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진보정당과함께

우린 다른 밥상을 원한다 (한겨레, 이진순, 2021-03-04)

새벽길 2021. 3. 4. 19:31


좌우가 함께 부대끼며 진화해야 하고, 다른 밥상이 나와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된 우는 물론 좌도 없다. 저번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시민후보를 내자고 했던 이들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그렇다고 미래당의 오태양, 진보당의 송명숙,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그리고 무소속 신지예 등도 출마선언을 했지만, 모두 썩 내키지 않는다. 이들이 단일화를 하지도 않겠지만, 하더라도 지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공약 자체만으로 보면 노동에 대한 공약을 확인하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미래당의 오태양 후보가 그나마 지지할 만한데... 
 
---------------------
[이진순 칼럼] 우린 다른 밥상을 원한다 (한겨레, 이진순ㅣ재단법인 와글 이사장, 2021-03-03 14:10)

여야 거대정당은 정략적으로는 서로를 비방하지만 자신들의 배타적 권력을 수호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 때도 서로를 핑계로 꼼수를 합리화했다. 기득권 수호를 위한 적대적 공생관계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정치에 질린 유권자들이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울며 겨자 먹기로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최선이 아닌 차악을 택하는 일? 썩은 콩과 썩은 팥 가운데 무얼 집어야 하나 내키지 않는 선택을 하는 일? 아예 밥상을 뒤엎고 새 판을 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텃밭을 가꾸고 싹을 키워 새로운 밥상을 차려야 한다. 젊은 정치 리더를 키워야 한다. 그 일을 시민이 하자.

선거 때마다 매번 새 인물이 없다는 한탄이 반복되지만, 우리에겐 창업가 정신을 갖춘 혁신적 정치리더를 키우는 토양 자체가 없다. 지난해 12월, 비례대표 전략공천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이 거대정당 간의 합의로 폐지되었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는 것조차 그들은 불편해한다. 힘 있는 곳에 줄서기를 잘해야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풍토에서 판 자체를 새로 짤 큰 인물은 성장하기 힘들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저출생 고령화, 취업난과 주거난을 해결하려면 기존의 방식으론 불가능하다.

일본은 기업인의 통 큰 기부로 정치학교를 세웠지만 우리는 평범한 시민들이 발기인이 되어 특정 정치세력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기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금 한국 정치에는 진보-보수를 가장한 수구 카르텔이 존재할 뿐, 다양한 정치적 관점에서 현장에 밀착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은 없다. 좌우가 함께 부대끼며 진화해야 한다. 우린 다른 밥상을 원한다.

 

[이진순 칼럼] 우린 다른 밥상을 원한다

여야 거대정당은 정략적으로는 서로를 비방하지만 자신들의 배타적 권력을 수호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 때도 서로를 핑계로 꼼수를 합리화했다. 그 나물에 그 밥

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