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련기사들을 보는데, 말이 안나오더라.
그런데 현실은 더 참혹하다.
여기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https://www.facebook.com/palestinekorea/posts/pfbid0WjavBA7CjShEy4WfiHgpSwWHfhSpvGGF8wpoudFSpv3DFMZ9WvwY1L7KGJ1AYmCpl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BDS Korea, 2024년 12월 28일 토요일 오후 10:19
2024-12-28 격주간 팔레스타인 정세 보고 By 뎡야핑
가자지구 집단학살
아기들이 얼어죽고 있습니다. 추위 속에 제대로 먹지도 못한 아기 4명이 며칠새 얼어죽었고, 이스라엘이 안전구역으로 지정한 알-마와시에서 간호사인 성인 남성 1명도 동사했습니다. UN난민구호기관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음식과 의약품만이 아니라 수개월째 담요와 매트리스의 반입도, 방수가 되는 임시 천막의 반입도 금지하고 있다고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재난 상황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가자 주민의 90%가 넘는 200만명을 강제추방하고, 집을 폭격해 돌아갈 곳을 없애고, 굶주림과 추위를, 그로 인한 죽음과 질병을 인위적으로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체계적인 집단학살의 일부입니다.
지난 주말 점령군은 탱크 17대와 드론들로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공격했습니다. 피난처인 유엔 학교 앞에서, 고양이들이 인간의 시신을 먹이로 삼는, 믿기 힘든 광경을 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집단학살과 기아 속에서도 길냥이들의 먹이를 주고 있지만, 그렇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살해되고,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러 가야 할 구급차의 진입도 이스라엘 점령군이 금지해 수십 구의 시신이 거리에 방치돼 있었던 겁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또 기자 다섯 명을 표적 살해했습니다. 살해된 아이만 지디 기자는 부인이 곧 첫아기를 출산한다며 기뻐하는 영상을 살해되기 몇 시간 전에 올렸습니다. 함께 살해된 기자들도 영상 속에서 그를 축하하고 있었습니다. 이로써 살해당한 가자지구 기자는 총 201명입니다. 이스라엘은 기자나 유엔 직원을 죽이고는 항상 이들이 전투원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연히 아니고요, 이번에도 아무 근거가 없습니다.
엊그제인 목요일, 뉴욕 타임즈는 이스라엘 장교들에게 하마스 전투원 한 명을 살해하기 위해 민간인 20명을 살해하는 것을 허용하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친-이스라엘 언론 뉴욕 타임즈가 보도했기 때문에 더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미 올 4월에, 이스라엘의 한 언론은 이스라엘이 “아빠 어딨어”라고 이름 붙인 AI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표적이 된 전투원이 자기 집인 아파트에 돌아오면, 그 아파트를 폭격해서 해당 전투원의 가족과 같은 아파트 사람까지 전원 학살하고 있다, 이렇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사령관 계급의 고위 간부라면 민간인 100명 이상 살해하는 걸 승인하고 있다고요.
어제까지 447일 동안 이스라엘에 집단학살당한 가자 주민은 가자 인구의 2%에 달하는 45,436명이고, 부상자는 108,038명입니다. 하지만 이는 카말 아드완 병원의 피해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카말 아드완 병원
가자지구 북부의 카말 아드완 종합병원은 현재 민간인들의 묘지가 됐습니다. 병원장 아부 사피아 박사는 환자와 의료진이 포위된 병원 안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중환자 병동과 산부인과 병동이 폭격됐다고, 거듭해서 국제 사회의 개입을 호소했지만, 어제 이스라엘 점령군은 환자와 의료진을 이 추위 속에 벌거벗겨 내쫓고 병원에 불을 질렀습니다. 병원에 남아 있던 의료진 5명이 산채로 불에 타 숨졌고, 현재 병원장은 납치돼 구금된 상태입니다. 이전에 이스라엘 점령군은 병원을 공격해 끝까지 환자 곁에 남았던 수많은 의사들을 고문하고 강간해서 죽였습니다.
이스라엘은 병원 주변 주택의 민간인들에게도 강제추방령을 내리고, 따르지 않으면 집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미 이스라엘은 수 톤의 폭발물을 탑재한 로봇 차량 위에 “위험”이란 단어를 적어서 운영하며 주택과 병원을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병원이 하마스의 군사 기지라고 말합니다. 새롭지 않죠. 앞서 수없이 많이 우리는 이런 병원학살과 파괴를 보아왔고, 막지 못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한 번도 사실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 모든 날조에도 불구하고 아무 제재가 없으니까,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이 자유롭게 병원을 폭격할 수 있게 된 거였고요. 가자지구에서는 더더욱 마음대로 할 수 있겠죠. 세계보건기구는 이스라엘의 카말 아드완 병원 공격을 규탄합니다. “이렇게 가자지구 의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해체하는 것은 의료 지원이 필요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에 대한 사형 선고와 같다”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휴전을, 이스라엘은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휴전
이것은 전쟁이 아닙니다. 힘세고 사악한 국가와 약하고 불쌍한 국가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점령군이, 식민지배자가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의 원주민들을 몰살시키는 집단학살입니다. 그럼에도 휴전이 이 집단학살을 멈추게 할 방편이기 때문에 우리는 휴전을 외쳐왔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휴전을 진척시키는 척 시간을 끌면서 오히려 집단학살을 지속할 시간을 벌었고, 그래서 휴전 논의는 정말 더 언급할 가치가 없을 만큼 파탄난 것이지만, 그럼에도 몇 주 전부터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가자 주민들이 조심스레 기뻐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너무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서,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인질 돌려받는 동안에만 집단학살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휴전에 어깃장을 놓고 있습니다.
인질 말이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도 또 다시 살해했습니다. 그동안은 무리한 인질 구출작전으로 인질을 살해하고, 백기를 든 이스라엘 인질을 가자지구 주민으로 오인해서 사살하고, 가자지구 전역을 융단 폭격하는 과정에서 인질도 같이 살해했지만, 이번에는 인질이 억류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해당 건물을 재차 폭격해서 살해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수많은 언론들이 이미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점령군이 '한니발 지침', 즉 인질로 끌려가느니 살해하는 게 낫다는 군내 지침을 발동시켜 수많은 인질들을 살해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시민 대다수가 지금 집단학살에 찬성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를 “한니발 정부”라고 부르며 인질 교환에 임하라고 자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효과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중동 전역으로 확전하고 있습니다. 레바논과 11월 27일에 휴전을 체결했지만 그 후 불과 5일 동안 휴전을 위반한 게 100차례에 달한다고 유엔평화유지군이 말합니다. 시리아도 계속 침공중이고, 이제는 예멘으로 공격을 확대했고 지도부 암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예멘은 홍해 봉쇄를 이어가며 이스라엘도 드론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요. 예멘의 요구는 단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로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반입하라는, 반입을 허용하라는 너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반입 차단은 더 심해졌죠. 카말 아드완 병원이 위치한 북부로는 10월 이후 정말로 거의 들어간 게 없어요. 예멘은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 집단학살을 끝낼 때까지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 예멘을 미국과 영국이 계속 폭격하고 있고요. 이번 주에 미국은 아군 오인 사격으로 자국 비행기를 격추시키기까지 했습니다. 미국은 이 집단학살의 주범입니다.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에 사용한 무기의 70%가 미국산 무기입니다. 미국이 없으면 집단학살 수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전쟁범죄자들 체포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1월에 폴란드에서 열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체포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을 건국한 유럽 출신 시온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폴란드에서 온 식민자고, 본명이 '베냐민 밀레이코우스키'예요. 그런데 전쟁 범죄자가 되어서 고향을 못가게 됐습니다.
전쟁범죄자들을 모두 체포해야 합니다. 한국도 네타냐후가 한국에 오면 체포해서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길 책임이 있는데요. 그간 윤석열 정권 하에 이스라엘 대사관을 철통 같이 지켜온 한국 경찰이 국제법을 안 따를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이제 내란 수괴범의 시대가 끝나가는 만큼 그러지 않을 거라 기대하겠습니다. 네타냐후만이 아닙니다.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직접 촬영해서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반 병사들도 체포 대상입니다. 집단학살하는 것도 힘들다면서, 사이사이 일반 병사들은 전 세계로 휴가를 다니고 있습니다. 앞서 사이프러스에서, 스리랑카에서, 그리고 지난 주엔 태국에서 휴가를 즐기던 군인들이 체포당할 위험에 처해 헐레벌떡 출국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만 안전하게 휴가를 보내게 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 발딛는 즉시 이 전쟁범죄자들도 모두 체포해야 합니다.
며칠 후 새해가 밝으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 지배는 77년차를 맞습니다. 너무 오래 끌었습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그리고 식민지배를 끝낼 수 있게 앞으로도 함께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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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2616250003636
가까워지다 멀어진 휴전… 이스라엘·하마스 '책임 공방' (한국일보,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2024.12.26 19:30)
이스라엘 "하마스, 도달한 합의 어겨"
하마스 "이스라엘, 새로운 조건 제시"
15개월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서로를 '휴전 협상 방해자'로 지목하며 비난전을 펴고 있다. 최근까지 '조만간 협상 타결' 관측이 나왔으나,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 테러 조직은 계속 거짓말을 하면서 이미 도달한 합의를 어기는 등 협상을 계속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최근 2주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카타르·이집트 중재로 가자지구 전쟁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고,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휴전안 타결에 근접했다'는 취지의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이 그간 어떤 내용의 합의가 이뤄졌고, 어느 대목에서 하마스가 입장을 번복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다만 이스라엘 칸은 "하마스가 '휴전 1단계'에서 석방할 인질 명단을 이스라엘에 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인도적 포로'로 분류되는 여성, 아동, 노인을 먼저 석방하겠다는 입장인데, 이스라엘은 '남성이라도 몸이 아프거나 부상을 당했다면 풀어 달라'고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인 인질 1명 석방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몇 명을 풀어줄지'를 둘러싼 이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21일 "협상이 90%까지 진전됐으나,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이스라엘군 주둔 여부에 대해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최남단과 이집트 국경을 잇는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 국경과 접하지 않은 곳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곳을 이용해 무기를 밀반입해 왔다며 "이스라엘군이 휴전 이후에도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앞서 하마스도 같은 날 '이스라엘 탓에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점령군(이스라엘)은 철수, 휴전, 포로, 실향민 귀환 등에 관해 새 조건을 계속 내걸며 합의 도달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하마스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연관됐을 수 있다. 대표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치인인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다음 달 20일 이후에 휴전 합의를 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이스라엘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실 공방 속에서도 휴전 협상 불씨는 아직 살아있는 듯하다. TOI는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이 내부 협의를 위해 24일 귀국했지만, 진전이 있으면 카타르를 다시 방문하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도 "우리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예디오스 아로노스는 "현재로선 '며칠 내 즉시 합의'부터 '합의 불발'까지,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122615171374868
가자서 성탄절에 얼어 죽은 3주 영아…"여분 옷 없어 아이 몸 못 데워"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4.12.26. 20:57:38)
"전쟁 뒤 10번 이상 이주·난민 텐트서 담요 한 장 의지"·최근 저체온증 영아 잇단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서로를 탓하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다시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성탄절에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생후 3주 영아가 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얼어 죽었다. 우크라이나엔 성탄절에 에너지 시설을 향한 러시아 미사일이 쏟아져 사상자가 발생하고 50만 명 이상이 추위에 떨었다.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부 국장 무니르 알부르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지정한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인근 지중해 연안 알마와시 지역 천막에서 생활하던 태어난 지 3주된 여아 실라 마흐무드 알파시가 "극도의 추위로 인해 얼어 죽었다"고 밝혔다.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 소아과·산부인과 책임자인 아흐메드 알파라는 미 CNN에 지난 48시간 동안 실라를 포함해 저체온증 영아 3명이 따뜻한 쉼터를 확보하지 못하며 잇달아 숨졌다고 말했다. 사망한 다른 두 영아는 각 태어난 지 3일, 한 달이 된 상태였다.
알부르시 국장이 공개한 영상에서 실라의 아버지 마흐무드는 실라의 주검을 안은 채 아이가 이날 오전 4시에 깨 젖을 먹을 때만 해도 괜찮아 보였지만 아침에 일어나 다시 젖을 먹이려 했을 때 "완전히 파랗게 돼 있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이 입 밖으로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는데 아이가 추위에 혀를 깨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침에 실라가 "나무토막처럼 굳어 있어"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살리지 못했고 병원으로부터 "추위로 인해 사망했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살던 실라의 가족은 전쟁 뒤 "열 번 넘게" 피난처를 옮긴 끝에 칸유니스, 라파를 거쳐 알마와시 천막촌에서 "옷도, 먹을 것도, 물도 없는 상황"에서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마흐무드는 <AP> 통신에 24일 밤 기온이 9도 정도로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추위였다고 전했다. 알마와시는 바닷가의 빈 땅으로 천막으로는 바람을 다 막을 수 없었고 땅에서 냉기도 올라왔다. 이날 밤새 세 번이나 울면서 깬 실라는 담요 한 장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실라의 어머니 나리만은 CNN에 "실라를 품에 안고 따뜻하게 해주려 했다. 하지만 여분의 옷이 없어서 아이를 따뜻하게 해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공보 담당자인 로잘리아 볼렌은 지난 2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은 "어린이에 대한 전쟁"이라며 지난해10월7일부터 14달간 1만45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힌 전쟁 발발 뒤 가자지구 전체 사망자 수 4만5338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이다. CNN은 알부르시 국장은 어린이 사망자 수를 1만7600명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렌은 "가자지구에 겨울이 찾아 왔는데 어린이들은 춥고 젖고 맨발인 채다. 많은 아이들이 여전히 여름옷을 입고 있다"며 병원에도 약, 의료용품, 의사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어린이와 부모가 가자지구를 떠나 동예루살렘 등에서 생명을 구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지원 및 휴전을 촉구했다.
몇 달간의 교착 상태를 깨고 합의가 임박한 듯 했던 휴전 협상은 다시 지연 중이다. 25일 <로이터> 통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협상 지연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하마스 쪽은 이스라엘이 "철수, 휴전, 수감자, 난민 귀환" 등 관련 추가 조건을 제시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이미 도달한 합의를 어기고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성탄절에 에너지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러시아 미사일이 쏟아져 사상자가 발생했고 난방이 끊겨 주민들이 추위에 떨었다. <AP>는 우크라이나 공군을 인용해 러시아가 25일 우크라이나의 연료 및 에너지 시설을 미사일 78기, 무인기(드론) 106대 등을 동원해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중 미사일 59발, 무인기 54대를 요격했고 52대의 무인기를 교란시켰다고 밝혔다. 통신은 공습 탓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성탄절 아침에 지하철역으로 대피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해당 지역 주지사들을 인용해 이 공격으로 동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에서 1명이 사망하고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공격으로 인해 하르키우에선 50만 가구가 난방 없이 추위를 견뎠고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고의적으로 성탄절을 선택해 공격을 감행했다. 이보다 더 비인도적인 일이 있나?"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을 목표로 삼았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정전(blackout) 시키기 위해 계속 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262144005
이스라엘, 성탄절에도 공습…가자 연내 휴전 ‘가물’ (경향, 김서영·남지원 기자, 2024.12.26 21:44)
이스라엘·하마스 서로 협상 조건 비난…‘불씨’는 남겨
팔 생후 3주 아기 동사…기자 5명 포함 30명 공습 사망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둘러싸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서로를 비난하면서 협상의 연내 타결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스라엘은 크리스마스에도 가자지구를 폭격해 팔레스타인인 최소 25명이 숨졌고, 팔레스타인 피란민촌에서 아기들이 동사하기도 했다.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이 철수, 휴전, 수감자, 주민 귀환과 관련된 새 조건들을 제시하는 바람에 합의에 도달하는 데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테러 조직은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이미 도달한 합의를 어기고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양측은 협상의 불씨는 살아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하마스는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회담이 유연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협상단이 유의미한 회담을 마치고 협의를 위해 이스라엘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말한 ‘이스라엘의 새 조건’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협상 논의에서의 관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필라델피 회랑에 잔류하는 문제였다고 전해진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집트와 통하는 필라델피 회랑으로 무기를 반입해 재무장에 나설 것을 우려한다.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필라델피 회랑을 찾아 “이스라엘은 완충지대와 검문소 등의 통제를 포함해 해당 지역의 안보 통제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새 조건’을 언급한 이후에 나왔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스 아로노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전체 인질 명단을 제공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논의가 결렬된 것은 아니지만 인질 명단 없이 협상을 계속할지를 이스라엘에서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최근 협상 타결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연내 타결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예디오스 아로노스는 “현재로서는 합의에 도달했는지 확실치 않다. 며칠 내로 즉시 합의하는 것부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까지 가능성은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지연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는 동안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외곽의 피란민 텐트촌에서는 실라라는 이름의 생후 3주 여아가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이날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실라의 아버지는 아기를 담요로 감쌌지만 텐트 안이 어른조차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추웠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최근 구호품 반입량을 소폭 늘렸으나 여전히 이 지역에는 담요와 따뜻한 옷, 장작 등의 구호품이 부족한 상태다. AP는 실라가 24~25일 가자지구 텐트촌에서 동사한 최소 세 번째 아기라고 전했다. 생후 3일 아기와 1개월 아기도 이 기간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크리스마스 당일 가자 북부 셰이크라드완과 중부 누세이라트 등을 공습해 최소 2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누세이라트 알아우다 병원 인근에 서 있던 팔레스타인 매체 알쿠드스의 취재 차량을 폭격해 이 매체 기자 5명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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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62200001
이스라엘, 헤즈볼라와 휴전 합의 전망 속 레바논 본토 또 타격 (경향, 조문희 기자, 2024.11.26 22:00)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이스라엘군(IDF)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북쪽 지역 등을 공습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DF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여러 테러 목표물을 급습하고 테러리스트와 근접 전투를 벌였다”며 “수십 개의 발사대, 수천 개의 로켓과 미사일, 산 중턱에 숨겨진 무기 저장 시설을 찾아 파괴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리타니강은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근접해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한 2000년 이래 IDF가 리타니강에 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짚었다.
리타니강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과 관련해서도 주목받는 곳이다. 논의 중인 휴전안에는 헤즈볼라가 중화기 등을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시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DF는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 대피령을 내린 뒤 이 지역을 공습하기도 했다. 또 IDF는 최근 레바논 해안 도시 티레를 공습한 결과 헤즈볼라 군 고위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알자지라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이같은 주장을 확인하진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후 5시30분 안보내각을 소집해 레바논과의 휴전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전날 CNN이 보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70721001
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 휴전 성사…가자 전쟁 13개월만 (경향, 김서영 기자, 2024.11.27 07:21)
헤즈볼라 중화기 국경 30㎞ 뒤 ‘후퇴’
이스라엘군, 레바논 남부서 철수 약속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휴전이 전격 성사됐다. 양측은 27일(현지시간) 오전 4시부터 60일간 공습과 교전을 중단한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 휴전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약 13개월만이며, 이스라엘이 지난 9월 헤즈볼라를 겨냥해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포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헤즈볼라와 휴전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한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미국의 완전한 이해 속에 레바논에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를 수십 년 전으로 퇴보시켰다”며 “북부 주민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을 귀환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휴전안에는 60일간의 휴전 기간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의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리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 지대에는 레바논 정규군 수천 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 합의를 받아들였다”며 협상을 중재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지옥을 지나온 가자지구 주민들도 교전 중단을 맞이해야 마땅하다”라며 가자 휴전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서도 “하마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며 “(이스라엘인)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로 “이스라엘이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전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며 휴전 협상 타결을 환영했다고 레바논 총리실이 밝혔다.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41127601004
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간 전격 휴전…‘중도 파기’ 가능한 이유 [핫이슈] (서울신문, 윤태희 기자, 2024.11.27 11:18)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미국이 중재한 휴전안에 26일(현지시간) 전격 합의했다. 앞으로 양측의 합의가 얼마나 지켜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와이넷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안은 60일간의 교전 중단과 함께 양측이 모두 레바논 남부에서 물러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번 휴전 합의문은 총 13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27일 오전 4시부터 발효된다.
우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상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합의문은 “헤즈볼라와 레바논 영토의 다른 모든 무장단체는 이스라엘에 대해 어떠한 공격적 행동도 수행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동시에 이스라엘은 지상·공중·해상을 포함해 레바논의 목표물에 대해 어떤 공격적인 군사행동도 수행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합의문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01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안보리 결의 1701호는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을 위해 채택된 것으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 강 이남에는 헤즈볼라를 제외한 레바논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만 머무를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간 미국은 이 결의를 토대로 양측의 휴전을 중재해 왔다. 휴전 합의문은 레바논이 “레바논 남부를 정의하는 선에 따라 공식 보안군과 군대를 배치할 예정”이라면서 “공식 레바논 보안군과 군대만이 레바논 남부에서 무기를 휴대하거나 군대를 운용하는 유일한 무장 조직이 된다”고 명시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60일 안에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양측 경계선) 남쪽으로 점진적으로 철수한다”고 규정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치열하게 충돌한 레바논 남부에서 양측 모두가 물러난다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다.
아울러 합의문은 ‘자위권’ 관련 내용도 담았다. 이번 합의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요구한 ‘레바논에서 행동 자유’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위권 행사를 위한 레바논 내 군사 작전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스라엘은 이 권리를 휴전 협상 과정에서 끈질기게 주장해 왔다. 이 사안은 이날 휴전안 최종 합의 직전까지도 쟁점이 됐다고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와 관련해 이날 영상 연설에서 “미국의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완전한 군사 행동의 자유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 측에 송부한 별도 서한을 통해 헤즈볼라 견제를 위해 이스라엘과 협력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 서한에서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레바논 영토에서 오는 위협에 대응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인정한다”며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은 약속 위반에 대해 언제든 조치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적시했다.
‘행동의 자유’가 향후 60일간의 휴전을 위태롭게 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 2006년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타결한 지 1주일도 안 돼 양측의 유혈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합의에는 휴전 이행을 감독할 장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합의문은 “약속의 이행을 감독하고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수용할 수 있는 위원회가 설립된다”면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약속 위반이 예상되는 경우 위원회와 UNIFIL에 이를 보고한다”고 규정했다.
이 밖에 레바논과 관련한 무기는 레바논 정부가 감시하고, 승인되지 않은 무기 생산시설과 자재 등을 모두 제거되며, 이를 지키지 않고 보유한 무기는 압수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휴전 합의가 전격 타결됐지만 약속한 내용이 성공적으로 이행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빌미를 제공하면 즉각 전쟁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고 스스로 무장하려 한다면 우리가 공격하겠다”면서 “국경 근처의 테러 기반 시설을 재건하려 한다면 우린 공격하겠다. (헤즈볼라가)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로켓을 실은 트럭을 들여오면 우리가 공격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일시 휴전 후 교전을 재개한 점을 언급하며 사람들은 “우리가 다시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것(교전 재개)을 했다”고 강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127084800009?input=1195m
전격 휴전 배경은…네타냐후엔 美압박, 헤즈볼라는 지도부 궤멸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2024-11-27 11:47)
9월 공세 강화에 '타격' 헤즈볼라, 협상 손짓…네타냐후, ICC영장에 위축
바이든, 퇴임 앞두고 휴전종용…"모두가 트럼프 때문에 협상테이블에 모여"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26일(현지시간) 휴전 합의는 양측의 내부적 요인에 더해 이를 중재한 미국의 압박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의 '신구 권력'이 모두 휴전에 힘을 실은 가운데, 지도부 와해로 위기에 처한 헤즈볼라가 전향적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의 공간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는 지난 9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자 본격적으로 위축됐다. 특히 이스라엘이 9월 17~18일 헤즈볼라 대원들의 통신수단인 무선 호출기(삐삐)·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공격을 단행한 데 이어,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근거지들을 공격하자 헤즈볼라 내부는 크게 흔들렸다.
나아가 같은 달 말에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살해되면서 지도 체제가 사실상 와해하는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이스라엘의 압박은 헤즈볼라의 자금줄 차단 작전까지로 확대됐다. 헤즈볼라가 휴전 협상과 관련한 메시지를 본격 발신한 때도 이 시기와 맞물린다.
실제 이번 휴전 합의의 내용에서도 헤즈볼라의 수세적 입장이 엿보인다. 특히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 중단의 선제조건으로 내세웠던 '가자지구 휴전'은 이번 합의에선 완전히 빠졌다.
반면 이스라엘이 줄기차게 요구한 유사시 레바논 내 군사 작전의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은 포함됐다.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헤즈볼라가 수세적 입장이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도 합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전쟁에 대한 강경 일변도 태도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1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은 그의 국제적 입지를 더욱 좁혔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이스라엘을 처벌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휴전을 지지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의 '결심'에 더 많은 영향을 준 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일 수 있단 분석도 있다.
국제사회의 분쟁에 개입하길 원치 않는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를 고려해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선물'로 준비한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하기 위한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는 "(네타냐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조기에 외교정책상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당선인 측 안보팀에 이번 휴전 내용을 사전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그들이(트럼프 당선인 측) 그것을 지지하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압도적인 승리는 세계를 향해 혼란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냈다"며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협상테이블에 모인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휴전 합의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3개월 만에 타결됐다. 레바논 보건부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에 따른 레바논측 사상자와 관련, 최소 3천823명이 숨지고 1만5천85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https://www.naeil.com/news/read/530344
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 만에 전격 휴전 (내일신문, 정재철 기자, 2024-11-27 13:00:05)
27일 오전 4시부터 60일간 교전 중단
네타냐후 총리 “합의 깨지면 공격할 것”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6일(현지시간) 한시 휴전안에 전격 합의했다. 휴전안은 27일 오전 4시부터 효력을 발휘해 60일간 공습과 교전이 중단된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당한 이스라엘이 하마스뿐만 아니라 헤즈볼라까지 반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촉발된 교전이 13개월 만에 포성을 멈추게 된다. 지난 9월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겨냥한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포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18년 만에 지상전에 돌입한 시기부터 따지면 약 2개월만이다.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내각에서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다만 이번 휴전이 가자지구 전투나 이란과의 대결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연설을 통해 “레바논의 휴전은 이란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 이후에도) 우리는 레바논에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며 “북부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을 귀환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작전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이 중재한 이번 휴전안에는 60일간 일시 휴전하면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의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리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스라엘-레바논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양측 경계선) 국경 지대에는 레바논군 수천명을 추가로 투입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과 함께 무력충돌을 막도록 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동에 관한 좋은 소식이 있다”며 휴전합의를 공식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금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총리와 통화했다. 두 나라 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파괴적 분쟁을 끝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오늘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 및 레바논) 현지 시간으로 내일 새벽 4시부터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국경에서 전투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안은) 적대행위가 영구 중단되도록 설계돼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이 다시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라며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테러 인프라 재건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쟁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과 이란과의 충돌은 물론이고, 가자전쟁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이스라엘 내부 극우파의 불만도 변수다. 휴전이 발표된 이후에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에 이스라엘군 공습이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휴전이 발효되기 전에 잔존 위협을 제거하는 동시에 헤즈볼라에 대한 경고 그리고 휴전 합의에 반발하는 이스라엘 국내 여론을 달래려는 다목적 의도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기간에 대해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69545.html
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 휴전’ 합의…가자전쟁으로 불씨 여전 (한겨레, 최우리 기자, 2024-11-27 17:40)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전쟁을 벌이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약 14개월 만에 60일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피란을 갔던 레바논 시민들은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완전한 평화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미국과의 완전한 이해 아래 우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하고 있다. (중략) 좋은 거래는 이행되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이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프랑스가 중재한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찬성 10표와 반대 1표로 휴전안을 통과시켰으며, 휴전은 27일 새벽 4시부터 발효됐다. 이스라엘군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레바논 남부에는 휴전 발표 직후부터 많은 차들이 향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다.
이번 휴전안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34일간 전쟁 뒤 채택됐던 ‘유엔 결의안 1701호’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침공 중이었던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휴전 기간 철군하고, 헤즈볼라도 무장대원과 무기를 국경에서 25㎞가량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철수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양쪽이 철수한 지역에는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주둔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을 수용하는 데 세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위협에 대한 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 군인들을 휴식하게 하고 무기를 보충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 북부와 남부 전선을 분리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수용하게 하기 위해 당근을 내밀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 등에 공개된 휴전안에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장하는 안건들이 추가되어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정보를 공유하고 이란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스라엘이 대응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이스라엘 전투기가 음속 수준을 넘지 않는 한 정보 수집용 비행이 가능하도록 보장했다.
헤즈볼라가 불리한 휴전을 받아들인 배경은 이스라엘의 거센 공격으로 조직이 큰 타격을 입고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헤즈볼라를 30년 넘게 지도해온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지난 9월27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지는 등 지도부가 대거 사망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 관계자가 “트럼프 (취임 뒤) 협상 조건이 더 어려워질 것을 그들(헤즈볼라)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때 이스라엘 편향적인 중동 정책을 펼쳤다.
이번 휴전은 불안한 요소가 많다. 휴전안의 골격인 유엔 결의안 1701호는 이전부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기간에 대해서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는지에 달렸다”며 여지를 뒀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 이유는 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가자전쟁 발발 때문이었는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가자 전쟁에서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연대한다며 가자전쟁 발발 이튿날부터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가자지구 공격에 집중하던 이스라엘은 올해 9월부터 레바논 남부를 중심으로 융단 폭격을 퍼붓고 지상군까지 투입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이 발발한 뒤 레바논에서는 최소 3823명이 사망하고 1만585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올해 9월 이후 발생했다. 약 120만명의 레바논 시민들이 피란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2716530002142?did=NA
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 휴전 합의… 국제사회 "환영"에도 갈등 뇌관은 여전 (한국일보, 김현종 조아름 기자, 2024.11.27 17:35)
이 내각 '찬성 10, 반대 1' 휴전 승인
13개월 만에 헤즈볼라와 교전 중단
바이든 "좋은 소식" 이란 "환영" 성명
극우 반발·'자위권 보장' 갈등 불씨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27일(현지시간) 60일짜리 휴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고 하루 뒤 헤즈볼라가 '하마스 연대'를 표방하며 분쟁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이다. 막판까지 맹폭을 주고받던 양측은 휴전 개시 시점인 이날 오전 4시부터 교전을 전면 중단했다. 국제사회와 레바논 주민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를 환영했지만 언제든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긴장도 여전하다.
양국 4000명 희생 끝에 평화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을 오가던 포성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13개월간 레바논인 약 3,800명, 이스라엘인 약 1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비로소 중단된 것이다. 지난 9월 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을 겨냥한 지상전 '북쪽의 화살' 작전을 개시한 지 2개월 만의 평화이기도 하다. 알자지라는 "레바논 피란민 수천 명이 남부 고향으로 돌아가며 차량 경적을 울리고 휴전을 축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전은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전날 '60일 휴전안'을 승인하며 공식 성사됐다. 이 휴전안은 미국과 프랑스 정부 중재하에 마련돼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가 지지해 이스라엘 답변만 남아 있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안보 내각을 소집하고 휴전안이 '찬성 10표 대 반대 1표'로 통과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가 완성됐다.
총 13개 항으로 이뤄진 휴전 합의문 핵심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 군사적 완충지대를 조성한다'는 200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는 향후 60일 내에 국경 지대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을 지키며, 미국·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감독위원회가 합의 이행 여부를 감시한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휴전을 환영했다. 특히 휴전 타결에 공을 들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 정부와 이란 정부도 환영 성명을 냈다. 다만 헤즈볼라는 별도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협상 걸림돌 네타냐후의 변심
휴전 성사 과정에서 '마지막 걸림돌'은 네타냐후 총리였다. 그는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았던 지난 9월 헤즈볼라를 상대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탄 공격(17, 18일)을 감행해 휴전판을 뒤엎었다. 같은 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폭사 사건은 그나마 남아있던 휴전 동력마저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지속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는 것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다. 이미 헤즈볼라 지도부를 상당수 제거하는 등 상당한 전쟁 성과를 냈기 때문에 전쟁을 중단해도 이스라엘에 큰 손해는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휴전 압박과 지난 21일 국제사법재판소(ICC)의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 등 국제사회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군 전열 정비 △하마스 고립 △이란 겨냥 공세 집중 등을 휴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전쟁 재발 가능성도 여전하다. 특히 휴전안에 담긴 '자위권 보장' 조항이 향후 갈등 뇌관으로 꼽힌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자위권을 보장받는다"는 내용인데,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쪽에서) 무장을 시도하면 우리는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보 내각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이타마르 벤그리브 국가안보장관과 이스라엘 극우 인사들도 "레바논과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72109045
미국, 가자지구 휴전도 촉구…꿈쩍도 않는 이스라엘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1.27 21:09)
바이든 “하마스 인질 석방을”
네타냐후, 고강도 압박 시사
하마스는 “휴전 준비” 통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7일(현지시간) 전격 휴전에 돌입하면서 역시 1년이 넘도록 포성이 잦아들지 않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초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분쟁이 가자지구 전쟁과 연계돼 있었던 만큼, 이번 휴전을 중재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기세를 몰아 가자지구 휴전의 불씨 역시 살리려는 모양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휴전 이유로 “하마스의 고립”을 들며 가자지구에서 고강도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레바논 휴전 소식을 전하며 가자지구에서도 하마스가 인질을 조속히 석방해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레바논 휴전을 지렛대로 자신의 임기 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이란 성과를 내려 하지만, 현재로선 휴전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가자지구에서 당분간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기조도 강경하다.
이스라엘군은 대규모 인명 피해에 따른 국제사회의 거듭된 비판에도 두 달째 가자지구 북부를 봉쇄한 채 고강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최종 목표가 이 일대를 완전히 파괴하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뒤 이스라엘과의 완충지대로 조성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몇 달 새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수장을 연이어 잃으며 조직이 궤멸 위기에 놓인 하마스는 그간 이스라엘을 공격해온 ‘지원군’이었던 헤즈볼라마저 휴전하며 고립무원 상황으로 내몰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이날 “하마스가 휴전 합의와 포로 교환을 위한 진지한 거래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이집트와 카타르, 튀르키예의 중재자들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내내 휴전 논의가 진전을 보일 때마다 새 요구 조건을 내걸며 번번이 협상 테이블을 걷어차온 이스라엘이 협상 의지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바이든 정부의 휴전 압박이 계속되고 있으나 두 달만 버티면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다는 점도 네타냐후로선 ‘호재’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부터 레바논 출신 사업가인 사돈 마사드 불로스 등을 통해 레바논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가자지구 전쟁 종식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힌 바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대통령 임기 당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분쟁 지역인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했고,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주권 역시 인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선 승리 후에도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온 인물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로 지명하는 등 2기 정부의 ‘친이스라엘’ 기조를 더욱 확고히 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 A 헬리어 선임 연구원은 CNN에 “레바논에서 휴전이 이뤄졌다고 해서 가자지구 휴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2699263&code=11141300&cp=nv
이스라엘-헤즈볼라, 전격 휴전… 가자전쟁 종식 기대도 커져 (국민일보, 조성은 기자, 2024-11-28 01:01)
60일 휴전 합의, 27일 오전 발효
바이든 “기쁘다”… 이란도 환영 성명
하마스 “휴전 합의 나설 준비됐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7일 오전 4시(현지시간)를 기점으로 휴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치닫던 양측 간 교전은 13개월 만에 잠정 종식됐다. 양측은 60일 휴전기간 동안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을 점진적으로 완충지대로 만들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파괴적인 갈등을 끝내자는 미국의 제안을 양측이 수용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오늘 합의에 따라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지역의 전투는 종식될 것이다. 이는 적대 행위의 영구 중단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휴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휴전 논의에 기여한 미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휴전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투는 종결됐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소탕을 명분으로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시점부터 따지면 2개월 만이다. 양측의 극한 충돌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민 약 3800명이 숨졌고 100만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특히 이스라엘 공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레바논 민간인 피해가 컸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투입한 지상군을 60일 동안 점진적으로 철군할 예정이다. 동시에 헤즈볼라는 중화기와 함께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난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과 리타니강 사이의 30㎞ 지대를 뜻하는 ‘블루라인’은 완충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지역에는 레바논 정규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이 진입해 휴전 상황을 감시할 계획이다.
헤즈볼라의 배후인 이란도 휴전을 환영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레바논 정부와 국민의 저항을 굳건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합의 이행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재충돌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협상 과정에서 헤즈볼라에 반격할 권리를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지만 레바논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고 무장을 시도하면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위협 행위에 반격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의 도화선이 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도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이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AFP통신에 “하마스는 휴전 합의와 포로 교환을 위한 진지한 거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https://www.news1.kr/world/middleeast-africa/5615270
휴전 후에도 이-헤즈볼라 '살얼음판'…네타냐후 "휴전 위반시 전쟁 집중"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2024.11.29 오전 08:16)
이스라엘, 휴전 후에도 헤즈볼라 군사시설 등 공습…"휴전 협정 위반"
휴전 파기 가능성은 낮아…"이스라엘 공격 방어할 것이나 합의 준수 중"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을 체결했으나 긴장감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휴전이 깨져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인 '채널 14'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을 위반할 경우 필요하다면 '집중적인 전쟁'을 벌이도록 이스라엘 군대에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휴전 체결로 인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13개월 간의 교전에 마침표가 찍힐 것으로 보였으나 포성은 여전히 멈추지는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며칠 전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가 중거리 로켓을 보관하는 데 사용하는 시설에서 테러 활동이 확인됐다"며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레바논 남부에서 휴전 조건을 위반한 용의자들과 차량이 발견됐다며 그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레바논 주민 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서 국경 지역 주민들의 귀환을 자제시키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두 차례 공격 이후 추가적인 공격을 하지 않고 있고 헤즈볼라도 대응을 자제하고 있어 양측 모두 이번 공격으로 어렵게 합의한 휴전 협정을 깨트리길 원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의 고위 간부인 하산 파들랄라도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헤즈볼라는 스스로 방어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그는 여전히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헤즈볼라가 하마스 지원에 나서면서 교전을 벌였다.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던 교전은 지난 9월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 '북쪽의 화살' 작전을 시작하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됐고, 지난 26일 미국의 중재 하에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안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양측은 60일간 병력을 철수하고 국경 지역에는 레바논 정부군을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91537001
이스라엘, 휴전 하루 만에 레바논 남부 공습···아슬아슬한 휴전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1.29 15:37)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를 공습했다. 휴전 성사 하루 만에 전투기까지 동원해 폭격을 단행한 것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13개월에 걸친 분쟁 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60일간의 휴전이 시작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보관시설을 파괴했다며 “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행동을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바논 측은 이스라엘이 오히려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맞서고 있다. 공습을 받은 로켓 보관소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 바이사리야 인근에 있는데, 휴전 협정엔 리타니강 남쪽에서 헤즈볼라 군시설이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을 뿐 강 북쪽 시설에 대한 철수 조항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재로 양측이 지난 26일 합의한 휴전 협정에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가 60일간 휴전하고 양측 모두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철수하는 것이 골자다.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남쪽에서 무장해제한 뒤 강 북쪽으로 철수하고, 이스라엘군도 레바논 영토에서 철군해 국경지대에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만 남긴다는 구상이다. 휴전 협정은 이튿날인 27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됐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시작 후 레바논 남부로 귀환하는 주민들과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발포하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아직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이며, 향후 두 달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레바논 남부 마르카바 마을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이동하는 차량을 향해 발포해 2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언론들은 부상을 입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온 민간인이라고 보도한 반면, 이스라엘군은 이들을 휴전 협정을 위반한 ‘용의자’라고 지칭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에도 남부 마을로 귀환하는 주민들을 취재하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다쳤다.
휴전 소식에 주민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으나 이스라엘군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 대한 야간 통행금지령(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사이)을 내렸다. 아울러 리타니강 남쪽 마을이나 이스라엘군 주둔지로 향하는 주민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국경지대에 접근하려는 차량 등을 향해 여러 차례 경고 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정부군은 이스라엘이 남부로 귀환하는 주민들을 공격하고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를 띄워 감시하는 등 휴전 합의를 여러 차례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헤즈볼라의 여러 의심스러운 활동을 포착했다며 “합의에 어긋나는 어떤 행위도 발포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채널 14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할 경우 격렬한 전쟁에 대비하라고 군에 지시했다”며 “어떤 위반 사항에 대해서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소속 레바논 국회의원인 하산 파들랄라는 이날 “우리는 여전히 휴전 합의를 준수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공격한다면 헤즈볼라는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news1.kr/world/middleeast-africa/5616613
이스라엘, 레바논 남부서 차량 공격해 어린이 포함 3명 부상 (서울=뉴스1, 권진영 조소영 기자, 2024.11.30 오후 9:05)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후에도 공격 계속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차량을 공습해 7세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마즈달 조운 마을에서 일어났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즉각적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지난 27일 미국과 프랑스의 주도로 휴전을 결정했다. 휴전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은 60일간 병력을 철수하고 국경 지역에는 레바논 정부군을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휴전 직후에도 레바논 남부 키암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이 장례식을 올리던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또 다른 남부 마을에는 탱크가 진입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130036252009?input=1195m
살얼음판 휴전…이스라엘, 헤즈볼라 시설 산발적 공격 지속(종합2보) (서울·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유현민 특파원, 2024-12-01 01:05)
"무기 밀수로 휴전협정 위반" 시리아 접경 헤즈볼라 시설 타격
가자지구에 공세 강화…"차량 폭격에 국제구호단체 직원 사망"
하마스, 이스라엘·미국 이중국적 인질 영상 공개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휴전 나흘째에도 산발적 공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30일(현지시간)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지대에 있는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군은 성명을 내고 해당 시설이 헤즈볼라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무기를 밀수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기 밀수가 휴전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남부지역에서 차 한 대에 공격을 가해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특히 부상자 중에는 7살 어린이도 있었다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이 밖에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 지역의 라브 엘탈라틴 마을에서는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국영뉴스통신 NNA가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7일 60일간의 임시휴전에 돌입했다.
휴전협정의 핵심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물러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는 내용 등이다. 또 레바논과 관련한 무기는 레바논 정부가 감시하고, 승인되지 않은 무기 생산시설과 자재 등을 모두 제거하며, 이를 지키지 않고 보유한 무기는 압수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휴전 발효 이후에도 양측은 산발적 충돌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휴전 이틀째인 지난 28일에도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보관 시설을 공습했다.
양측은 상대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있어 합의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는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차량 공습으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가담한 인물 중 한 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인물이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이라고 확인했다고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앞서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WCK 직원 3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나머지 사망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WCK는 지난 4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직원 7명을 잃은 구호단체다. 당시 이스라엘은 구호차량을 하마스 측 차량으로 오인해 공격을 가했다며 이례적으로 책임을 시인했다. WCK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북부 자발리아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숨지는 등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20여명이 사망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 이중국적 인질의 영상을 공개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에단 알렉산더라는 이름의 이 인질은 3분30초 분량의 영상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에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알렉산더는 영상에서 자신이 420일 넘게 억류돼 있다고 말했는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영상은 이번 주에 촬영된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와 휴전 때문에 이스라엘 극우 연정이 가자지구 공격을 더 쉽게 단행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철군과 종전을 촉구하며 그간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오다가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과 침공에 크게 약해지자 휴전에 들어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1004700009?input=1195m
이스라엘, 또다시 가자지구 내 국제구호단체 직원들 공습 살해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2024-12-01 07:10)
월드센트럴키친·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 사망 확인
이 "하마스 테러 가담" 주장…가족 부인 등 진위 불투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던 국제구호단체 직원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숨지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AP, AFP,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시간) 가자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3명을 포함한 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WCK도 이스라엘의 차량 공습으로 직원 3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며 이로 인해 가자 구호 활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숨진 WCK 직원 3명 가운데 1명이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 공격에 가담한 무장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어떻게 구호단체에서 일하게 됐는지 WCK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WCK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차량에 타고 있던 직원들이 하마스와 관련이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하마스 대원으로 지목된 인물의 가족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가족들은 그가 WCK에서 1년간 일해왔으며 이날도 평소처럼 일하러 나갔다가 아무 이유도 없이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관련성을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그가 하마스 공격에 가담했는지를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도 칸 유니스에서 일하던 직원 한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WCK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이 같은 공습에서 숨진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칸 유니스의 식량 배급소 인근에 있던 차량에도 공습을 가했다. 이 차량은 구호품 전달을 감독하는 보안요원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전해지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1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는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는 도중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도 WCK 차량 3대를 공격한 바 있다. 당시 폴란드, 호주, 영국, 미국과 캐나다 이중국적 등 7명의 WCK 직원이 목숨을 잃었고,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하자 하마스 무장대원으로 오인해 폭격한 것이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12034005
2024년 가자지구, ‘소녀가 온다’ (경향, 조현철 신부·서강대 명예교수, 2024.12.01 20:34)
한 해의 끝자락,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때다. 창문 아래 빈 의자에 신문에서 오려낸 빛바랜 사진 세 장이 놓여있다. 모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진이다. 하나는 라파의 난민촌 사진이다. 한 소녀가 쪼그려 앉아 물 한 컵으로 설거지를 한다. 앞에 놓인 빈 냄비 세 개에 무엇이 있었을까? 뭘 먹기는 했을까? 소녀는 무표정하다. 무표정한 얼굴 속에 감추어진, 그 또래가 감당해서는 안 될 경험을 생각해본다. 다른 두 사진을 보니, 이스라엘이 소개령을 내린 칸유니스에서 사람들이 한밤중에 피란길에 나섰다. 머리에 이고 어깨에 짊어진 보따리가 단출하다. 짐이 줄어든 만큼 삶이 파괴되었다. 엄마 손을 잡은 아이는 다른 손으로 물 한 통을 움켜잡고 있다. 이들도 표정이 없다. 그 무표정함 속에 숨겨진 절망과 분노를 가늠해본다. 내가 사는 수녀원 뜰에서 재잘대며 마음껏 뛰노는 이곳 아이들의 모습과 겹치면 어느 한쪽이 비현실처럼 보인다. 혼란스럽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1년째인 지난 10월7일 기준 총 4만190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매일 약 115명이 살해됐다. 어린이 사망자는 3명 중 1명꼴로 첫돌 이전에 죽은 영아만 700명이 넘는다. 사람들은 거주지와 난민촌에서, 대피소와 병원에서, 심지어 구호 차량 앞에서도 피살됐다. 부상자 10만명에 실종자도 2만명이 넘는다.
매일 115명이 살해당해
지난 1년여 가자지구의 참극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다. 마음대로 죽여도 되는, 저주받은 인간 ‘호모 사케르’의 무차별 살육이다. 물론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아메리카 인디언 학살도, 유대인 학살도 그랬다. 사실 이런 만행은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양상만 달리하여, 암묵적이거나 노골적으로, 종종 ‘국익’이란 이름으로 행해진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당장 지난 6월 아리셀 참사에서 드러난 이주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과 태도를 생각해보자. 그들에게는 우리가 바로 ‘이스라엘’일 수 있다. 이스라엘을 비판할 때 ‘우리 안의 이스라엘’ ‘우리 주위의 이스라엘’도 함께 반성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소년이 온다>는 작가가 “압도적인 고통”으로 썼다고 밝힌 소설이다. 예전에 나도 계속 읽기가 힘들어 책을 덮었다 펼쳤다 했던 기억이 난다. “저건 광주잖아.”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용산참사를 보고 바로 광주를 떠올린다.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광주’는 이미 1947년 제주라는 고립된 섬에서, 그리고 다시 2009년 서울 용산의 허공에 고립된 망루에서 일어났다. 어디 그뿐이랴. “관동과 난징에서, 보스니아에서, 모든 신대륙”에서도 일어났다. 그리고 2007년 분리장벽으로 봉쇄된 가자지구는 지금껏 고립된 채 짓밟히고 훼손된 것 그러나 훼손되지 말아야 할 것의 대명사가 되었다. 스웨덴 한림원이 선정 이유로 밝힌 작가의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은 제주와 광주를 넘어 오늘 가자지구는 물론 고립된 채 폭력을 견디는 세계 모든 곳을 보듬는 애도와 연민의 서사다.
우리는 ‘광주의 정신’을 살리지 못했다. 광주항쟁 당시 양동시장 상인들이 시민들에게 나눠준 주먹밥에 들어있던 연대와 협동의 공동체 정신을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모든 사람이 기적처럼 자신의 껍데기 밖으로 걸어 나와 연한 맨살을 맞댄 것 같던 그 순간들”은 이제 희미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러는 사이 자유의 이름으로 경쟁과 효율만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확고해졌다. 각자도생과 승자독식의 질서에 순응한 우리는 약자와 소수자들이 삶 밖으로 밀려나는 걸 방관한다. 언제 내 차례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타자의 고통을 잊지 말았으면
우리가 지금 여기서 가자지구에 보내는 연대는 우리 내면과 주위에서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이 더는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거듭 물어야 한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었고 또 읽을 것이다. 아무쪼록 작가의 글 곳곳에 스며 있는 세상을 향한 호소를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어떻게 벌써 분수대에서 물이 나옵니까. 무슨 축제라고 물이 나옵니까.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벌써 그럴 수 있습니까.”
타자의 고통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모여 세상을 감쌀 때 저 빛바랜 사진 속 난민촌 소녀도 무표정을 거두고 옅은 미소를 띤 채 “밝은 쪽으로, 빛이 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오지 않을까.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203_0002981072
휴전 협정은 어디로?…이스라엘군-헤즈볼라 맞대응 격화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2024.12.03 04:20:58)
레바논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최소 2명 사망"
헤즈볼라, "이스라엘 군사 기지 공격" 발표
이스라엘 "휴전 협정 위반…강력 대응할 것"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협정이 원활히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공습을 주고받으며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서로 먼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2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자국 남부에 위치한 마르자윤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경에서 12㎞ 떨어진 나바티에에서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근무 중이던 군인 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한 레바논 동부 헤르멜 지역에서 이스라엘 제트기가 레바논 육군의 불도저를 공격해 군인 1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군도 헤르멜 지역에 대한 공습을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 근처 헤르멜 지역에서 무기를 운반하는 데 사용되는 군용 차량을 공격했다고 밝히며, 이로 인해 레바논군 1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을 향해 공습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헤즈볼라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레바논 내 이스라엘 점령지인 크파르초우바 언덕의 이스라엘 군사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도브산을 향해 발사된 헤즈볼라 발사체 두 발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발사체는 공터에 낙하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함에 따라 수행된 "방어적 경고 사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대적인 이스라엘 항공기가 수도 베이루트까지 레바논 영공을 계속 침범하고 있다"며 휴전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지 못지 못하고 비난했다.
알자지라는 "이것은 헤즈볼라가 반격한 첫 사례로, 불안정한 휴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를 대리해 휴전 협상에 나섰던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도 이스라엘군이 휴전 협정 조항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휴전 협정 이행을 감독하는 국제위원회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영토 밖 철수를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프랑스의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과 통화하며 "휴전 협정은 모든 당사자가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먼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책임을 헤즈볼라에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헤즈볼라의 도브산 공습에 대해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엑스에 글을 올려 "헤즈볼라가 도브산을 공격한 것은 정전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며 이스라엘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휴전을 계속 이행하고 헤즈볼라의 모든 위반에 대응할 것을 결의했다"며 "사소한 위반도 중대한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전했다.
TOI는 "(네타냐후의 경고가 발표되기) 몇 분 전, 레바논 언론은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일련의 공습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지난달 27일 60일간 임시 휴전에 돌입한 바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2153552099?input=1195m
이-헤즈볼라 휴전 '아슬아슬'…이 공격에 레바논서 사망자 속출(종합2보)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서혜림 기자, 2024-12-03 08:57)
헤즈볼라, 이스라엘 '합의 위반' 주장하며 휴전 발효 후 첫 공격
이스라엘 "헤즈볼라가 먼저 위반"…레바논 남부 공습해 최소 11명 사망
미국 "휴전 중 당연히 위반 발생…보고된 위반사항 조사 위해 협의"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일(현지시간) 상대방의 휴전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공격을 주고 받았다. 특히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면서 양측의 휴전 합의가 발효 엿새만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합의를 중재한 미국은 휴전 중 일부 위반 행위는 있을 수 있다며 상황 판단에 신중을 기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시리아 국경지대의 이스라엘 점령지인 셰바팜스를 공격했다.
이스라엘군도 헤즈볼라가 북부 접경 마운트 도브 지역에 박격포 두 발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마운트 도브는 셰바팜스의 이스라엘식 명칭이다. 다만 박격포 두 발 모두 공터에 떨어져 사상자는 없었다고 군 당국은 덧붙였다.
헤즈볼라의 이날 이스라엘 공격은 지난 달 27일 양측이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돌입한 이후 처음 발생한 것이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방어 및 경고성 대응'으로 이스라엘군의 진지를 향해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를 대리해 이번 휴전 협상에 참여한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은 휴전 발효 뒤 이스라엘이 54차례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며 거세게 대응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레바논 남부 마을인 탈루사와 하리스가 공습을 받아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또한 남부 마르자윤 마을에 대한 공습으로 1명, 나바티에 마을에 대한 공습으로 1명이 각각 사망했다. 동부 헤르멜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육군 불도저를 공격해 군인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국영 NNA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베이트 리프에 포탄 두발을 쐈고, 야룬에서는 총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사건과 관련한 부상자 보고는 없었다고 NNA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위반에 따라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에서 여러 차례 공습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의 헤즈볼라 미사일 제조 시설과 헤르밀 지역의 여러 곳에서 헤즈볼라가 무기 운반에 사용하던 군용 차량 여러 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공격으로 레바논 군인 1명이 부상했다고 인정하고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레바논 남부에서도 헤즈볼라 대원 여러 명을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이남에서 철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이곳으로 무기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영토를 겨냥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헤즈볼라에 대한 강력한 타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양측의 긴장고조 상황 속에서 미국은 일단 신중한 기조를 이어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휴전은 성공적이었고, 전투는 상당 부분 중단됐다며 미국은 휴전이 무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휴전 중에는 당연히 위반이 발생한다"며 "우리는 보고된 위반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프랑스, 이스라엘, 레바논과의 창구를 통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날 양측의 교전은 "일주일도 안 된 휴전 합의를 더욱 취약한 위치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70469.html
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 휴전’ 잉크 마르기도 전에 무력 충돌 (한겨레, 김미나 기자, 2024-12-03 15:12)
지난달 27일부터 60일간 휴전에 들어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일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고 공격을 주고받았다. 알자지라 방송은 양쪽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휴전 협정이 위협받고 있다”며 “협정이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레바논 남부 탈루사와 하리스 등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1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용 드론(무인기)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에 대응해 분쟁 지역인 셰바농장 일대의 이스라엘 군사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협정) 위반”에 대한 “방어적 경고성 공격” 차원이라고 밝혔다.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전격 합의한 뒤, 27일 새벽 4시부터 효력이 발생한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안에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공격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헤즈볼라는 무장대원과 무기를 국경에서 25㎞가량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철수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중재한 레바논과 헤즈볼라의 휴전이 발효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공습”이라며 “(휴전안이) 점점 불안정한 상태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휴전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규정하면서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헤즈볼라 쪽 의견을 대변해 온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은 성명을 내어 휴전 이후 이스라엘군의 위반 사항이 최소 54건이라며 “이스라엘 점령군의 공격은 휴전 협정 조항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하게 맞섰다.
미국은 휴전이 깨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우리가 본 것은 휴전이 성공적이라는 것”이라며 “일상적인 인명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길로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다른 중재국인) 프랑스와 이스라엘, 레바논과 함께 (협정의) 위반과 잠재적 위반 사항을 따질 메커니즘을 설정해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일부 사건이 발생했지만, 전반적으로 휴전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물밑에서 이스라엘 정부와 접촉하며 현 상황에 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쪽 휴전을 중재한 실무자인 에이머스 혹스틴 백악관 중동특사는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 쪽과 접촉해 “너무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미국 당국자들이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혹스틴이 우려를 전달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4084700009?input=1195m
공습에 첫 반격…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결국 깨지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2024-12-04 11:13)
네타냐후 "적대행위시 레바논에 더 광범위한 공격"
협정 모호·국제감시 허술…'과도기 긴장일 뿐' 낙관론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교전이 다시 격화하면서 임시 휴전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60일간의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본거지인 레바논 남부 공격에 산발적 공격을 이어갔고,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양측은 상대측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강력 대응을 천명, 이번 합의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키우고 있다.
3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휴전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에 공습과 포격을 이어갔다.
전날엔 헤즈볼라도 이에 반격,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에 로켓 두 발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이를 민간인을 사살한 이스라엘의 공습과 레바논 영공 침범 등에 대한 '최초의 경고이자 방어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다시 헤즈볼라 시설물을 겨냥, 레바논 남부 수십 곳을 공습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로 인해 최소 1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반복해서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강종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해 '휴전협정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강한 의지로 휴전을 이행하고 있다며, 헤즈볼라의 적대행위가 재개된다면 레바논에서 더 광범위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휴전이 깨진다면 이스라엘은 전쟁을 재개하고 군대를 레바논 더 깊이 진군시키고 헤즈볼라뿐만 아니라 레바논 정부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카츠 장관은 "지금까지는 우리가 레바논과 헤즈볼라를 구별해왔다면, 이는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이 휴전 합의의 모호성, 국제 감시 메커니즘의 미비 등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중동연구소 리나 카티브 소장은 WSJ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위반은 모두 정치적 행동의 한 예"라며 "상대에게 자신들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며 상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정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과 레바논 모두 국제법에 따라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세부사항과 그 이행 메커니즘은 여전히 모호하다. 휴전 이행 감시 임무를 맡은 국제 위원회의 역할도 분명치 않다.
미국과 프랑스는 유엔과 함께 휴전 위반 사항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지만, 현재 이 메커니즘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것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방위 우선사항'(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은 양측이 협정 위반을 주장하는 것은 이 거래의 취약성, 나아가 국제법에 따른 합의 이행의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합의에 서명하는 것과 이를 이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현 상황을 초조하게 지켜보면서도, 긴장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휴전 합의는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표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또 휴전 감시 임무를 맡은 팀이 며칠 내 완전히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스라엘·레바논 측과 긴밀히 연락하며 비공개 대화를 통해 양측이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해왔다고 전했다.
미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정말 취약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이 합의가 유지될 것이라는 고무적인 징후가 보인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휴전 협정 초기의 위반 행위들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며, 반드시 협정 무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에 합의했고 헤즈볼라도 휴전 조건을 지키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 지금으로선 모든 당사자가 휴전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애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수십년간 레바논 휴전 협정을 연구하고 있지만 처음에 파기되지 않은 휴전 협정은 없었다"며 진짜 문제는 휴전 초기 상대의 위반 행위에 대해 자제력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밀러 연구원은 휴전 위반에 대한 그날의 뉴스에 지나치지 흔들리지 말라며, 합의는 2개월에 걸쳐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버노 연구원도 휴전 합의의 위반과 실패는 예상했던 일이라며, 당사자 모두 휴전을 지킬 만한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비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https://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56490.html
그들만의 휴전, 더 참혹해진 팔레스타인 (한겨레21, 정인환 기자, 2024-12-07 09:33)
헤즈볼라와 휴전 합의 뒤 가자지구 공격 강화한 이스라엘… 민간인 희생자 급증
레바논 무장 정치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다. 양쪽이 산발적 공격을 주고받으며 불안한 평화가 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 양쪽 간 휴전을 성사시킨 프랑스는 돌연 태도를 바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효력을 부정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는 다시 철저히 고립됐다. 굶주림과 추위 속에 맹폭을 견뎌내고 있다.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지속하는 국가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들은 집단살해(제노사이드)를 금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집단살해에 가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특히 주요 무기 공급국인 미국과 독일은 물론 유럽연합(EU) 각국과 영국 등 여타 국가는 당장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참상을 즉각 끝내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앰네스티, 최초로 ‘집단살해’ 규정
세계적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2024년 12월5일 펴낸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32쪽 분량의 보고서엔 ‘인간 이하라 느낀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집단학살’이란 제목이 붙었다. 2023년 10월7일부터 2024년 7월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벌인 상황을 낱낱이 분석한 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은 뻔뻔하고 지속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상태로 230만 가자지구 인구를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벌인 ‘참혹한 범죄행위’는 결단코 집단살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은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이 금지한 집단의 구성원을 살해하는 행위(협약 2조1항)와 중대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행위(2조2항),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육체적 파괴를 초래할 목적으로 의도된 생활조건을 집단에 고의로 부과하는 행위(2조3항)를 자행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 단체가 진행 중인 무력갈등 사태를 두고 ‘집단살해’라고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앰네스티 쪽은 “보고서를 발간하는 목적은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이스라엘이 집단살해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1월27일 레바논 무장 정치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향후 60일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2023년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과 ‘저강도 전쟁’을 이어온 헤즈볼라는 2024년 10월1일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과 함께 전면전을 벌여왔다. 헤즈볼라는 창설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포함한 최고지도부를 다수 잃었지만,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맞서 끝까지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란 점을 새삼 입증했다. 이스라엘은 압도적 화력을 바탕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뿌리뽑기’를 시도하는 것처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뿌리뽑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처음부터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는 전쟁이었다.
휴전 합의로 120여만 명으로 추정되는 레바논 피란민들은 환호성 속에 속속 귀향길에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월27일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만난 피란민 제이납(28)의 말을 따 “휴전 협상 타결 소식에 웃다 울기를 반복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면서도 정말 휴전이 됐는지 믿기지 않는다. 꿈만 같다”고 전했다. 레바논에서도 이번 전쟁으로 숨진 이가 4천 명을 넘어선 터다.
휴전 중재한 프랑스, 네타냐후 두둔 급선회
“국가는 국제법에 따라 국제형사재판소 비회원국에 부여된 면책과 관련해 자국의 의무와 양립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강요받을 수 없다. 이런 면책 특권은 네타냐후 총리와 다른 장관들에게도 적용되며, 국제형사재판소가 이들을 체포해 인도하도록 요청할 경우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프랑스 외교부는 11월27일 성명을 내어 돌연 이렇게 주장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11월22일 국제형사재판소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을 때, 프랑스는 “국제형사재판소 설립한 ‘로마 규정’ 비준 당사국(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으로서 주어진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쪽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스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은 11월28일 튀르키예 국영통신 아나돌루와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 쪽 주장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알바네스 보고관은 “국제형사재판소가 오마르 알바시르 전 수단 대통령 사건을 통해 이미 판례를 내놨다”고 덧붙였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다르푸르 지역에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군부 독재자인 오마르 알바시르 전 수단 대통령에 대해 2009년 3월과 2010년 7월 각각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당시 국제형사재판소 쪽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첫 영장 발부”라며 “그의 직위가 형사적 책임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체포영장 발부 당시 알바시르는 국가수반이었고, 수단은 로마 규정 당사국이 아니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마찬가지 상황이란 뜻이다.
프랑스 쪽 주장은 전례와도 맞지 않는다. 국제형사재판소는 2023년 3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프랑스 쪽은 영장 발부를 적극 환영하며 이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도 현직 국가수반이며, 러시아는 로마 규정을 2016년 탈퇴했다. 네타냐후 총리 사례와 일치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2024년 9월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그를 체포하지 않은 몽골을 로마 규정 제70조(사법운영을 침해하는 범죄) 위반 혐의로 당사국 총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알바네스 보고관이 “국제형사재판소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규제 70조 위반에 해당한다. 그것 자체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유일한 우군 잃고 철저히 고립된 가자지구
휴전으로 레바논 전선이 사라지면서 이스라엘군은 오로지 가자지구 공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헤즈볼라란 ‘유일한 우군’을 잃은 가자지구는 다시 한번 철저히 고립됐다.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강화하면서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 일대에서 사상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 아이’는 12월4일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유니스 인근 해안가에 자리한 마와시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2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마와시는 이스라엘군이 ‘인도적 대피지역’으로 설정한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9월10일에도 피란민이 몰린 마와시에 공습을 퍼부어 최소 40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바 있다. 당시 시엔엔(CNN) 방송은 목격자의 말을 따 “공습으로 약 9m짜리 구덩이가 생겼다. 피란민 텐트 20~40개가 순식간에 파괴됐고, 가족들이 해변 모래 속으로 사라졌다”고 전한 바 있다.
“일몰 기도를 마친 직후였다.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고, 이내 불길이 덮쳐왔다. 삽시간에 피란민촌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2월5일 마와시 지역 피란민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그는 “아내와 딸, 아들을 찾으려 내달렸다. 가족 모두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가족 중 무탈한 것은 나 혼자뿐이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인도적 대피지역’에 아득한 지옥불이 지펴졌던 게다.
추위와 굶주림이 가자지구 전역을 뒤덮었지만, 안팎으로 상황은 갈수록 나빠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2월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이 취임하는 2025년 1월20일까지 중동지역에서 붙잡힌 인질이 모두 석방되지 않으면 “미국의 전례 없이 강력한 화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가 하마스가 붙잡아둔 이스라엘 인질을 지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종전’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다. 그는 자신의 취임식 때까지 인질 석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옥 같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옥에 지옥을 더하려는가. 미국 정권이 바뀌어도 가자의 고난은 그칠 기미가 없다.
트럼프 당선, 지옥 위에 지옥 덮치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425일째를 맞은 2024년 12월4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만4532명이 숨지고, 10만553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200600055
가자 투입 이스라엘 군인들 “킬 존 정해놓고 무차별 총살했다”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2.20 06:00)
‘남북 경계선’ 넷자림 회랑 병력 “어린이까지 학살” 증언
지휘관 “무조건 사살” 명령에 부대 간 사상자 수 경쟁까지
“200명 사망자 중 하마스 10명뿐…네타냐후 현실 직시해야”
“여기에 민간인은 없다. 모두가 테러리스트다.”
14개월째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넷자림 회랑에 배치됐던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휘관으로부터 이런 말과 함께 “선을 넘는 자는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백기를 든 비무장 민간인도, 어린아이도 예외는 없었다. 지휘관이 임의로 설정한 경계선, 즉 ‘킬 존’(사살구역)에 다가서는 이들에겐 무차별 사격 명령이 떨어졌다.
“우리는 그걸 ‘시체 라인’이라고 불렀다. 총격 이후 시신을 수습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굶주린 개떼가 몰려온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이런 들개들이 출몰하는 곳은 어디든 가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넷자림 회랑에 배치된 252사단 소속 한 군인의 말이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18일(현지시간) 넷자림 회랑에 배치됐던 복수의 군인들 증언을 토대로 이곳에서 민간인과 전투원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남쪽에 있는 넷자림 회랑은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횡단 경계선으로, 동쪽 이스라엘 국경에서 서쪽 해안에 이르기까지 동서로 8㎞에 걸쳐 이어져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달간 이 회랑 주변의 건물 600여채를 철거하고 회랑을 7㎞ 너비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이곳에 주둔하는 군 기지를 확장하고 아예 요새화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은 이곳에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주민 이동을 통제해왔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넷자림 회랑 철군을 주요 요구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곳에 팔레스타인인들의 출입은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으나, 현실은 단순한 ‘통제구역’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세 차례 교대근무를 했던 252사단 소속 한 장교는 “사단장은 이곳을 ‘킬 존’으로 지정했다.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은 예외 없이 총살당했다”고 증언했다.
군인들의 공통적인 증언에 따르면 킬 존 내 무차별 사격 시스템을 설계한 이는 252사단을 이끄는 예후 바흐 준장으로, 해당 부대 소속 한 장교는 “그가 대원들에게 한 첫 연설은 ‘가자지구에 무고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 장교는 “가자지구 내 모든 사람이 곧 테러리스트라는 그의 생각은 그저 의견이 아니라 이곳의 ‘작전 교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교는 “우린 그곳에서 민간인을 죽이고 테러리스트로 간주했다”면서 “이곳 사상자 규모가 부대 간 경쟁이 되면서 99사단이 150명을 사살하면서 다음 부대는 200명을 목표로 했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252사단이 넷자림 회랑에서 200명 이상의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완전히 거짓이란 증언도 나왔다. 당시 이 부대에 근무했던 한 군인은 “사망자 200명 중에서 하마스 대원으로 확인된 사람은 10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최근 넷자림에서 돌아온 또 다른 군인은 “그곳은 인간의 생명이 가치가 없는 무법 공간이었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불렀던 이스라엘 군대가 그곳에서 어떤 잔혹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지 이제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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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59174.html
이스라엘, 레바논으로 가자전쟁 확전 양상...미, 자국민 대피령 (한겨레, 김원철 기자, 2024-09-22 16:19)
이스라엘이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공격에 이어 표적 공습으로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까지 살해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여가자 미국이 자국민들에게 레바논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아닌 북부 지역을 위협하는 헤즈볼라로 공격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지속적인 충돌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레바논에 있는 미국 시민들은 상업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레바논을 떠나라. 미국 대사관은 레바논에 남기로 한 미국 시민을 지원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21일(현지시각) 새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가능하다면 위기 발생 전에 레바논을 떠나라”던 지난 7월 여행 경보보다 수위가 높아졌다.
17일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선호출기 폭발 공격에서 시작된 전운은 20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아파트 2동을 표적 공습해 붕괴시키면서 더욱 치솟고 있다.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최정예 특수부대를 이끈 이브라힘 아킬과 아흐메드 와비 등 고위급 지휘관 16명이 사망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39명이 사망했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본격화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과의 충돌 중 헤즈볼라가 입은 가장 치명적인 피해로 평가된다.
21일에도 교전은 계속됐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 움직임을 포착했다며 이날 밤 남부 레바논 전역에 대한 두 차례의 공습을 감행했다. 첫 번째 공격에서는 약 290개의 목표물을, 두 번째 공격에서는 11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22일 미사일 수십발을 이스라엘 북부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로 발사했고, 19일에도 로켓 140발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했지만 이스라엘의 공습 수준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선호출기와 무전기가 동시 폭발하면서 대원 수천명이 무력화됐고, 통신체계도 붕괴했기 때문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연구 기관 채텀 하우스의 연구원 리나 카티브는 뉴욕타임스에 “18년간의 ‘상호 억제’가 이제는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우위’로 전환됐다”며 “‘뚫을 수 없는 조직’이라는 헤즈볼라의 외관은 산산조각 났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헤즈볼라를 얼마나 압도하고 있는지를 화려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련의 공습은 이스라엘이 가자전쟁의 초점을 하마스에서 헤즈볼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의 전략적 목표로 헤즈볼라와의 국경 지대 충돌 탓에 북부 이스라엘에서 대피 중인 6만명의 주민 귀환까지 포함된다고 발표한 뒤 헤즈볼라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20일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새로운 단계에서의 일련의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왔다. 이때문에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 약 10만명의 이스라엘 주민들이 ‘난민’이 됐다. 이스라엘 주민이 난민이 되는 사태는 건국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의 이런 발언은 지상 침공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해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충돌이 중동 전역에서의 전쟁으로 확산할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21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전면전이라는)실질적이고 심각한” 위험이 있으며,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의 나지브 미카티 총리 대행은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참석을 취소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강화가 외교적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번 긴장 고조가 헤즈볼라가 외교적 해결책에 동의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논리를 이해하고 동의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이 매우 위험하며 쉽게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에서는 이번 주에만 최소 70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레바논에서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 수는 740명을 넘어섰다. 2006년 전면전 이후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가장 심각한 충돌로 평가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2323070003160?did=NA
이스라엘 공습에 레바논서 사상자 1300명 육박… 긴장 최고조 (한국일보, 김나연 기자, 2024.09.24 00:10)
레바논 "최소 274명 사망·1024명 부상"
하루 최다 사망자… 파국 치닫는 충돌
이 "수도 베이루트서 표적 공습" 발표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23일(현지시간) 레바논 공습으로 하루 만에 1,3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나왔다.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전면전 위기가 최고 수위에 달한 모습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최소 274명이 숨지고 1,0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날 레바논 남부·동부 목표물 800여개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결과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양측이 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한 이래 하루 최다 인명 피해다. 사망자에는 어린이 21명, 여성 39명도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알리 카라키를 상대로 표적 공습을 가했다고도 발표했다. 군이 "표적 공습의 상세 내용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개전 이후부터 매일같이 공격을 주고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충돌은 급격히 격화했다. 이스라엘 소행이 확실시되는 지난 17, 18일 무선 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이 기점이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2인자를 표적 공습으로 암살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고, 헤즈볼라도 로켓 100여발을 발사하는 등 연일 공격 수위를 키우며 전면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59401.html
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등 650차례 폭격...최소 492명 사망 (한겨레, 조기원 기자, 2024-09-24 08:06)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최악의 피해
어린이·여성도 93명 사망, 지상전 우려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각)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폭격을 가해 레바논에서 500명 가까이 숨졌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폭격으로 최소 49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어린이가 35명이고 여성 58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1645명이라고 덧붙였다. 레바논 보건부는 민간인과 헤즈볼라 대원 사망자 수를 따로 구분해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런 인명 피해는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은 침공해 벌어졌던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성명을 내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는 물론 동부까지 24시간 동안 약 650차례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시설 11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대상에는 헤즈볼라가 로켓과 미사일, 발사대, 드론을 숨긴 건물과 추가 테러 시설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습은 아침 6시30분께부터 시작됐다고 레바논 언론들은 전했다. 한 레바논 여성은 “끔찍했다.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다녔다. 폭탄의 파도 속에서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오늘은 중요한 정점”이라며 “우리는 (헤즈볼라) 로켓과 정밀 탄약 수만 발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저녁 수도 베이루트를 또다시 표적 공습을 했다. 표적 공습은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알리 카라키를 겨냥했으나, 카라키는 무사하며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다고 헤즈볼라는 밝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침략은 모든 의미에서 말살을 위한 전쟁”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전쟁을 막고 미지의 세계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 내각회의에서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에서 힘의 균형, 안보의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군까지 동원한 전면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레바논이 “또 다른 가자지구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https://www.ytn.co.kr/_ln/0104_202409241150352728
이스라엘 "1,600곳 폭격"...레바논은 사실상 아비규환 (YTN 유투권 기자, 2024.09.24. 오전 11:50)
"헤즈볼라 미사일, 로켓, 드론 등이 공격 대상"
"20년간 축적된 헤즈볼라 전력 상당한 타격"
레바논 피난민 행렬…서둘러 대피소 설치
대규모 휴교령…병원엔 ’비필수 수술’ 연기 명령
[앵커] 레바논 전역에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군사 시설을 포함해 천6백 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공습을 예고했지만, 지상군 투입엔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만 명이 피난길에 오른 레바논에선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이스라엘군은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진 공습을 통해 천여 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공습 지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사실상 레바논 전역에서 폭발이 목격됐습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보유한 중장거리 미사일과 로켓, 드론 등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가정집에도 무기가 숨겨져 있었다며, 공습 당시 2차 폭발이 일어나는 영상과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으로 지난 2006년 이후 축적된 헤즈볼라 전력의 상당 부분이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요아브 갈란트 / 이스라엘 국방장관 : 로켓 수만 발과 탄약을 파괴했습니다. 이건 헤즈볼라의 전력에 중대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공습을 예고했지만, 당장 지상전을 벌일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단 하루의 공습으로 2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레바논에선 엄청난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남부 국경지대의 주민 8만 명이 집을 버린 가운데 추가로 수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서둘러 대피소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레바논 피난민 : (이스라엘은) 남부 지역에서 아이와 노인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숨졌습니다.]
학교 대부분은 휴교에 들어갔고, 남부와 동부 지역 병원엔 부상자 치료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급하지 않은 수술을 연기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지난주 무선호출기 테러 이후 부상자가 누적되면서 레바논의 주요 병원들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27167742&code=11141300&cp=nv
이스라엘 융단폭격에 레바논 2400여명 사상… 주민들 패닉 (국민일보, 조성은 김철오 기자, 2024-09-25 01:03)
2006년 전쟁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
NYT “헤즈볼라 전의 꺾으려는 도박”
각국, 확전 우려하며 이스라엘 규탄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간) 무장정파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일대를 공습해 2400여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을 폭격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것은 18년 만의 일이다. 이스라엘이 고강도 융단 폭격에 이어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확전 억제에 나섰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날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최소 558명이 사망하고 18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24일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여성 94명과 어린이 50명이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의 헤즈볼라 거점을 폭격해 주거 지역에 은폐돼 있던 미사일과 로켓 발사대, 무인기, 무기고 등 목표물 1600여개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의 작전명을 ‘북쪽의 화살(Nothern Arrows)’로 명명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로 수천 명 단위의 사상자가 나온 것은 2006년 양측이 34일간 교전했던 2차 레바논 전쟁 이후 처음이다.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1975년부터 15년간 이어진 레바논 내전 이후 분쟁으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날”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튿날에도 양측의 교전이 이어졌다. 헤즈볼라는 24일 새벽 이스라엘 북부의 공군 비행장과 군기지에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 재차 공습을 가해 목표물 10여개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집중된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에선 주민 수만명이 북쪽으로 피란을 떠나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수도 베이루트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는 늦은 밤까지 차량 행렬이 이어졌고, 아직 피란길에 나서지 않은 남부 지역 시민들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빨리 떠나라’는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이 메시지가 무작위로 발신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확전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지상군 투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육군이 준비돼 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겠다. 육군은 완벽하게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치를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선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헤즈볼라의 전의를 꺾으려는 의도로 무선호출기(삐삐) 폭파 공격과 대규모 폭격 등 일련의 고강도 조치를 기획했다. 헤즈볼라를 전선에서 이탈시켜 레바논 접경 지역을 안정시킬 목적의 도박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군사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항전 의지를 이어간다면 이스라엘로서는 지상군 투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각국 정상과 외교관들이 집결한 유엔총회는 이스라엘 성토장이 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전쟁을 광범위하게 벌이며 이란을 몰아넣기 위한 덫을 놨다. 모두를 전쟁으로 끌어들여 역내 불안정을 유발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이 학교·병원·주택을 공격해 집단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다만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 이스라엘도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의사가 있다”면서 즉각적인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중동 내 친서방 국가인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침략을 억제하고 중동 지역을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장 노엘 외무장관은 이날 총회에서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했다”며 “민간인 피해를 불러올 대혼란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우려를 표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격렬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수천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구테흐스 총장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유엔 인력을 포함한 민간인 안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인명 손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https://www.mk.co.kr/news/world/11124334
“유엔 뭐하나 이스라엘 제재하라” 성난 중동·아프리카 국가들 (매경, 김상준 기자, 2024-09-25 11:05:27)
“이스라엘, 제노사이드 범죄 중단해야”
에르도안, 네타냐후를 히틀러에 비교하며
유엔 차원의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촉구
이스라엘, 강력 반발 “부끄러운 줄 알라”
25일 ‘레바논 문제’ 안보리 긴급회의
유엔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을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쟁을 강행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비교하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는 데에서 나아가 레바논에서 ‘삐삐(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등 대담한 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의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좁아진 형국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연설에 나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한 국가와 민족에 대한 명백한 제노사이드인 인종청소를 실행하고 그들의 땅을 단계적으로 점령했다”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히틀러에 비교하며 “70년 전 히틀러가 인류의 동맹에 의해 저지된 바와 같이 네타냐후와 그의 ‘살인 네트워크’도 인류 동맹에 의해 저지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유엔 차원의 강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유엔 193개 회원국 정상과 총리, 장관 등 대표들이 총회장 연단에 올라 약 15분 동안 글로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다자간 외교 무대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일반토의에선 약 1년이 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가자전쟁과,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 다음 연사도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무차별한 공격으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냈다”며 “최근 며칠 레바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는 더 이상 가자지구 주민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며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대응을 촉구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시니 카타르 군주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장 야만적이고 가혹하며 광범위한 침략에 직면했다”며 “이번 분쟁은 제노사이드 범죄”라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집단적인 응징에 나선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막기 위해 국가들이 행동해야 한다”며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앞서 남아공은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유엔총회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일제히 자국을 비난한 데 대해 반발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특히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히틀러 비유에 대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긴장 완화에도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논 대사는 이날 오후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중요한 세력들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시도 중이고 우리는 그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있다”며 “우리는 어디에서도 지상 침공을 하고자 하지 않고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소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휴전 협상 타결을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전면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지적한 뒤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수단 등 분쟁 지역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언급하고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면책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정부와 단체들이 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사실상 전면전에 진입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충돌에 대해 “레바논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레바논 사람들,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은 레바논이 또 다른 가자지구가 되는 걸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25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고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유엔에 따르면 9월 안보리 의장국인 슬로베니아가 정식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발발한 가자전쟁으로 인해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인 4만1467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9만592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인해 레바논에서는 지금까지 569명이 숨지고 1835명이 다쳤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약 100명을 가자지구 지하 터널 등에 억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30여명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군(IDF)이 인질 6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구출 작전에 나서자 땅굴에서 인질 모두를 총살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59686.html
이스라엘에 무기 쥐여주며 휴전하라고? [정의길의 세계, 그리고] (한겨레, 정의길 | 국제부 선임기자, 2024-09-25 16:26)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2623210003826?did=NA
'레바논 침공' 가정 지상전 훈련까지… 이스라엘과 네타냐후만 웃고 있다 (한국일보, 김나연 위용성 기자,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2024.09.26 23:52)
이스라엘군, 접경지서 지상전 모의 훈련
"기동 준비, 군화가 적 영토로 들어갈 것"
미국·이란·헤즈볼라 전면전 원치 않는데
이, 눈엣가시 제거·가자 시선 분산 노리나
미 "21일 휴전안 제안"… 타결 여부 주목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충돌해 온 이스라엘이 지상전 예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헤즈볼라를 공격한 '무선 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폭발' 테러 이후 연일 격화하던 충돌이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은 모습이다.
확전을 원치 않는 미국은 국제사회 여론을 동원해 '21일짜리 휴전' 압박에 나섰다. 헤즈볼라와 이란에도 전면전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다만 이스라엘 입장은 다르다. 공세 고삐를 죄는 데에는 얻을 것이 적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레바논 지상전' 예고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드론 지휘관 제거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은 이날 북부사령부 산하 7기갑여단을 찾아 "우리는 기동을 준비하고 있다. 즉 여러분의 군화가 적의 영토로 들어갈 것"이라고 연설했다. 지상전 시사 발언이다.
실제 7기갑여단은 이튿날인 26일 레바논 국경에서 불과 수 ㎞ 떨어진 산악 지대에서 지상전을 가정한 모의 기동훈련도 벌였다. "북부전선 '적 영토'에서 벌어질 다양한 전투 시나리오를 놓고 작전·군수 준비태세를 강화했다"는 게 IDF의 설명이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폭격은 이날까지 나흘째 이어져, 공군이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 목표물 약 75곳을 공습했다. 특히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한 아파트를 겨냥한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지휘관 무함마드 후세인 사루르를 제거했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이래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미사일 등 공중 테러를 지휘한 인물"이라고 IDF는 성명에서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 45기를 발사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25일 공습으로만 71명이 숨지고 22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확전 방지에 나섰다. 2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 전역에서 즉각적인 21일간의 휴전을 촉구한다"는 미국·프랑스의 공동 성명이 나왔다. 협상을 주도하는 양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독일 등 12개국이 성명에 동참했다.
미 AP통신은 레바논 관리를 인용해 "미국 주도하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협상의 목적은 (최대) 4주간의 일시적 휴전"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LBCI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며, 진중하고 진전된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26일 "미국과 프랑스의 (휴전) 제안에 총리가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며 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에 대한 공습 강도를 낮추라고 군에 명령했다는 일부 보도를 놓고도 "사실에 반한다"며 "총리는 군에 전력을 다해 (헤즈볼라를) 폭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왜 '지상전' 강수 두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어떻게든 막고 싶어 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선이 7주, 바이든 대통령 임기는 4개월 남은 상황에서 백악관은 갈등을 끝낼 조치가 특히 시급하다"고 짚었다. 아랍 관리들은 "미국의 계획은 양측 공격을 (휴전으로) 멈춰 세운 뒤,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영구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이란과 헤즈볼라 역시 전면전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 중동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자신의 나라가 가자지구처럼 파괴되기를 원치 않는' 레바논 시민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무기 소모를 피하고 싶은 이란 역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본다고 WP에 설명했다.
이스라엘만은 입장이 다르다. 헤즈볼라와의 지상전은 부담이 따르지만, 이득도 적지 않다. 먼저 공격의 가장 큰 명분인 ①'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의 안전 귀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②앞선 유엔 결의안대로 헤즈볼라를 국경 30㎞ 밖으로 밀어낼 기회이기도 하다.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헤즈볼라가 전쟁을 벌였던 2006년 결의안 1701호를 통해 양측 국경과 레바논 리타니강(약 30㎞ 거리) 사이 비무장지대 설립 등을 촉구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③가자지구로부터 시선을 돌리는 효과도 크다. 때마침 가자지구 전쟁이 1년을 맞는 10월 7일이 불과 열흘가량 남은 시점이다. 다른 전선 상황이 이목을 끌면 가자지구 내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국내 비난 여론을 분산시킬 수 있다.
엇갈리는 계산 속 미국이 내놓은 '21일 휴전안' 타결 여부는 아직 안갯속이다. 이날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 논의에 우호적이라며 휴전이 곧 타결될 수 있다고 암시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를 지탱하고 있는 이스라엘 극우파는 '헤즈볼라에 재정비 시간을 벌어줄 뿐'이라며 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927135600108
이스라엘군, 연일 헤즈볼라 맹폭…레바논 사망자 700명 넘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2024-09-27 16:59)
https://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56138.html
가자 학살 1년, 죽은 이의 넋을 무엇으로 달랠까 (한겨레21, 정인환 기자, 2024-09-28 16:54)
“우리 연합국 국민은 우리 일생 중에 두 번이나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인류에 가져온 전쟁의 불행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고,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 및 가치, 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며….”
1945년 10월24일 발효된 유엔 헌장 전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20세기 전반기에만 세계대전을 두 차례 치른 인류의 무지와 무모함에 대한 반성이 유엔 창설로 이어졌다. 유엔 총회는 1947년 11월29일 채택한 결의 181호를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수천 년 아랍인이 살아온 땅을 유대인과 나누는 게 뼈대였다. 그렇게 팔레스타인 주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인류는 나치의 손에 학살된 유대인의 넋을 달랬다. 이듬해인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은 건국을 선포했다.
77년이 흐른 2024년 9월18일 유엔 총회 긴급 특별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결의(A/RES/ES-10/24)가 찬성 124표 대 반대 14표로 압도적으로 채택됐다. 한국 등 43개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총회는 결의에서 “유엔 헌장과 국제법, 유엔의 결의가 부과한 의무를 지속적이고도 전면적으로 무시하고 위반하는 이스라엘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 이 같은 위반 행위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점령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국제인도주의법과 국제인권법을 포함한 국제법 위반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총회는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토지를 비롯한 부동산 일체를 반환하고, 점령 기간에 압류한 모든 자산과 문화재 등도 반환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기간 동안 흩어진 팔레스타인 주민의 귀향권을 인정하고, 점령으로 인해 끼친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하라고 했다. 총회의 결의는 202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내린 권고의견에 따른 것이다. 당시 ICJ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땅 점령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불법 점령 상태를 끝내라”고 명한 바 있다. 총회는 결의에서 “이스라엘은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에서 1년 안에 전면 철수”하라고 했다.
길어진다고 전쟁에 익숙해질까? 죽음도, 참극도 마찬가지다. 오는 10월7일이면 벌써 가자전쟁 1년에 다가선다. 인류는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학살된 이들의 넋을 무엇으로 달랠 것인가?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1004050393
초토화된 레바논…2주만에 건물 3000채 파손, 사망자 1300명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2024.10.04 11:45)
최근 30년래 최악의 인명 피해
레바논 엑소더스…시리아로 16만명 탈출
이스라엘의 전례 없는 융단 폭격에 레바논 전역이 광범위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 레이더 분석 결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이후 레바논에서 3100여개 건물이 폭격으로 부서지거나 훼손됐다.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1336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추산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이미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를 넘어 최근 30년 동안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된 상황이다.
비영리 분쟁 감시단체 에어워즈의 에밀리 트립 이사는 헤즈볼라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공격 강도와 무기를 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의 코리 셔 박사와 오레곤 주립대학교의 제이몬 반 덴 호크가 FT에 제공한 위성 기반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레바논 남부 국경 일대와 동부 베카계곡,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등의 헤즈볼라 거점이 집중 피해를 입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하마스와 연대를 밝히며 이스라엘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고, 이스라엘도 이에 맞서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헤즈볼라 시설에 대한 폭격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대규모 공세는 그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보인 공격 수위를 훨씬 뛰어넘었다. 지난달 17~18일엔 헤즈볼라 대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연쇄 폭발로 수천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했다.
이스라엘은 자국 북부의 피란민 6만여명이 귀가할 수 있도록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스라엘의 폭격이 계속되면서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유입되는 피란민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스라엘의 지난달 23일 대규모 공습 이후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16만명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시리아로 넘어간 피난민 중 70%인 11만 2000명은 시리아 국적이고 나머지는 레바논 국적이다.
트립 이사는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타격 무기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05034300009?input=1195m
사상자 1만명 육박…레바논, 이스라엘 공격 3주만에 역대급 참사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2024-10-05 16:17)
"어린이 127명 등 사망 1천400여명"…민간인 대피령 있으나마나
이스라엘, 미국 아프간 침공시 한해 공습치 폭탄 이틀간 쏟아부어
"지상전 개시 후 레바논 영토 4분의1 대피령…100만명 이상 피란"
레바논에서 최근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연일 이어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9천명 안팎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4일(현지시간) 현지 보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중 사망자는 어린이 127명을 포함해 1천400명을 넘고, 부상자는 7천500명에 육박했다. 지난달 23일 하루에만 어린이 50명과 여성 94명을 비롯해 최소 55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이라고 밝혔지만, 민간인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계속하고 지상전을 확대하면 사상자가 조만간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분쟁감시단체 에어워즈는 이스라엘의 최근 공습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제외하면 지난 20년 사이에 세계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공중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25일에만 탄약 2천발을 동원해 3천회의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2001년부터 20년간 벌인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감행한 공습 규모와 비교하면 전례 없이 큰 규모로 평가됐다.
CNN 방송이 에어워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침공 첫해 약 6천500회의 공습을 감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연간 공습 횟수가 3천회 미만이었다. 에밀리 트립 에어워즈 이사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규모에 "정상이 아니다"라며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공격 대상 건물에 있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는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런 경고가 국제 인도주의법에 따라 민간인 피해를 억제해야 할 책임을 이스라엘에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CNN 방송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사 취재팀이 많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사전 경고 없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이 대부분 사람이 자는 한밤중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난 것으로 지적됐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체 인구의 5분의 1인 100만명 이상이 피란을 떠난 것으로 추정했다. 피란민 가운데 어린이와 여성의 고통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은 레바논의 긴급 대피소에 있는 사람의 거의 절반이 어린이라며 이들 시설이 수용 능력을 초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분쟁 감시 비정부기구(NGO)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헤즈볼라를 향해 9천여건, 헤즈볼라는 1천500여건의 공격을 하는 등 양측이 무력 공방을 벌여왔다.
지난 1년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접경지인 레바논 남부를 대부분 겨냥했지만, 최근에는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베이루트 교외가 아닌 도심을 겨냥해 공습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서 시작한 지상전으로 레바논 영토의 4분의 1에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북쪽으로 48㎞가량 피란을 떠났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현재 레바논 남부의 100개 이상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져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https://www.news1.kr/world/general-world/5559964
"이스라엘 그만" 가자전쟁 1년 앞두고 세계 각지서 시위(종합) (서울=뉴스1, 김지완 정지윤 기자, 2024.10.06 오후 2:15)
런던서 4만명 규모 시위…베를린에선 '금지된 슬로건' 나와 경찰 수사
로마에서는 시위대-경찰 충돌로 최소 33명 부상
가자전쟁이 발발한 지 1주년을 앞두고 세계 각지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각지에서는 1000여 명의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레바논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관 500명이 투입됐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현수막 등을 들면서 행진을 했고 일부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중 크로이츠베르크구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는 참가자들이 '금지된 슬로건을 반복해서 부르는 행위'를 하여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과거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역사가 있어 반유대주의 정서에 민감한 독일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엄격히 규제해 왔다.
이날 베를린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만 열린 것은 아니다. 훔볼트대 앞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시위에서는 참가자들이 이스라엘 국기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현수막이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영국 런던에서는 4만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시내 행진을 벌였다. 이에 대해 친이스라엘 시위대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서 경찰은 1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이 어느 시위에 참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6000명의 시위대가 시내에서 행진 금지령을 어기고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30명의 경찰관과 3명의 시위대가 다쳤다.
앞서 로마 보안당국은 하마스의 범행을 미화하고 공공 안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는 이날 경찰과 충돌을 빚었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위대는 이번 집회가 하마스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수만명의 민간인을 추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탈리아 국민들이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하며 이는 파시스트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외에 프랑스 파리, 스위스 바젤, 그리스 아테네, 아일랜드 더블린, 덴마크 코펜하겐, 스페인 마드리드 등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에 참가한 레바논계 프랑스인 후삼 후세인은 "현재 레바논은 이란과 함께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아멘과 이라크에서도 긴장이 고조돼 확전으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전쟁 상황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며 "우리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시위가 연달아 열렸다.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는 자신이 기자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자기 몸에 불을 붙여 경찰이 불을 끄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 뉴욕, 로스앤젤레스,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캐나다에서도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밴쿠버, 몬트리올, 위니펙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필리핀 마닐라, 인도 뉴델리, 일본 도쿄에서 시위가 열렸다. 마닐라에서는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규탄하려고 하다가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카르타에서도 경찰관 1000명이 미국 대사관 경호에 투입됐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로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으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4만 1000명이 사망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했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에서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06027900009?input=1195m
전쟁 벌써 1년인데…포성 멈추지 않는 가자지구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2024-10-06 15:26)
이스라엘, 가자지구 모스크·학교 공습…"최소 24명 사망"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도 계속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1년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에도 가자지구에서는 '포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언론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가자지구의 한 모스크와 피란민 대피소가 있는 학교에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언론은 이번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9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팔레스타인 당국자들이 이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9명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공습은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 지역 알아크사 병원 인근 모스크와 학교를 표적으로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데이르 알발라 지역의 이븐 러쉬드 학교와 슈하다 알 아크사 모스크에 있는 지휘통제 센터에서 활동하던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전날 밤부터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선 대규모 폭격과 화염이 잇달아 목격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피란길에 오른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을 귀환시키겠다면서 지난달 23일부터 헤즈볼라 근거지를 공습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하심 사피에딘도 최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레바논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그를 표적으로 베이루트 국제공항 인근을 공습한 이후인 지난 4일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사피에딘의 사망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 반격을 지속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약 30개의 발사체가 날아왔다고 밝혔다. 발사체 중 일부는 요격됐고, 일부는 낙하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헤즈볼라도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주민과 레바논을 방어하기 위해 이스라엘 북부 알마나라 정착촌과 그 주변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로켓으로 표적 공격했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61257.html
‘가자 전쟁 1년’ 앞두고 번지는 불길…전세계 곳곳 반전 시위 (한겨레, 최우리 임재희 기자, 2024-10-06 19:39)
이스라엘군, 레바논 맹폭 계속
서울·런던 등에서 반전 시위
7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박멸하겠다며 벌이는 ‘가자 전쟁’이 1년을 맞지만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은 레바논으로 확대되며 전쟁이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군은 5일 밤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에서 2~3시간 동안 공습을 계속해 최소 23명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당국이 밝혔다. 레바논 국영통신사 엔엔에이(NNA)는 “이스라엘 공습 시작 이후 가장 폭력적인 밤”이라며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 4번 등 총 5번의 대규모 공습과 30회 이상의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북부 도시 트리폴리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을 제거하겠다며 지난달 23일부터 레바논 곳곳을 융단 폭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뒤 레바논 사망자는 2000명이 넘는데, 최근 3주 동안 희생된 이가 1400명 이상이다. 가자 전쟁 발발 뒤 사상자는 곧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레바논 정부는 10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하심 사피에덴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헤즈볼라 소식통을 인용해 헤즈볼라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하심 사피에딘이 지난 4일부터 연락이 끊겼다”고 6일 보도했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의 사촌으로, 나스랄라가 1992년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오른 뒤 집행위원회 조직을 이끌며 헤즈볼라의 재정 부분을 전담했던 인물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4만2000명 가량이 희생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5일 가자지구 중부도시 다이르알발라흐 모스크를 공습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사는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모스크를 지휘 및 통제 센터로 사용하고 있어서라고 주장했다.
6일 서울에서는 시민 2천여명(주최 쪽 추산)이 모여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아랍인과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이날 ‘가자 학살 1년 10·6 국제 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모인 이들은 “이스라엘은 가자 학살 당장 멈춰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5일 영국 런던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까지 행진하며 반전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시위대가 “자유 팔레스타인, 자유 레바논”을 외치며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에서도 전쟁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가자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끌려간 인질 중 100여명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이 중 생존자는 70명 미만이라고 추정된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10062128005
[아침을 열며] 가자 전쟁 1년, 바이든의 실패 (경향, 최희진 국제부장, 2024.10.06 21:28)
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은 2년째에 접어들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이란과 직접 충돌하면서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적어도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에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돌이켜보면 그간 백악관에서 나온 메시지는 흔들리는 갈대 같았다. 이스라엘을 벌주는 듯하다가도 이내 감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라파에서 지상전을 시작하지 말라’고 요구하며 500파운드, 2000파운드 폭탄의 대이스라엘 인도를 중단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원한 폭탄이 민간인 인명피해를 초래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묵살하고 라파 지상전을 개시했지만 되레 미국은 지난 7월 500파운드 폭탄 인도를 재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달라져야 하고, 휴전 협상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이란과 충돌하자 미국은 재빨리 이스라엘 방위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암살 작전을 미국에 미리 알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란이 나스랄라 죽음에 대한 복수라며 이스라엘에 미사일 200여기를 쐈을 때 백악관은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2주 만에 1400명 이상을 숨지게 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므로 정당하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비영리단체 국제위기그룹의 마이클 와히드 한나 국장은 미국이 애당초 이스라엘을 압박해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열의가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바이든은 대이스라엘 무기 인도 중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외교 등을 동원해 네타냐후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미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 미국엔 이스라엘의 전쟁을 멈출 능력도 의사도 사실상 없다는 진단이다.
일찌감치 확전을 막지 못한 후과는 민주당에 돌아가고 있다.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밀착할수록 아랍계를 포함한 반전 성향 유권자들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비영리기구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지난달 중순 아랍계 미국인 500명에게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2%)이 해리스 부통령(41%)을 앞섰다. AAI가 지난 10여년간 벌인 조사에선 민주당이 공화당 대비 평균 2배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중동 뉴스의 중심이 레바논 전선으로 옮겨간 이후에도 가자지구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피란민이 사는 학교, 보육원까지 무차별 폭격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개전 이래 여성·어린이를 포함해 4만1700명 이상이 눈을 감았다. 사망자 통계를 작성하던 보건부 직원도 숨져 사망자 수가 한동안 업데이트되지 못한 일도 있었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은 기억 속의 다른 어떤 전쟁보다 더 많은 어린이와 언론인, 구호요원, 의료인을 죽였다”고 비판했다.
공습이 계속되니 재건은 꿈도 못 꾼다. 유엔은 지난 5월 기준 파괴된 주택 7만9000채 재건에 8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레바논 전선의 교전이 치열해져 가자지구가 세계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피란민은 AP통신에 “우리는 완전히 잊혔다”면서 가자지구의 상황이 영속화할까봐 두렵다고 했다.
한때 미국은 세계 유일 강대국이었다. 그러나 동맹 이스라엘에도 말발이 먹히지 않는 지금 미국은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만큼 정의롭지도, 강하지도 않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평화에 이바지한 게 없는 사람 정도로 기억된다면 그로선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산 무기로 폭격당한 가자지구 주민들에겐 그나 네타냐후 총리가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비극이다.
https://www.seoul.co.kr/news/international/middleeast-africa/2024/10/07/20241007006005
레바논, 3주 만에 1만명 사상… 가자 넘어 ‘5차 중동전쟁’ 위기 (서울신문, 류지영 기자, 2024-10-07 6면, 2024-10-06 23:58)
‘사망 4만명’ 가자지구 참상
이스라엘, 헤즈볼라 노려 병원 공격
이란엔 “가자처럼 될 수 있다” 경고
핵 시설도 겨냥… 예멘까지 4면전
美, 초박빙 대선 앞둬 개입 어려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슈퍼노바 초막절 음악축제를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7일로 1년을 맞았다.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1200여명이 숨지고 250명이 인질로 끌려간 1년 사이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에서는 더 큰 희생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강도 높은 군사작전을 펼쳐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4만명을 넘기는 인도주의 위기가 도래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18년 만의 지상전에 돌입한 데 이어 자신들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인 이란을 겨냥한 ‘아마겟돈’(최후의 전쟁)까지 준비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눈은 이제 휴전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및 핵시설 파괴로 시작될 ‘제5차 중동전쟁’에 쏠려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이스라엘군(IDF)의 대규모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지난 72시간 동안 50명의 의료진이 숨졌다고 타전했다. IDF는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을 개시해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펼치며 가자지구에서처럼 인도주의 최후의 보루인 병원도 무차별 타격하고 있다.
레바논에서 지난달 17일 ‘무선호출기(삐삐) 동시 폭발 테러’를 시작으로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1만명 가까운 사상자가 생겨났다고 CNN방송이 현지 보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분쟁 감시단체 에어워즈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제외하면 지난 20년 사이 전 세계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공중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해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했다. 허를 찔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했다.
하마스 소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IDF는 헤즈볼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23일부터 레바논 곳곳을 융단폭격했고 같은 달 30일에는 보병과 전차 병력을 투입해 2006년 7월 이후 18년 만에 레바논에서 지상전을 전개했다.
이스라엘은 이란도 겨냥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이 올해 4월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대사관 영사부 건물을 폭격하자 이란은 같은 달 13~14일 미사일과 드론 320여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습했다.
이란은 IDF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한 다음날인 지난 1일에도 하마스·헤즈볼라 보복을 명분으로 미사일 200발을 이스라엘로 발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를 놓치지 않고 재보복을 선언한 터라 가자전쟁은 끝을 알 수 없는 길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6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된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해 우리 대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자지구와 베이루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예멘 친이란 반군까지 포함해 한꺼번에 4개의 세력을 상대하는 ‘4면전’을 치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이란과 그 군사정치동맹 ‘저항의 축’을 무력화하려는 계산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의 폭주를 지켜만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차기 대선 도전을 포기해 힘이 빠진 데다 대선 판세가 워낙 박빙이어서 가자전쟁 개입이 가져올 후폭풍을 가늠하지 못해서다.
이를 잘 아는 이스라엘이 미 대선 전에 더 강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석유 생산시설과 군 기지, 핵시설 등이 핵심 표적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까지 파괴해 ‘안보 우려의 근원’을 도려내려 한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실제로 미 국무부 당국자는 전날 CNN방송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타격을 자제하라’는 워싱턴의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우려를 키웠다.
네타냐후 총리가 공습을 강행하면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으로서는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려 제5차 중동전쟁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4/10/07/GF5SMDNX7VEXZK66VUJ5QP32XU/
[新중동천일야화] 얼핏 이기는 듯 보이지만… 이스라엘은 국민·친구 잃고 적만 늘고 있다 (조선일보,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중동정치, 2024.10.07. 00:21)
이민가는 국민, 돌아온 이의 두배… 美 외에 국제사회 우군도 없어
팔 민간인 사망 4만 육박… "부모잃은 고아들, 하마스 자원 입대
"9·11 이후 美의 이라크전쟁이 승리한 걸까… 이, 반면교사 삼아야
이스라엘의 능력에 대한 찬탄과 별개로 이스라엘은 이 시점에서 근본적인 질문에 마주한다. 전쟁을 통해 더 안전해졌는가? 더 안전해질 것인가? 적, 국민, 그리고 친구, 세 측면에서 답은 모두 부정적이다.
첫째, 미래의 적을 키우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응징은 정당했으나 더 정밀해야 했다. 자국 국민 1200명의 죽음에 대한 보복은 좋으나 하마스 대원 아닌 4만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죽음까지 합리화할 수는 없다. 하마스의 카셈 여단 대변인은 현 무장 대원의 85%가 이스라엘에 의해 부모 잃은 고아라고 했다. 이번에 사망한 가자지구 주민의 자녀들은 10년 후 목숨 걸고 복수에 나서는 하마스 대원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는 조직이 아니라 이념이다. 조직은 물리력으로 해체할 수 있지만, 이념은 상위의 가치로 압도해야 한다. 민간인 피해를 최대한 회피하며 인권을 챙기는 공세를 펼쳐야 했다. 현장 지휘관들의 노력은 있었다. 그러나 네타냐후와 극우파 각료들의 입장은 초토화에 더 방점이 찍혀 있었다. 개전 초기 연설에서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의 숙적 아말렉을 언급하며 구약성서의 정복 서사 기억을 독려했다.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구약성서 사무엘상 15장을 연상시켰다.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낙타와 나귀를 죽이라 하셨나이다.” 결국 이스라엘은 국제사법재판소에 학살 혐의로 제소되었다.
둘째, 국민을 잃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원이나 옥토가 별로 없다. 핍박 피해 각처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에게 변변한 것들이 있었겠는가? 척박한 땅에 나라 세우고 번영을 구가하게 만든 중요한 힘이 하나 있었다. 사람의 힘이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스라엘이었기에 인재들은 꽃을 피웠다. 그들이 떠나고 있다. 전쟁 탓이기도 하지만 네타냐후 정부의 극우화에 염증을 느낀 이들은 이미 이탈하고 있었다. 특히 의료, 과학기술 그리고 스타트업 인사가 많았다. “의사들이 병원을 떠났고, 대학은 핵심 분야 교수 채용이 어렵다. 이대로면 (지식인의 유출로) 이스라엘은 소멸된다.” 200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테크니온공대 아론 치에하노베르 교수의 일갈이다.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공격 때문이 아니라 인재들이 나라를 떠나기에 망할 수 있다는 그의 경고는 서늘하다. 전쟁 직후 격심했던 이탈 추세는 최근 다소 완화되긴 했다. 이주해 들어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귀환 유대인 중에는 강경 보수파가 더 많다. 세속주의자들이 떠나고, 종교적 시온주의자들 많아지면 이스라엘은 결국 중세 국가가 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이 신정주의와 독재 행태를 보이는 중동 여느 국가들과 다를 바 무엇일까? 어쩌면 이 점이 이스라엘 국가 위기의 본질 아닐까?
셋째, 친구, 특히 미국을 잃고 있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편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거의 유일하게 지지해주는 미국과의 관계도 심상치 않다. 청년들이 변수다. 지난달 퓨리서치 여론조사에 나타난 20대 미국 젊은 층의 반네타냐후 여론이 눈길을 끈다. 지지 정당과 별 상관없이 대부분 네타냐후를 반대한다. 민주당 성향 청년 9%, 공화당 성향 청년 22%만 네타냐후를 지지하고 있다. Z세대 젊은이들은 이스라엘이 왜 미국의 영원한 친구여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반대에도 확전하는 네타냐후 편을 굳이 들다가, 국제사회에서 미국도 도매금으로 반인도주의의 배후로 비난받는 데 분노한다. 어른들은 이스라엘 편이지만, 다음 세대가 주도할 10년 후 미국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마치 아랍의 젊은 군주들이 선대 국왕들의 팔레스타인 형제 의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미국의 지지 없는 이스라엘의 안보는 상상하기 어렵다. 위기의 전조다.
피습 1년을 맞는 오늘, 네타냐후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미래의 적을 줄이고, 국민을 지키고, 친구를 얻을 방도다. 장기적으로 사람을 얻는 포석을 해야 한다. 이제 전쟁의 시간을 외교의 시간으로 바꿀 때다. 휴전 협상에 나서야 한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10082055015
이·하마스 전쟁 1년이 남긴 것 (경향,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24.10.08 20:55)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이 비극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지난 7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1년을 맞았다. 그동안 휴전협상의 노력과 전 세계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반으로 전쟁이 확대되고 있다.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한 분쟁은 서안지역을 넘어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어지면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사망자 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 레바논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사흘 동안에만 의료진 50명이 사망했으며, 최근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3주 동안 레바논에서의 사상자가 1만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지 1년, 앞으로 이 전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를 끊임없이 위협했던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세력,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란까지, 소위 ‘시아 벨트’와 ‘저항의 축’들에 대한 전면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도부는 물론 전멸을 목표로 지상전 개시 이래 가장 격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 대선을 앞둔 혼란의 시기를 틈타 이란 핵시설 공격이라는 카드까지 만지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란도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 표적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 180여기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습하기도 했다. 최근 4년 만에 금요예배를 관장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합법”이라 주장하며,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레바논 그리고 이란의 국민들은 더 이상의 희생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전쟁의 참상을 겪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겪고 있다. 4만1870명. 지난 1년 동안 가자지구 안에서만 이 비현실적인 숫자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이스라엘 1200명, 그리고 레바논의 2000명 넘는 사망자까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 역내에서만 한 해 동안 사망한 사람이 4만5000명에 육박한다. 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난민만 190만명에 이른다. 지금 당장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이 전쟁의 여파는 수년 동안 계속될 것이다.
전쟁 발발 1년의 시점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나날이 늘어나는 민간인 사상자 수에 우리 모두가 둔감해지는 것이다.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시인 모사부 아부 토하는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가 거짓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팔레스타인인들은 죽음 후에도 죽음을 거부당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살아서 죽는다”고 토로했다.
더 이상 어린아이를 비롯한 무고한 희생자가 팔레스타인, 레바논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 지난 주말 내내 서울을 비롯해 워싱턴, 뉴욕, 도쿄, 런던, 파리, 로마, 자카르타 등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이어졌다. 전쟁 발발 1년이 된 7일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레바논에서는 포성이 멈추지 않았다. 세계 전역에서 울려퍼진 시위대들의 외침이 더 이상 허울뿐인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종전을 위해 보다 즉각적인 국제적 개입이 절실한 때이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101021495476168
4.2만명 사망, 3시간마다 민간시설 폭격, 미 24조 군비 지원 (프레시안, 전홍기혜 기자 | 2024.10.11. 08:58:01)
구정은 기자 "가자전쟁 1년…누구를,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지난 1년간 가자지구에서 6000명 이상의 여성과 1만1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국제구호기구 옥스팜(Oxfam)이 10일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민간시설을 3시간마다 폭격했으며, 학교와 병원, 구호품 배급소 등이 주요 공격대상이었다.
오랫동안 국제분쟁을 취재해온 구정은 국제전문기자는 10일 프레시안 유튜브 생방송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해 1년째 전쟁이 계속 되고 있는 가자지구의 참혹상에 대해 전했다.
"1년 동안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4만2000명이라고 한다. 아직도 미군 철군이 완전히 된 것은 아니지만 2003년부터 시작해 2009년에 전면전이 끝난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과 연합군이 살해한 무장반군이 2만3000명, 민간인 1만4000명 정도다. 그렇게 세계를 흔들었던 전쟁에서 미군이 살해한 숫자보다 지금 이스라엘이 1년만에 살해한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
전쟁과 관련한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민간인은 한명도 살해하면 안 되지만 물리적으로 민간인 피해자가 한명도 없는 전쟁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민간인 지역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면 안되고, 특히 학교, 보건의료시설, 문화시설, 유적 등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면 절대 안된다.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은 말로는 하마스를 공격한다고 하면서 의도적으로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
구 기자는 "지금 이스라엘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서 "영국과 프랑스가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세계가 이스라엘에 등 돌리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구 기자는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미국이 계속해서 이스라엘을 편들고 무기를 대주고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면서 미국이 지난 1년간 이스라엘에 24조 원에 달하는 군사지원을 했다고 설명했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전략적 가치, 미국내 유대인들의 정치적 힘 때문에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해왔지만, 이제 미국에게 이스라엘은 정치적 '짐'이 됐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가자전쟁과 관련해 계속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 바이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휴전에 대해 합의하고 이 내용으로 헤즈볼라 지도자인 나스랄라 쪽과도 소통을 했는데, 이스라엘은 돌연 지난 9월 25일 나스랄라를 살해했다.
"바이든은 '두 국가 해법'(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이 평화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금 가자지구를 폭격하는 양상을 보면, 건물들을 다 무너뜨려 사막으로 만들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
가자전쟁은 왜 일어났으며, 지난 1년간 무슨 일이 벌어졌고,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강상구 시사콕>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Q8b9nRFxFNY)
https://www.khan.co.kr/article/202410131603001
“대피하라”면서 “움직이면 쏜다”…가자 북부에 갇힌 40만명 (경향, 김서영 기자, 2024.10.13 16:03)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오도 가도 못하는 주민들의 고립이 깊어지고 있다. 최소 40만명이 갇혔다고 추정되며 식량 지원과 소아마비 예방접종이 중단되리란 우려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새로 내렸다. 대피령이 내려진 곳은 가자시티 일부 구역과 자발리야 난민촌 인근이다.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게 이 지역을 피해 가자지구 남부 해안 지역인 알마와시로 가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가자지구 약 84%에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마와시는 이미 피란민 수십만명이 몰려든 곳이며, 인도주의 구역도 폭격을 받고 있다. 가자시티 출신 한 주민(25)은 “매일 더 힘들어지고 있다. 두려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가 없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지시에 따라 대피에 나선 이들도 이스라엘군 저격수의 총격을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국경없는의사회(MSF) 담당자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아무도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다. 출입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총에 맞는다”며 직원 5명도 자발리야에 갇혔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은 의료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중 최소 15명이 피란처로 사용되는 학교를 표적으로 한 공습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자지구 북부에서 공세를 늘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 일대에서 하마스가 재건되고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군은 베이트 하눈, 자발리야, 베이트 라히야 등으로 진격했다. 대규모 공습마다 수십~수백명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사상자는 여성과 아동이며 언론인도 있다.
그 결과 가자지구 북부에 오도 가도 못하고 고립된 이들은 약 40만명으로 추정된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최소 40만명이 이 일대에 갇혔다. 이스라엘의 대피령 때문에 주민들이 계속해서 피란을 가야 한다. 많은 이들은 가자지구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거부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국제기구가 진행하던 식량 보급과 소아마비 예방 접종도 차질을 빚으리란 우려가 나온다. 가자지구 북부에선 병원의 연료와 주민들이 쓸 식량이 바닥나고 있는 실정이다. UNRW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자지구 북부에 접근하는 것을 이스라엘군이 방해했다”며 “다음 주 시작될 예정인 소아마비 예방 접종 2단계가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지난 1일 이후로 가자지구 북부에 식량 지원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휴전 논의는 현재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레바논 무정정파 헤즈볼라를 향한 공격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중동 일대 긴장이 더 커졌다. 이날 레바논 보건 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60명이 숨지고 16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3014852009?input=1195m
이스라엘, 레바논서 탱크로 유엔군 정문 부수고 강제 진입(종합2보) (요하네스버그·로마=연합뉴스, 유현민 신창용 특파원, 2024-10-14 00:02)
네타냐후, 유엔총장에 전투지역서 유엔군 철수 요청
유엔군 5명째 부상…"이스라엘 측 철수 요청 거부"
한국 포함 40개국 공격 규탄 성명…伊총리·美국방장관도 우려 표명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탱크가 남부 접경 지역의 부대 정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UNIFIL은 이날 성명에서 "충격적인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이스라엘군에 해명을 요청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이들의 활동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UNIFIL은 레바논 남부 나쿠라의 지휘부와 주변 지역이 최근 수일간 반복적인 공격에 노출됐다며 이스라엘군이 UNIFIL 벙커 외부 감시 카메라에 총을 쏴 망가뜨리는 등 고의로 공격을 가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부터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과 헤즈볼라 간의 지상전이 본격화하면서 지금까지 UNIFIL 대원 5명이 부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UNIFIL을 전투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레바논 전투 지역에 주둔한 군인들이 헤즈볼라의 인질이 됐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전날 AFP 통신에 "(이스라엘이) '블루라인' 상의 현위치에서 철수하거나 최장 5㎞까지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만장일치로 (현위치에) 머문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블루라인은 2006년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33일 전쟁 이후 같은 해 8월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사실상의 국경이다. 이곳엔 1만명 가까운 규모의 UNIFIL 병력이 주둔하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UNIFIL에 자국군을 파병한 세계 40개국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역내 긴장 고조 상황을 고려할 때 UNIFIL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며 "UNIFIL에 대한 최근 일련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며 적절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유엔 폴란드 대표부가 엑스(X·옛 트위터)로 공유한 성명문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 인도, 가나, 네팔, 말레이시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 등 40개국이 서명했다.
UNIFIL의 주요 파병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통화로 UNIFIL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이탈리아 총리실은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전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이 UNIFIL 진지들을 겨냥해 발포했다는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오스틴 장관에게 "UNIFIL 피해를 피하기 위한 조처를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13일 영상 성명에서는 "우리는 테러리스트(헤즈볼라)가 이(레바논 남부 접경) 지역에 돌아오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북부 주민의 안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가자지구의 가자지구 하마스를 상대로 양면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레바논 남부의 20개 이상 마을 주민에게 "안전을 위해 즉시 집에서 대피해 아왈리 강 북쪽으로 이동하라"며 추가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도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재개된 가자지구 북부에서 11일 밤 자발리야 난민촌 내 건물이 무너져 20명이 숨지는 등 최소 2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당국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로켓 공격을 개시한 작년 10월 8일 이후 레바논에서는 총 2천255명이 사망했고 이중 절반 이상은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된 지난달 23일 이후 발생했다.
같은 기간 가자지구에선 4만2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집계했다. 하마스 무장대원까지 포함한 숫자이지만 유엔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미성년자 등 민간인인 것으로 파악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1416320002993?did=NA
"유엔평화유지군 고의 공격"… 국제 법·질서 또 대놓고 무시하는 이스라엘 (한국일보,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2024.10.14 18:30)
"헤즈볼라가 유엔 뒤에 숨어 있다"는 이스라엘
유엔 기지 인근 헤즈볼라 터널 공개하며 '여론전'
"국제법 위반의 '새로운 장' 열었다"는 비판 '봇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관측탑 파괴로 시작하더니, 사흘 만인 13일에는 급기야 UNIFIL 기지 파괴 및 침투까지 감행하는 등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은 'UNIFIL 기지 뒤에 숨어 있는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엔 회원국인 이스라엘이 UNIFIL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데다, 또 다른 전쟁범죄라는 점에서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UNIFIL 공격, '당당하게' 인정한 이스라엘
UNIFIL은 13일 성명을 내고 레바논 라미야의 UNIFIL 기지에 대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격 상황을 상세히 공개했다. 레바논 UNIFIL에는 전 세계 50개국이 파견한 군인 1만58명(지난달 2일 기준)이 주둔하고 있다.
성명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쯤 IDF 메르카바 전차 두 대가 UNIFIL 기지 정문을 파괴한 뒤 기지 내부로 침입했다. UNIFIL 측에서 "IDF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항의하자, 45분 뒤 일단 IDF 전차는 철수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전 6시 40분쯤 북쪽으로 100m 떨어진 곳에서 여러 발의 총격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UNIFIL 대원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IDF는 레바논 마이스 엘자발에서 UNIFIL 기지로 향하는 물류 이동도 중단시켰다.
이스라엘은 UNIFIL 공격 사실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을 따라 넓게 주둔하는 UNIFIL 뒤에 숨은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UNIFIL이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를 위한 '인간 방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유엔에 'UNIFIL 철수'를 공식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스라엘은 UNIFIL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듯, UNIFIL 기지에서 발견됐다는 헤즈볼라 터널도 외신에 전격 공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IDF는 기자들을 UNIFIL 기지 인근 산으로 안내했는데, 헤즈볼라 무기 보관소 또는 은신처로 보이는 터널 입구가 그곳에 있었다고 한다. 터널에서 발견된 폭발물, 지뢰 등도 함께 공개했다. 레바논에서의 군사 작전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또 다른 전쟁 범죄'에 규탄 목소리 커져
그러나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스라엘이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UNIFIL에 대한 의도적 공격은 '전쟁 범죄'라는 이유에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의 근거법인 '로마규정'을 인용해 '고의적인 평화 유지 시설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 UNIFIL은 IDF의 행태가 '레바논 내 이스라엘군 병력 철수' 등 내용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스라엘이 국제법 위반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국제사법재판소(ICJ)와 ICC가 자국의 제노사이드(대량 학살) 등 전쟁범죄 혐의를 정조준하는 상황도 줄곧 무시해 왔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거세진 이후인 지난달 23일부터 UNIFIL 활동은 사실상 마비 상태이기도 하다. 또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을 위해 중재국인 이집트 국가정보국과 1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담한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이스라엘의 진정성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20011651009?input=1195m
이스라엘 공격에 가자 북부서 최소 87명 사망·실종(종합) (서울·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유현민 특파원, 2024-10-20 22:26)
유엔 중동특사 "끔찍한 장면…계속되는 민간인 공격 규탄"
이스라엘군 "사상자 규모 확인중…하마스 측 발표 과장"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를 살해한 이후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등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87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명 넘게 다쳤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보건부는 성명에서 통신 장애와 주변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탓에 잔해 아래와 도로 위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구조대가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르 베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서 끊임없는 이스라엘의 공격과 점점 더 약화하는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서 끔찍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며 "민간인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경없는 의사회(MSF)의 애나 해퍼드 조정관도 "지난 2주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목격한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군사 작전과 폭력 사태 악화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사상자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초기 조사 결과 하마스 측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도 추가 병력을 투입해 공격을 이어갔다.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난민 대피소를 포위하고 남성 수십명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또 집을 폭격하고 병원을 포위해 의료 지원과 식량 공급을 막고 주민들이 이 지역을 떠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18일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자발라야 난민촌에서는 적어도 33명이 숨졌고 중부 자와이다의 주택과 마그하지의 난민촌 등에서도 5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의 최후 모습을 담은 전단을 가자지구 남부에 뿌리며 하마스 조직원에 대한 회유 작업도 벌이고 있다. 전단에는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들을 돌려주면 누구든 떠나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적혀 있다.
https://www.news1.kr/world/middleeast-africa/5574015
가자지구서 이스라엘 공격에 어린이 포함 최소 87명 사망 (뉴스1, 권진영 기자, 2024.10.21 오전 03:31)
유엔 "이스라엘, 가자 북부서 공세 재개…"악몽 심화"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0232111035
방치되는 매몰자들…“식량 대신 수의로 쓸 담요 보내달라”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0.23 21:11)
구조마저 막힌 가자지구
이, 구호활동 위한 유엔 기구 접근 거부…골든타임 지나
병원도 한 곳뿐…가자 당국 “사람들, 죽을 때만 기다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를 포위한 채 수주째 폭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이들을 찾기 위한 구조 활동까지 막고 있다는 유엔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수습조차 못한 시신이 늘어가는 가운데 가자지구 보건부는 북부 주민들에게 죽음이 임박했다며 식량 대신 시신을 감쌀 담요를 보내달라고 23일(현지시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가자지구 책임자인 게오르기오스 페트로풀로스는 건물 잔해에 매몰된 주민들을 구조할 수 있도록 접근을 허가해 달라는 OCHA의 요구를 이스라엘군이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가자 북부 상황이 “재앙을 넘어섰다”고 표현했다.
OCHA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집중된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선 구조 작업이 6일째 중단되며 골든타임을 넘긴 상태다. OCHA 관계자는 최근 공습으로 최소 40명이 살고 있는 건물 3채가 무너졌지만 매몰 현장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립 라자리니 사무총장도 “3주간 끊임없는 폭격에 북부는 물과 식량, 의료 지원이 끊긴 상태”라며 “도로나 건물 잔해 아래에 시신이 방치돼 도처에서 죽음의 냄새가 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신을 수습하거나 생존자를 구조하는 일조차 방해받고 있다”면서 “가자 북부에선 사람들이 그저 죽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들도 잇따라 공격받으면서 현재 북부에는 카말 아드완 병원 한 곳만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OCHA는 전했다. 그러나 이 병원조차 이틀 전 혈액이 바닥난 상태다. 응급실엔 끊임없이 환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20~21일 이틀간 이 병원은 200명 이상의 외상 환자를 받았고 이 가운데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병원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초과하며 많은 부상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북부 지역 외과의사 마흐무드 알하지 아흐마드는 “병원이 대부분 문을 닫고 의료 장비와 의약품이 부족해 길바닥에서 수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1~22일 양일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북부에서 115명이 죽고 48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국제사회에 시신을 덮을 담요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보건부는 병원 인근에 놓인 시신 사진을 공개하며 “요즘 날씨가 추워져 담요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병원에 시신을 감쌀 천이 부족해 담요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곧 죽임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식량과 물은 필요치 않다. 피와 상처를 가릴 수 있도록 시신을 덮을 수의를 보내 달라”고 밝혔다.
북부를 포위한 채 구호품을 끊는 이른바 ‘굶겨 죽이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가자 북부에 구호트럭 진입을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이후 약 일주일간 요르단 등이 보낸 트럭 230대 분량의 구호품이 가자 북부로 이송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구호단체의 구조 활동을 막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전역에 지난 일주일간 478대의 구호트럭이 진입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미국이 요구해온 하루 350대에 비하면 훨씬 적은 양이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0292123045
이, 가자 북부 유일한 병원마저 공격…중환자실 어린이 2명 사망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0.29 21:23)
4일간 의료진 최소 44명 체포
군 철수 후 ‘진료 마비’ 상태
누적 사망자 4만3000명 넘어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103017253171785
무자비한 이스라엘…가자 북부 150명 몰린 주택, 새벽 폭격으로 93명 사망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4.10.30. 19:59:17)
미 "끔찍한 사건" 이스라엘에 해명 요구…헤즈볼라, 새 지도자로 '2인자' 나임 카셈 임명
150명이 몰려 있던 가자지구 북부 주거용 다층 건물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20여명 포함 93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미국이 무기 지원 중단을 압박하며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라는 서한을 보낸지 2주 이상이 지났지만 구호품 반입 규모는 지난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비어 있던 수장 자리에 2인자 나임 카셈(71)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주거용 건물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25명을 포함해 9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팔레스타인 통신을 인용해 5층 짜리 해당 건물에 150명이 대피해 있던 가운데 새벽에 폭격이 가해졌다고 보도했다. 1년 넘게 지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건물 대부분이 훼손돼 손상이 덜한 건물에 주민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격으로 인해 살아 남은 이들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는 여전히 수십 명의 민간인이 잔해 밑에 갇혀 있으며 20명 이상의 중상자들이 인근 카말 아드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카말 아드완 병원은 최근 이스라엘군 습격을 받은 곳으로 28일까지 이스라엘군에 의해 100명 가까이 구금돼 가자지구 보건부가 의사 한 명만 남은 상태라고 밝힌 곳이다. <로이터> 통신은 가자지구 보건부가 해당 습격으로 인해 이 병원 의사들이 대피했기 때문에 이송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단일 공격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보이는 이번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최대 무기 공급국인 미국조차 "끔찍한 사건"이라며 이스라엘 정부에 설명을 요구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끔찍한 사건"이라며 "민간인 생명 손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사망자 중 "20여명의 어린이"가 있었다고 강조하며 "이스라엘 정부에 연락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군이 이번 공습 관련 민간인 피해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부터 다시 가자지구 북부를 포위해 지상 공격을 벌이고 있다. 28일 마흐무드 바살 팔레스타인 민방위대 대변인은 이 지역 자발리야, 베이트 하눈, 베이트 라히아에서 1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포위 상태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13일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 중단을 시사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제시된 '30일' 시한이 대선 전엔 미국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 읽히며 이스라엘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8일 이스라엘 의회는 가자지구 구호를 주도하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활동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이스라엘 영토 내 적용되지만 이스라엘이 구호품을 포함해 가자지구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의 협력 없이 UNRWA의 가자지구 내 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은 UNRWA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연루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가자지구에서 UNRWA를 대체할 구호 조직자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 독일, 일본 등 7개국 외교장관이 관련 입법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미 국무부도 이와 관련 28일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약 2주 전 보낸 서한"을 언급했다. 밀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한에서 분명히 했듯 이 법안 통과는 미국법과 정책에 따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 법이 발효되는 것은 90일 뒤로 내년 1월20일로 예정된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라고 지적했다. 관련해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는 것은 다음 행정부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은 2018년 재임 당시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2021년 조 바이든 정부가 이 기구에 대한 지원을 복구했다.
이달 가자지구로 들어온 구호품 규모는 급감했다. UNRWA 자료를 보면 지난달 가자지구로 반입된 구호품은 트럭 3018대 분량이었지만 이달 29일까지 반입된 구호품은 트럭 852대 분량에 불과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서한을 보낸 이달 13일 이후에도 일일 반입 트럭은 14~102대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은 서한에서 하루 최소 350대의 구호 트럭이 반입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전쟁 전 가자지구에 하루 반입된 구호 트럭 규모는 평균 500대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인용한 가자지구 보건부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부터 이달 29일까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4만3061명이 죽고 10만1223명이 다쳤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을 보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언론국은 29일 성명을 내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 사망 뒤 비어 있던 수장 자리에 '2인자' 나임 카셈 사무부총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나스랄라가 지난달 이스라엘 공습으로 죽은 뒤 유력한 후계자로 여겨졌던 하셈 사피에딘 또한 이달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상황이다. 카셈은 1991년부터 30년 이상 헤즈볼라 사무부총장을 지내왔다.
CNN은 관련해 레바논 베이루트의 카네기중동센터 연구부국장 모하나드 하게 알리가 대부분의 수뇌부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헤즈볼라에 "선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며 카셈은 이미 "알려진 얼굴"이기 때문에 "조직에 있어 당연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카셈이 언론에 자주 노출됐음에도 "하위 중산층"을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져 빈곤층을 대변한 나스랄라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절대적 지도자"보다 "조직 내 다른 목소리들에 대한 조정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카셈의 수장직은 "임시 임명"이며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수뇌부 대부분을 제거한 것을 환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3114450001129?did=NA
"지상전 한 달 새 레바논 남부 건물 1085채 파괴"… 휴전 논의도 시작 (한국일보, 조아름 손성원 기자, 2024.10.31 17:36)
NYT "마을 6곳 폐허... '평지' 전락한 곳도"
문화유산 '바알베크' 첫 대피령... 19명 사망
레바논 총리 "미국 대선 이전 휴전 가능성"
미 백악관, '60일 휴전' 제안 보도에 말 아껴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침공해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지상전을 개시한 지 한 달 만에 이 지역에서 최소 1,085채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35채가 이스라엘군 공격에 무너지거나 손상된 셈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무차별 공습·포격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잔해 더미로 변한 곳도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중동 긴장 완화가 절실한 미국 정부가 휴전 협상의 운을 띄웠지만, 지금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레바논에서 포성이 잦아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폐허가 된 주택가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위성 사진을 자체 분석했다며 "지난달 30일 밤 IDF가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후, 이 지역에서 파괴된 건물이 적어도 1,085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IDF는 레바논 남부 국경에 인접한 마을 6곳(메이스엘자발·블리다·카프르킬라·마이비브·람야·아이타알샤브)을 집중 공략했고, 그 결과 대부분 폐허로 변했다.
특히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1.6㎞ 떨어진 작은 마을 '마이비브'는 "건물 76채가 붕괴해 사실상 평지가 돼 버린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마이비브는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 때도 IDF와 헤즈볼라 간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피해 규모(건물 수 기준)가 가장 컸던 곳은 최소 311채가 무너진 메이스엘자발 마을이었다.
이 마을들은 헤즈볼라가 군사 기지를 두고 활동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민간인 거주 지역이기도 하다. IDF는 "헤즈볼라 군사 시설을 겨눈 표적 공격"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법 전문가들이 고개를 젓는 이유다. 톰 대넌바움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NYT에 "군사적 목표물과 민간 시설이 섞인 지역 전체를 (공격) 타깃으로 삼는 것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도시 전역 첫 대피령도
인명 피해도 그치지 않고 있다. IDF는 이날 레바논 동부 도시 바알베크와 주변 마을에 대피령을 내린 뒤 공습을 가했고, 레바논 보건부는 "여성 8명 등 최소 1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지상전 개시 이후, 레바논의 도시 전역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바알베크는 제정 로마시대 신전이 있는 유서 깊은 도시로,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IDF는 "바알베크가 있는 베카 계곡 인근 헤즈볼라 연료저장고를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남동쪽 군사 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했다며 맞불을 놨다. 미국 국무부는 "헤즈볼라를 표적으로 삼는 이스라엘의 권리를 지지한다"면서도 "민간인과 주요 문화 유산을 위협하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내놨다.
휴전 협상 첫발, 성사 여부는 '안갯속'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논의'도 비로소 첫발을 뗀 모습이다. 다만 타결 여부는 안갯속이다. 양측 당사자보다는 오히려 대선을 코앞에 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적극적이다. 이날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자국 매체에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미국 중동 특사와의 전화 통화 후, (미국 대선일인) 다음 달 5일 이전에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고 낙관적 관측을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간 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미국이 마련한 제안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2개월 휴전' 이후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1701호 완전 이행 협상에 나선다. 2006년 레바논 2차 전쟁 종식 당시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 1701호는 △IDF의 레바논 철수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다만 미 백악관은 이번 제안서와 관련, "현재 (휴전) 협상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110111274778310
이스라엘, 병원·난민캠프 골라 공격하는데…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 방어"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 | 2024.11.01. 13:57:54)
병원 공격으로 필수 의료 물품 파괴…하루만에 팔레스타인 95명 사망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베이루트에 이어 시리아까지 공격하며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날 하루만 가자지구에서 95명이 사망했다.
1일(이하 현지시각)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현지 의료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9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 근처에 있던 집 두 채가 공격받아 16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이날 난민 캠프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카말 아드완 병원도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8일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에서 나흘간 작전을 마친 뒤 철수한 바 있는데 또 다시 공습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병원에 숨어 있었고 일부는 병원 직원으로 위장했다면서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공격으로 가자 북부 지역의 병원이 사실상 없어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은 "카말 아드완은 가자 북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병원"이라며 "이스라엘 전투기가 세계보건기구에서 전달한 의료용품이 보관돼 있는 시설을 폭격하면서 필수 의료 물품들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격으로 지난해 10월 7일이후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4만 3204명, 부상자는 10만 164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레바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은 레바논 당국을 인용, 이스라엘이 지난 24시간 동안 레바논 남부를 공격해 6명의 의료진을 포함, 4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있는 4개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고지하며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시리아 지역까지 공격하며 전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시리아 <사나>통신은 이스라엘이 알 쿠사이르의 주택가와 산업 시설에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방송 <샴 에프엠>(Sham FM)은 이 공습으로 6명이 사망했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공격 대상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무장 부대 내에서 활동하는 부대 중 일부가 사용하는 무기 저장소 및 지휘 센터라고 설명했다.
전투 지역을 확산시키면서 이스라엘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외국인 근로자 4명과 이스라엘인 3명 등 7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이스라엘 내 민간인에게 수개월 만에 가장 치명적인 날"이라고 보도했다.
이렇듯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휴전에 대한 가능성만 이야기하면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을 위해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했지만 휴전 협상과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0월 31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을 통해 긴장 완화에 대해 논의하면서 "미국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인단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직원, 이스라엘 및 지역 파트너를 방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양국 장관이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현재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전시켜야 할 조치와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정에 대한 전망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2055
“이스라엘, ‘목격자 없는 전쟁’ 만들고 있다”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2024.11.05 22:00)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 기자,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세미나에서 “팔레스타인 기자는 살해, 외신 취재진은 차단, 종군 취재는 검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가하는 전쟁은 ‘목격자 없는 전쟁’이자 이스라엘에 종속된 ‘임베디드 저널리즘’(embedded journalism·동침 저널리즘)이 만난 최악의 조합이다.”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 기자가 5일 ‘2024년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에서 열린 ‘분쟁저널리즘과 언론자유’ 세미나에서 밝힌 진단이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 등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힌츠페터국제보도상 특별 행사를 열었다. 이 기자는 ‘전쟁 너머 또 다른 전쟁’ 세미나에서 ‘목격자 없는 전쟁 만들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레바논, 파키스탄 등 아시아지역 분쟁을 취재해온 이유경 기자는 “가자 전쟁에서 보이는 언론 탄압이 국제사회가 주목할 분쟁 보도와 언론 자유 침해의 중요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현지 언론인들도 이스라엘에 의해 폭격과 저격을 당하거나 무장단체 대원으로 낙인찍힌다. 국제 언론단체들은 이를 전쟁 범죄로 제소했고,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언론에 대한 이스라엘 행위를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일환으로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외국 기자들의 취재 목적 진입을 원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종군 취재만 허용한다. 취재진은 이스라엘군(IDF)과 동행해야 하며, 언론 보도물도 이스라엘의 검열을 거친다. 이 기자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살상을 ‘언론 자유에 대한 이중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현 상황을 ‘목격자 없는 전쟁 만들기’로 규정한 배경이다.
또 다른 위협은 ‘임베디드 저널리즘’이다. 이 기자는 “독립적으로 가자에 진입한 외신 기자는 거의 없으며, CNN 기자 클라리사 워드도 제한된 시간 내에 구호단체와 동행하는 방식으로만 접근이 가능했다”며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와 같은 용어뿐 아니라 ‘난민 캠프’와 같은 표현까지 금지하며 가자 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기자는 “임베디드 저널리즘은 기자들에게 군의 통제를 수반해 언론의 독립성이 위협받았다”며 “기자들이 전쟁 수행자의 내러티브에 순응하게 만들며 이는 오늘날 이스라엘의 전쟁 보도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현지 취재를 멈추지 않는 알자지라에 ‘전쟁’을 선포했다. 관련해 이유경 기자는 “이스라엘은 ‘알자지라 법’을 통해 알자지라 사무소를 폐쇄하고 장비를 압수하고 알자지라 소속 기자들을 테러 단체와 연계한 인물로 지목했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알자지라 기자 6명의 사진을 수배자 전단처럼 SNS에 공개하며 하마스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이는 알자지라 보도를 억제하려는 명백한 조치”라며 “UN 인권 보고관은 이를 사실상의 ‘사망선고’라 경고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스리랑카 내전에서의 언론 탄압과도 겹쳐 보인다. 지난 2009년 스리랑카 내전 마지막 단계에서 정부는 언론 접근을 전면 차단하면서 ‘목격자 없는 전쟁’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이 기자의 설명이다. 그는 “스리랑카 내전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식민지 역사와 고착된 분쟁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두 전쟁 모두 학살과 인종 청소가 목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공동체가 더 넓은 국제적 연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주류 언론의 비판적 보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제 비영리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을 시작한 2023년 10월7일부터 2024년 11월4일까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이스라엘에서 최소 137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이는 CPJ가 연간 언론인 사망을 집계한 1992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올해 숨진 언론인 72명 가운데 58명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사망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은 오는 7일 저녁 6시 광주 전일빌딩245 대강당에서 열린다.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세계 영상기자에게 수여하는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올해 가자지구의 영상기자들이 선정됐다. 수상자 마르완 알 사와프 기자는 심사 결과 발표 전인 지난해 말 이스라엘 공습에 의해 숨졌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1102123035
가자 사망 70% 여성·어린이…5~9세 ‘최다’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1.10 21:23)
유엔, 전쟁 발발 6개월 피해 조사…사망자 44%가 아동
5명 이상 동시 사망이 88%…이 ‘표적 공격’ 주장과 배치
보고서 “전례 없는 수준의 국제법 위반”…이, 전면 부정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후 6개월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가자지구 주민 가운데 70%가 여성과 어린이라는 유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전쟁 발발 후 지난 4월 말까지 약 6개월간 가자지구 전체 사망자의 44%가 어린이, 26%가 여성이었다. 통상 무장대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성별·연령대로 간주되는 성인 남성은 전체 사망자의 30%였다.
사망자를 연령대별로 분류하면 5~9세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10~14세, 0~4세 순으로 어린이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가장 어린 희생자는 태어난 다음날 숨졌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88%가 동일한 공격으로 5명 이상이 동시에 숨진 사례였다. 유엔은 이를 두고 인구 밀집 지역에서 광범위한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강한 위력의 무기가 사용된 증거라고 짚었다.
이는 정밀 무기를 사용해 하마스 대원만 표적으로 공격하는 등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80%가 주거용 건물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32쪽 분량의 이번 보고서에서 전쟁 발발 후 6개월간 유엔이 세부 정보를 확인한 사망자 8119명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으며, 여전히 많은 시신이 붕괴된 건물 안에 매몰돼 있어 희생자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가자지구에 직접 유엔 조사단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해 10월 개전 이후 13개월간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가 최소 4만3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OHCHR 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인 아지트 숭하이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사망자가 매우 많아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최종 집계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발표한 수치와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국제법 위반”이 확인됐다며 “전쟁범죄 및 기타 잔혹범죄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차단하고 대규모 강제이주를 통해 피란민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점, 백린탄을 사용하고 병원과 학교, 언론인을 공격하는 등 국제법을 위반한 점 등을 짚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스라엘군의) 심각한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신력 있고 공정한 사법기구를 통한 합당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모든 유관 정보와 증거가 수집되고 보존되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제네바 유엔본부에 주재하는 이스라엘 대표부는 보고서 내용을 전면 부정하면서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우고 있는 점을 유엔이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1131637001
“이스라엘, 미국 ‘최후통첩’에도 구호품 끊어”···‘개전 이후 최악’ 가자 상황은 (경향, 선명수 기자, 2024.11.13 16:37)
30일 이내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라는 미국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지난 한 달간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틀어막으며 상황이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간 가자지구 안으로 반입된 구호품 양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었고, 특히 이스라엘군이 포위 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북부 지역에선 수만명이 외부와 단절된 채 기아 상태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 국제난민기구, 세이브더칠드런, 아네라, 메드글로벌 등 8개 국제구호단체는 미국 정부가 ‘최후통첩’의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12일(현지시간) 19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스라엘은 미국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고 특히 북부 지역에선 현장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며 “오히려 한 달 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미 대선을 20여일 앞둔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에 서한을 보내 30일 이내로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무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압박한 바 있다.
구호단체들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이행을 요구한 19가지 세부 조치 가운데 이스라엘이 15가지를 전혀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며, 4가지만 부분적으로 이행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요구한 조치 가운데 △일 평균 350대 구호트럭 반입 △구호품 이송을 위한 전투 일시 중단 △작전상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한 민간인 강제 대피령 중단 △북부 고립작전 중단 및 인도적 접근 허용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활동 금지법 입법 중단 △국제적십자위원회 접근 허용 등 핵심 사항은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구호품 이송을 위해 국경검문소를 추가로 개방하라는 요구는 한 달 내내 뭉개다가 최후통첩 마감일인 이날에서야 에레즈 검문소를 추가로 열겠다고 발표했다.
구호단체들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특히 포위된 북부 지역에선 물과 식량, 의약품이 끊긴 채 7.5만~9.5만명이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초부터 가자지구 북부를 포위하고 민간인 대피령을 내린 뒤 남아있는 이들을 전부 무장세력으로 간주해 사살하거나 식량 공급을 끊는 이른바 ‘굶겨 죽이기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최근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 역시 가자 북부에 구호 물품이 반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작전을 시행하고 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 구호 물자가 급감한 사실은 이스라엘의 자체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관련 민간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 통계를 보면 10월 한 달간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식량은 총 2만5155t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적었고 전달과 비교해서도 3분의 1 수준이었다. 10월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트럭 대수는 하루 평균 57대였고, 11월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아 하루 평균 75대가 반입됐다. 모두 미국이 요구한 하루 350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엔이 파악한 상황은 훨씬 심각해, 유엔은 지난달 초부터 가자지구에 하루 평균 39대의 구호트럭이 들어온 것으로 보고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최후통첩 마감일을 하루 앞둔 전날 북부 베이트하눈에 구호트럭 14대 반입을 허용했다고 발표했으나,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이스라엘군이 이동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3대만 마을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현재 가자지구 상황이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미국 정부가 당초 경고했던대로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날 “우리는 이스라엘이 우리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했다”며 무기 지원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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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47997.html
이스라엘군, 또 예고 없이 가자 학교 공습…“최소 16명 사망” (한겨레, 홍석재 기자, 2024-07-07 09:24)
“50명 넘게 부상”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48841.html
이스라엘군, 10·7 하마스 공습 ‘대응 실패’ 인정 (한겨레, 김미나 기자, 2024-07-12 11:11)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때, 이스라엘군이 자국 주민 보호 등 대응에 실패했다고 인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11일(현지시각) 내놓은 10·7 대응 관련 첫 보고서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 지역이던 키부츠(집단 농장) 베에리 주민 보호에 실패했다는 점을 적시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당시 베에리는 하마스 공격을 받아 주민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32명이 인질로 잡혀간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 가운데 11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보고서에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광범위한 침투에 대비하지 못했고 전투 초기 약 7시간 동안 베에리 주민들이 자력으로 방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언급돼 있다.
이스라엘군은 새벽부터 시작된 공격에도 베에리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명확하고 정확한 상황 평가를 하지 못했다”고 썼다. 이 때문에 주민들에게 제대로 당시 상황을 경고하지 못했으며, 군 스스로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각 군과 부대 사이 지휘와 통제, 조정, 질서가 부족했다”, “이런 혼란으로 이스라엘군이 키부츠 입구에서도 하마스가 주민들을 죽이는 동안 진입하지 않고 기다렸다”고도 인정했다. 보고서는 베에리 주민들이 스스로 대응해 전투 초기 방어선을 지켜냈다고도 언급했다.
비비시는 당시 하마스와 대치했던 한 주택 안을 포격하라고 이스라엘군이 탱크에 명령을 내려 인질 13명이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주택가 지역을 향한 탱크 포격은 전문적으로 수행”됐고, “테러리스트를 압박하고 내부 인질을 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보고서가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건물 외부에서 민간인 두 명이 파편에 맞아 다친 사건을 제외하고는 탱크 포격으로 인질들이 다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인질 대부분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으며, 추가적인 조사 결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날 신임 장교 임관식에 참석해 지난 10년간 하마스의 능력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정부 쪽에 독립적인 국가 차원의 조사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간 네타냐후 총리는 국가 차원의 조사위 구성 요청을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베에리 주민들도 성명을 내어 “비할 데 없는 악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군이 우리를 보호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국가 차원의 조사를 벌여줄 것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구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48983.html
이스라엘, 스스로 지정한 ‘인도주의 구역’ 공습…주민 91명 살해 (한겨레, 박병수 선임기자, 2024-07-14 12:48)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49244.html
이스라엘, 전투에서 승리해도 전쟁에선 지고 있다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7-16 08:00)
두 개의 전쟁 (상) 가자 전쟁
이스라엘, 가자 전쟁 목표 달성 요원
하마스는 귀환하고, 주민 지지 확장
북부에서는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어른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이어 2023년 10월7일 일어난 팔레스타인 가자 전쟁은 끝나지 않으며 국제 사회를 냉전 이후 최대의 진영 대결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은 러시아에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으나, 러시아에 전황이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 미국 등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초토화했으나,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수렁에 빠지고 있다. 변곡점에 들어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의 실상을 점검한다.
“암살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지속적이고 변화무쌍하게 가하는 군사적 압박의 일환이다. 매일 수많은 하마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핵심 군 지휘관인 무함마드 다이프 제거를 위해 자신들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마와시 일대를 공습한 다음날인 14일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총사령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할레비 사령관은 다이프가 사망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 작전으로 숨진 민간인은 9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에서 덫에 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9개월 넘게 지났으나, 이스라엘이 전쟁 목표로 내걸었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박멸은 요원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 하마스 지지는 확장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다시 소개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어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팔레스타인이슬람지하드(PIJ)에 대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다시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초기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를 대대적으로 침공해 주민 다수를 남쪽으로 소개하고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당시 가자시티를 초토화하고 하마스를 몰아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귀환했고, 이스라엘은 돌아온 주민들도 다시 몰아내고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4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전투는 “격렬한 국면”이 거의 끝나서 병력을 헤즈볼라와 맞서기 위해 레바논과 접경한 북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전투 국면의 종식을 선언한 것이 무색해졌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4만명의 병력을 투입해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 중 80%를 난민으로 만들고, 3만8천명(민간인이 70%)을 죽이고, 적어도 7만톤의 폭탄을 퍼부었다. 2차 대전 때 영국 런던과 독일 드레스덴, 함부르크에 투하된 폭탄보다 많다. 빌딩의 절반 이상은 파괴됐고, 물·전기·연료를 차단해 주민들의 굶주림을 야기하는 작전도 벌여왔다.
가자 전쟁은 지난 4월부터 교착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북부에서 남부로 쓸고 내려가 가자 주민 120만명을 남단 라파흐에 몰아넣고는 최대 공격을 가하려 했다.
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고와 반발에 주춤해졌다. 이때부터 이스라엘이 전투에서는 승리하나, 전쟁에서는 지고 있다는 평가가 서방 언론에서도 지적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인질 석방과 하마스 파괴라는 전쟁의 두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의 고난은 동맹국에서조차도 그(이스라엘) 지지를 갉아먹었다”고 평가했다.
잡혀간 인질 253명 중 109명은 지난해 11월 일주일간의 휴전 때 팔레스타인 수감자와의 맞교환으로 풀려났다. 이후 3명만 군사작전으로 풀려나고, 12명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주검으로 발견된 이들 중 3명은 이스라엘군의 작전에 희생됐다. 남은 인질은 129명인데, 이스라엘은 이들 중 적어도 34명이 숨졌다고 추정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10일 의회에서 하마스 전투원의 60%가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 사망자가 지난 4월 약 1만3천명 등 지금까지 1만4천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버트 페이프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포린 어페어스’에 지난달 기고한 ‘하마스가 이기고 있다’라는 글에서 하마스는 건재하고, 주민의 지지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한다. 하마스는 숨진 대원이 6천~8천명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미국 정보당국은 1만명 수준으로 본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1만5천명의 대원을 동원할 능력이 있고, 가자지구 하마스 터널의 80%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페이프 교수는 ‘하마스 승리’의 이유로 하마스가 대원들을 많이 잃었지만 여전히 대원들을 충원할 능력이 있고, 이런 능력의 배경에는 주민들 사이에서 확장되는 지지라고 분석한다. 팔레스타인정책조사연구센터(PSR)의 조사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로 지지율이 갑절로 뛰었다. 이 공격 전인 지난해 6월에는 지지율이 20%로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경쟁 정파인 파타흐와 비슷했는데, 1년 뒤인 지난 6월에는 40% 대 20%가 됐다. 지난 3월 조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73%가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공격이 정당했다고 믿고 있다. 심지어 주민의 53%는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공격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가자 전쟁 이후 주민들이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고통과 비극 때문이다. 가자 주민의 60%가 적어도 가족 중 1명을 잃었고, 75%는 가족 중에 부상자나 사망자가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서 덫에 걸린 또 다른 이유는 종전 이후 계획, 출구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월 말 “가자 전투는 2024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최소 7개월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이 끝나면 물러나야 할 뿐만 아니라, 전쟁을 끝낼 계획과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11월 초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세력에 가자지구 통치를 맡기자고 하나,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내각은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치안장관 등 극우 세력들은 가자지구를 완전 점령해 이스라엘의 영토로 만들자고 주장한다. 네타냐후는 이는 자신의 입장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현실을 그쪽으로 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자지구 주변 및 중앙을 관통하는 회랑에 너비 1㎞ 완충지대를 건설해, 항구적 군사 점령의 기반을 닦았다. 길이 약 40㎞에 폭 5~12㎞에 불과한 가자지구 주변과 중앙에 너비 1㎞의 완충지대 설치는 가자 주민에게는 영토의 대폭적 축소뿐 아니라 생활의 단절과 고립을 의미한다.
워싱턴의 중동연구소 에얄 루리파르데스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주요 목표는 가자지구의 서안지구화”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영토가 될 서안지구의 60% 이상을 점령하고 조각내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조각난 땅에서 고립돼 생활하고 있다. 도하연구소의 하니 아와드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최대한 인종적 청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금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빼내서 레바논과 접경한 북부에 배치해,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대비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 초기에 국제사회의 비난을 돌리려고 헤즈볼라와의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으나, 이 충돌로 북부에서 자국민 10만명이 난민이 되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도 이스라엘에는 피하기 힘든 덫이 되고 있다. 끝없는 가자 전쟁에 더한 헤즈볼라와의 확전이라는 ‘두 개의 덫’에 이스라엘은 걸려들고 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49671.html
가자 임시 부두, 20일간 구호품 전달했지만 결국 철거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7-18 15:53)
미국, 2억3천만달러 들여 설치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51655.html
이란의 심장서 하마스 지도자 피살…이스라엘에 ‘피의 보복’ 통첩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7-31 19:42)
하메네이 “강한 처벌 준비” 보복 지시
가자전쟁 중동 전체로 확전될 가능성
https://www.yna.co.kr/view/AKR20240731125451009?input=1195m
'저항의 축', 하니예 암살 분노…이스라엘에 동시 보복하나(종합)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김동호 특파원, 2024-07-31 23:15)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51752.html
암살 하니야 장례식 테헤란에서 열려…향후 중동 분쟁 시나리오는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8-01 14:23)
이란과 친이란 세력 이스라엘과 동시 전쟁부터
상징적 보복 주고받은 뒤 가자 전쟁 소강 가능성도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51785.html
폭주하는 이스라엘, ‘극우정권 유지·미국 묶어두기’ 노림수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8-01 16:15)
네타냐후 극우 내각 유지
미국 등 동맹들 묶어두기
이란 대통령 취임식 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일어난 하마스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사건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극우 정부가 벌인 도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에서 다시 긴장을 극적으로 고조시켜 국내적으로는 정권을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등을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 지지로 묶어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최근 최대 지원국인 미국에서 권력 교체기를 맞아 가자 전쟁에 대한 지지가 줄어드는 현실에 직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지난 24일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을 했으나,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이 겸직하는 상원 의장인데도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층들의 반이스라엘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5일 네타냐후를 만나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일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도 막상 가자 전쟁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그는 방미한 네타냐후와 회동하기 전 25일 한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신속히 끝내고 인질을 데려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도 전쟁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지지층들을 의식한다.
그러나 만약 중동에서 이란 및 친이란세력과 이스라엘 사이 전면전 위기가 일면 미국 여야 정치 세력 모두 이스라엘 지지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 3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로버트 우드 미국 차석대사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기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가자 전쟁 휴전 협상도 이스라엘이 더는 피할 수 없는 처지로 몰렸다. 하마스는 7월 초 오랫동안 주장하던 우선적인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주장을 철회했다. 미국과 카타르 등이 중재하는 3단계 휴전안을 위한 구체안들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재배치 및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한 6주간의 정전→가자에서 이스라엘의 완전 철수 및 인질 전원 석방→가자 재건 및 새로운 통치 체계 수립의 3단계로 가는 세부 사항들이 조율되는 상황이다.
휴전이 성사되면 네타냐후는 극우 세력들 연정 이탈에 더해 야당의 총선 실시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에서 일어난 축구장 폭격 사태로 인한 어린이 12명이 숨진 사건은 이스라엘이 공격 강화를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이스라엘군은 축구장에 떨어진 로켓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부인했으나 이스라엘은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전략 부대 수장인 푸아드 슈크르를 숨지게 했다. 31일 가자전쟁 휴전 협상 및 외교를 담당하는 하니야가 암살됐고, 이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좌초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일련의 사태로 네타냐후는 정권 유지에 동력을 얻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네타냐후가 “평화를 달성할 의도가 없다”도 비난했다.
https://www.news1.kr/world/middleeast-africa/5507140
이스라엘, 가자 학교 공격해 100명 이상 사망…이틀 만에 또 학교 공격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2024.08.10 오후 3:56)
현장서 화재 발생…구조대, 시신 수습 및 부상자 구조에 안간힘
이스라엘 "학교 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정확하게 타격" 주장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53196.html
또 또 팔레스타인 학교 공습…어린이 11명 등 100명 가까이 숨져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8-11 14:10)
이스라엘군 “무장단체 제거” 주장
미국·유럽 등 일제히 규탄 메시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886
"집단학살" vs "하마스 제거"…이스라엘 가자 학교 폭격 파장 (중앙일보, 이승호 기자, 2024.08.11 16:2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936
이스라엘, 또 가자 학교 폭격…“기도실 명중, 100명 사망” (중앙일보, 이승호 기자, 2024.08.12 00:01)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82917111963976
이스라엘, 가자 4만 명 살해 모자라 서안지구도 쑥대밭 만드나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4.08.29. 19:58:43)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8300802001
이스라엘, 또 가자지구 구호차량 공격···5명 사망 (경향, 윤기은 기자, 2024.08.30 08:02)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56432.html
인질 6명 숨지자 이스라엘 70만 민심 폭발…“휴전하라” 시위 (한겨레, 최우리 기자, 2024-09-02 10:14)
가자전쟁 이후 최대 규모
‘협상 실패 책임’ 네타냐후 퇴진 촉구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인질 6명이 숨진 채 발견되자 이스라엘에서 시민 70만명이 휴전 협상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고 1일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 시작 이후 최대 규모로, 휴전 협상 실패로 인질이 끝내 사망한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들은 인질 석방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 등을 요구했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거리에만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대 55만명이 모였고, 전국적으로는 70만명에 이르렀다고 인질 및 실종 가족 포럼 관계자가 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전쟁 시작 11개월 만에 가장 큰 시위”라며 “시위자들은 (이번 시위가)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텔아비브 주민 슐로미트 하코헨은 에이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부가 인질들의 생명이 아닌 자신들의 (권력) 보호를 위해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 멈추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고속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등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거나 광장에 모인 시위대에 섬광탄을 쏘는 등 충돌도 빚어졌다.
이번 시위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흐 지하터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허시 골드버그폴린(23)과 카르멜 가트(40), 에덴 예루살미(24), 알렉스 로바노프(32), 알모그 사루시(25), 오리 다니노(25) 등이 사살된 채 발견됐다고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주검을 수습하기 2~3일 전 인질들이 근거리에서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들 중 3명은 지난 7월 논의된 휴전 협상 단계에 따라 석방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더 커졌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인 히스타드루트는 2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나서며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한때 텔아비브 벤구리온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이착륙도 멈췄다. 이스라엘 제1야당인 예시 아티드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시위에 참여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휴전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대한 분노를 더욱 강조하면서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납치된 인질들을 살해한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지도자에게 말한다. 당신들의 삶은 이제 몰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시 내각 내 의견 대립도 드러나고 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네타냐후 총리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에게 가자지구와 이집트 접경지에 있는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켜 이곳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인질이 위험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가 반발해 협상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면서 반대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밀어붙이자 “도덕적 수치”라고 비난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가자전쟁 시작 이후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살해됐고 251명이 인질로 잡혔다. 아직 97명이 억류돼 있지만 이들 가운데 3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 109명은 임시 휴전 전후로 풀려났고, 생존한 채 구조된 이는 8명뿐이다. 37명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어 “하마스 지도부는 이들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910036800009?input=1195m
이스라엘, 또 가자 난민촌 공습…"중요한 하마스 테러분자 공격"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2024-09-10 09:24)
전쟁범죄 논란 되풀이…하마스측 "최소 40명 죽고 60명 부상"
이스라엘 "하마스 지휘본부 표적…민간인 위험 줄이려 여러 조치"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57808.html
이스라엘, 가자 난민캠프 또 공습…“가족들 흙 구덩이로 사라져” (한겨레, 최우리 기자, 2024-09-10 11:00)
사상자 100여명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91015282531446
이스라엘, 가자 피난민 구역 폭격해 40명 사망…UN "전례 없는 죽음과 파괴"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4.09.10. 16:58:33)
새 학기 시작됐지만 가자지구 모든 학교 문 닫아…학업 중단 길어지면 무장단체 가입 가능성 높아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자국이 지정한 인도주의 구역을 폭격해 팔레스타인인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 한편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가자지구 모든 학교의 문이 닫힌 가운데 학업 중단이 길어지면 어린이들이 무장 단체 모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언론국을 인용,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지역 지중해 연안 알마와시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언론국은 사망자가 최소 40명에 이르고 6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언론국은 수색이 아직 진행 중으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알마와시는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임의로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해 피난민 대피를 유도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을 통해 "칸유니스 인도주의 구역 내 지휘통제소에서 작전을 벌이던 주요 하마스 테러범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과 의료진은 알마와시 천막촌에 최소 4발의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증언했고 가자지구 민간 응급 구조대는 이로 인해 최소 20개 천막이 불탔으며 폭격으로 이 지역에 9m 깊이의 구멍이 생겼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사상자에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 수를 총괄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마스 쪽은 성명을 통해 알마와시에 하마스 지휘통제소가 있다는 이스라엘군 주장을 부인하며 "추악한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모래 언덕으로 이뤄진 해안가 빈 땅이었던 알마와시를 일방적으로 인도주의 구역으로 설정했다. 이후 이 지역으로 피난민이 몰려 38만 명 가량이 대피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1200명을 죽이고 250명 이상을 납치한 뒤 11개월째 지속 중인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중 대부분이 난민이 돼 피난을 거듭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격으로 지난해 10월7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4만 972명이 죽고 9만 4761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의 알마와시 폭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하마스 군사 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를 표적으로 한 공습으로 알마와시에서 최소 9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9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서 목격한 고통은 내 유엔 사무총장 임기 중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나는 지난 몇 달간 가자지구에서 목도된 수준의 죽음과 파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즉각적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유엔은 휴전을 위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문제는 당사국들, 특히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한편 <로이터>는 9일 시작된 새 학기를 맞아 가자지구에서 5만 8000명의 6살 어린이가 초등학교 1학년으로 신규 취학할 예정이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모든 학교가 문을 닫은 상태가 지속됐다고 우려했다. 가자지구의 많은 학교가 난민 대피소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로이터>는 10학년에 올라갈 예정이었던 15살 아들을 둔 어머니 움 자키가 아들이 새 학기에 학교에 가는 대신 중부 데이르알발라 피난민 천막에서 눈을 떠 1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물을 구하러 갔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자키는 통신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통상 이런 날은 아이들이 새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 의사나 기술자의 꿈을 꾸게 되는 것을 축하하는 날이지만 오늘 우리가 바라는 건 아이들 중 아무도 잃지 않은 채 전쟁이 끝나는 것 뿐"이라고 토로했다.
팔레스타인 교육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학교의 90%가 파괴되거나 손상됐고 올해 신규 취학 예정자를 제외한 기존 62만 5000명의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게 됐다.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의 줄리엣 투마 대변인은 <로이터>에 "어린이들이 학교 밖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학업을 따라잡기 어려워지고 아동 결혼, 아동 노동, 무장단체 모집 등 착취의 희생양이 되는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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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39219.html
네타냐후 ‘전범 체포영장’ 기류, 교역 중단…더 조여오는 압박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5-03 15:18)
국제형사재판소 겨냥 “역대급 잔인” 공격적 반응
튀르키예, 인도적 지원 있을 때까지 교역 않기로
가자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극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이스라엘 지도부에 체포영장 발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튀르키예는 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의 교역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국제형사재판소가 가자전쟁을 일으킨 전쟁범죄 혐의로 이스라엘 고위관리에 대한 영장 발부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과 관련 네타냐후 총리가 “역대급의 잔인 행위”라며 재판소의 이런 시도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마비시킨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런 공격적 언급을 한 것은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장막 뒤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엔비시(NBC) 방송 등은 지난달 28일 국제형사재판소가 이번 주 중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엔비시에 “외교 채널을 통해 영장 발부를 막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영장이 발부되면, 서방 진영 내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 지도자로는 처음이다.
다만 이스라엘은 국제형사재판소의 회원국이 아니어서 이 재판소가 자신에게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제형사재판소는 팔레스타인이 재판소의 창설조약에 비준한 지난 2015년 이후 국제적으로 공인된 이스라엘 영토가 아닌 서안, 동예루살렘, 가자에 관할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부가 영장을 발부받아도 집행될 가능성은 없으나, 국제사회에서 미치는 영향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소는 체포영장에 관해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12월 카림 칸 수석검사가 이스라엘과 서안 지구를 방문해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행위자는 국제적인 인도주의법을 지켜야만 한다”며 “만약 지키지 않으면, 나의 사무실이 행동하기를 요청받았을 때 불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주민 1200명을 살해한 것을 “인류 양심에 충격을 가한 가장 중대한 국제적 범죄의 일부”라고 비판하면서도, 가자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도 “무장분쟁을 규율하는 명확한 법적 기준”에 따라서 수행돼야만 한다고 의무를 강조했다.
한편, 튀르키예는 이날 이스라엘과의 모든 교역 중단을 선언했다. 두 나라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70억달러(약 9조5410억원)에 달한다. 튀르키예 통상부는 팔레스타인 영토의 “악화되는 인도적 위기”를 언급하며 교역 중단을 발표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에 대한 충분하고 중단되지 않는 인도적 지원 통과를 허락할 때까지 이 새로운 정책을 엄격하고 단호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집단학살의 시대가, 사람을 모두 절멸하는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밝힌 뒤 이어진 국제사회의 반발 조처다. 이 밖에도 볼리비아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가자 침략을 비판하며 외교관계를 끊었고, 이어 벨리즈도 이스라엘과 단교했다.
아울러 튀르키예 의회는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기한 집단학살 사건 제소에 개입하기로 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쥐네이트 윅셀 튀르키예 의회 사법위원장은 전날 밤 성명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법적 절차를 거쳐 재판소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39279.html
6살 힌드의 마지막 순간…‘죽음의 숫자’는 오늘도 오르고 있다 (한겨레,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 정치·국제관계학과 교수, 2024-05-04 10:00)
[한겨레S] 서재정의 한반도, 한세상
이스라엘 학살 3만4535명
ICJ, 이스라엘에 ‘학살 방지 명령’
3일 뒤 가자 떠나려는 차량 공격
구조 요청하던 6살 아이까지 살해
출동한 적신월사 대원도 주검으로
힌드 라잡. 이 이름만은 기억해 달라. 3만4535명을 기억하는 것이 버겁다면.
이 세상에서 보낸 햇수는 6년에 불과했다. 가자시티에서 살았던 6년, 하루하루가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사랑해주는 부모와 친척이 있었고, 신나게 같이 놀았던 사촌들이 있었다. 그날, 삼촌하고 사촌들과 같은 차를 탔던 게 잘못이었을까.
이스라엘이 자행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집단학살은 먼 나라의 일이다.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잠깐만은 힌드 라잡을 생각해 달라. 그가 이 세상 마지막 숨을 쉬었던 것이 기아 자동차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벌써 석달 전 일어난 일이었지만 잊지 말아 달라. 올해 1월29일 힌드는 삼촌 가족과 차를 타고 가자시티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러려고 했다. 그러나 영영 가자시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의 총탄이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총탄 때문에 영영 도망칠 수 없게 됐다.
삼촌·숙모·사촌언니도 죽고…
영영 도망칠 수 없게 된 건 힌드 라잡만이 아니다. 소박하나마 행복을 일구던 아파트가 무너지고, 학교가 파괴되고, 병원이 파손됐다. 3700만t이 넘는 건물 잔해 밑에도 도망치지 못한 힌드들이 있음을 잊지 말아 달라. 살아남은 사람들이 도구와 연장이 없어 맨손으로 치워도 치워도 콘크리트 덩어리들은 무겁게 버티고 있고, 애타는 마음으로 구멍을 헤집어 봐도 1만명 이상이 그 밑에 깔려 있다.
힌드는 최후까지 살아 있던 생존자였다. 삼촌과 숙모가 먼저 죽임을 당했다. 사촌 언니도 죽었다. 이미 주검이 된 그들이 타고 있던 자동차는 움직일 수 없었다. 아직 죽지 않은 15살 라얀이 외국에 있는 친척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랑 아빠는 벌써 죽었어요. 언니도 죽었어요. 나랑 힌드만 살아 있어요.”
“걱정하지 마. 무서워하지 마. 바로 앰뷸런스를 보내줄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친척은 바로 가자시티의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에 연락했다. 구조를 요청했다. 라얀의 전화번호를 주고 연락하면 라얀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탱크는 그 자동차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라얀이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고 있는 사이에 총격을 가했다. 둔탁한 총격 소리와 라얀의 비명이 수화기를 울렸다. 전화는 끊겼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해 12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집단살해 혐의로 제소했다.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말살하려는 의도를 갖고 집단살해를 자행했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집단살해와 같은 인종청소 범죄의 재발을 막자고 체결된 협약이다. 이제 이스라엘이 그 협약을 위반했다는 남아공의 제소에 콜롬비아·니카라과·튀르키예가 동참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이 소송을 통해 이미 지난 1월26일 집단학살 방지, 가자지구 주민의 인도적 상황 개선 등 잠정조치를 이스라엘에 명령했다. 그날, 힌드 라잡은 아직 살아 있었음을 기억해 달라.
그 사흘 뒤, 삼촌과 숙모, 사촌들이 다 살해됐다. 그래도 힌드 라잡은 살아 있었다. 적신월사 직원이 다시 전화했을 때 받은 것은 그였다. 탱크가 오고 있다고,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졌다. 하지만 다시 전화가 연결됐다. 힌드는 살아 있었다. 끊어졌다 이어지고 희미해졌다가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캄캄해지고 있어요. 캄캄한 게 무서워요.”
이스라엘군 쓸고 간 지역엔 집단 무덤
통화가 이어지고 있던 세 시간, 적신월사는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이스라엘군의 침공 뒤 작전지역에는 구급차를 보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허락을 받았다. 힌드의 차가 있는 주유소로 직원 두 명이 급파됐다. 그런데 힌드에게 접근한 유수프 자이누와 아흐마드 마드훈이 뭔가 이상하다고 호소했다. 자신의 앰뷸런스를 이스라엘군이 레이저로 조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총소리, 폭발음. 연락은 끊겼다. 힌드의 목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시작한 지 200일, 언론인 137명, 의료진 356명, 유엔 구호기구 직원 178명이 살해됐다. 4월 말까지 팔레스타인인 7만7704명이 부상당했고 3만4535명이 학살됐다. 그중 70%가 여성과 아동이었다. 이 모든 숫자가 무의미하다면 힌드 라잡이라도 생각해 달라.
이스라엘군이 퇴각하고 나서야 친척들이 돌아갈 수 있었다. 연락이 끊긴 지 12일 만이었다. 그때서야 힌드 라잡의 주검을 수습할 수 있었다. 그의 기아 차량은 벌집이 되어 있었다. 바로 그 옆에 앰뷸런스가 있었다. 유수프와 아흐마드의 시신도 거기 있었다. 완전히 파괴된 구급차 근처에는 미사일 파편들도 널려 있었다. 엠(M)830에이(A)1, 미국산 탱크 파괴 미사일이었다. 그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에 260억달러의 지원을 결정했다. 팔레스타인에도 10억달러 인도적 지원을 배정했다.
이스라엘군이 진입했다 물러난 곳에서 집단 무덤이 발견되고 있다. 나세르 병원 부지에서 주검 400여구가 묻힌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 알시파 병원 부지에서도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도 집단 무덤에 대한 국제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이 묶여 있거나, 벌거벗겨진 채로, 혹은 병원 가운을 입은 채로, 치료용 의료 튜브가 삽입된 채로 마구 묻혀 있는 주검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힌드 라잡은 기억해 달라.
지금 라파흐에는 140만명의 피난민이 몰려 있다. 이스라엘군의 학살과 파괴를 피해 집을 버리고 떠난 사람들이 몰린 마지막 피난처다. 피난민은 마지막 피난처에서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어야 할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여기도 공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힌드 라잡이 가자시티를 벗어나려고 그토록 발버둥 쳤지만 그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있었을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1200명이 살해됐다. 136명이 아직도 인질로 잡혀 있다. 이 중 몇명이 살아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생명을 위해서라도 힌드 라잡을 기억해 달라. 컬럼비아대학 학생들이 점거농성했던 해밀턴홀을 ‘힌드의 홀’로 명명했음도 기억해 달라.
https://www.news1.kr/articles/5407098
라파 지상전 초읽기에 하마스 '항복'…"카타르·이집트 휴전안 수용"(상보)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4-05-07 02:00)
이스라엘군, 이날 최남단 라파 주민들 대피 지시
https://www.yna.co.kr/view/AKR20240507001952079?input=1195m
하마스, 이집트·카타르 휴전안 수용…"이스라엘은 동의 안해"(종합2보)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2024-05-07 02:26)
휴전안 내용 미확인…이스라엘군 라파 진격 임박 관측 속 전격 수용
이스라엘 관리 "우리가 휴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계략"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5071058001
네타냐후는 왜 라파에 집착하나···국제사회 반대에도 ‘마이웨이’ 까닭은 (경향, 선명수 기자, 2024.05.07 10:58)
국제사회 ‘대재앙’ 경고했지만…결국 공격 강행
이스라엘군 “라파는 하마스 마지막 거점” 주장
‘군사 명분’ 외 네타냐후 ‘정치적 계산’ 깔려
휴전 협상·공격 포기 시 연정 붕괴 가능성
‘대대적 반전 여론’ 직면 바이든 선택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에서 결국 지상작전을 공식화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대재앙’을 경고하는 상황에서도 ‘마이웨이’ 식 행보를 굳힌 것이다. 전날 라파 군사작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라파 동부지역에 민간인 대피령을 내리는 한편 이곳에 대규모 공습을 퍼붓고 탱크까지 진입시키며 작전 시작을 알렸다.
이스라엘은 라파가 하마스의 “마지막 주요 거점”인 만큼 작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전역에서 하마스 24개 대대 가운데 18개 대대를 해체했으나, 여전히 4개 대대가 라파에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군 파견 없이 공습만으로는 민간인 사이에 숨어든 하마스 세력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이 지상군 투입을 주장하는 이유다.
이집트와 국경을 접한 라파에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피란을 온 민간인 140만명이 몰려 있다. 라파는 이집트 국경을 통해 국제사회가 보내는 구호품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전달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이곳에서 지상전이 시작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네타냐후 ‘마이웨이’…국익보다 권력 유지?
이런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이 공격을 강행하는 데는 ‘군사적 명분’ 외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네타냐후가 라파 공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의 연립정부가 붕괴될 위험이 크다”며 “(라파 공격은) 네타냐후에게 정치적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안에 서명하고 라파 공격을 철회할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극우 정당의 반발과 이탈로 연정이 붕괴하고 총리가 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장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연정 내 대표적 극우 인사들은 라파 공격을 철회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이 백기를 들고 하마스에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연정은 120석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에서 64석을 차지하고 있다. 5명만 이탈해도 연정이 무너지고 3개월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2022년 총선에서 32석을 얻은 집권 리쿠드당은 5개 군소정당과 손잡고 정부를 출범시켰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13석을 확보한 극우정당들에게 이번 전쟁 내내 휘둘려 왔다.
‘가자지구 재점령’ 등 극단적 주장을 하고 있는 극우 인사들은 주요 국면 때마다 연정에서 탈퇴할 수 있다며 총리를 압박해 왔다. 이 때문에 인질 가족들을 비롯해 휴전 협상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국익’보다 ‘권력 유지’에 더 관심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휴전은 네타냐후 정치생명을, 전쟁 지속은 바이든의 정치생명 끝낼 것”
전면적인 지상전이 시작될 경우 내부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은 연장될 수 있을지언정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라파 공격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
반면 미국이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결국엔 네타냐후 총리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네타냐후 총리와 주요 사안마다 대립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왔으나, 그러면서도 군사적·외교적 지원은 계속해 왔다.
다만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지원을 계속한다면 미국 내 확산하고 있는 반전 여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의 수석 정치분석가인 마르완 비샤라는 “휴전은 네타냐후의 정치 생명을 끝낼 수 있지만, 전쟁 지속은 바이든의 정치 생명을 끝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39482.html
이스라엘, 라파흐 지상전 시작했나…“국경서 포격·총격전 이어져”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5-07 11:06)
https://www.news1.kr/articles/5407867
이스라엘, 라파서 '제한된 지상작전' 개시…하마스에 휴전 압박(종합)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조소영 기자, 정윤영 기자 | 2024-05-07 14:55)
라파 검문소에 전차 집결…이스라엘군 "검문소 내 팔 영토 장악"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7개월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받아들인 휴전안 수용을 거부한 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밤새 공습을 강행한 데 이어 이집트와 연결된 라파 검문소 일대에 탱크를 보내며 라파 지역에서의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는 7일(현지시간) 401 기갑 여단이 이집트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쪽 영토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가자지구 당국도 대변인을 통해 이스라엘 전차의 주둔으로 라파 검문소가 이날부로 일시 운영이 중단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번 공세 중 폭발물을 싣고 이스라엘군 탱크를 향해 돌진하던 차량이 파괴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해당 지역 수색 및 추가 임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이스라엘 하욤은 라파 검문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대원 간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졌다며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이날부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이곳을 통해 하마스의 무기와 물자들이 옮겨졌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군이 라파 검문소를 공격 목표로 규정했다고 한다.
하욤은 이번 작전의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확대되거나 혹은 중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상 작전에 앞서 이스라엘 공군이 현지시간으로 오전 2시 20분부터 라파를 비롯한 가자지구 지역에 공습을 재개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새벽 AFP 통신도 자사 현지 특파원을 인용해 라파에서 밤사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라파 내 쿠웨이트 병원은 이스라엘군의 밤샘 공습으로 1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날(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전투기가 하루 종일 라파 지역에서 테러 목표물 50곳 이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 지역 주민 10만 명을 대상으로 라파 북쪽 칸 유니스와 알 마와시의 '인도주의 구역'으로 즉각 이동할 것을 명령하자 하마스는 카타르·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의 휴전안에는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은 내용이 상당 부분 삽입됐다며 휴전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총리실은 가자지구에 피랍된 인질들을 석방하고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라파에서의 작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수용하겠다고 밝힌 협상안에는 6주씩 3회에 걸친 휴전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가자지구 인질 맞교환, 이스라엘군의 철수, 가자지구 재건 계획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이 중 영구적인 휴전을 목표로 이스라엘군이 철군하고 가자지구를 상대로 적대 행위를 완전히 중단한다는 조건이 네타냐후 총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월부터 인명피해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파에 남은 하마스 4개 대대를 소탕해야 한다는 이유로 라파 진격을 거듭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전날 네타냐후 총리실은 라파 작전 승인 사실을 알리면서도 휴전 협상 실무팀이 이날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해 휴전을 위한 물밑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힌 만큼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작전이 '협상용'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39552.html
‘140만 피란민’ 라파흐 진격한 이스라엘…인도적 지원 숨통 끊었다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5-07 16:35)
중동 중재국 휴전안 하마스가 수용한 다음날
이스라엘군, 라파흐 지상전 진격…시가전 우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39579.html
이스라엘 “하마스 궤멸” 내세워 라파흐 진입…멀어진 가자 출구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4-05-07 18:04)
이, 국제사회 반대에도 공격 감행
정치조직·이데올로기 ‘궤멸’ 어려워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5072038005
순식간에 사그라든 ‘휴전의 꿈’…라파 주민들 “인생 끝에 온 기분” (경향, 선명수 기자, 2024.05.07 20:38)
이스라엘군 대피 명령에 트럭·당나귀 등 타고 필사의 탈출
‘구호품 진입로’ 라파 초토화 땐 가자지구 구호 활동 ‘붕괴’
국제사회, 이 향해 “민간인 강제 이주 명령, 전쟁범죄” 비판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50917572762067
바이든, 최후통첩 "라파 침공 땐 무기 공급 중단"…네타냐후에 먹힐까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4.05.09. 20:01:56)
미, 기보도된 무기 배송 보류도 공식 인정…외신 "미·이스라엘 관계 전환점"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5092109045
이스라엘의 라파 검문소 장악에…‘가자 생명선’ 말라간다 (경향, 최서은 기자, 2024.05.09 21:09)
식량 등 구호품난 심화…이 “케렘 샬롬 검문소 재개방”
카이로서 재개된 휴전협상은 난항…미, 조율 위해 분주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52416443818279
팔레스타인 사망자 3만 넘어…이스라엘, 피난민 모인 라파 진격 임박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 | 2024.05.24. 20:00:22)
네타냐후 등에 체포영장 청구한 ICC 두고 샌더스 "국제사회, 야만 용납할 수 없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52500460875870
유엔 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 라파 공격 중단하라" 명령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김희정 기자, 2024.05.25 00:47)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5292141035
이스라엘, 라파 난민촌 또 공격…탱크 진격 등 지상전 본격화 (경향, 선명수 기자, 2024.05.29 21:41)
피란민 최소 37명 사망…“인도주의 구역 경계 임의 변경”
WHO “전면 공격 땐 마지막 남은 병원 1곳도 기능 상실”
공격을 중단하라는 국제법원의 명령도, ‘학살’을 멈추라는 국제사회의 들끓는 여론도 소용없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 공습으로 최소 45명의 민간인이 숨진 지 불과 이틀 만에 이스라엘군이 또다시 라파 인근 난민촌을 공격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면서도 피란민들이 생활하는 텐트촌을 연이어 공격하는 한편 라파 중심부까지 탱크를 몰고 진격하는 등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라파 북서쪽 알마와시의 피란민 텐트촌이 이날 네 차례 포격을 받아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지난 6일 라파 동부에 지상군을 투입하며 이곳 민간인들에게 알마와시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공격이 ‘인도주의 구역’ 안쪽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공격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포격이 ‘인도주의 구역’ 안쪽은 아니지만, 그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격 지점을 비롯해 이스라엘군이 알마와시 인도주의 구역의 경계를 최소 5차례 이상 임의로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6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45명이 사망한 라파 북서쪽 탈 알술탄 난민촌도 재차 공격을 받아 최소 16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7명은 이틀 전 공습 지점과 불과 200m 떨어진 유엔시설 옆 텐트에서 변을 당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국제사회의 규탄에 민간인 사망은 “비극적 실수”라고 항변한 바 있는데, 불과 하루 만에 같은 지역을 재차 공격한 것이다.
이곳 텐트촌에 피란을 온 팔레스타인 언론인 압델라흐만 이스마일은 “공포의 밤이었다”며 “밤새도록 전투기와 드론이 날아다녔고 폭발음이 계속 들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국제사회가 일찌감치 경고했던 민간인 피해가 지상전 개시로 점차 현실화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 탱크는 알아우다 모스크가 있는 라파 중심부까지 진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라파에 투입된 5개 여단에 더해 병력을 추가했으며, 라파에서 무장세력과 ‘근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지난 26일 탈 알술탄 난민촌 공습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당일 공격에 미군이 지원한 GBU-39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 보잉사가 제조한 GBU-39는 250파운드급 소형 유도폭탄으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파괴할 때 자주 사용해온 무기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선 살상 위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리처드 피퍼콘 세계보건기구(WHO) 팔레스타인 구호 책임자는 이날 WHO 연례총회인 세계보건총회에서 “이스라엘이 라파를 전면 공격하면 상당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마지막 남은 병원 1곳도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며 “우리는 침공 상황을 염두에 둔 비상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사망자가 속출하고 질병이 급증하는 상황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라파에 있는 3개 병원 가운데 현재 알에마라티병원만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700여명의 투석 환자를 치료했던 알나자르병원과 인근 쿠웨이트병원은 운영이 중단됐고, 라파 서부에 있는 야전병원 3곳도 모두 폐쇄됐다. 특히 라파 중심부에 있는 쿠웨이트병원은 전날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의료진 2명이 사망한 뒤 운영을 중단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병원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포격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30023600009?input=1195m
시리아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1명 사망·10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2024-05-30 09:02)
"헤즈볼라 연계 전투요원 5명도 사망"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3011200001066?did=NA
'아비규환' 라파 "시신이 사방에"… 이스라엘군에 떠밀려나는 구호단체들 (한국일보, 권영은 기자, 2024.05.30 16:44)
이스라엘군 라파 진입 이후 인도적 위기 심화
구호품 3분의 1로 줄고, 병원 문 닫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진격하면서 인도적 참사가 악화하고 있다. 구호단체들까지 하나둘 이스라엘군에 떠밀려 나는 실정이다. 가자지구로 전달되는 구호품이 3분의 1로 급감했다고 유엔은 전했다.
이스라엘군 라파 진입하니… 구호품 전달 67% 급감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파에서의 의료 및 인도적 구호 활동이 지난 7일 이스라엘군의 진입 이후 한계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부터 민간인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거센 공습이 잇따르면서 악화일로다.
이번 주에만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운영하는 야전병원과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월드센트럴키친이 운영하는 주방 등이 라파에서 문을 닫았다고 NYT는 전했다. 19개 구호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강화되면서 인도주의적 대응은 사실상 붕괴 직전에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구호품이 67% 급감했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라파 교차로가 전면 폐쇄되고, 케렘 샬롬 교차로 등 또 다른 육로 운송길도 제한적으로 열리고 있는 탓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의료인력이 부족해 수술을 하지 못하는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에 응급의료팀을 지원하려 했지만 검문소에서의 지연으로 병원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도로가 파괴되고 연료와 안전한 이동 경로가 부족해 가자지구 북부로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부상자 수송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의료 역량은 사상자 급증을 부추긴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의 아슈라프 알키드라 대변인은 "라파와 가자지구 북부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학살에 대처할 의료 능력이 없다"며 피란민을 위한 안전한 경로, 구호품의 검문소 통과, 더 많은 야전병원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습 땐 '아비규환'
지난 26일 밤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야기한 화재로 최소 45명이 숨진 라파 서부 탈 알술탄 난민촌에서의 아비규환 상황도 전해졌다. 당시 오후 8시 45분쯤 지축을 뒤흔든 폭발음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변호사 주하르(36)는 "사방에서 시체가 보였다"며 "불타는 아이들, 몸통이 없는 머리, 고통에 뛰어다니는 부상자들, 산 채로 불타는 텐트 안에 갇힌 이들이 있었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그날 운 좋게도 난민촌과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가족과 대피한 덕분에 목숨을 구했던 이발사 피다 알딘 아부 자라드(40)는 다음 날에도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결국 딸(18)을 잃었다. 당시 사상자 구조에 나섰던 피란민 샤리프 와르시 아가는 "이스라엘군은 무장 세력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하지만 천막과 이재민으로 가득한 지역을 공격한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43763.html
이스라엘, 난민촌 유엔 산하 학교 폭격…최소 39명 사망 (한겨레, 장예지 기자, 2024-06-06 15:27)
어린이 5명도 포함…이 “하마스 근거지” 주장
https://www.yna.co.kr/view/AKR20240607064700009?input=1195m
'묻지마식 학교 폭격'…이스라엘 전쟁범죄 논란 확산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2024-06-07 11:58)
유엔 "피란시설 경고 없이 공습해 국제인도법 무시"
인권단체 "전쟁범죄…하마스 있어도 정당화 안돼"
이스라엘 "민간피해 최소화한 정밀타격" 항변 되풀이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44039.html
이스라엘을 멈추기 위한 ‘올바른 말’ [세계의 창] (한겨레, 슬라보이 지제크 |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경희대 ES 교수, 2024-06-09 14:37)
소설 ‘악마의 시’의 작가 살만 루슈디는 5월20일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된다면 그것은 하마스가 다스리는 “탈레반과 같은” 정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진보적인 이들이 “파시스트 테러 단체”인 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도 했다.
나는 루슈디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탈레반이 어떻게 집권했던가. 과거 아프가니스탄은 비교적 근대화에 열려 있던 국가였다. 그러다 공산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소련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미국과 파키스탄이 소련의 영향력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슬람 저항 세력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이 된 것이다. 즉, 비교적 평화롭고 다원주의적이었던 아프가니스탄을 근본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체제로 이끈 것은 소련, 파키스탄, 미국과 같은 외국의 개입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하마스의 폭력적인 저항에 동조하도록 몰아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이 펼치고 있는 정책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스스로 정치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인종 청소와 영토 확장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을 ‘하마스화’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군사적 테러를 멈추고, 팔레스타인을 국제법과 규칙을 따르는 합법적 정치 세력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저지르는 행위를 반인도적 범죄로 규탄하는 일이다.
다행히 최근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5월20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프랑스와 벨기에가 이를 지지했다. 놀랍지 않게도,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를 제재하겠다고 위협하고,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은 “국제형사재판소가 이스라엘에 그런 짓을 한다면 그다음은 미국 차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잘 말했다. 이전에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나라들만 건드렸다면, 이제는 “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전세계에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할 때다.
5월24일에는 유엔 최고 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남단 라파흐에 대한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이 판결은 강제력이 없다. 이를 두고 냉소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이런 행위가 공허할 뿐 아니라 전장 상황에도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렇지 않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에 친이스라엘 세력이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형식적인 몸짓이라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르트르는 “권력이 진실을 말하는 것을 유용하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더 나은 거짓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진실은 공식적인 입에서 나오는 순간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는 거짓이 된다”고 썼다. 서방 국가들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폭력에 대해 말로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이스라엘에 계속해서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 그런 예다.
하지만 거짓이 되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체포영장을 따르는 것이다. 엄숙한 말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지만, 우리는 모든 말이 같지는 않다는 것을, 여전히 진실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말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말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하라”고들 하지만 지금은 이 뻔한 말을 “잘못된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말을 해라!”로 바꿔야 할 듯하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44287.html
하마스 당국자·이스라엘 대사·전문가 3인에게 듣는 가자 전쟁 해법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6-11 06:00)
하마스 정치국 관료 “이스라엘, 어떻게 끝내야할지 몰라”
주한 이스라엘 대사 “하마스 군사·정치적 역량 없애겠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 정치적 역량을 없애겠다.”(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앞으로도 못 할 것이다.”(하마스 정치국 관료 바셈 나임)
“이스라엘 내에서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하고 싶어 하는 강력한 세력이 확실히 있다.”(도브 왁스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이 8개월을 넘었다. 개전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규모 포격과 지상군 공격을 계속해,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9일까지 가자지구에서 3만7084명이 숨지고, 8만4494명이 다쳤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전쟁이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거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박멸”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전후 가자지구의 미래는 어떨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묵은 해법인 ‘두 국가 해법’은 아직 유효한지에 대해 당사자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한겨레는 지난 3~5일 하마스 정치국 소속 고위 관료인 바셈 나임 전 가자지구 보건부 장관(2006~2012),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나자리안 이스라엘연구센터를 이끄는 도브 왁스먼 교수를 화상 및 대면으로 인터뷰했다.
전쟁 어떻게 끝날까…가자지구의 미래는?
“불행히도 그들은 어떻게 전쟁을 끝내야 할지 모른다.”
나임 전 장관은 카타르 도하 사무실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자 “그들은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일부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고 유대인을 데려오자고 하고, 누군가는 공격을 끝내고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자결권을 주자고 한다. 어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가자지구로 데려오자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이스라엘이 “저항 운동을 파괴하고 인질을 구하려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앞으로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전쟁 종식 뒤 가자지구 미래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이스라엘 사상 가장 극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연립정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극우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 등은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설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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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5일 만난 토르 대사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재점령하지도, 정착촌을 다시 짓지도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극우 장관의 주장을 이스라엘 정부의 시각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적·정치적 역량을 없애고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라며 “아직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하마스의 군은 여전히 건재하고, 가자지구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는 가자 어디엔가 있는데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을 이집트 시나이반도 등 국경 너머로 몰아낼 의도라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지난 5일 화상으로 만난 왁스먼 교수는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이 재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자지구 ‘밖’으로의 추방 위험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집트가 이를 자국 주권,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가자지구가 “정말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남을지다. 그는 현재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으로 가자 ‘내부’에서 피란민의 “강제 이주”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향후 군이 국경 등 특정 지역을 “완충 지대”로 삼아 “사람이 살지 못하게 할 위험”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두 국가 해법’ 불씨 살아 있나?
“하마스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아닌 ‘제3의 대안’이라는 건 환상이다.”
왁스먼 교수는 이스라엘의 전후 계획에 대해 “이스라엘과 협력할 팔레스타인인을 찾더라도 암살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가 존재하는 한 어떤 방식으로든 제3자가 권력을 갖는 걸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8개월이 넘도록 구체적인 전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하마스와는 절대 공존할 수 없고, 대중적 인기를 상실한 파타흐 중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믿을 수 없기에 이들에게 통제권을 주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토르 대사는 “극단화하지 않고 하마스 지배를 받지 않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며 당장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두개의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이-팔 분쟁의 궁극적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정부는 회의적이다.
토르 대사는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의 미래는 팔레스타인인에게 맡겨야 한다”면서도 국가 지위 대신 “자치권”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가 건설돼 극단화하고, 이란과 군사적 동맹을 결성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국가 지위를 당장 부여할 순 없다고 했다. 그는 일단 ‘아랍 국가’가 임시 연합체를 구성해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가지기 전까지 가자지구를 관리하고 향후 하마스와 같은 극단적인 단체의 공격이 완전히 사라지면 그 뒤에 국가 인정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주장한다. 나임 전 장관은 “국제법에 따라 우리는 독립된 주권 국가와 모든 피란민의 귀환을 원한다”며 “팔레스타인이 스스로 지도부를 정할 수 있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후 통치 계획으로 “가자지구, 서안지구, 예루살렘을 통치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통합 정부”를 제시했다.
“하마스 박멸”, 가능할까?
“핵심은 이스라엘을 해칠 수 있는 하마스의 군 지도부와 군사 능력을 파괴할 수 있느냐다.”
토르 대사는 “이데올로기로서의 하마스는 박멸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제거와 인질 구출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앞세워 전쟁을 계속해왔다. “박멸”이라는 수사를 앞세우지만,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하는 정치·사회적 운동으로서의 하마스를 지워내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스라엘도 알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군 역량을 약화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완전한 파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왁스먼 교수는 하마스 군 조직의 날개를 꺾더라도 “하마스 사상에 이끌린 무장대원이 없으리란 법은 없고, 되레 (이들 ‘저항 세력’을 향한) 정치적 지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군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네트워크 등으로 점철된 “다면적 조직”이라는 말도 보탰다. 그는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는 가자지구나 요르단강 서안지구뿐 아니라 카타르, 튀르키예 등 다른 나라에도 있으며, 전세계에 지지 세력과 자금 모금 네트워크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같은 일을 (당장) 또 저지를 순 없더라도, 주민 동의에 따라 하마스를 대체할 팔레스타인 정부를 세우지 않는 한 이들이 여전히 이스라엘인을 향한 폭력·테러 행위를 할 순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초토화한 뒤 철수했던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가 복귀해 이스라엘군이 재공격에 들어갔던 최근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왁스먼 교수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며 “그들이 이스라엘에 대항해 무장 투쟁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임 전 장관 역시 “오늘날에는 ‘하마스’이지만 30년 전에는 파타흐였고, 10년 전에는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이었다”며 “이스라엘은 그들과 맞서려는 새로운 세대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교착’ 휴전 협상…바이든 제안으로 물꼬 트일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3단계 휴전안’을 제안했다. ① 6주간 휴전, 이스라엘군 “모든 밀집 지역”에서 철수, 인질 100명과 수감자 수백명 맞교환, ② 남은 생존 인질·수감자 석방,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 영구적 휴전 시작, ③ 가자지구 재건 및 사망 인질 주검 귀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단계가 시작하기 전까지 협의가 길어져도 ‘일시 휴전’을 계속한다는 내용 외에는 대부분이 5월 초 결렬됐던 협상안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고 전해진다.
하마스는 이 제안에 “긍정적”이다. 나임 전 장관도 “타결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한다. 토르 대사는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권력을 유지하고 군사 능력을 재건하길 원한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야흐야 신와르가 하마스 깃발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선언하는 걸 볼 수 없다”고 했다.
왁스먼 교수는 이번 휴전 협상을 둘러싼 양쪽의 정치적 목표가 “양립이 어려운 제로섬”이면서 이스라엘군 가자 철수와 영구 휴전은 “하마스의 승리를 의미하지만 이스라엘에는 패배를 의미”한다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44288.html
“이스라엘의 점령 중단으로 폭력의 고리 끊을 수 있다”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6-11 06:00)
도브 왁스먼 UCLA 교수 인터뷰
당국자·전문가 3인에게 듣는 가자 전쟁 해법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44286.html
이스라엘 대사 “팔레스타인 국가 안 돼…‘자치권’이 최대치”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6-11 06:00)
당국자·전문가 3인에게 듣는 가자 전쟁 해법
아키바 토르 주한 대사 인터뷰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44289.html
하마스 고위 관료 “우리도 ICC 출석해 재판 받고 변호하겠다” (한겨레, 노지원 기자, 2024-06-11 06:00)
당국자·전문가 3인에게 듣는 가자 전쟁 해법
하마스 정치국 고위 관료 바셈 나임 인터뷰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44290.html
유엔 안보리, 가자지구 3단계 휴전 계획 지지 결의 (한겨레,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2024-06-11 06:53)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144418.html
[사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멈추라”는 안보리 결의 받아야 (한겨레, 2024-06-11 18:05)
4명과 274명.
외신을 통해 전해진 희생자의 수다. 이스라엘군은 9일 페이스북에 “전날 작전을 통해 인질들을 구해냈다. 풀려난 게 아니다”란 짧은 메시지를 올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성명을 내어 “우리의 영웅적 전사들이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고 인질들을 구했다”며 이번 작전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전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소식은 곧이어 전해졌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10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에 자리한 누사이라트 난민 캠프에서 4명의 인질을 구하는 과정에서 274명이 숨지고 698명이 다쳤다고 밝힌 것이다. 에이피(AP)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인질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민간인들이 밀집해 있는 난민 캠프를 폭격해 희생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스라엘 정부는 “테러리스트들 시설을 표적 삼아 공격했다”며 사망자는 100명 이하라고 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이스라엘이 4명의 인질을 위해 수십배 넘는 이들을 희생시켰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런 ‘잔혹한 작전’이 가능한 것은 가자지구 장벽 너머에 있는 230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같은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적인 선제공격을 벌여 1200여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250여명의 인질을 끌고 갔을 때 국제사회는 이 비극적인 사태에 한마음으로 분노했다. 하지만 이후 이스라엘의 도를 넘는 반격이 이어지며, 팔레스타인 쪽 희생자는 이스라엘보다 30배 많은 3만7000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 모두 더는 전쟁을 이어갈 명분을 잃었다. 남은 선택지는 ‘즉각 휴전’밖에 없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일치된 의견’이기도 하다. 유엔 안보리는 10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 모두에 “지체하지 않고 무조건”, 앞서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과 대립해온 러시아도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으로 이번 결정을 사실상 승인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양쪽은 당장 전쟁을 멈추고 남은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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