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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피아'의 완벽한 부활…문재인정부의 완벽한 실패 (박흥수)

새벽길 2021. 12. 30. 05:13

철도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는 뭘 했나? 
철도노조 또한 조금 더 멀리 보고, 폭넓은 연대로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전세계적인 공공철도의 흐름에 주목하여 한국에서도 그런 흐름을 만들어냈어야 했는데...
문재인 정부, 아니 윤석열이든, 이재명이든, 달라지지 않을테니, 최소한 철도노조는 달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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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22808180697026
'철피아'의 완벽한 부활…문재인정부의 완벽한 실패 (프레시안,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 2021.12.28. 08:18:19)
[기고] 관료들에 장악당한 문재인 정부
최소한 국토교통분야에서 만큼은 문재인 정부는 실패했다. 바짝 엎드려 있던 관료들은 서서히 기지개를 펴더니 철도 개혁으로 이어진 길을 막아버렸다. 어느새 장관은 관료들의 대변자가 되어있었다. 무능한 장관들이 관료에 의지하는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관료들은 무난하게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 이제는 제법 노하우가 쌓여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청와대와 집권당을 조련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는 듯하다. 엘리트 주의에 빠진 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벌이는 향연이 대한민국 관료 또는 관료주의의 실체이다.
문재인정부 내내 국토부와 그 산하기관 주요 자리는 철도 민영화와 경쟁체제를 기획하고 주도했던 자들이 차지했다. 더구나 정권 말기 한국철도의 양대 기관 중 하나인 국가철도공단이사장에 김한영 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이 임명된 것은 관료들의 완전한 승리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김한영 교통정책실장시절은 철도쪼개기를 통한 민영화와 경쟁체제 도입 정책이 급물살을 타던 때였다.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은 취임 후 바로 미래전략연구원이란 기구를 만들더니 양근률 씨를 원장으로 영입했다. 양근률 원장은 20여년 전 철도청 민영화 전담 팀장을 맡았고 이후 기획예산처에서 철도민영화 및 중기재정계획 수립과제를 수행했다.
국가철도공단은 "국가교통체계 재정립" 방안을 마련한다며 연구용역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용역비가 무려 60억이다. 연구착수보고서에 명시된 내용들을 보면 준국가기관인 국가철도공단이 수행해야 할 수준을 넘어선다. 만약 이 용역이 실행된다면 한국철도 정책의 기초는 국토부가 아니라 국가철도공단이 수립하고 이에 근거해 철도정책이 집행되는 모양이 된다.
연구용역은 교통학회이름으로 입찰됐다. 물론 학회 이름을 빌린 것으로 실제로는 설계자의 개별 네트워크로 연결된 연구진이 결합 됐다. 용역을 주관하는 국가철도공단의 미래전략연구원장은 앞서 밝혔듯이 민영화 전도사였다. 책임연구원은 서선덕 명예 교수로 '명예' 자가 붙은 만큼 현직에서 물러나 있다. 높은 자리를 주는 대가로 편안하게 통제하고 싶은 것은 전면에 나서기를 꺼리는 설계자들의 공통점이다. 서 명예교수는 2006년, 철도 파업을 비난하는 언론기고를 통해 철도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으로도 경쟁력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민영화나 여객·화물의 분리를 포함한 복수 운영주체의 허용 등과 같은 과감한 정책실험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책임 연구원은 교통연구원에서 은퇴한 이재훈 박사이다. 이재훈 연구원은 교통연구원 재직시절 수서발 고속철도 민영화 논리를 생성 제공한 사람으로 KBS뉴스에 출연해 수서발 고속철도를 민영화하면 지하철 9호선처럼 효율적인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철도 경쟁체제 또는 민영화를 신봉했던 시니어 그룹 학자들이다. 연구와 자문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대학교수라는 타이틀만 빼면 철도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고 변변한 연구 실적 조차 눈에 띄지 않는 사람도 보인다. 국가철도공단과의 우호적 관계 외에는 참여의 이유나 필요성을 찾을 수 없다.
국가적 필요성이 있다며 연구용역이 추진되는데 이상한 점 투성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대담한 기획이 거침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추진하는 집단의 배포도 대단한 것 같다. 정부는 개혁 동력을 잃었고 주관부처 국토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사이 선수들이 미소를 짓는다. 올드보이들이 화려하게 귀환하고 공익이란 간판 아래 진열된 것은 사욕이다. 이런 사태에 기꺼이 몸을 싣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 있다. 멋진 그 이름, '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