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대구 이슬람사원보다 ‘돼지머리 시위’가 더 위험하다

새벽길 2023. 1. 3. 22:05

지머리 시위 같은 게 파시즘의 전조가 아닐까. 그만큼 대한민국은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노동시민사회운동 진영에서 경각심을 갖고 이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74132.html
[세상읽기] 대구 이슬람사원보다 ‘돼지머리 시위’가 더 위험하다 (한겨레, 한승훈 | 종교학자·한국학중앙연구원, 2023-01-02 18:58)

‘대현동 이슬람사원 반대 비상대책위’는 지난 12월15일 낮 12시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 공사장 앞에서 통돼지 바비큐 파티를 벌였다. 김규현 기자

지난 2022년 9월16일, 대법원은 대구 대현동 주민들의 이슬람사원 건축 중단 요구를 기각했다. 이슬람에 대한 편견만으로 종교 활동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 판결은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종교적, 인종적 타자에 대한 혐오와 괴롭힘이 확산되는 현실 속에서 종교 자유와 차별 금지에 관한 헌법적 원칙을 확인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판결 이후로도 일부 지역민들과 반대 세력들은 기이한 형태의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는 사원 공사장 앞에서의 돼지고기 잔치다. 이슬람에서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용한 이 시위는 차별금지법이 존재하는 나라라면 처벌받을 수 있는 명백한 혐오행위다. 이런 행동은 대법원 판결 직후에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공사 현장 인근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냄새와 연기를 피우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근래에는 바비큐 전문 업체를 불러 숯불로 50㎏ 무게 통돼지를 구워 먹기도 했다. 형태적으로는 과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농성장 앞에서 이뤄진 극우세력의 ‘폭식시위’와도 유사하다.
참가자들 인터뷰에 따르면, 이 행위의 의도는 무슬림들이 모여서 양고기를 구워 먹을 때 나는 악취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한다. 양꼬치를 즐겨 먹는 필자로서는 전국 식당가에서 성업 중인 양고기 전문점들에서 종일 풍기는 냄새가 왜 ‘악취’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의도는 무슬림 괴롭히기다. 당사자들의 생활 양식에서 금기시하고 있는 음식을 활용해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환영받고 있지 못하다는 위협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엽기적인 시위 방식은 삶은 돼지의 머리나 다리, 꼬리 등을 공사장 주변에 걸어놓는 것이다. 방치된 돼지 사체는 부패해서 썩은 냄새를 풍기고 파리가 들끓고 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를 처음 시작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건축주들이 다 같이 어울려서 살자고 말하고 있는데 돼지고기는 우리의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가 맞지 않는다면 (이슬람사원을) 이전해야 한다.” 필자가 아는 한, 삶은 돼지고기를 집 앞에 걸어두고 썩게 하는 것은 한국 문화가 아니다. 이 또한 무슬림들을 협박하고 그들의 문화를 조롱하는 폭력일 뿐이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온라인 공간에서 이런 시위 방식에 동조하며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한 바 있고, 필자 또한 이 지면을 통해 두어번 발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새삼 반복하지는 않겠다. 다만 이슬람사원 건축에 이런 방식으로 반대하는 것이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우리가 어떤 사안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가치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한 윤리적 전제만으로는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회적 갈등은 법적 판단을 통해 시비를 가리게 된다. 윤리적이거나 법적인 기준 이외에 경제적 득실이라는 차원도 있다. 이슬람사원 건립이 부동산 가격에 악영향을 주리라는 예측은 아마도 지역민들을 가장 불안에 빠트리는 요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피부색, 국적, 언어, 종교,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격리되지 않은 채 평화롭게 공존하는 지역의 집값은 폭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방인들을 거부하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 번영할 가능성은 명백히 낮다.
유학생이든 난민이든 테러리스트든 이슬람 신자는 본질에서 다르지 않으니 한국 사회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선동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그러나 이로 인한 실질적인 위험성은 지적할 필요가 있다. 무슬림 혐오와 괴롭힘이 심각해지는 상황이야말로 테러리스트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테러리스트들의 동기는 신앙이 아니다.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를 주는 것이 그들의 진짜 목적이다. 어느 지역에서 무슬림들이 억압받고 있다는 것은 좋은 핑곗거리가 된다. 돼지머리와 폭식시위라는 ‘상징적’ 테러는 ‘물리적’ 테러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위험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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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local/Daegu/article/202211282044005
이슬람 사원 ‘돼지머리’ 갈등 “구청이 혐오 키워” (경향, 김현수 기자, 2022.11.28 20:44)
대구 북구청 한 달째 방치…신축 중단 차별적 행정 지적
주민 반발 계속돼…무슬림 유학생 “종교적 자유 존중을”
“이슬람사원 공사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와 차별을 제발 멈춰주세요.”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대표를 맡고 있는 무아즈 라작(26)은 28일 대구 북구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슬람사원 건축 과정에서 관할 구청의 차별적인 행정으로 인해 주민 간 갈등이 ‘돼지머리’까지 전시하는 이슬람 혐오로 번졌다며 착잡함을 숨기지 못했다.
라작은 “(이슬람사원이 건축되는 곳은) 2014년부터 무슬림 학생이 매일 기도를 드리던 모스크(이슬람사원)였다”며 “주민들도 모두 알고 평화롭게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모스크를 증축하게 됐고 이 과정 막바지에 논란이 됐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북구청이 정당한 공사를 못하게 하면서 갈등이 터져나왔다”고 덧붙였다. 북구청은 지난해 이슬람사원이 증축되는 대현동 일대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이슬람사원 건축주들은 같은 해 7월 공사중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사원 건립 공사는 지난 8월부터 재개됐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이어졌고, 경찰은 법원 판결 후 공사를 방해하던 일부 주민들을 입건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날 오전 이슬람사원 건축공사장 출입구 인근에는 삶은 돼지머리 2개가 놓여 있었다. 지난달 27일 이후 한 달 넘게 방치돼 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다. 외국에서 이슬람사원이나 주거지 인근에 돼지머리를 두는 행위는 무슬림에 대한 혐오를 표현한다.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를 혐오범죄로 규정하고 북구청에 해결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얻지 못했다. 서창호 대책위원장은 “사유지라고 해도 폐기물관리법상 소유자는 토지나 건물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구청장이 이 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명할 수 있지만 이를 방관하면서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구청이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다. 북구청이 내린 공사중지 행정명령과 관련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사원 예정지 인근에는 ‘테러의 온상 이슬람사원 절대 반대’ ‘이슬람은 사람을 죽이는 악마 종교다’라고 적힌 펼침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0월 “뚜렷한 근거 없이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에 기반하고 있는 일방적인 민원을 이유로 공사중지를 통보했다”며 북구청장에게 공사 재개와 혐오 표현이 담긴 현수막 제거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이상훈 북구청 건축주택과장은 “답변할 게 없다”며 “이슬람사원과 관련된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아즈 라작은 이슬람 공포의 근거가 되는 테러리스트는 이슬람 세계에서도 배척받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는 수년간 컬러풀 대구라는 슬로건으로 문화적 다양함을 존중해온 도시로 알고 있다”며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1069342.html
이슬람사원 공사장 돼지머리 한 달째 방치하는 대구 북구청 (한겨레, 김규현 기자, 2022-11-29 07:08)

지난 25일 대구시 북구 대현동 경북대학교 서문 앞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 앞에 삶은 돼지머리 두개가 약 한달째 놓여 있다. 김규현 기자

“제발 혐오와 차별을 멈춰주세요.”
경북대 컴퓨터학부에 다니는 무아즈 라작(26) 경북대 무슬림 학생공동체 대표는 28일 오전 대구시 북구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북대 서문 앞 이슬람 사원 건립 공사 현장에 반대 주민들이 놓은 삶은 돼지머리가 약 한달째 방치되자, 유학생들과 ‘이슬람 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로 진정하기로 했다.
라작은 “(사원을 짓는 곳은) 2014년부터 매일 기도를 드리던 곳이었다. 주민들과도 평화롭게 지냈다. 대법원 판결에도 일부 주민들 반대로 사원 공사는 1년 반 이상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돼지머리까지 두는 것은 종교적 혐오, 괴롭힘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앞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 앞에는 삶은 돼지머리 두개가 한달째 놓여 있다. 하나는 공사 현장 입구 앞, 다른 하나는 유학생들이 임시 기도소로 쓰는 주택 바로 맞은편이다. 10월27일 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처음 가져다 놓은 뒤 지난 8일 두개로 늘었다. 하루 다섯차례 이곳에서 기도하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그때마다 돼지머리를 마주친다. 돼지는 무슬림이 금기시하는 동물이다.
상온에 오래 방치된 삶은 돼지머리에는 하루살이가 꼬였고, 쿰쿰한 냄새가 진동한다. 지난 25일 점심 기도를 마치고 나온 한 무슬림 유학생은 <한겨레>와 만나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돼지를 먹지 않는다. 기도하러 갈 때마다 돼지머리가 보이지만,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기도만 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돼지머리를 가져다 놓은 이유는 “공사를 막을 다른 방법이 없어서”라고 한다. 사원 쪽이 공사를 진행해도 된다는 2심 판결(대구고법)이 나온 뒤 지난 8월 1년6개월 만에 공사를 재개하자 주민들은 무력으로 이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일부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주민들이 새로 찾아낸 실력행사 수단이 ‘돼지머리 가져다 놓기’였다.
김정애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주민들이 지금까지 고소·고발만 9건을 당해 이제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 문화와 정서의 차이를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법적으로 접근해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고 말했다.
민원 해결 때까지는 공사를 중지하라고 했던 북구청은 2심에 이어 지난 9월 대법원에서도 공사 허용 판결이 나온 뒤 손을 놓았다. 이상훈 북구청 건축주택과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돼지머리와 관련해서는)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최근 돼지머리 존치를 옹호한 답변을 내놨다가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난 24일 북구청은 ‘이슬람 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돼지머리 등 물품은 사원 건축 반대 목적으로 사용 중으로 해당 주민에게는 필요한 물품이며, 일정 주기로 새 물품으로 교체하는 등 관리가 되고 있다. 해당 물품을 폐기물로 간주해 행정 조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소훈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북구청 답변은 혐오를 목적으로 필요한 물건이니 처리할 수 없다는 궤변”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하면서 차별적인 행동은 합법적이고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퍼진 것 같다. 관공서나 국가가 규범적인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뒤늦게 이를 안 주민 350여명이 북구청에 반대 탄원서를 냈고, 북구청은 주민들과 합의해 민원을 해결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건축주 쪽과 시민단체 등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철회하라는 소송을 했고, 1·2심에 이어 지난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12141430001
대구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 이번엔 ‘바비큐 파티’ 예고 (경향, 백경열 기자, 2022.12.14 14:30)
“15일 사원 공사장 인근서 돼지고기 잔치"
건축주 측과 주민 간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

14일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건축 예정지 인근에 오는 15일 바비큐 등이 제공되는 모임이 열린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구 이슬람사원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행사를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다.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 등으로 구성된 ‘대현동 이슬람사원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오전 11시 사원 건립 예정지 인근인 경북대학교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비대위는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30만원에 약식기소된 파키스탄인 유학생 A씨(30)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대위는 이날 낮 12시부터 사원 공사장 인근에서 ‘연말 큰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모임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겠다고 예고했다.
이슬람사원 건축 공사장 출입구 옆에 위치한 주택 앞 등에는 지난 10월27일부터 두 달 가까이 돼지머리 등이 놓여 있다. 현재 돼지머리 3개와 족발·돼지꼬리 등이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15일 사원 예정지 인근에서 건축주 측과 주민 간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장에 인력을 대기시킬 예정이다.
이슬람사원 건축주들은 지난해 7월 공사중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법원 판단이 속속 나오면서 사원 건립공사는 지난 8월부터 재개됐다. 경찰은 법원 판결 후 건축 공사를 방해하던 상당수 주민들을 입건해 조사를 벌였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돼지머리 방치 등의 행위가 혐오 범죄이며 관할 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88438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돼지고기 파티... "우린 핍박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22.12.15 15:58 l 조정훈(tghome))
사원 건축 반대하는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 "돼지 머리는 대한민국 토속신앙" 강변

▲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파티. 15일 낮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 일부 주민들이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에서 사원 건축에 반대하며 돼지 바비큐 파티를 벌였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 조정훈

이슬람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돼지머리를 공사장 입구에 갖다놓은 데 이어 바비큐 파티까지 벌였다. 이슬람 문명권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한다.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경북대학교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슬림 유학생들이 비대위원장을 폭행했다"며 "저들은 평화를 사랑한다면서 자기들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폭행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파티
이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16일 오후 9시경 서아무개 비대위원장이 주차를 하기 위해 천막을 옆으로 치우려는 순간 무슬림 학생 3명이 다가와 팔을 잡고 밀어부쳤다는 것이다. 이후 경찰이 와서 충돌은 없었지만 무슬림 1명이 30만 원 약식처분을 받았다.
관련해 이슬람사원평화적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이 무슬림 학생의 손과 몸을 잡고 흔들며 욕설을 하고 흉기를 소지하는 등 실랑이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주민들의 의견만 받아들여 약식기소됐다며 사실관계를 가리기 위해 정식 재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인근에 돼지머리와 족발, 돼지꼬리 등을 갖다 놓은 것도 "주민들이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를 기원하는 돼지머리를 갖다 놓은 것은 대한민국 토속신앙에 근거한 것"이라며 정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슬람사원 건축주들은 항상 주민들을 향해 '종교 다원성과 문화 다양성을 모르는 무식한 집단'이라고 비난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하며 "돼지머리는 폐기물이 아닌 대한민국의 전통 먹거리"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본인들이 싫은 것을 주민들에게 떠넘겨서 되느냐. 우리가 핍박받고 있다"며 "경북대 안에 건립하거나 북구청 안에 건립하거나 대구시청 안에 건립하면 되지 않느냐"고 행정당국에 책임을 돌렸다.
기자회견을 마친 주민들은 이슬람사원 공사현장 입구로 몰려가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이들은 무슬림들에게 보라는 듯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를 먹으며 사원 건축 반대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들을 향해 "기자들도 좀 먹으면서 해라"며 "정확한 뉴스를 내보내 달라. 우리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방송이나 언론사에는 찾아가 항의하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대자보' 경북대 학생들 "광기어린 행동 도저히 못 참아"
한편 기자회견 동안 경북대 사범대 학생들이 교문 앞에 '종교의 자유를 유린하고 조롱하는 대현동 연말큰잔치를 규탄한다'는 대자보를 붙였지만 이내 주민들에 의해 떼어졌다. 학생들은 대자보에 세계인권선언 18조의 내용을 적은 뒤 "일부 대현동 주민들은 경북대학교 학우들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종교 공동체를 탄압하고 그들의 종교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교의 자유를 국가의 근간에서부터 보장하기로 약속된 공동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으로서 이웃의 종교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그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자"며 "낯섦과 그로 인한 불안은 대화와 협력으로만 해소될 수 있다. 편견과 혐오를 거두고 대화하자"고 썼다.
하지만 대자보를 붙이려는 학생들을 향해 주민들은 "우리나라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는 교회나 절도 안 짓는다"며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한 주민은 떼어낸 대자보를 들고 "뭐 이런 것들이 있느냐"며 "너희가 뭔데 나서느냐? 누가 시켰느냐? 총장한테 가서 따지자"고 고함을 질렀다.
대자보를 붙인 경북대 사범대 1학년 김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종교의 자유는 '종교를 가질 자유'뿐만 아니라 예배, 의식, 설교 등 자신의 종교를 단독으로 또는 다른 이와 함께 공동으로 표명할 자유 또한 포함한다"며 "이슬람사원을 건축하려는 이슬람 교인들은 이에 의거해 그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대현동 이웃 분들의 낯섦에 의한 불안과 편견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익히 배웠다.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 권리를 존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돼지머리를 걸어놓는 행위나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개최하는 것은 상황 맥락 상 분명하게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조롱행위"라며 "오늘 대자보 게재에 나선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 졸업생 신아무개씨는 "주민들의 비이성을 넘어선 광기 어린 행동과 북구청의 소극적 행정조치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며 "저는 모든 대현동 주민들이 비대위의 비이성적인 행위를 정말 지지하고 있는지 의문을 담아 썼다. 이성이 있는 인간이라면 조롱과 멸시, 혐오 정서가 가득 담긴 그러한 행사를 불편하게 느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1071753.html
통돼지 40인분 구우며 폭언…‘이슬람 혐오 잔치’ 벌인 주민들 (한겨레, 김규현 기자, 2022-12-15 15:28)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15일 돼지고기 파티를 열었다. 40인분의 통돼지를 준비한 이 행사 이름은 ‘대현동 주민들을 위한 연말 큰잔치’다. 송년회를 겸해 주민 간 친목을 다지려는 마을 축제가 아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무슬림을 겨냥해 준비한 ‘기획 시위’다. 이날 파티는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 공사장 코앞에서 열렸다. 공사장 앞에는 10월 말부터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돼지머리 3개와 족발, 돼지꼬리 등이 놓여 있었다.
지역 주민들로 꾸려진 ‘대현동 이슬람사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신들의 행위가 ‘토속 신앙’이라고 강변했다. 행사에 앞서 연 회견에서 이들은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토속 신앙에 근거한 돼지머리 고사를 혐오 범죄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슬람 사원 건축주들이야말로 주민들의 문화와 종교를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반대 비상대책위’ 소속 한 주민이 15일 낮 경북대 서문에서 학생들이 붙이려던 이슬람 사원 건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빼앗아 들고 있다. 김규현 기자

이슬람 사원 건립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에게 폭언과 물리력 행사도 서슴지 않았다. 행사 도중 경북대 재학생 2명이 교문 입구에 사원 건립 지지 대자보를 붙이려 하자 떼로 몰려가 대자보를 힘으로 빼앗았다. 이들은 학생들을 둘러싸고 위협적 분위기를 조성한 뒤 “누구 사주를 받고 왔느냐” “미래가 불쌍하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학생들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려고 학교 안으로 몸을 피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계속 뒤따르며 이름과 소속을 따져 물었다.
대자보를 빼앗긴 경북대 사범대학 1학년 김아무개(20)씨는 취재진과 만나 “돼지머리를 두고 바비큐 파티를 여는 행위는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조롱 행위”라며 “낯섦에서 오는 불편함을 가질 수는 있지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푸는 게 자유민주주의 사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반대 주민들이 바비큐 파티를 연 시간은 무슬림의 점심 기도 시간이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사원 공사장 앞 주택을 임시기도소로 쓰고 있는데, 이날 반대 주민들과 충돌을 피하려고 기도소가 아닌 학교 안에서 약식으로 기도를 해야 했다.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돼지 사체 또는 돼지머리를 이슬람 사원에 투척하고 전시하는 행위는 이슬람 혐오를 표현하는 대표적 행위다. 돼지머리를 두는 것에 이어 공개적으로 바비큐 파티까지 진행하는 일부 주민의 표현 방식은 참담하다”며 “무엇보다 이 사안에 대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구 북구청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각자 조금씩 돈을 모아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뒤늦게 이를 안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자 대구 북구청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건축주와 시민단체 등은 행정명령 철회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비대위를 결성한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 앞에 무슬림 학생들을 겨냥해 돼지머리를 놓아두고, 기도 시간에 맞춰 돼지고기 파티를 여는 데까지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