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이 논란이 되기 전에도 쿠팡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았을 뿐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250600051
정부·국회서 올해만 18명 쿠팡 ‘방패’로···퇴직공직자들의 기묘한 새 직장 (경향, 황경상 이수민 기자, 2025.11.25 06:00)
2020년 이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전수 조사
5년간 쿠팡에 44명 이직…5대 그룹급 공격적 영입
입법·정책 공정성 지적에도 취업심사는 90% 통과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302046005
노동자 목숨·고객 보안 못 지킨 쿠팡…‘내실 없는 성장’의 민낯 (경향, 이성희 기자, 2025.11.30 20:46)
잇단 사망사고 논란 가운데 해킹 사태까지…“우연 아니다” 지적
업계 관계자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비용 드는 문제는 관리 소홀”
단기간에 외형 급성장…지속 가능한 질적 성장에는 취약 드러나
“편하다는 이유로 일하던 사람이 죽어도 썼던 건데, 보안도 엉망이었네요.”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알려진 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댓글은 최근 쿠팡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꼬집는다.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한 불기소 외압 의혹으로 상설특검 출범을 앞둔 데다 심야 배송에 따른 물류센터 노동자와 택배기사의 과로사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쿠팡은 e커머스 업체로서는 기본인 고객 정보 보호에도 소홀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쿠팡이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공개한 자료를 보면,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구매이력이 있는 고객)은 2470만명으로 2020년(1485만명) 대비 1000만명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는 유료 회원제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대폭 올렸음에도 활성고객 수 증가는 계속됐다.
연간 매출도 지난해 40조원을 돌파했다. 쿠팡은 2010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한 지 13년 만인 2023년 처음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분기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유통업계에서 견고한 독주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쿠팡을 둘러싼 각종 사회적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에만 쿠팡 업무를 하다 사망한 노동자가 7명(물류센터 일용직 4명, 대리점 소속 택배 배송기사 3명)에 달한다. 노조와 정치권 등에서는 심야 노동과 다회전 배송, 마감 시간 엄수 등으로 인한 과도한 고강도 업무 시스템이 과로사 위험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크가 잇따라 터지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며 “쿠팡이 노동자 복지와 고객 데이터 보호 등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는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e커머스는 가지고 있는 고객의 민감한 정보가 많다보니 보안 관련 예산을 매출 대비해 계속 늘려야 한다며”며 “대외적 로비에 집중하느라 내실을 기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정부 대관 업무 등을 위해 국회의원 보좌관 등 퇴직공직자를 올해 18명(계열사 포함) 영입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쿠팡 경영진은 본인들이 일으킨 갖은 사회적 논란에 대해 전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고 전면적인 정책변화와 구조개혁을 약속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우 아주대 교수는 “소비자와 소통하기보다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데 집중한 뒤 이익 추구에 집중하는 플랫폼 기업 특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당면한 과로사 문제 등을 해결해 쿠팡의 제대로 된 조직문화를 정착시켜야 향후 안정적인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market_trend/2025/12/01/BFSVWC7KYJFI5PD6V6CZZQTJNA/
대형마트 손발 묶은 '기울어진 운동장'서 공룡된 쿠팡 (조선일보, 이미지 기자, 2025.12.01. 00:50)
마트는 의무 휴업, 심야 영업 금지
쿠팡은 그새 마트 3사 매출 추월
2위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 절차
https://www.chosun.com/economy/market_trend/2025/12/01/EO36P5YYNRCMPJIYOHJ3LWWHJA
로비로 각종 논란 틀어막아온 쿠팡, 올해 정부·국회 출신 18명 채용 (조선일보, 유종헌 이미지 기자, 2025.12.01. 00:50)
쿠팡은 대정부 로비 왕국
쿠팡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고를 놓고 정치권에선 규제나 국감, 과징금 등에 대한 방어가 경영 최우선 순위가 된 결과, 보안이나 내부 통제는 경영진 관심사에서 뒤로 밀린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전현직 대표 모두 대관 분야 출신이고, 야간 근무자의 잇따른 사망 사고, 입점 업체 수수료 문제 등 각종 논란을 막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정치권 인사를 대거 영입해 왔다. 야권에선 “대관 조직을 동원해 당장의 논란을 막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는 안중에 없었던 것”이라며 “5개월간 정부도 쿠팡도 개인 정보 유출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사무처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해 쿠팡으로 이직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은 4급 보좌관은 총 9명(계열사 포함)이었다. 이들의 직급은 부사장·이사·전무·상무 등 고위 임원 중심이었다. 취업 심사 공개 의무가 없는 비서·비서관 등 보좌진 전체로 확장하면 훨씬 많은 인원이 쿠팡으로 옮겼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쿠팡은 특히 계엄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할 것을 예상하고 친민주당 인사를 공격적으로 영입했다”고 했다. 여기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보좌진 출신도 포함됐다.
정부 출신 가운데서도 4급 이상 등 취업 심사 대상 퇴직자 9명이 올해 쿠팡이나 그 계열사에 취직했다. 취업 심사 대상이 아닌 공직자 출신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실제 쿠팡의 물류 담당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인 지난 5~6월 고용노동부 공무원 8명을 영입했다. 쿠팡은 지난해 공정위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 노출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받자 올해 공정위 출신을 2명 영입했다.
국민의힘 보좌관 출신 한 인사는 “쿠팡이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관 조직을 크게 증원하면서 국회의원 보좌진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출신까지 공격적으로 채용했다”면서 “10년 차 미만 고용노동부 사무관이 억대 연봉을 받는 등 채용 조건도 좋았다”고 했다. 여권 인사는 “팔은 안으로 굽는 법 아니겠냐”며 “우리 식구가 쿠팡에 가 있는데 논란이 있어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쿠팡은 경영진 구성부터 ‘대관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LG전자 대외협력실과 네이버 정책실을 거친 대관 출신이다. 2012년 쿠팡의 정책 담당 실장으로 합류했다. 최근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 Inc.로 옮긴 강한승 전 대표도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다 쿠팡에 합류했다.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창업주는 2021년 쿠팡 한국 법인 의장과 등기 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하며 최고 경영자가 져야 할 법적 의무에서 벗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창업주는 미국 본사를 통해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한국에서는 대관 출신 전문 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워 사법 리스크와 국회 출석 부담 등을 해소하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 구조”라고 말했다.
스카우트된 대관 인력들은 국회 등을 출입하며 입법 동향을 파악하거나 정부 부처에 회사의 이해관계를 설명한다. 한 여당 보좌관은 “쿠팡은 근로자 사망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의원실을 돌며 해명 자료를 뿌린다”면서 “우리가 설명을 요구한 적도 없는데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쿠팡은 사업을 확장하면서 크고 작은 논란을 빚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올해만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배송 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지만 쿠팡의 사업 구조는 ‘가장 가혹한 심야 시간에, 건강·생계 취약 계층을 대거 투입해야 유지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쿠팡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야만 누릴 수 있는 할인 혜택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과장한 혐의로 제재에 착수했고, 배달 앱인 쿠팡이츠가 입점 음식점들에 음식 가격과 각종 혜택을 경쟁사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는 최혜 대우를 강요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은 상설 특검 출범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이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쿠팡 물류 자회사(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 검찰 내에서 ‘기소하지 말라’는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면서 쿠팡의 의원회관 출입 빈도는 더 높아졌다고 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3016450004361?did=NA
개인정보 유출, 로켓 성장의 그늘…구설 끊이지 않는 쿠팡 (한국일보, 박경담 기자, 2025.12.01 08:00 2면)
과거에도 발생, 못 막은 정보 유출
고속 성장 이면, 내실 다지기 소홀
쿠팡에서 발생한 3,370만 개의 고객 계정 유출 사고를 두고 고속 성장의 그늘이란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덩치를 빠르게 불리는 과정에서 정보 보안 분야 투자 등 내실 다지기를 소홀히 한 게 이번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문 다음 날 새벽에 문 앞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급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 대신 온라인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문화가 퍼지면서다.
그 결과 2010년 창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던 쿠팡은 2023년 연간 영업이익 6,174억 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첫 흑자를 거뒀고 2024년에도 비슷한 성적을 올렸다. 40조 원을 돌파한 2024년 매출은 신세계그룹 등 기존 대형 유통기업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대만 진출,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등 사업 영역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다른 유통 대기업과 비교하면 구설에 많이 오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만 보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배달 기사 13만5,000명의 개인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갔다. 2023년 12월엔 판매자 전용 시스템 '윙(Wing)'에서 로그인 시 특정 판매자에게만 보여야 하는 2만2,440명의 주문자·수취인 개인 정보가 다른 판매자에게 노출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 잘 안 보인다"
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11/30/b168d9e9-6d3f-4e0e-84e5-51ebdeb8e903.png
쿠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더 있다. 새벽 배송이 대표적이다. 노동계에선 로켓배송을 뒷받침하기 위한 새벽 배송이 과로를 유발한다고 본다. 실제 쿠팡 물류를 나르다가 숨진 물류센터 노동자, 배송 기사가 있다. 쿠팡은 또 2024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색 순위·상품 후기 조작 등 소비자 기만행위로 과징금 1,682억 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다만 쿠팡은 이 혐의를 부인하면서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선 택배 기사·물류센터 노동 문제 및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수사 외압 의혹은 상설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다. 박대준 대표 등 쿠팡 경영진은 5개 상임위원회의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은 갑자기 성장한 기업이다 보니 안정적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여유가 모자랐을 것 같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32255.html
[사설] 급격한 성장 뒤엔 무책임 경영, 쿠팡 이대로는 안 된다 (한겨레, 2025-12-01 18:32)
국민 대다수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과로사가 의심되는 노동자 사망이 잇따른다. 모두 한 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시민사회에선 그간 온갖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온 쿠팡이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정점을 찍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급격한 성장에도 무책임 경영으로 일관하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일깨우는 사례다.
1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쿠팡에서 약 3370만명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은 인증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 뒤에도 내부 시스템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정부는 “공격자가 쿠팡 서버의 인증 취약점을 악용해 정상적 로그인 없이 3천만개 이상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고 했는데,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토큰의 인증키가 장기간 방치됨에 따라 해당 직원이 퇴사한 뒤에도 이를 악용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쿠팡이 보안장치를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해왔는지 드러내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을 암시하는 협박성 메일을 고객들이 받기 전까지 전혀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쿠팡은 ‘로켓 배송’과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설립 15년 만에 연 매출 4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룬데 비해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회사 밀어주기와 고객을 기만하는 알고리즘 조작, 퇴직금 미지급, 과로를 유발하는 노동환경 등으로 끊임없이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1일에도 지난 10월 새벽배송을 하던 택배기사가 퇴근 뒤 쓰러져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올해만 택배기사 4명과 물류센터 노동자 4명이 쿠팡에서 일하다 숨졌다. 그런데도 쿠팡은 택배기사 과로 방지를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 논란이 뜨거운 새벽배송 문제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사회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하는 것보다는 기업 리스크를 막아줄 ‘전관 모시기’에 열중해왔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정 기업에 국한된 문제로 치부하기엔 그 파장이 너무 크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국내 대부분 가구가 피해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 ‘유통 공룡’으로 올라선 쿠팡의 고용 규모가 방대한 탓에 과로사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온 국민의 가슴이 철렁해진다. 대통령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고, 고용노동부는 10일부터 쿠팡 야간노동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하기로 했다. 기업 스스로 전면적인 쇄신이 어렵다면, 정부가 적극적 관리·감독과 제도 개선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232271.html
노동착취·납품단가 후려치기…사회적 논란 먹고 큰 ‘유통공룡’ 쿠팡 (한겨레, 선담은 기자, 2025-12-01 19:12)
‘로켓 성장’의 그림자
‘유통 공룡’ 쿠팡은 주문 뒤 24시간 내 배송을 내세운 ‘로켓배송’을 앞세워 2023년 이마트·롯데쇼핑을 제치고 유통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창업 15년 만에 연 매출 4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했지만, 성장 과정에서 노동착취 의혹과 입점업체와의 갈등, 시장 지배력 남용 등 각종 논란을 낳았다.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한 쿠팡은 옥션·지마켓이 주도하던 오픈마켓 시장으로 진입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을 넓혔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최저가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했고, 자체 배송 기사인 ‘쿠팡맨’을 통한 새벽배송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쿠팡맨은 쿠팡의 ‘로켓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지만 노동착취 논란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2017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당시 정의당 의원은 쿠팡이 3년간 약 75억원의 시간 외 근로수당을 쿠팡맨에게 미지급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듬해에는 배송 물량 증가 속 정규직 대신 시간제 프리랜서 인력인 ‘쿠팡 플렉스’를 확대하며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새벽배송 기사와 물류센터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며 노동강도 문제가 공론화됐다. 특히 2020년 5월 경기 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 당시 확진자 발생 보고·대응 논란, 같은 해 10월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20대 노동자 장덕준씨의 과로사가 알려지며 사회적 비판이 확산됐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2023년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체불 수사와 관련해 검찰 지휘부의 외압 의혹도 제기됐다.
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97/266/imgdb/original/2025/1201/20251201503524.webp
쿠팡은 씨제이(CJ)제일제당, 엘지(LG)생활건강 등 국내외 대기업 등 납품업체와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둘러싼 갈등도 빚었다. 대표적으로 씨제이제일제당은 2022년 11월 쿠팡에 비비고·햇반 등 자사 제품 납품을 중단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전방위적인 로비를 통해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등 국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쿠팡은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대두된 2020년 이명박 정부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국내외 정·관계 인사들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국회사무처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4급 보좌관 9명(계열사 포함)이 쿠팡으로 이직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 회사의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창업자는 2021년 쿠팡㈜ 이사회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국내에서의 모든 법적 책임에서 비켜나 있는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쿠팡에 최대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에스케이(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약 1348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사례에 비춰 쿠팡의 과징금 규모가 최대 1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23년 9월부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 기업에 대해 ‘경영진이 중대한(material) 사이버보안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으로부터 4영업일 이내에 투자자에게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 역시 이 규정을 적용받는 만큼 글로벌 규제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1201/132880340/2
[사설]쿠팡, 5년간 고위 공무원 44명 영입… ‘할 일’ 않고 로비 매달렸나 (동아일보, 2025-12-01 23:30)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허술한 인증 관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인증 담당 직원이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토큰 서명키를 퇴사 후에도 폐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업계 등에서는 쿠팡이 정작 할 일은 소홀히 하면서 대관 로비에만 매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44명을 영입했다. 한화 삼성 현대차 LG그룹에 이어 5번째로 많았고, 재계 2위인 SK그룹과 같은 숫자였다. 쿠팡은 올해만 18명을 채용했는데 그중 절반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었다. 5급 이하로 취업 심사 대상이 아닌 이들을 포함하면 영입 인원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는 정권교체를 예상하고 더불어민주당 보좌관을 대거 스카우트했으며, 최근에는 고용노동부에서만 8명을 데려왔다.
영입된 이들은 억대 연봉과 임원 대우를 받으며 쿠팡의 입장을 정관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국감 때 증인 출석을 막고, 질문을 사전에 입수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였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올해 세 차례 국회 출석 요구를 받고도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출석했는데, 이 과정에도 여야 전직 보좌관들의 역할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경영진이 대관 로비에 주력하는 동안 개인정보 유출은 반복됐다. 쿠팡에선 최근 5년 동안 4차례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모두 외부 해킹이 아니라 시스템 오류 같은 내부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쿠팡의 정보기술(IT) 투자에서 보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1%에서 올해 4.6%로 오히려 줄었다. 부실했던 건 정보 보호만이 아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선 올해만 야간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근로자 건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를 죽음이다. 취업규칙을 바꿔 일용직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안 줬다가 외압 의혹으로 상설 특검 수사를 앞두고 뒤늦게 지급하기도 했다. 멤버십 가격 인상 유도, 알고리즘 조작 등에 대한 조사와 재판도 진행 중이다.
고객 정보 보호, 근로자 건강 관리, 합당한 보상 등은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작은 빈틈도 있어선 안 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런 데는 소홀히 하면서 사고나 불상사가 벌어지면 정부와 정치권에 쫓아가 수습하려는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쿠팡이 대관 로비에 들이는 노력의 절반만이라도 고객 정보 보호 등에 기울였다면 이번과 같은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114510004009
[사설] 로비로 논란 막기 급급 쿠팡, 규모에 걸맞은 ‘정도 경영’을 (한국일보, 2025.12.02 00:10)
새벽배송 근로자 잇단 사망, 입점업체 갑질, 허위 광고, 퇴직금 미지급 꼼수까지. 유통업계 최강자 쿠팡의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이번엔 최악의 정보유출 사고까지 터졌다. 초고속 성장을 이어오면서도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내실을 다지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쿠팡의 작년 연간 매출은 41조 원으로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매출을 합한 금액(37조 원)을 훌쩍 웃돈다. 대형마트가 골목상권 보호 명분으로 규제에 묶인 사이 ‘로켓배송’을 무기로 배송 시장을 장악했고, 코로나19를 기화로 급속히 전환된 온라인 유통 트렌드의 혜택을 톡톡히 본 결과다. 음식배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범접 불가능한 ‘플랫폼 제국’이 됐다. 2010년 자본금 30억 원으로 설립한 지 15년 만에 일군 성과다.
하지만 이런 ‘로켓 성장’에 걸맞은 내실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올해에만 쿠팡 업무를 하다 사망한 노동자가 7명에 달하고, 자회사 퇴직금 미지급 사건 관련 외압 의혹은 상설특검 대상이 됐다. 입점업체에 가격을 강요한 갑질 행위, 유료멤버십 할인 혜택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 등의 논란도 잇따랐다. 여기에 3,370만 명에 달하는 초대형 정보유출 사고까지 터졌다.
리스크가 잇따라 터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꼼수 영업을 일삼는 반면 노동자 복지, 고객데이터 보호 등은 소홀히 한 결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대관 조직을 늘려 당장의 논란을 막는 데만 급급하다. 올해 들어서만 쿠팡이 영입한 정부·국회 출신 대관 담당 임원이 무려 18명이다. 전관예우를 동원해 문제를 덮으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젠 커진 몸집에 걸맞은 정도 경영, 윤리 경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21년 한국법인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쿠팡의 실질적 오너 김범석 창업주도 더는 뒤에 숨지 말고 전면에 나서기 바란다. 정부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대형마트 규제에 매달리지 말고 갈수록 영향력이 확대되는 온라인 유통업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https://www.mk.co.kr/news/economy/11481934
[단독] 사흘 만에 사라진 쿠팡 사과문…빈자리엔 세일광고, “이와중에 마케팅하냐” (매경, 전종헌 김혜진 기자, 2025-12-02 10:07:57)
“온갖 사회적 논란 일으킨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정점 찍어”
‘무늬만 사과’ 비판도 잇따라
사실상 대한민국 국민이 다 털린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쿠팡의 피해 고객들이 불안감을 연일 호소하는 가운데 쿠팡 측이 사과문을 올린 지 사흘 만에 내렸다. 이를 두고 ‘이틀짜리’ 사과문이란 비판이 나온다. 사과문이 빠진 자리는 ‘오늘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로켓배송은 내일 도착!’ 광고와 연말을 맞아 상품 세일 광고가 차지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자사 모바일 앱과 PC 버전에 올렸던 공개 사과문 공지를 이날 기준 사흘 만에 내렸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개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게다가 일부 주문정보 등의 민감 정보까지 포함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동 현관 비밀번호와 해외 직구 때 이용하는 개인 통관 번호까지 모두 새어나간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소비자들의 염려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쿠팡 측이 지속적인 사과보다는 마케팅 정책에 무게를 더한 모습에 일부 소비자들은 분노를 표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정보 유출에 따른 보상책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 사과문까지 금세 내렸다”며 “무늬만 사과”라고 일갈했다. 고객 정보 유출 사과문을 올렸던 자리에는 현재 쿠팡 로켓배송 광고와 크리스마스 깜짝 세일 광고가 나가고 있다.
쿠팡은 앞서 정보 유출 사과 공지문을 놓고서도 논란을 자초했다. 피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 ‘유출’이 아닌 ‘노출’이란 표현을 일괄적으로 사용했다. 일각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지난 30일 논평을 통해 “무려 전 국민의 3분의 2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주문조회나 배송정보에 기반한 스팸·스미싱 문자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쿠팡 측의 책임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심지어 일부 가입자들은 배송지 주소록에 공동주택 번호 뿐 아니라 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며 “자회사 밀어주기와 고객을 기만하는 임직원을 동원한 알고리즘 조작, 클렌징과 새벽배송 정책으로 인한 노동자 과로사, 퇴직금 미지급 사건 불기소 외압으로 인한 상설특검 등 온갖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쿠팡이 결국 전 국민의 3분의 2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02039851030
쿠팡지배 김범석의장 책임회피 논란…주식팔아 5천억원 현금부자(종합)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2025-12-02 14:31)
쿠팡 주가 5% 급락…한미 이원화한 기형적 지배구조 도마
김범석, 의결권 70% 보유한 실질적 경영자…논란 때마다 숨어
정부·국회 출신 대거 영입해 대관 강화…과방위선 "한국이 우습나" 질타도
https://www.seoul.co.kr/news/economy/distribution/2025/12/02/20251202500266
‘두문분출’ 쿠팡 김범석…지배력 쥐고도 정보 유출 사태엔 ‘침묵 경영’ (서울신문, 김현이 박은서 기자, 2025-12-02 17:37)
본사는 미국, 사업은 한국 ‘기형 구조’
‘유출’ 아닌 ‘노출’ ‘무단접근’ 표현
김범석, 쿠팡 의결권 74.3% 최대주주
미국인 이유로 각종 책임 벗어나
작년 주식 처분 4900억원 현금화
3370만명 규모의 역대 최대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쿠팡과 관련해 허술한 보안 관리 체계는 물론 본사를 미국에 두고 한국에서 사업하는 기형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막대한 수익은 한국에서 얻고, 정작 책임질 일에는 미국 기업처럼 행세한다는 것이다.
쿠팡은 모기업인 ‘쿠팡Inc’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지만 90% 이상의 매출이 한국에서 나온다. 자회사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쿠팡과 쿠팡페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등이다.
대외 메시지도 미국 본사의 승인 없이는 나오지 않는 구조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의 사과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고객 계정에 ‘무단 접근’이 이뤄졌다”는 등 국내 소비자 정서와 맞지 않는 표현이 담긴 이유로 지목된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왜 (소비자 안내문에) 유출이 아니라 노출이라는 표현을 썼느냐’고 묻자 박대준 쿠팡 대표는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 유출이 맞다”고 인정했다. 심지어 쿠팡은 이날 쿠팡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첫 화면에 띄웠던 사과문을 이틀 만에 내려 빈축을 샀다.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두문불출하고 있는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김 의장은 사고 이후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이날 국회 현안 질의에도 김 의장이 아닌 박 대표가 출석했다. 위원들은 김 의장이 직접 사과할 의향은 없는지 물었으나 박 대표는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 하에 벌어져 제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만 답했다.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은 현재 한국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2021년 쿠팡 한국법인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한국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Inc 지분 8.8%를 보유 중이나 이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지닌 클래스B 주식이어서 행사 가능 의결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74.3%나 된다. 김 의장은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도 콘퍼런스 콜에 직접 나서 성과와 투자 계획을 설명한다.
김 의장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로 출석 요구가 빗발치지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미국 국적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도 피했다. 이후 외국 국적자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지만 김 의장은 국내 법인 지분이 없고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 예외로 취급됐고, 그 결과 사익 편취 금지와 친인척 자료 제출 등 각종 의무에서 벗어났다.
김 의장은 지난해 세금 등을 낸다며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하면서 4846억원을 현금화했다. 보유 주식 200만주(약 672억원)는 미국 내 자선기금에 기부했다. 돈은 한국에서 벌고 기부는 미국에 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쿠팡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사업에 제동을 건 틈을 타 물류 인프라에 수조원을 쏟아부으며 국내 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유통 공룡’임에도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 실태뿐 아니라 물류센터 노동자와 택배기사의 연이은 사망 사고, 검색 순위 조작으로 인한 과징금 처분 등으로 이미 수많은 구설에 올랐다.
한국이 아닌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쿠팡Inc의 주가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후 첫 거래일이던 지난 1일(현지시간)에 전 거래일 대비 5.36% 급락한 26.65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월가가 쿠팡의 허술한 위기 관리 체계와 이로 인한 제재 영향을 부정적으로 해석한 셈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는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가 발생한 경우 4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쿠팡은 아직 이번 사고를 공시하지 않아 향후 제재 가능성도 있다.
JP모건은 이날 “쿠팡이 자체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고, 한국 정부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있어 단기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쿠팡의 시장 지위와 한국 소비자들의 데이터 유출 이슈에 대한 민감도를 고려하면 소비자 이탈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32445.html
발가벗은 쿠팡이 ‘노출’한 싸구려 기업가 정신 [아침햇발] (한겨레, 정남구 | 경제산업부 선임기자, 2025-12-02 17:46)
월 7890원을 내는 쿠팡 와우 회원은 밤중에 프린트를 하다 인쇄용지가 떨어져도 바로 주문하면 새벽에 받을 수 있다. 값도 싸고, 배송비도 무료다. 이용해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다. 이런 서비스를 담배보다 끊기 어렵다고 해서 ‘개미지옥’이라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소비자 편익 면에서만 보면, 쿠팡이 일으킨 혁신이다.
그러나 이것은 완성된 혁신은 아니다. 쿠팡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수확을 기꺼이 미루고 있다. 3분기 쿠팡의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사상 최대인 12조8455억원(92억6700만달러)에 이르렀는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2245억원)의 비율은 1.7%에 그쳤다. 그런데 이렇게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을 두고 ‘자본의 이익을 희생하고 있구나’라고 두둔할 이유는 없다. 납품업체와 관계, 노동자와 관계를 보면 거기엔 혁신은커녕, 악덕 기업의 행태가 곳곳에서 ‘노출’된다.
쿠팡은 납품업체에 대금 정산 지연으로 악명이 높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5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쿠팡을 통한 거래에서 정산까지 ‘51일 이상 걸린다’고 답한 업체 비율이 34.0%에 이르렀다. 다른 쇼핑몰은 정산 기간이 열흘을 넘지 않았다. 판매수수료와 광고비로 뜯기는 듯한 돈이 많아 억울해도, 매출 비중이 커서 거래를 끊지는 못한다. 이들이야말로 ‘개미지옥’에 빠져 있다.
로켓배송 기사들은 쿠팡 배송 혁신의 중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 10월 하순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679명 응답)를 보면 기사들은 주 5~6일을 일하는데, 주간 배송은 평균 11시간 반, 야간 배송은 평균 9시간40분 일한다. 식사와 휴식에 쓰는 시간은 22.6분밖에 안 됐다.
애초 택배 일이 좋은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숙련에 이르는 기간이 짧아 진입장벽이 낮고 시간당 보수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수입총액을 늘리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감수할 수 있어서 선택하는 직종이다. 쿠팡의 배송 기사들이 만족도가 그저 그만이면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한 비중이 큰 것은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쿠팡이 배송 업무를 혁신하고, 그 성과를 배송 기사들과 나눈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다. 올해만 쿠팡의 배송 기사 4명이 사망하고, 물류센터 노동자까지 합하면 8명이 사망했다. 쿠팡이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혐의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것을 관할 검찰청 수뇌부가 무혐의로 밀어붙인 사실이 드러났다. 쿠팡이 법조계와 경찰, 감사원의 전관 영입에 열을 올린 까닭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 쿠팡이 이번에 고객 3370만명의 개인정보를 털렸다. 주소와 전화번호, 이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외부인의 손에 들어갔다. 거의 전국민이 당했다. 개인정보를 빼돌린 범죄자가 누구든, 고객의 처지에서 보면 그것을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한 쿠팡의 잘못이요, 책임이다.
많은 언론이 이를 개인정보 ‘유출’ 사고라고 쓰지만, 쿠팡은 달랐다. 쿠팡은 지난달 20일 ‘제3자가 비인가 접근을 통해 4500여명의 고객 배송 정보를 조회했다’고 밝히면서, ‘해킹당했다면 유출이지만, 이건 노출’이라고 강변했다. 사고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으로 확인된 뒤에도 쿠팡의 태도는 여전하다. 고객들에게 보낸 통지에 “개인정보가 일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썼다. 왜 그랬을까, 살펴보니 속내를 노출한 것이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유출’에 대해 형사처벌, 과징금 부과,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지만, 공중에 ‘노출’된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해당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만 규정하고 있다. 쿠팡은 회사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안절부절못할 고객의 마음은 안중에 없는, 얼마나 안이하고 이기적인 발상인가.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와우 회원들이 경영에 치명적일 정도로 쿠팡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저렴한 상품의 신속 배송은 끊기 어려운 차별적 강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구매한다고 해서 단골인 것은 아니다. 단골은 그 기업이 창출하는 고객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이다. 쿠팡은 고객을 ‘쉽게 낚은 물고기’처럼 대했다. 국민 다수가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 기업은 일등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나라의 기업도 될 수 없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021834001
[사설] ‘악질 플랫폼’ 김범석의 쿠팡, 정도·책임 경영하라 (경향, 2025.12.02 18:34)
기업으로서, 쿠팡의 부도덕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비단 고객 정보 대량 유출만 문제가 아니다. 잇단 노동자들의 과로사부터 취업규칙 퇴행, 입점업체 쥐어짜기까지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온갖 악덕 경영으로 성장해온 게 쿠팡의 외형적 성공 비결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쿠팡 사태와 관련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과징금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제 현실화를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소비자 신뢰를 기만하고 회복 못할 피해를 입힌 걸 감안하면 당연한 조처다. 정부는 쿠팡을 일벌백계해 다시는 이런 악덕 기업이 생겨날 엄두조차 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새벽배송 시장을 장악해 ‘유통 괴물’로 성장한 쿠팡은 과거 세 차례나 정보 유출 파동을 겪고도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가 매출의 0.2%에 그쳤다. 사회적 책임과 기본이 무너진 경영이고, 정도보다는 편·탈법이 기업 체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만 8명의 택배·물류센터 노동자가 과로로 숨졌다. 입점 수수료 과다, 알고리즘 조작 등 물의도 끊임없이 반복됐다. 하지만 매번 제대로 된 대책보다는 정부·국회 출신 대관 담당 임원을 영입하며 ‘로비’에만 급급했다.
그럼에도 실질적 경영책임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미국 본사에 머물며 늘 대리인 뒤로 숨기만 했다. 박대준 쿠팡 한국법인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김 의장이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의에 “제 책임하에서 벌어져 제가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한국 소비자와 정부를 핫바지 정도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처럼 무책임할 수는 없다. 시장지배적 기업의 힘과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것을 믿고, 사태가 가라앉기만 기다리는 것인가.
김 의장은 기업 명운을 건 대책을 내놓고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게 고통받아온 소비자와 노동자·입점업체 등을 위무하는 길이다. 정부는 쿠팡을 엄벌하고 소비자 피해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배, 입증 책임 전환제 도입 등 제도 보완에도 나서길 바란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12/03/SINMRWHJ5FECDLJGV2KYVBNFFQ/
[사설] 한국서 돈 벌고 미국에 숨어 있는 쿠팡 오너의 무책임 (조선일보, 2025.12.03. 00:00)
한국 쿠팡은 미국 본사(쿠팡 Inc)가 100% 지분을 갖고 있고, 그 미국 본사의 의결권 76%를 쥔 이가 김 의장이다. 쿠팡은 김범석 개인 회사와 다를 바 없다. 중요한 경영 결정을 다 내리는 김 의장이 정작 책임져야 할 순간에는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다.
김 의장은 문재인 정부 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자 한국 법인 등기이사직마저 내려놓으며 법적 책임권 밖으로 나갔다. 쿠팡 측은 “본사가 미국에 있고 김 의장은 미국인”이란 논리로 방어막을 쳐왔다. 쿠팡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사업의 뿌리와 줄기, 열매가 모두 한국에 있는데, 법인 주소지만 미국 델라웨어라고 외국 기업이라고 한다.
국가 재난 수준의 보안 사고에도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의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 시장에 경쟁 업체가 없고 한국 소비자들의 데이터 민감도가 낮다’는 이유였다. 쿠팡의 편리함에 젖은 한국 소비자가 자기 정보가 털리든 말든 쿠팡을 못 떠날 것이란 얘기다. 김 의장의 한국 무시에는 이런 분석도 깔려 있을 것이다.
김 의장이 최근 쿠팡 주식 매각으로 5000여억 원을 현금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업가로서의 보상은 정당할 수 있으나, 그 이익의 기반이 된 소비자의 ‘보안과 안전’은 소홀히 하고 있다. 돈은 한국서 벌고, 책임은 미국 국적 뒤로 숨는 기형적 원격 경영은 더 이상 안 된다.김 의장은 한국 소비자들 앞에 나와서 사과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내놓길 바란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32652.html
‘위험 전파 기업’ 쿠팡 [유레카] (한겨레,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2025-12-03 16:25)
잇단 노동자 사망 사건, 쿠팡 물류 자회사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 이어 마침내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까지 발생했다. 쿠팡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물류·추천·판매자를 분석하는 데이터 기업을 자처해왔다. 수천만 고객의 구매·행태 데이터와 이에 기반한 인공지능 추천·최적화 시스템이야말로 쿠팡의 경쟁력인 셈인데, 이 핵심 자산이 뚫린 것이다.
3370만건이 넘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성인 인구 4명 중 3명이 직간접 피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다.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무책임한 사후 대응이다. 유출은 이미 6월부터 시작됐지만 쿠팡은 다섯달 가까이 몰랐다고 한다. 알려지고 나서도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식으로 쟁점을 흐리고 있다.
올해만 해도 쿠팡 노동자 8명이 사망했지만, 과로사·산재 논란에도 침묵하는 등 책임 회피성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경영의 최우선 순위가 국감 등 정치권 로비, 논란에 대한 사후 대응 등이 되다 보니 보안·안전 등은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의 편의를 볼모로 삼아 사실상 위험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이윤을 앞세우기보다 환경을 고려하고 노동자와 함께 가야 기업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쿠팡이 모델로 삼은 미국 기업 아마존은 기후를 강조하는 등 이에스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으나, 쿠팡은 사실상 외면해왔다. 물론 아마존도 창고 노동자의 높은 부상률, 노조에 대한 회사의 강력 대응, 인공지능 기반 작업 감시 시스템 등 지배구조와 사회 부문에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기후·인권·노동 이슈를 이사회 감독 항목으로 올려 해마다 보고서로 공개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틀을 갖추고 있다.
이에스지의 교과서로 알려진 기업 ‘파타고니아’는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이에스지를 기업의 존재 이유로 삼는다. ‘‘창립자 이본 슈나드는 2022년 ‘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고 선언하며 회사의 소유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소비를 자제하고 ‘적게 사고 오래 입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브랜드 전략으로 내세워 오히려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도약했다.
쿠팡은 새벽배송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했다. 하지만 노동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 지속될 수는 없다. 기업의 위험이 사회로 외주화되는 상황을 더 이상 놔둘 수 없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311340001708
[36.5˚C] 이중국적 기업 쿠팡 (한국일보, 박경담 기자, 2025.12.04 04:40 26면)
2024년 6월 13일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자체 브랜드(PB) 상품 검색 순위 조작 혐의로 과징금 1,400억 원을 부과받은 직후 낸 입장문은 이랬다. ①상품 추천을 금지하면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유지하기 어렵다. ②무료 배송을 위한 물류·상품 투자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로켓배송 중단은 시내버스, 지하철 등 공공서비스가 멈추는 것에 버금가는 강도였다. 쿠팡은 수천만 고객을 볼모 삼은 엄포로 국민 여론이란 감정을 건드렸다. 법무팀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 입장문 발표는 논란을 법적 대응으로 돌파하려는 '아메리칸 스타일'이었다. 당시 다른 기업은 물론 쿠팡 일각에서도 이 결정을 오판이라고 봤다.
쿠팡은 본사가 미국에 있고 창업주이자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한국계 미국인이다. 하지만 매출의 90%를 한국에서 벌어들인다. 보기에 따라 미국 기업일 수도, 한국 기업일 수도 있는 '이중국적' 기업이다.
그런데 2년 동안 유통 산업을 담당하면서 지켜본 쿠팡은 미국 기업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다. 국민 절반을 훌쩍 넘는 3,37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의 대응도 그랬다. 중국인 전 직원 연루 여부, 정보 보안 체계 등 사건의 실마리를 여는 단서들에 대해 쿠팡은 입을 꾹 닫았다.
미국 본사 또는 법무팀이 '컨펌'(확인)하지 않으면 메시지를 내기 어렵다는 뜻으로 읽혔다. 여느 기업이든 부정 이슈를 만나면 신중 모드에 들어간다. 하지만 쿠팡은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책임지려는 한국 기업과는 달랐다. 불리한 사안이 터지자 아메리칸 스타일로 대처한 셈이다.
김 의장의 침묵도 쿠팡이 절반은 미국 기업이기에 가능하다. 김 의장은 쿠팡 사업 지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실적 설명,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쿠팡 총수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미국 본사 의장만 맡고 한국 법인에선 별다른 자리를 맡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대준 쿠팡 대표가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하에 있다"고 한 발언은 김 의장이 이번 사태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오너로서 고개를 숙였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쿠팡, 김 의장을 보면서 이중국적자가 떠올랐다. 이들은 한국에 살면서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미국 등 다른 나라 국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자기 필요할 땐 한국인, 불리할 땐 미국 국민인 사람들이다. 이중국적을 방패 삼아 한국에서 이익을 내고 사회적 책임은 회피하는 쿠팡, 김 의장도 이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04066300030
로켓성장 쿠팡은 왜 이렇게 됐나…규제실패·통제구멍·무책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조민정 신선미 기자, 2025-12-04 11:23)
대형마트 규제 수혜로 고속성장…"지역상권 위축, 쿠팡은 정보독점"
고속 성장 투자에만 치중해 보안·노동·지배구조는 '뒷전'
한국서 매출 올리지만 미국 기업 이중구조로 '책임 회피'
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취약한 우리나라 유통 산업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쿠팡이 초고속 성장에도 이번 사태로 최악의 경우 조 단위 과징금과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철퇴를 맞을 위기에까지 몰린 것은 지난 10여년간 대형마트에 대한 정부 규제와 플랫폼 지배력 확대, 고속 성장 이면의 허술한 기업 거버넌스 등 구조적 문제가 중첩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과도한 플랫폼 의존, 전통 유통 규제의 비대칭성 등 구조적 문제가 3천370만명의 정보 유출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는 토양을 제공한 셈이다.
◇ 대형마트 규제의 역설…"정부 규제 실패 짚어야"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으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심야영업 제한 등을 강제했지만, 오히려 쿠팡이 공격적으로 물류·배송망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수록 소비자는 지역 상권 대신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그 혜택을 본 게 바로 쿠팡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형두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의 핵심은 의무적으로 휴일을 두고, 새벽 배송을 못 하게 한 것"이라며 "그 결과 지역 상권의 씨를 말리고 그 와중에 쿠팡이 전 국민 정보를 독점하면서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쿠팡이 책임을 면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규제 실패에 대한 부분도 이번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사고의 충격파도 커졌다. 로켓배송과 멤버십 기반 결제 시스템,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여러 가지 서비스의 계정 정보와 결제 수단이 한 데 묶여 이용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 한국 쿠팡은 '돈 버는 운영조직'…"이중구조로 책임 회피 가능"
쿠팡의 기업 구조는 늘 도마 위에 오른다.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올리고 있지만, 지배회사인 쿠팡Inc는 미국에 법인을 두고 뉴욕증시에도 상장돼 있다. 박대준 대표가 맡은 한국 법인은 '운영 조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을 다른 국가에 두고 대부분 영업을 한국에서만 하는 형태는 쿠팡 외에는 없다. 쿠팡이 뭇매를 맞고 있지만, 사실상의 경영자인 김범석 의장이 이번 개인정보 유출이나 근로자 사망 등 숱한 사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다.
실제 새벽배송 노동환경이나 배송기사 사망 사건 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이러한 이중적 구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경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쿠팡만의 독특한 특성"이라며 "김범석 의장이 외국인인 것도 법적인 책임을 회피할 빌미로 이용하는 등 사각지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형 과속 경쟁에 열 올리고 보안·노동·지배구조는 '후순위'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은 속도와 가격 경쟁이 최우선인 특유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는 국내 소비자의 수요와도 맞닿아 있다. 쿠팡이 지난 10년간 6조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며 수도권은 물론 제주까지 이른바 '쿠세권'을 구축하고, 신선 식품의 무료 새벽배송으로 시장을 장악한 것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한 것이다.
이 같은 투자 비용 압박에 노동·안전·보안 시스템은 성장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매우 후진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택배 노동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은 "수익은 매년 늘면서 배송 단가는 매해 떨어진다"며 "단가가 낮아져도 대체할 인원이 많고,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창구도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 허술한 내부통제…"정부 디지털 규제는 무용지물"
쿠팡은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정보기술(IT) 담당 내부 직원에 대한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쿠팡의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때 사용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관리가 부실했다.
유출 용의자로 지목되는 중국 국적자의 전직 직원이 이를 악용해 수개월 동안 정보를 빼내는데도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만큼 관리가 취약했다. 대규모 개인 정보를 단일 계정 기반 서비스 통해 운영하는 쿠팡이 API 거버넌스를 특별 관리했어야 하지만, 조직이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 기업 전문가는 "쿠팡이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윤리 경영 같은 기업 문화가 부족했고 위기관리 등 시스템도 부재했다"며 "현재 쿠팡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성장으로 인한 후유증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쿠팡뿐만 아니라 카카오, 인터파크 등 ISMS-P를 받은 대기업들이 줄줄이 해킹당했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기업들은 심사원들이 방문하는 며칠 동안만 보안 시스템을 켜두고 규정을 지키는 척한다"며 "심사가 끝나면 개발 편의를 위해 방화벽을 내리거나 망 분리를 해제해 심사가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042046005
다시 한다던 사과도 후속 조치도 ‘실종’…쿠팡, 뭘 믿고 이러나 (경향, 이성희 송윤경 기자, 2025.12.04 20:46)
1일 일간 이용자 1798만 ‘역대 최대’…시장 대체재 없다는 자신감
법인 미국에 있어 미온적 대응…“탈퇴 절차 무려 20단계” 지적도
쿠팡이 사상 초유의 3370만명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사고를 내고도 안일한 위기관리 대응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2차 피해를 우려하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정책은 전혀 없는 데다, 피해자 보상도 마지못해 검토하는 분위기다.
쿠팡이 회원 탈퇴 절차를 복잡하게 설정한 데 대해 정부 당국이 조사에 나선다.
4일 쿠팡 홈페이지와 앱에는 아직 추가 사과문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알린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와 앱 초기 화면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 사과문이 돌연 지난 2일 사라지고, 크리스마스 빅세일과 로켓배송 관련 배너광고로 그 자리를 채웠다. 당시 국회에서 질타가 쏟아지자 박대준 쿠팡 대표는 “2차 피해를 불안해하시는 분들 의견이 CS(고객 서비스)로 유입돼서 별도 e메일 공지로 상세한 내용과 사과문을 보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서도 사과문은 게시되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피해자 보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구체적인 보상 계획과 시점은 밝히지 않으면서 밀려 내놓은 임기응변식 답변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제 대응은 전혀 없고 여론 눈치를 보며 끌려다니고 있다”며 “국민 분노는 갈수록 커지는데 쿠팡 미국 본사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후속 조치도 찾아볼 수 없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비정상 로그인 시도와 해외결제 승인 알림, 스미싱 문자 수신과 보이스피싱 등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지만, 쿠팡은 기존 고객센터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쿠팡의 미온적인 대응은 한국 시장에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자신감과 미국 법인이면서 사업은 한국에서 하는 기형적인 지배구조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날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 1일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798만8845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알려지기 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규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로켓배송 등이 아무리 좋아도 반쿠팡 정서가 너무 커져버리면 국민들이 등을 돌려버릴 수 있다는 점을 쿠팡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쿠팡의 탈퇴 절차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인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사실조사에 착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쿠팡 회원 탈퇴를 위해서는 모바일과 PC 모두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는 이 같은 절차가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이란 질타가 쏟아졌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 인증, 비밀번호 입력, 설문조사까지 강제로 응해야 탈퇴가 가능한데, 이 과정을 모두 합치면 무려 20단계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방미통위는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과징금 및 시정명령 부과 등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1204/132905362/2
[사설]소재도 모른다는 ‘韓 쿠팡 책임자’ 김범석… 고객들 우롱하나 (동아일보, 2025-12-04 23:24)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지 엿새가 되도록 모회사인 쿠팡Inc. 이사회 김범석 의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는 3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 자리에 김 의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참석해 “한국 사업은 내 책임”이라며 김 의장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이 지금 미국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한마디로 3370만 회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쿠팡은 법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쿠팡Inc.가 미국 상장사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하지만 쿠팡In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쿠팡은 한국 소매시장과 기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한다’며 ‘최고운영의사결정자는 김범석 최고경영자’라고 밝혔다. 쿠팡의 중심축이 한국 사업이며 핵심 의사결정도 김 의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쿠팡 지분 100%를 쿠팡Inc.가 가지고 있고 쿠팡Inc. 의결권 74.3%를 김 의장이 쥐고 있다. 명목과 실질 모든 면에서 최고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월급 사장에게 전가하는 건 민망한 일 아닌가.
테크기업 쿠팡의 보안 체계가 구멍가게 수준인 점도 놀랍지만 사후 수습 과정은 더욱 실망스럽다. 쿠팡은 고객들에게 발송한 안내문에서 개인정보 ‘유출’ 대신 법적 책임이 덜한 ‘노출’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정부 기관으로부터 ‘유출’로 제대로 공지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쿠팡 모회사에 대한 미국 현지의 징벌적 손해배상 위험을 줄이려는 꼼수였을 것이다. 쿠팡이 정보 유출을 인지했다고 공표하기 직전 쿠팡의 주요 임원들이 수십억 원대의 주식을 판 것으로 알려진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JP모건은 “쿠팡이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여 잠재적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쿠팡이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떼돈 벌어가면서 사회적 책임은 나 몰라라 하는 기업을 언제까지 믿어주겠나. 김 의장은 10년 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묻게 만드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 의장이 나서서 사과와 수습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쿠팡 믿고 살 순 없겠다’며 ‘탈팡’ 하는 소비자들만 늘게 될 것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599
[사설] 곳곳서 피해 속출하는데 무책임한 자세 일관하는 쿠팡 (중앙일보, 2025.12.05 00:28)
범죄 우려, 고객 이탈로 소상공인 매출 감소
돈은 한국에서 벌지만 사회적 책임은 소홀
국가 재난에 가까운 보안 사고가 벌어졌는데도 쿠팡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못해 무책임에 가깝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올렸던 사과문을 이틀 만에 내리는가 하면,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로 표기하는 등 책임을 축소하려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박대준 쿠팡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 출석해 피해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원론적 언급에 그쳤을 뿐 피해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사고는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업체로 성장한 쿠팡의 민낯을 드러냈다. 외형적인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보안 관리와 내부 통제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퇴직한 직원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5개월간 몰랐다는 점도 문제지만, 법인 대표도 보유하지 않은 서명키를 이용해 퇴직자가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빼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쿠팡의 부실한 내부 관리와 무책임하고 오만한 태도는 독점적 시장 구조를 낳은 유통 산업 규제와도 무관치 않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쿠팡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한국 시장에 경쟁업체가 없고 한국 소비자의 데이터 민감도가 낮아 쿠팡의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할 정도니 고객이 우스울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에 양다리를 걸친 기형적인 지배 구조도 문제를 키웠다. 쿠팡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에서 나오지만 본사(쿠팡Inc)는 미국에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자 한국법인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법적 책임에서 벗어났다. 만약 미국에서 이 정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면 천문학적인 수준의 배상 책임이 뒤따르겠지만 한국의 제재 수위는 상대적으로 가볍다. 쿠팡이 법과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절묘하게 줄타기하는 동안 소비자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묻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쿠팡 스스로 안하무인의 태도를 버리고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 기업주의 진정성 있는 사과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05126800030
삼중고 쿠팡, 배송단가 협상도 '올스톱'…"더 떨어질라"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2025-12-07 06:01)
통상 연말에 조정하는데 보류 상태…협상 불확실성 커져
새벽배송 금지 논란·근로환경 문제·정보유출 대응까지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에 악재가 쌓여가면서 연말에 이뤄지는 배송단가 협상이 사실상 멈췄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년 연말께 진행되던 쿠팡 배송 단가 협상이 올해는 택배 사회적대화기구 운영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겹치며 전면 보류된 상태다.
택배 사회적대화기구는 현재 이커머스(전자상거래)·택배업계의 새벽배송, 야간배송 등 노동환경 전반을 검토 중이다. 쿠팡의 야간·새벽배송 단가와 운영 구조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개별 회사·지방자치단체·물류업체 간 단가 협상이 사실상 불가하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사회적대화기구에서 배송 방식과 시간대 기준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결론 없이 단가를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 전체 시장 단가 체계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매년 연말 대리점들과 협상을 통해 배송단가를 결정해왔다. 단가는 물량 증감, 배송 난이도 변화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물량이 많으면 단가는 낮아지고, 물량이 적으면 배송지역이 넓어져 단가가 오르는 방식이다.
일반 택배사들이 같은 주문 건내에 상품을 합배송하는 것과 달리 쿠팡은 합배송하지 않고 상품별로 개별 포장해 배송한다. 한 집에서 같은 개수의 제품을 주문했을 때 일반 택배는 1건의 배송이지만, 쿠팡은 제품 개수만큼의 배송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배송단가는 다른 택배사에 비해 낮은 동시에 배송기사들의 배송단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물량 증가를 이유로 단가를 낮춰왔으나 배송 기사 입장에서는 같은 양을 배송해도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쿠팡의 실적이 매 분기 증가하고 있으나 서비스의 근간인 배송 기사의 업무환경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터지며 협상에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현재 과징금·손해배상·보완 조치 등 대규모 비용 부담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배송 기사들 사이에서는 "그 여파가 단가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쿠팡의 야간 배송 단가는 업계 최저 수준인 개당 600∼7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단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택배 노동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겹치면 회사가 어려워질 테니 단가를 낮추려고 할 것"이라며 "다회전 배송 부담은 그대로인데 단가가 더 떨어지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새벽배송 금지 논란, 단가 조정 등 근로 환경 문제, 정보 유출 대응까지 삼중고가 겹친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단가 체계와 노동 방식 전반을 다시 짚어보는 구조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625
미국에만 책임 다하는 쿠팡? “김범석에 기업가정신 묻는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2025.12.07 15:56)
개인정보 유출 이후 일간·경제지 쿠팡 비판 사설 쏟아져
모습 드러내지 않는 김범석 의장에 “쿠팡은 악질 플랫폼”
쿠팡 사고에 “중국에 신병 인도 요청” 사설 낸 한국경제
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이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벌어지자 쿠팡에 대한 언론의 비판 논조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쿠팡의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이 사고 이후 ‘두문불출’하는 모습을 보여 기업 옹호 논조를 보이는 경제신문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경제는 용의자 국적에 초점을 맞춰 중국에 신병 인도를 강력 요청해야 한다는 사설을 냈다.
매경 “지난달 보유주식 팔아치운 쿠팡 임원들”
지난 2일 열린 국회 쿠팡 정보 유출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서 박대준 쿠팡 한국법인 대표는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이 사과를 해야 하지 않냐는 질의에 “한국법인 대표로서 제가 책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매일경제는 지난 4일 <쿠팡 창업주 김범석에게 기업가 정신을 묻는다> 사설을 내고 “김범석 의장은 쿠팡 의결권 74% 안팎을 보유한 절대적 지배자임에도 모기업인 쿠팡Inc가 미국법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각종 규제와 국회 출석 요구에서 비켜 있다”라고 비판했다.
매일경제는 김 의장에 대해 “매출 대부분을 한국에서 거두지만 노동, 공정거래, 개인정보 등 각종 현안에서 철저히 은둔한다”며 “한국민 4명 중 3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이번 사태에서도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이 와중에 쿠팡 임원들은 지난달 보유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이전부터 예정된 매도 계획이었다고 해명하지만 쉽게 믿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1일 <3370만개 계정 털린 쿠팡…전국민 플랫폼 보안수준이 이래서야>, 지난 2일 <서명키 방치가 부른 쿠팡 사태, ‘내부 통제 실패’ 엄중 책임 물어야> 사설을 거듭 내면서 쿠팡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경제는 지난 4일 사설에서 “창립 15주년을 맞은 쿠팡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위험을 통제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신뢰의 기업으로 성숙할지, 아니면 이익만 챙기며 과실을 로비와 여론 관리로 봉합하는 기업으로 남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라고 했다.
한국경제도 지난 1일 <3370만명 고객 정보 유출, 5개월간 몰랐던 쿠팡>, 지난 2일 <외형 성장에 취해 기본 망각한 게 ‘쿠팡 사태’의 본질> 등의 사설을 내며 비판 논조를 보였다. 다만 지난 3일 <‘쿠팡 유출’은 전 국민 상대 테러…中에 신병 인도 강력 요청해야> 사설에선 기업 책임보다 용의자의 국적과 처벌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사설에서 한국경제는 “핵심 용의자인 쿠팡 전 직원이 중국인 데다 사건이 드러나기 전에 이미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피의자가 중국으로 도피한 상황에서 강제 구인할 방법이 마땅찮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범행 증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당국이 피의자를 체포했다고 할지라도 국내 송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고 했다. 이번 유출 사고가 중국 국적인에 의해 벌어진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일보 “사회적 책임은 미국에서? 징벌적 배상 작동해야”
경향신문은 ‘죽음의 일터’, ‘악질 플랫폼’, ‘현대판 막장 기업’ 등의 표현을 써가며 쿠팡을 비판했다. 지난 1일자 사설 <수천만 고객 정보까지 유출, ‘죽음의 일터’ 쿠팡 엄벌하라>에서 경향신문은 쿠팡이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모두 총체적 문제 기업이 됐다”며 “현대판 막장 기업을 자초할 셈인가. 쿠팡은 때늦은 대표 사과를 넘어 개인정보 노출 피해를 본 고객에게 충분한 정보와 납득할 만한 보상 대책을 내놔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 3일 <‘악질 플랫폼’ 김범석의 쿠팡, 정도·책임 경영하라> 사설에서도 경향신문은 “실질적 경영책임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미국 본사에 머물며 늘 대리인 뒤로 숨기만 했다”며 “김 의장은 기업 명운을 건 대책을 내놓고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게 고통받아온 소비자와 노동자·입점업체 등을 위무하는 길”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쿠팡에 징벌적 과징금을 반드시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3일 <책임 회피하는 김범석 의장… 징벌적 과징금 반드시 부과를> 사설에서 “지난해 (김 의장이) 주식을 처분해 5000억 원을 현금화하며 상당액을 기부한 곳은 미국 자선단체였다”라고 지적한 뒤 “사회적 책임은 미국에서 하고, 한국에선 국회가 불러도 가지 않는 기업인이 늦게라도 이 사태의 책임을 자청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듯하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개인정보보호법상 최대치인 ‘1조 원대 과징금’을 주문했다. 징벌적 과징금과 손해배상이 이번엔 반드시 작동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071552001
쿠팡 계속 쓸 거라 생각하나 “경찰 2차 피해 없다는 공지도 허위… 보상도 어물쩍 ‘늑장 대응’ (경향, 정유미 기자, 2025.12.07 15:52)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233536.html
다국적 리더·개발자로 ‘팽창’한 쿠팡…“누가 무슨 일 하나 몰라” (한겨레, 선담은 채반석 기자, 2025-12-09 05:00)
쿠팡 제국의 그늘 ①
이용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쿠팡의 내부 통제와 조직 운영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회사가 수개월 동안 퇴사 직원의 무단 정보 유출을 막지 못한 데 이어 사후 대응에서도 허점을 드러내자, 쿠팡의 내부 거버넌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쿠팡 전현직 임직원들은 그 배경에 조직 내 불명확한 역할과 책임(R&R), 양적 팽창 과정에서 생긴 다국적 직원 간 내부 소통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러한 내부 통제의 실패로 나타나는 고객 정보 유출 등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 몫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도입한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 데이터베이스 기술 기업 ‘캄시’(CalmSea)를 인수한 뒤, 미국 아마존 출신 임직원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이용자의 구매 패턴과 지역별 인기 상품, 시간대별 검색량 등 빅데이터 주문 수요 예측을 통해 직매입 재고 부담을 줄이고 빠른 배송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쿠팡의 한 전직 임원은 한겨레에 “당시에는 국내 유통업계에 물류·유통과 최신 아이티(IT) 기술을 본격적으로 결합한 사례가 없었다”며 “국내에는 쿠팡이 원하는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인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학위를 받거나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적 있는 인도계와 중국계 직원을 대거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쿠팡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 ㄱ씨는 “회사가 원하는 비즈니스를 경험한 사람을 영입해 그 노하우를 그대로 쿠팡에 이식한다는 기조 아래 ‘인도의 아마존’으로 알려진 플립카트(Filpkart) 출신들도 다수 영입됐다”며 “당시 회사에 미국·인도 출신 직원들이 많아 ‘쿠팡에선 한국인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고 했다. 국외 벤치마킹 대상 업체에서 근무하던 개발자들을 흡수하면서 현재의 복잡한 조직 운영의 밑돌이 놓였단 의미다.
최근 5년 사이 쿠팡의 조직 구조는 ‘외국인 리더-한국인 실무자’의 위계가 고착화됐다는 게 전현직 직원들의 평가다. 관리자급(레벨7 이상)은 외국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실무자급(레벨5~6)은 한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내부적으로 ‘탑티어(TT)-하이밸류 플러스(HV+)-하이밸류(HV)-리스트 이펙티브(LE)’ 등 4단계로 나뉜 인사평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위 10%에 부여하는 리스트 이펙티브 등급은 할당제를 적용하는데, 사실상 사원급에 집중 부과된다고 한다. 이 등급을 받은 직원은 성과개선계획(PIP)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는 만큼, 사내에선 퇴사 압박 수단으로 인식된다.
쿠팡에서 테크 부문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일했던 ㄴ씨는 한겨레에 “소속 조직의 경우, 전체 직원의 30~40%가 관리자급이었는데, 그중 약 90%가 외국인이었다”며 “레벨6까진 한국인이 많았는데 그 이상 승진하진 못하고, 레벨7 이상은 외국인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실무자는 의무 할당된 하위 고과를 받아 퇴사하는 일이 잦고, 그 결과 인사평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관리자들만 주로 회사에 남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로켓배송을 론칭한 2014년 이후 사업과 조직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속도전 중심의 조직문화가 강해졌다고 한다. 관리자들과 실무진의 업무상 분절이 커진 가운데, 체계적인 매뉴얼과 역할 모델이 자리 잡을 기회를 갖지 못한 셈이다. 쿠팡에 재직 중인 ㄷ씨는 “(외국인 리더가 주로 포진한) 부서장(레벨7)이 전달하는 정책이나 가이드가 미비한 부서가 많고, 각 부서의 업무 소개나 연락 창구도 전사적으로 공지되지 않는다”며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역시 내부에서도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런 내부 조직 운영의 난맥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해킹 사고가 단순한 보안 실패가 아니라 조직 거버넌스의 균열이 드러난 ‘예고된 사고’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고에서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퇴직 사원의 서명키 활용 역시 이러한 난맥상 안에서 가능했던 일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된 관리직들과 실무 개발 조직의 기술·보안 결정 체계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아, 통합적인 기업이라면 당연히 거쳤어야 할 사후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ㄷ씨는 “정보보안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임원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실무자가 정책을 설계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하는데 쿠팡은 이런 리더십이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채용된 한국·중국·미국·인도 등 다국적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업무 일관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ㄴ씨는 “언어 문제 때문에 업무 속도가 느릴 때가 많다. 매번 통역팀 서포터가 대기하고 있고, 통역이 없으면 미팅 자체를 못 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 일부 개발 조직의 경우 중국인 실무자와 인도인 프로젝트 매니저 간 갈등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흥열 순천향대 명예교수(정보보호학)는 “쿠팡은 다국적 기업인 만큼 여러 개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식별하고 파악해 적절한 보호 대책을 수립·운영했어야 했다”며 “여러 보안 인증을 받아 내부적인 정책은 있었겠으나, 이를 실무에서 구현하는 과정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090700001
“동종업계지만 쿠팡 지독해”···미국기업이라 규제 어렵다? (경향, 문광호 기자, 2025.12.09 07:00)
구독 모델로 급속 성장한 플랫폼 기업들
규제 미비한 사이 소비자들은 피해 노출
윤 정부 땐 자율규제, 미국은 입법에 경고
“저도 유사 직종이지만 쿠팡의 회원 탈퇴를 방지하는 절차가 너무 지독하고 복잡하더라구요. ‘다크패턴’도 그냥 쓰입니다.”(지난 3일 점선면 독자님)
쿠팡 사태 직후 활성 이용자 수가 지난 1일 179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는 통계(모바일인덱스)가 나왔습니다. 사상 초유의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고, 20만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용자가 늘었다는 건데요.
이에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탈퇴하기 위해 접속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점선면이 지난 7일까지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쿠팡 탈퇴’와 ‘쿠팡 가입’ 일간 키워드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탈퇴 검색량은 지난 3일,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래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같은 날 가입 검색량은 탈퇴의 0.4% 수준에 불과했고요.
탈퇴 검색이 많은 이유로, 소비자들의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패턴(이용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웹디자인)도 지목됩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소비자 권리 침해 여부 조사에 나설 정도인데요. 최근 플랫폼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와중 제도 정비는 더뎌 이처럼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9일) 점선면은 쿠팡 사태를 계기로 어떤 규제 공백들이 드러났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점(사실들): 구독 모델로 급속 성장한 플랫폼 기업
플랫폼 기업은 웹사이트·앱 등 온라인상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시·공간 제약이 적은 온라인 특성상 소비자를 잡아둘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한데요.
한국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건 ‘구독 모델’입니다. 한 번 익숙해지면 이탈이 적은 ‘락인 효과(Lock-in)’를 노린 거죠. 코로나19 시기 쿠팡·넷플릭스·유튜브(구글)·배달의민족 등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콘텐츠와 서비스, 가격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성장해 구독 모델을 정착시켰습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시민 95.9%가 구독서비스를 이용 중이고, 월평균 지출은 4만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선(맥락들): 소비자, 피해에 무방비 노출
문제는 그동안 소비자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가 다크패턴입니다.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다크패턴 의심 사례를 점검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45건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됐는데요. 복잡한 탈퇴뿐 아니라 구독 갱신 및 가격 표시 숨기기 등이 해당합니다.
구독 플랫폼들은 다크패턴이나 ‘끼워팔기’로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플랫폼 기업들은 구독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2023년 말을 기점으로 잇달아 가격을 올렸는데요. 쿠팡은 지난해 와우멤버십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가 누를 수 있는 미동의 버튼을 작게 표시해 공정위 제재를 받았고요. 유튜브는 프리미엄 요금제에 뮤직을 끼워 판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 자진 시정 조치를 했습니다.
이렇게 매출을 늘린 기업들이 보안 강화 등 책임을 다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7월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1000만명?이상?대규모 고객을 관리하며 보안 필요성이 중대한?플랫폼 기업들이 오히려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독 계정은 반복적으로 정보가 업데이트된다는 점에서 해커들 입장에서는 표적으로 삼을 유인이 커 기업의 책임이 더욱 요구됩니다.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하는 ‘갑질’도 문제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창설한 거래 공간에서 절대적 지위를 가져 이익을 착취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수수료·광고비 부담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거나 판매대금 정산을 지연하는 식입니다. 정산이 늦어질수록 플랫폼 기업의 이자수익은 느는데 입점업체는 손해를 보는 셈이죠.
면(관점들): 온플법 추진됐지만 윤 정부 폐기·미국은 경고
이에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부터 입법이 추진됐습니다. 소비자와 입점업체 권리 보호가 큰 두 축이었는데요. 소비자 보호, 특히 다크패턴 규제를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번에 방미통위에서 쿠팡의 복잡한 탈퇴방식을 조사하는 근거가 된 시행령도 2022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에서 ‘이용자의 해지가 가입보다 불편하지 않도록’ 개정한 결과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선 입점업체 보호를 위해서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을 추진했는데요. 윤석열 정부 들어 자율규제 기조로 바뀌면서 폐기됐습니다. 쿠팡은 최근 5년간 5대 그룹 수준으로 퇴직 공직자를 영입해 규제 회피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달라질 거란 기대가 나왔는데요. 이번엔 미국이 가로막았습니다. 미국 하원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온플법이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며 반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가 관세를 운운하며 경고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14일 한·미 관세협상 결과 미국 기업을 차별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를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온플법에 제동이 걸릴 거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일단 정부·여당에선 미국 개입에 대한 우려만으로 온플법 논의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정적으로 쿠팡 사태를 계기로 온플법과 소비자 피해를 방지할 입법에 힘이 실리게 됐고요. 정부는 정보보호 인증 강화, 인증 의무 부과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2015년 도입 이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선 소송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모든 피해자에게 효력이 미치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 있는 태도도 요구됩니다. 쿠팡은 지난 6월9일 유출 의심 정황에도 안일하게 대응하고, 유출을 ‘노출’로 공지해 피해 축소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아직 피해 방지책이나 보상안도 내놓지 않았고요. 이명희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미국 국적을 이유로 논란이 터질 때마다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한국 소비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러겠나”라고 지적했는데요. 쿠팡은 탈퇴를 막는 데 골몰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33736.html
늑장 정산에 돈줄 막혀…쿠팡 입점 판매자는 물류센터로 내몰렸다 (한겨레, 서혜미 이주빈 김윤주 선담은 기자, 2025-12-10 05:00)
쿠팡 제국의 그늘 2
시장 지배력 남용한 ‘슈퍼 갑’
연 매출 30억원 규모 판매업체의 ㄱ씨는 지난 2021년 로켓배송(쿠팡이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건강관리용품을 공급하다가 쿠팡으로부터 납품가 인하 압박을 받았다. ㄱ씨는 “당시 쿠팡이 네이버 (가격 비교 서비스)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에 맞추라고 요구했다. 그 가격으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 금액으로도 납품하겠다는 업체는 많다’고 압박했다”고 했다. 그는 “두 차례 납품했지만, 불가능한 가격도 ‘되게 만들라’는 식이라 역마진을 지속할 순 없어서 결국 납품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브랜드의 제품을 국내 유통하는 한 총판업체도 최근 쿠팡으로부터 직납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업체는 수차례 제안을 거절했다. 총판이 직접 쿠팡에 공급하면 단기적 이익은 있을 수 있으나, 오랜 기간 거래해온 국내 대리점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거절에도 쿠팡 쪽 인사는 수차례 업체를 찾아와 ‘그렇다면 외국계 브랜드 본사와 직접 거래하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센터 확충, 직매입 기반의 풀필먼트 시스템(물류업체가 상품 입고·보관·포장·배송·반품까지 대행하는 통합 물류 서비스)을 앞세워 새벽배송으로 국내 유통 판도를 장악한 쿠팡은, 그 과정에서 각종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판매자·납품업체·노동자·소비자 등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쿠팡식 혁신’과 편리함, 최저가라는 소비자 후생 이면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가격 후려치기, 알고리즘 조작, 노동자 사망 등 다양한 부작용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을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에 대해 “쿠팡이 10여년 동안 성장하겠다고 꾹꾹 눌러놓은 병폐들이 지금 한번에 다 터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 알바 뛰는 셀러
쿠팡은 미국 기업 아마존의 ‘플라이휠’(Flywheel) 전략을 벤치마킹해 빠른 배송과 편리한 반품·교환 서비스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이를 기반으로 판매자를 모아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문제는 이렇게 몸집을 불린 쿠팡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입점 판매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쥐어짜고 있다는 것이다.
판매자들은 쿠팡의 여러 거래 관행 중에서도 ‘지나치게 늦은 정산’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다. 쿠팡은 직매입(로켓배송) 상품의 판매 대금을 60일째에 정산하는데, 대규모유통업법상 직매입 정산 기한을 ‘6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어 위법은 아니다. 그러나 대형마트·백화점 등 전통 유통기업의 직매입 정산 주기가 20~40일 수준임을 고려하면 판매자의 자금 유동성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자금 압박에 물품을 납품하는 셀러들이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를 뛰는 일까지 생긴다. 2023년에 쿠팡에 처음 입점한 판매자 ㄴ씨는 올해 초 3개월간 쿠팡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저녁 7시까지 업무를 하다가, 저녁 8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쿠팡 물류센터로 넘어가 일을 했다. ㄴ씨는 “물건이 잘 팔려도 쿠팡의 최종 정산이 늦어 자금 회전이 안돼 제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뒤늦게 3천만원을 대출받아 물건을 조달했지만, 며칠 물건이 품절된 사이 ‘품질 점수’가 내려가 상품이 상단에 노출되지 않았고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3천만원어치 상품은 고스란히 재고로 남았다. 결국 ㄴ씨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ㄴ씨는 “쿠팡 정산이 늦은 탓에, 물건값을 조달하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판매자가 많다. 정산 부담이 커도 사람들이 그만큼 쿠팡을 많이 사용하니, 판매자도 쿠팡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461/imgdb/original/2025/1209/20251209503868.webp
성장장려금·광고비 등 각종 비용 요구도 끊이지 않는다. 2023년부터 쿠팡에서 포장용품을 판매했던 ㄷ씨는 “입점 1년 뒤부터, 매출 10%를 성장장려금으로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거절하니 쿠팡에서 발주가 안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6개월간 버티던 ㄷ씨는 결국 매출의 8%를 성장장려금으로 내기로 계약했다. 이후 2024년 하반기, 2025년 상반기 두 차례 단가 인하 요구가 있었다. 지난 4월 ㄷ씨는 결국 폐업했다. ㄷ씨는 “성장장려금 내고, 광고 돌리고, 단가도 인하했다. 이걸 어떻게 버텨내냐”라고 하소연했다.
쿠팡 앞에선 대기업도 ‘을’
쿠팡의 압박은 대기업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씨제이(CJ)제일제당 등이 쿠팡과 벌인 갈등 사례가 대표적이다. 쿠팡은 2022년 씨제이제일제당의 햇반·비비고 등 주요 제품의 단가 인하, 물량 확대를 요구했지만, 씨제이제일제당이 이를 거부하자 로켓배송용 직매입 발주를 중단했다. 양쪽은 약 1년8개월의 휴지기를 거친 뒤 거래를 재개했다. 이 밖에도 쿠팡은 엘지생활건강, 존슨앤드존슨,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과도 유사한 갈등을 벌였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은 그나마 부딪치고 버티며 협상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과 개인 판매자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납품업체 쥐어짜기와 불공정 거래 관행은 경쟁당국과의 마찰로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자체 브랜드(PB) 상품 등을 상위에 노출하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후기를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받았다. 현재 공정위는 쿠팡의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에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등 부가 서비스를 묶어 판매한 방식이 ‘끼워팔기’(묶음판매)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제재 절차에도 착수했다. 쿠팡의 배달앱인 쿠팡이츠는 입점업체에 음식 가격과 각종 혜택을 경쟁사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는 ‘최혜대우’를 강요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쿠팡의 시장 영향력이 막대하고, 설사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더라도 조사와 제재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되니 입점업체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탈팡’하기 어렵다”며 “현행법으로는 쿠팡의 불공정 행위를 적시에 규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회가 조속히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한국형 디지털시장법(DMA)) 제정 등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3946.html
[단독] “유족을 우리 편으로”…쿠팡의 대외비 ‘산재 대응 문건’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10 20:32)
쿠팡 제국의 그늘 3
쿠팡에서 산재가 발생했을 때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대응 계획을 세운 문건이 나왔다. 산재 발생 직후부터 유족과의 합의까지 구체적인 방안들이 꼼꼼히 적혀 있다. 올해만 물류센터 4명, 택배기사 4명 등 모두 8명이 일하다 숨진 쿠팡에서 산재 예방보다 ‘입막음’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한겨레·문화방송(MBC)·뉴스타파 공동취재팀이 입수한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만든 ‘위기관리 대응 지침’을 보면, 산재 발생, 병원 대응, 장례식장 등으로 구분해 단계마다 쿠팡 직원들이 유족을 상대로 해야 할 일들이 적혀 있다. 목적은 ‘유족 회유’다. ‘미션’(임무)이란 항목에는 “유족을 우리 편으로 만든다. (유족에게) 오염된 정보를 차단한다”고 돼 있다. ‘대외비’인 이 지침은 2021년 1월 만들어졌고, 최종 수정일은 2023년 3월이다.
쿠팡 직원들은 산재 발생 직후 신속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119 구급차가 재해자를 후송할 때는 119 대원이 하차를 요구하지 않는 한 무조건 동승”하고, 병원에 도착해서는 “병원 주변의 동향(기자·노조 등)을 파악해 노사·홍보 등 관련 부서에 즉각 전달”하라고 했다. 병원 상황을 하루에 3번씩 위기관리팀에 보고하라는 내용도 있다.
병원에서 만나게 될 재해자의 가족에게는 “사건 발생 상황을 ‘사건내역’에 근거해 정확히 설명”만 할 뿐, 문서 내용과 영상은 피해자 가족이나 의료진 등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말라고 돼 있다. 사건내역은 쿠팡이 자체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리한 문서를 말한다. 여기엔 산재 발생 일시·장소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작성한 사고 개요, 재해자의 인적 사항과 검진 이력, 재해자의 12주 평균 근로시간 등 사망 원인을 파악할 때 핵심적인 정보가 들어 있다.
쿠팡은 합의를 목적으로 유족과의 관계 형성에도 굉장히 공을 들인다. 쿠팡은 장례식 대응팀을 2명 이상 배치해, 신발정리·서빙지원·운구동행 등의 장례 지원을 하도록 했다. 이 ‘행동지침’의 목적은 “오염된 정보를 차단한다”였다. “거짓된 사실이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유족 주변을 지키라”고 돼 있다. 지침에선 “회사에 의지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을 확보”하면서 “회사의 과실 여부에 따라 합의·지원 방안 결정”, “장례비는 합의와 연계” 등 구체적인 사안이 언급됐다.
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739/886/imgdb/original/2025/1210/20251210503778.webp
쿠팡은 유족이 노조나 노동단체와 연계할 것을 우려해 “유혹적인 선동이나 잘못된 정보가 많이 들어올 수 있는데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면서 “궁금한 것이나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회사를 믿고 협의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임을 알게 하라”고 했다. 지침의 마지막 문구엔 “이후 단계는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여기에 기록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쿠팡에서 산재가 발생했을 때 지침에 나온 상황을 직접 겪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정성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쓰러져 동료가 숨져도 부고장조차 돌지 않는다”며 “올해 겨우 사망자 한분의 장례식장을 찾아갔는데 쿠팡 직원들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3~4명이 상주하면서 노조를 감시하는 느낌이었다. 유족이 노조를 만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했다”며 “2023년엔 과로사로 추정되는 노동자 유족과 함께 부검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적도 있다. 쿠팡과 합의한 이후 연락이 끊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족이 노조와 접촉한 뒤 쿠팡과의 합의금이 올라간 사례도 있다. 강민욱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 택배기사의 과로사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유족 쪽에서 먼저 노조에 연락해 만났다. 택배 영업점에서 유족이 노조와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억대의 합의금을 높여 불렀다”고 말했다. 강 준비위원장은 “합의사항엔 외부에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합의 이후 유족들과 소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유족이 노조에 제공한 택배 영업점 단체대화방 갈무리 내용을 보면, 관리자가 “다른 업체에 ○○님(재해자)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쿠팡에서 이번 일 안 새어나가게 해달라고 하네요”라는 대목이 있다.
쿠팡의 지침을 두고 사실상 ‘산재 은폐 매뉴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권영국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변호사, 정의당 대표)는 “쿠팡은 유족을 상대로 자신들을 ‘선’, 노조를 ‘악’으로 구분하도록 가스라이팅 해 가족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채 합의하게 하고 중대재해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쿠팡에 불리한 산재를 은폐할 의도를 가지고 매뉴얼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익찬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도 “중대재해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문서를 유족에게 보여주지 말라는 것은 너무나도 비인간적”이라며 “중대재해를 개인에 대한 보상 문제로만 접근해 사건을 축소할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해당 문서는 승인되지 않은 문서다. 억측을 바탕으로 한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4335.html
쿠팡의 ‘산재 은폐 매뉴얼’…노조 “국회 청문회에 김범석 소환해야”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12 17:21)
쿠팡이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책임을 덜 목적으로 유족과 정부 등을 상대로 한 대응계획을 세운 ‘위기관리 대응지침’ 문건이 공개된 가운데, 쿠팡 택배기사·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김범석 쿠팡 의장을 국회 청문회에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2일 성명을 내어 “쿠팡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기는커녕 이를 은폐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 결과 쿠팡에서 사고가 반복돼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해당 지침에 산재의 주요 증거인 영상자료를 유족이나 의료진 등에게 보여주지 말라고 적은 것에 대해 “유족이 진상을 확인하는 것을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유족을 관리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었다”고 밝혔다. 쿠팡이 고용노동부·경찰·언론·국회 등에 대해 치밀한 대응을 계획했다는 데 대해서도 “권력기관의 눈과 귀를 막고 이들을 관리해왔다”며 “쿠팡의 대관사업에 놀아나며 적당히 눈 감아줘 쿠팡이 활개치게 내버려둔 정부도 노동자·시민의 권리를 유린한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도 쿠팡이 해당 지침에 “유족에게 오염된 정보를 차단한다”고 적고, 과거 유족에게 산재 신청을 하지 말 것을 회유했다는 점을 들어 “쿠팡은 오염된 정보를 유족에게 제공해 산재신청이 아닌 합의로 문제를 봉합하고, 과로사 재발방지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반노동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노조들은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김범석 쿠팡 의장을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류센터지회는 “이재명 정부가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쿠팡의 산재사망 은폐 시도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김범석 의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반복되는 사망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은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택배노조도 “근본적 해결책 없이 근시안적 이슈 축소에 급급한 쿠팡의 행태로는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을 수 없다. 결국 이는 쿠팡 전체를 집어삼키게 될 것”이라며 “쿠팡은 자신들이 설계한 시스템이 지속불가능함을 인정하고, 근본적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4535.html
‘속도→성장→속도’ 무한굴레 갇힌 쿠팡…노동자 건강과 안전은 뒷전 (한겨레, 남지현 기자, 2025-12-14 19:22)
쿠팡제국의 그늘④ 외형 성장 속 희생되는 쿠팡맨
“쿠팡은 사람을 부품으로 생각하거든요.”(5개월차 쿠팡 야간 택배기사 이아무개씨)
“아들은 퇴근 후 바로 잠을 자고, 일어나면 바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1년여 만에 몸무게가 15㎏ 줄더라. 쿠팡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을 수명 다한 부품 취급했다.”(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어머니, 단행본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2022) 중)
올해 쿠팡에서는 알려진 바로만 8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전국택배노조는 2020년부터 5년간 사망한 노동자가 29명에 이른다고 말한다. 경쟁사 대비 알려진 사망자 수가 유독 많다. 쿠팡이 사람을 쓰고 버리는 부품 취급한다는 목소리가 반복되는 배경이다. 쿠팡 노동자가 이런 상황에 내몰린 이유는 뭘까.
멈추지 않는 성장이라는 목표
“한국 시장(프로덕트커머스)에서의 성공은 고객의 ‘상충된 요구’(빠르고 저렴한 배송)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한 전략적 투자 덕택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객을 놀라게 하고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곳에 자본을 배분할 것이다.”
지난달 4일(미국 뉴욕 현지시각), 쿠팡아이엔씨(Inc. 쿠팡 모회사인 미국 법인)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최고경영자(CEO)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한 말이다. 그의 말은 쿠팡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보여준다. 멈추지 않는 성장이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미래 먹거리 투자에 거침없다. 2023년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를 5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들어선 대만 시장 물류 네트워크 확대 등에 9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외형 성장 부문에 대한 자원 집중은 비용 부문에 대한 엄격한 관리로 이어진다. 비용을 줄여야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노동자 안전과 건강이다. 과로사 등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은 쿠팡의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다.
두 재무 정보는 이런 실태를 뒷받침한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21년 23%에서 2023년 17%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9%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20%를 밑돈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 역시 2021년 83%에서 지난해 71%로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공급망 최적화 등에 따라 효율이 높아진 덕택이나, 매출 급증만큼 임금(또는 수수료) 조정과 인력 확충 등이 뒤따르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쿠팡 고용 형태는 물류 자회사→물류 대리점으로 이어지는 간접고용이 상당 부분 차지하는 터라 쿠팡이 사람을 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직접고용일 경우엔 인건비로, 간접고용일 땐 수수료로 반영된다. 인건비 비중과 더불어 매출원가 비중도 살펴야 쿠팡의 사람 투자를 좀 더 포착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런 실태는 쿠팡 노동자의 증언에서도 확인된다. 택배기사로 3년여 일한 한 쿠팡 직원은 “2년 전만 해도 1200원대였던 건당 수수료가 현재는 800원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말한다. 전국택배노조가 지난 10월 쿠팡 택배기사 67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75%는 수수료가 삭감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쿠팡식 실시간 작업속도 통제…무단협 경영의 속살
물류센터와 캠프 등에서는 마감에 맞춰 밀려드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관리자들이 ‘실시간’으로 노동자들의 작업 속도를 관리·감독한다. 피디에이(PDA) 단말기를 통해 개인의 시간당 업무 속도(UPH)가 실시간으로 측정된다. 속도가 느려지면 관리자의 질책이 곧장 날아든다. 급증한 물량을 최소 인력으로 소화하기 위해선 노동력을 최대한 뽑아내야 하기에 만들어진 ‘쿠팡식 시스템’이다.
캠프에서 물품 분류 일을 3년간 한 조혜진씨는 “작업 속도를 높이라는 관리자들 주문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방송되고, 잠깐 옆자리 동료와 농담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지적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법정 휴게 시간 1시간(식사 시간 포함) 외에 추가 휴게 시간을 주지 않는 곳은 대형 물류업계에선 쿠팡뿐이다.
쿠팡 택배기사들 역시 실시간 배송 현황을 대리점뿐 아니라 캠프에 있는 관리자들도 확인한다. 예컨대 아침 7시까지 배송을 마치지 못할 것 같으면 배송을 서둘러달라는 독촉이 날아온다.
작업 속도는 통상 노조와의 단체협약 사안이다. 한 예로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회사들은 컨베이어벨트 작동 속도를 노조와 합의를 거쳐 결정한다. 작업 속도는 노동 조건의 핵심 사안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노조는 있으나 ‘단협’은 없다. 쿠팡의 모든 자회사가 그렇다. ‘무노조 경영’은 아니나 ‘무단협 경영’이 쿠팡의 한 특징인 셈이다. 작업 속도 결정에서 성장과 효율의 잣대가 우선될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이다. 이 구조 아래 쿠팡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https://weekly.khan.co.kr/article/202512150600011
쿠팡은 어떻게 우리를 ‘탈팡’ 못 하게 만들었나 (경향, 이혜리 기자, 2025.12.15 06:00)
쿠팡이 e커머스 1위 된 전략은 ‘소비자 최우선’, 그러나 ‘판매자는 쥐어짜기’
‘쇼핑+물류+배달+미디어+금융’ 거대 플랫폼으로 산업·문화·의식까지 독점
쿠팡에서 3370만건의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소비자들은 “탈팡(쿠팡 탈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누군가는 네 살 자녀가 먹는 유기농 우유를 사기 위해(40대 이모씨), 누군가는 연로한 어머니 댁으로 보낼 생필품을 사기 위해(40대 한모씨) 탈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가장 낮은 가격’, ‘빠른 배송 속도’, ‘무제한 반품’ 서비스를 내세운다. 소비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쿠팡의 전략은 성공했다. 이미 이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재도 마땅치 않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물류·배송 노동자가 다치고 사망했을 때, 쿠팡이 와우 멤버십 요금을 60% 올렸을 때. 때마다 탈팡 이야기가 나왔지만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독점적 지위는 끄떡없다. 다시 말하면 어떤 사회적 논란이 불거져도 쿠팡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쿠팡이 플랫폼으로서 소비자들에게 고착화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쿠팡에 갇힌 세상’이다.
쿠팡은 어떻게 이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까. 기자가 취재한 쿠팡 입점 판매자(셀러)들은 쿠팡이 기업 이익은 극대화하는 반면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쥐어짜고 몰아붙인다고 말했다. 한 판매자는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쿠팡이 이렇게 커진 배경은 판매자의 모든 것을 갈아넣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판매자는 “쿠팡은 건설업체가 하도급 업체들 이윤을 착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수시로 느끼는 최저가·광고비 압박
쿠팡은 공격적으로 초기 자본 투자를 했다. ‘만년 적자’ 소리를 들으면서도 유통·물류 시스템에 엄청난 돈을 투입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으로 유통업계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고, 쿠팡은 몇년 사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쿠팡은 (유통·물류시스템에) 6조원을 투자했다. 어떤 기업도 따라갈 수 없는 금액”이라고 했다. 마 교수는 “전체 유통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세인 반면 쿠팡은 20% 성장을 하는 상황”이라며 “쿠팡이 전자상거래 시장의 모든 성장세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쿠팡이 고객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내세운 전략은 ‘최저가’였다. 쇼핑 플랫폼 중 쿠팡이 제일 싸게 만든 것이다. 와우회원이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도 가능하게 했다. 문제는 이게 공짜로 이뤄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쿠팡 입점 판매자이자 유튜브채널 ‘셀러A’를 운영하는 40대 A씨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와우회원으로 비용을 내면 그 비용에서 배송비가 차감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배송비, 반품비를 모두 셀러가 부담한다”고 했다.
쿠팡 측으로부터 최저가 압박을 수시로 받는다는 게 판매자들의 말이다. 쿠팡 입점 판매자인 50대 B씨는 제품이 조금 팔린다 싶으면 쿠팡의 판매자 지원센터로부터 e메일이 온다고 했다. 단가를 조정해달라는 내용이다. ‘단가 조정이 어렵다’고 답변하면 센터에선 e메일을 세 번, 네 번 다시 보낸다. 플랫폼과 제품 특성에 따라 가격 전략이 다를 수 있지만 이는 고려되지 않는다. 그저 최저가에 맞춰야 한다. 독점적으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의 힘이 여기서 작동한다.
B씨는 “심리적 압박이 된다. 만약 쿠팡이 1500원으로 내려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1550원으로 보내면 승인은 되지만, 그러면 쿠팡이 경쟁업체를 키우기 시작한다”고 했다. 다른 업체 제품 가격을 낮게 조정하고 그 제품을 상단에 올려 띄워준다는 것이다. B씨는 “이제 우리 제품은 안 팔겠다는 것인데, 그럴 때 ‘아, 내가 이렇게 당하는구나’ 싶다”며 “그래서 우리(판매자들)는 판매자 지원센터가 아니라 판매자 착취센터라고 부른다”고 했다. 쿠팡 측이 원하는 가격대로 조정하지 않으면 제품이 잘릴까봐 판매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쿠팡은 자동가격조정 시스템도 운영한다. 판매자가 설정한 범위 내에서 ‘아이템 위너’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격을 찾아 매출 기회를 올려준다는 게 쿠팡의 설명인데, 사실상 최저가 자동적용 시스템이다. 다른 플랫폼보다 비싸면 노출이 제한되기도 한다.
‘아묻따(아무것도 묻거나 따지지 않는)’ 방식의 반품 정책은 판매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다. 쿠팡 이전까지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반품이 가능했지만, 쿠팡은 신청만 하면 반품할 수 있게 했다. 구매자가 고의로 파손한 제품의 경우 판매자가 쿠팡에 보상 요청을 할 수 있는데 실제 보상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귀책 사유를 따지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 포기하게 만들고, 결국 반품 비용 부담은 판매자에게 돌아온다. 판매자들은 쿠팡이 판매자-소비자 간 중재나 블랙컨슈머 대응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40대 C씨는 “불량이라고 해서 반품을 하면 불량인지 아닌지 확인을 해야 하는데 확인이 안 돼도 자동 환불이 된다”며 “네이버는 물건에 문제가 없는데 구매자가 반품하면 반품을 보류할 수 있게 한다. 조율할 수 있게끔 중재를 하는데 쿠팡은 그게 없다”고 했다. 여러 번 반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보니 C씨는 이젠 아예 제품 출고 때 영상 촬영을 해놓는다. C씨는 “포장할 때는 분명히 제품에 문제가 없는데 반품되면 쿠팡은 무조건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에 촬영하는 것”이라며 “불량이 아니라는 소명을 하라고 e메일이 와서 제품 사진부터 다 제출을 해도 70%는 반려”라고 했다. 그는 “쿠팡이 판매자들을 갈아넣고 회사를 키웠는데 상생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필요할 땐 써먹다가 바로 내치나”
판매자가 가져가는 이익은 얼마나 될까. 쿠팡은 앞서 판매 수수료가 최대 10.9%라고 밝혔다. 그런데 수수료에 광고비, 택배비, 물류비, 보관비 등 부대비용이 따라붙는다. 긴 정산 기간(60일)으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있다. 이 비용들이 물건값의 60~70%까지 가기도 한다. B씨는 “수수료는 물건이 팔리면 내면 되지만, 문제는 팔리기 위해서 광고를 많이 해야 된다”며 “광고를 하지 않으면 판매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C씨도 “광고를 돌리면 효과가 있다고 자꾸 (쿠팡 측에서) 전화가 온다”며 “매출이 1000만원이면 200만~300만원은 광고비로 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C씨는 “잘 모르는 사람은 매출이 일어나니까 무리해서라도 광고를 하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결코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A씨는 “셀러들이 ‘쿠팡에서 자연스럽게 판매되는 물건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며 “광고를 끄면 아무리 잘 나가는 셀러, 한 달에 몇억원씩 판매하는 셀러도 매출이 훅 꺾이는 것을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쿠팡은 곰곰(식품), 코멧(생활용품) 같은 PB(자체브랜드) 제품까지 만들어 팔고 있다. 판매자들은 쿠팡이 오픈마켓 운영을 통해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 정보를 얻어 직접 제품을 만들고, 결국 기존 판매자들은 도태시킨다고 우려한다. A씨는 “쿠팡이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들은 기존의 온라인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오로지 쿠팡만 남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했다. 그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G마켓은 e커머스, 중개 판매 외에 다른 것을 하지는 않았는데 쿠팡은 배송, 물류, 보관에 PB상품으로 물건을 팔고 모든 것을 다 한다”며 “당장은 좋겠지만 이렇게 한곳에 다 몰린 구조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쿠팡이 판매자 계정을 일방적으로 정지시키는 일도 있다. 2020년 쿠팡으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은 뒤 뷰티·의류·생활용품을 판매했던 30대 김상훈씨는 2023년 계정 정지를 당했다. 쿠팡은 당시 짝퉁(가품) 판매 논란이 불거지자 기존 판매자들에게도 입증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입증 요구를 하면서 답변 기한은 48시간 내로 짧게 주어졌다는 게 김씨 말이다. 김씨는 소명자료를 보냈지만, 쿠팡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판매 권한을 정지했다.
지난 12월 9일 기자와 만난 김씨는 “어떻게 단순히 의심된다는 사유만으로 셀러를 하루아침에 계정 정지할 수가 있느냐”며 “판매자들이 블랙컨슈머, 광고비, 긴 정산기간 등 쿠팡의 시스템, 문제점까지도 인정하고 참고 함께해 나가는데, 필요할 땐 써먹다가 필요하지 않으면 내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쿠팡 측이 구체적인 설명 없이 소통을 차단한 것은 김씨를 더 분노케 했다. 김씨는 “제가 쿠팡에 짝퉁을 팔아서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면 인정하겠지만, 그럴 만한 이유를 설명해주지도 않으면서 차단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며 “쿠팡에서만 연매출이 36억원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뚝 떨어지면 (사무실) 월세와 인건비, 재고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김씨는 결국 이 건으로 한국온라인쇼핑협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김씨의 말이다. “쿠팡이 구매자들에게 엄청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죠. 구매자 고객센터는 밤에 전화해도 잘 받아요. 판매자 고객센터는 안 받고요. (정가품을 관리하는) TNS센터는 e메일로만 와요. 전화번호가 없어요. 구매자를 위한 최선의 환경은 갖추려 하면서 입점 셀러, 배송기사 같은 노동자는 다 부속품 취급하는 것이죠. 쓰다가 필요 없으면, 문제 생길 것 같으면 그냥 나가라는 거예요.”
시장 독점 이상의 ‘의식 독점’
쿠팡의 여러 문제 때문에 판매자들조차 ‘탈팡’을 고민하지만 쉽지가 않다. 쿠팡은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고 매출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기 때문이다. 계정 정지를 당해도 혹시 쿠팡에 다시 들어갈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김씨는 “쿠팡 소비자들은 구매를 쉽게 결정한다. 플랫폼에 들어와서 구매를 결정하는 비율, 전환율이 다른 플랫폼보다 높다. 결제부터가 편하지 않나. 손으로 ‘슥’ 하면 결제가 되니까 금방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워낙 짧은 시간에 매출이 크게 터지니까 셀러들이 쿠팡을 차마 놓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쿠팡의 영향력은 점점 커진다. 쿠팡에선 공산품뿐 아니라 농수산물이나 책(출판물)도 팔고, 쿠팡의 사업은 쇼핑에서 나아가 배달(쿠팡이츠), 미디어(쿠팡플레이), 금융(쿠팡페이) 등으로 넓어졌다. 와우회원이면 쿠팡이츠로 배달비가 무료이고, 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 손흥민 선수의 LA FC 경기를 볼 수 있다. 이광석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플랫폼 기업의 모습을 ‘시장 독점’을 넘은 ‘의식 독점’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플랫폼이 전형적으로 취하는 방식이 특정의 서비스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자금소진 전략(공짜 프로모션 기반 가격할인 전술 등)을 통해 빠르게 이용자를 끌어들이며 시장 ‘의식 독점’을 꾀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카카오 화재사건 때도 그랬고 이번 쿠팡 사건에서도 이용자 이탈과 탈퇴가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거나 경로 의존성이 큰 이용자들은 다시 복귀하게 마련”이라며 “탈팡이 어렵다는 말은 안타깝게도 쿠팡을 대적할 만한 대안의 유사 플랫폼이 희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미 그것이 의식 독점이 된 것”이라고 했다. 물론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도 공짜가 아니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 의장은 “물건을 사고 내 집 앞까지 왔는데 그게 무료일 수가 있냐. 서울 기준으로 (음식점) 사장에게 1건당 3400원을 가져가고 광고비도 필수”라며 “자영업자 평균 영업 마진율이 8% 정도밖에 안 되는데 (쿠팡은) 20%까지 올라간다”고 했다. 싼값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대신 그 비용을 누군가는 부담하고 있고, 쿠팡은 이익을 본다는 뜻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갖는 사이 제도는 공백이었다. 21대 국회 때 ‘온라인 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그간 추진해온 ‘온라인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을 사실상 포기하고 플랫폼 기업들에 백기 투항했다. 공정위가 내놓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룡 플랫폼들의 갑질 행위를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규제하고, 쿠팡은 시장지배적 플랫폼에서 빠지는 내용이었다.
법률안을 발의했던 이동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플랫폼 기업이 유통 채널뿐 아니라 OTT, 배달, 은행 등 부가적인 사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커지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었지만, 성장 논리 속에서 (통과가) 안 됐다고 본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산업의 성장과 별개로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장을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지금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한 것은 그동안 플랫폼 산업을 묵인, 방조하고 시장에만 맡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는 탈팡할 수 있을까.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34754.html
“김범석 증인 빼달라는 말만 한다”…‘몸빵’ 중인 쿠팡 전관들 (한겨레, 이주빈 선담은 김채운 김윤주 기자, 2025-12-16 06:00)
“보통 기업은 리스크가 있으면 수정하려고 노력하는데, 쿠팡은 ‘밖에서 떠들어도 내 갈 길 간다’는 기조입니다.”(전직 쿠팡 대관 ㄱ씨)
337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에도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쿠팡 청문회 증인 불출석 사유서에서 “해외에 거주하고 근무하는 중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일정이 있어 청문회 출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미국 본사와 한국 자회사로 지배구조를 이원화해, 지배력은 독점하되 책임은 철저히 회피하는 모습이다.
쿠팡의 지배구조는 미국 본사와 한국 자회사로 철저히 나뉘어 있다. 그 정점에는 김 의장이 있다. 그는 쿠팡아이엔씨 주식 지분의 8.8%를 갖고 있다. 이 지분은 보통주보다 29배 많은 의결권이 부여돼, 김 의장이 확보한 의결권이 70%가 넘는다. 사실상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김 의장은 규제 사각지대에서 사업을 무한 확장하는 과정에 빚어진 각종 사회적 논란의 책임에서는 철저히 비켜서 있다. 2020년 로켓배송 론칭 뒤 시장지배력이 커진 쿠팡에서 배송 노동자가 새벽배송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혹한 노동조건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이어 △배달·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산재 사건 △퇴직금 미지급 △검색순위 조작 △쿠팡이츠 입점업체 수수료 △블랙리스트 △부가 서비스 끼워팔기 등 각종 논란이 터져 나왔다.
이 무렵부터 김 의장은 국내 법인의 공식 직책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통과를 불과 한달 앞두고 2020년 12월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며 쿠팡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6월에는 한국 법인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등기이사직도 내려놨다. 이때부턴 한국 법인과의 연결고리가 아예 끊겼다. 김 의장은 쿠팡 대기업집단 지정 때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동일인(총수) 지정마저 피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금지 규제 등에서도 벗어난 것이다.
쿠팡이 대관 조직에 힘을 싣기 시작한 것은, 김 의장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 무렵부터였다. 쿠팡은 최근 수년간 대통령비서실·검찰·경찰 등 정부 부처와 국회에서 퇴직한 공직자 수십명을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연도별 해킹 사건 대응 기관 퇴직 공무원의 이커머스 기업 재취업 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쿠팡으로 재취업한 정부기관 퇴직 인력은 총 62명으로 △카카오 23명 △우아한형제들 11명 △네이버 9명 등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을 압도했다.
다만 국내 법인이 경영상 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구조 속에서 국내 대관 조직이 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는 ‘몸으로 때우기’ 수준에 머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보좌진은 “쿠팡 대관들은 주로 (김 의장의) 증인을 빼달라는 요구만 하러 국회에 온다”며 “일반 기업 대관은 회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한다면, 쿠팡 대관은 안면 있는 보좌진을 찾아가 ‘살려달라’고 읍소만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회 쪽 인사도 “삼성·현대차·엘지(LG) 등 대기업은 신입 공채를 교육해 대관 업무를 맡기고 키우는 경우도 있는데, 쿠팡은 체계가 안 갖춰진 상태에서 계속 사건이 터지니 오로지 외부에서 급하게 사람을 사다가 진통제를 놓듯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0년 쿠팡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 당시 위기 대응이 이러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전직 쿠팡 직원은 “당시 한 임원이 ‘김 의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적 있는데, 앞으로 회의에 해당 임원을 들여보내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김 의장이 (내 이름으로 사과문을 낼 거면) ‘왜 당신에게 높은 연봉을 줘야 하냐’고 말했고, 결국 해당 임원은 퇴사했다”고 전했다.
이런 쿠팡의 ‘버티기 전략’에 국회와 규제당국도 무력감을 호소할 지경이다. 17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앞두고도 쿠팡은 국회에서 요구한 자료 제출을 대부분 거부했다. 한겨레가 각 의원실을 통해 파악한 제출 거부 자료는 △피해 보상 계획 △피해 구제 전담팀 운영 여부 △퇴직자 관리 관련 미비점 및 보완 요구사항 △침해 원인에 대한 내부 조사 보고서 등이다. 이번 정보 유출 사고와 직결된 정보들조차 ‘영업 비밀’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김범석 의장뿐만 아니라, 강한승·박대준 전 대표도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보좌진 ㅈ씨는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보니, 국회가 생각보다 외국 기업에 대해서 무력하다”고 고백했다. 경쟁당국의 한 관계자는 “쿠팡은 어떤 협의를 해도 답변도 없고 협조도 안 된다. 차라리 다른 다국적 기업들이 협조가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234968.html
쿠팡 ‘지역 일자리 창출’ 많다지만…“단기계약 위주” “처우 열악” (한겨레, 김용희 천경석 기자, 2025-12-17 06:00)
“제조업이 자동화 공정으로 바뀌는 추세에서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인공지능 산업은 고용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논란거리가 많은 기업이지만 일자리가 중요한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쿠팡은 고용 창출에 어느 정도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투자유치 담당 부서 관계자는 지난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쿠팡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노동자 과로, 산업재해,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에도 일자리가 중요한 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쿠팡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올해 9월 최이규 쿠팡 물류정책팀 상무에게 광주광역시장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쿠팡이 2400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호남권 최대 규모 ‘광주첨단물류센터’와 신선식품 전용 ‘광주 신선센터’를 건립하며 2천명을 고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이끌었다는 이유다.
전북 완주군은 쿠팡의 물류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4년간 노력한 끝에 올해 10월 완주군 봉동읍에 1만6500㎡(5천평) 규모의 스마트물류센터를 짓고 운영에 들어갔다. 고용 효과는 500명 이상이다.
쿠팡은 전북지역 물류센터를 조성하기 위해 2021년 3월 전북도·완주군과 투자 협약을 맺고 2024년까지 1300억원을 들여 1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지만 분양가 문제로 투자를 철회했었다. 익산시, 임실군 등이 유치 경쟁에 가세하기도 했지만 쿠팡은 결국 완주에 둥지를 틀었다.
완주군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제조업 공장들은 자동화 설비로 바꾸는 추세이지만 쿠팡은 실제 일을 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물류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하고, 신규 고용 인원을 유지하는 조건을 걸기도 한다. 법인세 등 세금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쿠팡도 지역 일자리 창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매년 발행하는 ‘임팩트 리포트’ 올해치는 ‘국내 신규 일자리 창출 1위’ 문구로 시작하고 지난해 ‘임팩트 리포트’도 ‘8만명 이상 고용’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고용 2위’ ‘19~34살 청년 고용 2만명 이상’ 등의 문구로 채워졌다.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2023년 말 기준 배송물류직 직원의 95%는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일하고 있고 쿠팡 물류 인프라의 85%도 서울이 아닌 지역에 있어 지역에 대한 투자와 함께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해 대전과 광주, 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추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1만명 이상을 직고용할 방침이다. 계획이 실현되면 전체 직고용 인력은 8만여명으로 늘고 서울 이외 지역의 근무자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일자리 숫자에 가려진 이면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쿠팡 전라광주4물류센터에서 4년째 무기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여성 노동자 ㄱ(50)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일자리’보다는 ‘단기 돈벌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지켜본 계약직 청년들은 대부분 군대에 가기 전 두세달씩 일하거나 임용고시 등 취업 관련 시험에 합격한 뒤 발령 때까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쿠팡을 직업이라고 여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ㄱ씨는 쿠팡이 청년들을 붙잡지 못하는 배경에는 노동 강도, 주휴수당 미지급, 출퇴근 수단 미흡 등 열악한 처우가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ㄱ씨는 “단기직들이 자주 교체되는 걸 고용 창출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도 제가 이 나이에 어디에서 일하겠냐. 우리 같은 중년에게 쿠팡은 소중한 일자리”라고 말했다. ㄱ씨는 “다만 좀 더 안전하고 질적으로 향상되며 청년들이 자리 잡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윤희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조직국장은 “쿠팡이 일자리 양을 늘린 건 사실이지만 양질의 고용 창출이 아닌 일자리의 질을 낮추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광주형 일자리’가 노동의 지위를 일정하게 보장했지만 쿠팡의 일자리들은 대부분 단기 계약 위주이고 지위를 부여하지 않아 불안정하다. 이는 쿠팡을 비롯한 전세계 디지털 플랫폼 유통산업의 전반적인 문제”라며 “4대 보험 의무가입 등 사회적 안전망과 안전한 일터를 만들지 않으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70600131
물량에 죽고 사는 노동자 “그만둬도 갈 곳 없어요” (경향, 김남희 최서은 기자, 2025.12.17 06:00)
‘다른 선택지가 없다’ ‘그나마 이만한 곳도 없다’는 명분은 거의 전국민에 해당하는 쿠팡 소비자뿐 아니라 쿠팡에 생계를 의지하는 노동자들에게도 ‘탈팡’하기 어려운 이유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쿠팡은 지난해 택배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자체 물류망과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 나간 결과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하다. 소비자에게 물건을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것”이라며 “그걸 위해 배송 속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저성과자는 해고하고,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한 대리점은 계약을 해지한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노동 강도는 부작용을 낳았다. 전국택배노조에 따르면 2020년부터 5년간 사망한 노동자는 29명으로, 절반 이상이 과로사로 인정받았거나 추정된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쿠팡을 벗어나기 어렵다. 처음에는 쿠팡만 한 일자리가 없어서였지만, 이제는 대안 자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시장 지배력은 일자리 선택지를 좁히고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속도전에 뛰어들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택배기사에게 전가되고 있다. 시장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면 최소한 반복되는 산재를 막을 제도적 안전망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빨리, 더 많이…“걷지 말고 뛰어라”
https://img.khan.co.kr/news/r/700xX/2025/12/17/news-p.v1.20251216.2bf77e0f953e4f9387eec252c3fba62a_P1.webp
쿠팡에서 일했던 A씨는 “쿠팡의 고속 성장은 개인의 삶을 갈아 넣은 결과”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쿠팡이 성장한 이유는 우리가 잠을 안 자서”라는 말이 공공연했고, “범님(김범석 의장)의 오더가 내려오면 기한 내 무조건 해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조직원의 성과가 부족하면 재빠르게 교체 대상이 됐다. 관리자도 예외가 아니다. 관리자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LE)을 받으면 PIP(성과개선계획) 대상자가 되는데, 기존 직급보다 상위 레벨의 목표를 요구한다. A씨는 “처음부터 수행이 불가능한 과제를 주고 통과하지 못하면 나가라는 구조”라며 “일하는 동안 매니저가 6번 바뀌는 걸 봤을 정도로 관리자 교체가 잦았다”고 했다.
성과주의는 배송 현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쿠팡의 배송 체계는 크게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이후 배송 전 과정을 맡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 나뉜다. 물류센터 인력은 정규직 10%와 일용직·무기계약직 등 비정규직 90%로 이뤄져 있다. CLS와 CFS 두 회사의 직접고용(정규직·기간제·단시간) 인원은 국민연금공단 발표 기준으로 9만명을 넘었다. 이들이 상품을 입·출고하면 위탁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이 밤낮없이 고객 문 앞까지 배송한다.
물류센터에서 2년간 야간조로 일하고 퇴사한 조혜진씨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바로 ‘타겟(목표 물량)’”이라며 “정해진 시간 안에 타겟을 맞추도록 작업을 해내는 것이 관리자들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리자는 ‘걷지 말고 뛰어라’ ‘스캔은 1초에 1개씩 찍어라’ ‘하차 속도 더 빨리 해라’ ‘라인 정리 빨리 해라’ 등의 주문을 끊임없이 방송한다. 작업 속도가 떨어지면 장소를 불문하고 고성과 욕설이 날아온다. 조씨는 주 5~6회 야간노동을 하며 체중이 16kg 줄었다.
물류센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50대 강모씨는 “새벽배송 마감시간에 맞춰 밤새 발바닥이 아플 정도로 뛰어다닌다”며 “영하 20도 냉동실에 배치 받아 일하던 날 뒷골이 확 땡겨서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쿠팡의 노동 강도는 다른 업체와 비교해도 높다. 오후조로 일했던 B씨는 “다른 물류업체보다 쿠팡의 분위기가 훨씬 공격적”이라며 “관리자가 확성기를 들고 작업장을 돌아다니며 ‘빨리 하라’고 독촉한다”고 말했다. PDA(휴대용 단말기)에는 개인별 작업량과 속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돼 노동자들을 압박한다. B씨는 “한 시간에 얼마나 처리했는지 모니터에 그대로 떠서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쿠팡 물류센터라는 일터를 떠나지 못한다. 학업·육아·본업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에게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사실상 쿠팡뿐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정해윤씨는 “다른 아르바이트는 야간수당이나 주휴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나마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곳이 쿠팡”이라고 말했다. 강씨 역시 “야간조로 일하면 300만원 정도 벌 수 있는데, 이 나이에 이런 일자리는 흔치 않다”고 했다.
쿠팡은 산재를 막기 위해 물류센터 입사 시 특수건강진단을 요구한다. 입사 후에도 매년 두 번씩 검진을 받는다. 심혈관 질환이 감지되면 야간조에 배치받지 못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특수건강검진 전에 혈압약을 ‘따블’로 먹고 가라“는 말이 돌 정도다.
“대안이 없다고 봐야죠”…대체 불가능한 일자리된 쿠팡
속도전은 로켓배송 마지막 단계에서 절정에 이른다. 소비자가 자정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현관문 앞에 물건이 도착하는 새벽배송을 위해 사실상 ‘구역별 성과 관리’가 시행되고 있다. 쿠팡은 전국을 배송구역으로 나눠 대리점에 위탁하고,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을 실시해왔다. 과로사 논란이 일자 제도를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서비스수준계약(SLA)으로 이름만 바꿔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신선식품 배송량이 늘면서 프레시백 회수·세척 부담도 커졌다.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조사 결과 쿠팡 택배노동자는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는데, 이 중 2.6시간은 분류 작업, 56분은 프레시백 정리와 반품 처리에 쓰고 있다. 한 택배기사는 “배송 물건은 두 개인데 프레시백 회수는 12개인 날도 있다”며 “점점 요구하는 일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보상은 오히려 줄고 있다. 주간배송 기사 C씨는 쿠팡이 공격적으로 택배기사를 영입하던 2020년께 경쟁업체에서 이직했다. 기존보다 높은 수입을 듣고 옮겼는데, 갈수록 요구하는 업무는 늘고 보상은 줄고 있다. C씨는 “처음에는 배송량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었지만 그것도 없어지고, 건당 수수료도 3년간 4~5번은 깎였다”며 “같은 구역에 물건이 많아져서 시간당 더 많은 물품을 배송할 수 있으니까, 아파트는 배송이 편하니까 등 갖은 핑계를 대며 수수료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당 평균 수수료는 지난해 775원에서 올해 729.8원으로 떨어졌다. 작년과 같은 임금을 받으려면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택배노동자들에게 쿠팡 외 대안은 딱히 없다. 쿠팡이 배송 시장의 다른 일자리를 빼앗아왔기 때문이다. C씨는 “지금 쿠팡을 그만둬도 갈 곳이 없다”며 “물류가 쿠팡으로 쏠리면서 다른 택배사는 물량 자체가 줄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택배기사에게 물류량은 생계와 직결되는 절대적 기준이다. 지난해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2.7%, 택배 시장 점유율은 37.6%로 모두 1위다. 노동자에게도 쿠팡의 ‘락인 효과’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소비자 수요를 독점하면 기업은 노동자를 더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노동 강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되, 최종 수입은 약간 높게 설정하는 방식”이라며 “그러면 산업재해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우려했다.
노동자 갈아넣는 택배 속도전, 해법은
쿠팡의 성공은 업계 전체를 속도전으로 밀어넣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올해부터 주 7일 배송을 도입했다. 노동계는 반강제적 주말 배송과 휴일 근무수당 미지급 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반발한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쿠팡이 365일 배송과 새벽배송 도입으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면서 전체 택배기사들의 노동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노사정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는 과로 방지를 위해 주 60시간 근무 제한과 분류 작업 배제에 합의했지만, 쿠팡은 이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한국 사회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장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반복되는 산재를 막기 위해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고 본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특정 기업에서 이처럼 많은 산재와 과로사 의혹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며 “야간노동 규제, 속도 경쟁을 부추기는 배송 마감·평가 제도의 개선, 최소한의 소득이 보장되는 임금·수수료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고용 형태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노동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일용직·플랫폼 노동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 안으로 포섭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노동시간 상한과 야간·연장근로 기준이 분명해지고, 과도한 물량 배정이나 속도 압박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산재가 발생했을 때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묻기도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70601011
“도저히 못 맞출 가격 요구”···납품업체 쥐어짜 만든 ‘최저가’ (경향, 이성희 기자, 2025.12.17 06:01)
쿠팡, 직매입 납품가 점점 낮추고
성장장려금·물류비는 매년 올려
불편 감수하고 탈퇴하는 소비자들
“누군가 희생으로 내가 편했던 것”
전문가 “플랫폼 독과점 규제를”
쿠팡에 라면과 즉석밥, 휴지 등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A업체는 이번주 다른 e커머스가 주최하는 연말 할인행사에 참여하려다 하루 만에 중단했다. 평소 할인가의 15~20%를 추가 할인하는 온라인 최저가 행사로, 할인 금액을 e커머스에서 부담해 별도 비용 없이도 매출을 올릴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쿠팡 영업 담당자의 전화 한 통으로 행사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 쿠팡의 최저가 정책에 따라 같은 제품이 다른 e커머스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돼 가격을 낮춰야 할 때 쿠팡의 줄어든 이익을 업체가 메워야 한다는 계약 내용을 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이번 행사 참여를 중지한 판매업체들이 잇따르면서 10여개 제품이 할인 대상에서 빠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업체들과 계약할 때 최소 마진을 정해놓고 계약하고 여기에 못 미치면 어떤 식으로든 벌충하게 한다”며 “쿠팡은 오픈마켓의 실시간 가격 변동을 활용해 최저가 전략을 펴면서 손실은 업체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장 경쟁을 해치는 행위로, 소비자는 제품을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쿠팡의 독점적 지위가 공고해질수록 가격 결정권 남용과 같은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는 최저가, 판매자는 매출에 묶여
“판매자들 울며 겨자 먹기로 거래”
소비자들은 쿠팡의 최대 장점으로 ‘최저가’를 꼽는다. 직장인 김모씨(47)는 매일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에 5~6번 접속한다. 시작은 아침마다 라디오 앱을 켤 때 뜨는 쿠팡 광고를 통해서다. X를 눌러도 광고는 쿠팡 앱으로 연결되고, 김씨는 자신도 모르게 한참 동안 이런저런 상품들을 둘러본다. 공산품 가격을 비교할 때도 쿠팡에서 검색한다. 김씨는 “쿠팡이 모든 검색의 기준”이라며 “신용카드도 쿠팡 할인카드로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쿠팡 중독자’라고 밝힌 구모씨(39)는 올해 초 쿠팡을 탈퇴했다가 금세 가입했다. 구씨는 “인생도 재미없게 느껴지고 우울하고 답답할 정도로 금단증상도 느꼈다”며 “쿠팡 없는 세상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탈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쿠팡이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은 직매입(로켓배송)과 판매자로켓, 오픈마켓(3자 물류) 등 세 가지다. 직매입과 판매자로켓 모두 쿠팡 물류센터에서 보관·검수·배송이 이뤄지는데, 가격 결정을 쿠팡이 하는지 판매자가 하는지가 다르다. 최저가는 주로 직매입 제품으로, 전체 상품 구성이나 매출에서 직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과 거래 중인 소상공인 파트너는 2023년 기준으로 약 23만명에 이른다. 이들의 연간 거래 금액은 약 12조원. 전국 소상공인 매출이 7.4% 성장하는 동안 쿠팡 소상공인 파트너는 20%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상공인들은 “속사정은 다르다”고 말한다. 쿠팡에 세제를 직매입으로 공급해온 지모씨(49)는 요즘은 오픈마켓으로만 판매를 하고 있다. 지씨는 “6년 전 처음 거래했을 때 납품가가 정가의 75%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60%로 낮춰달라고 하더라”며 “광고비와 프로모션까지 15% 수준으로 하라고 하니, 매출은 좋아도 남는 게 없었다”고 전했다. 식재료를 납품 중인 정모씨(38)도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공급가를 제안하는데 협의가 아니고 반강제”라며 “따르지 않으면 발주를 안 한다. 그 가격은 맞출 수 없다고 하면 어떻게든 맞추라고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여기에 매년 성장장려금이 0.2~0.3% 오르고, 밀크런(물류비)도 0.5~1% 오른다”며 “매출이 늘어도 즐겁지 않았지만 요즘은 마이너스 매출”이라고 말했다. 판매장려금이라고도 불리는 성장장려금은 납품업체가 상품 판매 촉진 명목으로 쿠팡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씨는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고 찾아오고 괴롭힌다”며 “쿠팡과는 다들 거래를 안 하고 싶어하는데 매출이 워낙 크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하는 거다. 적자였던 쿠팡이 흑자가 났을 때도 다 납품업체 쥐어짠 결과라고들 했다”고 말했다.
주문도 반품도 빠르지만, 정산은 더디다
“쿠팡, 왕복 택배비도 수수료 떼”
원터치로 결제하는 등 쉽게 주문할 수 있는 데다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는 점도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쿠팡의 장점이다. 이모씨(35)는 와우(유료 멤버십) 회원이라 쿠팡에서 배송과 반품을 모두 무료로 할 수 있다. 30일 이내면 조건 없는 환불도 가능하다. 이씨는 “가끔 옷을 주문할 때는 입어보고 결정하려고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을 시킨다”며 “5벌 주문했다가 모두 반품한 적도 있다. 환불 처리도 즉시 되더라”고 말했다.
쿠팡의 반품 정책에 소상공인들은 한숨부터 쉰다. 반품 과정은 철저히 업체 책임으로 진행된다. 판매자로켓으로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유모씨(40)는 “제품에서 술집 냄새가 나는데도 전액 환불해줬다”며 “고객 책임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업체가 고객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증빙해야 하는 등 복잡해 자체 손실로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오픈마켓으로 패션잡화를 판매 중인 고모씨(54)는 “택배사 사정으로 도착을 못한 경우 다른 e커머스들은 업체 귀책이 아닌데, 쿠팡은 상품 배송 중 환불 요청도 업체가 왕복 택배비를 내야 한다”며 “쿠팡은 왕복 택배비 6000원에서도 수수료를 떼간다”고 말했다. 고씨는 “판매자 시스템에 불만을 표출해도 쿠팡에선 기계적인 답만 한다. ‘좋은 택배사’를 쓰라는 거였다”고 말했다.
배송과 반품은 빠르게 이뤄지지만, 쿠팡의 판매대금 정산은 그렇지 않다. 고씨는 “네이버는 주문 다음다음날이고 G마켓은 길어도 2주면 정산이 끝나는데, 쿠팡은 한 달 지나고 15~20일은 돼야 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정산 주기가 길면 자금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영세업체일수록 정산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을 때 타격이 크다. 고씨는 “빨리 주면 어떤 제품이 나가서 들어온 돈인지 알 수 있는데 그것도 아니고, 금액도 나눠서 들어오니 언젠가부터는 ‘알아서 주겠지’ 한다”고 토로했다. 쿠팡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산 주기와 관련한 지적을 받고 “개선하겠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개선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납품업체들은 쿠팡의 상품 노출 방식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들 했다. 유씨는 “‘아이템 위너’라고 여러 업체가 판매하는 같은 제품 중 가격이 가장 저렴한 제품을 노출하는 기능이 있는데, 내 제품에 달린 리뷰가 경쟁사 제품 리뷰처럼 한데 묶여 보인다”며 “판매자 간 가격 경쟁을 시키려는 의도겠지만 마진은 이렇게 계속 떨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닐봉지까지 PB로 만들어 수익성 개선
소상공인들 “쿠팡과도 경쟁해야”
쿠팡은 최근 자체브랜드(PB) 제품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곰곰’ ‘탐사’ ‘코멧’ 등 생필품부터 신선식품을 망라한 19개 브랜드가 있다. 판매제품은 휴지와 마스크·커튼·빨래 바구니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팔레트와 검정 비닐봉지 등도 있다. 유씨는 “잘 팔리는 제품이 다른 업체에 노출될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쿠팡이 생활용품 상자 같은 사소한 것을 직접 만들어 팔더라”며 “우리로선 쿠팡이랑도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이 판매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니 뭐가 잘 팔리는지, 돈이 되는지를 알고 PB로 마진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도 PB 제품을 판매한다. 그러나 라면 등 대기업과 경쟁하는 제품을 PB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쿠팡처럼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상관없이 구매하는 제품을 PB로 만들어 소상공인들과 직접 경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는 2027년 전국이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생활권)이 되면 쿠팡의 한국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10여년간 전국 30개 지역, 100곳 이상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며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를 묶어놨다. 실제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쿠팡을 탈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다만 쿠팡에 길들여 있던 소비 습관을 되돌아봤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냉장고까지 샀을 정도로 ‘쿠팡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었다는 윤모씨(41)는 최근 쿠팡을 탈퇴했다. 윤씨는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이 괘씸하다”며 “불편하겠지만 다른 걸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딸아이를 키우는 신모씨(42)도 “아이한테 이제 급하게 못 사니까 준비물은 미리 말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퇴근이 늦어 평일에 장볼 시간이 마땅찮은 최모씨(54)는 주말에 마트에 다녀와 식재료를 소분해놓았다. 최씨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누군가가 부당한 대우를 받아 내가 편했던 것을 알게 됐다”며 “나 하나 탈퇴한다고 쿠팡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소비자들이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 탈퇴자는 많지 않더라도 매출의 10%가량은 감소하는 등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쿠팡으로서는 성장세가 멈칫하고 과징금 등 정부 제재가 나오면 장기적으로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고민할 때라는 지적도 있다. 권영국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는 “플랫폼 기업 독점 규제를 어떻게 할지, 수탈당하고 있는 중소 상공인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건지 등에 대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70601021
소상공인 옥죄는 장터, 노동자 쥐어짜는 일터…쿠팡 초고속 성장의 ‘역설’ (경향, 이성희 김남희 기자, 2025.12.17 06:01)
“최종 목표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확히 10년 전인 2015년 11월, 쿠팡의 물류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공언했던 그의 꿈이 현실화하는 데는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370만명이라는 역대 최악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사고를 내고도 현재까지 대규모 ‘탈팡’(쿠팡 탈퇴)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빠른 배송과 최저가로 이미 생활 깊숙이 파고든 쿠팡이라는 ‘장터’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은 삶이 다소 불편해질까봐 탈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만 8명(야간 물류센터 4명, 택배기사 4명)이 일하다 숨졌지만, 쿠팡에 구직 지원자는 넘쳐난다. 업무강도는 세고 근무환경이 다소 열악하더라도 벌이가 괜찮은 ‘일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입점 판매업체들도 높은 매출에 묶여 적은 마진을 감수하며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쿠팡의 초고속 성장 이면에는 극한의 효율과 실적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이 숨어 있다. 로켓배송과 물류 투자를 ‘혁신’이라고 포장하지만, 쿠팡이 상품이나 사람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은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동선에 따라 처리된다. 사람도 배송 속도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주문 시간과 물량에 제한이 없으니 고객센터도 1년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쿠팡 본사의 한 직원은 “회사가 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잠을 안 자서”라고 말했다.
과로사와 물류센터 화재, 코로나19 집단감염 등 부정적 이슈가 터졌을 때도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불매·탈퇴 운동도 일었다. 그러나 여파는 미미했다. 개인정보 유출 같은 대형 악재에도 쿠팡이 실질적 책임자인 김 의장 명의로 된 사과문조차 발표하지 않는 것은 그간 어떠한 일이 있어도 건재한 시장지배력을 학습해온 탓이다.
견고한 시장지배력은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다. 쿠팡 계획대로라면 2027년 전국이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생활권)이 된다.
문제는 국내 유통업계와 택배업계, 노동계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업계에도 쿠팡의 경영행태가 ‘표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권영국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정의당 대표)는 “국가가 더는 독과점 플랫폼을 침묵·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34973.html
쿠팡 ‘호갱’의 고백 [이진순 칼럼] (한겨레, 이진순 | 성공회대 겸임교수, 2025-12-17 07:00)
우리는 대체 어디에 갇힌 걸까? 주문의 편리함, 배송의 신속함, 최저가 보장, 핫딜과 쿠폰의 미끼에 걸려 이용자의 윤리의식은 마비된다. 싸고 빠르면 되고,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쿠팡적 세계관’에 길들여진다. … 최저가를 보장하기 위해 해마다 인건비 비중을 줄이고 공급업체 납품가를 후려치고 안전과 보안과 생명을 값싸게 다루는 기업의 법적 윤리적 책임 부재에 대해선 눈을 감는다.
나 역시 쿠팡의 애용자였다. 최근 몇년 사이, 주변 마트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인근 재래시장도 지역 재개발로 사라졌다. 도매시장에 가면 더 싸고 신선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건 알지만, 발품 팔면서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닐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날 밝기 전 대문 앞에 가지런히 놓이는 신선식품들을, 아침마다 조간신문과 함께 집어 드는 일은 어느새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일단 주문했다가 아니다 싶으면 반품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이전처럼 구매에 신중할 필요도 없었다. 평소에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하던 책도, 시골 어머니께 보내는 건강보조제도, 굳이 새벽에 받을 이유가 없는 세제나 휴지까지, 클릭 몇번이면 해결되는 쿠팡으로 모두 해결했다.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를 ‘덤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멤버십 회비가 하루아침에 58%나 올라도 그냥 넘어갔다. 그렇게 나는 편리함에 중독된 ‘호갱’이 되었다.
“모든 고객들에게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이 한마디를 듣는 것이 쿠팡의 미션입니다. … 쿠팡의 고객들은 응답합니다. ‘내 삶에 쿠팡이 없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이런 고객들의 목소리가 쿠팡을 달리게 하는 원동력입니다.”(2019년 7월23일 쿠팡 뉴스레터 중에서)
쿠팡은 그 미션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쿠팡 없이 살 수 없도록 중독된 고객들은 3370만개 계정 정보가 유출되는, 온라인 상거래 사상 최대 규모의 사고가 터져도 쿠팡을 떠나지 못한다. 앱 결제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 이용자 수는 대규모 정보 유출이 폭로되기 전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달 초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는 지난 11월 초보다 4.1%, 쿠팡플레이는 4%, 쿠팡이츠는 3% 증가했다. 쇼핑·배송·콘텐츠 서비스를 하나의 구독경제로 묶어두는 구조가 이용자들을 고착시키는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록인’이라니, 우리는 대체 어디에 갇힌 걸까? 주문의 편리함, 배송의 신속함, 최저가 보장, 핫딜과 쿠폰의 미끼에 걸려 이용자의 윤리의식은 마비된다. 싸고 빠르면 되고,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쿠팡적 세계관’에 길들여진다. 그 회로에 갇히면 가격과 배송 예정 시간만 눈에 보인다. 최저가를 보장하기 위해 해마다 인건비 비중을 줄이고 공급업체 납품가를 후려치고 안전과 보안과 생명을 값싸게 다루는 기업의 법적 윤리적 책임 부재에 대해선 눈을 감는다.
2021년 이천의 쿠팡물류센터 화재 사건 때도 그랬다. 화재 발생 엿새 만에야 겨우 불길이 잡힌 대형 화재로 소방관 한명이 숨지고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쿠팡의 안전 불감증과 관리 부실이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시설관리용역업체 관계자들뿐이었다. 괘씸하다 분개하면서도, 내 소비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새벽배송과 무리한 작업으로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가 이어질 때도 그랬다. 2020년 이후 최소 29명의 쿠팡 노동자가 사망했고 올 한해만도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건 은폐와 축소에만 매달리는 사쪽에 분노했지만, 쿠팡을 끊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삼립 빵공장의 참혹한 산재 사고에 충격을 받고 에스피씨(SPC) 계열사 불매운동엔 열심이면서 이렇게 문제 많은 쿠팡은 왜 버리지 못했을까? 나같이 안일한 고객들의 침묵이 쿠팡의 독점적 횡포와 탈법을 더 부추긴 건 아닐까?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오늘(17일) 열리는 국회 청문회에 출석을 거부했다. 매출의 90%를 한국에서 거두면서도 모기업이 미국 법인이라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청문회의 쿠팡 쪽 증인 중에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이란 직함이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과 국회 보좌진, 공공기관 출신 25명이 최근 2년간 쿠팡 본사와 계열사에 취업했다. 이들은 요즘 특히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이용자로서 쿠팡을 끊는 건 얼마간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다. 숨은그림찾기 하듯 복잡한 ‘회원 탈퇴’를 완료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탔지만, 갑자기 몰린 주문 탓인지 툭하면 배달이 지연되거나 다른 집으로 갈 물건과 뒤바뀌는 사고가 일어난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꾹 참고 싸워볼 작정이다. 쿠팡처럼 기업을 운영하면 오래 못 간다는 것을 이번에도 보여주지 못하면 앞으로도 소비자는 탈탈 털려도 무방한 호갱 취급을 받을 것이다. 대관사업을 하는 쿠팡 쪽 임원보다 그간 잠잠했던 쿠팡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제도가 바뀐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822
“강력 대응 각인시킨다” 쿠팡의 ‘언론사 입막음 전략’ (미디어오늘, 김예리, 노지민 기자, 2025.12.17 09:52)
올 초 국회 질타 이후 동시다발 소송 취하했지만…MBC 노동 보도에 정정 요구
‘언론 대응’ 적힌 쿠팡 중대재해 매뉴얼 등장…‘입막음 전략’ 둘러싼 논란 지속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쿠팡 계열사들이 자사를 비판한 보도에 벌여온 이른바 ‘입막음 소송’ 대응 기조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쿠팡은 올해 초 ‘블랙리스트’ 청문회에서 언론 대응이 질타를 받자 동시다발로 진행하던 민·형사 소송을 취하했지만, 최근 MBC를 상대로 새로 정정보도 청구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쿠팡, 최근 1년간 자사 비판 보도에 정정보도 청구
16일 미디어오늘 취재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지난 9월 MBC의 <가슴 쥐고 쓰러져도‥‘용차비’ 무서워 병원 못 가>(8월25일) 보도에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신청을 했다. MBC는 지난 8월 일을 하다 다친 배송기사에게 대체 인력 비용, 이른바 ‘용차비’를 떠넘기는 쿠팡 CLS 대리점 제도로 인한 피해를 취재해 보도했다.
쿠팡은 보도 내용 전반이 ‘허위’라면서, 자사는 국토교통부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며 용차비는 ‘업계 공통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MBC는 업계 공통 관행이라 볼 수 없는 데다 대리점들이 ‘클렌징’(기준에 미달하면 배송 구역을 회수) 압박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이 결렬됐다.
MBC 외에도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해 12월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등의 쿠팡 노동자 사망 관련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했으나 오마이뉴스는 반론보도 및 기사수정, 뉴스타파는 반론보도를 게재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했던 뉴스타파 기자
“쿠팡의 후진적 언론관 직접 체험”
뉴스타파 보도의 경우 쿠팡 측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신청과 소송을 동시에 제기한 바 있다. 앞서 뉴스타파는 쿠팡CLS 시흥캠프에서 일했던 김명규 씨의 유가족을 인터뷰하고, 취재진이 직접 제주 ‘서브허브’에 잠입해 쿠팡의 노동환경을 확인해 보도했다.
홍주환 뉴스타파 기자는 지난 2월 칼럼에서 쿠팡의 언론 대응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언론이 겪었던 ‘법 기술’”이라며 “결말은 허무하지만 쿠팡의 후진적 언론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 기자는 “보통 민사소송은 대법원 판결까지 2년 넘게 소요된다. 이 2년은 언론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래서 일단 소송을 걸어 압박하고, 언론사가 위축된 틈을 노려 언론중재위 조정기일에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해 기사 삭제나 정정보도 등을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쿠팡은 이른바 ‘입막음 소송’ 남발로 비판 받다가, 지난 1월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쿠팡 블랙리스트’ 청문회 국면에서 언론사 대상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로지스틱스 등 쿠팡 계열사들은 지난해 뉴스타파, 세이프타임즈, 한겨레, MBC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청문회 전후로 관련 소송들을 취하했다.
청문회서 질타 전후로 소송 취하했지만
“기사 작성 기자 사직…언론 보도 크게 위축”
그러나 소송을 겪은 언론사 측에선 소 제기 자체로 피해를 겪었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쿠팡이 기사 삭제와 억대 손해배상 청구를 취하한 세이프타임즈 사례가 있다. 쿠팡은 2023년 8월 세이프타임즈의 ‘퀵플렉스 기사가 30kg 중량 제한 없는 배송에 시달린다’는 보도에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당시 세이프타임즈는 쿠팡 주장을 반박하며 직접 33kg 넘는 에어컨을 주문해 보도를 검증해보이기도 했다. 쿠팡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기일이 열리기 전, 소송도 함께 제기해 피해 구제신청이 아니라 ‘입막음용 대응’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대표이사는 16일 미디어오늘에 “소를 취하할 거라면 언론사에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나 어떤 연락도 받거나 (기자로부터) 보고받지 못했다. 소규모 언론사로 1년 동안 상시적 긴장 속에 놓였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현재는 사직했는데 이 문제가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고 본다. 언론 보도를 크게 위축시키는 사건이었다”며 “소 취하했다고 끝나지 않는 부도덕한 언론 대응 사례라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쿠팡 측은 지난 2월 재취업 ‘블랙리스트’를 보도한 MBC 기자 4명과 공익제보자를 형사고소했던 사건을 취하했다. 쿠팡로지스틱스도 지난 2월 뉴스타파의 노동자 사망 사건 보도에 대해 진행하던 정정보도와 손배해상 청구를 취하했다.
쿠팡 측이 한겨레 보도 3건을 상대로 기사 삭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은 되레 한겨레에 소송비를 물어주며 끝났다. 한겨레는 2023년 △쿠팡의 입점업체 ‘납품가 인하’ 요구 △쿠팡이 배송물품 무게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증언 △마감 압박과 과중 노동 실태를 다룬 기사를 냈다. 그러자 쿠팡은 ‘허위 보도’라 주장하며 언중위를 거쳐 소송을 제기했고, 1억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한겨레 측은 ‘같은 사안으로 한겨레 기자나 회사에 법적 조치를 다시는 하지 않을 것’과 소송 비용 2000만 원 부담을 쿠팡의 소 취하 동의 조건으로 걸었고, 이는 지난 3월 재판부의 권고결정으로 확정됐다.
“언론, 장지 동행취재시 대응” 중대재해 매뉴얼
이런 가운데 최근 노동자 중대재해 발생 시 쿠팡의 언론 대응에 관한 매뉴얼이 알려져 논란이다. 한겨레·MBC·뉴스타파는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위기관리 대응 지침’을 공개하고 사안이 공론화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방위 대응 매뉴얼이 적혔다고 보도했다.
매뉴얼에서 쿠팡은 노동자 중대재해에 대한 대응을 7단계로 구분했다. ①사건 발생 ②병원 대응 ③장례식장 ④언론 대응 ⑤경찰 대응 ⑥고용노동부 대응 ⑦국회 대응이다. 각 단계마다 유족을 어떻게 회유하고, 언론·노조와 접촉을 어떻게 차단할지 대응 방침을 적었다. ‘장례식장’ 단계에서는 유가족에게 “이슈 외부화 진행 시 우려사항을 안내하라”고 했다.
언론을 향한 대응에서는 “사실과 다른 주장, 왜곡 보도 시 강력 대응할 것임을 각인시킨다”는 방침을 전했다. 또 “언론이 (사망한 노동자의) 장지까지 동행할 경우 언론의 취재가 있는지 확인하고 대응한다”고 했고, “언론에서 비교할 만한 사건이 있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한겨레는 “올해만 물류센터 4명, 택배기사 4명 등 모두 8명이 일하다 숨진 쿠팡에서 산재 예방보다 ‘입막음’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쿠팡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 질의에 “보도에 언급된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 문서는 민주노총 간부 등이 무단으로 유출한 자료로 확인된다. 해당 문서는 승인되지 않은 문서로, 동일한 문서 번호의 다른 규정이 존재한다. CFS는 사업장에서의 각종 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대재해 및 비상대응 규정 등을 제정하여 2022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며 “억측을 바탕으로 한 보도를 자제하여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쿠팡 측은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과 MBC 정정보도 조정신청에 대한 질의에는 별다른 답변을 밝히지 않았다. 쿠팡로지스틱스 측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대해 본사 측에 물을 것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강한승 전 대표 모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35191.html
[단독]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 개인 탓 여론몰이 의혹 (한겨레, 전종휘 기자, 2025-12-17 20:05)
김범석, 언론활용 ‘직원책임론’ 정황
쿠팡 “5년 전 해임 임원 왜곡 주장”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중반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이 터지자 김범석 당시 쿠팡 국내 법인 대표이사가 일탈적 직원 개인의 책임론으로 여론몰이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 12월까지 쿠팡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로 일한 미국인 ㄱ씨가 17일 한겨레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20년 5월30일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 ㄱ씨는 정보보안 책임자 ㅅ씨한테 보낸 시그널 메신저 대화에서 “알다시피 어제 김범석이 (물류센터 첫 확진자인 ○○○씨를) ‘부주의한(태만한) 엄마’(negligent mother) 접근 방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고맙게도 (김범석 개인 컨설턴트) 마리사가 김범석한테 그 환자를 장애아의 엄마로 공격하지는 말라고 설득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들은 언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ㅅ씨가 “김범석이 뭘 원하는지 알겠는데, 내가 놓친 부분이 있다. 우리 영어 정보가 어떻게 한국 뉴스에 나오지?”라고 묻자 ㄱ씨는 “김범석이 막 마리사와 통화했다. 그들의 생각은 한국 언론이 (인용 보도를 위해) 선택하는 영어권 매체에 실리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에서 한국어로 보도되면, 마리사는 한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를 증폭하고 환자를 공격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환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그러면 쿠팡이 책임과 관심을 피하도록 하는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2020년 5월30일은 쿠팡 집단감염이 심각했던 시점으로,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던 때다. 문제의 대화 내용은 김 대표 등이 국내외 언론 보도를 활용해 쿠팡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슈퍼 전파자’ 직원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전환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만한 대목이다. 문제의 첫 확진자는 나이트클럽을 방문하고 감염 사실을 알고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실 등이 정부 발표를 통해 알려진 상황이었다.
한편 쿠팡 쪽은 “5년 전 해임된 전 임원이 불만을 가지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372786
[단독] 쿠팡 노동자 사망하자…김범석이 남긴 충격 대화 (풀영상) (SBS뉴스, 고정현 김혜민 박재현 기자, 2025.12.17 20:16)
책임 피하려 한국 법인 '탈출'…공정위 조사 전엔 조직적 은폐
<앵커> SBS가 쿠팡의 김범석 의장과 핵심 관계자들이 나눈 대화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기 몇 년 전 일이지만, 당시 한국 대표였던 김 의장이 어떻게 사건을 축소하고 책임을 피하려 했는지가 담겼습니다. 먼저, 지난 2020년 노동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김 의장이 직접 사건의 은폐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쿠팡 임원을 강하게 질책하며, 고인이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오늘(17일) 있었던 쿠팡 청문회 소식에 앞서 단독 보도들부터 연속해서 전하겠습니다. 고정현 기자입니다.
<고정현 기자> 지난 2020년 10월 12일 새벽 2시.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한 노동자가 허리를 숙이더니 오른손을 계속 가슴에 대고 있습니다. 이 노동자는 퇴근한 지 1시간 반 만에 숨졌습니다. 쿠팡에서 1년 4개월간 새벽 근무를 했던 고 장덕준 씨입니다.
SBS 취재진은 전 쿠팡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로부터 장 씨의 사망 이후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 법인 대표와 나눴다는 메신저 대화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BOM'으로 표시된 김 대표는 물 마시기, 대기 중, 빈 카트 옮기는 것, 화장실 등의 단어를 말합니다. 이에 정보보호책임자는 영상을 구동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합니다.
이어 김 대표는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합니다. 사내 영상 등을 관리하는 정보보호책임자에게 고 장덕준 씨가 일하지 않은 영상과 시간을 확인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린 증거를 남기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대화에서 김 대표는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나, 말이 안 된다"고 했고 책임자는 "여러 사람이 영상을 검토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김 대표는 "그들은 시간제 노동자들이다.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시간제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듯한 말을 남겼습니다.
김 대표는 "내일 아침 국회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 10월 26일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가 열렸고, 쿠팡 측은 유족들의 과로사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엄성환/쿠팡풀필먼트 전무 (2020년 10월) : 과로사가 아니라고 보도자료를 낸 것이 아니라 사실에 입각한….]
SBS가 입수한 쿠팡 내부 자료에는 장 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부터 화장실을 간 것과 음료수를 마신 시간까지 분초 단위로 기록돼 있습니다. 김 대표가 사용한 '물 마시기', '대기 중' 등 영어 단어를 그대로 옮겨 정리한 엑셀 파일도 있습니다. 민사 소송까지 거치며 쿠팡으로부터 4년여 만에 과로사를 인정받은 유족은 이제야 쿠팡 측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이해된다고 답합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씨 모친 : 추측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말을, 그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말 화가 너무 나는 거예요. 가정을 이렇게 파괴하고도 너무나 태연스럽게….]
<앵커> 김범석 의장은 5년 전 한국 쿠팡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글로벌 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당시 쿠팡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확보한 쿠팡 경영진 사이의 대화를 보면, 결국 이 모든 건 김 의장의 책임 회피를 위한 것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이어서 김혜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김혜민 기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2020년 12월 한국 법인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해 10월 칠곡물류센터에서 노동자 장덕준 씨가 숨진 지 두 달 만이었습니다. 6개월 뒤 김 의장은 한국 법인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마저 사임했습니다.
쿠팡은 김 의장이 글로벌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 등 법적 책임에서 피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 의장이 한국 대표에서 물러나기 1년여 전인 2018년 10월 당시 쿠팡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와 최고행정책임자가 나눈 문자입니다. 최고행정책임자는 노동부의 직원이 '쿠팡 딜리버리맨', 즉 쿠팡 배달기사 이슈에 대해 김범석 대표에게 질문할 예정이라며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해결책은 김범석을 창업자와 LLC의 CEO로 임명하고 다른 사람을 CEO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LLC는 쿠팡 미국 본사Inc의 이전 이름입니다.
최고행정책임자는 이어 "같이 골프를 친 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의 한 사람이 유력한 후보다"라며 '강한승'이란 이름을 언급합니다. 실제로 김 의장이 한국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김앤장 소속 쿠팡 자문 변호사였던 강한승 씨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한국 쿠팡 이사회의 의장 자리도 맡은 강 대표는 지난 6월 미국 본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2020년 당시에 중대재해처벌법을 회피하기 위해서 한국 쿠팡에 관련된 지위를 내려놓는 아주 교묘한 수법을 쓴 것으로 생각이….]
쿠팡이 김 의장의 한국 대표 사임 몇 달 전부터 이를 준비해 온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2020년 4월 쿠팡 임직원이 주고받은 메일에선 "사내 메일 조직도에서 김범석을 지우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며 "숨기는 방안도 검토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앵커> 이번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경찰은 쿠팡 본사를 일주일 동안 압수수색하며 증거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과거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을 때, 조직적으로 내부 자료를 삭제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당시 쿠팡 안에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박재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박재현 기자> 지난 2019년 LG생활건강은 쿠팡이 갑질을 일삼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11번가 등 다른 곳에서 쿠팡보다 싸게 팔고 있으면 쿠팡 판매 가격으로 올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에 공정위는 두 차례 쿠팡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SBS가 입수한 2020년 2월 쿠팡의 내부 문서입니다. 공정위 첫 현장 조사가 끝나고 두 번째 현장 조사가 이뤄질 때입니다. 쿠팡의 정보보안팀 관리자는 당시 최고법률책임자에게 "직원들 PC에서 파워포인트 파일을 지웠다"고 보고하며 연관 있어 보이는 파일까지 탐색해 삭제하겠다고 보고합니다.
지운 파일의 이름은 LG 생활건강과 쿠팡. 공정위 조사와 연관된 걸로 추정됩니다.
이후 내용은 더 노골적입니다. 공정위 두 번째 현장 조사를 두 달 앞둔 시점, 당시 정보보안팀 관리자는 "법률팀이 공정위 조사 대비를 위해 392개 이메일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고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에게 보고합니다. 당시 쿠팡의 최고재무책임자도 바로 삭제에 동의했습니다. 삭제하겠다는 내용은 업체들이 보내온 '가격 매칭 현황' 등으로, 공정위가 조사하던 내용입니다.
[쿠팡 입점 업체 대표 : (매칭은) 각자 판매자들끼리도 같은 상품이어도 가격이 다를 수가 있잖아요. 품질이고 뭐고 이런 거 다 따지지 않고 가격으로만 가장 저렴한 사람을 노출 시키는 시스템이거든요.]
공정위는 쿠팡이 LG생건 등 101개 업체에 압력을 가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32억 원을 부과했는데, 쿠팡은 행정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승재/세종대 법학과 교수 : 삭제를 하더라도 그런 행위에 대해 벌을 줄 수 있는, 패널티가 없기 때문에 증거를 의도적으로 지워서 입증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제도적인 보완을 해야.]
SBS는 쿠팡 측에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김 의장의 언급과 김 의장이 한국 대표 등에서 물러난 과정, 공정위 조사 전 자료 삭제 등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쿠팡 측은 "해임된 전 임원이 쿠팡에 불만을 갖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 임원이 제기한 해고 무효 법정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쿠팡이 승소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5193.html
[단독] ‘과로사 CCTV’ 본 쿠팡 김범석 “시급제 노동자가 열심히 일하겠어?” (한겨레, 박태우 선담은 기자, 2025-12-17 20:22)
쿠팡 김범석-전 CPO 메신저 대화 입수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이 2020년 10월12일 심근경색으로 숨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당시 27살)씨의 고강도 노동 실태를 축소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확인됐다. 고강도·심야노동 체계를 구축한 쿠팡이 노동자 과로사 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배경에 김 의장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17일 한겨레가 입수한 김 의장과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미국인 ㄱ씨와의 2020년 10월 ‘시그널’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쿠팡 한국 법인 대표였던 김 의장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씨의 근무 모습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가운데 회사 쪽에 유리한 대목만 부각시키라고 지시했다.
당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장씨가 주 5~6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고강도 노동을 한 것이 사망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70/1214/imgdb/original/2025/1217/3217659782684996.webp
김 의장은 ㄱ씨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이건 우리가 필요한 게 아니다”, “내일 아침 국회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앞서 쿠팡 실무진이 장씨의 근무 영상을 분석한 자료를 김 의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강하게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ㄱ씨가 ‘주요 책임자들이 검토한 내용’이라는 취지로 설명하자, 김 의장은 “다시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이어 “물 마시기, 대기, 잡담·서성거림, 빈 카트·잭 옮기기, 카메라 밖, 짐 없이 이동하기, 화장실” 등을 언급했다. 장씨의 이런 행동을 영상에서 찾아내, 장씨가 힘들게 일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특히 “그(장씨)가 열심히 일한다는 메모가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해!”라고 지시했다. 이에 ㄱ씨가 ‘그 내용은 메모에는 없고, 구두 보고와 시그널 메신저 내용에 있다’는 취지로 답하자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말이 안 되지!!!”라고 거듭 질책했다.
ㄱ씨가 “그것은 제 의견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영상을 검토하면서 공통적으로 한 관찰”이라고 답하자, 김 의장은 “말이 안 된다. 그들(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시급제 노동자들이다, 성과가 아니라 시간급을 받는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5년 전(2020년) 해임된 전 임원이 당사에 불만을 가지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법정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당사가 승소한 바 있다”고 밝혔다. 현재 ㄱ씨는 쿠팡에 대해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35195.html
[사설] 쿠팡 내부 자료로 드러난 김범석 노동·보안 경시 경영 (한겨레, 2025-12-17 21:00)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이 17일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청문회에 끝내 불출석했다. 김 의장은 국내 법인인 쿠팡㈜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 법인 쿠팡아이엔씨의 의결권 74%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쿠팡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사고가 터졌는데도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김 의장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전반적인 사업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한층 커지고 있다. 쿠팡의 초고속 성장 뒤에 가혹한 노동통제, 보안 경시, 납품업체 압박 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한겨레가 입수한 쿠팡 내부 자료는 김 의장을 비롯한 쿠팡 경영진들이 노동, 보안, 정부 규제 등에 어떤 식으로 대응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김 의장과 쿠팡 전 임원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2020년 10월 김 의장(당시 쿠팡 대표이사)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장덕준씨의 시시티브이(CCTV) 영상 내용을 회사 대응에 유리하도록 재구성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김 의장은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내용의 메모는 절대 남기지 말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한 사람이지? 말이 안 되잖아. 그들은 시급제 노동자다”라고 말한다. 김 의장이 2018년 배송 알바 서비스인 ‘쿠팡 플렉스’ 출시를 앞두고 개인정보보호 검토 체계를 건너뛰라고 지시한 정황도 나온다. 2020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사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관련 이메일을 조직적으로 삭제한 정황도 확인된다. 또 2018년 한 임원은 당시 쿠팡 배송 직원과 관련한 논란으로 정부가 나설 것으로 보이자 김 의장 대신 다른 한국인을 국내 법인의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언급한다. 이후 실제 2020년 말 김 의장은 국내 법인의 대표이사에서 사임했고, 다음해에는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
정부는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한국 내 법적 책임을 피해 가고 있는 김 의장의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강구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쿠팡 영업정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공정위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엄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17066352001
김범석 없는 쿠팡 청문회…외국인 대표 "무슨 말인지" 모르쇠(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2025-12-17 22:22)
"한국어 못해"·"이해 안돼" 동문서답에 여야 "허수아비·바지사장" 질타
김병기·쿠팡 오찬 보도에 국힘 "당사자 해명해야"·與 "정쟁 말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에서는 여야의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의 불출석과 대신 나온 외국인 증인들의 답변 태도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 박대준 당시 쿠팡 대표와 가진 오찬 회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 "김범석 불출석, 국민 우롱…한국서 사업 포기한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청문회 시작과 함께 김 의장, 박대준·강한승 전 쿠팡 대표의 불출석 통보를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국회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서도 "사고 경과와 책임 소재를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김 의장의 불출석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쿠팡 매출의 90%가 한국 시장에서 이뤄지는데도 쿠팡의 존폐가 걸린 청문회에 김 의장이 출석을 안 한다는 건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포기했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호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라는 이유로 참석 못 하겠다고 하는데 언어도단"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문회에서는 김 의장이 2020년 물류센터 노동자가 숨진 뒤 한국법인 대표에게 '(고인이)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도 거론됐다. 이에 로저스 대표가 "내용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자 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사람 아닌가. 이것을 모른다고 하면 바지 사장이란 뜻인가"라고 비판했다.
◇ "한국어 전혀 못 해"…외국인 증인엔 "허수아비냐" 질책
의원들은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와 브랫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등 외국인 증인들의 답변 태도 등을 놓고도 비판했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질의 시간 상당 부분이 통역에 할애된 상황에서 정작 증인들이 동문서답식 답변을 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다.
로저스 대표 측 통역사는 한국어 소통 가능 여부를 묻자 "전혀 못 한다"고 말했고, 매티스 CISO 측 통역사는 "장모님, 처제, 아내, 안녕하세요 정도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논의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로저스 대표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쿠팡의 2단계 인증수단 미제공을 두고 위법성 문제를 제기하자 자료화면상 한국어와 관련, "파워포인트(PPT) 화면의 규정에 관련된 것이라면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영문 버전 제공을 요청했다. 그는 김 의장의 불출석 사유를 묻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에게는 "답변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에 오게 돼 기쁘다"와 같은 말을 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최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 대부분은 중간에 통역사의 말을 끊거나 '짧게 답하라', '그만하라'라며 증인들을 압박했다. 이준석 의원은 통역을 듣지 않고 질의하다 최 위원장으로부터 "혼자만 알아들으셨다. 통역 듣고 하겠다"고 제지받는 장면도 연출됐다.
로저스 대표는 답변 중 "충분한 답변을 드릴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으나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로저스 임시 대표는 허수아비 같다. 시간만 잡아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도 "너무 의미 없는 답변이 계속된다. 한국인 증인에게 질문해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고, 급기야는 "시간 절약을 위해 자동번역기를 화면에 띄우겠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그냥 번역된다"고 하기도 했다. 다만 회의 기록을 위해 실제 AI는 활용하지 않고 순차 통역으로 진행됐다.
◇ 김병기-박대준 오찬도 도마 위에…쿠팡 "물류센터 시설점검 얘기"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박대준 당시 쿠팡 대표와 만난 사실도 쟁점이 됐다. 앞서 한 언론은 김 원내대표가 지난 9월 박 전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하며 쿠팡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맞섰다.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피감기관 대표를 만나 인사 청탁한 내용이 있다는데 확인을 안 하고 넘어갈 것이냐"며 김 원내대표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은 "쿠팡이 이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여권에 로비하는 것은 이번 청문회에서 밝혀야 할 중요한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식사 자리에 배석한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은 "밥값을 누가 냈는지는 모른다"며 "7월 중순쯤 민주당의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의 서초 물류센터 방문이 있었다. 센터 냉방시설 점검 결과에 대한 얘기가 주였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김현 의원은 "(청문회를) 여야 정쟁 도구로 활용하는 행위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언론 보도로 증인을 채택한다면 할 증인이 너무 많다"며 김 원내대표의 증인 채택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식사 영수증을 즉시 제출하라"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35207.html
[단독] 김범석 법적 책임 면하려…‘대타 사장’ 논의에 보고라인 은폐까지 (한겨레, 서혜미 기자, 2025-12-18 05:00)
김범석 쿠팡 창업자(현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는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한국 법인의 모든 공식 직위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 미국인 ㄱ씨가 부당해고를 다투는 과정에 한국 법원에 제출한 2016~2020년 쿠팡 내부 문건과 사내 커뮤니케이션 기록 등을 보면, 김 의장의 사임을 단순한 경영상 판단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자료에는 각종 논란에 대비해 김 의장을 한국 법인의 책임에서 분리하려는 논의가 오랜 기간 이뤄진 정황이 담겨 있다.
이런 논의가 있었던 정황은 2018년 10월부터 확인된다. 당시 쿠팡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배송직원인 ‘쿠팡맨’에게 포괄임금제 계약을 적용해 시간 외 근로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데 이어, 2018년엔 새벽배송 시범 운영으로 가혹한 노동 조건과 열악한 근무 환경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친 상황이었다.
이 시기 쿠팡 내부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정부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논의가 오갔다. 문건을 보면, 현재 쿠팡에서 법무 담당 부사장이자 최고관리책임자의 비서실장인 새뮤얼 오브라이언은 당시 ㄱ씨와 ‘시그널’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는데, 그는 “노동부 관계자가 시디엠(CDM·쿠팡맨) 이슈와 관련해 김 의장을 직접 조사할 것 같다”며 “이번 사안은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응 방안으로 김 의장을 미국 유한책임회사(LLC)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로 두고, 한국 법인 대표는 다른 현지인에게 맡기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과거 전 법무 자문위원이 이 방안(한국 법인에 따로 대표를 두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뮤얼은 당시 후보군 가운데 자신과 골프를 친 김앤장 출신 인사가 포함돼 있다고도 언급한다. ㄱ씨는 한겨레에 “해당 인물은 강한승 전 쿠팡 대표”라고 전했다. 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쿠팡의 법률 자문을 맡아오다, 2020년 10월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이후 2021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뒤 김범석 의장은 한국 법인 의장직과 등기 임원직을 내려놨다. 한국 사업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분산하기 위해 법인을 쪼개고 별도 대표를 내세우려는 논의 정황이 수년 뒤 현실화한 셈이다.
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00/375/imgdb/original/2025/1217/20251217504081.webp
2020년 4월에는 김범석 의장의 외부 노출을 줄이기 위한 또 다른 시도 정황도 나온다. 문건에 따르면, 당시 최고관리책임자(CAO)였던 해롤드 로저스(현 쿠팡 대표이사)는 인사운영 책임자에게 아웃룩·워크데이 등 사내 인사시스템에서 김 의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임원들의 보고 라인을 숨겨달라고 요청했다. 공식 조직도에서 김 의장의 존재와 영향력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와 함께 쿠팡 내부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방식도 내부 기록을 통해 드러난다. 2016년 정보보안실 보안정책팀 소속 직원이 보낸 내부 전자우편(이메일) 형식의 자료에는 “중요한 회의 내용은 이메일로 공유하거나 보고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다. 또 2020년 5월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에서 김 의장이 경영진과 ‘시그널’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이메일로 남기지 말자”고 지시한 기록도 ㄱ씨 문건에 담겨 있었다. 문서화된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대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변호사)는 “쿠팡의 구조 자체는 문제가 있지만 기업 거버넌스 원리에 위배된다고 볼 순 없다”며 “문제는 실제로 미국 법인이 주요 의사결정을 하되 사업은 한국에서 하기 때문에, 한국은 한국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한국 법인 이사회 내에 보건·인권·안전·보안 등을 감시 감독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 등 내부 통제 조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쿠팡 쪽은 “5년 전 해임된 전 임원이 당사에 불만을 가지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법정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당사가 승소한 바 있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5201.html
[단독] “내일 Bom이 봐야 한다”…쿠팡, 과로사 영상 초 단위 ‘총력 대응’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17 22:20)
2020년 장덕준씨 과로사 관련, ‘영상 검수시 체크리스트’도 공유
쿠팡은 2020년 10월12일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씨가 심근경색으로 숨진 이후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을 정점으로 총력 대응을 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자신들에 대한 과로사 책임 의혹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장씨가 물류센터에서 일한 6일치 영상을 초 단위로 분석하며 ‘고강도 노동 실태’를 축소하려 한 것이다.
17일 한겨레가 확보한 자료를 보면, 쿠팡은 2020년 10월26일 국회 국정감사에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할 것에 대비해 장씨가 근무했던 대구 칠곡물류센터 폐회로텔레비전(CCTV) 관련 장비를 사흘 전인 10월23일 서울 잠실 쿠팡 본사로 이송했다.
당시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였던 ㄱ씨는 박대준 당시 쿠팡 대관업무 총괄 책임자에게 “시스템에서 영상을 추출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오늘(23일) 밤 대구에서 잠실로 영상 장비를 이송할 예정이고 새벽 3시쯤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박 총괄은 “범(Bom·김범석 의장)이 내일 오후에 분석 결과를 보고 싶어 한다”고 답했다.
같은 날 ㄱ씨는 쿠팡의 보안·인사·법무·홍보·대관 등 부서를 대상으로 ‘영상 검수 시 주요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전자우편으로 공유했다. 여기엔 장씨 사망과 관련해 언론에서 제기된 쟁점을 분석하고, 이를 반박할 내용을 영상을 통해 확인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언론 주장 포인트’로 △취약 부분에 투입돼 쉴 틈도 없이 여러 업무를 담당했다 △밤샘 근무에 만보계에 5만보가 찍혔다 △팔레트(팰릿)만 끌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데 몇시간 동안 계속했다 등이 언급됐고, 이에 대응한 ‘영상 검수 시 주요 체크리스트’로는 △카메라 첫 등장 시점 △휴식시간-물을 마시거나 화장실, 간식, 흡연, 담소 순간 등 △동료와 대화 △휴대전화 확인 등 18개 항목이 제시됐다. 전자우편 수신 참조자에는 당시 인사 업무를 총괄했던 해롤드 로저스 현 쿠팡 한국 법인 대표이사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장씨가 숨지기 직전 근무한 6일 동안의 폐회로텔레비전 8대의 영상을 초 단위로 분석했다. 근무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했다거나, 음료수를 마신 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적혔다. 하지만 분석 결과를 확인한 김 의장은 “그(장덕준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내용의 메모는 절대 남기지 말라”며 분석을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 분석 항목은 8개로 좁혀졌다. 한겨레가 확보한 자료 가운데는 김 의장이 ㄱ씨에게 시그널 메신저를 통해 지시한 분석 항목을 바탕으로 장씨의 근무 현황을 정리한 엑셀 파일도 존재한다. 결국 장씨의 고강도 노동 실태를 감추려는 작업이 김 의장을 정점으로 조직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한겨레에 “아들이 죽고 4년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았다. 쿠팡이 아들의 죽음을 이렇게 대해온 이유가 김 의장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는 것에 너무 화가 치민다. 이런 기업이 대한민국에 존재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5년 전 해임된 전 임원이 당사에 불만을 가지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법정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당사가 승소한 바 있다”고 밝혔다. 현재 ㄱ씨는 쿠팡에 대해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35266.html
민주 “정신 못 차린 쿠팡, 연석 청문회 추진…한국이 줄 건 처벌뿐” (한겨레, 최하얀 김채운 기자, 2025-12-18 11:35)
“4개 문제 관련 상임위 총망라”
더불어민주당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 사태에 대해 관련 상임위원회 연석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가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아이엔시(Inc) 이사회 의장이 불참한 가운데 ‘맹탕’으로 진행됐고 쿠팡 관련 문제가 산업재해, 퇴직금 미지급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는 쿠팡에 대한민국이 줄 것은 엄중한 처벌뿐”이라며 “과방위,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쿠팡에 대한 연석 청문회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천만명이 넘는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쿠팡의 실질적 최고 책임자(김범석)는 끝내 청문회장에 안 나타났다”며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뻔뻔함과 몰염치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도 했다.
허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청문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쿠팡 영업 정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며 “정부는 쿠팡을 제재할 모든 방안과 수단을 마련해 국회에 빠르게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입법적 한계가 있다면 필요한 법 개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정조사도 검토 중인데 국정조사를 준비하려면 한 달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며 “청문회는 바로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석 청문회 형식으로 검토 중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토위는 인허가권과 관련이 있고, 정무위는 정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위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다. 환노위는 쿠팡 심야 배송 문제와 노동자 산재의 빈번한 발생 문제, 퇴직금 미지급 수사에 대한 외압 문제 등과 관련이 있다”며 “(쿠팡과 관련된 문제들을) 총망라한 청문회를 해서 쿠팡의 근본적 문제를 파헤치고 개선 방안과 재발 방지책, 책임을 명확히 묻기 위해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석 청문회 추진을 위해 국민의힘과도 협의할 예정이다. 관련 상임위 가운데 정무위 위원장이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아직 국민의힘과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무난한 협조와 합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81101001
민주당, 4개 상임위 연석 ‘더 센 쿠팡 청문회’ 추진…“근본 문제 아주 파헤칠 것” (경향, 박광연 심윤지 기자, 2025.12.18 11:01)
17일 청문회는 김범석 불출석 등으로 ‘맹탕’ 그쳐
“국조는 한 달 이상 걸려···청문회로 빠르게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회 4개 상임위원회 연합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청문회가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 불출석 등으로 한계를 보이자 더 강력한 조처에 돌입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쿠팡 청문회에서 봤듯이 제대로 된 청문회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과방위, 정무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같이 참여하는 연석 청문회를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쿠팡이 가진 근본 문제를 아주 파헤쳐서 개선 방안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방위 소관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 아니라 쿠팡 관련 사회적 논란 전반을 국회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국회 국토위는 소관 부처가 쿠팡 인허가권을 갖고 있고, 정무위는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를 검토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소관한다. 기후에너지환노위는 쿠팡 심야배송 문제와 노동자 산업재해 발생 및 퇴직급 미지급 논란 등을 다루고 있다.
민주당은 연석 청문회를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연석 청문회를 열려면 각 상임위에서 의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국토위·과방위·기후환경노동위 위원장은 민주당인데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이라 논의가 필요하다. 빠르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전날 정무위 전체회의가 열렸을 때 국민의힘도 상당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김 의장을 (민주당과) 같이 고발 의결했다”며 “그런 걸 봐서는 (연석 청문회 개최에) 무난히 협조해주지 않을까 예상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장과 강한승·박대준 전 쿠팡 대표의 과방위 청문회 불출석을 비판하며 쿠팡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를 검토했는데 그러면 준비 기간이 한 달 이상 걸린다”며 “쿠팡 문제는 적시성이 필요해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연석 청문회 방식으로 빠르게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 의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열린 과방위의 쿠팡 청문회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 등이 출석했지만 답변 회피식 발언을 이어가 맹탕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이 이를 고려해 국회 차원의 더 센 청문회를 열어 쿠팡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청문회를 보며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신 감정은 분노와 허탈감이었을 것”이라며 “말도 안 통하고 내용도 모르는 외국인을 내세워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뻔뻔함과 몰염치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쿠팡에게 대한민국이 줄 것은 엄중한 처벌뿐”이라며 “정부는 쿠팡을 제재할 수단과 방안을 마련해서 국회에 빠르고 정확하게 보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적 한계가 있다면 필요한 법안 개정 역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무위와 과방위는 전날 각각 국정감사 및 청문회 불출석에 따른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김 의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5280.html
[단독] 김범석 메신저에 언급됐는데도…쿠팡 대표, 노동자 과로사 대책 논의 ‘발뺌’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18 13:54)
김범석 쿠팡 아이앤씨(Inc.) 이사회 의장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 사건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대표가 사건 축소 과정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 과정에선 해당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18일 한겨레가 입수한 2020년 10월 김 의장과 당시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 간 메신저 프로그램 ‘시그널’ 대화에는 로저스 대표가 등장한다. 이 대화는 2020년 쿠팡 대구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사로 숨진 장덕준씨 근무 상황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분석 결과와 처리를 주제로 이뤄졌다.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이 “이것(고 장덕준씨 근무 영상)은 내일 국회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한 데 대한 ㄱ씨의 답변 과정에서 등장한다. ㄱ씨는 “우리는 금요일 밤부터 쉬지 않고 작업했다. 또 에이치엘(HL)이 검토도 했다. 저는 디제이(DJ)와 그 팀, (중략) 에이치엘에게 우리가 발견한 사항에 대해 매시간 제공했다”고 했다. 여기서 에이치엘은 해롤드 로저스 대표를 가리킨다.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된 쿠팡 문서를 보면 2020년 당시 로저스 대표는 최고행정 및 법무 담당 책임자를 맡고 있었다. 보안 책임자가 산재 처리 등 인사 업무 책임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 장덕준씨 사망 사고 대응 준비를 했다는 뜻이다. 디제이는 당시 쿠팡 한국법인에서 국회를 상대로 대관 업무를 보던 박대준 전 쿠팡 한국법인 대표다. 이외에도 ㄱ씨가 전자우편으로 보낸 ‘영상 검수 시 주요 체크리스트’를 담은 문건의 수신자 중 한명도 로저스 대표로 확인된다.
하지만 로저스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질의에 회피성 답변을 내놨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겨레 보도 등을 언급하며 “김 의장과 2020년 이 사건(장덕준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어떤 논의를 했나”라고 묻자 로저스 대표는 “보도 내용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며 “5년 전에 심각한 비위 행위로 해고가 되었던 임원(ㄱ씨를 가리킴)이 주장한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라고만 답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812060004490
쿠팡 노동자 과로사했는데 유족이 보도 중지 요청…쿠팡이 검은손 뻗혔나 (한국일보, 송주용 기자, 2025.12.18 14:15)
[쿠팡 산재 은폐 사례 발표]
산재 신청 막으며 합의서 작성 종용
유가족 동원해 노조, 언론 접근 막아
CCTV 숨기고 사건내역도 안 보여줘
김범석 의장, 산재 은폐 직접 지시 의혹도
"다른 업체에 A씨 일이 알려지면 안 됩니다. 쿠팡에서 이번 일 안 새어 나가게 해달라고 하네요." -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쿠팡노동자 A씨가 일했던 쿠팡대리점 관계자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달아 벌어진 쿠팡이 유족을 회유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산재를 신청해도 인정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합의를 종용하거나 유족이 과로사 문제를 취재하는 언론에 보도하지 말 것을 요구하도록 하는 식이었다. CCTV 등 자료를 유족에게 공유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8일 쿠팡의 산재 은폐 시도 사례를 발표했다. 우선 유족들에게 합의서 작성을 종용하거나 산재 신청을 못하도록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예컨대 지난해 5월 28일, 쿠팡 퀵플렉스 야간 배송기사 고 정슬기씨가 퇴근 후 자택에 숨졌다. 당시 정씨는 하루 평균 10시간 30분, 주 6일 이상 야간 배송을 했다. 사망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은 73시간 21분에 달했고 사인은 과로사(심실세동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였다.
유족이 장례식을 마치고 김씨가 소속됐던 쿠팡 대리점을 방문하자 대리점 대표는 합의금을 제시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유가족이 산재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 작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 대표는 "제가 유가족이면 산재를 안 한다. 기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확실히 (산재 인정이) 된다는 보장이 있으면 상관없는데 노무사 세 명이 좋지 않다고 나오니까"라고 말했다. '산재 신청이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왜곡 정보를 흘리며 합의서 작성을 종용한 셈이다. 산재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게 된다.
산재 은폐에 유가족까지 동원
산재로 가족을 잃은 유족을 사건 무마에 동원하는 행태도 보였다. 지난해 7월 새벽배송 노동자인 A씨가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는데 택배노조가 피해자와 접촉하자 쿠팡 측에서 유가족에게 합의금을 크게 올려 제시했고, 유족이 노조에 대신 사과하며 사건화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7월 18일에는 쿠팡 제주 서브허브캠프에서 분류작업자가 갑자기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시간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언론사가 사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자 유족이 연락을 해와 취재 중단을 요구했다. 올해 8월 12일에는 경기 안성시에서 배송업무를 하던 쿠팡 주간 택배노동자가 배송 도중 쓰러져 숨졌는데 이때도 유가족이 취재하던 언론사에 연락해 보도 중지를 요청했다.
산재 사고 발생 시 폐쇄회로(CC)TV 등 영상물이나 사건내역을 피해자 가족에게도 공개하지 말도록 강제했다. 2020년 10월 12일 숨진 쿠팡 칠곡물류센터 야간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사망 이후 유족은 쿠팡을 상대로 고인의 평소 업무 모습이 담긴 CCTV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날 대책위는 산재 발생 시 적용되는 '쿠팡의 비상대응 매뉴얼'도 공개했다. 주목할 지점은 '우호적인 소통 채널 형성', '병원 주변 동향(기자, 노조)을 파악해 관련 부서에 전달', '외부 노조 단체의 개입 동향을 파악하고 내부에 전파', '노동단체의 집회 및 시위정보 파악' 등이다. 모두 사건의 확산과 외부 유출을 막아 은폐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대책위는 "쿠팡의 산재대응매뉴얼은 유족을 고립시키고 노조와 언론 등의 접근을 막고 대관팀을 이용해 정부와 국회까지 접근을 못하도록 했다"며 "특히 쿠팡은 유족과의 합의를 통해 노동자 사망의 책임소재에서 자신들을 배제시키고 유족들로 하여금 산재 사망사고가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범석 쿠팡 의장이 지난 2020년 발생한 장덕준씨 사망 사고와 관련, 내부에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한 것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형법상 증거인멸 교사죄, 산안법상 산업재해 은폐죄 및 원인조사 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김 의장의 행위는 단순히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타인을 범죄에 가담시키고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81632001
“1억5000만원 줄 테니 산재 신청 마라”···쿠팡·김범석의 ‘은폐 시도’ 더 있었다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2.18 16:32)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기자회견
‘매뉴얼’ 따라 고액 합의금으로 입막음
“산재 은폐 위해 유족까지 적극 활용”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물류센터 산재 사망 사건 은폐를 직접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쿠팡이 ‘산재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조직적 은폐를 시도한 사례가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합의금 액수를 올려 산재 신청을 차단하고 국회·노동부·언론·경찰 등 외부로의 확산을 막는 것이 주요 대응 전략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택배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 사례를 공개했다. 2020년 10월 숨진 칠곡물류센터 야간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참석했다.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장씨는 2020년 10월 12일 새벽 2시 퇴근한 지 한 시간 반 만에 숨졌다. 이듬해 2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인정했지만 쿠팡은 계속 책임을 부인했다. 유족은 2023년 3월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쿠팡은 국회 청문회를 앞둔 올해 1월에서야 유족과 합의했다.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법인 대표가 메신저로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하고, CCTV 관련 장비를 서울 쿠팡 본사로 옮긴 은폐 정황이 전날 알려졌다.
박씨는 “사고 직후 쿠팡은 근로계약서와 퇴직금 정산서, 12주 분의 근무 일수 자료만 제공했고 CCTV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이 세 가지 자료만으로 산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덕준이와 살던 집과 생업을 비롯한 모든 생활 터전을 잃었고, 남은 가족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김범석 의장은 산재 은폐 지시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사건은 이후 쿠팡이 중대재해 대응을 체계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쿠팡의 ‘중대재해 발생 시 행동 지침’을 보면, 쿠팡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 시 대응을 7단계로 세분화해 매뉴얼화했다. 2021년 1월 만들어진 이 매뉴얼은 유족의 산재 신청을 차단하고 언론 접촉을 통제하는 게 핵심이다.
매뉴얼은 사고 직후 유족 중 ‘우호적인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CCTV·블랙박스 영상 사용과 자료 공유를 금지하도록 했다. 장례식장에 대응팀을 배치해 외부 정보 유입을 관리하도록 명시했다. 또 기자의 취재 의도와 노조 주장을 파악해 즉각 대응하고, 노조·언론·집회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공유하도록 했다. GR(대관)팀을 중심으로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을 막고, 국회의원실의 관심도를 파악해 이슈 확산을 조기에 막도록 했다.
이날 대책위가 공개한 사례들은 이 ‘산재 대응 매뉴얼’이 실제로 작동해왔음을 보여준다. 대책위는 지난 5월 심야배송을 하다 숨진 고 정슬기씨 사망 사건에서도 산재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유족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쿠팡 측 대리점 대표는 합의금 1억5000만원을 제시하며 “저 같으면 산재 신청 안 한다. 기간도 오래 걸리고 (인정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회유했다.
지난해 뇌출혈로 사망한 새벽배송 택배노동자 사건에서도 쿠팡 측이 고액 합의금으로 입막음을 한 정황이 있었다. 대책위는 “과로사로 산재 인정을 받을 가능성이 컸고, 유족도 노조 의견에 공감했다”며 “그런데 병원에 상주하던 쿠팡 대리점 대표가 노조 방문 사실을 알고 사전에 제안했던 위로금 액수를 억대로 추가했고, 결국 유족과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후 유족은 노조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사건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쿠팡이 유족을 앞세워 언론 보도를 차단한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쿠팡 제주 물류센터 사망 사건과 올해 8월 경기 안성 택배노동자 사망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쿠팡 측에 입장을 요청한 뒤, 연락처조차 알지 못했던 유족으로부터 취재 중단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합의서에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쿠팡이 산재 은폐를 위해 유족까지 적극 활용하는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의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죄와 원인 조사 방해죄, 형법상 증거인멸교사에 해당한다”며 김 의장 수사와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실시를 촉구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81811001
[사설] 과로사에 ‘열심히 일한 기록 없애라’, 쿠팡 김범석 수사하라 (경향, 2025.12.18 18:11)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020년 심근경색으로 숨진 쿠팡 물류센터 20대 노동자 장덕준씨 사고에 대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한 게 확인됐다. 당시 쿠팡 한국법인 대표였던 김 의장이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 사건 조작과 증거인멸을 자행한 꼴이다. 비인간적이고 부도덕할 뿐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다.
사고 당시 김 의장과 쿠팡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의 메신저 대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쿠팡 실무진이 장씨 근무 영상을 분석한 자료를 보고하자, 김 의장은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말이 안 되지!!!”라며 “그들은 시급제 노동자들이다, 성과가 아니라 시간급을 받는다”고 질책했다. 물 마시기, 대기, 잡담·서성거림 등을 언급하며 장씨의 노동 강도를 낮추려는 정황·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 밤샘노동을 하던 노동자의 죽음에도 사죄·반성은커녕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우고, 노동자를 비하하는 파렴치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창업자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김 의장의 생각과 언행이 이리 비뚤어졌으니 과로사가 속출하는 ‘죽음의 일터’가 된 게 아닌가. 장씨가 숨진 지 두 달 뒤인 2020년 12월에 김 의장이 한국법인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도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술책으로밖에 볼 수 없다. 매사 이런 식이다. 요근래 3370만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대응 역시 다르지 않다. “글로벌 CEO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을 핑계로 지난 17일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해 공분을 샀다. 소비자 피해를 외면하고 국회와 국민마저 무시하는 김 의장의 오만이 목불인견이다.
김 의장의 이런 안하무인 태도는 오랜 반노동행위와 과로사 속출에도 관계 당국이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정부는 18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찰 등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영업정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또다시 용두사미가 돼서는 제2, 제3의 쿠팡 사태를 막을 수 없다. 범죄 혐의가 짙은 반노동행위에 대해서는 김 의장을 체포해 수사하고, 소비자 피해 보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영업정지라는 철퇴를 내려야 한다. 곪을 대로 곪은 쿠팡의 악질 경영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한 정부 책임도 적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235390.html
[단독] “김범석이 하지 말라 해”…쿠팡 개인정보 보호팀 ‘패싱’ 정황 (한겨레, 선담은 채반석 기자, 2025-12-18 19:52)
쿠팡 쪽 “해당 메시지는 해고된 전 임원과 제3자 간 대화로 추정”
쿠팡이 2019~2020년께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미국 법인인 쿠팡 모회사) 의장 지시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영향 평가를 건너뛰거나 금융당국 조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시스템 간 데이터 흐름을 은폐하는 등 탈법적 행위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18일 한겨레가 입수한 쿠팡 전 최고정보책임자(CPO) 미국인 ㄱ씨와 에릭 렌 당시 풀필먼트 및 물류 엔지니어링 총괄이 2019년 1월 나눈 ‘시그널’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쿠팡은 개인 차량 배송 서비스 ‘쿠팡플렉스’ 출시(2018년 8월)에 앞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규정 관련 검토를 하지 않은 정황이 발견됐다.
ㄱ씨는 메신저 대화에서 “이건(쿠팡플렉스 출시) 당연히 보안·개인정보 보호 검토를 거쳤어야 한다는 걸, 당신들도 알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에릭 렌 당시 총괄은 “범(Bom·김 의장의 영문 이름)이 하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ㄱ씨는 재차 “그(김 의장)는 분명 ‘빨리, 싸게 하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고객과 쿠팡플렉스 노동자들의 개인정보·개인식별정보(PII)를 다루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지만, 에릭 렌 총괄은 “범이 당신 팀을 참여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의 결정 아래 ㄱ씨가 몸담았던 사내 정보보호 조직은 사실상 ‘패싱’ 당했던 셈이다.
2018년 하반기에 쿠팡은 본인 차량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쿠팡플렉스 지원자를 별도 검증 절차 없이 뽑았다. 지원자들은 △이름 △휴대폰 번호 △배송 희망 지역 △자차 배송 가능 여부 등 항목만 제출하면 신청 지역 내 아파트, 빌라 현관 출입 비밀번호 등을 공유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공유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쿠팡이 핀테크 사업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으며, 김 의장 지시로 금융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데이터 피드를 은폐한 정황도 확인됐다. ㄱ씨는 2020년 7월 알베르토 포나로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메신저로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운영하는) 핀테크 시스템에서 쿠팡 데이터 플랫폼 팀의 데이터 웨어하우스(중앙 저장소)로 연결되는 비준수 및 불법 데이터 피드가 있다”고 보고했다. 쿠팡페이(쿠페이)의 전자금융 시스템과 쿠팡 데이터 플랫폼을 자동·상시로 연결하는 데이터 연계 구조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ㄱ씨는 “이 데이터 피드는 법에 정해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검토를 한번도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쿠팡은 2020년 4월 쿠페이 결제 서비스를 담당하던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를 설립했는데, 시스템을 완전히 분리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뒤늦게 발견됐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ㄱ씨는 그 이유에 대해 “키로(Kiro·경인태 당시 쿠팡페이 CEO)가 금감원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데이터 피드를 삭제”했기 때문이라며 “키로는 여러 사람에게 ‘범이 이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해당 메신저 대화에서 전했다. 쿠팡이 금감원 검사에서 의도적으로 논란이 될 증거를 은폐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금감원은 현재 쿠팡페이에 대한 현장 점검과 함께 위법 정황과 별개로 결제 시스템의 위험성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해당 메시지는 쿠팡에서 해고된 전 임원과 제3자 간의 대화로 추정되며, 언급되는 당사자는 현재 퇴사해 관련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82032005
1억5천 부르며 “나 같으면 산재 신청 안 해”···죽음을 ‘돈’으로 덮으려는 쿠팡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2.18 20:32)
7단계 세분화 대응 지침 만들어
억대 합의금으로 유족 ‘입막음’
‘조직적 은폐’시도 사례 드러나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물류센터 산재 사망 사건 은폐를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쿠팡이 ‘산재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조직적 은폐를 시도한 사례가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택배노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 사례를 공개했다. 2020년 10월 숨진 쿠팡 칠곡물류센터 야간노동자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참석했다.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장씨는 2020년 10월12일 오전 2시 퇴근한 지 1시간 반 만에 숨졌다. 이듬해 2월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인정했지만 쿠팡은 책임을 부인했다. 유족은 2023년 3월 소송을 냈고, 쿠팡은 국회 청문회를 앞둔 지난 1월 유족과 합의했다.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법인 대표가 메신저로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하고, CCTV 관련 장비를 서울 본사로 옮긴 정황이 공개됐다. 박씨는 “사고 직후 쿠팡은 근로계약서와 퇴직금 정산서, 12주분의 근무 일수 자료만 제공했고 CCTV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3가지 자료만으로 산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사건은 이후 쿠팡이 중대재해 대응 전략을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쿠팡의 ‘중대재해 발생 시 행동 지침’을 보면, 쿠팡은 중대재해 발생 시 대응을 7단계로 세분화했다. 2021년 1월 만들어진 이 매뉴얼은 유족의 산재 신청을 차단하고 언론 접촉을 통제하는 게 핵심이다. 사고 직후 유족 중 ‘우호적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CCTV 등 영상 사용과 자료 공유를 금지하도록 했다. 장례식장에 대응팀을 배치해 외부 정보 유입도 관리하도록 했다. 또 노조·언론·집회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공유하도록 했다. GR(대관)팀을 중심으로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을 막고, 국회의원실의 관심도를 파악해 이슈 확산을 차단하도록 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사례들은 이 매뉴얼이 실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심야배송 중 숨진 정슬기씨 유족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쿠팡 대리점 대표는 합의금 1억5000만원을 제시하며 “저 같으면 산재 신청 안 한다. 기간도 오래 걸리고 보장이 없다”고 회유했다. 지난해 뇌출혈로 숨진 새벽배송 택배노동자 건에서도 병원에 상주하던 쿠팡 대리점 대표가 노조 방문 사실을 알고 사전에 제안한 위로금 액수를 억대로 추가해 유족과 잠정 합의가 이뤄지며 보도가 차단됐다.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의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죄와 원인 조사 방해죄, 형법상 증거인멸교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5407.html
‘나몰라라’ 김범석, 전방위로 옥죈다…민주, 연석 국회 청문회 추진 (한겨레, 최하얀 선담은 박다해 기자, 2025-12-18 21:44)
정부는 범정부 TF 꾸려
배경훈 부총리 “국민 일상 흔든 중대 사안”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과 잇단 산업재해 은폐·축소 의혹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반복하는 쿠팡과 쿠팡을 이끄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향한 정치권과 정부, 시민사회의 압박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연석 쿠팡 청문회’를 열기로 했고 정부는 범부처 합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다. 조사 결과에 따라 초유의 ‘영업정지’ 처분도 검토 중이다. 과로 등으로 숨진 쿠팡 노동자의 유족과 노동계, 시민단체도 긴급 회견을 열며 쿠팡의 반노동자적 행태를 생생히 증언했다.
민주당은 18일 쿠팡에 대한 연석 청문회 방침을 이날 확정했다. 개인정보 유출, 산재 은폐, 퇴직금 미지급 등 쿠팡을 둘러싼 사건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정무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원회에 걸쳐 있는데다, 해당 의혹과 사건에 대해 쿠팡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연석 청문회는 관련 상임위에서 대표 위원을 각각 뽑아 함께 청문하는 방식이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초유의 사태에도 쿠팡의 뻔뻔함과 몰염치에 말문이 막힌다”며 “연석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특히 허 수석부대표는 “김범석 의장이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장덕준씨 영상 내용을 회사에 유리하도록 재구성하라고 지시를 내린 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김 의장과 당시 쿠팡의 고위 임원 간 메신저 대화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해 전날 보도했다.
연석 청문회는 조만간 가시권에 들 전망이다. 야당도 큰 이견이 없어서다. 한 예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쿠팡에 대해 최고 수준의 규제와 제재 적용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잰걸음을 놀리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쿠팡 사태 범부처 대응 방향’을 긴급안건으로 올려 결정했다. 범부처 대응을 위해 과기정통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의 국장급 간부가 참석하는 태스크포스도 꾸린다.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중심으로 집중 조사한 뒤 그에 따라 ‘영업정지’ ‘고액의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취지다. 배 부총리는 “(쿠팡 사건은) 국민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범정부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택배노조 회의실에서 회견을 열어 쿠팡의 산재 은폐와 축소 행위에 대한 사례 발표회를 열었다.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들의 유족과 해당 사건을 다루려는 국회 등을 상대로 쿠팡이 로비하거나 회유한 행위를 폭로한 것이다. 강민욱 대책위원장은 “쿠팡은 과로사가 발생할 때마다 산재 은폐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대응해왔다”고 주장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90700001
노동자·납품업체 갈아넣는 ‘쿠팡공화국’ 지속가능할까? (경향, 유설희 기자, 2025.12.19 07:00)
점(사실들): 납품업체 쥐어짜 만든 ‘최저가’
선(맥락들): 노동자 갈아넣는 택배 속도전
면(관점들): 방치하면 업계 ‘표준’ 된다
3370만명이라는 역대 최악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사고를 내고도 현재까지 대규모 ‘탈팡’(쿠팡 탈퇴)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빠른 배송과 최저가로 생활 깊숙이 파고든 쿠팡에 길든 소비자들은 삶이 불편해질까 봐 탈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확히 10년 전인 2015년 11월, 쿠팡의 물류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대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김 의장은 ‘쿠팡 공화국’이라는 꿈을 현실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쿠팡에서는 올해에만 8명(야간 물류센터 4명, 택배기사 4명)이 일하다 숨졌고, 입점 판매업체들은 높은 매출에 묶여 적은 마진을 감수하며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쿠팡 초고속 성장 이면에 숨겨진 ‘그늘’을 조명한 경향신문 기획기사 ‘쿠팡이라는 일터’를 소개해드릴게요.
점(사실들): 납품업체 쥐어짜 만든 ‘최저가’
소비자들은 쿠팡의 최대 장점으로 ‘최저가’를 꼽습니다. 쿠팡이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은 직매입(로켓배송)과 판매자로켓, 오픈마켓(3자 물류) 등 세 가지입니다. 직매입과 판매자로켓 모두 쿠팡 물류센터에서 보관·검수·배송이 이뤄지는데요. 가격 결정을 쿠팡이 하면 ‘로켓배송’, 판매자가 하면 ‘판매자로켓’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최저가는 쿠팡이 직매입하는 로켓배송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전체 상품 구성이나 매출에서 직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습니다.
그런데 로켓배송 상품에 물건을 공급해온 소상공인들은 “쿠팡이 납품업체를 쥐어짜고 있다”며 울상입니다. 쿠팡에 세제를 직매입으로 공급해온 지모씨(49)는 “6년 전 처음 거래했을 때 납품가가 정가의 75%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60%로 낮춰달라고 하더라”며 “매출은 좋아도 남는 게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식재료를 납품 중인 정모씨(38)도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공급가를 제안하는데 협의가 아니고 반강제”라며 “그 가격은 맞출 수 없다고 하면 어떻게든 맞추라고 하는 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원터치로 결제하는 등 쉽게 주문할 수 있는 데다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는 점도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쿠팡의 장점입니다. 와우(유료 멤버십) 회원은 배송과 반품을 모두 무료로 할 수 있고, 30일 이내면 조건 없는 환불도 가능합니다. 이모씨(35)는 “가끔 옷을 주문할 때는 입어보고 결정하려고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을 시킨다”며 “5벌 주문했다가 모두 반품한 적도 있다. 환불 처리도 즉시 되더라”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더 없이 편리한 쿠팡의 반품정책. 그런데 반품 과정은 쿠팡이 아닌 업체 책임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판매자로켓으로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유모씨(40)는 “제품에서 술집 냄새가 나는데도 전액 환불해줬다”며 “고객 책임을 증명하려면 업체가 고객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증빙해야 하는 등 복잡해 자체 손실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픈마켓으로 패션잡화를 판매 중인 고모씨(54)는 “택배사 사정으로 도착을 못한 경우 다른 e커머스들은 업체 귀책이 아닌데, 쿠팡은 상품 배송 중 환불 요청도 업체가 왕복 택배비를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쿠팡이 최근 자체브랜드(PB) 제품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소상공인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쿠팡에는 ‘곰곰’ ‘탐사’ ‘코멧’ 등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망라한 19개 브랜드가 있는데요. 판매제품은 휴지와 마스크·커튼·빨래 바구니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팔레트와 검정 비닐봉지 등도 있습니다. 인테리어 소품 등을 쿠팡에서 팔고 있는 유씨는 “쿠팡이 생활용품 상자 같은 사소한 것을 직접 만들어 판다. 우리로선 (다른 경쟁업체뿐만이 아니라) 쿠팡이랑도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이 판매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니 뭐가 잘 팔리는지, 돈이 되는지를 알고 PB로 마진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도 PB 제품을 판매합니다. 하지만 라면 등 대기업과 경쟁하는 제품을 PB로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쿠팡처럼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상관없이 구매하는 제품을 PB로 만들어 소상공인들과 직접 경쟁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선(맥락들): 노동자 갈아넣는 택배 속도전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쿠팡의 배송 시스템. 이 역시 노동자의 삶을 갈아넣은 결과입니다. 쿠팡의 배송 체계는 크게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이후 배송 전 과정을 맡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 나뉩니다. 이들이 상품을 입·출고하면 위탁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이 밤낮없이 고객 문 앞까지 배송하는 구조인데요.
물류센터에서 2년간 야간조로 일하고 퇴사한 조혜진씨는 “정해진 시간 안에 타겟(목표 물량)을 맞추도록 작업을 해내는 것이 관리자들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관리자는 ‘걷지 말고 뛰어라’ ‘스캔은 1초에 1개씩 찍어라’ ‘하차 속도 더 빨리 해라’ 등의 주문을 끊임없이 방송한다고 하는데요. 작업 속도가 떨어지면 고성과 욕설이 날아옵니다. 조씨는 주 5~6회 야간노동을 하며 체중이 16kg 줄었습니다. 쿠팡에서 일했던 A씨도 “다른 물류업체보다 쿠팡의 분위기가 훨씬 공격적”이라며 “관리자가 확성기를 들고 작업장을 돌아다니며 ‘빨리 하라’고 독촉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택배노동자들에게 쿠팡 외 대안이 없다는 겁니다. 쿠팡 노동자 B씨는 “지금 쿠팡을 그만둬도 갈 곳이 없다”며 “물류가 쿠팡으로 쏠리면서 다른 택배사는 물량 자체가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2.7%, 택배 시장 점유율은 37.6%로 모두 1위입니다. 이제 대안은 사라졌고, 보상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당 평균 수수료는 지난해 775원에서 올해 729.8원으로 떨어졌습니다. 배송기사 C씨는 “처음에는 배송량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었지만 그것도 없어지고, 건당 수수료도 3년간 4~5번은 깎였다”고 말했습니다.
면(관점들): 방치하면 업계 ‘표준’ 된다
쿠팡의 초고속 성장 이면에는 극한의 효율과 실적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이 있습니다. 로켓배송과 물류 투자를 ‘혁신’이라고 포장하지만, 쿠팡이 상품이나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은 전근대적인 방식의 ‘착취’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를 방치하면 쿠팡의 경영철학이 업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실제로 쿠팡의 성공은 배송업계 전체를 속도전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요.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올해부터 주 7일 배송을 도입했습니다.
권영국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정의당 대표)는 “플랫폼 기업 독점 규제를 어떻게 할지, 수탈당하고 있는 중소 상공인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건지 등에 대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쿠팡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7년 전국은 쿠세권(쿠팡 로켓 배송 생활권)이 됩니다. ‘쿠팡 공화국’이 목전으로 다가온 지금, 더 늦기 전에 ‘쿠팡이라는 일터’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드네요.
https://www.etnews.com/20251219000268
'쿠팡 미니 청문회' 된 택배 사회적 대화…새벽배송 논의는 뒷전 (전자신문, 민경하 기자, 2025-12-21 13:20)
택배 사회적 대화마저 쿠팡 때리기
‘새벽배송 금지’ 관련 논의는 사라지고
CLS 전수조사 부실에 비판 쏟아져
수세 몰린 쿠팡에, 1·2차 합의 이행 압박할 듯
택배 사회적 대화가 일방적인 '쿠팡 때리기' 구도로 흐르고 있다. 논란이 컸던 '새벽배송 금지' 논의 대신 1·2차 사회적 합의 이행 점검을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거센 비판에 직면한 쿠팡이 사회적 대화에서도 수세에 몰리고 있다. 향후 쿠팡의 대응과 새벽배송 금지 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4차 회의를 열었다. 기존 회의 참여자인 국토교통부, 택배업계, 노동계가 그대로 참석한 가운데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관계자가 신규로 회의에 참석했다.
4차 회의에서도 새벽배송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에서는 1·2차 사회적 대화 합의 사안에 대한 이행 점검이 주로 다뤄졌다. 국토교통부가 각 택배사 전수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이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회의 내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집중 포화를 맞았다. 전수 조사 결과가 불투명한 데다 1·2차 사회적 합의 이행 의지도 미약하다는 이유에서다. 노동계와 여당 의원들은 물론 CJ대한통운, 한진 등 경쟁사마저 쿠팡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현장은 사실상 '쿠팡 청문회'를 방불케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근로시간 △분류 작업 책임 △사회보험료 등 세 가지다. 1·2차 사회적 합의에서 택배사들은 △주 최대 60시간 근무 △분류 전담 인력 투입 및 대가 지급 △고용·사회 보험 가입 지원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참석자들은 당시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이번 사회적 대화에 처음 합류한 CLS도 해당 내용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쿠팡은 불명확한 기준과 투입 비용 등을 이유로 '어렵다'는 답변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는 쿠팡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이후 열린 첫 번째 회의였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쿠팡이 시간만 끄는 '침대 축구'와 같다고 비판하는 등 참석차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1·2차 합의 사안 입법화로 강제성을 부여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면 출범 초기 논란이 됐던 새벽배송 논의는 2차 회의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이 수세에 몰렸지만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반발 여론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새벽배송 금지 반대'와 관련한 국회 청원 동의는 지난 19일 기준 6만7928명에 달한다.
향후 쿠팡에 대한 사회적 대화 압박은 1·2차 사회적 합의 이행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민한 새벽배송 논의는 뒤로 제쳐두고 어젠다를 교체해 압박을 이어 가겠다는 포석이다.
다음 회의는 오는 26일에 열린다. 5차 회의부터는 택배 사용자 입장인 소상공인 단체와 소비자 단체가 참여하기로 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형식은 사회적 대화였지만 사실상 '쿠팡 미니 청문회'로 흘러갔다”며 “이행 점검 이슈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새벽배송 논의는 다시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235757.html
한국 이용자 다 털릴 동안…159억 미국에 뿌린 쿠팡 (한겨레, 정유경 기자, 2025-12-21 15:52)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로비 활동을 펼쳐온 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이 공개하는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시 상장 뒤인 그해 8월부터 최근까지 5년간 1075만달러(약 159억2000만원)를 로비 활동에 사용했다. 로비 대상은 입법기관인 연방 상·하원뿐 아니라 미 상무부, 국무부, 농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다. 로비금액은 2021년 101만달러에서 시작해 2022년 181만달러, 2023년 155만달러를 기록했고 특히 미국 대선이 있던 지난해 387만달러(약 57억원)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251만달러를 로비에 썼다.
2025년 3분기 신고한 보고서에선 로비 쟁점으로 △미국 기업과 농업 생산자들을 위한 쿠팡의 디지털·유통·물류 서비스 활용 방안 △미국 수출 촉진 △미국과 한국, 대만, 일본 등 동맹국 간 상업 관계 강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기록했다.
쿠팡이 기용한 쟁쟁한 로비스트들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의 오랜 측근 제프리 밀러가 이끄는 ‘밀러 스트래티지’, 미국 로비 매출 1위 기업인 ‘에이킨 검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최측근인 알베르토 마르티네즈가 포진해 있는 ‘콘티넨털 스트래티지’ 등 워싱턴 최고 로비업체들이 쿠팡을 대리했다. 알렉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쿠팡 소속으로 직접 로비스트로 뛰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연기하자, 일부 언론에선 미국 상장 기업인 쿠팡을 압박하는 데 대한 경고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다만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를 연기하기로 한 결정은 최근 쿠팡 정보유출 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35799.html
[사설] 로비 몰두하는 쿠팡, 경영행태 바꾸도록 총체적 압박해야 (한겨레, 2025-12-21 19:00)
쿠팡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광범위한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노동자 과로사 은폐 등 기업으로서 책무는 방기하면서 정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로비에만 몰두하는 쿠팡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미국 상원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시에 상장된 뒤인 그해 8월부터 최근까지 5년간 총 1075만달러(약 159억2천만원)를 로비 활동에 사용했다. 로비스트도 4명에서 출발해 올해 32명으로 늘었고, 로비 대상에는 의회뿐 아니라 상무부, 국무부, 무역대표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까지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올해 11월까지 정부와 국회 출신 인사 25명이 쿠팡에 취업했다. 2020~2025년 국회 퇴직자들을 가장 많이(16명) 영입한 민간기업이 쿠팡이었다. 이들은 대체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쿠팡에 불리한 규제나 입법 등을 막기 위한 이른바 ‘대관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존립과 성장을 위한 최고 가치는 소비자 신뢰인데, 로비를 통해 땜질식 대응을 한다고 해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겠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등 쿠팡은 여전히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에서는 쿠팡아이엔씨 주주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며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쿠팡 주가는 사태 발표 이후 20%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에서도 18일 정보유출 피해자 24만명이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쿠팡에 “영업정지 처분을 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넘어 쿠팡의 전반적인 경영 행태도 더는 묵과할 수 없다. 최근 한겨레의 보도로 김 의장이 2020년 발생한 노동자 사망에 대해 ‘과로사 은폐 지시’를 내린 정황이 드러났다. 쿠팡의 노동 통제와 과로사 문제에 대해 정부는 특별근로감독 등 실질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김 의장은 예외규정을 이용해 공정거래법상 ‘총수’(동일인) 지정을 면제받고 있는데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해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집단소송제 도입 등 기업의 책임성 강화를 위한 방안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쿠팡이 반성하고 변화하도록 사회적 압박을 가해야 할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5809.html
쿠팡, 자회사 CCTV 활용 ‘과로사 부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짙어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21 20:01)
쿠팡이 2020년 쿠팡 물류센터 장덕준씨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니라는 증거를 모으기 위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이용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씨에프에스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과 달리 이용했고, 영상 분석을 별도 법인인 쿠팡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21일 한겨레가 입수한 쿠팡 내부 자료 등을 보면, 쿠팡은 2020년 국회 국정감사(10월26일)를 앞둔 10월12일 심근경색으로 숨진, 씨에프에스에서 일하던 장씨의 근무 영상을 분석했다.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은 당시 쿠팡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에게 장씨가 휴식 시간이 아닐 때 음료를 마시거나 화장실 간 시간, 일하지 않고 동료들과 대화한 시간 등을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쿠팡 직원들은 장씨가 숨지기 전 6일 동안 일하는 모습이 찍힌 시시티브이 8대 영상을 분·초 단위로 검토했다.
이런 영상 분석은 장씨의 죽음이 과로사라는 주장을 반박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처리자의 개인정보 수집 목적에 벗어난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선 장씨의 영상 분석은 이미 숨진 뒤라 ‘개인정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영상엔 장씨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 문제다. 쿠팡의 영상 기록 일지를 보면, “10월6일 22:21:10/동료 1명과 식사를 위해 음료캔 2개 들고 휴게공간?식당?으로 이동”, “10월7일 22:24:14/동료 1명과 캔음료 1개 들고 식사를 위해 이동(10월6일과 동일한 동료)”이라고 적혀 있다. 쿠팡이 장씨와 접촉한 동료가 누구인지 특정해 기록한 것이다.
장씨 동료들의 개인정보는 수집 목적과 벗어나 이용됐다. 씨에프에스의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목적은 시설안전 및 관리, 화재 예방, 임직원·방문객 안전을 위한 범죄 예방 등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쿠팡은 장씨의 과로사를 반박하기 위해 이용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어린이집 원장이 시시티브이 영상을 이용해 어린이집 교사의 근무 중 휴대전화 사용 사실을 확인한 뒤, 징계 목적으로 활용한 사안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씨에프에스가 소속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제3자인 쿠팡(별도 법인)에 제공한 것도 논란거리다. 대법원은 2022년 ‘삼성노조 와해’ 사건에서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계열사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받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김하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법무법인 두율)은 “쿠팡이 씨에프에스 소속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것은 숨진 장씨의 노동 강도를 축소하거나 국정감사 대응을 위한 것으로 개인정보 수집 목적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명백하다”며 “씨에프에스가 아닌 제3자인 쿠팡에 제공한 것도 위법하다”고 말했다.
https://www.seoul.co.kr/news/editOpinion/opinion/ytg_situation/2025/12/22/20251222029001
쿠팡이 유독 욕을 더 먹는 이유는 뭘까[윤태곤의 판] (서울신문,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2025-12-21 23:48)
정보 유출·대응 역량 ‘총체적 문제’
위기가 닥쳤을 때 전사적 대응 필요
쿠팡, 소비자 신뢰 회복 조치 낙제점
대표이사, 국회 나와 모르쇠로 일관
김범석 의장도 책임 있는 행동 없어
내부 지지도 외부 지지도 모두 잃어
로켓배송으로 소비자에 ‘록인 효과’
JP모건 “잠재적 고객 이탈은 제한적”
정부·소비자 ‘록인’ 풀 방법 찾을 수도
쿠팡이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고를 확인하고 사과의 뜻을 밝힌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파장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중의 공분은 더 커지고 있다. 큰 사고지만 특별하고 놀라운 건 아니다. 통신사, 카드사, e커머스 회사에서 개인 정보 유출은 다반사다. 그런데 유독 쿠팡에 대한 반응이 나쁘다. 정부, 여야 정치권, 논조를 막론한 거의 모든 언론이 질타하고 있다. 본연의 보안 역량의 문제뿐 아니라 리스크의 예방, 확산 방지, 재발 방지책 마련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는 대응 역량 전반에서 나타난 총체적 문제점 때문이다.
●대규모 ‘대관 조직’도 맥 못 춰
지난 2010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창업한 쿠팡은 지난해 41조 29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테크플랫폼인 네이버(10조 7377억원)와 카카오(7조 8738억원)는 물론 이마트와 백화점을 아우르는 신세계그룹(35조 5913억원)도 멀리 따돌렸다.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달해 주고 19시부터 24시 사이 야간 주문엔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달하는 ‘로켓배송’을 앞세워 로켓성장했다.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을 받고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보관과 배송을 전담하는 일관 시스템과 기존 유통업체에 쏠린 비대칭적 규제의 힘이었다.
쿠팡은 올 초 기준으로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전국 시군구 260곳 가운데 182곳을 로켓배송으로 커버하고 있다. 이른바 ‘쿠세권’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지 선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영호남과 강원의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쿠세권’ 편입이 큰 소식이다. 기존 유통망에서 소외된 주민들이 배달을 받고 지역 중소기업들이 쿠팡에 올라타 판로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뿐 아니라 음식배달앱 쿠팡이츠,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및 미프로농구(NBA) 등의 독점 중계권을 보유하고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늘리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얼마 전 쿠팡의 새벽배송 찬반 논란이 벌어졌을 때 찬성 여론이 훨씬 높았다. 특히 여성들의 지지세가 강했다. 반대 측은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초심야노동’을 막자는 것”이라고 물러섰다. 쿠팡 배송 노동환경에 대한 논란도 오래됐지만 “그래도 관심과 견제를 받는 쿠팡이 열악한 중소기업보다는 훨씬 낫다”, “새벽배송 일하는 게 주간배송보다 더 편하고 수입도 많다”는 주장의 힘이 셌다. 대규모 물류센터인 풀필먼트센터를 비롯해 전국에 산재한 다양한 물류시설에서 특별한 기술이 없는 사람들을 상시적으로, 대규모로 고용하고 ‘법대로’ 임금을 주는 기업도 없다.
쿠팡은 이른바 ‘대관’이라 불리는 CR(Corporate Relations) 조직도 크게 갖췄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입법부의 여야 정당, 공정거래위·고용노동부 등 행정부, 경찰·검찰, 법원, 언론 출신 등으로 곳곳을 다 커버할 수 있는 라인업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 앞에서 쿠팡 경영진과 대관조직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위기 대응 면에서 낙제점이다.
●전통적 대기업과 신흥 대기업의 차이
리스크 예방과 대응은 기업과 기업인, 정치인, 스포츠스타와 대중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대중과의 접점을 통해 영향력을 주고받는 모든 조직과 개인이 늘 직면하는 문제다. 전자보안 문제뿐 아니라 산업재해, 자연재해와 사건 사고, 내부 폭로, 사생활 문제 등을 망라한다.
리스크 발생 시 대기업의 내부 대응과 대외 대응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내부적으로는 무엇보다 리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벽 설치, 사건의 원인과 책임소재 파악, 피해 규모 예측, 법적·사회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강구, 경제적 보·배상과 문책 범위 옵션 마련, 정부 처벌과 송사에 대비한 법적 대응책 마련 등이 전사적으로 진행된다.
이런 내부적 대응과 맞물려 대외적으로는 여론의 질타에 책임을 통감하고 맞을 매는 맞으며 대응 기조를 정한 후 큰 사고의 경우엔 최고 책임자가 직접 사과하는 수순이다. 지난 4월 발생한 SK텔레콤 고객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대응이 전형적인 예다.
최태원 회장은 사고 발생 19일 만에 “고객과 국민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렸다. SK그룹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보안 문제를 넘어 국방이라고 생각해야 할 상황이며, 생명의 문제라고 여기고 해결에 임하겠다”고 ‘진정성’을 보였다. 외부 전문가 중심의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전 계열사의 보안 체계를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보안 시스템 혁신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발표됐다.
언론은 ‘최태원 회장, 대국민 직접 사과’, ‘뼈아프게 반성’ 등의 제목으로 허리를 깊숙이 굽힌 최 회장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대중들은 이 장면을 사태의 일단락으로 수용했다. 하지만 그날 최 회장은 해킹 사고로 인한 해지 위약금 면제 여부 등에 대해선 “이용자 간 형평성과 법적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좋은 해결 방안이 나오길 기대하지만, 이사회 멤버가 아니어서 더이상의 답변은 어렵다”고 피해 나갔다.
10년 전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과 확산의 온상으로 질타받았을 당시 “저희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로 시작하는 이재용 당시 삼성 부회장의 사과문은 아직도 위기관리의 모범으로 꼽힌다. 이 사과문은 당시 와병 중이던 이건희 회장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실질적 1인자임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업력이 길고 풍파를 많이 겪어 본 대기업들은 매를 맞을 때 어떻게 해야 덜 아프고 때리는 사람의 화도 빨리 풀리는지에 대한 ‘암묵지’를 갖고 있지만 신흥 대기업들은 대체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쿠팡의 경우엔 오히려 매를 벌었다.
●쿠팡 ‘정규직 직원’ 근속 연수 짧아
보안 사고도 문제지만 그 이후 대처가 더 큰 문제다. e커머스 회사에서 이런 유형의 사고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다. 기술적인 면 외에도 사회적 책임(Corporate Responsibility)과 기업 이미지 제고(Public Relations)에서도 일종의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있었음 직하다.
하지만 대표이사는 국회에 나와서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창업자이자 실제 지배력을 행사하는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을 불러오라고 하니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무슨 팡’인가 하는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고 여론이 질타해도 대응에 변화가 없다.
정당이나 기업 같은 조직, 정치인과 기업인이 리스크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힘은 평소에 쌓은 ‘내부적 지지’와 ‘외부적 지지’의 결합이다. 내부적 지지는 구성원의 역량, 조직에 대한 충성도, 업무와 보상에 대한 만족도 등이고 외부적 지지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유권자)의 평가, 브랜드 가치, 평판, 호감도의 총합이다.
쿠팡은 양면 모두 취약하다. 물류센터 비정규직 종사자나 자영업자 신분인 배송 종사자 말고 ‘정규직 직원’의 근속연수도 동종업계 내에서 유독 짧다. 대관 조직 구성원은 그 면면이나 규모가 전통 있는 대기업에 뒤지지 않지만 체계가 어수선하고 핵심 목표가 불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른바 오너의 위상과 책임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업력이 긴 대기업 임직원들에게 회장(오너)은 대체로 애증적 존재이지만 구심이자 최종적 책임의 상징이다. 하지만 쿠팡에서 김 의장은 지배하지만 얼굴도, 대외적 책임도 없는 존재로 보인다. 김 의장을 대신하는 2인자도 모호하다. 쿠팡 오너는 내부 지지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쿠팡의 외부 지지도 실은 허약하다. 한국 기업에 가장 강한 방패 두 가지는 ‘수출’과 ‘고용’이다. 박정희 정부 이래로 수출을 많이 하는 회사가 1진이고 내수기업은 2진이다. 같이 사고 쳐도 공부 잘하는 학생은 덜 때리는 옛 학교처럼 한국 사회에선 1, 2진 기업에 대한 차별 대우가 존재한다. 그런데 쿠팡은 전형적 내수 기업인데 정작 ‘오너’는 미국인이다. 상장도 미국에 돼 있어서 시어머니이자 방패막이가 될 개미 주주도 없다. ‘배민’도 독일계 회사 소유지만 이름은 ‘배달의 민족’이다. 소비자편익을 높이고 돈 잘 버는 게 기업의 가장 중요한 책무지만, 그 책무를 잘하기 위해선 외부 지지를 높여야 한다. 오래된 회사들이 별 필요 없어 보이는 광고를 하고 사회공헌사업을 벌이는 것이나 김범석보다 더 바쁠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이 삼성역 치킨집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는 건 다 이유가 있다. 대중들이 정붙이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귀찮게 여겨지겠지만 외부 지지가 높아지는 과정이다. 고용도 그렇다. 고용은 비용이자 때로는 짐이지만 쿠팡 서비스의 근원인 동시에 위기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무기다.
●“상당한 규모 일회성 손실” 분석도
이번 사태로 쿠팡이 당장 큰 타격을 받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쇼핑·배송·콘텐츠·배달 서비스를 묶어 쿠팡 생태계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를 높인 ‘록인(lock-in) 효과’가 강력히 작동한다는 것.
쿠팡 사고가 터진 직후 글로벌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쿠팡이 소비자들에게 보상하고 정부가 벌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일회성 손실”이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시장 지위, 한국 소비자들의 낮은 데이터 유출 민감도로 인해 “잠재적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그 보고서의 핵심이었다.
동종업계 경쟁업체들이 ‘탈팡’(쿠팡 이탈)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당근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본질적 편익의 차이가 크다. 대통령이 질타하고 과학기술부총리가 “공정위와 쿠팡 영업정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편익과 고용 면에서 한국 사회가 쿠팡에 강력하게 ‘록인’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이 이번에 맞을 매를 잘 맞지 못하고 억지로 피해 나가면 ‘내부 지지’와 ‘외부 지지’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부와 사회, 소비자들이 모두 그 ‘록인’을 풀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https://www.news1.kr/society/incident-accident/6016628
노동계 "쿠팡 김범석 산재 은폐 처벌해야"…시민단체는 고발(종합)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2025.12.22 오후 03:46)
민주노총 "본사 차원 시스템 범죄" 직장갑질119 "노동감시 제한을"
활빈단, 김범석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 제출
지난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사망했을 때 김범석 의장이 산업재해 은폐를 직접 지시한 정황과 관련해 노동계에서 김 의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김 의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2일 '반노동 살인기업 쿠팡 산재 은폐 최상위 포식자 김범석을 처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산재 사고 발생 이후 쿠팡이 보여준 행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전히 저버린 소시오패스적 경영의 전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김범석은 당시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와의 메신저를 통해 산재 은폐 축소를 지시했고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내용의 메모는 절대 남기 말라', '그게 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냐.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쿠팡의 '비상대응 매뉴얼'의 핵심은 구조와 재발 방지가 아니라 방어"라면서 "쿠팡의 산재 은폐가 본사 차원의 시스템 범죄임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쿠팡은 유족의 슬픔 앞에서 산재 신청 포기를 종용하고 외부 접촉을 차단하는 조건의 합의가 시도해 왔다"며 "노동자의 죽음을 조직적·상습적으로 은폐하는 범법 행위에 분노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형법상 증거인멸 교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에 따른 엄중한 사법 심판을 요구한다"며 "노동자의 목숨 위에 부와 명예를 쌓아 올린 살인기업 책임자 김범석에게 반드시 준엄한 법적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강조했다.
직장갑질119도 논평에서 장 씨 사망 이후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트먼트서비스(CFS)가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쿠팡 본사에 제공하고, 이를 분석하게 했다면서 CCTV에 담긴 근무 모습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누적된 노동 현실을 지우기 위한 자료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노동자의 일상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그 정보가 노동자의 사망 원인을 부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용되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노동감시가 노동인권을 어떻게 침해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노동감시를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노동자 정보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김 의장이 중대재해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사후에는 산재 은폐 및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최소한 묵인·방조했다면서 그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이날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4~5일에 걸쳐 낼 쿠팡에 관한 연속성명을 낸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쿠팡과 관련) 정보 유출의 문제, 새벽 배송과 노동시간, 사망사고, 김범석 의장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쟁점이 너무 복합적으로 있다"며 연속해 성명을 발표하는 이유를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36022.html
[단독] 쿠팡 김범석, 부사장 승진 심사에 ‘공개 질책’ 리더십 명시 (한겨레, 이주빈 기자, 2025-12-22 20:00)
쿠팡 창업자이자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아이엔씨(Inc)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부사장의 리더십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로 ‘공개 질책’을 직접 언급한 정황이 확인됐다. 쿠팡의 가혹한 노동환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혹한 평가 문화가 김 의장의 철학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뜻이다.
22일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미국인 ㄱ씨가 한국 법원에 제출한 재판기록을 보면, 김 의장으로 추정되는 인물(BOM KIM)은 2020년 3월26일 쿠팡리더십팀(CLT·시엘티, 주요 직책자로 구성된 쿠팡의 운영위원회)에 ‘승진 심사 기준’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
김 의장은 이메일 본문에 “지난 부사장(VP) 승진 논의에서 이야기했던 초안을 공유합니다. 계속 다듬어봅시다. 의견 주세요”라며 네 가지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이 가운데 하나로 ‘문화 수호 및 공개 질책’(Defend Culture & Punish publicly) 능력을 꼽았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해당 항목에 대해 “문화는 리더가 무엇을 용납하지 않는가에 의해 정의됩니다. 잘못된 사람이나 행동을 용납합니까? 올바른 리더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조직에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공개적으로 질책’(punish publicly)합니까?”라고 썼다. 조직 내 업무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평가하고 질책하는 리더십을 장려한 셈이다.
김 의장이 강조한 이런 문화가 쿠팡 조직 전반으로 확산됐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2021년 2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쿠팡 물류센터 노동실태와 노동자의 죽음’ 토론회 자료집을 보면 김 의장이 강조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망신주기 사례’ 증언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다. 당시 자료집을 보면, 한 노동자는 “내가 직접 본 것인데, 한 50대쯤 되는 아주머니가 손이 느려서 몇번을 불려 갔다. 세번째 불려 갈 때 정말 벌벌 떨더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쿠팡은 김 의장이 ‘공개 질책 능력’을 리더십의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명시한 바 있는지 등을 묻는 한겨레 질의에 해명하지 않은 채, ㄱ씨가 회사의 해고 조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ㄱ씨는 현재 쿠팡에 대해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6028.html
[단독] “쿠팡맨 노조결성 우려…회사 분할 추진” 10년 전 극비 문건 나와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22 20:29)
2015년 쿠팡 ‘극비 보고자료’ 입수
‘노조 파업시 김범석 의장 국회 출석도 가능’ 우려 담겨
쿠팡이 배송기사인 쿠팡맨(현 쿠팡친구)의 노조 결성 등을 우려해 회사를 분할하려 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나왔다.
22일 한겨레가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를 통해 입수한 ‘헤르메스(회사 구조 변경·분할)’라는 문서를 보면, 목적 항목에 “쿠팡맨 노조 결성 및 대규모유통업법의 위험 등을 설명하고, 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인 회사 분할에 대한 의사결정을 받으려 한다”고 적혀 있다. 해당 문서파일 제목은 ‘헤르메스 보고자료_20151215’로, 문서의 오른쪽 위에는 ‘탑 컨피덴셜’(가장 중요한 비밀)이라고 표기돼 있다. ‘헤르메스’는 쿠팡 내부에서 운영되던 프로젝트 이름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서에는 “노조 결성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규모유통업법 적용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이 예상되며 사업 영역 확대로 시이오(CEO·김범석 현 쿠팡아이엔씨(Inc) 의장)가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이 높아진다”며 기업의 구조 변경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특히 노조 결성이 쿠팡에 주는 부정적 효과에 대해 “파업 때 당사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합법적 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범석 의장 보호’도 거론돼 있다. 문서엔 “노조 설립 및 쟁의 때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쟁의가 대외적 큰 이슈가 되는 경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시이오 참고인 출석 요청 가능하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 “2015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대신증권 양홍석 대표 증인 출석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 문서에선 노조 설립 자체는 막을 수 없으니 “(회사) 분할로 노조가 결성되는 범위를 줄여야 한다”고 돼 있다.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쿠팡맨이 속한 운송과 리테일(유통) 조직을 떼내 별도 법인을 신설하겠다고 나온다.
쿠팡의 분할 방안은 실제 검토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입수한 쿠팡 내부 전자우편을 보면, 2016년 6월 김범석 당시 대표이사(현 쿠팡아이엔씨 의장)는 인사팀에 전자우편을 보내 “기업 구조조정 리뷰를 언제 진행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인사팀 담당자는 “로켓배송 이슈로 인해 시디엠(CDM·쿠팡맨)을 회사의 다른 부분과 분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답변했다.
문서에 나온 분할 방식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3년 뒤인 2018년 10월 쿠팡은 배송 조직을 분사시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했다. 쿠팡맨을 중심으로 ‘쿠팡 노조’가 설립된 지 1년 만이자, 해당 노조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지부로 조직 형태를 변경한 이후다.
쿠팡의 대립적 노사관계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2017년 만들어진 쿠팡 노조는 설립 7년 만인 지난 17일 회사 쪽과 처음으로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4년 동안 교섭을 하고 있지만, 노사관계의 기본인 단체협약 체결조차 못 했다. 씨에프에스는 노조 조합원의 무기계약직 갱신을 거절했다가 지난 9월 서울행정법원에서 부당노동행위·부당해고 판결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씨에프에스가 일용직 채용을 거절할 목적으로 작성한 명단(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노조 활동가들이 포함돼 논란이 컸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쿠팡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현장을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조를 배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쿠팡 쪽에 노조 설립을 우려해 조직 분할을 검토했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문건을 제보한 쿠팡 전직 임원 ㄱ씨가 해고 조처에 대한 불만을 갖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ㄱ씨는 현재 쿠팡과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6025.html
[단독] 쿠팡 하청노동자 숨지자…김범석 ‘계약주체 자회사로’ 지시 정황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22 20:23)
김 의장 법적 책임 피하기 위한 것
쿠팡 하청노동자가 2020년 6월 일하다 숨진 것과 관련해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이 ㈜쿠팡이 맺고 있던 용역계약을 자회사 명의로 변경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앞으로 발생할 하청노동자 산재 사망에 대한 김 의장의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겨레가 입수한 2020년 10월 쿠팡 내부 전자우편을 보면, 충남 천안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목천 물류센터(FC) 식당에서 일하던 조리노동자 박아무개씨(당시 37살)가 그해 6월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을 계기로 김 의장 지시에 따라 용역계약 주체를 쿠팡에서 자회사인 씨에프에스로 바꾼 것으로 나온다.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미국인 ㄱ씨가 2020년 10월12일 씨에프에스 물류센터의 경비용약 계약 변경에 대해 문의하자, 쿠팡 법무·준법감시 최고책임자 ㅈ씨는 “ㅇ씨(쿠팡 업무지원 총괄)가 범(Bom·김 의장)이 모든 물류센터의 외주 용역계약 당사자를 쿠팡에서 씨에프에스로 변경하라고 지시한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ㅈ씨는 “(2020년 6월) 목천 물류센터에서 외주업체 노동자가 숨진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계약 당사자인 쿠팡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튿날인 2020년 10월13일 ㅇ씨 역시 김 의장의 지시에 따라 경비용역 계약 주체를 쿠팡에서 씨에프에스로 바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ㅇ씨는 ㄱ씨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목천 물류센터 식당 노동자 죽음을 언급하며 “해당 식당 운영 위탁계약의 당사자가 쿠팡이기 때문에 형사사건 수사 과정에서 쿠팡의 도급인으로서 책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범님이 물류센터 용역계약의 당사자를 일괄 변경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쿠팡 내에서 전자우편이 오간 2020년 10월은 박씨의 죽음을 놓고 “쿠팡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방이 있을 때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와 근로계약을 맺은 사업주뿐만 아니라, 도급인(원청)에게도 하청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해 노동자가 숨질 경우 원청 사업주도 처벌을 할 수 있다. 당시 유족과 시민단체는 원청인 쿠팡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겨레는 쿠팡에 용역계약 주체 변경에 대해 질의했지만, ㄱ씨가 회사의 해고에 대해 불만을 갖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ㄱ씨는 현재 쿠팡과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231635001
쿠팡, 노조 결성 막으려 회사 쪼갰나…산재로 이어진 ‘리스크 관리’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2.23 16:35)
2015년 작성 추정 쿠팡 내부 문건
“쿠팡맨 3000명 넘어 노조 결성 가능성”
쿠팡이 노조 결성을 우려해 회사 분할을 검토한 정황이 나왔다. 노동 문제를 리스크로 취급해 온 쿠팡식 경영이 산업재해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3일 경향신문이 쿠팡의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측을 통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작성자는 “쿠팡맨의 노조 결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규모유통업법 적용에 따른 과징금이 예상되며, 사업 확장에 따른 최고경영자 형사 처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노무 이슈’와 관련해 “현재 쿠팡맨 수가 3000여명을 넘어 노조 결성 가능성이 있다”며 “노조 결성이 예상되는 조직을 분리·단절 시켜 노조의 규모를 최대한 작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책으로 리테일(유통)과 배송 조직을 분할해 별도 법인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헤르메스’란 제목의 해당 문서는 2015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2017년 쿠팡맨(현 쿠팡친구)을 중심으로 쿠팡노조가 설립됐다. 이후 쿠팡은 2018년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해 배송 업무를 대리점에 위탁했다. 정규직인 쿠팡맨을 줄이고 배송을 하청 중심으로 전환한 배경에 ‘노조 줄이기’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김범석 의장이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사망 직후 메신저를 통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알려졌다. 여기에 ‘산재 대응 매뉴얼’ 운용 의혹을 종합하면 쿠팡이 노동자의 죽음을 예방 대상이 아니라 덮어야 할 리스크로 관리해 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에서는 올해에만 최소 8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숨졌다.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노무사는 “노조의 교섭력과 감시 기능이 약화되면 현장에서 위험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할 통로가 사라진다”며 “노조를 무력화한 결과가 안전 관리 공백으로 이어지고, 결국 산재 증가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쿠팡의 노조 무력화 시도가 산업재해 증가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노조 조직률이 높을수록 산업재해는 줄고, 산재 은폐도 감소한다. 한국산업노동학회의 2021년 논문에 따르면 노조 조직률이 1% 증가할 때 산재 발생 확률은 0.7%, 산재 은폐 확률은 4.1% 낮아졌다.
노동계는 오는 30일 국회의 쿠팡 청문회에서 이 같은 노동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등 131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 연명단체’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죽음과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맞닿아 있다”며 “이윤만 극대화하고 위험과 책임은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쿠팡식 경영의 필연적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쿠팡은 문건을 제보한 쿠팡 전직 CPO가 해고 조처에 불만을 갖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6248.html
[단독] 쿠팡 “유족에 노동강도 높았다는 자료 주지 말라”…산재 회피 모의 (한겨레, 박태우 박다해 기자, 2025-12-23 20:05)
2020년 쿠팡 물류센터서 노동자 잇따라 사망
쿠팡이 2020년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일이 발생하자, 고강도 노동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를 유족에게 주지 않거나 노동부 조사에서 ‘업무량이 많아 보였다는 말을 하지 말라’ 등 산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대책을 조직적으로 모의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3일 한겨레가 확보한 2020년 11월11일 쿠팡 인사·노무·대관·법무 담당자들 사이에서 오간 전자우편 내용을 보면, 쿠팡은 그해 5월27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인천4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하다 심장질환으로 숨진 계약직 ㅅ씨 유족이 산재 신청을 위해 요청한 자료의 제공 여부를 검토했다.
쿠팡은 ㅅ씨 유족 대리인이 요구한 9가지 중 ‘노동 강도’와 관련된 자료는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쿠팡에서 업무지원 총괄을 맡은 변호사 ㅇ씨가 자료 제공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 당시 쿠팡에서 인사 업무를 총괄했던 해롤드 로저스(현 쿠팡 한국 법인 대표이사) 등 임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ㅇ씨는 “급여명세서의 경우 4월치 유피에이치(UPH·시간당 생산량) 인센티브 수당이 4월치 1만원, 5월치 20만5천원이 지급됐다”며 “5월치 수당이 많이 지급돼 노동강도가 높았다는 근거로 활용되거나 다른 용도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급여명세서는 유족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노동강도는 근로복지공단이 과로사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내용이다. 노동부 고시인 뇌심혈관질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은 12주·1개월·1주 평균 업무시간을 산정해 만성·급성 과로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교대제 업무’(야간노동)나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를 가중요인으로 봐 과로에 해당하지 않아도 산재로 인정한다.
ㅅ씨가 숨지기 전 5월27일까지 유피에이치 수당 20만5천원을 받은 것은 매일 정해진 목표량을 초과 또는 최대치로 달성했다는 뜻이다. 유피에이치는 노동자 개인의 시간당 처리 건수를 실시간 측정하는 성과 지표다. 당시 목표를 채우면 하루 5천원, 초과달성 땐 1만원, 최대치 달성 땐 2만원이 지급됐다. 같은 인천4 물류센터에서 일한 적이 있는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유피에이치 수당의 구체적 지급기준을 노동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한달에 20만원을 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 자체로 과중한 노동을 해왔다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10일 경기 이천 쿠팡 마장물류센터에서 화동하이테크 소속 노동자 ㄱ씨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서도 쿠팡은 자신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것을 우려해 대책을 세웠다. 화동하이테크는 씨에프에스와 물류 자동화 설비(컨베이어벨트) 설치 공사 계약을 맺은 회사다. 당시 설비 검수 업무를 하던 ㄱ씨는 동료와 대화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 유족들은 주 8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11월18일 쿠팡 임원들 사이에서 오간 전자우편에는 고용노동부 조사에 대비하는 내용도 담겼다. 노동부 성남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이 ㄱ씨가 쓰러지는 걸 목격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직원을 면담하겠다고 요청하자, 내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쿠팡에서 업무지원 총괄을 맡은 변호사 ㅇ씨가 임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소속 목격자) ○○님은 고인이 자키(팰릿 이송 장비)를 사용해 남은 부품, 설비 등을 정리하는 작업을 옆에서 도와주었는데 이는 선의로 화동하이테크의 업무를 도와준 것”이라며 “업무량이 많아 보여서 도와줬다는 식의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고 지침을 내린다.
쿠팡은 물류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건설공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해 1월부터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면서 도급인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강화됐지만, 건설공사 발주자에겐 도급인 책임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쿠팡에 두 사망 사고에 대한 사실관계와 대응방침에 대한 입장을 문의하였지만, 문건을 제보한 쿠팡 전직 임원 ㄱ씨가 해고 조처에 대한 불만을 갖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ㄱ씨는 현재 쿠팡과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6249.html
“근로감독 강화될라”…쿠팡, 과로사 노동자 산재 취소 소송까지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5-12-23 20:15)
산재 은폐·축소 이어 ‘반노동 행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승인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노동자는 2021년 4월 물류센터에서 야간 고정 노동을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쿠팡이 산재 은폐·축소에서 한발 나아가 산재로 인정된 사안을 법원에서 뒤집으려 소송을 낸 사례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씨에프에스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지급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낸 건 지난해 6월이다. 씨에프에스는 “노동부의 강화된 근로감독을 받아들여야 한다” “유족이 민사소송을 내는 경우 불리해질 수 있다” “같은 업종의 산재보험료가 오른다” 등의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공단의 잘못된 판단으로 감당하지 않아도 될 불이익을 쿠팡뿐만 아니라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도 받게 됐다는 취지다. 씨에프에스 쪽은 한겨레에 “공단이 불승인 결정한 이후 다시 산재 신청이 들어오자 승인 결정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중”이라며 “씨에프에스나 쿠팡 관계사에서 공단의 산재 승인에 행정소송을 낸 것은 이 사안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씨에프에스 쪽이 소송을 낸 산재 사고는 2021년 4월26일 발생했다. 이 회사 용인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최성락(당시 65살)씨가 직장 동료들과 음주 회식을 마치고 귀가해 잠든 이후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했다. 최씨는 2020년 10월8일부터 야간에만 상품 분류·적재 등의 업무를 해왔다.
유족급여 청구를 한차례 받아들이지 않은 공단은 유족이 다시 청구한 뒤에야 2023년 11월 고인의 사망을 산재로 인정하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업무상 질병 판정서에는 “교대제 근무(야간노동),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소음에의 노출을 고려하면 개인적 소인(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을 감안하더라도 업무와 사인(심근경색) 사이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고인의 장남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회사 쪽에서 ‘산재 인정이 안 될 수 있으니 합의하자’며 합의금 3천만원을 제시했지만 거절했다”며 “아버지 목숨값으로 3천만원을 제시한 것 자체에 화가 나 산재를 꼭 인정받고 싶었다”고 했다. 고인의 장남과 차남은 모두 씨에프에스에서 근무 중이었다. 그는 “동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회사가 소송을 낸 후 퇴사했다”고 말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315010005048
[단독] "전혀 모른다"더니…쿠팡 노동자 숨진 직후 반전 (SBS뉴스, 이태권 기자, 2025.12.24 20:01)
<앵커>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브 보내고 계십니까. 지금부터는 8시 뉴스와 함께하시죠. 오늘(24일) 첫 소식으로는 쿠팡 단독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는 지난주 국회 청문회에서 김범석 의장이 고 장덕준 씨 사망 사건을 은폐 지시했단 의혹에 대해 자신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추가로 취재해 보니, 단순히 보고받은 수준을 넘어 사건 처리에 적극 개입했던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법인 임시대표. 2020년 10월 과로사로 숨진 쿠팡 물류센터 직원 고 장덕준 씨 사건을 김범석 의장이 축소 은폐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지난 17일) : 제가 구체적으로 이 화면에 등장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SBS가 입수한 쿠팡 내부 메일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직접 장 씨 사건 처리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됩니다. 당시 유족 측은 장 씨가 일한 밤샘 근무가 하루 5만 보 수준으로 강도가 매우 높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쿠팡 소속 변호사는 메일에서 "장 씨와 같은 업무를 한 직원 2명의 만보기가 2만 보로 측정됐다"며 이를 노동청에 제출할지를 묻습니다. 그러자 당시 최고관리책임자였던 로저스 대표는 "작업 영상을 증거 자료로 제시하자"며 "영상을 본다면 5만 보 주장은 말도 안 된다는 걸 알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로저스 대표가 단순히 내용을 보고만 받은 게 아니라 장 씨 사건 자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의사 결정을 한 겁니다.
이 메일은 당시 각각 신사업부문 대표와 경영관리총괄 대표였던 박대준·강한승 쿠팡 전 대표에게도 공유됐습니다. 박 전 대표는 메일에서 2만 보가 측정된 직원이 장 씨와 함께 일했던 만큼 설득력 있는 증거가 될 거라면서, 무기한 계약직 근로자라는 표현은 쓰지 말라고 언급합니다.
강 전 대표도 자료 제출 시 직원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자료임을 명시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강 전 대표는 장 씨 사건 5개월 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관련 간담회에서 노동자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강한승/전 쿠팡 대표 (지난 2021년 3월) : 근로자분들은 저희 회사의 중추라고 생각하고 있고, 저희는 근로자분들의 안전과 근로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메일 내용과 로저스 대표의 위증 의혹 등에 대한 SBS의 질의에 "정당한 해임 조치에 불만을 가진 전 임원이 왜곡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8381457
[단독] '무혐의 보고서' 살펴보니…쿠팡 논리 그대로 (SBS뉴스, 김덕현 기자, 2025.12.25 06:50)
<앵커>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상설특검팀이 수사하고 있죠. 저희가 당시 검찰 내부 보고서를 살펴봤더니, 쿠팡 주장을 그대로 옮겨 적은 듯한 내용을 쿠팡의 무혐의 근거로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대검에 보낸 내부 수사 보고서입니다. 보고서에는 쿠팡 측이 지난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바꿔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미지급한 의혹을 검찰이 불기소로 판단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그 근거로 범죄의 고의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근거라는 내용을 살펴보면 황당한 내용이 눈에 띕니다. 배송 업무 정규직을 희망하는 노동자가 턱없이 부족해 일용직 고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이 나가면 소비자들의 높은 배송료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또 선심성 퇴직금 지급이 비슷한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정규직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습니다. 불법 의혹이 있는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에 따른 퇴직금 미지급이 사건의 쟁점인데, 법적 논리와 무관한 기업 경영 논리를 무혐의 판단 근거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마저도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쿠팡 측 노동자들은 주장합니다.
[정성용/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 : (정규직 전환 희망자를) 오히려 거절한 것도 쿠팡이고 요즘은 일용직을 그렇게 전환을 아예 안 시키기 때문에 그냥 핑계에 불과하죠.]
법조계에서도 범죄 고의성 여부와 무관한 근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선욱/변호사 : 퇴직금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경제적인 동기에 대한 설명에 불과한 거거든요. 고의성 부정의 근거가 아니라 퇴직금을 주고 싶지 않은 쿠팡 측을 합리화하는….]
당시 부천지청 지휘부는 "사건 처리 과정에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고, 증거를 기반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입니다. 특검팀은 당시 수사라인인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 김동희 전 차장검사와 함께 의혹을 폭로한 문지석 부장검사, 쿠팡 측 변호를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도 어제(24일) 압수수색했습니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7566
150억 로비에 가려진 쿠팡의 민낯…‘김범석 형제’로 향하는 화살 (시사저널, 이혜영 기자, 2025.12.26 17:00)
쿠팡Inc, 5년 간 로비스트 35명 동원해 미 행정부·의회 상대 지속적 로비 벌여
대통령실 긴급 대책회의…김범석 책임 회피에 수사·세무조사 이어 ‘영업정지·국정조사’ 카드까지
한국법인 부사장인 김범석 동생과 그 부인, 지난해 합산 연봉 10억원에 주식 27억원어치 받아
고객 정보 3370만 건 유출 사태와 국회에 출석한 쿠팡 대표의 입에서 나온 “I am happy to be here(이 자리에 오게 돼 기쁘다)” 메시지. 부실 그 자체였던 정보보안 시스템과 후속 대응마저 참담함을 드러낸 쿠팡의 민낯을 보여준 두 장면이다.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 일어나던 순간에도 쿠팡은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로비’와 ‘대관(對官)’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에선 로비스트, 한국에선 대관 조직과 공격적인 전관 영입을 통해 ‘철옹성’ 만들기를 시도했다. 쿠팡을 향한 범정부 차원의 조사와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화살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넘어 그 일가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美 대통령 참모·측근들 쿠팡 로비스트로…‘방패막’ 구축
쿠팡 한국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인 쿠팡Inc는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쿠팡Inc가 워싱턴DC 사무소를 기반으로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본격적인 로비를 펼치기 시작한 시기도 이때다. 쿠팡이 미 상원과 하원에 제출한 로비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쿠팡은 로비 자금으로 총 1039만5000달러(약 150억7275만원·환율 1450원 적용)를 집행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01만 달러 △2022년 145만 달러 △2023년 155만 달러 △2024년 387만 달러 △2025년 3분기까지 251만5000달러다. 상장 첫해 14억원대이던 로비 집행액은 2022년과 23년에 20억원대를 넘어섰고, 제47대 미국 대선이 있던 2024년에는 56억원으로 급증했다. 2025년의 경우 9월까지 집행된 금액만 약 36억원이다. 미국에서 기업이 등록된 로비스트를 통해 정관계 로비 활동을 하는 것은 합법이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올리는 쿠팡이 한국 고객의 개인정보 관리와 보안 시스템 구축·개선을 소홀히 한 점과 대비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쿠팡Inc는 내부에 로비 활동을 위한 전담 조직과 인력을 꾸리는 동시에 5년간 5곳의 로비 전문 외부 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미 로비 관련 매출 1위 기업인 ‘에이킨검프’는 5년 연속 쿠팡을 대리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제프리 밀러가 이끄는 ‘밀러 스트래티지’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알베르토 마르티네즈가 있는 ‘콘티넨털 스트래티지’, 초당적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모뉴먼트 애드보커시’ 3곳을 추가해 총 4곳이 쿠팡을 위해 미 정부와 의회를 접촉 중이다. 미 당국에 등록된 ‘쿠팡을 대리하는’ 로비스트는 5년간 총 35명으로 파악된다. 2021년 미 최대 로비 대상은 상·하원을 비롯해 백악관·국무부·상무부·농무부·무역대표부(USTR)·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망라한다.
쿠팡의 초기 로비 전략 설계는 알렉스 웡이 진두지휘했다. 웡은 2021년 8월 쿠팡의 공공관계(PA) 부문 총괄 책임자로 합류하기 전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상원의원실 외교 정책 고문 등을 지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5월 방한했을 당시 강한승 쿠팡 한국법인 대표(현 북미사업개발총괄)와의 만남에도 웡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웡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가 열리면서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부보좌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쿠팡은 상장 초반에는 로비 활동 쟁점이나 대상을 비교적 넓은 범위로 제시했었다. 2023년부터 ‘미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확장 시 직면하게 되는 문제점에 대한 논의’ 등으로 로비 목적이 한층 세분화됐고, 2025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무역 협상 관련 쟁점과 맞닿아 있는 방향으로 집중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올해 제출한 보고서에서 쿠팡은 주요 로비 이슈로 ‘미국 기업들과 농축산물 생산자들이 쿠팡의 인프라를 더욱 폭넓게 활용하게 하는 방안’ ‘쿠팡의 사업 모델과 혁신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 등을 들었다.
2024년에 로비 자금이 급증한 것은 미 대선과 그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플랫폼 경쟁촉진법(플랫폼법)’ 도입 움직임과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회피’에 대한 비판이 커진 데 따른 영향도 컸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기업에서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쿠팡이 미국 당국과 의회에 로비해 ‘한국 정부의 각종 규제는 미국 기업을 겨냥한 과도한 조치’라는 프레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미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한국 측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토록 하는 등 압박을 가하도록 하는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미 당국과 의회가 ‘왜 쿠팡을 차별하느냐’는 항의를 여러 경로로 해온 것을 볼 때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 감시하던 국회 인력들이 대응책 설계”
쿠팡이 미국에서 로비에 집중했다면 한국에선 대관 인력 확충과 전관 영입을 통해 ‘방패’를 만들었다. 현재 정부와 국회를 담당하는 쿠팡 내 대관 조직은 45~50명, 자회사까지 합치면 100명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로 알려졌다. 고객 정보 유출 사태 11일 만에 물러난 박대준 전 쿠팡 대표도 LG전자와 네이버를 거친 대표적인 ‘대관 전문가’ 출신이다.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선 조용우 국회·정무 담당 부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록비서관을 지냈고 조국혁신당 당대표 비서실장을 거친 후 2025년 7월 쿠팡으로 이적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의 보좌관도 쿠팡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토대로 추산하면, 쿠팡과 그 계열사에 재취업한 공직자는 50명 안팎 규모다. 2024년부터 2025년 11월까지 25명이 공직을 그만둔 뒤 ‘쿠팡맨’이 됐다. 이 시기 △국회(보좌진·사무처 등) 출신 11명 △경찰청 4명 △대통령비서실 3명 △검찰청 2명 △공정거래위원회 2명 △기획재정부 1명 △산업통상자원부 1명 △고용노동부 1명 등이 쿠팡에 재취업했다. 범위를 국회로 한정하면 6년간 405건의 취업심사가 진행됐고, 이 중 394건이 통과됐는데 쿠팡이 16건으로 가장 많은 국회 퇴직자를 고용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규제 이슈가 많은 기업일수록 국회 인력을 방패막이로 삼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며 “국정감사나 청문회를 진행하던 국회의원 보좌진이 퇴직 이후에는 오히려 쿠팡에 가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대관에 공을 들여온 쿠팡은 경영진의 경우 법조인 출신을 다수 영입했다. 쿠팡을 포함한 16개 계열사 대표이사 중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쿠팡페이, 쿠팡파이낸셜 등 총 5곳의 대표이사가 법조인 출신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월부터 쿠팡 대표이사를 맡다가 2025년 5월 쿠팡Inc로 이동한 강한승 전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쿠팡에 합류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대통령 취임식을 비롯해 대통령실과 정부가 주최한 주요 행사에 참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판사·김앤장),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대표(검사·김앤장)도 율사 출신 경영진이다.
로비와 대관에 막대한 자금을 집행하며 ‘위기 관리’를 해온 쿠팡은 그러나 이번 사태로 ‘모래성 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정보 유출 관련 조사와 경찰·특별검사팀의 수사, 미국 본사까지 겨눈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가 몰아치며 전방위로 칼날이 뻗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소송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본격화됐다.
당국은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과징금 부과와 극약처방으로 통하는 ‘영업정지 카드’까지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업정지 처분을 위한 요건을 판단하기 위해선 민관합동조사 결과가 먼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실제 이 칼을 뺄 것인지 여부는 새해에 결정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성탄절인 12월25일 관계부처 장관급 인사와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긴급 소집해 후속 대응책을 논의했다.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국가안보실 관계자와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미국 정·관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쿠팡의 대대적인 로비 활동과 이로 인한 양국의 무역 문제 발생 가능성까지 짚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쿠팡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했을 때 대응 전략과 시나리오도 범정부 차원에서 사전 준비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이재명 대통령의 ‘엄벌’ 의중이 반영된 회의가 열리던 시각에 사실상 ‘셀프 면죄부’에 가까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은 핵심 용의자인 중국 국적의 전직 직원 A씨가 이용한 노트북과 진술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총 3300만 개의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했지만, 이중 3000개 계정의 정보만 A씨 노트북에 저장됐고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습적인 쿠팡의 발표에 선을 그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범석, ‘혁신’ 기업가에서 ‘은폐·은둔·무책임’ 이미지로 전락
“범 킴(Bom Kim)은 어디에 있나.” 쿠팡을 상대로 한 1차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김범석 의장의 불출석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쿠팡의 창업자이자 실질적 총수인 김 의장은 ‘법률통’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를 내세운 채 현재까지 그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고객 최우선을 표방하던 ‘혁신 기업가’에서 ‘무책임한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비판받는 김 의장의 행보가 사면초가인 쿠팡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의장은 1978년생으로, 7세 때 건설사 주재원인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하버드대 정치학 학사 과정을 졸업한 김 의장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MBA)을 중퇴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했다. 2010년 8월 자본금 30억원으로 한국인 동업자들과 쿠팡을 창립한 김 의장은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당시 그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것은 ‘고객’과 ‘사람’이었다. 쿠팡 전직 임원과 직원들은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한 방향으로 향했던 기업의 핵심가치에 10년 전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다 쿠팡으로 이직했던 한 전직 직원은 “쿠팡이 2014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유치했고, 이를 기점으로 김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 태도가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며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상당히 세졌고 고압적인 분위기에서 실적 평가와 업무 감시까지 이뤄지며 사내 문화가 경직됐다”고 말했다. 마케팅 분야에 몸 담았던 또 다른 임원급 전 직원도 “김 의장이 국내파 직원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거나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각종 실적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에 크게 띄워놓고 특정 인물을 불러 질책하다 그 자리에서 해고를 통보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쿠팡 전직 임원 등이 폭로한 녹취록과 내부 문건에는 김 의장이 노동자 사망 등 민감한 사안의 ‘은폐’나 ‘조작’을 지시하거나 사안을 축소하려 한 정황이 담겼다.
2025년 12월30, 31일 5개 상임위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연석청문회로 쿠팡을 압박하고 있는 국회는 김 의장뿐만 아니라 그의 남동생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부사장)은 그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김 부사장은 2014년부터 10년 넘게 쿠팡의 핵심 사업인 물류와 배송 업무를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의 배우자도 인사관리 전산시스템 운영총괄로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Inc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약 6억원에 달한다. 쿠팡은 김 부사장에게 24억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도 부여했다. 김 부사장의 아내도 3억8000만원 상당의 급여와 약 1억원의 주식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한국 법인 관련 공식 직책을 맡지 않으면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된 김 의장이 남동생 부부를 통해 각종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하고 실질적 지배 행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출신의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쿠팡은 내부 문제는 사람을 갈아넣어 해결해 왔고, 외부 문제는 대관을 통해 막았다”며 “그 중심에는 김범석 의장과 경영진이 있다. 쿠팡 의결권의 74%를 가진, 실질적인 독재를 하고 있는 김 의장이 직접 국회에 나와 설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추가 고발과 국정조사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1226/133045638/2
[사설]수사 대상이 ‘셀프 면죄부’… 韓 법체계 안중에 없는 쿠팡 (동아일보, 2025-12-26 23:24)
쿠팡이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찾아내 행위 일체를 자백받고, 범행에 쓰인 모든 장치를 회수했다는 ‘셀프 조사’ 결과를 25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3370만 개의 고객 정보에 접근했지만 저장한 것은 약 3000개뿐이고, 제3자에게 유출된 정보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유출자가 파손해 중국 하천에 버린 노트북을 쿠팡 측이 잠수부를 동원해 찾아냈다고도 했다. 전직 직원의 개인 일탈이자 피해 규모가 적은 해프닝으로 몰아 법적 책임을 줄여 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휴일인 성탄절 오후에 이뤄진 기습 발표는 쿠팡이 우리 법체계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25일 오후 4시 대통령실이 주재한 쿠팡 관련 관계부처 장관급 회의가 열리기 20분 전에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물타기 식으로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가 나오기 전에 조사 대상 기업이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26일 “정부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공조 조사였다”고 해명했다. 국가정보원도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해 업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국과 사전 상의 없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발표 내용 자체도 쿠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어서 신뢰하기 어렵다. 정부 범부처 TF는 26일 “정부 공식 발표가 아닌 내용을 쿠팡이 자체 발표해 혼란을 끼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앞으로 쿠팡이 피의자와 접촉해 진술서까지 받은 경위, 핵심 증거물인 노트북을 회수해 자체 포렌식을 거친 뒤에야 경찰에 제출한 이유 등도 규명해야 한다. 피의자와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은폐, 훼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 이후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대신 법적 책임이 덜한 ‘노출’이라고 표현하고, 국회 청문회엔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 대신 급히 선임한 미국인 대표를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이제는 당국을 패싱한 자체 조사 발표로 혼선까지 초래했다. ‘미국 기업’이란 외투를 걸치고 소송에 대비한 전방위 로비, 사건 은폐에만 골몰하다간 신뢰를 되찾기는커녕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30일부터 열리는 국회 연석 청문회에 김 의장이 직접 출석해 납득할 수 있는 사과와 보상 방안을 밝히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122623484818741
'탈팡'은 불매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혁명'이다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 2025.12.27. 07:04:53)
[박세열 칼럼] 부품이 된 인간, 알고리듬의 채찍을 든 기업
다들 탈팡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선 무의미한 불매운동이라 코웃음친다. 맞다. 단순한 불매운동이라면 우린 과거 수많은 실패 사례들을 열거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조선일보, 삼성 불매운동이다. 불매운동은 기업의 재화와 서비스 구매를 보이콧함으로써 그 기업에 항의하는 방식이다. 'NO재팬'은 기업을 상대로 한 게 아니라서 조금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1998년 IMF 구제금융 사태의 금모으기처럼 애국심과 적대감이 적당히 버무려진 국채보상운동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탈팡의 경우는 의미를 좀 더 부여할 수 있을만하다. 구독경제와 알고리듬에 저항하는 불매운동은 여태껏 없었다.
최근, 특히 코로나를 거치며 급성장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흔히 혁신이라 불리긴 하지만 사실 별로 혁신적이지 않다. 특히 쿠팡이나 알리바바,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그렇다. 그나마 알리바바나 아마존은 물류와 유통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기술 혁신을 도모하고 있지만 쿠팡은 그런 것마저도 없다. 그냥 자본주의 그 자체를 축소해 가두리 양식장(Lock-In) 플랫폼에서 구현한 영악하고 노쇠한 왕국의 현현일 뿐이다.
쿠팡같은 빅테크(?) 기업의 특징은 시장 선점과 장악으로 덩치를 키웠다는 점이다. 그 재료는 첫째로 막대한 양의 개인 정보다. 둘째로는 AI 등 기술로 무장한 알고리듬이다. 이들은 실제 물리적 혁신(전통적 기술혁신)을 내놓아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과는 다르다. 왜 쿠팡을 영악한 '왕국'이라 부르는지 쿠팡이 스스로 혁신이라 부르는 설명을 인용하며 설명해 보자.
쿠팡이 자랑하는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는 말은 거창해 보이지만, 그 의미를 들어보면 의약품의 첨부문서나 가전 제품의 사용 설명서에 가깝다. 쿠팡 공식 뉴스룸에 따르면 "쿠팡의 인공지능 WMS 시스템은 물류센터 안에서 어떤 작업자(혹은 로봇)가 상품을 집어올 것인지, 여러 상품을 집어오기에 가장 짧고 빠른 이동경로는 무엇인지, 어떤 크기의 포장재에 담을 것인지 등 작업자가 알아야 할 세부사항을 실시간으로 안내해 준다." 이런 "인공지능과 자동화기술 덕분에 쿠팡은 수백만 건의 주문을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직원들이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쿠팡의 '랜덤스토우(Random Stow)' 방식이란 건 다양한 상품을 "컴퓨터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각 상품의 판매량과 판매시기 등을 고려해서 작업자의 동선이 가장 짧아지도록 배치"하는 걸 말한다. "겉보기에는 '랜덤(무작위)'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계획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렇게 상품들을 랜덤스토우 방식으로 진열해놓은 후, 컴퓨터는 집품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작업자의 동선을 안내" 해 준다.
또한 쿠팡은 일반적인 물류센터에서 하는 것처럼 "많은 주문을 한꺼번에 분류하고 순서에 맞춰 집품과 포장 등의 과정을 진행"하는 걸 거부한다. "하루 수백만 단위의 주문이 들어오는 곳이라면 주문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결제가 완료됨과 동시에 각각의 주문이 WMS에 등록되며 배송 프로세스가 즉각적으로 시작"되고 "개별 주문마다 들어오는 즉시 집품, 포장, 출고과정을 거친다."
여기에서 인간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중세 왕의 머리(리바이어던)같은 거대한 '창고(Warehouse)의 뇌'가 존재하고, 그 창고 안에서 노동자는 뇌가 제거된 손발이 된다. 노동자에게 뇌는 필요없다. 아니 개별 노동자가 뇌를 쓰는 순간 이 알고리듬과 물류 시스템은 붕괴된다. 노동자가 알고리듬이 만든 동선을 벗어나면 경고음이 나온다. 관리자는 이 '뇌 없는 동선'을 관리하는 또 다른 부품이다. 알고리듬으로 노동 효율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재화의 생산부터 판매, 전달(배달) 과정을 구성해 거기에 인간 노동을 부품처럼 배치하고 끼워 맞춤으로서 새벽배송 같은 '노동의 혁신'(?)을 달성한 것이다. 인간은 쿠팡의 창고에서 부품이 되어 주체성을 제거당하고, 소비자는 그런 '인간 부품'들이 주물한 무채색의 세계 속에서 AI혁신으로 포장된 새벽배송에 익숙해진다. 쿠팡의 창고에서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굴고 있는 건 AI이고, 기계처럼 돌아가는 건 사람이다. 기계와 사람이 전복되고, 기계와 사람의 경계가 붕괴된다.
지금 쿠팡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AI시대, 21세기 '인간 소외' 현상의 종합 버전이다. 노동자는 AI가 구현한 시스템의 부품처럼 일하다 과로로 죽어나가고, 소비자 스스로 갖다 바친 '개인정보'는 역으로 소비자들을 향한 무차별적 위험으로 변해버렸다. 쿠팡이 자랑하는 그 AI시스템이 만든 기계왕국의 실체이고 '진실의 사막'이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소외시킨다는 건 이솝우화만큼이나 익숙한 클리셰가 되면서 그 아우라를 상실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이야기다. 더욱이 AI시대와 초연결시대에 인간은 어느때보다 더 스스로의 노동이나, 소비에 있어서 '소외'에 노출돼 있다. 쿠팡 불매를 두고 무슨 거창한 철학적 얘기냐고 비웃을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쩌겠나.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주변을 돌아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점이니.
또다른 예를 들어보자. 배달의 민족은 '앱'을 만들고 AI 알고리듬을 이용한 최신 기술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자영업자들의 판매 패턴, 그리고 물리적 거리와 배달 노동자의 생체리듬을 축적한 후, 앱을 통해 그들의 다양한 '니즈'들을 중개하고 있다. 하지만 조리된 음식, 배달된 음식 모두 인간의 노동력으로 이뤄져 있다. 배민은 인간의 노동에 수수료 붙여 제3자가 떼가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얻는 편의는 실제보다 더 과장돼 있었다. 생활 패턴의 변화가 '배달 서비스'를 이끈 것이지, 배달 앱이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삶에 혁명을 가져다 준 게 아니다. 그들이 연구하고 있다는 AI라든가, 빅데이터 기술은 이윤을 위한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그 자체로 거대한 프로파간다다. 정보를 제한하고 왜곡하고 조작해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이 혁신임을 믿게 한다. 그 자체로 '통제'다. 그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킨 사건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그리고 부품처럼 사용돼다 죽어간 노동자 사망 사건들이다. 쿠팡은 10만 명을 고용할 정도의 대기업이고, 추정에 따르면 생산자와 택배기사(특수고용) 등 40만 명의 '먹사니즘'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유력한 플랫폼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그늘'까지 용인될 순 없다. 죽거나 다친 사람은 이 거대한 '소외 범죄' 현장의 증거들이다. 이걸 외면하면 우린 그저 알고리듬의 노예가 될 뿐이다.
최근 노동자 출신의 한 작가가 쿠팡의 일자리보다 더 못한 일자리들도 많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해 꽤 큰 논쟁으로 번진 적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쿠팡의 케이스보다 더 교묘한 노동 소외는 드물다는 점은 지적될 만하다. 물리적으로 쿠팡보다 더 힘들고 열악한 노동 현장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쿠팡과의 프로파간다 싸움이 폄훼당할 이유는 없다. 모두 인간 존재의 근원을 건드리는 것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쿠팡이라는 거대한 기술 프로파간다의 바다 속에서 헤매이며 노동자든 소비자든(노동자가 소비자다) 다양한 형태의 착취에 노출된 건 사실이다. 지금 쿠팡이 맞이하고 있는건 터져나오기 시작한 부품들의 비명 소리다. 소외된 인간들의 임계점 넘은 아우성이다. 그리고 그들이 고안한 AI가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대부분 자발적으로 헌납한) 개인정보의 포식에 따른 구토 현상이다. 우리들은 어느틈에 무한대로 돌아가는 알고리듬의 톱니바퀴에 몸을 던진 찰리 채플린이 되었다.
러다이트(기계파괴) 운동가들은 최근까지 '퇴영적이고 후진적인 사람들'이란 깊은 오해를 받았지만, 1800년대 산업 혁명 당시 영국에서 그것은 결코 무지에 의한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었으며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상징적 투쟁이었다는 증거들이 후대의 학자들에 의해 많이 발굴되고 있다. '탈팡'은 그런 면에서 조금 더 고차원적인 의미로 규정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21세기 '인간 소외'에서 탈출하려는 노력으로, 알고리듬을 '탈은폐'하려는 시도로, 우리가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걸 증명하는 시도로, 좀 더 철학적인 저항으로 규정돼야 한다. 고로 묻고 싶다. "너희가 쿠팡을 믿느냐?"
https://www.yna.co.kr/view/AKR20251227016451030
쿠팡 사태 한 달, 정부와 이례적 충돌까지…왜 이러나(종합)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조민정 기자, 2025-12-28 11:58)
셀프조사에 미 로비의혹까지 제기…쿠팡, 여론전 벌이며 법적대응
정부, 범부처 TF 확대 대응수위 높여…대통령실도 진상파악 나서
오는 30∼31일 6개 상임위 참여 연석 청문회…김범석 또 불출석
쿠팡의 개인정보유출 사태가 28일 한 달을 맞아 다른 방향으로 확전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국내 대기업들이 고객들의 기대감 속에 보여온 빠른 사태 수습과는 달리 이번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실마리가 풀리기보다 쿠팡과 정부 간 대립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지난 달 29일 3천37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공개한 이후 민관합동 조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던 쿠팡이 이례적으로 지난 25일 단독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번 사태는 오는 30∼31일 사상 초유로 열리는 국회의 쿠팡 사태 관련 연석 청문회에서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셀프조사·미국 로비의혹까지…쿠팡, 정부와 왜 대립각?
쿠팡은 지난 25일 단독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출자가 3천300만명의 정보를 빼갔으나, 그중 3천명만 저장했다고 밝히면서 범행에 사용된 장비도 회수했다고 공개했다. 개인정보유출의 피해가 확산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즉각 "쿠팡이 주장하는 내용은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비판하면서 "일방적 주장"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자 쿠팡은 이튿날인 26일 재반박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25일 공지를 할 때까지 정부와 공조 진행 과정을 조목조목 공개하며 이미 모든 조사는 정부와 조율됐고 보고까지 이뤄졌다고 밝힌 것이다. 이번에는 회수 장비 사진과 회수 장면이 담긴 영상까지 공개했다. 이에 경찰은 "쿠팡과 사전에 연락하거나 협의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대응 움직임이 정부를 상대로 한 대립 모드로 선회하면서,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국적의 쿠팡에 대한 한국 국회의 규제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논란의 불을 지폈다.
업계 안팎에선 쿠팡의 대응을 두고 조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쿠팡이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키고, 향후 법적 다툼을 대비한 포석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쿠팡이 피해 규모를 축소하는 데 급급한 것처럼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을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 모회사인 쿠팡아이엔씨(Inc.)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고 현지에서 집단소송도 제기된 만큼 상대방의 주장에 곧바로 부인하지 않으면 사실로 간주할 수 있는 '미국 증거법'의 원칙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민관합동 조사가 완결되지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쿠팡이 지난 4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와 LG유플러스가 해킹으로 인한 개인 정보 유출 조사를 받으면서 사태 수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다른 방향의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기업과 금융기관을 포함한 산업·금융계에선 대기업인 쿠팡의 대응 움직임은 보기 드문,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쿠팡이 피해를 본 고객은 뒷전에 두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법적 대응에만 집중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 정부 범부처TF 확대…30∼31일 국회 청문회 '분수령'
정부는 대치하는 쿠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운영 중인 범부처 TF(태스크포스)를 지난 25일 과기부총리 주재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날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장관급 회의를 열었다. 당시 회의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개인정보보호위원장,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관계 부처 장관급 인사들은 물론 경찰청 등 수사기관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장관과 국가정보원 간부들도 포함돼 사실상 전방위로 쿠팡 문제를 점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내 유력 인사들이 쿠팡을 옹호하고 나서 워싱턴 정가에 대한 쿠팡의 로비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쿠팡의 전방위적 무마 시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뿐 아니라 오는 30∼31일 이틀간 쿠팡을 대상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정무위·국토교통위·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기획재정위·외교통일위 등 6개 상임위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쿠팡 사태는 올 연말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김범석 쿠팡 Inc. 의장과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유석 쿠팡 전 대표 등 핵심 3인이 미국 체류와 사전에 예정된 일정 등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한다는 사유서를 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김 의장 등을 향해 "대한민국과 국민, 그리고 국회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국회는 국회의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불출석할 경우 고발 조치와 국정조사, 동행명령장 발부 등의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해외에 체류 중인 만큼 임의 동행 등 강제 출석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820420004392
죽은 아들이 근로계약서를 다시 썼다?…쿠팡, 산재 사망자 서류 조작 의혹 (한국일보, 송주용 강지수 기자, 2025.12.29 10:51)
<고 장덕준씨 근로계약서 두 버전 입수>
애초 계약 없던 '상하차' 등 업무 추가
계약형태도 '단시간'→'일용직' 변경
산재 가능성 숨기는 등 사건 축소 의혹
"사문서 위변조, 산재 은폐 중범죄 가능성"
쿠팡 측, 본보 질의에 "사실 관계 확인 중"
쿠팡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통해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계약 내용에 없는 업무를 했던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산재 사망 노동자와 맺은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면 형법상 사문서 위조,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죄 등 중대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사건은 2020년 10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쿠팡 야간노동자로 일하던 27세 청년 장덕준씨가 숨졌다. 그는 2019년 6월부터 경북 칠곡군의 쿠팡물류센터에서 약 1년 4개월간 새벽노동(오후 7시 출근, 새벽 4시 퇴근)을 했다. 사망 당일에도 새벽까지 일한 뒤 퇴근했는데 오전 7시 30분쯤 집 안 화장실 빈 욕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장씨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대표적인 과로사 유형 중 하나로 장시간 노동, 야간노동, 과로 등이 유발시킬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2월, 장씨가 산재로 사망했다고 인정했다. 주 6일 9시간을 꼬박 야간 노동에 시달린 장씨가 과로사 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쿠팡 측은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산재 판정 이후 유족과 보상 논의를 이어갔지만 2021년 3월 11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을 마치자 유족과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고 한다. 유족은 민사소송을 시작했는데 쿠팡이 장씨의 근로계약서를 조작한 정황도 이 무렵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근로계약서에 명시 안 된 중노동 시달린 27세 노동자
한국일보는 29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로부터 장씨 근로계약서를 입수했다. 이 계약서는 2020년 11월 4일, 유족이 산재 신청을 위해 회사로부터 수령한 문서다.
계약서상 근로기간은 2020년 10월 11일 오후 7시부터 10월 12일 오전 4시까지였다. 계약형태는 단시간 근로자, 즉 아르바이트생이었다. 담당 업무는 '입출고 및 기타관리자의 지시업무'로 규정됐다. 계약 당사자는 노트먼 조셉 네이든 당시 쿠팡풀필먼트 대표와 장씨다. 네이든 대표는 직인을, 장씨는 '덕'이라는 서명을 했다.
하지만 실제 장씨는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일까지 떠안아야 했다. 종이박스나 포장재를 운반하는 입출고 지원부터 상품 포장과 운반, 상하차 업무(물건을 트럭에 싣고 내리는 일)까지 담당했다. 230㎏이 넘는 플라스틱 바구니를 쉴 새 없이 옮겼고, 물류센터 내부를 분주히 뛰어다니며 물건을 날라야 했다.
업무내용, 근로형태 싹 바꿔치기한 쿠팡
2023년 3월 유족이 민사소송을 시작하자 쿠팡은 법원에 장씨 근로계약서를 제출했다. 같은 해 12월 6일 이 문건을 열람한 유족은 깜짝 놀랐다. 근로계약서의 상당 부분이 3년 전 받아본 계약서와 달랐기 때문이다. 기존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은 2020년 10월 11일부터 10월 12일까지였는데, 새로운 근로계약서는 10월 11일 하루로 적혀 있었다. 장씨가 숨진 10월 12일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산재와 연관성을 줄이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
담당 업무도 달라졌다. 원래 문서에 적혔던 업무 외에 '상하차'가 추가됐다.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본보 통화에서 "덕준이가 계약서에도 없는 상하차 업무를 하며 과로에 시달렸던 것을 감추려 은근슬쩍 업무 내용을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약 형태도 단시간 근로자에서 일용직으로 수정됐다.
심지어 변경된 근로계약서에는 사측 계약 당사자가 네이든 대표에서 엄성환 전 대표로 변경됐다. 3년 전 사망한 장씨가 살아 돌아와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만약 쿠팡이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해 법원을 속이려 했다면 사문서 위조 등 중범죄가 될 수 있다. 박미숙씨는 "산재 원인을 감추기 위해 근로계약서까지 조작해 법원을 속이려한 회사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쿠팡은 민사소송 과정에서 장씨가 과로사가 아닌 극심한 다이어트를 해 건강이 상해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근로계약서를 사후에 수정해 법정에 제출했다면 이는 형법 제231조 사문서 위·변조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과로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증거까지 손대는 듯한 쿠팡의 행태는 '걸려도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왜곡된 기업문화를 여실히 드러낸다"며 "노동자의 죽음과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쿠팡과 같은 기업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입장을 묻는 본보 질의에 "사실 관계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37043.html
‘쿠팡 사태’ 범정부 TF “국민 신뢰 저버린 기업, 책임 면할 수 없다” (한겨레, 채반석 기자, 2025-12-29 17:08)
12개 부처 총출동…영업정지 가능성도 검토
정부부처가 ‘원팀’으로 쿠팡 사태 대응에 나선다. 정부는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티에프(TF)’회의를 열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종합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티에프는 배 부총리를 팀장으로 개인정보위원회, 경찰청, 국정원, 국세청 등 12개 기관으로 꾸려졌다. 다양한 영역의 조사 담당 기관들은 물론, 외교?안보 문제까지 다룰 수 있는 구성으로 짜였다.
이는 정부가 이번 쿠팡 사태를 단순한 기업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책임성 등 다양한 이슈와 연결된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는) 공정한 시장질서, 물류?유통 전반의 법 준수 등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며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엄정하게 조사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티에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조사부터 쿠팡의 영업정지 여부까지 쿠팡과 관련된 사항을 총망라해 논의한다. 예컨대 과기정통부가 사고 원인과 쿠팡의 보안 문제점을 살펴볼 때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영업정지 여부 등을 판단하고, 고용노동부는 쿠팡의 야간 노동 및 건강권 보호조치와 관련한 실태점검을 벌이는 식이다.
배 부총리는 “이번 사안은 개인정보 문제를 넘어 국민의 안전과 권익,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반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국민의 신뢰 위에서 성장해 온 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291709001
‘산재 은폐 의혹’ 쏙 빠진 김범석 사과문···수사 대비했나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2.29 17:09)
국회, 30~31일 이틀간 쿠팡 연석 청문회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한 달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잇따른 과로사와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산재 문제를 후순위로 두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법적 책임을 의식한 ‘의도된 누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장은 지난 28일 본인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후속 조치를 설명하며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에는 본인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산재 은폐 사안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김 의장은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가 과로로 숨진 직후, 전직 임원에게 “그가 열심히 일한 기록을 남기지 말라”며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쿠팡은 이른바 ‘산재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유족의 산재 신청을 방해하고, 산재 사망 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2015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내부 문건 ‘헤르메스’에는 노조 결성을 우려해 회사 분할을 검토한 정황이 담겼다. 쿠팡은 쿠팡노조 설립 1년 만인 2018년 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하고, 배송 업무를 대리점에 위탁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쿠팡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직 CPO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사과문에서 노동 문제가 배제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29일 “김 의장의 사과문에는 과로로 숨진 노동자와 유족,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사죄가 전혀 없다”며 “김 의장은 즉각 청문회에 출석해 사과하고, 사법당국은 산재 은폐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엄정히 수사·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팡을 둘러싼 노동 탄압 의혹은 최근 본격적인 수사 국면에 접어들었다. 택배노조는 지난 23일 김 의장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 및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와 별도로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과 관련한 상설특검도 가동 중이다. 쿠팡은 2023년 5월 일용직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윗선을 통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노동계는 사과문 구성 자체가 쿠팡의 노동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를 대리하는 조혜진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산재 문제를 아예 후순위로 두고 신경 쓰지 않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산재 문제를 언급할 경우 향후 수사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 청문회에서는 쿠팡의 산재 은폐 및 재해자 괴롭힘 의혹을 둘러싼 질의가 나올 예정이다. 다만 김 의장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은 나란히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실효성 있는 답변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노동 환경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노재국 쿠팡 물류정책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291932001
[사설] ‘덮기 급급’ 셀프 조사·보상, 쿠팡 엄벌은 이제 시작이다 (경향, 2025.12.29 19:32)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뒷북 사과’ 후 판촉 행사나 다름없는 보상안을 발표해 사회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쿠팡이 30~31일 열리는 국회 청문회에 앞서 일방적 수습책을 내놓지만, 무엇 하나 의혹을 해소하거나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오너와 주가만 챙기는 몰염치한 기업이란 낙인만 짙어지고 있다.
쿠팡이 29일 내놓은 고객 보상안을 보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정보 유출 고객 1인당 최대 5만원의 구매이용권을 주겠다 했지만, 쿠팡 로켓배송(5000원)과 쿠팡이츠(5000원) 몫은 1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4만원은 다른 사업부나 계열사를 이용해야 한다. 이미 ‘탈팡’한 소비자는 다시 회원으로 가입해야 자격이 생긴다. 당장 추가 구매·재가입을 위한 마케팅 행사란 말이 나온다. 3370만건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보상으로 끝날 일인가. 대형 통신·카드사 해킹 사건에서 1인당 10만~30만원 수준의 배상이 인정돼온 것과도 다르다. 결국 향후 진행될 소송과 분쟁조정에서 법적 책임을 희석하려는 술책이란 의심이 인다. 국회 청문회 앞에 어설픈 ‘셀프 보상’으로 눈만 가리려 하니 사태 수습도 헛바퀴만 돌고 있다.
쿠팡은 정보 유출 피의자의 노트북을 경찰에 제출하면서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했다고 한다. 수사를 받아야 할 쿠팡이 피의자 증거를 먼저 수집·포렌식하고 일방적으로 ‘셀프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부터 상식 밖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불법, 위법 사안이 확인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당국이 모르는 증거물의 임의 수집이나 훼손 행위는 엄중한 수사 대상이고,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소비자와 국회·수사기관을 우롱하고 정보 유출 책임 덮기에만 급급한 쿠팡 행태가 개탄스럽다. 쿠팡 문제가 그것뿐인가. 과로사·산재 은폐 의혹에 김 의장 관여·지시 정황이 나오고 있지만, 쿠팡은 묵묵부답이다. 납품업체에 과도한 판촉비를 요구하고 대금은 늦게 지급하는 갑질 행위도 논란이다. 쿠팡은 “범죄기업”이라는 유족 울분과 시민사회 규탄을 겸허히 듣고, 성찰한 답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김 의장은 청문회에 대리인을 보내며 국회마저 무시하고 있다. 대규모 정보 유출로 촉발됐을 뿐, 쿠팡의 반노동·반사회적 행위 엄벌은 이제 시작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7092.html
23명 숨졌는데 산재신청 3건뿐…쿠팡 “안전 최상위” 홍보 악용 (한겨레, 남지현 기자, 2025-12-29 19:38)
산재신청 3건 중 업무상 질병 인정 ‘0’
쿠팡에서 최근 4년 동안 23명이 심근경색 등으로 갑자기 숨졌지만,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사람은 3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유족을 상대로 합의를 유도하거나, 산재를 인정받아도 취소 소송에 나서는 등 산재 책임을 회피하려는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9일 고용노동부가 쿠팡 연석청문회(30~31일)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현황’ 자료를 보면, 법이 시행된 2022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등 3곳에서 일하다 숨진 물류센터 노동자, 택배기사는 모두 23명으로 집계됐다.
택배 운송차량 화물칸에 앉아 잠깐 쉬다가 쓰러지고(2023년 8월), 심장 통증을 호소하다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지난해 7월)하거나, 집에서 화장실을 가다가 쓰러지는(올해 10월) 등 대부분 갑자기 숨진 뇌심혈관계 질환 의심 사건이다.
하지만 이들 죽음이 과로사 등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따지는 산재 신청은 3건에 그쳤다. 근로복지공단이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쿠팡 유족급여 신청·승인’ 현황을 보면, 2022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경우는 2023년(1건), 지난해(1건), 올해(1건)까지 모두 3건이고, 업무상 질병 인정은 0건이었다. 통계에선 빠졌지만, 2021년 4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최성락씨가 이 기간 유일하게 산재로 인정받은 사례다. 최씨는 처음엔 산재로 승인받지 못했지만 공단에 재심사를 청구해 2023년 11월 인정됐다. 공단은 최초 질병판정위원회 판정 결과만을 기준으로 산재 통계를 내고 있다.
쿠팡은 과소 집계된 통계를 이용해 대외적으로 ‘안전 기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법인 쿠팡아이엔씨(Inc)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4년 사업보고서’에서 쿠팡이 “직원 안전과 관련해선 한국과 전세계 물류업계를 통틀어 최상위 수준”이라고 선전했다.
안호영 의원은 “쿠팡은 유가족 합의나 산재 취소 소송 등으로 산재 규모를 축소하려는 대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292042015
산재 은폐 의혹 쏙 빠진 ‘김범석 사과문’…노동계 ‘부글’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2.29 20:42)
법적 책임 의식 ‘의도된 누락’ 추정
“쿠팡 노동 문제 인식 그대로 드러나
김 의장 청문회 즉각 나와 사죄하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한 달 만에 사과문을 내놨지만, 잇따른 과로사와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노동계에서는 향후 법적 책임을 의식한 ‘의도된 누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장은 지난 28일 사과문을 내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후속 조치를 설명하며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본인이 연루된 의혹을 받는 산재 은폐 사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씨가 과로로 숨진 직후, 임원에게 “그가 열심히 일한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쿠팡은 ‘산재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산재 신청을 방해하고, 사망 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있다. 2015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헤르메스’에는 노조 결성을 우려해 회사 분할을 검토한 정황이 담겼다. 쿠팡은 노조 설립 1년 만인 2018년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하고, 배송 업무를 대리점에 위탁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쿠팡은 “전 CPO(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노동계는 이번 사과문에서 노동 문제가 배제된 점을 비판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29일 “과로로 숨진 노동자와 유족,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사죄가 전혀 없다”며 “김 의장은 즉각 청문회에 출석해 사과하고, 사법당국은 산재 은폐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엄정히 수사·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는 사과문 구성 이 쿠팡의 노동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를 대리하는 조혜진 변호사는 “산재 문제를 아예 후순위로 두고 신경 쓰지 않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산재 문제를 언급할 경우 향후 수사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쿠팡의 노동 탄압 의혹은 본격적인 수사 국면에 접어들었다. 택배노조는 지난 23일 김 의장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상설특검이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관련 수사도 하고 있다.
국회 6개 상임위원회는 30~31일 쿠팡의 산재 은폐 및 재해자 괴롭힘에 대한 연석청문회를 연다. 다만 김 의장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은 나란히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노동환경과 관련한 사실 확인을 위해 노재국 쿠팡 물류정책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12/30/XHCHVSJ7ZRE7DKHQGTOAMK4DPM
[사설] 안하무인 쿠팡, 정치권 규제가 독점 만들어준 때문 (조선일보, 2025.12.30. 00:00)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책임에 대한 보상안으로 전 이용자에게 5만원 상당 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실질적 배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용 빈도가 높은 로켓배송과 쿠팡이츠에는 각 5000원 씩만 배정하고, 이용 빈도가 낮고 단가가 높아 추가 결제가 필수인 여행(트래블)과 명품(알럭스)에 2만원 씩을 할당한 것이다. 배상이 아니라 마케팅에 가깝다는 소비자 반발이 쏟아졌다.
쿠팡이 안하무인식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 유통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독점 구조를 만들어준 것이 바로 정치권이다. 2012년 여야 합의로 유통산업발전법을 제정한 이후 정치권은 전통시장 보호와 근로자 휴식권을 내세워 쿠팡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놔두고 이마트·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사의 손발만 묶는 차별을 지속해왔다. 쿠팡이 365일, 24시간 무제한 영업을 누릴 때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0~오전 10시) 제한이라는 족쇄에 묶였다. 쿠팡이 새벽 배송을 할 때도 대형 마트는 영업 금지 시간대 매장 거점 배송이 원천 봉쇄돼 경쟁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
그 결과 25% 넘던 대형 마트의 점유율은 10%대 초반으로 급락했고, 쿠팡이나 알리 등 이커머스 점유율은 50%를 돌파해 유통 시장을 장악했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은 전국에서 100여 곳 이상 문을 닫아 규제 목적과 거꾸로 갔다. 대형 마트가 쉬는 날 소비자는 전통 시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쿠팡에 주문했다. 정치권 규제는 쿠팡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독점을 안겨주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안하무인으로 만들었다.
이 규제는 실패가 확인됐는데도 국회는 쿠팡 사태 발생 보름 전 대형 마트 영업 규제를 4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래 놓고선 정치권은 마치 아무 책임도 없다는 듯 쿠팡 호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이란 ‘괴물’을 키운 공범은 규제 중독에 빠져 있는 정치권이다. 오죽하면 이마트 노조가 나서 “휴식권보다 생존권이 먼저”라며 영업 규제를 풀어 달라는 성명을 냈겠나.
프랑스와 일본 등은 10여 년 전부터 유통 규제의 패러다임을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바꿨지만 표 계산에만 매몰된 우리 정치권은 규제 정치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쿠팡이나 알리 같은 이커머스 업체만 덕을 보는 유통발전법을 개정해 시장의 경쟁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정치권이 규제 중독병을 고치지 않는 한 소비자 주권은 침해되고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6992370&code=11151100&cp=nv
되풀이 되는‘솜방망이 처벌’… 이번엔 쿠팡 ‘영업정지’ 가능할까 (국민일보, 세종=이누리 기자, 2025-12-30 00:12)
쿠팡 제재까지 법·현실 장벽 높아
규제 권한 여러 부처로 분산돼있고
요건 엄격·조사 단계 구조적 제약
소비자·유통시장 혼란도 큰 변수
“최다 과징금으로 경각심 줘야” 지적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정부 내에선 '영업정지' 조치까지 거론되지만 영업정지를 실행하기엔 현실적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권한이 여러 부처로 나뉘져 있는 데다 영업정지 요건 역시 엄격하기 때문이다. 다만 부처별 제재가 누적될 경우 과징금 규모가 역대 최대를 경신할 수 있어 금전적 제재 수위를 높여 경각심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정무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6개 상임위는 30일부터 이틀간 쿠팡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연다. 정부의 고강도 제재 예고에도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청문회 불출석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 “소비자 재산 피해가 확인될 경우 피해 회복 조치가 미흡하면 영업정지도 명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구두개입’에도 영업정지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1차 행정 제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맡고 있는데 이들 기관은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과징금·과태료·시정명령·공표 등의 행정조치를 핵심 제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영업정지 명령은 전자상거래법을 집행하는 공정위 영역에 한정되는데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피해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즉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를 하기 위해선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정보 도용 등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고, 쿠팡이 이에 대한 적정한 피해 구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먼저 입증돼야 한다.
더욱이 해당 요건이 충족돼도 공정위가 곧바로 영업정지를 명령할 수도 없다. 사업자가 시정조치 명령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시정조치만으로 피해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까지 도출돼야 영업정지 논의가 가능하다. 이제까지 공정위가 개인정보 유출 및 관련 피해를 문제 삼아 대형 플랫폼에 전면 영업정지를 부과한 전례가 없는 건 이 때문이다.
여기에 영업정지가 초래할 소비자와 유통 시장의 혼란도 큰 변수다. 특히 영업정지 최소 기간은 ‘월 단위’로 규정돼 있어 조기에 종료할 수 없다. 납품 업체 등에 미칠 파급 효과가 그만큼 클 수 있다. 공정위가 시장에서의 원활한 경쟁 질서 유지에 방점을 둔 기관이라는 점에서, 영업정지에 따른 부작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 단계에서의 구조적 제약도 있다. 현재 공정위 조사는 압수수색이나 체포·구속처럼 형사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행사하는 직접적인 강제력을 동원할 수 없는 임의조사에 해당한다. 기업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조사에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관련해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68.4%가 공정위에 강제 조사권을 주는 데 찬성했다.
다만 강제조사권에는 양면성이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장 발부를 위해 수사 대상을 특정해야 해 절차가 오히려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강제처분이 가능해지면 기업이 임의조사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대학 교수도 “강제조사권을 도입하면 기존의 폭넓은 행정제재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며 “권한을 강화하면 오히려 시장을 견제하는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들로 이번 사안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핵심 쟁점도 개인정보 유출보다 회원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패턴’과 개인정보 유출 시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약관 조항 등이다. 공정위는 김 의장을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으로 지정해 총수로서 친인척의 주식 보유나 거래 상황 등을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역시 개인정보 유출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다.
결국 정부가 금전적 책임을 강하게 물어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지능정보보호학부 교수는 “과징금과 손해배상 등 기업이 체감할 수준의 금전적 책임을 지우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압박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쿠팡이 발표한 1조6850억원 규모의 소비자 보상안도 자구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계정에 1인당 5만원씩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사용 빈도가 낮은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에 전체 보상액의 80%가 배정돼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교수는 “결국 플랫폼 이용을 전제로 한 보상으로 이탈 고객에 대한 고려는 빠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선 개보위를 포함한 민관합동조사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형사수사(국제 공조 포함) 등 여러 기관이 동시에 수사망을 넓히고 있는 만큼, 과징금 수위가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T 전문 이철우 변호사는 “영업정지로 인한 기업 손해는 국가배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어 현실적으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도 “각 부처가 각기 다른 혐의점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역대 최다 과징금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들의 과징금 부과 처분이 이뤄지면 추후 이를 근거로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이나 집단 보상 청구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789794_29123.html
[인싸M] '법대로' 외치던 쿠팡에 우리가 혹독한가? (MBC뉴스, 뉴스인사이트팀 박충희 논설위원, 2025-12-30 12:03)
'코스트코 때리기'는 왜 벌어졌나?
2012년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서울시가 맞붙었습니다.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을 강제하자 코스트코는 영업을 강행하며 반발했습니다. 당시 지자체들이 골목상권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의무 휴업을 잇따라 조례로 도입하면서 대형마트 업계의 불만이 컸습니다. 미국에서 성공한 독특한 판매 방식을 국내에 그대로 이식해 성공했던 코스트코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여겼을 겁니다. 실제 마트 의무휴업제에 대해선 효과도 불분명하고 소비자 편익을 침해한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당시 서울시의 '코스트코 때리기'가 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코스트코의 대처에 우호적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회적 합의나 통제에 따르지 않으려는 '외국 자본'에 대한 불편함이 깔려 있던 겁니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사회적 연대를 중시하는 한국식 자본 통제 시도였다는 점에서 코스트코의 독불장군식 대응이 불쾌하게 받아들여졌던 셈입니다.
'쿠팡'의 성공은 한국적 신뢰 덕분(?)
소비자들에게 가장 깊이 파고든 해외 유통 자본은 이제 쿠팡입니다. 무한한 상품군, 파격적인 새벽 배송으로 소비자들이 '아이 러브 쿠팡'을 외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미국의 유통을 지배하는 아마존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이식해 막대한 물류 투자 비용을 쏟아붓고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여러 대형마트 가운데 하나일 뿐인 코스트코와 비교할 수 없는 지배력입니다.
그런데 쿠팡의 성공 요인에는 거대 자본과 치밀한 사업 설계만 있는 건 아닙니다. 쿠팡이 궁극적인 안전성과 효율성을 이룬 건 한국적인 신뢰 구조 덕분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처음 찾은 외국인들이 놀라는 장면이 있습니다. 마트와 상점 앞 길바닥에 늘어놓은 제품들,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채 문 앞에 쌓인 배송 물건들, 누구도 손을 대지 않습니다. 쿠팡이 사고 없이 문앞까지 초고속 배송을 실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한 새벽 배송 이면에는 배달 노동자들의 악전고투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금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법대로 하자'는 쿠팡의 압박
지금 사면초가에 놓인 쿠팡에게는 달라질 기회가 많았습니다. 잇따른 과로와 산재 논란, 배달 노동자의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언론과 노동계, 정치권의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경고음을 무시해왔고 대응은 대부분 '법대로 하자'였습니다. 쿠팡은 언론 보도를 상대로 2024년 한 해에만 언론중재위원회에 19건을 제소했습니다. 수억 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잘못된 사실 관계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쿠팡에 불리한 기사를 낸 언론사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입막음하려 한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강공 일변도로 성장을 가속화했던 쿠팡에서는 지난 5월 변화의 기미가 엿보였습니다. 강한승-박대준 각자 대표 체제에서 박대준 대표 단일 체제로 돌아섰습니다. 최대 로펌 김앤장에서 근무했던 법조인 출신 강한승 사장이 물러난 모양새였습니다. 쿠팡식 '법대로'가 누그러지고 사회적 대화에 조금 더 진지하게 나섰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대관' 조직으로 위기 모면(?)
그런데 쿠팡을 총괄하는 단독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 등에 대응하는 이른바 '대관' 중심의 박대준 사장이었고 그 뒤로 대관 조직을 더 확대한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쿠팡 스스로는 대외 소통을 늘리려는 취지라고 설명할지 모르겠지만, 각계각층에 인맥을 대 청문회 등을 비롯한 사업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뒤 박대준 대표는 결국 대관 조직 논란과 맞물리며 사임했습니다.
쿠팡에 대한 분노를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만 찾을 수 없습니다. 실질적 오너 김범석 의장의 원거리 사과에서는 진정성을 찾기 어렵고, 파격이라고 포장한 '5만 원 보상'은 기만적인 꼼수로 보입니다. 그간 보여온 쿠팡식 대응 그대로입니다. 미국식 경영과 함께 한국적 신뢰 구조에 기대어 자리 잡은 쿠팡이 답을 내놔야 합니다. 소비자의 편익과 노동자들의 권익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신뢰 받는 자본으로 어떻게 사업을 지속해 뿌리내릴지 말입니다. '세계 최고의 고객 경험'이 사회적 불신을 떠안은 채 누군가의 희생과 아랑곳없이 이뤄질 수는 없습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109
발끈한 쿠팡 대표 “1조7000억원 규모의 전례 없는 쿠폰 보상안”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2025.12.30 12:14)
[쿠팡 연석청문회] 5만 원 쿠폰 보상안 ‘꼼수’ 지적에 해롤드 로저스 반발
쿠팡이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으로 ‘5만 원 쿠폰 지급’을 내놓은 가운데 국회가 청문회에서 “더 나은 보상안을 내놓을 의지가 있느냐”라고 묻자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쿠팡 대표이사가 발끈하며 “1조7000억 원 규모의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30일 오전부터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후환경에너지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와 함께 쿠팡 연석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증인으로 해롤드 로저스 현 쿠팡 한국법인 대표이사와 박대준 전 대표이사는 출석했으나, 김범석 의장과 김범석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이사는 불출석했다.
지난 29일 쿠팡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으로 ‘5만 원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5만 원의 쿠폰은 로켓배송·로켓직구 등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원), 알럭스 상품(2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두고 다시 쿠팡을 가입해야만 쿠폰을 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고, 특히 보상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쿠팡 명품샵인 알럭스와 쿠팡트래블은 생소한 서비스라 보상이 아닌 판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무위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쿠팡의 대응을 보면서 한국 국민과 국회를 우습게 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용권 5만 원을 지급하겠다 이렇게 돼 있는데 그중에 4만 원은 고객들이 평소 쓰지도 않는 자사 서비스인 알럭스하고, 쿠팡트래블 할인쿠폰이다. 알럭스는 명품 취급 서비스 아닙니까? 거기의 최저가 상품은 양말이 3만 원이 넘어요. 피해자들에게 돈을 더 쓰게 만드는, 보상이 아니라 피해 구제를 빙자해서 비인기 서비스 홍보하고 탈팡도 막으려는 기만적인 판촉 행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보가 유출돼서 피해가 발생됐을 때 모든 사례에서 최소 10만 원씩은 보상했다. 이렇게 판촉 행사하는 식으로 5만 원 생색내기할 것이 아니다. 얼마 전 KT 같은 경우는 단말기 교체 비용 15만 원도 지원했고 또 5개월간 데이터 100기가 무료제공도 하고 통신요금도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보상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쿠팡에서 내놓은 것은 오히려 국민을 기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정 의원이 “더 다른 실질적인 배상안을 놓을 의지가 있는지 예스 아니면 노로만 답해 주시죠”라고 묻자, 해롤드 로저스 대표가 “먼저 저희가 한국 정부를 무시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저희는 12월 1일부터 한국 정부와 협력을 했고 한국 정부의 지시를 따랐다”라고 반발했다.
김현정 의원이 “용의가 있는지 예스 아니면 노로만 대답하시라니까요. 이보다 더 나은 보상안을 제시할 용의가 있는지만 답을 하시라고요.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저희 보상안은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것은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과방위 소속 김우영 의원은 “쿠폰 보상 지급은 한국의 공정거래법으로 봤을 때도 명백한 끼워팔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집단소송공정화법을 보면 쿠폰은 미국 법으로도 승인 거부당할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고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경우 반드시 실제 상환된 쿠폰의 가치에 기초해야 한다. 이게 미국 법원의 판례다. 그러니까 현금 대신에 쿠폰을 뿌려서 자신의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행위는 미국의 집단소송공정화법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도 쿠팡을 탈퇴했다. 탈퇴한 사람이 보상받으려면 재가입을 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의 집단소송공정화법 위반, 한국의 공정거래법 끼워팔기 금지 위반. 이렇게 해 놓고 그걸 보상안인 것처럼 과시하는 행위에 대해서 답변해 보라”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정확하지 않다. 그건 집단소송에 관한 것이고 저희는 자발적인 보상안에 관한 것이다. 쿠팡의 자체 조사였다고 많이 언급하셨는데, 우리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서 조사를 한 것이다. 한 달 이상 협조했다”라고 답변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쿠팡이 지난 25일 일방적으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쿠팡은 정부 지시라고 했으나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봉신부는 “현재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정보유출 종류 및 규모, 유출경위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에 있는 사항으로, 쿠팡이 주장하는 사항은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어떠한 지시를 한 바 없다”며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해 업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3014420005794
"김범석 잡아달라" 청문회서 절규한 어머니…쿠팡 "모든 법 지켰다" 꼿꼿 (한국일보, 강지수 기자, 2025.12.30 16:23)
[쿠팡 연석 청문회 1일차]
박대준·로저스 전·현 대표 "고인 죽음에 죄송"
산재 은폐 의혹에는 "진위 확인 안 돼" 되풀이
과로사 故장덕준씨 모친, 경영진에 "X자식들"
새벽배송 故오승용씨에 노동 장관 "산재 해당"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와 박대준 전 쿠팡 대표가 고 장덕준씨 산업재해 사망 사고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인정한다"며 국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다만 장씨의 산재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두고는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사실상 부인했다. 각종 노동 실태 지적엔 "모든 법률과 요구사항을 지켰다"며 고개를 꼿꼿이 세웠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쿠팡 연석 청문회)'에선 연이은 쿠팡 노동자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10월 숨진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장씨의 과로사에 대한 쿠팡의 대처를 질타하자, 로저스 임시대표는 "쿠팡은 노동자들의 건강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며 아드님(장씨)의 사망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도 말했다.
쿠팡과 오랜 싸움을 해온 유족은 분을 참지 못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와 지난달 제주에서 숨진 새벽배송 기사 고 오승용씨의 누나 오혜리씨가 방청인으로 참석했다. 발언기회를 얻은 박씨는 먼저 쿠팡 경영진을 향해 "야 X자식들아"라며 외마디 욕설을 했다. 그는 "아들이 근무하던 폐쇄회로(CC)TV를 돌리고 돌려보며 덕준이가 일한 장면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발걸음을 세워가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1년을 CCTV 속의 아들과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괘씸하고 분하고 용서할 수가 없어서 침묵할 수가 없다. 제발 김범석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로저스 임시대표와 박 전 대표는 두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산재를 인정하고 보상하라'는 오씨 유족의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씨 사망을 두고 "산재에 해당함이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두 전현직 쿠팡 한국법인 대표는 장씨 산재 사망 사고 축소·은폐 의혹은 사실상 부인했다. 의혹 제기 근거가 된 문건의 진위성을 따져들기도 했다. 장씨 사망 당시 쿠팡은 관련 폐쇄회로(CCTV) 자료가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 대표가 메신저를 통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하고, CCTV 관련 장비를 서울 본사로 옮긴 정황이 드러났다. 이용우 의원은 당시 쿠팡 수석부사장이었던 로저스 임시대표에게 "신체적 부담을 주는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라"는 취지의 메일을 보낸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지만, 로저스는 "해당 문서를 본 적이 없고 진위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는 산재 실태 등 쿠팡을 둘러싼 노동 관련 논란을 두루 다룬다. 각종 노동환경 미비 실태 지적에 대해 로저스 임시대표는 이날 "모든 법률과 요구사항 준수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야간 시간에 일하는 쿠팡 배송기사의 건강 문제에 대한 지적에는 "야간 근무가 주간 근무보다 힘들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쿠팡의 '노동조합 옥죄기'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2015년 직고용 택배기사(쿠팡맨)의 노조 결성을 우려해 회사 분할을 검토했느냐'는 박홍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30127851530
노동장관, 쿠팡 청문회서 "故오승용씨 죽음, 산업재해 해당"(종합)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2025-12-30 18:23)
새벽배송 하다가 사망…쿠팡 임시대표 "죄송", 산재 인정엔 "논의중"
김범석 의장 과로사 은폐 의혹…노동장관 "중대재해 원인 조사 방해"
쿠팡 인사관리제도, 퇴사 압박 지적…노동차관 "위배되는 측면 있어"
제주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택배노동자 고(故) 오승용 씨와 관련,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산업재해에 해당함이 상당하다 보인다"면서 "빠른 시일 내 처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쿠팡 협력업체 소속 택배기사인 오 씨는 지난달 10일 오전 2시 10분께 제주시 오라2동 한 도로에서 1t 트럭을 몰다 전신주를 들이받아 중상을 입었고, 당일 오후 3시 10분께 사망했다. 오 씨의 유족은 이날 청문회에 방청인으로 나와 "장례식장에 쿠팡 직원이 1명도 오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연락조차 없이 묵인하고 있다. 사과하는 게 힘드냐"면서 눈물을 훔쳤다.
헤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정말로 죄송하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지만, 산재 인정과 보상 요구에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오 씨의 유족은 "동생은 10월에도 8일 연속 근무 정황이 있다"며 산재 인정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대단히 잘못됐고 물량을 채우지 못할 때 고용이 불안해지는 구조적 문제를 악용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산재 처리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근로복지공단에서 처리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쿠팡이 중대재해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앞서 한 언론은 2020년 10월 12일 심근경색으로 숨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故 장덕준 씨 사건 관련,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시그널' 메신저를 통해 쿠팡 임원에게 축소·은폐를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게 사실로 확인되면 해당 경영인과 법인은 어떤 책임을 지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중대재해 원인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노동부 장관은 중대재해 발생 원인을 조사할 수 있다"면서 "만약 저게 사실이면 제가 조사할 수 있는 현장을 훼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쿠팡의 산재 은폐 가능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필요성도 인정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3년간 재해 현황 데이터를 보면 재해 710건 중 구급차로 이송된 건 359건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351건은 회사 차량 등을 이용했고, 산재 처리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고 답했다.
안 의원이 "노동부 차원의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하자, 김 장관은 "충분히 필요하고, 전수조사를 해보겠다"면서 "쿠팡 측에서 산재 신청을 독려한다는 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산재 승인에 불복해 소송하는 등 그 발언이 진실인지 지극히 의심스럽다"고 답변했다.
쿠팡이 노동조합 결성에 대비해 회사를 쪼개기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 장관은 "쿠팡은 직고용된 택배노동자,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 택배노동자, 대리점하고 위탁계약한 특수고용노동자 등 세 종류의 기이한 고용 형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업무를 하는 노동자가 왜 세 종류의 고용 형태를 갖는지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노조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기인하는 것 같으며, 노동자를 혐오하는 것 아닌가 깊은 의심이 든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날 노동부는 쿠팡의 인사관리제도에 위법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쿠팡이 인사관리제도를 이용해 저성과자를 퇴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개인 성과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인사관리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등급은 '탑티어(TT)-하이밸류 플러스(HV+)-하이밸류(HV)-리스트 이펙티브(LE)' 4단계로 나뉜다. 이 중에서 하위 10%에 부여하는 LE 등급을 받은 직원은 성과개선계획(PIP)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일부 직원들은 PIP 프로그램 과정에서 과도한 과제 등이 난무하고,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퇴사 압박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안 의원은 "쿠팡에 LE 저성과자 평가 제도가 있나"라고 물었고, 로저스 대표는 "성과 측정시스템이 있고,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라며 "한국 법령에 맞게 PIP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안 의원은 "PIP 대상자의 30%가 권고사직, 19%가 전보·감봉 등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로저스 대표는 "PIP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PIP를 수료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인사관리제도는) 합리적 기준이 있어야 하고, 정당한 직무 전환 기회 등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쿠팡 인사관리제도가 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태 확인을 통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조치 등을 권고하겠다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37271.html
[사설] 끝까지 ‘버티기’ 일관 쿠팡, 국정조사 통해 책임 물어야 (한겨레, 2025-12-30 18:23)
국회가 30일 이틀 일정의 쿠팡 청문회를 시작했지만 쿠팡의 ‘버티기’ 전략에 막혀 한계를 드러냈다. 청문회를 진행할수록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새로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최고 의사결정자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이 국회 출석을 거부한 채 뒤에 숨어 진실 규명을 회피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열린 청문회는 6개 유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쿠팡 사태가 개인정보·노동환경·불공정거래·독과점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있는데다 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쿠팡은 여전히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해 매우 유감스럽다. 쿠팡의 태도를 납득하기 어려운 건 단순히 한-미 간 경영 방식이나 문화적 차이에 기인해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기보다는 사건을 은폐·호도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대표적인 게 ‘셀프 조사’와 ‘꼼수 보상’이다. 쿠팡은 자체 조사 결과 정보 유출 용의자인 전 직원이 실제 저장한 정보는 약 3천개 계정에 그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사태 범정부 티에프(TF)’ 팀장인 배경훈 부총리는 청문회에서 “쿠팡 측이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에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싶다”며 “지극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피의자’가 자체 조사를 하고 제멋대로 발표하는 건 국내 기업으로선 감히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한국 정부와 수사당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오만함이 묻어난다.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팡 이용권을 지급하는 보상안엔 여행 2만원, 명품 2만원이 포함돼 있어 고객 피해마저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만적 보상책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그런데도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약 1조7천억원에 이르는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며 추가 보상에 선을 그었다. 언론과 국회의 질타가 마치 ‘쇠귀에 경 읽기’ 같다.
정부와 국회는 이런 기업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되는 문제 전반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책임 규명뿐만 아니라 그간 초고속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낱낱이 조사해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3016270000130
[사설] 국민 기만하는 쿠팡과 무기력한 국회 (한국일보, 2025.12.31 00:10 27면)
쿠팡의 대규모 정보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문제를 다루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의 연석청문회가 30일 열렸다.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이번에도 불참했다. 앞서 2015년부터 과로사, 택배노동자 노동조건 등 쿠팡의 여러 문제들과 관련해 국회 부름에 응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김 의장은 모두 8차례나 국회 출석 요구를 묵살한 셈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가 선을 넘었다.
김 의장을 대신해 청문회에 출석한 해럴드 로저스 임시 대표에게 질의가 집중됐는데 그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기보다는 ‘김범석 방탄’에 진력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김 의장 책임을 묻자 “제가 책임자”라며 재빨리 선을 그었고, 쿠팡의 전 직원 고 장덕준씨 과로사 문제와 관련, 김 의장이 장씨의 노동강도를 축소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다” “계약이 해지된 직원에 의해 (자료가) 제출된 것”이라고 피해갔다. 전날 쿠팡은 1조7,000억 원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실제 구매이용권 대부분이 낯선 서비스의 상품권이고 지출을 더해야 하는 구조이기에 ‘소비자 기만’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오히려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안하무인의 쿠팡에 대해 정부 당국은 반노동, 반사회적 태도를 제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규제를 내놓기 바란다. 끼워팔기, 배달비용 사업주 전가 등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쿠팡 행태에 대해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 김 의장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이 거액의 보수를 받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공정거래법상 '기업 총수' 지정을 회피해왔지만 친족 경영참여라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친인척 자료 제출 등 '기업 총수'에 해당하는 법적 의무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엄정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311513001
김영훈 노동장관 “쿠팡 대관과 접촉하면 패가망신”···청문회서 강경 대응 방침 밝혀 (경향, 김남희 기자, 2025.12.31 15:13)
쿠팡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에 ‘노동부 협조’ 적혀
퇴직금 미지급 사건 등 모두 무혐의·내사종결 처리
노동계 “근로감독관, 기업 상시적 관리 대상” 지적
쿠팡의 대외비 문서인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에 ‘고용노동부 협조’라는 표현이 담긴 사실이 공개되면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쿠팡 대관과의 접촉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31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노동부 공무원들에게) 쿠팡으로 이직한 이들과 접촉하면 패가망신할 줄 알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쿠팡의 과로사 은폐 의혹을 조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쿠팡 직원과의 접촉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질의한 데 따른 답변이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6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광역근로감독과장 등 최소 5명의 노동부 5·6급 공무원이 쿠팡으로 이직한 사실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정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쿠팡의 ‘중대재해 발생 시 행동 지침’에 따르면, 쿠팡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 시 대응 절차를 7단계로 매뉴얼화했다. 이 가운데 6단계인 ‘고용노동부 대응’에는 ‘네트워킹 가동을 통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대응 논리를 만들어 노동청의 협조를 구한다’, ‘추가적인 근로감독·기획감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파악하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유관 부서에 공유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해당 매뉴얼은 2021년 1월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청문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지적되자 김 장관은 “현재로서는 ‘노동청의 협조를 구한다’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산재 미신청이 많은 이유가 매뉴얼 때문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과 노동부의 연관성에 선을 그은 발언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쿠팡의 전방위적 ‘대관 로비’ 영향권에서 노동부도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노동경찰’로 불리는 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은 노동관계법 위반 범죄 수사권이 있는 만큼 기업의 상시적 관리 대상이란 설명이다. 직장갑질 119 박점규 운영위원은 “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하면 노동청으로 가게 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노동청 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과거에 비해 정경유착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근로감독관이 피해 노동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거나 기업 편에 서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거진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역시 전국에서 유사 사건이 최소 17건 확인됐지만,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혐의 또는 내사종결 처리됐다.
쿠팡과 노동부를 둘러싼 논란은 수 차례 불거져 왔다. 노동부는 쿠팡이 2020년 근로감독 당시 담당 근로감독관을 상대로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등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정식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1월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근로감독관은 징계 절차에 넘겨졌다가 언론 보도 이후 철회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쿠팡특검이 전날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쿠팡 취업규칙 변경을 승인한 근로감독관을 조사하기도 했다.
부천지청 소속 근로감독관 A씨가 지난해 10월 동부지청의 취업규칙 변경 승인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하려 하자 지청장이 “왜 분란을 만드냐”며 방해한 정황도 전날 MBC 보도로 드러났다.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는 설득에도 압수수색 대신 임의제출을 받으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이날 지청장 김모씨를 직무배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팡특검은 해당 지청장이 쿠팡으로부터 부적절한 요구를 받고 조사를 무마하려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내부 매뉴얼에 ‘고용노동부 대응’이 등장하는 만큼 내부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쿠팡의 전방위적인 로비가 형성되고 있다. 통화조차 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3114530001326
2억 받고 쿠팡 간 공무원들 "만나면 패가망신"…사망 노동자 계약서 위조 의혹 '수사 예고' (한국일보, 송주용 기자, 2025.12.31 16:54)
<커지는 쿠팡 정관계 로비 의혹>
산재 노동자 근로계약서 조작 수사 예고
불법파견 근로감독, 야간노동 규제 시사
쿠팡, 산재 은폐 의혹에 '모르쇠' 일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1일 "(노동부 공무원들에게) 쿠팡으로 이직한 공무원과 접촉한다면 패가망신할 줄 알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쿠팡이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경찰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날 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노동부 관료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에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에 따르면 쿠팡은 노동부 출신 전직 관료들을 거액의 급여를 주고 영입했다. 5급과 6급 공무원 출신의 연봉은 각각 2억8,000만 원과 2억4,000만 원에 이르는데 이들이 쿠팡을 관리 감독해야 할 노동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전방위적 로비가 형성되고 있다"며 "(노동부 출신 쿠팡 임원들과) 전화 통화라도 절대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어야 쿠팡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지난 대선 바로 직전에 노동부 6개 청에서 골고루 5, 6급 하위직 공무원들을 영입해 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1차적으로 이들과 접촉했을 때는 패가망신할 줄 알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답했다.
노동자 사망했는데 달라진 근로계약서… 경찰 "사실관계 확인할 것"
쿠팡이 산재 사망 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은 경찰이 수사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2020년 10월 12일 경북 칠곡군의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사한 27세 청년 장덕준씨의 근로계약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11월 4일 유족이 산재 신청을 위해 사측으로부터 받은 근로계약서에는 계약형태가 단시간 근로자(아르바이트), 근로일자는 10월 11일부터 12일까지, 담당업무는 입출고 및 기타관리자로 적혀 있다.
하지만 2023년 12월 민사소송 당시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근로계약서에는 계약형태가 일용직, 근로일자는 10월 11일 하루로 바뀌어 있었고 담당업무에는 기존 계약서에 없던 상하차 업무가 추가됐다. 이에 쿠팡이 계약에 없던 일을 하다 과로사한 사실을 숨기고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 미지급 문제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해당 문제에 대해 "(사문서 위조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의 불법파견 문제도 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쿠팡 본사 직원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자회사 직원이 분류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며 "독립된 회사라면 배송노선도 각자 짜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사 직원과 CLS 직원이 뒤섞여 일하는 것은 불법파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장관은 "(불법파견의) 전형적 사례"라며 근로감독을 예고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쿠팡 야간노동 규제 대책 마련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야간노동 실태를 조사한 뒤 9월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해당 계획은) 일반적인 심야노동을 규제하는 것이고 쿠팡은 특수한 경우"라며 핀셋 규제를 시사했다.
한편 쿠팡은 이날도 각종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쿠팡은 2020년 5월 27일 새벽, 수도권 물류센터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인천4센터 4층 화장실에서 40대 계약직 노동자 송모씨가 심장질환으로 숨지자 보험금과 허혈성심장질환 진단금 총 1억1,000만 원을 건넸다. 허혈성심장질환은 대표적 과로사 유형으로, 쿠팡이 거액의 보상금을 주고 유족 입막음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박대준 전 쿠팡 대표는 청문회에서 "알지 못한다"는 입장일 밝혔다.
헤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는 전날 열린 1일 차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야간노동이 주간노동보다 노동자에게 더 위험한 노동형태인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날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주일 동안 물류센터에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하자 "함께 배송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 내내 목소리를 높이거나 국회의 발언 중단 요구를 따르지 않아 논란이 됐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37441.html
[사설] 산재 은폐 의혹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쿠팡 (한겨레, 2025-12-31 18:00)
산업재해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는데도 쿠팡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전날에 이어 31일 국회 청문회에서도 쿠팡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는 대신 허위 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6개 상임위가 참여한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오만한 태도로 위증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쿠팡이 2020년 대구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장덕준씨의 산재 은폐를 시도했다는 내부고발 자료가 나왔다.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은 당시 고인이 나오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분석한 자료에 “그가 열심히 일한다는 메모를 남기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에 참석한 로저스 대표 또한 장씨의 사망과 과로 연관성을 축소하기 위한 과정 전반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연이어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김 의장은 말할 것도 없고, 로저스 대표도 “(산재 은폐를) 모의하지 않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전날 청문회에서 그는 시시티브이 분석 자료에 대해 “제게 제시된 적 없는 자료”라고 했다가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정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 것”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놓기도 했다. 산재 은폐 정황이 담긴 쿠팡 내부 자료는 법원에 제출된 소송 증거 자료인데도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식의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위증 논란만 커지고 있다.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의 유족들은 청문회에서 “참혹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잇단 노동자 사망에도 로저스 대표는 “야간 근무가 주간 근무보다 힘들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보여준 것처럼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고 각종 의혹을 덮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산재 은폐 시도를 비롯해 노동자 건강권을 위협하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31072351530
노동장관 "쿠팡 야간노동 규제, 할 수 있는 조치 먼저할 것"(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2025-12-31 18:27)
국회 쿠팡 청문회…노동부 공무원들에 "쿠팡 이직자 접촉시 패가망신할 것" 경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쿠팡 노동자들의 야간노동에 대해 "특수한 경우이니 전체 규제 타임라인과 무관하게 할 수 있는 조치를 (먼저) 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이어진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해롭다는 근거가 나온다면) 야간노동을 법 개정 전에라도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등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야간노동자 실태조사 및 사례 분석 등을 하고, 같은 해 9월까지 야간노동자 노동시간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이 "이런 대처 방안은 너무 안일하고 타임라인을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그 타임라인은 일반적인 심야 노동 전체를 규제하는 것이고, 쿠팡은 특수한 경우이니 타임라인과 무관하게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쿠팡 본사 직원들과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직원들이 뒤섞여 일한다는 증언이 있는데 이는 불편 파견"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전형적인 사례"라며 동의했다. 김 장관은 김 의원의 근로감독 요청엔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였던 고(故) 장덕준 씨의 산업재해 은폐와 관련한 여러 증거를 제시하며 산재은폐 교사죄, 산재은폐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수사를 촉구한 데 대해선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고, 인지됐기 때문에 곧바로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제주 쿠팡 배송기사였던 고(故) 오승용 씨의 산재 신청의 경우 "심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지도해 1월 중으로 판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올해 대선 전 5·6급 노동부(청) 공무원 9명이 쿠팡으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직 노동부 공무원들에게) 이들과 접촉할 시 패가망신할 줄 알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별사법경찰관 중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유일한 대상이 근로감독관인데, 취업 심사 대상에 포함되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느냐"는 박홍배 의원의 질문에는 "하위직이라도 포함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 내년 1분기 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또 "한국 쿠팡의 모든 노동자에 대한 노무 관리와 국회 대응까지 지시하는 김범석 의장이 실질적 사용자"라는 지적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37453.html
[장석준의 그래도 진보정치] ‘공공적 쿠팡’을 상상해보자 (한겨레, 장석준 | 배곳 산현재 기획위원, 2025-12-31 18:38)
플랫폼 기업 쿠팡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잇따른 과로사도 심각한 문제이고, 회원 정보의 대규모 유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탈팡’이라는 이름 아래 쿠팡 회원 탈퇴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것은 지금 한국만의 쟁점이 아니다. 2010년대 내내 디지털 기술 발전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했고, 팬데믹 이후에는 아예 전 인류의 삶을 지배하는 수준으로까지 덩치가 커졌다. 그래서 이런 플랫폼 기업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이런 논의 가운데에서 눈길을 끄는 제안은, 한세기 전에 도시 생활의 필수 인프라(상하수도, 전력 등)나 필수 사회서비스(보건, 교육 등)를 시장에서 떼어내 공적 소유와 운영의 대상으로 만들었던 노력이 이제는 플랫폼 경제를 둘러싸고 전개돼야 한다는 ‘플랫폼 사회주의’다.
2022년에 ‘플랫폼 사회주의’라는 제목의 저작을 낸 영국의 사회과학자 제임스 멀둔은 플랫폼 경제를 민주 사회에 맞게 길들이려면 ‘삼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첫번째는 ‘저항’ 전략이다. 플랫폼 산업이 돌아가도록 노동을 수행하지만 노동자로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 회원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데이터 자원을 알게 모르게 수탈당하는 이들이 일단 저항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쿠팡의 끊임없는 노동자 사망 사고를 쟁점화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쿠팡 회원들의 ‘탈팡’ 운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번째는 ‘규제’ 전략이다. 각 부문의 주도적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손쉽게 확보한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사회 전체에 대해 한 기업 수준을 넘어선 권력을 행사한다. 이것은 이미 시장경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적 권력의 구축이며, 민주 사회라면 당연히 다양한 반독점 정책을 통해 이런 사적 권력을 해체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나마 쿠팡의 경영 행태를 따지고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은 이런 ‘규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세번째는 어쩌면 가장 낯선 내용일 수 있는데, ‘재코딩’ 전략이다. 멀둔이 ‘재코딩’이라는 컴퓨터 용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핵심은 플랫폼 기업의 소유 구조와 운영 방식을 이해관계자들(노동자, 이용자, 연관기업 등)의 필요에 가장 부합하도록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팬데믹 전부터 제기했던 것처럼, 그리고 팬데믹 와중에 극적으로 드러난 것처럼, 유통 등의 부문에서 플랫폼 경제가 이미 ‘공익사업’적 성격 혹은 ‘공공성’을 띠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쿠팡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 역시 팬데믹 기간에 생활필수품을 유통하는 데 요긴한 서비스라는 점을 증명하면서부터였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또 다른 논의는 ‘공공적 쿠팡’의 가능성에 대한 타진이다. 물론 쿠팡 자체는 지배구조의 특징 등으로 인해 곧바로 공적 기업으로 전환되기 어렵다. 그러나 이용자들에 의해 어느 정도 필수적 활동이라 인정받은 배송 서비스를 기본 생필품 중심으로 전담하면서 모범적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공적 유통 플랫폼을 신설하는 방안은 충분히 토론해볼 만하다. 이런 대안적 플랫폼 경제를 구축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탈팡’의 사회적 각성을 바탕으로 이런 논의가 진지하게 전개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쿠팡 같은 악덕기업은 상당히 실질적인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37455.html
[뉴스룸에서] 20대 청년의 죽음과 김범석의 민낯 (한겨레, 김소연 | 사회정책부장, 2025-12-31 18:39)
2020년 10월12일 새벽 2시께 쿠팡 칠곡물류센터. 폐회로텔레비전(CCTV)엔 밤샘 노동을 하던 고 장덕준(당시 27살)씨의 마지막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장씨는 몸에 뭔가 이상을 느꼈는지 왼손을 가슴에 대고 허리를 숙였다. 난간을 잡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뒷모습도 찍혔다. 새벽 4시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장씨는 아침 7시 반께 욕조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고, 태권도 유단자로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들의 죽음에 부모는 망연자실했다.
장씨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에 일용직으로 1년4개월 동안 일했다. 상품 포장과 운반 등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고강도 노동 탓에 장씨의 몸무게는 75㎏에서 60㎏까지 빠졌다. 숨지기 전 12주 동안 주 58시간, 마지막 일주일은 주 62시간을 일했다. 밤샘 노동을 하면서 식사도 휴식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고된 노동으로 숨진 장씨는 2021년 2월 산재(과로사)를 인정받았다.
20대 청년의 비참한 죽음에 쿠팡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최근 제보자를 통해 세상에 낱낱이 공개됐다. 혁신가로 포장된 채, 장막 뒤에 숨어 있던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의 민낯을 볼 수 있다.
김 의장과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가 2020년 10월 장씨의 죽음 이후 나눈 메신저 내용을 보면, 김 의장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산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상 은폐·조작을 지시한다. 김 의장은 장씨의 근무 영상을 분석한 자료와 관련해 “그(장씨)가 열심히 일한다는 메모를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해”라고 말한다. 또 장씨의 노동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듯 “물 마시기, 대기, 잡담·서성거림, 짐 없이 이동하기, 화장실” 등을 언급한다. 이를 위해 쿠팡은 시시티브이 8대를 초 단위로 분석했다.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김 의장의 태도는 쿠팡이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2020년 5월27일 새벽 2시40분께 인천 물류센터에서 밤샘 노동을 하던 40대 계약직 ㅅ씨가 심장질환으로 숨졌다. 유족이 산재 신청을 위해 쿠팡 쪽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고강도 노동을 증명할 핵심 자료는 주지 않았다. “급여명세서의 경우 5월치 유피에이치(UPH·시간당 생산량) 수당이 많이 지급돼 노동 강도가 높았다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쿠팡에선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택배),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물류) 등 3곳에서 사고가 아닌 심근경색 등으로 갑자기 숨진 노동자는 모두 23명(국회 자료)이다. 집에서 자다가, 택배 운송차량 화물칸에 앉아 쉬던 중에 장씨와 ㅅ씨처럼 느닷없이 죽음이 찾아왔다.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자신이 일했던 노동 환경과 관련이 없는지 따져 묻기 위해선 산재 신청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쿠팡에선 3명의 유족만이 산재 신청을 했다.
쿠팡이 만든 ‘산재 대응 매뉴얼’과 제보자가 공개한 내부 자료, 유가족 증언 등을 조각조각 연결하면,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유가족에게 합의금 지급이나 핵심 자료를 주지 않는 방법 등으로 산재 신청을 포기하게 한다. 산재를 신청해 인정받으면, 취소 소송으로 압박하는 사례도 있다. 2021년 4월 쿠팡 용인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집에서 숨져 산재 승인을 받은 최성락(당시 65살)씨가 이런 경우다.
“덕준이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전국을 돌았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김범석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고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제발 좀 김범석을 잡아주세요.”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린 국회 ‘쿠팡 청문회’에서 눈물로 호소했다.
김 의장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일정’ 때문에 출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그는 단 한번도 한국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산재 은폐에 대한 진상 규명과 처벌, 사과와 보상. 김 의장이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쿠팡이 변한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7172486&code=11151100&cp=nv
쿠팡 “정부 지시로 조사 진행”… 사과 거부하고 진실 공방 (국민일보, 박성영 기자, 2025-12-31 18:58)
쿠팡 측, 청문회 이틀째도 강경
“국정원 지시 위증했다” 질타에
타임라인 제시하며 강력 반박
5만원 쿠폰엔 부제소 조항 안 넣기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연석 청문회 이튿날에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강경한 태도를 이어갔다. 위증 논란에는 “정부 지시로 조사를 진행했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수차례 언급된 사과 요청에도 고개 숙이지 않았다. 쿠팡과 국회·정부가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날에 이어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는 국가정보원 개입으로 맞붙는 양상이 나타났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국정원 지시와 관련해 “위증을 했다”는 청문위원들의 질타에 거세게 반박했다. 로저스 대표는 “왜 쿠팡과 한국 정부 공동노력의 성공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나. 성공의 좋은 사례다. 왜 이를 한국 국민에게 알리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전날 국회에 “쿠팡에 어떠한 지시를 한 바 없다”며 위증 혐의로 로저스 대표를 고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저스 대표는 사과 요구 또한 거부했다. 그는 “회의록을 보니 제 답변이 완벽히 통역되지 않았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이재걸 쿠팡 법무담당 부사장은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국정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논리를 강화했다. 이 부사장은 ‘국정원이 구체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접촉하라고 지시한 일이 있느냐’고 묻는 말에 “12월 2일 국정원이 처음 공문을 보내왔고, 국가안보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에 쿠팡은 따라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했다. 12월 초에는 ‘이제 용의자에게 문자를 보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국정원이)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용의자를 먼저 일방적으로 접촉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국정원은 항상 말을 애매하게 주는데,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부사장은 ‘해킹에 사용된 장비를 국정원이 포렌식하라고 지시했느냐’고 묻자 “이 기기가 회수됐을 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여쭤봤고, ‘기기가 회수됐을 때는 알아서 해도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외국 포렌식업체 선정에 대해서는 “국정원과 어느 업체가 좋은지 많은 대화가 있었다”며 “우리가 여러 업체를 제안했고, 국정원도 제안해 논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조사해도 된다는 신호를 줬다는 것이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에게 지급되는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 약관에 부제소 조항(일정 금액을 지급받고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을 포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로저스 대표는 “구매 이용권에는 조건이 없다”고 말했다.
로저스 대표의 답변 태도도 계속 도마 위에 올랐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택배 배송의 문제가 무엇인지 하루가 아닌 일주일간 물류센터에서 함께 일해보라”고 제안하자 로저스 대표는 “나 역시 경험이 있다. 원한다면 같이 하자”고 비꼬았다. 로저스 대표는 1차 청문회에서 책상을 두들기거나 위원들의 질의에 고성을 지르는 등 격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311910005
[정동칼럼] 쿠팡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없다면 (경향,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2025.12.31 19:10)
장 볼 시간 아껴주고, 물건 대신 팔아주고, 언제든 일자리 열어주고. 그러니 쿠팡 없이 살 수 있겠어? 쿠팡에 가입한 적도 없는데, 쿠팡의 질문을 누구도 비켜갈 수 없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소득이 빠듯한 사람일수록, 시간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쿠팡의 약속은 솔깃했을 것이다. ‘독박 돌봄’을 떠맡은 이들은 쿠팡이 숨통을 틔워준다고들 했다. 쿠팡은 자신의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자신이 제공하는 편의를 불러내 대립시켰다.
최저가 상품의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차지하기 위한 쿠팡의 전략이었다. 플랫폼 자본에는 데이터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자신의 앱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수록 권력이 커진다. 이용자에게 거의 무료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다. 접속하는 기록부터 검색과 구매와 반품 등 모든 활동이 방대한 데이터로 쌓이고 고스란히 자본의 권력이 된다. 우리의 활동이 우리를 우롱하는 무기가 된 현실을 쿠팡만큼 노골적으로 보여주기도 어렵다.
플랫폼 자본의 독점화 경향은 불공정 거래의 결과가 아니라 자본의 속성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의 일상을 플랫폼의 식민지로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데이터만으로 가능해지지 않는다. 서비스는 결국 누군가들의 노동 없이는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플랫폼 자본이 데이터로 쌓은 권력은 이용자를 우롱하기 전에 노동자를 착취한다.
쿠팡의 문제가 처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쿠팡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사건들이 반복되었고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시도들도 발각되었다. 하지만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것은 잠시, 이내 잊히고 그때마다 쿠팡은 책임을 모면하기 더욱 수월한 고용 구조를 강화해왔다.
쿠팡의 사업은 물류센터에 물건을 들여,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 준비를 하는 캠프로 보내고, 탑차에 실어 주문지까지 배송하는 일들로 구성된다. 마지막 배송 단계의 일을 맡는 ‘퀵플렉스’ 노동자의 규모가 수만명, 국내 최대의 물류 인프라를 자랑하며 고용한 노동자가 1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고용 큰손’ 쿠팡은 노동자들이 단결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쿠팡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어디에 어느 정도 인력이 필요한지는 쿠팡이 가장 잘 안다. 하지만 쿠팡은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관심이 없다.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착취가 안정된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배송은 전형적인 ‘특수고용’인데 쿠팡의 자회사와 계약한 대리점을 통해 계약하게 한다. 물류 일은 두 개의 자회사로 나누었고 자회사는 노동자를 ‘직접고용’하지만 90% 가까이 일용직이다. 매일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파업을 사전 봉쇄하는 셈이다.
그러면서 쿠팡은 노동자들에게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일한 만큼 벌어가시라’고 홍보했다. 마르크스라면 쿠팡이 ‘노동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노동자’를 발견했다고 말했을 법하다. 노동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하나의 자유라면, 정해진 노동시간이 없어 한 시간이라도 더 닥치는 대로 일해야 하는 것이 또 다른 자유다. 노동시간으로부터의 자유는 자유시간이 아니라 과로와 산재를 안긴다.
노동자들이 쌓고 옮기고 실어 나르는 물건들을 납품하는 소상공인들의 처지는 다를까. 쿠팡은 소상공인의 매출을 올려주겠다고 약속하며 ‘직매입’ 구조로 e커머스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대금은 50일 지나서야 지급하고 납품가를 인하하라 압박하고 판매 촉진 명목의 돈을 걷어갔다. 영세업체를 수탈하는 전형적인 갑질이다.
큰돈 벌려는 것도 아니고 있는 빚이라도 연체되지 않게 하려고 악착같이 일하는, 자신도 가족도 돌볼 여유가 없는 우리가 크게 다른 처지에 있지 않다. 쿠팡이 다른 위치로 쪼개놓았을 뿐이다. 노동자들 간에도, 노동자와 이용자 간에도. 누구든 일하다가 몸 망가지지 않기를 바라는 평범한 마음들이 자기 앞에 주어진 편의를 비교하며 갈등하게 만든 것은 쿠팡이다.
쿠팡의 성공은 사회의 실패를 거름 삼았다. 정치의 역할은 쿠팡이 미국 법인이라 무시당한다고 분개하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 쿠팡의 세계가 만든 균열을 넘어 노동하는 시민들의 공론장을 열어야 한다. 노동의 권리를 다시 세우고 쿠팡이 길들인 편의와 다른 필수적인 편의들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이 어떻게 연결되면 좋을지 다시 그려야 한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면 쿠팡을 사회화하는 상상도 해볼 일이다. 그만큼 필수적이라면 공공성의 영역일 테고 ‘공공의 적’보다 공공성의 씨앗이 되는 것이 쿠팡에도 영예로울 테니 말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1231136500017
정부 "국민 편에서 끝까지 쿠팡 책임 물을 것…엄정 조치"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2025-12-31 20:51)
쿠팡 사태 범정부 TF, 연석 청문회 뒤 입장문
정부가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제기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노동자 과로사,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쿠팡 사태 범정부 TF'는 이날 청문회 종료 뒤 보도자료를 통해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쿠팡의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해명 태도, 피해 축소 및 책임 회피적 대응이 국민적 우려와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쿠팡이 자료 보전 명령을 위반한 데 대해 경찰에 즉시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지난달 19일 자료 보전을 요구했으나 5개월 분량의 홈페이지 접속 로그가 삭제되도록 방치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법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출 정보의 도용 여부, 소비자의 재산상 손해 발생 우려, 쿠팡의 피해 복구 조치 적절성 등을 검토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복잡한 탈퇴 절차로 인한 이용자 불편이 전자상거래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검토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쿠팡 및 김범석 의장과 관련해 제기된 탈세 여부 및 내부 거래 적정성 등을 검증한다. 고용노동부는 쿠팡의 산재 은폐에 대해 신속히 조사하고 야간 노동 및 건강권 보호 조치에 대한 실태 점검을 실시한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을지로위원회와 쿠팡 종사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하는 한편 쿠팡 및 물류 자회사의 근로 여건, 안전관리 조치 등을 점검한다. 아울러 법무부는 중국에 개인정보 유출 증거 수집을 위해 필요한 형사사법 공조의 신속한 이행을 요청하는 한편 주요 사건 관계자의 체류자격 변동내용 및 출입국 기록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쿠팡이 계속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하는데 쿠팡이 해야 할 일은 성실하게 정부 조사에 응하고 산적한 이슈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성실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단 하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응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며 "국민 안전과 노동자의 생명,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엔 어떠한 타협도 없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7431.html
노동부, 쿠팡 ‘산재 은폐’ 의혹 조사 나선다 (한겨레, 박다해 박태우 기자, 2025-12-31 17:24)
김영훈 장관 “산재 신청 철회, 전문가가 불러준대로 쓴 듯”
쿠팡이 산재 신청을 취하하는 대가로 산재 노동자 유족과 합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조사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쿠팡이 산재 은폐를 했는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31일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이 산재 신청을 철회한 과정을 보면 조금 일반적이지 않다”며 “전문가가 불러준 대로 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산재 은폐 여부에 대해) 조사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도 밝혔다. 이는 앞서 한겨레가 보도한 2020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인천4센터 계약직 노동자 ㅅ씨 유족이 산재를 신청했다가 취하한 사건과 관련해,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산재 은폐로 보인다”고 질의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부는 김 장관의 답변처럼 쿠팡과 씨에프에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등을 대상으로 산재 은폐가 존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소방청의 협조를 구해 119신고·출동 내역을 확인하고, 노동부에 제출된 산업재해조사표·중대재해 발생보고, 근로복지공단의 요양·유족급여 신청·승인내역,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을 대조해 보고되지 않거나 은폐된 산재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실제로 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27일 이후 쿠팡, 씨에프에스, 씨엘에스의 사망사고는 23건에 달하지만 산재신청은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겨레가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를 통해 확보한 쿠팡 내부 전자우편과 근로복지공단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등을 보면 ㅅ씨 유족은 2020년 11월 노무사를 통해 씨에프에스에 산재 신청에 필요한 자료 제공을 요청했지만 정작 ㅅ씨에 대한 산재 승인 여부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한겨레가 입수한 씨에프에스의 내부문건을 보면 ㅅ씨에 대해 보험사가 유족에게 사망보험금과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박대준 전 쿠팡 대표에게 산재 은폐 여부를 묻자 박 전 대표는 “산재 신청은 근로자분께서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걸 저희가 은폐하라고 지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은폐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51231509743
[사설] 안하무인 쿠팡, 특별수사·국조는 이럴 때 필요한 것 (세계일보, 2025-12-31 21:59:54)
대표, 국회서 ‘사오정 답변’하다 발끈
韓 협의 없이 ‘면죄부 조사’ 美 공시도
총체적 난맥상 반드시 진상 규명해야
쿠팡이 대한민국 국민과 국회, 정부를 상대로 보여주는 오만방자한 행태가 도를 넘어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일방적 셀프조사 결과 발표, 실효성 없는 꼼수 보상안으로 국민적 분노만 키우더니 그제부터 이틀간 진행된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 청문회에서는 국민 대표기관을 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도대체 쿠팡 측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문회에서 ‘사오정 답변’을 되풀이한 미국인 임시대표는 의원 압박이 거세지면 목소리를 높여 발끈하거나 흥분해 책상을 손으로 치며 “그만하자”는 등 고압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청문회 참석을 회피한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김유석 부사장 형제의 심중만 의식하고 국회는 무시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김범석이 신인가”라는 의원 질의가 수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시대표는 논란의 셀프조사와 관련, 국가정보원 지시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와 연락했다는 주장을 했다가 사실무근이라는 국정원으로부터 위증 고발을 요청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쿠팡의 행태를 보면 미국은 무섭지만 한국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쿠팡은 우리 정부가 ‘악의적 발표’라고 규정한 셀프조사 결과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며 “(개인정보 유출) 고객 계정 3300만건에 대한 접근이 있었으나 범인은 약 3000건의 제한된 데이터만을 저장했다”는 등 미국에서의 파장 축소에 급급하고 있다. 고압적 태도로 일관하다가도 “한·미 국세청이 공조해야 한다”는 의원 발언엔 아연실색하는 임시대표 모습은 한국을 대하는 쿠팡의 저급하고 이중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괘씸하기까지 하다.
이번 사태는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공정거래, 노동환경 등 그동안 제기돼 온 쿠팡의 총체적 난맥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치권, 공직사회와 연루된 의혹이 봇물이다. 정치인과의 유착, 영입 공직자의 ‘대관(對官)’ 전방위 투입, 검찰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무혐의 외압, 노동자 사망에 대한 축소·은폐 등 각종 의혹을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상설특검이나 경찰의 수사, 고용노동부·국세청 조사 등 부처별 단편적 대응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쿠팡 사태야말로 관련 부처·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특별수사본부 설치와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한 것 아닌가.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12040005
정부 부처·기관 12곳, 쿠팡 ‘동시 조사’…초강경 대응 (경향, 송윤경 기자, 2026.01.01 20:40)
정보 유출에 노동권 침해·불공정 거래까지 ‘복합적 중대 사안’ 판단
3370만명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12개 정부 부처·기관이 전방위 조사에 착수한다. 정부는 ‘쿠팡 사태’를 단순한 정보유출 사고가 아닌 노동권 침해 및 불공정 거래 의혹까지 중첩된 ‘복합적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정부를 건너뛰고 ‘셀프 면죄부’ 조사 결과를 내놓은 데 이어,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의 국회 청문회 불출석 등 비협조로 일관하자, 초강경 대응에 돌입한 모습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경찰청·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12개 부처·기관은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 후속조치’ 계획을 전날 공개했다. 정부는 “쿠팡의 책임 회피적 대응이 국민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이를 좌시하지 않고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조사는 개인정보 유출, 노동권 침해, 불공정 거래, 세금 탈루 의혹 등 네 갈래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정보 유출은 쿠팡 ‘셀프 면죄부’ 결론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쿠팡이 확보했다는 ‘유출자 진술’ 신빙성을 두고 범정부 TF 내에서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실제 유출 정보는 3000건이고 유출자가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어딘가에 저장돼 있을지 모른다”며 “국가 배후(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도 있어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쿠팡의 증거인멸이나 조작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쿠팡이 ‘보전명령’에도 지난 5개월분 홈페이지 접속 로그 기록 삭제를 방치한 것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셀프 조사’ 과정도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갑질’ 살펴보고 쿠팡풀필먼트 ‘역외탈세’도 들여다봐
또 다른 축은 노동권 침해다. 노동부는 쿠팡의 산재 은폐를 신속 수사하고, 야간노동 및 건강권 보호조치와 관련해 대대적인 실태 점검에 나선다. 특히 김범석 의장은 2020년 대구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장덕준씨를 두고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는 청문회에서 시종 이와 관련한 해명을 회피했으며, “야간 근무가 주간 근무보다 힘들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도 조사 대상이다. 쿠팡의 한 입점업체 대표는 청문회에서 “3000원짜리 방풍나물까지 저들이 사냥(베끼기 상품 출시)하는 것을 보았다”고 울먹이며, “공권력 위에 쿠팡이 있는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를 “기술탈취와 유사한 행위”라며 향후 면밀한 조사를 예고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및 피해 회복 조치와 관련해선 “영업정지 처분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쿠팡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여부와 김 의장의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도 심도 있게 검토하기로 했다.
가장 날카로운 ‘칼날’은 세무조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에 150여명 요원을 투입해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쿠팡이 미국 본사에 로열티·자문료·수수료 명목으로 거액을 송금해 국내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방식의 ‘역외탈세’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계열사 간 내부거래 과정에서 단가를 인위적으로 낮춰 세금을 회피했는지도 집중 검증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미국 국세청(IRS)과도 최대한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범정부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단 하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철저히 대응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국민의 안전과 노동자의 생명, 공정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고 말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176
진보·보수언론 쿠팡에 ‘꼼수’ ‘오만’ 비판 한목소리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2026.01.01 22:46)
기만적 쿠폰 발행과 김범석 의장 청문회 회피 등 한목소리 비판
산재 문제에 적극적인 한겨레·경향, 소극적인 조선일보
‘꼼수’, ‘몰염치’, ‘오만’, ‘최악’.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언론계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평소 상반된 논조를 보이는 신문사들이 한목소리로 쿠팡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일방적 입장 발표와 미국을 향한 로비, 기만적 쿠폰 발행과 김범석 의장의 청문회 회피 등에 언론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쿠팡 산업재해 은폐의혹 문제에 있어선 보도량 차이가 뚜렷했다.
1면에 “꼼수 보상안” 비판 한목소리
지난달 30일 주요 일간지 1면에선 쿠팡의 기만적 쿠폰 보상에 비판이 쏟아지다시피 했다. <5만원 기만쿠폰 쿠팡, 보상도 꼼수>(경향신문), <피해보상마저 장사에 이용한 쿠팡>(한겨레), <쿠팡, 역대최대 보상액... ‘따져보니 꼼수’ 부글>(한국일보), <국민 염장지른 쿠팡 5만원>(중앙일보), <말만 5만원 쿠폰 분노만 키운 쿠팡>(조선일보) <로켓배송 5000원밖에 못쓰는 쿠팡 꼼수 보상>(동아일보) 등 기사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으로 ‘5만 원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보상액 5만 원 중 4만 원이 대중에게 생소한 서비스인 쿠팡 명품샵 알럭스와 쿠팡트래블에서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보상을 가장한 ‘판촉’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불출석 김범석에 중앙일보 “징벌적 손배 검토해야”
김범석 의장은 지난달 17일 청문회에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지난달 30~31일 열린 연석 청문회에도 비슷한 이유로 불참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국내 법인의 한국인 대표를 해임하고 한국어를 모르는 해롤드 로저스를 국내 법인 대표로 선임해 논란을 불렀다. 언론은 한달 내내 김범석 의장의 출석을 촉구다시피 했다.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김범석 의장이 불참을 통보하자 지난달 16일 한국일보는 <한국서 수십조 벌며 국회 무시... 오만한 쿠팡 김범석> 사설을 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미국 국적 뒤에 숨어 끝까지 책임 피하는 쿠팡 김범석> 사설에서 “김범석 의장이 최소한의 설명 책임조차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를 국회에 불러 질책하는 것만으로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청문회는 김범석 대표 없이 열렸고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동문서답을 반복했다. 청문회 이후인 지난달 19일 동아일보는 <이렇게 무책임하고 오만한 기업이 또 있었나> 사설에서 “17일 국회 청문회에는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박대준, 강한승 전 대표가 모두 불참했다. 그 대신 출석한 미국 국적 임시 대표는 ‘한국어를 모른다’며 13시간 넘게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 역시 “국민의 화만 돋운 청문회”로 규정했다.
대기업 총수의 국회 출석 요구에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온 한국경제도 지난달 11일 <쿠팡 사태 수습 위해선 김범석 의장이 나서야 한다> 사설을 내고 김범석 의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한국경제는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올리는 ‘한국 기업’”이라며 “고객 정보 보호와 관련한 최고경영진의 인식과 시스템 전반의 문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로저스 대표는 한국적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할 공산이 커 자칫 국민적 실망감만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역시 지난달 15일 <김범석 “글로벌 일정 있어 청문회 못 나가”… 참 오만하다> 사설을 냈다.
“하다 하다 무역 갈등까지 부추기나”
사건 이후 쿠팡의 대응이 화를 키우기도 했다. 특히 쿠팡의 미국 로비가 한미통상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 26~27일 언론의 집중 질타가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쿠팡, 美 정부에 로비 해 韓 고객정보 유출 사태 넘기려 하나>에서 “쿠팡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돈은 한국에서 벌면서 한국 소비자와 정부를 무시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몰염치 쿠팡, 하다 하다 한미 무역 갈등까지 부추기나>에서 쿠팡이 최근 5년간 미 백악관·의회 등을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에 약 159억원을 사용한 점을 거론하며 “검은머리 외국인이 설 땅은 어디에도 없음을 깨닫게 해 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 공격”... 도 넘은 쿠팡 로비>에서 “‘정보 유출’을 ‘정보 노출’이라고 강변하고, 국회 청문회에 한국말을 못하는 미국인 대표를 내보낸 쿠팡의 안하무인을 좌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했다.
쿠팡은 피해 규모를 축소하는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한 ‘셀프 면죄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7일 <수사 대상이 ‘셀프 면죄부’… 韓 법체계 안중에 없는 쿠팡> 사설에서 “휴일인 성탄절 오후에 이뤄진 기습 발표는 쿠팡이 우리 법체계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같은 날 국민일보와 중앙일보도 각각 <쿠팡의 ‘셀프 면죄부’, 어처구니없다>, <쿠팡 부적절한 ‘셀프 조사’…진실 규명은 수사의 몫> 사설을 냈다.
장덕준 산재은폐 의혹 보도하지 않는 조선일보
쿠팡 문제를 둘러싼 언론사 간 논조 차가 보이는 대목도 있다. 쿠팡 청문회 쟁점 중 하나인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한 관심은 언론에 따라 차이가 컸다. 최근 김범석 의장이 장덕준씨의 산재 은폐 시도를 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장덕준’을 언급한 보도(네이버 기준)는 한겨레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향신문이 15건으로 뒤를 이었다. 중앙일보(4건)와 동아일보(6건)는 비교적 보도량이 적었고 조선일보는 1건도 다루지 않았다. 외려 조선일보는 산재사고에 있어 쿠팡 사측의 입장을 더 대변해왔다. 2023년 11월7일 <지병 앓다 숨져도, 안마방서 숨져도 “과로사”... 쿠팡, 택배노조 고소> 기사가 대표적이다.
보수성향 신문사들은 쿠팡을 키운 것이 ‘대형마트 규제’라며 여권을 향한 공세를 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0일 <안하무인 쿠팡, 정치권 규제가 독점 만들어준 때문> 사설에서 “쿠팡이 안하무인식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 유통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독점 구조를 만들어준 것이 바로 정치권”이라며 “전통시장 보호와 근로자 휴식권을 내세워 쿠팡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놔두고 이마트·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사의 손발만 묶는 차별을 지속해왔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지난달 20일 사설에서 “정부는 휴일 영업 제한 등 각종 규제로 국내 토종 유통업체의 경쟁력을 약화했고, 그 결과 미국 기업인 쿠팡의 시장 지배력만 키워주는 역설을 초래했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30800041
[단독]상설특검, ‘쿠팡 블랙리스트 폭로’ 공익제보자 내일 2차 조사 (경향, 이홍근 기자, 2026.01.03 08:00)
‘쿠팡 수사 무마·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오는 4일 ‘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 김준호씨를 불러 조사한다. 지난달 31일에 이어 진행되는 2차 조사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김씨에게 오는 4일 오후 1시까지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달라는 2차 요청을 받았다. 특검은 김씨를 상대로 쿠팡 물류계열사 쿠팡풀필트먼스서비스(CFS)의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 이 블랙리스트 등재가 일용직 퇴직금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진행된 1차 조사에서 특검은 김씨에게 CFS가 일용직을 운영하고 관리해 온 방식을 집중해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CFS가 일용직 노동자에게 시간당 생산량(UPH) 시스템을 적용하고 퇴직금을 받게 되면, 퇴직서도 작성하게 했다”면서 “CFS가 말하는 ‘순수한 일용직’들도 상근직처럼 관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CFS 지역 센터 인사팀에서 근무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이른바 ‘PNG(Persona Non Grata·외교용어로 ‘기피인물’을 의미)리스트를 언론에 공익제보했다. 김씨가 공개한 이 리스트에는 1만6450명의 이름과 생년월일·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취업 제한 사유 등이 담겼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사건도 수사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송파경찰서로부터 수사 자료 사본을 이첩받았으나, 정식 수사 개시는 하지 않았다. 수사가 시작되면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엄성환 전 CFS 대표이사 등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 있다.
쿠팡 의혹과 관련해 특검은 지난달 23일 쿠팡 본사와 CFS, 엄 전 이사 등을 상대로 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어 수사외압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 등도 압수수색 했다. 지난 2일에는 ‘쿠팡 사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쿠팡 취업규칙 변경 승인심사를 한 서울 고용노동청 동부지청 근로감독관, 지난달 29일엔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담당했던 신가현 부천지청 검사 등도 불러 조사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51600001
김영훈 노동장관 “쿠팡, 고쳐 쓸 수 있을지 의문”···산재 사망 은폐 의혹에 ‘돌직구’ (경향, 김남희 기자, 2026.01.05 16:00)
“사고 원인 진단·재발 방지 등 노력 안 보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산재 사망 은폐 의혹을 받는 쿠팡에 대해 5일 “고쳐쓸 수 있겠나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쿠팡에 대한 자체 수사에 착수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쿠팡을 고쳐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청문회에) 들어가보니 ‘이거 고쳐쓸 수 있겠나’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작은 사고가 났을 때 그걸 처방하고 예방해서 큰 사고를 막아야 하는데 작은 사고부터 덮었다”며 “산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은폐했기 때문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발생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태도는 보이지 않아서 안타깝다”며 “쿠팡이 지금이라도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잘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달 30~31일 양일간 쿠팡 연석 청문회를 열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 산재 은폐 의혹 등을 질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쿠팡 전·현직 대표는 산재 사망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여러 차례 부인한 바 있다. 노동부는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로 숨진 고(故) 장덕준 씨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일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야간 노동 및 건강권 보호 조치에 대한 실태 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250
“쿠팡 갑질 작태…불매운동하겠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 분노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6.01.05 20:38)
쿠팡으로 인한 ‘갑질’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피해 보상과 관계·수사 당국의 엄정한 조치를 촉구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불매 운동을 이어가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엔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 전국도시형소공인연합회, 친환경협동조합,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경기북부지회), 강서소상공인연합회, 상생협동조합연합회, 농수산물직거래사업단, 경기도수퍼마켓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들이 모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상공인들은 쿠팡이△입점 업체 판매 데이터 무단 활용과 이를 통한 PB 상품 출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입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피해 방치 △불공정 거래 행위 및 갑질 등을 일삼아왔다고 규탄했다. 관련해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당국에서 쿠팡의 불법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 쿠팡은 피해 소상공인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 보상 및 지원대책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발언대에 나선 김경배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 회장은 “많은 자영업자들이 자살하고 길거리에 내몰리는데 그들은 왜 자기들이 죽는지 몰랐다. 쿠팡에 납품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부도덕하게 수수료 강요 당하면서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가는 걸 보고, 한 축의 경제를 붕괴시키고 납품업자들 역시 길거리에 내몰리고 몰살당하는 걸 보면서, 쿠팡에 대해서는 모든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동원해서 불매 운동과 퇴치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됐다”라고 밝혔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민주당 국회의원들 한 목소리로 쿠팡 비판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의원은 “2024년 기준 쿠팡 매출은 약 41조 원이었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약 37조 원이 대한민국에서 나왔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소상공인과 노동자들의 삶이 스러져도 쿠팡은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쿠팡을 플랫폼 생태계의 교란종, 황소개구리로 보고 싶다”며 “전국민의 ‘밉상’ 쿠팡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염태영 의원은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2년 만에 2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리면서 챙긴 이익만 4872억 원이다. 이익은 자신들이 챙기고 그 편리함에 따른 비용은 골목상권, 소상공인,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라며 “한국 소비자는 호구가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김범석 쿠팡 의장을 향해 미국이라는 우산에 숨어서 한국 법을 비웃는 것은 더 큰 화를 자초할 것”이라면서 “동행명령장과 위증 고발, 징벌적 손해배상과 영업정지 등록취소까지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훈기 의원도 “(쿠팡) 성장의 뒤에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 죽음, 그리고 소상공인의 피땀, 납품업체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리고 김범석 의장은 과로사 한 노동자의 죽음을 은폐, 축소하는 중범죄까지 저질렀다”라며 “대한민국에서 당연히 퇴출시키고 건강한 유통 생태계를 우리가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권향엽 의원은 쿠팡 관련 “입점업체 데이터를 무단 독점해 시장을 장악하고 자사 상품 판매를 늘렸다는 의혹, 입점업체 재계약 과정에서 불공정 계약을 강요했다는 의혹, 공짜 광고로 입점업체를 유인한 후 유료 광고로 전환하고 광고비를 자동 차감했다는 의혹 등”을 언급한 뒤 “갑질 종합 플랫폼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와 경찰 수사를 통해 응당한 처분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등 입법 통한 쿠팡 규제 주장도
국회가 쿠팡 문제에 입법 활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주민 의원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 제정돼야 한다. 정보유출 등 소액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 보완할 수 있는 징벌적 손배제나 집단소송제도 도입돼야 한다”라며 “말이 아니라 국회 권한과 권능을 행사할 때가 된 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윤 의원도 쿠팡의 입점업체 데이터 무단 활용 의혹을 두고 “정교하게 설계된 착취 구조”라면서 “플랫폼이 해선 안 될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최소한의 사전 규제가 필요하다. 국회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8296.html
공공운수노조, 쿠팡 로저스·박대준 추가 고발…“장덕준씨 CCTV 무단 반출” (한겨레, 박다해 기자, 2026-01-06 16:10)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포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해롤드 로저스 현 쿠팡 한국법인대표와 박대준 전 대표를 산업재해 은폐와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추가 고발했다. 노조는 또 두 전현직 대표와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과 박 전 대표, 로저스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형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이를 위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폐회로티브이(CCTV) 영상을 무단 반출해 분석했다는 혐의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사망 당시 씨에프에스 대표였던 노트먼 조셉 네이든 전 대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함께 고발됐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지난달 김 의장과 씨에프에스 법인, 네이든 전 씨에프에스 대표를 산안법 및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로저스 대표와 박 전 대표를 피고발인에 추가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새로 포함했다. 로저스 대표와 박 전 대표 역시 산재 은폐에 적극 가담했다는 판단에서다.
김상연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해롤드 로저스는 김범석의 지시에 따라 ‘고 장덕준씨가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를 선별적으로 모으고 정작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조사에는 근무 영상 전체를 제공하지 않아 고인의 과로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폐회로티브이 영상 분석을 총괄했다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노조는 아울러 폐회로티브이 영상을 산재 은폐를 위해 반출해 분석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물류센터 보안 유지’라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과 범위를 초과해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이처럼 개인정보를 목적 외에 이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당 조항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20년 장씨 사망 직후 영상 분석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아직 시효가 남은 상태다.
2020년 당시 쿠팡이 불리한 부분을 제외하고 폐회로티브이 영상 일부만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점을 고려해 적극적인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날 제기됐다. 쿠팡이 장씨 사망 직전 일주일 간 영상이나 시업시간 전 업무 영상을 분석하고도 제출하지 않았단 주장이다. 조혜진 변호사(서비스연맹 법률원)는 “장시간 노동이 인정될까봐 우려했다고 보인다”며 “산재 은폐 행위를 또다시 은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씨의 업무 장소에 총 8대의 폐회로티브이가 설치돼 있는데도 쿠팡은 이중 일부 영상만 선별해 제출하기도 했다.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산재 신청과정에서 (공단으로부터) 받은 영상이 많아야 6대 분량이었는데 그마저도 이틀치에 불과했다”며 “가장 힘들게 일했던 이른바 ‘메인 구역’에서 작업은 쿠팡이 분석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김 전 의장을 고발한 택배노조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박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238312.html
‘쿠팡 CCTV 개인정보 유출’ 의혹 놓친 정부…민주노총이 고발 (한겨레, 선담은 박다해 기자, 2026-01-06 17:10)
쿠팡, 고 장덕준씨 과로사 의혹 반박 위해
노동자 동의 없이 자회사 CCTV 분석·활용
쿠팡이 2020년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과로사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자회사에서 수집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동의 없이 분석·활용했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경찰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해당 사안을 조사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요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이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인데,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해당 혐의로 쿠팡 전현직 임원을 추가 고소했다.
개인정보위 쪽은 6일 한겨레에 “현재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쿠팡의 시시티브이 분석과 관련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는 아직 조사 사건으로 올라와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적인 신고나 고발이 접수될 경우 해당 사안을 들여다볼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2020년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이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 지시로 고 장덕준씨의 사망 원인이 과로사가 아니라는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 시시티브이 분석 작업을 벌인 데 대한 질의에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시시티브이 화면을 산업재해 발생 은폐 등의 목적으로 활용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상당하다”라고 답한 바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를 얻거나 수사·재판 등 공익 목적이 아닌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 당시 정한 목적 범위 내에서만 이용·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3자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물류센터 안전·보안 목적 등으로 수집한 시시티브이 영상을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을 뿐 아니라, 제3자인 모회사 쿠팡에 제공했다. 해당 영상에는 고 장덕준씨와 접촉한 다른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이동 경로와 근무 모습 등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동의 없이 영상을 제3자(쿠팡)에 제공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경찰청이 꾸린 쿠팡 수사 태스크포스(TF) 역시 현재까지 접수된 고발 내용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빠져 시시티브이 분석과 관련해서는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김범석 의장과 해롤드 로저스·박대준 전현 쿠팡 대표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해, 해당 혐의 수사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오후 김범석 의장을 증거인멸 교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관계자에 대한 첫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https://www.seoul.co.kr/news/editOpinion/opinion/leekh-in-a-way/2026/01/07/20260107033001
[이광호의 어찌보면] 쿠팡과 ‘헤어질 결심’ (서울신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2026-01-07 01:11)
아침마다 집 앞 택배 상자를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커머스를 통한 소비가 한국 사회의 일상적인 문화가 된 지는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휴일에 분리수거 하는 곳에 가 보면 산더미처럼 택배 상자가 쌓여 있다. 이런 소비 패턴은 물건을 직접 고르고 가져오는 수고를 줄일 수 있어서, ‘새벽배송’ 같은 서비스까지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시간의 절약은 삶의 리듬 자체를 다른 차원으로 옮겨 놓았다. 상품을 둘러싼 기다림의 시간은 단축되었고, ‘직구’가 아닌 이상 배송은 이제 우리를 기다림에 지치게 하지는 않는다.
●플랫폼 자본의 전지전능함
이커머스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플랫폼 자본은 삶의 양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사용자들의 클릭을 통해 생활 방식에 대한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플랫폼 자본은, 사용자의 미래 행위까지 ‘예언’할 수 있는 마법적인 권력을 갖게 되었다.
나의 무수한 클릭이 플랫폼 자본의 이윤 추구의 핵심적인 데이터가 되고,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 욕망을 예측한다. 내가 여행 가방을 한번 검색하면 플랫폼은 온갖 종류의 가방 이미지를 폭격처럼 쏟아붓는다.
이 플랫폼 자본의 전지전능한 힘은 일상적 삶의 미시적인 영역까지 뻗어 있다. 나는 터치와 클릭을 통해서만 이 세계에 흔적을 남기며, 그것들은 플랫폼 자본을 비대하게 만드는 원천이 된다. 눈에서 출발해 두뇌를 거쳐 검지로 전해지는 이 찰나의 비물질적 노동과 소비가 이 세계에서 내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최근 ‘쿠팡 사태’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은 플랫폼 자본의 지배력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고객 정보의 유출과 배달 노동자의 잇따른 죽음은 이 시스템에 길들여진 삶을 돌아보게 하지만, 대안적인 이커머스를 찾는 것 이외에 ‘저항’의 방식은 마땅하지 않다.
심지어 쿠팡의 지배적인 지위는 출판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해, 최근 재계약을 앞둔 출판사들에 일방적인 공급률 인하, ‘성장장려금’과 광고비 등을 압박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중소 출판사 대표인 지인이 쿠팡 담당자에게 이런 시국에 일방적인 계약조건을 강요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끄떡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끄떡없다’라는 오만함은 쿠팡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확신을 넘어 이미 이 세계가 플랫폼 자본에 점령되었음을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커머스의 성장 뒤에는 불합리한 계약 조건으로 플랫폼에 상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중소제조업의 눈물이 있다. 무엇이 건강한 이커머스와 유통 생태계인지 국가의 개입과 시민사회의 연대가 절실히 요구되는 지금이다.
●보이지 않는 택배 노동자의 얼굴
‘쿠팡이 없는 삶’을 결심하기 위해서 먼저 포기해야 하는 것은 쿠팡 안에 축적된 소비 목록과 새벽배송이었다. 씁쓸하지만 플랫폼의 시선에서는 나의 소비 목록이 내 존재를 말해 준다. 내가 다만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존재만은 아니라면, 이제 익숙한 소비와 결별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축적한 정보를 통해 이윤을 축적하는 플랫폼은, 고객의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해야 할 법적·사회적 책임이 있다.
이커머스 자본의 엄청난 성장 배경에는, 다른 집 택배에는 손을 대지 않는 한국 사회의 시민의식이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하기 힘들다. 이커머스 자본은 한국 사회의 높은 시민의식의 가장 큰 수혜자다. 우리는 새벽배송하는 택배 노동자의 ‘얼굴’을 맞닥뜨리지 않는다.
새벽배송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얼굴 없는’ 희생으로 가능한 것이라는 사실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이미 새벽배송이 생활을 지탱하는 중요한 필수 요소가 된 경우도 있다면, 구조적 과로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노동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은 시급하고 필수적이다.
●불편한 기다림을 견디기 위하여
쿠팡과 ‘헤어질 결심’ 이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불편함과 기다림의 문제다. 불편한 것들을 배제하고 편리함을 지상 명령으로 하는 시스템은 신체와 정신을 길들이고 있다. 기다림은 근본적인 불편함의 한 형태다. 플랫폼은 사물에 대한 기다림이라는 불편함을 없애 주겠다고 약속한다. 플랫폼 자본의 무한증식에 대한 완전한 저항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삶의 감각과 내면이 완전히 종속되는 저 두려운 가속도에 대해 작은 ‘정지’의 공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사소한 저항은 기다림의 태도를 잃지 않는 것, 혹은 새로운 기다림의 자세를 연습하는 것에 있다.
다른 기다림이 찾아오는 것은 삶의 지울 수 없는 조건이다. 기다림에 익숙한 사람이 있다는 건 아마 거짓말일 것이다. 어느 누구도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고, 기다림에 무능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상품뿐만이 아니라 만나야 할 ‘그 사람’과 닿고 싶은 ‘그 장소’와 도래할 ‘어떤 날’과, 결국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가야 한다. 사물에 대한 너무 쉬운 소비는 기다림이 없는 삶이라는 착각을 주지만, 삶의 이 근원적인 기다림을 플랫폼이 메워 주진 않는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8530.html
“수수료 못 올리면 주6일 일해라”…쿠팡 대리점, 이 와중에 택배기사에 ‘갑질’ (한겨레, 박다해 기자, 2026-01-07 18:15)
“쿠팡 대리점이 (택배기사에게서 떼어가는) 수수료를 특별한 협의도 없이 인상했다. 지난해 연말에 10%에서 13%까지 올리는 서명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다. 항의하니까 ‘주 6일 일해라’, ‘프레시백 수거 기준을 90%까지 하겠다’고 협박을 했다.”
서울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2년째 하고 있는 ㄱ씨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프레시백(신선식품 다회전 배송용기) 회수율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1개당 25~50원씩 삭감해 수입이 줄어든다”며 “쿠팡은 택배기사에게 갑질과 갈취를 당연한 듯이 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행위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ㄱ씨는 “쿠팡 쪽은 대리점을 통해 이런 횡포를 하게 만들거나,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쿠팡의 배송 업무를 맡는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계약한 대리점에서 택배기사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잇따른 과로사, 산재 은폐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별다른 반성 없이 논란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전국택배노조 등의 발언을 종합하면, 씨엘에스와 계약한 서울의 한 대리점이 지난달 25일 택배기사를 상대로 임금에서 공제하는 수수료율을 10%에서 13%로 올린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수수료가 올라가면 택배기사의 수입은 줄어들게 된다. 씨엘에스는 배송 건당 정해진 대금을 대리점에 주고, 대리점은 여기서 수수료로 일부를 공제한 뒤 택배기사에게 지급한다.
이 대리점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들은 “수수료율을 올린 새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격주 주 5일제’에서 ‘주 6일 근무’로 전환하고, 프레시백 회수율 목표치를 현재 60%에서 90%까지 상향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수수료율을 담보로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압박한 셈이다.
씨엘에스의 ‘클렌징’(배송구역 회수) 시스템이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씨엘에스는 프레시백 회수율, 수행률(물량 대비 실제 배달된 건수)과 관련해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대리점 계약 유지 여부와 연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리점이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택배기사들을 고강도 노동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 등에서 ‘클렌징’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현장에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쿠팡 대리점의 갑질은 명백히 씨엘에스로부터 파생된 행태”라고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쿠팡은 잇따른 과로사와 ‘산재 은폐’ 문제로 전국민으로부터 공분을 샀다. 택배기사의 과로를 예방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질’ 논란에 대해 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격주 주 5일제를 시행하면서 ‘백업’(업무 지원) 기사분들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비용 부담이 늘어 수수료율을 불가피하게 올린 것”이라며 “주 6일 근무 등을 강제하거나 압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72048005
상설특검 ‘쿠팡 수사 불기소 외압 의혹’ 김동희 검사 첫 피의자 조사 (경향, 이창준 기자, 2026.01.07 20:48)
직권남용·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쿠팡 퇴직금 수사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가 외압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로서 외압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사진)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특검은 7일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김 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이 김 검사를 소환한 것은 처음이다. 김 검사는 지난해 초 부천지청 수사팀이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할 때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 등에게 쿠팡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부당하게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쿠팡 측 변호인이었던 권선영 김앤장 변호사에게 압수수색 정보 등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는 혐의도 있다.
김 검사는 이날 특검 사무실에 입장하기에 앞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문 부장검사의 주장에 대해 입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문 부장검사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특검에서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앞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쿠팡에 대한 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4월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엄 전 지청장과 김 검사 측은 “부당한 압박을 가한 사실이 없고, 일용직 근로자는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므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24일 엄 전 지청장과 김 검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CFS는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지급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1년 이상 근무했어도 ‘4주간 평균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한 기간이 있으면 근로기간을 ‘0으로 초기화’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1년 넘게 일한 노동자가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사례가 생겼다. CFS는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노동자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규칙이 바뀐 뒤 전국 노동청에 CFS의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진정·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80600041
[단독]노동부, 5년간 뭐했나···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등 불법 알고도 검찰 송치 '0', 압색·근로감독 '0' (경향, 최서은 기자, 2026.01.08 06:00)
고용노동부가 쿠팡의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신고 사건과 관련해 한번도 노동부 차원의 압수수색이나 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접수된 쿠팡의 취업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도 노동부는 대부분 행정종결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노동부가 쿠팡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나섰지만, 취업 방해 행위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감독 권한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향신문 취재와 노동부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쿠팡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현황 자료 등을 종합하면, 2021~2025년 쿠팡의 블랙리스트(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 방해 금지’ 위반) 의혹과 관련해 노동부에 접수된 사건 19건 중 현재 수사 중인 2건을 제외한 17건은 모두 종결 처리됐다. 대부분 ‘위반없음’ ‘진정인 2회 불출석’ ‘기타’ 등 사유로 종결됐다. 2023년 7월 쿠팡CFS 동탄센터에 대해 신고된 사건은 진정인 2회 불출석으로 단 8일 만에 종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이나 압수수색 등을 한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중 2023년 11월 쿠팡CFS 시흥센터에 대해 신고된 사건에 대해 노동부는 “진정인들은 쿠팡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중 계약직 전환에 불합격하거나 일용근로 신청에 대해 승인 거부된 사안”이라며 “계약직 전환여부, 근로관계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사용자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타사의 취업을 방해하는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위반없음’으로 행정종결했다. 이는 현재 수사 중인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에서도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근로기준법 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김병욱 변호사는 “타사 취업 방해로 제한하는 것 자체가 문헌의 범주를 벗어나는 독자적인 축소 해석이다”며 “불출석만으로 종결 처리한 것도 통상적인 사건 처리 상황과 다르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노동부 인식이 약한 것 같다. 노동부가 강압성 있는 조사는 전혀 하지 않았고,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재작년 공론화가 된 이후 그 사이에 본사 이전도 있었고, 얼마든지 내용을 은폐하거나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 보통 늦어도 6개월~1년이면 결론이 나온다”고 했다.
쿠팡에서는 2024년 2월 ‘PNG(Persona Non Grata·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 리스트’로 알려진 블랙리스트 문제가 불거졌다. 쿠팡이 위법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해 자사 물류센터에서 일한 노동자 등 1만6450명을 재취업 제한 명단에 등재해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쿠팡은 ‘정상적 인사평가 자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명단에는 그간 쿠팡에 문제제기를 해온 기자, 국회의원, 노조 조합원 등도 포함됐다. 피해 당사자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노동부와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당시 쿠팡주식회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대해 제기된 PNG리스트 관련 사건 2건은 현재 병합돼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노동계와 정치권·언론에서는 쿠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압수수색 등 적극적인 강제수사도 동원되지 않았다. 블랙리스트는 언제든지 전산을 통해 쉽게 증거를 인멸할 수 있어 신속한 강제수사가 중요하다. 반면 제보자들은 영업비밀을 누설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쿠팡에 고소당했고, 경찰에 의해 자택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제보자 김준호씨는 “지난해 1월 쿠팡 청문회에서도 노동부는 금방 마무리될 거라고 말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며 “그런데 지금도 아무런 얘기가 없고, 쿠팡의 대관 힘으로 지연되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부에서만 재깍 나섰더라면 사안이 쉽게 마무리되고 쿠팡이 기소되는 의견이 나왔을 것”이라며 “쿠팡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판에서 법원은 쿠팡 블랙리스트사건을 언급하며 노조 간부를 탄압하는 건 안된다는 재판부의 판단까지 나온 상황에서 노동부가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있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실시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오히려 사안의 중대성은 쿠팡이 훨씬 더 크다. 노동부 관계자는 “당시 쿠팡의 경우 사건이 제기되고 곧바로 수사가 시작돼 특별근로감독이 따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통상적인 절차대로 처리했다”며 “현재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사 내용은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노동부의 조사 결과 발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81032001
[단독]상설특검,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수사 확대하나…노동부에 관련 기록 요청 (경향, 김태욱 기자, 2026.01.08 10:32)
검찰의 쿠팡 수사 무마·퇴직금 미지금 의혹 등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고용노동부에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기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최근 이 사건의 공익제보자를 불러 두 차례 조사를 진행하고 사건기록을 경찰로부터 제출받았다. 특검팀이 관련자 수사와 수사기록 확보에 나서면서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의 실체가 규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지난 7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쿠팡 ‘PNG(Persona Non Grata·외교용어로 ’기피인물‘을 의미)리스트 사건’ 관련 기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2024년 2월 김준호씨가 공익제보를 하면서 알려졌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 간 쿠팡풀필트먼트서비스(CFS) 지역 센터 인사팀에 근무하면서 이 리스트의 존재를 알게 됐다. 여기에는 1만6450명의 이름과 생년월일·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취업 제한 사유 등이 담겼다. 쿠팡CFS는 절도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이들의 재취업을 막기 위한 ‘정상적 인사평가 자료’라고 해명했는데 이 리스트에는 그간 쿠팡에 비판적 보도를 해 온 기자 등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김씨 제보로 이 사건이 알려진 뒤 노동계·시민사회단체는 2024년 2월 노동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쿠팡을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발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 송파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등이 각각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고발 후 2년 가까이 지나도록 아직 수사에 큰 진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제보자 김씨를 지난달 31일과 지난 4일 두 차례 불러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퇴직금 미지급 의혹’과 관련한 쿠팡의 일용직 운용·관리 방식 등을 확인하고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내용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한 송파서로부터 사건 기록도 제출받았다. 특검팀이 사건 기록과 관계자를 연이어 조사하면서 쿠팡 관련 수사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81800021
[단독]쿠팡, 김앤장·청와대 전관 통해 ‘노동부 내부 정보’ 실시간으로 빼냈다 (경향, 김찬호 최서은 기자, 2026.01.08 18:00)
2020년 10월 고 장덕준씨 사망 사고 관련
공식 조사 통보 전부터 움직임 실시간 파악
근로감독관 접촉 뒤 처벌 항목도 줄어들어
법조계 “사법·행정 공정성 심각하게 훼손”
쿠팡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과정에서 노동부 실무진과 접촉하고, 만남 이후 쿠팡 계열사의 형사처벌 대상 항목이 축소된 정황이 내부 e메일을 통해 확인됐다. 쿠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전직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임원 등 ‘대관 라인’을 동원해 노동부 내부 정보를 획득하고, 정보를 교차 검증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쿠팡이 노동부 담당 근로감독관을 상대로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등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노동부가 감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유착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8일 경향신문이 쿠팡의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A씨 측을 통해 입수한 내부 e메일을 보면, 쿠팡은 2020년 10월 대구·칠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 장덕준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당시 노동부 움직임을 김앤장과 사내 ‘대관 조직’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확보한 정보는 외국인 최고행정책임자(CAO) 등 경영진에게 보고됐는데 이는 회사 차원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를 조직적으로 관리했음을 보여준다.
2020년 11월 3일 작성된 메일에는 “K&C(김앤장)가 ‘노동부 내부 소스(MOEL inside source)’로부터 대구 FC(물류센터) 사망사고로 인해 쿠팡과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대해서만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들었다”고 적었다. 노동부가 피감기관에 공식적인 조사 통보를 하기 전 단계에서 정보가 쿠팡 측에 새어나간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다. 쿠팡은 해당 정보를 교차 검증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e메일에는 “이 보고가 B의 보고와 다르다”며 “김앤장에 내일 오전까지 좀 더 정확한 소스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고 나온다. 여기서 거론된 ‘B’는 당시 쿠팡이 영입한 전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임원을 지칭한다.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정보를 노동부에서 들은 건지, 국회에서 들은 건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만약 내가 전달한 것이 맞다면 국회 쪽에서 흘러나온 얘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앤장은 해당 사건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앤장에는 2020년 8월부터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 인사가 고문으로 재직하는 등 노동부 출신 인사들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 13일 작성된 ‘노동부 감사 결산(MOEL Audit wrap up)’ e메일을 보면, 쿠팡 임원들은 전날 밤 노동부 C과장의 연락을 받고, 이날 오전 9시 D팀장(근로감독관)을 만났다. D팀장은 쿠팡 측 ‘식사 접대’ 의혹과 관련해 노동부 감사를 받는 당사자로 알려졌다. 이들이 논의한 것은 노동부가 쿠팡 물류현장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산업안전보건(K-OSHA) 감독 결과였다.
해당 만남 이후 CFS 기준 애초 10개로 전달받았던 쿠팡 물류센터 내 안전·보건 위반 형사처벌 항목이 8개로 줄었다. 이에 대해 e메일에서는 “동탄 물류센터의 컨베이어 관련 지적 3건이 1건으로 ‘통합’되면서 최종 항목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C팀장은 쿠팡 측에 “컨베이어 안전 관련 위반은 쿠팡은 1건인데 경쟁사는 77건”이라며 다른 업체 정보까지 전달했다. 한 쿠팡 고위 임직원은 e메일에서 “지금까지 들은 것 중 가장 흥미로운 점은 경쟁사는 77건이 발견됐지만, 우리는 1건 밖에 없다는 사실”이라고 자찬했다.
법조계는 이 같은 쿠팡의 대응 방식이 사법 및 행정 시스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쿠팡은 퇴직금 체불 등 피해액이 소액인 사건에까지 학연·지연이 닿는 전관을 활용해 정보를 빼내고, 사건을 무마하고 있다”며 “쿠팡이나 김앤장 정보원이 정보를 빼돌린다는 점에서 정부도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는 “전직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 사기업이나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정부 내부 정보를 빼내고 수사나 처벌 수위를 낮추려 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해당 e메일 내용의 진위와 로비 의혹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현재 ‘쿠팡 특검’은 ‘퇴직금 사건 불기소 외압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 정보를 쿠팡 측에 미리 흘렸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노동부도 쿠팡 퇴직금 사건 조사방해 의혹을 받는 지청장을 직무 배제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8744.html
[단독] 노동부→김앤장·전관→쿠팡...‘근로감독 정보’ 실시간 샜다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6-01-08 18:00)
전 CPO에게 입수한 메일자료
쿠팡이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청와대 행정관 출신 대관담당 임원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들에게 정보를 넘겨준 이는 당시 노동부 현직 직원으로 보인다.
8일 한겨레가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를 통해 입수한 2020년 11월 내부 전자우편을 보면, 쿠팡은 당시 장덕준씨 과로사 등을 계기로 실시된 노동부의 근로감독 관련 정보를 사전에 파악했다. 당시 노동부는 쿠팡은 물론 마켓컬리와 에스에스지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를 상대로 근로기준·산업안전 감독을 추진했다. 감독 계획에는 고용형태와 노동시간, 휴게시간 등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도 포함돼 있었다. 이 조사는 그해 11월4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조사를 이틀 앞둔 11월2일 인사 담당자 ㅇ씨는 해롤드 로저스 당시 쿠팡 법무담당관(현 대표이사)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김앤장에 따르면, 설문조사와 관련해 노동부 내부 문서만 있었고, 설문조사에 대해 외부로 발송된 공식문서는 없었다고 한다”며 “김앤장이 문서를 확인한 것은 아니고, 노동부 내부 소식통으로 들은 바로는 대구 물류센터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설문조사는 쿠팡과 씨에프에스를 대상으로 진행돼야 하며(다른 배송업체는 제외),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썼다. ‘노동부 내부 소식통’→‘김앤장’→쿠팡 순으로 노동부 감독 정보가 흘러간 셈이다. 정보 누설자인 노동부 내부 소식통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우편에는 “이 보고내용은 ‘○○○’이 보고한 내용(그의 소식통에 따르면 다른 배송업체들도 조사대상에 포함되었다고 함)과 다르고, 어느 소식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아 보다 정확한 소스를 내일 아침까지 추가로 확인해달라고 김앤장에 요청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2020년 쿠팡 전무로 이직한 정아무개씨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로저스 현 대표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회신했다. 하루 뒤 아침엔 ㅇ씨는 로저스에게 “김앤장이 오늘 아침 다른 배송업체도 설문조사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쿠팡은 노동관계법을 비롯한 법률 이슈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법무와 대관 인력을 대폭 충원해왔다. 앞서 ㄱ씨가 공개한 다른 전자우편에선 2020년 11월 당시 근로감독을 하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감독관이 쿠팡 쪽과 식사를 하며, 근로감독 경과와 결과보고서 내용을 쿠팡 쪽에 알려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노동부는 현재 해당 감독관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한겨레의 반복된 반론 요청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8746.html
[단독] 쿠팡·김앤장 ‘찰떡궁합’...배달기사 안전교육 외면엔 자문의 힘 (한겨레, 박다해 기자, 2026-01-08 18:00)
쿠팡이 배달기사 대상 안전보건교육과 야간근무자 대상 특수건강진단 등을 하지 않아 정부로부터 지적을 받은 뒤에도, “법이 불합리하다”라는 판단 아래 법적 책임을 줄이기 위한 논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법적 판단에는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자문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겨레가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를 통해 확보한 내부 전자우편 자료 중엔 2020년 10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과정에서 제기된 지적 사항에 대한 논의 내용을 담은 문서가 있다. ‘MOEL finding challenging item’이란 이름이 붙었다. ‘MOEL’은 고용노동부의 영문 약칭이다. 이 논의에는 쿠팡 내부의 안전관리업무 담당팀과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참여했다.
이 문서는 노동부의 감독과 지적사항 등에 대한 법률적 판단과 대응 전략이 담겼다. 우선 배달기사의 한 형태인 ‘플렉서’(개인 차량 이용 배송기사)와 ‘퀵플렉서’(1톤 화물차를 쓰는 배송기사)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지적 사항에 대해 “(해당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배달기사가 ‘특고’(특수형태 근로종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특고 노동자 여부를 판단할 때 일정한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전속성’ 기준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쿠팡의 이같은 판단은 김앤장 자문 내역에 토대를 둔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가 ‘퀵플렉서 도급사업’의 안전보건조치 위반 여부를 조사키로 하자 김앤장은 “퀵플레서는 특고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노동부가 개선을 요구한다면 (산안법상) ‘전속성’의 판단기준을 주면 개선해나가겠다는 방향으로 협의(할 것)”이란 의견을 냈다.
회의 참석자들은 “노동부에서도 세부 기준이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니 일단 기다리는 게 좋겠다” “(퀵플렉서가) 쿠팡의 근로자인지 (여부를) 노동부에서도 판단하지 못할 것” “노동부에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면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으로 대응하면 좋을 듯” 등의 개별 의견을 낸 사실도 이 문서엔 담겨 있다.
이 문서에는 야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특수건강검진 실시 문제와 관련한 내용도 담겨 있다. 이를 보면, 노동부가 ‘2020년 단시간 야간 교대근무자에 대한 문서’를 요청하자 “근로감독관이 야간 근무자의 특수건강검진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쿠팡은 대응 논의를 열어 “배치 후 6개월 이내 특수검진 대상자에 한해 특수검진을 진행해 자료를 제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체 대상자 중 일부에게만 검진을 실시하는 수법으로 ‘눈가림’해 노동부의 감독을 피하려 한 정황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건강검진과 정기검진, 정기교육을 해야 하는 법 규정에 대해 “불합리가 존재” “추후 법규의 불합리성에 대한 건의가 필요”라는 논의 결과도 이 문서에 담았다.
실제 쿠팡은 물류센터 종사자 다수를 일용직으로 채용하면서도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0년 과로사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역시 1년 넘게 일용직으로 근무했지만 특수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한겨레의 반복된 사실관계 확인 등의 요청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https://www.korea.kr/briefing/actuallyView.do?newsId=148957747
1.8.(목) 경향신문(온라인), "쿠팡, 김앤장·청와대 전관 통해 '노동부 내부 정보' 실시간으로 빼냈다" 기사 등 관련 설명 (정책브리핑, 고용노동부 보도설명자료, 2026.01.08)
언론에 제기된 의혹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습니다.
1. 관련 기사
□ 1.8.(목) 경향신문(온라인), “쿠팡, 김앤장·청와대 전관 통해 ‘노동부 내부 정보’ 실시간으로 빼냈다”, 한겨레(온라인), “쿠팡, 김앤장·청와대 전관 통해 ‘근로감독 정보’ 실시간 파악” 기사 등 관련
ㅇ 쿠팡이 노동부 근로감독 과정에서 노동부 실무진과 접촉하고, 만남 이후 쿠팡 계열사 형사처벌 대상이 축소된 정황이 내부 e메일을 통해 확인했다.
ㅇ 2020년11월13일 작성된 e메일을 보면, 쿠팡 임원들은 노동부 C과장의 연락을 받고 이날 오전 D팀장을 만났다. D팀장은 쿠팡측 ‘식사접대’ 의혹관련 노동부 감사를 받는 당사자로 알려졌다.
2. 설명 내용
□ 고용노동부는 ’20.11월 쿠팡 감독(?온라인 유통업체 감독?) 중 감독관이 식사 접대, 이에 따른 봐주기 감독 의혹 등(’25.12.23. SBS뉴스)에 대해 장관의 특별 지시로 특정감사 중에 있으며(’25.12.24.~)
ㅇ 이번 언론보도에서 제기된 감독관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사하여 위법 부당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음
ㅇ 또한, 언론보도의 부적절한 행위 의혹이 제기된 팀장급 감독관은 즉시 직무에서 배제토록 하였으며, 앞으로 감독행정 신뢰도 제고를 위해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감독관도 취업심사를 받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
□ 아울러, 쿠팡에 대하여 현재 진행 중인 산재은폐 및 중대재해 원인조사 방해 등에 대한 수사와 향후 진행 예정인 감독을 엄정하게 하여, 법 위반 확인 시에는 관용 없이 엄정 조치할 계획임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8745.html
[단독] ‘기피 리스트’ 정당성 항변하던 쿠팡, 4년 전 ‘쿠친 블랙리스트’는 삭제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6-01-08 18:00)
쿠팡㈜(쿠팡 한국법인)이 2020년께 관리하던 채용 관련 리스트가 현행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해당 리스트를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지난 2024년 블랙리스트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정당한 인사평가 자료”라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유사한 성격의 리스트가 2020년엔 자체 판단으로 삭제가 됐지만, 자회사에서 유지된 이유는 앞으로 수사 당국이 규명해야할 대목이다.
쿠팡·김앤장 머리 맞댄 블랙리스트 논의
8일 한겨레가 쿠팡의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ㄱ씨를 통해 입수한 2020년 11월 쿠팡 내부 전자우편 자료에는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Special Attention List·이하 리스트)를 둘러싼 회의가 등장한다. 이 회의는 쿠팡 인사·법무팀과 김앤장법률사무소 인사가 주도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의 점검을 앞두고 진행됐다.
인사 담당자 ㅇ씨는 그해 11월12일 보낸 전자우편에서 “고령자·운전테스트시 태도불량자·해고로 퇴사한 인력·성범죄이력자 등을 리스트로 관리했다. 이들이 쿠팡친구(쿠팡에 직고용된 배송기사)직에 지원할 때 입사를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근로기준법 제40조(근로자에 대한 취업 방해 금지)에 저촉됨”이라고 썼다.
이는 문제의 리스트가 ‘쿠팡친구 채용 부적격 잠재 후보자’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의 입사를 제한하기 위한 용도로 작성됐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아가 리스트 작성이 노동법 위반에 해당할 위험이 높다는 것도 쿠팡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확인된다. 다만 이 전자우편에는 리스트 작성 시점 등은 나오지 않는다.
ㅇ씨는 “우회적 방법으로 쿠친 중 고객이나 공중의 안전을 위협할 잠재적 위험 인물의 입사를 예방할 수 있는지 여부, 근기법 제40조 취업방해금지 조항에도 불구하고 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른 법률이 있는지 여부 등을 김앤장이 추가 연구하여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자우편 대표 수신자는 ㄱ씨와 함께 당시 법무담당관인 해롤드 로저스 현 쿠팡㈜ 대표 등이며, 참조 수신자엔 쿠팡㈜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Inc) 경영진도 다수 포함돼 있다.
14일 보낸 전자우편에는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 및 과거 재직자 재입사 추천/비추천 정보를 모두 삭제”라는 내용이, 나흘 뒤인 18일에는 리스트를 삭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앤장의 대안 찾기가 실패한 것인지, 보고를 받은 쿠팡 최고경영진이 다른 결정을 내렸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삭제된 블랙리스트, 물류센터선 유지?
이 전자우편에 담긴 내용은 또다른 의문을 낳는다. 리스트 작성·관리가 위법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난 뒤에도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유사 리스트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피엔지(Persona Non Grata·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 리스트’라는 이름의 리스트가 작성·관리된 사실이 2024년 2월 언론의 보도로 드러난 것이다. 리스트엔 물류센터 근무 경험이 있는 노조 활동가나 산업재해 신청자 뿐만 아니라 언론사 기자들도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쿠팡 쪽은 당시 해당 리스트에 대해 “직원에 대한 인사평가 자료”라며 위법성을 전면 부인하며,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 일부와 노동단체 인사 등을 고소했다.
노동부는 피엔지 리스트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 나섰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권영국 변호사(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는 2020년 쿠팡 내부 전자우편에 대해 “채용방해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사실과 그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한겨레의 반론·해명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79101
[단독] "내부 소스에 따르면"…'쿠팡-노동부' 접촉 정황 담긴 이메일 (JTBC NEWS, 이희령 기자, 2026.01.08 20:02)
[앵커] 쿠팡과 접촉하면 패가망신할 거라고 노동부 장관이 경고할 정도로 쿠팡의 전관 활용은 전방위적입니다. 저희 JTBC는 쿠팡이 노동부 공무원들과 자주 접촉해 온 정황이 담긴 이메일을 확보했습니다. 노동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정보를 보고하면 로저스 대표가 직접 칭찬했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청년 장덕준 씨가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뒤 한 쿠팡 직원이 해롤드 로저스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사망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범위가 핵심 내용입니다. 이 직원은 "노동부 내부 소스, 즉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조사가 쿠팡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다른 택배사는 제외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런데 다른 직원의 소식통은 다른 택배사도 조사 대상이라 했다"며 "김앤장에 내일 오전까지 더 정확한 소스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쿠팡이 전관 등을 통해 사고 조사 범위 등 민감한 노동부 내부 정보를 미리 캐내려 한 걸로 보입니다.
메일을 받은 로저스 대표는 "고맙다, 매우 도움이 된다"고 답합니다. 이후, 해당 직원은 "김앤장(K&C)이 다른 택배사들도 조사대상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렸습니다. 코로나로 택배 업무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 근로감독이 벌어졌을 당시엔 특정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쿠팡 측과 따로 식사한 정황도 기록에 남았습니다. 쿠팡 청문회 당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같은 행태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는데,
[김영훈/고용노동부 장관 : (쿠팡이 고용노동부에서) 골고루 5, 6급 하위직들을 영입해 간 것들이 파악됐습니다. 제가 (노동부 직원들에게) 일차적으로 '이들과 접촉했을 땐 패가망신할 줄 알아라' 지시를 내렸습니다.]
노동부가 '쿠팡 과로사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하는 주무부처인 만큼, 전관과의 접촉 여부 등에 대한 전방위적 감사도 필요해 보입니다.
비슷한 시기, 고양 물류센터에선 5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여 다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 측 협조 요청에 쿠팡은 "사고 현장은 둘러보되 사진 직접 촬영 불가", "필요한 사진은 최소한으로 제공" 등 자체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지게차 직원의 연락처도 제공 불가"라고 기재했습니다. 경찰 조사를 최대한 통제하려는 목적입니다. 쿠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정당한 해고 조치에 불만을 가진 해임 임원의 왜곡된 주장"이란 기존 설명을 반복했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mobile/view/view.do?ncd=8454126
자회사 탓하더니…쿠팡 본사 ‘블랙리스트’ 몸통이었나 (KBS 뉴스 최지현 기자, 2026.01.08 21:35)
앵커: 쿠팡 자회사에서 2년 전에 블랙리스트가 문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회사 뿐 아니라 쿠팡 본사도 그 전부터 블랙리스트를 만들었고, 여기에 로저스 대표가 관여했단 정황이 나왔습니다. 최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0년 하반기 고용노동부는 쿠팡의 채용절차를 정기 점검합니다. 과태료 부과하는 선에서 끝났는데,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노동부 점검을 앞둔 2020년 11월 12일. 쿠팡은 김앤장과 함께 대책 회의를 엽니다. 현안은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 고령자, 태도불량자, 해고 퇴사자 등을 콕 집어서, 이들의 채용을 막는 리스트라고 표현합니다. 2024년 쿠팡 CFS에서 들통난 '블랙리스트'와 사실상 판박이입니다.
당시 쿠팡 본사는 자회사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는데, 4년 앞서 본사 차원에서 관리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회의 결과를 정리한 이메일 수신자엔 해럴드 로저스 당시 부사장도 있었습니다.
[김준호/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 : "결국에는 이 문제는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가 주체가 아닌 쿠팡 본사가 실질적인 주체라고 볼 수 있었던 거죠."]
위법성을 인식했던 정황도 뚜렷합니다.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자평하며 김앤장에 검토를 요청하고, 이틀 뒤 리스트를 삭제하라고 담당자에게 지시합니다.
[신은종/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쿠팡이 이런 리스트를 관리했다는 것은 매우 전근대적인 시대의 블랙리스트를 연상시킬 만큼 매우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2020년부터 위법성을 알았던 자료를 2024년까지 활용했다면,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2020년 당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특별근로감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블랙리스트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없이, 개인 비위로 해고된 전 임원의 왜곡된 주장이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53760
쿠팡, 김앤장·전관 통해 노동부 정보 빼냈다…처벌 축소 정황도 (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 2026-01-09 08:41)
전 CPO 이메일에서 드러난 수상한 정황
2020년 故 장덕준씨 사망 사고 당시 '노동부 내부 소스' 언급
노동부 관계자 접촉 뒤 처벌 수위 낮아진 정황도
쿠팡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전직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임원 등 이른바 '대관 라인'을 총동원해 고용노동부 내부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쿠팡이 노동부 근로감독 과정에서 노동부 실무진과 접촉한 뒤, 계열사의 형사처벌 대상 항목이 축소된 듯해 보이는 상황도 내부 이메일을 통해 확인됐다. 노동부가 쿠팡 측의 접대 의혹 등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9일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쿠팡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A씨 측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0월 대구·칠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고 당시 노동부의 동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1월 3일 작성된 이메일에는 "K&C(김앤장)에 따르면 '노동부 내부 소스'로부터 대구 FC(물류센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쿠팡과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대해서만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들었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노동부가 공식 조사를 통보하기 전 단계에서 정보가 유출된 정황으로 의심된다.
쿠팡은 입수한 정보를 검증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메일에는 "이 보고가 B의 보고와 다르다"며 "김앤장에 내일 오전까지 좀 더 정확한 소스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기서 거론된 B씨는 당시 쿠팡이 영입한 전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임원이다.
특히 노동부 관계자와의 접촉 이후 처벌 수위가 낮아진 정황도 포착됐다. 2020년 11월 13일 자 '노동부 감사 결산' 이메일을 보면, 쿠팡 임원들은 전날 밤 노동부 C과장의 연락을 받고 이날 오전 9시 D팀장(근로감독관)을 만나 산업안전보건 감독 결과를 논의했다. 이 만남 이후 CFS 기준으로 당초 10개였던 안전·보건 위반 형사처벌 항목은 8개로 줄었다. 다만 "과태료 총액은 변동 없다"고 적혀 있다.
이어 이메일에는 "건수가 줄어든 것은 동탄 물류센터의 컨베이어 관련 지적 사항 3건이 1건으로 '통합(consolidated)'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돼 있다. D팀장은 현재 쿠팡 측으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노동부 감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해당 이메일 기록에서는 쿠팡이 2020년에도 채용 배제를 목적으로 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운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일부 포착됐다. 특히 노동부 점검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방안까지 검토한 정황이 확인됐다.
쿠팡은 2020년 11월 12일 노동부의 채용절차법 점검에 대비해 '쿠팡친구(전 쿠팡맨) 채용 과정에서 활용되는 심사숙고 고려 대상자 리스트 문제'를 내부 공유했다. 이메일에는 해당 리스트가 "고령자, 운전 테스트 시 태도 불량자, 해고로 퇴사한 인력, 성범죄 이력자 등을 관리하다가 해당 인력이 쿠팡친구에 입사 지원을 할 경우 사전에 입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
그러면서 "이는 근로기준법 제40조의 근로자 취업 방해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고 자체 판단했다. 채용 배제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는 행위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취업 방해를 목적으로 명부를 작성·사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즉각적인 폐기 대신 '법적 우회로'를 모색했다. 이메일 작성자는 대안으로 "다른 우회적 방법으로 쿠팡친구 중 고객이나 공중의 안전을 위협할 잠재적 위험 인물의 입사를 예방할 수 있는지", "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른 법률이 있는지" 등을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추가로 연구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4일 자 이메일에서는 "심사숙고자 리스트 및 과거 재직자 재입사 추천·비추천 정보 모두 삭제"라는 내용이 언급돼, 결국 증거 인멸 차원의 내부 삭제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이 유사한 형태의 블랙리스트를 계속 운영해 온 정황은 올해 초 다시 불거졌다. 지난 2월 공익제보자 김준호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CFS에서 근무하며 '블랙리스트'를 활용해 지원자들을 배제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1만 6450명의 이름 등 개인정보와 구체적인 취업 불가 사유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현재 경찰과 노동부, 상설특검 등에서 전방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쿠팡 측은 해당 이메일의 진위 여부와 관련한 해명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노동부는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감독관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사하여 위법 부당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언론 보도를 통해 부적절한 행위 의혹이 제기된 팀장급 감독관은 즉시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앞으로 감독행정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감독관에 대해서도 취업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38926.html
쿠팡, 택배기사 사회보험료 부담 ‘난색’…국회 사회적대화 공전 (한겨레, 남지현 기자, 2026-01-09 16:39)
쿠팡이 택배기사들의 산재·고용보험료 부담 등에 난색을 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가 공전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대화 전체회의가 9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날 갑자기 취소됐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7일 택배 사회적대화에 참여하는 쿠팡의 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홍용준 대표와 면담을 통해 쿠팡 쪽의 1·2차 사회적합의 이행 방안을 재차 요청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쪽의 입장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회의를 취소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2차 택배 사회적합의의 주요 내용은 △택배기사 고유 업무인 배송과 집하(고객사로부터 물건을 받아 물류센터로 모으는 일)에 포함되지 않는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에 전가하지 말고 별도 인력을 투입할 것 △특고노동자인 택배기사의 사회보험료를 원청 택배사가 전액 부담할 것 △주 60시간, 하루 12시간 초과 노동 금지 등이다.
합의가 이뤄졌던 2021년 당시 쿠팡은 택배사업자가 아니어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후 국토교통부에서 택배사업자로 승인 받아 다른 택배사들처럼 합의 사항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 나서서 쿠팡을 포함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사회적대화를 진행해온 것이다.
그러나 쿠팡 쪽은 이미 분류작업 전가 금지 등과 관련해서는 1·2차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송센터인 캠프에서 분류 전담인력인 헬퍼가 이미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팡 택배기사들은 분류가 택배기사 2∼4명 단위로만 이뤄져서, 결국 기사들이 개인 배송 물량을 한번 더 분류하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대화에서도 쿠팡이 합의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씨엘에스는 그간 사회적대화에서 3개월 동안 캠프에 분류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시범테스트 기간을 운영하겠다고 제안해왔다. 오는 6월부터는 분류작업을 시킬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한 걸로 알려졌다. 다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노동계나 민주당 의원들은 분류작업이 노동시간을 늘려 택배기사의 과로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 시범 운영을 하거나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 택배기사의 사회보험료를 원청이 부담하는 문제를 두고도 씨엘에스는 ‘법대로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걸로 알려졌다. 고용·산재보험료는 법대로라면 택배 대리점(영업점)과 택배기사가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 다른 택배사들은 1·2차 사회적합의에 따라 건당 택배 수수료를 170원 인상해 이를 분류인력 투입과 사회보험료를 원청이 부담하는 재원으로 삼았다. 씨엘에스는 쿠팡이츠 배달라이더 등 다른 특고노동자들과 형평성 문제나 지나친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사회보험료 전액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걸로 전해진다.
사회적대화에 참여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21일 홍 대표와 한 번 더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남근 의원 등은 이날 면담에는 기존보다 진전된 1·2차 사회적합의 이행 방안을 가져오라고 요청한 걸로 알려졌다. 다음 사회적대화 전체회의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57508.html
“쿠팡, 사람 없다며 두 명도 벅찬 일 맡겨…쓰러진 게 남편 탓입니까” (한겨레, 김해정 기자, 2024-09-08 15:11)
시흥2캠프서 숨진 김명규씨 아내 인터뷰
“밀려드는 프레시백 접느라 사고난 줄도 몰라”
“세척한 쿠팡 프레시백을 접고 있는데, 누군가 ‘여기 사람이 쓰러졌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쿠팡 캠프에서) 누가 쓰러졌다는 말을 자주 흔하게 들었던 데다 처리해야 할 프레시백이 밀려와 신경쓰지 못했어요. 그런데 또 소리 치길래 가봤더니 제 남편이더라고요.”
지난달 18일 새벽 2시10분께 경기 시흥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씨엘에스) 시흥2캠프에서 프레시백(다회용 보냉가방) 세척작업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 김명규(48)씨가 숨졌다. 김씨가 숨질 당시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던 김씨의 아내 우다경(52)씨는 지난 5일 경기 시흥 자택에서 한겨레와 만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씨는 남편의 죽음이 쿠팡의 부실한 인력관리와 그에 따른 과중한 업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쿠팡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토목회사의 관리자로 일했던 김씨는 “아픈 아들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주말에 쿠팡씨엘에스에서 일하게 됐다. 지난달 12일에는 쿠팡씨엘에스의 다른 캠프에서 일했고, 17일과 18일에는 시흥2캠프에서 일했다. 근무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로 김씨가 숨진 것은 시흥2캠프에서의 둘쨋날 근무를 시작하고 2시간 남짓 뒤였다. 우씨는 “남편이 쓰러지기 10분 전 내게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는데도 쉬지 못하고 일했다”며 “(쓰러지고도) 그냥 일어날 줄 알았다. 진짜 죽을 줄 몰랐다”고 울먹였다.
우씨는 쿠팡의 부실한 인력관리가 업무 과중으로 이어져 김씨가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우씨는 “프레시백 세척 작업은 한 라인당 4인1조로 진행되는데, 당시 옆 라인에서 한 명이 부족했다”며 “남편이 옆 라인 프레시백 적재 작업까지 떠맡았고 두 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 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레시백 세척 작업은 세척기에 프레시백을 한 장씩 투입해 닦고, 박스형태로 접은 뒤, 프레시백을 포장해 적재한 다음 옮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씨는 노동 강도가 높은 프레시백 포장·적재 일을 맡았다고 한다. 한 팰릿에 적재하는 프레시백은 120개로, 우씨는 “프레시백이 아무리 가볍다고 해도 120개가 쌓인 팰릿 하나를 사람이 옮기는거라 힘들다”고 말했다.
쿠팡 쪽은 “고인은 설계감리기업 현장 관리자로 재직하면서 총 3회 휴일에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숨진) 당일 근무시간이 두 시간에 불과해 업무 과중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씨는 “남편은 관리자로 일해 체력적 부담은 없었다. 평소에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지난 7월 김씨의 건강검진 결과에는 경증 고혈압과 만성 위염이 있었으나, 그밖에 특별한 지병은 없었다. 사망 직후 병원에선 김씨의 사인이 ‘심근경색’이라고 했다. 우씨는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부검을 요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우씨는 남편의 죽음 이후 쿠팡씨엘에스의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쿠팡 사람들이 남편 장례 내내 장례식장 앞에 상주했고,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합의금을 제시했다”며 “남편이 (시흥2캠프에서) 이틀 밖에 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인들(쿠팡) 잘못이 아니라며 유족들에게 책임을 미뤘다”고 했다. 이어 “인력 관리가 안돼 남편에게 일이 몰렸고 그러다 쓰러진 건데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냐”며 “(쿠팡에게 바라는 것은) 쿠팡이 자기 잘못을 인정해달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쓰러진 곳과 같은 작업장에서 한 노동자가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은 김씨가 숨진지 8일 만인 지난달 26일 쿠팡씨엘에스 시흥2캠프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작업 도중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해당 노동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4860_36515.html
[단독] 쿠팡 '과로 없었다' 했는데‥"2명분 일 혼자서 했다" (MBC뉴스, 차주혁 기자, 2024-09-08 20:12)
앵커: 어제 저희 뉴스데스크에서는 쿠팡 시흥2캠프에서 밤샘 근무를 하다 숨진 고 김명규 씨의 사망 사고를 단독 보도해드렸습니다.
쿠팡 측은, 고인에게 지병이 있었고, 업무과중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는데요. 사망 당일, 김 씨는 쿠팡에서 어떻게 일했던 건지 함께 일했던 아내의 증언을 들어봤습니다. 차주혁 노동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쿠팡 시흥2캠프의 '프레시백' 세척 작업장. 통상 4인 1조가 작업대 1개를 맡습니다.
먼저 가방을 세척기에 넣으면, 다음 사람이 닦은 뒤, 한 명은 가방 형태로 접습니다. 마지막 사람이 120개씩 모아 지정된 장소에 적재하면 작업이 끝납니다.
[쿠팡 시흥2캠프 근무자 (음성변조)] "한 사람은 프레시백 넣고, 중간에서 닦고, 한 사람 접고, 한 사람 적재. 물건이 나오는 속도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한 라인에 4명."
김명규 씨가 시흥2캠프에서 일했던 8월 18일. 평소 일요일 새벽엔 4명이 출근해 작업대 1개만 가동하는데, 그날따라 7명이 출근했다고 합니다.
[우다경/고 김명규 씨 아내] "보통 4명이 나와요. 〈한 라인만 가동하는 거?〉 원래는요. 일요일 날. 그날 왜 거기서 7명을 또 불렀는지도 모르겠고."
가방을 넣고, 닦고, 접는 사람, 각각 3명씩 2개 작업대에 배치하면, 운반과 적재는 누군가 혼자 맡아야 했습니다. 그걸 김명규 씨가 했습니다.
[우다경/고 김명규 씨 아내] "한 사람은 어쨌든 두 사람 일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어떤 누구든요. 그게 이제 저희 남편이 됐었던 거죠. 그거를 2개를‥"
작업대 2곳에서 쏟아지는 물량을 수십 미터 옮긴 뒤 포장하고 쌓는 고된 작업. 시흥2캠프 심야 일용직으로 일한 두 번째 날이었습니다.
[쿠팡 시흥2캠프 근무자 (음성변조)] "적재를 왔다 갔다 하기는 되게 힘들거든요. 한 사람이 그걸 하진 못해요. 적재를 사실 초보자는 절대 왔다 갔다 시키질 않아요."
2년 전 산업안전기사 자격증까지 딴 김 씨였지만, 몸은 견디지 못했습니다. 작업대에 있던 아내에게 '너무 힘들다'고 말한 지 10분 만에 쓰러졌고,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다경/고 김명규 씨 아내] "'남편이 원래 지병이 있었냐'라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어, 지병 없었는데요' 그러는데 '이렇게 하면 장례식을 치르면 안 되죠' 이러시는 거예요. '일단 부검도 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경찰분이 연락 오셔서 안 거예요."
쿠팡 측은 "부검 결과 확인 없이 다른 회사 재직 중 휴일에 총 3회 아르바이트하신 분이 CLS 업무로 과로사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7월 18일, 제주 일용직 사망과 택배기사 뇌출혈. 8월 1일, 청주 '로켓설치' 대리점주 사망. 8월 18일 시흥 김명규 씨 사망에 이어, 26일 심정지 사고까지. 최근 MBC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진 쿠팡의 죽음과 사고만 해도 이렇게나 많습니다.
[정혜경/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진보당)] "쿠팡에는 안 알려져 있는 산재 사고가 엄청나게 많이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다 전수조사를 해서 정말 얼마나 많은 산재 사고가 쿠팡에서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쿠팡 유족 등은 내일 오전 국회 앞에서 과로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습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617
국회, 쿠팡 청문회 카드 언제 꺼내나 (매노, 강한님·임세웅 기자, 2024.09.09 19:17)
2020년 이후 쿠팡에서 죽은 노동자만 22명 … 국토위와 연석 청문회 논의 중
쿠팡을 둘러싼 죽음이 잇따르자 국회가 청문회를 고심하고 있다. 다가오는 국정감사 준비와 얼어붙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황으로 날짜 조율부터 난관이다.
환노위·국토위, 청문회 개최엔 공감했지만…
9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에서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계속되자 환노위와 국토교통위원회 연석 청문회를 열어 쿠팡 관계자들을 국회로 불러야 한다는 논의가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5월 쿠팡 남양주2캠프에서 일하던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씨가 “개처럼 뛰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숨진 데 이어 지난달 18일엔 경기도 시흥2캠프에서 보냉가방인 ‘프레시백’을 랩핑 중이던 일용직 노동자 고 김명규씨가 숨졌다.
최근 쿠팡의 가구·가전제품을 배송·설치하는 대리점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동료와 “일주일째 잠을 못 자고 있다”는 내용의 통화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문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고 있다. 환노위 자체적으로도 청문회 날짜를 잡는 데 애를 먹는 모양새다. 지난달 처음 제안이 나왔지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2023 회계연도 결산심사가 연이어 진행되며 청문회 논의는 뒤로 밀렸다.
얼어붙은 환노위 정국도 문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명 후 이날 처음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에 ‘친일’ 발언 사과하지 않으면 퇴장하라고 주장하자 여당 의원들은 김 장관과 동반 퇴장했다. 김 장관의 ‘사과’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쿠팡 청문회는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이제부터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 참석은 미지수, 유족 “죽음 원인 밝혀 달라”
여당은 쿠팡 청문회 개최를 겉으로는 반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고심 중이다.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막을 명분은 없다”며 “만약 추석 후, 국정감사 전 청문회가 열린다면 이번주 내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불똥은 고용노동부로도 튀고 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에 “노동부가 이 상황(쿠팡 과로사 문제)을 방치하는 것은 무능하거나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반복된 사망사고는 개인 책임으로 돌릴 사안이 아닌 만큼 신속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차관은 “특별감독을 실시하기에는 감독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특별감독과 유사한 감독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쿠팡에서만 22명이 유명을 달리했는데, 심야배송 시간을 정하고 그때까지 배송을 못하면 클렌징(구역 회수)을 하는 게 원인”이라며 “노동부가 쿠팡에 대해 공적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사측은 클렌징 규정은 있으나 실행된 적은 거의 없다고 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고 김명균씨의 배우자 우다경씨는 “남편에 두 사람 분의 일을 시킨 것이 잘못이 아니라면 무엇이 잘못이냐”며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고인은 가족에게 “업무 중 프레시백이 빠르게 많이 나와 속도 맞추기가 힘들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40910010001251
쿠팡 물류센터 잇단 '작업중 사망'… 노동계 "심야노동 공적규제 필요" (경인일보, 조수현 기자, 2024-09-09 20:43)
5월 이후 2명 숨지고 1명 심정지
대책위 "국회청문회·전수조사를"
쿠팡에서 택배·분류작업 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반복되자 유족과 노동계가 쿠팡의 심야·장시간 작업에 대한 공적 규제 방안과 산재 사고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9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최근 고용노동부 등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쿠팡 물류센터인 시흥2캠프에서 물류작업을 하던 김모(48)씨가 숨지고, 같은 캠프에서 10일 뒤인 지난달 28일 다른 노동자가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앞서 지난 5월28일에는 쿠팡 남양주2캠프에서 배송기사 정슬기(41)씨가 생전 업무과중을 호소하다 과로로 사망(8월23일자 5면 보도="배송기사 과로사" 쿠팡CLS 중처법 고발)하기도 했다.
쿠팡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노동계는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되는 쿠팡 노동자들의 죽음과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쿠팡 청문회'를 9월 중 열어주길 촉구한다"며 "숨겨지거나 은폐된 쿠팡 산재 사고가 없는지 전수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재 사고가 새벽시간대 과중한 업무 중 주로 발생하는 데다 야간 노동이 연속되는 부분 등을 공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심야 위험작업을 유형화하고 규제의 첫 발을 뗄 사회적 대화를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운영위원(일환경건강센터 이사장)은 지난 2일 쿠팡 심야노동의 위험성을 다룬 토론회에서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될 야간 노동시간 전·후방 규제가 필요하다"며 "규제는 한 달, 한 주의 노동 총량이 아닌 하루 노동일을 기준으로 해야 건강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밤에 자지 못하고 낮에만 자면 신체화 장애뿐 아니라 사회화 장애도 발생한다"며 "고정 야간노동이 위험해서 생긴 게 교대노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원장은 격주 2교대 근무, 주5일제 및 2일 연속 휴일 도입 등 공적 규제 개선책을 제시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9092106025
노동계 “사람 잡는 로켓배송”…‘쿠팡 청문회’ 개최 촉구 (경향, 조해람 기자, 2024.09.09 21:06)
과로사대책위 국회 앞 회견
“속도 강요 지속 불가능해”
잇단 사망에 공적 규제 요구
쿠팡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반복되자 노동계가 국회에 ‘쿠팡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사고 사례들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쿠팡의 무분별한 배송 속도 강요에 대한 공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사람 잡는 쿠팡 로켓배송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5월28일 쿠팡 남양주2캠프에서 일하던 정슬기씨(41)가 과로로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택배기사였던 정씨는 생전 원청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관리자의 업무지시를 받았고,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과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18일 제주에서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1명이 숨지고 심야배송 노동자 1명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시흥2캠프에서 물류 작업을 하던 김명규씨(48)가 숨지고, 10일 뒤인 28일 같은 캠프에서 다른 노동자가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지난달 1일에는 가구·가전제품 배송과 설치를 함께 해주는 ‘로켓설치’ 대리점 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소장은 생전 과도한 업무로 동료들에게 “죽을 것 같다” “일주일째 잠을 못 자고 있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해당 소장은 개인적 사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소장의 사망과 설치기사 문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이 비극들의 공통점은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일체의 고려 없이 오직 배송 속도만을 위해 설계된 쿠팡의 업무시스템과, 편리하지만 사람 잡는 쿠팡의 로켓배송”이라며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기 위해 쿠팡은 언제든 구역을 빼앗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계약서를 사용하고, 이것이 실정법에 위반됨에도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쿠팡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https://vop.co.kr/A00001661032.html
[사설] 죽음의 기업 쿠팡, 국회에서 청문회 열어야 (민중의소리. 2024-09-10 07:27:32)
쿠팡에서 연이어 노동자 사망이 발생하자 노동계가 쿠팡에 대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쿠팡의 노동자 사망사고는 ‘심정지’, ‘뇌출혈’ 등 과로사의 대표적 증상에 의한 것인데 분류작업, 새벽배송 등 업무분야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심지어는 전자제품 배송과 설치를 담당하는 대리점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일어났다. 노동자들은 ‘배송 속도만을 위해 설계된 쿠팡의 업무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며 최근 벌어진 쿠팡에서의 노동자 사망 사고를 열거했다.
쿠팡 시흥2캠프에서 지난달 일주일 간격으로 노동자들이 심정지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한 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119 응급차가 출동, 응급처치를 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두 명 모두 야간 분류작업 도중 쓰러졌다.
지난해 10월에는 군포에서 로켓배송을 하던 택배노동자가 새벽에 배송 도중 숨졌고, 올해 5월 28일에는 새벽 택배를 하던 고 정슬기씨가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지난 7월 18일에는 제주도 쿠팡 물류센터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지고, 같은 날 제주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택배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들 모두 심정지, 뇌출혈 등 과로사의 대표적 증상을 보였다.
전자제품 배송과 설치를 담당하는 ‘로켓설치’ 대리점 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다. 사망한 소장은 밤12시까지 주문받은 물건을 다음날까지 모두 설치해야 하는 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동료들에게 “죽을 거 같다” “일주일째 잠을 못자고 있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쿠팡이 관련 법을 교묘히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쿠팡의 ‘로켓설치’ 서비스가 택배사업자와 택배용 화물차는 집화·배송 외의 일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관련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로켓배송’과 관련해 계약기간 중에도 언제든 해고를 하거나 택배 배송구역을 빼앗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계약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야 분류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들이 ‘너무 빠른 업무속도’에 고통을 호소했다는 점을 본다면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에서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 당연히 공적 규제가 필요하다. 기업 차원에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만 반복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정부의 대처는 미온적이다. 국회 환노위에서 쿠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동부 차관은 “곧바로 시행하기에는 요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정부가 못하면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과 국토교통위원회가 합동으로 ‘쿠팡 청문회’ 개최를 논의 중이라고 한다.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쿠팡의 노동환경은 그동안 너무 가려져 왔다. 물류센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외부에서는 알기 힘들었고, 이를 밖으로 알리려는 이들은 ‘블랙리스트’로 관리되기도 했다. 국회 차원에서 쿠팡의 노동환경에 대해 공개적으로 조사해 연이은 노동자들의 사망에 쿠팡의 책임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58088.html
[단독] 쿠팡 노동자 잇단 사망에도…국토부 현장 검사는 ‘문제 없음’ (한겨레, 박수지 기자, 2024-09-11 17:09)
논란 일자 그제야 “개선 권고”
연이은 물류 노동자의 사망으로 쿠팡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국토교통부가 작업장 현장 검사 결과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국토부는 소수의 현장 근무자 인터뷰에 기대어 이 같은 결론을 낸 것으로 나타나 현장 점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택배터미널 현장점검 결과’를 보면, 국토부는 지난 2년간 쿠팡 터미널 5곳을 점검한 뒤 노동시간·휴식시간·폭염 대책 등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2021년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제정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따라 현장 점검을 진행한 뒤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국토부 보고서는 현장에 근무하는 택배기사와 분류작업자 각 한 명씩만 대상으로 근로환경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에 터잡아 결론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계약서 확인 등 기초적인 사실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 점검이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불거진 ‘클렌징 제도’에 대한 현장 확인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택배 노동자 정슬기씨가 쿠팡씨엘에스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고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담당한지 2달여 만인 지난 5월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진 바 있다. 숨지기 전 정씨가 강도 높은 배송 및 분류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주변에 토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배송 수행률이 기준치를 미달할 때 위탁업체의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 제도’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현장점검 때는 클렌징 제도 실태를 보지도 않았던 국토부는 최근에서야 쿠팡씨엘에스에 클렌징 제도와 종사자 근로 여건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문 의원은 “노동자들이 잇따라 과로사하는데, 이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국토부는 형식적인 조사만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안일한 태도로는 쿠팡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하던 정슬기씨가 숨진 데 이어, 7~8월엔 제주와 경기도 시흥에서 쿠팡 노동자의 사망이 잇따랐다.
조태영 국토부 생활물류정책팀장은 “사회적 합의에 대한 자발적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출퇴근 및 분류 작업을 중심으로 전산기록을 확인했다”며 “법상 국토부에 사법적 심사 권한이 없어 근로감독 수준의 점검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92512460715886
유가족의 눈물 "올해에만 쿠팡 노동자 5명 죽었는데 대체…"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4.09.25. 15:58:29)
쿠팡 노동자 유가족 "지옥 같은 날들 보내고 있다"…국회 '쿠팡 청문회' 촉구
쿠팡에서 올해 들어서만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쿠팡 내 산재 사망 노동자의 유가족들이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달라며 국회에 '쿠팡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정의당과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5일 서울 구로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연 '노동자 죽음 부르는 쿠팡 로켓배송의 노동실태와 고용구조를 파헤친다'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고(故) 김명규 씨 배우자 우다경 씨, 고 정슬기 씨 아버지 정금석 씨, 고 장덕준 씨 어머니 박미숙 씨 등 3명의 쿠팡 노동자 유가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가족을 잃은 아픔을 호소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지난 8월 쿠팡 시흥2캠프 내에서 같이 일하던 남편이 사망하는 장면을 목격한 우다경 씨는 당시 "뒤에서 '사람이 쓰러졌어요'라는 비명 소리를 들었지만, 프레시백이 밀리지 않도록 바쁘게 손을 놀리느라 정신이 없어 미처 돌아보지 못했다"며 "두번째 비명이 터져 나오고서야 '무슨 일이지?'하고 몸을 돌렸다. 제가 서 있던 작업대에서 불과 3~4미터 떨어진 곳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남편이었다"고 말했다.
우 씨는 "유가족들은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쿠팡은) 아무렇지도 않게 방관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저희는 남편을 잃고, 가장을 잃었는데 (물류센터의) 기계는 잘 돌아가고 있다"며 "국가는 뭐하고, 국회의원들은 뭐하나. 국가에서, 국회의원님들이 해주셔야 한다. 정말 부탁드린다"고 국회에 쿠팡 산재 사망을 막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5월 쿠팡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던 아들을 잃은 정금석 씨는 "우리 사회가 자식을 먼저 보내면, 자식을 지키지 못하면 죄인이라 이야기하지 않나. 죄인 된 심정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다"며 "벌써 네 달이 됐나.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날마다 거리를 헤매고 있고 추석 전부터는 쿠팡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없는 저의 가정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고 큰 슬픔과 절망에 빠진 며느리와 어린 속자들을 바라보는 할애비의 마음은 찢어지는 고통이다. 많은 세월을 저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고 했다.
정 씨는 "마지막으로 국회에 소망을 갖고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며 "국회는 속히 쿠팡 청문회를 열어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사망원인을 규명하고 다시는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되지 않도록 조치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당시 27살의 나이로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아들을 떠나보낸 박미숙 씨는 "아들이 떠난 지 4년이 지났다"며 "(아들과 함께) 네 식구가 한 상에서 밥을 먹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인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슬픔"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아들이 쿠팡에서 사망했을 때 야간 노동과 쿠팡 노동 강도 이야기가 나왔다. 4년이 지났는데 쿠팡만이 아니라 모든 택배, 물류센터가 야간노동, 새벽배송을 부추기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쿠팡이라는 회사가 물류산업의 기본을 만들고 그 이상의 노동강도를 강요하는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그때 (쿠팡을) 멈췄다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늘 나오신 다른 가족분들 안 만날 수 있었다"며 "22대 국회가 새로 시작하는 단계에서 4년 전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다음 회기까지 넘기지 않고, 쿠팡의 노동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효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인천분회장이 정리해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쿠팡에서는 고 김명규 씨, 고 정슬기 씨 외에도 올해 들어 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2024년 7월 경북 경산에서 쿠팡 택배기사로 일하다 폭우에 휩쓸려 사망한 A씨, △2024년 7월 제주에서 택배 분류작업 중 쓰러져 사망한 B씨, △2024년 7월 경기 화성에서 물류 야간노동 후 사망한 C씨 등이다.
쿠팡에서 일어나고 있는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 유가족들은 지난 13일 국회전자청원 사이트에 '쿠팡 청문회 개최 요청에 관한 청원'을 올리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청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오는 13일까지 5만 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5577
주 평균 노동시간 64.6시간... 쿠팡이 숨기던 쿠팡 택배노동자 실태 (노동과세계, 서비스연맹, 2024.09.30 20:10)
365일 택배없는날? 쿠팡 주장과 달리 휴가도 자유롭게 못쓰는 택배노동자
쿠팡CLS, 여전히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참여 거부해
연이은 과로사 막으려면 정부, 국회 쿠팡 규제 결단해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과로사대책위)가 쿠팡 택배노동자의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과로사대책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쿠팡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것, 국회가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통해 쿠팡 노동환경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군포, 남양주, 제주, 화성동탄 등 쿠팡 탞배물류 캠프 곳곳에서 택배노동자들이 과로로 쓰러지고 있다. 연이은 과로사에도 쿠팡은 ‘대체기사 투입으로 쿠팡 배송기사는 언제든 휴가 플렉스를 할 수 있다, 쿠팡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과로사대책위는 8월 30일부터 9월 27일 사이 실태조사에 나섰다. 260명의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들이 조사에 참여했다. 과로사대책위는 조사 중간보고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30일 오후 1시 30분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우리집 앞에 물건이 와 있는 편안함은 쿠팡 노동자들의 목숨을 갈아 넣은 노동, 2회전·3회전 배송으로 해내고 있는 겁니다.”
강규혁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 모두 발언을 통해 다가오는 10월 10일 국정감사에서 쿠팡 노동실태가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에 대한 준엄한 질책에 국민이 함께할 것을 부탁했다.
김광석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 산업에 새로 진출한 쿠팡이 당일배송, 새벽배송, 365일 배송 등으로 2024년 택배물류 점유율 1위 기업이 됐다, 최악의 노동조건으로 택배노동자를 과로로 내모는 게 2024년 현재 혁신 기업 쿠팡의 실상”이라 비판하며 쿠팡이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발표는 한선범 과로사대책위 간사(전국택배노조 정책국장)이 맡았다. 조사에 응답한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64.6시간, 새벽배송 노동자의 경우 야간할증 감안시 70시간에 달했다. 두 결과 모두 과로사 인정 기준 시간을 초과했다. 응답자 중 91.5%가 캠프에서 배송지를 하루 여러 차례 오가는 다회전 배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로사 방지 사회적합의에 참여한 타 택배사와 달리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배송 물류 분류작업을 직접 해야 한다. 조사 응답자들이 이 분류작업에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24분이었다. 쿠팡이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에 내몰리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쿠팡은 “쿠팡친구(직고용 택배노동자)와 대리점별 백업기사가 있어 택배기사가 쉬고 싶을 때 용차부담 없이 언제든 쉴 수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 역시 거짓이라는 게 드러났다. 조사 응답자 중 85.4%가 휴가를 자유롭게 가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사유로는 배송 수행율 미달로 인한 클렌징(배송구역 회수)가 우려되어서라는 응답이 53.5%에 달했다. 또 새벽배송 퀵플렉서 중에서는 한달 간 20일이 넘게 연속 심야 노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82.5%에 달했다.
한 정책국장은 쿠팡 노동현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쿠팡 퀵플렉스에 대한 위수탁계약서 전면 재검토, 고용노동부의 쿠팡 산재사고 전수조사, 국회 국정감사와 쿠팡 청문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국회, 정부부처가 함께 쿠팡이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 조속히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선제품은 저녁 8시까지 무조건 배송해야 하는데, 물품은 캠프에 3시 반, 늦게는 4시 반에야 도착합니다. 그때 분류작업하고 차에 싣고 나가면 도대체 어떻게 8시까지 배송하라는 건가요?”
현재 쿠팡 퀵플렉스 택배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는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이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각종 이슈로 배송 출차가 늦어지더라도 쿠팡은 마감시간을 연장해주지 않는다. 언제든 클렌징당할 수 있다는 압박으로 배송문제를 택배노동자에게 모두 떠넘기는 게 쿠팡”이라며 쿠팡을 강하게 규탄했다. 쿠팡의 무리한 마감시간 압박을 맞추기 위해 택배노동자들은 주간 2번, 야간 3번 다회전 배송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과로를 유발하는 다회전 배송 중단, 택배기사 1인당 물품 분류가 완료되도록 쿠팡이 분류작업을 책임질 것,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클렌징 제도 폐기”를 주장했다.
과로사대책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 쿠팡을 세우도록 촉구하고 있다. 또 국회 국토위, 환노위 합동 청문회를 통해 쿠팡의 누적된 노동 문제와 위법 사항을 밝혀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0916130000695?did=NA
조선·건설업보다 위험하다... 쿠팡 산업재해율, 전체 산업의 9배 (한국일보, 송주용 기자, 2024.10.10 04:30)
물류·배송 직접 관할 2022년 재해율 5.9%
'산재 다발' 조선 2.6%, 건설 1.3% 웃돌아
물류·배송 분리 이후엔 '산재 외주화' 징후
위탁업체 산재 신청 3년 새 0→328건 폭증
최근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나 이곳에서 일감을 받은 배송기사가 잇따라 사망한 가운데 쿠팡의 산업재해율이 전체 산업의 9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거부터 산업재해에 취약한 산업으로 여겨졌던 건설업이나 조선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9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 본사의 2022년 산업재해율은 5.92%였다. 산업재해율은 산재 적용 대상 근로자 중 실제 산재 피해를 당한 근로자의 비율이다. 쿠팡의 산업재해율은 같은 해 국내 전체 산업재해율(0.65%)보다 9배 이상 높은 것은 물론, 그해 조선업(2.61%)과 건설업(1.25%)의 산업재해율보다도 높았다.
위험의 외주화…위탁업체 산재 신청 급증
2022년은 사실상 쿠팡이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했던 마지막 해다. 쿠팡 본사의 산재 신청 건수는 그해 1,37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235건, 올해 상반기 16건으로 급감했다. 이런 수치 변화는 쿠팡이 산재 예방에 획기적 성과를 거둬서라기보다는, 쿠팡 본사가 담당했던 물류·배송 업무가 2022년 이후 계열사와 위탁업체로 분산된 것과 관련이 깊다.
근로복지공단이 제출한 '쿠팡 계열사 산재 신청 및 승인' 자료를 보면, 쿠팡 배송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 위탁업체의 산재 신청은 2020년 0건에서 2021년 10건, 2022년 99건, 지난해 328건, 올해 상반기 23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연도별로 산재가 인정된 비율은 90~96%였다. 노동계에선 '산재의 외주화'라는 주장이 나온다. 쿠팡의 산업재해 위험이 물류 계열사와 배송 위탁업체로 떠넘겨졌다는 것이다.
실제 쿠팡에선 일용·하청 근로자의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만 해도 5월 심야 로켓배송을 하던 위탁업체 소속 정슬기씨가 업무 종료 후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고, 7월에는 일용직 노동자와 심야 로켓배송 기사가 각각 심정지와 뇌출혈로 사망했다. 8월에는 CLS 시흥2캠프에서 프레시백(신선식품 배달용 보랭가방) 정리 작업을 하던 김명규씨가 유명을 달리했다.
쿠팡 하청노동자 수만명, 산재·고용보험 미가입
쿠팡에 직간접 고용된 이들의 열악한 상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근로복지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쿠팡 캠프 관련 업무를 위탁받은 90개 업체에서 산재보험 미가입 2만868건, 고용보험 미가입 2만80건이 적발됐다. 누락된 보험료는 총 37억3,700만 원이었다.
배송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본래 업무가 아닌데도 기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분류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용우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들이 쿠팡 남양주 캠프를 방문했을 때도 배송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목격됐다"고 지적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도 최근 실태조사를 통해 쿠팡 배송기사가 하루 평균 3시간 24분 동안 분류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용우 의원은 "과중한 심야노동과 과로, 산업재해 노출은 쿠팡의 고질적 문제점"이라며 "최근에는 이 같은 산재 위험을 위탁업체로 떠넘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은 '택배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노동자 업무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5688
“쿠팡 과로사 방지책, 국회 청문회로 만들자” 전국택배노조, 국회 앞 농성 돌입 (노동과세계, 서비스연맹, 2024.10.17 07:13)
산재 책임 인정 후에도 변화 없는 쿠팡, 발표한 대책은 미봉책뿐
과로 유발하는 다회전 배송, 상시 해고제도 등 그대로 유지
국회 합동청문회로 쿠팡 근본적 개선 이끌어야...노조, 유가족 농성 돌입
전국택배노조와 쿠팡 과로사 택배기사 유가족이 16일부터 국회 앞 농성에 들어갔다. 연이은 쿠팡 노동자 과로사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발표한 개선안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쿠팡 노동자 과로사를 멈추기 위해선 국회 청문회에 쿠팡을 소환해 문제점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쿠팡 택배기사로 일하다 과로사한 故 정슬기 씨에 대한 산재 승인 판정이 났다. 고인이 사망한지 133일째 날이었다. 그날까지 정슬기 씨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던 쿠팡CLS(쿠팡 베송전담 자회사)는 산재 승인 소식이 전해진 후에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족에 대한 사과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그런 입장 발표에도 쿠팡이 내놓은 과로사 재발방지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6일 새벽배송 기사에 대한 격주 주 5일제, 주간 배송기사 연 2회 이상 휴무 제공, 클렌징 제도(쿠팡의 배송기사 상시 해고제도) 일부 삭제 등 쿠팡이 내놓은 개선안이 과로사를 멈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노조와 유가족들은 “쿠팡의 개선안은 문제 핵심을 비켜간 미봉책, 소나기를 피하듯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모면하려는 꼼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또 “국정감사만으로는 쿠팡 개선안을 검증하기 어려우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합동청문회를 열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의지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16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쿠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故 정슬기 씨의 아버지 정금석 씨는 “(아들이 떠난지) 4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도 슬픔과 분노를 말로 다 할 수 없다, 제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쿠팡의 너무도 무도한 행위들 때문”이라며 쿠팡을 규탄했다. “(노동자들이 연이어 사망하는데도)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이 암울한 시대를 보고 있다. 제 마지막 소망을 담아 국회에서 쿠팡 청문회를 열기를 요청드린다”며 이를 위해 ‘국회 쿠팡 청문회 개최 국민 5만 청원’을 11월 9일까지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어느 국민이 택배노동자의 죽음으로 이루어지는 로켓배송을 원하겠습니까?
김광석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쿠팡의 생색내기식 정책으로는 쿠팡 과로사를 줄일 수 없다”고 단언하는 한편, “쿠팡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선 하루에 배송지를 두 번, 세 번 오가게 하는 다회전 배송, 배송기사 통소분, 새벽배송과 클렌징제도를 없애야 한다”며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쿠팡 택배 노동환경 개선을 국민들도 원하고 있다며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쿠팡에서는 故 정슬기 님의 사망 후에도 네 사람이 추가로 사망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쿠팡 배송노동자들이 사망에 이르게 될지 생각하면 참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쿠팡 노동현장의 열악함 때문에 과로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여러 현안이 빠르게 논의되는) 국정감사에서 쿠팡 문제를 다뤄도 쿠팡은 사과하는 시늉만 하고 개선되는 건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을 바꾸려면 국토교통부가 쿠팡의 택배 서비스 사업자 등록 갱신 신청을 거부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회 청문회가 개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도 과로사로 죽을 수 있겠다’ 불안에 떠는 배송기사들은 국회 국정감사를 한 줄기 희망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쿠팡에서 실제 과로사 방지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변화 없는 쿠팡을 성토했다. “내가 여기서 일하고 안전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며 일하는 쿠팡CLS 노동자가 1만 8천여 명이다. 그런데도단 한 가지도 바꾸지 않고 이 죽음의 현장을 유지하겠다는 게 쿠팡CLS의 입장”이라며 국회 청문회로 쿠팡 현장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기자회견문은 윤중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낭독했다. 전국택배노조는 쿠팡 국회 청문회를 통해 새벽배송의 위험성에 대한 의학적 검토, 이에 근거한 공적 규제방안, 현재의 지속 불가능한 쿠팡 새벽배송의 전면 개선 방안, 클렌징이 낳는 상시 고용불안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심야노동에 대한 기준 마련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추진방안 등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 초석을 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강민욱 준비위원장이 쿠팡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강 준비위원장과 유가족이 함께 농성 현장을 지키며 국회 합동 청문회 개최를 촉구할 예정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2114070002923
1년 일하면 주는 퇴직금... 쿠팡 노동자는 잠깐 쉬면 리셋? (한국일보, 최나실 기자, 2024.10.21 17:20)
원래 일용직에게도 퇴직금 지급하던 쿠팡
취업규칙 변경 후 '1년 연속' 못 하면 리셋
"규칙 변경 동의한 적 없다" 노동자 주장도
CFS 측 "지급 대상 아님에도 지급하는 것"
"쿠팡 논리대로면 11개월 근무하고 한 달 쉰 뒤 다시 11개월 성실하게 근무하더라도, 이 노동자는 퇴직금이 한 푼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 됩니다. 무려 22개월을 성실하게 근무했는데도 말입니다. 뽑고 자르기 쉽게 하려고 일용직으로 쓰면서, 퇴직금까지 떼먹어야 속이 시원합니까."(김상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
쿠팡의 물류 계열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일용직·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퇴직금 관련 취업규칙 조항이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바뀌면서 1년 넘게 일하고도 퇴직금을 못 받은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노조는 CFS가 '노동자 과반수 동의' 같은 법적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2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쿠팡 측 행태와 고용노동부의 소극 대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21년 제정된 과거 CFS 일용직 취업규칙에 따르면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면 퇴직금이 지급됐다. 계속근로기간은 입사일부터 근로계약 종료 시까지 전체 재직 기간을 뜻한다. 이때는 퇴직금 지급 기준인 '4주 평균 주 15시간 근로'보다 적게 일한 기간은 빼고 나머지 기간을 합쳐 1년이 넘으면 일용직도 퇴직금을 받았다.
취업규칙 바뀌고 퇴직금 체불 진정 160여 건
문제는 지난해 5월과 올해 4월 두 차례 취업규칙이 바뀐 이후 불거졌다. 노조에 따르면 바뀐 쿠팡 단기사원 취업규칙은 '(일용직) 사원은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당일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며 '주휴일·연차유급휴가·퇴직금의 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다만 '호혜적 정신'에 따라, 쿠팡이 세운 기준을 충족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기준은 '4주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달이 1년 이상 연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얼마나 쿠팡에서 오래 일했든, 공백이 발생한 사정이 무엇이든 '주당 근로시간 15시간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는 달이 중간에 한 번이라도 생기면 근로 단절로 보고 근속 기간을 '0'으로 초기화한다는 의미다. 노동계에서는 "일하다 다쳐서 쉬거나 쿠팡의 '출근 확정'을 받지 못해 일을 못한 경우도 노동자 책임이란 말이냐"고 반발한다.
취업규칙이 바뀐 이후 고용부에 접수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진정은 16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보통 악덕기업들은 (퇴직금을 안 주기 위해) 10개월 일 시키고 해고한 다음 다시 고용하는 방식으로 법을 회피한다"며 "쿠팡은 이마저도 귀찮았던 것인지 취업규칙을 바꿔버렸다"고 주장했다.
취업규칙 변경 과정이 적법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동의 절차도 없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퇴직금 미지급 피해 노동자 A씨는 "(취업규칙 변경 당시인) 지난해 5월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취업규칙 변경 사실도 몰랐고 안내를 받은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며 "다수 노동자가 신고를 하니 뒤늦게 올해 4월 취업규칙 설명회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어차피 못 받는다며 취하 권고한 감독관도"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고용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일부 사건을 빼고는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모두 기각 처리했고, 일부 사건에서는 근로감독관이 어차피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며 취하를 권고했다"면서 상황을 방치한 고용부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용부는 퇴직금을 체불한 쿠팡을 즉각 처벌하고, 퇴직금 지급을 강제하라"고 촉구했다.
CFS의 퇴직금 미지급 문제는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CFS 측은 "일용직은 일 단위로 근로계약이 체결·종료되기에 퇴직급여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 일용직에게도 퇴직금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63589.html
[단독] 노동자 잇단 사망에도…‘구급출동 단골’ 된 쿠팡 물류센터 (한겨레, 김해정 기자, 2024-10-21 17:09)
올해만 동탄 22건·칠곡 13건 등…“쿠팡, 산재 예방 여전히 미흡” 지적
3년 전 영하 6도 강추위에 핫팩 하나로 일하던 노동자가 숨진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올해만 22번의 구급출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로 인정받은 고 장덕준 씨가 일한 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도 같은 기간 구급출동이 13번이나 됐다. 쿠팡이 계속되는 노동자 사망사고에도 산업재해 예방 조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소방청에 받은 자료를 보면,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올해 1∼9월 22번의 구급출동이 있었다. 구급출동은 질병, 부상 등으로 응급상황 신고 때 119 구급대원 출동을 말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의 관계자는 한겨레에 “한 물류센터서 한 달에 2∼3번 꼴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건데, 이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2021년 1월 난방시설 없이 일하던 노동자가, 같은 해 12월엔 전산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두통을 호소하다 숨진 바 있다. 또 1년 넘게 야간근무하다 숨져 산재로 인정받은 고 장덕준 씨가 일한 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는 같은 기간 13차례 구급출동이 있었다.
택배기사들의 배송 거점지인 ‘쿠팡 캠프’에서도 구급출동이 이어졌다. 지난 8월 2명이서 해야하는 쿠팡 프레시백(다회용 보냉가방) 적재 업무를 홀로 하다가 쓰러져 숨진 고 김명규씨가 일한 쿠팡 시흥2캠프에선 올 들어 9월까지 구급출동이 9번 있었다. 김씨가 숨진지 일주일 뒤 같은 캠프에서 택배 분류작업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쓰러져 구급대원이 출동해 다행히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5년 새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보도된 쿠팡 물류센터·캠프 11곳에서 올해 119 구급출동은 64번(9월 기준)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69건에서 2023년 90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9월 기준으로 2년 전 수치에 근접했다. 더욱이 사망사고가 보도돼 주소가 확인할 수 있는 11곳만을 따진 것이어서, 다른 사업장까지 고려하면 구급출동 건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김주영 의원은 “최근 과로사가 발생한 일부 캠프만을 파악했는데도 구급출동 횟수가 굉장히 많았다”며 “사고 발생 이후에도 과로사 예방 조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 대책 마련을 기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와 쿠팡 캠프 노동자들은 각각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으로 회사는 다르지만, 보통 일용직·단기 계약직이라는 점에서 고용형태는 유사하다. 쿠팡 물류센터는 쿠팡이 각 업체에서 구매한 물품들을 모아 1차 분류한 다음 각 지역의 쿠팡 캠프로 보내는 거점이다. 쿠팡 캠프는 이렇게 쿠팡 물류센터에서 1차 분류돼 들어온 택배들을 택배기사들에게 배치하는, 배송의 마지막 관문이다.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5854
“로켓배송 연료가 된 아빠, 쿠팡 청문회 열어주세요” 청원 참여 호소 (노동과세계, 서비스연맹, 2024.11.05 07:56)
쿠팡 과로사 희생자 故정슬기님의 자녀 쿠팡 청문회 개최를 위한 국민동의청원 참여 호소
이번주 목요일부터 청원 성사를 위한 故정슬기님 아버지 단식 돌입
11월 9일이 청원 마지막 날, 청원 성사로 살인기업 쿠팡 반드시 청문회장에 세워야
“… 쿠팡은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 사과 할 줄도 모른다. 정말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가보다. 나도알겠는데.. 대한민국 국민을 쿠팡의 노예로 길들이고 있다. 쿠팡의 빨리빨리, 대한민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 아빠를 죽였다 …” - 故정슬기님의 자녀
“쿠팡과 싸움이 고작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일지라도 우리 아들처럼 일하다 죽어선 안 된다는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쿠팡 청문회를 열어 쿠팡에서 다시는 사람이 죽지 않도록 묻고, 대책 마련을 요구해주면 좋겠다” - 故 정슬기 님의 아버지
쿠팡에게 잘못을 제대로 따져 묻고, 이에 따라 실질적인 변화가 노동현장에 나타날 수 있도록, 지난 10월 10일 쿠팡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 3분의 유족들이 쿠팡 청문회 개최를 위한 국민동의청원을 발의했다. 11월 4일 21시 30분 기준으로 36,986명이 동참했다.
그리고 국민동의청원 성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쿠팡 과로사 희생자 故정슬기님의 아버지가 11월 7일(목)부터 단식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자녀 중 한 명도 호소글과 영상을 남기며 청원 성사를 호소했다.
현재 쿠팡 청문회 개최에 대한 국민동의청원의 마지막 날은 11월 9일(토)이다. 전국노동자대회와 1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하는 분들은 유족들의 마음을 받아 이 청원에 함께 해주길 호소드린다.
국민청원 바로가기 => 쿠팡청문회개최 국민동의청원
https://bit.ly/%EC%BF%A0%ED%8C%A1%EC%B2%AD%EB%AC%B8%ED%9A%8C_%EA%B5%AD%EB%AF%BC%EB%8F%99%EC%9D%98%EC%B2%AD%EC%9B%90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548
‘쿠팡 청문회’ 국회 수면 아래로, 애타는 유족 (매노, 강한님 기자, 2024.11.07 07:30)
국민동의청원 4만5천명 서명 … 국감 이후 논의 진척 없어
연이은 과로산재로 제기된 국회의 쿠팡 청문회 논의가 제자리걸음이다.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는 쿠팡 택배노동자와 유족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가 합동으로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실종된 상태다. 환노위의 경우 여야가 조율 중인 의제에서 밀려 표류 중이다. 환노위와 함께 공감대가 형성됐던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합동 청문회는 불투명하다.
환노위 야당 의원 관계자는 “환노위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도 같이 하자는 분위기는 있었는데 국정감사 끝나고 리셋됐다”며 “진척되는 게 없어 (개최 여부가) 깜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관계자는 “합동 청문회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국회 앞에서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는 농성을 시작한 택배노조와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씨의 아버지 정금석씨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주목하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은 게시된 후 30일 이내에 5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이달 9일 만료를 앞둔 쿠팡 청문회 개최에 관한 청원은 6일 오후 4시 기준 4만4천502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런 속도라면 9일까지 5만명 이상 동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 정슬기씨는 4명의 어린 자녀를 두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고인의 둘째 자녀는 최근 영상을 통해 “우리 아빠는 살고 싶었을 것이다. 나와 함께 있고 싶었을 것”이라며 쿠팡 청문회 개최를 위한 국민동의청원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는 글을 낭독하기도 했다.
정금석씨는 “노동자들이 더 죽지 않도록 청문회를 하자는 거 아니냐”라며 “사람 죽이는 기업을 정부도 국회도 뻔히 알면서 모른척 하는 것이 암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정슬기씨 둘째 자녀가) ‘쿠팡이 아빠를 죽였다, 아빠를 빼앗아갔다’고 한다”며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했던 아이가 쿠팡 빌딩 안 화장실은 안 가겠다고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66330.html
[단독] ‘택배기사 과로사’ 쿠팡CLS, 고용부서 대규모 근로감독 중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4-11-07 15:21)
전국서 산업안전·불법파견 감독
야간노동·온열질환 관련 보건대책
CLS의 택배기사 업무지시 등 점검
대책위 “노동부, 철저 감독해야”
쿠팡 택배기사 과로사 등 노동 이슈가 끊이지 않은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씨엘에스) 대해 고용노동부가 지난달부터 대규모 근로감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시민단체들의 꾸준한 문제제기와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야당의 지적을 받고서야 진행한 것인데, 그동안 “노동관계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쿠팡씨엘에스에 대한 감독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7일 노동부 설명을 종합하면, 노동부는 지난 5월 택배기사 과로사 사건이 발생한 쿠팡씨엘에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불법파견 근로감독을 지난달 착수했다. 산업안전보건감독은 23개 지방고용노동(지)청 감독관이 쿠팡씨엘에스 본사와 캠프 등 물류거점 47곳과 위탁대리점 3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한다. 10월21일부터 6개 지방노동청이 쿠팡씨엘에스 택배기사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근로감독을 시작해, 이달 말 마칠 예정이다.
앞서 경기 남양주 쿠팡씨엘에스 택배대리점에서 ‘특수고용직’(노무제공자) 택배기사인 퀵플렉서로 일했던 고 정슬기씨는 주 6일 야간고정 근무를 하다 지난 5월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한 바 있다. 노동부는 로켓배송 정책에 따라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택배기사·야간노동의 현황과 쿠팡씨엘에스·대리점의 안전보건대책 등을 집중 감독할 것으로 전해졌다. 온열질환 등이 자주 발생했다는 점에서 관련 대책도 감독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퀵플렉서 고용형태의 불법파견 여부도 감독한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파견허가를 받지 않거나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업종의 사업주(원청업체)가 다른 사람(하청업체)이 고용한 노동자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지시하는 등 직접고용한 노동자처럼 지휘·감독할 경우 불법파견으로 본다. 쿠팡씨엘에스의 배송인력은 쿠팡씨엘에스가 정규직 노동자로 직접고용하는 ‘쿠팡친구’와 쿠팡씨엘에스가 택배업무 위탁계약을 맺는 택배영업점 소속 퀵플렉서로 분류되는데, 쿠팡친구와 퀵플렉서 모두 쿠팡씨엘에스의 동일한 시스템을 통해 배송업무를 수행하는 등 원청·하청노동자들의 ‘혼재근무’가 이뤄지고 있다. 고 정슬기씨도 쿠팡씨엘에스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했다는 점에서 불법파견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불법파견 판단 과정에서 퀵플렉서가 노무제공자가 아닌 근로기준법의 노동자에 해당하는 지도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쿠팡씨엘에스쪽은 “영업점 소속 배송기사에 대한 업무지시는 회사 정책상 금지하고 있고,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감독이 종료되는 대로 확인된 위법사항은 근로감독관집무규정에 따라 시정지시하거나 과태료 부과·형사입건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쿠팡씨엘에스에 개선을 권고할 방침이다.
하지만 임금체불에 대한 엄정대응을 강조해온 노동부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씨에프에스)의 물류센터 일용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논란에 대해선 근로감독은 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부는 특정 사업장에서 임금체불 진정이 집중될 경우 해당 사업장을 근로감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씨에프에스는 일용노동자도 근무기간 1년을 채우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근무기간의 단절이 있는 경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한 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임금체불 진정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부 부천지청에서 퇴직금 체불 사건 10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이번 근로감독은 과로사를 부르는 과로노동과 심야노동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노동부는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쿠팡씨엘에스가 과로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권영국 대표(변호사)도 “퀵플렉서는 본질이 노동자인데도 개인사업자로 위장됐을 가능성이 크므로, 노동부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쿠팡씨에프에스 퇴직금 미지급도 명백한 위법이어서 조속히 수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11071957005
[세상읽기] ‘쿠팡법’만이 노동자 죽음을 막을 수 있다 (경향,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2024.11.07 19:57)
올해 국정감사에 또 쿠팡 계열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부터 중대재해와 블랙리스트까지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뭐 하나 뚜렷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자본의 위력을 확인한 순간이다. 사실 쿠팡은 온라인 플랫폼 전자상거래로 출발한 지 14년 된 기업인데 아마존 모델을 활용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이젠 쿠팡 없이는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다”는 시민의 말에는 여러 고민이 있다. 이 때문에 플랫폼경제의 성장 속에서 쿠팡제국의 어두운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스만 접어도 최대 362만원” “계약직 입사하고 임원복지 마음껏 누리자”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일하세요” “학력/경력/성별/조건 없이 즉시 입사 가능” 문구들이 인터넷 광고를 채우고 있다. 이런 광고에 화가 치민다. 무엇보다 쿠팡은 산재 위험이 높고, 열악한 작업장 중 하나다. 최적의 인력과 비용절감 고용구조를 창출한 대표적 기업이다. 비정규직부터 플랫폼노동까지 지난 100년의 표준적 고용관계를 한순간에 파괴했다. (주)쿠팡과 계열사 종사자는 7만4000명이나 된다. 그러나 58.4%는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자다. 개인사업자 형태의 택배·음식배달 기사는 포함되지 않은 통계다.
이런 쿠팡의 노동현실은 산업혁명 초기처럼 매우 열악하다. 최근 4년 재해율은 5.9%로 전 산업 평균(0.63%)은 물론이고 운수창고업(1.07%)이나 건설업(1.45%)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높다. 쿠팡 물류센터의 119 소방출동이 이를 잘 보여준다. 낙상·추락 등에 의한 137건의 근골격계질환보다 과로사 유발 사유가 256건으로 더 많다. 쓰러짐·실신 71건, 두통·어지러움 44건, 호흡곤란 29건, 흉통 12건, 의식 없음 5건 등 56%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사유들이다. 최근 1년간 119 출동은 월평균 51회였다. 하루 1.6건의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주 6일 야간에만 일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에겐 예견된 재해였다.
실제로 쿠팡은 어느 순간 ‘산재 공장, 죽음의 일터’가 됐다. 쿠팡 2개 회사의 청년 산재 승인 건수가 무려 2196건이나 된다. 조선업이나 건설업도 아닌 쿠팡이 1위다. 감당 못할 업무에 작업 속도는 쉴 틈 없이 채근하니 예견된 결과다. 산재가 높은 것은 높게 설정된 생산성 목표, 과중한 노동강도, 부족한 휴게시간 때문이다. 소위 로켓·새벽 배송과 같은 성과주의 시스템이 핵심이다. 쿠팡의 휴무일 배송률, 프레시백 회수율, 배송 미수행률, 신선식품 수행률 등 10개 성과지표들이 작동했다.
15년 전부터 쿠팡은 미국의 아마존(Amazon)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했다. 쿠팡닷컴, 쿠팡페이, 핀테크, 멤버십, 풀민먼트, 물류센터 운영과 인력배치 그리고 배송시스템까지 아마존과 차이가 없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산재 사고가 높은 기업 12곳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아마존의 산재 사고는 100명당 5.9건으로 월마트(100명당 2.5건)에 비해서도 많다. 배송기사들의 상황은 어떨까. 쉬어야 할 정도의 사고가 100명당 7.9건으로 동종업체 2.7건에 비해 훨씬 많다. 최근 미국 산업안전위생국(OSHA)으로부터 사고 부상 및 질병 정보를 보고하지 않아 벌칙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캘리포니아는 2021년 소위 ‘아마존법’(AB701)을 제정했다. 물류센터 직원의 휴식이나 화장실 이용 제한을 포함해 노동자 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할당량과 벌칙 등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도 국회에서 ‘쿠팡법’을 만들자. 새벽배송과 야간노동 규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 산재 저감조치와 프로그램 등 노동환경 개선 및 의무기록 제출 등은 법으로 규율하자. 자본의 이윤 향유가 우선되어 노동이 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쿠팡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656
‘쿠팡 청문회’ 쏙 들어간 국회 환노위 (매노, 강한님·임세웅 기자, 2024.11.12 19:00)
12일 전체회의서 정혜경 의원만 언급…유족들 “위원장·간사 적극적으로 논의하라”
“무릎이 닳아서 없어질 것 같다는 고통을 참으며 일을 해야만 했던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아빠는 남은 생을 죄진 마음으로 살아야 하겠지. 못난 아빠를 용서해 다오.”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씨에게 아버지인 정금석씨가 쓴 편지다.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 유족들이 12일 오전 가족에게 쓴 편지를 들고 국회 앞을 찾았다. 연이은 과로산재가 발생한 쿠팡에 대한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 동의자가 5만명을 넘은 가운데, 관련 논의는 국회에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날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쿠팡은 과로사의 본질인 클렌징 제도는 그대로 두고 조삼모사 대책을 내놓고 지금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고 있다”며 “택배서비스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토교통위원회와의 합동청문회가 절실한 만큼 환노위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정감사 전 환노위와 국토위는 잇따른 노동자 산재를 일으킨 쿠팡에 대한 합동 청문회를 고려했지만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이른바 예산국회 국면으로 들어가며 우선 의제에서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도 쿠팡 청문회를 언급한 의원은 정 의원뿐이었다. 정 의원은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청문회가 필요하다”며 “간사들과 위원장의 적극적인 논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청원을 제기했던 쿠팡 유족들은 환노위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만이 유족들의 마지막 보루”라며 “다시는 우리처럼 무너지는 가정이 생기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는 정금석씨를 비롯해 쿠팡 일용직 노동자 고 김명균씨의 배우자 우다경씨,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와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했다.
유족들은 한목소리로 국회가 하루빨리 쿠팡 청문회를 열어줄 것을 호소했다. 우다경씨는 “로켓배송이 부르는 빨리빨리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방치하지 말아 주시고, 청문회를 꼭 열어 진상을 꼭 밝혀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미숙씨도 “지금까지의 죽음들을 조사하고 사과와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071957005
[세상읽기] ‘쿠팡법’만이 노동자 죽음을 막을 수 있다 (경향,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2024.11.07 19:57)
올해 국정감사에 또 쿠팡 계열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부터 중대재해와 블랙리스트까지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뭐 하나 뚜렷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자본의 위력을 확인한 순간이다. 사실 쿠팡은 온라인 플랫폼 전자상거래로 출발한 지 14년 된 기업인데 아마존 모델을 활용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이젠 쿠팡 없이는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다”는 시민의 말에는 여러 고민이 있다. 이 때문에 플랫폼경제의 성장 속에서 쿠팡제국의 어두운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스만 접어도 최대 362만원” “계약직 입사하고 임원복지 마음껏 누리자”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일하세요” “학력/경력/성별/조건 없이 즉시 입사 가능” 문구들이 인터넷 광고를 채우고 있다. 이런 광고에 화가 치민다. 무엇보다 쿠팡은 산재 위험이 높고, 열악한 작업장 중 하나다. 최적의 인력과 비용절감 고용구조를 창출한 대표적 기업이다. 비정규직부터 플랫폼노동까지 지난 100년의 표준적 고용관계를 한순간에 파괴했다. (주)쿠팡과 계열사 종사자는 7만4000명이나 된다. 그러나 58.4%는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자다. 개인사업자 형태의 택배·음식배달 기사는 포함되지 않은 통계다.
이런 쿠팡의 노동현실은 산업혁명 초기처럼 매우 열악하다. 최근 4년 재해율은 5.9%로 전 산업 평균(0.63%)은 물론이고 운수창고업(1.07%)이나 건설업(1.45%)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높다. 쿠팡 물류센터의 119 소방출동이 이를 잘 보여준다. 낙상·추락 등에 의한 137건의 근골격계질환보다 과로사 유발 사유가 256건으로 더 많다. 쓰러짐·실신 71건, 두통·어지러움 44건, 호흡곤란 29건, 흉통 12건, 의식 없음 5건 등 56%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사유들이다. 최근 1년간 119 출동은 월평균 51회였다. 하루 1.6건의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주 6일 야간에만 일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에겐 예견된 재해였다.
실제로 쿠팡은 어느 순간 ‘산재 공장, 죽음의 일터’가 됐다. 쿠팡 2개 회사의 청년 산재 승인 건수가 무려 2196건이나 된다. 조선업이나 건설업도 아닌 쿠팡이 1위다. 감당 못할 업무에 작업 속도는 쉴 틈 없이 채근하니 예견된 결과다. 산재가 높은 것은 높게 설정된 생산성 목표, 과중한 노동강도, 부족한 휴게시간 때문이다. 소위 로켓·새벽 배송과 같은 성과주의 시스템이 핵심이다. 쿠팡의 휴무일 배송률, 프레시백 회수율, 배송 미수행률, 신선식품 수행률 등 10개 성과지표들이 작동했다.
15년 전부터 쿠팡은 미국의 아마존(Amazon)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했다. 쿠팡닷컴, 쿠팡페이, 핀테크, 멤버십, 풀민먼트, 물류센터 운영과 인력배치 그리고 배송시스템까지 아마존과 차이가 없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산재 사고가 높은 기업 12곳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아마존의 산재 사고는 100명당 5.9건으로 월마트(100명당 2.5건)에 비해서도 많다. 배송기사들의 상황은 어떨까. 쉬어야 할 정도의 사고가 100명당 7.9건으로 동종업체 2.7건에 비해 훨씬 많다. 최근 미국 산업안전위생국(OSHA)으로부터 사고 부상 및 질병 정보를 보고하지 않아 벌칙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캘리포니아는 2021년 소위 ‘아마존법’(AB701)을 제정했다. 물류센터 직원의 휴식이나 화장실 이용 제한을 포함해 노동자 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할당량과 벌칙 등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도 국회에서 ‘쿠팡법’을 만들자. 새벽배송과 야간노동 규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 산재 저감조치와 프로그램 등 노동환경 개선 및 의무기록 제출 등은 법으로 규율하자. 자본의 이윤 향유가 우선되어 노동이 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쿠팡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825
노동·소비자·시민사회 “로켓살인 끝내라” 쿠팡 청문회 촉구 (매노, 강한님 기자, 2024.11.20 19:02)
국회 교섭단체에 ‘쿠팡 합동 청문회’ 요구 … “산재·소상공인 갈취 사회적 제재 필요”
노동·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이 쿠팡 청문회를 열어 잇따르는 노동자 과로 산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국회에 촉구했다.
녹색소비자연대·택배노조·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참여연대 등 27개 단체는 20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쿠팡 노동자 과로사 재발 방지와 유족 사과를 위한 쿠팡 합동 청문회 개최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 유족이 발의한 ‘쿠팡 청문회 개최에 관한 청원’은 지난 7일 5만명의 국민 동의를 받았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청원 심사해야 하지만 논의가 더디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의 노동자 ‘로켓살인’을 끝내기 위해 국회는 지금 당장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노동환경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지만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쿠팡은 사회적 합의 참여를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나날이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는 현장에서 경영진이 하는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년 국정감사 시기만 피하면 된다는 쿠팡 태도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배·배달노동자의 과로산재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중소상인·소상공인들에게 중개수수료 부담을 지우는 등 사회 각 영역에서 쿠팡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성토도 높았다. 송경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회연대위원장은 “생활비가 필요한 노동자들의 간절함을 이용해 생명을 도구화하는 쿠팡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며 “반생명·반윤리·반노동적인 쿠팡 같은 기업은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서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11541001
쿠팡, 야간노동 규제 위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키로 (경향, 김지환 기자, 2024.11.21 15:41)
쿠팡이 야간노동 제한 등 과로사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한승 쿠팡 대표는 21일 쿠팡 사장단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간 간담회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에 문을 열고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심야노동과 고용불안이 결합된 쿠팡 배송 시스템이 노동자 건강권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쿠팡 바로잡기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과 강한승·박대준 쿠팡 공동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용준 쿠팡CLS 대표에게 연속적인 야간노동 규제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제안했다. 이에 홍 대표는 “참여 주체와 논의 대상이 정해진 다음에야 참여 여부를 말씀드릴 수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강 대표의 이날 발언은 당시보다 진전된 것이다.
쿠팡CLS는 지난달 고용불안·과로사 유발 요인으로 지목된 배송구역 회수제도(클렌징)를 개편하기로 했다. 쿠팡CLS가 위·수탁 계약서에서 대리점에 제시한 목표치 항목 10개 중 6개를 삭제하는 게 골자다. 클렌징은 대리점이 목표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쿠팡CLS가 배송구역을 회수하거나 물량을 조절하는 제도다. 강 대표는 월 배송수행률 등 나머지 4개 항목만으로도 과로노동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4개 항목에 대해서도 더 고민해서 개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쿠팡CLS는 남양주2캠프 굿로지스대리점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다 지난 5월 자택에서 숨진 정슬기씨 유족에 대한 지원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정씨 사망은 그가 지난 2월8일 빠른 배송을 종용하는 쿠팡CLS 측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 뒤늦게 알려져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쿠팡CFS는 물류센터 내 직원 상주공간 냉난방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작업자들이 1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쿨 존(Cool Zone·시원한 공간)’을 설치하기로 했다.
쿠팡은 노동자·언론인에 대한 소송이 표현의 자유와 노동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을지로위원회 지적을 수용해 택배노조 간부 2명에 대한 형사고소는 취하했고, 언론인 2명에 대한 소송도 다음달 중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쿠팡 문제를 다루는 상임위가 ‘연합 쿠팡 청문회’를 열고, ‘온라인플랫폼법’ ‘생활물류법’ 등 쿠팡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69163.html
‘쿠팡 청문회’ 국민청원 압박에…심야노동 사회적 대화 참여 (한겨레, 김해정 전종휘 임재우 기자, 2024-11-25 19:00)
민주당, 택배산업 논의 기구 구성
쿠팡 “사회적 대화 필요” 참여 뜻
쿠팡이 택배산업 심야 노동에 대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주체와 의제 등에 관심이 커진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쿠팡의 태도 변화에는 의미를 뒀지만, 2021년 주요 택배사와 노동계 등이 도출한 사회적 합의 동참엔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비판을 제기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지로위)에 따르면, 을지로위는 국회 주도로 노사정이 참여하는 새로운 택배산업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2021년 주요 택배사와 정부, 노동계가 합의한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사회적 대화’와 별개로, 심야 노동을 부르는 새벽배송에 관한 사회적 대화의 장을 새로 마련하는 것이다.
앞서 강한승 쿠팡주식회사 대표는 지난 21일 을지로위-쿠팡 사장단 1차 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회적 대화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바꿔, 처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다만 쿠팡은 여전히 기존 사회적 대화 참여엔 회의적이다.
쿠팡의 입장 바꿈은 정치권의 압박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소속 민주당 10여개 의원실이 ‘쿠팡 바로잡기 을지로위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쿠팡을 압박해왔다. 더욱이 지난달 쿠팡 청문회 개최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넘어 성원되면서 안건은 지난 7일 환노위로 회부된 상태다. 아직 여야 간 구체적 일정은 논의되지 않지만, 민주당은 환노위 단독 청문회만이라도 열어 김범석 쿠팡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의 참여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을지로위 관계자는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만 참여할지 혹은 심야배송을 하는 마켓컬리, 씨제이(CJ)대한통운 등도 함께할지 논의 중”이라며 “노동계에서는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와 양대 노총이 참여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쪽에선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마켓컬리, 씨제이대한통운 등은 아직 국회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쿠팡의 입장 변화에만 긍정적이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2021년 사회적 합의 때 심야 노동은 다뤄지지 않아 변화된 조건에서 새로운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쿠팡이 개선안으로 내놓은 격주 주 5일제 등도 허점이 있어, 어떻게 사회적 대화가 진행될지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와 쿠팡 사장단은 12월5일 2차 간담회에서 관련 클렌징 제도(배송 구역 회수) 폐지 등 논의를 이어간다.
한편 쿠팡은 지난 5월 숨진 쿠팡 택배기사 정슬기씨 유족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당사자 유족은 회사로부터 아무런 전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의 아버지 정금석씨는 한겨레에 “한달 전 쿠팡씨엘에스 관계자가 찾아와 ‘개인적으로 합의하자’길래 거절했고, 이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쿠팡은 더는 사람이 죽지 않고 일할 환경부터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2536464&code=11151400&cp=nv
사사건건 숨막히는 택배 ‘노사논쟁’… “가혹해” VS “부풀려” (국민일보, 이가현 기자, 2024-11-26 00:03)
쿠팡 ‘배송2순환제’ 놓고 대립
대한통운 ‘주 7일제’ 도입 진통
https://image.kmib.co.kr/online_image/2024/1126/2024112522540366238_1732542843_1732536464.jpg
택배 시장 성장세 속에 ‘노사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측은 택배기사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사들은 과도한 노동량에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실제 심야 로켓배송을 업무를 하다 숨진 쿠팡CLS 기사 고 정슬기씨는 최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부각된 택배업계 ‘노사 논쟁’ 쟁점을 25일 살펴봤다.
택배업체는 대부분 직고용이 아니라 택배기사를 고용한 업체(대리점)와 계약을 맺는다. 업체는 개인사업자 신분인 택배기사들과 계약을 맺는다. 즉 택배기사들은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지위다. 쿠팡CLS의 경우 대리점 계약 기사는 1만3000명, 직고용은 7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쿠팡 노사 대립 중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배송 2순환제다. 2순환제란 오전에 물건을 싣고 담당 구역을 돈 뒤 오후에 또 물건을 싣고 같은 구역을 도는 것이다. 빠른 배송을 위한 것으로 쿠팡에서만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2순환제와 긴밀히 맞물려 있는 게 분류 작업이다. 택배기사는 분류 작업만 없어도 2순환제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입차(물건을 탑차에 싣는 것)에 드는 시간도 적지 않은데, 동선에 따라 구역별로 물건을 분류하고 입차하려면 시간이 배로 든다는 것이다. 또 여기에 신선식품 정시(오후 8시) 배송율, 프레시백 반품 회수율을 반영한 이른바 ‘클렌징(배송 구역 회수)’ 압박감까지 더해지니 정슬기씨와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쿠팡CLS는 당시 택배사로 분류되지 않아 2022년 대규모 택배기사 파업으로 맺어진 사회적 합의에 따른 주 60시간 노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쿠팡 CLS 측은 “수천명의 분류 전담 인력에 의해 배송구역 별로 롤테이너에 분류된 상품을 1~2명의 배송 기사가 배송 동선에 따라 적재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소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배송시간 제한을 지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구역조정 등 불이익이 없었고 2025년 1월부터 계약서 관련 조항도 일부 수정해 이를 명확히했다”고 했다.
대한통운은 ‘주 7일제’ 도입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한통운 측은 주 7일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택배기사들의 주5일제를 보장하며 휴식권 침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노조 측은 회의적이다. 합의에 따른 주 60시간 노동을 주5일에 소화하려면 업무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측에서 해법으로 제시한 4인 1조 주말 순환 근무 또한 1명이 네 구역을 하루에 돌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2435042&code=23111411&cp=nv
과로사 부르는 ‘밤샘 로켓배송’… “아들의 죽음 진상 밝혀주길” (국민일보, 박효진 기자, 2024-11-26 00:47)
[박기자 수첩-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쿠팡 택배기사 정슬기씨의 죽음
“제 아들 슬기는 쿠팡 로켓배송 기사로 1년 2개월간 일하다 지난 5월 과로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겨우 41세였고 아내와 네 자녀를 남겼습니다. 첫째 아이는 주변에서 ‘네 아빠가 로켓배송 연료가 됐다’는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며느리와 손주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최근 영등포선교회에서 만난 정금석(69) 장로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억누르며 담담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슬기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 반주를 맡고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다”며 “결혼 후 네 아이를 위해 택배 일을 시작했지만 선교지에 있는 우리를 안심시키려 항상 밝게 부모님 건강을 챙기던 속 깊은 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정 장로는 방글라데시에서 10년째 사역 중인 평신도 선교사다. 수도 다카에서 약 250㎞ 떨어진 시골 마을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며 어린이들을 위해 사역 중이던 그는 지난 5월 아들 정슬기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했다.
그는 “아들의 비보를 듣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수없이 하나님께 ‘왜 이런 고난을 주시는 겁니까’라고 물었지만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며 “장례를 마친 후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깊은 슬픔 속에서 한 달간 애도의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남편과 아버지를 잃고 살아가야 할 며느리와 네 손주들이었다. 정 장로는 “아들의 몫까지 살아가며 진실을 밝히겠다”며 행동에 나섰다.
안전한 노동환경 마련해야
슬기씨는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남양주2캠프 굿로지스대리점에서 퀵플렉스 근로자로 일했다. 퀵플렉스는 1톤 트럭을 보유하고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으로 쿠팡의 간접고용 형태의 배송기사다.
고인은 매일 오후 8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주 6일, 평균 63시간을 근무했다. 야간 할증을 적용하면 주 평균 노동시간은 77시간에 이르며 산재 기준인 주 60시간을 크게 초과했다. 한 달에 고작 4일만 쉬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체중은 10kg 감소했다.
하루 배송 물품량은 250개였으나 숨지기 50일 전 배송구역 변경으로 340개로 급증했다. 정씨는 일반 기사들이 하루 1회전 배송을 하는 것과 달리 남양주 캠프와 중랑구를 3번 오가며 하루 100㎞를 이동하는 배송을 이어갔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 CLS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2.7%에서 지난해 8월 24.1%로 급등하며 물류업계 2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로켓배송의 편리함 이면에는 과도한 노동과 압박을 견뎌야 하는 택배 기사들의 고통이 있다. 기사들은 주문 후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을 완료해야 하며, 이를 못 지킬 경우 영업점 계약 해지나 구역 회수(클렌징 제도)등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정 장로는 “아들이 인권과 생명이 경시되는 환경에서 일했다는 사실에 절망했다”며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20명이 사망했지만 쿠팡은 사과 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거짓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극 반복되지 않도록 ‘청문회’ 촉구
지난 9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영등포산업선교회를 포함한 9개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 14곳이 함께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노동자 정슬기님을 지지하는 기독교 및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대책위는 지난 10일 정씨의 과로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로 인정됐다고 밝혔다. 공단은 정씨의 심근경색 의증이 쿠팡CLS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책위는 “이번 산재 인정을 통해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과로사를 유발했음을 시사한다”며 유족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와 홍용준 쿠팡CLS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했지만, 사실상 해고제도로 불리는 배송 구역 회수제도(클렌징) 폐지에는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정 장로는 쿠팡의 책임을 규명하고 노동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지난달 10일 쿠팡에서 숨진 노동자 3명의 유가족들과 함께 국민동의 청원을 발의했다. 이 청원은 이달 7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문회 개최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청문회 개최 논의는 여전히 국회에서 답보 상태에 있다. 정 장로와 대책위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조속히 청문회를 열어 꼭 진상을 밝혀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장로는 자식을 잃은 슬픔 속에서 하루 두 끼만으로 근신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치유와 회복’이라는 위로와 소망으로 다가오셨다. 정 장로는 위로에 힘입어 매서운 추위에도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매주 쿠팡 본사 앞에서 1인 시위와 촛불집회에 나서고 있다.
“슬기야, 아빠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나님 곁에서 날마다 가족들 위해 기도해 줘. 아빠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소중한 생명들이 더는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죽기까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다 갈 테니 천국에서 만나자. 사랑한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7190
쿠팡 청문회, 쿠팡이 망쳐놓은 세계를 직시하자 (비마이너, 가원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2024.11.26 14:59)
[인권으로 읽는 세상]
지난 11월 9일, 쿠팡 사망 노동자의 유가족들이 시작한 쿠팡 국회 청문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을 달성했다. 끊이지 않는 쿠팡의 산재 사망 사고에도 사과는커녕 여전히 살인적인 노동강도, 열악한 노동환경을 강요하고 있는 쿠팡의 문제를 제대로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청문회 요구였다. 하지만 청원을 달성하기 불과 며칠 전 국감 현장에서 나타난 쿠팡의 자회사 쿠팡CLS 대표는 다회전 배송의 폐지도 야간 노동 규제에 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스로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쿠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청문회가 던져야 하는 질문의 방향과 모색해야 할 변화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 ‘로켓배송’이 변화시키고 있는 일의 세계
쿠팡은 2010년에 설립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이다. 10여 년 사이에 쿠팡은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개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국내 대기업 중 삼성전자 다음으로 고용 노동자 수가 많은 기업이 되었다. 쿠팡의 성공은 수백만 종에 달하는 품목을 주문한 당일 혹은 익일 내로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으로 대표된다. 쿠팡은 이를 ‘물류혁신’이라 말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상품관리 시스템과 맞춤형 로봇 등의 첨단 자동화 기술과 전국 규모의 자체 물류망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하루 수백만 건의 주문이 아무리 늦어도 다음날 배송되는 이 ‘혁신’은 쿠팡의 급진적으로 유연한 고용구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쿠팡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노동을 담당하는 물류창고나 배송노동자들은 기간제, 하청노동, 일용직, 계약직, 무기계약직 등의 다양한 계약형태로 일하는 불안정노동자다. 4만여 명에 달하는 물류창고 노동자의 경우, 절반이 일용직이고, 일용직과 계약직을 합친 비중은 90%에 달한다. 이것이 가능한 데는 물류 공급망의 모든 공정을 쪼개고 단순화하여 누구나 알고리즘에 기반한 ‘노동의 일용직화’를 구축한 덕분이다. 매일같이 24시간 쉬지 않고 쿠팡물류센터는 수만 명의 노동자의 노동으로 돌아가지만 동시에 개별 노동자에겐 오늘은 일해도 내일은 일하지 않을 수도 있는, 그래서 미래를 그릴 수 없는 불안정한 일자리 환경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 노동법을 회피하기 위한 풀필먼트나 CLS같은 자회사 설립과 개인사업자로 위장한 간접고용 방식의 꼼수까지 더해진 결과가 퇴사율 추정치 76%(2021년 기준)에 달하는 결과다. 쿠팡은 기존의 근로계약관계가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회사가 보장할 것이란 노동자의 기대를 꺾고, 고용주의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는 노동의 ‘혁신’을 이룬 것이다.
쿠팡이 고용의 책임은 회피하면서도 생계가 달린 불안정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방식은 성과지표다. 노동의 불안정성을 강도 높은 노동을 강제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단적으로 새벽배송 기한 아침 7시는 밤을 새우는 배송기사에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철칙이다. 이를 수행하지 못해 쌓이는 감점이 곧 배당받은 지역의 회수로 연결될 수 있으니,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고용관계가 불안할수록 다치거나 아파도 노동해야 하는 구조는 강화된다. 배송기사만이 아니다. 물류센터 노동자들 역시 일용직부터 계약직에 이르기까지 공개되지 않는 평가지표 속에서 계약의 연장 유무가 좌우된다. 여기에 쿠팡이 관리한다는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강도 높은 노동을 강제적으로 수용하도록 만드는 힘으로 작동한다. 불안정한 고용구조 안에서 위험한 노동환경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힘을 모아내는 일은 점점 요원하게 만들고 있다. 쿠팡이 만든 혁신은 노동자의 권리는 보장하지 않으면서 노동력은 강도 높게 쥐어짜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 쿠팡이 무너뜨리고 있는 세계
쿠팡이 이렇게 노동자를 쥐어짜면서 기업을 경영해온 이유는 결국 쿠팡이 이윤을 내는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공격적 투자로 쿠팡은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쿠팡은 이를 “계획된 적자”라고 부르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독점적 지위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건설하여 그 어떤 경쟁사보다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매 장벽을 낮추기 위해 결제 시스템을 간소화해 왔다. 누구든 한번 써보게 유인책을 만들고, 쿠팡을 통한 구매가 빠르고 편리하다는 감각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투자는 물론 노동자를 쥐어짜는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쿠팡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3000만명을 넘어섰고, 유로 멤버십 가입자는 21년 900만명에서 올해 1400만명이 되었다. 쿠팡은 지금도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목표로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쿠팡이 이커머스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질수록 쿠팡을 경유해야만 상품을 사고파는 거래행위가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르게 이야기하면 상품의 판매자도 소비자도 로켓배송의 사용을 강요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팡은 로켓상품이 잘 팔리도록 만들기 위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 업체들에게 납품가를 낮추라는 갑질을 하기도하고, 로켓 상품 판매 랭킹 순위를 조작하는 불공정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검색순위 조작으로 공정위 처벌까지 받았지만 이미 독점적 지위를 가진 쿠팡은 이런 식의 처분이라면 더이상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어갈 수 없다는 배짱을 부린다. 수많은 판매자는 울며 겨자먹기라도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리스트에 본인들의 상품을 등록하기 위해 쿠팡의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소비자 역시 내가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쿠팡을 통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도록 만든다. 그리고 쿠팡을 통한 구매행위는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로켓 배송서비스의 이용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지만 가능한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온라인 상거래는 애초에 배송을 전제하는 조건에서 쿠팡의 로켓배송만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켓배송 시스템은 기존 배송 방식과 달리 쿠팡이 정한 로켓배송이 가능한 금액에 맞추도록 하는 낭비적인 소비를 수반하게 만든다. 로켓배송 가능 물품으로 등록된 물건은 일정 금액이 도달해야 배송이 시작되기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까지 장바구니에 채워 넣도록 만들며 소비를 부추긴다. 이 방식이 싫으면 정기 결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길 권하며 천원짜리 상품도 추가 배송료 없이 로켓으로 배송해준다고 홍보한다.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듯 말하지만,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일이 유료 서비스의 소위 ‘본전을 찾는 일’이 되면서 구매를 부추기기는 매한가지다. 이런 낭비적 소비는 불필요한 생산, 포장 쓰레기 양산, 끊이지 않는 유통-배송과정으로 이어져 기후위기 심화를 앞당기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으며 온라인 구매행위가 쿠팡의 노동자 쥐어짜기에 연루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는 쿠팡의 관심사가 아니다. 쿠팡의 성공을 물류의 혁신, 한국의 아마존이 성공한 사례로만 둘 수 없는 이유다.
- 쿠팡 청문회에 거는 기대
쿠팡의 성공은 온라인 유통 방식의 표준을 바꾸며 쿠팡식 빠른 배송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두의 구매행위가 이런 배송 시스템에 가담하도록 만들고 있다. 쿠팡의 방식이 쿠팡만의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전자상거래 업계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계까지 물류창고를 세우고, 불안정 노동을 수반하는 배송 시스템을 갖추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는 빠른 배송으로 노동자를 쥐어짜면서 동시에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배송 방식을 이용하고 싶지 않더라도 유사한 방식의 유통업 경쟁이 이루어지는 세계 속에서 이는 쿠팡이라는 회사만 피한다고 가능하지 않은 세계가 펼쳐진 것이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상상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던 쿠팡의 CEO의 말이 현실화할수록 우리가 사는 세계는 점차 황폐해질 뿐이다.
쿠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기존의 제도를 비틀며 이윤을 획득하고 노동자를 쥐어짜는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에 어떻게 다시 합당한 책임을 물을지 확인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쿠팡 청문회라는 자리는 그저 쿠팡의 고위급 인사 몇몇을 질책하고 추궁하고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플랫폼 기업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고, 쿠팡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쿠팡의 문제를 그저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아닌,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양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이자 과정으로 살펴야 한다. 쿠팡 청문회는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952
쿠팡은 무엇을 파괴하고 있는가 (매노,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페연대 상임활동가, 2024.11.28 07:30)
쿠팡 청문회를 열자는 국민동의청원이 7일 성사됐다. 쿠팡택배노동자로 일하다가 과로로 사망한 고 정슬기님의 아버지,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역시 과로로 사망한 고 장덕준님의 어머니가 함께 요청한 청원이었다. 쿠팡 캠프에서 일하던 고 김명규님의 아내도 함께했다. 김명규님은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던 여름, 혼자 두 사람 몫을 하며 뛰어다니다 현장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세 유가족의 호소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제, 국회가 답할 때다.
쿠팡은 쓰러져 사망한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만 파괴한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사회적 기준이 된 많은 권리들도 파괴하고 있다. 밤샘노동을 생각해 보자. 밤샘노동은 뇌심혈관계 질환 등 건강 장애를 일으키는 2급 발암물질이라고 알려졌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밤샘노동을 없애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쟁취하려고 싸웠고, 그 과정에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노조파괴 전문업체와 합작한 회사의 탄압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했다. 이런 노력으로 밤샘노동을 없애 가고 있는데, 쿠팡이 ‘새벽배송’을 앞세워 밤샘노동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밤샘노동을 없애 왔던 노동자투쟁의 성과를 파괴하고 있다.
쿠팡은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하면 안 된다’는 원칙도 무너뜨렸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이고, 징계해고와 정리해고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쿠팡은 이런 제약 없이 마구잡이 해고를 한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노동자들의 구역을 마음대로 회수하는 ‘클렌징’이라는 제도를 갖고 있는데, 사실상 해고다. 또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입차 제한’을 하면 물건을 받을 수 없으니 이것도 역시 해고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일용직이나 계약직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출근확정을 해주지 않으면 그냥 해고가 된다. 쿠팡은 ‘해고’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은 부당해고를 자행하고 있다.
쿠팡은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고용을 해야 한다는 원칙도 무너뜨렸다.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절반 이상은 일용직이다. 쿠팡은 1년 이상 일한 일용직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노동자들이 소송에 나서자 ‘순수 일용직’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일용직 노동자는 쿠팡의 채용 어플인 쿠펀치를 통해 매일 입사와 퇴사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1년 넘게 노동자를 일시키면서도 매일 채용을 하는 것이라는 말장난을 고용노동부가 수용하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쿠팡이 무너뜨리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쿠팡은 택배노조와는 교섭조차 거부하고, 직접고용인 쿠팡물류센터지회와는 교섭하는 척만 한다. 1년이 넘도록 쿠팡은 단 한 개의 안도 내지 않았다. 노조와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소송으로 대응한다. 법 위반만 아니면 된다는 태도로 위법과 위법이 아닌 것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규모 법무팀을 운용하고, 정부와 국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대규모로 ‘대관팀’(관을 상대하는 팀이라는 의미)을 가동한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애초부터 인정하지 않고, 노조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쿠팡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점을 활용해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쌓아올린 권리를 무력하게 만든다. 아마존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마존이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주는, 노동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할당량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직원 할당량법’을 만들어서 아마존의 과도한 노동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연방노동관계위원회는 아마존과 협력업체를 택배노동자의 공동사용자로 보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판매자에 대한 아마존의 횡포를 규제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언제까지 쿠팡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방기할 것인가. 쿠팡 청문회는 쿠팡의 노동현실을 드러내는 자리일 뿐 아니라, 기술과 알고리즘, 왜곡된 고용형태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파괴하는, 쿠팡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논의하는 자리여야 한다.
https://www.etnews.com/20241219000175
“배달앱·택배 사회적 합의기구 설치”…야당, 쿠팡 전방위 압박 지속 (전자신문, 민경하 기자, 2024-12-19 15:00)
더불어민주당과 쿠팡이 배달 앱 수수료와 택배 노동 관련 사회적 합의 기구를 설치한다. 쿠팡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골자로 e커머스부터 배달·물류까지 야당이 주도하는 전방위 압박이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쿠팡 사장단 2차 간담회'에서 양 측은 다음주 사회적 합의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식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강한승 쿠팡 대표가 함께 지난 4개월 간 도출한 중간 합의 사항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쿠팡은 위원회 요구에 맞춘 개선 계획을 밝혔다. 우선 e커머스는 빠른 정산 서비스 대상 범위를 법인 사업자와 로켓그로스 셀러까지 확대한다. 내년 3월까지 이용률 90%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 표준계약서를 준수하고, 영업점 배송구역을 계약서에 명시할 방침이다. 배송 계약 해지 요건(클렌징) 10개 항목은 전부 삭제한다. 냉·난방 공간 등 사업장 근로 환경 개선에도 힘쓴다. 시민사회·언론 등에 대한 소송도 취하한다. 아울러 배달앱·택배심야노동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추가 협의를 이어가고 이행 상황을 지속 점검하기 위함이다.
배달앱 대화 기구는 모든 현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앱 수수료 체계와 수수료 인하는 물론 배달라이더 최저 배달단가 보장, 고용·안전 문제 등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야당 입장이다. 또 소상공인과 가맹점 단체는 물론 라이더 단체도 참여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도출한 배달앱 상생협의체 결론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사자 입장이 흔쾌히 대변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된 부분이 있었다”며 “이해 관계자를 대화 기구로 모셔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과 협의 이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다른 업체와도 협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 놨다.
지난 8월 을지로위원회는 현안 개선을 지적하는 '10대 요구안'을 쿠팡에 전달한 바 있다. 쿠팡 바로잡기 TF는 △e커머스 △물류(택배) △배달 △소비자·사회적 책임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지난달 1차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행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쿠팡 바로잡기' TF 소속 의원들, 박대준 쿠팡 대표 등 쿠팡 사장단(CLS·CFS·CES) 4명이 참석했다.
내년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으로 쿠팡에 대한 국회의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내 쿠팡의 주도적 지위를 전제로 진행하는 대화 기구인 만큼 사실상 결론을 정해 놓고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플랫폼 규제를 골자로 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독점규제법' 등이 야당 주도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관리·감독이 플랫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시장의 메커니즘보다 정책적인 개입이 우선시 될 경우, 시장 기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플랫폼 성장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447
쿠팡의 연료가 된 내 아이의 삼십 대는 어땠을까 [은유의 ‘먹고사는 일’] (시사IN, 은유 (작가), 2024.12.29 08:45)
박미숙씨의 아들은 4년 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5년간 쿠팡에서는 20여 명이 ‘로켓 배송’ 연료가 되었다. 박씨가 싸움을, 말하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109085000001?input=1195m
野, '쿠팡·대유위니아 청문회' 21일 개최 의결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2025-01-09 13:02)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77104.html
쿠팡 ‘과로사 청문회’ 오는 21일 개최 (한겨레, 김해정 기자, 2025-01-09 13:15)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141702001
‘쿠팡 배송기사 불법파견’ 없었다는 노동부...“면죄부 줬다” 비판도 (경향, 조해람 기자, 2025.01.14 17:02)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택배영업점 배송기사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했다는 정황에 관해 근로감독을 벌여온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배송기사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야당과 노동계는 노동부가 배송기사의 노동자성을 기계적으로 판단해 쿠팡CLS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쿠팡CLS 본사와 서브허브(1차 물류거점), 캠프(2차 물류거점), 외부 택배 물류센터 등에 대해 진행한 ‘쿠팡CLS 근로감독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감독은 산업안전보건, 기초노동질서, 배송기사 불법파견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
산업안전보건 감독은 서브허브와 캠프 등 82개소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감독 대상 절반인 41개소에서 91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다. 산재 지연 보고, 안전교육 미실시, 야간작업자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등이다. 노동부는 4건을 사법처리하고 53건에 총 9200만원의 과태료를, 34건에 시정조치를 내렸다.
기초노동질서 분야는 ‘가짜 3.3’ 계약(노동자와 근로계약을 맺는 대신 개인사업자로 위장 계약해 사업주의 의무를 피하는 것), 사회보험 미가입 등을 조사했다. 위탁업체 8개소와 캠프, 외부 택배 물류센터 등 42개소를 감독한 결과 위탁업체 3곳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위탁업체 4개소와 물류센터 2개소에서는 일용직 360명을 개인사업자로 위장시켜 계약한 사실이 적발됐다. 임금체불 등 136건의 근로기준법 위반도 적발됐다.
본사와 외부 택배 위탁업체 등 46곳을 대상으로 이뤄진 불법파견 감독은 지난 5월 숨진 배송기사 정슬기씨(41)가 쿠팡CLS로부터 빠른 배송을 종용받은 뒤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뤄졌다. 정씨 외에도 여러 배송기사들이 쿠팡CLS로부터 ‘신선식품을 우선 배송하라’는 등 지시를 받으며 일해온 것이 경향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불법파견이 성립하려면 형식상 개인사업자인 배송기사가 근로기준법상 영업점 노동자라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이 장벽을 넘어서야 원청인 쿠팡CLS가 하청노동자에게 업무지시를 했다는 점을 근거로 파견 관계인지를 판단한다.
노동부는 83회 현장조사, 137명 대면조사, 기사 1245명 카카오톡 등 분석을 거친 결과 “배송기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고, 그 결과 근로자파견 관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노동부는 기사들이 배송업무에 필요한 화물차량을 소유하고 직접 관리하고, 업무시간을 본인 재량으로 선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고정된 기본급이 없고 배송 건당 수수료를 지급받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동부는 쿠팡CLS가 배송기사들에게 업무 관련 연락을 한 것도 “주로 오배송·파손 시 처리 절차 안내, 물량 안내 등 배송 과정에서 퀵플렉서(배송기사)의 문의에 대한 안내나 정보 제공 용도”라고 설명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는 “노동부가 확인했다는 사실관계는 쿠팡 노동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입차 시간 조정이 매우 제한적이며 신선식품을 먼저 배송하라는 지시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고 짚었다.
노동부 과로예방 대책이 주 5일 근무, 야간 배송 방식·업무량 조정, 배송거점 추가 확보 등을 쿠팡CLS에 요구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책위는 “최소한 과로사 산재 기준인 주 60시간을 준용해 최소한의 노동시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했다”고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미흡한 수준을 넘어 사실상 쿠팡 측의 불법경영에 면죄부를 주는 근로감독”이라며 “어디에도 배송기사들의 야간노동 시간과 강도를 조사했다는 내용이 없고 개선책도 하나마나한 권고 수준”이라고 했다. 환노위는 오는 21일 쿠팡 심야노동과 산재를 주제로 청문회를 연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77833.html
쿠팡CLS 근로감독 결과에…과로사대책위 “면죄부” (한겨레, 전종휘 기자, 2025-01-14 15:46)
노동부, 4건 적발해 과태료 등 부과
대책위 “배송구역 회수제도는 빠져”
https://www.yna.co.kr/view/AKR20250114122551001?input=1195m
野환노위원들 "노동부 쿠팡CLS 근로감독, 불법경영에 면죄부"(종합)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김은경 기자, 2025-01-14 17:08)
민주노총 "열악한 쿠팡의 노동현실 은폐" 반발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11414300003981?did=NA
고용부 "쿠팡 배송기사, 불법파견 아냐"…노조 "쿠팡에 면죄부 주나" (한국일보, 송주용 기자, 2025.01.15 04:30)
고용부, 쿠팡CLS 근로감독 결과 발표
쿠팡 배송기사, 근로자 인정 못 받아
산업안전·기초노동질서는 위법 사례 적발
노동계 "근본 문제 해결 않고 쿠팡에 면죄부"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171451001
새벽배송, 노동자를 말려 죽인다···우울증도 일반 노동자의 ‘3배’ (경향, 조해람 기자, 2025.01.17 14:51)
쿠팡·컬리 등 ‘새벽배송’ 1021명 실태조사
‘아파도 일해’ 94%···우울·자살사고 2~3배
“혁신? 누군가의 몸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894
[단독] 쿠팡 산재 노동자 10명 중 6명은 산재 신청 안했다 (시사IN, 나경희 기자, 2025.01.20 07:22)
쿠팡의 재해율은 6.7%였다. 평균 재해율의 10.6배에 달한다. 그런데 〈시사IN〉이 이용우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수치마저 ‘빙산의 일각’이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895
“‘쿠팡 혁신’의 핵심은 장시간 심야 노동” (시사IN, 나경희 기자, 2025.01.20 07:24)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을)은 노동 전문 인권변호사로, 사단법인 ‘직장갑질119’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국회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꾸준히 쿠팡의 산재 문제를 지적해왔다.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5012017282217857
“야간 작업·감정 노동도 유해 환경에 해당” (부산일보, 김병군 기자, 2025-01-20 17:29:31)
특수 건강검진
근로자 질환 조기 발견·예방이 목적
소음 분진 등 180종 유해 인자 지정
월 4회, 60시간 이상 때는 야간근로
교대 근무로 생체리듬 불균형 유발
감정 노동자, 우울증·두통 증세 흔해
비용은 근로자 대신 사업주가 부담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402701
쿠팡 ‘특고’ 배송기사 하루 9시간30분 밤샘노동 (헤럴드경제, 김용훈 기자, 2025-01-20 11:32:46)
고용부, 쿠팡CLS 야간 종사자 노동실태 최초 설문조사
특고의 77%는 ‘3회전’배송, 악천후에도 ‘배송함’
“불안정고용 해소하고 고용형태별 차별 완화해야”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78873.html
쿠팡 특수고용 노동자 3회전 배송, 직접 고용 노동자의 2배 (한겨레, 전종휘 기자, 2025-01-20 17:37)
민주 김주영 의원, CLS 야간 종사자 설문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121/130899405/2
“쿠팡 기사, 근로법상 근로자 아냐”… 노동계 “불법 경영 면죄부 준 격” (동아일보, 이문수 기자, 2025-01-21 03:00)
고용부 종합 근로감독 결과에 노동자 반발
작년 심야 ‘로켓배송’ 근로자 사망
배송 독려, 업무 지시로 볼 수 없어… 법원 판례 따라 ‘근로자’ 해당 안돼
택배기사 “과로사 해법 마련 외면… 상차 분류 작업은 감독조차 안해”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79123.html
쿠팡 블랙리스트·과로사 의혹, 청문회 불려나와 뒤늦게 사과 (한겨레, 전종휘 김해정 기자, 2025-01-21 20:57)
국회 환노위 청문회서 거듭 고개 숙여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채용 ‘블랙리스트’, 새벽배송 택배·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 노동조합 활동에 따른 불이익 등 노동권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쿠팡이 국회 청문회에 불려 나와 거듭 사과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한승 주식회사 쿠팡 대표는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채용 ‘블랙리스트’에 대한 질의를 받고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처음 언론을 통해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1만6450명의 이름과 건강상태 등 개인정보, 물류센터 취업 불가 사유가 적혀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이 명단에 적힌 이들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해 이를 작성·관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명단에는 노조 활동가나 물류센터에서 일한 적이 없는 언론사 기자들까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쿠팡 쪽은 해당 명단이 ‘인사자료’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명단을 제보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 직원과 이를 보도한 기자, 노동단체 활동가를 무더기로 고소했다. 이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 쿠팡 쪽은 문제 제기 1년 만에 처음으로 사과 뜻을 밝혔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블랙리스트를) 남용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를 드리겠다”며, 현재 제기된 고소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 배송 캠프에서 노조 활동을 한 택배기사들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입차 제한’ 조처를 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가 이어졌다.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는 “결과적으로 입차 제한 때문에 장기간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 보상을 계획해 지원하겠다”며 피해 노동자가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쿠팡 쪽은 심야노동을 하다 과로사한 노동자들의 유족을 만나 사과할 뜻도 밝혔다. 강 대표는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질의에 “만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 쪽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 간담회에서 참여 뜻을 밝힌 심야배송 관련 사회적 대화에 대해 강 대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되는 결론에 대해서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쿠팡 배송캠프에서의 상품 분류 작업을 택배기사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영업 현장 종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쿠팡 계열사 대표 3명이 연이어 머리를 숙였지만,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아이엔시(Inc) 의장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아 여야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김 의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함께 열린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도 핵심 당사자인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구속 수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환노위는 임금체불 혐의 등으로 기소돼 다음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박 회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이날 채택했다.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위니아전자·위니아·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등 계열사 3곳의 임금체불액은 1196억원에 이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50121093852030
청문회서 김범석 의장 불출석 질타…쿠팡, 노동문제 개선의지(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오규진 기자, 2025-01-21 19:21)
"트럼프 취임식은 가고 청문회는 안 나오나…재소집하거나 고발해야"
쿠팡, 유족 대면사과·블랙리스트 고소취하 약속…프레시백 회수 등 개선 검토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212053025
쿠팡, ‘공짜 노동·블랙리스트’에 “관행 개선…과도한 정보 수집 죄송” (경향, 김지환 조해람 박채연 기자, 2025.01.21 20:53)
환노위 청문회 여야 모두 질타
연속 야간노동, 해법 마련키로
트럼프 취임식 간 김범석 불참
https://www.seoul.co.kr/news/society/2025/01/22/20250122018009
김범석 빠진 ‘맹탕 쿠팡 청문회’… 노동 개선 약속에도 거센 질타 (서울신문, 유승혁 기자, 2025-01-22 00:07)
환노위 여야 모두 한목소리 비판
트럼프 취임식 간 김 의장 불참석
“청문회 다시 열어야… 고발 검토”
“평균 산재율 0.6%, 쿠팡은 2.12%
새벽 배송이 기본 설정, 개선해야”
‘1200억 체불’ 대유위니아도 질타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6441
택배과로사대책위, 쿠팡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예방을 위한 실효적 대안과 배송속도 경쟁 규제 촉구 (노동과세계, 서비스연맹, 2025.01.23 18:05)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241543001
물류센터 야간고정노동자 10명 중 7명 “일 시작 후 건강 악화” (경향, 박채연 기자, 2025.01.24 15:43)
https://www.kptu.net/board/detail.aspx?mid=BCB52DDC&page=1&idx=52211
故 정슬기 대책위 입장발표, "쿠팡은 이윤 위에 생명안전이 있음을 명심하라" (공공운수노조 주요소식, 2025-02-04)
- 로켓배송! 야간노동 폐지!
- 쿠팡 노동환경 근본적 개선!
로켓배송 폐지! 야간노동 폐지! 쿠팡의 근본적 개선을 바라는 고 정슬기님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4일 쿠팡본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CLS 대표의 사과와 청문회를 통한 개선책 발표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대책위는 쿠팡CLS 대표가 고 정슬기님 유족에게 사과한 것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전하고 "이윤 위에 노동자 생명안전이 있음을 명심하고 기업 운영 방침을 과감하게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故 정슬기 노동자는 2024년 5월28일, 쿠팡CLS 남양주 2캠프에서 일감을 받아 주6일, 63시간 심야배송을 하다가 과로로 사망했다.
故 정슬기 노동자의 죽음에 쿠팡은 사과나 반성은 커녕 故 정슬기 노동자의 정금석 아버님, 故 장덕준 노동자 박금숙 어머님, 故 김명규 노동자 배우자 우다경님 등 유족들을 무시하고 시간 끌기에 바빴다.
이에 전국물류센터지부(지부장 정성용)와 유가족은 백방으로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며 투쟁을 진행했고, 이에 2024년 9월 24일 12시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과 함께 하는 기독교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가 쿠팡 본사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
대책위 출범과 함께 유족들은 쿠팡 본사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했고, 2024년 10월 10일 故 정슬기 노동자는 산재를 인정받았다.
대책위는 한걸음 더 딛어, 10월 10일 쿠팡청문회 개최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했고, 한달도 지나지 않은 11월 07일 5만명의 청원자를 모아 2025년 1월 21일 국회청문회가 확정되니, 쿠팡은 부랴부랴 청문회 직전 세 유가족과 합의했다.
1월21일 쿠팡 국회 청문회에서는 입차 제한, 노동자 해고에 해당하는 클렌징 제도, 블랙리스트 취업제한과 노동 통제, 다회전 배송과 고정심야조 과로 노동, 휴게시간과 냉난방 시설도 없는 열악한 물류센터의 환경, 취업규칙 일방 변경으로 인한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택배노동자들에게 분류업무를 시켜서 무임금 노동 강요한 점, 노조활동 방해, 건설업종보다 높은 산재율, 산재 은폐 매뉴얼의 존재 가능성, 핸드폰 미반입 등 인권침해, 늘어나는 비정규직, 쿠팡에 비판적인 언론인 고소 등 쿠팡의 온갖 문제들이 드러났다.
쿠팡은 블랙리스트 공익 제보자와 언론에 대한 소송 취하 약속, 다회전 배송 개선, 노조활동 때문에 입차제한으로 해고된 택배 노동자의 복귀 약속, 택배노동자의 공짜 노동 개선, 물류센터 휴게시간 논의, 사업장 안 휴대전화 반입도 허용을 전제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쿠팡은 이번 설 연휴에도 다른 택배사들이 설 연휴3일간 전면 휴무를 시행한 것과는 달리 별도의 명절 특별 휴무를 시행안했다. 명절에도 노동자들은 일을 해야 했다. 명절 기간 택배 노동 강도는 더욱 가중되어 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고 물건을 받는 시민들이도 우려했다.
정성용 지부장은 기자회견 중 발언을 통해 노동조합보다 더 앞서 투쟁하신 유족들꼐 삼사인사를 전하고 "노동조합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게 만들겠다. 그렇게 돌아가신 노동자들의 생명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 쿠팡에서 과로로, 야간노동으로, 로켓배송 시스템으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없게 하는 것. 그것이 노동조합이 걸어나가야 하는 길이자, 유족들의 투쟁의 보여준 길"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087
“청문회 끝나도 달라진 건 없어”···쿠팡에 노동조건 개선 요구 (참여와혁신, 강성진 기자, 2025.02.04 19:05)
대책위, 쿠팡에 노동조건 개선·노조 활동 보장 촉구
쿠팡, 청문회서 지적한 내용은 수용 준비 중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75926642067568
쿠팡發 ‘심야노동 해소’ 사회적 대화…CJ·SSG 참여 논의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2025-02-05 오전 5:30:00)
野을지로위, 대화 기구 이달 출범
물류사·판매사 참여 거론
물류사 참여에 이견 없는 듯
판매사는 규제될 수 있어 '신중'
적정 노동·휴게시간 의제될 듯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21212175855308
"쿠팡, 국회 청문회서 노동조건 개선한다더니 아무 일도 안해"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5.02.12. 21:58:10)
택배노조 "과로·착취 유발하는 프레시백 배송, 분류작업 개선 약속 지켜야"
https://www.hani.co.kr/arti/economy/consumer/1203754.html
쿠팡이츠로 넘어간 배달앱 수수료 인하…배민, 소액주문때 면제 (한겨레, 임재우 기자, 2025-06-19 19:20)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1만원 이하 소액주문때는 중개수수료를 없애고 배달비도 지원해 입점업주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지난 5월 우아한형제들과 입점업주 단체가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 중재로 사회적 대화를 본격화한 지 한 달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번 중간 합의가 쿠팡이츠를 포함한 배달앱 업계 전반의 수수료 인하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우아한형제들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공정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업주 단체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대화기구의 중간합의 내용를 공개했다. 1만원 이하 주문에 한해 입점업주가 내는 중개수수료(매출에 따라 2.0∼7.8%)를 전액 면제하고, 업주가 배달기사 몫으로 보내는 배달비(매출에 따라 1900원∼3400원)도 우아한형제들이 일부 나눠 부담하는 것이 뼈대다. 1만원 초과∼1만5000원 이하 주문의 중개수수료도 차등 할인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1만5000원 이하 소액주문에서 업주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주문금액이 작을수록 업주 부담액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령, 1만원 주문 때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포함한 업주 부담률은 40%를 상회한다. 1만원을 팔아 4000원 이상을 배달앱 업체 등에 떼어줘야 하는 셈이었다.
업주단체는 합의 내용이 시행되면 1만원 이하 주문의 업주 부담비용이 2000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액주문에 대한 지원이 업주에게 주문 수 확대와 부담 완화를 가져가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1만원 이하 주문에서는 중개수수료가 면제되고 배달비가 줄더라도 대다수의 배달 주문이 1만원 이상의 최소주문 금액을 채워야 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소액 주문에 대해서만 혜택이 주어지는데 보통 가맹점은 2만원 이상 주문이 많아 혜택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과 입점업주 단체들은 7월까지 수수료 인하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지난해 11월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논의 결과 정해진 중개수수료와 배달비의 재조정이다. 당시 상생협의 결과 배달앱 업체들은 9.8%의 중개수수료를 거래액 규모에 따라 2.0∼7.8%로 낮추되 배달비를 차등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주 단체들은 상생안 도입 뒤에도 총수수료(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배달비를 합한 금액)가 30∼40%에 이른다며, 이를 1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료배달 시행으로 중개수수료 인상을 촉발한 배달앱 2위 업체 ‘쿠팡이츠’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쿠팡이츠와의 논의는 중단됐지만, 우아한형제들이 일정한 결과물을 내면 쿠팡이츠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까지 자율적인 추가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13일 물가안정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는 실패했다. 이미 배달 수수료에 대한 적정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법을 포함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5/06/20/20250620017006
배민 “1만원 이하 주문 수수료 전액 면제”… 배달비도 차등 지원 (서울신문, 박은서 기자, 2025-06-20 00:58)
‘사회적 대화기구’ 중간 합의안
1만~1만 5000원 이하도 지원 예정
합의안 시행에 3년간 3000억 지원
시기·구체적 내용 추후 논의 결정
점주 “1만원 이하 주문 비중 낮아”
배달의민족(배민)이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해선 입점 점주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기존보다 중개수수료를 낮춘 ‘상생요금제’가 지난 2월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점주 불만이 거세자 정치권 중재로 나온 추가 상생안이다. 다만 1만원 이하의 주문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 점주 부담을 줄여주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점주 단체와 진행한 사회적 대화에서 중간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19일 밝혔다.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 만이자 을지로위원회가 배민과 논의한 지 약 3주만에 나온 합의다.
중간 합의안에는 1만원 이하 주문의 경우 중개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1900~3400원에 이르는 점주 부담 배달비를 배민이 차등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만~1만 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해서도 중개수수료를 배민이 차등 지원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정해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그동안 점주들은 주문액이 낮을수록 총수수료(중개수수료, 배달비 등 포함)가 40% 이상 올라간다고 주장해 왔다. 현행 배민의 상생요금제 체계에서 매출 상위 35%의 점주는 1만원어치 배달 주문을 받을 경우 최대 4180원(부가세 별도)을 내야 하지만, 중간 합의안을 적용하면 2000원 이하로 줄어든다.
배민은 중간 합의안 시행에 3년간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간 합의안의 시행 시기와 구체적 내용은 추후 을지로위원회 논의에서 결정된다.
경쟁사인 쿠팡도 지난 12일부터 부산에서 1만 5000원 이하 주문에 한해 중개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을지로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의 연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선 1만∼1만 5000원 이하의 소액 주문 비중이 높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준형 공플협 공동의장은 “소액 주문 비중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가장 부담이 되는 배달비를 배민이 지원하겠다는 전제가 있기에 점주들에겐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주문액 1만 5000원 이상에 대한 수수료 인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7401
쿠팡 택배노동자 과로사 막겠다던 약속 6개월… 현장은 “변한 것 없다” (노동과세계, 최윤수 기자 (서비스연맹), 2025.07.09 13:40)
택배노조·서비스연맹·진보당, ‘쿠팡 과로사 대책 이행 점검단’ 출범
쿠팡 방치하면 다른 기업도 따라해 …국회·정부가 약속 강제해야
이제는 죽음이 아닌 살아있는 노동자의 말과 행동으로 변화 만들어야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507170147
‘7일 배송’ 명과 암…속도 경쟁에 가려진 노동 현실 (쿠키뉴스, 이다빈 기자, 2025-07-18 06:00:06)
CJ대한통운‧한진‧롯데 등 올해부터 ‘주7일배송’ 도입 시작
백업기사‧순환근무 체계 등 있어도 현장 어려움은 여전
정치권‧노조 한 목소리…‘작업중지권’ 등 업계 변화 움직임
일주일 내내 원하는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인 택배기사들의 처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노동계, 일부 기업들이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택배기사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와 유통업계의 경쟁이 라스트마일 배송으로 확산되며 소비자 일상은 물론, 산업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택배사와 손잡고 ‘주 7일 배송’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2014년부터 ‘로켓배송’을 통해 7일 배송 시스템을 정착시키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뒤늦게 추격에 나선 택배사들도 올해 본격적으로 주 7일 배송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월부터 7일 배송을 시작했으며, 한진택배는 4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존 토요일 한정이었던 주말 배송을 일요일까지 확대한 ‘일요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배송하는 ‘약속배송’을 확대하고, 이후 7일 배송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백업기사’ 같은 대체 인력을 투입하거나 의무 휴무제, 스케줄‧순환 휴무 체계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름철 기후 악화와 같은 변수에 취약한 작업환경에서는 이러한 제도들이 실질적인 보호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7일 배송 체계가 안착하려면 대체 인력 확보가 핵심인데 원청에서 직접 인력을 고용해 투입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현장에서는 인력을 충원하지 않거나 용차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더라도 일부 대리점에서는 기사들이 평일에 쉬고 주말에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7월 초에는 폭염 속에서 택배기사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낮 기온은 최고 35도를 넘고, 습도는 9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택배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산업안전보건법의 핵심 규정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휴식 체계나 보호 장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17일부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부여하도록 규정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대책 이행 점검단’을 발족하고 현장 노동환경을 직접 조사하며 제도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택배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CJ대한통운은 민간 택배사 중 최초로 택배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 휴일 보장과 작업환경 개선 등에 합의했다. 고용부의 산안법 개정안 발표 이전에 이미 ‘자율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한진택배는 폭염에 따라 일부 지역 배송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고지하고 택배기사의 탄력적 근무 운영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배업계는 과거 급격한 수요 증가에 전국 물류망을 빠르게 확장해왔고 그 과정에서 본사, 대리점, 택배기사로 이어지는 위탁고용 구조가 정착됐다”며 “이에 과로, 산재 등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웠고 본사와 택배기사 간 소통도 초창기에는 원활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일부 업체들의 변화가 업계 전반 분위기에 유의미한 자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231804001
사회적 책임 제대로 하자···쿠팡, ‘사회공헌위원회’ 공식 출범 (경향, 이성희 기자, 2025.07.23 18:04)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9328
한국노총-쿠팡, 실무 정례협의체 구성 합의 (매노, 임세웅 기자, 2025.07.25 18:38)
한국노총 “노동자 외면, 지속 성장 어려워” … 쿠팡 “진정성 갖고 노사 상생”
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7565
“속도보다 생명!” 택배노동자 과로사 막을 3차 사회적 합의 시작해야 (노동과세계, 서비스연맹, 2025.08.07 16:14)
간신히 만든 사회적합의 무너뜨리는 쿠팡, 택배산업 무한속도경쟁
과로사 부르는 속도전 멈추려면 쿠팡 사회적합의 참여시켜야
노동자·농민·빈민·시민사회, 정부에 3차 사회적 합의 추진 요구
'우왕좌왕 행정 정책 > 노동, 고용, 노사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울산화력 구조물 붕괴 매몰사고 관련 글 (1) | 2026.01.12 |
|---|---|
| 새벽배송 규제 논란 관련 글2 (2025.11.21~2026.1.8) (2) | 2026.01.12 |
| 노동부 2026년 업무보고 (1) | 2025.12.13 |
| 위험하니까 새벽배송 없애자? 진보는 위험을 통제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슬로우뉴스, 김도연, 2025년 11월26일) (0) | 2025.12.04 |
| 한화오션 손배소 관련 글 (0) | 2025.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