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막오른 '좌파 대부' 룰라 집권 3기

새벽길 2023. 1. 4. 04:42

라가 과연 좌파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https://www.yna.co.kr/view/AKR20221230116100087?input=1195m
막오른 '좌파 대부' 룰라 집권 3기…'1·2기 영광' 재현 시험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2023-01-01 07:00)
'공공지출 강화·아마존 보호' 보우소나루 뒤집기…공기업 민영화도 제동
제2 핑크 타이드 속 국제 영향력 강화 시도…남미국가연합 '우나수르' 탄력받을까
1.8%P 신승, 1·2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 여건…극심한 분열 양상에 국민통합 최대 숙제
2023년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대통령의 취임으로 3기 룰라 정부가 막을 올리게 됐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려온 '극우' 성향의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집권기 정책 기조에 대한 대대적 뒤집기가 벌써 현실화한 가운데 제2의 핑크타이드(분홍 물결) 조성으로 중남미 정치지형 전체의 좌향좌가 가속하는 등 안팎으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03∼2006년, 2007∼2010년에 이어 2026년까지 집권 3기를 이끌게 된 룰라 대통령은 과거 1·2기 정부 시절 양적·질적 성장에 대한 국민적 향수에 부응하는 정책을 현실에 맞게 다듬어 다시 선보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지원 강화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 성장, 공기업 영향력 제고,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과 신뢰 회복, 아마존 보호 등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극도로 분열된 민심을 어떻게 추스르느냐가 당면한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말 대선 결선 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과격 시위로 취임식 당일에도 긴장이 고조되는 등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극심한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통령 룰라' 환호하는 브라질리아 시민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공공지출·국가 개입·산업 보호 정책 '부활'
1·2기 정부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된 각종 정책은 수정·보완돼 부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성과인 '보우사 파밀리아'는 복원 또는 확대된다. 보우사 파밀리아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조건으로 저소득층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더해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법 개정 등을 통해 저소득층 구매력을 높이고 가계 부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한편 농산물·식료품 공급 확대와 연료비 인상 자제를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개입적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와 고용 창출 프로그램이 대거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은 대선 이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성장 촉진(PAC)이나 서민 주택 건설 계획 등을 통해 열악한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급 휴가나 사고 보험과 같은 노동자 기본 권리를 보장하도록 고용주와 노조 간 합의를 권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공사(Petrobras)나 전력공사(Eletrobras) 등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추진한 공기업 민영화는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공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와 역할이 대단히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보호주의 성향이 다시 강화되는 한편 관세 인하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아마존 수비수' 재등판…개발→보호 급선회, '지구의 허파' 회생할까
최근 마무리된 룰라 새 정부 조각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각료는 마리나 시우바 환경부 장관이다. 과거 룰라 정부에서도 환경 장관을 역임한 그는 '아마존 수비수'라고 불릴 정도로 저명한 환경 운동가다.
2003∼2010년 재임 시절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 우림 내 벌목 행위를 그 전보다 70% 안팎 줄인 룰라 대통령은 시우바 장관 재발탁을 통해 산업적 이익에 위배되더라도 '불법 벌채 단속'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쳤다.
브라질 정부는 환경 파괴 범죄자에 대한 무관용 처벌, 새로운 위성 시스템 도입을 통한 보호구역 감시, 삼림 벌채에 대한 정교하고 엄격한 전략 제시 등을 내세울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아마존 보호와 생물 다양성 확보 '주인공' 역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우바 장관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 당시 보우소나루 정부의 아마존 개발 정책을 비판하며 "아마존 보존을 위한 도전은 (룰라 1기 정부 시기인) 2003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이번에 신설한 원주민 부의 장관에 마라냥 출신 소니아 과자자라를 임명하며 원주민 권익 신장이라는 공약 실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 소니아 과자자라 원주민부 장관(오른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제2 핑크 타이드'속 국제무대 영향력 강화 시도…남미국가연합 탄력 받을까
1990년대 말 이후 다시 중남미 주요 국가를 휩쓴 온건 좌파 물결('핑크 타이드') 속에 브라질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참여 및 활동 강화를 기반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주축이 돼 결성한 경제공동체다. 인접국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칠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수리남, 가이아나, 볼리비아 등 7개국은 준회원국이다.
다른 경제 공동체보다 국제적인 영향력이 다소 약한 편이지만, 최근 다른 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교류의 증대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 역시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을 꾸준히 마련해 왔다. 
중국과의 관계도 주목을 받는다. 특히 미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가 양국간 친밀도를 높일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 다만 룰라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경제인과의 만남에서 브라질 내 중국 약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2004년 브라질·중국 고위급 위원회 창설을 주도할 만큼의 '구애'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남미판 유럽연합(EU)'으로 불리던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 재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2008년 룰라 2기 정부 당시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남미 12개국 참여로 창설됐는데, 희미한 지향성과 결속력 약화로 사실상 낡은 간판만 남아 있는 상태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룰라 대통령이 남미국가연합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23∼25일 아르헨티나 방문을 계기로 가칭 '수르'(SUR·스페인어로 남쪽이라는 뜻)라는 남미 화폐 통합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적 통합' 구심체로서의 의미가 강한 남미국가연합을 현재의 온건 좌파 국가들이 흔쾌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현지 매체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볼리비아 등 각국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지는 않은 상태여서 '상업적 통합'보다 우선순위를 높이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제시했다.
◇ 갈등 완화·국민 통합, 3기 정부 성공 가를 최대 시험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의 득표율 격차인 '1.8% 포인트'는 룰라 3기 정부 4년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 숫자다. 당선 소감에서 '두 개의 브라질은 없다'고 강조하기도 한 룰라 대통령은 임기 내내 사회적 갈등 완화와 국민 통합을 위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높은 지지율 속에 1·2기 정부를 이끈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는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 명백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보수 또는 중도 색채를 띤 의회와의 관계는 국정 운영에서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301012207015
‘룰라호’의 세 번째 출항…경제난·양극단 민심 ‘파고’ (경향, 정원식 기자, 2023.01.01 22:07)
저소득층 지원·노동권 강화
열대우림 보호에도 적극적
보우소나루 ‘불복’ 등 걸림돌
남미 좌파 성공 재현 안갯속
돌아온 ‘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룰라 대통령은 사회·경제·환경 정책에서 진보 색채를 강화하고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팎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거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는 것이 룰라 정부 3기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취임식에는 세계 각국 대표단과 브라질 시민 등을 비롯해 3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룰라 정부 1·2기에 큰 성공을 거뒀던 저소득층 지원책 ‘보우사 파밀리아’를 확대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노동자 권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물러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환경규제 완화로 전 세계의 비판을 받았던 보우소나루 정부와 달리 룰라 정부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마무리된 3기 정부 첫 내각 인사에서 마리나 시우바를 환경장관으로 임명했다. 저명한 환경운동가 출신인 시우바 장관은 룰라 정부 1· 2기에 환경장관을 지내며 아마존 열대우림 벌목 행위를 줄이는 데 앞장섰다.
룰라 대통령은 2018년 이후 중남미 주요 국가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2차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 흐름을 타고 경제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23~25일 아르헨티나 방문에서 남미 단일 화폐 통합을 논의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을 모델로 창설된 남미 지역 국가 연합기구 ‘우나수르’ 재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1·2차 집권 때 빈곤층 감소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해 퇴임 직전 지지율이 80%가 넘는 성공을 거뒀지만, 룰라 정부 3기에서 그와 같은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는 룰라 대통령의 1·2차 집권기에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중국과의 교역 확대로 경제가 탄탄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 우려로 2000년대식의 재정 지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 과정에서 민심이 극단적으로 분열된 것도 까다로운 숙제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대선 결선에서 불과 1.8%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이는 1989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작은 차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선이 끝난 뒤 군부대 앞에서 야영을 하며 군부에 쿠데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 안전을 위해 2일까지 수도 브라질리아 내에서 총기 및 탄약 소지 면허 효력을 일시 중단시킨 상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단단한 지지층과 의회의 조력을 통해 룰라 정부의 발목을 잡을 우려도 있다. 브라질 의회는 친보우소나루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져 취임식에 불참할 우려도 제기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대선 패배를 공식적으로 시인하지 않고 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74019.html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돌아왔다 (한겨레, 조해영 기자, 2023-01-02 08:01)
중남미 좌파의 상징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7)가 브라질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근소한 표차로 12년 만에 돌아온 룰라는 경제난 속에서 분열된 브라질을 통합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1일(현지시각) 룰라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룰라는 이날 오후 취임식에서 “오늘 우리의 메시지는 희망과 재건”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주의는 큰 승리자였다”고 말했다. 2010년 말 8년 동안의 집권을 마치고 물러났던 그는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8%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이기고, 세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룰라는 30분 간의 취임 연설에서 보우소나루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임 정부의 국정 운영과 정책을 비판했다. 룰라는 “지난 행정부 4년 동안 70만명이 코로나19 사태로 사망했고 수백만명이 가난에 빠졌으며 아마존 삼림 파괴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 복수하려 한다는 것은 부인하면서도 “실수를 만든 사람들은 그 실수들에 응답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주요 외신은 브라질의 극명한 분열 속에서 룰라가 취임했다고 전했다. 룰라의 지지자들은 이날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그의 취임을 환영했다. 아마존 지역에서 육로로 55시간을 이동해 취임식을 보러 온 프란첼리 안조스는 <가디언>에 “새로운 봄이 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긴장감도 이어졌다. 이날 브라질리아 당국은 시위나 유혈 사태를 우려해 경찰 병력 전체인 8천명을 배치했다. 실제로 취임식장에 칼과 폭발물을 가지고 들어가려던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다. 성탄절 전날에도 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한 보우소나루의 지지자가 경찰에 체포됐었다. 룰라의 미국 전기 작가인 존 디 프렌치는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선거 후 극도로 분열된 국가를 재통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호한 발언들로 대선 불복 논란을 불렀던 보우소나루는 이틀 전 미국 플로리다로 향해 이날 취임식에 불참했다. 보우소나루는 출국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전히 자신의 선거 패배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폭력적 시위를 벌이는 자신의 일부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규범과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 다른 쪽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보우소나루가 전통적인 승계 절차를 생략하고 플로리다로 떠난 것은 성숙하지 못한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상징적으로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경제 상황은 빈곤 종식을 내세운 룰라의 순항을 가로막을 요소로 꼽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10년 룰라가 퇴임하던 때에는 중국의 수요 증가로 브라질이 재정적으로 안정된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불확실한 전망과 마주하고 있다”고 짚었다. 룰라의 지지층은 빈부격차 해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국가지출 확대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도 있다.
국제사회와 환경단체의 지지를 받는 아마존 삼림 보호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미 룰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냈으며 이번에 다시 환경부 장관을 맡게 된 마리나 시우바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농업계와 대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룰라의 취임으로 중남미는 2000년대 이후 다시 새로운 ‘핑크 타이드’(분홍 물결)를 완성하게 됐다. 지난해 6월 콜롬비아에서는 게릴라 출신 구스타보 페트로가 첫 좌파 대통령에 당선됐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멕시코(2018)와 아르헨티나(2019년), 볼리비아(2020년), 페루·칠레(2021년) 등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1021424001
12년 만에 돌아온 룰라, 보우소나루 겨냥 “무너진 브라질 재건” (경향, 정원식 기자, 2023.01.02 14:24)
12년 만에 대통령직에 복귀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무너진 브라질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폴랴지상파울루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마친 뒤 연설을 통해 “이 나라가 구축해온 권리, 주권, 발전의 위대한 유산이 최근 몇 년 동안 체계적으로 파괴됐다”면서 “브라질에 희망과 재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3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두 차례 브라질 대통령을 지낸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30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1.8%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신승했다. 브라질 역사에서 3선 대통령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룰라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라고 표현하는 등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70만명에 이른다.
그는 “국가를 개인과 이데올로기에 복종시키려 했던 이들에 대해 일체의 복수심을 품고 있지 않지만 법의 지배를 확립할 것”이라면서 “실수를 저지른 이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가장 시급한 일은 국가적 파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피해자인 3300만명의 굶주린 살마들과 1억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라면서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또 경제 발전과 탄소배출 제로 달성, 민주주의 수호를 약속했다.
가디언은 “룰라 대통령은 이날 30분간의 연설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집권 4년간 발생한 피해와 관련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룰라 대통령 부부는 제라우두 아우키밍 부통령 부부와 1952년형 롤스로이스 오픈카를 타고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했다. 룰라 대통령 지지자 수십만명은 여당인 노동자당의 진홍색 깃발과 “사랑이 증오를 정복하리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날 취임식은 지난달 24일 브라질리아 공항 인근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의 테러 시도가 발각돼 경계가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오픈카 이동시에 수천명이 경호원 수천명이 동원됐고 거리에는 군과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이날 칼과 화약을 소지한 한 남성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브라질 정부는 취임식 안전을 위해 2일까지 총기 및 화약 소지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대통령 띠 전달식에는 원주민, 어린이, 흑인 여성, 장애인이 참석했다. 이는 룰라 정부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 띠는 직전 대통령이 새 대통령에게 건네는 것이 관례였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전임 대통령이 새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10216194811983
전임자에 '어깨띠' 건네 받지 못한 채 룰라 브라질 대통령 취임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3.01.02. 17:18:54)
보우소나루는 수사 피해 美 플로리다로…불복 시위 계속되며 '통합' 첫 과제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이 전 정권의 "국가 파괴"에 대한 "재건"을 내걸고 취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브라질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불참했다. 선거 불복 시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룰라 정부는 시급한 통합의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취임 연설에서 룰라 대통령은 전 정권이 코로나19 및 빈곤 확산으로 "국가 파괴"를 자행했다고 비난하고 "재건"을 약속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새 정부의 초점이 빈곤 퇴치에 맞춰져 있음을 밝히며 "우리의 첫 번째 조치는 3300만 명을 굶주림에서, 그리고 1억 명을 빈곤에서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이들이 전 정부의 "국가 파괴 프로젝트의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가 "브라질에 보내는 메시지는 희망과 재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룰라 대통령은 2003~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브라질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룰라 대통령은 또 코로나19로 인한 "70만 명의 희생"을 "대량학살(제노사이드)"로 칭하며 이에 대한 "대량학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조사돼야 하고 처벌받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관련해 전 정권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선거 전부터 부정선거론을 퍼뜨린 뒤 낙선하자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두 달 넘게 시위를 벌이고 이는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승리자"라며 "투표의 자유에 대한 가장 폭력적인 위협과 거짓과 증오로 가득한 극도로 절망적인 선동을 극복해 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개인적 이념에 국가를 예속시키려 했던 이들에 대한 복수심은 없다"면서도 "오류를 범한 이들은 법적인 방어권을 보장 받은 상태에서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룰라 대통령은 가난한 가정에 매달 지급되는 보조금 법령에 서명했다.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아마존 기금도 재개될 예정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군사독재가 끝난 뒤 지속됐던 평화로운 권력 이양의 상징인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어깨띠를 넘겨주는 의례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아닌 원주민·장애인·흑인 등으로 구성된 "브라질 국민" 대표단이 수행했다. 쓰레기 수거인인 흑인 여성 알린 소사(33)가 룰라 대통령에게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초록색으로 구성된 어깨띠를 직접 걸어줬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취임식 이틀 전 나라를 떠나 미국 플로리다로 향해 적어도 이달 말까지 플로리다에 머물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수사의 향방을 가늠하며 1~3달 간 플로리다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보우소나루 가족과 가까운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선거 불복 시위가 이어지며 이날 취임 행사는 보안인력 8000명 가량을 동원한 가운데 이뤄졌다. 경찰은 취임식 당일도 경찰은 칼과 폭죽을 들고 행사장에 진입하려던 한 남성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브라질리아 공항 근처에서 폭발물을 터뜨리려 한 보우소나루 지지자가 체포되기도 했다. 대선 결과에 대한 군의 개입을 유발할 목적으로 혼란을 일으키려 했다고 주장한 이 남성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퍼뜨린 선거 부정 주장에 감화돼 시위대에 합류했다고 진술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총기 규제 완화로 총기를 소유하게 됐다고 진술한 그는 이후 총기 구입에 16만헤알(약 3800만 원) 이상을 들여 다양한 무기를 사들였다. 룰라 대통령은 1일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아마존 보호와 더불어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이은 '핑크 타이드(분홍 물결·중남미의 온건 좌파 집권 정치 흐름)' 물결 향방 등 룰라 정부는 대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대내적으로는 민심 통합이 우선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독립매체 <브라질리언 리포트> 설립자인 구스타부 히베이루는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룰라 대통령이 갓 취임 뒤 '허니문 기간'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 본다. 많은 이들이 그를 정당한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알자지라는 "룰라 대통령이 물려 받은 나라는 매우 분열돼 있고 그의 많은 도전 중 하나를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불과 1.8%포인트 차로 보우소나루 후보를 눌렀다.
<AP> 통신은 이에 더해 지난해 무효 판결을 받았지만 룰라 대통령 본인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노동당 주요 인물들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아 당의 신뢰성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퇴임 때 지지율이 80%를 넘겼던 지난 임기와는 달리 이번 임기 지지율이 50%를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고 마우리시오 산토로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 정치학 교수를 인용해 전망했다. 룰라를 평생 지지해왔다고 <AP>에 밝힌 클라우디오 아란테스(68)도 룰라가 "이전에는 통합을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분열이 쉽게 치유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AP>는 룰라 대통령이 원자재 가격 상승의 덕을 봤던 이전 집권기에 비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적으로도 더 어려운 상황에 집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https://www.mk.co.kr/news/world/10590304
룰라 "저소득층에 지원금"…집권3기 첫날부터 포퓰리즘 행보 (매경, 최현재 기자, 2023-01-02 17:35:02)
브라질 대통령 임기 시작
"불평등 심한 곳선 모두 불행"
공공지출에 재정 쏟아붓기로
유류세 인하도 60일간 연장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 우려
전임 보우소나루 추진했던
공기업 민영화 등 뒤집기
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77)이 1일(현지시간) 대통령에 공식 취임해 집권 3기의 시작을 알렸다. 룰라 대통령은 높은 실업률과 빈곤율로 양극화된 브라질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공지출 확대'를 공언했다. 당장 룰라 정부는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를 부활시키는 한편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하기로 결정하는 등 포퓰리즘 정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브라질리아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희망과 재건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똘똘 뭉친 브라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제 발전, 빈곤 퇴치, 민주주의 수호, 사회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특히 불평등과 관련해서는 눈물을 글썽이며 열변을 토했다. 그는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정육점에서 남은 뼈를 얻으려고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는 동시에 수입차와 전세기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도 있다"며 "이렇게 불평등이 심한 곳에서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은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가 브라질 경제와 복지를 망쳐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인수 내각에서 받은 진단은 끔찍했다"며 "그들은 건강, 교육, 문화, 과학을 위한 자원을 비워놓았으며 산림 보호와 사회 원조를 위한 자원도 남겨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 최저임금 인상 억제, 감세 대상 확대 등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뒤집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룰라 정부는 이미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법 개정 등을 통해 저소득층 구매력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다.
룰라 정부가 브라질 경제 발전과 불평등 해소의 해법으로 공공지출을 내걸면서 브라질의 재정건전성과 장기적인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브라질 의회는 2023~2024년 정부 예산 지출 상한선을 280억달러(약 35조원)가량 늘리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룰라 대통령 측이 저소득층 생계 지원 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 도입에 필요하다며 정부지출 제한선을 상향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정부지출이 확대될 경우 성장보다 부채비율·물가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77%로 10년 전보다 20%포인트가량 높아진 상태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준금리(13.75%)로 부채 상환엔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브라질 정보기술(IT) 업체인 스테파니니그룹의 마르쿠 스테파니니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부채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 빈곤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한 손으로는 돈을 주고, 다른 한 손으로는 돈을 빼앗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룰라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공공지출에 재정을 쏟아붓는 모양새다. 룰라 대통령은 저소득층에 월 600헤알(약 14만4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보우사 파밀리아를 부활시켰다. 아울러 전임 정부가 지난해까지 유지하기로 했던 유류세 인하 조치도 60일간 연장하기로 했다. CNN은 "유류세 인하 조치는 연방정부의 세입원을 빼앗아 포퓰리즘 논란을 불러일으킨 조치"라고 전했다.
아울러 룰라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전임 정부의 아마존 개발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아마존 삼림 벌채 없이도 농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농업과 광업을 향한 생태적인 전환으로 탄소 배출 제로 국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새 정부 조각에서 '아마존 수비수'로 불리는 환경운동가인 마리나 시우바를 환경부 장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으로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날 취임식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브라질리아 곳곳에서는 수천 명의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대부분 비폭력 시위로 진행됐으나 이들 가운데 소수는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행동을 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의 분열을 치유해야 하는 큰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301022141035
전임자 몽니 속 세 번째 임기 시작한 룰라, ‘브라질 재건’ 선언 (경향, 정원식 기자, 2023.01.02 21:41)
전 정권 방역 실패 비판하며
빈곤 퇴치·불평등 해소 약속
취임식서 ‘다양성·포용’ 강조
보우소나루, 승복 않고 불참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시기가 끝났다.” 12년 만에 대통령직에 복귀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눈물을 훔치며 이같이 선언했다. 폴라지상파울루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이 나라가 구축해온 권리, 주권, 발전의 위대한 유산이 최근 몇 년 동안 체계적으로 파괴됐다”면서 “브라질에 희망과 재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룰라 대통령은 이날 30분간의 연설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집권 4년간 발생한 피해와 관련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라고 표현하는 등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70만명에 이른다.
룰라는 “국가를 개인과 이데올로기에 복종시키려 했던 이들에 대해 일체의 복수심을 품고 있지 않지만 법의 지배를 확립할 것”이라면서 “실수를 저지른 이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시급한 일은 국가적 파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피해자인 3300만명의 굶주린 사람들과 1억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라면서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또 경제발전과 탄소배출 제로 달성, 민주주의 수호를 약속했다.
2003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두 차례 브라질 대통령을 지낸 룰라는 지난해 10월30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1.8%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대통령 띠 전달식에는 원주민, 어린이, 흑인 여성, 장애인이 참석했다. 이는 룰라 정부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 띠는 직전 대통령이 새 대통령에게 건네는 것이 관례였지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전임 대통령이 새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이날 취임식은 지난달 24일 브라질리아 공항 인근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의 테러 시도가 발각돼 경계가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거리에는 군과 경찰 병력이 배치됐으며, 오픈카 이동 시에 경호원 수천명이 동원됐다. 이날 칼과 화약을 소지한 한 남성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브라질 정부는 취임식 안전을 위해 2일까지 총기 및 화약 소지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https://www.ytn.co.kr/_ln/0104_202301030124227636
취임식에서 '울먹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무너진 나라 재건하겠다" (YTN 임수근 기자, 2023년 01월 03일 01시 24분)
[앵커] 브라질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당선인이 새해 첫날 취임식을 갖고 통산 3번째 임기에 들어갔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수호를 국민에게 약속했습니다. 보도에 임수근 기자입니다.
[기자]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4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룰라 다 시우바 / 브라질 대통령 : 나는 브라질 국민의 보편적 복지를 증진하고 브라질의 단결과 통합, 독립을 수호할 것을 선서합니다.]
룰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2003년과 2007년 자신의 집권 시기에 이룩한 브라질의 성장이 전임자 때 무너졌다며 브라질 재건을 다짐했습니다. 이어 '희망과 재건'을 강조하고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 민주주의 수호, 사회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습니다.
의회 옆 광장에서는 시민 수십만 명이 모인 가운데 별도의 취임행사도 이어졌습니다. 행사의 절정인 어깨띠 전달식. 어린이와 장애인, 원주민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손을 거쳐 어깨띠가 전달됐습니다. 대통령 어깨띠는 전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달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그는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다시 한 번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강조하며 울먹였습니다.
[룰라 다 시우바 / 브라질 대통령 : 한쪽에선 굶주림을 달래기 위해 뼈다귀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정육점 앞에 줄을 서고 동시에 어떤 사람들은 수입차와 자가용 제트기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지난해 10월 룰라 대통령은 전임 보우소나루를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8%P 차로 이겼습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대선 결과에 불복해 한 달 넘게 도로를 점거하는 등 시위를 벌였습니다.
브라질 사상 첫 3선 대통령 룰라가 극심한 좌우 대립을 극복하고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을 일궈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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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4:21
명 룰라에게 주어진 조건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가 브라질의 희망, 전세계 변화의 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 남미의 핑크타이드 2기 또한 오래 지속되길 바라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03108390005311?did=NA
룰라, 브라질 대선 승리…"사상 첫 3선 대통령" (한국일보, 김현우 기자, 2022.10.31 08:44)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3선에 성공함에 따라 12년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선거당국은 룰라 전 대통령이 현직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누르고 브라질 차기 대통령이 됐다고 발표했다. 개표가 98.8% 진행된 가운데 룰라 전 대통령은 50.8%,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9.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역전하자 상파울루 시내 차들이 경적을 울렸다. 선거 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유력하다고 점쳤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대결이 치열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전했다.
인구 2억1,500만 명으로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민주국가 브라질은 한국보다 3년 앞선 1985년 군부 독재정치에서 벗어났다. 만약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표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브라질 민주주의는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된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65121.html
대통령으로 돌아온 룰라, 중남미 ‘핑크 타이드’ 완성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2-10-31 19:22)
결선서 보우소나루 꺾은 룰라
“나 아닌 민주주의가 승리한 것”
브라질 현대사에서 가장 번영하는 시기를 이끌었던 룰라가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한다.
브라질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가 50.9%를 얻어 49.1%를 득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3~2010년 4년 임기 대통령을 두차례 역임했던 룰라가 2023년 1월 다시 남미의 대국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복귀하게 됐다. 룰라는 당선이 확정된 뒤 “오늘의 유일한 승자는 브라질 국민”이라며 “나와 노동자당의 승리가 아니라 정당, 개인적 이익, 이념을 넘어 형성된 민주운동의 승리다. 민주주의가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진보좌파 정치인의 선두 주자였던 룰라의 복귀로 멕시코에서부터 아르헨티나까지 중남미의 주요 국가들에서 모두 진보 좌파가 집권하는 ‘핑크 타이드’가 완성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확정된 뒤 성명을 내어 “자유롭고, 공정하고, 신뢰할 만한 선거”로 룰라가 당선됐다며 축하했다.
룰라는 개표 초반 보우소나루에게 뒤졌지만, 개표율이 60% 후반대로 접어들며 역전에 성공한 뒤 표차를 조금씩 넓혀갔다. 애초 여론조사에선 룰라가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낙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초접전 승부가 벌어졌다. 결선투표 득표율 1.8%포인트 차이는 브라질 대선 사상 최소 표차다.
이번 선거가 박빙으로 끝난 이유에 대해선 정치 양극화로 인해 보수 유권자들이 강하게 결집했고, 보우소나루가 막판에 빈곤층을 상대로 복지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게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보여주듯 인구가 밀집한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도심 지역에서 보우소나루의 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
룰라는 이번 선거에서 △빈곤층 지출 확대 △부유층 과세 강화 △최저임금 인상 △한달 소득 950달러(135만원) 이하 소득세 면제 △외국 정부와 관계 재정립 △아마존 유역 채벌 억제 등을 공약했다.
브라질 노동조합을 이끌던 룰라는 퇴임 무렵 지지율이 87%까지 치솟았을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임기를 마친 2010년엔 2500만명 이상의 국민이 빈곤선에서 탈출했고, 많은 이들이 처음으로 자기 집을 갖게 됐다. 중국발 수요 증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제도 호조였다. 재임 중이던 2007년 경제성장률은 6.1%를 기록했다.
하지만 12년 전 ‘마법’이 이번에도 통할지 알 수 없다. 브라질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주춤하면서 원자재 수출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호전적인 보수 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의회와 상대해야 하는 등 보우소나루 정부 아래에서 강화된 정치 양극화와 맞서야 한다.
룰라는 퇴임 뒤 검찰이 주도하는 이른바 ‘세차 작전’이라 불린 권력부패 사건에 휘말리며 뇌물 수수 및 돈세탁 혐의를 받고 무려 580일 동안이나 수감됐었다. 하지만 2019년 11월 브라질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한 하급심 재판부가 검찰과 공모해 편향된 판결을 내렸다며,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다. 룰라의 후계자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역시 이 소동에 휘말려 두번째 임기 도중이던 2016년 8월 탄핵된 바 있다.
보우소나루는 2019년 1월 집권 이후 △소수자를 향한 혐오 발언 △70만명이 사망한 코로나19 방역 실패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 등 갖은 논란에 휩싸였다. 부유층 감세와 민영화를 추진해 빈곤층 역시 크게 늘었다. 하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증오 정치’로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하며 강력한 지지 기반을 구축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전자투표의 부정 가능성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바 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03111250002195?did=NA
"무능한 우파 갈아치우고 돌아왔다"...룰라, 12년 만에 대통령 복귀 (한국일보, 김표향 기자, 2022.10.31 20:30)
돌아온 룰라, 보우소나루에 1.8%포인트 차이 '신승'
국민 통합·경제난 극복·기아 탈출… 해결 과제 산적
“오늘 우리는 전 세계에 알린다. 브라질이 돌아왔다고!”
중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다.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무능과 부정부패에 분노한 민심이 폭발한 결과다. 하지만 룰라에게 승리를 만끽할 여유는 없다. 선거 기간 둘로 쪼개진 국민 통합과 경제 위기 극복 등 난제가 쌓여 있다.
우파 무능에 좌파 부활… 민심 분열에 ‘룰라 신화’도 위태

30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대로에 모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상파울루=AP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노동자당 소속 룰라가 득표율 50.9%를 기록하며 자유당 후보인 보우소나루(49.1%)를 꺾었다. 2003~2010년 대통령 2연임을 했던 룰라는 12년 만에 권좌로 복귀해 내년 1월 1일부터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의 득표율 차이는 1.8%포인트로,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작았다. 빈곤층, 여성, 흑인, 가톨릭 신자는 룰라를 지지했고, 부자, 남성,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는 보우소나루를 찍었다. 양 진영 간 이념 대결이 극심했다는 뜻이다.
룰라에게는 ‘국민 분열 극복’이라는 난제가 주어졌다. 이에 룰라는 승리 연설에서 “오늘 유일한 승자는 브라질 국민이다. 나는 2억1,500만 브라질인을 위해 일할 것이다. 브라질은 두 개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극단주의 행보로 ‘열대의 트럼프’라 불린 보우소나루는 ‘재선에 실패한 첫 브라질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임기 4년간 친기업 정책, 언론 혐오, 아마존 열대우림 난개발, 온갖 비리 의혹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엔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맹신하고 봉쇄 정책을 거부하는 등 허술한 대응으로 70만 명을 숨지게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 결과엔 룰라에 대한 호감보다는 보우소나루를 막아야 한다는 반발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다르게 말하면, 룰라는 83%라는 경이로운 지지율로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친 12년 전보다 싸늘해진 시선 속에 취임하게 됐다는 얘기다. 2018년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2020년 대법원에서 실형 선고 무효 판결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의혹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빈민촌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금속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산업재해로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은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흙수저 신화’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적지 않다.
경제 위기 속 ‘룰라 3기’ 출범… “장기 비전은 부족”
‘1, 2기 룰라 정부’는 2000년대 중반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자재 수출 증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 호황을 누렸다. 취임 전 2.7%였던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퇴임 당시 7.5%로 올랐고, 경제규모는 세계 12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재정적 뒷받침이 된 덕분에 룰라 정부의 ‘기아 제로’ 정책도 추진력을 얻어 8년간 4,000만 명을 빈곤에서 구했다.
이후 브라질 경제는 퇴행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0.3%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제 위기 탓에 올해 4월엔 연간 물가상승률이 12%를 넘기도 했다. 8월에는 8.73%로 다소 하락했지만, 물가를 잡느라 기준금리는 지난달 13.75%로 급등했다.
빈곤과 불평등도 심화했다. 현재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인 인구가 3,300만 명, 빈곤층은 1억 명에 달한다. 30년 이래 최고치다. 룰라는 “브라질은 세계 3위 식품 생산국이자 동물성 단백질 최대 생산국인데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브라질인에게 하루 세 끼 식사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약속했다.
미래 산업을 지탱할 인적 자본 축적, 첨단기술 개발, 지적재산권 창출 등 룰라의 장기적 국정 비전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 섀넌 오닐 선임연구원은 “재산업화와 공공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은 남미 정치가 21세기 현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남미 국가들의 의제는 여전히 20세기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10312148015
구두닦이·선반공 출신 대통령…재선 퇴임 전 지지율 87% (경향, 정원식 기자, 2022.10.31 21:48)
노조 투쟁 이끌고 정계 진출
재임 때 중산층 53%로 늘려
퇴임 후 측근 비리 등 기소
무효 판결로 기사회생 재기
지난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브라질 사상 첫 3선 대통령을 예약해 놓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선인(77)의 삶은 숱한 도전과 극복의 연속으로 채워진 한 편의 드라마다.
룰라 당선인은 1945년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7세 때 땅콩 장사와 구두닦이 일을 시작했고 14세 때부터는 한 금속업체에서 선반공으로 일하다가 왼쪽 새끼손가락 일부를 잃었다.
룰라 당선인은 첫 아내를 결혼 2년 만인 1971년 산업재해성 질병으로 잃은 뒤 노동조합 활동에 투신했다. 그는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여러 차례 파업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1980년 상파울루시 인근 3개 지역 노조가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룰라 당선인은 1980년 초 노동자당(PT)을 창당해 1989년, 1994년, 1998년 세 차례 대선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2002년 대선에서 기업인 출신 조카를 부통령 후보로 영입하는 등 ‘강성 좌파’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절치부심한 끝에 당선됐다. 2006년에는 재선에 성공했다.
두 차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2.7%에서 7.5%로 올랐다. 중산층 인구는 전체의 42%에서 53%로 늘었고, 35%였던 빈곤층 규모는 저소득층 가정에 생계비와 교육비를 지급하는 복지 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를 통해 2009년 22.6%로 줄었다. 두 번째 임기 종료 직전인 2010년 12월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87%에 달했다.
그러나 그의 퇴임 후 측근들이 비리에 얽히고 그 자신도 뇌물수수·돈세탁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그의 성과는 빛이 바랬다. 2018년 연방대법원 판결로 그해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그의 정치 생명도 끝난 듯했다.
룰라 당선인은 2심 재판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수감 580일 만인 2019년 석방됐다. 이어 대법원이 지난해 3월 1·2심 무효 판결을 내놓으면서 기사회생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844352
"방역실패, 가짜뉴스에 지친 브라질, '3선 룰라' 만들었다" [한판승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2022-11-05 08:00)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
라틴 아메리카의 리더, 룰라가 돌아왔다!
농민, 목축업자들 지지 받는 보우소나루, 브라질의 트럼프
10대 유권자들 수까지 늘어난 이번 대선, 룰라 시대의 향수 작용한 것
룰라, '아이 학교 보내야 지원' 조건부 사회정책으로 전세계 찬사
룰라 집권기, 강한 브라질 재현하겠단 목표
◇ 박재홍>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죠. 노동당의 룰라 전 대통령이 결선에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둔 것인데 브라질 대선 이모저모 그리고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대구 가톨릭대 스페인어 중남미학과 임수진 교수를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진 작가님, 김 소장님 인사 나누세요. 저희가 브라질 정치는 잘 모르기 때문에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아주 근소한 차이입니다. 거의 50.87%의 득표율. 상대가 49.13%. 거의 아주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이 됐는데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었다고 하죠, 교수님. 구체적으로 설명을 주시면? 
◆ 임수진> 그렇습니다. 2차 투표 결선투표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불과 1.8% 차이로 선거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그러니까 브라질의 경우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 1위 득표자 그리고 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 박재홍> 50%를 못 얻으면?
◆ 임수진> 그렇습니다. 한 달 후에 결선투표를 치르게 되는데요. 지난 1차 투표에서 5%대의 차이를 보였었는데 한 달 사이에 격차를 상당히 줄인 셈이 된 겁니다.
◇ 박재홍> 첫 번째 11명. 그렇군요. 사실상 양자구도였다고 하는데도 그렇게 차이가 별로 안 났던 거군요.
◆ 임수진> 그렇습니다. 대선 출마를 룰라 대통령이 선언을 한 것이 지난 4월이었고요. 그러니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줄곧 룰라 대통령이 쉽게 승리할 것이다. 그랬고요. 선거 직전까지도 아마 10% 이상의 차이를 보이면서 승리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여론조사가 우세했었는데요. 실제로는 굉장히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득표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 진중권> 샤이 보수가 많았던 거네요.
◆ 임수진> 맞습니다. 그만큼 보우소나루를 지지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서 반영되지 않았던 샤이 보우소나루가 그만큼 많았다는.
◇ 박재홍> 이분이 브라질의 트럼프니까 현 대통령에게 샤이 트럼프같이 샤이 보우소나루 이게 많았던 거네요, 그러니까.
◆ 임수진>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방의 농민들이라고 할지 또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던 그런 도시들이 좀 있었기 때문에. 룰라 표가 여론조사에서 더 부각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성회> 어쨌든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프리미엄 같은 게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룰라 대통령이 또 감옥까지 갔다 온 마당에 이렇게 인기를 얻고 당선이 된 건 어떤 요인들이 있었을까요?
◆ 임수진> 현직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먼저 말씀하셨지만 남미의 트럼프다, 브라질의 트럼프다. 이런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워낙에 자극적인 발언을 많이 했었죠. 대통령 자신이 가짜뉴스를 많이 만들고 또 이런 자극적인 바람 그러니까 가짜뉴스도 많이 만들었고요. 또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이런 발언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 박재홍> 이를테면 제가 보니까 인종차별과 여성에 대한 막말도 했고 코로나19 백신이 에이즈 감염 확률을 높인다 이런 말을 해서 굉장히 국민들의 불신을 샀다고 하는데.
◆ 임수진> 그렇습니다. 그때 코로나 시기에 방역 정책 실패했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당시에도 코로나는 그냥 아주 가벼운 감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또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에 효과가 있다 이런 말을 했었고요. 그래서 본인이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었으나. 가족들도 걸리기는 했었지만 그 뒤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방역 실패의 문제 또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또 여성과 흑인 비하 발언 말씀하셨죠. 워낙에 권위주의식의 이런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서 지지율이 19%까지 떨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 진중권> 경제라든지 이런 쪽의 실점 같은 건 있었던 건 아닌가요, 혹시?
◆ 임수진> 경제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 시기에 다 좋지 않았는데요. 또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거시경제 지표를 봤을 때 표면적으로는 지금 안정이라곤 하지 않은데요.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조금 나은 편이기는 합니다. 또 현직 대통령으로서 룰라가 했었던 저소득층 지원정책이 있었는데요. 본인도 똑같은 걸 했습니다. 아우실리오 브라질이라고 해서 브라질이라고 해서 또 이것을 1차 투표가 10월 초에 있었고 결선투표가 10월 말에 있었거든요. 불과 한 달 사이에 또 저소득층 지원정책을 상당히 증액을 했고요. 확대를 했거든요.
◇ 박재홍> 재미있네요. 한 달 후에 선거를 다시 한다고 하니까.
◆ 진중권> 포퓰리스트인 거죠.
◇ 박재홍> 그게 가능해요? 한 달 후에 선거가… 나라가 엄청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만약 우리나라에도 만약에 한 번 대선 했다가 한 달 후에 다시 결선 투표한다? 그럼 굉장히 나라가 한 달 사이에 뉴스도 엄청날 것 같고 피곤할 것 같은데. 브라질은 그거 견디나 봅니다.
◆ 임수진> 중남미 대부분 국가가 결선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브라질 같은 경우도 지금 20개 넘는 정당이 원내에 진출했거든요. 워낙 다당제이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통해서 이제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죠.
◆ 진중권> 아니, 지금 대선 결과를 흔쾌히 수용하지 않는다는 게 있고 또 뉴스를 보니까 지지자들이 도로 점거하고 난리가 났고.
◆ 임수진> 군사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말을 하기는 했었는데요. 그런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금 룰라의 선거 승리 확정한 후에 45시간 만에 얼굴을 비추고, 뭐 축하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정권을 이양하는 것을 승인한다라고는. 2분 정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지자들에게는 시위는 하되 도로 봉쇄는 풀고 합법적으로 하라. 다소 모호한 말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시위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 김성회> 무슨 부정선거 이런 식으로 트럼프가 몰아갔던 방식까진 가지는 않은 건가요?
◆ 임수진> 그런 점도 사실 우려를 했었어요. 왜냐하면 선거 전부터 브라질은 전자투표를 하거든요. 전자투표 기계에 문제가 있다고 그것을 또 자주 얘기해 왔고요. 심지어는 브라질 주재 외교단을 모아놓고 이런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 외교단들에게도 이런 말을 해서 굉장히 전자투표 그다음에 대선 결과에 대해서 불복할 듯한 그런 모습을 보였지만 다행히 현재는 지지자들도.
◇ 박재홍> 종이로 찍는 것은 아니고 우리같이? 어떠한 터치 방식으로 투표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 브라질은?
◆ 임수진> 전자투표를 합니다. 본인이 담당자가 맞고요. 그래서 전자투표 대신에 종이투표를 하자라는 또 그러한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기도 했었는데 부결됐거든요.
◇ 박재홍> 전자투표 기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승복도 안 하고 있다라는 건데. 
◆ 진중권> 지금 지지 기반은 어떻게 됩니까, 주로?
◆ 임수진> 가장 큰 지지기반이요? 보우소나루는 농민들, 목축업자들 지지를 받고 있고요. 좀 독특하게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대부분 가톨릭이 강한데요. 그런데 보우소나루는 복음주의자입니다. 본인이 개신교고요. 복음주의자가 브라질이 다른 나라, 다른 중남미에 비해서 개신교의 증가세가 굉장히 빠른데요. 이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그런 면에서도 또 트럼프와 많이 비교가 됩니다.
◆ 진중권> 그런가 하면 룰라 대통령 같은 경우 부패 스캔들로 처벌을 받기는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정치적 탄압이니 정치적 보복이니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사실은 뭡니까? 이분이 돈을 받았나요, 뭡니까?
◆ 임수진> 그러니까 본인이 돈을 받지 않았다라는 것을 입증하라라고 했었죠. 그래서 뇌물수수 혐의로 투옥이 되었다가 실형을 받았습니다. 12년 이상의 그런 실형을 받았지만 나중에 판사와 검사가 담합을 했다라고 해서 실형받았던 것을 무효 판결을 다시 받게 됩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그러니까 2018년 대선에서는 그래서 옥중에 있었고요. 이번 대선에는 본인의 혐의를 벗었기 때문에 출마가 가능했습니다.
◆ 김성회> 그 혐의를 벗은 것이 흔쾌하지 않아서 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말씀하셨던 대로 지지율이 19%다고 했는데 막상 선거 결과는 51:49일 정도로 바짝 따라붙은 것은 그런 영향도 있었던 건가요? 즉 룰라에 대한 반감.
◆ 임수진> 룰라의, 안티 룰라들이 꽤 있습니다. 그 이유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번에 집권이 가능했던 것이 부패 세력을 척결하겠다. 나는 깨끗한 사람이다라는 그러한 이미지로. 왜냐하면 룰라 대통령과 같은 정당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탄핵을 당했고요. 그리고 룰라도 그때 감옥에 있던 상황이었고 그리고 룰라 집권기에 정부 인사들이 뇌물수수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룰라는 뇌물수수 혐의를 벗기는 했지만 그런데 룰라 정부에 대한 측근들의 그런 뇌물수수가 있었기 때문에 부패 이미지는 여전히 있습니다.
◆ 진중권> 77세의 고령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가 보우소나루에 대한 반감도 있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분이 처음 등장했을 때 신선하고 또 나름대로 잘하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 임수진> 이번에 10대 유권자들 숫자도 굉장히 늘어났다고 하는데 10대 유권자들도 부모님들로부터 그 당시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을 할 정도로 룰라 시대의 향수는 남아 있고요. 특히 지금처럼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빈곤층의 비율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그래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집권 시기에 저소득층에 대한 그러니까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상당히 잘해서 볼사 파밀리아라는 사회복지정책을 썼거든요.
빈곤층 그리고 저소득층에게 매달 얼마 정도의 지원을 합니다. 그래서 지원을 하는 데 있어서 조건부 방식입니다. 무조건 지원을 하지는 않고요. 아이를 꼭 학교를 보낸다. 부모는 구직을 한다. 이러한 사회정책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로부터 굉장한 찬사를 받았던 그런 정책입니다.
◇ 박재홍> 그래서 이번에 국가 운영 비전이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배를 곪는 국민을 없애겠다. 그리고 세계 8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8년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 이런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브라질이 경제가 그렇게 좋았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브라질의 주력산업은 뭐예요, 그러면?
◆ 임수진> 브라질은 인구만 해도 2억 2000 정도 되는 대국입니다. 브라질 경제 대국이죠. 그리고 제가 아까 보우소나루가 농민들 그리고 목축업자들을 지지 기반으로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게 농업, 목축업이 강합니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국가에 제조업 국가가 많지는 않은데요. 제조업도 어느 정도 발전한 그런 경제 대국이 맞습니다.
◇ 박재홍> 농민, 목축업자인데 그러면 농민, 목축업자면 브라질 아마존이라든지 자연을 파괴하거나 숲을 없애서 농지를 많이 만들고 이래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보우소나루는 그런 걸 잘하자는 사람인 것 같고 룰라는 환경정책을 좀 많이 앞세운 그런 분 아니에요?
◆ 임수진> 맞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번에 내세웠던 공약 중에 자원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 
◇ 박재홍> 마음대로 파괴해라. 자연을 파괴해라? 마음대로 다 나무를 베라?
◆ 임수진> 개발을 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아마존을 파괴한 이유도 대두를 심기 위해서. 그렇게 해서 불을 내고 개간을 했던 그런 이유가 가장 컸거든요. 그래서 또 이런 문제로 또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었고요.
◆ 김성회> 그런데 브라질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실은 전 세계 허파라고 하는데 너희들이 내 허파 쓰는 값을 내는 것도 아닌데 우리가 우리 농토 개발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그러니까 숲으로는 먹고살 길이 없으니까 이걸 개간하는 것을 왜 자꾸 너희들이 밖에서 뭐라고 하느냐. 예를 들면 외국에 있는 환경운동단체나 이런 데 대해서 저항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 임수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정간섭이라고 말을 했는데요. 유럽에서는 아마존 보존 기금을 냅니다. 보존 기금을 내기 때문에, 그것을 이제껏 못 받아왔죠. 그렇다면 이제 룰라의 경우에는 다시 국제사회에 과거의 브라질의 위상을 다시 한번 강화를 해야 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 박재홍> 기금이 얼마나 됩니까? 우리가 정말 나무를 베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의 지원금을 줍니까?
◆ 임수진>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그 기금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우에 그런 기금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했었냐 하면 본인이 그것을 충분히 먼저 달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 박재홍> 선입금. 개발은 나중에 안 하겠다?
◆ 임수진> 개발은 나중 일이고 먼저 그렇게 해서 충분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하지 않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제 내정간섭이다라고 더 얘기를 하는 거고요. 그 정도 기금은 너무나 턱없이 부족한데 우리는 개발을 하지 않고서는 우리 국민들은, 농민들은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그래서 금광 개발도 아마존에서 했었고요. 아주 굉장한 개발이 있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이제 2003년에 룰라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이었죠. 마리나 실바랑. 이분이 이번 대선 전에도 다시 재회해서 만났고 이번에 됐으니까 그러면 마리나 실바가 다시 환경부 장관으로 복귀를 하는 겁니까, 환경정책 관련해서.
◆ 임수진> 지금 이제 내정이 됐다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환경정책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룰라가 추진을 할 거고요. 환경정책을 통해서 이제 국제사회와 다시 한번 협력하는 그래서 브라질의 위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갈 것 같습니다.
◆ 진중권> 그런데 이게 미국에서도 트럼프라는 인물이 있고 보니까 스웨덴에서도 극우가 집권을 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에서는 벌써 무솔리니 그 라인이 그냥. 무솔리니의 후손이 복귀를 하고 브라질도 사실은 양극화가,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진 거 아닙니까? 극우가 등장하고. 그 상황이 어떤가요? 그리고 이웃 나라들도 이런 경향이 있는지 궁금해요.
◆ 임수진> 중남미에서 그렇습니다. 이것을 그래서 양극화로 볼 것이냐 아니면 유럽처럼 극우세력이 출연한 것이라고 볼 것이냐의 문제인데요. 브라질의 경우에는 오히려 극우 포퓰리스트로 분류를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양극화의 경우에 아까 보우소나루가 양극화를 강화시킨 것이 또 맞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이전에 이제 2016년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당시에 그때부터 브라질의 양극화가 시작이 됐고요. 보우소나루 집권 후에 이것이 더 심각해진 겁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 때도 보면 룰라에게 악마다, 사탄이다 이런 표현을 공산주의자, 이런 표현을 썼었고요.
그리고 복음주의자들 표를 얻기 위해서 굉장히 종교적인 문제, 종교 관련된 그런 정책들, 낙태 문제랄지 이런 것들을 많이 이슈로 삼았고요. 또 룰라 대통령 같은 경우도 코로나 시기에 브라질의 방역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말을 하기 위해서 보우소나루 당신은 제노사이드를 한 것이다 이렇게 공격을 할 정도로 상당한 막말이 오고가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라틴아메리카의 경우에 지금 대부분의 국가가 지금 현재 좌파 국가죠. 과거와 좀 다른 양상이기는 합니다. 더 실용적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지금 좌파 국가들이 더 많아서요.
◆ 김성회> 두 후보가 부딪치는 과정이 제가 듣기에는 한국에서 정치에서 예를 들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양 진영의 지지자들이 부딪히는 것처럼 들리는데 거기도 정치적으로 확실하게 양쪽이 나뉘어서 더 싸우는 분위기가 격해져 있는 상태인 건가요?
◆ 임수진> 양극화가 이제 심해지면서 지지자들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고요. 그러니까 예컨대 이번에도 브라질의 경우에 북동부 같은 경우는 흑인들이 많이 사는 가난한 지역이거든요. 여기서 이제 룰라 지지가 더 많이 나왔고요. 남동부는 백인들이 주로 살고 있는 그런 또 지역이 부자예요. 산업화된 지역이고 이제 이렇게 해서 지역적으로 또 백인과 그리고 유색인종. 이렇게 종교 간의 갈등. 그래서 이번에 룰라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노동자당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당의 어느 당직자가 보우소나루 지지자의 총을 맞는 사건이 있었을 정도로 상당히 양극화가 지금 심하다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 진중권> 우리는 지역만 가지고도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그동안에? 여기에 종교, 인종이 끼어들면 이거는 그냥.
◇ 박재홍> 브라질의 대외관계. 룰라가 되면서 남미 공동시장 메르코수루 그리고 브릭스 참여를 강화하겠다고 했고 더불어서 중국과의 관계. 일대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전망하세요, 교수님?
◆ 임수진> 브라질의 경우는 정말 대국이 맞습니다. 그래서. 경제 규모도 그렇고요. 그리고 항상 중남미의 리더였습니다. 정치적으로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룰라의 귀환. 그러니까 룰라가 다시 왔다는 이 말은 라틴아메리카의 리더 룰라가 다시 돌아왔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늘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고 본인들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왔었거든요. 이것이 이제 브라질의 외교 기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 브라질의 교역에 있어서 최대 교역국이고 또 주요 투자국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도 지정학적 위치도 그렇고요.
그리고 미국이 여전히 브라질과는 주요 교역국이고 또 투자국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제 브라질 입장에서는 미국을 견제하고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양국 사이에서 실리외교를 추구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요. 중국과 양자관계를 강화한다기보다는 브릭스 안에서 다자외교의 틀 안에서 중국과의 좋은 관계는 유지할 것 같습니다.
◆ 진중권>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니까 브라질의 태도가 참 희미하던데요. 오히려 이제 뭐랄까, 확실하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상당히 거리를 두고 빼는 듯한.
◇ 박재홍> 브릭스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5개 나라가 합쳐진 거기 때문에 러시아를 이렇게 확실하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를 돕기도 어려운 것이 브라질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런 대응이 나왔던 겁니까?
◆ 임수진> 보우소나루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입니다.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지금 국제사회에서 어떤 발언을 하지 않을 정도로 고립된 상황이기는 한데요. 룰라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을 하게 되면 이러한 외교정책도 다시 룰라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 그래서 강한 브라질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다시 경제를 끌어올린다고, 8위까지 영광을 다 재현하겠다는 건데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룰라는? 
◆ 임수진> 룰라 대통령이 이전에 했던 것이 분배를 먼저 하겠다. 선 분배, 후 성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 쉽지가 않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또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있고요. 그리고 세계 경기침체 상황, 대외 환경 변화 또 이런 측면에서 룰라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룰라 대통령은 가난 그다음에 기아 퇴치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은 필수고 그래서 원자재 상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다 지금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그러나 일단은 경제를 가장 큰 국정과제로 놓고 지금 일을 추진하겠다고 지금 밝혔습니다.
◆ 진중권> 한국하고 브라질 관계는 어떤가요? 무역이라든지 교역이라든지 교민이라든지. 이런 건 어떤가요? 
◆ 임수진> 교민이 중남미에서 가장 많은 5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한 2만 명 정도가 지금 귀국을 한 상태고요.
방역이 안 좋기도 했고요. 그리고 봉쇄를 워낙 강하게 했기 때문에 한국 교민들은 주로 의류업에 종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됐을 때 사업 자체를 문을 닫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고 그리고 한국으로 이제 오신 분들도 계시고요. 한때 그러니까 브라질까지 직항도 있었지 않았습니까? LA 경유기는 하지만. 그런 국적 항공사의 취항도 지금은 없어진 상황이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이 그만큼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상당히 가능성이 있고요. 또 앞으로는 우리가 수소경제, 친환경을 얘기하는데 브라질이 이제 굉장히 또 수소경제 전망이 있는 국가다. 그리고 이미 거기는 에탄올 자동차가 50% 이상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친환경에 있어서도 우리와의 관계가 강화될 수 있는 그러한 전망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브라질 얘기 들으니까 굉장히 재미있네요. 새롭게 아는 것도 있고. 또 관련해서 주제가 생기면 교수님 또 모시고 중남미 정치에 대해서 배워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스페인어 중남미학과의 임수진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임수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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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의 승리 앞에 닥친 더 큰 난관…'유사 파시스트'의 준동 (프레시안,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신현재 기획위원 | 2022.11.01. 10:49:18)
[장석준 칼럼] 브라질에서 다시 희망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30일에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노동자당(PT)의 루이즈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후보가 극우파인 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누르고 마침내 당선됐다. 2002~2010년에 두 차례 대통령을 역임한 룰라가 이로써 12년만에 3기 룰라 정부를 출범시키게 됐고, 노동자당으로 따지면 2016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 6년만에 다시 여당이 됐다.
브라질인들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이 선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북미의 도널드 트럼프와 쌍벽을 이루며 남미에서 극우 포퓰리즘의 기둥 노릇을 해온 보우소나루가 21세기 민주주의에 끼치는 해악이 크기도 했거니와 그의 재임 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자행된 아마존 열대 우림 파괴가 가뜩이나 심각해지는 기후 재앙을 더욱 파국에 가깝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31일 새벽, 브라질에서 들려온 소식에 다들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선자가 보우소나루가 아니라는 점은 다행스럽더라도, 전반적으로는 썩 반가운 결과가 아니었다. 보우소나루는 49.1%를 득표해 룰라(50.9%)를 불과 1.8% 포인트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부유층과 중산층이 밀집한 남부 주들에서는 보우소나루가 예외 없이 룰라를 눌렀다. 게다가 보우소나루가 속한 극우 자유당(PL)은 대선 1차 투표와 동시에 실시된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의석을 66석이나 늘렸다. 보우소나루를 힘겹게 물리친 룰라 당선자는 사실상 보우소나루 세력이 지배하는 상·하원과 대결하며 앞으로 4년간 국정을 끌고 가야 할 처지다. 
환호하거나 낙관할 때가 아닌 것이다. 전 세계 좌파 정치가들 중에서 보기 드물게 '정치 9단'으로 인정받는 룰라조차 준파시스트 세력과 1 대 1로 맞서 겨우 승리를 따내는 나라가 지금 브라질이다. 이 상황을 뿌리부터 치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3기 룰라 정부의 앞날은 어둡기만 할 것이다. 
보우소나루주의를 낳은 주류 우파와 지배 세력의 패착 
보우소나루주의의 뿌리를 파고 들어가면, 우리와 비슷하게 1980년대까지 지속된 군부독재 시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보우소나루 자신이 군부독재 시절에 정치 장교로 악명을 날리기 시작했다. 1991년에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될 때에 그가 속한 정당은 기독교민주당이었는데, 벌써 이때부터 브라질에서는 개신교 신흥 종파들을 대중적 기반으로 삼은 극우 정치가 싹트고 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런 흐름은 어디까지나 '주변'적 세력이었다. 브라질 정치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본격적으로 보우소나루주의라 불릴 수 있을 극우파 바람은 불과 몇 년 전인 2010년대 초에 들어서야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계기를 연 것은 작은 극우 정당들이 아니라 주류 우파 정당들이었다.
2000년대에 1기, 2기 룰라 정부는 계급 타협 입장을 철저히 견지했다. 경제 정책으로 따지면, 1기에는 신자유주의 기조에 순종하다가 2기에 들어 국가 개입을 조금씩 늘리기는 했다. 또한 빈곤 가정에 일종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보우사 파밀리아' 정책을 통해 절대 빈곤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을 추진하면서도 자본 세력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세금도 더 걷지 않았고, 천정부지이던 이자율에조차 좀처럼 손을 대지 않았다.
정당정치 측면에서는 이 기조가 주류 우파와의 대타협으로 나타났다. 룰라는 집권 1기에 뇌물 제공이라는 다분히 부정한 수단을 통해 여러 원내 소수 정당들의 정부 법안 찬성 표결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원내 최대 정당인 '브라질 민주운동'당(MDB, 이하 민주운동당)을 국정 운영 동반자로 끌어들였다. 민주운동당은 군부독재 시절에 민주화 진영의 대표 역할을 하다 이제는 부패하고 노회한 정치인들의 본산처럼 여겨지는 정당이다. 우리의 경우에 대입해보면, 상도동계나 동교동계 인사들이 여전히 국회 다수 의석을 점한 격이라고나 할까. 
노동자당 정부와 민주운동당의 협력 관계는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됐다. 민주운동당에서 떨어져 나와 한때는 좌파 쪽에서 노동자당과 경쟁하다 1990년대에 신자유주의로 돌아선 브라질 사회민주주의당(PSDB, 이하 사회민주당)이 노동자당과 대립하는 제1야당 역할을 한 데 반해 민주운동당은 대표 정객 미셰우 테메르가 두 차례나 호세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을 역임하기까지 하며 노동자당과 충실히 합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브라질의 자본 세력도, 그 정치적 대변자들도 노동자당 정부의 타협 정책에 결코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교리를 철저히 추종하는데다 실제로 자국민보다는 월스트리트와 훨씬 더 많은 이익을 공유하는 브라질 자본가계급은 2기 룰라 정부에서 국가 주도 발전 정책이 늘어나는 것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다 호세프 정부에서 이 기조가 더욱 강화되자 노골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배은망덕한 집단은 룰라 집권기에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통해 급성장한 농업 자본이었다. 이들은 아마존 보호 정책에 반기를 들며 반노동자당의 선봉에 섰다.
호세프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조치에 반발해 일어난 2013년의 시위운동은 자본 진영에게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사실 이 운동 자체는 2019년에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반대하며 폭발한 칠레의 가두시위와 아주 유사한 현상이었다. 그러나 칠레의 시위는 반신자유주의 대중투쟁으로 발전한 반면에 그보다 6년 먼저 벌어진 브라질의 시위는 반노동자당 우파가 결집하고 대중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 급진좌파 대학생들이 주도하던 시위는 어느새 노란색 브라질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거리에 나선 극우 정파, 개신교 복음주의 세력, 대도시 중산층 일색이 되어갔다. 바로 이 대열이 보우소나루주의를 탄생시킨 온상이었다. 
처음에는 노동자당의 오랜 숙적 사회민주당이 노란색 유니폼 시위대의 대변자 노릇을 했다. 또한 자본 진영에 속한 주류 언론들이 갑자기 가두 저항의 옹호자로 돌변했다. 그러나 아직은 민주운동당과 동맹을 맺은 노동자당 정부를 고꾸라뜨리기에 역부족이었다. 다시 한 번 테메르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운 호세프 대통령 후보는 2014년 대선 결선에서 이번에 룰라가 받은 것보다 더 높은 득표율(51.64%)을 기록하며 사회민주당 후보를 물리쳤다. 
그러나 이 패배가 자본 세력에게 다음 단계 전략으로 넘어가라는 신호탄이 되었다. 집권 2기를 시작한 호세프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더욱 강력한 개입 정책을 펼치려 한데다, 더 결정적으로는 룰라 이후의 무거운 짐, 즉 부패 정치의 사슬을 스스로 끊으려 하자 드디어 '의회 쿠데타' 시나리오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2016년에 결국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성사시켜 노동자당 14년 집권을 강제로 중단시키게 될 부패수사-대통령 탄핵 정국이 열린 것이다.
사실 부패수사에 착수하기로 결단한 장본인은 호세프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이 결단에 화들짝 놀란 것은 다름 아닌 민주운동당이었다. 가장 많은 정치인들이 일상적으로 비리에 연루된 정당이 민주운동당이었기 때문이다. 부패수사가 진행되면서 언론이 가장 떠들썩하게 보도한 것은 룰라 전 대통령과 호세프 현 대통령이 과연 뇌물 수수와 직접 연루됐는지 여부였지만, 실제로 이 수사로 목이 조이는 공포를 느낀 이들은 테메르를 비롯한 민주운동당 수뇌부였다.
결국 이들의 모진 결심과 함께 자본 세력 총연합의 테두리가 완성됐다. 부통령 소속당이자 원내 제2당이 현직 대통령 탄핵 입장으로 돌아서자 탄핵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막상 탄핵안의 중심 내용은 애초 탄핵 이유였던 부패 혐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예산안 관련 법률 위반이었지만, 이미 이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자본 세력에게 실질적인 위협이라고는 하나도 가하지 않았음에도 그 존재만으로 눈엣가시인 노동자당 정부의 장기 집권을 끝내는 일만이 중요했을 따름이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성사시킨 뒤에 만사는 자본 진영과 주류 우파의 뜻대로 굴러가는 듯 보였다.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자리를 거머쥐었고, 시장지상주의와 전통 수호(달리 말하면, 여성, 성소수자, 아마존 선주민 등의 권리 확대 결사 반대)로 똘똘 뭉친 중년 남성들로만 이뤄진 내각이 출범했다. 이제는 다음 대선에서 민주운동당, 사회민주당이 하나가 된 주류 우파 블록이 노동자당을 압도적인 표차로 물리칠 일만 남은 것 같았다. 그러고 나면 더는 좌파 집권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는 정치 질서가 뿌리를 내릴 터였다. 
그러나 승자는 전혀 다른 이들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수사망을 피하려고 '의회 쿠데타'를 획책한데다 테메르 정부에서 무능과 독선만을 보여준 주류 우파, 즉 민주운동당과 사회민주당은 지지율이 땅에 떨어졌다. 대신 2013년 거리의 노란색 물결을 통해 그 불길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한 신진 세력이 곧바로 빈자리를 채웠다. 그들이 바로 보우소나루가 이끄는 현 자유당이다. 
이것이 보우소나루주의의 탄생 신화다. 지난 4년간 브라질 국민을 팬데믹의 최대 희생자로 만들고 아마존 밀림을 불지옥으로 만든 이 괴물은 다름 아니라 브라질 자본가계급과 주류 우파의 예기치 않은 자식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대단치도 않은 계급 타협 제안조차 뿌리친 속 좁은 지배계급이 낳은 이 괴물의 이름은 '파시즘'이다.
'북부 문제'와 대결했던 그 경험으로 대혼란의 시대에 맞서길
룰라 당선자가 마주할 정치 지형은 2000년대의 집권 1기, 2기보다 훨씬 더 안 좋다. 단순히 의석수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주요 야당의 성격부터가 통상적인 우파가 아니라 유사 파시스트로 바뀌었다. 더구나 이번 대선 결과로 드러났듯이,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같은 대도시 중산층은 여전히 노동자당과 좌파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3기 룰라 정부를 막기 위해 보우소나루에게 표를 던지길 꺼려하지 않을 정도다. 
이런 정치·사회 지형만 놓고 보면, 3기 룰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 1기 룰라 정부 때부터 부패 추문을 일으키고 결국은 2010년대에 비극을 폭발시킨 뇌물 수수 정치를 반복할 게 아니라면, 출구는 하나뿐인 듯 보인다. 노동자당이 집권 이후에 너무도 집착해온 수세적 계급 타협 입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것이다. 어차피 기득권 세력이 그런 수준의 타협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이 사달이 났으니 이제는 룰라와 노동자당 스스로 이 금기를 과감히 넘어서야 한다.
이번에 룰라의 당선을 진심으로 바란 좌파 성향 논평가들이 하나같이 이 점을 강조한다. 제도정치 안에서 막강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면,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룰라를 지지하는 노동운동, 땅 없는 농민들의 운동, 여성운동과 성소수자운동, 아마존 열대 우림을 지키려는 선주민운동과 환경운동 등이 있다. 그리고 룰라 정부의 정책을 열렬히 지지할 준비가 돼 있는 북부 빈농과 남부 대도시 빈곤층이 있다. 룰라 정부가 이러한 대중에게 직접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좌파가 견지해야 할 기본적 해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2000년대에 룰라가 처음 집권했을 때에 이런 식으로 정치적 교착 상태를 풀려 했다면, 훨씬 더 잘 먹혔을 것이다. 그러나 2010년대를 거치면서 이미 중산층이 우파 대중운동에 동원된 상태다. 이런 형국에서는, 대중(운동)의 참여를 통한 정치적 돌파가 자칫 거리에서 양 진영의 직접 대결을 유발함으로써 더 큰 혼란만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선명한 선택지의 제시만으로는 답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193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변혁 세력의 오류가 쌓인 상황에서는 이보다 더 복잡하고 고뇌어린 선택이 필요하다. 
다만, 3기 룰라 정부 혹은 5기 노동자당 정부에 대해 그래도 기대를 접지는 못하는 이유가 있다. 지금껏 지난 노동자당 정부의 한계와 오류를 끄집어내 비판하기는 했지만, 그들이 이룬 한 가지 위업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1기 룰라 정부 시절에 불과 4년의 집권만으로 노동자당과 브라질 좌파 전체의 주요 지지 기반을 바꿔버린 일이다.
그때까지 남부의 조직 노동자와 중산층을 지지 기반으로 삼았던 노동자당은 1기 룰라 정부를 거쳐 2006년 대선을 치르며 북부 빈농과 도시 빈곤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이와 함께 기존 남부 지지층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이런 지지층 이탈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북부에서 새 지지층이 쇄도했다. 이들은 브라질 자본주의의 최대 희생자였지만, 그 동안은 남부 중산층-조직노동 중심 좌파정치에서 멀찍이 떨어져 군부독재나 우파정당을 지지하곤 했다(이른바 '북부 문제'). 룰라는 집권기에 이들을 브라질 좌파의 새 구심으로 만드는 위업을 달성했다.
룰라 정부가 그 숱한 오류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열대의 블레어 정부'나 지구 반대쪽의 '노무현-문재인 정부'로 불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또한 이 대혼란의 시기에 3기 룰라 정부에 대해 기대와 관심의 눈길을 거둘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룰라-노동자당 정부가 북부 문제와 정면 대결했던 그 경험을 잊지 않고 새롭게 펼쳐낸다면, 어쩌면 우리는 앞으로 브라질에서 들려올 이야기들에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저 희망의 냄새를 다시 맡게 될지도 모르겠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11071027001
돌아온 룰라, 브라질 되돌릴 수 있을까 (주간경향, 김혜리 국제부 기자, 2022.11.07 10:27)
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승리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에 당선됐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룰라 당선인 앞엔 아마존 삼림 복구와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선거기간 동안 분열된 국론 통합 등 대형 과제가 산적해 있다.
‘브라질 좌파 아이콘’의 귀환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이날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노동당(PT) 후보 룰라 전 대통령이 50.90%를 득표해 49.10%를 얻은 자유당(PL) 소속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3~2010년 대통령 연임을 했던 룰라 당선인은 퇴임 12년 만에 권좌에 복귀, 2023년 1월 1일부터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룰라 당선인의 승리는 아슬아슬했다. 둘의 득표율 차이는 단 1.8%포인트. 1989년 브라질의 대선 직선제 도입 이래 역대 최소 득표 차였다. 현 보우소나루 정권의 실정에 분노한 이들이 근소하게 더 많았지만, 진보·보수 유권자가 총결집할 정도로 이념 대결이 극심했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한 듯 룰라 당선인은 대선 승리 확정 후 연설에서 “오늘 유일한 승자는 브라질 국민”이라며 “나는 나를 뽑아준 이들뿐만이 아니라 2억1500만 브라질인을 위해 일할 것이다. 브라질은 2개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룰라 당선인의 세 번째 임기에서 가장 시급한 숙제는 양극단으로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실제로 룰라의 ‘통합 정치’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룰라 당선인은 자신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의회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지난 10월 2일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유당은 하원에서 기존보다 22석이 늘어난 99석을 확보, 1998년 이래 단일 정당으로선 최대 의석을 차지했다.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다른 우파 정당들까지 합하면 하원의 절반가량이 보수우파 세력이다. 상원도 전체 81석 중 자유당이 13석을 차지했다. 포린어페어스는 보우소나루의 측근들이 브라질에서 가장 큰 3개주에서 주지사로 당선됐고, 자유당의 의회 지배력도 커졌기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더라도 그의 극우 정치 운동의 미래는 보장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대선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선결과 발표 뒤 일부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럭운전사들이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면서 26개주에선 도로가 차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패배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가 지지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전자투표 기기의 신뢰성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선거운동 중에도 줄곧 부정선거 가능성을 언급했다. 선거결과가 나오고 나서도 이틀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지난 11월 1일 연설에서 룰라 당선인에 대한 권력 이양 절차 개시를 승인했다. 이마저도 대선 패배를 직접 시인하거나 룰라 당선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강성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에 불복할 여지를 남긴 셈이다.
‘1·2기 룰라 정부’ 때와는 다르다
룰라 당선인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릴 것이란 지지자들의 기대가 실현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룰라 당선인은 대통령을 역임했던 2003~2010년 동안 식량 무상 지원, 최저임금 인상, 최저 생계비 지원 등 강력한 빈곤 퇴치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그의 재임기간에 중산층이 3000만명 이상 늘어났다.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7%에서 7.5%로 급상승했다. 당시 석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원자재 수출이 증가하고,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도 브라질이 경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후 브라질 경제는 침체기를 맞이했다. 2014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브라질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0년간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15%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의 미흡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처,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여건도 예전과 같은 경제성장을 이끌어내기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빈곤문제도 악화됐다. 현재 브라질에서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는 3300만명 이상, 빈곤층은 1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룰라 당선인이 경제성장을 위한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룰라 당선인이 사회복지 급여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 이전 재임 동안 제시했던 것과 유사한 빈곤 퇴치 방안들을 제시했지만 이에 드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는 말하지 않았다며 “그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의 섀넌 오닐 선임연구원은 “재산업화와 공공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이는 중남미 정치가 21세기 현실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적 자본, 자동화, 지적 재산 창출 등 미래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남미 국가들의 의제는 여전히 20세기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지구의 허파’ 되살릴 수 있을까
룰라 당선인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라는 난제도 풀어나가야 한다. 보우소나루 정권은 각종 환경 규제 조치를 무력화하고 아마존 개발을 촉진하면서 환경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되기까지 했다. 올해 상반기 아마존 산림의 파괴율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해 약 4000㎢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마존의 환경상태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다다랐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마리나 시우바 전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룰라의 아마존 우림 보존 도전은 그가 취임했던 2003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브라질 비정부기구인 기후관측소의 마르시우 아스트리니 사무국장도 “하루아침에 환경정책을 뒤집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파괴한 환경 범죄 대응 기구들을 복원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룰라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아마존 환경 보호를 약속해온 만큼 국제사회는 룰라의 환경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후 연설에서 “브라질은 기후위기와의 싸움에서 다시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다. 브라질과 지구는 살아 있는 아마존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환경주의자들과 환경을 중시하는 전 세계 지도자들은 룰라 당선인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우소나루 정권 아래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기금 지원을 중단했던 최대 공여국 노르웨이는 대선 결과가 나온 바로 다음 날 “과거 두 나라 사이에 있었던 긍정적인 협력 재개 준비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당선인 측과 연락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는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기금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https://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52838.html
‘분홍 물결’ 대부,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미래는? (한겨레21 제1437호, 조일준 선임기자, 2022-11-07 11:06)
노동자 출신 재선 브라질 대통령 룰라, ‘580일 감옥행’ 딛고 3선에 성공비우호적 정치환경과 경제 불평등 심화 넘어 새로운 브라질 과제 받아

2022년 10월30일 저녁(현지시각)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당선자(가운데)가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룰라가 돌아왔다. 브라질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가 연임(2003~2010년)을 마치고 정계 일선에서 물러난 지 12년 만에 다시 대통령이 됐다. 2022년 10월30일(현지시각)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노동자당)이 득표율 50.87%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자유당)의 득표율 49.13%에 앞서 당선했다고 브라질 최고 선거법원이 공식 발표했다. 1.74%포인트 간발의 차이였다.
룰라는 퇴임하고 8년이나 지난 2018년에 대통령 재임 시절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역사의 무대에서 불명예 퇴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뜨거운 환호와 기대 속에 보란 듯이 사법적 복권에 이어 정치적 재기까지 성공했다.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2년에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대법원의 하급심 ‘무효’ 결정으로 580일 만에 풀려난 지 3년 만이다. 룰라는 1891년 브라질이 공화국 헌법을 제정한 이래 131년 만에 최초의 3선 대통령이자 최고령 대통령 당선자라는 기록을 보탰다.
“브라질이 돌아왔다”
10월30일 저녁 룰라 대통령 당선자는 승리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세계에 ‘브라질이 돌아왔다’고, ‘브라질이 따돌림받는 신세로 전락할 수는 없는 큰 나라’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 국가의 신뢰와 예측 가능성과 안정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굶주림과 기후변화에 맞선 싸움에 다시 참여할 준비가 돼 있으며, 특히 아마존 열대우림과 생태계를 보호하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의 군인 출신 전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임하며 아마존 막개발을 허용하고 혐오와 분열의 정치를 펴다가 국제사회의 냉대를 받은 것을 바로잡고 새로운 발전 모델을 세우겠다는 다짐이다.
룰라는 또 “우리는 브라질을 원자재와 희소자원 수출국으로만 여기는 무역협정에는 관심이 없다. 지식경제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고 녹색경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룰라 대통령 당선자가 새로운 기준으로 미국, 유럽연합과의 관계 회복을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2023년 새해 첫날 출범하는 룰라 정부는 최근 몇 년 새 라틴아메리카를 휩쓰는 ‘핑크 타이드’(분홍 물결·좌파 정부 집권)의 결정판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 북미에 있지만 라틴아메리카권인 멕시코(2018년)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2019년), 볼리비아(2020년), 페루(2021년), 칠레(2021년), 콜롬비아(2022년) 등 중남미 주요국의 민심이 잇따라 좌파 정부를 선택한 흐름에 브라질도 가세했다. 브라질은 국토 면적 세계 5위, 인구 7위, 경제규모 12위의 대국이자 자원 부국이다. 그러나 극심한 소득 불평등 탓에 2억1500만 명 인구의 30%(약 6300만 명)가 월 소득 497헤알(약 13만7천원) 이하의 빈민층이다.
룰라의 대통령 복귀는 보우소나루와 기득권 세력의 동맹 집권 4년 새 브라질에서 더욱 깊어진 분열과 경제 양극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에 크게 실망한 브라질 유권자가 변화의 열망을 표현한 결과로 풀이된다. 룰라는 앞서 집권기에 브라질의 빈곤율과 영아사망률을 크게 낮추고 빈곤층 교육을 확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보우소나루 집권 4년 동안에는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신자유주의 정책 확대로 실업률과 물가가 치솟고 빈부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투표소에서 룰라에게 표를 준 도서관 사서 스테파니(30)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룰라가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지만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내일의 브라질을 위한 헌장
룰라는 선거운동 중 자신의 비전을 담은 ‘내일의 브라질을 위한 헌장’을 발표했다. 헌장은 “새 정부의 우선적 정책은 3300만 명 국민을 굶주림으로부터, 그리고 1억 명 넘는 국민을 빈곤으로부터 해방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빠짐없이 존엄한 삶을 누릴 때만 참다운 것이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재정 건전성,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한 발전의 조화는 가능하며 바로 그것이 우리가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2010년 룰라는 90% 안팎의 경이적인 지지율로 퇴임하면서 “왜 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면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 하는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모든 정책의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2년 뒤 다시 중책을 맡게 된 룰라는 여전히 그런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 당선자가 부패 혐의로 감옥살이까지 했다가 극적으로 명예를 되찾고 3선 대통령이 된 것과 대조적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앞날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보우소나루는 재임 중 최소 237차례나 자신의 정부는 “부패 제로”라고 공언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취임 첫해인 2019년 12월 보우소나루가 이듬해 정부 예산안에 연방의회 의원이 쓸 수 있는 ‘비밀 예산’을 끼워넣어 통과시킨 사실이 이번 선거 기간 중 텔레비전 생방송 토론에서 재론되기도 했다. 브라질 국제투명성기구의 브루누 브란당 사무총장은 “국가 예산으로 의원들을 매수하는 ‘부패의 제도화’”라고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내키지 않은 퇴진에 기소 위기까지
10월30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보우소나루 정부의 고위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보우소나루가 퇴임한 뒤에는 면책특권이 사라져 (부패 혐의로) 수감될 수 있다는 전망에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와 그의 측근들이 공금 횡령, 정부 직원 임금 착복,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을 포함한 여러 혐의에 대한 조사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학의 한 교수는 “브라질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검찰총장만, 기소는 대법원만 할 수 있다”며 “그동안 검찰총장이 보우소나루의 방패가 됐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의 당선이 공표된 지 45시간이 지나도록 의례적인 ‘축하’는커녕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그는 11월1일 저녁에야 2분가량 짧은 연설에서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말로 에둘러 정권 이양의 뜻을 밝혔지만, 지금껏 대선 패배를 명확히 인정한 적은 없다. 그는 선거 전부터 자신의 당선에도 쓰인 전자개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수차례 언급하며 선거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성 지지자들은 개표 뒤 보우소나루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군대여, 브라질을 구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극성 지지자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대선 당일부터 사흘간이나 대형트럭으로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 300여 곳을 점거해 통행을 막았고 일부는 한때 상파울루공항을 점거했다. 급기야 11월1일 브라질 대법원이 “연방고속도로경찰(PRF)은 불법적인 도로 봉쇄를 중단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대법원은 트럭을 도로 봉쇄에 사용하는 운전자에게는 시간당 10만헤알(약 2760만원)의 벌금을 매기고, 연방고속도로경찰이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고책임자도 같은 금액의 벌금뿐 아니라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고속도로경찰은 10월30일 대선 결선투표일에도 룰라 지지세가 강한 브라질 북동부의 주요 도로에서 유권자를 태운 버스의 통행을 막아 세우는 등 노골적인 선거 방해 행위를 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달라진 정치 환경
룰라 대통령 당선자의 앞길이 장밋빛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대선과 의회 총선, 지자체 선거를 함께 치른 이번 선거에서 브라질은 두 쪽으로 완전히 갈렸다. 대선 결선에서 맞붙은 두 후보의 득표율만 박빙인 게 아니었다. 의회 전체 513석 중 보우소나루 소속 자유당(99석)을 포함해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우파 정당들이 모두 247석(48%)으로 원내 최대 세력을 차지했다.
반면 룰라의 노동자당과 좌파 정당 연합은 124석(24%)에 그쳤다. 27개 주의 지방선거에서도 브라질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거주하는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미나스제라이스 등 14곳에서 룰라에게 반대하는 우파 정당들이 주지사에 당선했다. 11월1일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의 마우리시우 산토루 교수는 “지난 4년 동안 브라질은 훨씬 보수화했고, 보우소나루에 대한 지지가 무시할 수 없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 룰라는 강력하고 잘 조직된 우파 야당 세력과 타협 임기를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지금은 룰라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두고 중도좌파 성향의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사민당)을 주로 상대해야 했던 때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짚었다. 룰라는 이번 선거운동 중 “사민당이 우리의 상대였을 때는 좋았다. 그땐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하곤 했다. 진보 성향 민간 싱크탱크 브라질 분석·계획 센터의 마티아스 알렌카스트로 연구원은 “의회에서 전통적인 중도우파와 별 이념이 없는 기회주의 정당들의 블록인 ‘센트랑’(중도대연합)이 유튜브와 트위터를 활용하는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로 대체되고 있다. 그들의 문화는 자기과시와 지속적 대립이다”라고 지적했다.
세계의 기대 속 국민 화합 호소
선거 기간에 표출된 극심한 정치 갈등과 깊어진 분열, 경제 불평등 완화와 국민통합도 룰라가 풀어가야 할 어려운 과제다. 10월30일 당선이 확정된 직후 연설에서 룰라는 “두 개의 브라질은 없다. 우리는 하나의 나라, 하나의 국민, 위대한 브라질 국민이다. 증오로 물든 시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민 화합을 호소했다.
국제사회는 룰라의 재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월30일 저녁 룰라 후보가 당선된 직후 “자유롭고 공정하고 믿을 만한 선거를 거쳐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여러 달, 여러 해 동안 양국 사이의 협력을 계속해나가기 위해 함께 일하게 될 것을 고대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다음날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룰라 당선자가 전화 통화로 두 나라의 강력한 연대를 재확인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식량안보에서 무역,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룰라 당선자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도 외교부 성명에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브라질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서방 주요국과 아르헨티나·멕시코·베네수엘라·칠레·콜롬비아 등 라틴아메리카권 국가의 정상들도 룰라의 당선을 축하하고 우호·협력을 기대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노르웨이는 브라질에 ‘아마존 기금’ 지원을 재개할 뜻을 밝혔다. 노르웨이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2008년 창설돼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된 아마존 기금의 최대 공여국이었다. 그러나 2019년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뒤 ‘경제 주권’을 내세운 아마존 벌목과 삼림 황폐가 심각해지자 노르웨이 등 기금 공여국들이 기부를 끊으면서 기금 운용이 중단됐다.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484
[글로벌 리포트 | 남미] '국민의 정부' 택한 좌파 대통령 (한국기자협회, 김재순 코리아 브라질 포커스 대표 2022.11.08 21:46:05)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구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선거’라고 표현한 브라질 대선이 결국 좌파 후보 룰라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이 신문이 말한 것은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빈곤 퇴치 등 글로벌 의제와 관련한 브라질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10월2일 1차 투표에서 48.4%(5720만표)를 얻어 43.2%(5107만표)에 그친 현 대통령 보우소나루를 600만표가량 앞섰다. 1차 투표에서 룰라가 과반 득표에 성공해 당선을 확정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우파 결집으로 보우소나루가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승부는 10월30일 결선투표로 넘겨졌다. 결선투표에선 룰라가 50.9%를 득표해 49.1%를 얻은 보우소나루를 눌렀다. 1.8%포인트(214만표) 차이 박빙이었다.
이로써 룰라는 2002~2005년과 2006~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집권하게 됐다. 브라질에서 군부독재가 끝나고 1980년대 중반에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세 번째로 대통령을 역임하는 것은 그가 처음이다. 반면에 2018년 대선에서 ‘극우 돌풍’을 일으켰던 보우소나루는 민주화 이후 재선에 성공하지 못한 첫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뿐만 아니라 4년간의 재임 시절에 제기된 직권 남용과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사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룰라는 대선 직전 연설에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좌파 노동자당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새 정부는 노동자당 정부가 되지 않을 것이며, 노동자당을 넘어서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승리가 확정된 뒤에는 “더는 2개의 브라질은 없다. 이제는 총을 내려놓고 대화를 해야 할 때”라며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극우 보우소나루의 독단적 행태에 질렸던 국제사회는 룰라의 귀환을 환영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은 앞다퉈 그의 승리를 축하했고 적극적 협력을 약속했다. 보우소나루 집권 기간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됐던 브라질이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로 복귀하는 순간이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77번째 생일을 지낸 룰라는 대선 승리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지만, 그의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가 두 차례 대통령을 역임한 2002~2010년은 브라질이 글로벌 경제 호황에 편승해 높은 성장을 구가하던 시기다. 2010년 퇴임 당시 지지율이 80%를 넘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 가능했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맞이할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 속에 브라질은 생산성 저하와 투자 부족, 내수 위축으로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늘어난 지출로 재정에도 여력이 없는 상태다. 브라질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재정 건전성 확보뿐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새 정부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주력하고 생산성을 높이지 않을 경우 성장률이 2%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시장과 언론은 룰라의 새 정부가 어떻게 꾸려질지 주목하고 있다. 폭넓은 전문가들로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룰라는 노동자당 인사의 새 정부 참여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전문가 그룹을 과감하게 기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금융시장도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국정 운영의 축으로 삼겠다는 그에게 일단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룰라가 대선에서는 승리했으나 신은 그에게 모든 것을 주지는 않았다. 대통령 못지않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지사 선거에서는 전국 27개 주를 11개 정당이 나눠 가졌다. 연방 상-하원은 우파와 중도 정당들이 다수 세력을 형성했다. 이는 룰라와 의회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벌써부터 새 정부 대통령실과 의회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럼에도 룰라의 ‘개인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타고난 말솜씨와 뛰어난 협상력에서 나오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성공적인 집권 경험을 가진 룰라가 나락으로 떨어진 브라질을 구해낼 것이라는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