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룰라는 대선에 출마할까

새벽길 2021. 3. 21. 19:00

룰라가 뇌물 유죄 판결의 무효 결정을 받고 내년 대선 출마가 유력하다고 한다. 여전히 대법원 전원회의 판결이 남아 있지만, 가능성이 있을 듯하다. 사법쿠데타에서 살아나 사법사기의 피해자로 선 룰라를 한국현실에 빗대고,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여권 내에 있다고 한다. 보우소나루에 맞설 이가 없는 상황에서 룰라의 등장은 의미가 있긴 한다. 그리고 그만이라도 보우소나루를 이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룰라가 여전히 좌파의 희망이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브라질노동자당은 부패세력을 일소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시스템과 타협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브라질노동자당(PT)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소외 완화·지속 가능한 개발·경제성장·주권 수호·민주주의 심화 등 개념을 바탕으로 한 '브라질 재건과 변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여기에 사회주의자유당(PSOL)·브라질공산당(PCdoB)·브라질사회당(PSB)·민주노동당(PDT) 등 좌파·중도좌파 정당들을 결집시켰다. 하지만 지방선거에는 중도~중도우파 정당들이 승리했다. 상파울루, 포르투알레그리 등에서도 좌파는 승리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룰라의 복귀와 대선 승리가 어쩌면 브라질 좌파의 재편을 위한 하나의 방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룰라가 좌파의 희망이어야 한다면, 부패와의 단절과 함께 브라질 좌파의 발판이었던 풀뿌리민주주의의 회복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3091553001&code=970201

브라질 ‘좌파 대부’ 룰라가 돌아왔다 (경향, 이윤정 기자, 2021.03.09 21:30)

대법, 실형 ‘전부 무효’ 판결

내년 대선 출마 기정사실화

극우 보우소나루와 붙을 듯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86072.html

‘뇌물 유죄’ 족쇄 벗은 룰라…대선 출마 유력 (한겨레, 신기섭 선임기자, 2021-03-10 02:34)

‘뇌물 무죄’ 아닌 “권한 없는 법원 판결이라 무효”

룰라와 보우소나루, 내년 대선 정면 대결 가능성

 

https://www.yna.co.kr/view/AKR20210313019400094?input=1195m

브라질 룰라 유죄판결 무효 유지될까…대법관 전원회의로 넘겨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2021-03-13 09:03)

연방검찰, 재심 청구로 반전 시도…룰라 정계 복귀에 주요 고비

파킨 대법관의 결정에도 모든 부패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선 출마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깨끗한 경력) 법령이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건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316002800094?input=1195m

브라질 룰라 대선 출마할까…보우소나루와 맞대결 구도 무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2021-03-16 02:32)

룰라, 대선 출마 불투명에도 여론조사 우세 유지

 

http://www.dailysportshankoo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7986

<김주언 칼럼> ‘사법 쿠데타’에서 ‘사법 사기’ 피해자로 뒤바뀐 룰라 (스포츠한국, 김주언 논설주간, 2021.03.18 10:07)

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 등 집권당과 정부 인사를 구속하고, 여성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를 탄핵하여 정권을 붕괴시킨 과정은 브라질 민주주의를 위기로 이끈 ‘사법 쿠데타’로 불린다. 검찰과 사법부의 법 기술자들이 야금야금 민주제도와 규범을 침식하여 민주주의를 전복시킨 과정을 뜻한다. 주도자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였다. 브라질은 연방판사가 수사까지 담당한다. 모루판사는 이탈리아의 정치부패를 소탕한 ‘깨끗한 손’(Mani Pulite)을 모델로 한 ‘세차 작전’(Lava Jato : 세차용 고압 분사기)을 주도했다. 세차작전은 민주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모루는 노동당과 정부 인사를 무더기로 구속하고, 야당과 합세해 2016년 룰라 대통령 후임인 호세프 대통령을 예산작성규칙 위반을 이유로 탄핵시켜 노동당 정권이 붕괴됐다.

모루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차기 민선정부로 표적을 옮겼다. 호세프를 계승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2017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으나 탄핵소추는 면했다. 식물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모루의 최종 목표는 룰라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당시 지지율 80%의 룰라에 대한 사법공격에 들어가 2017년 돈세탁과 간접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켜 룰라의 2018년 대선출마를 저지했다.

모루는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법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러나 2020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한 데 항의하면서 사임한 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부패한 우익 포퓰리스트로 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내년 대선에 나설지 저울질하고 있다. 이처럼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과거처럼 군부 쿠데타에 의해 전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법권력과 법률지식을 동원한 검찰과 언론의 집요한 공격에 의해 스텔스적 방식으로 무너지는 것이다.

사법쿠데타 과정은 넷플릭스의 다큐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 : 룰라에서 탄핵까지’에 담겼다. 사법권력 행사와 언론 및 재벌 권력과의 관계를 다뤘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319001000094?input=1195m

정계복귀 눈앞 브라질 룰라 "대선후보 기회 오면 거부 안할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2021-03-19 01:06)

CNN 인터뷰서 출마 의지 밝혀…바이든 대통령에 백신 분배 촉구

그는 "대선 정국이 찾아와 노동자당과 다른 제휴 정당들이 내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이해하고, 현재의 건강과 에너지가 잘 유지된다면 대선 후보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대선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최우선으로 관심을 두는 것은 브라질을 코로나19에서 구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