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중국 백지시위,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케 했으나...

새벽길 2022. 12. 8. 18:39

국의 백지시위는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이다. 아쉽다. 이번 겨울에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러하지 않을 듯해서 우려스럽다. 
 
https://www.news1.kr/articles/4888000
'위드코로나' 준비 안된 中…"성급하게 열면 올 겨울 100만명 이상 사망"(상보)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12-07 16:23)
전문가들 "시기 좋지 않다…고령층 접종률도 낮아"
푸단대 모델링 최대 150만명, FT 100만명 사망 예측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는 것 관련해 전문가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를 푸는 것이기에 의료 능력을 압도하는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3년의 시간 동안 국가나 도시를 봉쇄하면서 의료 역량을 준비한 것도 아니고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높지도, 그렇다고 고령층 예방접종률이 높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7일 CNN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상 낮은 비율의 중환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14억 인구 중국이기에 의료 시설이 마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 시첸 교수는 "방역정책 완화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시기가 정말 안좋다. 독감 시기이기도 한 겨울동안 많은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우려했다. 
윌리엄 샤프너 미국 밴더빌트대 의료센터 감염병 교수는 "중국은 이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추구해 왔다"면서 "전세계에서 코로나19가 진행되고 자신들에게는 영향이 없이 살아남기를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를 완화했다가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왔던 다른 나라처럼 "중국도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이 더 우려되는 점은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고 항바이러스 치료제도 충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상하이푸단대 연구에 따르면 규제가 풀렸지만 항바이러스제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6개월 안에 150만명의 중국인이 사망할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고령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항바이러스제도 널리 사용한다면 사망률은 독감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제로 코로나가 완화되면 이번 겨울 몇 개월 동안 100만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현재까지 5000명대다. 
지난달 중국은 코로나19에 대한 보건 시스템 강화 조치 목록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노인들의 백신 접종을 늘리고,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의료 장비를 비축하고, 중요한 치료 능력을 확대하는 지침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들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규제를 풀기 전에 이미 준비되었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본다.
뉴욕 소재 씽크탱크인 외교협회(CFR)의 글로벌 보건 담당 후앙 얀종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준비가 되었나'는 질문에 "3년간 축적한 환자 대응 역량과 항바이러스제의 비축량을 살펴보면 아니다"면서 "진단 절차도, 고령층 백신접종률도 전반적으로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은 인구 10만 명당 최소 25개의 중환자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10만명 당 4개 미만이다.
고령층 접종률이 매우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이 역시 낮다. 중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86%가 2차까지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3~4차 접종은 맞지 않아 4500만명의 60세 이상 고령자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 한번도 백신을 맞지 않은 60세 이상도 2500만명이나 된다. 중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나오는 80세 이상은 3분의2가 기본접종(2차)을 받았지만 부스터샷을 맞은 것은 40%밖에 안된다.    
유일한 긍정적 변수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 변화다. 일부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에도 여전히 많은 조치가 남아 있고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집에 머무는 쪽을 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행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유행이 퍼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이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통한 감염이 빈번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확진자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207121000074?input=1195m
중국, 실질적 '위드 코로나' 발표…'백지 시위'에 급선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2022-12-07 16:37)
"시진핑 물러가라!"에 재택치료 허용 등 방역 대폭 완화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근 3년 만에 마침내 실질적인 '위드 코로나'를 발표했다. 지난달 25∼27일 곳곳에서 고강도 방역 통제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일어난 지 약 열흘 만에 이뤄진 발표다. 이미 세계가 1년여 전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음에도 중국은 나홀로 감염자를 '0명'으로 유지하겠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왔다.
감염자는 물론 밀접 접촉자도 예외 없이 격리 시설에 수용하고, 감염자가 단 1명 나와도 주변 일대를 통째로 봉쇄해 버리며, 등교·출근·쇼핑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24∼48시간 내 받은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방역 정책 속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대중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면서 엄격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시위와 저항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애플 최대 하청업체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에서 대규모 집단 탈출과 시위가 벌어졌고, 지난달 초에는 광저우의 봉쇄지역인 하이주구에서도 주민들이 들고일어났다. 이에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합동 방역 통제기구는 지난달 11일 '정밀 방역'을 강조한 20개 지침을 발표하면서 제로 코로나 출구전략을 조심스럽게 모색했다.
그러나 이 조치 이후에도 지방정부는 '묻지마 방역'을 바꾸지 않아 민심을 달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달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9명이 사상한 사고는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해당 지역이 봉쇄된 탓에 화재 진화가 늦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긋지긋한 봉쇄에 질린 중국인들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공감 속에 거리로 몰려 나와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를 벌였다.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시위 가담자들을 잡아들이며 추가 시위를 엄중 차단했지만, 인내심이 바닥을 쳤다는 사실마저 모른척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기어나 다름없는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구호까지 외치자, 당국은 그 직후 방역 완화에 속도를 냈다.
수도 베이징을 시작으로 이내 곳곳에서 PCR 검사 완화에 돌입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제로 코로나'는 흔들림 없이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방역 최고 책임자 쑨춘란 부총리의 입에서 '제로 코로나'란 용어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동안 내내 코로나19는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통제해야 한다며 공포심을 조장하던 관리들이 갑자기 "오미크론 변이의 병독성이 약화했다", "코로나19는 이제 계절성 독감과 같은 수준이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180도 입장을 바꿨다. 관영 매체들은 익명, 실명 전문가를 동원해 이러한 의견과 발언을 실어날랐고, 경증이나 무증상자의 재택치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호소가 전면에 등장했다.
모두 '백지 시위' 이후 지난 열흘간 벌어진 일이다. 관영 통신사 신화사는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나갔다"고 밑밥을 깔았다. 결국 중국 국무원은 20개 지침을 내놓은 지 4주 만인 7일 추가로 방역을 대폭 완화한 10개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10개 조치에는 제로 코로나의 상징인 상시적 전수 PCR 검사를 폐지하고, 재택치료를 허용하며 타지역 여행 시 PCR 음성 증명 의무를 없애는 방안이 담겼다. 또한 봉쇄는 고위험 지역에 한해 정밀하게 하도록 제한했고, 학교는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지 않으면 등교 수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3년간 '제로 코로나'를 지탱해온 주요 정책에서 대거 후퇴한 것이다. 
앞서 한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팬데믹 첫 1년여의 혼란이 지나자 재택치료와 PCR 검사 축소 또는 폐지, 대면 수업 유지 등의 정책을 중심으로 한 '위드 코로나'로 속속 전환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위드 코로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각에서는 '백지 시위'에도 중국의 열악한 의료 체계와 낮은 고령층 백신 접종률을 고려하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초 지난달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방역 완화를 기대했지만 무산되자 많은 전문가는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혹은 하반기는 돼야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대책은 실질적 '위드 코로나'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212072059025
중국,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전환 (경향,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2.12.07 20:59)
자가격리 허용 등 방역 대폭 완화
대규모 시위·경제난에 출구전략
중국 방역당국이 코로나19 감염자의 자가격리를 허용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새로운 10가지 방역지침을 내놨다. 고강도 방역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후 완화된 방역지침이 마련된 것이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로 코로나’로부터의 점진적 출구전략에 나선 것이다.
중국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는 7일 ‘진일보된 코로나19 방역·통제 최적화에 관한 통지’를 통해 10개항의 방역 최적화 조치를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감염자 발생에 따른 고위험 지역은 아파트의 동과 층, 가구 단위로만 지정하고 이를 임의로 확대하거나 임시 봉쇄조치 등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봉쇄 지역에서 소방통로나 문을 봉쇄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5일 연속 추가 감염자가 없는 경우 즉시 봉쇄를 해제하고 고위험 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영업 활동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행정구역 단위의 주민 전수 PCR 검사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로원이나 의료·보육시설, 학교 등 특별한 장소를 제외하고는 PCR 검사 음성증명서나 건강마(방역용 건강코드)를 검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같은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강제적인 PCR 검사 의무가 없어지고 최소한 국내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진 셈이다.
방역당국은 또 감염자뿐 아니라 밀접 접촉자까지 격리시설에 강제 수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무증상 감염자와 경증 환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자가격리를 실시할 수 있게 했다. 감염자는 7일, 밀접 접촉자는 5일간의 자가격리를 원칙으로 한다.
이처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위드 코로나’로의 이행을 시작한 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큰 데다 경제 상황도 계속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봉쇄 정책에 반발하는 전국 단위의 ‘백지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방역 완화를 통해 불씨를 끄는 것이 필요하다. 게다가 중국 해관총서의 7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7% 감소한 2960억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2월 이후 최대 감소다. 수요 창출 등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전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적극적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계속 시행하며 코로나19 예방·통제 조치를 최적화해 고품질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안정을 위해 방역 정책을 계속 조정·완화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완전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독성과 치사율 등을 들어 코로나19에 대한 전염병 관리 등급을 낮추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지만 이날 발표에는 이 같은 조치가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5+3(5일 시설격리, 3일 자가격리)’으로 돼 있는 해외입국자 격리 규정도 그대로 유지된다. 아직 국경을 재개방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는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 제고가 하나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도 이날 방역 최적화 조치의 일환으로 고령자 백신 접종 가속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19 대응 전문가팀을 이끄는 량완녠(梁萬年) 칭화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제 코로나19 이전의 생활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그 시기에 접근했다”고 답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861508
中 위드코로나 시대로…'1백만 사망' 겨울재앙 오나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2022-12-08 04:50)
국무원 방역최적화 10개 추가조치 발표
핵산 전수검사 폐지, 자가격리 허용, 이동도 자유롭게
백지시위·경제침체·격리시설 한계 등 고려
중국인들 "방역 출구 열렸다" 환호
겨울에 감염자 급증하면 보건위기 올 수도
100만명, 150만명 사망 가능성도 제기
중국이 코로나19 발발 3년만에 제로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위드코로나의 길로 접어들었다.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합동대응팀은 7일 방역최적화를 위한 10가지 추가조치를 발표하고 상시적인 핵산검사 사실상 축소, 자가격리 허용 방침을 천명했다.
핵산검사와 격리는 중국 제코로나 정책의 두 축이었는데 이 두 가지 조치가 폐지 또는 무력화됨으로써 악명 높던 제로코로나 정책도 종말을 고하게 됐다.
이날 발표된 10가지 조치의 핵심은 행정 구역을 기준으로 한 전원 핵산검사를 하지 않고, 핵산 검사 범위를 더욱 좁히고 빈도를 줄이는 것과 경증환자와 무증상자의 자가격리를 허용하는 것이다. 지역 간 이동자에 대해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 및 건강 코드 검사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의미있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산검사, 격리, 이동제한 등이 대폭 축소 또는 철폐됨으로써 중국은 2020년 1월 춘제 직후부터 약 3년간 이어져오던 제로코로나 시대가 저물고 위드코로나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제로코로나에서 위드코로나로의 급격한 방향 전환은 백지시위에서 극명하게 표출된 극한 방역에 대한 반감과 침체된 경제, 늘어나는 감염자를 감당할 수 없는 격리시설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은 국무원 합동대응팀이 사실상 '위드 코로나'인 방역 완화 10개 조치를 발표하자 "방역의 출구가 열렸다"며 반겼다. 국무원 발표 직후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 10개 조치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이날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인 시에청 등에서는 춘제 특별수송기간 항공기 순간 검색량이 160% 증가했다. 특히 춘제 1~5일 전 운항하는 항공기 검색은 최근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문을 닫았던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오는 8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고 공지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 쇼핑몰과 식당가에는 이날 저녁 '방역 해제'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쇼핑객들과 젊은이들이 몰려 북적거렸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로 감염자가 급증하고 방역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겨울 대고통의 시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백신 자체의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데다 중국인들이 그동안 코로나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면역력이 떨어지는데다 노인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다. 따라서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감염자가 폭증할 경우 본격적인 보건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시아 거시경제 컨설팅업체인 '위그램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모델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번 겨울에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1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모델 분석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가 지금처럼 제로코로나 정책을 계속 철회하는 시나리오 하에서 일일 사망자는 내년 3월 중순 2만 명까지 치솟고 3월 말에는 중증환자가 중환자실 수용인원의 10배인 하루 7만 명으로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국 푸단대학교 연구진도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중국 내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국민이 충분한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면 6개월 내 15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모델 분석을 게재한 바 있다. 미국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시첸 부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재앙은 이미 어렴풋이 다가오고 있다. 타이밍이 매우 나쁘다"라면서 중국 정부가 하필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에 위드 코로나의 전환을 시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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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4 17:23
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듯했던 ‘제로(0) 코로나’ 반대 시위는 일주일 만에 급격히 잦아들고 있다. 백지시위 등 새로운 시위 양상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가 강화되고,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시위 동력과 명분이 약화되었기 때문일 터이다. 안타깝고, 아쉽다. 뭔가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랬는데... 그래도 그 불씨는 그대로 사라지지 않기를...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34966632554912
中 '백지시위' 통했나…베이징, 대중교통 PCR 확인 폐지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2022-12-03 오전 11:32:50)
베이징, 5일부터 대중교통 PCR 음성 확인 안해
쇼핑몰 순차적으로 식당 영업 재개
톈진·션전 등 대도시도 방역 완화 움직임
중국 수도 베이징이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중국 전역을 들끓게 한 이른바 ‘백지 시위’ 이후 중국 정부가 민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 관영 베이징일보는 5일부터 베이징에서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3일 보도했다. 베이징시는 전날 방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버스와 지하철 운영기업이 승객에게 48시간 안에 실시한 PCR 음성 결과가 없더라도 탑승을 거부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베이징 시내의 많은 쇼핑몰은 2일부터 순차적으로 식당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아직 식당 내 식사는 불가능하지만 배달 및 포장 등 영업은 가능해진 것이다. 단 이용자는 48시간 내 PCR 검사 음성 결과를 지침해야 한다.
베이징은 앞서 지난 1일 병원 및 의료기관에 내원한 환자에 대해서도 48시간 내 발급된 PCR 음성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진입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병원은 필요시 별도 장소를 마련해 신속항원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최근 중국 각 지역에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반대시위가 잇따르면서 많은 대도시를 위주로 ‘제로 코로나’ 완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베이징 인근 대도시인 톈진시도 2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 72시간 내 PCR 검사 음성 결과를 확인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는 3일부터 대중교통 이용 뿐 아니라 공원, 시장, 약국 등에 들어갈 때도 PCR 음성 결과를 지침할 필요 없고, 모바일 ‘헬스키트’(건강 상태를 증명하는 일종의 통행증)만 정상이면 된다고 밝혔다. 다른 도시들도 식당 내 취식 등을 허가하면서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212041341001
‘백지시위’ 일주일, 베이징은 긴장감 속 고요한 주말…동력·명분 약화로 시위 잦아들어 (경향,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2.12.04 13:41)
중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일주일, 수도 베이징은 고요한 분위기 속에 다시 주말을 맞았다. 주말을 기해 시위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곳곳에 경찰 병력이 배치됐지만 시민들은 대체로 평온함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3일 오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은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평소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장소지만 추운 날씨와 코로나19 확산 여파 때문인지 인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대형 초상화가 걸린 톈안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지만 일반 시민들보다는 순찰을 하는 경찰과 보안요원들의 숫자가 더 많아 보였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사망 이후 톈안먼 광장 한가운데 조기가 내걸린 것을 제외하면 거리에서는 특별히 그에 대한 추모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톈안먼 인근의 대표적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길거리 상점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부분 문을 걸어 잠갔고 일부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추위에 바짝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대형 쇼핑몰들은 정상 영업 중이었지만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시민들의 일상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이날 버스와 택시를 타고 돌아본 베이징 시내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경찰 차량이 도심 곳곳에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주일 전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후 경찰이 경계를 강화한 모습이 역력했다. 주말을 기해 도심에서 다시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지난달 27일 시민들의 ‘백지 시위’가 벌어진 차오양(朝陽)구 량마허(亮馬河) 인근에는 수십 대의 경찰차가 집중 배치돼 있었다. 하천 주변에 경찰 병력이 집결해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하지만 시위 직후와 달리 경찰은 시민들을 검문하거나 특별히 통행을 제한하지는 않았다. 시민들도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천 주변 산책로에서는 경찰들이 계속 순찰을 하고 있었지만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 오후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달 말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듯했던 ‘제로(0) 코로나’ 반대 시위는 일주일 만에 급격히 잦아드는 형국이다. 베이징뿐 아니라 상하이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주말 사이 새로운 시위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당국이 시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검열과 통제를 강화한 데다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면서 시위 동력과 명분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오는 6일 열리는 장 전 주석 추모 행사가 백지 시위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추모 열기가 새로운 거리 시위의 동력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당국은 장 전 주석 사망 이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일반 시민들이 집결할 수 있는 오프라인 추모 공간은 만들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전역에서 무관용 코로나19 통제에 대한 시위가 터진 지 일주일 만에 당국의 두 갈래 전략으로 거리가 긴장 속 평온을 되찾았다”며 중국 당국이 엄격한 방역 정책을 완화하는 ‘당근’과 시위 현장에 경찰을 집중 배치하고 시위 참여자를 색출하는 ‘채찍’을 함께 동원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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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221127049300083?input=1195m
중국 '제로 코로나' 최대 위기…3년간 누적된 피로감 폭발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2022-11-27 20:30)
신규 감염자 연일 최다…'정밀 방역' 전환 속 확산 저지 한계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반대 시위 펼치는 상하이 시민들 (상하이 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상하이에서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며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중국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영상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됐다.

강력한 방역 정책에 질린 중국인들의 인내심이 폭발하면서 중국이 자랑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 방역당국은 시진핑 집권 3기 시작 직후 '정밀 방역'을 강조하며 방역정책을 완화했지만, 신규 감염자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아파트 단지 봉쇄와 2∼3일 주기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고강도 방역 조치들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의 정책에 순응하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이지만, 주말 사이 일부 시민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까지 외치며 불복종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에 대한 공개 항의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민심이 폭발한 것은 3년 가까이 계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피로감이 누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3일마다 PCR 검사를 받기 위해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물론 아파트와 사무용 빌딩이 수시로 봉쇄되면서 자영업자는 물론 일반 시민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제시했지만,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3.0%에 그쳐 연간 성장률은 3%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방역 완화를 담은 20개 정책을 발표하고도 일선 현장에서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과거 정책을 고집한 점도 주민들의 불만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1일 해외입국자의 시설격리를 7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 함부로 PCR 검사 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방역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 조치를 과학방역·정밀방역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방역 완화를 발표한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2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전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3만9천506명으로 나흘 연속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감염력이 큰 오미크론 변이에 따라 감염자가 폭증하자 아파트 단지를 통째로 봉쇄하거나 집단 격리하는 시설인 '팡창(方艙)의원'을 대규모로 확충하는 등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중국인들은 '코로나19 감염보다 팡창에 가는 게 더 두렵다'는 말을 할 정도로 집단격리시설을 혐오한다.
아울러 카타르 월드컵 중계를 통해 마스크를 벗고 즐겁게 응원하는 세계인의 모습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카타르와 중국은 다른 행성이냐"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 때문이다.
제로 코로나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가 거침없이 확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자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댄 매팅리 미국 예일대 부교수는 27일 로이터 통신에 "현재 벌어지는 시위는 중국 공산당의 대응에 큰 부담을 안길 것"이라면서도 "한가지 대응은 탄압일 것이며 그들은 일부 시위자를 체포하고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민해방군과 안보 담당 기관이 시 주석의 편인 이상 시 주석은 권력을 장악하는 데 어떠한 의미 있는 위험에도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지난 24일 19명의 사상자를 낸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희생자 추모와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며 분노를 표출했고, 이날 낮 베이징에서는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봉쇄에 항의하며 집단행동을 벌여 봉쇄 해제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주요 대학에서도 시위가 벌어졌고, 누리꾼들은 연대의 의미이자 검열에 항의한다는 뜻으로 백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211272101035
중국 ‘제로 코로나’ 반발 확산…“시진핑 퇴진” 구호도 나왔다 (경향, 박은하 기자, 2022.11.27 21:01)
우루무치 화재 참사로 민심 폭발
“봉쇄 탓에 진압·대피 못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확대 조짐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중국 사회의 인내심이 바닥나면서 정부의 엄격한 통제에도 봉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중국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다. 시위 도중 “시진핑 퇴진” 구호가 나오는 등 봉쇄에 대한 저항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비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수천명의 시민이 모여 지난 24일 발생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참사 피해자 추모집회를 열었다. 우루무치중루는 우루무치의 이름을 딴 거리로 위구르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시민들은 꽃과 촛불,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위가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시민들은 “우루무치의 봉쇄를 해제하라, 신장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또 “시진핑은 물러나라, 공산당은 물러나라”는 구호도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 같은 요구는 정부와 주석에 대한 비판이 치명적인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중국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라면서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위가 빈발하고 있지만 비판의 직접성과 규모 면에서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BBC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건 처음 봤다”면서 “충격과 함께 흥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난징과 베이징의 대학에서도 이날 우루무치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 북서부 간쑤성 란저우 주민들이 코로나19 방역 요원들의 텐트를 뒤집고 PCR(유전자증폭) 검사소를 파괴했다는 소식도 올라왔다. 주민들은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데도 봉쇄된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이 이처럼 분노한 것은 지난 24일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의 진화가 늦어진 것이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봉쇄는 그만, 자유를 달라” 시진핑 모교서도 잇단 시위
신장은 지난 8월부터 4개월 가까이 봉쇄 중인데, 아파트 건물 문이 잠겨 시민들이 대피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루무치 당국은 해당 아파트는 저위험 지역이라 느슨한 봉쇄 규정이 적용됐다며 “건물에 바리케이드가 없었고 주민들은 충분히 대피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시민들은 소방차가 아파트 입구 바리케이드에 막혀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베이징에서도 지난 26일 주민들이 방역 조치에 집단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봉쇄가 진행되자 주민들은 “봉쇄를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이 확진자가 발생하면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대신 동이나 건물 단위로 봉쇄하겠다고 정책 완화를 발표했는데, 왜 단지 전체를 봉쇄했느냐며 따진 것이다. 약 1시간 가까운 대치 끝에 아파트 주민위원회는 단지 봉쇄를 취소했고, 주민들은 서로를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낸 뒤 해산했다. SNS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와 베이징 이외에 난징과 광저우를 포함한 다른 7개 도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7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베이징 칭화대에서도 봉쇄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 칭화대 학생은 AFP에 “오전 11시30분 학생들이 구내식당 입구에 모여들기 시작해 점점 더 많이 모였다”면서 “우리는 국가와 인터내셔널가를 부르고 ‘자유가 승리할 것’ ‘봉쇄는 그만,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시위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는 족족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시위 관련 게시물에 대한 당국의 검열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백지 이미지를 올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좋아” “물론”처럼 겉보기에 시위와 무관한 말들을 여러번 반복해서 적는 방식으로 연대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우루무치) 화재로 인해 시진핑 주석 집권 이래 전례가 없던 시민 불복종에 불이 붙었다”면서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지 한 달 만에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1069146.html
베이징 시민들 밤새 ‘백지 시위’…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2-11-28 08:46)
베이징서 28일 새벽에도 해산 거부하며 시위
백지 들고…시진핑·공산당 반대 구호도 나와

베이징에서 28일 새벽까지 코로나19 봉쇄 조처에 반대하는 철야 시위를 벌인 시민들이 백지를 들고 있다. 백지는 이번 코로나 봉쇄 반대 시위에서 상징물이 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 주요 도시에서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나와 28일 새벽까지 밤샘 시위를 이어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권위에 정면 도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긴 이번이 처음이다.
26~27일 주말 동안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계속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가 이어져 베이징 등 일부 주요 도시에선 일부 시민들이 28일 이른 아침까지 해산을 거부했다. <가디언>은 베이징 3환로 량마허를 따라서 최소 1000여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28일 새벽까지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민들이 이날 대거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며 백지는 이번 시위의 상징이 됐다.
지난 주말 시위는 베이징·상하이·청두·우한·광저우 등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이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당국이 시위대를 강력하게 탄압하고 체포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시위가 진행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상하이에서는 27일 공산당 퇴진과 시 주석의 하야를 촉구하는 구호까지 터져 나왔다.
이번 시위는 지난 22일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성도인 우루무치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코로나19 봉쇄 조처로 대피와 구조를 못해 10명이 사망한 사건에 시민들이 분노해 항의하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에 항의해 우루무치에서 25일 시위가 벌어졌고, 그에 동조하는 의미에서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 우루무치 당국자들은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봉쇄 조처로 인해 대피와 구조가 늦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우루무치는 지난 8월부터 100일 넘게 전면 봉쇄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에 호응해 상하이에선 26일부터 우루무치 화재 사건을 추모한다는 의미에서 시민들이 우루무치로에 모여서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 공안은 시위대를 체포하며 강경 대응했다. 시민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보면, 공안이 시위 장소의 거리를 폐쇄하며 시위대를 체포하는 모습과 ’중앙 우루무치로’라는 거리 입간판을 떼어내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자유!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다.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 주요 도시로 번진 가운데 베이징에서는 철야 시위를 벌인 시민들이 28일 새벽에 해산을 거부하고 모여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지난 주말 시위는 중국 전역의 50개 대학교에서도 이어졌다. 27일 베이징대와 칭화대에서 학생들은 “자유가 승리한다”고 외치며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청두시 남서부 지역에서도 대규모 군중이 모여서 백지를 들고서 시위를 했다. 이들은 “우리는 종신 통치자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외쳐, 시 주석의 3연임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우한에선 시민들이 코로나19 봉쇄 바리케이드를 철거했고, 란저우에서도 시민들이 코로나19 관련 요원들의 텐트를 철거하는 한편 검사 부스를 공격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987110
[월드리포트] "황제는 필요 없다" 다급해진 중국…'우루무치' 표지판까지 철거 (SBS뉴스, 정영태 기자, 2022.11.28 15:02)
"이것은 그저 하얀 종이일 뿐입니다"…백지 시위도 금지
봉쇄 방역정책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중국 내 집회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코로나 검사 대신 자유를" 같은 구호가 나왔지만 이제는 "중국에 황제는 필요 없다"며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로 바뀌고 있습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정치적 소요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추모 장소에서 저항의 상징이 된 상하이 '우루무치 거리'
지난 24일 10명이 숨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고층 아파트 화재사건이 부른 후폭풍이 중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봉쇄형 방역 정책 탓에 화재진압이 늦어졌다는 의혹이 일었는데, 우루무치 당국이 한밤중에 긴급 해명 회견을 하면서 오히려 희생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내놔 분노를 더 키웠습니다.
지난 26일 밤 중국 제1의 대도시라는 상하이의 '우루무치 거리'에서 희생자 추모집회가 시작됐습니다. 사람들은 '우루무치 거리'라고 표기된 도로 표지판을 중심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촛불이 켜지며 조화가 모였고, 추도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수백 명으로 불어난 군중들 사이에선 "코로나 검사 대신 자유를,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같은 구호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통제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집회가 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공산당 물러나라 시진핑 물러나라"는 구호까지 나온 겁니다.
그동안 중국 곳곳에서 봉쇄에 항의하는 주민 시위가 이어져 왔지만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까지 등장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더구나 공개된 장소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구호를 외쳤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현재 중국에선 방역정책 위반 만으로도 구류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하이 시위는 다음날인 27일 새벽까지도 이어졌습니다. 같은 날 베이징에 있는 유명 대학인 칭화대와 베이징대에서도 학생집회가 열리는 등 청두와 우한, 광저우, 난징 등 주요 대도시로 집회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당국, '우루무치 거리' 도로 표지판까지 철거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당국이 어제 한밤 중에 상하이의 '우루무치 거리' 표지판을 떼어내 들고 가더니 멀리 떨어진 장소에 버린 사실이 시민들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우루무치 거리'가 추모의 장소이자 저항의 상징이 된 만큼 도로 표지판도 불편하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제 도로 표지판 마저 두려운 모양"이라면서 오히려 조소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루무치 거리' 도로 표지판 이미지가 SNS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도로 표지판 그림을 인쇄해 집회 현장에 붙이거나 들고 나오는 사람들도 목격됐습니다.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 표지판마저 떼어내 버린 당국의 대응이 오히려 이 도로 표지판을 항의의 상징으로 만든 셈입니다.
칭화대 학생집회에 등장한 '프리드만 방정식'
베이징 소재 유명 대학인 칭화대 학생들의 항의집회에는 '프리드만 방정식'이 등장했습니다. 여러 학생들이 손에 들고 있는 하얀 종이에 방정식 기호가 인쇄돼 있는 모습이 주목을 끌었고 궁금증을 낳았습니다. 구 소련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은 팽창 우주론의 수학적 모델인 '프리드만 방정식'을 발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왜 칭화대 학생들이 이 방정식을 손에 들었는지, 본인들이 밝힌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여러 가지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해석 중 하나는 '발음' 입니다. 프리드만(Friedmann)의 발음이 'Free的 man'과 유사해 자유에 대한 요구를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입니다. 또 다른 해석은 프리드만의 방정식이 우주 팽창과 관련된 공식인 만큼, 현재 중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가 더욱 퍼져나갈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해석이 정확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명문 칭화대 학생들답게 시위도 똑똑하게 해 재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칭화대 학생들이 프리드만 방정식을 들고 시위에 나선 이유에는 검열과 처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겁니다. 방역정책에 대한 반대나 항의, 정권에 대한 비판이 들어간 문구를 들었다가는 공안당국에 적발돼 강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저 하얀 종이일 뿐입니다"
검열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들의 찾아낸 시위 방식이 바로 '백지 시위' 입니다. 아예 아무런 글씨도 없는 하얀 종이만을 들고 항의 표시에 나선 겁니다. 백지를 든 시민들의 모습은 상하이는 물론 베이징, 청두, 쓰촨, 광저우 등 중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백지 운동', '백지 혁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 대학 게시판에는 '이것은 그냥 백지 한 장입니다'는 글을 인쇄해 붙인 학생도 나왔습니다. 이 종이에는 "나는 말한다, 말하려 한다, 말하고 있다"는 문구도 있지만 정작 무엇을 말하려는지 그 내용은 비어 있습니다. 겉으로는 그 무엇도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을 역설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에 종신제와 황제는 필요 없다"…급해진 공안당국
중국 공안당국은 아무런 말없이 그저 하얀 종이를 든 시민들마저 연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생 가방 속에서 아무것도 적지 않은 하얀 종이 여러 장이 나오자 학교 당국이 압수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금지하고 연행하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을 충돌질 하려 했다'는 이유로 백지 시위마저 막고 나선 겁니다.
시위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시민들도 막고, 현장에 있던 영국 BBC 특파원에게도 수갑을 채워 연행했습니다. 상하이의 '우루무치 거리' 표지판을 그냥 떼어내 버린 것처럼 그 어떤 불만의 표출 가능성도 차단하겠다는 공안 당국의 의지가 읽힙니다.
하지만 공안당국이 그만큼 당황하고 다급해졌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작은 의사 표현마저 검열과 처벌의 대상이 되자, 시위 현장에선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 민주화' 구호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서부 쓰촨성 대도시 청두에선 "중국에 종신제는 필요 없다. 중국에 황제는 필요 없다"라고 외치는 영상까지 공개됐습니다.
국가주석 직위 3연임 제한을 없애고 시진핑 주석이 종신 집권할 수도 있는 길을 열어 놓은 현 정권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강렬한 비판입니다.
SNS 통제 한다지만 시위대는 모두 알고 있었다
세계 언론이 중국 내 시위 확산을 긴급 타전하며 주요 뉴스로 다루는 것과는 반대로 중국 내 매체에서는 단 한 줄도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중국 내 SNS에 올라온 시위 영상들도 속속 삭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 비판적인 집회나 시위 영상이 중국 내에서 삭제되는 것은 매우 일상적인 일입니다. "봉쇄 대신 밥을, 코로나 검사 대신 자유를" 같은 구호가 내걸렸던 베이징 현수막 사건과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고 외쳤던 충칭 용사 사건 등 얼마 전 벌어진 일들의 영상은 모두 삭제됐고 중국 내 매체에서는 정말 단 한 줄도 기사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베이징 현수막 사건과 충칭 용사 사건에서 등장했던 구호와 똑같은 문구를 시위 현장의 군중들이 입 모아 외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과거 사건 영상이 삭제되고 기사화 조차 되지 않았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보고 듣고, 또 생각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확산되고 있는 시위 상황도 SNS 통제를 뚫고 많은 중국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주요 관영매체는 오늘(28일)도 시위 관련 기사를 전혀 내놓지 않았지만 사설 형식을 통해 '정밀 방역'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봉쇄정책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것으로 다수 대중의 불만을 누그러트리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 요구까지 번진 시위 확산까지 막을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1211
베이징 백지시위에…中, 하다하다 월드컵 중계 '관중석' 가렸다 (중앙일보,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2022.11.28 17:37)

27일 베이징 대사관 단지 인근 량마허 강변에서 시민들이 백지를 들고 11&middot;24 우루무치 화재 참사에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베이징 가두에서 벌어진 첫번째 대규모 시위다. 로이터=연합뉴스

“친구 절반과 헤어졌네, 탁주 한 사발이 여흥을 남기니 오늘 밤은 춥지 않구나(知交半零落 一瓢濁酒盡餘歡 今宵別夢寒)”
27일 오후 9시30분쯤 중국 베이징의 외국 대사관 단지를 흐르는 하천 량마허(亮馬河)에 시민 200여명이 한데 모여 번안곡 ‘송별(送別)’을 큰 소리로 불렀다. 구시대와 이별하려는 시위대의 소망을 담았다. 규모가 크진 않아도, 베이징 가두에서 열린 대중 집회는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 이후 33년만에 처음이다.
기자가 목격한 이날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新疆)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집회로 시작됐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진화가 늦어지면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 10명이 숨진 참사다. 추모집회는 곧 제로 코로나 방역을 규탄하는 반정부 구호로 번졌다.
“부야오허쏸, 야오쯔유(不要核酸要自由, 핵산검사는 싫다, 자유를 달라)”
“옌룬쯔유, 신원쯔유(言論自由, 新聞自由, 언론 자유, 뉴스의 자유)”
이어 지난달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불렀던 인터내셔널가 합창이 이어졌다.
“최후의 투쟁이다. 내일이 올 때까지 단결하자. 잉터나슝나이얼(英特納雄耐爾, 인터내셔널의 중국식 표기),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시위 현장을 가까이 취재하기 위해 하천을 건넜다. 경찰이 시위대가 모인 둑방길 진입을 양쪽에서 모두 막았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도 시민들이 삼삼오오 몰려나왔다. 다시 하천 남쪽으로 돌아왔다. 체포를 피하면서 항의를 표시하기 위해 백지(A4 용지)를 든 시민이 늘어났다. 구호도 격렬해졌다. 공안 차량도 늘어났다. 같은 현장을 취재한 CNN 특파원 셀리나 왕은 베이징의 가두 시위에 “현실적이지 않은 밤(Surreal night)”이라고 묘사했다.
밤 11시쯤 시위대는 두 갈래로 나눠 이동을 시작했다. 한 무리는 미국 대사관과 멀지 않은 옌사(燕沙) 쇼핑센터 옆 간선도로를 건넜다. 고가를 지나던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시위에 공감을 표시했다. 일부 운전자는 내려 시위대를 휴대폰에 담았다. 시위대는 경찰과 큰 충돌 없이 자정을 넘긴 28일 오전 2시30분쯤 차오양(朝陽) 공원 부근에서 최종 해산했다.
백지혁명(#A4Revolution)으로 불리는 ‘제로코로나’ 방역 반대 시위가 중국 대도시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백지혁명은 시위대가 체포를 피하기 위해 백지로 반(反)정부 의지를 표시한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11·24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모가 도화선이 됐다.
27일 하루에만 베이징 량마허와 칭화대·베이징대, 상하이 우루무치로, 청두(成都) 왕핑제(望平街), 우한(武漢) 한정제(漢正街)와 중산다다오(中山大道), 광저우(廣州) 주하이(珠海)광장, 닝보(寧波) 공정학원, 칭다오(靑島) 영화학원, 란저우(蘭州) 등 1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 시위가 벌어졌다고 홍콩 명보가 28일 보도했다. 칭화·베이징대 등 50개 이상의 대학 교정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전국으로 번진 이번 시위는 동일한 구호가 특징이다. “핵산검사는 필요 없다. 자유가 필요하다” “우리는 중국 청년이다. 외부 세력이 아니다” “하나의 목소리만 허락한다면 유일하게 존재하는 목소리는 거짓말이다” “우리는 생존자다. 방관자가 아니다.” 홍콩 독립 인터넷 매체 이니티움미디어(端傳媒)는 이날 전국 시위 구호를 이렇게 정리했다.
전 세계 중화권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 계정 ‘중국항의(@china_protest)’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런던, 리버풀, 노팅엄, 멜버른, 필라델피아, 토론토, 리스본, 프랑크푸르트, 도쿄, 타이베이 등에서도 추모시위가 벌어졌다. 서울에서는 오는 30일 홍대 어울마당로에서 촛불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시위는 우루무치 화재와 함께 카타르 월드컵이 촉매제가 됐다. 홍콩 명보는 “3년 동안 고위층이 조금도 변함없이 제로코로나를 강조하자 기층 간부의 이행 능력은 갈수록 과장됐다. 이러한 억압된 분위기가 이미 여론의 ‘질적 변화’를 유발했다”며 “월드컵 개막 며칠 만에 중국인이 ‘제로코로나’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대응에 나섰다. 해외 트위터에는 중국에서 방영되는 월드컵 중계가 FIFA 공식 화면과 달리 관중석 장면을 벤치 장면으로 대체한 영상을 방영한다는 비교 화면까지 올라왔다. 상하이 공안 당국은 시위가 벌어진 ‘우루무치중로(中路)’ 표지판을 철거하는 등 수세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위를 취재하는 외신 기자에 대한 탄압도 벌어졌다. 27일 상하이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BBC 기자가 경찰에 연행됐다. B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내고 “BBC 소속 에드 로런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취재 도중 수갑에 채워진 채 끌려갔다”며 “로런스 기자에 대한 대우가 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신 기자 탄압은 지난해 여름 정저우(鄭州) 대홍수 당시에도 벌어졌다. 당시에는 현장을 취재하던 독일 도이체벨레 베이징 특파원의 동선이 웨이보에 공개되면서 취재를 방해받았다.
시위가 확산되면서 방역 정책 운용의 변화가 감지된다. 인민일보는 28일 1면에 “과학과 정확, 방역 업무의 효율을 제고하라”는 사설을 통해 지난 11일 나온 방역 완화 20개 조치를 조목조목 강조하면서 ‘제로코로나(動態淸零)’라는 용어를 본문에 넣지 않았다. 방역을 다룬 인민일보의 사설에서 제로코로나가 빠진 것은 지난 14일자 칼럼 이후 2주만에 처음이다. 제로코로나의 유연한 적용을 암시한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실제로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각 지방 정부에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감독하기 위한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지방정부의 잘못된 방역 정책을 점검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정부 민주화 운동이 전 중국에 번졌던 1989년과 조심스레 비교하는 시각이 나온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참사가 중국 중산층을 하나의 구호 아래 모이도록 각성시킨 계기가 됐다”며 “다만, 구심점이 없는 현재 시위를 당국이 무력 진압할 가능성은 작다. 저강도 탄압으로 확산을 막으면서 방역 정책 조절로 시위대 요구를 갈라치기 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89년 천안문 학생 시위에 참여했던 미국의 문화학자 우쭤라이(吳祚來)는 27일 “젊은이들이 이미 각성해 항쟁 모드에 들어갔다”며 “40년 개혁의 은혜와 원한은 사라지고 투쟁이 시작됐다. 당이 인민과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이 당과 투쟁을 시작, 자웅 겨루기에 들어갔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12817390715251
"황제 원하지 않는다" 중국 '백지 시위', 3연임 시진핑 '첫 시험대'로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2.11.28. 17:46:44)
검열 저항 '빈 종이' 들고 시진핑·공산당 퇴진 외쳐…"무자비한 진압" 전망 가운데 일부 '방역 완화' 움직임도
중국 신장 아파트 화재 참사로 촉발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상하이를 비롯해 곳곳에서 주말 내내 이어지며 시진핑 국가주석 퇴진 요구 및 장기집권 반대, 표현의 자유 보장 등 폭넓은 반체제 구호로 번졌다. 이번 시위가 최근 3연임을 확정 지은 시 주석이 직면한 첫 번째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26일 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 신장 화재 참사를 추모하는 것으로 시작된 시위는 27일 새벽 경찰에 의해 일단 해산된 뒤 이날 오후 다시 시작됐다. CNN은 27일 새벽 3시께부터 경찰이 시위대를 밀어내기 시작했으며 시위 참가자 여러 명이 경찰차에 실려 연행되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그러나 경찰이 시위 현장을 봉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수백 명의 시민들이 다시금 현장 근처에 모여 구금된 시위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됐다고 전했다. 오후 시위에선 경찰이 더 적극적으로 시위 해산을 시도하며 또 다시 시위대 체포가 이어졌지만 시위는 이날 밤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주말 시위에서 당국의 무차별적 체포가 이뤄지며 언론인까지 구금됐다. BBC 방송은 27일 상하이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자사 기자 에드 로렌스가 당국에 연행돼 구타당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로렌스 기자가 체포 당시 두들겨 맞고 발로 차였으며 몇 시간 동안 수갑을 찬 채 구금돼 있다 풀려났다고 설명했다. BBC 쪽은 "로렌스 기자가 공인된 언론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공격 당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자사 기자 구금에 대해 중국 당국의 사과는 없었고 당국이 어떤 신뢰할만한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주말 동안 시위는 상하이 뿐만 아니라 수도 베이징, 남서부 쓰촨성 청두, 남부 광둥성 광저우, 남동부 후베이성 우한 등 중국 곳곳으로 번졌다. CNN은 27일 베이징 상업 중심지인 량마강 인근에 모인 수백 명 규모의 시민이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는 28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27일 새벽 베이징대에서도 100명 가량의 학생들이 봉쇄 반대 문구가 적힌 대학 건물 벽 부근에 모이자 경비원이 검은 재킷으로 문구를 가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학생들은 이후 문구가 검은색으로 덧칠돼 가려졌다고 전했다. 같은 날 시 주석의 출신 학교인 칭화대에서도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모여 "민주주의! 법치!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영상이 온라인에 게재됐다. 
27일 청두 번화가, 광저우 하이주구 광장에도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동부 장쑤성 난징통신대에서도 적어도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BBC는 상하이 기준 28일 아침엔 시위가 중단된 상태였고 시위 현장엔 파란색 가림막이 세워졌다고 전했다. 방송은 경찰이 시위 현장을 지키며 현장 사진을 찍는 시민들에게 사진 삭제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봉쇄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죽고 9명이 다쳤다. 봉쇄 탓에 진화가 늦어져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23일 우루무치 지역을 시작으로 봉쇄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이달 초 정저우에선 방역 조치 탓에 치료가 지연되며 4개월 된 아이가 사망했다는 소식, 지난 9월 청두 지진 때 봉쇄 탓에 주민들이 탈출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는 이야기 등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대중의 분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아이폰 생산기지인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노동자들이 공장 폐쇄에 맞서 집단 탈출을 감행하는 등 이번 시위 이전에도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산발적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빈 종이' 들고 검열 저항…"평생 집권 통치자 원하지 않는다" 시진핑 3연임 저격도
지난 24일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봉쇄 지역 아파트?화재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대로 시작된 시위는 주말 내내 진행되며 점차 검열 폐지와 표현의 자유 촉구, 시 주석 퇴진 및 공산당 퇴진을 요구하는 등 체제 자체에 대한 불만으로 번졌다. 상하이, 베이징, 칭화대, 난징통신대 등 곳곳의 시위 현장에선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든 시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는 검열에 반대하고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백지 혹은 신장 화재 사망자 수인 숫자 '10'을 적은 종이를 든 시위 참여자들의 사진을 보낸 안전을 이유로 성만 공개할 것을 요구한 사진가 멩은 "모두가 그것(백지)을 들고 있었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지울 테면 지워라. 말하지 않은 것을 검열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칭화대 등 여러 시위 현장에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구호가 등장했다. 
최근 관행을 깨고 3연임을 확정지으며 장기집권의 문을 연 시 주석에 대한 항의도 직접적으로 표현됐다. CNN은 청두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 군중이 "독재 반대!", "우리는 평생 집권하는 통치자를 원하지 않는다!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상하이 시위에 27일 새벽 2시쯤 도착했다고 밝힌 안전을 이유로 성만 공개할 것을 요구한 주민 첸(29)이 "처음엔 '신장의 봉쇄를 해제하라'로 시작된 외침이 점차 '시진핑 퇴진하라!', '공산당 물러나라!'는 외침으로 되어 갔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 시위 참여자를 인용해 이날 시위에서 당국이 언급을 금기시 하는 1989년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항쟁에 대한 발언도 장려됐다고 보도했다.
외신 "무자비한 진압" 예상하는 가운데 일부 '방역 완화' 움직임도 
외신과 전문가들은 시위가 이어질 경우 "무자비한 탄압"이 이뤄질 것이라 보면서도 집권 3기 첫 발을 내디딘 시 주석이 직면한 "첫 시험대"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훙호펑 미 존스홉킨스대 사회학 교수는 이번 시위가 시 주석에게 "끔찍한 상황"이라며 시 주석의 "절대적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첫 번째 심각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그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 주석을 "코너에 몰아 넣었다"며 이 정책이 노동자 계층부터 젊은 층, 중산층, 국가 엘리트 계층에 이르기까지 인내심을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중국 정치와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 외교 편집자 패트릭 윈투어는 27일 분석 기사에서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와는 무관하게 시 주석은 그의 국제적 명성을 세계 무대에 복귀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날려 버렸다"고 평가했다. 
시위가 지속돼 정부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전 홍콩이공대 교수로 재직한 정킴와 홍콩민의연구소(PORI) 행정부총재는 대중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인내심을 잃은 것은 맞지만 조직되지 않은 시위는 정부에 대항할만큼 강하지 않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윈투어는 27일 분석에서 이번 시위가 톈안먼 시위와는 달리 베이징 중심이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일어난 것은 대중이 제로 코로나에 대한 문제 의식을 그만큼 광범위하게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독특한" 면모가 있지만 "시 주석이 반대 의견을 오래 용인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 주석이 "시위를 코로나 정책에 대한 도전 뿐 아니라 공산주의 이념 및 그의 통치에 대한 반대로 볼 가능성이 높다"며 "홍콩에서 사용된 무자비한 방법이 본토에서도 사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편집위원회 의견을 통해 "시위가 게속될 경우 시 주석과 공산당이 무자비하게 진압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정권이 이것이 시위에 대한 반응임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기 시작할지 지켜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을 보면 베이징 방역 당국은 27일 봉쇄 주거지의 출입구를 폐쇄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조건에 부합하면 적시에 봉쇄에서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봉쇄 조치에 지친 주민들의 불만을 다독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신장 우루무치 지역의 방역도 다소 완화됐다.
많은 나라가 올들어 코로나 방역을 완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왔다. 올 초 인구 2500만명 대도시 상하이에 대한 2달 여 간의 봉쇄를 단행해 경제 충격을 우려한?세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중국은 이달 초 전면 봉쇄 대신 확진자 발생 구역 중심의 일부 폐쇄를 채택하는 등 다소 완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달 초 3천 명 미만이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8일 발표에서 4만 명을 넘기며 폐쇄 구역이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이다. BBC는 중국이 효과에 의문이 있는 자체 개발 백신 사용을 고집하는 데다 80살 이상 고령자의 추가 접종률이 20%에 못 미치는 것을 포함해 고령층의 백신 추가 접종률이 낮은 점을 들어 사실상 제로 코로나를 벗어날 '출구'가 없음을 지적했다.
다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서방 언론이 중국의 방역 정책을 "헐뜯고" 중국에 "대립과 혼란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중국의 감염병 예방 및 통제 조치는 중국 스스로 모색할 것"이라며 "다른 이들이 뭐라고 판단하든 중국의 우선 순위는 자신의 것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다"라고 덧붙였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1069308.html
한계 다다른 ‘3년 봉쇄’…상하이에서 ‘시진핑 퇴진’ 구호 나왔다 (한겨레,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2022-11-28 19:56)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가 상하이·베이징·충칭·정저우·광저우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3년째 이어온 고강도 봉쇄 정책에 대한 항의가 큰 줄기이지만, 일부 지역에선 시진핑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정치적 구호까지 쏟아지고 있다. 장기 봉쇄로 인한 시민 불만이 누적된 상태에서 터진 이 사태가 어디까지 나아갈지, 중국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두달 전면 봉쇄 겪은 상하이 ‘시진핑 퇴진’ 구호 나와
현재 시민 저항 움직임이 가장 강력히 확인되는 곳은 상하이다. 상하이 시민 1천여명은 지난 26·27일 연속으로 우루무치중루에 모여 당국의 봉쇄 정책을 비판했다. 시민들은 24일 신장웨이우얼(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10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며 “우루무치 봉쇄 해제하라”고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공산당 물러나라, 시진핑 물러나라”라는 정치 구호까지 쏟아냈다. 중국에서 시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위에서 과격한 ‘정치 구호’가 쏟아지자, 현장에 출동한 공안(경찰) 수백명은 시위를 막고 일부를 연행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 과정에서 자사 특파원이 붙들려 공안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27일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항의 성명을 냈다.
상하이 시위가 시 주석의 퇴진까지 요구할 정도로 과격화된 것은 시민 불만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무려 2500만명이 사는 상하이는 올해 초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번지자 3월 말부터 약 두달이나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예고 없이 단행한 봉쇄로 시민들은 두달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한 채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중국의 ‘경제 수도’로 불리며, 경제·문화적으로 가장 발전했다고 자부하는 상하이 주민들은 당국의 무지막지한 조처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일부 부유층은 도시를 떠났다.
베이징, 과잉 방역 정책에 대한 항의 집중
베이징의 항의 시위는 상하이에 견주면 아직 차분한 편이다. 베이징 시민 수백명은 27일 밤 차오양구의 작은 하천인 량마허 부근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한국대사관 등 외국 대사관이 모여 있고, 근처에 싼리툰이라는 번화가가 있어 외국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시민들은 “베이징 봉쇄 해제하라”, “전국 봉쇄 해제하라”, “베이징에 자유를 달라”고 외쳤다. 상하이와 같은 시 주석 퇴진 요구는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베이징 공안은 시위대와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돌아가라고 권고했을 뿐, 시민들을 강제 해산하거나 체포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에 불만을 쏟아냈다. 베이징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은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2년 이상 되었고, 바이러스 독성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데도 정부는 아직 독성이 강하다고만 한다. 정치가 주도하는 감염 대책을 그만두고, 과학적인 관점에 근거한 대책을 세워주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는데, 중국공산당 홀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집착하며 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베이징 시위에서도 정치 구호가 튀어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28일 새벽 량마허에 모인 시민들은 지난달 중순 ‘펼침막 시위’가 있었던 쓰퉁차오(사통교)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쓰퉁차오는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짓는 정치 행사(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를 사흘 앞둔 지난달 13일 한 중국인이 ‘핵산(검사) 말고 밥을 달라’, ‘시진핑 파면’ 등을 쓴 펼침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인 곳이다.
대학 50여곳 시위…“지금 행동 안하면 평생 후회할 듯”
시위 열풍은 중국 청년들이 모인 대학 50여곳으로 이어졌다. 27일 베이징대와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학생들은 “자유가 승리한다”고 외치며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한 칭화대 학생은 연설에서 “만약 체포될 것을 무서워해서 지금 발언하지 않는다면, 인민들은 우리에게 실망할 것이다. 칭화대 학생으로서,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 쓰촨성 청두시에서도 대규모 군중이 모여 A4용지를 들고 ‘백지 시위’를 했다. 이들은 “우리는 종신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외치며 시 주석의 3연임을 비판했다.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시민들이 코로나19 봉쇄 바리케이드를 철거했고, 간쑤성 란저우에서도 시민들이 코로나19 방역 요원의 텐트를 철거하고, 검사 부스를 공격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항의 시위가 하나의 흐름으로 모일지 예측하긴 힘들다. 중국은 온·오프 라인의 감시 체계가 철저히 짜여 있지만, 현재는 시민 불만이 워낙 커진 상황이다. 홍콩 <명보>는 “3년간 이어진 ‘제로 코로나’에 따른 억압적인 분위기가 여론의 질적 변화를 이끌면서 지난 몇년간 분열됐던 온라인 세상을 뜻밖에 하나로 만들었다”며 “지난 2주 동안 대중의 불만은 보기 드문 저항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12815020000135?did=NA
"시진핑 내려와!" 커지는 시위...'제2의 톈안먼' 사태 우려도 (한국일보, 김현우 기자, 조영빈 특파원, 2022.11.28 21:20)
시진핑 집권 후 최대 규모 시위
시진핑 하야 구호에 당국 긴장
"시위 조직적이지 않아"...지속엔 한계
외신 "시진핑, 강경 진압할 것" 전망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참사 추도식 도중 시민들이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백지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와중에, 정부의 고강도 봉쇄 조치인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인데다, 시위 현장에서 이례적으로 '시진핑과 공산당 퇴진' 등의 구호도 나와, 자칫 '제2의 톈안먼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시위가 조직화되지 않은데다, 현재까지는 산발적으로만 이어지고 있어, 3기 임기를 시작한 시진핑 주석의 입지에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지 시위'로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28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난징 △우한 △후베이성 △광저우 등에서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진핑 주석 집권 후 이처럼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시위 양상도 이례적이었다. 통상 최고 권력자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던 이전 시위와 다르게, 이번 시위 현장에선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등 절대 권력자에 대한 항의 구호까지 등장해 당국을 긴장시켰다.
시진핑 주석이 예민해할 수 있는 '홍콩식 시위' 방법도 등장했다. 시위대 일부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색 종이를 손에 들고 거리로 나서는 '백지 시위'를 벌인 것. 백지 시위는 시위대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언론을 검열하는 중국 당국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2020년 홍콩에서 벌어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에서도 등장했다.
중국 내 시위가 확산되자 홍콩과 대만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전날 홍콩대에서는 학생들이 중국에서 벌어진 시위에 연대를 표하려 백지를 들고선 침묵시위를 펼쳤다. 대만 타이베이 자유광장에서도 백지와 촛불을 든 이들이 모여들었다.
시진핑 퇴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

2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확산에 일각에선 ‘제2 톈안먼 사태’ 같은 대규모 민주화 투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었던 대학생들도 이번 시위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도 열렸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시위 현장에 모여 국가를 부르고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중국 남서부 도시인 쓰촨성 청두에선 시민들이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 등을 외치며 시 주석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대응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인명 피해'라도 발생한다면 시위가 더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다가오는 신호가 감지된다고도 분석했다. 가디언도 “3연임 체제를 이룬 지 5주밖에 지나지 않은 시 주석에게 이번 시위는 중국 공산당과 자신의 권위를 향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탄압했던 무자비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시위가 제2의 톈안먼 사태로 번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시위대가 아직 조직화되지 않은데다, 중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으로 시위가 계속 이어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김와 홍콩공대 교수는 영국 가디언에 "시위가 조직화되지 않아 정부에 대항할 만한 힘은 없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이 조금만 완화돼도 시위대는 이를 받아들이고 잠잠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강경 진압은 이미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상하이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자사 기자를 중국 공안이 폭행하고 구금했다고 전했고, 또한 공안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포하거나 구타하는 영상들도 SNS에 올라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위 확산 사실을 부정하고 "당 영도하에 방역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도식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백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12817440000340?did=NA
[르포]"시진핑 비판 시위 틀어막아라"... 베이징은 살벌했다 (한국일보,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2022.11.29 04:30)
기습 시위에 놀란 공안, 베이징 량마허 경계 강화
"백지 시위 막기 위해 A4 용지 판매 중단" 소문
베이징대 학생 "제로 코로나 계속하면 시위 확산"
28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량마허. 대기업과 각국 대사관들이 모여 있는 평화로운 지역이다. 인근 직장인과 주민들에겐 수변 산책길이 명소로 꼽힌다. 이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공안(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살벌했다. 전날 저녁부터 자정까지 대규모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벌어진 탓이다. 억압적인 시진핑 체제를 뚫고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량마허 주변 공안 차량 가득..."신분증 보자" 검문도
량마허 산책로에는 공안들이 2명씩 짝을 지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며 검문을 하기도 했다. 량마허 물길을 따라 양측으로 조성된 도로에는 20~30m 간격으로 공안 차량이 대기 중이었다. 긴급 출동에 대비하려는 듯 전부 시동을 켠 상태였다.
날이 저물자 경계는 더욱 삼엄해졌다. 공안 차량 100여대가 량마허 주변을 포위하듯 에워싸고 오가는 인원 하나하나를 감시했다.
베이징에선 기자의 사진 취재도 자유롭지 않다. 기자가 사진 찍는 것을 알아챈 사복 차림의 공안이 다가오더니 "사진을 지우라"고 요구했다. 사진 삭제하는 것을 일일이 보여줬지만, 공안은 기자가 량마허를 떠날 때까지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전날 대규모 시위를 중국 정부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27일 량마허에 모인 시위대는 수백 명으로 추산된다. 촛불, 꽃, 플래시가 켜진 휴대폰을 들고 모인 시위대는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라", "핵산 검사(PCR 검사)는 필요 없다", "자유를 달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확진자 1명만 나와도 아파트 단지를 통째로 봉쇄해버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시위자들의 손에는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색 A4 용지가 들려 있었다. 백지를 들고 있는 스스로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백지 시위'가 오프라인으로 확산한 것이다. 백지는 정부의 가혹한 검열과 자유 탄압을 상징한다. 웨이보를 비롯한 중국 SNS에는 "A4 용지 판매가 금지됐다", "A4 용지를 사재기 해 둬야 한다" 같은 말도 퍼졌다.
"제로? 위드? 뭐가 옳은 건지 이제 모르겠다"
28일 오후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베이징대를 찾았다. 중국 최고 명문이라는 이 대학에서도 27일 학생 수백 명이 백지를 들고 나와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중국 국가와 인터내셔널(혁명가)을 불렀다.
학교 정문에서 만난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교환학생 윌슨(22)씨는 "재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와 구호를 외쳤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계속된다면, 시위도 더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위에 참가하지 않았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A씨(21)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누구는 정부 정책이 맞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은 싫어한다. 지금은 뭐가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고만 했다. 최고 엘리트인 그가 3년간 지속된 철통 방역을 신뢰하거나 지지한다고 답하지 않은 것은 적잖은 중국인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다른 재학생 B씨는 "시위가 있었지만, 일부 학생들의 행동이었을 뿐이다. 한쪽 면만을 보지 말라"며 서방 언론들이 편파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계를 하는 중국중앙(CC)TV는 지난 26일부터 관중석을 잡은 화면을 거의 내보내지 않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외국인들의 모습을 본 중국인들의 제로 코로나 반발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베이징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한국인 유학생은 "월드컵을 본 중국 친구들이 새삼 놀라면서 '한국에서도 저렇게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냐'고 물어 온다"고 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129_0002103825&cID=10101&pID=10100
中 '백지시위' 反봉쇄→反정부로 확대…시진핑 체제 전례없는 도전(종합2보)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2022.11.29 09:53:33)
中 16개 도시·50개 대학서 동시다발 시위
시위대, 반시진핑·반체제 구호 외쳐
양호한 교육받은 중산층이 시위대 주축 주목
홍콩 시위와 같이 무자비한 방식 진압 가능성 커
중국 전역에서 확산되는 코로나19 봉쇄 항의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성격이 변하면서 지난달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28일 미국의소리방송(VOA)는 "상하이,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의 여러 도시와 명문 대학에서 봉쇄 반대 시위가 일어났고, 이는 약 한달 전 중국 20차 당대회에서 관례를 깨고 3연임을 확정지은 시진핑에게 전례 없는 도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보도를 종합해보면 주말부터 월요일까지인 26~28일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광저우, 청두, 시안, 우한, 충칭 등 최소 16개 도시와 칭화대, 베이징대 등 50개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이밖에 일부 중국 네티즌은 소셜미디어 위챗, 웨이보 등에 백색 사각형 그림이나 백지를 든 사진을 올려 지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27일 밤부터 28일 새벽까지 베이징 도심 외교공관 밀집 지역인 량마차오 인근에서 1000여 명의 시위대가 A4용지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아야 시민이 된다” 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시 주석을 비판하며 자유, 인권, 투표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 성격이 ‘반봉쇄’에서 ‘반정부’로 바뀌는 양상이다.
VOA는 “1989년 6월 톈안먼민주화운동 이후 중국에서 이런 대규모 공개적인 항의 운동이 일어난 적 없다”면서 “(‘제로 코로나’) 극단적인 방역정책이 3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민심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VOA는 이번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양호한 교육을 받은, 한족(漢族) 중심 도시에 거주하는 중산층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과거 중국에서 대부분 항의 시위는 소수민족 주민이나 빈곤층이 벌여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VOA는 1986년 톈안먼 무력 진압 이후 중공과 이들 중산층 간에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졌는데 중산층은 더 나은 삶을 얻는 대신 중공의 전제 통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시위의 성격이 변하면서 시진핑 체제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의 향후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가디언 등은 "중공이 홍콩을 탄압했던 무자비한 방식으로 이번 시위를 진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 존스홉킨스대 훙호펑 교수는 “시 주석이 양보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면서 “아울러 중공은 항의 시위에 대응하는 경험이 풍부하다”고 지적했다. 훙 교수는 “중국에서 시위가 톈안먼사태와 같은 ‘운동’이나 ‘변혁’으로 발전하려면 중국 최고 지도부 내 분열이 있어야 하는데 시진핑은 이미 모든 정적을 제거했기 때문에 중국 고위층 내 분열 징후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이번 시위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28일 오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추가 시위가 예고되자 공안을 대거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는 등 모습을 보였고,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하기도 했다.
반면 외신들은 이번 시위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가디언은 "(중국 정부에 대한) 시민 불복종 물결은 지난 10년 간 중국 본토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코로나19) 전염병이 발생한지 거의 3년이 지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코로나19 제로 정책에 대한 좌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시위대가 "끊임없는 코로나19 검사·봉쇄 뿐만 아니라 엄격한 검열, 공산당의 삶에 대한 모든 측면 통제 강화로부터 해방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BBC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보잘 것 없는 백지 조각이 항의 운동 전체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27일 저녁 상하이에서는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밤샘 농성에 모인 사람들 중 일부가 아무 것도 쓰이지 않은 종이를 움켜쥐고 있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다녔던 명문 칭화대 시위에 종이조각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등장했다.

[베이징=AP/뉴시스]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지난 27일 밤 시위대들이 백지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22.11.29.

AFP통신도 이날 저녁 상하이에서 수백명이 백지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고 전했다. 상하이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종이에는 분명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지만, 우리는 백지 종이가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지 종이를 사용하는 시위는 2020년 홍콩 시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홍콩인들은 엄격한 새로운 국가 안보법에 항의하기 위해 백지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국이 2019년 대규모 시위 운동과 관련된 구호와 문구를 금지하고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운동가들은 백지 종이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BBC의 중국 특파원 스티븐 맥도넬은 이러한 백지 시위는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려는 것에 대한 항의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팻말을 들고 있는 나를 체포할 것이냐"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니라는 이름의 26살 베이징 시위자니는 "백지에는 우리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백지 종이'에 대한 언급이 지워져 사용자들이 분노하는 등 인터넷에서 대규모 검열도 이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백지 한 장마저 두려워한다면 내면이 약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27일 밤 베이징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는 등의 소리가 공공연하게 들렸다. CNN도 상하이에서 시위 첫 날 밤 군중들이 마찬가지로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햇다.
청두에서는 주말에 인기 있는 쇼핑 거리에서 수백 명이 모였다. 시위자들은 시 주석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독재 정부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우리는 평생 통치자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백지를 활용한 시위 행동은 인터넷에서도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백지행동'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했다. 하지만 이 해시태그는 27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차단됐다. 웨이보 이용자들은 검열을 한탄했다. 한 사용자는 "백지가 두렵다면 내면이 약한 것"이라는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밤 신장 위구르 자치구 구도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일어나면서 촉발됐다.
많은 중국인은 해당 건물이 화재 당시 봉쇄된 상태가 아니었다는 당국의 설명에도 피해자들이 봉쇄된 아파트 단지에서 사실상 갇혀 탈출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차오양구 광장에서는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헌화대가 설치되고 시민들이 집결하면서 항의시위가 시작했다.
시위가 전역으로 번지면서 중국 정부가 진압에 나설지 주목된다. 가디언 등은 중국이 홍콩에서의 시위를 탄압했던 무자비한 방식으로 시위를 진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엔은 국제인권법과 기준에 따라 시위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9056700009?input=1195m
거세지는 中코로나 시위…"'자유' 외치는 청년세대가 확산 동력"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2022-11-29 10:49)
CNN "젊은층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 요구 분출…'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NYT "백지시위·밈·말장난 등 재기발랄 검열 회피에도 눈길"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중국의 이른바 '백지 시위'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19명의 사상자를 낳은 아파트 화재가 중국의 방역 조치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중국 16개 지역의 최근 시위 양상을 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와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지난 27일 상하이에서 시위에 참여한 20대 주민들은 신장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백지와 꽃을 들고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다. 베이징 거리를 행진하던 한 젊은 시위자도 CNN에 "공정한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들의 발언만으로 범죄자가 돼선 안 된다"며 "우리에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두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한 여성은 "추모의 말들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고, 하고 싶은 말들을 해야 했다"며 제도·양심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는 '떼 놓을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 나아가 시진핑 퇴진을 요구하는 저항 시위로도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시위 초기부터 '시진핑 퇴진'을 부르짖는 인파를 발견할 수 있었고, 27일 시위에서도 이러한 요구는 계속되는 모습이었다.
청두에서는 시진핑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반독재'를 외치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청년 세대가 주도하는 만큼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말장난을 섞은 창의적인 검열 회피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정부의 게시글 검열에 대한 항의 표시로 흰 종이를 펴드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대표적이다.
베이징 시위에 참여한 영화제작자 헤이즐 류는 백지 시위가 "우리는 목소리를 잃었지만 강력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원 샤오 챵은 "우리가 표현하고 싶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고, 정부도 알고 있다"며 "빈 종이만 들고 있어도 모두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칭화대를 비롯한 대학가에선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프리드먼 방정식이 적힌 종잇조각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심 이반 속도에 대한 경고라거나, '프리드먼'의 중국어 발음이 '자유로운 사람', '자유를 찾은 사람'으로도 읽혀 이를 표현한 것이라는 등 해석이 분분하다.
상하이에서는 시위대가 '저는 말한 적이 없어요'라고 적힌 종이를 벽에 붙였고, 온라인에는 '예·좋다·맞다' 등 긍정을 표현하는 단어로 빼곡히 채워 간접적인 항의 표시를 하는 게시글도 올라오고 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84596
위기의 '코로나 제로'... 중국, 방역 완화-강경 대응 '딜레마' (오마이뉴스, 22.11.29 13:19 l 윤현(yoonys21))
중국, '봉쇄 반대' 시위 확산에 총력... 경찰력 대거 동원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고강도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중국 당국이 공권력을 동원해 차단에 나섰다. 주요 외신과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8일 밤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루 일대에 경찰을 대거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하고, 경관 조명을 끄는 등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원천 봉쇄했다.
량마차오루에서는 2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시민 수백 명이 모여 '봉쇄 해제'를 촉구하고, 더 나아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공산당 정권 퇴진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대응 자제하는 중국... 서방 국가들은 '압박'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는 아직까지 이번 시위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강경 대응을 삼가고 있다. 만약 유혈 충돌이 벌어질 경우 민심을 자극해 시위가 더 확산하거나, 국제사회의 비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떤 나라든 국민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이나 법, 명령에 평화적으로 모여 시위할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대통령은 이 상황을 의식하고(mindful) 있지만, 전 세계 모든 시위를 대변하지는 않는다"라며 "지금은 중국 국민과 정부가 말해야 할 순간이며, 우리가 하는 것은 평화적 시위 권리에 대한 분명한 지지"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도 "중국 정부는 국민이 말하는 것을 들을 의무가 있다"라고 압박했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중국 정부는 사상과 집회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서방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 상황을 대서특필하고 실시간으로 다루면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위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시위는 시 주석의 '코로나 제로'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이자, 가장 강력한 저항"이라며 "1989년 천안문 광장 시위 이후 이렇게 많은 중국인이 한 가제 주제로 모인 적은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중국 전문가 베이츠 길은 "시 주석의 집권 10년간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가장 공개적이고 광범위하게 드러났다"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미국 키신저 연구소의 로버트 댈리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시위는 아직 혁명도, 운동도 아니다"라며 "시 주석과 공산당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 규모는 아직 제한적이고 대다수는 일상의 자유를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 정부나 매체가 시위를 과장하는 것은 이번 사태가 외세의 음모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신빙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계 드러난 '코로나 제로'... 중국, 해외 백신 도입할까
이번 시위를 계기로 중국 당국이 방역을 완화하거나, 해외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나,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마저도 공급이 부족해 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층도 일부만 접종한 상태다.
영국 BBC 방송은 "정부의 고강도 봉쇄로 중국인 대다수가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았으나, 집단 면역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빠르고 심각하게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백악관의 커비 조정관은 중국에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미국은 세계 최대의 백신 공급국이지만, 중국으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다수 전문가가 동의했다. 인권 운동가 텅 뱌오는 AP통신에 "시 주석이 코로나 제로를 포기하면, 자신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중국 현대사를 가르치는 라나 미터 교수도 BBC에 "중국이 방역을 완화하면 필연적으로 감염 및 사망이 급증할 것이고, 이는 중국 정부가 가장 꺼리는 결과"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69482.html
광장의 중국인들이 가장 원한 건 “일상의 자유·합리적 방역” (한겨레,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2022-11-29 21:09)
‘백지 시위’ 외침 들어보니
3년째 이어지는 고강도 방역 정책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대규모 항의 시위로 폭발하자, 이번 사태가 1989년 천안문 사태처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로 확산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거리에서 ‘시진핑 하야’ 등 과격한 구호가 등장하고 있지만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과 <한겨레>가 밤거리에서 확인한 중국인들의 속내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들이 원한 것은 정치 개혁이 아닌 ‘일상의 자유 회복’과 ‘방역 정책의 합리적 전환’이었다.
베이징의 항의 시위에 참석한 한 20대 남성은 중국 정부가 3년 동안 이어온 ‘제로 코로나’(칭링) 정책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자, 2차 접촉자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만 찾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처럼 “(주택) 단지 전체에 대해 대규모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 이런 대청소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을 28살이라고 밝힌 또 다른 베이징 시민도 “코로나19에 확진되어도 검역센터가 아닌 집에서 격리할 수 있길 바란다. 동거인이나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강제 격리되지 않으면 좋겠다. 이제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거리로 나온 한 대학생이 강조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같은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자유’였다. 그는 “내가 반대하는 것은 방역을 명분으로 사람들의 권리와 자유, 생활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라며 “매번 학교 밖으로 나갈 때마다 캠퍼스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할머니가 편찮으셔도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뵈러 갈 수 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갈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24살인 베이징의 한 시민도 “코로나19와 봉쇄는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줬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아이와 노인이 진료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며 “우리가 침묵만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해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20일 시작된 카타르월드컵이 중국인들의 불만에 불을 질렀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는 듯 보였다. 상하이에 사는 한 40대 여성은 “카타르월드컵을 보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3년 동안 정부 정책을 따랐는데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은 그동안 유지해온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대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하지만, 경기장에서 수만명의 응원단이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소리 지르는 광경을 보고 중국의 방역 성공 신화에 의문을 품게 됐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한 30대 남성도 “현재의 정책이 3년째 계속되는데 변화가 없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잘 보도되지 않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며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시민들은 중국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섰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시민들의 요구에 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듯 보였다. 베이징·상하이 당국은 지난 주말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던 거리 주변을 순찰하며 시민 감시를 강화했다. 공안도 거리를 지나는 이들을 멈춰 세워 신분증·스마트폰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내 시위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신이 거론한 관련 상황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일관되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채택해왔고 상황에 따라 이를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9158051083?input=1195m
참가자엔 '철퇴' 예고·우루무치엔 당근…中 백지시위 양면대응(종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2022-11-29 23:42)
경찰 대거 동원해 후속시위 차단…정법위 "사회질서 교란 결연 타격"
사태 시발점 된 우루무치엔 일회성 보조금 등 저소득층 지원책
중국 지도부가 지난 주말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이른바 '백지 시위'에 강온 양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에겐 강경 단속 및 처벌을 경고하고, 그외 일반 대중에게는 방역 유연화를 포함한 '당근'을 제시하는 갈라치기식 대응에 나선 형국이다.
◇ 중앙정법위 "사회질서 교란 결연히 타격"…경찰력 동원해 후속 시위 원천봉쇄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찰과 법원, 검찰 등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28일 전체 회의를 열고 "법에 따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사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백지 시위에 대한 단속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지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사망 10명) 때 방역을 위해 설치한 각종 봉쇄용 장치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중국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여 흰 종이를 펴든 채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행동을 말한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과 '경제수도'인 상하이에서는 월요일인 28일 지난 주말 시위가 벌어진 장소를 중심으로 후속 시위를 막기 위한 경찰력 투입이 이뤄졌다.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뒀던 지난달 13일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렸던 베이징 쓰퉁차오(四通橋)와, 27일 시위가 벌어진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루(亮馬橋路) 일대에는 28일 밤 경찰관들이 대거 배치됐다.
이어 29일 밤에는 중국 주재 외국 대사관들이 자리한 베이징 차오양구 르탄(日壇) 공원 주변 도로 곳곳에 경찰 차량과 경찰 요원들이 대거 배치됐다.
상하이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우루무치중루 거리를 중심으로 차단 시설이 설치되는 등 경찰이 고강도 단속을 벌였다. 시위 가능성이 있는 장소에는 조명을 꺼서 조직적 행동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또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참가 경위를 추궁했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후속 시위에 참가하지 말라는 압박이나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대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학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학생들의 고향행을 독려하는 대학교도 나왔다.
베이징임업대학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를 통해 원하는 학생들은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발표했고, 기말 고사와 남은 강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기차역까지 학생들을 보내기 위해 버스를 대절한 다른 학교도 있었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말 베이징, 상하이, 우한 등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던 시위는 28일 일단 잦아들었다. 온라인을 통한 시위 제안들이 다수 있었으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평화시위를 보장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29일 "어떤 권리나 자유든 법률의 틀 안에서 행사해야 한다"며 중국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인식을 드러냈다.
◇사태 시발점 된 신장 우루무치에 저소득층 지원금
중국 당국은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시위 확산의 도화선이 된 지난 24일 아파트 화재(10명 사망·9명 부상)가 발생한 우루무치에서는 시 정부가 29일 저소득층에 대한 300위안(약 5만6천 원)의 일회성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히고, 공공분야 일자리 제공도 공언했다.
그리고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단단한 재질의 펜스 등을 활용해 소방 통로와 아파트 동별 출입구 및 아파트 단지 출입구를 막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루무치 화재와 관련,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해 설치한 구조물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급속히 퍼졌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또 중국인들에게 장기 봉쇄와 더불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피로를 누적시킨 전수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유연하게 하는 방안도 일부 지역에서 공표됐다.
광둥성 광저우의 일부 구들은 28일 온라인 수업하는 학생, 재택근무자, 주로 집에 체류하는 노약자 등은 외출 수요가 없으면 전수 PCR 검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지했고 충칭에서는 최근 5일 동안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 주민에 대해서는 전수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무원 주관으로 29일 열린 방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궈옌훙 응급의료사(司·한국의 국에 해당) 사장은 검사 결과를 조작하는 등의 PCR 검사 업체 위법 행위를 단호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여우첸 국가질병통제국 감독1국장도 "네티즌과 대중이 지적한 각종 문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당국이 이번 시위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130/116760488/1
中공산당 최대 지지층 2030 “통제-검열에 숨막혀” 분노 폭발 (동아일보,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2022-11-30 03:00)
[중국 反시진핑 시위] “자유 아니면 죽음 달라” 반발 왜… “조국 사랑하지만, 정부 사랑 안해”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기… ‘A4 백지행동’ 150개大 학생 동참

“그동안 중국공산당의 최대 지지층으로 여겨진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젊은이들이 마침내 칼날을 반대쪽으로 겨눴다.”
중국 현지에서 정치·외교 문제를 분석하는 한 전문가는 29일 익명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봉쇄 시위가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해 아무것도 써 있지 않은 A4 용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이른바 ‘백지행동’이라 불리는 반(反)정부 성격의 정치 시위로 변하고 있는 걸 보며 내린 평가다. 그는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생)’로 불리는 중국 젊은층은 시진핑 시대 애국주의를 대표했지만 중국 정부의 ‘양날의 검’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약 150개 중국 대학의 학생들이 ‘백지행동’에 참여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 “숨 막힐 듯한 검열에 자유 갈망”
주링허우와 링링허우는 중국공산당 핵심 지지층이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시진핑 시대 강화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여기에 가파른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자가 되면서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2020년부터 3년간 일상을 파괴하다시피 한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과 이에 대한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 강화된 사회 통제와 검열에 지친 2030세대들의 분노가 이번 시위를 통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로가 막힌 상황에서 중국 대학들도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했다. 이달 봉쇄로 출입이 통제된 허베이성 스자좡시 미디어대에 격리됐던 학생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지기도 했다.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사고가 봉쇄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언론 통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2030세대들은 우루무치 사고에 대한 추모마저 막는 당국에 분노했다. 실제 중국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약속이나 한 듯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구호가 등장했다.
27일 청두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不自由毋寧死)”를 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8일 베이징대에서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끌려가던 한 학생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 죽음을 택하겠다고 외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랐다. 상하이 시위에서 20대 젊은이들은 “추모 발언만으로 범죄자가 되면 안 된다”며 “우리에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두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 참가자는 CNN에 “숨 막힐 듯한 검열에 대한 경험이 제도화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일으켰다”며 “우루무치 희생자 추모와 민주주의·자유 요구는 분리될 수 없다”고 했다. 한 시위대는 “시위에 참가한 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나는 조국을 사랑한다. 하지만 정부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CNN은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중국의 이른바 ‘백지행동’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검열에 저항한다는 의미인 백지는 2020년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 때도 등장했다.
○ 中 경제 침체로 취업난 직면
중국 2030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시점인 최근 몇 년 사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취업난과 생활고에 직면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대졸자는 1076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도시 실업률은 5월 기준 18.3%로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는 28일 BBC 인터뷰에서 “경제가 무너지면서 학생들은 미래가 없고, 졸업생들은 직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시위가 커졌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29일 “주링허우, 링링허우는 성장하면서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처럼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면서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절망은 더 컸다”고 전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130076600083?input=1195m
中 '백지시위'에 외세개입 딱지 붙여 확산 차단 나서나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2022-11-30 11:32)
'시위참가자=매국노' 프레임…경찰출신 천원칭 정법위 서기가 대응 주도

'中 제로 코로나 반대' 백지시위 벌이는 홍콩대 학생들 (홍콩&nbsp;EPA=연합뉴스)&nbsp;29일(현지시간)&nbsp;홍콩&nbsp;홍콩대에서&nbsp;중국&nbsp;본토&nbsp;유학생들이&nbsp;중국&nbsp;우루무치&nbsp;화재&nbsp;희생자&nbsp;추모집회에서&nbsp;중국&nbsp;정부의&nbsp;'제로&nbsp;코로나'&nbsp;정책에&nbsp;반대하는&nbsp;의미로&nbsp;백지를&nbsp;들고&nbsp;있다.&nbsp;2022.11.30&nbsp;clynnkim@yna.co.kr

고강도 제로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중국 각지에서 벌어진 이후 중국 공산당 중앙이 '적대세력의 침투'를 거론함에 따라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서방의 개입 프레임을 만들려 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28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전체회의는 "법에 따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결연히 단속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회의 내용을 담은 신화통신 기사는 시위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 베이징, 상하이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난 이튿날 열린 회의였다는 점에서 후속 시위 대응 기조를 천명한 것으로 읽혔다.
중국 공산당 문건에서 '적대세력'은 외국의 반중국 세력과 중국 내 공산당 반대 세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적대 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은 각지에서 발생한 시위에 외국 배후세력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 맥락에서 지난 27일의 베이징 시위가 미국을 포함한 각국 대사관들이 밀집한 량마차오루(亮馬橋路) 일대에서 열린 이후 경찰이 28일 밤 량마차오루 일대, 29일 밤 또 다른 대사관 밀집 지역인 르탄(日壇) 공원 주변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해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시위는 지난달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고층 아파트 화재 이후 고강도 봉쇄의 여파로 화재 진화가 지연됐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확산했다.
정권 타도 목소리도 개별 시위에서 일부 참가자에 의해 제기됐지만, 시위는 본질상 우루무치 화재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 봉쇄 해제 및 전수 PCR 검사 중단 요구 등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중국인들의 피로와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는 것이 베이징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이 '적대세력'을 거론한 것은 일반 중국인들과 시위 참가자를 '갈라치기'하는 한편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엄정 대응의 논리를 만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동시에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기에 확산한 일반 대중의 '애국주의' 정서를 활용, '시위 참가자=매국노' 프레임을 만듦으로써 향후 시위에 대한 동조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중도 읽힌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지도급 인사들이 잇달아 중국의 평화 시위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안의 향후 전개 여하에 따라 중국과 서방 간 또 하나의 대립 소재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미 상하이에서 시위 취재 도중 체포돼 폭행을 당했다는 영국 공영방송 BBC 기자의 증언이 나온 뒤 중국과 영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28일 리시 수낵 총리의 대중국 비판 발언에 이어 29일 주영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중국 외교부는 29일 대변인 브리핑 때 영국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 사례와 BBC의 중국 내 취재 관행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시위 강경 대응 기조가 나온 중앙정법위 전체 회의를 주재한 천원칭 중앙정법위 서기가 백지시위 대응의 전면에 나선 양상이다.
경찰 출신인 천 서기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정보기관이자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 부장으로 재직한 뒤 지난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거쳐 경찰과 검찰 등을 총괄하는 중앙정법위 서기로 발탁됐다.
중국을 이끄는 중앙정치국 위원(24명)에도 포함됐고, 역시 경찰 출신인 왕샤오훙 공안부장과 함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로도 임명됐다. 경찰 관료 출신이 2명이나 중앙서기처 서기 진용(현재 총 7명)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사회 안정을 고도로 중시하는 시 주석의 의중이 투영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공직 경력 내내 체제 수호의 최전선에서 몸담아온 천 서기 입장에서는 자신을 높이 중용한 시 주석이 3연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단호한 대응으로 자신의 충성심을 입증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전체회의 보도문에도 "시진핑 법치사상과 총체적인 국가안보관을 심도 있게 관철", "'두 개의 확립'의 결정적 의미 깊이 각성', "'두 개의 수호'를 결연히 해낼 것" 등과 같은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낸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두 개의 확립'은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의미하고 '두 개의 수호'는 '시진핑 총서기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 그리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 영도를 각각 결연히 수호한다'는 의미다.
 
https://www.news1.kr/articles/4880700
中 제로코로나 시위, 광저우서 재개…방호복 입은 공안이 제압(상보)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2-11-30 13:13)
지난 27일 중국 전역에서 발생했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29일 재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27일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시위가 발생한 뒤 중국 공안이 감시를 강화하자 시위가 주춤했으나 29일 밤 광저우에서 코로나 시위가 재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는 동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수십 명의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고 있으며, 시위대에 수갑을 채워 어디론가 이송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로이터는 해당 영상이 광저우 하이저우구에서 촬영된 것이며, 동영상 분석 결과, 촬영시점은 29일 밤이라고 확인했다. 광저우 시정부는 로이터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최근 광저우에서는 연일 7000~8000명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어 사실상 전면봉쇄가 실시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중국 국무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로 코로나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공안은 시위는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공산당 최고 법 집행 기관인 정법위원회는 이날 밤 늦게 성명을 통해 "적대 세력의 침투 및 방해 행위를 단호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991195
"중국 시위 어떻게 생각하세요?"…유학생에게 물어봤다 (SBS뉴스, 유영규 기자, 2022.12.01 08:14)
한국에서도 중국 출신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번지는 양상입니다. 중국의 '백지 시위'에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항의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독재 반대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백지는 검열과 통제에 저항한다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위는 지난 11월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가 제로 코로나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중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고려대와 중앙대에는 'CCP(중국공산당) OUT', 'Free China', '이것은 나의 의무다(It's my duty)' 등의 문구가 게시판에 붙었습니다. 지난달 30일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는 영하의 날씨를 뚫고 중국 유학생과 주한 중국인들의 백지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중국인들이 모여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모인 시위자들은 검열을 피하고자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유학생 A씨는 "지금 중국 현지에서는 당국이 시위자 색출을 하며 탄압하는 중인데도 꺾이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중국 내부에 있는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데 어떻게 해외에 있는 중국인이 시위를 포기할 수 있겠나"라며 시위 참여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중앙대에 재학 중이라 밝힌 유학생 B씨는 "먼저 3년이 넘는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자유가 박탈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크다"며 "무너지는 경제, 일상 통제 강화 등 시진핑 정권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이번 화재 참사로 터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자가 꿈이었는데 중국의 검열을 보며 무서워서 꿈을 접었다. 중국도 한국처럼 자유로운 국가가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중국 유학생 시위 현장에서 사용된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서울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라 밝힌 유학생 C씨는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인들이 최대로 각성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본다"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중국인들의 시각이 몹시 비판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홍콩 시위 당시 홍콩 사람들을 비난했던 중국인들도 이제는 중국 정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우쳤다"며 "한국 사람들이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의 과오만 미워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지지가 필요한 때"라고 호소했습니다.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우리는 민주 자유를 원한다", "타도 시진핑", "중국인들 일어나자"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