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하버드 졸업식 집단퇴장…미·영·독 대학생 가자전쟁 반대시위

새벽길 2024. 5. 25. 15:23

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는 목적했던 바를 모두 달성하지는 못하고 종료되는 분위기이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확산될 줄은 몰랐다.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고... 암튼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변화의 단초가 되었으면 좋겠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5122017005
[아침을 열며] 이것이 왜 ‘반전’ 시위가 아닌가 (경향, 최희진 국제부장, 2024.05.12 20:17)
미국사회를 분열시키는 의제의 목록에 총기 소지, 임신 중지 등 고전적인 갈등 외에 가자지구 전쟁이 추가됐다. 지난달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규탄하는 학생 시위가 시작되면서, 미국사회는 이 시위를 반유대주의 운동으로 보는 그룹과 반전 운동으로 보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사회 시선은 주요 언론의 명명에서도 감지된다. 자유주의 논조의 뉴욕타임스조차 ‘반전(anti-war)’ 시위대란 표현을 거의 안 쓴다. 학생들은 ‘친팔레스타인(pro-Palestinian)’ 시위대로 규정된다.
학생들의 시위는 4월18일 경찰이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해 100여명을 연행한 것을 계기로 미 전역으로 확산했다. 컬럼비아대 당국은 4월30일 경찰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경찰 수백명이 캠퍼스에 진입해 100여명을 추가 연행했다. 백악관은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었다”고 했고 뉴욕시장은 “외부 선동가”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명쾌하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이 숨지고 있으므로, 대학당국은 이스라엘 관련 기업에 투자한 돈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자지구 전쟁의 시작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해 1200여명을 살해한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응징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3만4000명 이상이 사망해 이스라엘을 ‘피해자’로만 보기 어려워졌고, 국제사회도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학생들의 분노는 정당했다.
하지만 유대계 미국인 공동체의 힘을 의식한 대학 총장과 정치인들의 출세욕, 권력욕은 꺾이지 않았다.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시위 초기 의회 의원들이 ‘반유대주의 시위를 막지 못했으니 물러나라’고 요구하자 서둘러 경찰을 불러들였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의 한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칼럼에서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한 샤피크 총장이 “한심하다”고 썼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선 친이스라엘 학생들이 반전 시위대를 급습해 몽둥이로 때리고 발로 차는 일이 벌어졌으나, 출동한 경찰은 개입하지 않았고 아무도 체포하지 않았다.
공권력은 학생들을 보호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외롭지 않았다. 레바논,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멕시코 등지의 대학생들도 시위를 하며 휴전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에게 닿았고, 가자지구에 고립된 피란민들은 자신들이 세계와 연결돼 있다고 느꼈다. 피란민들은 외신 기자들이 볼 수 있도록 피란촌 텐트의 바깥 면에 영어로 “가자지구와 연대해준 학생들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비산 오우다(25)는 외신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지금처럼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대다수 학생이 집으로 돌아가고 캠퍼스는 한산해질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는 8월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번 시위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베트남전에 반대한 학생들이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들이닥쳐 반전 구호를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1968년에도 올해처럼 컬럼비아대에서 반전 시위가 불붙었고 시카고에서 전당대회가 열렸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경향신문 인터뷰(4월25일자 보도)에서 “젊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가 인권과 자유를 내세우면서 왜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해야 하느냐’는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민주당 지지층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학생 시위대는 ‘월가를 점령하라’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등 미 전역을 흔들었던 시위를 배경으로 성장했다. 불의를 보면 항거해야 한다는 것을 부지불식간에 터득한 세대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18~29세 청년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1%가 가자지구의 영구 휴전을 지지했고, 반대는 10%에 그쳤다.
이스라엘의 공격과 봉쇄로 가자지구 주민들은 가족과 집을 잃고 아사할 위험에 몰려 있다. 뼈만 남은 어린아이들의 사진을 보는 일은 참담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반전 시위 학생들을 향해 ‘1930년대 독일 나치가 떠오른다’고 막말을 했는데, 가자지구에서 3만명 이상을 숨지게 한 그에게 남의 집 귀한 자식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네타냐후 총리가 세계사에 아름답게 기록되기는 이미 글렀지만 이스라엘은 이제라도 가자지구 공격을 멈춰야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15062600009
떠들썩했던 美대학가 반전시위, 목적달성 못하고 하나둘 종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2024-05-15 21:06)
노스웨스턴·브라운대 이어 하버드대 농성 철회…정학처분 취소에 합의
'이스라엘 관계단절' 사실상 원점…상징적 의미에도 실질적 영향 미미
최근 몇주간 떠들썩했던 미국 대학가의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애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하나둘 텐트를 접고 있다. 시위 학생들은 학교 측에 이스라엘과 정부, 기업과의 관계 단절 등을 요구하며 교내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였지만, 사실상 요구사항을 관철하지 못한 채 철수하는 양상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텐트 농성을 접은 미 노스웨스턴대, 브라운대에 이어 현재 하버드대의 반전 시위대가 농성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당국에 이스라엘 정부와 무기 제조업체와 관계를 끊으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파는 기업과 거래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이스라엘군이 도움이 되는 연구 활동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기업에서 돈을 버는 펀드에 대학 기금을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요구 사항을 고려하겠다는 학교 당국의 약속을 받고 농성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학생들도 현실적으로 학교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반전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는 인스타그램에서 "우리에게 환상은 없다"며 학교 측과의 거래에 대해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대한) 완전한 공개 및 단절을 요구하는 우리를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다만 시위에 참여했다가 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들을 복귀시켜달라는 요구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또 시위 학생들과 대학 관계자들간의 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기부금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겠지만,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은 논의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외에 미네소타대, 럿거스대, 새크라멘토주립대 등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하는 데는 동의했지만, 이스라엘 관련 자산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마이클 쉴 노스웨스턴대 총장은 지난 9일 미 일간 시카고 트리뷴 기고문에서 이스라엘의 지원을 끊으라는 요구에 대해 "우리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성명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운대는 공개적으로는 이스라엘 관련 자산을 살펴보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지원을 끊지 않을 것이라고 기부자에게 장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는 반전 시위대의 핵심 주장이었다. 이는 가자지구에서 엄청난 민간인 피해를 낳고 있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시위대는 봤다.
이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첫발을 뗀 것으로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스웨스턴대에서 시위대 조직을 도왔던 학생 파즈 바운은 대학 측이 자산을 공개하기로 한 협정을 중요한 첫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전만 해도 우리는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얻어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노스이스턴대의 제니 스티븐스 교수는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극단의 인종차별) 철폐를 외치며 남아공과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했던 대학가 시위와 비교했다. 그는 시위 초기 대학은 학생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압력이 가중되자 학교 측이 학생들과 만나 실제 이를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규모 대학 중에는 이스라엘의 자금 지원 중단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 뉴욕에 있는 유니온신학대는 가자지구 전쟁과 연관된 기업들과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에 있는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는 시위대의 농성 철회를 조건으로 특정 이스라엘 기업들과 관계를 끊기로 합의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18035100009?input=1195m
美캘리포니아 대학원생 노조, '반전시위 탄압'에 반발해 파업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2024-05-18 15:59)
20일부터 UC산타크루즈서 시작…"캘리포니아대 다른 캠퍼스 뒤따를 수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 캠퍼스(UC산타크루즈) 대학원생들이 친(親)팔레스타인 반전시위와 관련한 학교 측의 대응에 반발해 파업을 선언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10개 캠퍼스 대학원생과 연구원, 조교 등을 대변하는 'UAW(전미자동차노조) 4811' 지부는 산하 조직인 UC산타크루즈 노동조합이 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UC산타크루즈 노조 조합원은 약 2천명이며 대부분 강사와 조교, 연구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UAW 4811의 라파엘 하이메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와 캠퍼스 내 시위라는 기본권에 대한 학교 측의 탄압에 대응해 학술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이라면서 "학교 측은 조합 소속 노동자들을 상대로 여러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이 학내에서 친팔레스타인적 발언을 억압하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겨냥한 맞불 시위대의 공격을 묵인했다는 게 조합의 입장이다. 하이메 위원장은 학교가 어떤 대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UC산타크루즈 외에 다른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캠퍼스들에서도 연쇄적으로 파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파업이 내달 30일 전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기가 내달 13일 종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UC산타크루즈는 학사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다.
앞서 UAW 4811은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 15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이 통과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립대 총장 대변인은 "(이번 시위는) 노사협의에 비(非)노동적 사안을 포함시키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또한 이날 파업중단 명령을 내려달라며 노조 측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당국에 제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내 여러 대학이 반전시위를 벌이는 학생과 이를 막으려는 학교 측의 갈등으로 여전히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일부 대학에선 총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대학가를 휩쓴 친팔레스타인 반전시위의 진앙으로 꼽히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선 최근 인문과학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네마트 미노슈 샤피크 총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65%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표는 29%였고 6%는 기권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교수평의회(University Senate)가 17일 실시한 진 블록 UCLA 총장에 대한 불신임안 표결은 찬성과 반대가 각각 88표로 동일하게 나와 간발의 차이로 부결됐다고 NYT는 전했다.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4051801039909007020
美캘리포니아 대학원생 노조, ‘반전시위 탄압’ 주장하며 파업 선언 (문화일보, 김석 기자, 2024-05-18 16:20)
미국 대학들이 학생들의 친 팔레스타인 반전시위와 학교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 캠퍼스(UC산타크루즈) 대학원생들이 학교 측 대응에 반발해 파업을 선언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10개 캠퍼스 대학원생과 연구원, 조교 등을 대변하는 ‘UAW(전미자동차노조) 4811’ 지부는 산하 조직인 UC산타크루즈 노동조합이 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UC산타크루즈 노조 조합원은 약 2000명이며 대부분 강사와 조교, 연구원 등으로 근무 중이다. 라파엘 하이메 UAW 4811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와 캠퍼스 내 시위라는 기본권에 대한 학교 측의 탄압에 대응해 학술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이라면서 "학교 측은 조합 소속 노동자들을 상대로 여러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하이메 위원장은 학교가 어떤 대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UC산타크루즈 외에 다른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캠퍼스들에서도 연쇄적으로 파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립대 총장 대변인은 "(이번 시위는) 노사협의에 비(非)노동적 사안을 포함시키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또 이날 파업중단 명령을 내려달라며 노조 측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당국에 제소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121406
美 '반전시위' 연일 격화···건물 점거·원생노조 파업도 (매일일보, 이설아 기자, 2024.05.19 10:17)
대학들, 졸업식 앞두고 강경 대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발발한 가자전쟁에 대해 미국 대학가 내 반전시위 움직임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 캠퍼스(UC산타크루즈) 대학원생들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관련한 학교 측의 대응에 반발해 파업을 선언했다. 시카고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캠퍼스에서도 시위대가 캠퍼스 건물을 한때 점거했다 퇴거당했다.
1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10개 캠퍼스 대학원생과 연구원, 조교 등을 대변하는 'UAW(전미자동차노조) 4811' 지부의 산하 조직인 UC산타크루즈 노동조합은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정했다. 조합은 학교 측이 학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억압하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겨냥한 맞불 시위대의 공격을 묵인한 것이 파업의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17일에는 시카고대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가 캠퍼스 건물을 한때 점거했다가 캠퍼스 경찰의 진입에 퇴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점거 과정에서 해당 건물에 머무르고 있던 하이디 하이트캠프 전 상원의원에게 퇴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트캠프 전 의원은 퇴거를 거부했고, 캠퍼스 경찰이 건물에 진입하고 시위대는 창문을 통해 피신하면서 점거 사태가 일단락됐다.
같은 날인 17일 밤 유펜에서도 시위대가 캠퍼스 건물인 피셔-베넷 홀을 한때 점거했으나, 경찰이 진입해 점거를 종료시키고 이 과정에서 점거시위대 1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처럼 미 대학들은 졸업식을 앞두고 시위 진압을 위해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동북부의 명문 대학들인 '아이비리그(Ivy League)'에서 시작된 가자전쟁 반대 시위는 최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수 주째 이어지고 있다. 많은 수의 학생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진행 중인 가자지구 내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의 폭력성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24047600009?input=1195m
하버드 졸업식 집단퇴장…미·영·독 대학생 가자전쟁 반대시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2024-05-24 10:05)
친팔 시위대, 옥스퍼드대·훔볼트대 사무실 점거 농성…연행·강제해산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 국가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항의가 23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미 하버드대 졸업식 행사 중에 졸업생 수백명이 집단 퇴장했고, 영국과 독일의 대학에선 학생들이 학교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되거나 강제 해산됐다.

졸업식 도중 집단 퇴장하는 하버드대 학생들 (케임브리지 EPA=연합뉴스) 학사복 위에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카피예)를 두른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2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집단 퇴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자지구 전쟁 반대 농성을 했던 학생 13명의 졸업을 보류한 학교 측 결정에 항의하며 이런 행동을 했다. 2024.05.24 passion@yna.co.kr

AP·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졸업생과 가족 등 9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졸업식 도중에 일부 졸업생이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 해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퇴장했다. 이들은 캠퍼스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에 참여한 학생 13명에게 졸업장을 주지 않기로 한 대학 측의 결정에 항의했다.
미 필라델피아에 있는 드렉셀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지난주 주말부터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을 벌이다가 대학 측의 요청을 받은 경찰의 텐트 철거 경고에 이날 자진 해산했다.
미국 대학가의 이 같은 텐트 농성으로 전국적으로 3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날 영국 옥스퍼드대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부총장실 연좌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영국 경찰은 부총장실 불법 침입 혐의로 학생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생은 대학 측에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기업들과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했다.
대학 측은 성명을 통해 "평화적 농성이 아니라 담당 안내 직원을 강제로 제압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옥스퍼드대 친팔레스타인 학생단체(OA4P)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학 당국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 맞서기보다 오히려 학생들을 체포하고 침묵시키고 물리적인 공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훔볼트대학에서는 150여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대학 사회과학연구소 점거 시위를 벌이다가 하루 만에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베를린학생연합은 SNS에 올린 성명을 통해 대학 측이 "팔레스타인인 대량 학살과 (이들의) 수십년간 고통을 끝내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133477&code=61131111&cp=nv
하버드 등 美 대학 졸업식 잇따라 파행… “전쟁 반대” 집단퇴장 (국민일보, 천양우 인턴기자, 2024-05-25 00:05)
하버드 졸업식 도중 졸업생 1000여명 퇴장
텐트 농성 참여한 13명 학위 수여 거부당해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학교 결정에 항의

23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깃발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학 졸업 시즌인 5월까지도 미 전역의 친팔레스타인 시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졸업식을 비롯한 대학가 주요행사가 잇따른 파행을 맞고 있다.
AP, 로이터 등은 23일(현지시간) 열린 하버드대 졸업식 역시 ‘순조로운 진행’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졸업식 행사에는 졸업생과 가족 등 9000여명이 참석했다.
학사복 위로 팔레스타인 전통 복식인 체크무늬 천(카피예)을 두른 채 행사에 참석한 졸업생 1000여명은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않았다. 이들은 행사 진행 도중 “그들을 걷게 하라”(Let them walk)는 구호를 외치며 줄이어 퇴장했다. 졸업식에 앞서 대학 본부가 캠퍼스 내 가자전쟁 반대 텐트 농성에 참여했던 학부생 13명에게 졸업장을 수여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한 항의 표시였다.
항의에 동참한 하버드대 학생 슈루티 쿠마르는 “학부생 13명이 오늘 졸업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캠퍼스 내 표현의 자유 및 시민 불복종 권리에 대한 대학 측의 편협한 태도에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측은 “하버드대 학칙은 모범적(good standing)이지 않은 학생은 학위를 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텐트 농성 참가자들에 대한 학위 수여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이번 결정에 대한 학생들의 재심 요청 권리를 보장한다”고 덧붙여 이들 13명에게도 차후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학위를 수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하버드대 캠퍼스에선 가자전쟁 반대 텐트 농성 시위가 이어졌지만, 졸업식을 앞두고 대학 당국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뒤 학생들이 텐트를 자진 철거했다.
미국 여타 대학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12일 열린 듀크대 졸업식에서는 약 40명의 학생이 행사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에서는 공화당 소속의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연설하는 동안 졸업생 60여명이 자리를 비웠다. 캠퍼스 반전시위의 ‘진앙’으로 불리는 뉴욕 컬럼비아대의 경우 일찌감치 대학 전체 졸업식을 취소하고 단과대 차원의 개별 행사만 치렀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컬럼비아대에서 시작해 MIT, UCLA, 하버드 등 전국 대학으로 번져나간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로 현재까지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체포되었다. 학교 본부·경찰과 시위대 간의 ‘강대강 대치’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체포자 수 역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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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42918215869052
미 대학 시위 900명 체포…'목 달아날라' 경찰부터 부르는 총장들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4.04.29. 20:58:58)
정치권 압력에 하버드 총장 등 사임한 전철 안 밟으려…유대인 샌더스 의원 "시위대 주장 반유대주의 아니고 현실"
미국 전역 대학으로 번진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에서 열흘 새 900명이 체포된 가운데 정치권과 기부자 눈치를 보는 대학들이 학생들과의 대화 대신 곧바로 경찰을 투입하는 것을 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AP> 통신을 종합하면 27일 보스턴 노스이스턴대에서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천막 농성 참여자 102명,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100명 이상이 체포됐고 애리조나주립대 및 인디애나대 블루밍턴에서도 각 69명, 23명이 체포됐다.
외신들은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100명 이상이 체포된 뒤 시위가 미 전역 대학으로 번지며 주말까지 누적 체포 규모가 900명 가량으로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시위대의 세부적 요구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핵심 요구는 각 대학이 이스라엘 연관 기업 및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에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대학과의 학술 교류를 끊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그러나 대학 쪽은 시위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거나 협상에 임하는 대신 광장을 막아 시위를 원천 봉쇄하려 시도하거나 곧바로 경찰을 불러 진압을 요청하고 있다. 
대학 쪽이 경찰 신고 근거로 내세우는 주요 구실 중 하나는 시위가 학생들이 아닌 외부인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는 27일 성명을 내 체포된 시위 참여자 100명 이상 중 이 학교 학생은 23명, 교직원은 4명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모든 체포된 개인들이 "무단 침입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102명이 체포된 노스이스턴대 쪽도 시위가 "노스이스턴대에 아무 소속이 없는 전문 조직자들에 의해" 조직됐고 시위대에서 "악의적인 반유대주의적 비방"이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노스이스턴대 시위대가 대학 쪽의 이러한 주장 모두를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일부 학교 외엔 시위에서 "외부인의 영향력이 명확하지 않다"며 "많은 대학 지도자들이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제한적임에도 대학 외부인이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지난 25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에서 농성자 28명이 체포됐는데 농성자 중 누구도 이 대학 소속이 아니라던 대학의 초기 입장과는 달리 체포자 중 대다수인 20명이 학교와 연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학들이 진지한 대화 시도 없이 캠퍼스에 곧바로 경찰을 투입하는 배경엔 가자지구 전쟁 뒤 대학 내 팔레스타인 연대 목소리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자리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이러한 연대 목소리가 나오자 미 의원들은 이를 반유대주의로 몰아 붙이고 대학 총장들을 청문회로 불러들여 비난했다. 해당 청문회에서 모호한 답변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에 시달린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지난 1월 사임했고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도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필립 아티바 솔로몬 예일대 심리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대학들이 시위를 신속히 차단하고 있는 것은 최근 하버드대 등 총장들이 연이어 사임하는 것을 목격한 각 대학 총장들이 이들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아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네마트 미노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도 지난 18일 100명 이상의 체포를 유발해 시위의 전국 확산에 불을 댕긴 캠퍼스 경찰 출동을 요청하기 전날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관한 의회 청문회에 불려갔다. 
시위가 확산되는 국면에서도 대학에 대한 직접적 압력은 계속됐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의장은 지난 24일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시위대를 "즉각" 해산해 혼란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샤피크 총장이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시위를 "반유대주의"로 규정하고 "이러한 폭력을 자행한 이들은 체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유대인에 대한 폭력 촉구 및 괴롭힘을 목도"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위험하며 대학 캠퍼스는 물론 우리나라 어느 곳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했지만 동시에 민주당 일각에선 시위 지지 목소리가 나와 분열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유대인인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28일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이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한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우익, 극단주의, 인종주의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현대 전쟁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유대인이고 내 아버지의 가족은 히틀러에게 몰살당했다. 반유대주의는 수백만 명을 죽인 역겹고 극도로 나쁜 형태의 편견"이라며 "지금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대량 기아와 기근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반유대주의가 아니다. 현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8일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미 폭스 뉴스에 "시위가 선을 넘고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혐오 발언이 나올 땐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캠퍼스에 있는 젊은이 95%는 이스라엘이 근본적 불의를 자행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곳에 있다. 우리는 그들이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3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도 "어린 학생들의 캠퍼스 내 비폭력 시위에 경찰을 투입하는 것은 긴장을 고조시키며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솔로몬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총장들이 학생 안전 및 일부 합리적 주장, 정치적 좌파의 분열, 정치적 우파의 엄청난 압력과 같은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다 개학이 다가오자 경찰을 부르는 방법을 택했다고 봤다. 그는 이러한 행동은 "학업 환경을 위축시키고 학생들을 소외"시키며 경찰과 시위대의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학들이 시위를 빠르게 정리하려는 배경엔 기부자로부터의 압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컬럼비아대 졸업생으로 학교의 주요 기부자 중 하나인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인 로버트 크래프트는 CNN에 "컬럼비아대가 학생과 교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확신이 더이상 들지 않는다. 시정 조치가 취해지기 전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며 "컬럼비아대와 그 지도부가 이러한 시위를 즉시 끝내 혐오에 맞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4292107025
미 대학가 반전시위 진압에“표현의 자유 침해” 목소리 (경향, 윤기은 기자, 2024.04.29 21:07)
반유대주의 확산 막는다며 학생 대거 체포·정학 처분
정부·대학 향한 비판 커져
미국 정부와 대학이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수정헌법이 중요하게 보호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까지 미 전역 대학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자 8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집계했다. 
더네이션은 지난 25일 뉴욕 컬럼비아대 야영지 철거 사건 이후 수많은 학생이 체포되거나 정학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이 사건은 미국 교육 정신의 근간인 ‘자유 토론’을 억압했다는 점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교내 농성 현장을 지켜본 헬가 타윌 수리 뉴욕대 부교수는 “대학 당국이 학문·집회·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더네이션에 말했다.
특히 텍사스트리뷴과 댈러스모닝뉴스 등 텍사스주 매체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태도가 돌변했다고 전했다. 애벗 주지사는 2019년 자신이 대학 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주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반전 시위가 번지자 그는 지난달 ‘반유대주의 성격의 구호를 외치는 학생은 퇴학 등의 징계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애벗 주지사는 반전 시위에 참가한 학생을 잡아들이고 있는 경찰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그가 직접 ‘친팔레스타인 성향’으로 지정한 텍사스대 두 개 모임 중 하나는 학교에 의해 활동 정지 처분을 당했다.
미국은 1791년 수정헌법을 채택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사회적 최우선 가치로 여겨왔다. 미국에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한국과 달리 명예훼손 형사처벌 조항도 없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현존하는 해를 끼치는 위협을 미칠 때’ 등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
미 정부와 각 대학도 “시위가 유대인에게 위협을 가한다”는 논리로 시위 참가를 제한하고 있지만 대학가 반전 시위가 유대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행위라는 해석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16년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27일 NPR에 출연해 “시위대에 반유대주의자가 있겠지만, 여론조사는 시위 참가자 중 압도적 다수가 이스라엘 극우 정부의 전쟁에 (미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지쳤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집회에 참가했다가 구금된 컬럼비아대 학생은 “나와 함께 감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유대인”이라며 “농성장에 있던 사람들은 아랍인, 유대인, 무슬림, 기독교인, 흑인, 동남아시아인 등 다양한 출신”이라고 더네이션에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와 공권력이 과도하게 시위 참가자를 진압하면서 학습할 권리와 신체의 자유도 훼손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간 대학은 교내에 경찰력을 대거 동원했고, 경찰은 시위 해산 과정에서 후추 스프레이, 테이저건, 진압봉 등 장비를 이용했다. 경찰이 시위 참가자를 밀치거나 신체를 결박해 체포하는 모습도 SNS에 올라왔다. 예일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미네소타대 등에서는 시위 가담 학생이 퇴학당하기도 했다.
 
https://www.news1.kr/articles/5401081
'최후통첩 vs 버티기'…'친팔시위 진원지' 美컬럼비아대 긴장 고조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4-04-30 09:58)
학교 측 "텐트 철거·정학" 통보…시위대 "혐오스러운 전술"
캐나다·프랑스로도 시위 번져…소르본대는 "멱살 잡고 해산"
미국 대학가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진원지인 미(美) 뉴욕주 소재 컬럼비아 대학교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학교 측이 '시위 텐트'를 해산하지 않으면 정학 처분에 들어가겠다는 최후통첩을 한 가운데 시위대는 이를 거부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노슈 샤픽 컬럼비아대 총장은 성명을 통해 학교 측과 학생 시위대 간 며칠간의 협상이 있었으나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시위대의 핵심 요구인 '이스라엘 군(軍)을 지원하는 자산 매각'은 할 수 없으나 학교 측의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가자지구의 보건·교육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컬럼비아대는 그러면서 이날 오전 시위대에 '오후 2시까지 텐트를 철거하라. 시위 참여를 인정하는 양식에 서명하지 않는 학생은 정학을 당하고 학기를 정상적으로 이수할 자격을 잃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여기에는 '서명을 하고 해산한 학생들도 2025년 6월 또는 졸업하는 날까지 '징계 보호관찰'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시위대는 '학교 측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컬럼비아대 시위 집행부라고 볼 수 있는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퇴출 연합'(CUAD)은 공동 대응 성명을 통해 "이런 혐오스러운 '겁주기 전술'은 3만4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죽음에 비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컬럼비아대가 우리 요구를 충족시키거나 무력으로 움직일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컬럼비아대가 △이스라엘과 관련한 사업 매각 △대학 재정의 투명성 △시위 참여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까지 세 가지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캠퍼스에 '시위 텐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서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4.30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실제 시위대는 학교 측의 최후통첩 시한이 넘은 후에도 최소 120개의 텐트를 유지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교내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하던 학생 시위대를 경찰에서 체포한 이후 이 시위는 현재 미국 대학가 전역으로 확산한 상태다. 이달 28일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지는 등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따른 체포자 수는 최근 2주간 10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시위가 다른 나라 대학으로도 번지는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 학생들은 27일에 약 20개의 친팔레스타인 시위 텐트를 설치했다. 다만 대학 측 성명에 따르면 29일까지 텐트 수가 당초보다 3배로 늘어났지만 이는 대부분이 맥길대 학생들이 설치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학교 측은 또 반유대주의적 언어와 위협적 행동을 사용하는 영상 증거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명문대 시앙스포에서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위한 학교 내 텐트가 설치됐는데, 29일 경찰이 투입돼 해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캠퍼스 내에는 50여 명, 밖에서는 약 150명이 시위를 벌였다. 한 소르본대 학생은 로이터에 "경찰이 달려와 텐트를 무너트리고 학생들의 멱살을 잡고 땅바닥에서 끌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38834.html
미 컬럼비아대 ‘반전 농성’ 학생들, 학생처장실 건물 점거 (한겨레,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2024-04-30 22:12)
가자지구 학살중단 요구하며 농성 중인 학생들
학교 쪽 ‘무더기 정학’ 착수에 반발…건물 점거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40430/124731695/1
[글로벌 현장을 가다/문병기]전 세계로 번진 美대학 反戰시위… 오바마 정부 250명 “이 지원 멈추라” (동아일보,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2024-04-30 23:09)
56년만 反戰 중심에 선 대학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에서 학생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 가자 전쟁 즉각 휴전 등을 촉구하며 텐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꽂았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우리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습니다.” 4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도심의 조지워싱턴대. 이 대학 광장인 유니버시티야드에서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도로 ‘H스트리트’에는 100여 동의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곳곳에서 녹색, 빨간색, 검은색으로 이뤄진 팔레스타인 국기가 나부꼈다. ‘집단학살을 멈춰라(Stop Genocide)’, ‘팔레스타인 해방(Free Palestine)’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도 보였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에게 피해를 유발하는 이스라엘과 이런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다.》
조지워싱턴대에서는 같은 달 25일부터 워싱턴은 물론이고 인근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의 주요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이 주축을 이룬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 모임(SJP)’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첫날 15동 수준에 불과했던 텐트는 불과 닷새 만에 7배 가까이 불어났다.
정학-체포 속출하는 美대학가
4월이지만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덮친 이날 100여 명의 학생이 텐트와 교실을 오가며 이 시위에 참여했다. 주최 측은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흔들리지 않겠다”며 시위 지속을 다짐했다. 특히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전날 시위대가 임의로 철거하면서 일각에서는 양측 충돌에 따른 유혈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조지워싱턴대 2학년생이자 무슬림인 미리암 림 씨는 “대학이 시위에 참여한 학생 7명에게 정학 징계를 내렸다”며 자신도 체포되거나 징계를 받을까 봐 두렵다고 했다. 하지만 림 씨는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져 눈앞에서 가족이 죽는 것을 보는 가자지구의 형제자매들이 겪고 있는 두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다섯 가지 요구사항이 있다. 충족될 때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정부와 대학, 기업 측에 요구하는 사항은 △학내 친팔레스타인 발언 보호 △학내 친팔레스타인 학생 조직에 대한 징계 취소 △이스라엘에 기술과 무기를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 △대학의 기부금 및 투자금 유치 내역 공개 △이스라엘과의 모든 파트너십 중단 등이다.
림 씨는 미 주요 대학에 활발히 기부해 온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이 이스라엘도 지원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대학의 자금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거론한 사업은 구글과 아마존이 2021년 이스라엘 정부와 맺은 클라우드 컴퓨터 계약 ‘프로젝트 님부스’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구글 내에서도 이 계약에 항의해 농성을 벌인 직원 50여 명이 해고됐다.
대학가 반전 시위의 진원이 된 뉴욕 컬럼비아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 대학은 4월 29일 오후 2시까지 자진 해산 명령을 거부한 학생들에게 정학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학생들은 30일 새벽 학교 내 ‘해밀턴홀’을 점거하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해밀턴홀’은 베트남 전쟁 때인 196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악명 높은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가 한창이던 1985년에 모두 이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대에 점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위대는 인스타그램에 “해밀턴홀 일대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동참하라”는 글을 올렸다. 코넬대 역시 시위 장소 이전을 거부하는 학생들에 대해 정학 조치를 취했다.
경찰에 체포된 학생 수도 늘고 있다. 버지니아공대에선 학생 54명을 포함해 시위대 91명이 체포됐다. CNN은 현재까지 미 16개주의 20개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佛-英 전 세계로 번지는 시위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시앙스포(파리정치대) 인근에서 한 학생이 대형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다. 시앙스포, 소르본대 등 프랑스 주요 대학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공격을 비판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이제 시위의 불길은 미국을 넘어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4월 29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 안팎에서는 많은 학생이 모여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부는 캠퍼스 내 마당과 건물 내부에 텐트를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일부 경찰은 해산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등에 멘 가방을 붙잡고 학생들을 질질 끌고 나갔다. 이를 지켜본 다른 학생들은 경찰의 무력 진압에 야유를 퍼부으며 항의했다.
학생과 경찰의 대치가 격화되자 소르본대는 이날 오후 학교 건물을 폐쇄했다. 일부 예정된 시험도 취소했다. 하지만 캠퍼스 밖에 모인 학생 150여 명은 “이스라엘은 살인자, 소르본대는 공범”이라고 외쳤다. 인근 시앙스포(파리정치대)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수도권인 일드프랑스의 발레리 페크레스 도지사는 시앙스포 파리 캠퍼스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파 공화당 소속인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학교의 평온과 안전이 회복될 때까지 시앙스포에 대한 지원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맥길대, 토론토대, 온타리오대는 물론이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에서도 비슷한 반전(反戰)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맥길대 학생 조직에 참여한 루스 씨는 4월 28일 토론토시티뉴스에 “전 세계의 모든 시선이 팔레스타인에 쏠리도록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美대선 변수로 부상, 바이든에 위협
이번 시위의 시발점으로 지난해 12월 미 하원 청문회가 꼽힌다. 당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등은 ‘학내 반(反)유대주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모호한 답변을 내놔 유대계 큰손 기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두 사람이 모두 사퇴하자 적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가 자본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반발했다.
이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미노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4월 17일 하원 청문회에서 “반유대주의가 학교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발한 학생 시위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제 시위는 11월 미 대선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도록 만든 베트남전 반대 시위처럼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생명을 위태롭게 할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학생들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반유대주의 발언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시위대 진압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며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는 물론이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대계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노리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현직 관료 250여 명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라. 이런 전쟁을 재정적,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 어렵다”는 서한을 보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38891.html
‘반전’ 컬럼비아대, 1968년부터 저항의 용광로…경찰 체포조 투입 (한겨레,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2024-05-01 14:14)
해밀턴홀 ‘가자전쟁 반대’ 점거농성에 경찰 투입
1968년 베트남전 반대 농성 진압일과 같은 날
가자 전쟁에 대한 미국 대학생들의 저항의 진앙이 된 뉴욕 컬럼비아대에 경찰이 진입해 건물 점거 농성에 나선 학생들을 체포했다. 1968년 베트남전 반전 운동에 나선 컬럼비아대 학생들이 진압된 것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날짜에 이뤄진 진압으로, 56년 전을 닮아가는 학생들의 저항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국 언론들은 30일 밤(현지시각) 뉴욕 경찰이 이날 새벽부터 수십 명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을 벌이던 컬럼비아대 해밀턴홀에 진입해 농성자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건물 2층 창문으로 진입해 체포에 나섰다. 경찰은 교내 중앙 광장에서 천막 농성을 하는 학생들도 체포했다. 캠퍼스 밖에서 진압에 항의하던 학생들도 연행됐다.
앞서 컬럼비아대 당국은 전날 오후 2시까지 천막 농성장을 떠나라는 통첩을 보냈지만 학생들은 투표를 통해 거부를 결의했다. 그 직후 학교 당국은 농성자들에게 정학 처분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튿날 새벽 일부 학생들이 농성장 부근 해밀턴홀에 들어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점거에 들어갔다. 컬럼비아대는 건물 점거 학생들을 퇴학시키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경찰에 진압을 요청했다. 네마트 샤피크 총장은 경찰에 보낸 서한에서 학교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이 농성에 가담해 “우리 캠퍼스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 적어도 5월17일까지 교내에 머물러달라고 했다.
해밀턴홀 점거 학생들은 이 건물을 ‘힌드의 홀’이라고 자체적으로 명명한 펼침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들이 기억하자고 한 힌드 라잡은 6살 팔레스타인 소녀로,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인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비극을 상징한다. 힌드는 지난해 1월29일 가족이 몰살당한 차량 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지만 2주 뒤 차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출동한 구조대원 2명도 주검으로 발견됐다.
전쟁에 반대하고 군산복합체에 대한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진압은 1968년 컬럼비아대 상황과 여러모로 닮았다. 당시 해밀턴홀 등을 점거하고 베트남전 징집 반대와 이 학교의 군산복합체와의 관계 단절을 주장하던 학생 700여명을 경찰 1천여명을 투입해 진압한 날도 4월30일이다. 56년 전 농성은 반전 운동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이후 반전 운동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1970년 5월 주방위군의 발포로 켄트주립대에서 4명, 잭슨주립대에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점거 농성을 한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투자 철회’라는 이름의 모임은 학교 당국이 “무장한 경찰과 군대를 불러들여 또 다른 켄트주립대와 잭슨주립대 사건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1968년 이후 미국 학생운동을 주도한 컬럼비아대에서 해밀턴홀은 꾸준히 점거 농성 장소로 쓰였다. 최초 진압 직후인 1968년 5월에도 학생 250명이 이 건물을 점거했다가 체포됐고, 1972년에도 점거 농성이 있었다. 1985년에는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 정책을 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회수 요구 농성이 진행됐다. 1992년에는 흑인 민권운동가 맬컴 엑스(X)가 암살당한 장소인 컬럼비아대 소유 건물 개조 계획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건물을 봉쇄했다. 1996년에도 인종·민족적 다양성을 교과에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학생들이 점거에 나섰다.
컬럼비아대는 4월18일 경찰이 천막 농성 참가자 108명을 체포해 전국적 저항을 촉발한 곳이다. 이후 수십 개 대학에서 천막 농성 등이 진행돼왔다. 지난 29일에는 포틀랜드주립대 학생들이 도서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30일에는 경찰이 뉴욕시티칼리지에서도 천막 농성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이날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도 30명이 체포됐다. 이제까지 미국 전역에서 체포된 학생은 1100명가량이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94290_36515.html
'반전 시위' 컬럼비아대 경찰 진입‥갈등 최고조 (MBC뉴스 임경아 뉴욕특파원, 2024-05-01 20:11)
앵커: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대학가 시위가 점점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반전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돼서 진압에 나섰는데요.
경찰이 사다리를 타고 건물 안으로 진입해서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또다시 체포했습니다. 뉴욕에서 임경아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든 경찰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학생들이 점거한 건물 2층 창문으로 접근합니다. 내부로 진입한 경찰은 학생들이 바리케이드로 사용한 의자를 하나씩 걷어내고 잠긴 문을 열어가며 진압 작전을 벌입니다.
학생들은 등 뒤로 손이 결박된 채 끌려나옵니다. 학교 측 해산 명령을 거부하고, 해밀턴 홀 기습 점거에 나섰던 학생들이 대규모 진압작전 끝에 모두 진압된 겁니다.
컬럼비아대 주변 곳곳에서 밤까지 동조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무장한 경찰 병력이 학교 가까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학교 안팎에서 약 백 명 가까운 인원이 순식간에 검거됐습니다.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뉴욕주 경찰에 강제 진압을 요청한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졸업식이 열리는 17일까지 학내에 경찰 배치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앞서 샤피크 총장은 이번 시위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검거 작전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안에 '외부 선동가'가 숨어들었다며, 시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발표했습니다.
[에릭 애덤스/뉴욕시장] "이 외부 인물들은 분명히 학생이 아닙니다. 평화로운 시위가 돼야 했던 것이 분명히 변질됐습니다."
이후 컬럼비아대는 물론, 인근에 있는 뉴욕 시티칼리지에서도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 끝에 줄줄이 연행됐습니다. 지난 18일 컬럼비아 대학에서 대규모 진압 작전이 처음 벌어진 이후 반전 시위가 동에서 서로 들불처럼 번졌던 만큼, 이번에도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노아 솔로몬/시위 참가자] "학생들이 학교를 점거하고 주목을 끌려는 행동은 지극히 타당합니다. 그들은 시선을 끌려는 겁니다. 세계가 지금 컬럼비아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전역 대학가에선 반전 시위로만 이미 천 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501511441
美 대학가 반전시위 격화… 바이든 재선 발목 잡나 (세계일보, 홍주형 기자, 2024-05-01 20:39:10)
美 전역서 체포 1100명 넘어서
학생 시위 장기화 대선 앞 부담 가중
민주 지지 진보 유권자 이탈할 수도
바이든, 시위보다 시스템 더욱 중시
베트남전 당시 시위대에 “멍청이들”
5월 중 2개 대학 졸업식 연설 주목
시위대 직면 땐 입장표명 불가피할 듯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확산하면서 11월 대선을 치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놓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위보다는 시스템을 중시하는 제도주의자로서 본인의 정치적 정체성과도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108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뉴욕에 위치한 컬럼비아대에서 체포된 후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서 1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30일 보도했다. 동부 코네티컷에 위치한 예일대에선 22일에만 48명,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선 24일에만 93명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여름방학이 곧 시작되지만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968년 미국 전역을 휩쓸었던 베트남전 반전시위와 이번 사태는 닮은 점이 많다. 대외정책을 매개로 대학가의 정부에 대한 저항이 나타났다는 점이 그렇다. 당시 민주당은 경찰이 시카고대 학생들을 무참히 진압하는 모습이 언론을 탄 뒤 패배했다. 
특히 젊은 시절부터 제도주의자였던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베트남전 반전 시위를 대했던 태도는 현 사태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NYT는 1968년 뉴욕 시라큐스대 로스쿨에 재학 중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시위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2007년 그의 회고록을 근거로 그가 당시 캠퍼스 반전시위대를 보고 “저 멍청한 놈들(assholes) 좀 봐”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시위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시위가 계속되면 분명한 입장을 선택하기를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폴리티코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관례에 따라 몇 주 내로 2개의 대학 졸업식 연설을 하게 되는데 그때 시위대를 직접 마주칠 가능성을 참모들이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5월은 미국 대학의 졸업 시즌이다.
반전 여론은 대학가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세계적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이날 미국에서 지난 1분기 85억6000만달러(11조87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 줄어든 수준이다. 스타벅스는 공식 부인에도 지난해 하반기 전쟁이 시작된 이후부터 이스라엘에 자금을 지원하는 친(親)이스라엘 기업이라는 주장이 확산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29, 30일 이틀간 진행된 오차범위 약 3%포인트의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등록유권자 중 40%의 지지율로 39%를 기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근소하게 앞섰다. 최근 진행되는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률의 지지율을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 역시 반전 시위 등의 영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에선 등록유권자의 28%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8%는 제3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지지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난항이 계속되면 이 부동층이 판세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모처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희망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이 최근 협상 초기 단계에서 석방을 요구하는 인질 수를 기존 40명에서 33명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협상이 타결되면 양측은 10주간의 휴전에 들어간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하마스를 위해 테이블에 놓인 이 제안(협상안)은 이스라엘이 신의(in good faith)를 갖고 협상한 것”이라며 “하마스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커비 보좌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피란민이 집결해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5012106025
‘반전시위 진앙’ 컬럼비아대 강제 진압…미 전역서 1200명 체포 (경향,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4.05.01 21:06)
경찰, 학교 요청에 2주 만에 캠퍼스 재진입…‘해밀턴홀’ 점거 학생들 해산
뉴욕시장 “건물 점거는 외부 선동에 의한 것”…백악관 “소수가 학업 방해”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학교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지난달 30일 밤(현지시간) 뉴욕경찰(NYPD)이 강제 해산하고 100여명을 체포했다. 미 대학가에서 확산 중인 ‘반전시위’의 진앙인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약 2주 만에 다시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날 저녁 진압 장비를 갖춘 NYPD 소속 경찰관 수백명이 시위대가 점거한 컬럼비아대 해밀턴홀에 진입해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체포된 학생들은 케이블 타이와 유사한 끈으로 손이 등 뒤에서 결박된 채 호송차량에 태워졌다. 경찰이 학생들을 체포하자 다른 편에 있던 시위대가 야유를 보냈으며, 일부 학생들은 연행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경찰은 시위 해산 과정에서 최루가스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NN은 경찰이 대학 앞 도로변과 맞닿은 해밀턴홀 2층 유리창을 부수고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섬광탄 등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두 시간 만에 해밀턴홀 내 시위대를 해산한 경찰은 캠퍼스 광장의 잔디밭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도 모두 돌아갔다고 밝혔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해밀턴홀을 점거한 지 20시간 만에 경찰이 시위 진압에 나선 것은 대학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컬럼비아대는 이날 NYPD에 보낸 총장 명의 서한에서 시위대에 의해 학교 건물이 “파손되고 봉쇄”됐다면서 경찰 출동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학생들은 이날 오전 대학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된 군산복합체 등 기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것 등을 요구하며 해밀턴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미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딴 이 건물은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 198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인종차별 정책) 철폐 시위 당시에도 시위대가 점거하는 등 컬럼비아대 역사에서 상징적인 곳이다.
대학 측은 또한 경찰에 최소한 졸업식 이틀 뒤인 5월17일까지 캠퍼스에 머물 것을 요청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추가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학 측은 앞서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이 전날 오후 2시까지 해산하지 않으면 퇴학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NYPD는 컬럼비아대 건물 점거는 학생들이 아니라 ‘외부 선동가’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점거 시위에 대해 “평화적 시위가 아니다”라며 “소수의 학생이 다른 학생들의 정당한 학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미 대학가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가자전쟁 반대 시위로 인해 30일까지 학생 약 1200명이 체포됐다.
한편 브라운대에서는 시위 학생들의 투자금 회수 요구를 대학 이사회가 표결에 부치기로 하면서 학생들이 텐트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크리스티나 팩슨 브라운대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브라운은 항상 대화와 토론, 경청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해결해온 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교칙을 위반하는 야영 농성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https://www.news1.kr/articles/5403677
美대학가는 흡사 전쟁터…뉴욕서 하룻밤 300명 체포에도 '불씨 여전'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2024-05-02 11:40)
30개 대학서 누적 1500명 체포…진압 과정서 물리적 충돌
대학 vs 시위대 강경 대치…'표현의 자유' 논쟁으로도 번지나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대학 당국은 시위를 막기 위해 대규모 경찰 인력 투입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도 일어나 진원지인 뉴욕에서만 300명 가까이 체포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강경 진압 기조에도 시위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급기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으로도 불이 붙으면서 시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 30여곳 대학서 1500명 체포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미국 전역 대학교 30여곳에서 총 1500명이 이번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선 시위의 '진원지'인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에서는 전날 밤에만 시위대 300여명이 한꺼번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컬럼비아대에서는 시위대가 교내 해밀턴홀을 점거하자 경찰이 건물 2층 창문을 통해 진입하고 섬광탄과 망치를 사용하는 등,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도 일어났다.
뉴욕시립대에서도 경찰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가 붉은색 조명탄을 터트리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 뉴욕시립대 학생은 AFP에 "우리는 (경찰에) 폭행당하면서 거칠게 체포됐다"라며 경찰의 강경한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 소재 포드햄대에서도 헬멧과 폭동 진압용 장비 등을 착용한 경찰이 캠퍼스 내부로 진입해 건물을 점거하던 시위대 15명을 체포했다.
시위는 뉴욕을 넘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에선 이날 경찰이 진입해 시위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자들을 연행했다.
사우스플로리다대에서도 경찰은 시위가 "더 이상 평화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위대 10명을 체포했다. 실제로 체포된 이들 중 1명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대학교 LA캠퍼스(UCLA)에서는 전날 밤 친팔레스타인과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서로를 향해 폭죽을 던지는 등 물리적 충돌이 격화해 대학 측의 요청으로 경찰이 캠퍼스에 출동했다. 다만 경찰은 UCLA에서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미 뉴욕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30일(현지시간) 컬럼비아대 교내 친팔레스타인 연합 시위대 해산에 나선데 항의하는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5.01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급한 불은 껐지만 '표현의 자유' 불씨는 여전
경찰의 강경 대응 후 각 대학 캠퍼스는 조용한 상태다. 컬럼비아대 교정에 설치됐던 야영 텐트들은 모두 철거됐으며, 현재 약 30여명의 경찰이 남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컬럼비아대는 경찰에 졸업식 이틀 뒤인 오는 17일까지 캠퍼스에 머물러달라고 요청했다.
UCLA도 수업을 전면 취소하면서 학생과 주민들에게 시위대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시위대 간 충돌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곳곳의 시위는 진압됐지만 이번 사태의 불길이 더 크게 번질 조짐도 보인다. 현재 컬럼비아대 시위대는 △이스라엘과 관련한 사업 매각 △대학 재정의 투명성 △시위 참여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측 모두 뜻을 굽히지 않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에 경찰이 동원되면서 가자지구 전쟁 반대를 넘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돼 시위대가 이를 계기로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더 거세게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대학 측은 이번 시위는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박한다. 포드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와 남의 집에 난입해 소리를 지르는 것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으로도 번진 시위
한편 이번 시위는 미국 정치권으로도 번진 상황이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가 있다"라면서도 "건물을 강제로 점거하는 것은 평화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는 평화적인 시위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친이스라엘 외교 정책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판 여론으로 입장이 난처해지면서 이번 시위와 관련한 직접적인 의견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오는 11월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경찰의 컬럼비아대 진입을 두고 "아름다운 일"이라며 시위대를 향해 "성난 미치광이이자 하마스 동조자"라고 비난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https://theconversation.com/columbia-university-protests-look-increasingly-like-those-in-1968-as-police-storm-campuses-nationwide-228851
컬럼비아대학 시위와 1968년 반전 시위의 닮은 것과 다른 것
Columbia University protests look increasingly like those in 1968 as police storm campuses nationwide
May 2, 2024 1.30pm BST, The Conversation 
컬럼비아대학교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학생 시위의 진원지가 되었다. 애머스트 대학의 역사 교수이자 <할렘 대 컬럼비아: 1960년대 후반 흑인 학생의 힘!>의 저자인 스테판 브래들리가 1960년대와 지금의 시위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야기한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40503/124767955/1
反유대주의 금기 깬 美청년들 반전시위… 美대선 태풍의 눈으로 (동아일보,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김보라 기자, 2024-05-03 03:00)
[美 反이스라엘 시위 확산] 美공화, 시위대에 “反유대주의” 공격
하원서 관련 법안까지 통과시켜… 청년들 “대량학살 반대 하는것”
바이든 양측 사이 옴짝달싹 못해… 시위 장기화땐 ‘대선 악재’ 우려
미국 대학가에 들불처럼 번진 중동전쟁 반대 시위가 11월 미 대선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애초 이 시위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낳는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과 그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대로 시작됐다. 하지만 서구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반(反)유대주의와 미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등 폭발력이 큰 이슈와 맞물리며 낙태권, 불법 이민자 문제에 이어 표심을 가를 중대 변수가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대인을 혐오하는 반유대주의에 대해선 비판하면서도 반전 시위 등 사태 전반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청년층을 옹호하려니 대선을 앞두고 부(富)와 영향력을 지닌 유대계 유권자와 척을 져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를 노려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경 진압론을 내세우며 바이든 대통령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능한 지도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 “반유대주의” vs “표현의 자유 억압”
야당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 하원은 1일(현지 시간) 반전 시위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에 맞서 ‘반유대주의 인식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부정하거나 이스라엘을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반유대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집권 민주당이 과반을 점한 상원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당국은 시위대를 반유대주의 행위로 처벌하고, 시위를 방치하는 대학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전통 지지층인 청년층과 유대계 표심을 놓고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상원에서 이 법안이 채택될지는 불투명하며, 백악관의 입장도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반유대주의를 규탄한다”는 원론적 발언을 한 뒤 10일간 침묵하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이 1일 “대통령이 (시위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밝힌 것이 고작이다.
시위대는 이런 그를 ‘제노사이드 조(Genocide Joe·대량학살자 조)’라고 비판한다. 미 조지워싱턴대에서 시위에 참가 중인 미리엄 림 씨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대량학살과 이를 지원하는 ‘제노사이드 조’를 비판하는 것이지 반유대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홀로코스트 기념관 주최 행사에서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연설이 시위대의 분노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미국에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1일 시위대를 ‘성난 미치광이(raging lunatics)’라고 지칭하며 “모든 대학 총장들은 즉시 농성장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 ‘1968년 사태 재연될까’ 우려
바이든 대통령이 옴짝달싹 못 하며 시위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가 집권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해 대선 패배를 부른 1968년의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반전 시위대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때 거센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휴버트 험프리 대선 후보의 지명 수락 연설 직전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 장면이 생중계되며 험프리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했고, 결국 대선에서도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청년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지 못하더라도 1968년의 재앙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는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린다.
그렇다고 시위 열기를 꺼뜨리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서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백악관이 정답이 없는 기말고사에 직면했다”고 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50223382151019
"학살 멈춰라"…전 세계로 번지는 'No War' 시위 (머니투데이, 송지유 정혜인 기자, 2024.05.03 04:52)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에서 시작된 대학가의 반전 시위가 미 전역을 넘어 유럽·중동·아프리카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7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가 '친팔레스타인'과 '친이스라엘'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모습이다. 휴전 협상이 진통을 겪는 가운데 콜롬비아는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FP·AP·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동부 컬럼비아대에서 재점화한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유럽·중동·아프리카 주요국가를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50여개 대학 캠퍼스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 명문 정치대학인 시앙스포 파리 캠퍼스와 파리 소르본 대학, 영국 리즈대·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워릭대 등에선 친 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이탈리아와 호주, 캐나다 등 일부 대학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주요국의 대학가도 반전 시위 열기로 뜨겁다. 쿠웨이트와 레바논, 이집트와 튀니지 등에선 학생들이 친 팔레스타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튀니지 대학생들은 일주일간 수업 중단을 선언한 채 전국 각지에서 거리를 행진하며 반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학가에서만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콜롬비아는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볼리비아·벨리즈에 이어 세 번째 단교로 기록됐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전날 수도 보고타 볼리바르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의 날 행사에 참석해 "가자지구 전쟁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집단 학살"이라며 "2일부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반전 시위를 둘러싼 갈등은 더 격화하는 분위기다. 전날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 등에선 시위대 300여명이 한꺼번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선 친 팔레스타인과 친 이스라엘 시위대의 폭력 충돌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2일 새벽에 헬멧과 방패 등 진압 장비를 갖추고 수백명이 UCLA 캠퍼스 텐트 농성장으로 진입해 해산을 거부한 이들을 체포하고 농성장을 장악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반전 시위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는 대학 캠퍼스는 최소 32곳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미 전역 대학교에서 친 팔레스타인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누적 인원은 약 1500명에 달한다.
가자지구 충돌이 전 세계 갈등으로 번진 요인으로는 인종 차별, 대량 학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미국 등 서방이 이스라엘에 전폭적 지지를 보낸 배경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을 막지 못한 데 대한 부채의식이 깔려 있는데 정작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3만5000명이 사망하자 여론이 돌아선 것이다. 대학 내에 공권력이 투입돼 학생들을 체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표현의 자유를 잃었다는 상실감이 분노로 바뀌었다는 해석도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가자지구 전쟁을 쟁점화하고 있다. 미 하원은 이날 '반유대주의 인식법(Antisemitism Awareness Act)'을 찬성 320표, 반대 91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반유대주의를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으로 규정하고 연방정부가 대학 내 반 이스라엘 시위를 제재할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 유세현장에서 "뉴욕경찰의 컬럼비아대 시위 진압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고 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학가 시위 확산 사태와 관련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인에게는 평화적 시위 권리가 있지만 무력을 사용한 건물 점거는 평화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39019.html
미, 대학생 반전 운동에 경찰 투입…반유대주의 규제 입법까지 (한겨레,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2024-05-02 13:30)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미국 대학생들 시위에 대한 진압이 컬럼비아대 점거 농성을 전후로 더욱 강경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까지 규제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는 등 반전 운동에 대한 기성세력의 ‘반격’이 다방면에서 진행되는 모습이다.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장은 1일, 전날 밤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에서 체포한 이들이 2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에서는 천막 농성을 하던 학생들 중 일부가 새벽에 교내 건물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가 당일 경찰에 진압당했다.
저항과 진압은 1일에도 이어졌다. 뉴욕 경찰은 포덤대에서 천막 농성을 하던 16명을 체포했다. 댈러스 텍사스대에서도 17명, 애리조나대에서도 여러명이 경찰에 붙잡혀갔다. 로버트 로빈스 애리조나대 총장은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고무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컬럼비아대에서 108명이 체포된 이래 미국 전역의 대학들에서 체포된 이들은 1400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원은 이날 대학 사회에서 분출하는 반유대주의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반유대주의 인식 법안’을 찬성 320표 대 반대 91표로 통과시켰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마이클 롤러 공화당 의원은 “캠퍼스의 반유대주의 척결을 거부하는 학교 관리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단을 교육부에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반유대주의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 대학에 연방정부 예산 지원을 끊을 수 있는 권한을 교육부에 주는 게 내용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반유대주의를 규정하는 이 법안은 유대인 차별과 혐오라는 전통적 반유대주의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비판마저도 금기로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가령 이스라엘에 대해 “다른 민주 국가들에는 요구되거나 기대되지 않는” 이중 기준을 적용해 비판하거나 “이스라엘의 정책을 나치에 비유”하는 발언도 제재 대상이다.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봉기)를 거론하는 것도 반유대주의로 규정하는 등, 이스라엘의 정책과 행동에 대한 비판에 광범위하게 반유대주의 낙인을 찍을 수 있게 된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와 관련해 2일 성명을 내어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으로 집회를 할 권리는 사회 운영의 기본이며 특히 팔레스타인 내 분쟁처럼 주요 사안에 대한 첨예한 의견 차이가 있을 때는 더욱 보호할 가치가 있다”며 “미국 내 대학 캠퍼스에서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취해진 일련의 강경 조치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 하원의 반유대주의 인식 법안 처리는 최근 대학이 가자지구 전쟁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는 등 이스라엘 압박에 동참하자는 학생들 요구에 답하지는 않고 이를 반유대주의로 몰아가는 흐름과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 정치권, 대학 당국, 경찰은 “외부 선동가들”이 농성에 끼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학생들의 ‘정당성’에 대한 흠집 내기를 시도하고 있다. 경찰 출신인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거기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천막 농성 학생들을 급습한 친이스라엘 그룹은 강경 대응 분위기에 고무돼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공격은 컬럼비아대 진압 몇시간 뒤에 이뤄졌다. 15명이 다친 이 충돌에 대해 이 학교의 진 블록 학장은 “천막 농성을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 학생과 교수 등 공동체 구성원들에 대한 이런 공격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03060751009
美대학시위 2천200여명 체포…경찰 발포 과잉대응 논란도(종합)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연숙 기자, 2024-05-03 15:53)
컬럼비아대 점거건물 진압 과정서 발사…경찰은 "실수"
친이·친팔 시위대 충돌까지…바이든 "폭력시위는 허용 안해"

2일(현지시간) UCLA 교정에서 대치중인 경찰과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갈수록 커지자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지금까지 미 전역에서 체포된 인원은 2천200여명에 이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폭력 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직접 경고한 가운데,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에 발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7일 뉴욕의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시위가 재점화, 미 전역의 대학으로 번지자 경찰은 학교와 행정당국의 요청으로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날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UCLA) 캠퍼스에서도 경찰이 시위대가 세운 바리케이드와 텐트를 해체하고 시위대를 체포했다 AP 통신은 이날 UCLA에서만 최소 200명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진압봉과 헬멧, 방탄조끼 등으로 무장한 경찰 수백명이 농성장에 진입해 시위대를 밖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소화기와 물병 등을 던지는 등 대치했으나 약 3시간 만에 종료됐다.
UCLA는 이달 1일 새벽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계 시위 캠프에 난입해 학생들을 때리고 텐트 안에 폭죽을 집어넣어 터트리면서 유혈사태가 빚어졌던 곳이다. 경찰 진압 현장을 중계한 CNN 방송에는 경찰이 섬광탄을 쏘는 장면이 포착됐다. CNN은 경찰이 UCLA 캠퍼스에서 고무탄으로 보이는 총알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시위의 '진앙지'인 컬럼비아대에서는 경찰의 발포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뉴욕의 지역언론인 더 시티는 지난달 30일 컬럼비아대 해밀턴홀을 점거한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당국도 총기 사용 사실을 확인했다. 뉴욕시 경찰은 성명을 내고 당시 한 경찰관이 해밀턴홀 1층에 있는 바리케이드에 접근하던 중 총에 부착된 손전등을 사용하려다가 실수로 총을 쐈다고 밝혔다. 경찰이 해밀턴홀에 진입한 지 약 10분 후인 오후 9시 38분께였다. 주변에 다른 경찰들은 있었지만 학생은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총알은 몇피트 떨어진 벽 액자를 맞췄다.
총격 장면은 경찰관의 보디캠(몸에 달린 이동형 카메라)에 담겼고, 이는 맨해튼 지방검찰청에 넘겨졌다. 검찰은 관련 규정에 따라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
AP 자체 집계에 따르면 미 대학가의 이번 시위로 체포된 인원은 약 2천200명에 이른다. 전국 43개 대학에서 발생한 체포 사건은 최소 56건이다. 
공권력을 동원한 시위 진압이 잇따르자 대학 사회는 강력히 반발했다. 캘리포니아주 대학 4만8천명의 대학원생, 연구원, 조교를 대표하는 노조 'UAW(전미자동차노조) 로컬 4811'은 캠퍼스 내 시위에 대한 당국의 대처와 관련, 구성원들에게 파업 여부를 묻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대학에서 가장 큰 직원노조인 이들은 "평화적인 시위를 축소하기 위해 폭력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제재하는 것은 언론 자유와 변화 요구 권리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다음주 파업 투표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는 또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교섭도 없이 시위 대응 방침을 바꿔 경찰을 동원한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브라운대 대학원 노조도 지난 3월 대학이 협상 없이 시위 관리 정책을 변경해 친팔레스타인 시위 참여 노조원들이 보복 위협에 시달렸다면서 대학을 고소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폭력 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국의 근본적인 원칙인 표현·집회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시험을 받고 있다면서 "둘 다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질서 회복을 위해 대학에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또 중동 정책을 재검토 의사도 없다고 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날에는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는 대학 내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D91O09TIO
친팔 반전시위, 美 이어 英으로…‘바이든의 베트남’되나 (서울경제, 이완기 기자, 2024-05-03 17:57:59)
美 40개大서 최소 2200여명 체포
경찰 진압에 고무탄 등 총기사용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으로 확산
바이든 "폭력 불용" 입장 발표에
"대선 앞둔 정치적 줄타기" 비난
민주 "청년·진보 표 잃을 수도"
 
https://kptu.net/board/detail.aspx?mid=F686C1F3&grpid=0&idx=40241
[성명] 공공운수노조는 팔레스타인 집단 학살에 맞선 미 대학 시위를 지지한다 (2024년 5월 3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 반전.평화를 향한 국내외 노동.평화단체와 끝까지 연대할 것 -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연대하는 미국 대학 내 시위대에 대한 미 정부의 탄압으로 지난 2주동안에만 약 2,100명이 체포됐다. 공공운수노조는 팔레스타인 학살을 반대하는 미국 대학생 시위를 지지하며, 시위대를 겨눈 미국 정부의 폭력과 탄압을 규탄한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등 학살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미 대학 시위 참가자들의 요구는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집단학살 중단과 가자지구 학살에 연루된 기업의 완전 철수였다. 지극히 당연하고 인도적인 요구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반유대주의'로 왜곡했으며, 심지어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대학생들의 시위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5월 1일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한다“며 ’반유대주의나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폭력 위협이 있을 곳은 없다”는 황당한 입장을 내놨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진단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7개월여에 걸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과 집단학살로 언론인 137명과 보건의료 인력 356명, 여성과 어린이 25,000여명을 포함한 가자지구 주민 38,621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이는 매일 190명 이상의 가자지구 주민이 살해당한 것과 같다. 75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56년간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16년간의 봉쇄조치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 민중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스라엘의 침공과 집단학살로 인해 살아있는 지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미국교사연맹(AFT) 소속의 뉴욕시립대학교 노조원들은 뉴욕 경찰의 농성장 급습과 시위대 체포에 항의하며 자발적인 파업을 선언했고, 이스라엘-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던 전미자동차노조(UAW) 또한 시위대에 대한 대량 체포를 규탄하며 미 대학 내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세계 각국 노동조합을 비롯한 국내외 노동단체 및 진보평화단체와 함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을 향한 모든 공격과 집단학살 중단,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투쟁에 적극 연대할 것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04039051082
대학가 반전시위 유럽 확산…베를린 300명 강제해산(종합)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2024-05-05 01:52)
독일·아일랜드·스위스서 팔레스타인 지지 농성
미국에서 시작한 대학가 반전 시위가 유럽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4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쥐트도이체차이퉁에 따르면 전날 베를린 훔볼트대(HU)에서 약 300명,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LMU) 캠퍼스에서 약 100명이 연좌 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팔레스타인 만세', '학살 중단' 등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쳤다. '컬럼비아에서 뮌헨까지', '독일 대학을 점령하라' 등 최근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확산하는 캠퍼스 시위에 연대한다는 구호도 등장했다.
율리아 폰블루멘탈 훔볼트대 총장은 시위가 아닌 토론 자리를 따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장을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훔볼트대는 지난 2월 이스라엘 대법관을 초청해 법학 토론회를 열었다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항의로 행사를 중단한 바 있다.
베를린 경찰은 훔볼트대 캠퍼스 시위를 강제로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퇴거 명령에 불응하는 시위대 38명을 체포했고 증오 선동과 공무집행방해·폭행 등 37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훔볼트대 팔레스타인 지지 농성 [dpa/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베를린의 대학에서 반유대주의와 증오, 혐오는 용납되지 않는다.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상황을 만들려는 이들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베를린 경찰은 시위대가 선동 구호를 외치기 시작해 경찰관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독일에서 금지된 구호 '강에서 바다로'를 문제 삼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일랜드에서는 더블린대 트리니티 칼리지 학생 수십 명이 전날부터 이틀간 캠퍼스 중앙광장에 텐트를 친 뒤 도서관 앞에 벤치를 쌓아 출입을 봉쇄하며 시위를 벌였다.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은 9세기 라틴어 복음서 '켈스의 서'를 소장·전시해 관광명소로도 꼽힌다.
학생들은 이스라엘 대학들과 관계를 끊고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계획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최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팔레스타인에 유화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학 측이 팔레스타인 지지 등 각종 집회로 손실을 봤다며 학생회에 벌금 21만4천유로(약 3억1천만원)를 부과한 뒤 시위 텐트를 차렸다.
스위스 로잔대에서도 학생 100여명이 지난 2일부터 교내 건물 입구를 점거하고 이스라엘 연구자 보이콧과 가자지구 전쟁 즉각 휴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자금지원 재개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미국 대학가 반전 시위는 지난달 17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시작해 전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당국은 지금까지 2천200여명을 체포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프랑스 정치대학 시앙스포(Science PO)와 소르본대, 영국 워릭대 등 유럽 대학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5052055015
세계 곳곳 퍼지는 대학가 반전 시위 (경향, 최서은 기자, 2024.05.05 20:55)
“학살 중단” 반이스라엘 기류
유럽·호주·중동까지 확산
미국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미 전역에 번진 반전 시위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영국, 아일랜드, 스위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의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소르본 등 주요 대학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며 캠퍼스 건물을 점거하는 밤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대량학살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은 지난 3일 대학당국의 요청을 받고 시앙스포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수십명의 시위대를 진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이 졸업한 이 학교는 미 컬럼비아대와도 밀접히 교류하는 곳이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의 대응에 반발하며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고 CNN은 전했다.
독일 베를린과 뮌헨 등 주요 도시의 대학들에서도 이날 학생 수백명이 “팔레스타인 만세” “학살 중단” “컬럼비아에서 뮌헨까지” 등을 외치며 연좌 농성을 벌였다. 베를린 훔볼트대 학생들은 앞서 이스라엘 대법관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던 율리아 폰블루멘 총장에 대해 ‘유대민족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대학에서 반유대주의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38명을 체포했다. 호주 시드니대 학생들은 본관 앞에 텐트를 설치한 뒤 반이스라엘 농성 시위를 벌이며 대학이 이스라엘 기업 및 대학과 맺고 있는 모든 관계를 공개하고, 무기회사와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동의 레바논에 있는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학생 수백명은 최근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외에도 영국, 아일랜드, 스위스, 캐나다, 인도, 멕시코 등에서도 반전 시위가 열렸다. 다만 유럽, 남미 등에서 벌어지는 반전 시위는 미국과 비교해 규모가 작고,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5052056005
“흑인 차별·지구온난화처럼…가자지구 전쟁, 우리가 당면한 문제” (경향, 최혜린 기자, 2024.05.05 20:56)
반전 시위대 강제 해산 두고
“우리를 아이·악마 취급 마라”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대학가 반전 시위에 대학 당국이 경찰에 요청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일부는 학생들의 요구를 ‘유대인 혐오’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목소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왜 세계의 청년들은 머나먼 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에 이토록 분노하는 것일까.
가디언은 지난 3일(현지시간)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외면받고 시위가 강제 해산되는 상황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대 사회경제행정학과 1학년인 마틸드(18)는 “대학은 우리를 아이처럼, 악마처럼 취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단지 평화를 원할 뿐”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폭력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보내주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에서 농성을 기획한 카리므 라즈메(29)는 “우리는 때때로 망상적이라고 낙인찍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금 이곳에서 중요한 선례와 기억을 만들고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직접 멈추기는 어렵지만, 계속해서 ‘여기 우리가 있다’고 외칠 것”이라고 엘파이스에 말했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니콜 크로퍼드(20)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고통이 다른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느꼈다. 크로퍼드는 “흑인을 노예로 만들고 인간 이하로 취급한 역사가 있는 미국에서 자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는 특히 중요한 문제”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미 에모리대 1학년인 아이프 존스도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에 참여했던 가족의 영향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 코넬대 1학년인 케이티 뢰프는 환경운동가로서 집회에 동참했다. 뢰프는 “기후정의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세계를 교차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에모리대 1학년인 아리 콴(19)은 전쟁의 참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쏟지 않는 편에 속했다. 그런데 캠퍼스에 들이닥친 경찰들이 친구들을 붙잡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라며 “경찰이 마치 군대처럼 행동하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NYT는 “대학생들은 가자지구 전쟁을 경찰의 폭력, 인종차별,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와도 연결해서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가까운 문제로 느끼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https://newscham.net/articles/107716/?page=1
https://theconversation.com/us-student-gaza-protests-five-things-that-have-been-missed-228971
미국 학생 가자 시위: 우리가 놓친 5가지 사실
로버트 P. 잭슨(Robert P. Jackson,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교 정치 사상 선임 강사), [번역] 신현원, 2024.05.07 15:58)
최근 미국 전역의 50개 이상의 대학에서 발생한 학생 시위캠프에 대한 보도는 반대 시위대 그룹 간 또는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치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 장교가 캠퍼스 운동장으로 불려가거나 학자와 학생이 모두 콘크리트 바닥에 고정되는 광경이 뉴스 방송을 지배했다.
최근 컬럼비아대학교 도서관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온 나는 이러한 사건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이 시위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살펴볼 가치가 있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 종교적 기념일
일부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의 이슬람 혐오와 반유대주의 사례도 있었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종교적 표현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범으로 삼아 시위에 참여했다. 라틴계 음악, 펀자브 및 다브케 춤 등 다양한 문화적 축하 행사가 열렸다. 또한 무슬림과 유대인 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종교 예배와 유니온 신학교 연사들의 전례 낭독이 캠프 내에서 열렸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서는 이러한 사실들이 대부분 무시되었다.
종교가 다르거나 전혀 없는 학생들은 담요를 스크린처럼 높이 들고 임시 예배 공간을 만들어 서로의 의식을 도왔다. 예를 들어, 유월절을 축하하기 위해 유대인 학생 커뮤니티가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고 대학 관리자들을 풍자하기 위해 종교적 낭독을 변형하는 등 종교적 관습도 변화하고 있었다.
무슬림 학생들도 두려움 없이 공개적으로 신앙을 실천할 권리를 되찾고 있었다. 내가 만난 학생들은 이러한 행동이 학생들의 안전에 기여하고, 사회 전반의 이슬람 혐오와 반유대주의의 부상에 반대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이들에 대한 '반유대주의 혐오'라는 비난이 빈번하게 제기되는 것에 반론을 제시한다.
2. 다양성
올해 초 컬럼비아대학교는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위한 학생들과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학생 지부를 정직시켰다. 이 조치는 "대학 징계 절차"가 "캠퍼스 안팎에서 팔레스타인 학생과 그 동맹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불만과 함께 더 광범위한 반대 연대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컬럼비아 야영지는 정직된 두 단체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진 116개 단체로 구성된 '디베스트' 연합이 조직했다.
최근 컬럼비아대학 학생회에서 실시한 이스라엘 탈퇴에 관한 국민투표가 투표율 40%에 찬성 77%로 통과되었다. 이는 이전의 비슷한 투표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3. 대학 윤리
시위대는 특히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과 탈식민주의 이니셔티브가 부상한 이후 각 기관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 예로 뉴욕대학교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레나페족이 고국에서 폭력적으로 쫓겨나면서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러한 성명서에 표현된 가치가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및 투자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들이 받고 있는 대우가 이러한 윤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대우에는 1968년 이후 처음으로 캠퍼스로 초대된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것도 포함되었다. 또한 학교의 행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평화적인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정학이나 대학 기숙사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미국 대학교수협회의 컬럼비아 지부 회원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고등 교육의 원칙에 대한 학교 당국의 노골적인 존중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행동은 학교의 윤리적 유산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공공의 의제로 삼았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미노슈 샤피크 총장은 "캠퍼스에서 경찰을 투입할지 여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대학이 "허가받지 않은 시위를 용인하는 데 인내심을 갖고 있다"며 "시위대와 협력적인 해결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4. 시위는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시위의 중심은 분명 팔레스타인이다. 학생들은 대학과 이스라엘의 재정적 관계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 운동가들은 그들의 캠페인이 글로벌 정치뿐만 아니라 지역 문제에도 똑같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가자지구와 관련된 이주와 점령에 대한 논의를 컬럼비아대학교와 할렘의 인근(주로 흑인과 라틴계) 커뮤니티 사이의 젠트리피케이션 갈등과 직접 연결한다. 학생들은 컬럼비아대학교가 모닝사이드 캠퍼스와 컬럼비아대학교 의료 센터를 연결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함으로써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1968년 컬럼비아 시위와 유사한 지점이다. 이러한 사건은 주로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과 연관 지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젠트리피케이션도 캠퍼스 점거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컬럼비아대학교는 인근 모닝사이드 공원에 토지를 개발하여 체육관을 지을 것을 제안했다. 1964년 민권법을 우회하여 말 그대로 뒷문을 통해 분리하려는 시도로 여겨지는 별도의 저층 커뮤니티 출입구 계획은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보류되었다.

컬럼비아대학교 야영지의 플래카드. 로버트 잭슨

5. 전장으로서의 가시성
컬럼비아의 잔디밭에서 야영을 하던 학생들은 처음에는 1968년의 학생들처럼 건물을 점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활동이 세상에 더 잘 드러날 수 있었다. 덕분에 동맹국과 반대파 모두 시위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과 정부 당국의 감시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가시성은 시위에 참여하는 각 개인의 잠재적 위험을 높인다. 1968년보다 더 큰 수준의 헌신과 즉각적인 위험이 수반되는 것은 틀림없다.
컬럼비아대학과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의 농성장은 특히 부유하지 않거나 명문 대학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비교할 때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불균형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은 이러한 시선을 거울 삼아 공적 담론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삶이 눈에 띄게 부재한 현실과 팔레스타인인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어야 할 필요성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하려고 노력해왔다.
학생 야영의 물결 뒤에는 가자지구의 기근 상황을 종식시키고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효과적인 조치 부족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있다.
시위는 학생 주도로 이루어졌지만, 학부 학자들의 법적 지원과 언론의 개입도 있었다. 한편 경찰이 캠퍼스에 개입하는 동안 학계의 조직적인 개입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번 시위의 결과에 대한 전망에는 세대 간 차이가 있다. 대화에서 직원들은 기대치에 대해 좀 더 유보적인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학생들은 이 과정이 획기적인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의 요구가 실현될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복되는 구호에 반영되어 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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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19:41
들의 시위를 반유대주의로 몰아부치는 것이 왜곡임을 보여준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37811.html
미 대학가에 가자전쟁 항의 시위 재확산…유대계도 다수 참여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4-23 16:04)
뉴욕대, 예일대에서 천막시위로 학생들 체포…미 전역 대학으로 번져
유대계 학생, 천막시위 도중에 유대 명절 식사 나누는 행사
보수 의원들, 학교 당국에 정부 지원 중단 압박

미국&nbsp;뉴욕의&nbsp;컬럼비아대에서&nbsp;22일&nbsp;이스라엘의&nbsp;가자&nbsp;전쟁에&nbsp;항의하는&nbsp;친팔레스타인&nbsp;천막&nbsp;농성시위장에&nbsp;&ldquo;대량학살&nbsp;자금지원을&nbsp;중단하라&rdquo;는&nbsp;구호가&nbsp;내걸렸다.&nbsp;AP&nbs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항의하는 친팔레스타인 농성 시위가 미국 대학가에서 다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대학들은 유대계 학생들도 참여하는 이 시위를 ‘반유대주의’라고 규정해 경찰의 개입을 요청하고, 경찰은 시위 학생들을 체포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22일 밤 뉴욕대에서 가자 전쟁 항의 천막 농성 시위를 해산하고 수십명을 체포했다. 이날 오전에는 예일대에서 시위에 나선 학생 50여명이 체포됐다. 이런 친팔레스타인 천막 농성 시위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매사추세츠공과대, 터프츠대, 미시간대, 에머슨대 등 미국 전역의 대학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에 항의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맞불 시위도 열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컬럼비아대가 지난 18일 학내에서 벌어진 천막 농성 시위 해산 과정에서 경찰을 동원해 학생 100여명이 체포되면서 오히려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날 뉴욕대에서 시위를 벌인 학생들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이익이 있는 무기 제조업과 회사들로부터 받은 기부와 재정 기여 내역을 공개”하라고 학교 당국에 요구했다. 학생들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관련된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이날 대면 수업을 취소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미누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성명에서 “협박과 괴롭힘 행위”를 지적하며 “캠퍼스로 와서 자신들의 의제를 추구하려는, 컬럼비아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캠퍼스 내의 긴장을 증폭하고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일대는 경찰 개입을 요청한 이유로 “천막 농성 시위 학생들에게 수차례 해산을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대학가 시위를 반유대주의라고 비난하며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공화당 소속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 등은 “유대계 학생에 대한 테러 행위를 요구하는 학생과 선동꾼 폭도들을 끝장내지 못한”것을 문제 삼아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샤피크 총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유대주의를 막는 대학 당국의 대책에 대해 진술하다가, 보수 진영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캐시 매닝 등 민주당 하원의원 4명도 컬럼비아대를 향해 “유대계 학생들이 대학에서 안전을 느끼지 못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압박했다. 공화당 소속 버지니아 폭스 하원 교육위원장은 컬럼비아대가 질서와 안전을 회복하지 못하면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연방정부의 지원이 즉각 취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시위를 주도하는 쪽은 이번 시위가 이스라엘 및 그 지지자에 대한 비판이라며 반유대주의라는 비난을 일축하고 있다. 해당 시위에는 유대계 학생 다수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컬럼비아대 천막 농성 시위에서 유대인들의 전통 명절인 유월절을 맞아 유대계 학생들이 팔레스타인계 학생 등과 함께 유월절 저녁을 나눠 먹는 행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시위 조직자와 참가자 중 일부가 반시오니즘 유대계 학생이고, 농성 시위에 관여해 정학당한 학생 중 15명이 유대계라고 전했다. 예일대에서도 이날 대학 광장에서 열린 유월절 저녁 행사에 학생 수백명이 참여했는데 해당 행사는 이 학교의 ‘휴전을 위한 유대인’, ‘평화를 위한 유대인 목소리’ 지부가 주최했다.
‘팔레스타인에서 정의를 위한 컬럼비아 학생’ 쪽은 전날 성명에서 “어떠한 형태의 증오와 편견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 선동적인 개인들”을 비판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대학가 밖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과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뉴욕의 브루클린교 등에서도 도로를 점거한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37949.html
[현장] 미 대학가 텐트 농성…“가자 고통에 비하면 체포가 대수냐” (한겨레, 뉴욕/이본영 특파원, 2024-04-24 14:53)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스라엘 지원 멈춰라”
100명 연행 컬럼비아대 저항운동 전국에 번져

23일&nbsp;미국&nbsp;뉴욕&nbsp;컬럼비아대&nbsp;광장&nbsp;천막&nbsp;농성장에서&nbsp;참가자들이&nbsp;삼삼오오&nbsp;모여&nbsp;있다.

“반유대주의라니요? 저 유대인이에요. 여기 이 친구도 유대인이에요.”
23일 오후(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의 컬럼비아대 잔디 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이런 행동에 반유대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는 기자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항변했다. 이름을 아리라고만 밝힌 학생은 “여기 왔다 갔다 하는 유대인이 200명은 된다”고 했다. 그는 체포나 정학을 당할까 봐 걱정되지 않냐고 하자 “가자지구 사람들이 집단 학살에 직면한 상황에 비하면 우리가 정학당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17일 농성 시작에 이어 이튿날 학생 100여명이 연행돼 미국 대학생들의 저항 운동의 진앙이 된 컬럼비아대 캠퍼스 안팎은 삼엄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쇠줄로 묶어 잠근 정문에는 경찰이 깔렸고, 외부인 출입은 금지된 채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쪽문으로 드나들었다.
“대학은 집단학살 덕에 돈 번 기업 투자 회수하라”
컬럼비아대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며 전날 원격 수업 전환을 발표했다. 기자들은 오후 2~4시에만 캠퍼스 진입이 허용됐다. 교직원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이름과 매체명을 적은 뒤 들여보냈다. 학교에서 강의가 중단됐는데도 캠퍼스로 향하던 한 남성은 경제학 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왔다”며 “난 학생들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했다.
텐트 30여개가 설치되고 펜스를 두른 농성장에서는 참가자들이 토론하거나 먹거리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동참한 교직원들인 듯 어린 자녀들과 함께 물감 묻힌 붓으로 종이에 구호를 쓰는 이들도 있었다. 햇볕을 쬐던 학생은 잘 때 춥지 않냐는 질문에 “엄청 춥다”고 했다. 농성 참가자들은 학교의 대 언론 개방 시간에 맞춰 말솜씨 좋은 학생들을 내세워 주장을 알렸다. 학생들은 컬럼비아대가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이나 팔레스타인 땅 점령” 덕에 돈을 버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라는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장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에게 반대하는 몇몇 학생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근처에 있는 벽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한테 납치당한 이스라엘인들의 사진을 붙이던 학생은 농성장 쪽을 바라보며 “큰 그림을 못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고 가자지구 재건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미 정부, 이스라엘에 돈·무기 지원 중단해야”
역시 맨해튼에 있는 뉴욕대는 건물마다 경비원들이 신분을 확인하며 출입을 까다롭게 통제하고 있었다. 전날 밤 경찰은 학교의 요청으로 이 학교 굴드 광장에서 시위하던 133명을 체포했다. 23일에 찾은 광장에서는 아예 학생들의 진입을 막으려는 듯 나무판으로 벽을 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뉴욕대의 원천 봉쇄에 따라 학생들과 시민들은 길 건너 공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단지를 나눠주던 시민은 “우리 목소리가 퍼지는 게 두려우니까 학생들을 잡아간 것”이라고 했다. 뉴욕대 학생 제스 아이컨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돈이나 무기를 주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역겹다”고 했다.

뉴욕대&nbsp;학생들이&nbsp;학교&nbsp;쪽이&nbsp;교내&nbsp;집회를&nbsp;불허하자&nbsp;근처&nbsp;공원에서&nbsp;집회를&nbsp;열고&nbsp;있다.

예일대·미시간대·MIT에도 천막 친 학생들
저항은 이제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전날 예일대에서도 60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같은 날 미시간대·에머슨대·터프츠대·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도 천막 농성이 시작됐다. 뉴멕시코대 학생들도 23일 연이틀 시위에 나섰다. 미네소타대에서는 천막 농성을 시작한 9명이 체포됐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학들은 학생들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정치권이나 유대계 후원자들은 반유대주의 세력을 단호하게 눌러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나 반유대주의와 별개인 ‘학살 중단’ 요구를 억압하는 것은 다른 곳도 아닌 대학이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행태라는 지적도 많다. 컬럼비아대와 마주보고 있는 자매 대학인 버나드대는 천막 농성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학생들에게 정학 처분을 내리면서 학교 건물 출입까지 금지했다. 뉴욕시민자유연합의 도나 리버먼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반유대주의와 동일시”하면서 정치적 반대 의견을 누르는 것은 부당하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이날 밤, 농성 참가자들이 자정까지 해산하지 않으면 “대안을 고려하겠다”며 또다시 경찰을 투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17일 하원 청문회에서 반유대주의에 강하게 대응하라는 질책을 받고 이튿날 경찰을 학교에 불러들인 그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여전히 무르다는 이유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컬럼비아대 교수회는 샤피크 총장이 경찰을 불러 학생들을 진압했다는 이유로 불신임을 추진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을 무더기로 체포한 게 다른 대학 학생들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2차 진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이 어려워 보인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37950.html
컬럼비아대생이 학교에 천막 친 이유 “이스라엘에 투자 멈춰야” (한겨레, 뉴욕/이본영 특파원, 2024-04-24 14:55)
미국 대학들, 이스라엘 기업·미국 군수업자에 투자
“투자 회수하고 교육기관 교류도 단절해 압박해야”
컬럼비아대 천막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이 학교 정치학과 학생 카이마니 제임스는 “컬럼비아대와 미국은 집단 학살의 공범 역할을 중단해야 한다”며, 학생들은 이를 이루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제임스는 농성을 이끌어온 학생들 중 하나다. 그는 “컬럼비아대는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하는 집단 학살로부터 이득을 얻는 모든 기업들과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회수해야 한다”는 것을 첫번째 요구 사항으로 들었다. 미국 명문대들은 막대한 기금을 여러 곳에 투자하는데, 이스라엘 기업들뿐 아니라 가자지구 공격에 쓰는 무기를 만드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등 군수업체들이 투자 철회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을 비롯한 각 대학 농성 참여자들은 소속 대학이 이스라엘 교육기관과의 교류도 단절해 이스라엘 정부를 압박하는 데 동참하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제임스는 지난 18일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됐으나 학교의 징계 추진 대상이 된 학생들은 “평화로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했을 뿐이라며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도 학교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컬럼비아대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 관련 저항 운동의 진앙이 된 것은 이 학교의 전통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학교는 표현의 자유의 등불이었으며, 1968년 학생운동의 등불이었다”고 했다.
컬럼비아대는 1968년 학생들이 베트남전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면서 건물 5곳을 점거하고 시위에 나서 반전 운동의 한 획을 그은 곳이다. 당시 일주일 만에 진압에 나선 경찰은 700명을 체포했다. 전쟁과 군산복합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기성 세력에 대한 저항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번 농성은 그때와 비슷한 면도 있다.
제임스는 컬럼비아대와 미국이 집단 학살의 공범 역할을 그만둬야 한다며 학교 당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623729
거세지는 대학가 가자전쟁 반대 시위…미국 전역으로 확산 (SBS뉴스, 신승이 기자, 2024.04.24 17:31)

▲&nbsp;22일&nbsp;밤(현지시간)&nbsp;미국&nbsp;뉴욕시&nbsp;경찰이&nbsp;뉴욕대에서&nbsp;친팔레스타인&nbsp;시위에&nbsp;참여한&nbsp;사람들을&nbsp;체포하는&nbsp;모습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최근 다시 불붙기 시작한 가자 전쟁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이어졌던 대학 내 반전 시위가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시위를 계기로 한층 거세지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에서 1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예일대, 뉴욕대, 미시간대, 미네소타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등 캠퍼스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밤 경찰은 뉴욕대 인근에서 시위에 참여한 133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일단 치안방해 혐의로 법정 출두 소환장을 받고 풀려난 상태입니다.
같은 날 코네티컷주 예일대에서도 가자 전쟁 반대 시위를 벌인 학생 47명 등 총 60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캠퍼스 광장에 텐트를 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대학 측은 면담 및 퇴거 요청을 했지만 이들이 응하지 않자 경찰이 해산에 나섰습니다. 피터 살로비 예일대 총장은 "시민 담론과 평화 시위에 대한 요구가 무시돼 매우 슬펐다"고 말했습니다. 살로비 총장은 유대인, 무슬림, 이스라엘인, 아랍 및 팔레스타인 공동체 구성원들이 캠퍼스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학교 측은 체포된 학생 47명에 대한 정학 등 징계 방침을 밝혔습니다.
인근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도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 천막을 치고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인 '강에서 바다까지'와 'MIT를 대량 학살로 기소한다' 등을 외쳤습니다. MIT 물리학과 한나 디데바니는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직접 연구자금을 받는 교수들이 여럿 있다"며 "우리는 MIT에 이러한 관계를 끊을 것을 요청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미시간대 캠퍼스 광장에도 가자 전쟁 반대 시위대의 텐트가 약 40개로 늘었습니다.
미네소타대에서는 학생들이 도서관 앞에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라고 쓴 현수막과 함께 텐트촌을 설치했습니다. 일부는 "팔레스타인 해방", "가자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학교 측은 교칙 위반과 불법 침입 등을 이유로 경찰에 조치를 요청했고, 텐트는 2시간 만에 철거됐습니다. 경찰은 시위대 일부를 체포했습니다.
시위를 조직한 4학년 멀린 반 올스타인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컬럼비아대, 뉴욕대, 예일대에서 일어난 시위에 자극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올스타인은 지난달 대학 측에 이스라엘 대학들과 관계를 끊고 이스라엘 유학 프로그램 종료, 무기 회사 채용 불허 등 이스라엘과 거리를 둘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훔볼트 캠퍼스에서도 현지시간 22일 밤 시위대가 건물을 점거하자 대학측이 24일까지 건물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3명을 체포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전국 학생회'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에는 건물 입구를 가구로 쌓아 막은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UC버클리에서도 다른 학교 학생들과 연대해 캠퍼스에 텐트를 설치했고 뉴멕시코대에서도 22일부터 학생들이 텐트를 치고 가자 주민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가자 전쟁 발발 후 미국 대학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습니다.
그동안은 시위를 용인하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시위가 격화되자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학생 단체들은 일부 극단적인 표현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증오나 편협함은 모두 거부한다고 주장합니다. 소수 선동적인 사람들이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합니다.
학생들은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등과 같은 유대인 단체들이 시위에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언론이 일부 선동적인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캠퍼스 내에서도 논란은 여전합니다. 하버드대 박사과정 크리스티안 딜리언은 AP통신에 대학 측이 시위를 피하려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시간대 학생 레오 아우어바흐는 "증오적인 수사와 반유대주의 정서가 울려 퍼질까 봐 두려웠다"며 "캠퍼스 내에 포용적인 커뮤니티를 만들려면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425517110
"전쟁 그만" 美 대학가 반전시위 격화… 여름까지 이어지나 (세계일보, 이민경 기자, 2024-04-25 19:40:00)
시위대·경찰 충돌… 긴장 고조
경찰, 뉴욕대 등서 수백명 연행
플로이드 사건 후 최대규모 번져
동부 넘어 중·서부까지 곳곳 확산
이스라엘 라파 공격 임박 관측
존슨 하원의장 컬럼비아대 방문
총장 사퇴 촉구… 정치권도 부심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시위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던 학생 10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된 뒤 불붙기 시작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예일대, 뉴욕대 등 동부를 넘어 중부, 서부 지역 대학 곳곳으로 번지면서 한층 더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선 학생들의 시위가 시작되자 기마대와 진압봉 등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이 캠퍼스 난입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일부 학생은 경찰에 연행됐다. 뉴욕대에선 133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 학생 수백명은 학교 내 팔레스타인 지지 단체인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 활동을 학교가 중단시킨 데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중 일부는 교내에 텐트를 치고 시위에 나섰다. 예일대에서도 지난 22일 시위대 48명이 텐트 농성 해산을 거부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전쟁 반대 시위는 약 200일간 미 전역을 휩쓸었던 ‘조지 플로이드’(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 탓에 사망한 흑인 남성) 사건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학자 제이 울펠더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이런 시위는 처음”이라며 “현재와 같은 시위 움직임이 여름 내내 계속 이어지고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규모 공격을 곧 단행할 것으로 보여 시위는 더 격화될 수 있다. 이스라엘 신문 하욤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이 임박했다고 전했으며, 한 이스라엘 국방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는 즉시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 발언도 시위대를 자극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시위가 “반(反)유대적 흥분”이라 규정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반유대주의 무리가 미국 주요 대학을 장악했다”며 “이런 현상은 (나치 집권기였던) 1930년대 독일 대학들에서 벌어진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움직임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소다. 정치권이 시위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선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태가 더 복잡해지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학가 전쟁 반대 시위를 ‘폭동’이라 표현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컬럼비아대를 찾아 네마트 샤피크 총장이 시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위가 억제되지 않고 위협과 협박이 멈추지 않는다면 주방위군 (투입이) 필요한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우리 캠퍼스를 떠나라”며 거세게 야유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캠퍼스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대학 캠퍼스에서 표현의 자유와 토론, 차별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보안 컨설팅 회사인 수판그룹의 연구책임자 콜린 클라크는 WSJ에 팔레스타인 내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시위가 격화하면 미국 내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는 5월 초 학생들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을 떠나며 시위가 아닌 취업 등에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38178.html
동부 아이비리그서 서부 버클리까지…미 대학가 반전 시위 확산 (한겨레, 홍석재 기자, 2024-04-25 17:59)
“가자 전쟁 중단하라” 텐트 시위 잇따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을 비판하는 미국 대학생들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각) “가자전쟁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전국 각지 대학 캠퍼스에 모인 학생들의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확산하는 동시에 격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를 구심점으로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 중심이던 시위는 중부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와 서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 신문은 “대학 당국이 컬럼비아대처럼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등의 학내 시위를 해산하고, 야영 (농성) 금지 조처를 하고 있지만 (이들 뿐 아니라) 피츠버그와 샌안토니오 같은 곳에서 새로운 시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마다 요구사항이 조금씩 다르지만, 학생들은 대체로 자유로운 친팔레스타인 시위 개최 보장을 비롯해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군용 무기 제조업체와의 거래 중단 △이스라엘의 군사적 노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비 거부 △이스라엘한테 받는 자금의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 연합’이나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같은 학생 단체가 주도하고, 다른 대학 단체들이 다시 이들과 연대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학생들이 교내에 텐트를 쳐 이른바 ‘가자 연대 야영지’를 잇따라 만들면서,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총장의 요구로 출동한 경찰이 학생 100여명을 연행한 것을 시작으로 텍사스대 30여명, 예일대 60여명, 뉴욕대 130여명 등에서 경찰에 잡혀가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이 24일 컬럼비아대를 찾아 시위를 막지 못했다며 이 대학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학생 시위를 “폭동”이라고 비난하는 일도 벌어졌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4252146025
대학가 ‘팔 지지’ 반전시위, 미 전역 번졌다 (경향,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최혜린 기자, 2024.04.25 21:46)
동부 이어 남부·서부로 확산…텍사스대 학생 20명 연행
바이든 재선 도전에 걸림돌…네타냐후 “나치 독일 연상”
미국 대학가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미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시위 진원지인 뉴욕 컬럼비아대를 찾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주 방위군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텍사스대(오스틴) 캠퍼스에는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이 들어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학생 20여명을 연행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도 경찰이 시위대가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충돌이 빚어졌다.
미 동부를 중심으로 일어난 반전 시위가 남부, 서부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캠퍼스 내 천막 농성을 벌이던 학생 등 시위대 100여명을 경찰이 연행한 것을 계기로 미국 곳곳 대학가에 시위 강경 진압에 불만을 느낀 연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존슨 의장은 이날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함께 컬럼비아대를 찾아 네마트 샤피크 총장이 시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대 성격을 ‘반유대주의’로 규정한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해 행정 권한 발동을 촉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시위가 신속하게 억제되지 않고 이런 위협과 협박이 멈추지 않는다면 주 방위군 (투입이) 필요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학생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묻자 “교실로 돌아가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에 학생들이 거세게 야유하며 “캠퍼스를 떠나라”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며 반발했다.
이날 민주당 소속 조시 고트하이머 등 유대계 의원 네 명도 컬럼비아대 시위 현장을 방문해 유대계 학생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 의원들과는 달리 유대계 학생들을 공격하는 이들과 평화롭게 반전 시위를 하는 이들을 구분했다고 전했다.
대학가 반전 시위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최대 고비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 일변도 정책에 반감이 커진 청년층과 아랍계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민심 이반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는 8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 인파가 운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위하는 학생들을 나치 독일에 비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반유대주의 무리는 이스라엘의 소멸을 외치고 유대인 학생과 유대 학부를 공격한다”며 “이런 현상은 (나치 집권기였던) 1930년대 독일 대학에서 벌어진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대학가에서 확산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두고 “1968년 반전 운동의 유령이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지금의 상황이 베트남전쟁에 반발한 대학생들의 시위가 시민들의 반전 의식을 일깨웠던 1968년의 풍경과 닮은꼴이라는 분석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426004251075?input=1195m
美대학 '親팔 시위대' 수백명 체포돼…일부 대학, 졸업행사 취소 (종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2024-04-26 07:09)
에머슨대 108명 연행·경찰 4명 부상…USC 93명·텍사스대 34명 체포
애틀랜타 에머리대 무력 진압 논란…워싱턴DC 2개 대학도 시위 동참
"대학, 졸업식 앞두고 시위대 진압 서둘러"…시위대-경찰, 곳곳 충돌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대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대 [애틀랜타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의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미 전역의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 진압 수위를 높였고, 학생들이 이에 거세게 저항하면서 양측 간 몸싸움과 실랑이가 이어졌다. 특히 대학 측은 다음 달 졸업식 시즌을 앞두고 교내를 정리하기 위해 경찰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위로 인해 졸업식 주요 행사를 아예 취소하는 학교도 나왔다.
◇ 미 동부부터 서부까지 학생 시위대-경찰 대립 격화
25일(현지시간) 미 동부의 보스턴 경찰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보스턴의 에머슨대에서는 시위대 108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학생들이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이 다쳤다.
CNN 계열 지역방송 WHDH의 영상에는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이 밤새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시위대를 몰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온라인에 퍼진 여러 영상에는 학생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우산을 이용해 경찰에 저항하는 모습과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바닥으로 떠미는 모습 등이 담겼다.
에머슨대는 이날 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따르면 전날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도 시위대 93명이 체포됐다. 이 대학 내 체포 과정에 부상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LAPD는 대학 측의 요청에 따라 경찰력을 캠퍼스에 계속 배치하고,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교내에 들어와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전날 오후 9시 기준으로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시위와 관련해 3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캠퍼스에는 시위가 시작된 직후 기마대를 포함해 진압봉 등으로 무장한 텍사스주 경찰이 대규모로 출동해 학생들을 강제로 해산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물리력이 행사되기도 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학생들 [오스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이 떠난 뒤 텍사스대 시위대 약 300명은 잔디밭에 앉아 경찰과 학교 측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쳤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대에서도 경찰이 시위대의 텐트를 철거하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현장에 있던 AP 기자들은 최소 17명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CNN은 경찰이 시위 진압에 후추 스프레이·후추탄 등을 사용했다고 전했으며, 시위 주최 측은 "경찰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조지아 지부는 성명에서 "에머리대에서 경찰이 과도한 무력과 최루탄·고무탄을 사용했다"며 "학교 측과 경찰은 현재 에머리 캠퍼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계인 민주당 소속 루와 로먼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성명에서 "조지아주 순찰대가 테이저건과 가스 등 극단적인 폭동 진압 전술을 사용한 것은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이었던 시위를 위험하게 확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위험한 탄압이 계속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에서는 학교 측이 대부분의 출입문을 잠그고 광장 진입을 차단하는 등 시위를 차단하려 애썼지만, 전날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위원회' 활동금지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시위대가 농성 텐트 14개를 설치했다.
미국의 수도이자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DC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본격화해 캠퍼스 내 텐트 농성이 시작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오전 조지워싱턴대 캠퍼스 중심부에 약 30개의 시위 텐트가 설치됐다. 50여명의 시위대는 캠퍼스 밖 거리에서도 시위를 벌이며 "지금 당장 (가자지구) 점령을 끝내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워싱턴DC의 또 다른 대학교인 조지타운대에서도 이날 오전 약 100명의 시위대가 교내 힐리홀 계단에 모여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란 구호를 외치다 조지워싱턴대로 이동해 이 대학의 시위대와 합류했다.
엘렌 M. 그랜버그 조지워싱턴대 총장은 텐트를 친 시위대가 "과거의 일부 시위와는 달리 대학 공간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여러 대학 정책을 위반했다"며 텐트를 철거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뉴저지에 있는 프린스턴대도 이날 오전 대학원생 2명이 농성 텐트를 치다가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대학에서 텐트는 철거됐지만 시위는 계속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뉴욕대에서 시위대 133명이, 예일대에서 48명이 각각 경찰에 연행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 중인 시위대 [뉴욕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학생들 "가자전쟁 반대, 이스라엘과 관계 끊어라" 요구
학생들은 각 대학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기업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이스라엘 자체와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내용은 다르지만, 대체로 학생들은 ▲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업체와의 거래 중단 ▲ 이스라엘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받는 자금 매니저로부터의 기부금 수락 중단 ▲ 이스라엘로부터 받는 자금을 더 투명하게 공개할 것 ▲ 시위로 징계받거나 해고된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버드대 학생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하버드를 빼내자'(Harvard Out of Occupied Palestine)라는 이름의 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하버드가 이스라엘과 결별하고 "팔레스타인의 학문적 이니셔티브, 커뮤니티, 문화에 자원을 재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상당수의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위한 학생 연합' 등 학생 단체에 의해 조직되고, 이슬람교와 유대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주최 측은 폭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시위대의 반유대주의적인 구호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미 조지워싱턴대에 들어선 친팔레스타인 시위 텐트 [워싱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대학들, 내달 졸업식 앞두고 '발등에 불'
시위대와 대치 중인 각 학교 측은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을 앞두고 공권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국의 주요 대학은 대부분 5월에 졸업식을 연다. 학교 중심부에 시위 텐트가 가득 들어찬 상태로 졸업식을 열 수는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AP통신은 "졸업식이 다가옴에 따라 각 대학이 시위를 빨리 끝내기 위해 경찰을 신속하게 불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급기야 다음 달 초순 졸업식이 예정된 USC는 시위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년 대규모로 이뤄지던 메인 무대 행사를 취소했다. 이 학교는 최근 안전 문제를 이유로 오는 5월 8∼11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무슬림인 수석 졸업생 아스나 타바섬의 고별 연설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가 학생들의 큰 반발을 샀다. 이는 교내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USC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지한 글에서 "이번 졸업식에서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모든 입구에서 티켓 소지자만 들어올 수 있도록 출입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많은 방문객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전통적으로 학생과 가족, 친지 등 6만5천명이 모이던 메인 무대 행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측은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졸업장을 받는 개별 단위의 졸업식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외치며 시위 중인 학생들 [워싱턴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https://www.nocutnews.co.kr/news/6136634
불붙은 美대학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체포된 학생만 700명 (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2024-04-28 16:23)
컬럼비아대에서만 100명 연행…교수진도 동참
존슨 하원의장, 대학 총장에 사퇴 압박…美학계 격앙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대학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복해 캠퍼스 내에서 연행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양측 간 충돌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총장 사퇴에 동아리 모임 해산까지…'뿔난' 美학생들

25일(현지시간)&nbsp;미국&nbsp;뉴욕&nbsp;컬럼비아대&nbsp;교정&nbsp;이스라엘&nbsp;국기&nbsp;너머로&nbsp;가자&nbsp;전쟁을&nbsp;반대하는&nbsp;학생들이&nbsp;텐트를&nbsp;치고&nbsp;농성을&nbsp;벌이고&nbsp;있다.&nbsp;연합뉴스

이번 시위는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 10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학교별로 보면 예일대에서는 지난 22일 학생 47명을 포함해 60명이 캠퍼스 내에서 시위를 이어가다 퇴거를 거부한 혐의로 체포됐다. 다음날 미네소타대에서는 교내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던 학생 9명이 연행됐고, 24일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보스턴의 에머슨대에서 각각 93명, 118명이 체포됐다.
시위의 구심점은 컬럼비아대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이 학교 캠퍼스에는 학생과 시민운동가들이 뒤섞여 텐트를 치고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교내 동아리들(Students for Justice in Palestine·  Jewish Voice for Peace)이 강제 해산되면서 캠퍼스 시위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컬럼비아대를 찾아 총장 사퇴를 요구하자 학생들은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물러난 클로딘 게이 전 하버드대 총장과 리즈 맥길 전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의 사례가 회자되면서 존슨 하원의장이 또다시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모양새가 되풀이되자 시위대가 더 발끈하고 있는 것.
게이 전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 공습 이후 친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교내 동아리들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정치권 요구에 따라 사퇴한 바 있다. 존슨 의장이 컬럼비아대 네맛 샤픽 총장을 상대로도 이같은 정치적 압력을 또다시 가하자 전국적으로 연대 시위가 확산했고, 주말 사이 교수진들도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헬리콥터 동원한 NYPD…프로 시위꾼 등장?
무장한 채 캠퍼스에 진입해 학생들은 연행한 뉴욕시 경찰(NYPD)도 논란을 촉발했다. 시위 진압에는 헬리콥터도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시 경찰은 지난 18일 "외부에서 온 운동가들이 평화로운 시위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trying to hijack a peaceful protest)"고 밝혔다. 
뉴욕시 경찰이 말하는 외부 운동가들은 친팔레스타인 시위 이전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일부 학생들은 "다른 시위에 외부 운동가들이 캠퍼스를 점령하다시피 하면서 일부 학생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 이후 경찰이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라고 한다.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학생들을 상대로 무분별한 무력을 행사했고, 연행된 학생 수만 700명이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레이슨 커크 당시 총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이후 자신의 저서에서 "경찰에 진압 요청을 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썼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4282055005
미국 뉴욕 대학가, 유대인 학생도 소리 높여 “반전”…“제노사이드 반대는 학생의 의무” (경향, 뉴욕 | 김유진 특파원, 2024.04.28 20:55) 
‘가자전쟁 반대 시위’ 현장에 가다

미국&nbsp;전역에서&nbsp;불붙은&nbsp;팔레스타인&nbsp;지지&nbsp;시위에&nbsp;참가한&nbsp;미주리주&nbsp;세인트루이스에&nbsp;있는&nbsp;워싱턴대&nbsp;학생들이&nbsp;27일&nbsp;밤(현지시간)&nbsp;자신들을&nbsp;체포하려는&nbsp;경찰에&nbsp;맞서&nbsp;팔짱을&nbsp;낀&nbsp;채&nbsp;캠퍼스에&nbsp;앉아&nbsp;있다.&nbsp;AP연합뉴스

“우리의 목소리가 미국 전체에 연대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으니 하나도 지치지 않아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에이바 리온-세레노가 학내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한 지도 26일(현지시간)로 열흘째. 그는 캠퍼스 광장 남쪽 잔디밭의 텐트 농성장을 낮이나 밤이나 지키고 있지만, 틈틈이 기말 과제를 하고 시위 참가자들과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유대인인 그는 얼마 전 농성장에서 유월절 만찬을 함께 나눴다면서 “나와 같은 유대인 친구들이 여기 매우 많다. 종교와 인종을 떠나서 모두를 환영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컬럼비아대는 최근 미 전역 대학가에서 다시 불붙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의 진앙이다. 한쪽에선 ‘저항 운동’으로, 다른 쪽에선 ‘반유대주의 위협’이라며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깃발이 놓인 텐트촌 맞은편 잔디밭에는 수십개의 미니 이스라엘 국기가 다윗의 별 모양으로 꽂혀 있고, 벽에는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인들의 사진도 붙어 있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인한 전쟁 발발 이후 분열된 학내 여론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언론에 개방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노골적인 ‘반유대’ 구호는 들리지 않았고, 찬반 충돌도 없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10개항의 공동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그중 하나가 ‘반대 진영에 직접 대응하지 말 것’이다.
대학 밖은 정문을 포함해 주요 출입구가 봉쇄되고 경찰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막상 교정에 들어서니 여느 나른한 봄날 오후처럼 평온하기까지 했다. 농성장을 마주한 버틀러 도서관에는 기말시험 준비에 한창인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위 집행부의 기자회견도, 무슬림 시위 참여자들의 살라트(하루 다섯 번 기도 의례)도 큰 소리를 내지 않은 채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18일 학내에 공권력이 투입된 일은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 듯했다. 시위대가 텐트를 펼친 이튿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천막 농성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제기한다”면서 뉴욕경찰(NYPD)에 시위대 해산을 요청했고, 최소 108명이 무더기 연행됐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재학생은 “강제 진압은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라며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보다시피 평화롭고, 연행 과정에서도 누구도 저항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에이바는 최근 컬럼비아대를 찾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주방위군 투입 시사 발언에 대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캠퍼스를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당국은 다음달 15일 졸업식 전에 시위대가 천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가자에서는 누구도 졸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요구 수용 전까지는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핵심 요구는 “가자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으로부터 이득을 보는 군산복합체 등 기업들에 대한 대학 기금 투자 중단(divest)” “모든 투자 정보의 투명한 공개(disclose)” “해방 운동에 가담한 학생·교직원 사면(amnesty)” 등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와의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음달 학부 졸업을 앞둔 아리는 “졸업식은 내 삶에서 중요한 이벤트이지만 가자에서 벌어지는 일에 비하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는 1968년에도 미 대학가를 휩쓴 베트남전 반대 시위의 선봉에 선 바 있다. 당시 학생들의 시위는 ‘징집 거부’라는 일상과 직결된 문제에서 출발했다면 지금은 전쟁 자체에 대한 도덕적 분노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실망감이 짙게 묻어났다.
아리는 “가자의 제노사이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건 대학생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라며 “1968년 반전 운동에 참여한 선배들도 농성장을 지지 방문했다. 우리도 그들의 유산과 가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슈딥토 라흐만은 “지금 이스라엘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이든이다. 미국은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만행을 더 이상 방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150여명이 연행된 뉴욕대(NYU)의 경우 학교 측이 경영대학원 앞 광장을 판자 가벽을 세워 봉쇄한 탓에 인근 워싱턴스퀘어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학생 단체와 노조 등이 함께 연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구호와 함께 “우리의 돈이 제노사이드 지원에 쓰이는 것을 반대한다. 가자에서 4만명이 죽었다. NYU도 피에 물들었다”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NYU 박사과정생인 줄리엔은 “너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견디지 못해 시위에 동참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세계에 반유대주의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선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컬럼비아대 시위 집행부 대변인 격인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투자 회수 연합’(CUAD) 회원 키마니 제임스가 과거 “시오니스트는 살 자격이 없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출입을 금지당하는 등 반유대주의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상당수 진보 성향을 띠는 대학생들의 반전 시위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처한 곤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시위에 나선 다수의 컬럼비아대와 NYU 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는 끔찍하다”면서도 “바이든이라고 더 나은 선택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지와 무기 지원 결정이 가자전쟁을 지속시키는 주된 원인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미 동부에서 시작된 이번 대학가 반전 시위는 남부, 중부, 서부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시위 진압 이후 미 전역에서 연행된 학생이 7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