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행정 정책/노동, 고용, 노사관계

새벽배송 규제 논란 관련 글 (2025.11.2~11.19)

새벽길 2025. 11. 22. 13:58

련기사 추가. 쿠팡은 여전히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논의에서 빠져 있다. 쿠팡이 당사자로서 새벽배송 규제 논의에 참여할 때 그나마 논의의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area/jeju/1229292.html
“아빠 묻고 이틀만…”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하루 쉬고 출근날 참변 (한겨레, 서보미 기자, 2025-11-14 15:23)
15일 연속 야간노동 한 노동자도
쿠팡이 야간 택배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겠다며 ‘격주 주 5일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제주에서 새벽배송하다 숨진 고 오승용씨는 매주 주6일 동안 11시간30분씩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연속 새벽배송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유가족은 “쿠팡 대표가 직접 사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오씨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3일부터 4주간 오씨가 사용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애플리케이션과 영업점의 업무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CLS는 쿠팡의 배송 자회사이고, 영업점은 쿠팡 CLS와 배송 위탁계약을 맺은 뒤 특수고용노동자인 ‘퀵플렉서’를 관리하는 회사다. 
저녁 7시부터 하루 11시30분씩 새벽배송을 담당한 오씨는 일주일에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주 6일 일했다. 지난해 8월 쿠팡이 발표한 ‘격주 주5일 배송제’(1주는 주 6일, 1주는 주 5일 근무)가 오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씨는 ‘법적 과로사’(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시간은 30% 가산) 산정 기준으로는 주 83.4시간을 일했다.
쿠팡CLS는 영업점에 백업기사(쉬는 노동자의 배송 물량을 대신 처리해주는 노동자)가 있어 노동자의 건강·휴식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유가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씨 아내는 “남편이 영업점에 ‘일이 있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 (그쪽에서) ‘이런 식으로 하실 거면 다른 곳으로 (계약을) 알아보시라’고 말하는 카카오톡 대화가 있다”며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도 영업점에서 나와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와서 나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점과의 다음 재계약 때 문제가 생길까 봐 2년 가까이 원하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초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이 오씨는 체중이 20㎏가량 빠졌다고 한다. 
같은 영업점에서 일한 또 다른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중에는 최장 15일 연속 근무한 동료도 있었다. 택배노조는 “쿠팡CLS는 연속 7일 이상은 동일 아이디로 쿠팡 CLS 앱 로그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7일 이상 연속 근무는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는데, 현실은 이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사 본인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업무를 하는 꼼수가 고인의 영업점에서도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쿠팡CLS가 직접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심지어 오씨는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직후 영업점에 “이틀 쉬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영업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하루만 쉬고 복귀한 업무 첫날인 지난 10일 새벽 2시9분께 오씨는 택배차량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끝내 숨졌다.
카카오톡 업무 대화방 분석을 통해 고 오승용씨가 속한 영업점의 새벽배송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정리한 표. 빨간색이 근무일인데 15일 연속 출근한 노동자도 있다. 택배노조 제공
카카오톡 업무 대화방 분석을 통해 고 오승용씨가 속한 영업점의 새벽배송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정리한 표. 빨간색이 근무일인데 15일 연속 출근한 노동자도 있다. 택배노조 제공
택배노조는 “고인은 10분 거리에서 배송하던 도중인 지난 4일 오후 9시께 배송업무로 인해 아버지 임종을 보지 못했고, 4시간 더 일하고 난 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며 “장시간 노동에 이어 아버님을 잃은 슬픔 속에 장례를 치러내면서 고인은 매우 큰 신체적 무리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한 채 또다시 야간배송업무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교통사고 전 오씨의 몸이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택배노조는 “단순 졸음운전이었다면 (사고지점의) 화단 연석과 운전석 쪽 앞바퀴의 1차 충돌 후 가로수와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핸들 돌리기나 브레이크 작동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핸들을 쥐고 있었으나 사실상 운전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직선 주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장례 기간 영업점 관계자만 조문했다며, 쿠팡의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씨의 누나는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동생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하고, 쿠팡은 유가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https://vop.co.kr/A00001682924.html
[기자수첩] ‘새벽배송 멈추면 죽는다’던 사장님이 도달한 뜻밖의 결론 (민중의소리, 남소연 기자, 2025-11-15 14:46:47)
“저희가 이렇게 (토론)하는 사이에 실제로 이익을 가져가는 곳은, 돈 버는 택배사들은 따로 있네요?”
지난 11일 새벽배송 제한 논란을 다룬 100분 토론 내내 ‘새벽배송이 금지되면 (중소상공인은) 다 죽으라는 얘기’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이 긴 시간 토론을 마무리하며 무언가 깨달은 듯 꺼낸 얘기다. 아쉽게도 제한된 TV 생중계 토론을 마친 뒤 유튜브 채널에서 이어진 연장전에서 나온 발언이라 많은 시청자가 보지 못했을 장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100분 토론에서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던 민주노총 강민욱 택배노조 부위원장(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 하충효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대외협력본부장,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모두 유일하게 의견이 모아진 대목이어서 잠시 소개하려 한다. 
백 회장의 발언 이후, 하충효 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택배가 처음 시작한 게 30년이 지났다. 30년 동안 저희가 받는 택배 단가(수수료)는 1원도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 물가는 매년 상승했는데, 저희들은 30년 전 배송 단가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건 주간이든 야간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이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택배기사가 과로와 산업재해에 시달리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 김현주 교수 역시 “저도 동의한다”라며 “저수가 단가 경쟁 등을 통해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노동을 시키는, 그것으로 인해 건강 위험이 증폭되는 이런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적극 공감했다. 강민욱 부위원장은 “사실 오늘 같은 자리에 쿠팡이나 다른 야간 업체, 혹은 365일 배송하는 업체들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핵심을 파고들었다. 1시간 40분 가까이 이어진 토론 끝에 나온 결론은 이렇게 한 곳으로 향했다.  
이러한 현실은 지난달 발표된 쿠팡 택배노동자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쿠팡의 택배노동자는 전년보다 배송 물품은 8.1% 증가했다는데 배송 수수료가 줄어들어 실질 소득은 1.8%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택배노동자는 조사에 참여하면서 “매년 수수료는 삭감하는데, 삭감 이유는 앞으로 물량이 늘어날 것이 예측되어서라고 한다. 일은 더욱 힘들어지는데, 수입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게 가장 힘들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노동자는 “물량은 더 많아지는데, 내년에도 수수료가 줄어들 것 같으니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나 걱정이 든다. 사람이 버틸 수 있게 하는 프로세스인지 한계를 실험하는 ‘실험 쥐’가 되는 것 같다”고 괴로워했다. 쿠팡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수입은 더 줄어들었다.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된 지도 벌써 2주가 흘렀다. 택배노동자와 소비자, 택배노동자와 택배노동자, 택배노동자와 물류노동자를 갈라치기 하는 주장이 일방적으로 쏟아졌고, SNS에서는 중국의 알리바바가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거나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쿠팡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등 정체불명의 음모론까지 횡행했다. 과로를 멈춰달라는 절박함을 담은 제안을 던진 택배노조는 자신의 제안을 제대로 설명할 겨를도 없이 난타를 당하고 있지만, 쿠팡과 같은 택배업체는 마치 이 시간만 지나면 된다는 것인 양 침묵하고 있다. 
3편에 걸친 ‘새벽배송 찬반 논쟁이 빠트린 진실’ 기획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대체 새벽배송은 어떻게 이뤄지길래 택배노동자들이 쓰러지고, 이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업체들은 왜 이 논의에서 침묵하는 것인지, 우리가 진짜 논의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 택배노조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기획에 앞서 택배노조의 제안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아 보기도 하고, 장시간 연속적인 야간 고정 노동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상식과도 같은 이야기를 전달해 봤지만, 결국 남는 건 단 하나의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로사를 막기 위한 택배업체의 대안은 무엇이냐고.
쿠팡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택배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보도할 때마다 쿠팡 홍보팀의 전화를 한 통이라도 받지 않은 기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대개 ‘그분은 쿠팡의 노동자가 아니라 대리점 업체 소속’이라는 반론이 가장 많았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하다 쓰러진 채 발견됐는데도 쿠팡에 책임이 번질까 선 긋기에 급급했던 게, 그동안의 쿠팡이었다. 잇따른 노동자의 사망에 국회 국정감사에 매년 불려 나오고도 “쿠팡 새벽노동에 종사하는 배송직의 근로 여건이 그렇게 열악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변했던 게, 그동안의 쿠팡이었다. 쿠팡CLS 관계자의 독촉에 ‘개처럼 달리고 있다’는 말을 남기며 숨졌던 고 정슬기 씨의 사망이 산업재해로 인정되고 나서야 뒤늦게 고개를 숙였고,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숱하게 지적됐던 클렌징 제도와 다회전 배송, 분류작업 개선 등의 대책을 등 떠밀리듯 내놓았던 게, 그동안의 쿠팡이었다. 
정작 현장에서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증언이 빗발치고 있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게, 지금의 쿠팡이다.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도 과로사 대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개별 기업에 대한 특별한 노동 구조에 대해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안으로는 영업할 수 없다’는 의견만 내놓고 있는 게, 지금의 쿠팡이다.
쿠팡과 택배업체는 사라진 이 논쟁이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지 예단하긴 힘들다. 한동안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자는 택배노조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여론몰이가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러했듯, 100분 토론의 백 회장이 그러했듯, 결국 우리가 마주하게 될 결론은 택배업체의 책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야기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만든 이유는 택배사들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할 테니까. 결국 이 시스템을 만든 그들이 답하지 않으면,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다음 사회적대화 논의는 이달 말에 이뤄진다. 그때까진 쿠팡이, 다른 택배업체들이 새벽배송으로 인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가져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242
밤 11시59분 주문시 ‘1시간 만에’ 집품부터 적재까지 ‘숨 가쁜’ 노동 - 쿠팡 새벽배송 (매노, 어고은 기자, 2025.11.16 18:33)
쿠팡 물류센터·캠프·배송 노동자 집담회 … “쿠팡, 야간노동 책임 개인·사회에 떠넘겨”
쿠팡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노동자·시민사회가 정작 쿠팡은 책임에서 빠져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쿠팡노동자의건강과인권을위한대책위원회·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노동자 잡는 야간노동, 무한속도 새벽배송 집담회’를 열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밤 12시 이전 주문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되는 서비스인데, 소비자가 물품을 주문하면 풀필먼트센터에서 배송터미널을 거쳐 택배기사를 통해 배송지로 전달된다. 이 각각의 과정에서 집품·포장·발송, 소분, 배송 등을 하는 노동자들이 집담회에 참석해 증언했다.
소비자 ‘로켓배송’ 누르면, 노동자들 휴게시간도 없어
로켓배송의 첫 단계는 배송지와 가까운 쿠팡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물류센터에서 시작된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상품 입고, 재고조사, 집품·포장, 분류·적재 등을 담당한다. 고용형태공시에 따르면 CFS 전체 노동자 5만7천919명 중 3만9천334명(32.1%)이 기간제다.
자정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되는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들을 고강도 노동으로 내몰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물류센터 오후조(오후 6시~오전 4시) 마감 체계를 설명했다. 새벽배송을 위해 △오후 9시5분 △오후 10시15분 △새벽 0시59분 세 차례 마감이 있는데, 그 시간까지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집품·포장해 캠프별로 분류하고 화물차에 실을 수 있도록 적재까지 마쳐야 한다. 소비자가 밤 11시59분에 주문한 물량에 대해 물류센터 노동자는 마감 0시59분까지 1시간 만에 이러한 과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다. 정 지부장은 “상온센터가 아니라 로켓배송 주문이 핵심인 신선센터 오후조(오후 5시30분~오전 2시30분)는 마감이 더 빡빡하게 몰려 있을 것”이라며 “신선센터 오후조는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휴게시간도 없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정슬기씨 업무상 부담 가중요인
‘배송 마감시간’ 지목
물류센터에서 배송캠프에 도착한 물품은 ‘헬퍼’ 등이 분류하는데, 일용직이 대부분이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1만7천742명 중 57.6%(1만219명)가 기간제다. 헬퍼·조장으로 일한 조혜진씨는 “마감을 위해 캠프에서는 ‘스캔은 1초에 1개씩 찍어라’ ‘하차 속도 빨리해라’ 등 작업속도를 높이라는 관리자들의 주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며 “새벽배송의 속도 압박은 작업장 내 관리자가 헬퍼를 감시·통제·압박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로켓배송의 마지막 단계를 담당하는 특수고용직 택배노동자들도 마감시간 탓에 쉼 없는 노동에 내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택배노조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만 ‘있고’ 타 택배사에는 ‘없는’ 것들을 설명했는데, 대표적으로 △다회전 배송 △프레시백 업무 △배송 마감시간 등이다. 과로 요인으로 지목받는 것들이다. 지난해 5월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숨진 고 정슬기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를 보면 “배송 마감시간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 상태로 업무상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보고 가중요인으로 판단했다.
물류센터 시급, 야간이 주간보다 낮아
높은 노동강도에도 노동자들이 고정 야간업무를 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부분 때문이다. 그런데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야간조가 주간조보다 시급을 적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물류센터지부가 공개한 올해 한 물류센터 시급 현황을 보면 주간조는 1만220원인데, 야간 업무를 하는 오후조는 1만70원으로 150원 더 낮다. 1만70원은 올해 최저임금(1만30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1년 이상 근속시 각각 1만460원, 1만260원으로 200원 차이가 난다.
출고된 화물을 분류해 상차하는 허브 공정의 경우 차이는 더 벌어진다. 주간조(1만1천80원)와 오후조(1만560원) 차이가 520원이나 된다. 1년 이상 근속시 각각 1만1천320원, 1만750원으로 격차는 570원이다. 일용직 물류센터 노동자는 야간근로(오후 10시~오전 6시)시 통상임금에 50% 가산해 지급하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다. 노동자가 손에 쥐게 되는 임금총액은 오후조가 가산수당 탓에 더 받을지언정 시급으로 따지면 150원~570원 적게 받고 있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 택배노동자는 야간이 주간보다 배송 건당 수수료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같은 구역이면 야간이 주간에 비해 30% 정도 높다”면서도 “그런데 이전에는 주간이 900원, 야간 1200원 정도였다면 지금은 주간이 600원, 야간이 850원 정도로 매년 수수료를 삭감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간노동 규제 ‘공백’ 파고든 쿠팡
야간노동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성용 지부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1년 일하고 퇴사한 뒤 퇴직금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뒤에 다시 입사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야간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개인적으로 또는 사회적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 5~6회 야간노동(저녁 6시30분~새벽 1시30분)을 1년6개월 정도 했다는 조혜진씨는 “야간노동이 끝나고 난 다음에 참았던 고통이 청구서처럼 몸에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며 “허리·어깨·손·발목 등 고통과 각종 면역질환이 몰려와서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애초에 쿠팡의 새벽배송은 야간노동 관련 규제가 없는 공백을 파고든 측면이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야간노동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야간노동에 따른 보호장치가 존재하지 않아 가산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보상적 접근이 전부다. 실제로 야간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 규모에 대한 통계도 없다. 야간작업을 유해·위험요인으로 보고 휴게·휴가·휴일 보장과 시간·연속근무일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장은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 없이) 수당을 지급하거나 건당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한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으로 내몰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뿐”이라며 “야간노동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사회, 쿠팡이 답하고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62143005
[아침을 열며] 새벽배송, 계속 이야기하자 (경향, 홍진수 사회부장, 2025.11.16 21:43)
“‘어떻게 쿠팡 없이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 몇년 전 쿠팡의 창업자인 김범석 최고경영자(CEO)가 했다는 말이다. 이는 쿠팡의 ‘미션’이라고도 했다. 이 말을 접했을 때 잠시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난다.
쿠팡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김범석 CEO의 야망은 거의 실현됐다.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쿠팡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쿠팡은 노동환경과 경영방식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필수재’로 여겨졌다. 최근 SNS에서는 쿠팡을 비롯한 업체들의 새벽배송 제한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찬성과 반대로만 가를 수 없는 의견이 쏟아졌고 험한 언사가 오가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일찌감치 장기간의 야간 노동을 ‘2A군 발암 요인’으로 분류했다. 인간의 생체 리듬을 거스르는 노동은 수면장애는 물론 심혈관 질환, 우울증 그리고 암 발병 위험까지 높인다. 우리가 편리하게 새벽에 받아보는 신선식품과 생필품 상자에는, 누군가의 ‘건강’이 비용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야간 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전제다. 그런데도 새벽배송과 관련한 논의의 장은 제기될 때마다 감정적인 대립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새벽배송은 ‘편의’와 ‘건강’의 대립이 아니라 노동자 본인의 ‘건강’과 ‘생계’가 맞붙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바로 “내 밥줄 끊지 말라”는 택배노동자 당사자들의 주장이다. 누군가는 이들을 ‘자본의 논리에 포섭되었다’고 쉽게 비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에게 새벽배송은 그만큼 좋은 일자리가 없는 현실 속 최후의 ‘선택’이기도 하다. 
당연히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일자리는 쾌적하고 안전하며 높은 자아실현을 보장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주간 일자리에서 벌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은 소득’을 보장한다는 의미이며, 자영업 실패, 실직, 혹은 ‘투잡’이라도 뛰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의미다. 새벽배송 종사자 중 상당수는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잘 알지만, 당장 생계를 위해 건강을 담보로 잡힐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을 것이다. 
이러니 토론을 통해 길을 찾기가 쉬울 리 없다. 한쪽에서는 노동자의 건강권을 외치며 야간 노동의 축소와 규제를 말한다. 원론적으로 백번 옳은 말이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그 규제가 곧바로 자신의 소득 감소와 실직으로 이어진다며 격렬하게 저항한다. 이 역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당신의 건강이 걱정됩니다’라는 도덕적 우려가 ‘그래서 나보고 굶어 죽으란 말이냐’는 생존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토론 대신 ‘편리함을 누리는 소비자’와 ‘자기 건강의 위험도 모르는 노동자’라는 식의 감정적 비난이 오가기도 한다.
그러니 우리가 정말 던져야 할 질문은 ‘새벽배송을 금지해야 하는가’가 아니다. ‘왜 많은 사람이 자신의 건강을 팔아서라도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가’부터 물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새벽배송이라는 현상이 아니라, 이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가 되어버린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다. 양질의 주간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플랫폼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최소한의 사회보호망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이 노동자들을 어두운 새벽 도로로 내몰고 있다.
어느 문제든 일도양단식 해결법은 없다. 새벽배송 문제는 더욱더 그러하다. 단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접근해야 그나마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당장은 새벽배송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주간 노동보다 훨씬 더 강력한 휴식 시간 보장 제도와 야간수당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건강을 팔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더 나은 주간 일자리를 창출하고, 플랫폼 노동자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안아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더 크고 근본적인 논의다. 
이제 새벽배송은 멈출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누군가의 건강이 속절없이 상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다. 건강과 생계가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는 더 치열하게 구조적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니 새벽배송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자.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314350001935
"개처럼 뛰고 있어요" 사망 쿠팡기사 문자···'좋아서 야간근로 선택했다'는 설문의 이면 (한국일보, 송주용 기자, 2025.11.17 04:30)
새벽배송 제한 논쟁 뜨거운 감자
새벽배송 자발성 두고 노노 갈등
"구조적으로 강제된 야간노동"
"슬기님 (오전) 6시 전에는 끝나실까요. A님 어마어마하게 남았네요." 다른 배송기사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니 얼른 맡은 일을 끝내고 넘어와 도우라는 뜻이었다. 슬기씨는 답했다. "최대한 하고 있어요. 아파트라 빨리가 안 되네요. 하고 갈게요." "개처럼 뛰는 중이요."
지난해 5월 28일, 쿠팡 퀵플렉스 야간 배송기사 고(故) 정슬기씨가 숨진 뒤, 그가 평소 관리자와 새벽에 나눈 메신저가 공개됐다.
유족은 슬기씨가 퇴근 후 쓰러져 자기 바빴고, 속이 부대끼고 소화가 안 돼 고기류는 잘 먹지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슬기씨는 하루 평균 10시간 30분, 주 6일 이상 야간 배송을 했다. 사망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은 73시간 21분에 달했다. 슬기씨의 밝혀진 사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과로사였다.
야간 배달 땐 음식·물 먹어선 안 된다, 이유는?
최근 새벽배송(0~5시 초심야시간 배송) 제한을 놓고 노동계가 뜨겁다. 지난달 22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이를 제안한 뒤, 새벽배송이 주요 사업모델인 쿠팡의 노동자들이 반발하면서 '노노 갈등'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쿠팡 위탁 택배기사 1만여 명이 속한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는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소속 택배기사 93.0%는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95%는 심야 시간대 배송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새벽배송에 찬성하는 이유는 교통혼잡이 적고 엘리베이터 사용 편리(43.0%), 수입이 더 좋다(29.0%), 개인시간 활용가능(22.0%) 등이었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90% 이상의 배달기사들이 새벽배송을 좋아한다"고 여기는 건, 현실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월 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쿠팡 퀵플렉스 배송기사 6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자. 해당 조사 응답자들은 야간 배송의 어려움으로 피로(71.9%), 교통사고 위험(62.3%), 화장실 이용 불편(54.5%), 물품 배송 중 안전 위험(40.1%), 졸음운전(34.1%) 등을 토로했다. 특히 야간 배송 중에는 개방된 화장실이 없어 용변을 해결하기 어려워 일부러 저녁 식사를 거르거나 물도 마시지 않는다는 비율이 32.9%에 달했다. 응답자들 65.3%는 수입이 일정한 정도 보장된다면 심야 근무(0~오전 4시)를 회피하겠다고 답했다.
주간 배송 선택하면 되지 않냐고? 현실은···
이 설문 결과를 보면, 쿠팡 배송기사들은 하루 평균 388건 물품을 배송한다. 아파트 기준 평균 수수료는 주간 655원, 야간 850원. 하루 일당으로 단순 환산하면 야간 배송을 했을 때 약 7만5,660원을 더 벌 수 있다.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보면 한 달 약 151만3,200원을 더 버는데, 월 150만 원을 위해 건강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야간 배송이 힘든 기사는 주간 배송을 선택하면 되지 않느냐고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단순한 일당 차이 외에도 대리점에서 계약조건에 야간 배송을 집어넣는 경우도 있고 야간 배송을 거부하면 대리점으로부터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등 비자발적 사유로 야간 배송에 나선다는 응답이 88.0%에 달했다. 즉 일을 하고 싶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야간 배송에 나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달 30일 쿠팡노동조합도 입장문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과 실상황을 외면한 채 새벽배송 금지를 제안했으나 이로 인한 고용 안전과 임금 보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국회와 정부에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는데, 이를 새벽배송 '반대'보다 '고용 안전과 임금 보전'의 방점을 두고 봐야 하는 이유이다.
국제암연구소, 2·3일 연속 야근 금지 권고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을 '2군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야간노동을 2·3일 연속해서 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노동계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새벽배송이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이다.
실제로 야간 배송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2시 9분쯤 쿠팡 배송기사 30대 B씨가 몰던 1톤 트럭이 전신주와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숨졌다. 단순 졸음운전 사고인 줄 알았지만 B씨가 평소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까지 하루 평균 11시간 30분, 주당 최대 83.4시간을 일한 것으로 드러나 과도한 야간 배송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숨진 쿠팡 배송기사·물류센터 노동자 등은 25명으로, 그중 17명이 과로사로 인정 또는 추정됐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외형상 자발적으로 새벽배송을 선택할지라도 분명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나 노동자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대가로 돈을 버는 구조라면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간 배송으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진다면 누가 밤에 잠 못 자며 일하고 싶겠나"라며 택배 수수료 단가 현실화와 야간 배송을 강제하는 계약 조항 등 노동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453046642366704
택배 '야간노동 총량제'로 논의 좁혀질까…백마진 금지 등 근본 문제 남아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2025-11-17 오전 5:15:20)
'새벽배송 제한' 논란에 가려진 의제들
1단계 의제, 새벽배송 등 노동시간
2단계, 기사-택배사-화주 '공정거래'
배송기사 건강권 악화 근본 문제는
불공정 거래서 기인한 노동시간 연장
2021년 2차 합의, 이행 제대로 안돼
택배 노사가 배송기사들의 주 5일 근무제, 새벽 노동시간 총량제에 원칙적 공감대를 이루면서 사회적 합의까지 첫 관문 통과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새벽배송 제한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지 않으면 ‘1단계 합의’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1단계 의제에 대해 의견을 모아야 불공정 거래 근절과 관련한 ‘2단계 의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
지난 2021년 택배 사회적 2차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배사들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배송기사들의 노동환경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당서도 “야간노동 총량 규제 등 가능”
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진행 중인 택배 사회적 대화에서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와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야간 배송기사의 주당 근무시간을 제한하자는 요구를 공통적으로 내놨다. 한국노총은 주 50시간으로, 민주노총은 주 46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대노총이 각각 요구한 총량 시간은 차이가 있지만, 지난 2021년 이룬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점은 동일하다. 2021년 6월 택배 노사는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사회적 합의’를 통해 택배기사의 작업시간을 주 60시간으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당시 합의한 주 60시간은 주간 근무 기준이었다.
근로기준법은 야간 노동시간 총량에 아무런 근거를 두고 있지 않지만,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고시(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를 통해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업무시간은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해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양대노총이 요구한 야간노동 총량 시간(46~50시간)은 2021년 합의한 주 60시간 한도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야간에 46시간 일하면 30%를 가산할 때 산출되는 노동시간은 59.8시간이 된다.
이는 여당 내에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카드다. 민주당의 ‘노동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이용우 의원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벽배송 논쟁과 관련해 “일정하게 적절한 휴게시간을 보장한다든지, 야간 노동시간을 총량으로 규제할지, 연속 야간근무 일수를 제한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론으로 지혜를 모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벽배송을 하는 택배사들도 원칙적 공감 의사를 밝혔다. 시간 총량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간 노동에 대한 총량 설정을 합의했던 만큼 야간 노동에 대해서도 합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쿠팡 측은 추가 인력 고용에 따른 비용 상승 우려, 인력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질 하락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마켓컬리 측은 시업과 종업시각 기준부터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함께 내놨다.
백마진 금지 등 근본 의제가 더 중요
택배기사들의 노동시간 관련 문제는 이번 사회적 대화의 ‘1단계 의제’에 해당한다. 택배노조가 새벽배송(자정~새벽 5시) 제한을 요구하고 나선 것 역시 노동시간과 관련한 문제다. 택배노조가 이 요구에서 한발 물러서면 노사 간 1단계 합의는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노동계 일각에선 택배노조가 협상 테이블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카드로 새벽배송 제한을 들고 나온 것이란 해석도 내놓는다. 
택배 노사가 1단계 합의를 이루면 ‘2단계 의제’를 놓고 협의를 벌이게 된다. 공정거래와 관련한 것으로 백마진 및 단가 후려치기 금지가 의제로 올라오게 된다. 여기에 택배기사들의 다회전 배송 문제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2단계 의제는 택배기사 건강권 보장을 위한 근본 문제에 해당한다. 표면적으론 택배기사들이 장시간·연속적 새벽노동으로 건강권이 침해됐지만, 이면엔 백마진과 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 거래로 인해 돈을 조금이라도 많이 받을 수 있는 새벽노동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마진, 단가 후려치기는 택배산업의 출혈 경쟁으로 인한 택배사와 화주 간 문제여서 2단계 협의 땐 화주들도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회적 합의 전에 2차 합의에 대한 이행 상황을 짚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 택배 사회적 대화는 세 번째다. 지난 2021년 1월과 6월 각각 1, 2차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특히 2차 합의문엔 △택배기사 노동시간 주 60시간 제한 △택배기사 기본 작업범위에서 분류작업 제외 △분류작업 제외는 2021년 내 완료 △택배기사의 장시간 작업시간 개선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주 60시간 제한부터 이행되지 않는 실정이다. 새벽배송 등 새로운 형태의 택배 서비스가 확산하면서다. 이번 3차 사회적 대화 기구가 출범한 것도 기존 합의문으론 이러한 문제를 포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택배사들이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많은 배송기사는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239
남겨야 할 밤, 줄여야 할 밤 (매노, 구은회 일환경건강센터 PL, 2025.11.17 07:30)
도시의 밤은 깨어 있다. 새벽 두시, 팔레트를 옮기는 물류센터 노동자의 다부진 팔뚝. 출입문 열리는 소리에 졸음을 밀어내는 편의점 알바생의 굳은 어깨. 조용한 병동을 오가는 간호사의 조심스러운 발걸음. 이들의 노동이 도시의 불빛을 지탱한다.
그러나 인간은 야행성이 아니다. 우리의 생체리듬은 빛을 기준으로 작동하며, 심야의 노동은 이 리듬을 흩트린다. 야간노동을 둘러싼 논쟁은 이 명확한 과학적 사실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것은 진영의 문제도,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다. <무사안일> 마흔두 번째 사연은 야간노동을 ‘자발적 선택’으로 설명하는 담론에 대한 공중보건 차원의 반론이다.
야간노동 현실과 ‘자발적 선택’의 함정
야간노동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사람들은 심야노동의 고됨을 알면서도 저마다의 이유로 어둠을 헤치고 일터로 향한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야간노동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야간노동은 당장의 소득을 끌어올린다. 추가로 붙는 가산수당이 월급의 빈틈을 메워주기 때문이다. 가족 부양, 돌봄 책임, 학업 병행처럼 낮시간에 움직이기 어려운 조건이 겹치면 야간노동은 결국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대가 된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노동의 양상도 달라진다. 물류센터는 반복업무가 많아지고, 플랫폼 노동자는 대낮의 교통혼잡과 경쟁이 줄어드는 시간대를 맞는다. 병원 역시 하루의 분주함이 한층 가라앉는다. 이런 변화는 야간노동을 단순히 ‘더 힘든 일’로만 규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어떤 이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리듬에 더 잘 맞는 시간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이 ‘야간노동은 자발적 선택’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현실에서는 주간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고, 빠듯한 임금은 야간노동에 대한 의존을 고착시킨다. 여기에 플랫폼의 배차·평점 체계는 노동자가 근무시간대를 스스로 조정할 여지마저 좁게 만든다. 
이런 조건들이야말로 노동자를 밤으로 밀어 넣는 힘이다. 노동자의 자유의지보다 구조가 빚어낸 선택에 가깝다. 그럼에도 야간노동을 둘러싼 논쟁에서는 “노동자가 스스로 선택한 일 아니냐”는 질문이 되풀이된다. 선택의 형식을 갖췄으니 결과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형적인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함?)’ 논리다.
몸이 말해주는 위험
야간노동을 옹호하거나 그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순간, 야간노동이 초래하는 건강침해는 구조적 위험이 아니라 개인의 책임으로 귀속된다. 그때 등장하는 물음들이 있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야간노동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사망을 야간노동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식의 질문들이다.
그러나 야간노동의 위험은 개별 사건의 인과 여부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인구 집단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위험의 증가다. 그리고 그 위험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야간노동은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가장 먼저 드러나는 변화는 수면이다. 야간 택배노동자 1천21명과 일반노동자의 건강상태를 비교한 연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야간노동자는 일반노동자에 비해 “잠들기 어렵다”는 응답이 2.66배, “자는 동안 자주 깬다”는 응답이 3.07배,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다”는 응답이 2.61배 높았다.(이승윤·김승섭, 2025)
불안정한 수면은 정신건강마저 흔든다. 야간노동을 하지 않는 집단과 비교했을 때, ‘한 달에 1~9회’ 야간노동을 하는 집단은 우울증 위험이 2.72배, 불안 위험이 3.29배 높았다(허성찬 외, 2022). 또 다른 연구에서도 주간근무자보다 야간?교대근무자의 우울증 위험이 남녀 모두에서 유의하게 높았다.(이재한 외, 2021)
야간노동은 대사·심혈관계에도 뚜렷한 흔적을 남긴다. 야간노동이 포함된 순환교대근무자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주간근무자보다 유의하게 높았고(오재일·임현우, 2018), 3교대 간호사를 대상으로 동일인의 주간근무일과 야간근무일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야간근무시 평균혈압과 맥압·심박수가 주간근무 때보다 모두 높아졌다.(정연재 외, 2007) 야간에 일하는 것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시간이 쌓일수록 심혈관질환의 토대를 만드는 위험요인에 가깝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노동자의 유방암 위험 증가 가능성도 보고된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야간노동을 ‘인간에 발암 가능성(Group 2A)’으로 분류한 이유다. 물론 모든 야간노동이 동일한 위험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험의 평균적 패턴은 명확하다.
‘위험의 층위’ 고정야간근무의 더 큰 부담
야간노동이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중에서도 고정야간근무는 위험을 한층 더 키운다.
간호사 인력난과 노동강도 문제의 해법으로 도입된 ‘야간전담 간호사’ 제도는 고정야간근무가 순환교대근무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연구결과는 이 통념과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여러 메타분석을 종합한 리뷰에서 고정야간근무자가 순환교대근무자보다 대사·심혈관계 위험이 높았다.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은 1.44배, 비만과 혈압 위험 역시 1.4배 이상 증가했다(조현아 외, 2025).
생체리듬 적응 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멜라토닌 분비를 기준으로 고정야간근무자 76명을 살핀 연구에서 완전한 적응을 보인 사람은 2명(2.6%)에 불과했다. 조명 조건이나 성별에 따른 차이도 없었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고정야간근무가 생체시계를 조정할 만큼의 적응을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다.(Simon Folkard, 2008)
최근 반복된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새벽배송은 고정야간근무를 전제로 작동하며, 장시간노동과 만나면 위험을 일상화한다. 심정지·돌연사·운전 중 사망사고가 이어졌고, 일부는 과로사로 인정됐다. 몸이 야간근무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다.
‘필수 야간노동’ vs ‘편의형 야간노동’
야간노동의 위험은 충분히 드러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밤을 남기고, 어떤 밤을 줄일지 결정해야 한다. ‘필수 야간노동’과 ‘편의형 야간노동’을 나눌 기준이 필요하다.
먼저, 남겨야 할 밤이다. 의료·소방·전력처럼 도시의 생명과 안전을 지탱하는 필수 서비스 영역이다. 이 밤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켜야 하기 때문’에 남겨야 한다. 인력 충원, 교대 순환, 충분한 회복시간 같은 안전기준은 국가가 의무화하고, 사업장은 이를 운영 기준으로 갖춰야 한다. 특히 ‘최소 11시간 회복시간’을 의무화해 일상적 피로 누적을 막아야 한다.
반면 줄여야 할 밤도 있다. 새벽배송·심야물류·24시간 영업처럼 즉시성이 필요하지 않은 편의형 서비스 분야다. 도시의 안전과 무관한 만큼 원칙도 분명하다. 가급적 ‘밤을 덜 쓰는’ 방향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야간 처리물량 상한을 두거나 심야 가산요금처럼 수요를 조절하는 장치를 도입할 수 있다. 야간 운영에 드는 각종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그 부담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드러낼 필요도 있다. 또 단계적 감축계획을 세워, 할 수 있는 일은 밤이 아니라 낮으로 옮겨야 한다. 진짜 줄여야 할 것은 ‘밤은 공짜’라는 우리의 착각이다. 
도시의 밤은 오늘도 빛나고 있다. 그러나 불빛 아래 누군가는 피로에 지쳐간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던 노랫말이 노동의 현장에서도 성립하려면, 남겨야 할 밤은 지키고 줄일 수 있는 밤은 낮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어떤 밤을 선택할 것인가. 그 선택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의 얼굴을 결정한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246
새벽배송 딜레마, 무엇이 먼저인가 (매노, 이경미 메타보이스㈜ 차장, 2025.11.17 07:30)
어렸을 적 나는 잠들다가 억지로 깨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크게 울었다. 그래서 택시를 탈 때면, 엄마는 항상 내가 잠들지 못하게 창문을 열거나 계속 말을 걸었다. 밤을 새우는 일도 내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학창 시절 중요한 시험이 있었을 때도, 업무가 많은 직장인인 지금도 나에게 ‘잠’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야근무를 해야 할 때는 한 주가 고되다.
최근 노동계와 유통업계에서 ‘새벽배송’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과, 소비자 불편과 물류 일자리 감소 등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는 배송기사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쿠팡 택배기사 10명 중 9명이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새벽배송 금지는 최근 민생 현안 중 뜨거운 감자다. 
과연 여론은 어떨까.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11월 2주 전국지표조사에서 ‘초심야 배송 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심야 배송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45%, ‘소비자 편익을 위해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9%로 오차범위 내에서 대등하게 나타났다. 언론에서는 유지와 제한 찬반이 팽팽하다거나 비슷하게 나왔다고 분석하는 거 같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새벽배송 지지하는 청년층의 속내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8~29세와 30대는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각 56%와 58%로, 절반 이상이 새벽 배송을 지금처럼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체 평균 49%보다 높은 비율이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2030에게는 이제는 일상이 된 새벽배송이 가져올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걸까. 아니면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이제는 새벽배송으로 대표되는 것일까.
흥미롭게도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제326호(2025년 4월23일)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노동에 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난다. ‘워라밸’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18~29세에서 54%, 30대에서 45%로, 다른 연령대 대비 높은 비율을 보인다. 마찬가지로 ‘주 4일제’를 찬성한다는 응답은 18~29세 65%, 30대 64%, ‘주 4.5일제’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18~29세와 30대 각 76%로, 전체 평균 대비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많은 여론조사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주 4일제나 주 4.5일제는 일용직처럼 노동시간이 바로 수입으로 직결되는 직종에서는 반대가 심했다. 아무래도 노동시간을 단축하자는 논의는 고임금 화이트칼라에게는 워라밸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흐르지만, 저임금 블루칼라에게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로 연결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청년 중에서 심야노동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자는 목소리가 다수로 나타나고 있는 게 어쩌면 심야노동마저 없으면 당장 수입이 줄어드는 청년의 목소리는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했지만, 취업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가 2021년 10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한다. 특히 25~29세 장기 실업자 규모가 가장 컸다고 한다. 어쩌면 이 문제는 단순노동 문제만으로 봐서는 안 될 수도 있다. 즉, 삶의 질이라는 문제로 보는 의견과 함께 야간노동이라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존 인식이 공존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생계와 직결된 문제
성별과 직업별 차이도 눈에 띈다. 남성 중 절반 이상인 57%가 지금의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배송기사가 여성 대비 남성이 많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직업별로는 무려 자영업자 5명 중 3명은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아침 출근길에 보이는 쿠팡 프레시백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새벽배송이 불필요하게 빠른 배송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셈이다. 
올해 2월 3주 한국리서치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자영업자는 ‘주 4일제’ 반대가 67%, ‘주 4.5일제’ 반대가 55%로, 다른 직업군 대비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워라밸보다 돈 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자영업, 판매·영업·서비스직, 생산·기능·노무직 등에서 전체 평균 대비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직업별로 먹고사는 방식에 따른 인식 차이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은 심야노동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만을 고수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모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돼
결국 새벽배송 금지는 표면적으로는 노동시간을 규제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새벽에 장사를 준비해야 하는 자영업자, 야간노동을 해야만 하는 학생, 아침 일찍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 등 생계와 생활이 얽혀 있다.
그러나 원칙은 분명하다. 일터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SPC에서는 2022년 SPL 평택공장, 2023년 샤니 성남공장, 올해 삼립 시흥공장까지 연이어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SPC는 사회적으로 비난받았고,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SPC 시흥공장을 직접 방문해 SPC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하게 질책했고, 이후 SPC는 야간근무를 단축하고 안전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자가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원칙을 지키는 방향으로 제도와 법을 조정해야 한다는 점은 너무나 분명하다. 지켜야 할 기준을 지키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해질 것이다.
다각적 여론조사 필요성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경청하는 데는 설문조사 한 문항으로는 어렵다.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주장과 의견을 파악하고, 국민의 수용도를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를 다각도로 실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정량조사로 광범위한 공감도를 확인하고, 정성조사로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의견이 있는지 심층적으로 조사해 종합해야 한다.
사람의 생사가 걸린 문제라면, 여러 측면에서 국민 다수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문항으로 물어야 한다. 가령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가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공감도는 매우 높을 것이다. 반대로 ‘야간에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십니까?’라고 물어도 공감하는 비율이 낮지 않을 것 같다.
그 결과를 기반으로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등 심층적으로 물어야 한다. 노동현장의 안전문제와 야간노동 자유문제 등 상반될 수 있는 여러 관점을 동시에 질문하고 이해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접근이 복잡한 사회 문제에 얽힌 여러 측면의 다양한 주장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446886642366704
與 김남근 "새벽배송 금지 논쟁, 바람직하지 않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025-11-17 오전 9:28:50)
MBC 라디오 인터뷰
"새벽배송 주 영업으로 하는 회사도 있어"
"이슈 만들기 좋아하는 분들이 없는 논쟁 만들어"
택배기사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이끌고 있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의가 새벽배송 금지로 흐르는 것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벽배송 금지 주장에 관해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자체가 새벽배송 과정 속에서 택배기사의 과로사 방지니까 새벽배송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냐”며 “새벽배송을 전제로 하고 그 과정 속에서 과로사가 일어나지 않게 어떤 방안들을 찾을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는데 너무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서 정치하는 분들이 마치 새벽배송 금지를 논의하고 있는 것처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건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올 9월 택배사와 화주단체, 노동계, 소비자 단체 등과 택배기사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초심야(자정~새벽5시) 배송 금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비화했다. 초심야까지 배송을 제한하고 이른아침 배송을 재개하면 택배기사 과로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소비자 단체나 보수정당에선 이 같은 주장은 사실상 새벽배송 금지나 마찬가지로 맞서고 있다.
이런 주장에 김 의원은 “택배 노조에서 제안했던 것들도 제가 이해하기로는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취지이기보다는 주간 노동 시간하고 야간 노동 시간들을 잘 조화롭게 배합해서 새벽배송을 다 마치게 하되 새벽 시간에 일하는 시간들을 줄여보자는 취지”라며 “새벽배송 금지를 논의하자는 논의 자체는 없었는데 밖에서 이슈 만들기를 좋아하고 그런 이슈를 중심으로 정치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없는 논쟁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그런 건(새벽배송 금지) 입법으로 가능하지 각 주체들이 다 모여서 새벽배송을 주 영업으로 하고 있는 회사들도 있는데 사회적 대화로 해결할 수가 있는 문제가 아닐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새벽 배송을 금지할 입법 계획이 없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그는 “일단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합의가 만들어지면 당분간 그걸 존중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향후 사회적 대화 방향에 관해 김 의원은 “지금 (새벽 배송을) 하겠다는 업체도 있는데 그런 점들 때문에 더욱더 빨리 사회적 합의에서 야간 새벽 배송을 하는 경우에 있어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을 빨리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격주라도 주 5일을 통해서 휴일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논의도 할 예정”이라며 “의원들도 참여해서 주간하고 야간에 나가서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지 (근로시간이) 주 60시간이 넘어가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153
쿠팡 새벽 배송은 ‘건강’ 문제다 (미디어오늘,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2025.11.17 14:21)
[프레임과 이야기]
쿠팡의 새벽 배송과 야간 노동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을 보면 우리사회가 그야말로 프레임 전쟁을 통해서 돌아가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그 첨병에 언론이 스스로 플레이어로 등장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언론은 결코 객관적 관찰자가 아니라는 사실 역시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무엇보다 플레이어로 등장해서 판을 이끄는 언론이 제시하는 프레임이란 게 개별 사안의 구체성에 따라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똑같은 논리로 계속해서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이 논쟁은 굳이 기사들을 자세히 검색하지 않아도 노동자의 인권을 생각하는 윤리적 프레임과 노동자의 구직 혹은 취업 권리를 생각하는 프레임의 대립일 것이라는 걸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에 더해 부수적으로 소비자의 권리 정도가 곁들여지게 된다. 
이를 상위 프레임과 연결지어 보면 전자가 ‘이상론’이고 후자가 ‘현실론’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프레임 구도에서는 현실을 모르고 이상만 이야기하는 것을 비판하는 방식의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큰 틀에선 이상론을 지향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현실론을 따져 보는 것이 합리적이란 일반론이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의 머릿속에 프레이밍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안은 프레임이 이러한 구도로 짜이는 순간부터, 정확히 말해 언론이 이러한 프레임 구도를 짜는 순간부터 이 사안을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언론이 정한 프레임 구도로밖에 접할 수 없으므로-개인의 가치지향이나 취향과 상관없이 ‘현실론’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마치 수학에서의 함수처럼 말이다.  
실제 전직 대통령인 윤석열은 딱 이러한 프레임 구도 속에서 유통 기한이 지난 음식이라도 그 음식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이들에겐 제공을 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단히 윤리적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머릿속에선 유통기한이란 것이 이상론이고, 가난과 배고픔이 현실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확신에 찬 말투를 떠올려 보면 모르긴 해도 민주주의가 이상론이고 계엄이 현실론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구도로 논쟁이 지속되면 이 사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건강’ 문제는 완전히 소외된다. 사실 쿠팡 배달 노동자의 사고와 사망은 새벽 배송과 야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 악화에 있다. 다른 분야에서 이런 이유로 야간 노동의 경우 교대 근무를 하거나, 일정 기간에 한정해서 이미 운영을 하고 있다. 너무나 흔해서 모두가 아는 이러한 사실이 프레임으로 설정되지 못하게 되면 세상에 없는 일 취급을 받게 된다.  
2000만 소비자 볼모? 시작부터 꼬인 ‘새벽배송 금지’ 논란
새벽배송 제한에 언론 시각차… 조선 “일할 자유 침해” 경향 “건강권 관심 가져야”
언론이 원래 했어야 하는 일은 ‘건강’을 핵심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나머지는 부차적인 프레임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동시에 노동자의 건강 악화는 단순히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다는 것도 프레이밍 했어야만 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건강 보험의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없는지, 개인 부담률은 높아지지 않는지 말이다. 다른 사안엔 너무나 상투적으로 하는 연결 프레이밍 아닌가?  
동시에 ‘인권’이란 프레임이 다른 연결 프레임 없이 빈약한 상태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언론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피해 노동자의 사연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건강’과 ‘가족’ 같은 우리사회에서 거의 최상위급에 속하는 매우 강력한 프레임들이 존재하고, 쿠팡 노동자 이슈의 바로 옆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권 프레임과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하는 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음을 때리는 구체적 사연이라도 정확한 언어로 프레이밍이 되어야만 힘을 갖는다. 그렇지 못하면 의도와 상관없이 기존 프레임 구도를 유지시키는 배역을 맡게 된다.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왜곡된 프레임 구도-의 기울기에 일조하게 된다. 
 
https://www.news1.kr/local/jeonbuk/5978512
전북 택배노조·시민단체 "심야·365일 배송 구조, 전면 재검토해야" (전주=뉴스1, 강교현 문재욱 기자, 2025.11.17 오후 02:53)
"택배노동자 생명 위협하는 '속도 경쟁' 규제 필요"
전북지역 택배노조가 심야·365일 배송 체제의 전면적인 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전국택배노동조합 전북지부는 17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택배업 진출로 촉발된 심야 배송과 365일 배송, 로켓 배송 등이 택배사 간의 무한한 속도 경쟁을 불러왔다"며 "택배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과도한 속도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살인적인 속도 경쟁으로 심야 배송과 주 7일 배송이 확산하면서 택배노동자들은 과로사로 내몰리고 택배사들만 이윤을 얻고 있다"며 "우리는 소비자의 편의와 산업의 발전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생명의 희생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고 수입 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실현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산업 질서 확립과 '속도보다 생명'이라는 원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전북지역 청년·경제단체 등은 새벽 배송 중단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단체는 지난 2일 성명문을 통해 "노동자 처우 개선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배송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사 등 다수 이해관계자의 권리와 편익, 청년 세대 고용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기업과 노동계가 대립이 아닌 협력 속에서 고용과 혁신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시대의 과제로, 민주노총도 보다 현실적이고 포괄적인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1713394841982
새벽배송을 넘어, 사람 중심의 시간 체제로 (프레시안, 시민건강연구소 | 2025.11.17. 16:27:59)
[시민건강논평] 지금은 사회적 감속이 필요한 때
최근 새벽배송 논쟁이 뜨겁다. 야간 배송 노동이 얼마나 건강에 해로운지는 긴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제주에서 과로에 시달리던 쿠팡 협력업체 소속 새벽배송 노동자 한 명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이 있었다. 반건강적인 새벽배송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동료 시민인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새벽배송에 대한 규제와 제한이 시급히 필요하다. 
물론 새벽배송과 연관된 산업 생태계가 넓고 촘촘하게 짜여진 상황이므로 그에 따른 반발과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새벽배송과 주7일 배송이 금지될 경우 연간 50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허나 특정 시간대 배송이 제한된다고 해서 상품 수요 자체가 소실되는 건 아닐테니 다소 과다 추정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 또 설사 경제적 피해가 크더라도 건강권 보장이라고 하는 더 소중한 가치를 위해 우리 사회가 감수해야 할 몫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정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건강에 나쁜 줄 알면서도 많은 택배 노동자가 심야배송 제한에 반대하는 것은 그만큼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이를 대체할 양질의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다. 택배 물량이 줄더라도 소득이 보전될 수 있도록 배송료가 충분히 인상되어야 하고 이를 기업과 이용자들이 나눠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물류 업체들이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택배 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요구가 허황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이윤이 크게 줄어드는 일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기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경제성장에 몰두하는 정부 역시 기업의 이해관계에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우리 시민들이 기업과 정부를 압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살인적인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는 회사들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필요시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나서는 한편 정부를 향해 실효성 있는 규제 시행을 촉구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물론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의가 감소되는 문제 또한 고려될 필요가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워킹맘'의 청원과 같이 새벽배송은 "저녁 늦게 퇴근하는 맞벌이 부모"에게 부족한 시간을 벌어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를 동등한 권리 간 충돌로 보는 건 곤란하다. 배송제한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겠지만, 소비자의 권리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이라는 보편적 인권보다 우선되어선 안 된다. 이는 대체 불가능한 권리이고 그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리의 위계를 인정하는 것이 곧 새벽배송이 절실히 필요한 '시간빈곤인'들의 사정을 무시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이것은 우리와 함께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고 살아가고 있는 동료 시민들의 기본권이 지켜질 때 나의 기본권 또한 지켜질 수 있다는 자각 아래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개인 선택의 자유가 일부 제한되는 것을 용인하면 어떻겠냐는 간곡한 요청인 것이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 건강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강제적 방역 조치에 따랐던 것처럼 말이다.
새벽배송 반대운동에 동참하는 일은 우리에게 적어도 세 가지 의미를 안겨준다. 첫째, 불편을 감수하는 자발적 실천을 통해 윤리적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앞서 새벽배송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청원인의 말 이면에는 새벽에 '저속노화' 식품을 받는 일과 택배 노동자의 '가속노화'가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 감춰져 있다. 우리는 새벽배송에 저항함으로써 이것이 야기하는 노동자의 불건강 문제에 연루되어 있다고 하는 윤리적 가책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 
둘째, 오늘날 가장 긴박한 시대적 과제인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물류 산업의 막대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즉각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배송 대기 시간을 늘려 차량 이동 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우리는 새벽배송 제한을 비롯한 '느린 배송'을 선택하고 촉구함으로써 가파른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우리 삶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자본주의 시간체제에 대한 저항적 실천으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우리는 새벽배송 덕분에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만큼 삶의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기도 하다.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생산적'인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은 갈수록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가속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를 가속화하는 주범이 자본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무한한 자본축적을 위해 상품도, 사람도 더 빨리 유통·순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속화 논리는 우리의 시간 규범과 생활 방식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일례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자주 고장나는 까닭은 사람들이 걷거나 뛰기 때문인데, 이는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도시적 습속이자 자본의 리듬에 익숙해진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독일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가 말했듯이(<소외와 가속>, 2020), 사회적 가속이 문제인 것은 자유시간 뿐 아니라 우리가 '좋은 삶'을 꿈꾸고 누릴 수 있는 역량을 빼앗기 때문이다. 가속은 단지 자본의 힘과 역동성을 증대시킬 뿐이다. 
가속체제는 비인간적인 '과로리듬'(김영선, <존버씨의 죽음>, 2022)에 적응하도록 강요하며 우리를 더 불행하고 더 아프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사회적 감속이 필요한 때다. 덜 일하고 덜 소비하는 삶이 더 자유로운 삶일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간체제를 상상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사람 중심 관점에 따라 새벽배송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가속체제에 맞서 우리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지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72042005
택배노조 “새벽배송 금지 주장 아닌 과로사 막자는 것” (경향, 최서은 기자, 2025.11.17 20:42)
“쿠팡식 속도경쟁 이젠 멈춰야
주간배송 전환 땐 일자리 유지”
최근 ‘새벽배송 폐지’ 논란의 중심에 선 택배노조가 ‘새벽배송이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노조는 “과로 문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쿠팡이 답해야 한다”고 했다.
택배노조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주장을 한 바 없다”며 “지속 가능한 새벽배송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과로사 방지 대책을 포함한 새로운 새벽배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새벽배송이 필요한 품목을 별도로 정해 건강에 위협이 되는 야간노동을 축소해 나가자고 했다.
당초 ‘새벽배송 폐지’로 와전된 노조의 주장은 0~5시 초심야시간 배송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사망한 쿠팡 노동자는 25명, 이 중 과로사로 인정되거나 추정되는 인원이 17명이다. 2022년 쿠팡 본사의 산업재해율은 5.92%로, 국내 전체 산재율(0.65%)의 9배 이상이었다.
노조는 심야시간 배송을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새벽배송 폐지가 아니냐는 의문과 관련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야간노동을 축소하고, 조기 출근조(주간1조)와 오후 출근조(주간2조)를 나눠 일자리를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럴 경우 새벽배송 물량 소화가 가능하냐는 지적에는 “새벽배송에 필수적인 품목을 정하고 굳이 새벽에 배송하지 않아도 되는 품목은 주간배송으로 전환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일본처럼 급하지 않은 배송을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배송 노동자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엔 “야간배송을 최소화하고 새벽배송 기사들이 주간에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과거 지자체 환경미화원,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일자리와 임금은 유지한 채 주간근무로 전환했던 선례를 제시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선 다른 택배사와 달리 택배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는데, 하루 평균 2.6시간을 이 작업에 쓰고 있다. 또 CLS 택배노동자들은 다회전 배송을 해야 하고 배송 마감시간이 있으며 택배보관가방 회수·반납도 해야 한다. 쿠팡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리점의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제도도 존재한다. 쿠팡은 국회 청문회 등에서 개선을 약속했지만 아직 지키지 않았다.
노조는 “과로 문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쿠팡이 답해야 한다”며 “쿠팡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택배노동자의 과로 문제에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와 국회에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과로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고, 택배노동자들에겐 “노조가 제시한 과로사 방지대책을 살펴보고, 사회적 합의 타결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257
노무제공자 ‘야간노동 규제’ 어떻게? (매노, 어고은 기자, 2025.11.18 07:30)
새벽배송 논란으로 대책 마련 목소리 커져 … 전문가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근로시간 규제”
쿠팡의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야간노동 규제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쿠팡이 새벽배송을 통한 속도경쟁으로 ‘혁신’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행법상 야간노동 관련 규제가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야간노동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야간노동 규제의 공백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야간노동을 하는 노동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관련 통계는 현재 없다. 근로기준법 56조에는 야간노동을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수행하는 노동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야간노동자’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의 규정은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야간노동자에 대한 개념 정의가 (법에) 없어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추세는 확인할 수 있다. 전국 만 15세 이상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근로환경조사에 따르면 야간근무 비율은 감소 추세인데 고정적인 교대근무는 증가하고 있다. 7차 근로환경조사 시계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밤 근무(밤 10시에서 새벽 5시 사이 최소 2시간 이상 일하는 것) 비율은 2006년 20.4%에서 지속 감소해 2023년 6.6%로 줄었다. 다만 고정적인 교대근무 형태는 2010년 13.4%에서 2023년 39.4%로 늘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물류센터에서 수행되는 야간 고정노동 증가를 반영한 추세라고 해석했다.
야간노동자에 대한 정의 부재뿐만 아니라 현행 근로기준법은 야간노동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18세 이상의 여성은 노동자 동의를 받아야 하고, 임산부와 18세 미만자의 경우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제한이 있을 뿐이다. 야간노동에 따른 보호장치는 없고 가산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보상적 접근이 전부다.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야간노동 종사자에 대한 최소휴게·휴가·휴일, 최장노동시간과 연속근무일 한도 등을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표준계약서 의무화부터 영업시간 제한까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는 야간노동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 문제가 남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에 따르면 택배서비스사업은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위반시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내용은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야간노동 관련 규제를 담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명시한 것처럼 영업시간 제한 방식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가 ‘권리 밖 노동자’를 위한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는 만큼 기본법을 통해 규율하거나,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재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안전보건 영역이나 건강권 관련한 부분을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에서 규정하거나, 기본법 입법 전이라도 계약의 불공정성 여부 측면에서 표준계약서를 통해 규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는 “근로시간에 대한 규제는 충분히 쉬고 일해야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만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근로시간 규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시간에 관한 장을 두고 안전·보건 측면에서 원칙적 규제, 예외적 허용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보건을 유지·증진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산업안전보건 체계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118071700004
택배노조 "쿠팡이 촉발한 속도경쟁…심야 배송 규제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2025-11-18 11:26)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를 비롯한 단체들이 18일 택배노동자 과로를 막기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택배노조 서울지부와 서울민중행동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쿠팡의 택배업 진출로 촉발된 '로켓배송', '심야배송', '365일 배송'은 택배사 간 속도 경쟁을 불러왔다"며 "심야 및 주7일 배송을 확산시키며 택배노동자들을 과로사로 내몰고, 택배사들은 이윤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편의와 산업 발전 뒤에 가려진 생명의 희생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윤을 위해 속도를 강요하고 노동자 생명을 위협하는 '심야배송'과 '365일 배송'이라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9월 26일 출범한 3차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에서 심야·휴일 배송 규제를 논의하고, 택배노동자의 수입 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실현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계에선 새벽 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이다. 이 논란은 택배노조가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이유로 새벽 배송을 제한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쿠팡 노조와 소비자단체 등이 일할 권리와 소비자 편익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불거졌다.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8267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쓰러졌다”… 쿠팡 새벽배송, 구조적 과로의 반복 (노동과세계, 최윤수 기자 (서비스연맹), 2025.11.18 15:32)
고 오승용 택배노동자 3차 진상조사 결과 발표 … “쿠팡, 과로 구조 알고도 묵인·방조”
“격주 5일제·분류작업 배제 등 사회적 합의·청문회 약속 위반” 지적
유족·시민사회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실질적 과로방지대책 내놓아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와 유족·시민사회가 제주 쿠팡 새벽배송 택배노동자 고 오승용씨 사망과 관련한 3차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쿠팡의 구조적 과로 시스템을 규탄했다. 단체들은 타인 아이디를 이용한 8일 연속 야간노동 정황과 격주 5일제 미시행, 분류작업 전가 등을 확인했다며 쿠팡에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와 ‘과로사 없는 택배만들기 시민대행진’ 기획단은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7일 연속 로그인이 불가능하다’며 과로를 방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고인은 타인 아이디를 사용해 8일 연속 야간배송을 한 물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고인의 어머니와 부인, 누나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함께했다. 
“타인 아이디로 8일 연속 야간배송” … 대리점 차원의 ‘꼼수 배송’ 정황
이번 3차 진상조사는 △7일 초과 연속 노동 의혹(타인 아이디 사용) 물증 확보 △쿠팡 과로사 대책인 ‘격주 5일제’ 현장 작동 여부 △분류작업(통소분) 전가 등 사회적 합의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뒀다. 노조는 고인이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대리점 업무 카카오톡방 대화, 일일 근태기록, 동료 증언 등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보도자료를 설명하며 “쿠팡은 7일 연속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고인은 타인의 아이디를 통해 8일 연속 철야 노동을 했다”며 “최소한의 과로방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전체적으로 붕괴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2025년 9월5일자 카카오톡 대화에서 대리점 관리자는 고인에게 “이번달 다른 아이디 사용 없어?”라고 물었고, 고인은 동료 실명을 언급하며 “7일 319건”, “한 건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노조는 “쿠팡의 수수료 정산 방식상 이 대화는 8월분(7월26일~8월25일) 수수료 정산을 위한 것”이라며 “관리자가 ‘타인 아이디 사용’ 내역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은 대리점 차원에서 이 관행을 인지·관리하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리점 업무카톡방 근태기록(8월7일자)에는 ‘김** 휴무’, ‘오승용 209B’가 동시에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김** 기사가 휴무인 날, 고 오승용님이 김** 기사의 아이디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로 인해 해당 주에 고인은 8일 연속 야간배송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대리점 관리자가 고인에게 다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보내며 사용을 권유하고, 이후 “어제 사용했던 아이디로 일을 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제시됐다. 
택배노조는 “동료 기사와의 대화에서 특정 아이디의 물량과 구역을 ‘수량 체크 해놓으라’고 말하는 장면도 확인됐다”며 “아이디 돌려쓰기가 이미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민욱 준비위원장은 “쿠팡 CLS가 직접 운영·관리하는 캠프와 애플리케이션에서 벌어지는 일인 만큼 쿠팡이 이를 모를 수 없고, 사실상 장시간 과로노동과 꼼수를 알고도 묵인·방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격주 5일제·7일 연속근무 제한 ‘무력화’ … 분류작업 전가도 증언
택배노조와 시민사회는 이번 조사에서 고인이 속한 칸로지스틱스 대리점의 9월8일부터 11월10일까지 근태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격주 5일제’ 미적용과 7일 초과 연속 근무가 대리점 전반에서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격주 5일제가 지켜지지 않은 기사들(주황색 표시)과 7일 초과 연속 근무를 한 기사들(빨간색 표시)이 다수 확인된 것으로 정리됐다.
택배노조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이 과로사 대책으로 내세운 격주 5일제가 지켜지지 않는 기사들이 다수 확인됐고, ‘7일 연속 근무 제한’이 무색하게 7일을 초과해 연속 근무한 기사들이 빈번하게 발견됐다”며 “이는 ‘타인 아이디 사용’ 등 시스템 우회 꼼수가 대리점 전반에 만연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사회적 합의 위반으로 지적돼 온 분류작업(통소분) 전가 정황도 동료 기사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노조는 “고인이 근무했던 쿠팡 제주 1캠프에서 택배노동자들이 직접 분류작업을 수행했다는 동료 노동자들의 일관된 증언을 확보했다”며 “이는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책임지기로 한 1·2차 사회적 합의와, 지난 1월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쿠팡 청문회에서의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고인이 하루 11시간30분, 주 6일 연속 야간근무로 주 83.4시간의 초장시간 노동을 해왔음이 드러났다”며 “이는 주 60시간 이내로 규제하는 사회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쿠팡이 ‘분류전담 인력 투입’을 하지 않고 기사들에게 분류작업 부담을 전가함으로써, 육체적 부담이 더 심각한 야간배송 노동자들의 과로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했다.
“아버지 장례 후 하루 쉬고 복귀 … 극심한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택배노조는 1·2차 조사에 이어 3차 조사까지의 결과를 종합해, 고인의 사망이 극심한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발생한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조사자료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직전까지 일 평균 300개가 넘는 물량을 야간에 배송했으며, 아버지 장례(11월5~7일)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장례 직후인 11월8일 하루를 쉰 뒤 9일 야간 업무에 복귀했다가 다음날인 10일 새벽에 사고를 당했다. 
강민욱 준비위원장은 “고인은 매우 심한 과로에 시달리고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에 노출돼 있었다”며 “휴무를 요청했을 때 대리점 관리자로부터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다’는 답변을 받은 정황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누나는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단 하루만 쉬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새벽에 나갔다”며 “급한 새벽 의료를 받으러 가는 도중 업무 중 사고로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과 하청업체는 서로 책임을 미루며 경찰이 음주가 아니라고 확인했음에도 근거 없는 음주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이런 억지 주장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동이며 유족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은 왜곡과 책임 회피를 멈추고 고인과 유족 앞에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 달라”고 요구했다. 
“쿠팡, 사회적 합의·청문회 약속 기만” … 시민사회·정치권 발언 이어져
기자회견에서는 시민사회와 노동계, 정치권 인사들의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박석운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쿠팡 새벽배송은 소비자 편익을 명분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택배노동자들의 생명과 몸을 갈아 넣는 구조적 참사, 구조적 타살 상황”이라며 “쿠팡이 국회와 국민 앞에 약속한 재발방지·제도 개선 약속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CJ·한진·롯데 등은 1·2차 사회적 합의 이후 피해가 줄었지만, 쿠팡은 직영·월급제 운운하며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피와 생명을 갈아넣어 시장 1위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고인은 아버지 사망 소식을 듣고도 새벽 1시까지 배송을 더 하고서야 장례식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아버지 장례식을 마치고 이틀 쉬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이 국회에 약속했던 클렌징 제도를 완전히 없앴다면, 1·2차 사회적 합의를 지켜 분류작업을 전가하지 않고 주 60시간 노동시간 제한이 있었다면 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고인의 죽음은 야간 노동 중심 물류 구조의 한계를 드러낸다”며 “쿠팡은 이윤을 위해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심야 노동자를 혹사시키며 산업재해의 고통과 비용을 노동자와 시민에게 떠넘겨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쿠팡에서 2020년 이후 사망한 노동자만 최소 25명이고 산업재해율은 건설업의 4~5배가 넘는다”는 점을 짚으며 “새벽배송은 필요한 품목·상황에 맞춰 최소화하고, 노동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충분한 휴식·안전장치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창년 진보당 공동대표는 “쿠팡 과로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충분히 예측됐던 상황”이라며 “정치권은 더 이상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으며, 이번 기회에 쿠팡 노동자들이 원하는 3차 사회적 합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쿠팡은 1차 사회적 합의에 동참하지 않았으나, 당시 ‘더 높은 수준의 이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더 높은 수준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은 1·2차 사회적 합의에 즉각 동참을 선언하고, 심야배송에 대한 공적 규제 논의에 진정성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시민사회 “사과·책임·특별근로감독 요구 … ‘제2의 오승용’ 막아야”
유족과 택배노조,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요구안에서 △무제한 노동을 방치한 과로 구조 인정 및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타인 아이디 사용, 격주 5일제 미적용, 1·2차 사회적 합의 위반 인정과 책임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질적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 △새벽배송 노동자의 휴식권·건강권 보장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에서는 “주 5일을 일해도 60시간이 넘는 노동, 교대도 없는 야간노동을 계속해야 하는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쿠팡에서의 과로사를 막을 수 없다”며 “쿠팡은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새벽배송 개선안과 야간노동의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는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쿠팡이 핵심 경쟁력인 새벽배송 시스템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진정성을 갖고 사회적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와 시민사회는 오는 11월23일 서울 광화문에서 ‘과로사 없는 택배만들기 시민대행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체들은 “소비자의 편익과 택배노동자 건강권의 균형을 찾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새벽배송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많은 국민들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와 유족, 시민사회는 “고 오승용님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쿠팡의 무책임한 관리와 탐욕이 부른 구조적 과로가 만든 비극”이라며 “유족의 억울함을 풀고 제2의 오승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쿠팡이 지금 당장 유족에게 사과하고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9971.html
제주 쿠팡 야간 기사, ‘아이디 돌려쓰기’로 8일 연속 근무 정황 (한겨레, 남지현 기자, 2025-11-18 19:45)
“최소한의 과로 방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
지난 10일 제주에서 새벽배송 중 교통사고로 숨진 쿠팡 택배기사 오승용씨가 소속 대리점의 관리·감독 아래 다른 기사 아이디를 사용해 8일 연속 근무한 정황이 확인됐다.
18일 전국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참여연대, 녹색소비자연대,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와 고 오승용씨 유가족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생전에 대리점 관리자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인이 지난 8월1일부터 8일까지 8일을 내리 근무했는데, 이런 장기 연속 근무의 배경에 ‘아이디 돌려쓰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디 돌려쓰기란 쿠팡 택배기사들이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모바일 앱에 다른 기사 아이디로 접속해 근무하는 행태를 말한다. 쿠팡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기사가 한 아이디로 모바일 앱에 주 7일 연속 로그인을 할 수 없도록 제한을 걸어뒀다.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노동 현장에선 이런 ‘제한’을 우회하기 위한 아이디 돌려쓰기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한 예로 지난 9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쿠팡 택배기사 67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2명 중 1명(49.6%)은 ‘타인의 앱 아이디를 사용해 근무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10명 중 4명(39.5%)꼴로 그 이유를 ‘대리점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고인과 대리점 관리자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선 대리점이 아이디 돌려쓰기가 벌어지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조율한 사실이 확인된다. 지난 9월5일 관리자가 오씨에게 “이번달 다른 아이디 배송 없어?”라고 묻자 오씨는 “김○○ 7일 319건 한 건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쿠팡 대리점은 매달 배송 수수료를 다음달 중순께 정산하는데, 그 과정에서 본인 아이디 외에 다른 기사 아이디로 배송한 내역이 없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튿날엔 관리자가 고인에게 다른 택배기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전달한다. 이에 고인은 “이 아이디로 진행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관리자는 그다음 날에도 “오늘도 어제 사용했던 아이디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준비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소한의 과로 방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상황은 과로할 자유는 있지만 쉴 자유는 없는 쿠팡 택배기사들의 노동 현실도 잘 보여준다. 아이디 돌려쓰기를 통해 연속 근무는 제한 없이 이뤄진 반면, 휴가 사용은 자유롭지 못했다. 유가족은 고인이 아버지 장례 후 이틀간 휴무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하루만 쉬고 출근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에도 고인은 대리점 관리자에게 휴가 사용을 요청했다가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다”며 반려당한 바 있다. 고인의 누나인 오아무개씨는 “동생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하루 만에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갔다가 사고로 숨졌다”며 “쿠팡은 책임 회피를 멈추고 고인과 유가족 앞에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30175.html
[뉴스룸에서] 쿠팡 새벽배송,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 (한겨레, 김소연 | 사회정책부장, 2025-11-19 19:07)
“우리는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택배기사가 더는 과로로 죽지 않는 지속가능한 새벽배송이 돼야 한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벽배송 논란에 대해 강조한 내용이다. 노조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심야시간대(자정~새벽 5시) 배송 제한’을 꺼낸 뒤, 한달 가까이 새벽배송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불편부터 소상공인 피해,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일할 자유 등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대립하고 충돌하고 있다.
새벽배송 논란은 어디에 선을 긋고 바라봐야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택배기사와 소비자·소상공인 사이에 선이 그어지면, 이 논의는 새벽배송 금지 여부로만 흘러간다. 택배기사의 건강권도 소비자들의 편의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해법 찾기는 어렵고 갈등만 커진다.
쿠팡과 택배기사 사이에 선이 그어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어떤 양상인지, 과로사는 왜 발생하는지, 택배기사들은 몸이 축나는 것을 알면서도 왜 새벽배송에 뛰어드는지 등을 따져 묻게 된다. 유통·택배 업계 1위라는 급성장 뒤에 감춰진 쿠팡의 노동환경을 정조준할 수밖에 없다.
약 2만명의 쿠팡 택배기사들은 ‘쿠팡→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대리점→노무제공자(특수고용노동자)’로 이어지는 고용 구조의 맨 끝단에 있다. 대리점과 위수탁 계약을 맺은 택배기사는 노동조건의 최저선을 규정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주당 70~80시간 이상 일해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쿠팡 택배기사들은 배송 구역을 뺏기는 ‘클렌징 제도’ 등 상시적인 고용 불안으로 물품 분류, 프레시백(신선 제품을 담은 다회용 박스) 수거 등 배송 이외 업무가 늘어나도 거부하기 힘들다. 배송 단가는 점점 낮아져 적정한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선 쉼 없이 뛰어야 한다. 새벽배송 등의 인기로 쿠팡의 물량은 언제나 흘러넘친다. 지난 10일 제주에서 새벽배송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쿠팡 택배기사 오승용씨는 숨지기 직전 일주일 동안 83.4시간을 일했다. 8일 연속 새벽배송을 한 적도 있다.
택배노조의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쿠팡 택배기사 10명이 과로사 등으로 숨졌다. 재난 수준의 상황인데도 쿠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의 무책임 경영은 여러곳에서 확인된다. 쿠팡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택배기사 과로사 말고도 배달 앱 운영상 불공정거래 의혹, 입점 수수료 등의 문제로 5개 상임위원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한 기업이 여러 상임위에서 이렇게 논란이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쿠팡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쿠팡 창업주이자 실질적 경영자인 김범석 의장은 지난달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외국 거주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두차례나 불출석했다. 김 의장은 올해 1월 쿠팡 노동환경을 점검하는 민간 기업 대상 첫 국회 청문회(환경노동위원회) 출석 요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쿠팡은 사회적 책임보다 다른 곳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뉴스타파는 쿠팡이 201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회·대통령비서실·행정기관, 검찰·법원·대형로펌, 국회 보좌관 출신 등 60여명의 인사를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인 올해도 대통령실·공정거래위원회·고용노동부·산업통상부·검찰, 국회 보좌관 등 16명이 쿠팡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보도(주간조선)도 나왔다.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이 지난 1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과 관련해 쿠팡 쪽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지난 4월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수사 외압 의혹’이 폭로된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쿠팡 상설특검 임명 다음날인 지난 18일, 쿠팡 임원과 오찬을 했다는 문자 공개도 그냥 지나치기 꺼림칙하다.
“우리가 쿠팡만 이야기하는 것은 쿠팡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고, 업무 강도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쿠팡은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과로사 방지를 위한 안을 내야 한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준비위원장의 호소에 쿠팡은 책임 있는 응답을 해야 한다. 이것이 새벽배송 논란을 끝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8277
쿠팡의 야간노동 ‘후려치기’, 노동의 가치 자체를 흔들고 있다 (노동과세계, 편집국, 2025.11.19 14:49)
과로+밤샘, "최악의 노동환경"
현장에 만연해진 과로사 공포
온갖 책임론에도 ‘묵묵부답’ 쿠팡
민주노총 택배노조(전국택배노동조합)가 제안한 ‘초심야 시간대 배송 제한 조치’가 야간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흐름 속에서 쿠팡이 사회적 합의를 이룬 택배업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다. 특히 쿠팡이 야간노동을 ‘후려치기’하며 노동자의 건강권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심각하게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지난달 초심야 시간대(0시~5시) 배송을 제한하고, 노동자들이 5시에 출근해 새벽배송을 하도록 하자는 방안을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 제안했다. 가장 위험한 시간대(00시~05시) 배송 업무를 제한해 택배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수면 시간과 건강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이미 고착된 소비자들의 초심야 배송 수요를 되돌릴 수 없고, 야간노동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선택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우리는 새벽배송 자체를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택배노동자가 더 이상 과로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새벽배송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론을 내놨다. 또한 “빠른 배송을 위해 노동자가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새벽배송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과로사 방지 대책을 포함한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과로+밤샘, "최악의 노동환경"
야간근무에 적응했다는 '착각'
야간'고정'노동이 사람 잡는다
쿠팡은 현재 배송효율성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연속적인 고정 심야노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가장 먼저 고강도·장시간 노동에 ‘밤샘’까지 겹치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 택배기사는 하루 평균 11.1시간, 주 6일 기준 66.6시간을 노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5년 10월 쿠팡 퀵플렉스 설문조사, 679명 응답). 이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상한을 크게 초과하며, 과로사 판정 기준인 주 60시간을 넘는다. 한선범 서비스연맹 정책국장은 “새벽배송 노동자의 대부분이 주 60시간 이상 일한다. 과로만으로도 심각한데, 이것이 야간노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성은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특히 야간 ‘고정’ 노동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유청희 활동가는 “야간 고정이 교대제보다 건강에 나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교대근무보다 훨씬 더 건강에 해롭다”고 설명했다. 주야 맞교대나 3교대 노동자보다 야간고정 노동자들의 건강 지표가 더 나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야간노동에 적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완전히 생체리듬을 밤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은 3% 미만의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노동강도 역시 열악하다. 2024년 물류센터 야간고정 노동자 조사에서 노동강도(보그 지수)를 측정한 결과, 평균 14.33점이었고, 쿠팡 노동자들은 14.69점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달리면서 일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면접에서 쿠팡 노동자들이 “단 10분도 쉴 수 없다”고 응답한 내용이 그대로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보그 지수는 ‘아주 편함(6점)’부터 ‘최대로 힘듦(20점)’까지 응답하는 주관적 피로도 지표다. 
야간노동이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이미 여러 국제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야간노동은 심혈관계 질환, 비만·당뇨·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이고, 불안·우울·인지 기능 저하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야간노동이 최소한의 상황에서만 허용돼야 하는 이유다. 
해외에서도 야간노동은 엄격한 기준 아래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 ILO(국제노동기구)는 야간근무 간 최소 11시간 휴식을 권고하고 있고, 부담이 큰 직종의 야간 연장근로를 금지한다. 프랑스 법은 야간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예외적으로만 허용”한다고 명시한다. 
이처럼 국제기구와 여러 국가들은 야간노동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인정하고, 가급적 줄이거나 불가피할 경우 엄격히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유청희 활동가는 “이와 같은 보호장치가 전무한 상황에서 쿠팡이 현재의 노동강도를 유지하는 것은 말 그대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떠미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배송 뛰다 죽는다, 남의 일 아냐"
쿠팡 현장에 만연한 과로사 공포
쿠팡 배달기사들 사이에서는 산재 사망이 이미 일상적인 공포로 자리 잡았다.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우리 아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유족의 발언이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한선범 정책국장은 전했다. 제주지역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하던 오승용 씨는 지난 10일 부친상을 치르고 단 하루만 쉬고 출근했다가 전신주를 들이받아 사망했다. 경찰은 졸음운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더 빠른 배송을 독촉하던 관리자에게 “개같이 뛰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망한 쿠팡 배송기사 정슬기 씨 사례를 두고, 택배노조는 “로켓배송은 노동자의 온몸을 갈아넣지 않고는 불가능한 구조”라며, “속도에만 집중된 로켓배송을 규제하지 않고 과로를 막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의 노동조건은 다른 택배사와 비교해도 훨씬 열악하다. 배송 전 추가 분류작업, 다회전 배송, 촘촘한 배송 마감시간, 프레시백 회수·반납, 클랜징(배송구역 회수) 등 다른 택배사에 없는 업무가 추가된다. 그럼에도 쿠팡은 현재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합의 내용에는 ▲분류 작업 전가 금지 ▲주 최대 노동시간 60시간 ▲표준계약서 마련 등이 포함돼 있다.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알려진 것만 25명이다. 이 중 과로사로 인정되거나 추정되는 사례는 17건에 이른다고 쿠팡노동자의건강과인권을위한대책위원회는 밝혔다.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태은 중앙대 불안정노동과사회정책랩 연구원(대책위 집행위원)은 “많은 노동자들이 쿠팡을 ‘좋은 일자리’라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 노동시장 전체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다른 물류센터에서 임금 체불을 겪다 쿠팡에 온 노동자들은 ‘야간수당을 조금 더 주고, 월급날 지각 없이 급여가 나오니 상대적으로 낫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전체 노동시장에 만연한 임금 체불이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말했다.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했나)’ 정서를 언급하며, 택배노조는 “노동자들은 사실상 강요된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 고용 데이터조차 안내놔
온갖 책임론에도 ‘묵묵부답’쿠팡
쿠팡의 고용 구조와 규모는 여전히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쿠팡이 구체적인 고용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전체 노동자 5만 7000여 명 중 야간조 노동자가 3만 명이 넘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쿠팡이 야간노동에 대한 임금을 낮추면서 노동의 가치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지부장은 특히 쿠팡이 야간노동에 차별적 시급을 적용하며 야간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류센터 2025년 L1 현장직 기준 시급은 주간조 1만 220원, 야간조 1만 70원이다. 정 지부장은 “야간수당을 받아야 하는데도, 더 높은 노동강도와 건강에 해로운 야간노동을 하면서 이 시급 차별까지 감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쿠팡이 여전히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선범 정책국장은 “쿠팡은 이 시스템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고, 시스템을 설계한 것도 쿠팡이며, 바꿀 수 있는 것도 쿠팡이다. 그들이 야간노동의 위험을 해소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아직도 입을 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1911364718722
"제 동생은 죽었다. 새벽배송 기사들이 몇 시간 자는지 알고 있나"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 | 2025.11.19. 15:28:06)
숨진 제주 쿠팡기사 누나 "쿠팡에 묻는다. '죽어도 또 뽑으면 된다'고 생각하나"
"쿠팡에 묻는다. 새벽배송 기사들이 몇시 간 잠을 자는지 알고 있나. 시간에 쫓기며 목숨걸고 운전하는 현실을 알고 있나. 알면서도 방치한 거 아닌가. 죽어도 또 뽑으면 된다고 생각한 거 아닌가."(제주 쿠팡 새벽배송 희생자 고(故)오승용씨의 누나)
제주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쿠팡 택배기사 오승용씨의 누나가 쿠팡을 향해 노동자들의 죽음에 책임을 지라고 말했다.
숨진 택배노동자 오 씨의 누나는 1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원내 5당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 동생은 죽었다. 그런데 쿠팡은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말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죽어야 당신들 눈에 사람이 보이는 건가"라며 울음을 삼켰다.
앞서 오 씨는 지난 10일 새벽 2시 9분쯤 제주시에서 전신주를 들이받고 차량 안에 갇혀있다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같은날 오후 숨졌다. 특히 소속 대리점의 관리·감독 아래 다른 기사 아이디를 사용해 8일 연속 근무한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그는 "제 동생은 살기 위해 일했다"며 "미래를 준비하고 가족을 돕기 위해서 아빠 장례를 치루고 나서도 하루밖에 못 쉬고 새벽의 어둠 속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길 위에서 쿠팡의 착취와 압박 속에 쓰러져 죽었다"며 "쿠팡은 '개인 과실이다', '회사 책임이 없다'고 했다. 사람이, 노동자가 죽었는데 기업의 첫 마디는 책임 회피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즉시 공식 사과하라"며 "사고의 모든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자의 안전 대책을 즉각 마련하도록 하라"고 했다.
또한 숨진 자신의 동생을 향해서도 "승용아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너를 이렇게 보낸 현실을 끝까지 뒤짚어 엎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 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인은 주 6일의 연속적, 고정적 새벽배송 업무를 해왔다"며 "매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 반까지 하루 11시간 30분을 일했으며 야간 할증기준을 고려할 경우 주당 노동시간이 무려 83.4시간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은 연속 5일간의 야간배송을 한 뒤 3일간의 아버님 장례를 치루었다"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심각한 과로상황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하루의 휴식을 취하고 출근했고 그 첫 출근에서 사고를 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뿐만 아니라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하여 연속 7일 이상의 초장시간 노동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고인 또한 타인의 아이디를 이용하여 연속 8일의 야간배송노동을 했던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비극의 뿌리에는 과로를 낳는 쿠팡의 노동시스템이 놓여있다"며 "주 5일을 일해도 60시간이 넘는 노동, 교대도 없는 야간노동을 계쏙해야 하는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쿠팡에서의 과로사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택배 과로 방지 사회적 합의와 청문회에서의 약속, 거기에 자신들이 직접 내세운 대책인 '격주 5일제' 그 어느 것 하나 지킨 것이 없다"며 "쿠팡은 당장 유족에게 공식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새벽배송 개선안, 야간노동의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는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92122005
“노동을 점점 더 야간으로 밀어넣는 기업들···쿠팡의 ‘침묵’은 의도된 것” (경향, 이혜인 기자, 2025.11.19 21:22)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본 ‘쿠팡 새벽배송 논쟁’
10년 새 30배 성장 ‘12조 규모 시장’
계속된 배송기사 ‘과로사’ 발생에
노조 ‘초심야 서비스 제한’ 제안
노동자 건강·일자리 문제 등 대립
가장 큰 이익 얻는 기업은 ‘관망’
야간 노동자 ‘건강 위험요인’ 다양
수면 장애·생체시계 교란 등 겪어
인센티브 기반 둔 임금 산정 구조
‘더 빨리, 더 많이’ 일하도록 압박
기존법 안에선 노동자 보호 한계
특정 기업 규제하는 게 답은 아냐
정부, 플랫폼 노동 지속 관심 필요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는 지난달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0시~오전 5시 배송 제한을 의제로 올렸다. 새벽배송 기사들의 과로사가 계속되고 있으니 최소한의 노동자 수면, 건강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새벽배송 금지’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저마다 반론을 폈다. 새벽배송이 없어지면 소비자 선택권과 청년 일자리가 흔들리고, 기업의 혁신이 저해된다는 것이었다. 노조도 “새벽배송을 완전히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차 설명에 나섰다.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17일 기자와 만나 “노동자의 건강과 일자리가 대립되는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정작 가장 큰 수익을 얻고 있는 쿠팡은 빠져 있다”며 “이는 의도된 침묵”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건강·실태조사, 면세점 노동자 건강 위험 요인 등을 연구한 사회역학자다. 그는 “‘새벽배송 논쟁’은 혁신의 이름으로 점점 야간으로 들어오는 노동을 우리가 어떻게 보고 그로부터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했다. 
- 택배노조의 초심야 배송 제한 제안에 일부 소비자와 노동자가 거부감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 10년간 30배 가까이 성장해 규모가 약 12조원이다. 기업 입장에선 거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다. 노동자는 소득 면에서 도움을 받고, 소비자는 밤에 주문하면 아침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그 편리함의 비용을 자신의 몸으로 치르고 있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제외하면, 동화 같은 이야기다. 이 상황에서 새벽배송 축소 논의는 모두에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 제조업 분야의 2·3교대 야간노동은 이미 존재하는데.
“모든 야간노동은 자연스러운 노동 형태가 아니라는 것부터 말하고 싶다. 호모사피엔스 인류의 역사를 약 30만년으로 잡는데, 야간노동을 한 기간은 그중 15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수십만년 동안 인류는 밤에 잠을 자며 회복을 하고 낮에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높은 확률로 살아남도록 진화해왔다. 그러나 1880년대 후반 전기 조명이 발명되고 나서 20세기 들어서야 야간노동 종사자 규모가 늘어났다. 인류 역사의 99.9%에서 인간은 밤에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간노동과 몸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추락이나 화학물질 노출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보건 유해인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20세기 내내 사람들은 야간노동이 발암물질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연구들이 쌓여 건강 위협에 대한 근거가 처음 국제적으로 공표된 것은 2007년(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야간노동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이다. 그런데 이런 건강 위험 요인은 수면 장애와 달리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감각적으로 느끼기 어렵다. 한 사회에서 흡연량이 정점에 오르면 35년 후에야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정점에 오른다. 암 발생 과정에서 노출인자가 질병을 일으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야간노동의 청구서는 수십년 뒤에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 쿠팡 새벽배송을 따로 얘기해야 하는 노동의 특성이 있나.
“쿠팡의 새벽배송은 ‘인센티브 기반’ 임금 구조가 위험성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일부 배송기사는 고정급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건당 수수료에 따라 보수가 결정되는 형태로 일한다. 이 방식은 과로를 유발한다. 이에 더해 쿠팡은 지난 몇년간 건당 단가를 낮추고, 배송 물량을 더 주겠다는 방식을 취해왔다. 더 빨리, 더 많이 일하도록 압박하는 구조다.”
- 기존에도 인센티브 기반 노동 형태는 있었다.
“쿠팡은 머신러닝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일을 배정하는 플랫폼 노동이란 특성이 더해진다. 그래서 더욱 극한까지 노동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저희 연구팀에서 분석한 심층 인터뷰 사례가 있다. 한 노동자가 겨우 할당된 양을 배송하고 나면, 알고리즘은 그 사람을 ‘이 정도 양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그러면 더 많은 일이 배정된다. 심지어 아주 숙련된 노동자가 한 번 특정 지역에 가서 배송을 마치고 나면, 그 지역에 배정되는 물류량 자체가 늘어난다. 알고리즘은 오직 수학적 최적화를 우선시하는 경영을 하고, 그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플랫폼 노동은 주간에도 있는데, 야간이라 더 문제가 되는 것인가.
“야간 플랫폼 노동은 모두가 자는 시간에 혼자 일하는 이들이 그 고립감으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인지적인 역량 감소로 더 위험해지는 것이다. 밤에는 차가 없어서 운전하기 편하다고만 생각하는데, 그 지역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두워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앱을 보고 움직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골목길마다 주차된 차나 문턱 같은 지형물을 보지 못하곤 한다. 노동을 마친 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주거조건이 열악하거나, 야간에 일을 하고 주간에 ‘투잡’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야간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맥락을 지워버리고, 야간에 일하고 주간에 자면 된다고만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이야기다. 새벽배송을 하는 사람이 급증했는데, 이들에 대한 연구는 극히 부족하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새벽배송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 중 하나인지라 참고할 수 있는 외국의 선행 연구도 매우 드물다. 건강 위험 요인 자체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지만, 새벽배송 노동자들이 낮에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우리 사회가 이 변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기 전에 변화가 너무 빠르게 온 것이다.” 
- 고정된 작업장과 사용자 특성을 위주로 만들어진 기존 노동법을 새벽배송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커 보인다.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리프트(승차 공유 플랫폼) 드라이버들이 ‘우리는 독립계약자가 아니다. 직원이다’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회사는 이들의 지위를 ‘직원’으로 바꾸진 않았지만, 합의금(1225만달러)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났다. 판결문을 보면 20세기의 전통적 노동법으로 21세기 노동환경을 설명하거나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판결문에선 그 이야기를 하며 ‘네모난 막대를 두 개의 동그란 구멍에 억지로 넣으라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들었다. 한국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놓여 있는 환경이다.” 
- 법에 한계가 있다면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가.
“기존 규제에 끼워맞추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가 이것을 ‘미지의 영역’으로 내버려둘 만큼 모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야간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해도, 야간노동의 발암 위험 등 기존 연구가 쌓여 있다. 무엇보다 일단 다치고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므로,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산재보상법은 1884년 프로이센에서 제정될 때부터 ‘무과실 책임주의’를 원칙으로 했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지 않고,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면 보상한다’는 것이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치료와 보상을 받지 못해 빈민이 되는 상황을 막고, 사업주들이 납부하는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작업환경 안전에 투자하게 만들려 했던 역사적 기획이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과 보상을 위한 산재보험 모두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자원과 힘을 가진 사업주가 일차적으로 책임지도록 설계되었다. 실은 그것이 한 사회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야간 플랫폼 노동은 그 발전 방향과 배치된다. 위험을 개인에게 넘긴다.” 
- 어디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할까.
“쿠팡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되지만, 이 문제가 특정 기업을 규제하는 문제를 넘어선다는 점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앞으로 일자리와 관련된 많은 혁신은 쿠팡의 새벽배송이나 런드리고(세탁 서비스 플랫폼)처럼 플랫폼 형태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노동 형태를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논의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이니 존중한다’가 아니라, 혁신의 이름으로 더 많은 노동자를 야간노동으로 밀어넣는 흐름이 가속화되면,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노동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움직인다. 노동자들끼리 이토록 싸우고, 소비자들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서비스를 쓰고 있는데 기업주들은 침묵하고 있지 않나. 그들에게 2025년 대한민국은 그래도 되는 무대이고, 그 침묵은 의도된 것이다.” 
- 참고할 해외 사례가 또 있을까.
“유럽연합(EU)이 2024년 만든 ‘플랫폼 노동자 지침’을 보면, 플랫폼 회사가 노동자를 평가하고 업무를 분배하거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알고리즘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플랫폼 기업이 사용하는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이 노동자 임금과 작업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은 알고리즘 작동 방식과 기준을 노동자와 노조에 설명해야 하고 불리한 자동 결정은 사람의 개입으로 재검토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플랫폼이 실질적으로 노동자를 지휘, 감독하는 경우 ‘노동자’로 추정하는 기준을 마련해 고용 상태도 명확히 하도록 했다. 뉴욕시는 2024년 4월부터 앱 기반 음식배달 노동자들이 최소 시급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규정을 만들었는데,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도록 했다. 어찌 보면 급진적으로 보이는 이런 조치들을 국가기관이 적극적으로 취하는 이유는 그게 아니면 노동자들에게 그 안전의 비용을 치르게 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굳어져 새로운 상식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는 우리는 함께 살아남을 수 없다.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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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6 08:52
벽배송 규제 논란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와 모순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는 여러가지 이유로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번 새벽배송 규제 논란과 관련해서는 택배노조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6841.html
새벽배송 규제 논란…‘소비자 편익’과 ‘노동자 건강권’ 사이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1-02 06:00)
“새벽배송 필수 아닌 편의의 영역” 
택배노조 “배송품목 제한으로 물량 줄이자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대화기구’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심야시간대(자정~새벽 5시) 배송 제한’을 제안하면서 새벽배송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새벽배송 규제에 대한 주장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심야노동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건강권 침해를 근거로 한다. 하지만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다음날 아침에 집앞으로 배송해주는 새벽배송이 이미 소비자들의 삶에 깊숙히 들어온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쿠팡이 쏘아올린 ‘야간노동’
논란의 근원적인 배경엔 쿠팡과 같은 새로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등장이 있다. 2014년 쿠팡은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하는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컬리 역시 2015년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새벽에 고객에게 배달하는 ‘샛별배송’을 시작했다. 쿠팡도 2018년 ‘로켓프레시’ 서비스로 새벽배송 시장에 참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새벽배송 시장은 규모를 더욱 키웠다. 새벽배송을 위한 배송기사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근무자 등 야간노동을 하는 이들은 계속 증가했다. 쿠팡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직접고용 인원(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 기준)은 2018년 6068명에 그쳤지만, 올해 5만7919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쿠팡의 야간 고정 배송기사도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야간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야간노동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물질이다. 뇌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로 인한 우울증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한국의 근로기준법엔 야간(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에 일하면 1.5배의 가산수당을 지급하게 하는 것 말고는 별도의 규제가 없다. 이는 원래 사용자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줘 야간근로를 줄일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노동자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야간근로를 선택하는 유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배송기사(특수고용노동자)에겐 적용이 되지 않는다. 주 52시간 노동상한제도 마찬가지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배송기사들이 급증한 배경에는 쿠팡의 경영상 변화가 영향을 줬다. 쿠팡이 처음 로켓배송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배송기사는 쿠팡이 직접고용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인 ‘쿠팡맨’(현 쿠팡친구)이었다. 그러나 2021년 쿠팡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택배사업을 시작하면서 대리점을 통해 특수고용 형태의 배송기사(‘퀵플렉서’)를 대폭 늘렸다.
쿠팡은 배송기사에게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됐고, 주 52시간 이상 일을 시킬 수 있었다. 고정급이 아니라 건당 수수료를 받는 만큼, 배송기사들은 물량을 계속 늘렸다. 새벽배송 마감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 컸다. 이후 쿠팡에서도 배송기사 과로사 문제가 논란이 됐다. 지난해 5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야간고정 퀵플렉서로 일했던 정슬기(당시 41살)씨는 주 6일, 저녁 8시30분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주 평균 63시간 일하다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숨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정씨가 쿠팡로지스틱스 쪽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에는 쿠팡로지스틱스 쪽이 추가 요청한 배송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개처럼 뛰고 있다”고 말이 남아 있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정씨 외에 알려지지 않은 과로사가 쿠팡에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심야노동 규제와 소비자 편익
택배노조가 심야시간대(자정~새벽5시) 배송을 제한하자고 한 것도 최소한의 규제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새벽배송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배송품목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배송물량을 줄여 소비자의 편익과 노동자 건강권의 균형을 찾아보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가 ‘새벽배송 금지’로 와전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새벽배송이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된 만큼, 이를 규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새벽배송 금지’를 추진하는 것은 새벽배송을 활용하는 생활인들에게도, 필요한 돈을 벌어야 하는 근로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노량진 수산시장의 새벽 개장, 편의점의 24시간 개점, 야간 경비업무 등 다른 수많은 업종도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는 말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의 주장은 ‘야간노동의 필수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새벽배송이 노동자들의 건강권 침해를 ‘용인’할 만큼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것이냐는 것이다.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벽배송은 필수의 영역이 아니라 편의의 영역”이라며 “의료·치안·소방 등은 안전망 기능을 수행하고, 수산시장 새벽 경매는 유통구조상 필연성을 갖는다. 하지만 택배 새벽배송은 기능적 불가피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불필요한 야간노동’은 금지돼야 한다는 원칙이 이미 존재한다. 프랑스 노동법전은 “야간노동은 예외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사업의 계속성 또는 사회적 이익을 갖는 업무의 계속성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만 야간근로가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취지로 유럽연합의 근로시간 지침은 통상 야간(자정~새벽 5시)에 3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야간노동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을 넘기지 못하게 하고 있다.
노무제공자 야간노동 규제 어떻게?
국제노동기구(ILO)가 협약을 통해 회원국의 야간근로를 규제한 대상은 아동·여성(1919년), 그리고 제빵업(1925년) 순으로 이어졌다. 빵을 사먹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고려하더라도 제빵노동자들의 건강은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마찬가지로 새벽배송을 하더라도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수고용직 배송기사들의 건강이 나빠지면 쿠팡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손실을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한다”며 “최소한 교대제 도입 등을 통해 야간 고정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하고, 새벽배송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노동부 역시 ‘실 근로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노무제공자들의 야간노동을 어떻게 규율할지가 고민의 영역이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야간노동이라는 유해·위험으로부터의 보호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만 국한돼서는 안된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규율하든지,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에 규정한 뒤 업종별 표준계약서 등의 방식으로 규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0214440001893
정치권에도 불 지핀 '쿠팡 새벽배송 규제' 논쟁···본질은 "죽음의 배송 막자" (한국일보, 최나실 기자, 2025.11.02 18:00)

택배노조 '0~5시 심야 배송 제한' 제안에
"소비자 편익, 직업 선택 자유 침해" 반발
2020년 이래 쿠팡선 노동자 20여 명 사망
오해와 달리 '새벽배송 전면 금지'는 아냐
"국민 편의 유지하며 위험도 없애자는 것"
택배노동자의 심야·휴일 과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심야시간(자정~오전 5시) 배송 제한'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진 뒤로, 새벽배송 규제 논쟁이 커지고 있다.
반복적인 야간 노동의 위험성은 의학적으로 확인돼 있고, 이재명 대통령도 SPC 사망 사건에서 강조한 바다. 그러나 "새벽배송을 사용해 온 2,000만 소비자의 편익을 침해한다"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택배노조의 방안이 '새벽배송 전면 금지'는 아니지만, 품목 제한 등 일부 서비스 조정을 전제로 하기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관련 주체나 전문가들은 각자 내세우는 해법은 달라도 '소비자 편익과 노동자 건강권 사이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계에 따르면 2020년 이래 쿠팡에서 배송기사 등 20여 명이 사망했는데, 이 같은 '죽음의 배송' 체제를 더는 방치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자 건강권과 소비자 편의 조화를
'쿠팡 새벽배송 규제' 논쟁의 발단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1차 전체회의에서 택배노조가 심야시간 배송 제한을 제안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해당 협의체는 최근 심야배송과 주7일 배송이 일반화되며 택배노동자의 노동환경 악화와 과로사 문제가 잇따르자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2021년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합의' 때는 불참했으나, 그사이 규모가 커진 '새벽배송 리더' 쿠팡·마켓컬리가 참여했다. 이들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정부, 양대노총, 소비자 단체, 기존 택배회사 등이 참여한다.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내놓은 안은 현재 △주간조(오전 9시~오후 8시)와 △야간조(오후 10시~오전 7시)로 나뉜 배송조를 개편해, 심야시간대(자정~오전 5시)는 근무를 제한하고 △오전 5시 출근 △오후 3시 출근 등 2개 주간조를 두자는 내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새벽배송 전면 금지'라면서 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새벽배송이 금지되면 늦게 퇴근하는 맞벌이 부부를 비롯해 새벽 장보기가 필수가 된 2,000만 국민들의 일상생활, 새벽배송으로 돈을 버는 택배 기사들의 삶이 모두 망가질 것"이라고 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면 금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택배노조 측 반박이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아침 일찍 받아야 하는 긴급한 품목에 대해서는 품목 사전 설정 등을 통해 기존처럼 받는 게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라며 "오전 5시에 출근하는 근무조가 새벽배송 물품을 배송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새벽배송의 위험을 제거하면서도 택배노동자의 일자리와 생계는 유지하고, 국민들이 받았던 편의도 유지하자는 게 논의의 대전제"라며 "예컨대 새벽배송 가능 제품에 품목 제한을 두거나, 로켓배송 완료 시각을 1시간 늦추는 식으로 수용 가능한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게 의도인데 '전면 금지'라는 잘못된 정보가 사회적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류 작업 등 덜면 노동 강도 줄 것"
택배노조와 함께 사회적 대화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면서도, 해법을 두고는 입장이 다르다. 이들은 "(야간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에 시달리며 건강을 위협받는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중대한 사회 문제"라면서도 "초심야시간 배송 제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신 야간 배송기사 주5일제, 주 최대 야간 작업시간 50시간 이내 제한, 적정 수입 보장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이 경우 야간 노동시간에 제한을 두되, 현재 임금 수준 보전을 위한 배송 단가 인상 등이 관건이 된다.
새벽노동 등을 다룬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저자 이승윤 중앙대 교수는 "심야시간 배송 제한은 대화 기구에서 제시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앞으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은 높은 노동 강도인데, 프레시백(신선식품 배송 가방) 세척, 물류 분류 작업 등을 지금처럼 배송기사가 하는 게 아니라 대대적인 물류 인력 보강을 통해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요컨대 쿠팡도 2021년 체결된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합의'를 따르라는 것이다.
'과로사 방지 합의'의 핵심은, 배송기사는 배송 업무만 할 수 있게 물류 분류 작업에는 별도 인력을 투입하라는 것이었다. 현재 쿠팡에서는 물류 초기 분류는 '헬퍼'라고 하는 일용직이 하지만, 최종 분류는 배송기사들이 하고 있다. 최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와 택배노조가 발표한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일평균 11.1시간 일하며 이 중 2.6시간을 물품 분류에, 56분을 프레시백 세척 및 반품 정리에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998
새벽배송, 공급이 창출한 ‘가짜 수요’ (매노, 이재 기자, 2025.11.02 18:37)
마켓컬리·쿠팡 신선상품 익일 배송으로 눈길 … ‘혁신’ 이면엔 노동력 갈아넣는 ‘인력시장’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오랜 시장의 격언은 19세기에 나왔다. 프랑스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이의 설명으로, 생산 관여자에게 발생한 소득이 잠재적인 수요로 치환한다는 의미다. 생산을 하는 즉시,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소비여력이 시장에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 사회로 따지면 새벽노동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적확한 사례다. 시작은 마켓컬리다. 2015년 채소 같은 신선상품 샛별배송으로 물꼬를 텄다. 퇴근이 늦어 장 볼 여력이 많지 않은 직장인을 겨냥했다.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관리가 어려운, 그렇지만 수요가 높은 신선상품을 전날 주문해 당일 아침 이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AI·빅데이터 토대 수요 예측 ‘일은 사람이…’
핵심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재고관리다. AI가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매 패턴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주문 전 입고를 마쳤다. 고객이 오이를 구매하지 않아도 오이를 구매할 것으로 예측해 미리 창고에 가져다 뒀다는 의미다. 주문이 이뤄지면 이를 배송하는 방식이다. AI와 빅데이터 활용 사례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화려한 혁신의 이면에는 갈아넣는 노동이 존재했다. 2022년 마켓컬리 물류센터 작업을 앞두고 대기하던 배송기사가 사망했다. 마켓컬리는 과로사를 부인했지만, 그에 앞서 발생한 쿠팡의 잇단 과로사와 겹쳐 새벽배송의 그늘을 비췄다. 배송기사만이 아니다. 물류센터 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본지 2020년 12월1일자 “[지령 7천호 기획-두 알바, 일회용 물류노동 실태 ②] 새벽 7시, 당신의 집 앞에 ‘일용직 새벽노동’이 배송됐습니다” 기사참조>
마켓컬리가 물꼬를 튼 새벽배송 시장은 곧장 레드오션이 됐다. 이미 과로사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쿠팡이 시장을 접수했다. 2014년 익일배송에 초점을 맞춘 로켓배송을 대구와 대전·울산에서 시작한 쿠팡은 2020년 로켓프레시를 내놓고 신선상품 배송에도 나섰다. 마켓컬리와 비교해 신선식품을 포함해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물류업체로 성장한 쿠팡은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과로사와 함께.
e커머스 약진에 대형매장도 ‘심야영업’ 재개
쿠팡의 물류시스템은 마켓컬리와는 다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14년 로켓배송 시범사업을 시작했던 쿠팡은 물류센터를 대형화하고 중간유통은 배제한 ‘생산자-물류센터-구매자’ 틀을 짰다. 대규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고관리 시스템도 물론 도입했지만, 그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거대한 물류센터다. 시범사업 초기부터 운용한 쿠팡의 칠곡물류센터는 연면적 33만제곱미터에 달한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다. 수천 명이 근무한다. 쿠팡 과로사 사태를 본격적으로 의제화한 계기가 된 고 장덕준씨(2020년 10월 사망)가 이곳에서 일했다.
새벽배송을 매개로 한 쿠팡의 부상은 물류시장 전체를 바꿨다. 플랫폼 중심의 e커머스에 맞서 설 자리를 잃던 대형마트는 일부 구조조정을 겪고 있고, 일부는 이른바 ‘퀵커머스’를 도입했다. 1~2시간 내 배송을 경쟁력으로 삼은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형마트 심야영업도 재개됐다. 덩달아 마트노동자의 노동량 투입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택배노조가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초심야배송(0시~5시) 제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인프라와 거기에 기반해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붕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새벽배송 수요는 어디까지나 인위적 수요임을 강조한다.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최근 본인의 SNS에 “쿠팡이 택배, 물류서비스에서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창출한 새벽배송은 소비자의 잠재적 니즈를 발굴했다기보다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21955005
[시선] 모두를 위한 새벽배송 (경향,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2025.11.02 19:55)
지난 8월12일 쿠팡의 배송 자회사 쿠팡CLS의 택배기사가 업무 중 쓰러져 사망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보도됐다. 숨진 50대 택배기사는 종종 7일 연속 근무를 하거나 하루 12시간 넘는 노동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택배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늘고 있다. 사망한 10명 가운데 7명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으로 인한 과로사다. 2024년 택배업 사망현황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는 코로나19 기간을 거쳐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쿠팡이 주도하는 새벽배송과 빠른배송이 물류·유통 산업의 초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이후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e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한국 사회의 소비습관 자체를 바꾸어버렸다. 이제 사람들은 마트에 가서 쇼핑하는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 있는 물건조차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는 데 익숙하다. 쿠팡은 이제 물류산업의 절대강자가 되었다. 하나의 기업이 모든 사람의 ‘습관’을 바꾸었을 때, 사회는 그 기업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한다. 
물론 2020년 당시 28세였던 장덕준씨가 쿠팡물류센터 야간노동 끝에 가슴을 움켜쥐며 사망한 사건에 대해 사람들은 분노하기도 했었다. 새벽배송 중 “더 달려달라”는 쿠팡 측의 독촉에 “개처럼 뛰고 있다”는 답문자를 보낸 쿠팡CLS 택배기사 정슬기씨의 사망에도 사람들은 역시 분노했다. 
하지만 ‘야간노동을 규제해야 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최근 택배노동조합이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0시에서 오전 5시 사이의 새벽배송을 규제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주요 경제지들이 일제히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의 편익과 권리, 자영업자의 생존권, 야간노동 제한으로 택배노동자들의 수입 감소 등을 둘러싸고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노동자가 죽더라도, 모두의 편리를 위해 누군가는 야간노동을 해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의 정당성은 ‘계약’에 있다. 노동자가 야간수당을 위해 선택한 것이 아니었냐고. 우리는 그 배송료를 지불한 것이므로, 늦은 밤 주문하고 이른 아침 물건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저임금 구조와 불안정 노동의 문제는 사회의 어두운 지하실에 봉인된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버렸다. 
어슐러 K 르 귄은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소설에서 절대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마을 오멜라스의 비밀을 이야기한다. 마을의 지하실에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어린아이가 갇혀 있다. 소년을 보고 온 사람들은 소년의 고통을 보고 분노하지만, 아무도 그 아이를 밖으로 꺼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장 그날 그 순간부터 지금껏 오멜라스 사람들이 누려왔던 모든 행복과 아름다움과 주말”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작가는 이 ‘공공연한 폭력’이 가능한 비밀을 냉정하게 알려준다. “그것이 바로 계약인 것이다. 계약은 엄격하며 절대적이다. 그 아이에게는 친절한 말 한마디조차 건네면 안 된다.”
장덕준과 정슬기의 죽음에 분노하지만, 아무도 그들이 갇혀 있었던 그 지하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지금도 개처럼 뛰고 있고, 때로 가슴을 움켜쥐며 야간의 밥벌이를 ‘선택’한 것은 어찌 되었든 그들의 자유이고, 이건 우리 ‘모두’와 그들 사이의 계약이므로.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006
‘새벽배송’ ILO 야간근로 협약에 해법 있다 (매노, 아시아노사관계(AIR) 컨설턴트/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2025.11.03 07:30)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일방적으로 (법)제정을 통해 진행하기보단 현재 자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부분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급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그런 획일적인 조치는 현재로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 제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행복권을 실현하는 핵심 의제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국가의 의무를 사회적 대화라는 미명하에 노사 당사자에게 떠넘기는 발언이다.
문재인 정권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같은 헌법적 권리를 재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던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87호와 98호를 국무회의를 열어 비준하지 않고 사회적 대화와 국회 입법에 맡김으로써 4년을 낭비했다. 그 결과 노동개혁 동력은 물론 사회경제개혁 동력까지 상실했고, 윤석열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 됐다.
대통령선거 때 이재명·김문수 후보 모두 주 4.5일제를 내세웠다. 김문수 공약은 월~목에 하루 9시간 일하고(36시간), 금요일은 4시간만 일해 주 40시간에 변화를 주지 않는 안이었다. 하루 8시간을 9시간으로 늘리는 법 개정이 있어야 하지만, 주당 기준인 40시간은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이재명 안은 월~목에 하루 8시간 일하고(32시간), 금요일은 4시간만 일해 법정 기준을 주 36시간으로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근로시간은 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그 이면에는 ‘반사회적 근로시간(unsocial working time)’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는 장시간·불규칙·야간근로를 말한다(ILO 2007, <괜찮은 근로시간> Decent Working Time, 2007). 
ILO는 1919년 채택한 협약 1호에서 ‘일 8시간-주 48시간(공장)’이라는 한도를 제시했다. 1930년 채택한 협약 30호는 이 한도를 상점과 사무실로 확대했다. 1990년에는 171호 야간근로 협약을 채택해 ‘야간근로(night work)’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의 시간을 포함해, 연속된 7시간 이상의 기간 동안 수행되는 모든 근로를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171호 협약은 △야간노동자의 무상 건강검진권(4조) △야간근로 응급조치 및 치료체계(5조) △건강상 야간근로가 불가능한 경우, 직무 전환 및 동일한 급부를 보장(6조) △임신·출산 전후 여성노동자에 야간근로 대신 주간근로, 사회보장급여, 출산휴가 연장 등 대체수단 보장(8조) △야간근로의 특수성을 반영한 시간·임금·급부 형태의 적절한 보상(9조) △야간노동자를 위한 사회서비스 제공(10조) △노동자 대표와 정기 협의(11조)를 규정한다. 
171호 협약과 함께 채택된 ‘야간근로 권고 178호’는 보다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24시간 내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되고 △야간근로 시간은 주간근로보다 짧거나 같고 △근로시간 단축과 유급휴일 확대 혜택을 동일하게 받아야 하고 △위험하거나 부담이 큰 직종에서는 야간연장근로를 금지하고 △두 교대 사이에는 최소 11시간의 휴식을 보장하고 △야간근무 중에는 휴식과 식사 시간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금전적 보상은 유급 연차휴가, 유급 공휴일 및 통상적으로 유급으로 처리되는 기타 결근시의 보수 계산에 포함돼야 하며, 또한 사회보장 기여금 및 급부 산정시에도 반영되어야 한다. 
178호 권고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부와 기업의 역할로 “야간근로에 관한 통계자료를 개선하고, 특히 교대제 형태로 수행되는 야간근로의 다양한 조직 방식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항과, “가능한 야간근로의 필요성을 줄이기 위해, 과학기술의 발전과 업무조직상의 혁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ILO는 근로시간과 관련하여 8개 협약을 강조한다. △1호(일 8시간-주 48시간, 공장) △14호 주휴(공장) △30호(일 8시간-주 48시간, 상점·사무실) △106호 주휴(상점·사무실), △132호 유급휴일 △171호 야간근로 △175호 단시간 근로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이 비준한 것은 ‘주40시간 협약 47호’뿐이다.
새벽배송은 야간근로의 문제이며, 근로시간의 문제다. 단순한 산업 트렌드가 아니라, 노동시장 중하층 노동자들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위협하는 문제다. 국제사회 노사정의 타협의 산물인 ILO 협약 171호 및 권고 178호는 새벽배송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대선의 주 4.5일제 공약은 근로시간 문제의 본질에 자리한 야간근로·연장근로·불규칙근로·교대제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 없이 제기됐다. ILO 협약에 대한 이재명 정권의 관심을 촉구한다.
 
http://www.laborparty.kr/?page_id=13642
[논평] 심야배송 제한은 정당하며 가능하다 (2025. 11. 3. 노동당 대변인실)
- 택배노조가 아니라 쿠팡의 탐욕이 문제다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의 심야배송을 제한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이를 ‘새벽배송 전면금지’라고 주장하면서 비난하는 의견의 상당수는 오해나 왜곡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 노동당은 택배노조의 심야배송 제한 요구는 매우 정당할뿐 아니라, 소비자의 편익을 크게 해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이 제안을 적극 지지하는 바이다.
우선 야간근무 특히 심야에 근무하는 것은 노동자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야간근무는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가 2급 발암요인으로 규정한 위험 업무이다. 암만이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발병 가능성 등도 대폭 높인다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다. 그래서 과도한 야간근무로 인한 각종 질병은 산재로도 인정된다. 즉 야간근무를 제한하는 것은 산재를 예방하고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택배노동의 경우 안 그래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쿠팡은 새벽배송을 이유로 심야에도 노동하게 함으로써 과로사로 사망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쿠팡에서 과로로 사망한 노동자는 무려 20명에 달한다. 산재로 죽는 노동자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주된 방침 중 하나인데도, 쿠팡의 심야노동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단 말인가.
새벽배송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 및 야간근무를 원하는 택배 기사도 많다는 것과 새벽배송이 금지되면 소상공인 등도 피해를 본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이 많지만, 글머리에 말했듯이 이런 반론의 상당수는 택배노조의 주장을 오해한 것이다. 택배노조는 새벽배송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지금은 택배 기사가 오후 8시반, 밤 12시반, 새벽 3시반의 3회에 걸쳐 캠프에 들어가는데, 이를 오후 8시와 새벽 5시의 2회에 걸쳐 들어가는 것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또한 새벽배송이 꼭 필요한 경우, 이를 소비자가 미리 지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새벽 5시에 들어가서 미리 지정된 새벽배송부터 먼저 배송한다면, 꼭 필요한 새벽배송의 대부분은 지금처럼 아침 7시 이전에 충분히 배송 가능하다. 지금은 꼭 필요하지 않은 물품 역시 아침에 배송되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이를 꼭 필요한 배송과 구분하여 나중에 배송할 수 있도록 하면 아침 7시 이전에 배송할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새벽 5시에 캠프에 들어가도 배송 가능하다. 또한 다른 대부분의 택배회사와는 다르게 쿠팡은 최종 분류나 프레시백 반납 등 각종 배송 전 업무를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는데, 별도 인력을 고용하여 이 업무를 맡기면 택배 노동자가 캠프에 들어가서 바로 배송을 시작할 수 있으므로 역시 배송 시간이 절약된다. 즉 새벽 5시부터 배송을 시작해도 꼭 필요한 새벽배송은 오전 7시 이전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물론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에 긴급하게 배송받아야 하는 경우나 새벽 5시 직후에 배송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정 필요하다면 이런 긴급배송을 담당할 소수의 인원만 당직 개념으로 활용하면 된다.  
야간 근무를 원하는 택배 기사도 많다는 반박 역시, 그분들 대부분은 정말 야간 근무가 좋아서 이를 원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몸을 혹사하더라도 더 많은 수입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는 건당 수수료를 높이는 등 현재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해서 대처할 문제이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과거에는 주야맞교대 즉 야간조는 밤새워 일했는데, 이를 주간연속2교대 즉 2개 조로 나누어서 오후에 출근하는 2조도 자정 무렵에는 일을 마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대신 임금을 일부 보전해주었고, 처음에는 야간수당 등 수입이 준다면서 반대했던 노동자들 대부분이 지금은 심야근무를 안 하게 된 것에 만족하고 있는 실제 사례가 있다. 
쿠팡과 거래하는 소상공인 등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이는 전체 물량 자체가 줄어든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앞서 말한대로 꼭 필요한 새벽배송을 제외하고는 나중에 배송된다는 것일뿐 전체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므로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는 것이 전혀 아니다. 한편 새벽배송을 금지하면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역시 배송 시작 시간이 달라지는 것일뿐 분류 작업 등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 되므로 특별히 달라질 게 없다. 쿠팡이 택배 기사에게 떠넘기고 있는 최종 분류 등 배송전 준비 업무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이는 어차피 작업장이 달라서 별도의 인력을 채용해야 하므로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업무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꼭 필요한 새벽배송 등 소비자의 편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나 심야노동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가능하기에 택배노조의 요구는 정당하다. 그런데도 쿠팡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사실은 비용 때문이다. 꼭 필요한 배송 물품과 그렇지 않은 물품을 별도로 분류해서 보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나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긴 업무를 담당할 추가 인력 고용 및 건당 수수료 인상 등 추가 비용을 지출하기 싫기 때문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이다. 
하지만 초거대 물류기업인 쿠팡이 단지 비용절감만을 위해서 노동자의 건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새벽배송을 내세워서 시장을 장악했다면 거기 걸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마땅하다. 게다가 쿠팡보다 못한 다른 택배 회사는 이미 하고 있는 것조차 쿠팡은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다른 회사와는 달리 최종 분류 등을 택배 노동자에게 더넘기고 있으며, 얼마 전에 현직 검사의 국감 증언으로 화제가 되었던 퇴직금 미지급 문제 또한 그러하다. 이것만이 아니다.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주간조보다 야간조의 기본 시급이 오히려 더 적다. 물론 야간수당이 있어서 실수령액은 야간조가 더 많지만, 야간수당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 시급은 주간조보다 오히려 적게 주는 비상식적인 임금차별을 행하고 있다. 야간수당을 아끼기 위한 것인데, 다른 택배회사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주야간 임금차별을 하지 않는다. 이게 초거대 기업인 쿠팡이 지금 하고 있는 행태인 것이다.
오해에 기반해서 민주노총이나 택배노조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무시하고 오로지 비용 절감만을 생각하는 쿠팡의 탐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새벽배송 논란은 소비자와 택배 노동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 쿠팡이 덩치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의 문제임을 명확히 하자. 우리 노동당은 쿠팡의 모든 노동자와 함께, 쿠팡 자본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8920117&code=61171811&cp=nv
‘새벽배송 전면 금지’ 주장 논란… “생활 서비스 붕괴” 반발 (국민일보, 이다연 기자, 2025-11-03 16:32)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축이었던 ‘새벽배송’을 두고 노동계와 업계·소비자 간 갈등이 첨예하다. 노동계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배송을 제한하는 이른바 ‘초심야배송 금지안’을 공식 제안하면서, 산업 경쟁력과 노동자 건강권 사이의 균형 논의가 본격화했다.
3일 소비자단체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에서 초심야시간(0시~5시) 배송 전면 제한안을 제안했다. 택배노조는 “밤 12시까지와 오전 5시 이후 배송은 허용하되 초심야노동만 제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야간노동을 ‘2급 발암 요인’으로 분류한 점, 택배기사 야간재해 비율이 2019년 10.1%에서 2023년 19.6%로 급증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유통업계와 중소상공인·소비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맞벌이 부부·1인 가구 등 약 2000만명이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현실에서 “생활 서비스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마켓컬리·SSG닷컴 등 업계는 새벽배송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전면 제한 시 산업 전반의 물류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쿠팡 위탁 택배기사 1만명이 소속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도 이날 반대 입장을 냈다. CPA가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가 ‘심야배송 금지’에 반대했다. 이유로는 교통 혼잡이 적고(43%), 수입이 높으며(29%), 낮 시간대 개인 일정 활용이 가능하다(22%)는 점이 꼽혔다. CPA는 “금지 시 오히려 출근 시간대 차량·엘리베이터 혼잡으로 배송이 불가능해진다”며 “노조의 주장은 현장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벽배송은 이미 필수 생활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산업적 파급력도 커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노동 사이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 의무 도입 등 근로환경 개선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0312115403665
'새벽배송 논란'에 직업환경의 "야간근무에 적응할 수 있다는 인식은 오해"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5.11.03. 17:32:15)
김현주 교수 "유방암 위험, 심혈관 사망률 등 높아…의학적 사실 소홀히 하면 안 돼"
새벽배송 규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야간노동 문제를 오래 다뤄온 직업환경전문의가 '야간근무에 사람이 적응할 수 있다'는 인식은 오해라며 의학적 사실이 논의의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간근무자의 유방암 위험, 심혈관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와 수면장애,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는 야간근무자를 봐온 임상경험도 함께 제시했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이 논의 속에서 가장 먼저 다뤄져야 할 '사실'이 의외로 소홀하게 다루어 지고 있다"며 "새벽배송을 당장 금지하거나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논쟁이 소비자의 편리함이나 노동자의 선택이라는 프레임에만 갇히지 않고, 야간노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썼다. 그는 이어 자신의 야간노동 연구·임상 경험에 대해 "1999년부터 노동자들의 건강진단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많은 야간작업자를 만났다"며 "병원·물류센터·제조업 현장에서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장애, 심혈관질환, 우울증, 생체리듬 이상을 수없이 보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1년에는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 제도 의무화 방안 연구'의 책임자로 참여하여 제도 설계에 관여했다. 과로와 야간노동 끝에 돌연사하거나 뇌출혈,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노동자과 유족들을 만났고, 산재판정에도 12년 이상 참여했다"며 "올해는 야간. 배달 등 고위험군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건강보호방안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택배산업 노사 이해관계자를 약 50명을 인터뷰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런 경험이 지금의 글을 쓰게 만든 이유"라며 "야간작업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교대근무보다 고정 야간이 낫다. 사람은 적응한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2년 야간노동을 'Group 2A,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요인'으로 분류했다"며 "특히 10년 이상 고정 야간근무를 지속한 여성 노동자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40~56% 증가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유방암 발생은 총 야간근무 일수에 비례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제조업·운수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고정 야간근무자의 심혈관 사망률이 주간 근무자의 약 2배에 이른다는 결과가 보고됐다"며 "이는 '야간노동은 몸이 적응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복되지 못한 생체리듬의 파괴가 누적되는 과정임을 뜻한다"고 했다.
또 "야간노동은 단순히 '피곤한 시간대에 일한다'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뇌와 호르몬, 체온과 혈압, 면역 시스템은 낮과 밤을 기준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며 "그 리듬을 장기간 거스르면, 수면 부족을 넘어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우울증, 심지어 암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수십 년간의 역학조사에서 확인됐다. 야간노동에 적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생체지표를 측정하여 확인하여 보고한 논문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새벽배송을 금지해야 하는가'라는 정책 논의는 '노동자가 선택했으니 괜찮다'거나 '소비자가 원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야간노동, 장시간 노동, 고강도 노동, 휴식 부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건강을 소진시키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의학적 원칙은 분명하다. 야간노동은 건강에 유해하며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공동체의 유지에 필수적인 야간 노동은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쿠팡·컬리·CJ 등 주요 택배사가 참여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 배송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오전 5시 출근 조가 사전에 설정한 긴급한 새벽배송을 처리하자는 안도 함께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31739001#ENT
“꼭 모든 물건을 새벽에 받아야 하나요”···새벽배송 되돌릴 수 없다면 (경향, 김남희 최서은 기자, 2025.11.03 17:39)
택배기사의 건강권과 소비자 편익을 두고 ‘새벽배송’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새벽배송이 이미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는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택배기사의 과도한 심야 노동에 적절한 제동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교대제 도입, 새벽배송 품목 제한, 분류 인력 충원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결국 새벽배송에 비용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실천 가능한 방안들이다.
야간에 교대없이, 긴 시간, 고강도로 일한다
3일 노동계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심야시간대(자정~오전 5시) 배송 제한’을 제안했다. 노조 측은 ‘새벽배송 전면 금지안’이 아니라며, 야간에 이뤄지는 고강도·장시간 노동이 택배기사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뉴노멀’이 돼 버린 새벽배송을 금지할 수 없다면 과로로 인한 산업재해를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 연속적인 야간 근무를 막기 위한 교대제 도입, 새벽배송 품목 제한, 분류 인력 충원 등이 언급된다.
우선 연속적인 야간 근무를 막기 위한 교대제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 현재 쿠팡 심야배송 택배기사는 오후 8시 30분, 오전 0시 30분, 오전 3시 30분 등 세 차례에 걸쳐 ‘3회전 배송’을 한다. 택배노조는 이 중 가장 위험한 시간대인 자정~오전 5시 배송업무를 제한하고, 오전 5시·오후 3시 출근조로 나누는 방식을 제안한다.
택배노조는 ‘교대가 불가능한’ 배송시스템이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쿠팡은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해 배송 업무를 하청업체에 위탁한다. 같은 배송구역에 주간 담당 대리점과 야간 담당 대리점을 따로 두는 경우가 많아, 주·야간 교대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야간노동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교대근무보다 고정적인 야간근무가 낫다, 사람은 적응한다’는 것”이라라며 “야간, 장시간, 고강도 노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건강을 소진시키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연속적으로 야간시간에 근무하면 몸의 향상성이 깨지게 된다. 밤에 일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교대근무제”라며 “야간노동을 아예 없애는 게 제일 좋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야간노동 시간을 제한하고 격주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교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송기사가 배송 외에 프레시백 수거와 물품 분류 작업까지 하면서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이달 발표한 ‘택배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쿠팡 택배노동자는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는데, 이 중 물품 분류에 드는 시간이 2.6시간에 달한다.
택배노조는 “쿠팡 새벽배송은 교대 없이 계속하는 ‘연속 고정 심야노동’으로, 생체 리듬을 파괴하여 수면장애, 심혈관 질환, 암,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며 “주간과 야간 근무를 교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심야 노동의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근무제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맞벌이, 자영업자는 어떡하라고” 소비자 반발도
소비자들은 ‘새벽배송 금지’로 인한 불편에 우려를 표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심야배송 전면 금지는 소비자의 불편과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그 피해는 단순히 소비자나 자영업자의 불편에 그치지 않고, 물류 종사자와 연관 사업자 등 광범위한 사회 구성원의 일상과 생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벽배송 제한이 소상공인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중소상공인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새벽배송은 대기업만의 사업이 아니라 수많은 중소 식품제조업체·납품업체·농가가 이 시스템에 맞춰 성장해 온 유통 생태계”라며 “야간배송 종사자와 중소상공인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이 근무 형태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는 “일부에서 제안하는 새벽배송 초심야시간 배송제한에 대한 입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신 ‘근본적인 개선 방안’으로 주5일 근무제 정착, 주 최대 야간 작업시간 50시간 이내 제한을 내놨다.
교대제·인력 충원...결국 비용 문제로
택배노조는 과도한 물량 배송이 과로로 이어진다며 ‘새벽 배송품목 제한’을 제안한다. 아침 일찍 받아야 하는 긴급한 품목은 품목 사전 설정을 통해 새벽배송하되, 배송이 급하지 않은 물품은 주간에 배송하도록 하잔 것이다.
인력충원도 뒤따라야 한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배송기사들이 물품 소분류, 프레시백 세척까지 하는 것이 노동 강도를 확 높이고 있다. 뮬류인력을 보강해 업무를 나눈다면 노동 강도를 낮출 수 있다”며 “정해진 시간 내에 배송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최저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보수 지급 방식을 마련하는 것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대안에는 모두 비용이 든다. 결국 소비자들이 자신의 편익을 위해 더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주 50시간 같은 근로시간 통제를 도입하려면 택배 단가가 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새벽배송으로 몰리는 문제를 잡을 수 없다”며 “가격을 올리자고 하면 소비자들이 반대하겠지만, 장시간 노동이 표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기구를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새벽배송 전면 금지보다는 과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벽배송을 아예 금지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며 “연속적인 심야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택배기사를 더 채용하고, 배송 단가를 올려 노동 강도를 낮추는 식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31928001
[사설] 새벽 배송 논쟁, 소비자 편익·노동자 건강권 절충점 찾길 (경향, 2025.11.03 19:28)
택배노동자 과로 방지를 위해 새벽배송을 제한하자는 전국택배노동조합의 제안이 사회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자는 취지지만, 일상이 된 새벽배송을 규제하면 소비자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논쟁은 택배노조가 최근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심야·휴일 배송 택배기사 과로 문제 해결을 위한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에서 심야시간(0시~오전 5시)에 ‘새벽배송 금지’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초심야 시간대’ 배송을 금지하되, 오전 5시 이후 출근조가 새벽배송을 맡는 방식으로 소비자 편익과 노동자 건강권의 균형을 찾아보자는 게 택배노조의 구상이다.
하지만 이 제안은 ‘새벽배송 전면 금지’로 와전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국민의 소비 행태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고, 오히려 새벽배송을 좋아하는 기사들도 있어 이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맞서기보다, 소비자 편익에 가려진 노동자 건강권 문제가 성숙하게 공론화되는 전기가 되길 바란다.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야간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야간노동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물질이다. 유럽에서는 ‘불필요한 야간노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야간에 일하면 1.5배 수당을 지급하게 하는 것 말고 별도의 규제가 없다. 정작 과로사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쿠팡 노조는 ‘심야 새벽배송 제한’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설령 노동자들이 높은 수당 등을 이유로 야간노동을 자처하더라도, 과로사 등 산업재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언제까지 택배노동자들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지켜보기만 할 건가. 
이번 논쟁은 ‘편리한 소비’가 ‘위험한 노동’에 기대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그 편의가 노동자들의 초장기 노동과 목숨을 담보로 한 서비스라면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새벽배송이 꼭 필요한 서비스인지, 소비자들의 작은 인내·협조를 통해 다른 대안도 모색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는 목숨을 잃는 택배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 정치권도 생산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절충점을 찾아보자는 이번 논쟁이 택배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도를 질적·양적으로 높이고, 실효적 해법을 찾는 전환점이 되기 바란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51103515514
쿠팡 논란에… ‘야간노동 규제’ 가속페달 (세계일보, 이지민 기자, 2025-11-03 19:30:00)
택배노조 심야배송제한 제안에
“직업 선택권” vs “노동자 건강권”
勞·택배기사 단체별로도 입장차
한국노총·쿠팡기사는 공식 반대
노동부, 새벽배송엔 ‘유보’ 입장
야간노동 규율 법제화 속도 의지
‘새벽배송 금지’ 논란에 프랜차이즈 빵집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장시간 노동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당국의 ‘야간노동 규율 신설’ 속도가 빨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고용노동부는 9월 발족한 ‘실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에서 규율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택배노조가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배송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뒤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민주노총, 쿠팡·컬리 등 주요 택배사가 참여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논란은 정치권까지 번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새벽배송 금지’ 찬반 공개 토론을 벌였다. ‘직업 선택권’과 ‘노동자 건강권’이 팽팽히 대립했다. 
노동계와 택배기사 단체별로도 입장이 갈린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31일 새벽배송 금지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쿠팡 위탁 택배기사 1만여명이 속한 택배영업점 단체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도 이날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CPA는 최근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야간 택배기사의 93%가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새벽배송 찬반에는 ‘유보’ 입장을, 야간노동 규율에는 분명하게 법제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새벽배송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동시에 야간노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하고, 야간노동 사이 13시간, 최소 11시간의 휴식을 강제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노동 규율은 이재명정부 국정과제다. 의학적 증명이 법제화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최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야간·교대·장시간 근무를 병행하는 노동자는 육체적 건강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최대 2.3배, 정신건강 문제는 1.9배 더 높았다. 새벽배송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서 진행한 설문 결과 새벽배송기사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다는 응답은 30.3%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일반 성인(47.6%)보다 낮았다. 
현행 노동법상 야간노동은 별도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시간이 4시간 이상일 때 30분 이상 휴게시간을 두게 돼 있지만 ‘시간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오후 10시∼새벽 6시에 일했을 때 통상임금의 150% 가산율이 적용되는 임금 지급 규정만 있을 뿐이다. 근로일 사이 11시간 연속휴식이 보장된 업종은 5개(육상·수상·항공운송, 운송 관련 서비스업, 보건업)에 국한한다. 
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상 11시간 연속휴식이 보장된 업종을 확대하는 안을 포함해 야간근무 규제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노동 1호 입법으로 제정을 추진 중인 일하는 모든 사람의 권리 보장을 위한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안에 관련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민주노총은 야간노동 규율은 근로기준법에 담는 게 정석이라고 보고 있다. 김은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야간노동을 발암물질로 규정할 만큼 이미 규제 필요성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느냐”며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법제화해야 하며 ‘새벽배송을 해야 하는 노동자의 생계유지를 막는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31959005
[직설] 혁신이 없었다는 게 문제다 (경향, 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 2025.11.03 19:59)
엘리자베스 홈스라는 여성이 있다. 혈액 한 방울로 250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의료키트 ‘에디슨’을 개발했다 주장한 그는 2014년 기준 10조원 이상 가치로 평가받은 벤처기업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였다. 한때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얼마 후 ‘에디슨’ 기술이 크게 과장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기업 가치는 0원으로 추락했고 그는 사기죄로 수감됐다. 금발의 매력적 외모와 집안, 학력, 언변 등 다른 장점도 가진 사람이었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그를 세상에 알린 그 기술, 그 혁신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나머지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새벽배송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심야(0~5시) 배송을 금지하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찬성 의견도 있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새벽배송은 이미 일상이 되었고 맞벌이 부부 등 꼭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다는 의견, 이 노동을 원하는 노동자들도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요약하면 새벽배송이 ‘필요하다’와 ‘필요 없다’의 공방이다.
그러나 이 논의에는 빠진 것이 있다. 애초에 혁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벽배송 서비스가 탄생한 것은 단지 새벽에 배송을 한다는 아이디어 덕분이 아니다. 아이디어로는 뭔들 못하겠는가? 필요한 물건을 생각만 해도 10분 내에 배송하는 ‘10분배송’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아예 3D 프린터로 각 가정에서 필요한 식자재를 출력해 쓰면 더 편리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여도 실행할 수 없다면, 불가능을 가능케 할 혁신이 없다면 현실이 될 수 없다. 
새벽배송은 혁신이 없는데도 현실이 됐다. 새벽배송은 심야에 물류와 배송을 하는 서비스이고 이를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일할 토대를 만들어놓지도 않고 서비스를 밀어붙였다. 의료인, 경찰 및 소방 공무원, 제조업 종사자 등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교대제 없이 연속 심야근무를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노동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져왔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기업들은 물류는 일용직, 배송은 개인사업자 형태로 만들어놓고 실제로는 직원에게 하듯 세세하게 지시, 감독했다. 그 결과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고 다쳐왔다.
혁신이 아니라 편법에 기댄 새벽배송은 현실이 될 자격이 없었다. 투자 단계에서 걸러졌어야 마땅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새벽배송을 정 하겠다면 필요한 인력을 제대로 고용하고, 건강에 무리가 안 가는 교대제를 운영해야 한다. 개인사업자 인력을 꼭 쓰고 싶다면 연속 심야노동이 아닌 범위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무리한 노동을 거부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했다가는 기업이 망할 지경이라면, 안타깝지만 새벽배송은 중단되어야 한다. 아무리 많은 장점이 있었더라도 의미가 없다. 허상 위에 존재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새벽배송의 대표주자 쿠팡이 처음 이름을 알린 계기가 10여년 전 ‘로켓배송’ 사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일이었다. 무엇이 중요한지 뻔히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은 책임을 더 준엄하게 물을 수 있는 한국 사회이기를 바란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22764
한동훈 "새벽배송 근무, 강요 아닌 선택" VS 장혜영 "상시적 과로사 위험" [한판승부] (노컷뉴스, 홍혁의, 2025-11-03 20:15)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장혜영 정의당 전 의원
한동훈
과로사 대책이 새벽배송 금지?
새벽 환경미화, 편의점도 금지?
새벽배송 논의, 민노총이 주도
"죽음 각오"는 극단적 표현
장혜영
초심야배송 제한은 고강도 노동 대안
0-5시 노동 제한해도 서비스 유지
택배기사가 분류, 프레시백 회수도
사람 살릴수 있다면 꼭 새벽배송?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7192.html
장혜영 “새벽배송, 과로 위험 높아”…한동훈 “통계 있냐”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1-03 20:31)
라디오서 새벽배송 토론
최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제안한 ‘새벽 0~5시 배송제한’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3일 시비에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면으로 맞붙었다. 두 정치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차례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전장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내세워 택배노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과로 문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문제다. 새벽배송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며 “새벽배송 기사들이 강요에 의해서 야간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간에 근무하는 분들이 생체 리듬에 따라 감수하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격하게 주간과 차이 나느냐, 그런 식의 통계가 나온 것도 있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이 새벽배송 노동자의 과로 위험이 높다는 주장을 펼치자 관련 ‘통계가 있느냐’란 식의 반박이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서 야간고정 배송기사로 주 63시간 일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고 정슬기씨의 사례를 언급하며 “(택배노조의 요구는) 고강도 장시간 심야노동을 최소한으로 줄여보자는 합리적인 안”이라며 “지금 쿠팡에서 야간배송을 하는 분들은 상시적 과로사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 언급과 달리 야간노동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의학적으로 일치감치 증명된 사실이다. 한 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2년 야간노동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요인’으로 분류한 바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취약근로자(야간노동자) 보호 및 기업의 안전보건 투자 촉진을 위한 연구’에서도 야간·교대·장시간근무를 하는 집단은 이를 하지 않는 집단보다 육체적 건강문제가 발생할 위험은 1.237~2.292배 높고, 정신적 건강문제는 1.152~1.904배 높다는 내용이 소개된 바 있다. 특히 야간·교대·장시간 근무 중 한 가지만 하는 경우보다 두 가지 이상 근무 형태를 중복으로 할 경우 건강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 기사들의 노동 형태가 바로 이러하다.
한 전 대표는 새벽배송 제한 제한의 발화자가 ‘민주노총 택배노조’라는 점을 들어, 이같은 제안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논지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택배노조 조합원 상당수는 주간택배를 담당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어떤 이해당사자로서 견제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조직되지 않은’ ‘알바’라고 언급하며, 0~5시 배송제한이 이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이날 “심야시간 노동이 규제되어야한다는 전국택배노조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 조직은 새벽배송을 하지 않는 물류 노동자가 주축이다.
한 전 대표는 “노동의 관점에서는 당연히 새벽근무는 줄어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새벽배송 금지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할 뿐, 다른 대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장 전 의원은 토론 말미에 “사회적 대화에 적극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참여할 것을 요청드리고 싶다”며 “이 안이 최선의 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안을 가지고 대화에 나서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https://www.news1.kr/politics/assembly/5963635
한동훈 "직업 선택권" 장혜영 "과로사 방지" 새벽배송 금지 공개 토론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2025.11.03 오후 09:00)
"당사자도 소비자도 하고 싶은데 민주노총 무슨 권한으로"
"야간 노동 배송 상시적 과로사 위험" "심야노동 최소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정의당 전 의원이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제안한 쿠팡 새벽 배송 금지 방안을 놓고 공개적으로 맞붙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쿠팡·마켓 컬리 등이 참여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회의에서 "택배기사 과로 개선을 위해 0시~오전 5시 '초 심야 배송'을 제한해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한 전 대표는 과로사 방지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새벽 배송 '금지'는 정교한 개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당사자인) 새벽 배송 기사 대부분이 민노총이 주장하는 새벽 배송 금지를 반대하고 있다"며 "새벽 배송을 하시는 분들은 강요받아서 그 선택을 한 것은 아니고 주간과 야간 중에 선택하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새벽 배송만 제한할 경우 물류센터 비조직 일용직 등 취약 노동자들의 심야 노동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소비자들도 당사자들은 다 하고 싶어 하는데 민노총이 '이건 너희의 건강에 문제가 있으니까 없애야 돼'라고 할 수 있는지, '이게 필수가 아니'라는 얘기를 민노총이 무슨 권한으로 할 수 있는지 문제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화, 편의점, 심야 운전 등 새벽에 많은 일들이 있는데 굳이 왜 민주노총이 지금까지 장악하지 못해 알력을 빚고 있는 새벽 배송에 관한 부분만 정확하게 타깃팅해서 없애야 한다고 얘기하는지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자폐아 어머니들, 장애우 어머니들, 노인들, 맞벌이 부부가 아침에 문방구에서 챙겨주기 어려운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절실한 이유로 새벽 배송을 이용하고 있고 (그 수가) 2000만"이라며 "마치 이 사람들의 소비 방식 자체가 새벽 배송 기사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부도덕한 것인 양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건강권에 대한 대화는 계속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 방식이 직역 자체를 당사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금지한다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장 의원은 "시민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새벽 배송 서비스는 최대한 유지를 하면서도 노동자들의 죽음의 원인이 되는 고강도 장시간 심야 노동을 최소한으로 줄여보자고 하는 굉장히 합리적인 안"이라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직업 선택의 자유는 당연히 있다"면서도 "그것이 죽음을 각오한 일터를 선택하는 것까지 포함하느냐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쿠팡 야간 배송 노동자 정슬기 씨 과로사 사례를 언급하며 "조사 결과 쿠팡 야간 배송 기사 77%가 주당 52시간 이상, 3회차 배송과 250개 이상 물량을 감당하고 있다"며 "쿠팡에 야간 노동 배송하는 분들은 상시적 과로사 위험에 처해 있는 채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 안이 최선의 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안을 가지고 (사회적) 대화에 나서서 함께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0320450897012
마침내 맞붙은 '한동훈 vs 장혜영'…새벽배송 토론, 4대 쟁점 총정리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5.11.03. 22:05:56)
야간 택배기사 노동강도와 건강 위험에서 소비자의 새벽배송 선호까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택배기사의 새벽배송 금지 여부를 쟁점으로 맞붙었다. 야간 택배기사의 노동강도, 야간노동의 건강 위험에서 소비자들의 새벽배송에 대한 선호에 이르기까지 둘은 많은 부분에서 이견을 보였다.
큰 틀에서 보면, 장 전 의원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새벽배송 유지와 노동자 건강권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현행 유지 입장을 고수했고, 이번 논란의 뒤에 민주노총의 숨은 의도가 있다는 주장도 폈다.
새벽배송 금지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진 가운데 기독교방송(CBS) 3일 라디오에서 40여분 간 진행된 두 정치인의 토론을 크게 네 개 쟁점으로 나눠 정리했다.
쟁점 ① 논쟁의 출발점, 택배노조 제안에 대한 평가
새벽배송 논란의 출발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난 22일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꺼낸 '0시~오전 5시 배송을 금지하되 사전에 설정된 긴급한 새벽배송은 오전 5시 출근조가 처리하자'는 제안이었다. 두 정치인은 토론의 여는 말을 이에 대한 상반된 평가로 시작했다.
택배노조 안에 대해 장 전 의원은 "시민들이 누리는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는 유지하면서도 노동자 죽음의 원인이 되는 고강도 장시간 심야노동은 최소한으로 줄여보자는 안"이라며 “이 자리에 나온 가장 큰 이유도 이 안을 정확히 설명하고 사회적 대화로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게 하고 싶어서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다만 세상이 완전하지 않으니 모든 걸 시장에만 맡기면 안 되고 꼭 필요할 때는 정교하게 개입해야 한다"며 "0시-오전 5시 새벽배송을 금지하는 것은 정교한 개입이 아니라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쟁점 ② 새벽배송의 노동강도와 건강 위험
본격적인 토론의 첫 쟁점은 새벽배송의 노동강도와 건강영향이었다. 장 전 의원은 "작년 안타깝게 돌아가신 고(故) 정슬기 님이 쿠팡 택배노동자셨고, 과로사하셨다"며 "그 분이 오후 8시 반에 출근해 아침 7시까지 야간배송을 했고 그 안에서 3회차 배송을 했다. 물류가 쌓인 캠프와 배송구역을 세 번 왔다 갔다 하면서 179개의 택배를 운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정부의 쿠팡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게 바로 쿠팡의 평균 야간노동 강도다. 참여자 77%가 3회차 야간 배송을 감당했고 배송 갯수도 250개를 넘었다"며 "일주일 근로시간을 합하면 52시간을 약간 넘는다. 근로복지공단이 과로사 판정을 할 때 야간노동에는 30%를 가산하기 때문에 쿠팡 택배노동자는 상시적 과로사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과로는 만연된 문제고 새벽배송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새벽배송하는 분들이 강요를 받아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며 "교통상황이 야간에 뚫리고, 주차하기 편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주민을 마주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수입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야간 업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의 인체 리듬상 야간일이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런데 알면서 선택한 것이지 않나. 건강권 보호 방안을 만드는 것에는 동의하는데, 소비자도 당사자도 (새벽배송을) 하고 싶어하는데, 직역 자체를 '민노총이 건강 문제가 있으니 없애야 된다'고 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한 전 대표는 또 "야간 근무하는 분들이 생체리듬에 따른 위험이 있다", "건강권이 주요하고 새벽근로를 안 할 수 있으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고 말하면서도 야간노동의 위험성이 "현격하게 주간과 차이가 난다는 통계가 있냐"고도 물었다.
장 전 의원은 "야간 연속노동을 (야간노동이) 필수적인 보건의료노동에도 요구하지 않는다. 심혈관에 주요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며 야간노동의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맞받았다.
앞서 사회자에게서 비슷한 질문이 나왔을 때 장 전 의원은 "야간노동이 신체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80%라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조사결과가 있다"며 "택배노동자가 하루, 이틀, 사흘 야간노동을 하면 (야간노동일이 더해질수록) 사고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답했었다.
쟁점 ③ 택배노조 안대로 하면 새벽배송 못할까…소비자는?
택배노조 제안을 시행했을 때 새벽배송 서비스 유지가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양자는 의견을 달리했다. 이에 대한 논쟁은 소비자가 새벽배송을 얼마나 원하고 필요로 하나에 대한 논쟁으로도 이어졌다.
한 전 대표는 "0시-오전 5시 배송기사들이 택배 일을 하지 않으면 새벽에 (물품을) 받아볼 수 없다. 어떻게 5시에 출근해 7시에 배달되나. 불가능하다"며 "0시~오전 5시에 택배기사들이 배송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새벽배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 전 의원은 "0시-오전 5시에 배송하지 않아도 새벽배송을 할 수 있다"며 "택배노동자가 배송일뿐 아니라 분류작업, 프레시백 정리·회수 작업, 말하자면 자기 일 아닌 일을 5시간 정도 한다. 그 일을 담당할 사람을 더 채용하면 새벽배송을 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한 전 의원이 "(택배노조 안대로 해도) 지금처럼 새벽배송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장 전 의원은 "지금처럼을 목표로 하지만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원치 않는 사람들도 (선택이 불가능한 앱 구조상) 새벽배송을 당연하게 시키는 분이 많다.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내가 이 모든 걸 새벽배송으로 받을지 옵션을 제한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전 대표는 "소비자들이 심심해서 새벽배송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폐아 어머니, 노인, 아침에 애들 문방구 (준비물) 챙기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각각이 절실한 이유로 이용하고 있다. 그게 2000만 명이다. 이 사람들의 소비방식 자체가 부도덕한 양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장 전 의원은 "저는 소비자의 선택을 비난하지 않는다. 택배기사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도 존중한다"며 "다만 정치인의 책임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쟁점 ④ 새벽배송 논란, 민주노총과 민주당 때문?
한 전 대표는 "새벽배송 말고도 새벽에 일하는 많은 일이 있다. 미화도 있고, 음식이나 심야 편의점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새벽근로를 금지하자고 하면 일관성이 있는데, 왜 민노총이 장악해 알력을 빚는 사업장에서 새벽배송을 타깃해 없애자고 이야기하는지 문제를 제기하는 분이 많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이를 민주당이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 합의체에서 이야기했다"며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왔고 거기서 나온 이야기가 민주당 정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장 전 의원은 "마음 같아서는 대한민국의 심야 노동을 다 토론하고 싶다"면서도 "이 토론이 성사된 구체적인 맥락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 금지를 위한 구체적인 안을 이야기하고 진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택배노조 노동자는 쿠팡에서, 택배산업에서 종사하는 노동자고 당사자다. 당사자를 너무 축소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 한 전 대표 주장에 대해 장 전 의원은 "국민의힘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시면 된다"며 "이(택배노조) 안이 최선의 안이 아니라면 다른 안을 갖고 대화에 나서서 함께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labor/2025/11/04/ZY77WHEL5RA5JF6FOJ6EKEBPBE
민노총 "새벽 택배 금지"… 기사 93%가 "반대" (조선일보, 김아사 기자, 2025.11.04. 00:54)
노조 "야간 근무는 건강에 무리"
택배 기사 "수익 좋고 車 안 막혀"
민주노총이 택배 기사의 건강권 보호를 앞세워 ‘새벽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오히려 반발만 커지고 있다. 당사자인 택배 기사들은 “(민노총 주장은) 우리 업무를 방해하고 고용 안정만 해치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고, 소비자 단체·학계·정부·정치권에서도 반대 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최근 국감 자리에서 “(새벽 배송 제한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새벽 배송은 새벽 시간 배송을 통해 주문 다음 날 물건이 바로 배송되는 것으로 2014년 도입됐다. 2018년 50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023년 12조, 올해는 15조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는 지난달 민주당과 정부, 택배사들이 참여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논의에서 “야간 노동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규정한 발암 물질”이라며 “오전 0시부터 5시까지 배송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국회 안팎에선 연내 노사정 합의 형태를 통해 새벽 배송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논란은 정치권까지 이어져 보수, 진보 진영 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라디오에 출연해 격돌하기도 했다.
정작 당사자인 택배 기사들은 “야간 노동을 무조건 과로로 취급하는 접근 자체가 오류”라고 반발한다. 낮부터 밤까지 일하는 게 아니라 낮에는 쉬고 야간에 일하는 형태인 데다, 배송업 특성상 밤에 하는 게 수익도 좋고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주간에는 차 막힘, 엘리베이터 사용 어려움 등 때문에 오히려 피로도가 더 커지고, 보수도 줄어드는데 이런 부작용은 민노총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새벽 배송 업계 1위인 쿠팡의 위탁 택배 기사 1만명이 소속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는 3일 “노동자의 해고는 살인인데, (택배노조가) 심야 배송 택배 기사들을 사실상 해고하려 한다”며 “수많은 기사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결정”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이들은 새벽 배송을 하는 기사 20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93%가 새벽 배송 제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계에선 새벽 배송 제한 시 소비자 편익과 일자리 감소, 영세 업체들의 연쇄적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동현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새벽 배송과 주 7일 배송이 가능해지며 직접 시장 규모 외 6조원가량의 부가가치가 창출됐고, 1만9000명가량의 취업·고용 효과가 생겨났다. 최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신선 식품 등을 제때 받지 못하게 돼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할 경우, 평균 18분의 이동 시간, 교통비 부담 등 구매 1회당 7100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은 지역이나 나이가 많은 이들이 더 큰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신선 식품 시장 위축 등에 따른 중소 상공인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유통망이 줄수록 기존 판로가 적은 영세 업체가 더 타격을 받는 것이다. 한국중소상공인협회는 “새벽 배송은 수많은 중소 식품·납품업체, 농가, 물류 중소기업이 의존하는 생태계”라며 “배송 중단은 거래망 단절과 매출 급감으로 이어져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직접 위협한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40700001
[점선면] “인간이 할 일 못 된다”는데···새벽배송 논쟁, 죽음도 묻힌다 (경향, 문광호 기자, 2025.11.04 07:00)
한동훈·장혜영, ‘새벽배송 논쟁’ 공개 토론
택배노조 ‘0~5시 배송 제한’ 보도되며 논쟁
택배 노동자 과로 속 새벽배송 시장 성장세
과로 노동자 간 싸움으로 몰고 가는 사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진짜 꼭 필수불가결한, 국민을 위한, 소방이나 경찰이나 병원이라든가 이런 일 빼고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일이나 직업이 아니라면 사람이 야간에 움직이는 일은 웬만하면 없애야 해요.”
새벽배송 8년 차 배달기사 A씨(59)는 2022년 논문 ‘새벽배달의 그림자’(김태환·이승윤·박종식) 심층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심야노동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인데요.
최근 정치권에선 이 논의가 ‘새벽배송 논쟁’으로 번졌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3일) CBS라디오 공개토론에서 “새벽배송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직역에 비해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하다고 보기 어렵다. 왜 민노총은 굳이 이 직역을 찍어서 (그러나)”라고 주장하고,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죽음을 각오한 일터를 선택하는 것까지 포함하느냐”고 반박했습니다.
새벽배송은 찬반양론으로 가를 수 있는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생활 방식의 변화, 주·야간으로 양극화된 노동구조 등 우리 사회의 불합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인데요. 오늘 점선면은 새벽배송 논쟁이 왜 시작됐는지, 쟁점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점(사실들): 택배노조 “새벽배송 노동자 보호하자”
논쟁은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과로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0시~오전 5시 배송 제한’을 제안한 것이 지난달 28일 보도되면서 시작됐습니다. 해당 안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협의체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회의에서 처음 나왔는데요. 최소한의 노동자 수면·건강권을 보장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보도가 나오자 유통업계, 소비자단체, 일부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반발했는데요. 한동훈 전 대표도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서 “민노총과 민주당 정권의 ‘새벽 배송 전면 금지’ 추진은 많은 국민의 일상을 망가뜨릴 것이다.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혜영 전 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범여권 정치인들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장 전 의원은 “목숨 걸지 않는 사회를 만들 책임이 정치의 몫”이라며 정치적 의도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택배노조는 새벽배송을 아예 없애자는 게 아니라 “오전 5시 출근조가 긴급한 새벽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선(맥락들): 노동자 과로 속 성장한 새벽배송 시장
새벽배송 논쟁이 급속히 쟁점화된 건 사안의 영향과 중대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쿠팡 멤버십 가입자 등을 기준으로 추산되는 새벽배송 이용자 규모만 1500만명 이상인데요. 이용자 수가 늘어난 만큼 관련 노동자 수와 산업재해(산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4년 신선식품에 처음 도입된 새벽배송은 ‘0시 이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혹은 다음날까지 배송’을 표방합니다. 배송의 편리함을 맛본 고객들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서 일상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1인·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구매 보편화,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도파민 중독 시대의 한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쿠팡의 성장이 괄목할 만한데요. 쿠팡은 적자였던 2021년 임직원 공개회의에서 ‘평균 12시간 미만 로켓배송, 주문의 99% 24시간 내 배송’ 등의 구호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유통망 구축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해 지난해 영업이익만 6023억원에 달했습니다.
기업이 고객과 신뢰를 쌓는 동안 노동자들은 과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지난해 5월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정슬기씨(41)는 사망 전 주 6일 동안 새벽배송을 하면서 주 73시간 이상 일했습니다. 원청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직원의 “달려주십쇼”라는 지시에 “개처럼 뛰고 있다”고 답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새벽배달의 그림자’ 논문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휴게시간을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휴게시간에 업무 앱을 비활성화한다고 하지만 배송물량 등을 이유로 노동자들은 일명 ‘찍배’ 형태로 계속 일했습니다. 찍배란 사진을 ‘찍어두고’ 앱 비활성화가 풀리면 ‘배송 완료’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휴게시간에 일하지 않으면 배송량을 다 처리할 수 없고, 이는 부정적 업무평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3월 산업안전보건공단 연구자료에 따르면 새벽배송 산재는 2019년 10명에서 2023년 151명으로 14배 증가(전체 산재는 7.7배 증가)했습니다. 지난 1월 ‘새벽배송 노동자 1021명 실태조사’(이승윤) 결과 새벽배송 노동자의 우울증과 자살 생각 빈도는 다른 노동자보다 3배 가까이 많았고요.
면(관점들): 누가 과로 노동자 간 싸움을 부추기나
야간노동이 위험한 건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30일 근로복지공단이 이용우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3년 반 동안 산재로 인정된 야간시간대 ‘사고사’는 운전·배달직 97명, 건설 32명, 제조 29명, 청소·경비 19명 등이었습니다. ‘과로사’ 노동자는 청소·경비직이 42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위험한 걸 알지만 야간노동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환경미화원의 경우 정부 지침은 낮 작업이 원칙이지만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3개 자치구가 야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냄새 등 주민 민원이 많기 때문입니다. 5년 차 환경미화원 정지복씨(39)는 “낮에 일하면 주민들이 ‘어디 쓰레기차가 낮에 다니냐’고 민원을 넣는다”고 말합니다.
야간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논의는 이제 막 발을 뗀 수준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야간노동 규율 신설’을 채택하고 최소 휴식시간, 최장 노동시간 제한 등을 논의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새벽배송 성공의 배경에 생활상 변화가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노동자 4명 중 1명이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올 만큼 장시간 노동이 고착화됐는데요. 새벽배송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 풀이됩니다. 이런 노동구조를 외면한 채 소비자와 노동자 간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건 결국 약자 간 ‘누구의 고통이 더 큰지’ 싸움을 부추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정치권이 대변하고 나선 두 단체는 각각 “새벽배송을 없애자는 게 아니다”(택배노조), “택배노동자 권익 보호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소비자주권시민회의)라고 주장했는데요. 이것만 놓고 보면 조화로운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생각해 볼 지점은 ‘빠르게 증가하는 소비자 편익이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지 않은가’일 겁니다.
과로 문제 연구자인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칼럼에서 새벽배송이 가능한 이유가 ‘저임금 구조와 불안정 노동’에 있지만 우리 사회가 지금 누리는 행복이 사라질까 두려워 공공연한 비밀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일침을 가하는데요.
새벽배송기사 A씨의 호소는 우리가 눈감고 있는 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인간이 밤에 일하는 이런 일은, 이런 직업군은 없어져야 해요. 인간으로서 할 게 못 돼요. 그렇다고 밤에 어렵게 힘들게 하면서 그만한 대우를 받고 일을 하나? 아니거든요. 밤에 일하는 것은 하면 안 돼요.”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0409520072440
"진짜 문제는 쿠팡이 낼 비용"…새벽배송 규제, 택배 이어 물류노동자도 찬성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5.11.04. 11:59:03)
물류센터지부 "올해만 쿠팡 야간 물류노동자 최소 2명 사망…죽음의 고리 끊어야"
택배 노동자에 이어 물류센터 노동자들도 심야시간 택배 배송 규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 등 물류사가 적정 비용을 감당하면 노동조건이나 서비스 후퇴 없이도 노동자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새벽배송을 규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3일 성명에서 "쿠팡의 새벽배송은 그동안 어떤 규제도 받지 않아왔다"며 "그 결과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새벽배송 마감 압박 속에서 야간노동을 하며 극한의 노동강도를 감내해야 했다는 점에서 쿠팡의 새벽배송은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간노동의 건강 위험에 대해 지부는 "야간노동이 수면장애와 뇌혈관·심장질환, 암, 당뇨병 등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의학에서 정설"이라며 "야간노동의 영향은 노동자의 몸에 서서히 축적돼 그 부정적 결과가 나중에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지부는 "이에 야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당장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야간노동을 '선택'하게 된다"며 "그러나 노동자들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야간노동이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 자체를 지우지는 못한다"고 했다. 지부는 "따라서 논의의 방향은 노동자의 건강에 명백하게 위협이 되는 야간노동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가 돼야 한다"며 "한국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가 없다시피 한 실정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적정 비용을 감당하면, 노동조건이나 서비스 후퇴 없는 새벽배송 규제가 가능하다고도 주장했다. 지부는 건강 위험에도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을 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야간노동을 하는 택배·물류 노동자들이 심야시간 노동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그런 규제가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고용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짚었다.
지부는 "이에 우리는 임금삭감 없고 고용이 보장되는 심야시간 노동 규제를 요구한다"며 "쿠팡의 물류·배송시스템을 바꾸고 인력을 충원하면 당일·익일배송을 유지하면서도 물류센터 노동자가 심야시간 노동을 하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강도를 낮출 수 있고 최저임금에 고착된 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하면 임금삭감"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오직 쿠팡이 부담할 비용"이라며 "그 비용은 지금까지 노동자의 건강을 제물로 삼아 쿠팡이 노동자에게 전가해온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쿠팡이 그 비용을 부담하고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노동조합이 파악한 것만으로도 올해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하던 노동자 두 명이 작업 중 사망했다"며 "이제는 그 죽음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의 심야시간 택배 배송 제한 논의는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물류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택배 노동자와 함께 야간노동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쿠팡·컬리·CJ 등 주요 택배사가 참여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 배송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오전 5시 출근 조가 사전에 설정한 긴급한 새벽배송을 처리하자는 안도 함께였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80129
야간 노동 사회, 편리함의 대가를 묻다 (오마이뉴스/브런치, 한영섭(hans21c), 25.11.04 17:35)
새벽 3시, 칠흑 같은 골목길을 누군가 손수레를 밀고 지나가거나, 거대한 트럭이 물류 하역장의 불빛 아래 짐을 부지런히 쏟아낸다. 우리의 아침 식탁에 오를 신선한 재료나 문 앞에 놓일 박스 하나를 위해, 수많은 노동자가 밤의 시간을 자신의 삶과 맞바꾸고 있다. 이 '야간 노동 사회'의 풍경은 너무나 익숙해졌지만, 우리는 이 편리함이 누구의 희생 위에 세워졌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노동이 정말 '생존을 위한 필수'인지, 아니면 '편리함을 위한 기호'가 만들어낸 결과인지 성찰해야 한다.
물론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의료, 안전, 긴급 대응 영역의 야간 노동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을 지는 사회보장 체계 안에서 관리된다. 그러나 새벽배송이나 심야 하역은 생존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충족하고자 하는 다양한 소비자 및 이용자의 욕구가 만들어낸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의 수요는 1인 가구의 생계형 소비뿐 아니라, 맞벌이부부, 신선도와 재고 관리를 위해 새벽 물품을 구매하는 자영업자와 중소 규모 기업의 절실한 필요성에서도 비롯된다. 이들의 편리함과 생계 유지 역시 중요한 경제 활동의 일부임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새벽배송과 같은 야간 물류가 우리 삶에 필수적인 사회적 필요라면, 우리 사회는 그 필요에 걸맞도록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필수 노동 영역과 달리, 단기 아르바이트 형태, 특수고용형태가 주를 이루는 물류 야간 노동은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기업들은 이 구조를 악용하여 산업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위험과 비용을 노동자 개인에게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한다. 반면, 소비자 및 이용자들은 편리함에 취해 이 구조를 방관하고 있으며, 정부마저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이 문제를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칼 폴라니가 지적했듯, 노동은 본질적으로 시장에 던져지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라 인간의 삶 그 자체다. 노동자의 선택은 생계, 부채, 미래 불안이라는 생존의 압박 위에서 이루어지기에 이는 결코 자유로운 선택이 아닌 불안이 강제한 협상에 불과하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노동자의 일할 자유를 침해하고 절박한 돈벌이 기회를 외면한다'는 비판의 기저에는, 이 절박한 현실에 대한 마땅한 사회적 대안이 없다는 답답함이 깔려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은 그 어떤 절박함이나 경제적 논리보다 우선하며, 단기적인 금전적 보상으로 그 가치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사회 전체가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이 절박함의 원인을 개인 자유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실패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개인의 노력이나 기업의 도덕성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조정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 
우리의 편리함은 '타인의 고통을 보지 않아도 되는 존재'로 우리를 길들이는 시장주의의 승리이기도 하다. 모두가 이 속도 경쟁에 동참하고 있을 때, 사회는 공동체가 아닌 파편화된 개인들의 흩어진 집합이 된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위험과 비용을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하지 않는 공정한 분담이다. 국가는 플랫폼·물류 노동자에 대한 근로자 지위를 적용하여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개선하고, 전국민 고용보험 체계를 구축하여 생존 불안이 야간 노동을 강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야간·새벽 노동을 전면 금지하기가 불가능하다면 노동 총량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야간,새벽 노동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휴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자본과 소비자의 사회적 편리함의 속도를 건강과 존엄의 범위 안으로 되돌려야 한다. 
폴라니는 진정한 자유를 "타인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혼자만 살아남는 속도 경쟁이 아닌,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자유다. 노동과 위험 분담 결정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기능적 민주주의가 필요하며, 그 핵심은 "나는 타인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연대감이다. 
우리는 정말로 이 속도가 필요했는가?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잃은 것은 함께 살아갈 자유는 아닌가. 기술이 아닌 관계, 속도가 아닌 존엄을 중심에 둔 사회로 돌아가는 길. 그것이 바로 모두의 밤을 지키는 길이다.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4435
[참성단] ‘새벽배송 금지’ 논쟁 (경인일보, 강희 논설위원, 2025-11-04 19:43)
새벽배송은 일상에 녹아들었다. 해뜨기 전 문앞 배송은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비대면 소비가 급증한 코로나19가 동력이 됐다. 새벽배송의 대상과 범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는 크고 무거운 생활용품을 직접 옮길 필요가 없다. 신선식품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출근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속도 또한 로켓처럼 빨랐다. 이용자 2천여만명, 시장 규모는 15조원으로 확대됐다. 샛별·특급·총알·로켓으로 명명된 새벽배송은 속도경쟁의 산물이다. 새벽배송이 있어서 이용하게 된 것인지, 소비자의 요구로 새벽배송이 생겼는지 누구도 묻고 따지지 않는다.
민주노총이 쏘아 올린 ‘새벽배송 금지’가 논쟁에 휩싸였다. 산하 전국택배노조가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 ‘사회적대화 기구’에서 0~5시 ‘새벽배송 금지’를 제안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아예 새벽배송 전면금지로 와전됐다. 민주노총은 선의가 왜곡되어 난감하다. 당장 ‘소비자 불편’과 ‘일할 자유 침해’라는 역풍이 거세다. “새벽배송을 멈추면 농가와 소상공인 유통의 동맥이 끊긴다” 유통업계·중소상공인·소비자단체는 즉각 반응했다. 당사자인 택배기사들은 더 민감했다. 쿠팡 위탁 택배기사 약 1만명이 소속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는 ‘노동자의 해고는 살인’이라는 성명까지 냈다. 선택 영역의 침범이자 일할 기회를 뺏는 비현실적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야간노동의 위험성은 잘 알려져 있다. 사람의 생체시계는 24시간 일주기 리듬에 맞춰져 있다. 야간노동에 적응하는 게 아니라 건강을 갉아먹을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야간 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새벽배송 노동자의 우울증·자살 생각 빈도는 다른 노동자보다 약 3배 많다는 실태 보고도 있다. 지난해 5월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정슬기씨는 사망 전 6일 동안 주 73시간 이상을 일했다. 원청 직원의 “달려주십쇼”라는 카카오톡 지시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했다. 극단적인 소비자 중심 경제의 그림자다.
새벽배송 금지는 먹고사는 생계와 직결된 일이다. 난제지만 답은 있을 테다. 소비자 편익과 노동자 희생을 맞교환하는데 동의하는 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론화된 만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실효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교한 분석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복합적인 노동구조, 찬반으로 가를 문제가 아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23489
[칼럼]누칼협 세계의 '자발적' 심야노동 (CBS노컷뉴스 윤지나 디지털뉴스제작센터장, 2025-11-05 05:00)
"사람의 인체 리듬상 야간에 일하면 건강을 더 해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걸 다 알면서 선택을 한 것 아닌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심야 시간 노동 제한 필요성에 반대하며 한 말이다. "교통 상황이 야간에는 뻥뻥" 뚫리는 등 업무 환경이 더 나은 편이고 "수입이 조금 더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일 인상적인 말은 여깄다. "(택배 노동자들이 심야 시간 노동에) 강요에 의해 간 것이 아니라는 것." 
야간노동이 건강에 유해하다는 그 모든 과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자발적 선택이라면, 이를 제한하고자 하는 접근 자체가 기각돼야 하는가. 여기에 소비자의 편리함 증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까지 덧붙인다면, 죽음까지 각오해야 하는 노동이 여전히 선택의 영역인가. 우리 사회는 개개인의 자발적 선택에 모든 것을 맡기고 여기까지 왔는가. 
하루 8시간 노동이 법으로 정해진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루 14~16시간씩 일하면서 입에 풀칠할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고, 안전장치 하나 없이 위험에 노출됐다 사고라도 나면 그 자리에서 일자리를 잃던 시절이 있었다. 산업혁명 초기에는 기계 안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더 낮은 임금을 줘도 된다는 이유로 아동들도 공장에서 장시간 노동을 했다.
주목할 건, 이들 역시 '누가 칼 들고' 강제로 일하도록 '협박(이른바 누칼협)'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다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었으니까. 낮은 임금이라도 받아야 생존이 가능한 현실 조건 위에서 '관 침대(coffin bed)'라 불리는 나무짝에서 구부린 채 잠을 자며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 열악하다고? 힘들다고? 그럼 그만 둬. 당신이 선택해. 그때도 같은 얘기가 나왔다.
그럼에도 8시간 노동제가 생긴 것은 열악한 근무환경이 노동자 개인의 장기적 삶은 물론 그들로 인해 지탱되는 사회 전체를 고갈시킨다는 인식 덕분이었다. 주 52시간 제도도 마찬가지다. 쉬지 않고 일해서 더 벌겠다는 자발적 선택이 결국 노동자를 해친다는 구성원들이 공감대가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심야노동에 일정 정도 제한을 두자는 얘기는 충분히 시작할 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 제한은 '전면금지'냐 아니냐의 납작한 논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심야 노동의 위해성을 인지하고 심야노동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가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쪽으로 유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 심야 노동 대폭 할증이라는 비용적 접근부터 교대제 활용 등 제도적 접근까지 얼마나 얘기할 게 많은가. 마침 문제제기를 하는 쪽에서도 새벽배송의 전면 금지가 아니라는 점을 필사적으로 강조하고 있다.(혹은 해야만 하는 여건이다.)
노동시간 단축이나 아동노동 금지 등 제한 없는 노동에 대한 규제는, 한 때 유혈사태와 교수형까지 각오해야 하는 과격한 주장이었다. 그러나 문명의 진화와 함께 사회의 기준, 아니 상식이 됐다. 노동을 사고 파는 시대에 진입한 뒤 수 많은 논쟁과 합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금 이 시점에 마침 심야 노동이라는 소재가 새롭게 등장한 셈이다. 노동 조건에 대한 논의는 '누칼협'적 세계관에 외롭게 둘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훨씬 비참했던 시절에도, 그동안에도 계속 그랬다. 아니 그러니까, 심야 노동 줄여보자는 말 좀 하면 안됩니까. 
 
https://www.yna.co.kr/view/AKR20251104154900530
'야간근무시 1일근무 8시간제한'…사회적대화 논의테이블 오를까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2025-11-05 06:02)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서 제안…경영계는 "가산수당 할증률 축소" 주장
노동계, 쿠팡 새벽배송 시스템 우려에는 공감…'금지론'은 의견 엇갈려
노동계 일각에서 건의한 새벽배송 폐지가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면서 심야·야간 노동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다.
새벽배송 폐지 논의는 택배 산업에 국한된 사안이지만, 장시간 근로를 단축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진행중인 노사정 기구에서도 야간 노동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상황이다. 다만 노동시간 단축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적인 측면에서 노사 간의 입장차가 극명한 만큼, 최종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합의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 노동계 "야간 3시간↑ 근무시 하루 8시간 제한" vs 경영계 "가산수당 할증율 축소"
노동계는 지난달 29일 개최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회의에서 야간 노동과 관련해 '밤 10시부터 새벽 6시 사이 3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전체 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에는 야간근로 시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만 있을 뿐, 노동시간에 대한 별도의 규제는 없다.
추진단에 참여한 김은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야간 노동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급 발암 요인'으로 분류될 정도로 해롭고, 장시간 노동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어 이를 줄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안은 유럽연합(EU)의 근로시간 지침과 유사하다. EU는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에 3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야간노동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하루 노동시간을 8시간을 넘길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노동계는 야간 근로가 불가피한 교대제를 현 2조 2교대, 혹은 3조 3교대 체제에서 4∼5조 3교대로 전환해 1일 노동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루 최대 노동시간을 10시간까지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휴일에는 최소 24시간의 연속 휴식을 보장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현재 일부 특례업종이나 선택·탄력근로제 근무자에게만 휴식 시간 11시간이 보장되고 있어, 전체 노동·휴식 시간에 대한 일반 규정을 신설하자는 취지다.
다만 이 같은 노동계의 방안은 제시 단계로, 추진단 논의 안건으로 실제 채택될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경영계가 같은 회의에서 제시한 방안과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영계는 당시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향상의 '전제 조건'이 아닌 '결과물'이 돼야 한다며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노사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야간노동 감축을 목적으로 직접 언급된 방안은 없으나, 장시간 근로의 유인을 줄이기 위해 연장·휴일·야간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 할증률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주 5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를 주장하면서 이 과정에서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자 의사에 반하는 연장근로, 극단적 장시간 근로, 공짜 야근 등에 대해 안전장치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드맵 작성의 최종 책임자인 고용노동부는 김영훈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야간 노동 사이 최소 11시간의 휴식 의무화'를 포함해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야간노동 간 11시간 휴식제나 24시간 연속 휴식 보장 제도 등은 이미 해외에서 시행 중이며, 이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노사 간 이견이 있지만, 로드맵은 '실노동시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 감축'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의 달성을 위한 방향 설정이 목적인 만큼 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노동계, 쿠팡 새벽배송 시스템에 우려…'금지론'은 의견 엇갈려
야간 노동 중에서도 가장 사회적 우려가 큰 쿠팡 등 온라인업체들의 심야 배송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관심이 높은 만큼 논란도 많다. 노동계는 심야 배송 시스템이 기사들의 과로와 직결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새벽배송을 담당하는 쿠팡 기사들이 오후 8시 30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새벽배송을 한 후 오전 7시에 업무를 마치면 하루 근무 시간은 10시간이 넘는다. 프레시백 수거와 세척 등 부차적 업무를 포함하면 주 5일을 해도 과로사 인정 기준인 주 60시간을 넘긴다는 게 노동계 지적이다.
'2급 발암물질'인 야간노동의 건강 위협에도 공감하지만, 새벽배송 금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해 필수 노동 외에는 새벽배송을 포함한 심야 노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주도 사회적 대화에서 새벽배송 폐지 의견을 낸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김광석 위원장은 "쿠팡의 새벽배송에서 심야 노동의 위험성을 해소하고자 '주간 연속 근무제'를 제안한 것"이라며 "새벽배송을 중단하더라도 주간 연속 2개 조로 편성해 배송하면 긴급·필수 물품은 소비자들이 새벽에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새벽배송 규제는 기사의 생계와 직결되니 노동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고, 과로사 문제는 노동시간 총량 감축, 주5일 배송 정착화 등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노동계 안에서 이견이 있는 가운데 경영계와 소비자단체 등의 반발도 거세 새벽배송 폐지가 추진되기는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최근 새벽배송 폐지 논란과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소비자 입장도 고려해야 하고, 여러 조건도 같이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각계 이견을 조율해야 하니 국회 사회적 대화의 의제로 상정된 것"이라며 "새벽배송은 이미 우리 사회의 문화이자 생활 패턴으로 자리 잡았으나 종사자들의 건강도 중요하니,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052
새벽배송 금지 논란이 놓치고 있는 것 (매노, 어고은 기자, 2025.11.05 07:30)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5일 2차 회의, 논의 본격화되나 … 4년전 사회적 대화 “과로사 근절” 의미 담았다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택배노조가 심야시간(자정~새벽 5시) 배송 제한을 제안하면서 새벽배송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으로 번지는 등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런데 사회적 대화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에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소비자 편익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 논의 대신 택배노조안을 두고 찬반 양상으로 흐름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4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출범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는 5일 오전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연다. 민주당과 국토교통부, 쿠팡과 컬리 등 주요 물류사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기구는 지난달 22일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오전 0시~5시 배송’을 제한하는 요구안을,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는 ‘주 최대 야간작업시간 50시간 이내 제한’과 ‘야간배송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2차 회의에서는 각 참여 주체가 내놓은 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대화 왜 열렸나
사회적 대화는 아직 초기 단계인데 택배노조가 제안한 내용이 ‘새벽배송 금지’로 와전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본인 페이스북에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정치권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택배노조안은 택배노동자의 최소한의 수면권·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0시~5시 배송’을 제한하되 오전 7시까지 고객의 집에 물품을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유지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노조는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회수 같은 택배기사의 ‘본래 업무’가 아닌 업무를 쿠팡이 책임지고 새벽배송 대상 품목을 제한하면, 오전 5시에 출근해도 7시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0시~5시 배송 제한’을 고수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대화기구 1차 회의에서 제안한 요구안으로 대화 과정에서 협상이나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새벽배송 금지’ 찬반 논쟁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당초 사회적 대화가 열리게 된 배경은 베일에 가려진 측면이 있다. 야간배송 택배노동자의 건강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택배기사들이 잇따라 사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처럼 뛰고 있다”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남기고 숨진 정슬기씨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근로복지공단은 정씨가 숨지기 전 1주일 동안 74시간24분 일하고 12주 평균 73시간21분 일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슬기씨 사망 이후 올해 국회에서 쿠팡 청문회가 열렸고 노동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런데 분류작업이나 프레시백 회수를 여전히 상당수 택배노동자가 담당하면서 청문회에서 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택배노조의 지적이다.
2021년 사회적 합의서 택배요금 인상도 포함돼
앞선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 쿠팡은 참여하지 않았다. 2021년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의 노동조건 개선에 첫발을 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과로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분류작업을 택배기사 업무에서 제외하고, 노동시간도 주 60시간으로 제한했다. 오후 9시 이후 심야배송을 제한하되 불가피할 경우 밤 10시까지만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산재보험·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서 택배요금 인상에도 합의했다. 택배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사회적으로 나누는 차원이었다. 반복되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된 데 따른 것이었다. 
야간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2급 발암물질이다. 뇌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로 인한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하면 1.5배 가산수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 외에 야간노동과 관련해 별다른 규제가 없다. 특수고용직은 해당되지 않는 데다 가산수당은 사실상 노동자가 야간노동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근로유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논쟁에 불이 붙은 만큼 야간노동 규제 관련 논의가 택배기사에 국한되지 말고 전반적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이번 논의가 택배·물류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야간노동을 ‘선택’하는 만큼 임금 보전 방안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nodong.org/index.php?mid=statement&page=2&document_srl=7911153
[성명] 쿠팡의 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지금 멈춰야 한다 (2025.11.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동자의 죽음을 대가로 한 편리함은 지속될 수 없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제안한 '초심야 시간(0시~5시) 배송 제한' 조치를 두고, 보수 언론과 기업이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자의 건강권 요구를 폄훼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비인간적 논리를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자의 생명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심야 노동 제한을 요구한다.
새벽배송 전면금지? 보수언론의 왜곡이다.
최근 일부 언론이 택배노조의 제안을 ‘새벽배송 전면금지안’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노조의 제안은 초심야시간(0시~5시) 배송을 제한하고, 오전 5시 출근조를 운영해 긴급한 새벽배송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즉, 시민의 편의를 유지하면서도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자는 합리적 방안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배송 중단’이 아니라, 죽음을 멈추자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다.
일자리 감소 논리로 살인적 노동시간 은폐하지 말라.
사측과 보수언론은 심야 배송이 중단되면 상당수 기사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숨은 노동' 과 과로의 구조적 문제를 은폐하려는 주장이다. 기업이 주장하는 주당 근로시간은 '최초 스캔 시각부터 배송 완료 시각'만을 기준으로 한다. 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물품 분류 작업(평균 2.6시간과 프레시백 수거 및 세척(평균 56분) 등 무급 노동을 포함하면 실제 근무 시간이 주 60시간(고용부 과로 기준)을 초과한다. 이는 노동시간을 은폐하여 과로사 위험을 방치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했지만 일자리 감소는 없었다는 점이 택배노조 주장이 정당함을 보여준다.
주간 물류 대란 주장은 기업 투자와 책임회피 논리다
'주간 물류 대란' 우려는 심야 노동에 의존한 비효율적 물류 시스템이 낳은 결과다. 기업은 물류 시스템을 주간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배송 인력을 충분히 늘려야 하며, 새벽 배송 기사를 주간 인력으로 전환하거나 추가 고용해 물량 분산 및 배송 속도 유지를 도모해야한다. 인력이 충원되면 기사 한 명당 배송 물량이 줄어들고, 주간 배송의 질이 높아지고 민원이 감소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국제 기준으로도 금지된 ‘연속 고정 야간노동’은 중단돼야 한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저녁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주 5~6일 연속 고정야간노동이다.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2A)로 분류하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야간작업은 연속 3일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과 영국 산업안전청(HSE) 역시 “지속적인 야간근무를 피하고, 2~3일 이상 연속 근무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질병관리청 및 세브란스병원 연구에 따르면, 하루 11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급성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약 1.6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정부는 규제를 세워야 한다
2021년 모든 택배사가 서명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는 분류작업의 원청 책임, 야간노동 최소화, 장시간 노동 제한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쿠팡은 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회수 등 본래 회사가 책임져야 할 일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정부는 즉시 쿠팡의 불법적 고용 구조를 감독하고, 연속 고정야간노동 금지, 야간노동자 건강검진 의무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시간 상한제 도입 등 공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택배노동자가 내일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는 사회를 호소한다
새벽배송의 편리함은 노동자의 잠, 건강, 생명을 대가로 유지되고 있다. 배송이 몇 시간 빨라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내일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는 사회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이 누군가의 죽음 위에 세워졌다면, 그것은 문명의 진보가 아니라 사회의 퇴보다. 노동자의 생명과 시민의 편익이 함께 지켜질 수 있도록, 심야노동 제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다. 정부와 기업은 이윤이 아닌 생명을, 속도가 아닌 존엄을 선택해야 한다.
 
https://vop.co.kr/A00001682272.html
민주노총 “쿠팡 새벽배송 과로사 지금 멈춰야...보수언론 여론 호도 말라” (민중의소리, 최지현 기자, 2025-11-05 10:35:18)
“노동자의 죽음을 대가로 한 편리함, 지속될 수 없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5일 "노동자의 죽음을 대가로 한 편리함은 지속될 수 없다"며 쿠팡의 새벽배송으로 인한 과로사를 예방할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제안한 '초심야 시간(0시~5시) 배송 제한' 조치를 지지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택배노조의 이러한 제안을 두고 "보수 언론과 기업을 중심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자의 건강권 요구를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일부 언론이 택배노조의 제안을 '새벽배송 전면금지안'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노조의 제안은 초심야시간(0시~5시) 배송을 제한하고, 오전 5시 출근조를 운영해 긴급한 새벽배송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짚었다. 이어 "시민의 편의를 유지하면서도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자는 합리적 방안"이라며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배송 중단'이 아니라, 죽음을 멈추자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사측과 보수언론은 심야 배송이 중단되면 상당수 기사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숨은 노동' 과 과로의 구조적 문제를 은폐하려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기업이 주장하는 주당 근로시간은 '최초 스캔 시각부터 배송 완료 시각'만을 기준으로 한다. 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물품 분류 작업(평균 2.6시간과 프레시백 수거 및 세척(평균 56분) 등 무급 노동을 포함하면 실제 근무 시간이 주 60시간(고용부 과로 기준)을 초과한다"며 "이는 노동시간을 은폐하여 과로사 위험을 방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현대자동차도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했지만 일자리 감소는 없었다는 점이 택배노조 주장이 정당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민주노총은 "'주간 물류 대란' 우려는 심야 노동에 의존한 비효율적 물류 시스템이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기업은 물류 시스템을 주간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배송 인력을 충분히 늘려야 하며, 새벽 배송 기사를 주간 인력으로 전환하거나 추가 고용해 물량 분산 및 배송 속도 유지를 도모해야 한다"며 "인력이 충원되면 기사 한 명당 배송 물량이 줄어들고, 주간 배송의 질이 높아지고 민원이 감소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국제 기준으로도 금지된 '연속 고정 야간노동'은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쿠팡의 새벽배송은 저녁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주 5~6일 연속 고정야간노동이다. 그런데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2A)로 분류했으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야간작업은 연속 3일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과 영국 산업안전청(HSE) 역시 '지속적인 야간근무를 피하고, 2~3일 이상 연속 근무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질병관리청 및 세브란스병원 연구에 따르면, 하루 11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급성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약 1.6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쿠팡의 새벽배송은 배송기사 건강에 큰 위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쿠팡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정부는 규제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021년 모든 택배사가 서명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는 분류작업의 원청 책임, 야간노동 최소화, 장시간 노동 제한이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쿠팡은 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회수 등 본래 회사가 책임져야 할 일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부는 즉시 쿠팡의 불법적 고용 구조를 감독하고, 연속 고정야간노동 금지, 야간노동자 건강검진 의무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시간 상한제 도입 등 공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민주노총은 "택배노동자가 내일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는 사회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새벽배송의 편리함은 노동자의 잠, 건강, 생명을 대가로 유지되고 있다. 배송이 몇 시간 빨라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내일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는 사회"라며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이 누군가의 죽음 위에 세워졌다면, 그것은 문명의 진보가 아니라 사회의 퇴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생명과 시민의 편익이 함께 지켜질 수 있도록, 심야노동 제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라며 "정부와 기업은 이윤이 아닌 생명을, 속도가 아닌 존엄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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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야간노동을 규제하는 노동정책의 실패가 새벽배송 물류노동자의 사망을 부추겼다. (2025년 11월 5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야간노동 규제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택배노조가 쏘아올린 ‘0~5시 초심야 시간 새벽배송 금지’가 이슈화되어 어제(11월 4일)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라디오를 통해 공개토론을 진행했다. 장혜영 전 의원은 새벽배송 유지와 노동자 건강권의 균형을 이루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야간노동은 주간에 비해 높은 수입을 원하는 노동자 개인의 선택을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는 택배노동자가 아닌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가 새벽 과로에 더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호명했다.
이 토론에서 아무도 지적하지 않은 중요한 지점은 바로 ‘왜 물류노동자가 야간노동을 선택하게 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한동훈 전 대표가 말한 것처럼 물류, 택배 노동자가 더 높은 수입을 위해 야간 노동을 선택하는 것이 정말로 노동자의 온전한 자유의지로 이루어지는 행위인가? 그렇게 대답할 수 없다. 물류센터는 고작 최저임금 수준에 맞춘 임금을 지급하면서 배송 속도에 맞추기 위해 노동자를 쥐어짜서 물류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고강도 노동에 대해서 일당 단 몇만원의 더 나은 보상을 받기 위해서 야간노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야간노동에 시급 1.5배를 가산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야간노동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일반적인 일과 시간을 벗어난 야간 시간대의 노동은 노동자의 신체에 더 큰 무리를 주기 때문에 이 시간대 노동력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물류기업은 마치 야간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 혜택을 주는 것처럼 착각하게 하고, 고정적인 물량 수요에 값싼 단기직, 일용직을 대거 채용하여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노동자가 그저 자발적으로 야간노동을 선택했다고 토론하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기만이다.
그동안 아무런 사회적 고민과 규제 없이 비대면 문화를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뤄온 새벽배송 서비스와 24시간 돌아가는 물류센터 노동자의 삶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야간노동 임금 가산 정책이 더 이상 적절한 규제 대책이 아님을 인지하고 재진단하여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 공공운수노조는 물류센터의 분류, 화물 노동자와 함께 물류센터 현장을 계속해서 파악하며 목소리 낼 것이다.
 
https://www.fnnews.com/news/202511051812294087
[fn사설] 유통의 새시대 연 로켓·새벽배송, 규제 능사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5 18:13)
쿠팡, 신속 배송 덕에 사상 최대 매출
소비·종사자 다 반대하는데 왜 막나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올해 3·4분기 12조7000억원대 매출로 한분기 만에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동기 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2분기 연속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1.5% 증가했다. 알리, 테무 등 중국 공룡 이커머스업체의 파상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실적이다.
쿠팡의 실적을 끌어올린 동력은 창립 초기부터 작정하고 투자한 로켓배송에 있다. 쿠팡이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대대적으로 투자한 분야가 물류시스템이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로켓배송은 대부분의 상품을 구매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시스템이다. 쿠팡이 직접 상품을 매입해 보관하는 식이어서 가능한 구조다. 이 혁신적인 물류 체계가 쿠팡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쿠팡 전체 매출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로켓배송에서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이고 물류자동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입맛에 맞게 배송 속도를 더 높이고, 로켓배송 상품군을 최대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성장 모델로 대만까지 적극 공략하겠다고 했는데, 한국과 비슷한 생활문화권인 대만에서 해볼 만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어느새 소비자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로켓·새벽배송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배송해주는 물류혁신은 쿠팡뿐 아니라 모든 유통사의 최대 현안이다. 배송 속도와 양질의 제품군은 회사의 미래와 직결된다. 업체들은 이에 맞춰 대대적인 투자 경쟁을 벌이고 유통 생태계는 이를 중심으로 새 판이 꾸려지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8년 5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 12조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15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라고 한다. 7년 새 30배나 시장이 성장한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호응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맞벌이 부부와 급증한 1인가구에서 새벽배송은 이제 생활 필수서비스가 됐다. 새벽배송 수요자에 비례해 관련된 종사자도 급증한 것은 물론이다. 물류를 담당하는 택배기사부터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상공인, 농어업인 숫자가 상당한 규모다. 여기에 새벽배송 종사자들을 출퇴근시키는 전세버스 근로자도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관련된 유통 일자리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제기된 민주노총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안일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해 필수노동 외에는 심야노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새벽배송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새벽 택배를 책임지고 있는 기사들은 "생계박탈 선언"이라며 민노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상태다. 전세버스단체 대표는 "새벽배송 중단 논의는 서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중단 논의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새벽배송 금지는 어렵게 판로를 개척한 소상공인에게도 치명적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현실을 잘 살펴야 한다. 여당 일각에선 새벽배송 전면제한 대신 간접규제 방식의 입법을 타진 중이라고 한다. 노동시간 총량규제, 연속 야간근무 일수 제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택배 근로자들의 건강권도 충분히 돌아봐야 한다. 하지만 더 절박한 건 생존권이다.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https://www.mt.co.kr/industry/2025/11/06/2025110519273561357
'7일 배송·5일 근무' 인력충원 없이 가나 (머니투데이, 유선일, 하수민 기자, 2025.11.06 04:24)
CJ대한통운 대규모 확충대신 유연근무… 쿠팡과 대조
"업무분담 과부하 부작용 불가피" 제도정착가능성 의문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주5일근무제' 전면확대에 나섰지만 이를 위한 대규모 인력확충은 없을 전망이다. 늘어나는 휴일에 비례해 대체근무가 가능한 직고용 택배기사를 늘리기보다는 각 대리점 상황에 따른 '유연한 근무방식' 적용으로 주5일근무제를 정착시켜간다는 목표다. 다만 일각에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작용도 우려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주5일근무제 확대적용을 위해 대리점과 시기·형식 관련 협의를 추진 중이다. 그동안 점진적으로 늘려온 주5일근무제 시행을 본격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는 지난 7월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맺은 단체협약에 따른 것이다. 당시 양측은 '주5일근무제 단계적 확대' '안정적 주7일 배송서비스 시행' 등에 합의했다.
주5일근무제 시행에 들어가면 휴무일이 늘어 이를 백업해줄 기사가 추가로 필요하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은 현재로선 대규모 인력충원은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필요에 따라 택배기사를 일부 늘릴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 대리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근무를 도입하는 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각 대리점이 5인1조(기사 4명, 백업 1명) 시스템을 갖추거나 복수의 대리점을 하나로 묶어 휴무일을 분배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근무체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전략은 택배기사 휴무보장을 위해 직고용 백업인력을 꾸준히 늘려온 쿠팡 등 경쟁업체와 대비된다. 쿠팡의 직고용 택배기사는 전체(총 2만7000명)의 약 26%인 7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CJ대한통운은 총 2만2000명의 택배기사 중 약 2000명이 직고용 인력이라 상대적으로 직고용 비율(약 9%)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CJ대한통운의 올해 영업이익이 2개 분기 연속 감소(전년 동기 대비 1분기 -21.9%, 2분기 -8.1%)하는 등 실적이 부진해 대규모 추가인력을 뽑을 여력이 없다고 본다.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결국 대규모 인력충원 없이 제도안착이 어렵다는 얘기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주7일 배송 도입으로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업무부담이 이미 큰 상황"이라며 "택배기사를 대대적으로 안 늘리면서 어떻게 주5일근무제를 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휴무자의 택배배송 부담을 누군가는 추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업무부담, 다른 기사의 배송구역까지 맡는데 따른 업무효율 저하와 배송차질 가능성 등 문제가 제기된다. 반대로 일주일 동안의 근무일이 5일로 제한되며 수익이 줄어드는 문제도 존재한다.
또 다른 택배업계 관계자는 "직고용이 아닌 개인사업자 택배기사 중에는 주6~7일을 근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주5일근무제 시행이 곧장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을 잘 모르는 것같다"고 말했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2330290&code=11171111&cp=nv
[사설] 택배기사 반대하는 ‘새벽배송 금지’… 섣부른 규제 말아야 (국민일보, 2025-11-06 01:10)
새벽배송을 법으로 금지하자는 주장에 가장 반발한 건 택배기사들이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난달 여당 주도의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노동자 건강권을 이유로 이를 제안하며 논쟁이 가열됐는데, 며칠 전 새벽배송 택배기사 93%가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벽배송이 더 편하다”는 게 이유였다. 길도 안 막히고, 주차도 쉽고, 엘리베이터도 한가해 일하기 좋은데, 낮에는 쉬니 근무시간이 더 길지도 않으면서 더 많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이다. 많은 응답자가 택배노조 주장을 “현장을 모르고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 했다. 관료사회의 ‘탁상 행정’ 같은 ‘탁상 노동운동’이라고 꼬집는 말이었다. 
노동계가 한목소리로 새벽배송 금지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노총은 새벽배송 규제는 기사의 생계와 직결되니 노동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고, 과로 문제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자고 주장한다. 결국 민주노총의 독자적 제안인 셈인데,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전체 택배기사의 10%도 안 되는 조합원을 가졌다.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될 상황이지만, 정작 택배기사들이 반대하는 이들의 제안이 장시간 근로 문제를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에서 다뤄지게 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대해 “소비자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각계 의견을 두루 들어야겠지만, ‘규제’란 관점에서도 이 문제를 바라보기를 권한다. 반도체 연구원의 주 52시간, 대형마트 영업 제한, 타다 금지법 등 새벽배송 금지와 비슷한 동기에서 시작된 숱한 규제가 역효과를 낳아 경제의 걸림돌이 돼 왔다. 모든 규제는 선의에서 비롯되겠지만 많은 규제가 ‘뽑아야 할 전봇대’나 ‘손톱 및 가시’로 변질됐고, 그걸 바로잡기는 너무 어려워서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쳐야 했다. 그런 규제를 또 하나 만들려는 건 아닌지 정말 신중히 고민해야 할 문제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076
모든 노동자에게 심야노동은 해롭다 (매노, 정지윤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2025.11.06 07:30)
우리 사회에서 ‘밤’은 더 이상 휴식의 시간이 아니다. 편의점 불빛이 꺼지지 않고, 새벽 3시에도 택배 차량과 배달 오토바이가 도로를 달린다. 한밤중 아기 기저귀가 떨어졌을 때, 깜빡 잊은 어린이집 준비물이 생각났을 때, 우리는 휴대폰 앱을 열기만 하면 다음 날 아침 물건이 문 앞에 놓인다. 물류와 서비스 산업이 24시간 경쟁체계로 재편되면서 ‘심야노동’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됐다.
새벽배송은 소비자에게는 혁신으로 불리지만, 노동자에게는 장시간·심야노동이 일상화된 또 다른 이름이다. 쿠팡의 배송노동자들은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일하며, 주 5일 근무만으로도 야간 할증 30%를 적용하면 과로사 판정 기준인 주 60시간을 초과한다. 배송 마감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수행률 하락과 구역 회수, 계약 해지의 위협이 뒤따른다. 지난 8월 경기도 안성에서 쿠팡CLS 대리점 소속 50대 택배기사가 배송 중 쓰러져 숨졌다. 지난해 5월 쿠팡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 사망 이후 1년 만에 다시 발생한 과로사 의심 사건이었다. 이러한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구조화된 심야노동 체계가 낳은 예고된 결과다. 
야간노동은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노동을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교대 없이 밤을 지속적으로 일하면 생체리듬이 무너지고 심혈관질환, 수면장애,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59조가 허용한 ‘특례업종’ 제도는 운수·물류·보건 등 일부 산업에서 장시간·야간노동을 합법화했고, 그 결과 심야노동은 택배·콜센터·편의점·배달·간병 등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됐다. ‘노동의 유연화’라는 이름 아래, 밤에도 일해야 유지되는 사회가 돼 버렸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업별 개선책이 아니라 보편적 규제 원칙이다. 업종의 특성상 24시간 운영이 불가피하다면,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 일정한 휴식과 회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노동시간의 상한을 명확히 설정해, 야간할증을 포함한 주당 노동시간이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더라도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소득 보전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하며, 그 출발점으로 야간수수료를 주간 대비 1.5배 이상으로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다회전 배송, 분류작업, 프레시백 회수 등 배송 외 업무는 줄이고, 배송 지연시 마감시간을 자동으로 순연하거나 익일배송을 허용해 노동자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야노동자의 건강을 관리할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상담, 피로 누적시 휴식 보장 등 건강권 중심의 제도 설계 없이는 심야노동의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미 심야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노사 합의와 강화된 보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 국내에서도 병원이나 철도 등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업종은 ‘주-야-비-휴’ 순환근무제를 시행하며, 현대자동차는 노사 합의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 심야노동을 없앴다. 그러나 물류업계의 새벽배송은 이런 원칙을 외면한 채 효율만을 앞세운 연속적 고정야간노동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비인간적인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제 ‘밤에도 일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벗어나 장시간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59조를 재검토하고 물류·서비스산업 전반의 심야노동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가 확장돼야 한다. 동시에 빠른 배송과 편리함을 절대적 가치로 여기는 사회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생활의 편의가 유지되는 기형적인 형태를 멈춰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과 심야노동 감축은 기업의 과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의 과제다.
모든 노동자에게 심야노동은 해롭다. 새벽배송의 문제는 택배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물류와 서비스 전반,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노동체계 전반을 돌아보게 한다. 효율보다 노동자의 몸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노동이 재설계될 때, 비로소 우리는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0607473967127
'새벽배송' 논란, 왜 쿠팡 택배기사는 말할 수 없는가 (프레시안, 임미리 독립연구자 | 2025.11.06. 13:52:29)
[기고] 진정한 변화는 "말하게 하자"에서 출발해야
 
https://vop.co.kr/A00001682428.html
쿠팡 새벽배송 택배기사는 밤새 어떻게 일하나 (민중의소리, 윤정헌 기자, 2025-11-06 16:46:47)
[새벽배송 찬반 논쟁이 빠트린 진실 1] ‘2급 발암물질’ 심야 노동... 주·야간 교대 없이 매일 하루 10시간씩 일해
쿠팡 택배노동자인 동현(가명)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부터 새벽배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밤 9시에 출근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가 넘어서야 일이 끝난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심야노동을 3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뒤바뀐 생활 패턴과 피로에 주간배송으로 옮겨가고 싶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기존 주간배송 노동자가 그만둬 빈자리가 생겨야 지원해 이동이 가능하다. 그나마도 지원자가 많으면 새벽배송 가장 경력이 오래된 택배기사가 먼저 주간배송으로 가는 게 업계 관례다. 주야간 교대는 영업점 내에서 임의대로 결정할 수 없다. 쿠팡 택배기사들은 배송 업무를 위해 개인별로 아이디를 부여받는데, 이때 주야간 배송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즉 주야간 변경도 쿠팡의 최종 허가가 있어야 가능한 셈이다.
밤 9시에 캠프로 출근한 동현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프레시백 정리다. 전날 회수한 프레시백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얼음물과 쓰레기를 분류해 버리고 정리하는 일이다. 프레시백은 쿠팡이 신선식품을 담아 배송하는 다회용 보냉 가방이다. 고객이 신선식품을 꺼낸 뒤 빈 가방을 문 앞에 두면 기사가 수거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프레시백 정리가 끝나면 반품 물품을 정리한다. 각 반품물품에 송장을 다시 부쳐 스캔 하고, 구역별로 정리해 반납하는 작업이다.
동현씨는 이렇게 반품 물품 정리까지 끝나고 나서야 분류작업을 시작한다. 쿠팡 물류센터(풀필먼트)에서 간선차를 통해 캠프에 도착한 택배물량은 컨베이어 벨트 위로 옮겨진다. 그러면 자동분류시스템인 ‘휠소터’가 배송물품을 영업점별로 분류해주는 데, 이게 끝이 아니다. 쿠팡CLS 에서 고용한 헬퍼(분류인력)가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물량을 ‘롤케이지’라고 불리는 대형수레로 영업점 차량이 모여 있는 곳에 옮겨 놓으면 다시 택배기사가 개인 구역에 따라 분류하는 ‘진짜 분류작업’을 진행한다. 구역별로 나눈 물건은 바코드를 찍어 택배차에 싣는 상차까지 완료해야 비로소 분류작업이 모두 완료된다.
설명은 짧았지만 프레시백 정리부터 반품 물품 정리, 분류작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절대 짧지 않다. 나름 업무가 숙달됐다고 자부하는 동현씨도 이 모든 작업을 마치는데까지 1시간30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다 보면 동현씨가 택배기사 본연의 업무인 배송을 시작하는 시간은 밤 10시 30분을 넘길 때가 많다.
택배물량을 싣고 캠프를 나선 동현씨가 배송구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남짓이다. 대부분의 캠프가 배송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각 지역별 거점에 차려지는 만큼 다른 택배기사들의 이동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싣고 나온 택배물량을 모두 배송하기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동현씨는 이런 업무를 하루에 3번 반복한다. 업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3회전 배송’이다. 물품을 인수하는 캠프와 배송 구역을 하루 세 번 왕복하며 분류작업과 배송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쿠팡 야간 배송기사 767명 가운데 77%가 ‘야간 3회전 배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의 주요 상품인 신선식품은 맨 마지막 3차 배송에 집중된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배송을 진행할 경우 동현씨가 마지막 3차 배송을 시작하는 시간은 보통 새벽 4시쯤이다. 그리고 오전 7시까지 신선식품 배송을 완료하고 나서야 퇴근한다. 동현씨가 이렇게 하루 평균 처리하는 물량은 약 250개에서 300개 정도다.
동현씨의 업무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배송하면서 나오는 프레시백과 반납물품 회수도 택배노동자의 몫이다. 매일 출근해 제일 먼저 정리하는 프레시백과 반납 물품 처리 역시 이처럼 배송과정에서 회수한 것들이다.
휴식시간을 갖기도 어렵다. 정해진 시간 내에 배송을 완료하지 못하면 발생하는 불이익 때문이다. 회사가 요구하는 수행률에 미달했을 때 배송구역을 빼앗는 ‘클렌징 제도’는 없어졌지만, 사실상 클렌징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SLA(소비자 평가)제도가 생겼기 때문이다. SLA평가는 매년 갱신되는 캠프와 영업점간의 재계약시 활용된다. 이때 SLA평가 수행률 하위 20% 영업점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동현씨가 ‘먹고사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영업점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동현씨는 영업점이 캠프와 재계약을 하지 못할 경우 함께 일자리를 잃게 된다.
(동현씨의 하루 일과는 쿠팡 택배기사들의 증언을 모아 재구성했다.)
물론 모든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새벽 배송을 꺼려하는 건 아니다. 일부는 개인적인 이유로 새벽배송을 선호하기도 한다. 특히 새벽배송은 수수료가 주간배송에 비해 30%가량 높은 만큼 일부 새벽배송을 선호하는 택배기사들도  있다. 결국 이들은 높은 수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생명과 건강을 갈아 넣는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자 생명·건강 갈아 넣은 쿠팡...
CJ대한통운 제치고 택배 1등 기업 등극
최근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새벽배송 전면 금지’로 변질돼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2일 진행된 국회 주도의 ‘택배 사회적 대화’에서 택배노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급 발암 요인'으로 분류한 초심야시간대(자정~새벽 5시)의 노동을 제한해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과로를 줄이고 수면시간을 보장하자고 제안했는데,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새벽배송을 폐지하려 한다’는 프레임을 씌워 여론 편 가르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관련 논의의 핵심인 ‘노동환경 개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언론과 정치권은 ‘택배노조가 새벽배송을 전면 금지하려 한다’고 왜곡하며 반대 여론을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대가로 한 현재의 편리함은 지속할 수 없다. 그런데 ‘로켓배송’으로 상징되는 쿠팡의 성장 신화 뒤에는 노동자들의 과로와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빠른 배송’을 앞세워 국내 유통시장의 판도를 바꾸었지만, 그 혁신의 속도만큼이나 현장 노동자들의 피로도는 누적돼 왔다. 쿠팡은 24시간 가동되는 전국 30여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주문 후 하루 이내 배송’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쿠팡 물류센터 및 배송노동자 사망 사례는 20건 이상 보고됐다. 대부분은 과로사 혹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돌연사였다. 지난해 5월 숨진 쿠팡의 야간택배기사 고 정슬기씨도 과로를 반복하다 목숨을 잃었다. 근로복지공단도 고인의 사망에 대해 “주 6일 고정 야간근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배송마감 시간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 상태로 업무상 부담이 가중됐다”며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갈아 넣은 쿠팡은 결국 택배 1위 기업이 됐다. ‘쿠팡프레시’로 불리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쿠팡 성장의 핵심축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밤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배송을 마쳐야 하는 강도 높은 일정으로 운영된다. 쿠팡 소속 택배노동자는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며, 일부는 주 6일 이상 일한다. 택배노조가 초심야시간대 배송업무를 제한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 같은 과로 실태가 사회적 문제로 번졌기 때문이다.
택배노조 한선범 정책국장은 “야간노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이미 의학적으로도 증명이 된 이야기”라며 “다른 심야노동의 경우 교대제를 하기도 하지만, 쿠팡은 그렇게 하기 힘든 구조다. 심야배송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는 주간 연속 근무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새벽배송의 경우 오전 5시부터 긴급한 품목을 중심으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국장은 “저희의 제안은 새벽배송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게 아님에도, 의도적으로 (왜곡해) 보도가 이뤄지면서 논란이 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사회적대화는 소비자의 편익과 택배노동자의 건강권이 균형을 이루는 합의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갈림길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8306.html
새벽배송이 당연한 사회, 상시적인 야간노동은 ‘느린 재난’이다 (한겨레21, 박동수 사월의책 편집장·철학책 편집자, 2025-11-06 22:13)
‘프롤레타리아의 밤’을 잃어버린 시대, ‘상품화된 밤’에 대한 고찰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밤은 또 다른 노동의 시간이 되었다. 교대직 노동자들은 밤에도 일하고, 새벽배송 노동자들은 오직 밤에만 일한다. 한국은 ‘밤과 어둠의 시간’을 상품화하는 데 가장 앞서 있는 사회다.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것도 그 놀라운 ‘선진성’ 때문일지 모른다.
야간노동이라는 느린 재난
야간노동의 위험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야간 교대근무를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이 2007년의 일이다. 그 뒤로 수많은 연구가 야간노동의 해악을 경고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 제기가 사회 전체의 의제로 다뤄진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마켓컬리·쿠팡 같은 기업이 야간노동을 ‘혁신’의 수단으로 삼는 동안, 반대의 목소리는 산발적이었고 제도적 규제는 거의 없었다. 이제야 우리는 ‘야간노동을 금지할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를 두고 ‘새벽배송 논쟁’을 막 시작했을 뿐이다.
그러나 논쟁의 첨예함과 일치되지 않는 의견에서 알 수 있듯 이 문제를 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새벽배송이 지난 몇 년간 일반화되면서 생활양식 자체가 재조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아무리 적게 따져도 아홉 가지 ‘존재양식’이 얽혀 있다. ①몸과 생계의 재생산 방식 ②삶의 습관 ③배송 인프라의 기술 ④건강의 과학 ⑤사회적 합의의 정치 ⑥합의를 지탱하는 법 ⑦편리함에 대한 애착 ⑧노동과 일자리의 불평등한 조직 ⑨고려되지 못한 도덕적 문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까?
야간노동에 사람의 몸이 적응할 수 있는지부터 질문해보자. 의학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야간노동에 아무리 익숙해진다고 해도 생체리듬에 교란이 일어나 몸에는 손상이 서서히 누적된다. 의학적 원칙에 따르면 야간노동은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노동자의 몸과 건강을 다루는 ‘과학적 사실’을 정치적 논의의 출발점에 두자는 제안이 나온다. 
일견 타당한 주장이다. 그러나 그 상식적인 제안을 모두가 기꺼이 수용할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진짜 문제가 있다.
생존의 언어와 건강의 언어 사이에서
건강과 과학의 언어가 모든 이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택배기사도 있다. 김슬기 택배기사(비노조연합 대표)는 ‘새벽배송 금지 주장… 택배기사로서 단호히 반대한다’(조선일보, 2025년 11월3일)라는 글에서 택배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개인사업자를 내고, 자기 돈으로 차를 사고, 세금을 내는 사장들이다. 따라서 새벽배송을 하지 말자는 건 영업시간을 제한하자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개인이 선택해야 하는 영역을 침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야간노동이 몸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개인사업자로서, 사장으로서 야간노동을 ‘선택’하겠다는 이야기다. “주간에는 차량 정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스트레스인데, 심야 시간에는 그냥 길을 막고 배송해도” 되고, “배송 수수료도 주간보다 높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민중의소리 펴냄, 2022년)에 기록된 현실은 다르다. 심야배송 중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기사, 야간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욕실에서 쓰러져 사망한 20대 청년의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하루이틀은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야간노동이 1년 넘게, 몇 년째 이어지다보면 사람이 “서서히 죽어 나가는 구조”가 된다. 상시적인 야간노동은 ‘느린 재난’의 범주에 속한다. 
그럼에도 야간노동을 하는 많은 계약직·특수고용 노동자는 설문조사에서 “야간노동이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야간배송 서비스가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전주희, ‘야간노동사회’) 서비스 이용자인 일반 시민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자리 부족의 문제, 즉 생존의 문제” 때문이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우리 모두에게 당연하게 주어져야 하는 권리”라는 것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안전하게 일할 법적 권리가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영업시간 제한”처럼 들릴 수도 있다.
사회적 합의를 지탱하는 법적 권리와 경제적 생계를 위한 일자리 찾기는 같은 ‘존재양식’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의 과학도 당장 생계 문제에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들에게 건강의 과학은 “논의의 출발점”이 아니다. 자신의 몸과 건강을 희생하더라도 조금 더 나은 생계 여건을 보장해주는 기업이 더 나은 ‘동맹자’로 여겨지는 이유다.
“당신을 돌보는 건 내 몫이 아니다”라는 말
새벽배송 제한이 노동자와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발상은, 결국 새벽배송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몸과 건강이 어떻게 되든 “그건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만일 그 말을 하는 사람이 택배기사 당사자라면 “내 몸과 건강은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를 돌보는 건 당신의 몫이 아니다”, 그러므로 마찬가지로 “당신을 돌보는 건 내 몫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이런 말들은 사회와 경제를 수행적으로 조직하는 특정한 대본의 언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언어를 우리는 ‘신자유주의’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개인은 개인일 뿐이며, 우리는 각자를 서로 돌보지 않아도 된다는 기묘한 서사가 존재한다. 경제적 효율성만이 살아남는 서사 앞에서 몸의 재생산, 건강의 과학, 사회적 합의의 정치, 노동과 일자리의 불평등한 조직, 상호 돌봄의 도덕은 모두 논외의 문제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새벽배송이 철저히 ‘경제적’ 이해관계와 ‘개인 선택’의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는 이미 정해진 자연법칙의 영역이 아니라, 매일 우리가 만들어가는 조직화의 문제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존재양식의 탐구’(사월의책 펴냄, 2023년)에서 말하듯, 경제는 인간과 재화, 가치와 계산, 애착과 도덕이 끊임없이 얽히고 재조정되는 관계적 행위의 그물망이다. 새벽배송의 경제에는 택배기사의 몸과 건강, 배송료 계산 방식, 편리함에 대한 소비자의 애착, 노동권과 건강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 플랫폼 기업의 이윤 추구 등이 얽혀 있다. 이 모든 요소가 연루된 문제를 ‘개인 선택의 자유’로 환원할 수는 없다.
이 문제를 오직 ‘자유’의 최적값을 계산하는 문제로만 여긴다면, 곧 몸의 재생산과 건강의 과학, 돌봄의 윤리를 경제적 논의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여긴다면, 경제를 자연법칙처럼 다루는 신자유주의의 계산법에 빠져 있는 것이다. 반대로 건강의 과학만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생계의 절박함이라는 또 다른 존재양식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더 잘 계산해야 한다. 그 계산에는 몸과 과학, 법과 정치, 도덕과 애착 등 함께 엮여 있는 모든 존재양식이 포함돼야 한다. 새벽배송은 단순히 배송 시간대를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낮과 밤을 둘러싼 생활양식 전체를 다시 만들어내는 일이다. 
동료 시민·노동자에게 말 걸기
요컨대 나의 ‘자유로운 선택’은 동료 노동자의 건강과 불가피하게 얽혀 있으며, 이 연루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새벽배송을 금지하라” 혹은 “새벽배송은 자유로운 선택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야간노동이라는 느린 재난과 일자리 부족이라는 또 다른 재난이 서로를 강화하는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그것은 생존을 위해 건강을 담보로 내놓지 않아도 되는 사회와 경제를 조직하는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작은 ‘동료에게 말 걸기’다. “새벽배송을 금지하면 안 된다고 하니 나를 노동 착취하는 사람으로 몰더라”라는 식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생계의 절박함으로 야간노동을 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야간노동에도 사람은 적응한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정치적 논의의 출발점이 과학과 사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이상은 옳지만, 현실에서는 그 ‘출발점’ 자체가 공유돼 있지 않다. 대원칙을 확립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대화의 중요한 일부다.
세상에는 “내 몸과 건강은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동료 노동자도 있고, “당신을 돌보는 건 내 몫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동료 시민도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때로는 그들과 싸워야 하지만, 이제 막 새벽노동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지금, 조금 더 나은 방식으로 천천히 말을 걸어볼 수도 있다.
“당신이 지금 돈이 절실하다는 것, 야간수당이 더 높고 주간보다 일하기 편하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1년 뒤, 3년 뒤 당신의 몸이 어떻게 될지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우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함께 요구할 것이 있지 않을까요? 야간노동 총량 제한, 휴식 보장, 의무적 건강검진 같은 것 말입니다. 무엇보다 당신의 노동이 우리 일상을 돌보듯, 당신의 몸과 건강을 돌보는 일을 우리 모두의 몫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4067206642363424
쿠팡 노조 “‘새벽배송 금지’ 주장, 민주노총 탈퇴 보복”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25-11-07 오전 10:20:34)
7일 성명서 발표한 쿠팡 노동조합
“조합원 일자리 뺏는 주장, 말 안돼”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최근 정부 주도의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에서 ‘새벽배송 전면 금지’를 주장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직고용 배송기사 노조인 쿠팡친구 노동조합(쿠팡노조)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7일 쿠팡노조는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보복’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민주노총의) 새벽배송 금지 주장은 쿠팡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기에 가능한 일이며, 이는 쿠팡 노조 탈퇴에 대한 민주노총의 보복”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노조는 지난 2023년 11월 조합원 93%의 찬성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정치적 활동에 대한 강요를 못 참겠다”며 “조합원 권익보다 산별노조의 여러 활동 참여 요구가 잦았고 조합비 납부를 요구해 이익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입장문에서 쿠팡노조는 “민주노총은 노동자를 위해 새벽배송 금지가 꼭 필요한 것처럼 말하지만 쿠팡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일 때는 단 한 번도 이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며 “조합원의 일자리를 빼앗는 주장을 노동조합이 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5일 민주노총과 택배사 등이 참석한 사회적대화기구 회의 당시 6000여명의 택배기사가 가입한 ‘비노조 택배연합’의 김슬기 대표가 회의장에서 ‘퇴장조치’를 당했다는 보도 내용을 언급했다.
쿠팡노조는 “택배기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도 당사자인 쿠팡노조와 전국비노조택배연합이 배제된 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을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논의가 을을 배제한 채 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반면 쿠팡노동조합의 야간 배송 조합원 비율은 40% 이상에 달하는데, 이 40%의 고용 안정을 위협하는 시도는 결코 납득할 수 없다고 밝히며 “민주노총만 고수하는 이유는 조합 내 야간 배송기사 비율이 극히 낮기 때문에 나머지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의미로 보일 정도”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쿠팡노조는 “야간 노동자 일자리, 임금 보전 없는 새벽배송 금지 추진은 탁상공론이자 정치적 의도가 섞인 행보일 뿐”이라며 “정부는 쿠팡노조의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를 즉시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심야·휴일 배송 택배기사 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에 쿠팡·컬리·CJ대한통운·네이버 등 주요 새벽배송 기업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한국노총,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심야시간대(0시~5시) 배송을 전면 금지하고, 오전 5시와 오후 3시를 기준으로 2교대 주간근무제로 전환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야간배송 전면 금지는 기사들의 일자리와 소득을 줄이고, 물류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107151800530
12년 전 밤샘근무 없앤 현대차…'새벽배송 금지' 논의와 차이는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2025-11-09 06:06)
2013년에 노동자 건강권 위해 밤샘근무 폐지…노조 조직률 등 달라
전문가 "새벽배송 금지 등 밤샘근무 적절성 관련 사회적 대화 필요"
택배노조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새벽배송 금지'를 주장하면서, 12년 전 노사 합의로 밤샘 근무를 없앴던 현대자동차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밤샘 근무를 폐지했다는 점에서 택배노조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노조 조직률 등에서 차이가 있어 직접적인 선례가 되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새벽배송 금지를 포함한 밤샘 근무의 적절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충분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9일 노동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최근 국회 사회적 대화에서 초심야(0∼5시) 배송 제한 의견을 제시하며, 2013년 현대차 사례를 언급했다. 택배노조는 "현대차의 경우도 2013년 심야노동을 폐지하고 대신 주간 연속 2교대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로 노사와 지역사회 모두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2013년 3월 공장의 밤샘 근무를 없앴다. 대신 모든 공장에 주간 연속 2교대(1조 8시간, 2조 9시간) 근무를 도입했다. 현대차는 1967년 울산공장 준공 이후 46년, 기아차는 1973년 소하리공장을 지은 지 40년 만에 밤샘 근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밤샘 근무가 노동자들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높인다는 게 폐지의 주된 이유였다. 노사는 2003년부터 근무 형태 변화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 10년 만에 최종 합의했다.
당시 합의 과정에 전문가로 참여했던 이병훈 중앙대 명예교수는 "당시에도 노동자 건강권이 강조됐다"면서 "노사 간에 하나의 작은 사회적 대화를 이뤄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기억했다. 근무 형태가 주간 연속 2교대로 바뀌면서 현대·기아차 직원 1인당 하루 노동시간은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단축됐다. 노동시간은 줄었지만, 노사 합의로 임금은 그대로 유지됐다.
택배노조가 새벽배송 금지를 주장하며 12년 전의 현대차 합의를 끄집어낸 건 동일 임금을 유지하면서도 밤샘 근무를 폐지한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2013년 현대차 사례를 이번 새벽배송 금지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엔 일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노조 조직률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현대차는 2013년 노조 가입률이 90%를 넘겼다. 반면 전국 택배기사는 올해 기준 1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택배노조 가입자는 5천명(5%)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택배노조의 새벽금지 배송 주장이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2023년 택배노조에서 탈퇴한 쿠팡노조는 지난 7일 올린 입장문에서 "대다수의 야간 배송 기사들이 (새벽배송 금지를)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위탁 택배기사 1만여명이 소속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가 2천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이들 중 93%가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또한 현대차 사례가 노사 합의만 필요했던 것과 달리 새벽배송은 소비자 생활과도 밀접해 외부 반발도 큰 상황이다. 새벽배송 금지 주장에 소비자주권회의 등 소비자단체와 한국중소상공인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전세버스단체 등이 반대에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이 더브레인에 의뢰해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새벽배송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64.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는 주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병훈 교수는 "노동자 건강 보호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해볼 사안"이라며 "현대차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사회적 대화를 만들어내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현장에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갈등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밤샘 노동이 과로사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밤샘 노동의 필요성이나 삶의 균형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92200005
[정동칼럼] 고요한 아침의 나라 (경향, 최태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2025.11.09 22:00)
새벽배송이 환기했을 뿐, 다양한 새벽 노동이 이미 존재하는 오늘날 새벽은 24시간 작동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간대로서의 정체성을 박탈당했다. 그저 좀 일찍 일을 시작한다는 개념을 넘어 ‘시작’이라는 관념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이제 새벽은 개인적 규율과 성공의 시간이 아니라 마치 산타클로스의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는 요정들처럼 소비자에게 보여질 필요가 없는 노동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새벽 노동은 현상도 복잡하고 해법도 마땅찮다는 의미에서 괴물이다. 새벽이라는 문화적으로, 생리학적으로 특별한 시간의 결계를 뚫고 들어온 이 괴물은 참 빨리도 성장했다. 혹시 그것이 한국인의 내면에 각인된 새벽의 이미지 때문일까? 새벽이 국가 발전, 개인적 성취로 이어지는 미덕이며 자녀와 가족을 위해 저마다의 신에게 빌던 신성한 시간이었기에 그런 것일까? 아니면 모든 시간을 균질화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체제의 쓰나미에 밀려버린 걸까? 자본주의는 생산 과정의 표준화와 정교화 과정에서 ‘시계’로 대표되는 근대적 시간을 만들어냈고, 대규모 생산 모델을 고안하면서 노동자들의 시간을 집단 동기화해 통제했다. 그리고 이제는 시간을 아예 삭제해버리고 있다.
공론장도 분열되었다.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노동 통제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의 몸은 의학적 비명을 지르지만, 각자도생의 시대에 건강은 사치재다. 새벽배송 제한을 제안한 민주노총과 이에 반발한 쿠팡 노동조합의 시간과 입장은 다르다. 새벽에 물건을 받아야 하는 이들과 그럴 필요가 없는 이들의 삶도 다르다. 노동자와 지식인의 삶은 말할 것도 없다. 많은 이들이 사람이 할 일이 못 된다고 고백하지만, 자유시장경제 사회에서 각자의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당사자주의에 어긋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 와중에 자본은 변명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지배할 뿐이다.
새마을의 새벽종은 이제 각자 다른 시간대에 울린다. 새벽 나팔을 불던 국가는 사라졌고, 개인만 남았던 빈자리에 플랫폼이 등장했다. 쪼개진 개인들은 플랫폼을 통제할 방법을 모른다. 머잖은 미래엔 이런 논쟁의 당사자조차 사라질 것이다. 로봇은 말이 없을 테니까.
그때 새벽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있을까. 이 모든 질주의 끝에도 여전히 사람은 지금의 모습일 텐데. 아침의 ‘나라’의 주권자들이 ‘아침’의 주권자가 될 수는 없는 풍경 속에서 미래라는 개념마저 흐릿해진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92202005#ENT
[시선] 위험한 ‘초짜’ 포퓰리스트 (경향, 나임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2025.11.09 22:02)
“주문하는 게 맞나 싶지. 일자리도 좋지만, 과로는 안 되니까. 근데 새벽배송이 필요할 때가 있거든.” 새벽배송 활용 경험에 관한 질문에 돌아온 답인데 관련자들의 일자리, 노동권, 편익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사실 이 고민은 정치의 몫이다. 다양한 입장과 요구, 상충하는 권리들 사이에서 균형을 기대받지만, 정치인들은 요즘 한쪽에만 편승하는 ‘두 개의 국민체제’를 부추겨 포퓰리스트가 된다.
한 ‘초짜’ 정치인의 정치적 수사(修辭)로서의 “동료 시민”과는 달리, 실제 ‘동료 시민’은 상대와 나의 권리 사이에서 타협과 양보를 고민하며 균형을 찾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양보하고 양보받는 등 서로를 동등한 협상 주체로 여기기에 ‘공존’하며 관계를 지속한다. 공존의 다른 이름, 평등 역시도 관계의 지속성을 추구하며, 구성원들의 평등한 공존으로 동료 시민들의 공동체는 지속 가능해진다.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은 단지 세계 최저 출생률 때문만은 아니다. 신자유주의의 ‘친기업·반노동’ 질서에 더해진 불황 속 낮은 임금으로는 장시간 노동도 최저 생계 유지를 어렵게 하기에, 어떤 이들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로 지정한 야간 노동도 불사한다. 이 과도한 노동을 멈추고자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 등이 ‘0시부터 새벽 5시 배송 중단’을 제안했지만, 쿠팡 택배기사의 90% 이상이 그 제안에 반대했다. 남편과 새벽배송을 하는 여성도 “야간 페이 넘사벽(넘을 수 없이 큰 차이), 쿠팡 소속 아닌 개인 사업자 망하면 누가 먹여 살리냐!”며 새벽배송 제한을 거부했다. 당사자도 새벽배송 중단에 반대하는 이유는 장시간·저임금의 ‘나쁜’ 노동 구조야말로 넘기 어려운 철벽이며, 그 앞에서 새벽배송은 생계를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병과 죽음을 무릅쓴 노동이, 언급한 초보 정치인에 의해 ‘자발적 선택’으로 포장되며, 노동자 생명보다 소비자 편의와 기업 이윤이 우선되는 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은 도전받는다. 친구, 연인, 노사 등 다양한 관계의 집합체인 공동체는 당연하게도 이 모든 주체들이 평등하게 공존할 때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 새벽배송 중단이 현실화하면 소비자에게는 당장 불편함이 따른다. 학령기 아동의 학용품이나 우산, 유아용 체온계나 음식 등이 자주 필요한 양육 담당자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농어촌 생산자의 매출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기업 이윤체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넘사벽 페이’로 위험을 감수하던 노동자의 손해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이해가 얽힌 관계를 풀어내는 데 ‘하나의 국민체제’를 지켜낼 유능한 정치인의 ‘균형 감각’이 절실하다. 그가 노동자의 어떤 질병이나 죽음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각 주체들의 평등한 공존과 동료 시민으로서의 감각은 누구의 어떤 양보와 권리 보장으로 가능해지는지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죽음에 이르기도 하는 새벽배송이 노동자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라며, 어쩔 수 없이 택한 길임을 지우는 그는 국민을 둘로 나누고 한쪽에 편승하는 위험한 포퓰리스트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92207005
[지금, 여기] 대리전을 그만두자 (경향,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2025.11.09 22:07)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자 2000만명에 들지 못한 1인으로서, 이 논쟁이 이렇게 뜨거울 일인가 깜짝 놀랐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노동자 과로와 야간노동을 줄일 수 있도록 자정~새벽 5시 사이의 초심야 시간 배송을 제한하자고 제안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사실 교대근무와 야간노동이 오랜 진화 역사에서 인간의 몸에 새겨진 일주기(circadian) 리듬을 파괴함으로써 여러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병원이나 소방서처럼 어쩔 수 없이 교대근무나 야간근무가 필요한 직종에서는 근무 시간 단축과 휴식 보장, 근무조 편성과 배치 조정, 수면 보조 기술 등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탐색해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교대근무, 야간노동을 둘러싼 갈등은 대개 노사 간에 일어났다. 안전보건 지침을 제시하고 노사 간 ‘대화의 규칙’을 만드는 것은 정부 역할이지만, 근로환경과 인력배치, 보상은 모두 ‘몫’을 둘러싼 기업과 노동자의 계약이자 투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새벽배송 논쟁은 이런 전형적 모습에서 벗어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논쟁의 공간에 ‘사측’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벽배송을 제한하자는 민주노총과 보건 전문가들이 한편에 서 있고 상대 쪽에 소비자, 택배노동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연합군을 이루고 있다. 한쪽에선 건강과 안전을, 반대쪽에선 편의와 선택, 생계를 말하고 있다.
예컨대 소비자는 이미 새벽배송에 완벽하게 적응되어 이것이 없어지면 큰 불편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한다. 노동자들은 주간보다 급여가 높고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심지어 주간 일자리가 있어도 일부러 새벽배송 일을 하는데 이를 제한한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비판한다. 농어업인과 소상공인들이 실제로 그렇게 말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온라인쇼핑협회는 이들 연관 산업 종사자들에게 피해가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새벽배송 기사들의 이송을 담당하는 야간 전세버스 종사자들은 생계를 위협하는 조치라고 한다. 소셜미디어에선 민주노총을 탈퇴한 쿠팡 노조에 대한 보복이다, 국내 진출하려는 중국 물류업체들이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엘리트들의 온정주의라는 일침도 빠지지 않았다.
이렇게 백가쟁명이 일어나고 있는데 정작 ‘사측’은 조용하다. 새벽배송이 제한되면 가장 크고 직접적 피해를 입게 되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데자뷔랄까, 이런 광경을 이미 본 적이 있다. 사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정부가 담배, 알코올 같은 건강 유해상품 규제를 강화하려 할 때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기업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들의 제품이 안전하니 규제하지 말라고 반대하는 경우는 없다. 비만과 운동 부족 등 다른 요인들이 더 큰 문제라는 연구자들, 개인의 자유와 선택권을 강조하는 소비자 운동, 원재료 생산 농가와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점과 음식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조직적 반대가 주축이다. 국내에서는 소주 가격 인상을 시도할 때마다 ‘서민의 애환’ 논리가 등장했다. 국내외 연구들은 이러한 ‘문화 전쟁’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기업의 전략과 후원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새벽배송 논쟁에서 물류 기업이 검은손으로 반대자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당사자, 책임 있는 주체가 빠져 있는 논쟁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새벽배송을 통해 이윤을 얻고, 이를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와 인력, 공급망을 구축해온 기업이야말로 대안을 만들고 답변해야 할 책임이 있다. 사실 소비자들은 (불편하겠지만) 며칠 미리 주문하도록 습관을 바꾸면 된다. 한국인의 놀라운 적응력이라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고, 현재도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새벽배송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생명과 안전을 우려하는 이들, 생계가 절박한 이들끼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리전을 치르는 것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719
“새벽 배송 막으면 사업 접으라는 뜻”…소상공인 반발 확산 (중앙일보, 임선영 기자, 2025.11.10 00:02)
소상공인들이 ‘새벽배송(0~5시) 제한’ 주장에 강하게 반대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9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새벽 배송 금지 주장을 즉시 철회하라”며 “새벽배송 제한이 현실화화면, 소상공인 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수 부진 속에서 온라인 판매로 간신히 활로를 찾던 소상공인들에게 새벽배송 금지 논의는 생존의 위협”이라고 했다. 회원 수 80만여 명인 소공연은 국내 유일의 소상공인 법정 경제단체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에 따르면 새벽배송과 주 7일 배송이 금지될 경우 소상공인 매출은 연간 18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쿠팡 등 e커머스 업체의 매출도 33조2000억원, 택배업계는 2조8000억원 각각 감소해 관련 경제적 손실이 연간 총 54조원에 달한다는 예측이다.
실제 소상공인과 중소업체의 우려는 크다. 전북 임실군 냉동채소업체 그린피아의 김학영 대표는 “다 망할 뻔한 사업이 e커머스 새벽배송 덕에 살아났다”며 “새벽배송이 사라지면 내 사업은 물론 지역 농가도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8년 전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지만, e커머스 업체의 직매입과 새벽배송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연 매출 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경남지역 김치 제조사 A씨는 “새벽배송은 우리 같은 업종의 지방 업체가 수도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며 “이를 막는다면 ‘사업을 접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택배노조가 택배기사의 과로 방지를 위해 ‘새벽배송을 제한하자’고 제안하면서 불거졌다. 현재 새벽배송은 쿠팡·SSG닷컴·오아시스마켓·컬리 등이 운영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이다.
  
https://www.chosun.com/national/labor/2025/11/10/7D5Y5F56I5HKBKXW4C4J5ZO5MU
쿠팡 노조위원장 "새벽배송 제한, 건강권 보장 아닌 생존권 위협" (조선일보, 윤상진 기자, 2025.11.10. 00:45)
정진영 쿠팡노조 위원장 인터뷰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주장한 ‘새벽 배송(오전 0~5시) 제한’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쿠팡 택배 기사들 사이에선 연일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쿠팡 위탁 택배 기사들로 구성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가 “기사 93%가 새벽 배송 제한에 반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정규직 택배 기사들이 속한 쿠팡노조도 “새벽 배송 제한은 민주노총을 탈퇴한 쿠팡노조에 대한 보복”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쿠팡에는 위탁 택배 기사 2만여 명과 정규직 택배 기사 65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정진영(33) 쿠팡노조 위원장은 8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새벽 배송을 없애면 현장 노동자들은 임금 저하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오히려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현장의 요구는 무작정 새벽 배송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휴식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016년 쿠팡에 입사해 2019년부터 3년간은 심야 시간대 배송을 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새벽 배송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가장 먼저 임금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쿠팡은 본인이 배송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새벽 배송을 하면 주간에 배송할 때보다 수십만 원 이상 월급을 더 받는다. 따라서 새벽 배송이 없어지면 새벽 배송을 하던 기사들의 임금도 자연스레 낮아진다. 게다가 전체 물류량도 줄어들 테니, 정규직이라고 해도 고용 안정성이나 처우가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현장에선 왜 새벽 배송 제한에 반대하나.
“개인적인 이유로 새벽 시간대에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어, 한 조합원은 형제들과 번갈아 가며 밤낮으로 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다. 자신이 새벽에 일하지 못하면 생계 유지가 힘든 상황이다. 맞벌이 가정 중엔 육아를 하느라 새벽 시간대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분들은 새벽 배송이 없어지면 일자리를 잃는 것이다. 최근 ‘새벽 배송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정 위원장) 네가 힘을 써달라’는 노조원 연락을 많이 받았다.”
-0~5시만 피해서 새벽 배송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새벽 5시부터 배송을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누군가는 그 전에 출근해서 택배를 분류해 놔야 한다. 백번 양보해서 5시에 ‘땡’ 하고 택배를 싣고 출발한다고 해도, 배송 지역에 도착하면 출근 시간대가 시작된다. 차도 막히고, 엘리베이터 사용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택배 기사에게는 더 피곤한 일이다.”
-새벽 배송 제한이 ‘보복’이라고 한 이유는.
“쿠팡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이었을 땐 새벽 배송을 제한하자는 논의가 나온 적이 없다. 쿠팡노조는 2023년 민주노총에서 탈퇴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관한 도움은 받지 못하고, 정치적인 행사에 동원되는 일이 많아서였다. 택배노조는 주간 배송을 하는 조합원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새벽 배송을 하는 조합원 비율이 높다. 새벽 배송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단순히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쿠팡노조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다.”
-새벽 배송이 건강에는 안 좋지 않은가.
“나 역시 현장 노동자다.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당연히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벽 배송 금지가 아니라 ‘휴식권 보장’이다. 쿠팡 기사들은 스케줄 근무를 하는데, 휴무 일정이 꼬이면 일주일 이상 연속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새벽 배송을 아예 없앨 것이 아니라, 이런 연속 근무를 금지하고 일하는 중간중간 기사들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휴게 시간을 제도적으로 지켜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8284.html
[단독] 주 6일 밤샘 배송, 식사도 휴식도 없이…쿠팡 과로사 또 있었다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1-10 05:00)
50대, 작년 7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사망 전 12주 주당 평균 62시간 일해
근로공단 “업무-질병 연관 인정돼”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과로사한 택배기사가 고 정슬기씨 말고도 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보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이하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50대 노무제공자(특수고용노동자) 택배기사 ㄱ씨가 지난해 7월24일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ㄱ씨는 사망 사흘 전인 7월21일 오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를 받다 숨졌다. 지난해 5월 정슬기씨가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사망한 지 2개월 만에 같은 죽음이 반복됐던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는 “ㄱ씨가 (심근경색) 발병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61시간45분이고, 업무 부담 가중 요인으로 야간근무가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상병 발생에 있어 업무적 부담 요인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ㄱ씨 유족이 신청한 유족급여 지급을 승인했다.
ㄱ씨의 노동강도는 정슬기씨만큼 심각했다. 2023년부터 택배기사로 일한 ㄱ씨는 숨지기 두달 전인 지난해 5월부터 쿠팡 영업점 ㅁ업체와 계약을 맺고 새벽배송을 위한 야간고정 택배기사로 근무했다. 주 6일, 밤 9시께 쿠팡 캠프로 출근해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평균 237개의 물품을 배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정서에서 유족 쪽은 “(ㄱ씨가) 별도의 식사나 휴식시간 없이 근무했다”고 밝혔다. 또 “일반 택배회사 대부분이 30㎏ 이상 상품 취급은 제한됐으나, 쿠팡의 경우 쿠팡에서 파는 물건은 ‘무조건 배송한다’는 원칙에 따라 제한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ㄱ씨의 업무시간은 심근경색 발병 전 4주 동안 평균 주 62시간42분, 12주 동안 평균은 주 61시간45분으로 조사됐다. 업무상 질병을 판단할 때 업무시간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야간노동의 경우 30%를 가산해 계산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시에 따라 뇌심혈관 질환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평균 주 60시간 또는 발병 전 4주 동안 평균 주 64시간을 넘으면 업무와 질환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ㄱ씨처럼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했던 정슬기씨 역시 발병 전 12주 동안 평균 주 73시간21분을 일하다가, 심실세동·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당시 질판위는 정씨가 주 6일 야간고정으로,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를 수행하며, 배송 마감시간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 상태로 일했다는 이유로 정씨의 죽음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했다.
박홍배 의원은 “쿠팡의 장기간 고정적인 고강도 야간노동이 만든 비극”이라며 “이런 현실을 계속 방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반성 위에서 야간 장시간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원청 택배사의 눈치를 본 대리점들이 과로사 발생 사실을 숨기거나, 합의를 유도하는 사례가 많다”며 “쿠팡 등에서 알려지지 않은 과로사가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https://slownews.kr/148762
“밀리면 욕 먹을까봐 계속 일했는데 죽은 사람이 내 남편이었다.” (슬로우뉴스, 이정환 기자, 2025년 11월10일)
[슬로우리포트] 사람 죽어나가는 쿠팡, 논쟁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개처럼 뛰고” “죽을 것 같다”는 노동자들, 1조2827억 원 영업이익은 어디로 가나.

https://kfsu.kr/성명-보도자료/?mod=document&uid=484
[성명] 24시간·365일 로켓배송이 초래한 기존 유통업 위기와 고용불안, 정부와 정치권은 서비스노동자 일자리·생명 갈아넣는 ‘유통물류 무한 속도경쟁’ 해결하라! (2025년 11월 10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유통분과)
지난 9월 26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3차)>가 출범했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대책위)와 전국택배노조(택배노조)는 택배 속도경쟁 가속화로 전 택배사에 걸쳐 심야노동·휴일노동이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택배기사 과로사를 예방하기 위한 요구로 ‘초심야시간(0~5시) 배송노동을 제한’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한 노동시간과 연동, 택배기사의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택배 건당 수수료를 올리고 프레시백 회수정리 같은 부수업무를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여론이 택배노조의 요구안 중 초심야시간 배송노동 제한 부분만 따로 떼어 왜곡하고 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가‘소비자 편의 무시하고 새벽배송 전면금지 하려고 한다’, ‘쿠팡 야간배송 일이라도 해야하는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등의 공격을 쏟아 붓고 있다. 
심지어 경제지와 유관협회에서는 새벽배송 전면 금지하면 소상공인과 농어업인도 피해를 입고, 국가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이 있을거라며 입장을 냈다. 마치 대상을 정해놓고 협박하는 듯한 인상이 드는 입장문들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거나 더 심각한 현실을 가리는 주장이다.  
아무런 규제없이 시장에 데뷔할 수 있었고 심지어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아이러니한 ‘호재’를 만난 온라인유통업(전자상거래업) 때문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유통매장 중심의 유통업은 영업적자나 정체를 몇 년째 거듭하고 있다. Big3 마트 등에 진작 설자리를 빼앗겨 왔던 제래시장이나 지방 중소점포의 쇠락은 말할 것도 없고, 한동안 성장하던 편의점도 성장 한계에 도달한 것이 산업부나 통계청 자료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무점포 판매업(온라인 유통업)은 지속적인 성장 중이며, 2024년 전체 주요 유통업 매출 50%이상이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소매업 종사자 수나 오프라인 유통매장 수는 감소하고 있다. 매장이 폐점하거나, 점포에서 일부 브랜드를 철수해서 구조조정이 있고, 신규직원을 뽑지 않거나 채용해도 비정규직으로 채우면서 일자리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이마트 등). 간접고용 외주인력에게는 느닷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정규직원들이 원래 업무 외 다른 부서 업무를 더블로 맡아 인력공백을 채우게 한다. 최근 4~5년간 서비스연맹 유통사업장에서 구조조정 대응 투쟁이 매년 몇회씩 일어나고 있기에, 이미 현장에서는 쿠팡같은 온라인유통업이 나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깊게 체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쿠팡 등의 온라인유통업 성장은 주변산업에 긍정적인 파급력이 있다기 보다, 중소영세점포나 자영업자에는 말할 것도 없고 매장 중심 대형유통 자본에게마저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유통업 확대로 위기의식이 깊어진 유통자본들은 윤석열 정부 시기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중앙 정부와 국민의힘 지자체와 함께 엄청난 공세를 퍼부었으나, 다행히 지역 중소유통업과의 상생 그리고 노동자 주말휴식권·사회적 건강권을 중요하게 여긴 시민여론에 힘입어 제도 완전 폐지는 막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국민의힘 지자체에서는 일요일 의무휴업이 평일로 변경되어 해당지역 마트노동자들이 10여년 만에 갑자기 주말이 박탈된 삶을 살게 되었다). 이처럼, 규제없이 시장에 진입한 온라인유통업으로 기존 유통업도 위기에 봉착했고 그 두 자본 사이에 낀 노동자는 고용불안·노동강도 증가·휴식권 악화 등 N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에서 온라인유통업 확대의 기수는 누가 뭐래도 쿠팡이었고 지금은 더욱 그렇다. 쿠팡은 유통업으로서도 물류업으로서도 어떠한 규제를 받지 않았다. 기존 대형 유통업체가 받는 규제는 ‘온라인?무점포 판매업’이라 피해갈 수 있었다. 대형마트가 2000년도 중후반 우후죽순 골목상권을 잠식해 갈 때 이를 규제하기 위해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여 입점 제한이나 영업일·영업시간 제한을 한 것과 달리, 온라인유통업의 확대를 염두한 기존 유통업과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또한 쿠팡은 택배사인 쿠팡CLS(자회사)를 차리고 나서도 2021년 5개 택배사들이 조인한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1·2차 합의’에 구속받지 않았다. 당시 쿠팡CLS는 1,2차 합의 시점을 피해 택배사업자 등록증을 반납·재등록(2021년 12월)하며 교묘히 빠져나갔다. 입점 제한이나 영업일 제한도 없고, 종사자 생명안전을 위한 노동시간이나 강도를 관리할 책임도 타 택배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인 쿠팡은 괴물이 되어 갔다. 다른 어떤 회사에서도 할 수 없는 ‘로켓배송’을 내세워 유통과 물류 두 산업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휩쓸고 있다. 
기존의 유통·물류 회사들은 쿠팡이 만들어 낸 속도경쟁 경기에 급하게 뛰어들었고, 이에 물류산업 최전선의 택배노동자는 심야노동·휴일노동이 확대되며‘과로사’라는 사신을 매일 마주한 채 일하고 있는 한편, 유통서비스노동자는 매장 중심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구조조정’이라는 또 다른 사신을 어느 때보다 가깝게 조우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연맹 유통서비스노동자는 전세계적으로 사례 없는 장시간·고강도의 연속적인 야간고정 배송업무 시스템을 강제하고 있는 쿠팡을 규탄한다. 여름에는 타는 듯 뜨겁고 겨울에는 어는 듯 추운 물류센터를 24시간 365일 돌리는 쿠팡, 주6일 10시간 이상씩 야간을 주간보다 1회전 더 시키며(야간 3회전) 클렌징(계약해지)으로 협박하며 배송마감 시간을 지키도록 택배노동자를 사람 아닌 기계인냥 굴리는 쿠팡의 행태가 우리 유통노동자의 목을 죄는 고용불안·생계압박과 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산업 진입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고, 서비스노동자의 일자리와 생명을 갈아 넣어야만 하는 ‘무한의 유통물류 속도경쟁판’을 야기한 정부와 정치권에게 이제라도 책임있게 임하길 촉구한다. 넋놓고 있던 4년여의 시간동안 산업 내 질서, 노동의 질서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직시하고, 이번 <택배 사회적 대화>가 노동자와 시민의 삶이 함께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는데 각 회사가 꼼수 부리지 않고 테이블에 나오도록 강하게 견인해야 한다. 즉, 정부와 정치권은‘초심야시간 배송노동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소비자 편의를 저해하는지’등의 우려와 ‘새벽배송이 필요한 소비자를 위하면서도,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유통·물류택배업의 고강도·심야노동을 함께 완화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답해야 할 주체는 쿠팡 등 택배사 자본 자신들임을 정확하게 인지토록 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가장 근본 책무”라고 천명하며 산재감축 의지를 누구보다 불태우고 있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식 현수막에도 “속도보다 생명”이라는 슬로건을 걸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금번 과로사 방지를 위한 <택배 사회적 대화>를 통한 물류 뿐 아니라 유통 노동현장에도 훈훈한 새바람 불어올 수 있도록,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2만 조합원은 택배노동자와 연대하며 투쟁해 나갈 것이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123
이기(利器)의 세계 (매노, 강은희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2025.11.10 07:30)
2020년 고 장덕준은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 사망했다. 28살. 기저질환이 없고 건강하고 술·담배도 안 하던 그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그는 고정적으로 야간노동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쿠팡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가 숨졌다. 올해 8월에도 쿠팡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도 배송 중 사망했다.
근로기준법은 임산부와 18세 미만 노동자에 대해서는 야간근로를 시키지 못한다는 규정 외에 야간노동에 대한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일하면 150%를 가산한 야간 근로 수당만 지급하면 된다.
그에 반해 프랑스는 원칙적으로 야간노동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야간노동을 허용한다. 또한 야간노동을 하는 경우 허용되는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주간 최대 노동시간보다 줄어든다.
새벽배송은 혁신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야간노동을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새벽배송이 가능했던 것뿐이다.
그런데 야간작업은 명백한 위험업무다. 뇌졸중·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계질환 및 고혈압, 당뇨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고 수면장애·우울증·불안증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근무 중 졸음, 집중력 저하로 인한 사고의 위험도도 증가한다. 2007년부터 야간작업은 국제암연구소에 의해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고정적으로 야간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때로는 교대 근무보다 더 해롭다.
이제는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책과 옷도 새벽배송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언제든 이커머스로 물건을 사고 아침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새벽배송의 나라가 됐다.
이런 궁극의 편리함을 가능케 한 것은 마법 같은 알고리즘이 만들어 낸 문명의 이기(利器)가 아니다. 그저 노동자들로 만들어 낸 이기일 뿐이다.
쿠팡은 기준에 미달한 택배노동자로부터 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 제도를 뒀다.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랐다. 영어로 클렌즈(cleanse)는 “더러운 것을 씻어서 깨끗하게 하다”라는 뜻을 갖는다. 특정 인종을 강제 이주시키거나 추방하는 전쟁범죄를 “Ethnic Cleasing(인종 청소)”라고 일컫는다. 그래서 사람에게 클렌즈라는 단어는 안 쓴다. 사람은 깨끗하지 않은, 청소가 필요한 무언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제 시간 배송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택배기사는 알고리즘의 오류처럼 “클렌징”했던 쿠팡의 발상은 쿠팡이 노동자를 기계의 부품으로만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동법 규제가 비껴가면서 쿠팡은 지금껏 마음껏, 인간의 생리에 대한 고려 없이 사람을 야간에 쓰고 교체했다.
인간의 몸은 야간작업에 적응하지 못한다. 야간작업을 하면서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이 인간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벽배송을 규제하지 않으면서 누군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1012465458889
밤새 2370kg 상차·배송…쿠팡 야간노동 과로사 또 있었다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5.11.10. 16:17:09)
"22:00~07:00" 근무 택배기사…장덕준·정슬기 이어 확인된 것만 세 번째 산재인정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는 문자를 남겼던 고(故) 정슬기 씨 말고도 장시간·야간노동을 이유로 과로산재를 인정받은 쿠팡 새벽배송 기사가 한 명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고(故) 장덕준 씨를 포함하면, 쿠팡에서 야간노동을 하다 과로산재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된 노동자의 수가 세 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보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50대 택배기사 A 씨가 지난해 7월 21일 자택에서 쉬던 중 흉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일 뒤 숨졌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판정위는 A 씨가 계약서상 "고정 저녁/야간근무"를 수행했고, 근무시간은 "22:00~익일 07:00"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주 평균 근무일수는 "6일", 노동시간은 "54시간"이었다. A씨가 상차 업무를 병행하며 하루 평균 237건의 물품을 배송했다는 점도 판정위 인정사실에 담겼다. A씨가 하루에 다룬 물품의 누적 중량은 평균 1185킬로그램(상차·배송 등 2회 작업 고려 시 2370킬로그램) 이상으로 추정됐다. 
판정위는 "A 씨가 발병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61시간 45분이고, 업무 부담 가중요인으로 야간근무가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상병 발생에 있어 업무적 부담 요인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시에 따라 뇌심혈관 질환 발병 전 12주 동안 평균 주 60시간 또는 4주 동안 평균 주 64시간을 넘게 일하면 업무와 질환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근무시간 측정 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에 대해서는 30%가 가산된다. 야간노동이 주간노동에 비해 더 큰 건강상 위험을 초래한다는 의학적 사실에 따른 것이다.
앞서 쿠팡에서는 새벽배송 택배기사였던 고(故) 정슬기 씨, 물류센터에서 교대제 근무를 했던 고 장덕준 씨의 죽음이 각각 지난해와 2021년에 과로산재로 인정됐다.
박홍배 의원은 쿠팡 야간 근무자의 연이은 과로사에 대해 "장기간 고정적인 고강도 야간노동이 만든 비극”이라며 "이런 현실을 계속 방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반성 위에서 야간 장시간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133
새벽배송 제한 요구에 국민의힘 ‘민주노총 때리기’ (매노, 강한님 기자, 2025.11.10 16:56)
장동혁 대표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민노총의 반민생연대”
국민의힘이 택배노동자들의 새벽배송 제한 요구를 두고 “잘못된 이념만 밀어붙이는 어설픈 좌파식 경제 실험과 민생과 동떨어진 정치가 지금 또다시 국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며 “민주당과 민노총의 반민생 카르텔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는 10일 오전 충북 청주 충북도당에서 열린 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민노총의 반민생연대가 국민의 일상을 멈추려 하고 있다”며 “민노총과 민주당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야간노동으로 생계를 잇는 기사와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택배노조·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택배사들,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는 9월26일 사회적대화 기구를 출범시킨 뒤 택배노동자 과로 문제를 논의하는 중이다. 사회적대화 기구에서 택배노조는 초심야시간(00~05시)의 배송을 제한하고 주당 근무시간을 60시간(야간은 46시간)으로 정하자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택배노조 요구에 대해 ‘이념 공세’와 ‘민주노총 때리기’로 대응하고 있다. 장 대표는 “‘민노총이 노동자의 삶을 제일 모른다’ ‘노동자의 생존은 고려 대상이 아니고 오직 조합원 이득만 중요하다’는 국민의 날선 반응만 보더라도 이들(민주노총)에게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권리가 아니다”라며 “그들만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5일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그분들(새벽배송 택배노동자들) 의견을 들어보니, 본인들이 새벽배송을 선택했다는 것”이라며 야간노동 규율을 골자로 한 기존 인권위 권고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주장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근로자를 위한, 그리고 근로자의 이익이 최대한 보장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겠다”며 “(권고안은)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답한 점도 논란이다. 이날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61개 인권·노동·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입장을 내고 “사실상 기존 권고 후퇴를 시사하는 발언”이라며 “기존 인권위 권고를 후퇴시키지 말고 안창호 위원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51110141042398
[기로에 선 새벽배송] 노동계가 띄우고 정치권까지 가세…안갯속 새벽배송 (아주경제, 조재형 기자, 2025-11-10 17:59)
28일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3차 회의…새벽배송 금지 관련 논의
민노총 "수면·건강권 보장"vs소상공인 "일자리 감소·소비자 불편"
국힘 "야간 노동자 실직 위기"vs민주 "노동현실 외면한 갈라치기"
‘새벽배송 금지’를 둘러싼 논쟁이 노동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 보장 요구와 새벽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소비자 편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10일 유통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정부와 노동계, 택배업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3차 회의를 열고 새벽배송 금지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나온 안은 향후 정부 정책이나 법, 제도 개편으로 이어진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새벽배송 제한을 두고 의견이 오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는 지난달 22일 1차 회의에서 0시~오전 5시까지 심야 배송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과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이에 각계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비자주권회의, 소상공인연합회, 쿠팡노조와 1만명의 택배기사가 소속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전세버스단체 등 10곳 이상의 단체가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소비자와 소상공인 단체는 “새벽배송 중단은 일자리와 소상공인 매출 감소는 물론 소비자 불편을 크게 가중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CPA가 택배기사 2405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새벽배송 중단에 반대했다.
학계에서는 새벽배송 제한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에 따르면 새벽배송과 주 7일 배송이 중단돼 택배 주문량이 40% 줄어들 경우 소상공인 매출은 18조3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8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새벽배송 금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야당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제한 주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과 민주당은 노동자 건강권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야간 노동으로 생계를 잇는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8일에는 국민의힘이 새벽배송 금지와 관련해 “노동자 보호가 아닌 국민 편익을 외면한 거대 정치집단의 오만과 폭주”라며 민주노총을 겨냥하자, 민주당은 노동 현실을 외면한 갈라치기라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정치권까지 번진 새벽배송 논의는 단순 근로시간 조정 문제를 넘어 국민 생활 전반과 유통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의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사회적 대화 기구 합의 결과에 따라 새벽배송뿐 아니라 당일배송·퀵커머스 등 전체 물류 서비스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28460.html
새벽 배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권태호 칼럼] (한겨레, 권태호 | 논설위원실장, 2025-11-10 18:23)
소비자가 원한다고, 자본이 원한다고, 그냥 놔두는 게 시장경제가 아니다.
보수 일각에서 마치 ‘호재’라도 만난 듯 ‘감히 새벽 배송을 금지하자고 하다니’라며 거칠게 달려든다. 여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결국 ‘돈’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고통을 내가 받아들여야 해결책이 나오기 시작한다. 느리고, 불편하고, 값비싼 사회를 향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주말 사이 논란은 한참 멀리 나아가, 이젠 ‘먹물 논란’까지 인다. 새벽 배송은 2015년 마켓컬리가 처음 도입한 이후, 쿠팡에서 크게 확산시켜 이젠 대한민국의 일상이 됐다. 지난달 22일,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에서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자정(0시)~오전 5시 새벽 배송 제한’을 제안하며 논쟁이 촉발됐다. 택배노조가 노동자 수면과 건강권 보장을 이야기하자, 업계·소비자단체 및 배송기사들까지 필수 서비스 불편과 일자리 축소 우려를 들며 반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예전에 경제부처를 출입할 때, ‘서비스업 선진화’가 보도자료로 나올 때가 많았다. 그런데 연수·특파원 등으로 미국에서 생활할 때 맨 먼저 느낀 건 ‘전세계에서 대한민국보다 서비스가 더 좋은 나라는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중고차가 말썽 부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100달러는 기본이고, 부품을 갈면 1천달러, 3천달러를 낸 적도 왕왕 있었다. 노임(직접 인건비)이다. 이젠 한국도 비슷하지만, 미국에선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수리하지 않고 새로 산다. 100달러 프린터 수리비가 ‘못 고쳐도 150달러’라는 식이다. 비싼 서비스가 만족스럽지도 않다. 미국에서 애프터서비스 전화를 걸면 미로 찾기 하듯 몇번이나 번호를 제대로 눌러야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 그러면 발음이 이상한 인도 콜센터 직원과 통화하게 된다. 그리고 또 1주일을 기다려야 서비스 직원 얼굴을 볼 수 있다.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새벽 배송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2010년 롯데마트에서 5천원짜리 ‘통큰 치킨’을 팔았다. 치킨 매장 업주들의 거센 반발로 1주일 만에 중단됐다. 그때 보수는 ‘소비자 선택권’에, 진보는 ‘자영업자 생존권’에 더 가치를 뒀다. 지금 새벽 배송 논란도 대체로 지형은 비슷하다. 그러나 그때에 비하면 진보 안에서도 입장이 나뉘고, 목소리도 더 작아 보인다. 정치적으론 진보가 다수가 되었다고도 하나, 경제 이슈에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오른쪽으로 이동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누군가는 새벽에도 일해야 한다. 군인, 경찰, 소방관, 의료인, 방송사 직원 등 무수히 많다. 그런데 새벽 배송도 이런 필수노동에 속하는지 한번 따져보자는 게 잘못인가. 소비자가 원한다고, 자본이 원한다고 그냥 놔두는 게 시장경제가 아니다. 그러려면 정부가 왜 필요한가. 자본뿐 아니라 시민들도 ‘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것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택배노조는 ‘새벽 배송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노동강도를 좀 낮춰보자’고 했다. 쿠팡의 경우, 새벽 배송 택배기사들이 한밤중에 물류센터와 배송 구역을 세번 왕복한다. 이 횟수를 좀 줄이자는 것이다. 그런데 보수 일각에서 마치 ‘호재’라도 만난 듯 ‘감히 새벽 배송을 금지하자고 하다니’라며 거칠게 달려든다. 여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새벽 배송 노동강도를 낮추려면 택배기사를 더 써야 한다. 회사 수익도 줄어들고, 개별 택배기사 수입도 줄어든다. 벌충하려면 택배비를 올려야 한다. 결국 ‘돈’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고통을 내가 받아들여야 해결책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세계 최고의 서비스에 우린 돈이 아닌 다른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소비자 택배 천국’은 ‘보행자 오토바이 지옥’과 연결된다. 우리 사회의 모든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1970년대 ‘새마을 노래’ 4절은 ‘일하면서 싸워서 새 조국을 만드세’인데, 5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린 ‘싸우듯이 일’하니, 그 ‘새 조국’이 이런 것인가. 느리고, 불편하고, 값비싼 사회를 향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새벽 배송은 이번 논란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137
쿠팡 안성 택배노동자 사망에 “노동부 나서야” (매노, 이용준 기자, 2025.11.10 18:44)
지난 8월 뇌졸증·심근경색으로 숨져 … 노조 역학조사·특별근로감독 요구
안성 소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위탁 대리점에서 일하던 50대 택배노동자 사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택배노조는 고용노동부에 전수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택배노조 경기지부는 10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노동부 평택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CLS 소속 택배노동자 사망을 두고 CLS와 노동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지난 8월12일 오후 CLS 안성캠프 소속 택배노동자 A씨는 분류작업과 상차 작업을 하다가 몸에 이상을 느껴 119에 직접 신고했다. 이후 평택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응급실에서 대기 중 사망했다. 사인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으로 확인됐다.
CLS 관계자는 “고인의 안타까운 사망에 대해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 소속 위탁배송업체에 확인한 결과, 이상증세를 느낀 고인이 119 신고해 병원으로 이동했으나 병원에서 심장 시술을 받기 위해 4시간 이상 대기 중 사망하신 것으로 확인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고인이 일하던 대리점은 연속 7일 노동이 일상이었고, 하루 노동시간이 12시간을 넘었다고 꼬집었다. 장시간 노동은 뇌·심혈관계 과로사의 전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지부는 이와 관련해 안성캠프 노동자의 근무시간 전수조사와 더불어 중대산업재해 수사와 고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분류작업 강요, 다회전배송, 배송마감시간 준수 강요 등이 사망사건의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CLS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1·2차 사회적 합의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LS는 지난 2021년 분류작업 제외, 주 60시간 초과 장시간노동 금지 등을 골자로 한 택배 노사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노조는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청에서는 쿠팡이 제공하는 단순 전산자료 확인 수준을 넘어 사망자에 대한 역학조사와 특별근로감독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쿠팡 택배노동자의 사망 소식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구지역에서 일하던 40대 쿠팡 택배노동자 B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새벽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달 5일 결국 숨졌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0912140004598
새벽배송 찬반 논란, 쿠팡은 왜 가만히 있을까? (한국일보, 박경담 기자, 2025.11.11 04:30)
8월 배송 기사 '매일 쉰다' 강조
야간 배송 제한 논란에는 잠잠
업계, 오후 9시 이후 배송 멈춰
섣불리 각 세우면 역풍 불 수도
주문 다음 날 이른 아침 상품을 받아보는 새벽 배송을 택배 기사 건강권 차원에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새벽 배송 대표 기업인 쿠팡이 회사의 본질을 건드리는 규제 움직임을 두고서도 대응을 자제하는 점이다. 불과 3개월 전 택배 쉬는 날(8월 14일) 이슈가 논란이 됐을 때 택배 기사 쉴 권리는 잘 보장하고 있다고 적극 대응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새벽 배송 제한은 10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만든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1차 회의에서 나왔다. 노동계, 택배업계, 시민단체가 참여한 이 기구에서 전국민주노동종합총연맹 산하 택배노조는 0시~오전 5시 심야 배송 금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택배노조는 해당 시간 택배를 멈추더라도 오전 5시 출근조가 나르면 새벽 배송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간 시간에 일하지 못하면 아침 도착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 택배노조 주장이 새벽 배송 금지와 같다는 반론도 맞선다. 여기에 쿠팡 직고용 기사 쿠팡친구, 위탁 기사(퀵플렉서) 등 배송 기사 단체들도 새벽 배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택배 쉬는 날 때와 비교해 조용한 쿠팡의 행보다. 택배 쉬는 날은 2021년 고용노동부, 택배업계가 택배 기사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로 정한 날이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회사는 8월 14일 전후로 배송을 멈춘다. 반면 쿠팡은 불참하고 있다.
올해도 택배 쉬는 날에 참여하지 않아 노동계로부터 비판을 받자 쿠팡은 빠르게 움직였다. 쿠팡은 물류과학기술학회가 조사한 6개 택배 회사 근무 여건 설문 조사를 인용하면서 쿠팡 배송 기사의 주 5일 이하 근무 비율이 62%로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또 매일 위탁 기사 중 30%는 휴무라고 밝혔다. 주간·야간조로 나뉜 쿠팡 배송 기사는 충분히 휴식하고 있어 택배 쉬는 날이 필요하지 않다는 반박이다.
택배 쉬는 날 땐 빠르게, 이번엔 조심
당시 쿠팡 입장에선 배송 기사 건강권이 돋보여도 손해 볼 게 적은 상황이었다. 주 6일제를 시행 중인 경쟁사와 비교해 주 5일 근무 비율이 높아서다. 쿠팡이 택배 쉬는 날 논란에 적극 움직인 배경이다.
하지만 심야 배송 논란은 새벽 배송으로 성장한 쿠팡에 불리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쿠팡 새벽 배송 기사가 숨져 산업 재해로 인정받고 2021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배송을 하지 않는 CJ 대한통운 등 주요 경쟁사를 고려하면 야간 노동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마냥 새벽 배송 업무를 하는 배송 기사가 적지 않은 면도 쿠팡의 목소리를 낮추는 요인이다. 택배노조가 10월 21일 발표한 '쿠팡 퀵플렉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689명 중 24.6%가 야간 배송을 하고 있었다. 아울러 야간 배송을 하는 퀵플렉서 중 97%는 '충분한 휴식 없이 연속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택배 쉬는 날과 달리 사회적 대화 기구는 민주당, 노동계 등 대화 상대가 있는 점도 쿠팡이 자세를 웅크리는 요인이다. 심야 배송 제한에 섣불리 각을 세웠다가 눈 밖에 날 수 있어서다. 실제 쿠팡은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미 관련 경험을 한 적도 있다. 쿠팡은 2024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색 조작 혐의로 부과한 과징금 1,400억 원에 대해 "로켓배송 등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반발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5개 상임위원회에 불려나가는 등 정치권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심야 배송 제한에 대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말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8496.html
의사들, 쿠팡 새벽배송 “고정 야간근무 적응 불가능…심혈관 질환 위험 높여”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1-11 05:00)
정부가 불안정 시장 덮어 두는건
자유를 빌미로 직무유기하는 것
야간노동 최소화 방안 모색할 때
고용안정·소득보장 함께 검토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0∼5시 배송 제한’을 제안한 이후 새벽 배송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크게 엇갈린다. 노동자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다른 곳에서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일자리 사정을 언급하며 ‘자발적 노동’을 강조하는 시선도 있다. 야간노동의 성격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연구해온 직업환경의학·예방의학 전문가들은 새벽 배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10일 한겨레와 인터뷰한 복수의 전문의들은 야간노동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이들이 더욱 주목하는 대목은 쿠팡 새벽 배송의 특수성이다. 쿠팡 새벽 배송은 야간(밤 9시∼다음날 아침 7시)만 일하는 고정근무자가 전담하며 1년마다 계약이 갱신된다. 이혜은 한림대 의대 교수(직업환경의학)는 “(인간의) 완벽한 야간근무 적응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보고가 많다. 야간 고정근무자도 낮에도 활동하기에 하루 주기 생체리듬은 결국 교란된다”고 말했다. 김진환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예방의학)도 “야간 고정근무보다 야간 교대근무가 조금이라도 (인체)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야간 고정근무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더) 높인다”고 강조했다. 
1년마다 계약을 맺으며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형태라는 점은 야간노동에 내재한 건강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다. 김 교수는 “고용이 불안하면 아프더라도 쉬지 못하는 상황이 구조적으로 만들어진다. 질병 조기 발견과 회복이 어려워 건강 악화가 누적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야간의 일자리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노동자들이 주로 채우게 되기 때문에 건강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간노동을 ‘노동자의 일할 자유’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야간노동은 비용을 절감하고 (배송) 속도를 극대화하려는 기업이 설계한 것”이라며 “(야간노동 규제 등) 정부의 개입이 일할 자유를 억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 만든 불안정한 구조를 그대로 두는 것이야말로 자유의 이름으로 (불안정한 노동) 시장을 방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야간노동을 최소화하되,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고 소득을 보장할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야간배송을 선호하는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봐야 한다”며 “야간노동을 제한할 때 고용 보장과 소득 보전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조건”이라고 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은 “완성차 업계에서 심야노동을 없애기 위해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부품공급 업체에도 심야노동이 사라지는 등 함께 영향을 끼쳤다”며 “배송기사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노동자들까지 야간노동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8498.html
아침 7시 배달 마치려면 ‘숨이 턱’…“쿠팡, 3회전 내몰고 단가 낮춰” (한겨레, 남지현 박태우 기자, 2025-11-11 05:00)
쿠팡 새벽 택배 기사들 고통 호소
캠프와 배송지 세차례 오가며
밤 9시부터 평균 250개 배달
프레시백 수거에 물품 분류까지
많게는 하루 100개…과로 악순환
“1200원 단가, 2년새 800원으로”
시간 못지키면 계약 해지 공포
유통·택배 업계 1위인 쿠팡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들이 고강도 노동, 낮은 단가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쿠팡 이용자가 크게 늘며 쿠팡 물류시스템에 걸린 과부하가 최말단에 있는 택배기사들에게 전가된 결과다. 특히 위험한건 동일한 강도로 일해도 과로사 위험이 큰 야간 택배 기사들이다. 지난해 5월과 7월에도 새벽배송을 하던 쿠팡 택배기사 두 명이 과로사로 숨지는 비극이 반복됐다.
참다 못한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대화기구’에서 ‘심야시간대(자정~새벽 5시) 배송 제한’을 꺼냈고 “소비자 불편·소상공인 피해”와 “택배기사 건강권”이 충돌하며 새벽배송 논란에 불이 붙었다. 한겨레가 10일 통화 한 쿠팡 택배기사들은 이 상황을 착잡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쿠팡 택배기사인 ㄱ(32)씨는 “사람이 죽으면서 일하지만 소비자가 편한 길과 사람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길을 놓고 논란이 있는 것 아니냐”며 “진짜 무서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4개월 전에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했지만, 한 달 만에 주간으로 옮겼다. ㄱ씨는 “일 끝나고 쉬는 날에는 계속 잠만 잤다. 예전에 하던 동호회도 할 수 없었고, 제 인생이 없다고 느껴졌다”고 했다.
ㄱ씨는 쿠팡에서 일하지만 쿠팡 노동자는 아니다. 쿠팡 배송은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맡고 있다. 쿠팡 택배기사들은 씨엘에스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쿠팡친구)와 노무제공자(특수고용노동자·퀵플렉서)로 나뉜다. 쿠팡·씨엘에스 소속인 정규직·계약직은 약 7천명으로 노동시간 등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ㄱ씨처럼 법 밖에 있는 노무제공자는 주간 1만명, 야간 1만명 등 모두 2만명 정도다. 이들은 각 지역의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주당 평균 60~70시간 이상 일해도 아무런 규제가 없다.
경기도에서 8개월째 새벽배송을 하는 ㄴ씨(45)는 ‘3회전’ 배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ㄴ씨는 “야간에 ‘3회전’을 돌면,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일하게 된다”며 “진짜 너무 힘들다. 계속 피곤해서 입병나고 난리가 난다”고 했다. ㄴ씨가 말하는 3회전은 배달할 물건이 있는 ‘캠프’와 배송지를 오가는 횟수를 말한다.
최근 몇년 사이 쿠팡의 물량이 급증하면서 상당수 쿠팡 새벽배송 기사들은 오후 9시(1차), 오전 0시(2차), 오전 3시(3차) 캠프에 들어가 물건을 직접 분류한 뒤 싣고 나오는 다회전 배송을 하고 있다. 마켓컬리, 씨제이(CJ)대한통운 등 여러 업체가 새벽배송을 하고 있지만, 야간에 ‘3회전 배송’을 하는 곳은 쿠팡 뿐이다. 쿠팡의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쿠팡 새벽배송 기사들은 하루 평균 250개 정도의 물품을 배달하지만, 씨제이대한통운은 4분의1 수준인 60개에 그친다.
물품 분류를 배달 기사들이 한다는 점도 문제다. 캠프엔 같은 배송지역을 담당하는 기사들 2~4명의 물량이 섞여 있어, 택배기사들이 각각 물품을 분류해 차에 실어야 한다. 이 작업이 보통 30분 정도 걸리고, 캠프와 배송지까지 오가는 데도 15~20분이 소요된다. ‘3회전’을 뛰는 기사들은 2시간 30분 가량을 허비하게 된다. 서울에서 3년째 새벽배송을 하고 있는 ㄷ(52)씨는 “캠프를 왔다갔다 하고 프레시백 회수하는 시간만 빼도 야간노동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새벽배송은 아침 7시까지 배송 마감이 걸려 있어 택배기사들은 조급한 마음에 걸어다닐 틈이 없다. 배송 시간을 반복해서 못 지키면 영업점 계약이 해지되거나 배송지역을 회수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프레시백 수거’ 서비스도 택배 기사들을 옥죄고 있다. 쿠팡은 이전에 배송한 신선 제품을 담았던 다회용 박스를 기사들에게 수거하도록 한다. 회수 물량은 많게는 하루 100여개 정도에 이른다. 씨엘에스는 회수율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사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 이런 회수 업무도 쿠팡만 하고 있다.
쿠팡 배달기사들은 다회전 배송과 분류, 프레시백 수거 등으로 실제 배송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면서 노동 강도는 높아졌는데, 배송 단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어 불만이 크다. 부산에서 새벽 배송을 하는 ㄹ씨는 “2023년엔 1200원이던 단가가 올해는 아파트 800원, 지번(빌라 등) 87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쿠팡 배송기사 노동실태 결과를 보면, 아파트 배송 건당 수수료 중위값은 주간이 655원, 야간은 850원이고, 일반 지번은 주간이 730원, 야간이 940원이다. 다른 업체들의 새벽 배송 단가는 건당 평균 약 2천원이다.
기사들 입장에선 기존 수입을 유지하려면 더 많이 배송할 수밖에 없다. 택배기사들이 건강이 악화되는데도 새벽배송을 선택하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경남 배달기사 ㄱ씨는 “돈이 된다고 하니까 군대 다시 왔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배달기사 ㄴ씨도 “아파트가 없는 100% 지번이라 배송이 힘들지만, 단가가 1100원으로 높은 편이라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접촉한 새벽 배송 기사들은 월 500만원에서 많게는 700만원을 버는 사람도 있지만, 세금·보험료와 자동차 할부금, 유류비 등 각종 고정비로 월 150만~200만원이 나가고 있어 실수령액은 300만~500만원 정도 된다.
제 발로 쿠팡 택배를 시작한 이들도 ‘구조적 과로’ 상태로 내몰리는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택배기사 한남기씨는 “매일 2~3회 배송지와 캠프를 오가는 다회전배송과 회수 업무만 없어져도 노동 강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적정 단가도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요구를 대리점을 통해 전달해본 적도 있지만 쿠팡은 요지부동이었다. 한씨는 “쿠팡 본사는 씨엘에스에 위탁했으니 우리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하고, 씨엘에스는 쿠팡에서 받았으니 다 처리해야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런 목소리에도 현재 새벽 배송의 당사자인 쿠팡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새벽배송 논의가 소비자 편익과 배달기사의 건강권 대립 구도로 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작 노동조건을 총괄하는 쿠팡이 책임있는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새벽배송 논란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택배 사회적대화기구 회의’에선 새벽배송 시간 제한에 대해 “수용불가”를 밝힌 상태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26633
[단독]새벽 '다회전 배송' 쿠팡기사 사망 "죽음의 배송" (제주CBS 고상현 제주CBS 이창준 기자, 2025-11-11 14:26)
졸음운전 추정 사고로 사망…동료 기사들 "새벽배송 기사 몸 갈리게 일해"
올해 2월 제주에서도 쿠팡 새벽배송이 시작된 가운데 10개월 만에 30대 배송기사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캠프와 배송지를 오가는 '다회전' 배송을 하다 졸음운전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동료기사는 "기사를 연료로 갈아 넣는 죽음의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는다.
새벽시간 '다회전' 배송하다 사고로 사망
1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3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 16분쯤 제주시 오라2동 사거리에서 1톤 탑차를 몰다 통신주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차량 앞부분이 완전히 부서졌다. A씨가 운전석에 끼어 소방구조대는 유압장비를 이용해 구조해야 했다.
크게 다친 A씨는 도내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고 발생 12시간여 만인 오후 3시 10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 원인은 복부 파열로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음주상태도 아니었고, 새벽시간 배송 일을 했기 때문에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제주시 쿠팡 1캠프에서 '야간조'로 아라동지역 새벽배송을 담당했다. A씨는 쿠팡에서 일하지만 쿠팡 노동자는 아니다. 쿠팡 배송은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맡고 있다. CLS가 직접 고용한 배송기사도 있지만 A씨는 CLS와 계약한 대리점 소속 기사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쿠팡 1캠프(물류창고)에 들어가 물건을 직접 분류한 뒤 싣고 나오는 다회전 배송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동료 기사들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고 시간대를 보면 새벽 2시쯤이다. 그때가 1회차 배송을 마치고 캠프로 돌아가서 다시 물건을 싣는 시간"이라고 했다.
실제로 사고가 난 사거리에서 쿠팡 1캠프까지 1.6㎞로, 차로는 3분 거리다. 야간 배송기사는 보통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일하는데 다회전 배송에다 신선신품 배송(로켓프레시), 프레시 백(신선제품 담은 다회용박스) 수거 등 업무로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기사들은 토로한다.
제주 쿠팡 배송기사 A씨는 "하루에 배송해야 하는 택배만 평균적으로 300개가 넘는다. 직접 물건을 분류해서 실어야 하고 또 당일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는다. 프레시 백까지 다시 찾아와야 해서 배송기사를 연료로 갈아 넣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 "사회적 타살, 더는 방관 말아야"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특성상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근무는 이미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쿠팡은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 사건에도 책임을 개인 건강 문제로 돌리며 근본적인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제주 쿠팡 노동자의 죽음 또한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과로와 구조적 위험이 만든 사회적 타살이다. 정부와 고용노동부, 제주도 역시 죽음을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기업의 이윤보다 우선돼야 한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더는 빠른 배송 명목으로 노동자 목숨이 희생되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 또 다른 노동자가 희생되기 전에 죽음의 구조를 멈춰라. 모든 노동자에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택배노조는 △쿠팡 측의 사망사건 경위 즉각 공개와 책임 있는 조치 △새벽배송 노동자 근무실태 등 전면적인 산업재해 조사 실시 △특별근로감독 즉시 시행 등을 요구했다.
쿠팡 새벽배송 기사들이 과로 등의 이유로 연이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지난해 5월 쿠팡 새벽배송 기사로 일하던 고 정슬기 씨가 주 73시간 넘게 야간근무를 하다 과로로 숨져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50대 기사가 주 60시간 넘게 새벽배송 일을 하다 사망하기도 했다.
급기야 최근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새벽배송 제한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노동자 건강권 보호에 맞서 소비자 생활 편의를 해치는 과도한 규제 등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https://vop.co.kr/A00001682646.html
택배노조 위원장 “새벽배송 제한, 돌 맞을 각오로 말한 것…누군가는 했어야“ (민중의소리, 남소연 기자, 2025-11-11 15:52:26)
[새벽배송 찬반 논쟁이 빠트린 진실 3] “매년 택배노동자들 목숨 잃지만, 자각 못 하는 사회…‘쿠팡은 혁신기업’ 논리에 다 묻혀”
“돌 맞을 예상 했습니다. 돌 맞을 각오로 하는 겁니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0~5시 새벽배송을 제한하자는 제안으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김광석 위원장이 지난 7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쿠팡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쓰러지고 심지어는 세상을 떠나기도 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무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혁신기업’이라는 논리에 다 묻히기 때문”이라며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매년 (택배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누군가는 제기해야 할 문제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지만, 종사자를 보호해야 할 사회적 책무도 있지 않나. 그 사회적 책무는 어디 있는가”라며 “적어도 이 사회적대화기구를 통해서 (과로사가 잇따르는) 현실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저희에게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 위원장은 “누군가는 돌을 던져야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어나고, 여론도 형성될 수 있지 않겠나”라며 “당장 가시적으로 바꾸지 못한다고 해도, 이 문제는 다 같이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로 끌고 가야 한다. 사회적 합의로 관철하지 못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중장기적으로는, 다 함께 바꿔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가슴 한편에 여전히 뗄 수 없는 근조 리본이 달린 이유다.
“노동 시간만 일부 줄이면 과로사 예방될까
노동 강도와 연속적 야간 노동에 대한 제한 있어야”
택배노조는 지난달 22일 ‘속도보다 생명, 택배 사회적대화기구(사회적대화기구)’ 첫 회의에서 과로사 방지 대책으로 0~5시 새벽배송을 제한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새벽배송 문제의 핵심인 쿠팡의 경우, 택배노동자들이 캠프와 배송지를 여러 차례 오가는 다회전 배송을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담당하는 야간 택배노동자들은 주로 밤 8시 30분, 밤 12시 30분, 새벽 3시 30분 캠프에 들어가 물품을 직접 분류한 뒤 배송하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이중 밤 12시 30분과 새벽 3시 30분께 이뤄지는 2회차 배송을 새벽 5시 이후에 하도록 변경하자는 것이 택배노조 제안의 골자다.
이와 더불어 2021년 사회적 합의에 쿠팡도 동참해, 분류작업이나 쿠팡의 프레시백 회수와 같은 배송 외 업무를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지 않고 신선 식품 등 긴급히 받아야 하는 품목을 선별해서 새벽배송을 하면 소비자의 불편도 크게 없을 것이라는 게 택배노조의 입장이다. 새벽배송 시간을 제한하더라도 주·야 배송을 오전 5시 출근조와 오후 3시 출근조로 변경하기 때문에 일자리나 물량 감소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택배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면서도 소비자의 불편은 최소화할 방안을 복합적으로 고민했던 택배노조의 제안이 마치 ‘새벽배송 전면 제한’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사회적대화의 본래 취지인 과로사 방지 대책이 아닌 새벽배송 찬반 논쟁만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선 택배노조가 이러한 제안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노총이 제시한 안처럼 주 5일제를 보장하고, 산재 판정 기준이기도 한 야간 할증 30%를 적용해 총 노동 시간을 46시간 정도로 제한하면 과로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해소가 안 되는 지점이 있었다. 연속적 야간 노동에 대한 제한이 없으면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택배라는 업종은 고강도 직종이다. 하루에 수만 보를 걷거나 뛰어야 하고, 밥 먹을 시간도 없고, 화장실 가는 일도 불편하니 물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쿠팡의 시스템은 주간은 밤 8시, 야간은 오전 7시로 배송 종료 시간이라는 것을 두고 있다. 그걸 완료하지 못하면 클렌징이 되는 것이고, 그 압박감이 엄청난 것”이라며 “총 노동 시간만 줄인다고 해서 어떤 식으로 (이런 시스템을) 규제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들어 여러 가지 복합적인 고민을 하다가 제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실태조사를 하면 분류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이 주간과 야간 각각 2.5시간이고, 프레시백을 정리하고 반납하는 시간도 0.96시간이다. 그러면 주·야 각각 3.5시간 정도 배송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인데, 회사가 비용을 투입해 인력을 채용하고 택배기사 고유의 업무가 아닌 부차적인 업무들은 다른 인력이 담당하게 하면 되는 문제”라며 “이 시간을 덜어내고 오전 5시 출근, 오후 3시 출근제로 바꾸면 총 노동 시간도 감소하고, 연속적인 심야 노동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분류작업이나 다회전 배송이 일정 부분 해소가 되면 노동 강도도 줄어든다. 그러면 쿠팡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 5일제를 하고, 총 노동 시간을 줄이자는 게 제일 쉬운 방안이다. 쿠팡 입장에서도 이걸 받는 건 제일 쉬울 것”이라며 “현재의 (새벽배송)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택배노동자들의 물량이 줄든 수익이 감소하든 신경 쓰지 않고 추가 인력을 고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방안은) 여전히 노동 강도나 연속적인 야간 노동에 대한 문제는 해소될 수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노조 의견에 반대만 하는 택배업계
합리적 안 내놓고 논의해야”
사회적대화기구의 전체회의는 지금까지 2차례 진행됐다. 택배노조의 제안이 한 경제지의 보도로 알려진 뒤 노조를 비방하는 보도들이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택배업계는 노조 제안에 반대한다는 의견만 내놓을 뿐 과로사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새벽배송 규제 필요성을 앞장서 제기한 노동조합에 비난의 화살을 날리던 대부분의 언론은 택배업계는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은 외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도 이 대목이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 다음 순서는 회사가 대안을 제시하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직까지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이 사업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얘기만 한다. 과로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야 하는데, 그런 방안은 낼 생각이 없고 언론 플레이만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속도보다 생명 사회적대화기구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논의 기구”라며 “그러면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얘기해야 하는 것이지, 소비자 편익을 우선시하거나 산업적 측면에서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논의가 중심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경비업이나 병원, 경찰·소방 공무원들과도 비교하지만, 이러한 업종은 야간에 필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업종이다. 그런데 택배는 꼭 밤에 받아야만 되는 것인가. 만약 꼭 필요하다면 오전 5시부터 하자고 제안한 것이고, 택배와 같이 고강도 노동을 하는 직종에서 연속적 야간 노동을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하는 문제”라며 “사회적대화기구라는 것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숙의를 거쳐 합의하는 것이다. 택배 산업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안을 제시해 주면 논의하면 된다. 그런데 아직 합의의 첫 단계도 안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벽배송, 택배노동자들이 원한다?
“수수료 높아지면 장시간 노동할 이유 사라질 것,
택배노조 요구는 수익 감소 없는 노동시간 감축”
새벽배송 규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야간 택배노동자들도 새벽배송을 선호한다는 논리를 편다. 주간보다 새벽배송이 수수료가 더 높고 배송하기에도 편리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나는 새벽배송을 하고 싶은데 왜 못 하게 하느냐는 주장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수수료 단가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 합리적인 수수료를 준다고 해도, 주간배송을 하지 않고 새벽배송을 할까. 상당수는 주간배송을 한다고 할 것”이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건 수익 감소 없는 노동시간 감축이다. 적정한 임금을 줘서 수익을 보장하고, 그 속에서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새벽배송 금지만 부각돼 있으니 이러한 얘기들은 묻혀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저단가에 내몰려 있다. 건당 500~600원 받으니까 500개를 해야 한다는 사람이 생긴다. 수수료가 1~2천원이라면 100~200개만 배송해도 먹고 살 것이고, 그러면 장시간 노동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수수료는 매년 낮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1천원대였는데 지금 주간은 500원대, 야간은 그나마 800~900원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게 합리적인 구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송관철 연구위원의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퀵플렉스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1.1시간 연속 노동으로 일 평균 388건 배송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 택배노동자들은 계약조건 등 대리점의 요구나 대리점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사실상 강제적으로 충분한 휴식 없이 연속으로 야간 근무를 이어오고 있으며, 응답자 중 야간 택배노동자 65.3%는 수입이 일정 정도 보장된다면 심야시간을 피해 근무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퀵플렉스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은 배송 물품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소했는데, 배송 수수료 단가 하락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택배노동자로 일했던 김 위원장은 지금의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과거의 삶을 그대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사회적 합의 전 택배노동자들이 과도한 분류작업까지 도맡으면서 과로에 시달리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오전 7시에 눈 비비고 나가 쫄쫄 굶고 오후 1, 2시까지 분류작업을 하거나, 명절 때는 물량이 많아 첫 배달을 4시에 나갈 때가 있었다. 그러면 밤 11시 넘어서까지 배송해도 다 마치지 못해서 대리점 소장으로부터 ‘너 잘릴래’라는 얘기를 들었던 시절이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그러다 노동조합이 생겼고, 2021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분류작업에서 해방되면서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가 획기적으로 줄었다. 그런데 현재 쿠팡의 시스템은 노동조합 만들기 전, 분류작업에서 해방되기 전까지의 삶을 살게 만드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대화기구에서 이런 얘기도 했다. 제일 간단한 건 정당한 대가를 주는 것이라고. 그래서 150개, 200개만 (배송)해도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그게 제일 간편하게 해결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쿠팡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쿠팡 택배노동자를 보면 한 달에 1만 개씩 배송하는 분들이 계신다. 이렇게 자기 몸을 갈아 넣고 있지만, 당장 (위험하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로사) 위험이 있는 걸 알면서도 본인이 선택했으니 그냥 내버려둔다는 건 올바른 사회도, 올바른 정치의 기능도, 올바른 정부의 역할도 아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일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
함께 마음 아파해 주셨으면”
또 다른 주장은 소비자들의 피해다. 김 위원장은 “2024년도에 노조에서 소비자 인식 조사를 했다. 새벽배송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는 비율이 60% 정도 나왔다”라며 “1년이 지나며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필요한 물품에 한정해서 새벽배송을 하자는 게 우리의 취지다. 그런데 모든 물품이 꼭 당일에 필요한 건 아니지 않을까. 쿠팡은 이미 새벽에 물량을 다 처리하지 못해 주간으로도 상당수 많은 물량이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대화에 참여한 소비자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님은 명절을 예로 들면서, 각 플랫폼에 배송 스케줄을 미리 공지하면 소비자들이 그 스케줄에 맞춰 소비 계획을 짤 수 있지 않겠냐고 얘기하더라”라며 “그런데 쿠팡은 오늘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아침에 온다, 오늘 오후 늦게 주문해도 내일 새벽에 온다는 스케줄을 플랫폼에서 짠 게 아닌가. 그걸 좀 변화시켜서 오전 5~7시에 받아야 하는 물품이 있다면 상당수의 소비자는 회사가 제공하는 스케줄에 맞춰서 구매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시도조차 안 해보고, 새벽배송이 없어지면 2천만 명의 고객이 피해를 입는다는 논리만 얘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시민을 향해서도 “새벽배송을 완전히 없애는 것처럼 이야기가 들려서 많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으로 초심야 시간대 배송을 제한하고 오전 5시부터 배송하자는 취지”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의 목숨으로 만들어진 편리를 좋아하시는 않으실 것 같다. 누군가의 아빠이거나, 누군가의 자녀인 사람들이 일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마음 아파해 주시면 좋겠다”라며 “택배노동자들은 소비자에게 언제나 행복 배달부이고 싶은데, 행복 배달부가 되려면 건강하게 일하는 일터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꼭 얘기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다음 사회적대화 전체회의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연내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논의 과정에서 택배노조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세 가지다.
김 위원장은 “과로의 직접적 요인인 장시간 노동은 반드시 개선돼야 하며, 연속적인 야간 노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세 번째는 과로를 가중시키는 고강도 노동의 요인인 분류작업과 다회전 배송, 배송 마감시간 제도, 프레시백 회수 등에 대해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택배노조가 제안한) 초심야시간 배송 제한이 아니더라도 이런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고, 과로를 줄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면 그 방향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노동조합이라고 욕먹는 일을 하고 싶겠나”라며 “하지만 분류작업을 개선하라고 외친 지 5, 6년 만에 해방됐듯이 연속적으로 하는 심야배송 문제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해결해야 되는 문제다. 그때까지 택배노조는 모든 택배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속도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택배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택배노동자와 시민들이 함께 택배노동자의 안전한 노동환경을 촉구하는 선언 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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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 소비자 볼모? 시작부터 꼬인 ‘새벽배송 금지’ 논란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2025.11.11 15:03)
‘소비자 대 노동자’ 프레임으로 시작된 ‘새벽배송’ 보도
‘민주노총의 무리수’ 강조 탓에 노동자 건강권 뒤로 밀려
쿠팡에서 반복되는 산재 사고 “이젠 쿠팡이 나서야할 때”
택배 ‘새벽배송 금지’ 논란은 지난달 28일, 한국경제 <[단독] “쿠팡 새벽배송 없어지면 어쩌나”… 2000만 소비자 볼모 잡혔다> 기사로 시작됐다. 심야 노동자의 과로 문제보다는 ‘노조가 무리한 주장을 한다’는 걸 강조하는 데 새벽배송이 수단으로 쓰였다. 한국경제는 이날 <[단독] “새벽배송 금지하라”…도 넘은 민주노총>, <[단독] 새벽배송 이젠 일상인데…납품 농가 타격, 워킹맘은 ‘발동동’> 등의 기사를 연이어 냈다.
한국경제뿐이 아니다. 매일경제는 지난달 29일 <민주노총 압박에 흔들리는 ‘새벽배송’>, <택배노조의 무리수···“심야배송 중단하라”> 등의 기사를 냈다. 서울경제는 <“2000만명이 쓰는데 어떻게 살라고”…‘새벽배송’ 내년에는 사라진다고?> 기사를 냈다. 중앙일보도 지난 7일 <택배기사·소비자 모두 원하는데…민노총 ‘새벽배송’ 태클> 기사를 지면에 냈다. 지면과 온라인 모두 ‘민노총’이 강조됐다. 
지난달 22일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회의에서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의 초심야시간대 배송을 제한하고 오전 5시에 출근하는 근무조가 새벽배송 물품을 배송하는 안을 제시했다. 건강권 보호를 위해 심야 배송 횟수를 조정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이것이 ‘새벽배송 전면금지’ 주장처럼 보도돼 각종 커뮤니티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조롱이 쏟아졌다.
‘사회적 대화 기구’는 주요 택배사와 노조, 당국이 참여하는 대화 기구로 의사결정 기구가 아니다. 여러 의견을 내놓자고 만든 자리인데 당장 새벽배송이 금지되는 것처럼 보도가 나왔다. <“애 어떻게 키우라고”… 민노총 “새벽배송 중단” 제안에 ‘부글부글’>(머니투데이), <새벽배송 금지에 유통망 ‘경고등’… 물류대란 현실로>(이뉴스투데이) 등이다.
민주노총은 “보수언론의 왜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성명에서 민주노총은 “(노조의 제안은) 시민의 편의를 유지하면서도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자는 합리적 방안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배송 중단’이 아니라, 죽음을 멈추자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라며 “국제 기준으로도 금지된 ‘연속 고정 야간노동’은 중단돼야 한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저녁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주 5~6일 연속 고정야간노동”이라고 했다.
‘소비자 대 노조’로 짜인 프레임 탓에 심야 노동자의 과로 문제는 쟁점에서 밀렸다. 한국경제는 지난달 30일 <택배기사도 소비자도 원치 않는데…새벽 배송 금지하라는 민노총> 사설에서 “야간 근로가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이분법도 공감하기 어렵다. 도로가 뚫린 밤에 배달을 끝내면 더 많은 휴식시간 확보로 노동자 건강에 기여하는 측면이 공존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택배 기사들은 물량에 대한 압박과 마감 시간 때문에 휴식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는데 이러한 현장 상황은 무시됐다.
새벽배송 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알물질로 규정했다.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는 교대 없이 야간노동을 고정적으로 해 국제적으로 봐도 노동 강도가 매우 심한 편에 속한다. 쿠팡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다수의 택배 노동자들은 주 52시간 이상 노동 금지 등 근로기준법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이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야간작업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교대근무보다 고정 야간이 낫다, 사람은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며 “한국의 제조업·운수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정 야간근무자의 심혈관 사망률이 주간 근무자의 약 2배에 이른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는 ‘야간노동은 몸이 적응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복되지 못한 생체리듬의 파괴가 누적되는 과정임을 뜻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야간노동은 단순히 ‘피곤한 시간대에 일한다’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뇌와 호르몬, 체온과 혈압, 면역 시스템은 낮과 밤을 기준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며 “그 리듬을 장기간 거스르면, 수면 부족을 넘어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우울증, 심지어 암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수십 년간의 역학조사에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쿠팡에서 택배 기사가 과로로 사망하는 일은 반복된다. 지난해 5월 쿠팡CLS(쿠팡의 배송 자회사) 직원의 배송 압박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한 뒤 사망한 고 정슬기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씨는 밤 8시30분 출근, 다음 날 오전 7시 퇴근의 야간노동을 주 6일 반복했다. 시사IN은 지난 1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쿠팡의 한 해 평균 재해율은 6.70%로 전체 모든 직종 평균 재해율의 10.6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산재를 당한 다수의 쿠팡 노동자들이 산재보험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쿠팡 노동의 위험 정도는 더 올라간다.
처음부터 이 논란이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어땠을까. 교대근무제 등의 구체적 대안들이 쟁점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소비자와 노동자 혹은 노노 갈등 식으로 프레임이 협소하게 짜여진 것이 문제”라며 “소비자의 권리가 노동자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대원칙은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반복되는 과로사를 막기 위해 ‘새벽배송’이란 주제가 나왔다는 것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는 쿠팡도 참여하고 있다. 쿠팡 노동자의 과로 문제 때문에 불거진 논란인데 정작 쿠팡은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승윤 교수는 “쿠팡이 나서야 할 때다. 언론도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업종에 이렇게 많은 산재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건 분명히 잘못된 게 있다는 것이다. 이를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가진 쿠팡이 인지해야 업계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쿠팡이 적극적으로 과로사 대책 논의에 가담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28633.html
[아침햇발] 알고리즘에 갇힌 위험한 노동, 새벽배송 (한겨레, 황보연| 논설위원, 2025-11-11 16:40)
눈이나 비가 오면 교통사고 위험이 더 커진다. 하지만 플랫폼 배달노동자들은 궂은 날을 ‘돈을 벌기 좋은 성수기’로 인식한다. 장마철 등에 30% 이상 붙는 기상 할증 인센티브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노동자일수록 더 그렇다. 알고리즘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배달 단가는 위험을 키운다. 배달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가 다르게 배정되고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단가 책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알고리즘은 배달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지만 그로 인한 위험은 노동자의 몫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승섭·이가린 연구팀이 2023년 배달 플랫폼 노동자 17명을 심층 인터뷰해 분석한 결과다. 플랫폼 배달노동은 원하는 시간에 휴대폰 앱을 켜서 업무를 시작하고 그만하고 싶을 때 끄면 된다. 얼핏 보면 매력적일 것 같은 일자리는 사실상 ‘쉼 없는’ 노동이 되기 일쑤다. 밥을 먹으면서도 휴대폰을 켜놓고 배차 상황을 확인하고, 마치 주가 등락을 보듯 쉬지 않고 앱 화면에 몰입한다. ‘피크타임’에 경쟁이 붙으면 심리적 압박에 몰리고 그만큼 과속과 신호 위반 등 위험한 운행이 많아진다. 노동자들은 위험을 피하는 대신 감수한다.
연일 새벽배송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그런데 야간노동 그 자체로만 논점을 좁혀선 안 된다.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는 고몰입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을 얼마나 위협하는지가 핵심이다. 
새벽배송은 알고리즘이 만든 유통의 혁신으로 불려왔다. 물류센터→집하지→배송지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들의 동선은 물론이고 기계·로봇의 업무 배분까지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설계한다.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서도 전날 밤 주문한 물건을 아침이 오기 전에 배송하기 위함이었다. 소비자가 잠든 사이에 행해지는 새벽배송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건설 현장이나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추락·끼임사를 보면서 갖는 긴장감도 없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알기 어렵다.
알고리즘의 ‘보이지 않는’ 통제는 업무 강도를 끌어올린다. 택배기사의 자발적 선택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사실상 물량 조절이 자유롭지 않고 일감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불안에 무리한 노동도 감내하게 만드는 탓이다.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가린(환경보건학 박사과정)의 ‘새벽배송 노동자 1021명 실태조사’(2024년 10월)를 보면, 83.8%가 앱 등에 의해 업무 속도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최소한의 성과 또는 별점을 유지하지 않으면 일감이 자동 취소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75.4%가 그렇다고 했다. 
밤샘근무는 집중력 저하와 반사 신경 감퇴 등으로 사고 위험을 높인다. 앞서 실태조사에서 942명을 추려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한달간 6.1%가 교통사고를 겪었고 34.1%에게는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거나, 자고 일어나도 피곤한 수면장애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만성 피로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홀로 깜깜한 도로를 운전해서 다니다 보니 고립감이 커지고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물론 다른 직종에도 밤샘근무가 있다. 그런데 새벽배송은 그중에서도 유독 위험한 노동이 됐다. 새벽배송 노동자의 수면장애는 전체 야간노동자(근로환경조사)에 견줘서도 2.6~3.1배 높았고 우울증도 2.8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를 분석한 연구팀은 고정 야간근무가 많고 최소한의 노동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이를테면 간호사의 경우 야간 교대근무를 하고 대체휴가를 쓸 수도 있지만 새벽배송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정급여를 받는 이들보다 건별 수수료를 받는 경우 수면의 질은 더 나빴다. 쿠팡의 경우, 택배기사들은 물류 자회사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와 특수고용직으로 나뉜다.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고용직은 주당 평균 60~70시간 일해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가뜩이나 건강에 좋지 않은 야간노동이 고강도 업무 강도와 맞물려 과로사 위험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쿠팡 새벽배송을 하다가 쓰러진 정슬기씨는 숨지기 전 12주간 주당 평균 73시간21분을 일했다.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한 것으로 판단하는 정부 고시 기준을 훨씬 웃도는 강도였다. 그는 회사의 배송 압박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했다. 업무 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하게 하는 생전 카카오톡 대화였다. 특정 기업에서 반복되고 있는 과로사를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 새벽배송이 금지되면 워킹맘의 기저귀 배송은 어떡하냐는 걱정을 같이 해주기엔 상황이 다급하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016150003418
[기고] 새벽 배송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한국일보,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2025.11.12 04:30)  
민주노총의 정책 제안이 매우 활발하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 장관으로 발탁된 영향일 것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는 법안에도 "오랜 숙원이 이뤄졌다"며 환호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정부 주도의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새벽배송(0~5시) 전면 금지를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주 7일 배송'과 '새벽배송'은 단순한 물류가 아니라 생활 인프라다. 새벽배송이 중단되면 소비자 불편은 불가피하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신선식품이나 생활용품 로켓배송 이용자는 약 1,800만 명에 달한다. 영세 자영업자도 식재료를 새벽배송으로 공수하고, 도서·산간지역 주민도 이를 이용한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택배기사의 건강권을 내세운다. 택배기사들이 새벽배송의 암묵적 피해자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렇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사용자)'이 그들의 팔을 비틀어 새벽배송으로 내몰았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의 조사(2025년 7월)에 따르면 "심야 배송 기사 상당수가 교통 혼잡이 적고, 상대적으로 수입이 높으며, 낮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벽배송을 선호한다. 자발적 선택이며 합리적 보상에 따른 결과다. 언제 일하고 얼마를 받을지는 근로자와 사업자 간의 합의이지 노조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주요 당사자인 새벽배송 기사·소비자·판매자는 빠져 있다.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 건강권 보호라는 명분도 상투적이다. 근로시간 유연화, 충분한 휴식, 주당 총근로시간 관리 등이 현실적 대안이다. 근로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것은 계약 자유를 통제하겠다는 뜻으로, 민주노총 스스로 '근로 규제기관'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제도와 관행은 시장의 빈틈을 메우는 방향으로 서서히 진화한다. 새벽배송도 그래왔다. 한국 유통·물류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혁신 인프라이자, 소비자 후생을 실질적으로 높인 시장의 성취다. 새벽배송은 맞벌이 부부, 워킹맘, 자영업자 등 시간 제약이 큰 소비자들에게 사실상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이를 노조의 시각으로 제한한다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는 '동질적 집단'일 수 없다. 각자 상이한 삶의 조건 속에서 '기회와 유인'을 비교하면서 여가와 소득을 선택한다. "모든 사람이 심야근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법제화하면 이는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강요하는 것이다. 도시의 경제활동은 24시간 돌아간다. 24시간 편의점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자율의 영역을 정치적 명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시장 기능을 마비시킬 뿐이다. 그리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11110055939171
'새벽배송 논란'에 해외법제 살폈더니…"야간노동은 예외적 상황"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5.11.12. 05:57:33)
'노동시간 상한 설정'에서 '원칙적 금지'까지…해외 야간노동 규제와 한국의 나아갈 길
새벽배송 논쟁은 한국사회에 야간노동의 위험성을 환기했다. 공개적으로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밝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야간근무하는 분들이 생체리듬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못했다.
야간노동과 관련 새벽에 일하는 사람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약 10% 높다는 상관관계를 담은 연구, 10년 이상 고정 야간근무 여성의 유방암 발병확률이 40~56% 높다는 연구 등이 전문가들에 의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야간노동 규제는 근로기준법상 가산수당 지급과 임산부·청소년 야간노동 금지, 산업안전보건법상 특수건강진단 실시 수준이다. 이 수준의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에는 미국과 일본 정도다.
야간노동을 당연하게 여기는 토양에서 새벽배송은 물론 각종 24시간 서비스가 자라났다. 이 점이 다시 야간노동에 따른 건강 위험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야간노동의 위험성을 먼저 인식하고 이를 예외적 상황으로 설정해 규제를 시행해 온 해외 각국의 야간노동 법제를 살폈다.
EU 기준은 노동시간 상한 설정, 주간근무 전환권 등 부여
국제기준에 비춰볼 때 야간노동 규제의 최소 기준은 노동시간 상한 설정과 주간근무 전환권 보장 등 보호조치 마련이다.
'EU(유럽연합) 노동시간 지침'은 "자정부터 오전 5시를 포함한 연속 7시간 이상 노동"을 야간노동시간으로 규정하고, 해당 시간대에 "하루 3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야간노동자로 정의한다. 야간노동자에 대해 EU 회원국은 "정상 근무시간이 24시간 동안 평균 8시간을 초과하지" 않게 해야 한다. "특별한 위험, 신체적·정신적 부담 수반 작업"을 하는 경우 하루 8시간 야간노동 초과 금지는 평균이 아닌 절대 기준이다. 야간노동자에 대해 무상 건강검진권, 건강상 이유 발생 시 주간근무 전환권 보장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도 담겨있다.
이 지침은 27개 회원국에 제시된 최소 기준으로 각국이 입법 조치를 해야 실효성이 갖는다. 2023년 작성된 유럽위원회의 '노동시간 지침 이행 보고서'를 보면, 회원국 대부분이 지침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ILO(국제노동기구) 171호 야간노동 협약상 야간노동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를 포함해 7시간 연속적으로 수행되는 모든 작업"을 뜻한다. 야간노동자는 "상당시간 야간노동을 해야 하는 업무에 고용된 사람"이다. 비준국은 'EU 노동시간 지침'에 담긴 주간근무 전환권, 무상 건강검진권 외에 응급처치 시설 및 이송체계 마련, 임신·출산 전후 여성 노동자 보호, 적절한 사회서비스 제공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나아가 'ILO 야간근무 권고안'에는 야간노동 초과근무를 금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8시간 노동상한 설정과 비슷한 내용인 셈이다.
현재 ILO 171호 협약을 비준한 국가는 벨기에, 브라질, 체코, 포르투갈 등 17개국이다. 한국은 아직 이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원칙적 금지, 제한적 허용' 원칙 적용하는 국가도
국제기준에서 한발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국가도 있다. EU 노동시간 지침이 제시한 노동시간 상한 등 기준에 더해 야간노동을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 원칙 하에 운영하는 국가들이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은 "자정과 오전 5시 사이의 시간"을 야간근무로 정의하고 원칙적으로 해당 시간대 근무를 금지한다. 단 "대중의 필요 또는 기타 특별한 상황"이 있으면 야간근무를 허용한다. 예시는 가공산업, 의료, 대중교통, 택시 서비스, 식당의 특정 직군 등이다. 다른 작업에서 야간근무를 시키려면 단체협약을 통한 동의 혹은 작업환경기관의 면제 부여 조치가 필요하다.
노르웨이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를 야간근무로 정의하고 "야간근무는 업무 특성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법에 명시했다. "필요한 경우"의 예시는 설비·제품 특성상 작업 중단이 불가능한 경우, 경찰, 소방, 언론, 통신, 야간 청소, 숙박시설 야간 응대 등이다. 야간노동 부과 전 사용자가 노동자 대표와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프랑스도 "빠르면 오후 9시에서 늦으면 오전 7시"를 야간근무로 정의하고 해당 시간의 근무는 "경제활동이나 필수 공공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근거로 정당화돼야 하다"고 규정한다.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야간근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단체협약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협약이 없다면 근로감독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밖에 핀란드도 야간근무를 예외적 상황으로 보고, 가능한 업무를 법에 따로 명시하고 있다.
야간노동 규제 논의, 걸음마 뗀 한국, 어떻게 해야 할까
야간노동 규제 논의가 막 시작된 한국사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귀천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EU 노동시간 지침이나 프랑스 노동법전 등은 야간노동자를 따로 규정하고 있고, 야간노동을 예외적인 경우로 본다"며 "한국은 법적으로 야간노동시간만 규정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야간노동을 당연하게 보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야간노동에는 수당만 주면 되는 걸로 돼 있다"며 "먼저 지속적 야간노동 등을 담아 야간노동자 정의 규정을 만들고 위험에 따른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 원칙 하 야간노동 법제 운용과 관련해서는 박제성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장을 주목해볼 만 하다. 그는 2020년 '소비사회와 야간노동 - 법적검토'에서 야간노동을 '공공서비스형', '기술적 필요형', '이윤추구 극대화형'으로 분류하고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을 포함한 이윤추구 극대화형 야간노동은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새벽배송 논쟁에서 교훈을 얻어 노동안전 연구에 대한 국가적 역량을 확충하고, 사전 예방 원칙에 따른 야간노동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과장은 "야간노동 일반의 위험성에 대한 해외연구는 있지만, 한국에서 새벽배송이 시작된 지 15년이 넘었는데 이에 대한 장기 코호트(cohort) 연구가 없다"며 "노동문제를 다루는 독립적인 국책연구기관이 있어 그런 연구를 했다면, 지금 새벽배송에 대한 논란의 상당부분은 해소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후향적 연구를 통해서라도 새벽배송의 위험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단 그래도 1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며 "화학물질 분야에서는 사전 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위험성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고 이를 사용하려는 기업에 안전성 입증을 요구한다. 야간노동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다만 택배기사는 대부분 특수고용노동자라 이들의 노동자성을 확대하지 않는 한, 현재 논란인 새벽배송기사 보호를 근로기준법 등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단기 방안을 묻는 말에 양승엽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회에 상정된 '일하는 사람 보호법안'에 야간노동 관련 규제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물류법적으로 배송 금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162
“새벽배송 ‘흑백논쟁’ 그만, 사회적 비용 분담 논의해야” (매노, 이용준 기자, 2025.11.12 07:30)
쿠팡 택배노동자 사망 잇따라 … “분류시간 줄이고 임금보전 필요”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의 잇단 사망을 계기로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각계 입장만 강조하는 흑백구도를 넘어 구조적인 대안을 모색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쿠팡 새벽배송 과로사 ‘현재진행형’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보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택배노동자 A씨가 지난해 7월24일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해 5월 고 정슬기씨가 사망한 뒤 불과 2개월 만의 일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심근경색 발병 전 12주 동안 주당 A씨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61시간45분에 달했고, 야간노동 등 업무부담 가중 요인을 종합할 때 업무와 발병 사이 인과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쿠팡 택배노동자 과로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제주캠프 노동자가 배송을 마치고 물류센터 복귀 중 교통사고로 숨졌고, 10월과 9월에도 각각 안성캠프와 대구캠프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잇따라 사망했다.
“기술 투자·임금보전 논의하자”
노동계는 잇단 사망의 배경에 장시간 야간노동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택배노조는 지난달 22일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택배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새벽배송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제도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벌써 일부 언론과 단체가 이 제안을 ‘새벽배송 전면 금지’로 확대 해석하면서 각계 반발이 거세진 탓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9일 “새벽배송 금지 주장은 정부의 민생경제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논평했다.
쿠팡 위탁 배송노동자 2만여명 중 절반가량이 속한 쿠팡파트너스연합회는 수입감소 가능성을 이유로 새벽배송 중단을 반대하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5일 기자간담회에서 “생계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가 있고, 새벽배송이 꼭 필요한 소비층도 있다”며 새벽배송 전면 금지에는 선을 그었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흑백구도를 넘어 구조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분류작업 등 배송 전 단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물량을 조정하는 대신 일정 부분 임금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심야 노동을 완화하자는 안이다.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4.5일제도 임금손실이 있다면 반대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듯, 새벽배송 제한도 임금보전을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자동화 등 기술 투자를 통해 분류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축소한다면 심야시간대 휴식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이어 “무게나 부피 같은 배송 상품의 특수성을 고려해 배송료에 대한 가산금을 고려할 수 있다”며 “노동계·기업·소상공인·소비자 각계의 손해만 조명하는 흑백구도로 몰아갈 게 아니라 택배노동자의 생명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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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뛰다" 죽는 쿠팡 새벽택배, 이제 과로의 원인을 직시하자 (프레시안, 안진이 더삶 대표 | 2025.11.12. 13:00:59)
[경제뉴스N시선] 침묵하고 있는 쿠팡이 답해야
야간노동의 위험, 당장은 못 느끼더라도
새벽에 빌라 계단에서 쓰러져 숨지고. 새벽 6시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는데 욕실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숨지고. 빌라 복도에서 머리맡에 쿠팡 박스 3개를 둔 채 쓰러져 숨지고. 물류센터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고. 프레시백 세척 2명분을 홀로 감당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지고. 쿠팡에서 야간노동을 하다가, 또는 야간노동을 끝낸 후 숨진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다. 바로 며칠 전에도 제주에서 새벽배송 노동자가 트럭을 몰다 전신주와 충돌해 숨졌다.
야간노동도 노동자의 '선택'이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그런데 야간노동이 몸에 무리를 준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그래서 산업재해에 관한 법률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6시 사이의 야간근무를 한 경우 근무시간에 1.3배를 곱하여 산출하도록 정해놓았다.
야간노동의 위험은 크게 두 가지. 급성 심근경색증처럼 노동자의 건강을 즉각적으로 위협하거나, 아니면 부정적 영향이 노동자의 몸에 서서히 축적되거나. 노동자 개개인이 느낄 수도 있고, 당장은 못 느낄 수도 있다. 5년 전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하다 숨진 고 장덕준 님의 유가족도 '야간노동이 그만큼 몸에 무리를 주는 일이란 생각을 못 했다'고 말한다.
"우리 아들같이, 술도 담배도 안 하고 아무 건강에 문제없던 애가 1년 6개월을 못 버티고 갔어요. 여기는 서서히 죽어 나가는 구조거든요. 건강한 20대 청년이 그냥 그거 하루 이틀 밤에 일한다고 해서 크게 힘들다고 못 느껴요. 그렇지만 누적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단 말이에요. 불을 켜서 서서히 물이 달아오르듯이, 그러면 안에 있는 사람은 이게 내가 뜨거운지 모른단 말이에요. 따뜻해지네 하다가 어느 순간 죽어 나가는 구조라는 거죠. 규제가 생기고, 바뀌지 않으면 계속 사람들이 죽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p.51)
그래도 생계가 급한 사람은 당장 돈이 더 되는 일을 찾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쿠팡 택배와 물류센터는 주간의 단가·시급을 낮게 책정해서 야간에 일할 유인을 만든다. 이걸 온전히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노동자의 그런 처지를 기업이 악용하지 못하게 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규제는 필요하다.
쿠팡은 야간에 노동강도가 높다!
새벽배송을 하면 차도 안 막히고 엘리베이터 정체도 없다는 주장이 많이 보인다. 그 자체는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쿠팡 새벽배송을 한가하고 여유로운 노동처럼 묘사해선 안 된다. 쿠팡 새벽배송은 프레시백 정리로 시작해서 밤새 시간 압박 속에 배송구역을 2~3회 돌아야 하는 강도 높은 야간노동이다.
2024년 5월 과로사한 고 정슬기님. 너무나 유명해진 그의 카톡 화면에서 메시지가 오간 시각을 보자. 관리자가 "달려주십쇼"라고 독촉한 시각이 새벽 5시 23분이다. 정슬기 님이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장한 시각은 5시 24분. 밤 9시쯤 출근했을 것이고, 3회차 배송이라 지친 상태였을 것이다.
깔끔한 아파트 단지만 떠올려도 안 된다. 배송지가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라면 엘리베이터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룻밤 동안 빌라 밀집 지역에 3회전 배송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같은 건물, 같은 집에 많으면 3번까지 간다. 그 집이 4층이라면 계단으로 4층까지 3번 오르내린다. 급하면 뛰기도 한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고 정슬기 님은 밤 출근 전에 저녁을 안 먹었다. 배송 중에 화장실 가기가 불편해서 물도 많이 안 마셨다고 한다. 이런 게 새벽배송이다.
어느 정치인은 새벽배송을 제한하면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물류센터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쿠팡 물류센터는 야간에 노동강도가 더 높다. 야간에 물량이 쏟아지고 새벽배송 나갈 시간은 어떻게든 맞춰야 해서 그렇다. 평소 쿠팡은 자동화 로봇과 랜덤스토우 같은 혁신적 기술을 자랑하지만, 새벽배송 마감을 앞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현장에서는 인적 통제로 그날그날의 마감 물량을 맞춘다. 노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인적 통제란 관리자들이 윽박지르거나 막말을 한다는 뜻이다.
노동강도가 높은 것은 마감 시간의 압박뿐만 아니라 쿠팡의 운영 방식에도 원인이 있다. 쿠팡은 풀필먼트 센터와 배송캠프 모두에서 인력을 최소로 운영하면서 최대치의 노동력을 뽑아내려 한다. 물량은 많고 인력이 부족하니 노동강도는 당연히 높다. 2024년 작업대에서 쓰러져 사망한 고 김명규 님은 야간에 혼자 작업대 2개를 맡아서 버겁게 일했다. 쿠팡 물류센터의 여러 일용직 노동자들 역시 노동강도가 세서 일주일에 5일 이상 연속 출근이 어렵다고 말한다.
쿠팡이 새벽배송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최소한 노동강도와 속도 압박, 인력 부족 문제의 개선책이라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정규직 → 특수고용으로, 바뀐 고용구조
쿠팡 택배노동자의 과로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노동자의 과로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게 가로막는 구조가 있고, 그 구조는 쿠팡의 선택으로 만들어졌다.
쿠팡이 처음 자체 배송을 시작했을 때는 '쿠팡맨'(나중에 '쿠팡친구'로 변경)이라는 이름으로 택배노동자를 직접고용했다. 당시 쿠팡은 배송기사 확보와 이미지 관리가 필요했고, 그래서 업계 평균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사람을 모집했다. 로켓배송 기사들이 손편지를 써주고 사탕을 나눠주던 감동적인 사연과 이미지는 이때 정규직 '쿠팡맨'들이 만들어 냈다.
그런데 괜찮은 일자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멤버십 회원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인 후 쿠팡은 배송 부문을 자회사(CLS)와 하청 체제로 전환했다. 쿠팡CLS가 하청업체인 중간 영업점(대리점)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대리점은 다시 택배노동자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했다. 근태 관리는 영업점이 하지만 핵심적인 운영 방침은 모두 쿠팡CLS가 결정한다. 정규직이었던 배송기사들도 다수가 개인사업자로 전환해서 대리점과 계약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대안 모델을 제시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고객을 묶어놓고 시장을 독점하고 나면 본색을 드러낸다. 쿠팡도 그랬다. 직접고용 정규직이었던 쿠팡 택배노동자를 나중에는 자회사의 하청의 특수고용 노동자로 만들었다. 고용구조가 변경된 이후로 쿠팡 택배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지속적으로 나빠졌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택배 단가를 매년 낮췄다. 쿠팡의 택배 배송 단가는 초창기에 건당 2500원으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쿠팡은 시장점유율이 높아질수록 배송 단가를 떨어뜨렸다. 태사자 김형준 씨가 쿠팡 택배 일을 해서 화제가 되었던 2019년 무렵의 단가는 야간 1500원, 주간 1000~1200원이었다(김형준씨 본인의 증언). 지금은 야간 기준으로 건당 900원 전후, 주간 700원 전후로 떨어졌다. 
물가는 해마다 올랐는데 택배노동자의 임금인 건당 수수료를 이렇게 후려쳐도 되나? 쿠팡은 대리점과 협의하는 자리에서 '수수료는 삭감하지만 물량이 늘어나니 수입 감소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신박한 계산법이다. 건당 단가가 떨어졌는데 노동자 1명이 배송해야 하는 물량을 늘려서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수입은 그럭저럭 맞춰지는 것이다. 지난 10월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쿠팡 배송기사 노동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5년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의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은 388건으로, 지난해 평균인 359건보다 8.1% 증가했다. 이렇게 해마다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하다 보니 노동강도는 점점 높아진다. 이것도 과로의 원인이다.
쉬기도 어렵고, 노동환경은 점점 나빠지고
택배노동자는 개인사업자니까 야간배송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런데 택배노동자는 진짜 사장님일까? 원칙적으로 진짜 사장님이라면 가격을 협상할 수 있어야 하고, 쿠팡 외 다른 곳에서도 독자적으로 영업할 수 있어야 하고, 마음대로 쉴 수도 있어야 한다.(한국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장님들도 마음대로 못 쉬니까 이런 말이 공허하게 들리긴 한다) 그러나 2024년 5월 과로사한 고 정슬기 님은 배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나 아침 7시까지 배송 못 하면 여기서 일 못 해." 자기 사업을 하는 '사장님'들은 이런 말을 안 한다.
"'아니 뭐 그런 게 어딨어? 사람이 하다 보면 조금 늦을 수도 있는 거고, 비나 눈이 오면, 정말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어쩔 수 없잖아'라고 했어요. 어느 날은 (비를) 쫄딱 맞고 왔더라고요. 축 처진, 스펀지가 물먹은 그 상태로 이렇게 들어왔는데 '조금 여유를 갖고 했으면 좋겠어. 안전이 제일이잖아'라고 했는데 '아니야. 7시까지 못 맞추면 안 돼' 계속 그 얘기만 하더라고요." - 고 정슬기님 유가족, MBC PD수첩 '죽어도 7시까지 배송 완료'(2024)
주간 신선식품은 오후 8시, 야간에는 모든 상품 오전 7시. 이런 마감시간은 다른 택배사에는 없고 쿠팡에만 있다. 고객에게 7시까지 집 앞에 배송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이 7시는 악천후에도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지금 새벽배송이 운영되는 방식이다.

▲숫자로 보는 쿠팡 배송기사 노동실태 ⓒ안진이

그럼 휴식은? 쿠팡 택배노동자가 피곤하면 마음 편히 쉴 수 있을까? 근로기준법에서는 1년 동안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노동자에게 15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보장한다. 그러나 택배노동자에게는 '사장님'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니 연차 유급휴가가 없다. 아플 때나 집안 경조사가 있을 때 쉬려고 해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신 배송할 사람을 구하는 비용을 '용차비'라고 하는데, 택배노동자가 하루에 버는 돈의 1.5~2배에 달하는 용차비를 내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는 영업점의 갑질이고, 과로를 부르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 
3회전 배송처럼 불합리한 시스템도 과로의 원인이 된다. 택배노동자 본연의 업무인 배송과 집화가 아닌 분류작업, 프레시백 회수와 같은 일들이 떠넘겨지는 것도 큰 부담이다. 심지어 쿠팡은 생수 2묶음을 테이프로 감아서 ‘합배송’을 시키는 방법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이라는 처지 때문에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기 어렵다. 반면 원청 사용자로서 쿠팡은 모든 책임을 피해간다. 예를 들어 2023년 군포에서 택배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쿠팡은 "고인은 쿠팡 근로자가 아닌 군포시 소재 전문 배송업체 소속 개인사업자"라고 주장할 수 있었다. 
따라서 쿠팡 택배노동자가 특수고용이고 형식상 개인사업자라고 해서 새벽배송을 현상 유지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바로 그 '개인사업자' 지위 때문에 작은 처우개선마저 어려워지는 현실의 부당함을 고쳐나가야 한다. 노조법 2·3조가 개정된 지금은 원청 쿠팡CLS의 책임이 더 분명해졌다.
쿠팡 택배노동자의 과로, 다른 택배사에는 없는 3회전 배송, 노동자에게 떠넘겨지는 분류작업, 100~200원 받고 회수해야 하는 프레시백. 이런 문제들은 소비자나 노동조합이 아니라 사용자인 쿠팡이 만들었다. 그러니 해결책도 쿠팡이 내놓아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area/jeju/1228906.html
새벽배송중 교통사고사 제주 쿠팡기사, 주 83시간 일했다 (한겨레, 서보미 기자, 2025-11-12 20:02)
과로사 정슬기씨보다 10시간 길어
제주에서 새벽배송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30대 택배기사가 숨지기 직전 일주일 동안 83.4시간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로사한 쿠팡의 새벽배송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 노동시간보다도 10시간이나 길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2일 쿠팡 택배기사 ㄱ(33)씨의 빈소가 마련된 제주시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ㄱ씨 휴대전화의 쿠팡 애플리케이션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ㄱ씨는 지난 10일 새벽 2시9분께 1톤 트럭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숨졌다. 그는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배송 위탁 계약을 맺은 영업점에서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인 ‘퀵플렉서’였다.
쿠팡 제주1캠프에서 새벽배송을 담당한 ㄱ씨는 주 6일 연속적으로 야간노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노동 강도도 매우 높았다. 사망 보름 전인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주 평균 노동시간은 69시간이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시간은 30% 가산하는 ‘법적 과로사’ 산정 기준으로는 주 83.4시간에 이른다.
사망 직전에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ㄱ씨는 지난 4일 세상을 떠난 아버지 장례식을 마치고 하루를 쉬었고, 근무에 복귀한 첫날 졸음운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일주일도 안 돼 남편에 이어 아들의 영정 앞에 앉은 ㄱ씨 어머니는 한겨레에 “주 6일을 저녁 6시30분에 집에서 나가 12시간씩 일하고 돌아왔고,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도 쉬지 못한 채 출근했다”며 “(쿠팡 과로사) 뉴스가 나올 때마다 조마조마했는데, 아들이 죽을 줄은 몰랐다”며 가슴을 쳤다.
ㄱ씨의 노동강도는 과로사한 쿠팡 택배기사 정슬기씨보다도 세다. 지난해 5월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정슬기씨의 발병 전 12주 동안 평균 주 노동시간은 73시간21분이었다.
감당 못 할 배송 물량이 ㄱ씨를 초장시간 노동으로 내몰았다. ㄱ씨는 하루 평균 300개 이상의 물품을 배송했다. 하루에 345개를 배송한 날도 있었다. 정슬기씨의 하루 평균 배송 물품은 237개였다. 사고 당일도 1차 배송을 마친 뒤 2차 배송 준비를 위해 물품이 있는 캠프로 돌아가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택배기사들은 섬의 배송 관행이 초장시간 노동을 부른다고 입을 모은다. 육지의 쿠팡 새벽배송 택배기사는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일하지만, 제주 택배기사는 2시간 빠른 저녁 7시부터 근무한다. 육지에서 물품을 싣고 오는 배의 도착 시간에 맞춰 분류와 배송을 시작하게 하는 영업점의 오랜 시스템 때문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서울 면적의 세배가 넘는 제주는 배송 거리가 먼데다, 아파트 단지는 적어 같은 물량이라도 택배기사의 노동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섬지역 추가 배송비가 없고 배송 기간도 짧은 쿠팡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면서 공산품·신선식품 주문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 택배기사 ㄴ씨는 “육지의 배송 단가가 건당 800원이면, 제주는 1000원을 준다고 할 만큼 배송지가 열악하다”며 “어떨 때는 중산간에 한 집 갔다가 한참 가서 과수원에 한 집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18일 제주 지역에선 쿠팡 새벽배송을 하던 노동자가 뇌출혈 증상으로 쓰러졌다가 회복했고, 같은 날 쿠팡 택배 분류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물을 마시다 쓰러져 숨졌다.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51112024267973
[영남시론]새벽 배송은 죄가 없다 (영남일보, 이은경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2025-11-13 06:00)
지난 8월, 쿠팡 시흥 캠프에서 포장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쓰러져 숨졌다. 부인은 같은 현장에서 일했지만, 남편이 쓰러지던 순간에도 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 누가 쓰러졌다는 소리에 신경이 쓰였지만, 작업이 밀리면 욕을 먹겠다는 생각에 계속 일을 했다고 한다. 뒤늦게 알고 보니 남편이 죽어있었다.
쿠팡에서 일하다 죽거나 다치는 사람의 수는 전체 산업 현장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배송 트럭 안에서, 물류센터에서 '모두 벼랑 끝에 있는 기분'으로 '개처럼 죽을 듯이 뛰'다가 죽음을 맞았다, 일주일째 잠도 거의 못 자고, 폭우와 급류에 휩쓸리며, 1주일 63시간, 1시간에 20곳 이상 물건을 포장하고 배달한 사람들이었다.
일상의 재난이 되었으나, 쿠팡의 시스템은 멈추지 않는다. 개인적인 문제, 지병, 외부 업체 소속. 죽은 이들에 대한 쿠팡의 변명은 한결같고,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부인해 본들, 결과와 본질은 명확하다. 살고자 나온 일터에서 사람이 죽어 나간다는 것. 그건 일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새벽 배송을 포함하여.
새벽 배송 금지가 논의되자 여론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쿠팡의 변명처럼, 본질을 외면한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워킹맘은 어쩌라고', '새벽 배송은 생활 필수 인프라이자 공공재', '소비자가 호구인가', '장사 접으란 말?'과 같은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택배 노동자도 불만이다. 이들의 현실은 소비자가 겪어야 할 불편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새벽 배송 그걸로 먹고 산다', '우리가 일하겠다는데 대체 왜?', '쿠팡은 중소기업 평균보다 좋은 일자리다'
노동자 건강권 보호라는 쟁점은 사라지고, 새벽 배송을 유지할 것이냐 없앨 것이냐 찬반의 선택지만 남았다. 건강과 소득, 규제와 자유, 소비와 윤리라는 사회적 고민은 설 자리를 잃었다. 이런 논쟁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틀렸다.
인간이 만든 사회는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자유'와 '선택'이라는 논리 아래 쉽게 도덕과 법의 한계를 넘어서면 안 된다. 장기밀매, 매춘과 마약은 그렇게 금지되었다.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기 때문이다. 내 몸을 상품으로 내놓는 순간 인간은 수단이 되고 존엄은 포기된다.
무엇보다 그들의 상당수는 자유로운 계약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상 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강요된 생존이다. 그 결과 개인은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고, 사회는 불평등과 구조적 착취가 일상화된 극단의 모습이 될 것이다. 돈의 논리가 인간의 경계를 넘는 순간, 인간의 존엄은 사라진다. 
새벽 배송 논쟁을 계기로 인간과 노동과 삶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소비자는 누리는 서비스에 응당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며, 기업은 충분한 임금과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국가는 위험하고 착취당하는 노동 환경을 바꾸는 제도를 만들고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구조를 바꿔서 생명을 지키면 된다.
새벽 배송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죽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https://www.mt.co.kr/living/2025/11/13/2025111313513467228
[단독]새벽배송 금지?…주간배송 노동자 사망률 더 높았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5.11.13 14:38)
최근 7년간 택배기사 질병 사망자 36명 대부분 주간배송 주력업체 근로자
민주노총(이하 민노총) 택배노조가 최근 '새벽배송(오전 0시~5시) 금지' 규제를 제안한 배경으로 꼽히는 택배 근로자의 과로사 사례가 실제로는 주간배송 주력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근로자 사망의 주원인으로 유독 새벽배송만 거론하는 건 설득력이 낮단 지적이 나온다.
13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택배기사 질병 사망자는 36명이었다. 이들은 뇌혈관·심장질환과 같은 '과로사' 추정 질환으로 사망해 산재 통계에 포함됐다.
업체별 사망자 수는 경동택배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CJ대한통운(8명)과 로젠택배(4명), 우체국(2명), 한진택배(1명), 현대택배(1명) 등 이었다. 이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았고, 현재도 대부분이 주간배송 물량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간 새벽배송 업무가 주력인 쿠팡과 컬리 택배 근로자 사망자는 없었다. 다만 쿠팡로지스틱스(CLS) 소속 위탁 기사 2명의 사망 사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9월 사이에 발생했다. 
이를 두고 택배 근로자 과로사 대책으로 새벽배송만 규제하려는 민노총의 주장은 '모순'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관련업계는 물론 소비자단체에서도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택배 근로자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택시기사가 심야 할증을 통해 추가 수입을 얻듯 야간 택배 근로도 합리적 보상을 전제로 한 자율적 선택의 영역"이라며 "노동자의 건강권은 근로시간 유연화, 충분한 휴식 보장, 인센티브 강화 등 현실적인 방식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산업군으로 비교 범위를 넓혀도 택배업 종사자의 사망률이 높단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2024년 전체 사고·질병 사망자 1만479명 가운데 건설·제조·광업의 산재 사망자 수는 7181명으로 69%를 차지했다. 국내 산재 사망자 10명 중 7명은 이들 3대 업종에서 나왔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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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 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오후 1:53
며칠째 새벽배송 생각만 하다가 답답해서 일단 메모.
1. 논쟁은 충분히 이루어졌다. 이제 극단적인 주장들은 최소한 공론장에서는 치우자. 그 주장들을 근거로 반대편을 싸잡는 식의 논쟁으로는 한 걸음도 못 나아간다.
2. 새벽배송 규제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반대편 사람들에게 최소한 이 정도의 전제들은 합의하자고 요구하고 싶다. 
1) 야간노동은 주간노동보다 건강에 위험하다.
2) 국가가 모든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으며, 필요하다면 어떤 '자유'는 규제될 수 있다.
3) 규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모르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4) 사람이 수십명 죽은 사안이라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당연하다.
5) 충분한 대안이 있다면 새벽배송은 규제할 수 있다.
3. 반대로 새벽배송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들에 대해 다음의 전제들에 동의한다.
1) 새벽배송은 이미 일상 깊숙이 침투했고, 이제 와서 이를 완전히 도려낼 수는 없다.
2) 어떤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이 없으면 일상을 지킬 수 없다.
3) 어떤 노동자들은 야간노동이 아니면 먹고살기 어렵다.
4. 어느 쪽이든 공통적으로 존중했으면 하는 원칙들
1) 일하다 사람이 죽는 환경은 바꿔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3) 노동자의 일자리와 '적정' 소득을 지켜야 한다.
5. 택배기사만의 문제도 아니고, 물류센터 노동자들도 테이블에 함께 앉아야 한다. 소비자도, 사용자도. '새벽배송의 바깥'은 없다. 모두가 당사자다. 심지어 새벽배송을 이용하지 않는, 쿠팡을 쓰지 않는 시민도 당사자다. 
6. 쿠팡은 사망한 노동자들과 블랙리스트, 퇴직금 체불 등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쿠팡이 지금 거둬들이는 막대한 이익은 이러한 책임 하에 조정되어야 한다.
7. 새벽배송 규제 논의는 '새벽배송 물량 줄이기' 논의와 함께 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함께 논의되어야 할 사항들.
- 쿠팡 새벽배송 기본옵션 해제 (로켓프레시 적용 물건 주문 시 기본 옵션으로 주간배송을 두고 새벽배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
- 주간노동 임금 인상하고, 야간노동은 임금 대폭 인상
- 야간노동 종사자 뇌심혈관계 질환시 산재 폭넓게 인정
- 필수품목 제외 새벽배송 선택시 배송료 부과
- 신선식품 배송을 퇴근 이후로 맞출 수 있도록 배송시간지정제 도입
- 새벽배송 마감시간 조정
8. 보다 장기적으로 '새벽배송 없어도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사회적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들
- 노동시간 단축과 일가정 양립 정책 강화
- 가처분소득 확대를 위한 복지정책들
-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 새벽배송 이용을 기본값으로 재편된 교육현장의 정상화(?)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214
의사들도 “야간노동 최소화 원칙 필요” 한목소리 (매노, 김미영 기자, 2025.11.13 18:37)
“연속 3일·하루 8시간 이상 야간노동 제한해야” … 일터 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성명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도 “야간·심야 노동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와 기업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최근 새벽배송 제한 논의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13일 일터 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회(회장 강모열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성명을 내고 정부에 “야간노동 최소화 원칙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의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야간노동은 수면장애를 유발해 과로를 악화시키고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중대질병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야간 교대근무를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점도 언급하며 “야간노동은 단순한 근무형태 문제가 아니라 직업병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야간노동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사회는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가 겹치면 집중력이 떨어져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위험이 급증한다”며 “불필요한 야간노동부터 줄여야 한다”고 했다. 모든 야간노동을 금지하자는 주장은 아니지만, “야간노동 최소화 원칙”을 정부가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는 요구다.
의사회는 정부와 기업이 우선 실행해야 할 네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비필수 야간·심야 노동 단계적 감축과 △3일 이상 연속 야간노동 및 하루 8시간 이상 야간노동 제한 △전 노동자에게 최소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 △특수고용 노동자 대상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사후관리 의무화 등이다. 병원·운수·물류·돌봄 등 필수직종 외에는 기업 운영방식을 조정해 야간노동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강모열 교수는 “야간노동은 경제적 필요와 돌봄 의무가 있는 사람에는 강요된 선택일 수 있다”며 “전면금지가 어렵다면 야간노동자 보호를 위한 국제기준이라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에 3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야간노동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하루 노동시간을 8시간을 넘길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강 교수는 “시급하게는 정기적인 건강모니터링을 도입해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 야간업무를 제한하는 등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개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창립한 의사회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134명이 가입해 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29123.html
새벽배송의 자유 뒤에 숨은 불평등 [세상읽기] (한겨레, 김인아 | 한양대 교수(직업환경의학), 2025-11-13 18:41)
20여년 전 처음 외국에 나갔을 때였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영화에서나 보던 아름다운 도시의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지던 그때,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환한 대낮에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청소노동자였다.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태연하게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동자를 본 순간 ‘아, 이걸 낮에도 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암연구소가 전세계의 전문가들을 모아 논의한 결과, 야간 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가 역학적 근거가 충분하진 않지만 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건 2007년이었다. 그러나 이전부터 야간 노동이 업무 중 사고 위험을 높이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다. 새벽에 일어난 체르노빌 사고와 스리마일섬 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잠을 제대로 못 잔 노동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건강한 야간 노동은 없으므로 정말 필수 업무가 아닌 이상 안 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직업보건을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 상식이 되어가던 시절이었다. 직업의학을 전공하고 있었고 그런 학술적 논의들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내가 대낮에 쓰레기를 수거하는 장면이 낯설다고 느꼈다는 사실이 좀 부끄러웠다. 머리로 아는 것과 체화된 것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느낀 순간이었다. 
최근 새벽배송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들을 보면서 이때가 기억났다. 의학적·보건학적 상식이 제도적·경제적 이익과 절충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코로나19를 통해 이미 전 국민이 경험했음에도, 우리는 또다시 그 과정을 겪고 있다. 이미 일상이 된 새벽배송의 편안함과 쫓기는 일상에 육아까지 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필요가 있다. 교통체증이나 엘리베이터 사용의 편리를 고려할 때 밤에 일하는 게 더 편하고 효율적이라는 노동자의 목소리도 있다. 사고와 과로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새벽배송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스스로 선택한 노동 형태와 방식인데 그걸 왜 국가가 개입해서 규제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필요와 편리, 그리고 노동 선택의 자유가 보건학적 당위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필요와 편리는 국민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할 다짐을 하고 건강보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당위에 근접하게 될 것이다. 반면, 노동 선택의 자유는 사회적 논의를 통한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경제적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신자유주의적 ‘자유’와 상호존중과 협동의 주체들이 모두 동등하게 향유해야 하는 기본적 요소로서의 정의와 공정에 기반한 ‘자유’는 그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에 대한 철학적 논의의 역사까지 끌고 오지 않더라도 ‘자유’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전제와 목적, 논의의 시작점 자체가 다를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일을 선택한 노동자들의 자유가 불평등에 기반한 자유라는 점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낮에 동일한 일을 하면서 배송 중 민원이나 불편함이 없고, 물량이 줄어들더라도 현재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다수 노동자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새벽배송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문제들을 찾아 해결한다면 오히려 야간 노동을 둘러싼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소비자인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일이 될 수는 있다.
결국 물류기업의 이윤과 소비자 부담, 배송 노동자의 적정한 임금이라는 세가지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지 못하면 논쟁은 끝없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법정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줄일 때도 우리는 비슷한 고민을 했다. 자유의사에 따른 선택이란 것이 실은 오답으로만 구성된 객관식 문항을 푸는 것일 수 있다. 불평등 요소를 줄여가며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새벽배송을 금지하는 게 그 균형을 찾기 위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른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쓰레기 수거는 밤이 아니라 낮에 해야 할 일이 될 수 있다. 새벽배송이 어느새 보편적 삶의 양태로 자리 잡았다는 이유로, 실제 일을 하기에도 그게 더 편하다는 이유로 불평등에 기반한 자유, 노동자의 선택을 핑계로 대는 것은 비겁하다.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32132005
[녹색세상] 새벽배송 논란 (경향,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2025.11.13 21:32)
새벽배송을 제한하자는 제안에 새벽 댓바람부터 ‘쌈박질’하듯 논란이 거세다. 고백하자면 외국인이 자정에 배달 온 음식에 놀랄 때 하릴없이 ‘K자부심’이 차올랐다. 지난겨울 트랙터를 타고 탄핵 집회에 올라온 농부들이 남태령에서 막히자, 단숨에 은박 방한재를 공수해 영하의 밤을 버텼던 연대에 감동한다. 그러다 새벽배송 논란을 보고 깨달았다. 우리는 뭘 해도 24시간 밤샘을 하고, 무엇이든 빛의 속도로 배송받고, 그리하여 과로와 과잉이 아니면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K컬처’의 몸체로구나.
선거 때마다 ‘저녁이 있는 삶’이니 주 4일 근무제 같은 말을 듣는다. 이런 구호는 정치란 공동체의 이상을 찧고 까불면서 서서히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행위임을 깨닫게 해준다. 100년 전만 해도 여성 참정권이니 흑백 분리 정책 폐지는 되지도 않을 헛소리처럼 들렸을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뼈 때리는 글을 읽었다. 주 4일 근무제를 하려면 찾아간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택배와 인터넷 고장 수리 등이 늦어지더라도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시민들이 있어야 한다고. 내가 주 4일 일하면 남도 그렇고 내가 저녁에 쉬면 남도 쉰다. 따라서 사회적 속도를 늦추고 과잉과 과로를 덜어내기 위해서는 살벌한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유체이탈 화법이 아니라 스스로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제로웨이스트 가게의 사장인 나는 월급을 깎지 않고 휴무일을 늘릴 수 있을까. 가게 매니저들은 월급이 좀 줄어도 노동시간이 줄어들길 바랄까.
새벽배송을 두고 한쪽에선 최고의 유통 혁신이라며 소비자 편의가 높고 이 일을 원하는 노동자도 많다고 한다. 반면 취약한 노동자를 착즙하는 기업 시스템을 지적하며 그간의 과로사를 증거로 제시한다. 또다시 새벽에 3만보를 찍고 계단에 쓰러진 택배노동자의 부고가 들릴까 두렵다. 
2011년 약 20명이 떼를 지어 파자마 차림에 찜질방 ‘양머리’를 이고 대형마트에 드러누웠다. 당시 대형마트는 모두 365일 24시간 운영했는데, 밤에 문 닫는 대형마트는 식료품이 없는 슈퍼마켓처럼 말이 안 됐다. 우리는 파자마 차림으로 장을 본 후 “밤에는 좀 자자”라고 외쳤다. 야간노동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발암 요인이며, 24시간 운영은 에너지 소비와 빛공해, 끊임없는 소비를 가져온다. 경찰서, 소방서, 응급실 등의 꼭 필요한 야간 업무를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노동조합, 동네 자영업자들이 힘을 모으자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이 실제 도입될 수 있었다.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빠른 속도가 기본값이 된다. 쿠팡이 하면 CJ 택배도 주 7일 운영을 하고, 마켓컬리가 하면 오아시스마켓도 새벽배송을 한다. 이보다 늦은 업체나 이 속도를 못 버티는 사람은 비효율적이고 뒤처진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운송 수단 중 비행기가 가장 많은 연료를 쓰는 이유는 제일 빠르기 때문인데, 24시간 쉼 없는 속도는 엄청난 에너지와 사람을 갈아넣어야 구현된다. 온라인 밤샘 쇼핑의 속도전을 위해 이 사회는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 새벽배송 논란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넘어 시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이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기를 원하는지를 묻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41502001
의사들 “쿠팡 새벽배송, 의학적으로 굉장히 위험···야간노동 최대한 줄여야”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1.14 15:02)
일터 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회
“일 8시간 이상·3일 연속 노동은 제한해야”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이 야간·심야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피해가 심각하다며 야간노동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터 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현재 새벽 배송과 심야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야간 노동이 노동자들에게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과로를 심화 시켜, 결과적으로 질병과 사고 위험을 크게 키우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특히 “야간노동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A군 발암요인으로 분류되며, 사고성 재해와 교통사고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야간노동을 일률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야간 노동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했다.
강모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해외와 비교해 야간노동 근무시간이 길고, 노동 강도도 높은 편”이라며 “쿠팡 새벽배송은 연속적인 고정 야간노동 형태인데, 의학적으로 위험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전면 금지가 어렵다면 최소한 연속 야간노동 시간을 감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비필수 야간노동 단계적 감축 △3일 이상 연속 야간노동 제한 △하루 8시간 이상 야간노동 금지 △하루 11시간 이상 연속 휴게시간 보장 △야간노동 업무강도 실질적 완화 등을 권고했다.
또 현재 정규직에만 적용되는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모든 노동자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6개월간 자정~오전 5시를 포함한 연속 8시간 작업을 월 4회 이상 하거나, 오후 10시~오전 6시 사이 월평균 6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는 특수건강진단을 받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실제 새벽배송 노동자 대다수가 특고로 분류돼 검진 대상에서 빠져 있는 실정이다.
강 교수는 “기업들이 법적 사각지대를 활용해 건강검진 의무는 회피하면서 수익만 올리고 있다”며 “고정 야간근무의 위험성이 명확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area/jeju/1229292.html
“아빠 묻고 이틀만…”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하루 쉬고 출근날 참변 (한겨레, 서보미 기자, 2025-11-14 15:23)
15일 연속 야간노동 한 노동자도
쿠팡이 야간 택배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겠다며 ‘격주 주 5일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제주에서 새벽배송하다 숨진 고 오승용씨는 매주 주6일 동안 11시간30분씩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연속 새벽배송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유가족은 “쿠팡 대표가 직접 사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오씨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3일부터 4주간 오씨가 사용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애플리케이션과 영업점의 업무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CLS는 쿠팡의 배송 자회사이고, 영업점은 쿠팡 CLS와 배송 위탁계약을 맺은 뒤 특수고용노동자인 ‘퀵플렉서’를 관리하는 회사다. 
저녁 7시부터 하루 11시30분씩 새벽배송을 담당한 오씨는 일주일에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주 6일 일했다. 지난해 8월 쿠팡이 발표한 ‘격주 주5일 배송제’(1주는 주 6일, 1주는 주 5일 근무)가 오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씨는 ‘법적 과로사’(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시간은 30% 가산) 산정 기준으로는 주 83.4시간을 일했다. 
쿠팡CLS는 영업점에 백업기사(쉬는 노동자의 배송 물량을 대신 처리해주는 노동자)가 있어 노동자의 건강·휴식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유가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씨 아내는 “남편이 영업점에 ‘일이 있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 (그쪽에서) ‘이런 식으로 하실 거면 다른 곳으로 (계약을) 알아보시라’고 말하는 카카오톡 대화가 있다”며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도 영업점에서 나와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와서 나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점과의 다음 재계약 때 문제가 생길까 봐 2년 가까이 원하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초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이 오씨는 체중이 20㎏가량 빠졌다고 한다. 
같은 영업점에서 일한 또 다른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중에는 최장 15일 연속 근무한 동료도 있었다. 택배노조는 “쿠팡CLS는 연속 7일 이상은 동일 아이디로 쿠팡 CLS 앱 로그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7일 이상 연속 근무는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는데, 현실은 이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사 본인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업무를 하는 꼼수가 고인의 영업점에서도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쿠팡CLS가 직접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심지어 오씨는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직후 영업점에 “이틀 쉬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영업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하루만 쉬고 복귀한 업무 첫날인 지난 10일 새벽 2시9분께 오씨는 택배차량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끝내 숨졌다.

카카오톡 업무 대화방 분석을 통해 고 오승용씨가 속한 영업점의 새벽배송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정리한 표. 빨간색이 근무일인데 15일 연속 출근한 노동자도 있다. 택배노조 제공

택배노조는 “고인은 10분 거리에서 배송하던 도중인 지난 4일 오후 9시께 배송업무로 인해 아버지 임종을 보지 못했고, 4시간 더 일하고 난 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며 “장시간 노동에 이어 아버님을 잃은 슬픔 속에 장례를 치러내면서 고인은 매우 큰 신체적 무리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한 채 또다시 야간배송업무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교통사고 전 오씨의 몸이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택배노조는 “단순 졸음운전이었다면 (사고지점의) 화단 연석과 운전석 쪽 앞바퀴의 1차 충돌 후 가로수와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핸들 돌리기나 브레이크 작동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핸들을 쥐고 있었으나 사실상 운전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직선 주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장례 기간 영업점 관계자만 조문했다며, 쿠팡의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씨의 누나는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동생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하고, 쿠팡은 유가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114108900004
"월 30만원 수당에 건강보다 새벽배송 선택…규제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2025-11-14 16:02)
노동자·소비자·사회단체 집담회
시민·노동단체들이 쿠팡을 향해 심야 시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쿠팡노동자의건강과인권을위한대책위원회,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14일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쿠팡이 답하라! 노동자 잡는 야간노동, 무한속도 새벽 배송'이라는 제목의 노동자·소비자·시민단체 집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으로 내몰리지만,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제 장치가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은 야간노동이 8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은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CLS 캠프에서 일용직으로 1년 반 동안 야간노동을 했다는 조혜진씨는 "낮 동안 다른 아르바이트는 초단시간으로 쪼개야 해 경제적 자립이 절대 불가능한 구조"라며 "연차나 병가를 쓸 수 없어서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해야 한다"고 했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대부분 노동자가 월 30만원가량의 수당을 더 받기 위해 건강보다 야간노동을 선택한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집담회는 새벽 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인 가운데 마련됐다. 이 논란은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이유로 새벽 배송을 제한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쿠팡 노조와 소비자단체 등이 일할 권리와 소비자 편익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불거졌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231
“제주서 숨진 택배노동자, 격주 주 5일제 안 지켜져” (매노, 어고은 기자, 2025.11.14 18:23)
택배노조·유족 CLS 업무데이터 조사결과 발표 … 주 평균 69시간 일해, 동료 15일 연속 근무한 경우도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야간 택배노동자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해 격주 주 5일제를 시행한다고 했지만 제주에서 새벽배송을 하다 숨진 고 오승용씨는 주 6일 이상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대리점에서 일한 동료들 가운데 15일 연속으로 근무한 경우도 있었다.
택배노조 제주지부는 14일 오전 제주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오씨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오씨가 사용한 CLS 애플리케이션과 영업점의 업무 카카오톡 대화를 분석할 결과를 발표했다.
고인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30분까지 하루 11시간30분, 주 평균 69시간을 근무했다. 과로 산재 판정시 야간(오후 10시~ 오전 6시)시간은 30% 가산해 산출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고인의 근로시간은 주당 83.4시간으로 과로사 인정 기준(60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오씨가 속한 대리점 택배노동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대 15일 동안 휴무 없이 일한 경우도 있었다.
CLS는 업계 최초로 백업기사 시스템을 도입해 실질적인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고인이 일한 대리점에는 백업기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고인과 영업점 관계자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고인이 휴무가 가능할지 물어보자 “안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네요”라고 답변했다. 고인은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직후 영업점에 쉬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하루만 쉬고 복귀한 업무 첫날인 지난 10일 새벽 2시9분께 오씨는 택배차량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숨졌다.
이날 유족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며 “장례를 치르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일하러 나갔다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고인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고인의 사망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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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10717420001885
편리한 새벽배송의 이면, 위험한 '발암물질' 밤샘노동 (한국일보, 최나실 기자, 2023.11.10 04:30)
[로켓배송의 명암 : 야간노동 실태]
새벽배송 기사 사망에 "야간노동 규제"
유럽은 예외적 허용, ILO 사후관리 명시
한국은 특수검진제 있지만 실효성 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