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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뭄·산불... 기후재앙에 타들어가는 유럽

새벽길 2022. 8. 18. 06:36

럽만이 아니구나. 전세계가 난리다.
2022-08-16 15:09
이래도 기후위기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814006500009?input=1195m
바닥 드러내는 강…유럽 '500년만의 최악' 가뭄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2022-08-14 08:28)
적은 강수·폭염에 수위 급락…운송 등 경제에 직격탄
라인강·루아르강·포강 등 주요국 젖줄에 일제히 비상

바닥 드러낸 이탈리아 포강
'독일의 젖줄'로 불리는 라인강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강이 바짝 메말라가고 있다. 기록적 폭염과 적은 강수량에 갈수록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송은 물론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BFG)에 따르면 전날 기준 주요 수위 측정 지점인 독일 카우프에서 측정한 라인강 수위는 40㎝ 미만이었다. 며칠 내에 30㎝ 미만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40㎝는 운송회사들이 바지선을 운항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위다.
이미 라인강에서는 바지선 물동량이 크게 줄고 요금도 5배가량 급등한 상황으로, 바지선 운송이 완전히 중단되면 독일은 물론 유럽 경제 전반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2018년 당시 6개월간 운송이 중단될 경우 50억 유로(약 6조7천억원)가량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곳곳에 강바닥 드러낸 라인강
이탈리아를 흐르는 포강도 유수량이 이미 평상시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위도 평소보다 2m가량 낮아지면서 이미 옥수수, 쌀 등 농업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루아르강도 상황은 비슷하다. 프랑스 당국은 루아르강 보호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배출 시 강의 수온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데, 가뭄에 강 수위는 낮아지고 온도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어서 냉각수 배출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냉각수 배출량을 줄이려면 전력생산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급기야 당국은 최근 원전 일부에 대해 한시적으로 냉각수 추가 배출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밖에 전력의 90%가량을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노르웨이도 저수지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면서 향후 전력 수출 감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말라버린 헝가리의 호수
전문가들은 지난 두 달여간 강수량이 적고 가까운 미래에도 이렇다 할 비 예보가 없어 이번 가뭄이 수 세기만의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연합연구센터(JRC)의 안드레아 토레티 연구원은 "아직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올해 가뭄을 완전히 분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지난 500년간 2018년 가뭄만한 경우는 없었는데, 올해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3개월간 건조한 상태가 지속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면서 효과적으로 피해를 완화할 대책이 없으면 유럽 전역에서 가뭄이 더 심하게 자주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81212370003856?did=NA
폭염·가뭄·산불... 기후재앙에 타들어가는 유럽 (한국일보, 정리=박주영, 2022.08.14 12:00)
유럽 및 영국의 60%가 가뭄으로 위급 상황 내몰려
푸르던 들판 · 호수 · 강 메마르고 산불까지 겹쳐
전력 생산과 농업, 하천 운송까지 심각한 차질

유럽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산불·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잔디가 메말라 황량한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크리켓 경기가 열리고 있다(왼쪽). 11일 프랑스 지롱드주 벨렝벨리 인근에서 소방관들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가운데). 9일 수송선들이 독일 빙엔 인근의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라인강을 따라 항해하고 있다. 밀턴케인즈· 벨렝벨리·빙엔=로이터· AFP 연합뉴스

10일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네덜란드 베네덴-리우웬 인근 발강에 주택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베네덴-리우웬=AFP 연합뉴스
유럽 곳곳에서 대규모의 기록적인 폭염과 그로 인한 대형 산불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살인적인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푸르던 들판과 보랏빛 라벤더 밭은 메마르면서 누렇게 변해 황량하기 그지없고, 시원한 물이 흘러넘치던 호수와 강 또한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유적이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불발탄 등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럽가뭄관측소(EDO)에 따르면, 유럽과 영국 전체 면적의 약 60%가 심각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영토의 45%는 가뭄 경보, 15%는 매우 위험한 수준인 적색 경보 상태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헝가리, 폴란드 등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면서 전력 생산은 물론, 농업 및 하천 운송에까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독일 라인강이 가뭄으로 인해 강 바닥과 모래톱 등이 드러난 가운데, 12일 카우프의 모래톱에 자리 잡은 팔츠그라펜슈타인 성 옆으로 한 컨테이너 선박이 지나고 있다. 카우프=AP 연합뉴스
독일 해운의 동맥이자 서유럽 내륙 운송의 척추 역활을 하는 라인강 역시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물품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프랑스는 1961년 이후 가장 건조한 7월을 기록했다. 지난달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에서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현재 '괴물'처럼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고는 있으나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1976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건조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는 영국은 화재 위험 최고 경보가 내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환경청은 2011년과 2018년 이후 세 번째로 가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경우, 가정 및 상업 용도의 물 사용이 여러 가지 제한을 받게 된다.
살인적인 가뭄과 산불의 원인은 단연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탄소중립을 선도하던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석탄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의 재가동을 선언하면서 '탄소 중립의 꿈'마저 흔들리고 있다.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보르고 비르길리오에서 바닥을 드러낸 포강이 보이고 있다. 보르고 비르길리오=로이터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이 프랑스를 강타한 가운데 8일 거북 등처럼 바닥이 갈라진 마레 브레통에서 한 농부가 트랙터를 몰고 지나고 있다. 마레 브레통=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오렌세의 아스콘차스 저수지에 위치한 고대 로마 군영이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렌세=EPA 연합뉴스

프랑스 베흐네-빌베흐에서 8일 수수밭이 가뭄으로 메말라 있다. 파리 남동부에 위치한 센에마른주는 가뭄에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뭄 경계령이 내려졌다. 베흐네-빌베흐=EAP 연합뉴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확산되는 가운데 11일 생 마그네에서 산불 진압을 하던 소방관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생 마그네=로이터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20814024200009?input=1195m
유럽 가시밭길…목타는 여름 버텨도 춥고 비싼 겨울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2022-08-14 12:50)
폭염·가뭄 속 물부족…"머리 매일 감지마" 지침까지
러 가스차단 맞서 '절약'…냉방·온수 끊으며 벌써 고통분담

완전히 말라버린 오스트리아의 호수 바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의 고난이 계속되고 있다. 여름철 폭염·가뭄과 사투가 끝나도, 다가올 겨울엔 날뛰는 가스 값과 다시 씨름해야 한다. 유럽 주요국들은 회원국 머리를 매일 감지 말라, 호스를 사용하지 말라는 등의 주문으로 가뭄에 대처하고 있다.
겨울에 쓸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에 신호등까지 꺼버리는 등 극단적 대책도 벌써 가동되고 있다.
◇ 기록적 가뭄·폭염에 말라버린 주요국 젖줄
13일(현지시간)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서비스(CAM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은 극도의 장기 폭염과 고온건조한 대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프랑스 서부와 스페인, 포르투갈이 있는 이베리아반도에서 산불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6∼8월 산불로 배출된 온실가스양이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환경청은 강수량, 주요 하천·지하수 유량 등을 근거로 12일(현지시간) 영국 일부 8개 지역을 공식 가뭄 지역으로 선포했다.
1935년 이후 최악의 가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영국은 3월 이후 5달 연속 월간 강수량이 예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7월은 강수량이 평년의 20% 수준에 그쳤다. 가뭄이 선포된 지역에서는 수도업체가 취수원인 하천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없다. 안 그래도 이미 영국 템스강, 독일 라인강, 이탈리아 포강, 프랑스 루아르강 등은 하천이 수위가 낮아지다 못해 이제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이었다.
◇ "머리 매일 감지 말라" 물부족에 일상까지 타격
영국 수도업체들은 자사 고객의 '호스' 사용을 금지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호스를 수도꼭지에 연결해 잔디·화분에 물을 주거나 세차를 할 수 없게 됐다.
영국 당국도 일반 가정에 '물 사용량 줄이기'를 호소하고 있다.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는 대신 간단한 샤워를 하자는 권고가 나오고, 머리를 매일 감지 말라는 당부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를 보낸 뒤 즐기는 느긋한 샤워도 유럽에서는 사치가 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도 샤워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자국민에게 샤워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여달라고 몇 개월째 당부하고 있다.
독일 라인강 등에서는 수위가 낮아져 바지선 운송이 제한되면서 경제 전반이 타격받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 목타는 여름 버티더라도 '춥고 비싼 겨울' 예고
시간이 흘러 더위가 한풀 꺾여도 문제는 남는다. 겨울엔 치솟은 가스값에 대처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의 전체 천연가스 수입 40%를 책임지던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휘두르며 칼춤을 추고 있다. 가스값은 작년의 몇 배씩 널뛰기 중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고강도 제재를 부과했으나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는 낮추지 못한 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스관 밸브를 틀어쥔 채 제재 해제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은 서둘러 대체 에너지원을 물색하고 있지만 속도는 매우 느리다. 신재생에너지 전환도 아직 비중이 크지 않다. 탈원전을 미루고 저질 갈탄으로 화력발전에 나서는 국가도 있다.
각국은 어쩔 수 없이 당장 '에너지 사용 저감 정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EU는 모두 함께 에너지를 아끼는 고통분담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앞으로 8개월간 가스 소비량을 15% 줄이기로 결의했다.

야간 조명 줄인 베를린 대성당
◇ 명소에 야간조명 꺼지고 사우나 온도까지 낮춰
특히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5%에 달하는 독일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베를린은 관광명소의 야외조명 1천400개를 껐다. 베를린 전승기념탑, 샤를로텐부르크성,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의 조명이 꺼졌다.
인근 포츠담시에서는 공공수영장 물 온도도 낮췄다. 사우나 온탕 온도까지 5도가량 낮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뮌헨시는 시청 온수공급을 중단했고, 야간 분수 가동을 중단했다. 일부 지역은 교통이 적을 때 신호등까지 꺼버렸다. 다음 달 중순부터 2주간 뮌헨시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축제 '옥토버페스트' 기간에는 행사 장소의 난방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공공기관 난방 온도를 21도로 제한했다. 에너지 비축을 위해 여름 에어컨 냉방 온도도 25도 밑으로는 내리지 못하게 했다.
스페인은 더 강도 높은 온도 제한 정책을 도입했다. 2023년까지 난방 온도는 19도로, 냉방 온도는 27도로 제한됐다. 냉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의 자동문 설치도 의무화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주는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관광산업이 훼손된다"며 이런 에너지 저감 정책에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편을 감내하지 못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비싼 가스 사용료 고지서를 각오해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은 이번달 초를 기준으로 전체 가스 저장 용량의 71%를 비축했다. 11월1일 목표치에는 9% 부족하다. 독일 하노버시 벨리트 오나이 시장은 "지금 1kWh(킬로와트시)를 아끼면 겨울에 쓸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70729
'500년 만의 최악 가뭄' 겪는 유럽…메마른 라인강, 바닥 드러내 (JTBC, 장연제 / 모바일제작팀 기자, 2022-08-14 13:57)
유럽이 올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독일의 젖줄'로 불리는 라인강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강이 바짝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해 기록적인 폭염과 적은 강수량에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송은 물론 유럽 경제 모든 분야에 걸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BFG)에 따르면 라인강의 수위는 40㎝ 미만이었습니다. 수위 40㎝는 운송회사들이 바지선을 운항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집니다. 며칠 내에 30㎝ 밑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미 라인강에서는 바지선 물동량이 크게 줄고 요금도 5배가량 오른 상황입니다. 바지선 운송이 완전히 멈추면 독일은 물론 유럽 경제 전반에 타격이 있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뿐 아니라 이탈리아를 따라 흐르는 포강도 유수량이 평상시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수위 역시 평소보다 2m가량 낮아지면서 옥수수, 쌀 등 농업 생산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전력의 90%가량을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노르웨이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저수지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면서 향후 전력 수출 감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연합연구센터(JRC)의 안드레아 토레티 연구원은 "아직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올해 가뭄을 완전히 분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지난 500년간 2018년 가뭄만 한 경우는 없었는데 올해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현재로선 효과적으로 피해를 완화할 대책이 없으면 유럽 전역에서 가뭄이 더 심하게 자주 닥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814003500085?input=1195m
[기후위기현장을 가다] 영국 가로지르는 템스강이 마른다 (글로스터셔[영국]=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2022-08-16 08:02)
'물이 퐁퐁 솟았다'는 템스강 수원 고갈…올해 같은 가뭄은 처음"
작년엔 홍수, 올해는 가뭄…'온화한' 영국 기후는 옛말

영국 잉글랜드 여러 지역에 가뭄이 공식 선언된 12일(현지시간) 템스강 수원이 바싹 말라있다. 2022.8.16 merciel@yna.co.kr
영국 기상청의 예보는 틀리지 않았다. 영국 기상청은 잉글랜드 남부·중부, 웨일스 일부 지역에 11일부터 나흘간 폭염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잉글랜드 남부의 글로스터셔를 찾은 12일(현지시간) 낮 30도가 넘는 기온에 습기없이 달아오른 공기는 조금 과장하자면 에어프라이어를 연상케했다. 땡볕은 구름 없는 파란 하늘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고 직사해 피부를 찌르는 듯했다. 목적지는 영국 남부를 장대하게 가로지르는 템스강이 시작되는 수원(水源·source).
수원을 향해 같이 걷던 한 영국인은 "이제 영국에선 우산이 아니라 양산이 필요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20여 분을 걸어 도착한 템스강 수원은 명칭과는 정반대였다. 물이 샘솟는 수원이라지만 '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황무지였다. 잔디가 가뭄으로 누렇게 돼 '그린'이라는 이름이 어색해진 런던의 '그린파크'가 떠올랐다.
주변 흙바닥은 갈라졌고 누런 풀은 쥐자마자 바스러졌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도 했다. 이 수원에서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면 오던 길이 그렇게 메마르지 않았을 테다. 수원 주변의 키 큰 나무들은 아직 푸른 것을 보면 뿌리를 깊이 내려야만 물에 닿을 수 있는 상태인 듯했다.
템스강은 런던에서 서북쪽으로 약 2시간 떨어진 켐블 마을 주변에서 출발해서 옥스퍼드와 런던을 지나 약 350㎞를 동쪽으로 달려 북해로 빠진다.
"템스강 수원은 여름엔 종종 마르지만 올해같이 꽤 아래쪽 곳까지 마를 정도로 심한 적은 없었어요."
동행한 영국 환경단체 리버스 트러스트(Rivers Trust)의 매니저 알리스데어 널스 씨는 "여기 작은 돌무더기 사이에서 물이 퐁퐁 솟아서 템스강이 시작됐다"고 말했지만 눈앞의 광경에 그의 말이 수천년전 '전설'처럼 들렸다. 그러면서 "한 방송사에서 템스강이 시작하는 곳에 카누를 띄워보겠다고 가져왔던데 제대로 된 강 같은 곳을 보려면 여기서 15㎞는 더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템스강 수원 근처에 있는 식당 '템스 헤드 인'의 매니저 데이비드(31) 씨는 "비가 많이 오는 겨울엔 수원에 물이 무릎까지 차기도 했다"며 "이 지역에 평생 살았는데 올해는 정말 심하게 말랐다"고 말했다. 이곳에 물이 있었다는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자 2000년 1월에 찍은 사진이 실린 엽서를 꺼냈다. 정말로 당시엔 큰 웅덩이 같았다.
템스강 수원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애슈턴 킨스에 산다는 엠마(22)씨도 "우리 동네도 마찬가지다. 템스강이 완전히 말랐다"고 말했다. 엠마 씨의 말을 확인해 보려고 애슈턴 킨스에 가보니 냇물 너비로 흐르던 물길의 흔적만 있었다. 강 옆에 세워진 배가 생뚱맞게 보일 정도였다.
이 동네 상점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은 "1998년부터 이 동네에 살았는데 강물이 얕아진 적은 있지만 이렇게까지 바닥이 보인 것은 2011년도 가물었을 때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고 했다.

애슈턴 킨스 지역에 바닥이 보이는 템스강. (글로스터셔[영국]=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템스강 수원에서 차로 10분정도 떨어진 애슈턴 킨스 지역에도 강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있다.2022.8.16 merciel@yna.co.kr
유럽 대륙과 달리 영국의 여름은 '선풍기만 한주 틀면 된다'고 할 만큼 선선한 편이다. 미국 가정의 90% 이상이 에어컨이 있지만 영국은 5% 미만이다. 
하지만 최근 몇 해 전부터 영국인들도 에어컨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날 시골 마을인 애슈턴 킨스의 작은 상점들에서도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다. 얼굴이 빨갛게 익은 손님들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에어컨 바람을 접하곤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템스강 수원 주변 지역에서 우편 배달을 하는 스티브 씨는 "이렇게 더웠던 때가 없던 것 같다"며 "영국이 아니라 유럽 날씨 같다"고 말했다.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엔 온화하다는 영국 기후는 옛말이 됐다. 올해 여름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닥쳤다. 영국은 지난달 관측 사상 처음으로 최고 기온 40도를 기록했다.
11일부터 폭염 경보(앰버 경보)가 시작했고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여러 지역에는 가뭄이 공식 선언됐다. 잉글랜드의 지난달 강수량은 23.1㎜. 평년의 35%에 그쳐 1935년 이후 가장 건조한 7월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가뭄이 심했던 1976년 이래 가장 적다. 8월에도 비가 올 기미가 없어 벌써 겨울 가뭄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범상치 않은 여름은 글로스터셔 주변만의 걱정이 아니다. 올해 한 해의 예외적인 기상 현상이 아니라 기후 차체가 아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영국 전체의 걱정거리가 됐다.
지난해 영국엔 갑작스러운 폭우, 올해 초엔 태풍으로 피해가 심했는데 이어진 올여름엔 '역대급' 가뭄이 닥쳤다. 작년에 홍수가 나 차가 잠긴 모습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고 한다. 영국인들은 올해 여름엔 호스로 정원에 물을 주지 말고,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는 대신 샤워를 하고 머리도 매일 감지 말라는 '깨알같은' 권고 메시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비가 내리면 홍수가 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건조한 땅이 빗물을 잘 흡수하지 못해서 비가 왔을 때 물이 넘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잔디가 누렇게 변한 런던 '그린파크' [촬영 최윤정]
영국인들은 기후가 더욱 더워질 것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런던 남쪽 외곽지역에 사는 존 스위니 씨는 "집에 바닥 카펫을 걷어내고 마루를 깔았다"며 "이제 천장 선풍기와 창문 블라인드를 달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지방공무원 카렌 씨는 "생활에서 재활용을 잘하고 개인 컵을 가지고 다니는 등 친환경 습관을 지키려고 한다"며 "업무에서는 구의 203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각자 목표를 하나 이상 세우게 돼 있다"고 했다. 예술 관련 일을 하는 마이키 에스피노사 씨는 "선풍기를 사서 거의 24시간 돌리면서 더위를 견디긴 했는데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번 여름을 겪으면서 영국인들에게 기후 변화는 과학계의 가설이거나 먼 미래가 아닌 일상으로 성큼 다가와 엄중한 현실이 돼 버렸다.
 
http://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2857040&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
호수서 발견된 4구의 시신... 이게 다 기후 위기 때문? (오마이뉴스, 최현정(baltic) 기자, 22.08.17 05:10)
[글로벌 기획 - 이상기후 현장을 보다] 극단적 기후변화와 미 의회의 겸손한 진전
한국에는 물난리 뉴스가 쏟아졌는데, 내가 사는 미국 동부 뉴저지주에는 가뭄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특파원들이 전하는 서울발 폭우, 홍수 소식과 정반대로 미 동부는 근 한 달째 화씨 100도(섭씨 37.8도)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 대부분 지역에서 하천의 흐름과 지하수 수위가 평년보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저수지는 덥고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급격한 감소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뭄 위기 첫 단계 조치로 주 담당자는 주민들에게 잔디와 나무에 물 주기를 줄이고 세차 같은 필수적이지 않은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다. 계속 비가 오지 않으면 다음 단계인 가뭄 경보와 함께 주민들의 물 사용 제한 의무화 같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찌는 듯한 더위와 높은 습도 속에 물마저 못 쓰게 될까 봐 쨍한 하늘이 야속할 뿐이다. 
처음으로 바닥 드러낸 미드 호수

▲ 지난 7월 23일 미 네바다주 미드 호수 ⓒ 연합뉴스
"미드 호수에서 시체를 찾다가 다쳤다고요? 보상 가능!" 미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밸리에 있는 한 카지노 맞은편에 광고판 하나가 등장했다. 지역 법률 사무소에서 내건 이 광고판은 갑자기 전국 뉴스가 된 지역 호수로 소비자를 낚는 중이다.
지난 7일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 <씨엔엔>은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미드 호수에서 또 유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이후 네 번째다. 1936년 후버댐 건설로 조성된 미드 호수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지역 등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인공 호수다.
최근 유례없는 가뭄으로 조성 이후 처음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부패한 통에서 총상 입은 사체가 나오는가 하면 디엔에이(DNA)를 추출하기조차 어려운 오래된 시신들이 발견되는 이유다. 
1980년대 해발 373m까지 올라갔던 이 호수의 수위는 초대형 가뭄이 계속된 올해엔 처음 저수지가 채워지던 1930년대와 같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 호수의 수량이 전체 수용량 대비 27%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1일 미국 의회 신문인 <더 힐>도 미 서부 지역이 최악의 건조한 시기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0년경부터 시작된 현재의 가뭄 상황은 남쪽 텍사스에서 북쪽 오리건까지 서부 모든 지역의 수천만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미드 호수의 경우처럼 수원지가 고갈되는 사태는 물론이고 언제든 정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가뭄 감시국 자료에 따르면 미 서부의 6%가 농작물과 목초지의 비정상적인 손실 그리고 전면적인 물 비상사태 같은 '예외적' 가뭄 상태다. 23%는 '극심한' 가뭄 상태인데 농작물 손실과 빈번한 물 부족으로 당국이 물을 제한하는 '심각' 상태는 26%나 된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경우 100%가 '비정상적으로 건조'하다. 
"지금의 기후는 우리의 물 사용 방법뿐 아니라 어떻게 물을 확보하고 저장하고 주 전체에 분배할지를 재고하게 합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말 지역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비와 눈 같은 자연적인 물 공급을 기대하지 않게 된 상황에서 주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이지만 97.5%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기에 매우 다급하고 중요한 의제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원들은 지금의 가뭄이 2030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75%라는 연구를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1000년 만의 홍수, 500년 만의 폭우
"지난 며칠 동안 미국은 1000년에 한 번, 또는 한 해 0.1%의 확률이라고 하는 홍수를 4번 이상 경험했다." 지난 11일 <가디언>은 매번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미국의 여름 홍수를 이렇게 기록했다. 
작년 여름 최고 57도를 기록해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데스벨리 지역은 지난 5일 세 시간 동안 약 1인치 반(약 38mm)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연 강수량의 75%에 해당하는 양으로 '1000년 만의 사건'으로 불린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도로는 물에 잠겼고 자동차들이 떠내려갔다. 폭우에 대비하지 못한 기반 시설은 파손됐다.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미국 옐로스톤의 경우, 올여름 관광객이 40% 감소했는데 지난 6월 엄청난 홍수로 공원 안팎의 도로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미국의 공영라디오방송 <엔피알>은 여름 관광객이 줄어 울상인 부근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했다.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사라졌다면 어느 누가 숙소를 잡고 식당에 가고 래프팅이나 승마를 할 수 있겠어요?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죠."
인구 900명의 이 작은 마을 주민들은 홍수 이후 생계가 막막해졌다. 도로 복구는 앞으로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500년 만이라는 대홍수가 미국의 대표적 국립공원 옐로스톤 주민들의 삶마저 바꿔 놓았다. 
코로나바이러스에서 회복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8일, 회복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켄터키 주를 방문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37명의 사망자가 나온 홍수 피해 지역을 영부인과 둘러본 그는 "마음이 아프다"며 집중 호우와 홍수에 대한 비상 대응 비용을 연방 정부가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들은 더 이상 10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명칭부터 바꿔야 합니다." 
국립대기연구센터에서 극단 기후를 연구하는 프레인씨는 매번 기록을 경신하는 자연재해를 패턴으로 분석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석연료의 연소로 지구의 대기가 뜨거워지면서 거대한 폭우가 될 수 있는 수증기를 품게 되고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광범위한 극단적 날씨 패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매우 겸손한 진전' 상원 통과한 기후 법안
"오늘 민주당 상원은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 그들의 공정한 몫을 지불하게 만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익 집단이 아니라 미국의 평범한 가족들 편에서 처방약과 건강보험, 일상적인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줄이기 위해 투표한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일요일인 8월 7일, 미 상원은 16시간의 긴 토론 끝에 7500억 달러 규모의 의료, 세금, 기후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처방약 값을 낮추기 위한 직접적 약값 협상과 약값의 총액 상한선 설정 같은 의료 소비자 부담을 경감해주는 조치가 골자다. 무엇보다 3690억 달러를 투자해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치적 승리'라고 불리는 법안은 51:50의 근소한 차로 통과됐다. 만면에 웃음을 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가장 왼쪽의 버니 샌더스부터 가장 오른쪽에서 있는 조 만친까지 모두 아울러야 했던 힘든 과정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흡족해하는 만친 의원과 달리 의회 계단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는 버니 샌더스 의원의 사진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공룡 예산 법안의 구멍들이 여전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 법안을 지지할 겁니다. 기후 변화의 위기를 고려할 때, 환경단체들은 이것이 한 걸음 전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한 걸음 전진한 거니까요." 버니 샌더스는 MSNBC와 인터뷰에서 '매우 작은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매일매일 극단적인 기후 위기를 직접 겪고 느끼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이번 법안은 느리고 답답하지만 앞으로 전진이라고 믿고 싶다. 우리의 지구가 성난 모습을 자제하고 얼마나 느긋이 우리를 기다려 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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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7120300005
[정수종의 기후변화 이야기] 폭우와 폭염, 엎친 데 덮친 격 (경향,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2022.07.12 03:00)
지난주 장마에 이은 폭염으로 완전히 썩어버린 농작물에 대한 TV 뉴스를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오고 풍작을 기원하며 열심히 농사를 지었을 농부들의 마음은 나보다 더 힘들겠지만, 괜히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내가 제대로 연구를 안 해서 그런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바로 이 폭염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과학자들은 해가 갈수록 온실가스 증가에 따라 강력해지는 폭염의 심각성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해왔다. 그런데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기후변화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여전히 과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후변화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이다. 아침 출근길부터 피부를 다 태워버릴 것만 같은 뜨거운 폭염, 이것이 기후변화의 증거이며 기후위기의 현재라고 믿으면 된다. 모든 것이 타버리기 전에 믿어야 한다. 이미 폭염은 우리에게 충분히 기후위기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눈치 없는 사람이 모를 뿐이다.
기후변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왜 요즘 갑자기 기후위기라는 말을 많이 쓸까라고 궁금해할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1980년대는 주로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많이 썼고, 1990년대부터 지구온난화보다는 기후변화라는 용어를 더 많이 써오다가 2020년 이후 기후위기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용어의 흐름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지구온난화는 말 그대로 보면 “지구가 따뜻해진다”라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구? 나랑 전혀 상관없는 일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적어도 한국에서는 지구온난화라는 용어가 크게 히트 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지구온난화도 기후변화의 한 부분이지만 1990년대 이후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지구온난화보다는 인지도가 조금 올라갔다. 사람들이 기온, 강수량 등의 변화를 조금씩 체감하기 시작하면서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우리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 같다. 게다가 변화라는 단어를 통해 많은 의미를 전달하며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들어 많이 쓰이고 있는 기후위기라는 용어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기온과 강수량의 양적 변화를 넘어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간간이 위기라는 말을 많이 쓰기는 했지만, 2020년 153개국 1만10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국제학술지를 통해 내놓은 성명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를 통해 본격적으로 기후위기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 1만1000명이라는 숫자의 다양한 분야 과학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짧게는 몇년 길게는 몇십년을 연구한 많은 학자들이 적어도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동시다발적 극한기후로 복합재해
결국 시대별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기후위기로 주요 용어가 바뀌는 과정을 돌아보면,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서 지구의 문제로 치부하던 일들이 나의 일이 될 만큼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 탄소중립을 만들자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후위기의 위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2022년의 반을 겨우 지난 시점이지만 올해는 정말 기후위기의 위력을 세삼 실감하고 있다. 올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동해안 산불을 시작으로 여름이 무르익기도 전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갑자기 단숨에 300㎜의 비를 퍼붓고,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후위기의 특징인 복합재해(complex hazards)이다. 근래 나타나는 가뭄, 폭우, 폭염 등의 극한기후현상(extreme climate)은 하나의 현상만 특정 시점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극한기후현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타나거나 동시에 여러 개의 현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연속적인 또는 동시다발로 나타나는 극한기후현상으로 인한 재해를 복합재해라 정의하고 있다. 급격한 폭우를 통해 일차적인 피해를 입은 농작물이 폭염에 노출되어 더 이상 생물이 아닌 무생물로 변하게 만든 힘, 그것이 복합재해이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재해는 단순히 농작물의 생태학적 피해를 넘어 농작물의 공급량 부족으로 인해 시장경제에 영향을 끼치고, 내 주머니 경제까지 위협할 수 있다. 올봄 대형 산불의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은 동해안 지역에 강한 집중호우가 닥치면 토사유실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하고 주변 민가에 산불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만약 장마가 완전히 끝나고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물이 없는 지역의 땅은 마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땅속의 물인 토양수분(soil moisture)이 마르기 시작하면 땅이 황폐화되는 것을 넘어 사막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물이 담겨 있던 저수지가 바싹 말라버리면 그때부터는 저수지 바닥에 있던 유기물이 썩고 탄소를 배출하는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둔갑해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몇 가지 사례들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에서 나타났던 복합재해 현상들이다.
예측 어려우니 모니터링 잘해야
과거라고 말하긴 조금 애매하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폭염, 가뭄, 폭우, 한파 등 하나의 극한기후현상만 잘 예측하고 대응하면 되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가 아닌 복합재해를 예측하고 대응해야 하기에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사실 극한기후현상은 평균이 아닌 말 그대로 극한값이라 하나의 현상도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극한값의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극한기후현상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극한기후현상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복합재해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내일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보다도 몇만 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가도 예측은 어렵겠지만, 극한기후현상의 메커니즘에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지구시스템의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변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방정식을 풀고 있는 상황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컴퓨터가 있더라도, 아무리 똑똑한 과학자가 있더라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측이 어렵다면 결국 우리는 현재를 잘 모니터링해야 한다.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덮치기 전에 막을 수 있게, 하나의 극한기후현상이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복합재해의 가능성을 빠르게 진단하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극한기후현상에 관여하는 기후시스템(인간-대기-해양-식생-토양-하천)의 개별 요소 각각에 대한 모니터링 및 요소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진단을 빠르게 해야 한다. 폭염이라는 기온의 극한값(아주 높은 온도)이 발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인간의 반응, 바람의 반응, 생태계의 반응, 토양의 반응 등 그리고 인간과 식생의 상호작용, 대기와 토양의 상호작용, 해양과 육상의 상호작용 등을 즉각적으로 분석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폭염이 아닌, 폭우도 마찬가지다. 개별 극한기후현상은 복합재해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즉각적으로 진단되어야 한다.
다음주에 또 폭염과 폭우가 올 것이라고 한다. 복합재해의 불씨가 댕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제발 불씨가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럼 이제 우리 모두는 예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지난봄에 산불이 크게 났던 지역들은 이번 폭우 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 200㎜ 정도 비가 와야 피해가 발생했다면, 어쩌면 지금은 반대로 100㎜, 50㎜만 와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물을 빨아들여줄 나무와 풀이 없기 때문이다. 폭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폭염이 지속될 때와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올 때는 피해 양상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복합재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그 정도 전문가는 충분히 있으니까. 함께 논의하면 복합재해 불씨를 꺼버릴 수 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1050631.html
40℃ 훌쩍 넘긴 남유럽 ‘이례적 폭염’…“인간이 부른 기후변화 탓” (한겨레, 박병수 선임기자, 2022-07-12 15:06)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부유럽 40℃ 넘어
프랑스·영국도 열파 북상으로 ‘후끈’
1975년 이후 가장 큰 열파로 기록될 듯
산불도 이어져…“진화에 3천여명 동원”
스페인 등 남부 유럽이 40℃가 넘는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포르투갈에선 뜨거운 공기와 건조한 날씨가 만나 산불이 잇따랐다.
스페인 남부 도시 세비야는 11일(현지시각) 42.2℃, 동부 도시 바다호스와 메리다도 수은주가 42℃ 가까이 치솟았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루벤 델 캄포스 스페인 기상청 대변인은 “이번 열파는 정말로 예외적인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을 달구고 있는 이번 열파는 10일 본격화했으며 앞으로 9~10일 정도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캄포스 대변인은 “이번 열파가 1975년 이래 스페인에서 있었던 가장 긴 열파로 기록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여름에 사하라 사막의 열파가 유럽에까지 미쳐 폭염을 몰고 오는 건 아주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열파가 더 잦고 강도도 세지고 있다. 프리더릭 오토는 영국 임페리얼 대학 교수는 “여름 열기에 관한 한, 기후변화가 완전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예외적이던 열기를 매우 잦은 여름 기상조건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지구가 “과거 10년간 우리가 태운 화석연료 때문에 더 뜨겁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은 지난달에도 기온이 40℃ 이상으로 치솟는 열파를 겪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열파로 스페인의 여러 관측 기록들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스페인의 더운 여름은 강수량 부족을 동반하고 있어 고통을 더하고 있다. 스페인의 저수량은 11일 현재 45.3%로 과거 10년간 같은 시기의 평균 저수량 65.7%에 못 미치고 있다.
이웃나라 포르투갈에서도 지난 주말 수은주가 44℃까지 치솟았다. 11일엔 조금 기온이 수그러들었으나 며칠 안으로 다시 뜨거운 공기가 지면을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더위에 산불도 잇따라 수도 리스본에서도 주변 산에서 발생한 불로 인한 연기가 관찰되고 있다. 포르투갈 당국자는 “산불 진화에 소방관 3천명이 동원됐다”며 “지금까지 산불로 적어도 29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회원국에 지원을 권고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며칠 안에 우리는 최대 리스크 상황을 겪을 것”이라며 “조그만 실수가 큰 화재를 낳을 수 있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열파는 남유럽을 거쳐 프랑스와 영국까지 북상하고 있다. 프랑스는 11일 수은주가 30℃ 위로 치솟았고 이튿날엔 일부 지역 기온이 39℃까지 올라갈 것이란 예보가 나왔다. 특히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는 열파가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보됐다.
영국은 11일 런던이 33℃를 기록하는 등 더위가 몰려오자, 두번째로 높은 단계의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 기상청의 러베카 쉬어인은 “다음주 초까지 영국 남동부 지역의 기온이 35℃를 넘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7172155005
47도 폭염, 늘어난 산불, 70년 만의 가뭄…지중해가 ‘지글지글’ (경향, 박효재 기자, 2022.07.17 21:55)
유럽·아프리카 이상고온
곳곳서 산불 피해 잇따르고
이탈리아 곡창은 바짝 말라
고령층 온열질환 사망 급증
기후변화 피해 갈수록 커져
프랑스와 스페인, 모로코 등 지중해 일대 유럽·아프리카 국가들이 40도를 넘나드는 이상고온과 이에 따른 잦은 산불, 가뭄에 신음하고 있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산불, 온열질환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지롱드 레지옹에서는 16일(현지시간) 밤새 커진 산불로 1만㏊ 면적의 산림이 타고, 주민 1만4000명이 대피했다. 소방인력 1200명이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지난주 최고기온이 45.7도를 찍었던 스페인도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스페인 남부 말라가주의 유명 휴양지 미하스에서는 이날 산불로 관광객과 현지 주민 등 3000여명이 대피했다. 북서부 카스티야이레온 자치주와 포르투갈 국경 인근 에스트레마우라주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재난대응군이 투입됐다.
모로코 북부지역 라라슈, 테투안, 타자 등에서도 이날 산불로 1500㏊ 면적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1명이 숨졌다. 가장 불길이 크게 번진 라라슈에서는 1100여가구가 대피했다.
포르투갈은 이날 47도까지 치솟았던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산불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작년보다 더 거세진 불길에 피해는 훨씬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포르투갈 산림당국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산불로 3만9550㏊ 면적이 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많다.
70년 새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는 에밀리아로마냐주, 롬바르디아주 등 북부 포강 일대 5개 지역에 이달 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밀과 쌀 등 이탈리아 곡물의 40%가 자라는 포강 계곡에는 지난 4개월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이탈리아의 강수량은 지난 30년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당국은 비상사태 선포 지역에 가뭄 대응 비용으로 3650만유로(약 487억원)를 배정했다.
현재 유럽의 폭염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뜨거운 고기압이 유럽 상공에 머무른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폭염이 잦아지면서 산불과 가뭄의 발생 빈도와 강도, 지속 기간 모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남부 일부 지역 기온이 최고 41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으며, 18일에는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그리스 수도 아테네 인근 페리자와 남부 크레타섬 해안 도시 레팀노에서 발생한 산불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다.
이상고온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인명피해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일주일 동안 폭염으로 360여명이 열사병으로 숨졌고, 포르투갈 보건부는 지난 7~13일 폭염으로 238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영국은 18~19일 40도에 육박하는 고온이 예상됨에 따라 사상 최초로 잉글랜드 본토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 역사상 최고기온은 2019년 7월25일 케임브리지에서 관측된 38.7도였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207192256015
‘불의 대륙’ 된 유럽,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였다 (경향, 김서영 기자, 2022.07.19 22:56)
더 빈번해지는 이상기온에 분리 저기압 타고 열기 유입
북극 온난화 영향 바람 줄고 해류 약화 - 토양 건조 악순환
유럽 곳곳에서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폭염 강도와 빈도의 변화 속도가 지구상 그 어느 곳보다 빠르다면서, 유럽이 ‘폭염의 핫스폿(중심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은 네덜란드·스위스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폭염과 맞물려 잇따르는 산불로 인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각각 35도, 40도를 넘기며 역대 최고기온에 도달할 것이라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스위스 또한 제네바의 낮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축에 속했던 동유럽 폴란드까지 지난달 무더위를 겪었고, 아일랜드 더블린은 1887년 이래 최고기온(33도)을 기록했다.
뜨거워진 공기 탓에 산불이 잇따랐다. 가디언이 종합한 산불 지도를 보면 지난 일주일간 유럽 전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해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에서 이재민 수만명이 발생했다. 각지에서 열사병으로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추가 인명피해 또한 예상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기후변화가 사람들과 생태계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폭염은 큰 틀에서 보면 기후변화로 이상기온이 더 빈번해지는 것에 기인한다. 여기에 더해 이번 폭염의 경우 포르투갈 연안의 분리 저기압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유럽으로 유입시켰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저기압은 주변 대기를 끌어들이는데, 유럽에서 제트기류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그사이 저기압이 형성되는 바람에 뜨거운 공기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유럽을 ‘폭염의 핫스폿’이라고 표현한 카이 코른휴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분리 저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올린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의 에피 로우지 박사 역시 “지난 2주간 유럽에 분리 저기압이 형성됐으며 바람이 약한 지역에 폭염을 지속시켰다”고 설명했다.
북극의 온난화도 유럽의 폭염을 가속화하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코른휴버 교수는 지적했다. 북극과 적도 간의 온도차가 감소하면서 여름철 바람이 줄어들어 이 같은 기상 환경을 오래 지속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로우지 박사는 약해진 해류가 대기 순환의 변화를 일으켜 유럽의 여름이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건조한 토양은 폭염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51743.html
‘40도 열돔’ 화상 입은 유럽…“40년 넘게 간다, 이런 폭염” (한겨레, 김미향 박병수 기자, 2022-07-20 18:29)
영국 40.3℃ 역사상 가장 더워
폭염 적색경보, 학교 휴교령
철로 휘어 전차 운행 중단도
그리스·스페인 등 곳곳 산불
유럽 각국 수돗물 사용 제한
유럽이 40℃가 넘는 폭염에 산불까지 겹치며 몸살을 앓고 있다. 폭염은 올여름 내내 이어지고 앞으로 40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와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종류의 폭염이 앞으로 수십년간 더욱 잦아질 것이며 적어도 2060년까지 기후 악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 응용기후서비스 책임자인 로버트 스테판스키도 이 자리에서 “폭염이 언제 끝날 것인가 모든 사람이 묻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다음주 중반까지는 아닐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국제기구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강화하고 냉난방, 교통과 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변화하는 기후에 맞게 개선하는 전반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은 이날 중부 링컨셔 코닝즈비의 기온이 오후 4시 기준 40.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기상관측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런던 시내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 히스로가 40.2℃, 큐 가든이 40.1℃로 여러 곳에서 40℃를 넘어섰다. 영국 정부는 이런 이상 기온에 맞서 지난 17일 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영국 사회가 사실상 마비됐다. 곳곳에서 철로가 휘고 포장된 도로가 녹았다. 고압 전력선이 늘어져 내려와 전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많은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다. 런던의 응급차량은 열사병 등에 노출된 환자들의 긴급 호출 증가로 운행이 늘었다. 영국 기상청의 스티븐 벨처 과학최고책임자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인 기온을 만들어냈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이런 극단적인 열파가 3년에 한번 영국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사정도 비슷했다. 파리의 19일 오후 3시 현재 기온은 40.1℃까지 올라 기상관측 150년 역사에서 세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64개 지역에서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폭염과 함께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남서부의 유명한 와인 산지 지롱드에서는 지난주 시작된 산불로 2만㏊(200㎢)가 불탔으며, 3만7천명이 대피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로 고통을 겪고 있다. 다만, 이튿날인 20일 아침 기온은 영국 런던은 아침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고 프랑스 파리 낮 최고 기온도 25도에 그쳤다.
서유럽 전역에 이상 고온을 몰고 온 이번 열파는 서부 유럽에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열돔’ 고기압에서 비롯됐다. 이 열돔은 포르투갈 서부에 발달한 저기압이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계속 유입하는 구실을 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그로 인해 포르투갈의 14일 기온이 47℃까지 치솟았고, 16일 현재 기준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열파의 영향으로 658명이 숨졌다. 열돔은 동쪽으로 움직이며 서유럽뿐 아니라 독일 중·동부 지역과 폴란드, 스칸디나비아반도 남부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들은 수돗물 사용을 제한하는 등 폭염 대응에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스위스 남부 멘드리시오 지방정부는 지난 15일 식수로 공급되는 수돗물로 세차를 하거나 수영장 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도 폭염으로 급증한 물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런던 등 일부 지역에서 수압을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물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기후가 서늘한 편이었던 영국은 에어컨을 설치한 가구가 적어 많은 시민들이 이번 폭염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우리가 익숙했던 기온보다 매우 덥거나 매우 추운 기온을 견디기 위해 기반시설을 교체하고 향상하는 데 긴 과정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지하철엔 냉방 장치가 없는 노선도 있다. 이들 시설을 전부 고치려면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밝힌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이미 심각해진 전세계 식량과 에너지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해나 클로크 레딩대 수문학 교수는 이날 <가디언>에 “이번 폭염은 기후 비상사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기록적인 날씨와 에너지 가격의 충격에도 정치인들에게 진지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2/08/11/XFLJE4BNSRBSNP5FVIK7JDTKZI
세계 경제 녹이는 폭염, 서울에 특히 치명적인 이유 [WEEKLY BIZ] (조선일보, 안상현 기자, 2022.08.11 22:00)
[Cover Story] 운송·물류·도시경제에 직격탄 ‘폭염의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