 ‘전형적인 SPC식 산업재해’다.
근로환경 개선, 9개 재발방지대책 중 가장 후순위
환경노동위원회의 요구로 SPC그룹이 국회에 제출한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에 따르면 SPC그룹은 “교대제 개편 목표시기는 노사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시기나 방식이 현재로선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15일 SPL 평택공장에서 23살 노동자 박선빈씨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여 사망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박씨의 사고는 야간근무 종료 1시간을 앞두고 일어났고, 사고의 원인으로 장시간·야간노동이 지목됐다.
SPC그룹은 산재 재발방지대책 9가지를 제시했는데 이 중 근로환경 개선은 가장 후순위다. 사업장 내 주야 맞교대 근무를 최소화하기 위한 TFT를 ‘사업장 상황에 따라’ 운영하고 있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해결책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PC는 “현실상황을 반영해 (현장·노조와) 계속 논의 중”이라며 “교대제 개편 목표시기는 노사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근무시간보다 급여수준이 중요” “임금 감소 없는 교대제 개편 요구” “3교대 실행시 인력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 “인건비 부담”과 같은 ‘현장, 노조 의견’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대안 논의로 “법정 근로시간 준수가 중요”하다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담았다.
안전투자 1천억원 중 325억원 집행
2년6개월 조기집행 내세웠지만…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3년간 안전관리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1천억원 중 지난 9월까지 SPC그룹 계열사에 집행된 금액은 325억3천만원이다. 안전설비 확충에 집행금액의 3분의1이 넘는 113억원이 투입됐다. 안전발판·계단·사다리, 안전장비·보호구, 안전난간과 안전센서 등 안전장치 등에 쓰였다. △유해위험 요소가 있는 설비와 공정을 자동화에 87억6천만원 △휴게공간 설치 및 이동통로 개선 등 작업환경 개선에 66억6천만원 △노후장비 개선에는 37억6천만원이 쓰였다. SPL의 경우 배합기 상단에 안전난간대를 설치하고, 설비 방호덮개와 인터록을 설치하는 등 ‘뒤늦은 조치’를 취했다.
이번에 SPC그룹이 새롭게 공개한 재발방지대책은 안전관리 투자비 1천억원 조기 집행(3년→2년6개월) 방안이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안전투자 내역 공개 및 중간평가’도 공약했다. 안전투자 집행 내역과 주요 계열사별 투자 사례 등을 그룹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의 사업장 현장 방문 및 간담회 등을 추진해 안전투자 이행을 점검하겠다는 내용이다. 대표이사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전 계열사 임원의 평가지표로 ‘법인 재해율’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보다 개선된 부분은 일부 있지만 SPC그룹의 안전관리 대책이 여전히 안전설비, 안전관리조직 등 기술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전설비 확충 넘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 만들어야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법무법인 두율)는 “안전센서 등 안전설비를 설치하면 안전해지겠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며 “상명하달식의 안전개선 방안으로 노동자를 안전의 주체로 보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외부에 안전진단을 맡기거나, 노동자를 교육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권 변호사는 “위험을 불러오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생산관리시스템이다. 물량이 늘어나면 위험이 증가하는데, 물량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성찰이 없다”고 꼬집었다. “생산 물량과 속도가 과중하면 안전설비나 장치는 ‘장애물’로 유명무실해지기 쉽상이다”고 지적했다. 기계의 안전조치가 이뤄지더라도 회사가 안전보다 생산을 중시하는 경영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노동자 혹은 관리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일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올해 8월 샤니 성남공장에서 발생한 50대 노동자의 사망사고에서도 드러난다. 샤니는 작업표준서에 고인이 맡은 공정의 위험요소로 ‘볼 리프트 하강 시 끼임 및 충격 위험’을 명시했지만 위험에 대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현장을 직접 보는 노동자도 대책이 아쉽기만 하다. 강규형 SPL지회장은 “SPL 공장은 실제 사고가 난 곳이라 현장이 개선되기는 했다”면서도 “여전히 연차를 제대로 못 쓴다는 이야기는 들리지만 불이익을 받을까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개선됐다고 느끼는 부분 중 상당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가령 2시간 일하면 15분 쉬기, 위험작업은 2인1조 구성 등이다. 사고 전에는 3시간 일한 뒤 10분도 채 쉬지 못했다는게 현장노동자의 증언이다.
실제 SPC그룹은 ‘SPC그룹 안전 강화 방안’ 문서에 계열사별 안전경영 주요 개선 사항으로 ‘노동법률 준수 강화’를 버젓이 쓰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023059100061?input=1195m
작년 사망사고 난 평택 SPL 제빵공장서 이번엔 손끼임 골절사고 (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2023-10-23 10:55)
끊이지 않는 SPC 계열사 사고…올해 샤니 공장서도 근로자 숨져
지난해 20대 근로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최근 50대 여성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SPC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3시께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A씨가 빵 포장기계에서 작업 중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기계 장치의 조정을 위해 수동으로 작업하다가 기계에 장갑이 말려 들어가며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이 사고로 A씨는 왼손 새끼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SPC 관계자는 "기계 장치의 기어를 조절하기 위해 작동 정지 상태에서 작업자가 수동으로 작업하던 중 새끼손가락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해 즉시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진행했다"며 "부상 근로자는 현재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SPC 계열사에서의 근로자 끼임 사고는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15일 이번에 사고가 난 곳과 동일한 곳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 B씨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했다.
당시 SPC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같은 달 21일 허영인 SPC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지난해 10월 23일 SPC 또 다른 계열사인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났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7월 12일 역시 같은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이 빨려 들어가 손가락이 골절됐다.
또 지난 8월 8일 같은 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이동식 리프트와 설비 사이에 끼어 숨져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강섭 샤니 대표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은 최종적으로 대표이사인 저에게 있다"라며 "(안전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허 회장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노동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02413510000010
'글로벌 사업' 바빠 국감 못 온다는 산재 빈발 SPC·DL 회장... "국민 우롱" 비판 (한국일보, 최나실 기자, 2023.10.24 18:00)
중대재해 잦은 SPC·DL 회장 국감 불출석
'K푸드 세계화' '국가 발전' 위한다며 해명
노동계 "돈벌이 위해 노동자 생명은 뒷전"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SPC그룹과 DL그룹의 회장들이 오는 26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하기로 했다. 노동계는 "국민의 생명과 국회의 권능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허영인 SPC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허 회장은 "K푸드 세계화와 함께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목표로 미리 계획된 불가피한 해외 출장"이라며 "대한민국 식품 산업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헤아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재복 SPC 대표이사가 대신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8월부터 계획된 일정에 따라 해외 출장 중"이라며 "금주부터 국가와 기업 발전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미래 신기술 분야 기술 확보와 신규 사업 기회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밝혔다.
당초 환노위는 26일 열리는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 두 총수를 증인으로 불러 산하 계열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안전관리 부실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앞서 12일 DL그룹 산하 건설사인 디엘이앤씨의 마창민 대표, SPC 계열사 샤니의 이강섭 대표가 국감장에 불려 나왔지만 국회가 다시 두 그룹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실질적 경영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자는 취지였다.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허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와 함께 1,000억 원 규모의 안전경영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8월에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또 끼임 사고로 숨졌다. 디엘이앤씨는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래 노동자 8명이 숨져 '중대재해 1위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디엘이앤씨 시민대책위와 파바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디엘이앤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벌이를 위해서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얼마든지 뒷전으로 미루고 희생해도 된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이해욱·허영인 회장은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국정감사에 당장 출석하라"고 규탄했다.
권영국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국회법과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국회 청문회를 열어 이들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사유서에 안전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구구절절 써놨지만 12일 샤니 대표가 국감에 불려나가 자신은 권한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며칠 뒤 또 SPL에서 끼임 사고가 났다"며 "반복되는 산재를 해외 출장으로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두 회장의 불출석 통보에 야당은 형사 고발 조치, 청문회 개최 등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증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대기업 총수들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장 불출석 후 벌금을 내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895
샤니, 5년간 네 번 안전보건감독했는데 사망사고 (매노, 강예슬 기자, 2023.10.25 07:30)
지난해 SPL 평택공장 사고와 유사, 감독 실효성 논란 … “종합감독 물량 적은데, 이마저도 형식적”
고용노동부가 지난 8월 업무중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숨졌던 샤니 성남공장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4차례 산업안전보건감독을 시행했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샤니 성남공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거의 매해 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감독을 받았다. 하지만 과태료 처분은 6건에 그쳤다. 사고 발생 직후 노동부가 샤니 성남공장을 기획감독한 결과 30건의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해 이 중 13건에 대해 7천63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과 대조된다. 안전보건감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해 감독해도 과태료 1건
사고 뒤 기획감독은 13건 부과
올해 8월8일 샤니 성남공장에서는 50대 노동자가 반죽 분할기 노즐 교체 작업 중 배합볼과 기계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부는 같은달 샤니 성남공장과 대구공장을 기획감독했다.
그 결과 38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22건은 사법조치 됐고, 16건은 과태료 9천640만원이 부과됐다. 성남공장만 보면 30건의 법 위반이 확인됐고 이 중 17은 사법처리, 13건은 7천6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구체적 법 위반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노동부는 “위반사항, 사법처리, 과태료 부과 세부 내역은 현재 진행 중인 중대재해 수사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어 제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샤니 성남공장이 2018년부터 5년 동안 네 차례 안전보건감독을 받았지만 법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받은 경우는 공정안전보고서 제출, 노동자 건강진단, 공정안전보고서 이행, 자율안전확인표시 등의 의무를 위반한 사안 뿐이었다.
안전보건감독이 실효성 있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사한 지적은 지난해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청년 노동자 박선빈씨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진 뒤에도 있었다. 노동부는 2018년부터 약 5년간 6차례 안전보건 감독·점검을 실시했지만 끼임사고 방호조치에 관한 시정지시가 이뤄지지 않았고, 물질안전보건자료 미비치 등에 3건 위반에 대한 과태료만 부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적발 등 쉬운 감독만
노동부가 수행하는 안전보건감독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안전보건 감독은 사항 전반에 걸쳐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종합감독과 사업장 규모 또는 유해·위험요인에 따라 사업장 일부 공정·작업 또는 안전보건 일부 분야에 한정하는 부분감독으로 나뉜다.
부분감독의 경우 전체 사업장 위험을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감독이 아닌 점검으로 진행되는 경우 과태료 부과와 사법처리 등을 하지 않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SPL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사고 전 노동부가 수행했다는 6건의 안전보건감독 중 3건은 점검 형태로 이뤄졌다. 제대로 된 감독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정기감독이 부분감독이 아닌 종합감독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노동부는 통상 한 해 동안 2만권의 일반감독·특별감독을 실시한다. 그런데 올해 1년 동안 위험성평가 특화점검은 1만곳, 일반감독 및 특별감독은 1만곳에서 시행하기로 밝혔다. 이 중 종합감독은 5천건 수준이다. 국내 전체 사업장 규모를 고려하면 감독이 턱없이 부족하다. 진행되더라도 인력과 자원의 한계, 감독관 역량 등에 따른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사업장의 모든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하는 감독은 제한적”이라며 “가령 노동부가 추락 중심으로 감독을 진행하는 중에도 끼임과 같은 다른 유형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종합감독이 진행되더라도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며 “사업장 전체 위험요인에 대해 점검하지 못하고 서류 미비치,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등의 적발사항이 많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노동부가 지난해 SPC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감독을 한 결과 법 위반 사항 중 상당수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미실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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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308082122005
또 SPC…성남 제빵공장서 노동자 끼임사고 (경향, 김태희 기자, 2023.08.08 21:22)
반죽 기계에 몸통 끼어 중상
심정지 상태 이송 긴급 수술
지난해 재발 방지 약속에도
현장 안전사고 끊이지 않아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SPC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 8일 노동자 1명이 기계에 끼인 사고가 났다. 해당 공장은 이날 전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1분쯤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소재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A씨(56)가 반죽 기계에 끼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사고 발생 30여분 만인 오후 1시12분 인근 병원에 도착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A씨의 호흡과 맥박은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수술을 앞두고 있다.
사고는 반죽 기계에서 일하던 A씨의 몸이 기계에 끼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은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죽을 리프트 기계로 올려 다른 반죽 통에 쏟아내는 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작업은 2인1조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리프트 기계 아래쪽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함께 일하던 다른 노동자가 A씨의 안전이 확보된 것으로 착각해 기계의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혐의점이 확인되면 책임자를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SPC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사고 발생 즉시 해당 직원은 당사 응급조치 및 119 신고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공장 전 생산 라인을 곧바로 가동 중단했다”며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직원과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당사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며 “(해당 직원은) 현재 호흡은 돌아온 상태로 병원에서 수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SPC는 지난해 ‘20대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 발생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15일 SPC 계열사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 C씨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는 ‘2인1조 미준수’ 등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하게 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영인 SPC 회장은 지난해 사고 발생 6일 뒤인 같은 달 21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 등을 물어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포함한 공장 관계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SPC 계열사에서는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했다. 이번 사고가 난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지난해 10월23일 4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났다. 아울러 같은 공장에서 지난달 12일에도 제품 검수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의 손이 기계에 끼여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https://www.khan.co.kr/opinion/editorial/article/202308091927001
[사설] 또 끼임사고 SPC, 불투명·불철저한 대처 책임 물어야 (경향, 2023.08.09 19:27)
국내 1위 제빵기업 SPC 계열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크게 다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 8일 낮 12시41분쯤 경기 성남에 있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사고는 노동자가 이동식 리프트와 설비 사이에 끼이면서 일어났다. 외상성 심정지 상태에 빠진 노동자는 현재 호흡이 돌아와 수술을 준비 중인 상태라고 한다. 경찰은 작업은 2인1조로 이뤄졌고, 사고 당한 동료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다른 노동자가 기계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SPC 계열의 또 다른 평택공장에서는 열 달 전에도 20대 노동자가 야간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참혹하게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그 당시 이 그룹 제품과 프랜차이즈의 불매운동이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났고, SPC 허영인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허 회장은 그 자리에서 회사에 안전경영위원회를 만들고 작업환경 개선 등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재발방지 약속이 무색하게 사고는 계속 이어졌다. 허 회장 사과 후에도 이번 사고가 난 공장에서만 3번의 끼임사고가 났다. 이런 상황이라면 ‘목숨을 걸고 일터로 나간다’는 말이 과하지 않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번 사고를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에는 “SPC그룹은 구제불능이다” “불매운동하고 싶어도 독과점이라 강력 처벌만이 답이다”라는 등의 분노 섞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고 직후 SPC는 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이번에도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눈가림 대응에 그쳐선 안 된다. ‘피 묻은 빵 안 먹겠다’며 불매운동을 했던 시민들의 공분을 기억한다면 SPC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인정했듯,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는 그 자체로 노동자의 기본 권리이다. 통상 12시간 주야 맞교대로 일하는 제빵 공장은 근무강도가 높은 일터로 꼽힌다. 성남 샤니 공장도 분기별로 2주만 빼고 나머지는 맞교대로 운영 중이라고 한다. SPC는 밤샘·장시간 노동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좀 더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값싼 노동의 대가로 기업의 배만 불려서는 안 된다. 또한 안전경영 투자금 집행 계획을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 당국은 샤니 공장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만큼 사고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103876.html
[사설] 반복되는 산재사망, ‘안전 뒷전’ 구조적 원인 규명해야 (한겨레, 2023-08-10 18:08)
경기도 성남의 에스피씨(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끼임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던 50대 노동자가 10일 회복되지 못한 채 숨졌다. 빵 반죽을 리프트 기계로 올려 다른 반죽 통에 쏟아 넣는 업무를 맡았던 고인은 지난 8일 반죽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었다. 전날인 9일에는 경기도 안성시 옥산동 9층 건물 신축 공사장(시공사 기성건설)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나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난 현장에서 함께 일해온 29살, 30살 연년생 형제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용노동부는 두 사건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에 나서야 하는 동시에 반복해 산재 사고가 일어나는 구조적 원인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
에스피씨그룹에서는 기계에 끼여 숨지거나 다치는 산재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10월 평택 에스피엘(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끼임사고로 숨지면서 당시 허영인 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했는데, 그 이후로도 끼임사고가 이어졌다. 이번에 숨진 50대 노동자가 일하던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손가락이 절단되거나 골절되는 끼임사고가 이전에 두차례 더 있었다. 안전관리에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던 허 회장의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물량 주문이 많아지면 무리하게 직원들을 밤샘 근무 배치하던 고질적 관행은 개선이 되었는지 규명되어야 한다.
안성 붕괴사고도 지난해 10월 케이와이(KY)로지스 물류창고 신축 공사 등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쓰는 공사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유형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9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이루어지던 중 데크플레이트가 무너지면서 8층에 있던 베트남 형제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 데크플레이트는 바닥재나 거푸집을 대신하는 철강 패널인데 동바리(지지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콘크리트 하중을 견딜 수 있어,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이 가능한 공법이다. 무게중심이 한군데로 쏠리면 무너질 수 있어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가 배치되어야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숙련도가 낮거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베트남 형제와 같이 사고를 당한 뒤 구조된 4명의 노동자도 모두 중국 국적이다.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은 아닌지, 당국이 철저한 수사와 감독에 임해야 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81015410002091?did=NA
SPC 끼임 사고 노동자 끝내 사망... "이번엔 다르다" 불매운동 다시 꿈틀 (한국일보, 장수현 기자, 2023.08.11 04:30)
10개 월만에 또 같은 사고로 50대 숨져
지난해 '1000억 안전 투자' 약속 공염불
'SPC 목록' 재공유 등 불매 운동 거세져
“이번 사고로 불매 의지가 더 강해졌어요.”
8일 SPC그룹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 기계 끼임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50대 노동자가 이틀 만에 끝내 사망했다. 또 다른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스물셋 여성노동자가 비슷한 사고로 숨진 지 꼭 10개월 만이다. 사망만 아니었을 뿐, 그 사이 안전사고는 5건이나 더 있었다.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며 1,000억 원 투자를 공언한 회사의 약속은 허울에 불과했다. 직장인 장모(25)씨는 10일 앞으로 SPC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사람이 다치고 죽어가면서 만든 빵은 안 먹는 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허울 불과했던 설비 강화 약속
SPC 제품 불매 운동이 다시 불붙었다. 지난해 10월 끼임 사망 사고 후 허영인 SPC 회장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사고가 터졌고, 급기야 노동자가 또 숨졌다. 소비자들은 “이 정도면 회사가 노동환경을 방치한 수준”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설 채비다.
소비자를 분노케 하는 이유는 하나다. 10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죽음의 원인이 안전관리 소홀에 있는 탓이다. 숨진 A씨는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죽을 옮기다 상반신이 끼어 변을 당했다. 그러나 반죽 기계엔 ‘비상 멈춤 스위치’만 있을 뿐, 위험을 감지했을 때 자동으로 멈추는 장치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상태를 살피지 않고 기계를 작동시킨 동료의 실수가 1차적 원인이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2중, 3중의 보호막은 전혀 구비돼 있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사고 원인과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지난해 사고 후 고용부 요구 사항을 SPC 측이 제대로 반영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당시 회사는 거액을 들여 “연동장치(인터록), 안전 난간, 안전망, 안전 덮개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펜션·식당도 "SPC 제품 안 써요"
SPC는 이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 거듭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국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6차례나 반복된 사고에 소비자들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미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해시태그(#)를 활용한 불매운동이 거세다. 이용자들은 ‘#SPC’ 같은 키워드와 함께 SPC 계열사 및 브랜드 명단을 정리한 표부터 이 회사 빵을 납품받는 업체 목록까지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대학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SPC 불매를 언급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성공회대 인권위원회는 아예 공식 SNS에 “다시 한번 SPC 불매를 호소한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SPC 브랜드를 향한 부정적 인식은 포털사이트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검색 데이터를 분석하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검색어 SPC에 붙는 연관 검색어는 3위 SPC 브랜드, 6위 SPC 불매 이유, 9위 SPC 불매 리스트였다. 10위까지 나머지 검색어도 끼임 사고와 관련이 있었다. 경기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최모(69)씨는 “별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사고 소식에 놀라 SPC 빵과 음료 대신 타사 제품을 손님들께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짝 타올랐다 꺼졌던 지난해와 달리 지속적인 불매 운동 조짐도 감지된다. 당장 모든 SPC 제품을 끊으면 스트레스로 쉽게 포기할 수 있으니 가능한 범위 내에서 꾸준히 불매를 실천하고, 주변에도 무작정 강요하기보다 합리적 이유를 설득하자는 것이다. 1년 넘게 이런 식으로 생활 속 SPC 불매 운동을 실천한 직장인 최모(29)씨는 “대체재를 찾거나 돈을 아낀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다. 이제 나에게 불매는 운동이 아닌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04191.html
더 악질이 된 SPC, 끼임 현장 가리고 질문하는 기자 밀쳤다 (한겨레, 장현은 기자, 2023-08-14 06:00)
“작년에 큰 사고 있고 나서 달라진 거 있냐고 물었을 때, 엄마가 ‘달라진 거 없어. 회사가 그렇지 뭐’라고 했어요. 공장에서 끼임 사고 자주 있다고 하니까, 저도 늘 조심하라고 했는데….”
지난 8일 벌어진 에스피씨(SPC) 계열 샤니 빵 공장 끼임 사고로 사망한 ㄱ씨(55)의 큰딸 ㄴ씨(24)는 11일 경기 분당차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마주친 기자에게 “아직 (죽음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ㄴ씨는 “엄마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회사와 국가의 책임이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ㄱ씨는 8일 반죽 볼 리프트와 분할기(반죽 기계)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한 뒤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이틀 뒤 끝내 숨졌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족의 모습은 10달 전 찾았던 평택의 빈소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평택의 에스피엘(SPL) 공장에서 10시간째 야간 노동을 하다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진 20대 딸의 빈소에서 어머니는 “우리 딸이 정말로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바람은 10달 만에 물거품이 됐다. 허영인 에스피씨 회장은 당시 사고 6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하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1000억원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샤니 빵 공장에선 손가락 끼임 사고가 알려진 것만 두 차례나 발생했다.
10달 전에 견줘 달라진 건 에스피씨 쪽의 대응이다. 지난해 사고 다음날 공장에서 사고 기계만 흰 천으로 덮어놓고 그 옆에서 동료 노동자한테 작업시키 게 알려져 ‘피 묻은 빵’이라는 공분을 산 에스피씨는 이번에는 아예 공장 공개 자체를 거부했다.
지난 11일 오전 샤니 공장을 찾은 정의당 의원들과 산업안전 전문가를 “현장 훼손 우려가 있다”며 가로막은 것이다.
그날 밤 10시께 빈소를 찾은 허영인 회장에게 기자가 “끼임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한 생각”을 물었지만 허 회장은 답변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서둘러 떠났다. 직원 7명이 나서 입장을 묻는 기자를 거칠게 막아서고 심지어 밀치기까지 했다.
안전보건이 하루아침에 정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장을 감추고 언론 취재를 막는 거친 방식으로는 자그마한 개선을 이뤄내거나 사회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772
[단독] “동료가 왜 버튼 눌렀지?” SPC 사망사고 책임 떠넘기나 (매노, 홍준표 기자, 2023.08.15 01:29)
SPC그룹, 샤니 성남공장 끼임 사망사고 첫 입장 공개 … 사고경위 설명, 안전수칙 준수 여부는 밝히지 않아
SPC그룹이 샤니 성남 제빵공장 노동자의 끼임 사망사고 이후 처음으로 사고 경과에 관한 입장을 냈다. 하지만 2인1조 작업 중이던 동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표현을 했다. 사고경위만 설명했을 뿐, 회사측이 스스로 만든 안전작업표준서 같은 안전수칙, 산업안전보건 법령을 제대로 지켰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배합볼과 리프트 사이에 끼여 사망”
“동료가 본인도 왜 그랬는지 모르게 버튼 눌러”
15일 <매일노동뉴스>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샤니 성남공장 재해 발생 경과 및 관련 자료’에 따르면 SPC그룹은 샤니 성남공장 여성노동자 고아무개(55)씨가 지난 8일 오후 12시33분께 치즈 케이크 생산공정 중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고씨가 증기라인에서 생지(빵 원료) 분할 중량을 맞추기 위해 왼손으로 분할기(반죽기) 내부에 있는 볼트를 조절하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2인1조의 동료 A씨는 분할기 위에 부착된 호퍼(분할기 상부에 부착된 사각 스테인리스 용기)에 배합볼에 있는 생지를 넣는 작업을 마쳤다. 이후 고인에게 분할 중량 조절 노즐을 건네받아 세척대로 이동하면서 리프트의 배합볼 하강 버튼을 눌렀다. 사측은 이 과정에서 리프트 상부의 배합볼이 하강해 고인이 배합볼과 리프트 사이에 끼여 복부가 눌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고인이 최초 2층 높이의 반죽볼 리프트와 분할기 사이에 상체를 숙여 작업하던 중 작동한 리프트가 하강해 끼임 사고가 일어났다는 정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다만 그룹 설명에 따르면 반죽볼 리프트와 분할기 사이가 아니라 리프트에 달린 ‘배합볼’과 리프트 사이에 고인의 몸이 끼였다.
문제는 그룹측의 해명 내용이다. SPC그룹은 “A씨가 ‘본인도 왜 그랬는지 모르게’ 볼리프트의 배합볼 하강 버튼을 눌렀다”는 표현을 썼다. 사고 책임을 동료 노동자에게 전가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2013년 5월 입사한 고인은 근속 기간만 10년3개월에 달했고, A씨도 ‘숙련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경위는 노사 모두 언급을 꺼려 ‘의문투성이’였다. 고인의 장례식에서 식품산업노련 샤니노조 관계자가 “반죽통 교체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라는 취지로 말해 혼선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 해명 역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룹측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거듭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사고 발생과 관련한 원인(동료가 버튼을 누른 행위의 이유·기계결함 등)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압수수색으로 업무매뉴얼 등 자료가 압수돼 회사 차원의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것이다.
안전작업표준서 ‘협착 위험, 비상정지·센서 확인’ 명시
그룹은 자료에서 “사법기관들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원인이) 상세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니 혜량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미 현장 CCTV나 안전작업표준서가 존재하는데도 사고 원인을 알기 어렵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룹이 공개한 ‘안전작업표준서’에 따르면 고인의 작업은 분할기 비상 정지 후 품목별 노즐 하단부 세팅을 하는 공정이었다. 몰드에 유산지를 깐 뒤 분할기로 일정 중량을 분할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SPC 그룹의 ‘위험요인 분석’에는 “리프트 상승·하강 중 이격부 협착 및 볼 낙하로 인한 위협”이라고 적혀 있다. 안전작업표준서에 있는 ‘안전조치 및 착용 보호구’ 목록에도 “작업한 작동센서 및 비상 정지 작동 여부 확인” “협착 경고 표지 부착” 등이 기재됐다.
안전작업표준서상 작업안전수칙에 따르면 가동 중인 설비의 안전센서 확인과 비상 정지 스위치 정상 작동 여부 확인도 지켜야 한다. 기계를 청소할 때 주변 작업자에게 전파 후 정지하고, 비상 정지 스위치를 확인하게 돼 있다. 사측은 “설비 에러 발생시에는 임의 조치를 금지하고 작업을 중지한 후 라인장에게 보고한다”고 안전규정을 마련해 뒀다. 이러한 안전수칙은 작업지휘자인 라인장과 조장에게 곧바로 보고해야 한다.
그룹측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업무매뉴얼과 조직도 등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안전보건사무국(안전보건 업무 총괄)·공무팀(기계 결함 등 위해·위험요인 업무 담당)·총무팀(CCTV 열람·복제 담당)의 자료를 수사기관이 가져갔다고 전했다. 그룹측이 밝힌 제공 자료는 △생산동 2층 작업장 내부 촬영 CCTV 영상 △샤니공장 조직도·인사자료·작업일지·업무분장표 등 △작업계획서·작업매뉴얼·위험성 평가 관련 자료·점검일지 △리프트 모델명 및 제작년도·기계 결함 및 오작동 일시와 빈도수 등이다.
‘안전보건규칙 위반’ 규명, 국회 환노위 시찰
그런데 그룹측 설명대로라면 고인이 일하던 라인의 안전조치가 제대로 있었는지 의문이다. 리프트가 작업 중 계속 가동돼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비상 정지’ 작동 버튼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안전센서가 설치됐는지, 경고 표지가 부착됐는지 등이 규명돼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만약 노즐을 건네받은 동료 A씨가 세척대로 가는 도중 스위치를 눌렀다면 청소 시작 전 주변에 전파 후 기계를 정지해야 하도록 한 수칙을 어겼을 가능성도 있다.
안전조치 의무위반 여부는 향후 수사기관이 집중적으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청소·정비라고 본다면 “노동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해야 한다”고 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기계 결함이라면 반드시 정비 후에 기계를 사용하도록 정한 안전보건규칙에 어긋날 개연성도 있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과 성남지청 관계자는 8일 사고 직후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샤니 성남공장에 상주하면서 조사를 시작했다. 성남중원경찰서도 11일 오후 2시께 압수수색을 개시했다.
국회의원의 현장시찰도 진상규명에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오전 샤니 성남공장 현장시찰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정의당 의원 3명이 11일 현장에 방문했지만, 노사의 통제로 무산됐다. 환노위는 사고 경위를 파악한 뒤 안전보건규칙 위반 소지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수진 의원은 <매일노동뉴스>에 “지난해 10월 SPL 평택공장 20대 노동자 사망사고에 이어 또다시 SPC그룹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며 “현장시찰을 통해 사고 경위를 명확히 확인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사항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니공장은 상시근로자가 50명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04459.html
SPC 노동자 ‘끼임사’ 사고 기계에 안전센서 없었다 (한겨레, 김해정 기자, 2023-08-16 09:05)
에스피씨(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 노동자의 끼임 사망사고가 벌어진 기계에 안전센서(인터록)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쪽은 사망 사고를 유발한 기계에 대한 안전 위협 요인을 파악하고도, 사고를 막을 별다른 안전 수칙은 마련하지 않았다.
에스피씨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엔 안전센서가 설치되지 않았다”며 “이 리프트는 안전센서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혼합기·파쇄기 등을 ‘자율안전확인 대상 기계’로 분류해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사고가 난 리프트는 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전센서는 물체 끼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기계 운전을 멈춰 중대재해를 막는 노릇을 하는데 리프트 쓰임에 따라 안전센서 의무 설치 여부가 갈린다. 샤니 공장 끼임사를 조사하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리프트의 안전센서 미설치와 관련해 회사의 산안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 ㄱ씨가 리프트와 배합볼 사이에서 작업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이틀 뒤인 10일 숨졌다.
에스피씨는 사고가 난 ‘리프트’의 위험성은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에스피씨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샤니공장 안전사고 발생 경과보고서’에 포함된 치즈케이크(정형·분할) 안전작업 표준서를 보면, 회사는 안전 위협 요인 중 하나로 ‘리프트 상승·하강 중 이격부 협착’을 꼽았다. ㄱ 씨는 갑작스러운 리프트 하강을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작업안전 수칙에는 리프트 상승·하강 중 위험에 대비한 내용이 없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 권영국 변호사는 “회사에서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있었다면 적절한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 이 조치가 없었다면 산안법 위반”이라며 “안전센서뿐 아니라 사고가 발생한 노동조건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16일 경기도 성남의 샤니 제빵공장 현장 시찰을 통해 안전센서 설치를 비롯해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소지 등을 점검한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04526.html
SPC 반죽기에 사람이 끼던 날…“위험경보 장치 결함 가능성” (한겨레, 장현은 기자, 2023-08-16 16:30)
환노위 8일 만에 현장 방문…앞서 정의당 가로막혀
“반죽볼 하강 때 경고음 안 울린 듯…진상조사 필요”
최근 50대 노동자의 끼임 사망사고가 일어난 에스피씨(SPC) 계열 샤니 공장에서 사고 당시 리프트에 설치된 안전장치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난 리프트에는 끼임을 감지하고 멈추는 안전센서도 설치되지 않았다. 진상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박정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환노위 소속 위원 11명은 16일 경기 성남에 있는 샤니 공장을 방문해 샤니와 노동부 쪽에서 사고 경과 등을 보고받고 재해 현장을 둘러본 뒤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사고 현장 외부 공개는 지난 11일 정의당 의원들의 방문이 회사 쪽에 가로막힌 뒤 환노위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고 이후 8일 만에 이뤄졌다.
현장 시찰 직후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죽 볼을 들어 올리는 리프트에 일정한 결함이 있는 걸 확인했다”며 “해당 기계에는 하강 시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는데, 사고 당시 울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샤니 공장에서 일하던 ㄱ씨(55)는 지난 8일 반죽 볼 리프트와 분할기(반죽 기계) 사이에서 상체를 숙이고 작업을 하던 중 하강하는 반죽 볼과 분할기 사이에 끼여 숨졌다.
위원들이 현장 시찰에서 시연한 다른 리프트 기계에는 상승·하강 때 울리는 경보음과 경광등이 모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경보음 장치가 고장에 의해 작동하지 않은 것인지, 작업자가 꺼놓은 것인지 등에 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박정 환노위 위원장은 사고 경위 관련 “반죽 볼(리프트)을 빼고 노즐 교체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해야 하는데 동시에 진행하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움직이는 기계니까 (별도의) 안전 센서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리프트 기계에는 끼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 센서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 교육과 수칙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박 위원장은 “안전 수칙을 보니, 일반적인 품목 교체 등에 대해서만 나와 있다. 어떻게 교체해야 하는지 등은 현장에서 (하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며 “1000억원을 투자해 사고 방지를 한다고 했는데 왜 반복된 사고가 난 것인지 의원들이 여러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샤니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끼임 사고 경위가 무엇인지, 어디서 어떤 작업을 했는지 등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에스피씨그룹은 관련 자료를 낱낱이 공개하고, 경찰은 작업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라는 예단을 버리고 구조적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04528.html
제빵노동자 ‘끼임사’ 반복…“SPC 안전장치 부재는 구조적 문제” (한겨레, 김정효 기자, 2023-08-16 16:38)
[만리재사진첩] “반복되는 사고, 구조적 문제 밝혀라”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 중원구 에스피시(SPC)샤니 성남공장 앞에서 지난 8일 이곳에서 일어난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숨진 것에 대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진상 공개, 재발방지 약속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사 쪽이 사고 경위와 사고 현장을 확인하려는 정의당 의원실과 현장 방문을 협의하고도 출입을 막고, 고인의 빈소까지 출입을 통제한 것은 진상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끼임사고는 표면적으로 볼 때 사람의 부주의가 동반되는 것이지만 “부주의로 인한 재해는 재해 예방조치나 안전시스템 미비 혹은 안전설비 부재에 기인한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그동안 SPC 계열사에서 반복해서 일어난 비슷한 사고들을 봤을 때 이번 사고도 “작업자의 단순한 부주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SPC 계열사들의 안전시스템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라고 했다.
사망한 ㄱ씨는 지난 8일 낮 제빵공장 내 2층 높이의 반죽 볼 리프트와 분할기(반죽 기계) 사이에서 상체를 숙이고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소방 출동 당시 의식·호흡이 없는 상태로 심폐 소생을 하며 병원에 이송됐고, 이후 호흡이 회복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사고 이틀만인 10일 사망했다.
한편 같은 시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위원장 등 국회의원 11명과 전문위원, 입법조사관 등은 이곳을 찾아 노동자 사망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회사 쪽의 설명을 들었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308162102299864
"SPC 회장 중대재해법 처벌해야"...사고 때 경보음 안 울려 (YTN 임예진 기자, 2023년 08월 16일 21시 02분)
[앵커] SPC 성남 샤니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허영인 SPC 회장 등 경영진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도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사고 당시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도 확인됐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일, 50대 여성 작업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SPC 계열사 샤니 성남 공장 앞에 시민사회단체가 모였습니다. 지난해, 역시 SPC 계열사인 SPL 평택 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난 지 열 달 만에 노동자가 또 목숨을 잃었는데, 회사는 사고 책임을 다른 노동자에게 돌리고만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허영인 SPC 회장 등 경영진이 처벌받고 책임을 져야, 노동자의 죽음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창수 / 민주노총 경기본부 노동안전부장 : 경찰과 노동부, 그리고 각 관계자들은 경영 책임자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기소해야 합니다.]
 SPC가 사고를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고인의 장례를 비공개로 치르면서 조문을 방해하는가 하면, 국회의원의 현장 방문도 막았다는 겁니다.
[권영국 /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대표 : 그동안 SPC가 자신들의 안전에 대해서 무언가 숨기고 싶은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도 샤니 성남 공장을 찾았습니다. 천억 원을 들여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던 지난해 약속만 지켰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며 SPC를 질타했습니다.
[박정 /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 : (허영인 SPC 회장의) 말뿐인 사과, 말뿐인 안전조치였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사과 재발 방지의 진정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임이자 /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 (국민의힘 소속) : 형식적인 안전 조치보다도 현장 근로자들과 소통하며 작업 환경을 점검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현장을 시찰한 의원들은 사고가 난 '볼 리프트'에 안전센서가 없어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SPC는 오는 2025년까지 샤니에 180억 원을 안전 관련 비용으로 쓰기로 했고 이 가운데 40억 원을 이미 집행했다며, 남은 금액도 기한을 앞당겨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강섭 / 샤니 대표이사 : 안전한 산업 현장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SPC 측은 거듭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관기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면서도, 국회의원의 방문을 막은 적이 없고, 필수 안전장치도 모두 설치돼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05363.html
SPC 공장에서 안전교육은 스트레칭과 구호 제창뿐? (한겨레, 장현은 기자, 2023-08-22 18:49)
‘노동자 끼임사’ SPC 법적 쟁점 따져보니
에스피씨(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발생한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와 관련해 회사 쪽이 위험을 알고도 조처하지 않은 점에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고 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공장 현장을 점검하고 추가 자료를 모은 결과를 토대로 나온 중간 결론이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과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공동행동)은 22일 국회에서 ‘에스피씨 샤니 노동자 끼임 사고 법적 검토 발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고 관련 법률 검토 의견을 내놨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샤니 제빵공장 노동자 ㄱ(55)씨는 이 공장 치즈케이크 생산라인 ‘반죽분할기’(분할기)와 ‘배합볼 리프트’(볼 리프트) 사이에서 작업하다가 하강하는 리프트와 분할기 사이에 끼여 숨졌다.
에스피씨의 법적 책임을 묻는 데 가장 중요한 대목은 ‘위험을 알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위험을 알고도 작업 안전 수칙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산안법 38조(안전조치 규정) 위반이다. 샤니 공장의 안전작업 표준서를 보면 ㄱ씨 사망 원인인 ‘리프트 상승, 하강 중 이격부 협착 및 볼 낙하로 인한 위협’이 적혀 있다. 다만 관련한 상세한 작업 매뉴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동행동의 권영국 변호사는 “볼 리프트가 올라가 있을 때는 (볼 리프트) 작동 경로 내에서 작업을 못 하게 하거나, 분할기 작업을 할 때는 볼 리프트를 내려놓아야 하는 등의 조치가 마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사고가 난 기계는 이미 설치된 안전장치조차 먹통이었다. 사고 기계엔 볼 리프트 작동 때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 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회사 쪽이 노동부에 제출한 초기 사고 조사 내용인 ‘산업재해조사표’를 보면, 재해 발생 원인으로 ‘리프트 작동 경로 내에서 작업, 리프트 경보음 작동 고장, 작업자 위치 미인지’가 적혀 있다.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지 못한 셈이다.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산안법 위반 정황도 드러났다. 권 변호사는 “산안법 시행규칙은 매 분기 6시간 이상 정기 교육을 정하고 있지만, (샤니 공장에서는) 스트레칭과 구호 제창 등으로 교육을 들었다고 간주했다”며 “실효성 있는 교육이 없었던 부분은 산안법 29조 안전교육 의무 위반”이라고 짚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10월 에스피엘(SPL) 평택공장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약속한 허영인 에스피씨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허 회장이 샤니와 앞서 사고가 벌어진 에스피엘을 비롯한 에스피씨 그룹 전반의 안전 경영 예산과 사업에 대한 최종적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다는 이유다.
에스피씨 쪽은 이런 주장에 대해 “제기된 내용은 조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추측성 주장”이라며 “책임 있는 자세로 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308232139045
SPC ‘안전장치 설치’ 대대적 홍보 무색…샤니 공장엔 없었다 (경향, 조해람 기자, 2023.08.23 21:39)
8개월 전 “전사 안전진단”
끼임 방지 ‘자동방호장치’
사고 난 기계에 도입 안 해
최근 SPC그룹 샤니 성남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인터록(자동방호장치)이 없는 볼(bowl) 리프트에서 작업하던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SPC는 불과 8개월 전 그룹 내 안전진단을 벌인 뒤 생산설비에 인터록을 설치했다고 홍보했으나 해당 기계에는 인터록이 없었다. 샤니는 이번 사고가 난 기계·공정에 ‘리프트 끼임 사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파악했는데도 인터록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SPC 측은 해당 기계가 안전진단 이후 도입됐다고 해명했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2022년 이후 끼임 사고 관련 재발방지대책’을 보면, 샤니는 노동부에 이번 끼임 사고 재발방지 계획으로 ‘볼 리프트 인터록 설치’와 ‘유사 설비 철거 및 인터록 설치’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사고 전까지 볼 리프트에 인터록이 없었던 것이다. 인터록은 끼임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기계를 멈추는 장치다.
SPC는 지난해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교합기 끼임 사고로 숨진 뒤 전국적으로 비판 여론이 일자 전사적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허영인 SPC 회장이 약속한 ‘1000억원 안전 투자’와 함께 내놓은 대책이다. 당시 안전진단에는 이번 끼임 사고가 발생한 샤니 성남공장도 포함됐다.
SPC는 안전진단이 마무리된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 외부 전문기관들과 함께 그룹 내 생산시설 28곳에 대해 안전설비 확충과 위험요소 제거 등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특히 SPL 제빵공장 사고의 주원인 중 하나였던 ‘인터록 미설치’를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SPC는 “업장별로 평균 10여건의 주요 개선 필요사항을 확인해 인터록, 안전 난간, 안전망, 안전 덮개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등 관련 설비 확충과 프로세스 개선 조치를 진행했다”며 “현재까지 전체의 약 90%에 대해 조치를 완료했고, 남은 개선사항도 조속히 완료하고 지속적으로 위험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철저하게 관리해가겠다”고 했다.
SPC의 대대적인 홍보가 무색하게 이번 사고가 일어난 볼 리프트에는 인터록이 없었다. SPC 측은 이번 사고 기계는 지난 3월 도입됐고 볼 리프트에 대한 인터록 설치 의무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PC가 앞서 인터록 미설치로 사망 사고를 겪은 데다, 인터록 설치를 ‘안전 조치’로 강조한 만큼 새 기계에도 이를 적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PC의 경쟁사인 CJ푸드빌(뚜레쥬르)은 인터록을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조치 완료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인터록 설치가 이번 노동자 사망 이후 또다시 재발방지계획으로 제출된 것은 그간 SPC 측의 안전경영 선포가 불매운동을 피하기 위한 기망행위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SPC 허 회장은 이번 국정감사에 출석해 1000억원의 안전 투자와 작업장 안전보건 개선 현황을 직접 입증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266
SPC그룹 중대재해, 법적 책임 주체는? (매노, 최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2023.09.12 07:30)
지난달 8일 SPC 계열사인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는 사고가 발생했고 재해자는 치료 도중 결국 사망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10월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됐고, 올해 7월 50대 근로자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고 발생 당시 재해자가 수행 중이던 작업은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죽을 리프트 기계로 올려 다른 반죽 통에 쏟아 내는 작업이었다. 리프트 기계 아래쪽에서 2인1조로 작업 중이던 동료 근로자가 안전 확인을 하지 않은 채 기계를 그대로 작동시켜 재해자가 이동식 리프트와 설비 사이에 끼이게 된 것이다.
SPC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계열사 중 하나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도중 끼임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후 고용노동부에서는 SPL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식회사 파리크라상 본사를 비롯한 20개 계열사 총 64개 사업장 전부에 대한 산업안전·근로기준 합동 기획감독을 실시한 사실이 있다. 그런데도 계속 동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감독 당시에만 사업장들이 임시방편으로 대처를 하고, 이후 감독 결과에 따라 사업장 자체적으로 안전에 관한 점검·관리 및 체계구축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끼임 사고 발생 원인과 관련법 규정 내용
이번 샤니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는 ①적절한 안전장치(방호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 ②작업안전수칙이 미흡했던 점 ③해당 작업과 관련해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과 훈련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았던 점 ④작업지휘자를 배치해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처토록 하지 않은 점이 그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끼임 사고 예방과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38조1항1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87조(원동기·회전축 등의 위험 방지), 88조(기계의 동력차단장치), 92조(정비 등의 작업시의 운전정지 등), 121조(사출성형기 등의 방호장치)에서 방호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 안전센서 설치여부가 문제가 됐다. SPC의 안전작업 표준서에는 안전센서 설치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에는 안전센서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안전센서는 물체 끼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기계 운전을 멈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인데, 회사 관계자는 리프트가 안전센서 설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혼합기·파쇄기 등을 ‘자율안전 확인 대상 기계’로 분류해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사고가 난 리프트는 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고 경위나 사고가 발생한 기계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가 안전인증 대상 기계 또는 자율안전 확인 대상 기계에 해당해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법 위반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업안전수칙상으로 안전센서가 없을 경우 발생하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정해져 있어 이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도록 관리했거나 △2인1조 작업시 안전한 작업방법에 관한 사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이를 작업자들이 숙지하고 있었거나 △현장에 작업지휘자를 배치해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했더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거나 중대한 결과 발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고들에 비해 산업재해에서 끼임 사고의 발생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실제로 끼임이나 협착 등의 유해·위험요인이 있는 기계 또는 설비에는 필수적으로 안전센서(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관련 법령 보완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대재해처벌법상 SPC그룹 회장의 처벌 가능성
이번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에, SPC 계열사 주식회사 샤니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게 된다. SPC의 ‘샤니 공장 안전사고 발생 경과보고서’를 보면, 치즈케이크 안전작업 표준서상으로 회사는 안전 위협 요인 중 하나로 ‘리프트 상승·하강 중 이격부 협착’을 확인했다. 재해자는 갑작스러운 리프트 하강을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이었는데, 작업안전 수칙상으로 리프트 상승·하강 중 위험에 대비한 내용은 없었다.
작업 중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했는데도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거나 점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이 사건 발생의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샤니의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 위반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샤니의 경영책임자뿐만 아니라 샤니를 계열사로 둔 SPC 그룹의 회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해석돼 책임주체에 해당될 것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지난해 10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올해 2월 경기고용노동지청은 SPL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SPC그룹 회장에게는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을 단위로 경영책임자를 판단하고 있고, 경영책임자 등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다.
SPC는 식품·원료·IT·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계열사들을 두고 있다. 계열사들이 모두 자체 법인으로 등록돼 있고, 각 계열사마다 독립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해 조직·인력·예산 등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이상, 지주회사가 계열사들의 사업활동에 대해 경영 전반에 일정부분 지배·관리를 행사한다고 할지라도 계열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지주회사의 경영책임자(그룹 회장) 등까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하나의 법인에 복수의 사업 부문을 두는 경우”의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경영책임자 특정과 관련해 ‘하나의 법인에 두 개 이상의 사업이 있고, 각각의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가 있고, 각 사업 부문이 독립성을 가지고 분리돼 있어 별개의 사업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는 각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각자 해당 사업 부문의 경영책임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경영책임자의 특정에 관해 노동부는 ‘사업의 독립성’과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 설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지주회사측에 계열사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최근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에서 검찰이 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닌 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봐 기소한 사실이 있다. 향후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중대재해가 발생한 해당 사업장의 실질적 지배·관리주체가 누구였는지, 사업의 경영구조가 어떠했는지, 사업장의 안전·보건업무에 관해 최종적으로 점검·관리·승인하는 주체가 누구였는지에 따라 경영책임자가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생각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91910463683198
"해병대 출신이 반나절만에 도망" SPC그룹 공장이 이런 곳이었다니… (프레시안,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 | 2023.09.19. 11:32:00)
[경제뉴스N시선] 주야 맞교대라도 빨리 폐지하기를
지난해 10월 SPL 평택 공장의 20대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강동석 SPL 전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한겨레>가 단독 보도한 검찰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SPL에서는 끼임 사고가 12건이나 발생했다.
SPL은 삼립, 샤니, 파리바게뜨 등의 여러 제빵업체를 거느린 SPC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PC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샤니 성남 공장의 50대 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몸이 끼어 숨졌다. 경제신문들은 이 충격적인 사건을 다루지 않거나 단신으로 처리했지만, 성의 있는 기사를 내보낸 언론도 적지 않았다. 
SPC샤니 끼임 산재사의 재구성..."위험 구역에 들어가게 둬"(23.08.26 한겨레21) 
"리프트 위험 알고도 대책 없던 샤니, 산업안전법 위반"(23.08.22 한국일보) 
3년간 산재 568명 "SPC 허영인 조사하라"...1000억 투자는 말뿐이었나(23.08.31 경향신문)
[단독]SPC 끼입사고 12건 반복..."안전장치 있는데도 설치 안 해"(23.09.14 한겨레) 
SPC는 의무설치 아니라는데...경쟁사는 안전장치 '풀가동'(23.08.16 디지털타임스) 
사람 목숨 바쳐 빵 굽나...SPC, 4년간 산재사고 759건(23.09.06 뉴스로드) 
<뉴스로드> 보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SPC그룹의 공장에서 빵을 굽다 죽거나 다쳐 산재 승인을 받은 건수만 759건이다. 유독 SPC그룹의 공장에 산업재해가 많은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디지털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사고가 발생한 샤니 공장의 반죽 기계와 비슷한 기계가 설치된 경쟁사들의 공장에서는 리프트가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 자동멈춤장치(CJ푸드빌) 또는 자동안전장치(신세계푸드)가 가동되고 있었다. 
안전장치 문제와 함께 장시간 노동의 문제도 지적되어야 한다. 지난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SPL 평택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주·야 12시간 맞교대로 일했고, 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샤니 성남 공장도 똑같은 주·야 12시간 맞교대로 돌아갔다. 지난해 사망사고는 야간근무 종료를 1시간여 남겨둔 아침 시간대에 발생했다. 샌드위치 라인의 배합기 앞에서 강도 높은 밤샘 노동을 하고 나서 노동자의 피로가 가중된 상태였을 것이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해당 생산 라인의 근무시간은 그대로라고 한다. 
1년 내내 사람을 구하는 공장 
SPC그룹의 빵공장들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에 소속된 SPL 노동자는 이렇게 말한다. "빵은 너무나 잘 팔리는데 직원들의 상여는 줄였고, 빵 생산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근무를 강행하며, 직원들이 다치면 산재 (신청)하는 것을 눈치 보게 하는 회사의 모습을 보며 저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SPL에 2020년 11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를 만들었습니다." 2022년 '노후설비특별법 제정! SPC 노조파괴 분쇄! 화섬노동자 결의대회' 현장에서 나온 SPL 노동자의 발언이다. 
SBS <모닝와이드>에서 소개한 성남 샤니 공장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했던 A씨의 증언은 더욱 생생하다. "휴식시간도 거의 3시간에 5분, 10분 이렇게 주다 보니까 업무는 너무 빠르고, 모든 게 컨베이어식으로 되어 있다 보니 빵이 몰려오면 무조건 해야 해요." 샤니 성남 공장의 노동 강도가 매우 높고 휴식시간은 짧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A씨는 공장의 안전교육이 40명을 세워놓고 관리자가 A4 한 장을 들고 '자, 봤죠?' 하면서 사진만 찍는 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관리자로 일했던 동남아 식품공장도 그렇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베트남이나 파키스탄도 이렇게 안 해요.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내가 정말 잘못하면 여기 죽을 수도 있겠다' 이 생각을 다 하죠."("샤니 공장, 다칠까 봐 관뒀다"…'안전불감증' 증언, 22.10.16. SBS <모닝와이드>)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통해서도 SPC 공장의 노동환경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다음은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의 '유머 게시판'에 2022년 10월 23일자로 올라온 '고전 SPC 빵공장 취업 알바 후기 모음'이라는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1. 10명이 들어와서 하루만에 9명이 전부 도망감 
2. 100명이 들어가면 1명만 버팀... 그 1명도 한 달 뒤 퇴사 
3. 해병대 출신이 이정도야 하며 들어왔다가 반나절 만에 도망 
4.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쉬지 않고 일함. 쉬는 시간은 3시간에 5분;;;밥시간 20분;;; 
5. 어떤 글 보니 오후 3시에 출근해서 그다음 날 8시에 퇴근;;;; ㄷㄷㄷ 
6. 말로는 휴일 있다고 적어놨지만 실제로는 주간근무 일주일 후 바로 다음 주부터 야간;;;그 틈을 휴일이라고 지칭. 한마디로 휴일 없음;;; (후략) 
커뮤니티 사이트의 성격상 이 글에는 유머와 과장이 섞여 있을 것이다. 원문이 작성된 시기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3시간에 5분밖에 안 된다는 내용은 SBS <모닝와이드>에 나온 A씨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디시인사이드 웹사이트에 올해 3월 1일자로 올라온 라는 글에 따르면 SPC삼립 공장의 노동 강도는 "엄청" 세고, 쉬는 시간은 "오전과 오후 각각 15~30분", 점심시간은 "30분~1시간"이다. 어떤 부서는 생산량 압박 때문에 점심식사도 30분 만에 끝내야 한다. 이 글에는 "연차 따윈 없다"라든가 "여기서 3년 일하면 다른 공장 10년분은 된다" 같은 댓글들이 달려 있다. </spc 삼립 단기 알바후기>
그 외에도 인터넷에는 SPC 빵공장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후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 구직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SPC 빵공장들은 '길게 일할 곳'은 못 되고 '돈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몇 달만 바짝 일하러 가는 곳'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샤니 공장은 1년 내내 구인광고를 낸다. 
공장은 계속 돌아간다, 12시간 맞교대로
'끼임 사망' SPL 공장, 과로 방지책보다 빵 먼저 만든다(23.03.10 참여와혁신) 
'20대 여성 노동자 끼임 사고'...그 후 얼마나 달라졌나?(22.12.10 YTN) 
지난해 불매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평택 SPL 공장은 달라진 점이 있을까? 사망사고 발생 50일 후에 YTN이 공장을 찾아가서 노동자들을 만났다. 사망한 노동자의 동료 직원은 달라진 점은 있다고 대답했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 교육을 시킵니다." 쉬는 시간도 조금 늘어났고, 인원을 추가 투입해서 2인 1조를 만들었고, 노동부 권고대로 인터록 장치도 설치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주야 맞교대라는 엄청난 노동 강도로 일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안전하게, 안전을 다 지키면서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거죠." 이 직원의 말은 핵심을 찌르고 있다. 
SPL과 삼립 공장에서 빵을 만드는 노동자들은 위생복으로 온몸을 감싸고 주야 맞교대로 12시간씩 일한다. 장시간 근무라고 해서 쉽고 편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무거운 밀가루 포대를 나르거나, 반죽을 이 기계에서 저 기계로 옮겨 붓거나, 다량의 재료를 손질한다. 그날그날 정해진 생산량을 채우려면 화장실 갈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지난해 SPL 공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던 배합기도 원래는 덮개가 열려 있을 때는 기계가 돌아가지 않도록 설정해야 하고, 재료를 추가할 때는 기계 가동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12시간 안에 생산해야 하는 목표량 채우기가 우선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기계를 멈춰가며 작업할 수가 없었다. 노동자의 안전이 확보되려면 인원 충원과 주야 맞교대 폐지가 필요해 보인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과로사의 원인이 되는 주야 2교대를 폐지하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 것이 2013년, 무려 10년 전이다. 요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제조업 현장들은 4조3교대제(새벽·낮·밤 8시간씩 근무)와 4조2교대제(12시간씩 근무하고 사흘 연속 휴무)의 장단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공장들은 5조3교대제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니까 노동자에게 어느 정도 발언권이 있는 곳에서는 노동자의 휴식과 건강을 고려한 근무 체제가 도입된다. 그러나 한국의 제빵업계는 시대의 변화에 걸맞지 않게 장시간 노동이라는 틀에 머물러 있다.
1970년대와 지금이 겹친다 
SPC그룹의 역사를 보면 공장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탄압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민주노조 활동을 하고 파업을 하려면 구속을 각오해야 했던 1970년대에도 '삼립식품 노사분규 사태'가 있었다. 
2002년 노동부 학술연구용역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된 <1970년대 산업화 초기 한국노동사 연구>라는 논문에 따르면, 당시 삼립식품은 현대적 설비를 갖춘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1973년 9월, 노동자 2600명 중 1000여명이 회사에 △50% 임금 인상 △주1회 휴무 실시 △12시간 근무제 개선 △점심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3일간 집단 파업을 진행했다.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을 보면 1970년대 삼립식품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일주일 내내 휴일 없이 주7일 12시간 맞교대로 일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컨베이어벨트에 의한 연속생산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1973년 당시 삼립식품 3년차 여공 월급은 살인적인 연장근무에 대한 초과수당을 다 합쳐도 1만8057원. 같은 해 전체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만5433원이었다. (1973년 9월 삼립식품 파업, 17.09.29 매일노동뉴스) 
결국 파업 주동자 13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그중 6명이 구속되었으며, 사업주에게도 3만 원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그러나 이 사태를 겪고 나서도 삼립식품 공장의 노동조건은 1970년대 내내 개선되지 않았다. 논문에 따르면 1979년에도 이 공장의 통상근로시간은 12시간이었고, 주야 근무의 교체가 이뤄지는 주말에는 무려 18시간씩 일해야 했다. 중간 휴식은 물론이고 점심이나 야식 시간도 공식화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요일도 없고, 공휴일도 없고, 점심시간도 없고, 휴식시간도 없었다. 이렇게 노동자들을 밤낮으로 굴려 빵을 만들던 삼립식품이 우여곡절을 거쳐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31, 던킨도너츠 같은 브랜드를 가진 SPC그룹으로 성장했다. 세월이 흐른 만큼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나 생활도 발전했다면 좋았으련만, 지금도 샤니와 SPL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모습이 과거 1970년대와 많이 겹친다. 
12시간 노동, 부족한 휴식, 동남아 식품공장보다도 열악한 노동환경, 지켜지지 않는 안전 규칙과 중대재해. 우리가 먹는 빵은 정말 이렇게 만들어져야만 하는 걸까? 지난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했던 말은 달랐다. 향후 3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해 "전사적인 안전진단 시행과 안전경영위원회 설치, 안전관리 인력과 역량 강화, 직원들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1000억 원은 대체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허 회장의 말이 진심이라면, 공장의 안전장비에 투자를 늘리고 주야 2교대를 폐지해서 과로 없는 환경부터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