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진보정당과함께

운동들의 연결이 필요하다

새벽길 2022. 8. 5. 22:56

2019년에 쓴 '노동조합의 지역정치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 김철·김상철·이재훈·김직수. (2019.5). 『노동조합의 지역정치 활성화 방안 연구』. 사회공공연구원 연구보고서 2019-02.
  
"2008년 진보정당의 분당 이후부터 공공운수노조의 정치사업은 진전을 이루기 힘들었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분당의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고, 대안을 제시할 역량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조합원을 진보정당에 가입시키고, 당 활동을 통해 실천과 의식의 확장을 기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노동조합의 정치사업은, 노동조합의 정치적 소통역량을 축소하고, 조합원의 정치의식 제고활동을 전적으로 당에 맡기는 식으로 조합원을 사실상 방치했으며, 결국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정치사업은 당 가입을 위한 조합원 교육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공공운수노조 정치사업의 전환을 요구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홍명교 동지도 이런 면을 지적하는 것일 터이다. 하지만 그 뒤에도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노동조합운동의 정치사업은 전환되지 않았다. 이제는 정치사업을 외주화할 진보정당도 지리멸렬한 형편이 되었다. 
그렇다면 궁지에 몰린 운동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정치가 빠진 노동조합운동, 노동에 기반하지 않은 진보정당운동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300
대통령실 문건에 담긴 ‘일말의 진실’ (매노,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2022.08.03 07:30)
오늘날 시민운동이 돌파해야 하는 과제는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날카롭게 다듬고, 그것을 회원 모두의 것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후원자들을 블랙컨슈머나 팬덤의 일원으로만 남게 하는 운동은 그 한계를 명백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역시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라는 오랜 프로젝트의 실패를 목도하고 있다. 이 실패의 궁극적인 원인은 정치사업을 ‘진보정당’에게 외주화했다는 점에 있다. 정치는 당이, 경제는 노조가 담당하는 전술이 습관화하면서 노동조합 안에서의 정치사업은 방향을 잃었다.
그럼에도 ‘비전 없는 좌파’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반헤게모니 블록을 구축하는 기나긴 여정은 불가피하다. 사회운동이 오래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비전을 밝히려면 각자의 곤경에 빠져 있는 운동들이 서로 연결돼야 한다. 정치에서의 권력 비판은 노동권의 확장과 무관하지 않고, 일터에서의 권리를 확장하고 노동자들의 힘을 키우는 일은 정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