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행정 정책/공공성, 행정이론, 행정이념

최갑수. 2001. 서양에서 공공성과 공공영역. 「진보평론」 9호

새벽길 2008. 8. 26. 13:07
최갑수 교수의 아래 글은 2001년에 나온 글이라서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관심을 끌고 있는 공공성 논의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이 글 덕분에 최갑수 교수는 한국행정연구원에서 기획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공공성과 행정패러다임 재정립"이라는 보고서 용역에서 한 분야를 맡았다. 그는 중간보고서에 「진보평론」에 실린 아래 글을 발표하면서 최종보고서에는 프랑스 혁명기의 공공성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한다. 어떤 글이 나올지 기대된다. 물론 내 연구방향과는 많이 차이가 있지만...
 
최갑수. 2001. 서양에서 공공성과 공공영역. 「진보평론」 9호 (2001년 가을): 3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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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공공성과 공공영역 
 
1. 문제제기
 
본고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가 말하는 ‘공공영역’*의 등장이 근대적인 정당성의 토대를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공공성’의 새로운 이념을 만들어내어 ‘근대성’의 주요한 기저의 하나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비교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문제의식은 유럽사의 특수성과 관련된다. 유럽은 예컨대 중국과 비교하여 국가형성과정이 늦었고 이 상대적으로 지체된 정치적 축적과정 속에서 ‘시민사회’와 국가를 매개하는 공공영역이 출현했던 것이다.
* 독일어 Öffentlichkeit의 우리말 번역어이다. 현재 연구자들에 의해 빈도수의 순서로 ‘공론영역’, ‘공공영역’, ‘공론장’, ‘공중영역’, ‘공공성’, ‘여론형성기제’ 등으로 옮겨지고 있으나, ① ‘공개성’과 ‘여론’을 함께 아우를 수 있어야 하고(이것만 고려하면 ‘공론영역’이나 ‘공론장’이 더 적절하지만) ② 그것이 단지 의사소통의 사회적 공간을 가리킬 뿐만 아니라 ‘공공성’이라는 규범적 내용을 함축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공공영역’을 선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