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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LN, 20년만에 엘살바도르 정권교체에 성공

새벽길 2009. 3. 16. 21:25
 며칠 전 엘살바도르에 좌파 정권이 탄생할 것 같다는 참세상의 기사를 보고 정말 그런가 보고 있었는데, 예상대로 마르티민족해방전선(FMLN)이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학부 때 니카라과와 함께 엘살바도르의 게릴라투쟁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는데, 이들이 선거로 집권하게 될 줄은 미쳐 몰랐다. 그 만큼 시대가 변했다고 해야 맞겠다.
 
FMLN의 푸네스는 차베스보다는 룰라 쪽에 가까운 성향을 지녔다고 한다. 중도좌파란 뜻이다. 지금까지 좌파는 물론 중도좌파도 제대로 성공한 경우(성공의 기준이 뭘까부터 설명해야 하겠지만, 통과)가 드물었다. 푸네스는 자신에게 표를 준 민중들의 지지를 업고 어디까지 나아갈까. 느낌에 이들이 꿈꾸고 있는 세상도 사회주의는 아닐 것 같다. 게공선에 묘사된 1920-30년대 일본공산당원들의 투쟁에 기반하여 만들어졌지만, 지금의 일본공산당이 과거의 일공이 아닌 것처럼, FMLN의 당명에 들어있는 마르티가 1930년대의 공산주의자였다고 해서 지금의 FMLN이 사회주의 변혁을 쟁취하겠다고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좌파의 이름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했다면 그에 걸맞는 무엇인가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아래의 El Pueblo Unido를 따라부르는 수많은 인파를 보고 있노라면 FMLN이 집권하게 된 것은 순간의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Vea la pasion de la militancia del FMLN en el Estadio Cuscatlan el dia 7 de Octubre del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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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좌파 정권 탄생 예고 (참세상, 변정필 기자, 2009년03월13일 17시04분)
15일 대선...20년 만에 정권교체 하나
 
중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에서 15일 치러질 대선이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게릴라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마르티민족해방전선(FMLN)이 20년 이상을 집권해 온 전국공화연합(ARENA)을 누르고 집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지막 변수들이 남아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르티민족해방전선의 마우리시오 푸네스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우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점치고 있다. 지난 달 현지 센트럴 아메리카 대학 여론조사원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 중 49.3퍼센트가 마르티민족해방선전의 푸네스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했다.
 
집권당인 전국공화연합의 로드리고 아빌라에게 표를 주겠다고 한 응답자는 31.7퍼센트였다. 응답자들의 60퍼센트는 20년 이상을 집권해온 전국공화연합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MLN, 1월 총선서도 제 1당으로 부상
올해 1월 18일 있었던 총선에서 마르티민족해방전선은 과반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제 1세력으로 올라가면서 올해 대선에서 승리의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96개 시장직과 84개의석 중 35개 의석을 차지했다.
 
마르티민족해방전선은 1980년에서 1992년까지 미국의 지원을 받은 우익 쿠데타 세력에 맞섰던 게릴라 저항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소 대리전 양상을 띠었던 당시 엘살바도르 내전은 18만 명에 달하는 희생자를 냈다. 내전은 유엔(UN)의 중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종결되었다.
 
1992년 좌파 게릴라 조직과 공산당의 연합으로 결성된 마르티민족해방전선은 제도 정당으로 변신을 꾀했다. 엘살바도르의 정치 1번지라 할 수 있는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12년 동안 시장직을 유지하기도 했지만, 대선에서는 번번히 실패했다. 1994년 첫 선거에서는 12개 시장직과 22개를 얻었다. 94년 대선에서는 32퍼센트, 99년 대선에서는 29퍼센트, 2004년에는 37퍼센트의 지지를 얻어 집권에 실패했다.
 
푸네스, "이제는 유산을 청산할 때"
마르티민족해방전선의 후보로 나선 마우리시오 푸네스는 연설에서 소수의 가문이 대대로 정치, 경제를 지배해왔다며 "이제는 유산을 청산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빈곤 해결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 민주주의의 회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푸네스 후보는 게릴라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마르티민족해방전선과는 달리 게릴라 운동에 가담하지 않았다. 선거에 나서면서 당 활동에 뛰어든 인물이다.
 
푸네스 후보는 방송기자 출신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하다 14년 만에 쫓겨났다. 이 점이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정치인들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밀리는 형국이 된 전국공화연합은 마르티민족해방전선에 '공포'를 유발시키는 방식을 대응하고 있다. 전국공화연합은 푸네스가 승리하면 엘살바도르가 베네수엘라와 쿠바의 영향력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로드리고 아빌라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자유를 수호하자, 우고 차베스의 전체주의의 인질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기존 정치엘리트와 결탁한 미디어도 연일 차베스와 푸네스 후보가 함께 있는 사진들을 방송에 내보내면서 "차베스, 헤즈볼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와 함께 미 제국을 쓰러뜨리기 위해 어린이들을 무장시키고 훈련시킬 것"이라는 악선동에 나섰다.
 
그러나 <인터프레스(IPS)>는 푸네스 후보를 지지하는 층의 폭이 넓으며, "폭넓은 사회운동의 지지와 함께 미국 이민자들, 국내 중소기업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인터프레스(IPS)>는 폭넓은 사회운동의 지지와 함께 이민자들로부터의 수입이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이민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경비 일을 하는 41세의 호세 라모스는 두 후보 중 누군가 승리하겠지만 "변화,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76세 연급 수령자인 라울 아얄라는 전국공화연합의 승리를 바란다며 "자유와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위기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엘살바도르의 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다. 전체 국민총생산(GDP)의 17퍼센트를 미국 이민자들의 송금에 의존하고 있는 엘살바도르 경제는 미국 경제가 위기를 맞으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년 간 집권해온 보수 우익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경제위기가 정권교체와 게릴라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좌파 정권의 집권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마르티민족해방전선이 강경좌파에서 중도까지 확산된다고 하더라도 1차 투표에서 완승을 거두기는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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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좌파 정부’ 탄생 … 푸네스, 대선 승리 (경향, 조찬제기자, 2009-03-16 17:54:01)
ㆍ20년만의 우파정권 종식
 
중남미에 또 하나의 ‘좌파 정부’가 탄생했다. 15일 실시된 엘살바도르 대통령선거에서 내전 당시 게릴라 출신들이 결성한 파라분도 마르티 해방전선(FMLN)의 마우리시오 푸네스 후보(49·사진)가 승리했다. 20년 만의 우파 정권 종식,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 후 첫 중남미 좌파 정부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AP·AFP·dpa통신에 따르면 왈테르 아라우호 엘살바도르 최고선거재판장은 푸네스가 집권당인 전국공화연합(ARENA)의 로드리고 아빌라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푸네스의 당선으로 FMLN은 게릴라 투쟁을 접은 지 17년 만에 의회 제1당에 이어 대권까지 차지했다. CNN방송 엘살바도르 특파원 출신인 푸네스는 게릴라 활동 경력이 없다. 그럼에도 그가 FMLN의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거부감을 주지 않는 중도좌파 이미지와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FMLN의 염원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우파의 실정에 기인한 측면도 크다. AP통신은 지난 20년 ARENA 집권 동안 경제성장은 이뤘지만 사회 불평등 해소에 실패하고 생필품 가격 폭등, 기업가의 횡포, 끝없는 마약과의 전쟁 등이 계속된 점도 정권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관심은 20년 우파통치를 종식한 푸네스의 향후 행보에 모아진다. 20년 우파 정권의 유산을 청산할지가 주목거리다. 좌파 정책 채택 여부, 미국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푸네스는 대선 승리 후 지지자들에게 “사회 정의와 연대를 믿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민주주의의 기회가 왔다”고 선언했다.
 
그는 유세 동안 탈세를 일삼아온 대기업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때문에 우파 쪽에서는 그가 공산주의 정책을 펼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우호적 시각은 이 같은 우려를 덜어준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보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좌파의 모델로 삼은 점도 그가 실용주의 노선을 걸을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엘살바도르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대미 수출 의존도는 60%에 달한다. 국민의 27%가 미국에서 보내주는 돈을 주소득원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푸네스는 엘살바도르의 운명을 위해서도 미국이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을 준수하고 달러화를 기본 통화로 유지할 것임도 분명히 했다.
 
푸네스 앞날에 최대 걸림돌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대 의회 관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위기로 그의 개혁 정책은 지체될 것이 뻔하다. 지난 1월 말 총선에서 FMLN은 총 의석 84석 가운데 35석을 얻어 제1당이 됐으나 절대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푸네스는 승리 확정 연설에서 “ARENA와 화해·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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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중남미 좌파물결 합류 (한겨레, 조기원 기자, 2009-03-16 오후 08:21:18)
‘해방전선’ FMLN 대선승리…20년만에 좌파정권
푸네스 “룰라가 나의 모델…대미관계 원만히”

 
엘살바도르에서 20년 만에 좌파정권이 돌아왔다. 공산주의 게릴라 조직에 뿌리를 둔 파라분도 마르티 해방전선(FMLN·해방전선)의 마우리시오 푸네스(49)가 15일 실시된 엘살바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약 51%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엘살바도르는 브라질,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에 이어 탄생한 중남미 좌파정권이다. 니카라과에 이어 중미·카리브해 지역에도 본격적으로 좌파 성향의 정권이 들어선 것이다.
 
엘살바도르 최고선거재판소는 개표 작업이 90% 이상 진행됐다고 밝혔다. 푸네스는 “내가 대통령”이라며 곧바로 승리를 선언했다. 약 48% 표를 얻는 데 그친 여당 민족공화동맹(ARENA)의 로드리고 아벨라 후보도 패배를 인정했다. 민족공화동맹은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정권을 내줬다.
  
해방전선은 1980년부터 12년 동안 정부군과 내전을 벌인 게릴라조직이었다. 해방전선은 1992년 유엔 중재로 정부와 정전협정을 맺고 합법정당으로 변신했다. ‘파라분도 마르티’는 1932년 소작농을 이끌고 투쟁하다 암살된 공산주의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해방전선의 대선 승리는 비교적 온건 성향인 푸네스를 후보로 삼아 중도 유권층의 표심을 잡은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기자 출신으로 전국적 유명인사인 푸네스는 평소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나의 모델이며, 미국과의 관계도 계속 굳건할 것”이라고 말해, 베네수엘라, 쿠바 등의 사회주의 모델과는 거리를 뒀다. 당선 직후 “(내전 당시 피를 흘리며 싸웠던 앙숙인) 민족공화동맹과 협력하겠다”고도 말했다.
 
푸네스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게릴라 투쟁 경험이 없는 푸네스는 당내 정치 기반이 약하다. 러닝메이트인 살바도르 산체스가 정권의 실세가 될 것이며, 푸네스는 ‘얼굴 마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만약 푸네스가 당내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나면, 게릴라 투쟁 경험이 있는 산체스가 급진적 사회주의 개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빈곤은 푸네스가 당선될 수 있는 기반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짐이다. 엘살바도르 인구 절반이 빈곤층이며, 인구 4분의 1가량인 250만명이 미국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번다. 이들이 가족에게 해마다 보내는 수십억달러가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999년 이래 경제성장은 평균 3% 이하였고 범죄율도 높다. 푸네스는 선거기간 동안 부패 청산, 탈세 방지,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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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20년만의 정권교체 (참세상, 변정필 기자, 2009년03월17일 10시16분)
엘리트 정치 불만 폭발...신자유주의에 ‘회의’
 
엘살바도르가 20년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15일(현지시간) 늦은 밤 선거대법원은 90%개표 결과 '파라분도 마르티 해방전선(FMLN)'의 마우리시오 푸네스 후보가 51.3%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집권 전국공화연합(ARENA)의 로드리고 아빌라 후보는 48.7%를 얻었다. 선거대법원의 발표가 나오자 집권당의 아빌라 후보는 푸네스의 승리를 인정하고, 행운을 빌었다.
 
선거 개표결과가 나오자 수도 산살바도르 거리는 환호성과 휘파람 소리로 가득찼다. <에이피(AP)>는 붉은 옷을 입은 푸네스 당선자의 지지자들이 거리에 나와 박수 치고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고 전했다. 전직 방송인 출신의 마우리시오 푸네스 파라분도마르티해방전선(FMLN) 당선자는 지지자들 앞에 나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날이다. 나는 이 밤이 엘살바도르 최고의 희망의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번 엘살바도르 대선에서 푸네스가 승리한 것은 20년 간 지속된 엘리트 정치에 대한 불만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깊은 회의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엘살바도르는 1980년대 미.소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내전을 경험했다. 1991년 이웃한 니카라과의 혁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엘살바도르의 게릴라 무장투쟁도 평화협정으로 끝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1989년에 친미정권인 전국공화연합(ARENA)이 들어섰다.
 
전국공화연합(ARENA)은 1989년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을 취했다. 통신과 국영 은행, 커피 수출, 전기, 연기금, 교육 등을 사유화 시키면서 초국적 기업에 시장의 문을 열었다. 최근 들어서는 보건의료와 물을 사유화하는 조치도 추진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2001년 통화를 달러로 대체하면서 미국 경제에 깊숙히 편입됐고 이로 인해 급격한 물가인상을 겪었다. 2007년과 2008년 사이의 생활필수품 물가 인상률은 30%를 기록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UN WFP)는 2006년 9월에서 2008년 2월 사이 10만4천명 이상이 빈곤선 이하로 떨어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결국 20년간 유지해 온 보수 우익 정권은 정치 엘리트에 대한 불신과 경제위기로 인해 좌파 정부에게 정권을 이양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이 17년 간의 도전 끝에 국민들로 부터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오히려 지금부터 그 시험대에 선 것으로 보는게 맞다.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은 1994년, 1999년, 2004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실패해 제도정치에서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선거 직전에도 현지 언론들은 보수 집권당에 염증을 느끼고 있지만 게릴라 출신의 좌파 야권에 정권을 맡길 정도로 믿음직하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은 게릴라 운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게릴라 출신이 아닌 방송인 출신인 마우리시오 푸네스를 내세웠다. 정부를 비판하는 방송을 통해 국민들의 인지도를 쌓았던 푸네스 후보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푸네스는 당선 직후부터 경제위기 대응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하지만 만만치 않다. 푸네스 당선자는 대선 결과가 발표되자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당장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세 기간 동안에도 농업부문의 개혁을 통해 식품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을 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달러화를 통화로 쓰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위기는 곧바로 엘살바도르에게 전이된다. 미국에는 엘살바도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3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의 국내송금은 주요 외화수입원으로 꼽힌다는 점에서도 엘살바도르 경제는 취약하다.
 
야당의 도전도 거세다. 3%의 지지율 격차가 보여주듯이 전국공화연합(ARENA)에 대한 지지도 여전히 건재하다. 각종 미디어 재벌과 결탁한 기존 정치 엘리트들의 공세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전국공화연합의 아빌로 후보는 "우리는 건설적인 야당이 될 것"이라면서, 푸네스 후보가 결코 '만만치 않은' 야당을 이끌 계획을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게릴라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이 집권을 통해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그 출발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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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네스 당선자 "브라질의 룰라처럼" (참세상, 변정필 기자, 2009년03월17일 11시48분)
실용주의 좌파 표방...다양한 색깔의 좌파 집권
 
푸네스 당선자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20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의미 뿐만이 아니다. 우선 오바마 행정부 취임 후 첫 남미 좌파 정권의 탄생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푸네스 당선자는 달러 통화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유세과정에서 거듭 강조했다. 푸네스 당선자는 대선 승리가 확정되자 이민문제, 갱 문제, 마약 등의 현안 해결을 위해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남미 지역에서 좌파 정부가 정권교체를 하면서 들어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브라질, 볼리비아, 니카라과, 파라과이 등에서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하며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물론 남미 좌파의 정권이 하나의 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와 미국에 대한 대도 등에서 남미 좌파 정권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볼리바르주의 혁명을 주창해온 베네수엘라와 함께 볼리비아, 쿠바 등이 '21세기 사회주의'를 이야기한다면 브라질의 룰라 정부를 비롯해 실용주의 좌파 또는 중도 좌파라 평가 받는 국가들도 있다.
 
유세 과정에서도 푸네스 당선자는 중도 좌파 노선을 걷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경제정책들을 모델을 삼겠다고 해 실용주의적 노선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는 좌파의 집권이라고 해도, 공통적으로 정치 엘리트에 대한 불만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가 선거라는 공간을 통해 정권교체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도 남미에서는 7월 멕시코 총선, 10월 아르헨티나 총선, 10월 우루과이 대선, 12월 칠레 대선이 치뤄질 예정이다.
 
남미의 전문가들은 엘살바도르의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의 승리가 콜롬비아의 무장저항세력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