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책을 읽자

폴 크루그먼,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새벽길 2022. 8. 20. 22:18

마 전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를 샀는데, 아직 읽진 못했다. 그 전에 폴 크루그먼이 쓴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도 읽어봤으면 했는데, 이 또한 보지 못했다. 그냥 관련 서평만 담아온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start=short&ItemId=79217129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클래식 1
폴 크루그먼 (지은이),유중 (옮긴이)스마트비즈니스 2016-03-21원제 : A Country Is Not a Company (2009년)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지난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클래식' 시리즈에 출간했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A country is not a company)'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해서 안 되는 이유들을 설명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큰 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경제에 조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극히 좁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업가가 빠져 있는 ‘착각’에 대해 5가지 사례를 들면서 조목조목 설명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클래식 ①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기업은 ‘무조건적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는 ‘이익 너머의 전체’를 봐야 한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지난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클래식> 시리즈에 출간했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A country is not a company)》가 한국에서 출간되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해서 안 되는 이유들을 설명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큰 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경제에 조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극히 좁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업가가 빠져 있는 ‘착각’에 대해 5가지 사례를 들면서 조목조목 설명한다.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하는 지도자가 빠지는 ‘5가지 착각!’
첫 번째 착각, 수출이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대다수 기업가는 무역 확대가 일자리 창출에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믿는다. 또 국가가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크루그먼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나라의 수출은 다른 나라의 수입이므로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수출품에서 얻은 달러는 한 국가 내수품이 다른 나라 수입품으로 전환돼 소비되는 각각의 달러와 일치한다는 논리에서다.
수출 증가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지만, 한쪽에서는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공장을 닫는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상무장관이 자국의 기업들을 위해 수십억 달러어치의 ‘빅 딜’을 따냈다고 해도 고용인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다른 경제 분야에서 똑같은 수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를 구입하면 그 대가로 무언가를 팔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것이 보잉제트기가 될 수 있지만, 록펠러 센터일 수도 있고, 재무부의 단기채권일 수도 있다. 이는 회계 상 피할 수 없는 진리라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설명이다.
두 번째 착각, 외자 유치가 많아지면 무역 흑자를 기록한다?
수백 개의 다국적 기업이 어떤 국가를 제조 현장으로 이상적인 곳이라고 결정하고, 새로운 공장이나 시설을 짓기 위해 연간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면 과연 그 국가는 무역 흑자를 낼까?
대다수 기업가의 답은 ‘예스’다. 기업가들은 자신의 회사에 자금이 들어오면 수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많은 기업으로 확대 적용해 국가 경제 전반에 무역 흑자가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다수 기업가들은 외자 유치를 선호한다.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자본금이 유입된다는 것은 자국 국민들이 해외에서 자산을 습득하는 것보다 외국인들이 그 나라 안에서 더 많은 자산을 습득하고 있다는 것으로, 따라서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는 나라는 필연적으로 무역 적자를 겪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멕시코를 예로 들었다. 지난 1980년대 멕시코는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1989년 이후, 멕시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대두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쏟아졌다. 외국인 투자의 일부는 새로운 공장에 사용할 수입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되었다. 나머지 자금은 멕시코 국내의 경기 부양을 일으키는 데 소요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페소화의 가치가 급작스럽게 과대평가되었다. 페소화의 가치 상승으로 수출은 둔화되었고 많은 멕시코 소비자들이 수입 상품을 구매하였다. 그 결과 막대한 무역 적자와 함께 페소화의 가치 폭락으로 이어졌다. 대규모 자본 유입은 대규모 무역 적자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세 번째 착각, 기업가는 국가 경제의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고용인을 가진 제너럴모터스보다 200배가 넘는 1억 2천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수학자의 말을 빌리면, 구성원 간 상호 작용은 사람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래서 미국 경제는 미국 내 가장 큰 기업보다 수백 배가 아니라 수천, 수만 배 더 복잡하다. 기업과 국가 경제 사이의 복잡성 차이로 보면 200대 1이라는 비율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 경제는 수천 수만 개의 완전히 개별적인 분야의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단지 한 나라의 국경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결합되어 있을 뿐이다. 밀 재배에 성공한 농부의 경험은 컴퓨터 산업에서 이용할 만한 통찰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컴퓨터 산업에서의 경험은 레스토랑 체인점을 성공시키는 전략에 좋은 가이드가 되지 못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를 ‘마비된 지네의 우화’에 비유한다. 특정 분야의 경험에 특화된 기업가는 본성적으로 뚜껑을 열고 엔진을 작동시켜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흡사 100개의 다리를 가진 지네가 다리를 조정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하다가 다시는 제대로 기어갈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와 같다는 것이다.
네 번째 착각, 기업 전략과 국가 경제의 운영은 근본적으로 같다?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 해도 개방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국가 경제 운영은 대체로 폐쇄형 시스템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주민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민간폐기물 처리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국가는 쓰레기를 제3국으로 보내지 않는 한 어느 곳에 쓰레기 묻어야 할지를 반드시 결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그는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데 적용하는 일반 원칙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적용되는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우선 인사관리와 노동법은 다른 가치를 지향한다. 기업의 재정관리와 통화 정책 역시 다르다. 기업 회계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는 기업가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을 측정하고 다른 개념을 사용하는 국민소득계정을 제대로 읽어내기는 어렵다. 최고경영자에게는 환율, 물가 등은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국가 경제 운영자는 전체 자본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 분야에서 유명한 권위자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위대병(great man’s disease)’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의 차이점은 ‘피드백’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개방적인 기업 세계에서 피드백은 대체로 미약하고 불확실하다. 하지만 폐쇄적인 국가 경제 세계에서의 피드백은 매우 강력하고 확실한 편이다. 그리고 기업 세계의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국가 경제 세계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다.
기업이 한 분야의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면 그 회사는 재정적, 기술적 시장 기반이 넓어진다. 그래서 더 많은 고용을 할 수도 있고 다른 분야에 진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 아무리 사업을 확장하고 고용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국가 경제의 차원에서 보면 한 분야의 사업 확장은 다른 산업으로부터 자본과 노동이 이동한 것에 불과하다.
다섯 번째 착각, 대통령은 기업가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책 마지막 소제목을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나’라고 달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불가피하게 많은 문제들, 특히 돈이 결부된 문제들에 대해 기업인에게 조언을 구한다. 이때 대통령은 조언을 구해야 할 것과 구해서는 안 될 것을 구별하는 감각을 가져야 한다. 또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한 기업가라도 국가 경제에 대해 조언할 때, 조언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는 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국가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크루그먼 교수는 케인스의 예를 들고 있다.
1930년 세계가 대공황으로 접어들 때, 케인스는 경제 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해 대규모 통화 팽창 정책을 요구했다. 그는 금본위제에 집착하던 은행가들의 조언이나 혹은 생산량을 제한함으로써 가격을 올리기를 원했던 제조업자들의 조언이 아니라 경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호소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만약 당시 대통령이 케인스의 조언을 따랐더라면, 최악의 불황이 가져온 참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대통령이 범할 수 있는 오류는 이렇다.
“한 국가는 일개의 거대한 기업과는 다르다. 뛰어난 기업가가 되는 기질은 뛰어난 경제 분석가가 되는 기질과는 다르다. 아무리 큰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비즈니스에서 얻은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작은 규모이며 아주 좁은 한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https://www.yna.co.kr/view/AKR20160314062500005?input=1195m
<신간> 크루그먼의 따끔한 조언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2016-03-14 10:46)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하려는 지도자를 따끔하게 비판한 책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가 발간됐다. 책은 2009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렸던 글을 한국어판으로 번역·출간한 것이다.
96쪽 분량의 핸드북이지만, 그 속에 든 내용은 묵직하다.
저자는 '기업=국가'라고 생각하는 지도자가 흔히 빠지기 쉬운 착각을 조목조목 짚는다.
'수출이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외자 유치가 많아지면 무역 흑자를 기록한다', '기업가는 국가 경제의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 '기업 전략과 국가 경제의 운영은 근본적으로 같다', '대통령은 기업가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저자는 모두 "아니오"를 외친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국가 경제와 비즈니스는 동일한 주제가 아니다. 어느 한 쪽의 전문가가 다른 한 쪽의 전문가가 되기는커녕 이해하는 것도 장담하지 못한다. 성공한 기업가가 군사 전략가가 될 가능성보다 경제 전문가가 될 가능성은 더욱 없다."
Sb. 96쪽. 9천원.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188965
[책으로 읽는 경제 |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국가를 기업처럼 경영 … 지도자의 착각 (내일신문, 장희진 기자, 2016-03-18 10:06:22)

폴 크루그먼 지음 / 이유중 옮김 / 스마트비지니스 / 9000원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 2010년전에 미국에 부동산 버블로 인한 경제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했던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가 한국에서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어 2009년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만하다.
크루그먼 교수는 큰 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경제에 조언하는 것을 책 전반에 걸쳐 우려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극히 좁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성공한 기업가들은 사업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국가 경제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믿지만 국가 경제에 필요한 사고방식은 기업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국가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라면서 "국가 경제는 (회사처럼) 특별한 전략보다는 일반적인 원칙으로 운영돼어야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프레임워크,즉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것부터 이진다. 그런 다음 스스로 작동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또 기업가가 빠져있는 '착각'에 대해 5가지로 일목요연히 정리하고 있다.
수출이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외자유치가 많아지면 무역 흑자를 기록한다?, 기업가는 국가 경제의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 기업 전략과 국가 경제의 운영은 근본적으로 같다, 대통령은 기업가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가 그것이다. 이에 대한 크루그먼 교수의 답은 간명하다. 아니오.
뿐만 아니라 크루그먼 교수는 "국가의 주인은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일갈하며 "지도자가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하게 되면 필연코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국민과도 난타전을 벌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속 '국가경영의 왕도'를 묻고 또 찾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이렇듯 명쾌한 답을 내놓있던 책이 그간 있었던가. 크루그먼 교수는 "정치 지도자들은 돈이 결부된 문제들에 대해 기업가들의 조언을 구하지만 국가 경제에 조언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는 적절한 감각을 가져야 한다"라며 분별있는 지도자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수출 경제 한국','주식회사 한국'의 시대에 황금같은 조언이 아닐 수 없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160318002945
“기업=국가 생각한다면 지도자의 착각” (세계일보, 김신성 기자, 2016-03-19 03:00:00)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폴 크루그먼 지음/유중 옮김/스마트비즈니스/9000원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 대학 교수의 저서다.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클래식’ 시리즈에 냈던 텍스트를 엮어낸 것이다.
저자는 대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경제에 조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은 국가 경제에서는 극히 좁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국가’라고 생각하는 지도자가 흔히 빠지기 쉬운 착각을 조목조목 짚는다.
‘수출이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외자 유치가 많아지면 무역 흑자를 기록한다’ ‘기업가는 국가 경제의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 ‘기업 전략과 국가 경제의 운영은 근본적으로 같다’ ‘대통령은 기업가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저자는 모두 “아니요”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와 비즈니스는 동일한 주제가 아니다. 어느 한 쪽의 전문가가 다른 한 쪽의 전문가가 되기는커녕 이해하는 것도 장담하지 못한다. 성공한 기업가가 군사 전략가가 될 가능성보다 경제 전문가가 될 가능성은 더욱 없다”고 주장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도자가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하게 되면 필연코 국가 경제뿐 아니라 국민과도 난타전을 벌이게 된다”고 했다.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것 같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스스로 작동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기업은 무조건적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는 이익 너머의 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ttps://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2100
[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17)]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중앙매거진 1341호, 조원경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 2016.07.04) 
폴 크루그먼의 국가경영 존재 이유, 실체, 운영방식 달라 
아내와 사별한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환경법안을 입법하려는 로비스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연모의 감정을 확인한 날 여주인공은 방금 자다 깨어난 듯 보이시한 커트머리와 남자 친구인 대통령의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대통령을 유혹한다. 20년도 더 된 로맨스 영화 [대통령의 연인]의 한 장면이다.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은 실제로 영화처럼 로맨티스트일까?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8년 간의 재임을 마무리하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이 열린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넘치는 유머와 웃음으로 말한다. “머리도 희끗희끗해져 반백이 다 되었어요. 이제 사망 선고가 떨어질 날을 세고 있어요. 나와 달리 내 부인 미셀은 8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네요.”
빌 게이츠가 국가를 운영한다면?
연설을 마친 그는 마이크를 떨어뜨리며 ‘오바마 아웃’을 외친다. 최근 가수나 연예인이 만족스러운 공연을 한 후 마이크를 떨어뜨리는 퍼포먼스를 흉내 낸 것이다. 8년 간 세계에서 벌어진 다사다난한 사건을 생각해 보면 떠나는 그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경제학과를 톱으로 졸업한 학생이 기업 경영에서 두각을 나타낼까?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국가를 운영한다면 제대로 할 것인가? 진보주의 경제학자의 대표주자 폴 크루그먼은 ‘노’라고 선을 그으며 큰 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경제에 조언하는 것을 우려한다. 심지어 1996년에 발간된 그의 소고 [국가는 기업이 아니다(Country is not a company)]에서 이에 대한 그럴 듯한 설명을 자세히 담았다. 하긴 사업가 출신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와 상당한 득표를 한 인물이 있었다. 1992년 로스 페롯은 ‘무기력한 정부, 낭비와 부정,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증가에 실망한 국민들을 구제한다며 인기몰이를 했다. 비록 낙선했으나 그의 주장을 한번 회고해 보자. “우리 헌법은 산업혁명 이전에 만들어 진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건국의 조상들은 전기·기차·전화·라디오·TV·자동차·로켓·핵무기·인공위성·우주탐험에 대해 알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이라면 어떤 헌법 초안을 만들었을지 생각하면 흥미롭습니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극히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10억 달러의 자산가가 한 해 국내총생산(GDP) 15조 달러인 국가의 지휘자로서 적합한지는 국가와 기업의 존재 이유와 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이코노미스트는 그래서 돈을 제대로 벌어들여야만 하는 성공적인 기업가의 역할과 다르다는 게 크루그먼의 사고다. 기업 경영을 잘 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는 경우라면 크루그먼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기업 경영자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지 말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있을 수 없기에 크루그먼의 주장은 언뜻 옳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자. “왜 아직도 성공한 기업인이 경제정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을까?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거시경제정책을 만드는 것은 너무도 다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거시경제에서는 노동자가 소비자라는 점이다. 어떠한 기업도 매출의 대부분을 자기 회사 직원들에게 팔지는 못한다. 이와 달리 아무리 작은 나라라 할지라도 생산물의 최소한 3분의 2는 자기 나라 국민들이 소비한다. 서비스산업은 수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부분을 제외하고 뒷부분은 논란 없이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그토록 기업과 국가를 차이가 나게 하는 원인인지 의문이 든다. 그의 말을 계속 들어 보자. “이건 엄청난 차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도 여전히 같은 매출을 유지하는 기업 경영자는 칭송을 받는다. 그런데 경제정책 입안자가 그렇다면 그 나라는 곧 불황에 빠질 것이고 물건을 만들어도 사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기업 경영을 아무리 잘해도 국가 경영에 중요한 ‘절약의 역설’이나 통화량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같은 경험에 대한 준비가 되지는 못한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기업가가 경제학 지식을 갖고 기업과 국가의 차이점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전문가를 제대로 기용해 정책을 펼쳐 나간다면? 기업인이라고 국가 경영을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 앞으로 기업가 출신은 절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인지, 아니면 그런 기업가 출신 후보들이 경계해야 할 덕목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국가는 한 기업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업, 소비자, 외국과의 외교를 함께 아우르는 주체이기에 기업의 성공적인 CEO 경력이 성공적인 대통령 자리를 보장해 주는 건 아닌듯하다. “대통령이 되면 의회와도 함께 일해야 하기에 기업의 CEO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견제를 받게 된다. 의회와 함께 일할 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지금 우리에게 기업 CEO 타입의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다.”
삼권 분립이 이루어진 현대 국가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제약된다. 기업의 경영자는 기업 활동 과정에서 전권을 부여받고 법의 테두리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국가 경영에서 권한은 매우 제한적이다. 행정부의 수반은 사법부와 입법부, 나아가 여론의 견제도 받는다. 매우 좋은 계획을 수립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현하려면 상충되는 이해관계들을 조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크루그먼의 주장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 국가와 기업 경영의 본질을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그래서 더 의미 있어 보인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사업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국가 경제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국가 경제에 필요한 사고방식은 기업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국가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는 회사처럼 특별한 전략보다는 일반적인 원칙으로 운영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프레임워크,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게 스스로 작동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기업 활동의 본질은 이윤 극대화
세계화 속의 살벌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기업은 업계 평균 대비 훨씬 뛰어난 실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특별한 사업을 위한 전략적 마인드도 생존의 필수 요건이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에는 위대한 CEO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은 스스로의 책임과 동기에 의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그들이 알아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재량권을 주고, 관리하려 들지 않았다. 오늘날도 위대한 기업은 고객이 기업의 동반자가 된다는 생각을 추구하면서 나름의 혁신전략을 세워 꾸준히 실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 활동의 본질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기업은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지만 이윤을 극대화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렵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주주가치 제고도 중요하지만 이윤 극대화가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국가의 목표는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나, 성장 중심이냐 분배 중심이냐는 이념 논쟁이 불붙기도 한다. 민주화, 양극화 해소, 지역균형 발전 등 목표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업 역시 이윤 극대화란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법적·윤리적 책임이 강조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의 목표가 여러 개 있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돈을 잘 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의 목표는 다양하기에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국가 경영에서는 기업 경영과 달리 어느 한 목표를 포기하는 게 어렵고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존재하기에 딜레마에 봉착하게 마련이다. 정책 목표가 상충관계에 있을수록 딜레마는 커진다. 정책의 수혜자가 있는 반면 손해를 입는 계층도 생기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 정책의 효과에 대해 비용 편익 분석을 제대로 해서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의 설득, 소통,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국가의 경우 기업처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CEO의 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도자의 아우르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것은 목표가 다양하고 정책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 각 부분에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관계를 제대로 조정하고, 기득권층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압박하는 것에 굴하지 않고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능력이 그래서 절실하다.
국가 경영은 기업 경영자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도자는 최대 기업 집단 종업원의 몇 백배가 넘는 국민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들 간의 다양한 이해관계까지 감안해야 하므로 국가가 고려해야 할 변수는 몇 백 배의 제곱 이상이 된다. 더구나 기업의 경우는 아무리 규모가 크고 사업 분야가 다양하더라도 핵심 전략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일관성을 찾을 수 있다. 이와 달리 국가는 전혀 성격과 철학이 다른 수십만 개의 사업부가 공존하는 셈이다. 국가 경영이 기업 경영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원칙에 입각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점에서이다.
국가 지도자는 조정·협력·소통 능력 탁월해야
크루그먼이 말하는 핵심은 정부는 큰 원칙만 정하고 세부적인 운영은 경제 주체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사활을 걸고 나서야 할 주체는 기업이다. 정부는 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이지 정부가 몇 개의 핵심 산업을 지정하고 선도해 나간다면 자칫 기업의 혁신만 저해하고 자원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잘나가는 기업은 좌고우면할 필요가 국가만큼 있지 않다. 국가 경영은 한 부문이 잘되면 다른 부문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개별 기업의 경우 CEO의 리더십과 전략에 따라서는 모든 사업 부문에서 고용과 투자가 동시에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다르다. 예컨대 내수시장만 봐도 한정된 소비자를 놓고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로 국가 회계는 기업 회계와 다르고, 노동법은 기업의 인사관리와 다르고, 금융통화정책은 기업 재무관리와 다르다.
그래서일까? 크루그먼은 정치 지도자가 돈이 결부된 문제에 대해 기업가의 조언을 구할 수 있지만 국가 경제에 조언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가 지도자가 기업적 사고를 가질 경우 지나치게 효율성 위주로 갈 수 있음을 경계하는 주장으로 들린다. 국가는 투입과 산출의 균형을 추구한다. 재정의 수입과 지출 간의 잉여가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종종 적자재정을 편성하기도, 흑자재정을 편성하기도 하지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세대 간 부담을 줄이고 형평에 맞는 것이다. 기업은 효율 중심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형평성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국가는 그래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공익을 추구하며 기업과 달리 목표가 이타적이다. 다른 국가·기업·소비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아울러야 한다.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화두다. 이와 관련 크루그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경제적 양극화 때문에 정치가 양극화 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양극화 때문에 경제가 양극화 된다”고 말한다. 정치와 행정은 특정 지지자들의 목소리만을 대변해서는 안된다. 분열과 대립보다는 통합과 화해로 가는 것이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안이다. 크루그먼은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줄이는 진보주의자의 입장을 강조한다. 그에게서 ‘진보주의자의 거침없는 향기’가 난다. 부유층에 세금을 많이 물려 가난한 사람을 돕자는 그는 현대판 로빈훗인가? “미국은 평등한 기회가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서방 국가에 비해 기회 자체가 평등하지 않다.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맞잡고 독존이 아닌 공존의 시대를 맞아야 한다.”
그의 독설에 찬성하고 반대하고를 떠나 현대 사회에서 국가 지도자에게 특히 요구되는 덕목이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르고 갈등관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게 국가 경영이 기업 경영보다 어려운 대목이고 핵심이다. 국가의 수반은 적절한 균형의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최적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아우르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유연하고 뚝심 있는 인내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갈등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사회갈등관리지수는 정부 행정이나 제도가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정부의 효과성, 규제의 질, 부패 통제 같은 지표에 대하여 OECD 국가의 패널데이터를 활용해 회귀분석을 실시하는데, 우리나라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민주주의 성숙도와 정부 효과성이 낮을수록, 소득불균형이 높을수록 사회 갈등은 높게 마련이다. 화(火, 갈등)를 잘못 다스리면 화(禍, 재앙)가 되나, 잘 다스려 화(和, 통합)를 이끌면 화(華, 좋은 결실)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국가 경영이다. 사회갈등지수를 조금만 낮춰도 1인당 국내총생산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있다. OECD 국가 중 사회갈등지수가 가장 낮은 네덜란드와 독일은 노사 대타협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도 탄탄한 경제 성장을 달성했고, 지금도 유럽에서 잘 나간다.
정치적 양극화 때문에 경제적 양극화 생겨
국가 경영에는 정치권을 포함해 여러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의 갈등관리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기업과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려는 지방정부,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국민의 자세 모두가 중요하다. 갈등관리와 신뢰 회복이 국가 만들기(nation building)의 기본이다. 그러나 영국 캐머런 총리의 호소에도 결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세찬 태풍이 부는 걸 보면 모두를 아우르는 국가 경영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
 
https://www.naon.go.kr/content/html/2016/09/07/6013328a-cc32-491a-ae0d-4e3dfe7817dc.html
[서평]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국회뉴스 On, 2016-09-07 18:11:36)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 경제와 경영의 투쟁
국가를 경영하는 것은 기업 경영과 얼마나 다를까? 누구든 이 둘이 완전히 동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는 기업보다 규모도 크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고, 다루어야 할 문제도 다양하다. 프린스턴대학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이 문제를 가지고 한 권의 책을 저술했다. 요즘 미국의 경제정책에서 경영학자와 경영자들의 입김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들이 국가 경제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한 채 용감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전에도 경제학의 기초이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영학자, 역사학자, 경제 산업 비평가들이 경제 문제에 대해 큰 소리를 내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는 글을 다수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글들을 묶어서 『Pop Internationalism』(1996)라는 책을 출판했다. 서문에서 그는 자신의 투쟁이 “대중영합적 국제주의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도록 해 주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경제학자들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이번에 출간된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국가 경제와 기업 경영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국가 경제정책 영역을 침범해오고 있는 경영학자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국가 경제를 기업 경영과 동일선상에서 논하는 일부 기업 경영자들의 지적 오만을 비판하고 있다. 일부 경영자들이 자신들의 크고 작은 성공에 도취하여 기업 경영의 발상을 경제정책에 그대로 대입하려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의 주장이 국가 정책에 그대로 적용되는 오류가 빈번해지고 있다. 나아가 경영자 출신 정치지도자들의 국가 경영에 대한 관점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들은 국가를 기업 경영하듯이 접근하려는 습관이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경제정책에 많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 경제정책은 기업 경영과 어떻게 다른가? 우선 규모와 복합성의 차이가 있다. 미국 경제는 1억 2천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보다 200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하지만 시스템의 복잡성 관점에서 보면 그것의 제곱보다도 더 증가하게 된다. 또한 기업은 특정 기술이나 산업분야에 전문화되어 있지만 국가는 거의 모든 산업을 포괄한다. 포도주 생산 기술을 컴퓨터 공학에 적용할 수 없듯이 특정 산업에서의 노하우는 다른 산업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저자가 국가 경제와 기업 경영 사이의 차이로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업은 개방형 시스템이지만 국가 경제는 폐쇄형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기업은 매출을 증가시키면 그만큼 성장하지만, 국가 경제 차원에서 보면 특정 기업의 성장이 경쟁 기업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내수산업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며 수출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경제는 균형과 불균형 사이를 오가는데 기업 경영자들은 이런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래서 국가를 경영할 때는 특별한 전략보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나 많은 참여자들과 변수들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특정 산업을 획기적으로 육성하기보다는 전체 경제 참여자들이 미래를 안정적으로 예측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기업 경영자들이 국가 경제에 조언하거나 직접 참여하고 싶으면 경제학을 더 학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간 구축된 경제학의 세계는 성공한 경영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경제학자들을 무시하고 국가 경제정책에 대해 함부로 소리를 높이는 경영자들을 일갈한 이 책은 크루그먼의 다혈질적인 성정을 반영하고 있다. 적지 않은 경제학자들이 크루그먼의 주장에 공감하겠지만, 한편으로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경영학자와 경영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왔다. 그들의 주장에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배울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은 경제 성장과정에서 대통령이 수출진흥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업가들의 요구를 직접 듣고 그것을 정책에 우선 반영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국가경쟁력이 추락했을 때 경영학자들이 상당히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했고, 그것은 클린턴 행정부 이후 미국 경제정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크루그먼의 직설은 국가 경제에 대한 경영자들의 기여와 경영학의 유용성을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 겸손한 경제학자라면 경영학과 경영자들로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배우려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크루그먼의 지적처럼 경영자들도 경제정책에 관여하기 전에 국가 경제와 경제학적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원제 : A Country Is Not a Company
저자 : 폴 크루그먼(Paul R. Krugman)(프린스턴대학교 경제학과, 외교학과 교수)
역자 : 유중
출판사 : 스마트비즈니스
출판일 : 2016. 3.
쪽수 : 95
서평자 : 권오혁
부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https://www.jnilbo.com/view/media/view?code=20170504000000522796616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전남일보, 이상수 광주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2017-05-03 15:00:00)
오래 전에 일본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 중에 '일사통만사통(一事通萬事通)'이란 말이 있다. '하나의 행동을 보면 미루어 만 가지를 알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아마도 초기 산업사회 이전까지는 사회현상이 단순하기에 그런 말이 통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보사회를 거쳐 4차산업혁명이 다가오는 시점에서는 그런 말이 맞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개개인이 맡은 직무들이 고도로 전문화되어 한 가지 일을 잘 한다고 하여 다른 일까지를 잘 한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없다. 심리학에도 사람을 평가하는데 오류로 현혹효과(halo effect)라는 것이 있다. 한 분야에 어떤 사람에 대한 호의적 혹은 비호의적 인상이 다른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향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 기업의 인사관리 문화 가운데 하위직의 일을 잘하면 상위직으로 승진시키는 경우가 허다(許多)하다. 속칭 '기업중심주의'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의 여부를 파악하기보다 기업에 충성할 수 있는자인가 아닌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구의 '직무중심주의' 문화에서는 무엇보다도 해당직무의 수행능력 여부를 중심으로 사람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하위직에서 아무리 성과를 내어도 상위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으면 승진시키지 않는다. 상위직에 승진하려면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교육을 받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차원 더 높여서 생각해 보면, 기업경영을 잘하면 국가를 잘 다스릴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기업인은 국가도 잘 다스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R. Krugman) 교수는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A Country Is Not a Companyㆍ2009)'라는 저술을 펴내어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한 바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아무리 큰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비즈니스에서 얻는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작은 규모이며, 아주 좁은 한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거대한 기업도 하나의 기업일 뿐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국가는 기업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기업가가 되는 기질은 뛰어난 경제 분석자가 되는 기질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미국의 100대기업의 경영자들과 대표적인 경제학자 100명이 같은 공간에 있다면, 경영자 그룹에서 가장 처지는 사람조차 경제학자 그룹에서 가장 대단한 사람보다 눈에 띄게 빛이 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적어도 성공한 기업가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전체를 더욱더 번영하게 만드는 방법은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그릇된 조건으로 국가 경제가 비참하게 파멸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선 일부 후보자가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이고 국가는 인프라에 집중해야 한다(대선 4차 TV토론ㆍ경향신문)'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른 후보는 "지난 10년간 민간에게 모든 걸 맡기고 전경련 해달라는 대로 세금 깎아줬는데 고용이 됐는가? 성장이 됐는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한 2010~2016년 고용노동부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보니 '민간에 채용 맡겼더니 대기업, 6년간 25만명 줄었다(오마이뉴스 17. 04. 29)'는 기사가 눈에 띈다. 4차 산업시대에 일자리를 늘리는 일은 힘드니 전략을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오히려 정부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여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일자리 대체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도록 변화를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크루구먼 교수는 국가 경제와 비즈니스는 동일한 주체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 분석에 필요한 사고방식과 기업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어느 한 쪽의 전문가가 다른 한쪽의 전문가가 되기는커녕 이해하는 것도 장담하지 못한다. 기업경영마인드로 국가를 다스린다는 것은 시각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국가를 다스리려는 사람들은 시스템 사고(전체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47998
경제학자가 쉽게 설명한 '국가는 회사가 아닌 이유' (오마이뉴스, 19.06.24 14:50 l 김겨레(kimkyokkr))
폴 크구르먼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이에 보복하여 똑같이 미국 수입품에 관세를 매겼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거대 IT 기업인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하고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끊기 시작하면서 크게 논란이 되었습니다.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 전쟁이 잠잠해지는 것 같았지만,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행사하는 엄청난 힘을 보면서,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고, 미국이 이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통념과 배치되는 논문 두 편("The Return to Protectionism", "The Impact of the 2018 Trade War on U.S. Prices and Welfare")이 올해 3월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발행되었습니다. 이 논문들의 결론에 따르면, 무역 전쟁은 미국의 생산자와 소비자에 부정적이었습니다.
보호무역을 해서 수입을 줄이면,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고 국가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상식인 것 같습니다. 한국은 수출을 통해 성장했다고 배웠기 때문에 '흑자'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이런 시각 때문에 무역 전쟁도 한쪽이 승리하고 이익을 보는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폴 크루그먼 교수는 국가 경제를 이렇게 바라보는 시각에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수출과 일자리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수출이 늘어나면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납니다.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면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거나 시장에서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투자를 통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나면 국내 기업의 수익을 줄어들고, 이에 따라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생각해보았을 때, 수출은 국가에 이익이고, 수입은 국가에 불이익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국가 경제를 바라보면 국가는 마치 거대한 회사와 같은 모습입니다.
수출을 통해 국가라는 거대한 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해야 그 거대한 기업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시각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합니다.
"특히 그들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과 같은 최근에 체결된 자유무역협정들이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믿고, 이는 세계 경제를 위해 아주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기업가들은 국가들이 그런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다." - p.11~12
"그러나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이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는 그 혜택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측면으로 이어지게 된다거나) 또는 매우 성공적인 수출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가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들보다 실업률이 더 낮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 p.14
왜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이 더 많은 일자리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크루그먼은 두 가지 측면을 지적합니다. 첫 번째, 한 나라의 수출은 다른 나라의 수입만을 의미하지 전 세계적인 수요의 증가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두 번째, 수출이 증가하여 국내 특정 분야에 일자리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중앙은행의 시도에 의해 다른 분야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국내의 일자리만 신경 쓴다면 수출로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고, 중앙은행의 기능을 통제하면 결국 국내 일자리는 그대로 증가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중앙은행의 기능을 통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경기가 심하게 과열되어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은 경기의 심각한 과열 혹은 침체를 막기 위해 수출과 수입의 흐름에 따라 금리를 조절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수출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외국인 투자와 수출
그럼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면 수출이 증가한다는 생각은 어떨까요?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면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생산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어서 해당 기업의 수출이 증가할 것입니다. 국가 경제 전체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면 무역수지가 좋아지는 것 아닐까요? 폴 크루그먼은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그들은 그 국가가 반드시 대규모 무역 적자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 p.26
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면 무역 적자가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날까요? "무역수지는 국제수지의 일부이며, 어떤 국가 전체의 무역수지는-외국에 판매한 총 매출과 외국으로부터 구매한 지출 간의 차이-항상 제로"(p.28)이기 때문입니다.
한 국가에서 무역 수지가 흑자 혹은 적자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 수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균형은 다른 부문의 불균형으로 결국 전체적인 국제수지는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한 집안의 재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 집안이 벌어들이거나 자산을 사들이는 액수보다 쓰거나 자산을 파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적자가 발생하면 자산을 팔아서 다른 곳에서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죠.
"무역 적자가 발생하는 국가는 자산을 사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자산을 외국인에게 팔아 외국 자본을 들여오고 있음이 틀림없다. 무역 흑자가 일어나는 국가는 순해외 투자를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 p.33
국가 경제 전체에서 수출과 일자리의 관계, 해외 투자와 수출의 관계와 같이 국가의 경제는 우리의 직관과는 다르게 돌아갑니다. 일반적으로 비용에 비해 편익이 많아야 이익을 보는 기업과는 다르죠.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하지만 기업과 국가 경제 사이의 복잡성 차이로 보면 200 대 1의 비율도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수학자의 말을 빌리면, 큰 집단의 구성원들 사이에 잠재되어 있는 상호 작용의 수는 제곱에 비례한다. 쉽게 말해서, 어떤 의미에서 미국 경제는 미국 내 가장 큰 기업보다 수백 배가 아니라 수천 수만 배 더 복잡하다." - p.49
이런 규모의 차이는 국가와 기업의 시스템 차이로 이어집니다. 기업은 개방형 시스템으로서 회사 모든 분야의 고용과 투자를 늘릴 수 있고, 모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폐쇄형 시스템으로서 국제수지와 같은 틀 속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고, 국내 모든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시도를 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 일자리를 얻을 때, 다른 누군가는 그 일자리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국가 경제는 이익과 손해의 관계가 복잡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에 나온 관점으로 무역 전쟁을 다시 바라보면 그 이슈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여기에 무역 전쟁으로 인해 수입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와 생산자 및 중국과 미국 양국에 투자했던 수많은 투자자가 겪을 손해를 고려해본다면, 더욱 다르게 보이겠죠. '미국'의 경제학자들이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황은 경제학자들의 예상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을 외치며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시작한 보호무역 정책이지만, 소비자와 생산자 투자자가 모두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을 봤을 때 현실은 다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국가 경제는 우리의 직관과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따라서 경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바라보는 적절한 시각을 많이 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라고 경제를 항상 제대로 보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이렇게 한 걸음씩 경제를 제대로 바라보려고 해야 경제를 이전보다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폴 크루그먼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는 경제학의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책이 얇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경제학자가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접하면서 경제를 바라보는 눈을 높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