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못 살겠다 갈아보자” 우파 무능·부패에 다시 부활하는 남미 ‘핑크 타이드 2.0’

새벽길 2022. 1. 10. 00:58

남미에서 좌파는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기대는 한다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0511160004904?did=NA
“못 살겠다 갈아보자” 우파 무능·부패에 다시 부활하는 남미 ‘핑크 타이드 2.0’ (한국일보, 김표향 기자, 2022.01.05 19:25)
지난해 칠레·온두라스서 좌파 정부 탄생
올해 대선 브라질·콜롬비아도 좌파 돌풍
이념보다 실리 추구 '핑크타이드 2.0' 예고
중남미에 다시 ‘분홍 물결’이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말 칠레와 온두라스에서 사회주의자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파도는 쓰나미로 더 커졌다. 올해 대선을 앞둔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도 좌파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심화된 공중보건 위기와 경제 불황에 우파 집권층을 향한 분노가 폭발한 결과다. 2000년대 초 중남미를 휩쓴 ‘핑크 타이드(좌파 득세)’와 흐름은 비슷하지만, 이념보다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는 차별화된 ‘핑크 타이드 2.0’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큰 관심사는 브라질 대선이다. 10여 년 만에 대권 재도전을 선언한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10월 대선을 앞두고 연초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룰라 전 대통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의 1대 1 대결에서 지지율 59%를 얻었다. 30%를 기록한 보우소나루 대통령보다 2배가량 높다.
5월 대선을 치르는 콜롬비아에서도 좌파 게릴라 조직 출신으로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냈던 구스타보 페트로 상원의원이 꾸준히 앞서고 있다. 콜롬비아는 핑크 타이드 때도 우파가 득세했던 곳이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 기세를 선거일까지 이어가서 콜롬비아와 브라질이 연달아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중남미 주요 6개국(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지난해 12월 칠레에서는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 35세 가브리엘 보리치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11월 온두라스에서도 좌파 후보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승리해 12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앞서 6월 페루 대선에서는 빈농 가정 출신으로 2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페드로 카스티요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2018년 멕시코, 2019년 파나마와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2020년 볼리비아에서 줄줄이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시작된 분홍 물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균형추가 왼쪽으로 기울어지게 된 결정타는 코로나19다. 감염병 대응 실패로 무수히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경제난과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분배 정의와 사회 안전망 확충, 보편적 복지 등 진보적 의제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이다. 실제로 남미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다. 브라질은 사망자 수(83만 명) 세계 2위, 페루는 인구 대비 사망자 수(100만 명당 6,000명) 세계 1위다. 이미 위태로웠던 경제는 더욱 황폐화됐다. 남미 노동자 50%가 비정규직이고, 일부 국가에선 실업률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우파 위정자들은 무능했다. 일례로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거부하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치료제를 맹신해 비난을 자초했다. 여기에 백신 구매 비리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임금 횡령 등 부패 혐의도 불거져 탄핵 압박까지 받고 있다. 좌파 세력의 연이은 승리는 그에 대한 반작용인 셈이다. 에릭 허시버그 아메리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소장은 “남미 노동자 계층은 여전히 낡은 버스를 타고 2시간을 가야 낙후한 병원에 갈 수 있다”며 “사회 저변에 우파 엘리트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남미 신진 좌파가 팬데믹 영향 아래 등장한 만큼, 이전 좌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칠레 보리치 당선자는 “칠레를 신자유주의의 무덤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복지 국가 건설, 양성 평등, 성소수자 권리 존중, 기후변화 대응 등도 내세웠다. 온두라스 카스트로 당선자도 부패 척결과 낙태 금지 완화 등을 약속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000년대와 비교해 현재 남미 좌파는 반미주의도 강하지 않을뿐더러 사회주의 이념보다 평등, 포용, 다양성 등 사회적 의제에 초점을 두는 등 새로운 흐름을 보인다”며 “세대 변화를 반영한 포스트모던적 지도자”라고 평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0510233978365
MZ세대 대통령 탄생, 지구 반대편에서 2차 '좌파 붐'이 전개되고 있다 (프레시안,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 2022.01.05. 15:02:45)
[장석준 칼럼] 브라질뿐만 아니라 만년 우파 집권국 콜롬비아에서도  
남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는 것은 그게 꼭 우리가 따라 배워야 할 전범이어서가 아니다. 배우기로 따지면, 남에게서는 아예 배울 수 있는 게 없을 수도 있고, 반대로 모두가 모두에게 배워야 하는 법일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다만, 이제 지구 위의 모든 이들이 같은 위기의 시간을 살며 같은 과제를 풀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칠레의 보리치 당선자가 약속한, 그리고 콜롬비아의 페트로 후보가 공약하는 핵심 정책 중 하나는 기후 위기에 맞서 새로운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고, '에너지 전환'이라는 이름 아래 북반구 국가들이 남반구에 강요하는 자원 추출 중심 경제를 극복하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시대의 종말을 열망하는 이들의 최대 악몽은 지금도 목장을 넓히기 위해 불타고 있는 아마존 열대 우림이며, 룰라의 당선이란 그 우림을 그나마 성실히 지켰던 정권의 복귀를 뜻한다. 이것은 브라질만이 아닌 지구의 허파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게 저들의 과제는 곧 우리의 과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105003300087?input=1195m
올해 콜롬비아·브라질 대선 주목…중남미 좌파물결 거세질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2022-01-05 06:00)
콜롬비아 5월·브라질 10월 대선…좌파 후보들 여론조사 선두
코스타리카는 2월 대선…아이티도 연내 대선·총선 치를 계획
2021년 한 해 중남미 선거에서는 좌파세력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칠레, 페루, 온두라스에서 좌파 후보가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올해 예정된 중남미 각국 선거 결과에 따라 중남미 정치의 무게 추가 왼쪽으로 완전히 기울지 아니면 어느 정도 균형을 찾을지가 결정된다.
2022년 중남미 대선 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남미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대선이다. 두 나라 모두 현재 우파 정권이 집권 중이고, 여론조사에서 좌파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는 오는 5월 29일 이반 두케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좌파 정권이 한 차례도 집권하지 못한 국가다.
1990∼2000년대 중남미에서 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세력이 득세한 이른바 '핑크 타이드' 때도 콜롬비아에선 계속 우파 정권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좌파 정당 '인간적인 콜롬비아' 소속 구스타보 페트로 상원의원이 안정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980년대 좌익 게릴라 'M-19' 출신으로, 수도 보고타의 시장을 지낸 페트로 의원은 2010년 대선에 출마해 4위를 했고, 직전 2018년 대선에서 두케 대통령과 결선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부자 증세, 관세 인상 등을 약속한 페트로 의원의 여론조사 강세가 이어지자 콜롬비아 페소화 가치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2일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에서도 브라질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40%를 웃도는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3년부터 2010년 말까지 8년간 집권한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가 지난해 3월 법원이 과거 유죄판결을 무효화하면서 정계 복귀 길이 열렸다.
두 나라 선거 결과가 현재 여론조사와 비슷하게 나오면 콜롬비아에선 처음으로, 브라질에선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7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그러면 중남미 주요 6개국(경제 규모 순으로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에서 모두 좌파가 집권하게 되는 것이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모두 현 우파 정권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임 제한 규정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두케 대통령은 빈부격차와 세제 개편 등이 촉발한 두 차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겪으며 지지율이 바닥 수준이다. 연임에 도전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 등으로 비판을 샀다. 
지난해 페루와 칠레 대선에서도 불평등 확대 등 현 상황에 대한 불만과 기성정치권에 대한 반발 등이 좌파 후보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콜롬비아, 브라질 외에 중미 코스타리카도 올해 2월 대선을 치른다.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우세하지만 20명 넘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고, 지지율 20%를 넘기는 후보가 없어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카리브해 아이티도 여러 차례 연기된 대선과 총선을 올해 치를 예정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고 정국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