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쉬어가며 보는 영화 17

미나리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한예리에 주목했다. 그녀는 예전부터 왠지 끌렸고, 그녀가 계속 좋은 연기를 보여주길 바랬는데, 미나리에 출연한 거다. 미나리는 너무 기대를 하고 봐서인지 처음에 볼 때에는 생각만큼 괜찮지가 않았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최고였고, 미국의 평론가들과 관객들이 환호한 이유가 있을 텐데 싶어, 그게 뭘까 궁금해했다. 리뷰들을 봐도 그럴싸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고... 한국에서 환호하는 거야 미국에서 상을 받았다니 제2의 기생충을 기대하며 국뽕 때문에 그런 거겠지 싶었다. 마지막에 윤여정이 집에 화재가 난 이후 사망하고 남은 한국인 가족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여주지 않는 대목도 좀 이해가 안 되었다. 더욱이 이 영화는 80년대 한국계 미국 이민자들의 삶을 잘 보여주는 것에 불과한데, 미..

영화 '러브레터', '윤희에게'

영화 '라스트 레터'를 보려고 하다가 그 전에 영화 '러브레터'를 다시 보기로 했다. 라스트 레터가 러브레터의 속편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형식을 가지고 있어서다. 얼마 전에 김 모씨와 대화를 하는 도중 일본여행 얘기가 나오고 나중에 러브레터 배경이 되는 도시에 가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 때는 그 도시 이름이 생각이 안 났다. 김희애가 주연한 영화 '윤희에게'의 배경이 되는 도시라고도 했고, 이 두 영화 때문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샷포로 옆에 있는 그 도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던 이유는 뭘지... 지금은 당연히 오타루가 떠올랐고, 러브레터와 윤희에게에 나왔던 장소들을 구글맵의 '가고 싶은 장소'에 표시를 해두었다. 그런데 언제나 가볼 수 있을지... 영화 러브레터 속 후지이 이츠키가 살던 집은 오타루..

자신을 사랑하라 - 마이 미씽 발렌타인

1초 빠른 여자 샤오치와 1초 느린 남자 타이의 만남을 그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영화. 패티 리는 은근히 매력이 넘친다.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밝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당연하겠지만, 해피엔딩이어서 나에게 적당한... 영화 초반 "자신을 사랑하라. 아무도 널 사랑하지 않으니까."에서 영화 마지막에 "자신을 사랑하라. 누군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로 바뀐다. 왜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지 그 이유만 다른데, 이해가 된다. 나도 후자가 되었으면... 발렌타인에 이렇게 의미부여하는 것만은 조금 나와 맞지 않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날로 생각하면 된다. 시간이 멈춘 사이에 샤오치와 타이가 가서 사진을 찍은 대만의 해변에 가보고 싶다. 마이 미씽 발렌타인 My Missing Valentine, 消失的..

<비카인드 리와인드> 감독:미셸 공드리, 주연:잭 블랙·모스 데프

이런 영화도 있었군. 주연배우를 보니 잼 나는 코미디 영화일지 금방 감이 온다. 그러고 보니 비디오데크는 있는데, 여기에 비디오를 넣어 본 지도 4-5년은 지난 것 같다. 혹시 고장나 있는 것은 아닐까. 이사를 가게 되면 순위안에 드는 과제 중의 하나로 비디오 빌려보기를 포함시켜야겠군. ------------------------------------ 실컷 웃다보면 가슴이 훈훈해지네 (시사인 [69호] 2009년 01월 05일 (월) 13:59:21 김세윤 (영화 에세이스트)) 감독:미셸 공드리, 주연:잭 블랙·모스 데프 비디오의 앞날은 그야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카세트테이프가 먼저 간 그 길을 바쁘게 따라가기 때문이다. 이제 웬만한 동네에서는 비디오 대여점 찾기도 고달픈 일이 되어버렸다. 온 가족..

이충렬 감독 <워낭소리>

이 영화 봐야겠다. 삶을 담아내는 깊은 울림, ‘워낭소리’ (컬쳐뉴스, 김나라 기자, 2008-12-19 오후 1:52:59) [영화리뷰]이충렬 감독 , 2008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 워낭소리에는 삶의 모든 울림이 들어 있다. 할머니의 한숨도, 노인의 앓는 소리도, 현실 세계와의 유일한 끈인양 떠들어대는 라디오 소리도. 워낭소리가 멈추고, 한순간 숙연해졌다.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 손수건이나 휴지를 꺼내려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그 순간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아무도 짜증스럽게 생각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늙은 소의 죽음 앞에서 말이다. 경북 봉화. 거기서도 더 들어가 마치 속세와는 단절된 듯 보이는 시골 마을에 팔순 최노인과 그의 평생지기 늙은 소가 있다. 또 할머니가 있다...

미국사회 양극화 계속 심화 / 미국 빈부격차 고발한 다큐 <1%> 관심 집중

미국발 금융위기는 빈부격차의 심화를 비롯한 미국 내의 다양한 문제가 총체적으로 표출된 사건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민중들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은 어쩌면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런데 민주, 공화 양당과 구별되는 급진적인 정당이나 세력은 미국에서 등장할 수 있을까. 미국발 금융위기가 쉽사리 그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이며, 이를 담지한 세력은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한편 미국의 빈부격차를 고발하고 있는 다큐 영화 는 뭔가 당기는 맛이 있는 듯하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시코보다 더 흥미로운 영화가 되리라고 본다. 관련하여 이에 관한 프레시안의 기사와 과거의 미국..

<다크 나이트>에 대한 어떤 영화평

지난 토요일 '다크 나이트'를 보았다. 용산 CGV에서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그럴싸한 그림을 기대하면서 봤는데, 헛걸음이었다. 괜히 아이맥스 스크린은 일반 스크린과 다를 거라고 꼬셔서 '다크 나이트'를 봤던 이에게 다시 보도록 한 것이 미안할 뿐이다. 그렇지만 2시간 반을 상영하는 그 영화는 별로 지루하지 않았고, 역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였다. 물론 굳이 아이맥스관에서 돈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은 내 전공이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문화에 대한 쓸만한 식견을 가진 분들이 한마디씩 해주었는데, 여기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전진 게시판에 올려진 것이라 회원이 아닌 다른 이들은 공유하지 못할 듯해서 여기에 담아놓는다. 당연히 이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