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티베트 사태, 돌파구는 있는가? (사람 33호 | 2008년 7-8월호, 이남주)

새벽길 2008. 8. 22. 20:50
이남주 교수의 아래 글조차도 꽤 되었다. 하지만 티베트 사태를 제대로 바라보는 데 의미있는 글이라 생각하여 담아온다.
 
사실 아직까지 티베트 사태를 파악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관점을 세우지 못했다.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계기를 티베트 독립을 위한 계기로 삼으려는 시도를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지만, 그렇게 티베트가 독립하는 게 타당한지도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이남주 교수의 글에 나오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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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사태, 돌파구는 있는가?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33호 | 2008년 7-8월호, 이남주 |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계간 창작과비평 상임편집위원)
 
지난 봄 티베트문제가 갑작스럽게 한국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등장하였다. 3월 10일 티베트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시작되고 인명피해가 확인되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티베트로 모아졌다. 그 여파로 샌프란시스코, 런던, 파리 등지에서 성화 봉송을 둘러싼 충돌이 발생하면서 중국과 서방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특히 4월 27일 서울을 통과하는 올림픽 성화를 ‘수호’하기 위한 주한 중국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폭력사태를 유발하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티베트문제가 다시 갑작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5월 12일 중국 쓰촨을 강타한 지진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쓰촨에서의 구조활동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이다. 쓰촨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8만 명을 훨씬 넘을 정도로 그 피해가 컸고 상황이 긴박하였기 때문에 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티베트문제로 인하여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국제사회, 특히 각국 정부가 쓰촨 대지진을 계기로 중국과의 화해무드를 조성하고자 하는 의도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언제 다시 티베트문제가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의제로 등장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티베트문제를 둘러싼 논란만으로도 우리사회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영향을 남겼다. 티베트문제를 티베트 독립이라는 의제와 연결시켜보는 일부 한국인들의 의견과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정부와 중국인들의 입장 사이의 커다란 간격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각각의 시각은 중국이 국력의 증가와 함께 패권주의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하였다는 주장과 서방국가들이 중국의 성장을 막기 위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행위에 한국도 동조하기 시작하였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며 한중의 상호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인식을 재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티베트문제는 대중의 관심사에서 계속 존재하고 있는가의 여부와 관계없이 신중한 평가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