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대안사회, 대안이론

100년 전 변혁운동에는 있었고 우리 시대 포퓰리즘에는 없는 것 (프레시안, 장석준, 2021.02.17)

새벽길 2021. 2. 17. 14:35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구체적으로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녹색 전환이 어떻게 가능할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특히 대부분의 노동조합들이 탈탄소사회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는 상황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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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변혁운동에는 있었고 우리 시대 포퓰리즘에는 없는 것 (프레시안,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위원 | 2021.02.17. 08:08:39)
[장석준 칼럼] 다시 노동조합에 주목하자
지난 세기 초 변혁운동에는 있었고 우리 시대 포퓰리즘에는 없는 것 
완전고용 국면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계 노동조합 
정의로운 녹색 전환을 위한 산업인 연합으로 
우리가 시급히 타진해야 할 것은 노동조합의 근본적 전환이다. 현실 노동조합의 구성 요소들에서 출발하되, 노동조합운동 전반을 우리 시대의 요청에 맞게 철저히 뜯어고치는 것이다. 전환의 주요 내용으로는 이 글의 논지만으로도 두 가지를 끌어낼 수 있다. 
첫째는 완전고용의 새로운 실현이다. 21세기에 이를 가능케 할 방안, 혹은 과거의 완전고용에 유사한 어떤 상태를 만들어낼 방안이 무엇인지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국가-사회의 개입을 통해 이를 실현하는 게 노동조합의 근본 과제 중 하나가 되어야 하며, 이 점에서 노동운동의 이념적 전통과 지향이 새롭게 강조되어야 한다.
둘째는 오랜 역사적 관성과 단절한 노동조합의 새로운 존재 방식과 행동 양식의 구축이다. 이 점에서, 기후 위기 대응을 단순히 기존 노동조합의 위기로만 볼 게 아니라 새로운 노동조합의 기회로 봐야 한다. 노동계급 입장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녹색 사회로 전환하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바로 이 정의로운 녹색 전환을 기존의 단체협상 관행에 부가되는 과제가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의 새로운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말하자면, 탈탄소사회로 나아가는 산업인 연합들이 필요하다. 기존 노동조합들이 이런 연합의 기능을 새로운 중심 과제로 삼든가, 아니면 아예 이를 표방하는 새 노동조합들이 건설되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급격한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계속 대규모로 퇴출되거나 배제될 노동력, 아니 더 정확하게 산업 인력을 녹색 전환을 통해 재배치하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이런 역할을 중심에 둘 때에 노동조합은 그나마 협상력이 남은 부문을 중심으로 한 분파적 조직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대중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결론은 기후 위기 대응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답답한 교착 상태를 뚫는 데 반드시 필요한 노동조합의 전환을 위해서도 말이다. 역으로 보면, 이렇게 전환된(적어도 전환 중인) 노동조합이 함께 할 때에만 녹색 전환은 비로소 진지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