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재미/노래도 부르고

민중의 노래

새벽길 2021. 2. 22. 09:12

요즘은 '민중의 노래'하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삽입된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떠올리는 이도 있겠지만, 운동권들에게는 집회 마지막에 집회를 마무리할 때 함께 부르는 곡이었다. 

백기완 선생 영결식 마지막에 백기완 선생 인터뷰 장면과 함께 이 민중의 노래를 불렀다. 백기완 선생은 "노동자 노래, 민중의 노래를 부르면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져. 힘이 난다"며, 특별히 좋아하시거나 부르시는 민중가요를 묻는 질문에 "한 구절 불러보라치면 몰아쳐라 민중이여라는 그 노래밖에 잘 안 떠오른다"고, 이 노래를 부른다. 

사실 김호철 작사, 작곡의 '민중의 노래'는 1992년 백기완 선생이 민중대통령후보로 출마할 당시 일종의 로고송으로 불리워진 노래다. 당시 보수야당 후보를 비판적 지지하던 NL진영에서 '아, 민주정부'라는 노래를 불렀다면, 독자후보론을 내세우던 좌파 진영에서는 '민중권력쟁취가'를 불렀는데, '민중권력쟁취가'의 경우 노래 제목처럼 대중화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와 함께 대중적인 노래로 '민중의 노래'가 불리워졌다. 

이 노래는 1992년 노래공장 1집 <들불의 노래>를 통해 처음 발표되어 널리 불리워졌고, 이후 민주노총 창립과 함께 1995년 <노동가요 공식음반1>에 재수록되어 노동자민중의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은 노래공장보다는 최도은 버전의 노래가 유명하고, 많은 이들이 이 버전으로 기억한다.

대부분 집회 마무리시에 이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그리고 힘찬 노래가사와 선율 때문에, 힘차게 팔뚝질을 하며 의례적으로 부르곤 했지만, 백기완 선생 영결식에서 영결식을 마치면서 이 노래를 부를 때에는 그냥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 
  


민중의 노래
 
어둠에 찬 반도의 땅 피에 젖은 싸움터에
민중의 해방 위해 너와 나 한목숨 바쳐
노동자도 농민들도 빼앗긴 자 그 누구도
투쟁의 전선으로 나서라 깃발 힘차게
독재정권의 저 폭력에 맞서 외세의 수탈에 맞서
역사의 다짐속에 외치나니 해방이여
보아라 힘차게 진군하는 신새벽에
승리의 깃발 춤춘다 몰아쳐라 민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