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553
“석탄발전소 폐구조물 해체 본격화···철저한 제도적 준비해야”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2025.11.07 17:14)
7일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입장 발표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가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는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현장의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준다”며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전환의 속도만이 아니라 그 과정의 안전과 고용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는 7일 서울 중구 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 앞서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관련 입장 발표’를 했다. 이 협의체는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노동계·정부·전문가 등 총 17명으로 구성된 노정 사회적 대화 기구로 지난 8월 13일 출범 이후 발전산업 전환 과정에서 고용·안전·산업 구조 개선 등 정의로운 전환 방안을 논의해 왔다.
앞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기력 4·5·6호기 해체 과정에서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경 높이 60m짜리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노동자들을 덮쳤다. 매몰된 7명 중 현재 사망 3명,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인 상태다. 이 해체 공사의 시행사는 HJ중공업으로 협력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노동자들이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위원들은 “회의에 앞서 먼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아직 구조되지 못한 분들의 무사 생환을 간절히 기원한다. 또 갑작스러운 사고로 큰 충격과 불안을 겪고 계신 가족과 동료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창섭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위원장(가천대 전기공학과 교수)은 “현재 가동 중인 61기 석탄발전소 가운데 40기가 2038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폐구조물 해체 작업이 전국 곳곳에서 본격화될 것”이라며 “따라서 철저한 제도적 준비 없이 추진되는 에너지 전환은 노동자의 안전과 삶이 붕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협의체는 올해 6월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이후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무총리 훈령에 의거 출범한 노정 협의 기구”라며 “이런 논의가 한창 진행되는 중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우리 모두는 안타까움과 함께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창섭 위원장은 “우리 협의체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발전소 산업 안전, 고용 안정,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촘촘하고 구체적인 정책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다시는 발전 현장에서 안타까운 노동자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안전 대책 논의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노동계 위원인 남태섭 전력연맹 사무처장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력 4·5·6호기는 경유 발전소였다. 탄소 중립 정책 추진 과정에서 폐쇄가 계획된 게 아니라 그 전에 폐쇄가 결정됐고 2021년 운영 중지된 상태”였다며 “향후 더 많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가 예상되고 구조물 해체 작업이 전개될 텐데, 이에 따른 안전 대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653
정의로운 전환? “정부가 결단해야”···‘정의로운 탈석탄 법안’ 발의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2025.11.25 16:16)
정부,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세웠지만 2030년 목표 달성도 불투명
‘탈석탄’ 속도 내고 지역민·노동자 지원 위한 법안 여야 3당 공동 발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1일 산업계 건의와 헌법재판소 결정, IPCC 권고 등을 고려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앞선 정부 시기 조속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당초 세웠던 2030년 목표(2018년 대비 40% 감축) 달성도 불투명해진 가운데 원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정의로운 탈석탄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후위기 막고 우리 삶을 지키는 정의로운 탈석탄법 공동 대표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석탄화력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특별법안’은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UN과 PPCA(탈석탄 동맹) 등 국제 사회가 권고하는 탈석탄 목표 시점인 2030년에 비하면 한국 정부의 2040년 탈석탄 목표는 아직도 매우 느리다”며 “기후정의 관점에서 석탄발전소 퇴출이 더 조속하게 이뤄지려면 석탄발전소 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안엔 이 같은 맥락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때 달성할 수 있도록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속도를 내면서도 발전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될 수 있게 하는 대책들이 내용으로 담겼다.
석탄화력발전소는 현재 국내 최대의 온실가스 단일 배출원이며 최대의 미세먼지 배출원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에 들어가면서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2040년까지 완전히 폐지하는 ‘탈석탄’ 목표를 앞서 세운 바 있다.
탈석탄과 함께 이뤄질 온실가스 배출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 7억 2,700만 톤을 기준으로 목표량을 설정한다. 즉 2035년 순배출량이 2억 8,900만 톤~3억 4,900만 톤 수준으로 감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호 의원은 “이전에 설정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40% 감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까지 6년간 감축량은 8,900만 톤으로 2018년 대비 1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앞으로 2억 200만 톤, 28%를 추가 감축해야 하지만 윤석열 정부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축되기는커녕 오히려 800만 톤이 증가했다”며 “차기 정부에 감축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법안에 탈석탄 시점을 2030~2035년 사이로 법제화하고, 탈석탄 과정에서 정부·지자체·발전사업자의 책무와 지원 역할에 대해 법적 책임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소속 ‘탈석탄위원회’를 설치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지역에 대한 보상, 고용 안정 지원 등 전 과정을 심의·의결하고 이행을 감독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나아가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 조건을 지원하고 발전소 폐쇄 지역의 경제적 회복을 지원하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세워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혜경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보다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 실현 △탈석탄위원회를 통해 발전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정책 과정에 참여해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에너지 전환 실현 △발전노동자 고용승계·직무 전환과 전환 지역 지원에 대한 국가·지방정부 책임 명시 등을 효과로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역사회 지원과 하청노동자 고용 안정의 실효성 확보 면에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고기석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 법을 만들기까지 발전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는 노조 임원으로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자신의 일터를, 생계를 부양하는 직장을 더 빠르게 폐쇄하라는 법을 내 손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효과를 누리고 싶다면 그에 따른 부담과 책임도 짊어질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의로운 탈석탄 법안’은 이제 막 발의돼 본격적인 국회 논의에 돌입한다. 그러나 기후 재난이 일상화된 현재 상황을 돌아보면, 그리고 일터의 폐쇄를 앞둔 노동자들과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지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법안은 너무 늦게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회에 이 법안을 최우선 논의해 조속히 통과시키라며 “미래 세대는 물론 노동자와 지역민, 기후 재난의 위험에 처한 모든 시민을 위해 국회가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s://www.newscham.net/articles/114732
기후부 장관에 “발전소 비정규직 직접고용 결단” 촉구 (참세상, 편집팀 2025.11.27 11:04)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 원론적 입장만 반복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이 26일, ‘에너지 공기업 안전관리체계 점검회의’를 했지만, 정작 안전관리에 가장 취약해 죽어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았다. 기후에너지부는 발전 5사와 한전KPS·한전산업개발 등 발전 공공기관의 정책·정원·예산·경쟁체제·민간정비 구조를 관장하는 최종 정책 결정권을 갖고 있는 주무부서로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구조·하도급 체계·안전관리 체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에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는 회의가 열린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로 찾아가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을 직접 만나 항의했다. 대책위와 노동자들은 “현장의 안전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당사자가 빠져서는 근본 대책이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장관을 만난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직접고용을 해야 사고를 멈출 수 있다”며 기후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그간 대책위와 노동자들은 “김충현 노동자 사망 이후 법원 판결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으로 불법파견이 확인됐음에도 직접고용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박준선 김충현 대책위 조직팀장도 김성환 장관에게 “장관이 정의로운 전환을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내년·후년에 수백 명이 해고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김용균 노동자 사망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연료·환경설비운전, 경상정비 노동자들은 여전히 정규직 전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장관은 “해고가 늘어난다고 어떻게 장담하느냐. 왜 단정하느냐”고 반박하며 “기후부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놓고 현장을 떠났다.
노동자들은 “구체적 대책도, 직접고용 방향도 없는 답변”이라며 반발했다. 대책위는 “협의체 논의가 지연되는 동안 동해·울산화력 등에서 중대재해가 반복됐다”며 “27일 열리는 8차 전체회의에서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직접고용에 대한 분명한 결론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책위는 지난 19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으며, 정부와의 협의체 회의가 열릴 때마다 회의장 앞에서 직접고용 촉구 행동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는 “정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농성을 지속할 것”이라며 오는 28일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라’ 추모문화제와 12월 10일 김용균 노동자 7주기 추모 결의대회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알려간다는 계획이다.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687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갈등, 발전산업에도 번질까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2025.12.01 21:13)
공공운수노조·전력연맹 주축으로 각각 운영되는 협의체 2곳 있지만
협의체 구성서 빠진 공공노련, 협의체들 간 소통도 실상 없는 상황
2017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이 됐다. 약 3년에 걸친 노·사·전문가 협의로 당시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논의되던 보안검색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자회사 고용 방식으로 합의됐지만, 2020년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돌연 ‘직접고용’ 방침을 밝히면서 갈등이 다시 폭발했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참여와혁신> 취재를 종합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과 갈등이 발전산업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이은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망으로 발전산업의 외주화 구조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해당사자들 간 상호 설득과 협의가 충분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체 이해당사자’ 아우르지 못한 협의체
의제 넓어졌지만 참여 배제된 조직 있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경상정비 2차 하청노동자인 고 김충현 씨가 지난 6월 작업 중 사고로 숨진 뒤, 노동계와 정부는 8월부터 협의체를 구성해 발전소의 안전과 산업전환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발전산업은 다단계 하청으로 고용구조가 복잡한 경우가 많고 그만큼 여러 노조가 결성됐는데, 이 가운데 어떤 노조가 협의체에 참여하는가의 문제가 쉽사리 정리되지 않았다.
결국 정부와 발전노동자 간 협의체는 총 2개 만들어졌다.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와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다. ‘고용안전 협의체’에는 사고 발생 이후 ‘고 김충현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발전산업 하청노동자·비정규직들이 참여하고,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에는 고 김충현 씨의 원청(1차 하청)인 한전KPS노동조합과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전력연맹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고용안전 협의체’에서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특조위)’ 활동 이후의 미이행 과제를 함께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현재 운영 중인 두 협의체 모두 김충현 씨가 종사하고 있던 ‘경상정비’ 업무의 원·하청노동자들이 주축이 됐는데, 다른 업무인 김용균 씨가 맡았던 ‘연료·환경설비 운전’ 종사자들의 처우가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경상정비는 석탄화력발전소 공정 중 주로 외주화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업무다. 김용균특조위는 조사를 마치며 정부에 △연료·환경설비 운전 노동자를 발전사가 직접고용 △경상정비 업무를 한전KPS로 통합해 재공영화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후속으로 이뤄진 노·사·전문가 협의체와 당·정 TF 논의에서 연료·환경설비 운전 하청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크며 과거 한국전력공사(한전) 자회사였다가 민영화된 한전산업개발을 재공영화해 연료·환경설비 운전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당시 이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는 추진되기도 했지만, 현재 최대 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과 한전 간 지분 매입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는 ‘고용안전 협의체’ 논의 대상이 된 김용균특조위 미이행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전산업개발과 연료·환경설비 운전 노동자들의 거취 문제가 의제화됐는데도 한전산업개발의 과반 노조인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조합원 약 2,400명)과 상급단체인 공공노련은 두 협의체 중 어디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접고용 둘러싼 노동자들의 이견
원·하청 노조 간 긴장·갈등 우려도
충분한 절차·소통이 담보되지 않아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의 상흔으로 남은 ‘인국공 사태’를 되돌아봐야 한다. 당시 정규직 전환 대상이던 간접고용 보안검색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자회사 전환과 공사 직접고용을 각각 요구하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그러다 의견 수렴이나 설득의 과정 없이, 이전까지 총 3기에 걸쳐 도출한 합의사항을 철회하는 구도로 갑작스럽게 직접고용 방침이 발표되면서 정규직 노동조합(공공노련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의 반발도 거세졌다.
발전소 비정규직·간접고용노동자들의 거취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비슷한 입장 차이가 나타나면서 노동자들 간 관계는 편치 못하다. 당사자인 연료·환경설비 운전 발전산업 간접고용노동자들 사이에도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와 발전사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입장이 모두 있다. 또 발전사 정규직 노조들은 이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칫 인국공 사태와 비슷한 일방적 통보나 갈등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한다.
경상정비 원·하청노동자 간에도 제대로 된 소통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한전KPS노조와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는 각각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와 ‘고용안전 협의체’를 통해 정부와 대화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 전체를 포괄하는 테이블이 없어 긴장 관계만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협의체에 아예 참여하지 못하는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에도 경상정비 노동자들이 있다.
김종일 한전KPS노조 위원장은 “지금처럼 협의체가 별도로 구성된 상황에선 뭘 결정하더라도 상호 합의를 다시 거쳐야 한다”며 이 같은 논의 구조 자체가 태생부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일 위원장은 “한전KPS노조는 예전 김용균특조위가 꾸려졌을 때도 최소한의 절차를 밟는다면 재공영화와 경상정비 하청노동자 직접고용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 왔다”면서도 “지금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지만 전혀 얘기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일 위원장은 “하청노동자들은 전원 직접고용을 얘기하지만, 한전KPS가 수행하는 경상정비는 기본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업무라서 일정한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채용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2차 하청노동자 가운데 이 자격증이 있는 인원이 30%도 되지 않는데, 자격증이 없는 인력까지 정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무조건 전원 채용한다면 우리 구성원들이 용인할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고 김충현 대책위와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도 연일 정부에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한전KPS를 상대로 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승소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 발견된 불법파견 정황 등을 근거로 직접고용 논의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도해 조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무기한 농성도 진행 중이다.
고 김충현 대책위는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에너지 공기업 안전관리체계 점검회의에 참석하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 대해 항의행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을 거세게 벌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당장 올 연말부터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되면서 발생할 고용불안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현장 상황을 보면 내년과 내후년에 수백 명이 해고될 수밖에 없다”며 정규직 전환이나 직접고용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김성환 장관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발전산업 안전 문제,
인력·체계 종합 개선 이뤄져야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 9월 18일 ‘한전KPS 태안화력본부 종합진단보고서’를 통해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형식적인 관리 책임은 2차 하청업체에 있지만 실질적인 업무 지시와 관리 권한은 한전KPS가 보유하고 있어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1차 하청업체만을 대상으로 ‘안전근로협의체’를 구성·운영했다.
고 김충현 대책위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 있다. 박정훈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외주화는) 고용과 안전의 문제에 있어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직접고용을 통해 산업안전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관리·지휘 체계를 바로잡아 정보가 단절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산업안전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터에서 같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선 정규직, 비정규직이 따로 없다”며 “그런 동료의 안전 문제에 있어선 정규직 노조도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홍곤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 위원장도 다단계 하청 구조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홍곤 위원장은 “하청 구조 때문에 안전 설비 투자 자체가 미흡한 부분도 있고 이런 것을 보강하는 부분은 원청사가 해줘야 할 부분인데 하청노동자 입장에서 원청사를 상대로 요구하거나 싸우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현장을 보면 원·하청 노동자들 간 소음 등 위험 요인 노출 수준이 확연히 다르다”며 “직접고용이 된다면 이런 애로사항을 전달하거나 안전 설비 개선을 요구하기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발전산업 현장의 근본적 위험 요인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직접고용을 한다 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상진 공공노련 한국남동발전노조 사무처장은 “기획재정부가 정원을 주지 않으면 안전을 위한 2인 1조 작업을 할 수가 없다. 또 고장 정지가 발생하면 정지한 시간에 비례해 경영평가 점수를 깎고, 공기(작업 기한) 단축만을 요구하는 현재 구조로는 정비를 비롯한 모든 작업을 서둘러야만 한다”고 했다. 또 “현재 발전사 통폐합을 앞두고 있는 만큼 (원청) 정규직 입장에서도 불안이 있다”고 전했다.
직접고용, 자회사 고용, 또는 제3의 길
중요한 건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합의’
‘원청 직접고용’만이 답이 아니라는 시각은 하청노동자들에게도 있다. 한전산업개발노조의 공식적인 입장은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와 고용 보장’이다. 한전산업개발을 한전 자회사로 재공영화하는 방안을 지속 추진하되,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은 한전산업개발을 통한 자회사 고용이나 발전사 직접고용, 또는 제3의 안이 나오더라도 고용 보장을 전제로 한다면 수용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송홍곤 한전산업개발노조 위원장은 “직접고용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하면 그 역시 찬성한다”면서도, “최대한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이 재공영화된 한전산업개발로의 통합이라는 생각은 있다”고 했다. 직접고용의 경우 발전소 현장에 파견되는 연료·환경설비 운전 노동자들이나 경상정비 노동자들은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용역사의 관리직·사무직들은 실직이 필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한전산업개발로 연료·환경설비 운전 업무를 통합한다면 한전산업개발 이외의 군소 하청사 간접 인력의 고용 보장 방안만 논의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한전KPS노조는 직접고용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공정한 전환 채용 절차를 밟는 것’과 ‘늘어난 인원을 감당할 수 있도록 물량·정원 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종일 위원장은 “예전 김용균특조위에서 권고된 발전정비 시장 재공영화가 실제로 추진되지 않은 이유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고용이 개선되든 무엇보다 ‘전체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일 위원장은 “당시 김용균특조위 권고에는 경상정비 업무를 재공영화하고 2차 하청노동자도 적정한 채용 절차를 거쳐서 (직접고용)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민간 경상정비 하청업체들이 도산하고 폐업하면 국가를 상대로 재산권 침해에 대한 소송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정부는 발전정비 시장 전체 구성원과의 합의를 진행하지 않았고, 이해관계자인 우리가 협의에 참여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용안전 협의체’는 지난달 27~28일 송홍곤 위원장과 발전 5사 노동조합 대표자들, 발전사 사측을 상대로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와 발전소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등에 관한 의견을 한 차례 청취한 바 있다. 공공노련·전력연맹 소속 발전사 노동조합 6개 조직은 에너지 전환과 직접고용을 비롯해 협의체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요 의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01446001
어제도 폭발사고, 변하지 않은 발전소···‘김용균 7주기 추모제’ 태안화력서 열려 (경향, 강정의 기자, 2025.12.10 14:46)
김용균재단·민주노총 등 “죽음의 발전소 멈춰라”
김미숙 대표 “노동자 생명 경시하는 문화 바꿔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故) 김용균씨 7주기 추모제가 발전소 앞에서 열렸다.
김용균재단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은 10일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김용균 7주기 추모제’를 열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위험한 일터·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다시 드러냈고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변화를 이끌었지만, 발전소 현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태안화력에서 선반 기계에 끼여 숨진 2차 하청노동자 김충현씨, 동해화력에서 비계 해체 작업 중 추락사한 하청노동자, 울산화력에서 보일러 타워 붕괴로 숨진 7명의 하청노동자까지 발전소 산업재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제는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정문에서 사고 현장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추모제에는 고인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도 참석했다. 김 대표는 “용균이 동상이라도 세워 정문을 지키고 있으면 서부발전 경영진이 각성해 안전한 현장이 될 줄 알았다”며 “대선 직전 태안화력에서 김충현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어제도 태안화력 폭발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두 분이 큰 화상을 입었다”며 “노동자의 생명을 경시하는 기업문화를 바꿔야하며 노동자도 소중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 발전지부장은 “폭발 사고는 설비 구조물 변형을 일으키기 마련인데도 원청은 안전에 무심하다”며 “태안화력 IGCC 설비에서 2023년에 이어 또 폭발 사고가 발생했으며 지금이라도 고용노동부는 정밀 안전진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추모제에서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위험의 외주화 금지, 죽음의 발전소 멈춰라’ ‘생명·안전·건강은 기본권’ ‘발전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의로운 산업전환,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공공재생에너지로’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741
김용균 7주기, 산재 유족·발전비정규직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라’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2025.12.10 17:16)
공공운수노조·김용균재단·김충현 대책위, 발전소 안전 위한 투쟁 결의
“산안법 개정, 중대재해법 제정에도 발전소 안전사고 끊이지 않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환경설비 운전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일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지 7년이 지났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이하 공공운수노조)는 고 김용균 씨의 7주기를 맞아 추모 결의대회를 열고 안전한 발전소를 만들기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이날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라-김용균 7주기 추모 결의대회’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김용균재단·김충현 대책위(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공공운수노조와 김용균재단은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와 함께 이날 오전 고 김용균 씨의 일터였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추모제와 행진을 진행한 뒤 오후에 서울에서 이번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일터에서 숨진 노동자들의 유족과 연대 단위들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김용균 사망사고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지만 발전소에서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김용균 사망사고 7주기를 맞아 위험의 외주화를 다시금 사회적인 쟁점으로 만들기 위해 결의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충현 대책위가 참여하고 있는 노정 협의체인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에도 안전한 발전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아들을 못 본 지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무수히 발생하는 산업재해 사망 속에 힘겨워하는 유족들의 싸움에 동참했다”며 “너무도 힘들고 괴롭지만 사건 하나하나를 해결하면서 제게도 위로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가슴에 맺힌 것 중 하나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고 김용균 씨가 겪은 사고 이후 여당·정부·대통령이 약속한 발전소 하청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가 7년째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숙 이사장은 또한 “기후 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차츰 없애겠다는 정부의 방침 아래 현장의 위험도 여전한 데다 고용 위기에까지 처한 비정규직들이 7,000명이나 된다고 한다”며 “여기 용산 앞에서 정규직화 약속 이행과 총고용 보장을 위해 용균이의 동료들이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숙 이사장은 정규직화 투쟁을 이어가는 발전비정규직들을 위해 연대로 힘을 보태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평범한 청년노동자였던 태안의 김용균은 노동자 산재 문제를 알리는 마석(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의 김용균이 됐다”고 했다. 이어 “‘죽음의 공장’은 발전소만이 아니다. 김용균이 죽은 2018년 쿠팡은 쿠팡CLS를 만들었고 2019년부터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다단계 하청 구조는 택배와 배달산업으로 확대됐고, ‘죽음의 외주화’는 특수고용·플랫폼노동, 이주노동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염호창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지부장은 “(김용균 씨 사망 후) 새로운 법을 만들고 제도가 정비됐음에도 여전히 발전소 현장에선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사람의 생명이 비용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도 노동부 장관도 ‘산재 사망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만 할 뿐 어떤 대책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죽지 않게, 가족과 함께할 수 있게 직접고용으로 발전소 노동자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고 김충현 씨와 같은 사업장에서 일한 동료인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지회장도 발언에 나섰다. 한전KPS비정규직지회는 현재 대통령실 앞에서 이날로 22일째 노숙 농성을 벌이며 정규직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영훈 지회장은 “발전소에서 사고를 당하고 다치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모두 하청노동자”라며 “지난 8월 13일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가 만들어졌으나 아직 어떤 대책도, 합의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미숙 어머니께, 그리고 지나간 열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 참석자들은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이름과 ‘죽음의 발전소를 끝장내자’라는 슬로건이 담긴 조형물에 소원지를 게시하는 상징의식을 벌이며 결의대회를 마쳤다. 참석자들이 게시한 소원지에는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이재명 대통령은 발전비정규직을 만나라’, ‘비정규직 철폐’와 같은 문구들이 담겼다.
한편 김충현 대책위는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를 통해 정부와 발전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산재 재발 방지 등에 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대책위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책위는 그간 9차례의 전체회의와 7차례의 분과회의를 진행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책위는 “협의체 운영 만료일인 12월 31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부와 대책위 간 이견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협의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주요 쟁점들은 ①한전KPS를 통한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시기와 범위 ②한전KPS 일반직 4직급으로 전환(대책위안) 또는 별정직 편제로 전환(정부안) 여부 ③김용균특조위가 권고했던 연료·환경설비 운전 노동자 직접고용 문제 ④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민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고용승계 여부 등 크게 4가지다. 대책위는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며 “정부의 답변을 들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703
고 김용균 7주기 결의대회 “위험의 외주화 중단해야” (매노, 정소희 기자, 2025.12.10 19:08)
김미숙 대표 “유족은 늘고, 하청노동자 정규직 전환 약속은 아직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 7주기를 맞아 열린 결의대회에서는 고인 사망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를 규탄하며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공공운수노조·김용균재단·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와 발전공기업은 직접고용 결정과 재발방지 대책을 미루고 있다”며 “연료·환경설비운전 노동자는 발전 5사가 직접고용하고, 경상정비 노동자는 한전KPS가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대회에 앞서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고인을 기리는 현장 추모제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잇따르는 발전소 중대재해를 지적하며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인 사망 뒤 발전소 현장의 다단계 하청 구조,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정규직 전환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충현씨가 숨진데 이어 지난달에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노동자 7명이 숨졌다. 7주기 하루 전인 지난 9일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는 “어느덧 아들을 못 본 지 7년이 흘렀다”며 “그 이후에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산재 유가족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부발전 하청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정규직화하기로 당정청이 합의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척이 없다”며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이어지면서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 위기까지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해 정부와 발전공기업이 직고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호창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사람의 생명이 비용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아직도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다”며 “정부는 발전소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72015015
“내 일자리를 잃게 될지 모르지만 석탄발전소 하루빨리 퇴출해야” (경향, 오경민 기자, 2025.12.17 20:15)
이태성 한전산업개발 발전지부장이 ‘탈석탄’ 찬성하는 이유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이자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충남 태안군 태안석탄화력발전 1호기는 이달 문을 닫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2040년까지 탈석탄을 공약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는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하며 석탄발전 종식을 국제적으로 약속했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달 ‘석탄화력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특별법’(정의로운 탈석탄법)을 공동발의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탈석탄 계획 수립, 노동자 고용 유지·정의로운 전환과 전환지역 지원 계획 마련 등이 담긴 법안이다. 20년 넘게 석탄발전소에서 근무한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 한전산업개발 발전지부장은 이 법안 마련 작업에 참여했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으면 직장을 잃을지도 모르는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석탄발전소를 폐쇄하자는 내용에 찬성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인력 유출로 ‘일터 위험화’가속
폐쇄 후 보상·고용 안정 논의를
이 지부장은 지난 12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저희도 석탄발전소가 기후위기 주범이자 환경을 파괴하는 원인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노조의 설득도 있었고 기후 관련 교육, 관련 용역연구도 진행하면서 석탄발전을 멈추는 것에 점차 많은 노동자가 동의하기 시작했다”며 “발전소를 멈춘다면 우리 일자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대안을 마련하자는 논의로 흘러갔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석탄발전 퇴출 논의에 가속도가 붙었지만 노동자는 논의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17일 발표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발전비정규직 노동자의 삶과 운동 구술연구 결과 보고서’를 보면 노동자들은 소속회사나 원청사가 아닌 언론 보도, 가족, 지인 등을 통해 발전소 폐쇄 이야기를 처음 듣고 있다.
2017년 서천 1·2호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1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을 멈췄다. 원청인 발전사 직원들은 전원 재배치됐지만 협력사 사정은 달랐다. 이 지부장은 하청노동자 888명 중 73명이 해고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대다수 노동자가 동종업계인 에너지 분야에 재취업하기를 희망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공공노련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 ‘고용이 보장된다면 발전소 폐쇄 정책에 찬성하겠다’고 응답한 노동자 비율은 74%에 달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정부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이직이 가능한 집단’부터 일터를 떠나고 있다.
이 지부장은 태안에서 나고 자랐다. 1994년 태안화력 1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경제위기로 취업이 어려웠던 1998년, 그는 한전 100% 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에 취직했다. 그는 “석탄발전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땐 한 번도 안 해봤다”며 “당시 지역에서 발전소는 굉장히 좋은 일자리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당시 4호기까지 있던 발전기는 10호기까지 늘어났다.
2010년대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세먼지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을 내뿜는 석탄발전소 가동이 제한됐다. 이후 기후위기와 탄소배출 문제까지 제기되며 석탄발전소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는 2017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규 석탄발전을 금지한 뒤, 매년 더 적극적인 석탄발전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석탄발전의 대안은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으로 달리 제시됐지만 석탄발전을 줄이겠다는 목표만큼은 철회되지 않았다.
이 지부장은 현장에 세 부류의 노동자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생 석탄발전소에서 일하고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50대, 10~15년 근무해 숙련된 30~40대, 그리고 신입사원이다. 그는 ‘허리’인 30~40대 인력이 대규모로 유출되고, 신입사원도 발전소에서 미래를 찾지 못해 1~2년 근무하다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폐쇄 현실화에 따른 고용 불안은 안전 문제와도 연결된다. 숙련공이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설비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발전소는 더욱 위험한 일터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폐쇄가 계획된 발전소의 인력을 전환 배치하기 위해 유지 예정인 발전소의 결원을 충원하지 않는 관행 역시 위험을 부추긴다고 이 지부장은 말했다.
이 지부장은 “석탄발전소는 폐쇄해야 하지만 사람과 지역은 지켜야 한다”며 “노동자는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닌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라고 말했다. 정의로운 탈석탄법은 정부와 지자체가 비정규직을 포함한 석탄발전 노동자 고용을 책임지고, 대통령 소속 탈석탄위원회에 노동자가 참여해 발전소 폐쇄에 따른 보상과 고용 안정을 논의하도록 한 내용이 포함됐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21719530524750
"탄소 줄이고, 다 좋은데 사람이 살게는 해줘야 하지 않나요" (프레시안, 손가영 기자 | 2025.12.17. 22:03:48)
폐쇄 직전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 "정부·지자체 정의로운 전환은 공염불"
경남 하동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김철진 씨는 요새 "밤에 잠이 안 온다"는 동료들을 만나고 있다. 늦은 시각 집에서 소주 한잔을 하고 전화를 하거나, 자던 중 깬 뒤 다시 잠에 들지 못하는 동료들이다. 하동 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폐쇄가 불과 1년 뒤로 다가오면서, 현장엔 무력감과 뒤숭숭함이 깔려 있다.
같은 발전소의 또 다른 하청노동자 김영구(49) 씨도 "하동 자체가 소멸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발전소가 있어 인구가 들어오고 유지됐는데 여기 폐쇄되면 식당도 다 문 닫고, 하동이 폐허가 되지 않겠나?"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발전소 폐쇄는 우리에겐 삶의 죽음"이라며 "정의로운 전환이 돼야 하는데 대안이 없으니, 어떻게 먹고 살아갈는지, 아기 분윳값부터 학원비까지 온갖 걱정을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오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발전비정규직 노동자의 삶과 운동 구술연구'(책임연구자 한재각) 결과 공유회가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김영구 씨와 올해 말 폐쇄를 앞둔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1호기의 하청노동자 김영훈(32) 씨가 함께 발언자로 참가했다. 이들은 그동안 차별과 고된 노동을 감내하면서도 한국 사회에 전력을 보내왔다는 자부심을 전하는 한편, 정작 폐쇄를 앞두고 노동자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현 구조에 분노를 토로했다.
정의로운 전환 기금, 전광판 교체·나무 심기 쓰인다
태안 시내에 위기감이 감돈 지는 오래됐다. 태안엔 총 10기의 화력발전소가 몰려 있다. 원래 올해 말을 시작으로 2036년까지 6기가 폐쇄될 예정이었으나, 2040년까지 완전 탈석탄을 이룬다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폐쇄 계획은 더 빠르고 전면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영훈 씨는 "태안엔 버거킹이 3년 전에 들어왔는데, 여기 사장님이 한 지역 주민 간담회 자리에서 '발전소 폐쇄될 거였으면 여기에 버거킹 안 지었다'며 화를 내며 말하더라"며 지역 상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발전소 노동자들이 대부분 퇴근하고 시내에서 밥이나 술을 하는데, 이들이 다 빠지면 어떻게 될까"라며 "지금도 폐점 상가는 많은데, 태안이 과연 버틸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그런 그가 가장 놀랐던 건 정부 기구가 발전소 폐쇄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정작 그 안의 노동자의 존재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점이다. 그는 "(지난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를 갔었는데, 그렇게 구체적인 발전소 폐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도 '폐쇄' 말곤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며 "현장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혀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발전소 운영사들이 노동자들의 삶에는 어떤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는 평가는 이번 구술연구에 담긴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 국사편찬위원회 지원 사업으로 진행된 연구는 하동·태안 석탄화력발전소 1·2차 하청노동자 8명의 심층 구술 기록(총 12시간 55분)을 담았다. 연구에서 한 구술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 충남도에 발전소 폐쇄하면서 (정의로운 전환 관련) 기금이 100억 원 정도 조성됐는데, 여기 태안 보시면 전광판 교체 사업 같은, 발전소랑은 아무 상관 없는 데에 기금을 쓴 지역도 있고요. 나무를 심는다든지, 100억 원으로 뭔갈 하기에도 힘든데 그걸 헛되게 사용하니까. 진짜 정책이라고 할 정책이 없어요."
김영훈 씨도 "나무 심고, 간판 교체하고, 버스정류장 고치고 해봤자, 여기 폐쇄되고 다 떠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차라리 건물 하나를 임대해서 정의로운 전환 센터라도 하나 마련해서, 당장 2~3년 대비책이라도 마련하는 게 낫지 않냐고 건의했으나 씨알도 안 먹혔다. 그저 탁상행정이었다"고 말했다.
원·하청 차별 공고한 발전 현장
구술 기록엔 하청노동자로서 겪는 차별 문제도 빼곡히 담겼다. 부당한 업무 지시나 불법파견 문제 외에도 차별은 일상적이었다. 이를테면, 하동 화력발전소 원청 직원의 차 출입증은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하청 직원들은 종이에 코팅지를 씌운 출입증을 받는다.
이들은 구내식당도 이용하지 못해 오랜 기간 싸운 후에야 동등하게 쓸 수 있게 됐으나, 원청 직원보다 더 비싼 돈을 내고 밥을 먹고 있다. 식당 차별은 태안 화력발전소도 같았다. 식당을 함께 쓸 수 있게 된 지금도 1차 하청업체 직원은 5500원, 2차 하청업체 직원은 7500원을 점심값으로 내며, 이는 모두 원청 직원의 밥값보다 비싸다.
구술 기록에 참여한 발전소 자회사의 청소노동자 송점심 씨의 말이다. "저희를 좀 투명 인간 취급하고... 금요일은 좀 직원들이 퇴근을 빨리하거든요. 3시에 퇴근이에요. 근데 저희가 있는데 불을 다 끄고 가요. 그럼 우린 사람 아니에요? 사람 있는지 뻔히 알면서 왜 불을 끄고 가. 우리가 어련히 알아서 정리를 하고 불 끄고 갈 텐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럴 때, 우리는 사람 아니야…"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10여 명은 모두 현장의 침체한 분위기를 우려했다. 노동조합 등을 결성해 정의로운 전환을 수년간 요구해 왔음에도 실효적인 정책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한 무력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참가자는 "지자체, 정부는 단지 우리가 떼쓴다고 받아들이는 듯하다. 답은 정해놓고, 형식적인 대화만 한다"며 "심지어 이런 대화 자리가 많지도 않다. (제대로 된) 자리가 만들어져서 지역 문제, 발전소 노동자 안전과 고용 문제를 서로 얘기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랬다. 또 다른 참가자도 "우리가 원하는 건 큰 게 아니"라며 "탄소 줄이고, 다 좋다. 그런데 사람이 살게는 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03
[석탄전환의 두 얼굴 ①] 2040 탈석탄의 역설…‘정의로운 전환’인가 ‘정해진 희생’인가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2025.12.31 15:34)
① 석탄발전소 폐쇄, 일자리 대책은 있나
2046명의 ‘강요된 실직’ 재고용 없는 재교육 ‘희망고문’ 불과
지역자원시설세 증발 위기...‘에너지 전환’ 아닌 지방 소멸의 공포
정부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면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탈석탄 정책에 속도가 붙었다. 이와 관련 현장 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과 지역경제 뿐 아니라 우리 전력시스템에 미칠 영향까지 다양한 논의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노동자들의 일자리 상실과 지역경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소멸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인 만큼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발전소 폐쇄가 가져올 악영향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전소 폐쇄로 인한 보상 문제도 관건이다. 특히 민간 발전사의 석탄발전소는 정부가 목표 시점인 2040년까지 조기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석탄 폐지로 인한 피해 지역과 노동자의 재정지원과 함께 발전사에 대한 보상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점점 비싸지는 전기 요금과 함께 한전의 막대한 부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도매전력요금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해왔고, 안정적 계통 운영에도 기여한 석탄화력의 역할을 대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에 본지는 정부 석탄전환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함께 우리가 함께 논의해봐야 할 점들을 살폈다.
2000여개 소멸되는 일자리…현실적 대책은 있나
2024년 민주노총 산하 발전비정규직 대표자회의와 한국노총 산하 한전산업개발 노동조합이 공동 발표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인원현황 파악’ 자료에 따르면, 2036년까지 폐쇄될 28기 석탄화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인력은 232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재배치 불가로 파악되는 인력이 2046명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가입한 ‘탈석탄 동맹’에서는 2040년까지 40기의 석탄화력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28기보다 12기가 늘어난 규모로 기존 예상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소희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석탄화력 폐지 후 대체발전소를 건설하더라도 인력 전환율은 LNG발전 38%, 풍력발전 29%에 불과했다. 석탄화력의 대체발전소 혹은 재생에너지 전환이 완벽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현장 노동자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것은 실효성 없는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탈석탄 대비책으로 노동자 재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재고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력 분야 한 노조 관계자는 “최근 자체 설문조사에서 현장 노동자들은 정의로운 전환 정책의 가장 큰 문제로 재고용 보장 없는 재교육을 꼽았다. 재고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희망고문 아닌가”라며 “각자 일하던 지역에서 재고용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각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노동자들이 석탄화력 폐쇄 후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면 허울뿐인 정의로운 전환”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소멸 위기 가중시키는 석탄화력 폐쇄
지난 5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의 40%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태안은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보령과 당진은 ‘소멸위험 진입 지역’으로 꼽혔다. 이 세 지역의 공통점은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석탄화력 폐지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지역자원시설세 감소로도 확인된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 균형개발과 수질개선 등에 드는 재원 확보를 위해 부과되며, 석탄화력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지역자원시설세의 높은 비중을 발전사가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태안화력이 납부한 지역자원시설세는 약 147억원, 당진화력 약 158억원, 보령화력 97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석탄화력의 발전량이 감소하며 지역자원시설세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한전이 최근 발표한 전력통계월보(10월)에 따르면 2014년 19만5259GWh였던 유연탄 발전량은 2024년 13만8814GWh로 크게 감소했다. 설비 폐지와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유지를 위해 운전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해 지역자원시설세 세율을 kWh당 0.6원으로 두 배 인상했지만, 석탄화력 폐지와 발전량 감소로 인한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에너지전환 논의에 발전 노동자 참여 시급
발전 분야 노동자들은 정부 주도의 일방적 폐쇄 통보가 아닌, 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장 의견이 배제된 에너지 전환은 사회적 갈등 비용만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구성된 탄소중립위원회는 발전 노동자들의 참여가 제한된 반쪽짜리 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노동자 대표 한 명이 참여하고 있지만, 에너지 전환의 당사자인 발전 노동자들의 참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 위원회 개편을 통해 사회적 대화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겠다는 목표는 국정과제에서도 제시됐다”며 “이 과정에서 발전 노동자들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311951025
‘노후’ 태안화력 1호기, 30년 만에 불 껐다 (경향, 오동욱 오경민 강정의 기자, 2025.12.31 19:51)
누적 11만8000GWh 생산…이달 준공 ‘구미LNG발전소’로 대체
정부 “일자리 상실 없게 할 것”…2차 하청 노동자는 재배치 미정
1995년 가동을 시작한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가 발전을 멈췄다. 정부는 태안화력 1호기를 시작으로 2036년까지 노후 석탄발전소 전체 59기 중 28기를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등 본격적인 에너지 전환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있는 한국서부발전의 태안화력 1호기가 오전 11시30분 현장 제어실의 발전 정지 조작을 끝으로 발전이 공식 종료됐다고 밝혔다. 태안화력 1호기는 500㎿(메가와트)급 표준 석탄화력발전소로, 1995년 6월 준공된 뒤 30년 동안 총 11만8000GWh(기가와트시)를 생산했다. 이 발전량은 전 국민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의 21%에 해당한다.
기후부는 태안화력 1호기의 가동 중단으로 에너지 전환에 돌입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고용 문제와 전력 공급 문제를 두고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일자리 상실 없는 전환이 이행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력 대부분이 재배치됐지만 2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는 아직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
태안화력 1호기에는 서부발전 원청 소속 65명과 협력회사 소속 64명 등 총 129명의 노동자가 근무해 왔다. 기후부는 지난 10일 태안 1호기를 운영하던 발전 인력 가운데 서부발전 본사 소속 노동자 65명은 구미 LNG발전소로, 한전KPS·금화PSC·한전산업개발 등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64명은 태안화력 내 다른 석탄발전기로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전KPS의 하도급업체인 한국파워O&M과 삼신 소속 노동자 4명의 재배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이날 열린 ‘태안화력 1호기 명예로운 발전종료 기념식’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정부는 태안 지역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태안 지역 내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규 고용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부가 2040년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대응책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석탄화력 폐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하지만, 그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와 일자리 상실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기금 신설과 특구 지정, 고용 안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석탄화력발전 폐지 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요청해왔다”며 “하루빨리 특별법이 제정돼 폐지 지역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새로운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태안화력 1호기가 발전했던 전력은 1월 경북 구미시에 준공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가 대체할 예정이다. 구미 LNG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501.4㎿로, 건설에 6932억원이 투입됐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태안화력 1호기의 발전 종료는 기후위기의 대응과 탄소 중립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출발선에 섰다는 선언”이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에너지 안보, 지역경제, 일자리 모두가 함께 지켜지는 균형 있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도록 지원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3111590003848
[사설] 이재명 정부 첫 석탄발전 종료, 균형 있는 에너지 전환을 (한국일보, 2026.01.01 00:10 27면)
충남 태안군 태안석탄화력발전 1호기가 31일 발전을 멈췄다. 현 정부 들어 첫 번째 석탄 발전 종료 사례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0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발전소 3호기 운영을 착공 9년 만에 허가했다. 2040년 석탄 발전 완전 폐지를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 할 신호탄이 올랐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에 의존하게 될 에너지 전환 정책 목표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로 요약된다.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한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 설정과 집행이 절실하다.
정부 시간표에 따르면 태안발전소를 포함해 2038년 이전 30기 이상의 전국 석탄 발전 시설이 작동을 멈추고 부지와 인력은 천연가스발전소 등으로 전환된다. 탄소중립 로드맵 성패를 가늠해 볼 시험대가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재생에너지 시스템 구축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2038년 이후엔 신규 원자력발전소가 전무하다는 게 주된 이유이다. 30일 국회에서 진행된 '에너지믹스 정책토론회'에선 쓴소리가 쏟아졌다. 석탄을 재생에너지로 대신했을 때 더 부담할 비용 계측, AI 강국 목표 달성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전력 소비 대책 등 미비하다고 지적된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탈탄소를 지속가능하게 이어가려면 재생에너지와 원전에너지를 적절히 결합하는 장기적 에너지 믹스 계획이 촘촘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정책이 정치에 흔들려 오락가락했던 과오를 거듭해서도 안 된다. 원전을 틀어막은 문재인 정부와 원전에만 집착한 윤석열 정부 실정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6/01/01/20260101020005
태안 석탄화력 1호기 임무 종료… 에너지 전환 가속화 (서울신문, 세종 김중래 기자, 2026-01-01 00:43)
30년 6개월 운영… 李정부 첫 폐쇄
10년 이내 화력 28기, LNG로 교체
신재생에너지 늘리고 원전은 유지
충남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가 31일 발전을 종료했다. 1995년 가동을 시작한 지 30년 6개월 만이다. 전국에서 7번째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석탄화력발전 종료 사례다. 정부가 내건 ‘2040년 석탄발전 조기 폐쇄’가 본격화한 것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축으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병행하는 ‘녹색 에너지 대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태안에서 ‘태안화력 1호기 발전종료 기념식’을 열고 석탄발전 감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태안화력 1호기는 설비 노후화와 정부의 탈석탄 로드맵에 따라 예정대로 가동을 멈췄다.
정부는 석탄발전 폐지 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61기 가운데 28기를 폐쇄하고 LNG발전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이어 2038년까지 12기를 추가로 폐쇄해 석탄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인다. 태안화력 1호기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하동 1호기, 보령 5호기, 태안 2호기 등 3기가 차례로 가동을 멈추며, 각각 안동·보령·공주 LNG발전소로 전환된다. 석탄발전은 여전히 국내 발전량의 34.2%(2023년 기준)를 차지하지만,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축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을 LNG로 전환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한편, 늘어나는 전력 수요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대응할 계획이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고려해 원자력 발전은 ‘비중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NG는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적고 발전량 조절이 비교적 쉬운 전력원이다. 다만 무탄소 전력원이 아니어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인증 대상에서 제외되고, 연료를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설비용량 100GW를 목표로 대폭 확대되지만, 발전량 변동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석탄발전 폐쇄가 현실화하면서 발전 노동자의 업무 전환도 풀어야 할 문제다. 태안화력 1호기 근무자 129명은 일단 신규 LNG발전소와 태안화력 내 다른 설비로 전원 분산 배치된다. 정부는 ‘강제 구조조정은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앞으로 발전소 폐쇄가 계속 이어지면 전환 배치 여력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석탄화력 폐쇄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큰 틀은 잡혀가고 있지만,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의 전력 확보 계획이나 송전망 확충 등 세부 설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책을 보다 촘촘히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05
[석탄전환의 두 얼굴 ②] “발전소 닫는다고 노동자들 삶 폐쇄해선 안 돼” (전기신문, 충남 태안=정세영 기자, 2026.01.01 07:00)
②석탄발전소 폐쇄 시작된 태안
석탄발전소 폐쇄로 고용불안 엄습
한전산업개발 1200여명 실직위기
입사율 떨어지고, 퇴직율 높아지고
석탄→가스→신재생, 고용률 급감
한노총 “고용보장 책임은 정부에”
“태안 3호기가 3년 후 폐지될 무렵부터 이곳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 지옥도가 펼쳐질 거예요. 고용불안이 현실화할 거란 얘기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아 답답할 따름입니다.”
박경환 한전산업개발 노조 태안지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지회장을 비롯한 약 3400명의 한전산업개발 직원은 석탄 폐지 정책으로 큰 피해를 보는 집단 중 하나다. 석탄발전소에만 존재하는 석탄 하역기와 회처리설비, 탈질·탈황설비 등 연료·환경설비의 운전은 한전산업개발 노동자의 몫이었다. 이들에게 석탄발전소 폐쇄는 일자리 소멸을 뜻한다.
올해 태안과 보령, 하동에서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는다. 10~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폐지되는 석탄발전소는 총 40기에 달한다. 문제는 고용 대책 부재다. 박낙호 한전산업개발 노조 총무부장은 “일자리에 관한 얘기는 쏙 빼고 석탄 폐지, 신재생 확대를 거론하는 게 과연 정의로운 전환이냐”고 되물었다. 발전소를 언제까지 폐쇄한다는 목표만 있을 뿐, 그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노동자들은 정책 입안 과정에서 정작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석탄 폐지로 불안에 떠는 노동자들의 규모는 숫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발표한 실태조사에서 ‘발전소 폐쇄로 고용이 불안하다’고 답한 노동자 비율은 91%에 이르렀다. 불안감을 느끼는 만큼 일자리 보전을 원하는 비중도 압도적이었다. ‘고용 연계가 보장되면 발전소 폐쇄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74%를 차지했다. 태안·하동·삼천포 석탄발전소 노동자 334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두 사람이 근무하는 태안 사업장은 지난해 말 태안 1호기가 폐쇄됐다. 1~4호기에 근무하는 한전산업개발 직원은 80명 남짓이다. 그중 1호기에 근무했던 20여 명은 다행히 최근 준공된 옥내저탄장 운전 분야로 자연스레 흡수됐다고 한다. 그러나 3호기가 폐지될 무렵인 2028년 후부터 유휴 인력 발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지회장은 “1호기 근무자를 제외하고 (달리 갈 곳이 없는) 나머지 60여 명 앞엔 지옥도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앞으로 이런 일이 대규모로 발생할 것이란 점이다. 현재 폐지가 예고된 석탄발전소는 대부분 가스발전소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 경우 한전산업개발이 맡은 연료·환경설비 분야의 인원 감소율은 100%. 말 그대로 직격타를 맞게 된다. 노조 측은 2036년까지 28기의 석탄발전소가 폐지되면 1200명가량이 실직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봤다. 박 지회장은 “흔히 ‘석탄발전소가 폐지돼도 노동자들은 가스발전소로 전환 배치되니 고용은 유지될 것’이란 인식이 있는데, 현실은 다르다”고 밝혔다. 석탄에서 가스로, 가스에서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용 흡수력은 급격히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박 지회장과 박 총무부장은 10년 터울을 두고 한전산업에 취직해 줄곧 태안 석탄발전소에서 근무했다. 박 총무부장은 “입사할 때만 해도 이곳에서 정년까지 일하리라 생각했다”며 “석탄발전소가 폐쇄할 줄 알았다면 아예 입사를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발전소 폐쇄와 맞물려 신입직원 입사율은 떨어지고, 20·30대 직원의 퇴사율은 부쩍 높아졌다”며 말을 보탰다. 노조 측은 2021년부터 2024년 7월 사이 퇴사한 1142명 중 20·30대 직원의 퇴사율은 66.1%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아래 이뤄지는 취업 연계 교육훈련이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에서 제공한 교육훈련은 대부분 단발성이거나 각종 자격증 응시료를 지원하는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박 총무부장은 “원청과 계약 관계상 교육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사내 신재생에너지 교육에 몇 차례 참여해 봤으나 민간 자본이 주도하는 태양광·해상풍력 사업 개발 구도하에 한전산업개발 노동자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의 실태조사 결과 발전소 폐쇄로 인한 고용보장 책임 주체는 정부(81.7%)라고 답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 지회장은 “정부가 탈석탄 정책을 입안했고 또 이를 실행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협력사 노동자는 정부 공식 회의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먼 산을 향해 외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발전 노동자들은 고용안정과 삶의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빨리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인호 서부발전 노조위원장은 “석탄발전 폐쇄는 하나의 생태계가 사라지는 일로 노동자들뿐 아니라 지역경제와 주민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석탄폐지 지원 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고용 안정을 최우선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20
[석탄전환의 두 얼굴 ③] 신장개업 석탄발전소도 폐지 대상…보상 어떻게?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2026.01.02 10:26)
석탄 61기 중 민자 8기도 조기폐쇄 수순
신규 민자 발전소도 가동연한 축소 전망
대규모 금융손실 위험 노출 가능성 커져
獨-역경매, 美-리파이낸싱 메커니즘 활용
공통점은 탈석탄법 제정, 발전사 보상도
“삼척블루파워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란 정부 국정과제에 따라 남은 가동연한이 15년밖에 안 남았다.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회사 측은 주주, 대주단, 회사채 보유자 등 투자자 손실과 일자리, 지방세수 감소 등 지역경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이 발생할 텐데 정부와 협의가 본격화되면 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겠다.” (임동조 삼척블루파워 상무)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증인으로 출석한 삼척블루파워 관계자 간 질의응답 내용 중 일부다. 삼척블루파워는 2024년 5월 1호기가, 그리고 지난해 1월 2호기가 가동을 시작했다. 서 의원의 지적대로 204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가 문 닫으면 삼척블루파워의 가동연한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날 약 7분간 진행됐던 질의응답은 석탄 조기 폐쇄의 핵심인 ‘보상 문제’를 다룬 상징적인 장면이다.
◆정책 수용성 높은 발전公…사정이 다른 민간 발전사들
현재 국내에는 총 61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정부는 그중 40기를 10~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남은 21기는 2040년까지 처리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탈석탄 드라이브는 더욱 강력해졌다. 정부 국정과제에 ‘2040년 석탄발전 폐지’가 담겼고, 새로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첫 행보는 국제탈석탄동맹(PPCA) 가입이었다. 석탄발전 신규건설 금지, 기존 발전소 폐쇄계획 제출 등의 이행이 주된 내용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확정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2035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최소 53%에서 최대 61%까지 감축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석탄발전 조기 폐쇄는 불가피한 수순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61기의 석탄발전소 중 한국전력의 5개 발전자회사(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는 총 53기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8기는 삼척블루파워의 삼척 1·2호기, 강릉에코파워의 강릉안인 1·2호기, 고성그린파워의 고성하이 1·2호기, GS동해전력의 북평화력 1·2호기 등 민간 발전사의 자산에 해당한다.
문제는 민간 발전사의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책 수용성이 높은 발전공기업과 달리 민간 발전사는 얽혀 있는 이해관계자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간 발전사가 석탄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11년 9·11 순환 정전을 겪으면서다. 이때부터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발전소를 짓기 시작했다. 북평화력 1·2호기(2017년)를 시작으로 고성하이 1·2호기(2021년), 강릉안인 1·2호기(2022~2023년), 삼척 1·2호기(2024~2025년) 순으로 준공됐다.
정부의 ‘2040년 석탄발전 폐지’ 방침에 따르면 이들 민자 석탄발전소의 남은 가동연한은 15~17년 정도에 그치게 된다. 이 경우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투자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대규모 금융 손실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민자 발전소는 최소 30년 이상의 운영 기간을 예상하고 PF 대출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삼척블루파워 관계자가 대주단·회사채 보유자 등 투자자 손실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동해 지역의 발전소는 동해안~신가평 HVDC 준공 지연으로 발전기 이용률이 20% 안팎에 그쳐 평균 이용률인 40%의 절반에 머물고 있다”며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던 투자자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메커니즘으로 탈석탄 이끈 미국과 독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개한 ‘석탄발전소 폐쇄 지원 방식에 관한 해외 사례의 국내 도입 가능성 연구’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 미국 등은 시장친화적인 메커니즘을 이용해 석탄발전 폐쇄 비용을 조달했다. 남아공의 경우 정부 주도의 혼합금융 지원체계를 채택했다.
독일은 탈석탄 법제화를 기반으로 ‘역경매’를 통해 석탄발전소 폐쇄 보상액을 효율적인 수준에서 도출한 국가로 꼽힌다. 경매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입찰 상한가를 낮춰 발전사의 경매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온실가스를 비용효율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발전기의 설비용량 당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한 게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발전사에 경제적인 인센티브와 규제를 동시에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미국도 주(州)별로 석탄폐지를 위한 근거법을 제정하고 자산유동화 채권 발행을 통해 석탄발전소 폐쇄 비용을 조달했다. 저리의 재금융(리파이낸싱)을 통해 발전 부문의 탈석탄을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했다는 평가다. 반면 남아공은 해외 차관을 통해 석탄발전소 폐쇄와 에너지전환 재원을 마련했다.
김재엽 에경연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전력시장 제도와 제반환경 등 한국 상황에 맞춘 기금과 정책금융을 조합한 방안을 제언했다. 크게는 기후대응기금과 전력산업기반기금, 배출권거래제 또는 탄소세와 같은 세입을 통해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기금을 마련하되, 국책금융기관이 석탄발전소 폐쇄에 관해 정부 보증 채권을 발행해 기금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김 박사는 “전력 부문에 대해 배출권 가격, 탄소세 등 탄소가격의 부과 수준을 높여 석탄발전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한편, 징수된 탄소세입 재원 등을 석탄발전소 폐쇄를 위한 보상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직적인 전기요금 체계는 석탄발전소 폐쇄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만드는 데 제한 사항으로 지적됐다. 시장환경을 반영한 요금 조정 자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박사는 “전기요금이 대외 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적기에 조정될 수 있는 체계로 개편돼야 미국처럼 발전기 단위에서 금융을 일으키고, 투자자를 모집해 사업자의 의지와 환경에 맞는 석탄발전소 폐쇄를 자유롭게 추진할 토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원 마련의 시작점, 석탄폐지 지원 특별법
독일은 석탄발전소 운영사의 경제적 손실 보상과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내용의 ‘연방 석탄 폐지법(KVBG)’을 통과시켜 탈석탄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KVBG는 갈탄 발전사 보상과 무연탄 발전사 보상, 사회적 지원 및 구조조정 등 3가지로 나뉜다.
먼저 RWE와 LEAG 등 주요 갈탄 발전사를 대상으로 조기 폐쇄에 따른 잠재적 수익 손실로 RWE에게 26억유로(약 4조3890억원)를, LEAG에게 17억5000만유로(약 2조9540억원)를 각각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무연탄 발전사는 역경매 방식을 통해 가장 낮은 보상금을 제시한 발전소부터 폐쇄했다. 보상액은 2020년 기준 MW당 최대 16만5000유로(약 2억7854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각 주(州)마다 탈석탄 법안이 마련돼 있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주, 미시간주, 뉴멕시코주 등은 석탄발전소 폐쇄 후 남은 미상환 투자비는 발전사가 저리 채권을 발행하도록 허용했다. 이를 통해 투자비를 즉시 회수하고, 해당 비용은 장기간에 걸쳐 전기요금에 반영돼 급격한 요금 인상을 막을 수 있었다.
독일은 연방 정부 예산과 역경매 방식을 동원해 발전사의 경제적 손실을 직접 보상한 반면, 미국은 재금융 기법과 전기요금을 활용해 소비자의 요금 인상 부담을 완화하는 것과 동시에 석탄발전의 조기 폐쇄를 유도한 게 특징이다. 공통점은 탈석탄을 위한 법적 기반을 갖춰놨다는 점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시점 기준 총 18건의 탈석탄 법안이 계류 중이다. 발전 노동자의 고용안정은 물론 석탄 폐지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보는 지역에 대한 지원, 발전사 보상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석탄발전 폐지가 예정된 상황에서 특별법 제정은 긴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민간 발전사 보상 문제 등도 충실히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27
[석탄전환의 두 얼굴 ④] ‘속도전’에 갇힌 에너지전환…예고된 ‘과다 청구서’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2026.01.03 07:00)
2040년 탈석탄 선언한 정부…계통안정·비용증가에 대책은 있나
에너지전환 모범사례 독일도 겨울엔 석탄 발전량 ↑…역할 여전해
균형잡힌 전원믹스 중요…무대책 탈석탄에 전력시스템 무너질라
독일은 한국의 에너지전환 벤치마킹 모델로 오랜 기간 언급돼왔다. 그러나 독일의 현실은 어떨까.
유럽 통합전력망 운영기관인 ENTSO-E의 데이터를 시각화한 사이트 Energy-chart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간 독일의 누적 발전량(28일 기준)은 약 37.6TWh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석탄화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총 7.2TWh 수준으로 전체 발전량의 19.1% 정도였다. 여기에 가스발전량도 8TWh로 석탄화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발전량의 40% 정도를 석탄과 가스로 채울 정도로 여전히 상당한 전력생산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그 배경은 재생에너지에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활발한 봄철의 화석연료 발전량은 급격히 감소한다. 반대로 이들이 제대로 발전을 하지 못하는 겨울철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화석연료에 기대는 일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12월 기준 육상 풍력은 11TWh를 발전했지만 태양광은 1.6TWh, 해상풍력은 2.9TWh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그쳤다.
여기서 중요하게 살펴볼 점은 석탄화력의 연료 구성이다. 독일은 석탄화력에서 갈탄과 경질탄을 모두 사용하며, 그 중에서도 탄소배출이 20~30% 더 많은 갈탄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달 기준 갈탄을 이용한 발전량은 5.1TWh, 경질탄은 2.1TWh 정도였다. 석탄화력이라고 하면 대부분 ‘경질탄’을 통틀어 부르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마저 여전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채 화석연료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우리가 쓰는 석탄화력보다 탄소배출량이 더 많은 전원을 ‘알면서도’ 대폭 늘려야 할 정도다.
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601/363627_573550_2654.jpg
[출처=Energy-charts]
재생에너지 영향 큰 한국…석탄 역할 여전히 필요
2040년까지 탈석탄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한국 입장에서도 독일의 전력 시스템 문제는 지켜봐야 할 이슈다. 특히 한국은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보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속도가 더 빠른 나라라는 전력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생에너지가 전원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른 총 6단계의 변화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는 국가로 발전비중만 따졌을 때는 ‘시스템 수준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1단계로 분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그로 인한 영향은 2~3단계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적용받고 있다.
IEA는 재생에너지가 시스템에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2단계와 관련 발전기 출력증강 속도 및 빈도 증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전력 시스템의 운영 패턴을 결정하는 3단계에서는 공급-수요 균형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전력 시스템의 유연한 운영을 체계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커진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의 계통상황과도 어느정도 맞물린다.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며 계통 부족으로 인한 화력발전소 출력제어와 도매 전력가격 0원 사태가 확대되는 탓이다.
전력수요가 적고 반대로 맑은 날씨로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큰 봄·가을철 주말과 연휴를 중심으로 점차 한전의 도매전력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0원을 기록하는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SMP가 0원이라는 얘기는 기저부하인 원자력과 석탄화력이 SMP에 영향을 주지 않는 머스트런(Must run·필수계통유지운전)만을 남기고 가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밖에 나머지 전력 중 대부분을 연료비가 0원인 재생에너지로 생산했다는 게 된다. 재생에너지가 IEA에서 제시한 발전기 출력증강과 전력시스템의 유연한 운영 등 이미 2, 3단계에 해당하는 영향을 우리 전력시스템에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석탄화력을 2040년까지 단번에 폐지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속도전은 전력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백업전원 없는 재생에너지의 증가는 지난해 스페인의 대정전 사태를 야기한 아슬아슬한 전력계통 운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균형적 전원믹스로 석탄 장점 살려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조할 수단으로 평가받는 LNG 발전 역시 여전히 리스크가 적지 않다. 재생에너지의 보조기능을 단순히 가스발전 하나에만 부담시키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결국 균형적인 전원믹스가 안정적 전력시스템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NG는 발전연료 중 가장 변동성이 큰 연료로 꼽힌다. 최근에는 비교적 가격이 하락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급격하게 뛰어오른 가격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전기요금을 급등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도 이때 쌓인 한전의 200조원 수준의 누적부채를 아직까지도 해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료가격이 2022년도와 비교할 때 크게 하락했다고 하지만 석탄과 가스 사이에는 큰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통계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t당 15만5272원으로 t당 83만6607원에 달하는 LNG 가격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LNG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언제든 전력가격을 높일 수 있는 전원임을 감안했을 때 저렴한 가격으로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는 석탄화력의 역할을 무조건 폄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스발전의 불안요소는 가스터빈 시장에도 있다. 최근 세계 각 국에서 가스발전을 늘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가스발전 건설 비용의 급격한 상승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S&P글로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현재 가스터빈 공급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많게는 7년 가까운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스터빈 분야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 에너지의 해당 사업 분야 수주량이 2024년 회계연도 대비 지난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 현재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함께 가스터빈 및 기타 발전소의 장비 비용은 팬데믹 이후 아직 회복되지 않은 공급망 문제와 높은 인플레이션, 기타 요인으로 인해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 자료에서 S&P글로벌은 몇 년 전에 지어졌던 것과 같은 종류의 가스발전 시설을 지을 경우 가격이 2.5배 가량 비쌀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역시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복수의 발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에서 현재 건설을 준비 중인 가스발전소 대부분 가스터빈 구매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셀러즈마켓으로 돌아선 시장에서 구매자가 오히려 을이 되는 상황인만큼 비용 상승과 함께 일정 문제까지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재생에너지가 주력 전원이 된 미래 전력 시스템 아래서 석탄화력을 대책없이 폐지할 경우 결국 제대로 된 백업 전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거나,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결국 문제는 돈이다…계통 안정화에 드는 비용은?
석탄화력의 급격한 폐지로 인해 계통 안정화에 들 비용적인 부담도 크다. 석탄화력은 터빈이라는 회전체 기반의 관성(Inertia)과 무효전력 공급 능력을 통해 계통 사고 시의 버팀목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원으로 평가받는다.
한전이 제공하는 전력통계월보(10월)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석탄화력 설비용량은 약 40GW 수준이다. 전체 발전설비(156GW)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로 최대부하 시 계통 관성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한계는 출력 변동성이 크다는 것 외에도 자연 관성을 제공하지 않는 인버터 기반 전원이라는 점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정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동기조상기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비용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영국의 계통운영자인 내셔널그리드 ESO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스코틀랜드 지역의 관성 부족 등을 해소하고 계통을 안정화하기 위해 친환경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 10건에 총 3억2300만파운드(한화 약 631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비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화력을 모두 폐지하고, 친환경 전원으로 전력공급을 모두 담당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민생과 경제 차원에서 전기요금 단 5원을 올리는 데도 주저하는 한국에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많다.
안전 장치 없는 에너지전환…큰 비용으로 돌아와
독일 경제지인 한델스블라트 보도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026년 전기요금 수준을 낮추기 위해 295억유로(한화 약 50조원)의 보조금 투입을 최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독일 에너지전환 모니터링 전문가 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산업계의 이주를 막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 저렴한 전기요금이 우선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295억유로를 투입해 전기세 감면으로 인한 전력회사의 수입을 보조하고, 2026년부터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 요금 보조, 송전망 요금 보조금 등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의 확대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 한화 50조원의 비용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한국 역시 경제적 발전원인 석탄 등을 무대책으로 폐지한다면 독일과 같은 막대한 비용을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투입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최승신 C2S 대표는 “독일이 설정한 295억유로의 전기요금 보조금은 2020년 대비 7배가 증가한 금액이다. 이는 독일이 설정한 탈석탄 예산의 40% 정도를 1년 만에 쓰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지속가능하겠나”라고 지적했다.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085
‘김충현 사망’ 이후, ‘발전정비 경쟁 체제 개선’ 논의 어디까지?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2026.01.05 18:20)
고 김충현 씨 사망 이후 노정 간 2개 협의체 출범해 논의 시작
발전사·한전KPS 노조 중심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오는 2월까지 논의 속행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지난해 12월 31일 가동을 중지한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40기가 2038년까지 폐쇄 수순을 밟기로 예정되면서 고용·안전·산업 구조 전환은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됐다. 정부와 노동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8월 13일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와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를 출범해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최철호, 전력연맹)이 참여하고 있는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이하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에선 그간 어떤 논의가 진행됐을까?
석탄발전 폐쇄 따른 일자리 전환
발전사 ‘신사업 발굴’, 노동자 ‘중층적 교육’ 필요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는 오는 2월 말까지를 활동 기한으로 잡고 출범했다. 출범 당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에너지 전환 △지속가능한 발전정비 산업 구조 등 2개 의제를 중심으로 소분과를 운영하기로 했다. 먼저 ‘에너지 전환’ 분과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국면에서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대체 일자리 창출 방안이다.
앞선 태안화력 1호기의 경우 발전 종료에 따라 발생한 유휴 인력을 타 사업장으로 재배치하기로 하는 계획이 지난 10일 확정됐다.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 본사 소속 노동자들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한전KPS·한전산업개발·금화PSC 등 협력업체(1차 하청) 소속 노동자들은 태안 내 다른 석탄화력발전소로 재배치된다.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노동계 위원인 남태섭 전력연맹 사무처장은 “대체 일자리 창출의 경우 첫 단계인 지금은 회사도, 정부도 전환 배치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1호기가 폐쇄됐으니 2호기·3호기로, 석탄발전소가 폐쇄됐으니 LNG발전으로 옮기는 식”이라며 “그러나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몇 년 안에 (석탄발전소 내) 전환 배치가 불가능해지는 시점이 생기고, LNG의 경우에도 석탄발전에 비해 필요한 일자리가 50~60% 수준”이라고 말했다. 즉 단순 재배치만으로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단 의미다.
노동계는 ‘신사업 전환’과 ‘중층적 교육’을 주장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을 중심으로 하는 발전 5사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를 발굴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노동자들의 일자리 전환 역시 한 회사 내에서의 ‘직무 전환’을 우선으로 하고, 직무 전환에 한계가 있을 때는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침을 우선으로 중층적인 일자리 전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대 쟁점 ‘발전정비산업 경쟁체제 구조 개선’
김용균특조위 미완의 과제 완결될 수 있을까?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제 중 최대 쟁점이면서 노동계가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의제는 ‘발전정비 산업 경쟁 체제 구조 개선 방안’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정비 산업 구조’ 소분과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 의제는 과거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특조위)’에서도 논의됐던 주제다.
고 김충현 씨의 담당 업무인 발전소 경상정비 업무의 경우 본래 한전KPS가 전담해 맡고 있었지만 정부가 2000년대 초반부터 민간에 시장을 개방했다. 민간 정비업체와 한전KPS가 경쟁입찰을 통해 업무를 나눠 맡다 보니 가격 경쟁과 비용 절감을 위해 현재 같은 다단계 하청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구조를 고려해 김용균특조위는 조사를 마치며 발간한 종합보고서에서 한전KPS를 중심으로 한 경상정비 업무 재공영화를 권고한 바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채 일부 민간 업체 처우 개선에 그쳤다.
노동계는 근본적으로 ‘경쟁입찰 체제의 해소’와 ‘발전정비 산업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가 생긴 이유인 김충현 씨 사망사고가 이런 경쟁입찰 체제가 낳은 ‘위험의 외주화’로 발생한 만큼 협의체 논의의 핵심이기도 하다. 또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산업 전체의 축소가 예정된 상황에서 경쟁 자체도 의미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남태섭 사무처장은 “정부도 의지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에 이미 경쟁 체제가 자리잡은 만큼 민간 정비업체의 재산권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며 “내부에서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공공성의 영역에서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공영화가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해답이기는 하지만, 과거 김용균특조위 권고도 실제 이행이 안 된 만큼 현실성 있는 답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활동 기한이 오는 2월 말까지로 예정된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는 논의를 마무리한 뒤 국무총리의 승인 등을 거쳐 종합적인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남태섭 사무처장은 “일부 합의에 도달한 의제도 있지만 결국 논의의 성패는 핵심 의제인 ‘발전정비 산업 경쟁 체제 구조 개선’에 달렸다”며 “노조의 입장은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김충현 대책위)가 주축으로 참여하는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는 본래 지난해 12월 31일까지 활동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명확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논의 기간을 1개월 연장했다.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는 오는 8일 전체회의가 예정됐으며, 김충현 대책위는 이 전체회의 회의장 앞에서 한전KPS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할 계획이다.
https://www.kptu.net/board/detail.aspx?mid=BCB52DDC&page=1&idx=54611
김충현대책위,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 이재명 정부가 책임져라!" 기습시위 (공공운수노조 주요소식, 2026-01-07)
1월 7일 오전 10시, 서울역 4번출구 서울로 위에서 태안화력 故김충현 비정규직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김충현 대책위)가 기습 플랑시위를 진행했다. 김충현대책위는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작년 11월 19일부터 시작한 용산 대통령실 앞 및 청와대 앞 무기한 노숙농성이 50일차가 되었다.
김충현대책위는 "이번 행동은 태안화력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 이후에도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이 작년 8월 시작한 김충현 협의체(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에서 전혀 진전되지 않고, 2025년 연말까지 도출하기로 한 정부의 약속이 해를 넘긴데 대한 항의 행동"이라며 "플랑에 적힌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고용 이재명 정부가 책임져라!'라는 문구와 같이, 정부는 발전소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 문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 이후 처우 문제로 표류하고 있고 발전소 폐쇄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방안 역시 정부의 무책임으로 방치되고 있다. 발전소 안전강화방안 역시 제자리를 머물고 있다.
한편 김충현대책위는 8일 오전 8시 반 김충현 협의체가 열리는 건물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 중단! 발전소 노동자 총고용 보장!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124
한전KPS 하청 정규직화 걸림돌 ‘공공일자리 대책 부재’ (매노, 임세웅·정소희 기자, 2026.01.08 07:30)
탈석탄에 발전정비시장 일자리 감소 … 비정규직 직접고용에 정규직 ‘부담’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하철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한전KPS 비정규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구성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김충현 협의체)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항의다.
김충현 협의체는 정부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한전KPS 하청노동자 정규직 전환 대상과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논의가 지연되면서 이달 말까지 운영이 연장된 상태다. 올해 첫 회의는 8일 열린다. 협의체 내부에서는 고용전환의 방식·범위·절차 등 세부 이행 방안을 후속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체를 별도로 가동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직접고용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해 8월 원청인 한전KPS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판결한 점을 고려하면, 직접고용의 필요성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실적인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일자리 문제다. 정부가 발전정비사업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한전KPS 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확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직접고용 원칙엔 동의하지만…”
현재 발전정비산업 시장은 탈석탄 정책에 따라 축소가 예정돼 있다. 지난달 말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 가동 중단을 시작으로,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면 폐쇄할 계획이다. 발전소 정비가 곧 일거리인 산업 특성상, 발전소 폐쇄는 곧 일자리 감소로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한전KPS로 직접고용할 경우,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노동자는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전KPS와 내부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직접고용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안정적인 공공일자리 대책 없는 고용전환에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국무총리 산하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에서 논의 중이다. 협의체 내 ‘지속가능한 발전정비산업 구조’ 분과에서는 발전정비산업의 경쟁체제와 외주화 구조, 일자리 대책과 안전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협의체 존속기한은 오는 다음달 28일까지로, 필요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발전정비산업 공공 중심 재편 … “정부 결단해야”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내부에서는 안정적인 공공일자리 확보 방안으로 발전정비산업의 재공영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절반의 민영화’로 독과점 구조가 형성된 발전정비산업을 다시 공공 중심으로 재편하면, 일자리 안정과 하도급 구조개선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발전정비산업 시장은 일진파워, 금화PSC, 한국플랜트서비스, 원프랜트, 에이스기전, 석원산업, 그리고 한전KPS가 나눠 갖고 있다. 한전KPS가 독점하던 시장은 2003년 민간 경쟁 도입을 명분으로 개방됐고, 이후 경쟁입찰 체제로 전환하면서 인건비 절감 경쟁이 심화했다. 그 결과 비정규 노동자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고,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이후 경쟁입찰은 중단된 상태다.
다만 이미 민간이 진입한 시장을 다시 통합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공공 물량을 확대·보장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전기사업법을 통해 공공 물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하청노동자의 직접고용을 병행 논의하며, 민간업체의 경영상 어려움은 정부가 유사 산업으로의 전환을 지원해 완화하는 방식이다.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문제라 쉽게 손대기 어려워 논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당장의 일자리 문제라 갈수록 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협의체 기한 만료가 다가올수록 노동자들의 입장은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에는 정치적 결단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ptu.net/board/detail.aspx?mid=BCB52DDC&page=1&idx=54616
해를 넘긴 김충현 협의체,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힘으로 직접고용 쟁취하자! (공공운수노조 주요소식, 2026-01-08)
1월 7일 오전 8시 30분 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앞, 태안화력 故김충현 비정규직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김충현대책위)가 <위험의 외주화 중단! 발전소 노동자 총고용 보장!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작년 8월 시작된 김충현협의체가 해를 넘어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정부측이 제대로된 답을 내놓지 않고있다. 이에 결의대회를 통해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고, 실질적인 직접고용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백여 명의 연대대오가 함께 했으며 서인천, 여수화력, 제주화력, 남제주화력, 영흥화력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도 참석했다. 김충현대책위의 투쟁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및 비정규직이제그만에서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결의대회 이후 참가자들은 김충현협의체가 열리는 건물에서 항의방문 실천행동을 전개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김충현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는 카메라 앞에서는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말하면서도, 정작 비공개로 진행되는 '김충현 협의체' 내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한 이유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을 만들었듯, 현 정부 역시 '김충현 없는 김충현 협의체'를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집행위원장은 "발전소 내의 불법 파견과 중간 착취, 죽음의 외주화가 김용균, 김충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살인 도구'다."라며 "발전소 비정규직 직접고용이라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정치인은 미안하다는 말로 끝나지만, 노동자는 목숨을 잃거나 일자리를 잃는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조직을 통해 더 큰 투쟁을 만들것을 예고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김충현대책위 공동대표)은 이재명 정부가 새로 들어서며 세종호텔지부 정리해고 철회, 옵티칼하이테크지회 고용승계 등 여러 약속을 했으나 전혀 진척이 없으며, 노조법 2·3조와 관련해서도 시행령 개악 등 말장난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공동대표는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도 정치인들은 립서비스만 할 뿐, 본질적인 고용 문제나 안전 문제 해결에는 의지가 없다"며 "발전소 비정규직 직접 고용·총고용, 안전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정부 책임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구희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 부지회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정구희 부지회장은 "작년 12월 31일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폐쇄되었다. 정부가 말하는 '정의로운 전환' 정책은 생계를 위협하는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김충현대책위가 작년 11월 19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51일째 노숙농성 중이다."라며 "지부 역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약속이 5년째 추진 중이나 단 한 명도 전환되지 않았다"라며 "정부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총고용을 보장하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 모든 비정규직 동지가 하나로 뭉쳐 위험의 외주화를 완전히 끝장낼 때까지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고용 구조의 변화'임을 역설하며 "이미 법원 판결을 통해 한전KPS가 실제 사용자이며 직접 업무 지시를 내렸음이 명명백백하게 입증되었다. 1심 판결에서 직접 고용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정부는 TV에 나와 좋은 말로 포장만 할 뿐, 협상장에서는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인 한전KPS가 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는 결단을 오늘 협의체에서 반드시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발언으로 나선 김동철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2013년부터 서인천 발전소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예산 절감을 이유로 인원이 계속 감축되어 왔으며, 지난 12월 31일에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노조 가입 후 고용 유지가 되었다"며 노동조합이 힘이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서인천 사업장의 경우 하청업체의 이윤이 0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이는 결국 노동자들의 노무비를 착취하여 회사를 유지해온 구조였다"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위해 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정부가 발전소 폐쇄라는 '달리는 열차'에서 노동자들을 등 떠밀어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김충현협의체장에서 정부는 한전KPS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내야 한다"고 힘차게 외쳤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22001005
[직설] 0원짜리 하도급 계약서 (경향,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2026.01.12 20:01)
지난 2일 발전소 정비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 한전KPS의 하청업체 노동자 8명이 노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청업체가 이들을 해고하고 임금을 착복했기 때문이다. 한전KPS와 하청업체가 작성한 산출내역서를 확인해보니 하청업체의 이윤은 0원이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해 도급비를 최저가로 적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하청업체는 무엇으로 먹고 살까?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인건비로 지급하라고 준 ‘노무비’에서 이윤을 챙긴다. 공공기관의 이윤 0원짜리 하도급 계약서는, 노동자에게 가야 할 돈을 하청업체가 가로채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번에 노동자들을 해고한 하청업체는 안전 인력을 추가 배치하기 위해 추가 인건비가 필요하다며, 기존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노동자들에게 일방 통보했다. 그러나 새로 배치된다는 안전 인력은 산업안전 관련 자격증조차 없었다.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업체는 전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청업체는 경쟁력 강화나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책임을 질 능력도 의지도 없이 오직 인건비 착복만을 목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해관계자를 제외하면 발전 사업에 종사하는 그 누구도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지난해 12월17일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국가 공공영역에서 가혹하게 노동자를 학대해 근로조건을 악화시켜서 산재 사고로 사람이 많이(인명 피해) 발생한다든지 잔인하게 임금 착취가 벌어진다든지 그런 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TV 속 이 대통령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고 말하지만, TV 밖 발전소 현장의 시계는 거꾸로 흐른다. 0원짜리 계약서는 2018년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죽은 뒤 알려진 계약서이기도 하다. 당시 문재인 정부도 최저낙찰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8년이 지나도록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6월2일, 김용균이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전KPS 하청노동자 김충현이 또다시 목숨을 잃었다. 사고 이후 다단계 하청구조가 다시 도마에 올랐지만 반년 만에 발견된 것은 정부 대책이 아니라 0원짜리 계약서였다. 게다가 한전KPS는 하청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는 법원 판결도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 덕분에 대통령의 말에 기대를 품었던 하청노동자들은 일터에서 ‘헛꿈 꾸지 말라’는 조롱을 받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 하나 통제하지 못하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다.
김충현 사망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와 고 김충현 대책위의 논의가 끝나기 전까지 한전KPS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정부 약속에 따라 8명의 노동자들은 계약 해지 대신 계약 연장을 받았다. 이들을 포함한 한전KPS 하청노동자들의 계약 만료일은 오는 3월31일이다. 청와대 앞 혹한 속에서 침낭 하나에 의지한 채 한전KPS 하청노동자, 고 김충현의 동료 김영훈과 국현웅의 노숙농성은 60일이 돼간다.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절박한 외침과 ‘공공기관부터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대통령의 말이, 0원짜리 계약서보다는 힘이 있기를 바란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276
“위험의 외주화와 화력발전소 폐쇄, 두 위기 속 ‘정부 역할’ 안 보여” (매노, 정소희 기자, 2026.01.16 07:30)
조유상 김충현 협의체 자문위원·박정훈 김충현 대책위 집행위원장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한전KPS 비정규직 고 김충현씨가 지난해 6월 산재사고로 사망했다. 지금까지 발생한 발전소 산재 사망사고 희생자는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2018년 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 또다시 위험의 외주화를 끊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재명 정부 역시 “위험의 외주화와 산재 근절”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가 꾸려졌다. 한전KPS 비정규 노동자들이 참여한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기후에너지부·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정부가 약속한 대로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할 의지가 있는지 묻고 있다. 정규직화 등 대책을 둘러싼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의체는 출범 5개월이 넘도록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논의 기한을 한 달 연장한 상태다. 위험의 외주화가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규직화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지금이 아니면 위험의 외주화를 끊을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매일노동뉴스>는 협의체 논의에 참여해온 조유상(45)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사무장과 박정훈(41)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조 사무장은 김충현 협의체 자문위원을, 박 부위원장은 김충현 대책위 집행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발전소 폐쇄 앞둔 지금, 공공기관·국가는 뭘 해야 하나”
- 협의체 회의는 몇 차례나 열렸나.
조유상: 전체회의는 열세 번 했다. 이전 고 김용균 사망사고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기획재정부가 협의체에 참여한다고 해서 정부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가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회의를 해보니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 들었다. 정부가 명확히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 같았다. 이전 회의에서 합의됐던 내용이 다음 회의에서 뒤집어지곤 했다. 정부가 입장을 자꾸 바꾼다고 느껴졌다.
- 발전산업에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고용안정 주장도 나오는 것 아닌가.
박정훈: 순서가 다른 것 같다. 정규직노조나 발전사는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물량을 확보하면 고용 문제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고 김충현씨 사망사고 이후 2개 협의체가 모두 위험의 외주화를 해결하자고 주장해야 하는데, 물량문제로 좁혀지면 고용문제는 물량을 위한 일종의 수단이 된다.
지금 시점에서는 그보다 더 넓은 질문들이 나와야 한다. 물량은 당연히 문제다. 한전KPS나 전력공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물량확보는 당연히 동의해야 하는 문제다. 그런데 ‘이미 시작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나 위험의 외주화, 산재사망이 반복하는 문제에 있어서 공공기관이나 정부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발전소 폐쇄를 앞둔 지금, 공공기관이나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답이 안 보인다. 민간, 공기업 하청으로 흩어진 경상정비 노동자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같은 질문 말이다.
- 정부 입장은 어떤가.
박정훈:쟁점 중 하나는 직제다. 한전KPS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별정직으로 고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1심) 법원 판결로 한전KPS 불법파견과 일반직 4급에 준하는 지위를 인정받았고, 노동부는 한전KPS에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내렸다. 노동부나 법원 판결보다 못한 합의가 어떻게 가능한가. 사쪽이 별정직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도 여러 번 언급했듯, 정부 정책이 ‘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발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방향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하고 ‘한전KPS 물량 문제를 같이 풀자’는 순서로 이어져야 하지 않나.
조유상:한전KPS 안에서 ‘공정성’ 문제도 나오는 것 같다. 입사 시험 없이 어떻게 일반직으로 전환하냐는 주장이다. 그럼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현장 경험은 저평가해도 되나. 지금까지 협력·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위험하고 힘든 일들을 원청 대신 도맡아왔다. 일은 힘들지만 봉급은 낮았고, 각종 사고는 하청에서 일어났다. 하청업체는 자본금도 없고 안전교육 역량도 없다. 전문적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되면서 위험의 외주화가 발생했는데 이런 책임을 하나도 지지 않겠다는 건가.
박정훈: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그 이후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은 엄격하게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정부에서) 나오는 모양이다. 설령 정부 주장이 맞다해도 경력을 인정해 정규직화하는 방향이 옳지 않나.
공정성 논란은 실체가 없다. 사회적 편견으로 이 사안을 보고 있는 거고, 과잉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시험이나 자격증만으로 전문성을 이야기할 수 없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의 전문성이 있다. 현장에서는 선배 하청노동자들이 신입 정규직을 교육시키기도 한다. 불법파견 소송 이후 원청 정규직과 하청노동자를 분리해 일을 시키려고 하지만 어려워서 결국 같이 일한다고 한다. 하청노동자와 협업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전문성과 필요성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조유상: 현장에서는 서로 (원하청 구분없이) 형, 동생 하면서 지낸다. 한전KPS 직원들이 “형 얼른 정규직 돼서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도 한다. 이해관계자끼리 의견충돌이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끼리는 그런 게 없다. 정부나 한전KPS도 이런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
- 협의체 안에서 정부나 전문가 모두 한전KPS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하는데.
박정훈: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일 때 고 김충현씨 사망사고에 대해 SNS에 “일하다 죽는 나라는 용납하지 못한다”며 “사람보다 이윤이 앞서는 사회에서 안전이 가장 먼저 무너진다”고 썼다. 이후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추모제에 다녀갔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사망사고 현장과 빈소를 찾았다. 이들 모두 죽음의 외주화 근절과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당시 약속 이행을 우선과제로 꼽았다. 그러고 나서 김충현 협의체가 생겼다. 그래서 한전KPS 정규직화가 협의체 안에서 쟁점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한전KPS 관계자도 고 김충현씨 장례 치르기 전 “정부의 허가가 있으면 정규직화하겠다”고 말했다.
- 정규직화하면 발전소 산재가 줄어들까.
박정훈: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부개정한 ‘김용균법’에는 위험작업은 도급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도급 체계에서 산업안전보건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사회적으로 확인됐다고 본다. 산업안전보건법도 사업장 내 산업안전체계를 만드는 게 핵심 아닌가. 즉 ‘위험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사장부터 현장소장까지 하나의 산업안전체계 안에 들어와야 하는데, 업무를 외주화하면 이게 불가능하다. 업체끼리 정보도 차단되고 하청노동자들이 위험한 일을 떠안게 된다.
조유상: 사고가 없을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안전한 환경을 공기업부터 만들자는 거다. 나라부터 발전소가, 일터가 안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노동자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거다. 하청업체나 민간업체는 돈이 목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발전사업은 이윤만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공공성을 가진 산업인데, 산업안전체계를 (정규직화를 통해) 차츰 넓혀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거다.
“발전노동자들, 에너지전환이라는 큰 싸움 준비할 때”
- 김충현 대책위는 협의체에서 “민간 경상정비는 한전KPS가, 연료환경운전 노동자는 발전사가 직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전KPS 하청노동자 정규직화를 넘어서 모든 발전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박정훈: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뿐 아니라 발전소 폐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책위의 지금 주장은 이미 고 김용균 사고 당시 특별조사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이다. 당시 미이행 과제들을 해결해보자는 거다. 발전 5사 통합논의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정부 입장에서 하청업체에 주든 노동자한테 주든 노무비는 똑같다. 대신 발전소 폐쇄를 앞두고 있으니 고용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문제다. 그런 점에서 공공기관의 또 다른 역할은 발전소 폐쇄에 따른 안정된 일자리 확보여야 한다.
조유상: 발전소 폐쇄에 대한 대책이 없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가 교육받고 자격증을 따라고 하는데 자격증을 따면 뭐하나, 일할 데가 없는데. 교육이 취업으로 이어지면 다들 참여할 거다. 그런데 태안 인근 서산까지가도 일자리가 없다. 고향이나 정착지를 떠나라는 건데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이 어떻게 떠나나.
정부는 발전소가 폐쇄하니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건 정책이니까 당연하다고 한다. 그럼 왜 법원 판결과 정부 조사로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안정 정책은 하지 못하는 건가.
- 최근 김충현 협의체 안에서 한전KPS 정규직화에 대한 후속논의를 노사전협의체로 이어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박정훈: 노사전협의체에서 논의를 이어가려면 “법원 1심 판결이나 노동부의 불법파견 시정명령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에 김충현 협의체가 합의해야 한다. 또 문재인 정부 때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당시 노사전협의체에서 논의가 공전해 정규직 전환이 지연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지 않기 위해 합의 기한도 정하고, 이행점검기구도 설치해야 한다. 추가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안정 방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단기간에 논의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발전소 폐쇄에 어떤 대책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함께 논의해 보자는 거다.
- 협의체 논의를 돌아보자면.
조유상: 어렵게 꾸려진 협의체다. 노숙농성도 여러 차례 했고, 말 그대로 애걸복걸해서 만들었다. 모두가 기뻐했고, “뭔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갈수록 아무것도 안 되니까 조합원들 얼굴 보기도 미안하다.
논의에 참여하면서 느낀 건 정부 의지만 있다면 정규직화할 수 있다는 거다. 정부는 “정책이니까 따라야 한다”는 말을 해왔다. 위험의 외주화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갔으면 한다. 협의체가 꾸려진 뒤로 조합원이 늘었다. 전국 곳곳 흩어져 있던 한전KPS 하청노동자들이 갑자기 노조에 가입했다. 불법파견 판결 이후 오히려 현장의 노동조건이 악화됐고, 해고통보를 받은 분들도 있다. 현장노동자들은 협의체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에서 이런 부분까지 잘 헤아려주면 좋겠다.
박정훈: 정부는 여러 차례 위험의 외주화 해결 의지를 밝혀왔다.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발전소에서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이유는 이미 김용균 특조위 때 얘기가 끝났다. 원인 조사는 더 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왜 이행이 안 됐는지를 따져볼 때라고 생각해서 노정교섭의 의미로 협의체를 만든거다. 결국 교섭에서 중요한 건 노조의 투쟁이기도 한데, 이번 협의체를 계기로 전국에 흩어져 있던 한전KPS 하청노동자들이 조직되기 시작했다는 건 큰 희망인 것 같다. 1년마다 재계약하고, 하청업체가 바뀌는 등 노조 자체를 결성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큰 성과라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발전노동자들이 ‘에너지 전환’이라는 더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발전소 폐쇄나 정규직화 논의는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일 수도 있다. 에너지전환은 정말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고,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조나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이번 협의체를 계기로 그런 조직이 만들어진 건 성과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권위를 부여하고 존중하는 건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정부와 대화한 이유다.
'우왕좌왕 행정 정책 > 환경,건설,교통,주택,토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주희(2025).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을 넘어선 전환의 조건. 서교연 웹진 '인-무브'. 2025. 5. 13. (1) | 2026.01.18 |
|---|---|
| 화력발전소 폐쇄,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 발전소 위험의 외주화 관련 글 1 (2024.1~2025.10) (1) | 2026.01.16 |
| 공공재생에너지, 에너지 전환 관련 글 2 (2025년 12월~) (0) | 2026.01.12 |
|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관련 글 (1) | 2026.01.12 |
| 건설 현장에서의 산재 관련 글2 (2025.11~) (0) | 2026.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