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G20회의 항의시위, “당신들 위기에 왜 우리가 돈을 내는가”

새벽길 2009. 3. 29. 21:39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항의하는 시위가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세계화 진영이 주장하는 핵심 요구사항은 △세계 경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 △적절한 일자리와 모두를 위한 공공서비스 △세계 빈곤과 불평등의 종식 △친환경 경제 만들기 등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이를 하나로 모으는 슬로건은 “당신들 위기에 왜 우리가 돈을 내나”라는 플랭카드에서 잘 드러난다. 반세계화 시위대는 명확하게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지배계급과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고통받고 있는 민중들의 처지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선전선동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G20에 항의하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아마 유럽에서 나온 슬로건을 내건다면 국론분열 등에 우려하면서 모두 합심해서 극복해야 함을 강조하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공세가 먹혀들 것임에 틀림 없다. 저들의 위기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말로만 국제주의, 국제연대, 반세계화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쟁점에서부터 대안세계화를 모색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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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회의 앞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 예고 (한겨레, 황보연 기자, 2009-03-24 오후 09:26:46)
신자유주의 오류 부각…시위대 움직임 활발
28일부터 4월 2일까지 계속…런던 초비상
 
 
 
» 주요 반세계화 시위 일지
 
‘4월2일, 런던의 금융인들은 옷차림에 유의하라.’ 다음달 2일 주요·신흥 20개국(G20) 금융 정상회의가 열릴 영국 런던에서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가 예고됐다. 런던상공회의소는 이미 금융부문 회원사에 직원들이 이날 좀 더 ‘캐주얼한’ 복장을 입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가급적 모임도 취소하도록 권고했다. 금융위기에 성난 시위대가 런던의 금융인들을 집중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런던 경시청의 밥 브로드허스트 경시장은 23일 “‘전례없는’ 규모가 될 반세계화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반세계화 시위는 2001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20만명 가량이 결집하며 정점을 이뤘지만,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의 오류가 부각되면서, 반세계화 단체들의 움직임도 한층 활발해졌다.
 
이번 반세계화 시위는 오는 28일 사전 집회를 시작으로, 4월2일 금융정상회의가 열리는 날까지 계속된다. 시위에는 반세계화 단체와 환경단체, 무정부주의 단체 등이 주축이 되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 단체들도 동참할 예정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영국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은행가들의 연봉과 보너스를 지켜본 이들 사이에 엄청난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며 “시위를 주도하는 강경파들이 실로 오랜만에 그들의 요구에 동조하는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경찰은 일부 반세계화 시위대가 금융위기를 초래한 진앙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런던의 ‘시티’(금융가)를 마비시킬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무정부주의 그룹인 ‘계급전쟁’은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은행가를 불태우라”는 슬로건으로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있다. 그러나 ‘G20 붕괴’ 등 대다수 시위대는 평화적으로 항의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은 영란은행(BOE) 등을 주요 시위거점으로 삼아 거액의 은행 구제금융 조처 등에 항의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영국 정부는 이번 금융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각국 정상들의 만찬은 영국의 인기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최대한 간소한 메뉴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선 캐비어와 새끼양 등심 등 18가지 호화판 코스요리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영국의 보수당은 “정상회의에 드는 비용이 1900만파운드(약 38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이들에겐 매우 높은 금액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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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G20 시위 초비상 (경향, 임영주기자, 2009-03-27 23:11:28)
ㆍ웹사이트 통해 대규모 결집… 경찰 “최대 작전” 긴장
 
영국 런던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2일 이곳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6일 CNN방송에 따르면 반 자본주의자와 환경보호론자들이 중심이 돼 모인 ‘G20 붕괴’라는 이름의 집회 주최 측은 G20 회담 하루 전인 4월1일 영국 중앙은행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앞에 모여 ‘파이낸셜 풀스 데이(금융 만우절)’라는 대규모 거리 행진을 열 예정이다. 시위를 홍보하는 전단지에는 ‘은행을 무너뜨려라’라는 슬로건과 함께 1789년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던 프랑스 혁명 이미지와 밧줄에 매달린 마네킹 은행원의 모습이 담겨 있다.
 
‘G20 붕괴’의 지도부에 속해 있는 마리나 페퍼는 “경제위기를 초래한 세력과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라며 “커뮤니티형 웹사이트를 통해 시위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주말인 28일에는 노동조합과 좌파그룹이 조직한 시위가 런던 중심가에서 열린다. 회담 당일에는 ‘대안적인 G20 회담’이 개최된다.
 
경찰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사이먼 오브라이언 런던 경찰청장은 “런던 경찰 역사상 가장 크고 복잡한 작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런던의 경찰 병력은 ‘클렌코 작전’으로 불리는 G20회의 보안 계획에 맞춰 하나로 합쳐졌다. 이번 작전의 총비용은 1040만달러(약 140억원)에 이른다. 오브라이언 청장은 “그리스의 폭력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리허설도 마쳤다”고 밝혔다. 런던상공회의소는 기업들에 “회사 로고를 숨기고 불필요한 회의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영국 정부는 최근 시위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정부 데이터베이스 접속자들의 인터넷 사용기록을 조사하겠다고 밝혀 반발을 사고 있다. ‘G20 붕괴’ 측은 이에 대해 “빅 브러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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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지서 G20정상회의 항의시위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2009-03-29 08:44)
런던선 3만5천명 집결..파리 베를린서도
"일자리 보호..부유층에 과세해야" 요구

 
런던 G20(주요20개국) 금융 정상회의를 앞두고 28일 유럽 각국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경찰은 이미 불법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을 천명하며 비상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G20 회의를 닷새 앞둔 이날 시위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도시에서는 당분간 G20 회의 때까지 크고 작은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만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경제위기 사태를 비판하는 한편 세계 지도자들에게 빈곤에 대처하고 일자리 보호에 주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런던에서는 150개 단체의 3만5천여명이 하이드파크에 모여 집회를 연 뒤 도심 행진에 나섰다고 AP통신이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주최 측은 내달 2일 런던에 모이는 G20 정상들에게 더욱 더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의 경제회복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서민들이 아니라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부유층이 (경제위기 대처) 비용을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다우닝가 총리실 앞을 지나가면서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런던 경찰은 그러나 "시위는 지금까지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에서 전개됐다"면서 "아직까지 체포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사이먼 오브라이언 런던경찰청장은 "G20정상회의의 치안을 유지하는 것은 런던경찰이 직면한 최대의 난제 가운데 하나"라면서 "현재 런던 경찰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작전이 전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각각 1만5천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거리 행진을 벌였다. 독일의 시위대도 "당신들의 위기에 왜 우리가 돈을 내야 하는가", "당신들이 직접 돈을 부담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베를린 시위대는 시위 막판에 경찰과 충돌했으며, 이 때문에 일부 경찰차량의 유리가 파손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6천500여명이 도심 의사당 앞에 집결해 집회를 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약 400명이 도심에서 경제 위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파리 시위대도 "우리가 그들의 위기에 돈을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거리 행진을 벌였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250명 가량의 노조원 등이 "자본주의의 과오" "혁명"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거리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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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 동시다발 ‘반세계화’ 시위 (한겨레, 조기원 기자, 2009-03-29 오후 07:17:44)
미-유럽-중 각축장 G20
런던 3만5천명 시가행진 “새 경제시스템 만들자”

 
“인간을 먼저 생각하라.” 주요·신흥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28일(현지시각) 유럽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이들 반세계화 진영의 목소리는 한마디로 각국 정상들이 경제위기 탈출만을 고민하지 말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경제 건설 계획을 세워 달라는 것이다.
 
반세계화 진영이 주장하는 핵심 요구사항은 △세계 경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 △적절한 일자리와 모두를 위한 공공서비스 △세계 빈곤과 불평등의 종식 △친환경 경제 만들기 등으로 요약된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은 “비즈니스 상황을 예전만큼 복귀시키는 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정상들은 은행 구제금융 이상을 해야 한다”며 “세계 경제위기에 아무 책임이 없는데도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빈곤층을 보호할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은 회의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일자리·경제정의·환경보호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위기가 자본주의 자체의 근본적인 결함 때문에 일어났다며 회의 자체를 반대하는 그룹도 상당수 있다.
 
시위가 가장 크게 일어난 곳은 이번 회의가 열리는 런던으로, 150개 단체 3만5천명이 모여 런던 시내를 행진했다. 런던 시위에 참여한 밀턴 매켄지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고생하는데, 어떻게 은행가들은 정부 지원으로 잘 살 수 있느냐”고 말했다. <비비시>(BBC)는 시위는 축제 같은 분위기로 진행됐으며 폭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선 2만명 이상이 모여 “우리는 당신들의 위기에 돈을 지급하지 않겠다”를 외쳤으며, 파리·로마·빈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한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주요·신흥 20개국 회의를 유엔(UN) 산하 경제위원회로 대체하자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유엔 자문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구상 모든 나라를 대표하는 회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주요·신흥 20개국 회의 때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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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위기에 왜 우리가 돈을 내나” (세계, 안석호 기자, 2009.03.29 (일) 19:46)
G20 정상회의 앞두고 英·佛 등 곳곳서 항의시위
 
“왜 당신들의 위기에 우리가 돈을 내야 하는가!” 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을 비난하며 “비용을 왜 서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느냐. 부유층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수백∼수만명이 G20 항의 시위를 벌였다. 회의 개최지 런던에서는 150개 단체 회원 3만5000여명이 가두행진을 벌였다. 주최 측은 “G20 정상에게 더욱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의 경제회복 방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열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G20 회의가 다가올수록 시위가 격화될 것으로 보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사이먼 오브라이언 런던경찰청장은 “G20 회의 치안 유지를 위해 런던 경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각각 1만5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거리행진을 했다. 시위대는 “당신들이 직접 돈을 부담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집회를 가졌다. 일부 시위자는 경찰과 충돌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6500여명이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약 400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우리는 그들의 위기에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약 250명의 노조원이 “자본주의의 과오” “혁명” 등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거리 시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