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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프로TV'는 어떻게 지난 대선 손석희의 자리를 대체했나 (경향, 칼럼니스트 위근우, 2022.01.01.)

새벽길 2022. 1. 10. 05:19

2022-01-03 22:31
삼프로TV에 대해 설명한 글 중에 제일 제대로 분석하고 있는 글이라고 본다. 윤석열은 너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이재명 후보가 문제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윤석열만큼은 아니다. 여기에 심상정 후보나 안철수 후보의 것도 사람들이 찾아보고, 변혁당의 이백윤 후보나 한상균 후보도 삼프로TV에 나왔으면 좋겠다 싶다. 물론 진짜 나온다면 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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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112311644005#c2b
[위근우의 리플레이] '삼프로TV'는 어떻게 지난 대선 손석희의 자리를 대체했나 (경향, 칼럼니스트 위근우, 2021.12.31 16:44)
나라를 구했다는 ‘삼프로TV’ 인기가 말하는 것
조회 수도 이재명 후보 쪽이 높았지만 정책 이해나 설명에 있어서도 윤석열 측의 패배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해 그의 발언은 구체적인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는 말은 저토록 준비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대통령이 되는 것에 무관심할 뻔했던 걸 바로잡아줬다는 의미다. 즉 이번 방송의 화제성은 방송 자체의 완성도 이상으로 윤석열이라는 유력 후보의 준비 부족을 선명한 해상도로 비춰냈다는 점에 있다.
확실한 건, 이미 많은 언론이 윤석열의 다양한 실언을 전했음에도 이번 ‘삼프로TV’에 이르러서야 유의미한 수준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컸던 지난 두 번의 대선에 이어 또다시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뉴 미디어의 승리를 선포하는 사건인 걸까. 그렇기도 아니기도 하다.
기존 대선 토론은 나열식 질의응답
시간제한에 철학의 깊이 구분 한계
토론 형식 문제로 ‘TV 외면’ 불러 
‘삼프로TV’ 진행자 겸 공동대표인 이진우 기자는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실제 앞서 토론이라고 하는 걸 보면, 질문을 하나 던지면 답변이 하나 나오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간다. 나열식의 질의응답은 철학의 깊이가 있는 후보와 단기 공부한 후보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다. 제대로 된 토론을 하려면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나오면 그 답변에 대한 재질문, 재답변, 재재질문, 재재답변을 통해 끝을 봐야 한다”며 이번 방송의 화제성에 대해 설명하는 동시에 기존 대선 후보 토론 형식에 대해 비판했다.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다른 후보들보다 언변과 논리가 부족해도 대충 수사적 구호를 반복하고 상대 후보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만큼 부정적 여론이 나오진 않을 것이다. ‘삼프로TV’ 대선 후보 특집이 화제가 된 건, 그런 꼼수가 훤히 드러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공격적이지 않되 논리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파고드는 구체적 질문이 점층적으로 반복될수록 준비가 부족한 인터뷰이는 같은 말만 반복하거나 아까 했던 말과 논리적으로 상충하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정확히 대중이 언론에 바란 검증이 이런 것이었다.
‘삼프로TV’에선 정책 하나만 다
질문·답변 후 재질문·답변 ‘집요’
후보 역량 선명해져 조회 수 열광
사실 이번 ‘삼프로TV’ 대선 후보 특집의 형식과 방법론은 단순명료하다. 한 명의 후보만 불러 경제 정책 하나에만 집중해 완성본 기준 1시간30분 동안 질문하고 답변에 대해 다시 질문하고 그 답변에 다시 질문하는 방식으로 후보가 하는 말들의 내적 정합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5년 전 손석희가 했던 걸 현재 유튜브 ‘삼프로TV’가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대중성과 해당 채널 170만 구독자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뉴 미디어의 승리라고 보긴 어렵다. 그보단 기존 매체들이 충족하지 못하던 저널리즘의 본령을 유력 유튜브 채널에서 꽤 잘 구현했다는 게 진실에 가깝다.
중요한 건 파편적이고 자극적인 말이 아닌, 말과 말 사이를 잇는 유기적 논리다. 그걸 파헤치고 검증하지 않는 막말의 소개와 소비는 정치와 투표에 대한 환멸로 이어질 뿐이다. 자칭 뉴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성공 이후 선명한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수많은 유튜브 채널이 등장해 극렬 정치 팬덤에 기생하며 조회 수를 유지해왔지만 바로 그 이유로 일말의 확장성 없이 자기들끼리 확증편향만 강화해왔다. ‘삼프로TV’의 이번 영상이 영향력을 발휘한 건 정확히 그 대척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야당 후보 ‘경제 유튜브가 더 공정’
지상파는 ‘토론 불응’ 이유 찾을 때
이재명 본인은 어떤가. ‘삼프로TV’ 출연으로 20대 남성 지지율이 올라가자 그들의 입맛에 맞추겠답시고 정말로 뉴 미디어로서 새로운 진보 의제 형성을 위해 애써온 ‘닷페이스’와 ‘씨리얼’ 출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혐오 정서가 강한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디씨인사이드’ 눈치나 보던 김남국 의원이 주도한 모양새다.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는 말은 그래서 다시 독해될 필요가 있다. 상당히 의미 있는 현상이 벌어졌을 때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도 시대를 읽는 역량이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554
삼프로TV 현상, 2022년 대선 정국 뒤흔들다 (미디어오늘, 금준경 조준혁 기자, 2022.01.05 00:05)
경제·게임 분야 유튜브 채널 대선 후보 대담 콘텐츠 주목 
이슈 중심 중도 시청층에 ‘선택과 집중’ ‘맥락’으로 차별화
언론 무용론까지 나오지만, 상호보완과 자극제 역할 중요
삼프로TV, 새로운 유형의 선거 콘텐츠 신호탄
기존 유튜브 정치·시사 콘텐츠 채널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었다. 특정 정파 지지자들을 타깃으로 시사 현안을 다루는 ‘정파적 콘텐츠’와 정치인들이 자신의 홍보 수단용으로 운영하는 ‘홍보 콘텐츠’다. 두 유형의 유튜브 정치·시사 콘텐츠는 ‘확장성’에 한계가 분명했다. 선거는 ‘중도층 공략’이 관건인데 이들 콘텐츠는 성격은 물론 구독자층 자체가 ‘지지자’ 기반이다 보니 결국 정파 내에서만 소비됐다. 
이슈 중심 시청층에 ‘선택과 집중’ ‘맥락’으로 차별화
이런 가운데 등장한 ‘삼프로TV’와 ‘김성회의 G식백과’로 대표되는 유튜브 대선 후보 대담 콘텐츠는 기존 유튜브 속 정치·시사 콘텐츠와는 달랐다. 정치·시사를 표방한 채널이 아닌 특정 전문 분야 채널이 해당 분야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고, 시청층은 이들 채널의 구독자층 중심으로 형성돼 비교적 정치 관여도가 낮은 중도층의 관심이 높았다. 이들 채널은 후보자들과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는 점에서도 기존 유튜브 정치·시사 콘텐츠와도 차이가 있다. 
내용 측면에선 특정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맥락을 끌어내는 인터뷰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는 자유로운 편성이 가능한 유튜브 채널로서의 ‘차별성’이지만 동시에 기성 미디어에서도 호평을 받은 ‘양질의 인터뷰’와 다르지 않다.
이진우 ‘삼프로TV’ 공동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토론을 하려면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나오면 그 답변에 대한 재질문, 재답변, 재재질문, 재재답변을 통해 끝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례적 댓글 반응, 이재명 안철수 캠프도 ‘긍정 평가’
새로운 유형의 유튜브 정치·시사 콘텐츠는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안철수 캠프는 유튜브 출연이 지지율 상승 효과로 이어진 ‘수혜자’로 꼽힌다. 권순정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팀장은 4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삼프로TV’의 주 시청자층이 양극단의 사람 진영 사람보다는 중도층이 상당히 많은 걸로 본다”며 “제가 볼 때 (지지율 상승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새로운 중도층이라고 하는 20대가 유튜브를 통해 접하면서 안 후보의 도덕성, 정책 능력을 보고 안철수의 정치를 소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MBC PD출신인 김영희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본부장은 “정책 홍보나 이미지 홍보에 있어 유튜브의 영향력이 TV보다 커졌다”며 “‘삼프로TV’ 출연의 경우 후보의 지식과 능력이 방송 취지와 잘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상대적인 효과도 있다. 윤석열 후보가 나오지 않았거나, 다른 식으로 답했다면 이 정도까지 이슈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기성 미디어의 선거 콘텐츠와는 다른 시청자의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두 채널 모두 후보자 정책에 대해 ‘예상치 못한 면을 봤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
‘유튜브 트렌드 2022’의 저자 김경달 씨로켓 운영자는 “대선 후보를 이해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만 앞세운 거친 댓글이 거의 안 보이고, 경제정책과 관련한 두 후보의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가족 간에 갈등이 있었는데, 영상을 통해 후보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계기가 됐다는 댓글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시민에 ‘정보 제공’ 언론에 ‘자극제’… ‘표 중심 접근’ 한계도
‘삼프로TV’ 등 콘텐츠가 의미 있지만 기성 방송과 ‘삼프로TV’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을 필요도 있다. 우선 특정 계층이나 집단이 아닌 시민 전반을 대상으로 한 방송 매체의 특성상 후보를 초청해 특정 분야에 한정해 질문하기 어렵다. 실제 KBS 뉴스9은 지난 3일 이재명 후보 인터뷰를 24분 동안 진행했는데 부동산, 청년 일자리, 세대 갈등, 종전선언, 방역패스, 저출생 등 다양한 현안을 물었다. 선거방송 규제가 강력하게 작용해 특정 후보를 초청하지 않거나, 분량 등 균형이 깨지면 심의 제재에서 자유롭기 힘든 면도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토론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등 규제의 개입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과거 차명진 전 의원이 총선 후보 시절 녹화 토론에서 세월호 관련 막말을 했는데 선거방송토론이었기에 편집할 수도 없었다. 이 정도로 방송사의 재량권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선거 방송토론이나 대담은 방송사의 독점적인 영역이라 관행적으로 진행해왔기에, 변화를 위한 노력이 적었던 면도 있다”고 전했다.
‘삼프로TV’ 콘텐츠의 의미가 크지만 이들 콘텐츠가 언론의 대체재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후보자의 ‘표밭 관리’ 차원의 분야별 유튜브 출연이기에 이해득실을 따진다. 한 종합일간지 정치부 기자는 “후보들은 영향력 있는 이익단체나 집단을 중심으로 표밭 관리를 하는 선거운동을 해왔다. 이것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이재명 후보의 ‘씨리얼’ 출연 취소라고 생각한다. 표가 나오지 않거나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면 그 분야에 접촉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삼프로TV’ 현상에 주목하면서도 매체 성격과 콘텐츠의 목적 등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게임, 경제 등 특정 분야 유튜브 채널의 분야별 접근으로는 교육, 균형발전, 기후위기 등 큰 규모의 이야기나 첨예한 쟁점 사안을 담기는 어렵다. 그래서 공영방송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정책협력실장은 그러나 “‘삼프로TV’가 특정 주제를 1시간 반 분량으로 구성해 충분한 답변을 후보에게 듣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며 “예를 들어 방송사들이 협의해 EBS는 교육, KBS는 기후위기, MBC는 지역균형발전 등 서로 이슈를 나눠 집중 인터뷰를 하는 편성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현행 선거방송 관련 규제가 적절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변하지 않으면 또 다른 ‘삼프로TV’의 등장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