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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Corbyn: The Cost-of-Living Crisis Demands That We Democratize the Economy

새벽길 2023. 1. 4. 00:57

국에서도 이러한 투쟁이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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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끊이지 않는 영국, 코빈 “축적된 부를 노동자에 돌려줘야” (민중의소리, 정혜연 기자, 2023-01-02 11:34:57)
편집자주
2022년 제1의 국제뉴스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와 그에 따른 노동자 실질임금의 폭락와 생계비 위기, 그리고 대대적인 대중의 저항을 꼽는 분석이 많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민간영역, 공공영역할 것 없이 2022년부터 파업이 끊이지 않는 영국에서 제레미 코빈 전 노동당 당수가 그에 대한 대책과 투쟁 방향에 대해 자코뱅에 기고한 글을 소개한다.  
원문:  Jeremy Corbyn: The Cost-of-Living Crisis Demands That We Democratize the Economy
지난 12월 15일, 영국을 대표하는 간호대학이자 영국 간호사협회로 30만여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영국 왕립간호대학(RCN)이 106년 역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인력 부족, 저임금, 과로에 시달리는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 소속 간호사 수만 명이 적절한 급여 인상이 거부되자 거리로 나왔다. 간호사는 팬데믹 첫해에 영웅 대접을 받았지만 다음해부터 푸드 뱅크(유통기한 임박 등의 이유로 품질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유통이 어려운 식품을 기부 받아 저소득 및 소외계층, 복지시설에 나눠 주는 나눔 제도이자 사회복지 지원체계)을 이용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다. 간호사 실질임금이 2010년 이후 3000파운드 이상 떨어졌고, 4명 중 3명은 급증하는 에너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한다.
영국 국민에게 2022년은 보수당이 나라를 정치적 혼돈에 빠뜨린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그 멜로드라마 이면에는 더 큰 위기가 있다. 절박한 사람들은 궁핍 속으로, 이른바 중산층은 벼랑 끝에 몰아넣은 생활비 위기가 있다. 우리는 2022년을 상대적 아동 빈곤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실질 임금 증가율이 반세기 반에 최저 수준에 도달한 해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영국의 평균 소득은 한 달에 80파운드, 특히 공무원의 평균 소득은 한 달에 180파운드 감소했다). 진짜 스캔들은 이것이다.
일부 의원의 경우 2022년은 리얼리티 TV 커리어를 시작한 해였다. 하지만 다른 국민의 경우 2022년은 자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여유가 없다고 말한 해였다. 에너지 회사들에게 올해는 은행을 가며 내내 웃었던 해였다. 리시 수낙 총리가 보수당 당대표 선거를 치르고 이기는 동안 석유메이저 쉘은 82억 파운드의 수익을 올렸고,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에너지 회사인 SSE는 단 1년 만에 수익이 3배로 증가했다. 전 세계 7대 석유 회사의 수익은 거의 1,500억 파운드로 증가했다.
생계비 위기에 대처하려면 기존의 경제 모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무책임한 기업이 소비자의 고통과 지구의 파괴로부터 이익을 얻는 모델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가치, 원칙, 전통인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동당은 최근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영국 국민으로의 사상 최대 규모의 권력 이전’을 추구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는 상원의 폐지, 지방자치단체로의 권력 이전 등 노동당이 2019년 매니페스토에서 밝힌 많은 정책을 환영했다. 단원제가 아닌 제2의 의회가 있는 양원제를 채택하려면 영국의 지리적인 다양성이 제대로 반영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원의 폐지와 지방으로의 권력 이전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이뤄지면 영국의 지역적 재능과 에너지, 창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중앙정부 중심의 국정운영모델이 분권화될 것이다.
그런데 권력 분권화, 권력의 분산과 민주주의는 헌법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개념으로 멈추지 않고 영국의 경제적인 특징도 돼야 한다. 제2의 의회가 시대착오적인 이유는 명백하다. 같은 이유로 지방정부가 더 많은 권력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발언권을 가지기를 원한다.
여기에는 우리의 기본적인 자원이 생산되고 분배되는 방식도 포함된다. 에너지에서 수도, 철도에서 우편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회사가 기본 자원의 생산을 독점해 노동자를 착취하고 소비자의 주머니를 야금야금 털어가며 해를 끼친다. 우리가 의존하는 이런 서비스는 노동자의 손으로 돌아가지만, 그 운영방식을 결정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임원과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주주이다. 노동자와 소비자가 자기가 제공하고 소비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할지 직접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가격과 수익이 급증하고 있는 지금, 에너지와 물, 철도, 우편 등의 기본 자원을 다시 제자리에, 그러니까 공공의 손에 놓을 때가 됐다. 여기서 핵심은 공공소유의 부활이 인맥을 통해 채워진 이사회 주도의 1940년대식 모델로의 회귀가 아니라 시민책임의 부활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물은 소비자, 노동자 및 지방 당국으로 구성된 기구가 통제하고, 이 기구가 물의 보존, 하수 배출, 해안선 보존 및 환경보호에 대해 환경기관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동떨어진 헤지펀드가 아니라 오직 대중만이 이 기구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물, 철도 및 우편을 민주적인 공공소유로 만드는 것은 지역 주민에게 그들이 사용하는 자원에 대한 결정권을 주는 일이다. 지속가능한 자원 생산을 보장하고, 자원이 노동자, 지역사회 및 지구의 이익에 맞게 보편적으로 분배되게 하는 일이다.
주요 유틸리티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와 자원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런 투자는 지역 사회가 관리해야 한다. 노동당이 2019년 공공투자를 유도하는 방법을 지역의 모든 이해관계가자 집단적으로 결정하고 운영하는 지역투자은행을 영국 전역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 때문이다. 지역투자은행은 투자자가 얻을 개인적인 수익이 아니라 전체 대중에게 돌아갈 혜택을 근거로 투자자를 확보할 것이다. 경제를 민주화하기 위해서는 일터도 민주화해야 한다. 노동자가 팀 운영방식과 급여구조 방식을 함께 결정할 권리를 가지면 일터에서의 위계와 임금 불평등을 없앨 수 있다.
대대적인 권력의 이전을 시작하려면 부를 재분배해야 한다. 축적된 부를 생산하는 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 누구보다 자신이 처한 문제와 해결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지역 주민이다.
말로만 떠들지 않고 언행일치를 실천하려면 민주주의, 권력의 이전, 분권화라는 원칙을 노동당에도 적용해야 한다. 당대표가 아닌 지역 당원이 후보를 선택하고, 정책을 만들고, 자기가 참여하는 운동의 목표를 결정해야 한다. 오직 민주적인 정당만이 우리 모두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창의적이고 변혁적인 해결책에 필요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빈부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세상에서 우리는 보다 희망적인 대안, 즉 생존과 번영을 위해 인간이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제대로 인정하는 대안을 중심으로 영국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 대안은 머릿속에만 있는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다. 노동자가 피켓라인에서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를 보면 우리가 추구하는 대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2022년은 간호사 파업 이전에도 이미 기록적인 쟁의행위의 해였다. 그것이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파업하는 노동자는 급여만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노동자는 빈곤, 굶주림, 불평등이 없는 사회를 위해 싸우고 있다. 노동자는 기업의 욕심보다는 공동체이 이익을 앞셍는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 노동자는 우리 모두를 위해 싸우고 있다.
노동자의 집단적 투쟁은 의회 밖에서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민주주의가 번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정부는 헌신적인 우편 노동자와 철도 노동자를, 파업하는 모든 노동자를 국민의 적으로 만들기 위해 온힘을 쓰고 있다. 영국 정부는 대학 교직원, 버스 운전사, 수하물 처리자, 공무원, 구급차 운전사, 소방관 등을 ‘국민’에 포함시키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최근 이뤄지는 쟁의행위의 엄청난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파업노동자가 국민이다.
2022년은 보수당이 국민을 바보로 여긴 해로 역사에 남지 않을 것이다. 2022년은 국민이 반격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이 수천 명씩, 수만 명씩 하나로 뭉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