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

진보란 무엇인가 (김규항)

새벽길 2008. 10. 21. 15:37
진보란 무엇인가.
 
이는 예전에 시드니 폴라드가 쓴 조그마한 문고판(『進步란 무엇인가』, 한마당, 1985) 책이름이다. 물론 이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그리고 책이름을 헷갈렸는데, 막스 갈로가 쓴 『진보는 죽은 사상인가』(막스 갈로 지음, 홍세화 옮김, 당대, 1997)도 생각난다.
 
진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답한 것으로 기억나는 것은 '노동계급'이라는 89년 즈음에 접한 운동권 팜플렛을 통해서였다. 아마도 이진경이 썼음직한 글이었는데, 거기서 진보란 바로 사회주의였다. 사회주의를 대중적으로 선전선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좌파(NL에 대비되는 의미에서)가 진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그 의미에 대해 답변을 한 것이었다. 지금은 그렇다면 사회주의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다시 나올 수 있겠다.
 
진보라는 말은 어찌보면 분명하지 않다. 단지 보수에 반대된다는 의미에서 진보를 말할 수 있을 뿐, 그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진보라는 말이 개혁과 합쳐져서 자유주의 우파세력을 위장하는 용어로 오도되기도 한다.
 
그래서 90년대만 하더라도 좌파들은 진보라는 말보다 좀더 왼쪽에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용어를 더 쓰려했고, 그런 차원에서 진보정당, 진보정치보다는 민중정당, 민중정치, 좌파정당 등의 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후자의 말들이 거의 사라지고 그 정체성마저 앙상한 진보정당이 남은 지금은 이념지형이나 담론지형이 과거보다 훨씬 더 오른쪽으로 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진보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진보적인 것일까. 생활진보, 일상의 진보 등에서 말하는 진보는 또 무엇을 말하나. 진보정당이 집권하면 진보정치가 되는 걸까. 행정학, 정책학에서 진보라는 것은 무엇이고, 또 그것은 가능할까.
 
아무튼 김규항의 블로그에서 '진보란 무엇인지'에 대해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글이 올라와 있어 담아온다. 작은책에서 수고하여 보내준 녹취원고를 분량만 좀 줄여서 거의 그대로 올린 것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아래 글은 내용은 그대로 놓고 띄워쓰기와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 밑줄 긋기로 수정하였다.
 
진보란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아래 글을 읽으니 브라질노동자당의 룰라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내세웠던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Without Fear of Being Happy)라는 슬로건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행복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가 문제일 텐데, 브라질 민중들은 과연 행복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