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재미/노래도 부르고 22

BTS 라스베이거스 공연, 5만 명 열기···‘다름 통해 하나된’ 전세계 아미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는 BTS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여기에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앞 분수쇼의 경우 BTS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노래에 따라 보라색 분수쇼가 펼쳐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분수쇼도 나름 볼 만할 듯하다. 그렇다고 한류 끝판왕, 국보 운운하면서 대한민국과 연결시켜 BTS를 파악하는 이들에게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경향신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름을 통해 하나됨'을 느끼는 아미를 한국인들에게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 그나저나 언젠가는 라스베이거스에도 함 가보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UnuxR9NHHms BTS Dynamite & Butter - Bellagio Fountain Las Vegas https://www.khan.c..

민들레처럼

민들레처럼 박노해 일주일 단식 끝에 덥수룩한 수염 초췌한 몰골로 파란 수의에 검정고무신을 끌고 어질 어질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굴비처럼 줄줄이 엮인 잡범들 사이에서 "박노해씨 힘내십시오" 어느 도적놈인진 조직폭력배인지 민들레꽃 한 송이 묶인 내 손에 살짝 쥐어주며 환한 꽃인사로 스쳐갑니다 철커덩, 어둑한 감치방에 넣어져 노란 민들레꽃을 코에도 볼에도 대어보고 눈에도 입에도 맞춰보며 흠흠 포근한 새봄을 애무합니다 민들레꽃 한 송이로 번져오는 생명의 향기에 취하여 아 산다는 것은 정녕 아름다운 것이야 그러다가 문득 내가 무엇이길래...... 긴장된 마음으로 자세를 바로하며 민들레 꽃을 바라봅니다 어디선가 묶은 손으로 이 꽃을 꺾어 정성껏 품에 안고 와 내 손에까지 몰래 쥐어준 그분의 애정과 속뜻을 정신차려 내..

이랑 작사/작곡/노래 - 늑대가 나타났다

"노래가 맨 앞에서 울며 싸우고 있다. 지금 가장 정직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치열한 음반"이란 평(음악의견가 서정민갑)에 동의한다. 이랑은 정규 3집 으로 ‘제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서 2021년 가요계가 주목한 '올해의 발견상'을 수상했다. 이랑은 수상소감으로 “마포구 망원동에 살고있는 서른 일곱 이랑이다. 다들 저를 처음 봤을 것같고, 저도 여기 있는게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쁘다. 어떻게 올해 발견이 되어가지고 상을 받게 되었는데 감사드린다. 저는 주로 저와 제 친구들 생각하며 음악을 만든다. 그들이 안전한 세상을 그리며 혁명가같은 곡을 만들고 있는데, 이런 곡을 더 이상 만들지 않도록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생각났다. 그렇다. 음악도 무기가 된다...

이소라 - 고백

자꾸 가사가 맴돌았지만, 제목이 잘 생각이 나지 않았던 노래가 있었는데, '고백'이라는 노래다. '고백'하면 제일 많이 떠올리는 노래가 아마 나와 비슷한 또래에선 델리 스파이스의 고백일 거다. 이 노래는 아다치 미츠루의 고교야구연애만화 H2를 모티브로 한 노래다. 물론 이 노래도 좋아한다만, 나말고도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차고도 넘치기 때문에 어디 가서 이 노래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한 세대 아래로 내려가면 4맨의 고백이 유명하다. 다비치나 허각 등에 의해 리바이벌이 되기도 했다. 이 노래는 내 감성하고는 맞지 않는 편이다. 양다일의 고백을 좋아하는 이도 있다. 물론 양다일이 누구냐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내가 떠올렸던 '고백'은 이소라와 김현철이 부른 버전이다. 1995년 나온 이소라..

악뮤, 꾸준하고 성실한 천재

난 처음 케이팝스타에서 악동뮤지션이 몽골에서 자랐고 검정고시로 학력을 쌓았다고 했을 때 학교도 못 다닐 정도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이를 대한민국의 꽉 짜여진 제도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랐기에 그런 음악적 재능을 꽃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방송으로 볼 때는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했다고 표현되었던 듯해서 일종의 유학을 갔다고 봤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구나. 악뮤에 대해 더욱 호감이 생긴다. 그들이 꾸준하고 성실한 천재라서 다행이다. -------------------------------- 단순히 악뮤의 천재성에 감탄하기 위해 이 글을 썼을 리 없다 (한겨레, 이재익 에스비에스 라디오 피디· 진행자, 2021-02-27 22:17) [이재익의 노래로 보는 세상] ..

민중의 노래

요즘은 '민중의 노래'하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삽입된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떠올리는 이도 있겠지만, 운동권들에게는 집회 마지막에 집회를 마무리할 때 함께 부르는 곡이었다. 백기완 선생 영결식 마지막에 백기완 선생 인터뷰 장면과 함께 이 민중의 노래를 불렀다. 백기완 선생은 "노동자 노래, 민중의 노래를 부르면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져. 힘이 난다"며, 특별히 좋아하시거나 부르시는 민중가요를 묻는 질문에 "한 구절 불러보라치면 몰아쳐라 민중이여라는 그 노래밖에 잘 안 떠오른다"고, 이 노래를 부른다. 사실 김호철 작사, 작곡의 '민중의 노래'는 1992년 백기완 선생이 민중대통령후보로 출마할 당시 일종의 로고송으로 불리워진 노래다. 당시 보수야당 후보를 비판적 지지하던 NL..

새소년 EP 비적응, 美 피치포크가 뽑은 '올해의 록 앨범' 선정

새소년의 음악이 국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 이날치와 함께 최근에 내가 추천하는 가수 중의 하나다. 얼마 전에는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6회 인디음악을 다루는 중에 'SNS에서 결성된 괴물급 인디 3세대'로 소개되었다. 거기서는 '파도'를 불렀고... 다른 노래도 들어볼 만하다. 황소윤, 넘 멋있다. 새소년 EP 비적응, 美 피치포크가 뽑은 '올해의 록 앨범' 선정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0-12-18 09:24) 새소년의 EP가 미국 매체 피치포크 '올해의 록 앨범'에 선정됐다. 15일 미국 유명 음악 매체 피치포크(Pitchfork)가 'The Best Music of 2020'에 밴드 새소년을 지목했다. 피치포크는 새소년의 EP '비적응'에 대해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와..

임을 위한 행진곡

백기완 선생 하면 '임을 위한 행진곡'입니다. 선생의 부고기사에는 이 노래의 작사가라는 점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네요. 그래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예전에 썼던 글 하나를 옮깁니다. 페이스북엔 쓸 때는 2003년에 쓴 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진보블로그에 2009년에 썼던 글이 있더라구요. 그 때 썼던 글을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 2009. 12. 18. 이 노래가 광주항쟁, 운동권의 노래로 협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그 의미가 희석되는 것은 더 문제인 듯 합니다. MB정부 하에서의 현실을 감안하면 대중성을 획득한다는 의미가 그리 크지도 않고요. 그래서인지 아직은 하림이 연주하고, 한대수가 노래한 [아가미] 앨범의 버전이 귀에 ..

봄비1

비가 온다. 이 비가 봄비일까, 겨울비일까. 시간이 더디게 갔으면 하는 생각에서 겨울비였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봄비인 듯 싶다. 어제 밤에 모임에 갔다 오는데, 입었던 외투가 덥게 느껴지던 것이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올 것을 예고한 것이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하루 종일 봄비에 관한 노래 세 곡이 귓가에서 맴돌더라. 장사익의 하늘가는 길(1995)에 실린 와 배따라기의 , 그리고 임현정의 이다. 이 비가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애매한 만큼 임현정의 노래가 어울리려나. 찾아보니 2005년에 임현정의 노래를 네이버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더라. 그에 대한 얘기는 진보블로그에... 어차피 티스토리는 wma파일은 재생이 안되니까... 장사익 - 봄비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봄비에 젖어서 길을 길으면 나 ..

서대노예련 - 꽃병을 만든다

예전에 꽃병을 제조한 적은 있지만, 던진 적은 없었다.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불리우는 이 염병은 최후의 저항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제는 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거의 없고, 용산의 재개발 현장에서 출현한 염병도 26개월만이라고 한다. 더 이상 꽃병이 나올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참혹하게 죽은 그들이 왜 꽃병을 들 수밖에 없었는지 그 처지를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서 떠올린 노래 하나. 물론 이 노래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구호를 직설적으로 노래로 만든 것은 너무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만든 집단은 서대노예련(서울지역대학생노동해방예술가연맹준비위)으로, 백무산이 노동해방문학 1990년 5월호에 쓴 [꽃병을 만든다]에 곡을 붙인 것이다. 노해문 5월호의 백무산의 시에는 아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