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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와 맞장 뜨는 이재명 정부, 조직 사수 로비에 의원실 문턱이 닳는다. (슬로우뉴스, 김도연, 2025년 08월07일)

새벽길 2025. 8. 10. 13:49

히 제안하는 바나 주장하는 것은 없지만, 기재부 개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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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lownews.kr/143025
모피아와 맞장 뜨는 이재명 정부, 조직 사수 로비에 의원실 문턱이 닳는다. (슬로우뉴스, 김도연, 2025년 08월07일)
[슬로우폴리시]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쪼개고 금융위 해체… 정부 부처 왕 노릇, 빨간 줄 긋던 공룡 부처 개혁 가능할까. (⌚7분)

기획재정부가 17년 만에 둘로 쪼개질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을 짜고 있는 국정기획위원회(위원장 이한주)는 기재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 개편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체제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현 기재부 체제는 2008년 MB 정부 조직 개편 이후 큰 변동 없이 유지돼 왔다. 이재명 정부가 새 판을 짜면 17년 만의 지각변동이다.

기재부를 예산(기획예산처)과 세제·국고(재정경제부) 기능으로 쪼개는 대신 저출산, 기후 위기 대응, 산업 정책 등 국가 장기 과제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는 ‘기획예산처’가 맡을 전망이다. 기획예산처는 국무총리실 산하 장관급 조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 기재부 조직 개편은 이재명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재명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재부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지난 6월 출범해 오는 13일 활동을 종료하는 국정기획위는 ‘검찰청 해체’와 ‘기재부 쪼개기’를 이재명 정부 조직 개편의 핵심 과제로 꼽아 왔다.
  • 기재부 업무 보고 당시 국정기획위원들은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는 기재부가 나라 살림을 못했기 때문인데 반성이 부족하다”, “(세수 부족과 관련) 이러니 부처를 쪼개라는 얘기가 나온다. 부처 분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 예산 편성, 경제 정책, 조세 정책은 기재부 고유 기능이다. 여기서 왜 예산 기능을 떼려 하는가. 이한주는 이렇게 설명했다.
  • “기재부는 예산 편성 오차가 너무 커서 펑크가 큰 게 확인됐다. 관리재정수지 100조 원이 펑크나는 등 부자 감세 문제가 심각했다. 너무 힘이 커서 스스로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기재부 예산 편성 기능을 관리할 필요가 있었고, 부처엔 기획력을 키우라고 주문했다.”(이한주, 7월 30일자 경향신문 인터뷰)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

그렇다고 쪼개면 다 해결되나.

  • 그렇지는 않다. MB 정부가 2008년 경제 부처를 기재부로 통합한 배경엔 ‘컨트롤 타워 부재’가 있었다. 당시에도 기재부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우려했지만 ‘정책의 일관성 및 효율성’이란 통합 추진 명분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 잠시 기재부 연혁을 볼 필요가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1999~2008년)는 ①‘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와 ②‘경제 정책’과 ③‘조세 정책’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로 나누었다. 김영삼 정부 시기에는 MB정부 기획재정부 같이 ‘재정경제원’이 ①~③ 기능을 모두 맡았다.
  • 박정희 정부 때인 1961년부터 김영삼 정부 개편 전인 1994년까지는 ①+② 기능을 담당했던 ‘경제기획원’과 ③을 담당했던 ‘재무부’로 양분돼 있었다.
  • 이재명 정부가 신설하는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에 더해 저출산, 기후위기 대응, 산업 구조 혁신 등 국가 장기 과제를 총괄한다고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 편성’ 기능만 떼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경제 정책’ 기능까지는 가져와야 할 것이다.
  • 국정기획위 관계자도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만 떼낼 경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처럼 기획예산처로 편제될 가능성이 높아 기관의 힘이 약해질 것”이라며 “예산과 정책 기능을 함께 가진 선임 부처 형태로 만들어야 전 부처를 대상으로 조율 및 기획 업무가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 1961년 설립된 경제기획원은 33년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주도했다. 훗날 ‘모피아’(Mofia)라는 오명을 얻는 재무부(MOF·Ministry of Finance) 관료들도 1960~1980년대 경제 개발 시대에는 경제기획원 통치를 받아야 했다.

‘쩐의 전쟁’ 어떻게 뚫을 것인가.

  • 강만수(80)는 MB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자 재무부 출신 경제 관료다. ‘모피아 대부’ 격인 인물이다. 그는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 경제기획원과 자신이 속한 재무부의 갈등을 다음과 같이 썼다. 국가 재정을 쓰고자 하는 쪽과 이를 최소화하려는 쪽의 충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명 정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갈등 양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경제기획원의 재무부 점령 시대가 오게 된 것은 주요 정책에서 두 부처 간에 많은 견해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성에 있어서도 경제기획원은 공격적인 반면 재무부는 방어적이었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은 금융실명제, 은행민영화, 금융기관 설립, 금리실세화, 정책금융 등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금융실명제에 대해 단계적 실시와 전면적 실시, 은행민영화에 대해 금융자본 형성 후 정부 지분 매각과 정부 지분 매각 후 금융자본의 육성, 금융기관 설립에 대해 제한적 허용과 무제한 허용, 금리에 대해 실세금리 중시와 실질금리 중시, 정책금융에 대해 단계적 폐지와 전면 폐지로 대립됐다.”
  • “결국 서로의 견해 차이가 너무 커 합의가 이뤄질 수 없었다. 경제기획원 출신 청와대 김재익 경제수석비서관은 그와 뜻이 같은 경제기획원 사람들로 재무부를 점령하게 하여 그들의 정책을 직접 추진했다. 칼을 가진 자는 휘두르고 싶고,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고 성경에 쓰여 있다.”(P.187)
  • “업무의 성격에서 경제기획원은 공격적이고 재무부는 상반될 수밖에 없었다. 재무부는 금융과 조세에 관한 정책을 담당하므로 한정된 자금과 세입으로 항상 각 부처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다보니 항상 ‘아니오’라고 하는 것이 상례여서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 경제기획원은 예산 이외에 고유 소관 사항이 없었고, 전체 경제 부처 소관 사항을 총괄적으로 기획하고 조정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또한 기획 후에는 각 경제 부처가 책임지고 집행했기 때문에 공격적일 수 있었다.”(P.188)

‘금융위 해체’ 또 다른 새판짜기.

  • 금융위원회도 이재명 정부의 수술대에 오른 상황이다. 국정기획위는 금융위의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금융위를 해체하는 것이다. 금감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별도 독립 기구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승격하는 방안도 개편안에 담겼다.
  • 금융위 해체 개편 이면에 ‘모피아’에 대한 개혁 의지가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금융위는 ‘모피아의 산실’로 입길에 오르내렸다.
  • 현재 국제 금융 업무는 기재부가, 국내 금융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담당하고 있다. 이 역시 2008년 MB 정부 조직 개편에 따른 것이다. 이때 금융위원회(금융산업정책·금융감독정책)와 금융감독원(금융감독집행)의 수직적·이원화 체제가 구축됐다. 17년 만에 개편이 이뤄지면 국제·국내 금융 정책을 재경부가 총괄하는 것이다.
  • 현 시스템은 금융 정책(산업 육성)과 금융 감독 정책(금융 안정) 사이 균형을 맞추기에 적절하지 않다. 금융위 산하 기관인 금감원은 금융위 정책 방향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달 31일 보고서에 “감독 정책은 금융위원회, 감독 집행은 금융감독원에서 각각 담당하고 있어 양 기관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 수직적이고 이원화한 금융 감독 기구 체제로 두 기관 사이 협조가 이뤄지기 어려운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조직 사수 로비’에 의원실 문턱 닳는다.

조직 개편 만큼이나 중요한 운용의 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