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이길저길-샛길(펌글)

이태원 참사에 국힘 “횡령악용” “퇴진운동” “나라 구하다 죽었냐” 망언들

새벽길 2022. 12. 15. 01:55

민의힘에 적을 둔 이들의 망언 행렬을 기억해야 한다. 어쩌면 이런 망언 속에 그들의 본심이 있는지 모른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453
이태원 참사에 국힘 “횡령악용” “퇴진운동” “나라 구하다 죽었냐” 망언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2022.12.14 17:32)
‘윤핵관’ 권성동 장제원 의원 “정쟁” “국정조사 합의 말았어야”
송언석 “300m 떨어진 곳에도 시신 있었다” 미확인 주장까지
김미나 창원시의원 “시체팔이” 극언까지
유족 “똑바로 하라 나도 그런 식으로 하겠다”
민주당 “망언 많이한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정의당 “김미나 고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이들의 국정조사 요구를 두고 권성동·장제원 등 ‘윤핵관’부터 창원시의원까지 여당 인사들이 “횡령에 악용될 수 있다”는 말부터 “윤석열 정부 퇴진운동”, “나라 구하다 죽었나”까지 망언을 쏟아내 파문이다. 유가족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고, 민주당도 “이것이 정부·여당의 태도냐” “망언을 많이 한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유족을 겨냥한 ‘혐오’성 발언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출범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이 통과되면서 극성을 부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와 유가족이 차후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썼다. 권 의원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추모를 넘어 예방으로, 정쟁을 넘어 시스템개선으로 가야 한다.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튿날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이번엔 같은 당의 또 다른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향해 “그들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며 “애초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고 썼다.
같은날 송언석 국민의힘(경북 김천) 의원은 압사가 아닌 다른 사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본회의 의결 직전 의사진행발언에서 “그날 참사는 소위 말하는 해밀톤호텔 옆의 골목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무려 300m나 떨어진 곳에도 시신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그런 것들을 경찰에서 제대로 수사해서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질 사람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국정조사의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희생자들의 사인 가운데 압사가 아닌 다른 사인이 드러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마약이나 독극물 같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펴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발언이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게 조롱과 비아냥 섞인 주장을 노골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 자식들이 날 때부터 국가에 징병되었나”라며 “다 큰 자식들이 놀러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느냐”고 따졌다. 김 전 비서관은 앞서 같은 날 새벽에 올린 글에서도 “이태원 참사=> 모든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언론의 과잉 보도=> 민변과 좌파의 감성팔이 선동 =>유가족협의회 결성 =>진상규명과 대통령 사과 요구 시위”라고 적은 뒤 “이러니, 대한민국에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이다. 그 시작이 바로 언론”이라고 썼다.
김미나 “나라구하다 죽었냐, 자식팔이” 망언까지… 사과하고도 “공인인 걸 깜빡”
최악의 사건은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의 막말이다. 그는 여러 차례 걸쳐 유족들에게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글을 올렸다. 김 시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이라며 “#나라 구하다 죽었냐,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가 나온다 #우려먹기 장인들”이라고 썼다. 그 전날에도 그는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 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 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 #나라구한 영웅이니? #엔간히들 쫌!! ○○이 페북에 깜장 리본 보니 걱정!”이라고 썼다.
그는 지난달 4일에도 “유족이라는 무기로 그들의 선 넘는 광기가 시작됐다. 화환을 부수고 수위 높은 ‘땡깡’을 한다… 그런 극단적인 행동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짓이 아닌가 싶다”고 썼고, 지난달 23일엔 이태원 참사 유족의 인터뷰 영상을 갈무리한 사진을 인용해 “지 XX를 두 번 죽이는 무지몽매한 XX가 다 있나”,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당신은 그 시간에 무얼 했길래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라고 욕설 수준의 글을 올렸다.
세계일보의 첫 보도(12일자 ‘‘이태원 참사’ 관련 막말한 창원시의원… “의원 신분 깜빡”‘)로 이 글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김 시의원은 지난 13일 사과했으나 사과후 기자들과 발언도 논란이 됐다.
김 시의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 마지막 순서로 신상발언을 신청해 “창원시의회 의원의 신분으로 공인임에도 부적절한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며 “저의 잘못된 글로 인하여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을 시민 여러분들, 특히 유가족 여러분들게 고개 숙여 사과드리고 깊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 시의원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서 한 발언도 문제가 됐다. 그는 ‘왜 그런 글을 올린 거냐’는 기자 질의에 “유족들을 이용한 단체들이 있기 때문에 그 단체들이 보라고 올린 것”이라면서 “유족을 무기로 삼아 그렇게 이용하는 단체들이 여태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올렸다. 유족에게 할 말이 아니었으니까 유족에게는 사과를 드린다. 유족이 봤을 때는 조금 모욕적이거나 그럴 수도 있으니까 유족에게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분명 페이스북 글엔 유족을 지칭해 막말을 했다.
‘특정 단체는 어디를 말하는 거냐’고 묻자 김 시의원은 “여기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고, 이어 ‘발언이 논란이 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느냐’는 질의에 김 시의원은 돌연 “네네 제가 공인인 줄을 깜빡했네요. 제가 공인인 것을 인지를 못하고 그렇게 한 발언이라고 죄송하다고요”라며 “제가 공인이 아닌 시절에는 그런 발언을 했다. 상황이 달라졌으니까 이제 말을 조심해야 되겠다”고 답했다. 진정성 있는 반성보다 ‘공인이라는 걸 깜빡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말장난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유가족 장제원 권성동에 성토… 민주당 “망언 많이 한 정권 반드시 망해“ 정의당, 김미나 형사고발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이정민 부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현장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다고 한다는 송언석 의원의 추측성 공개발언을 두고 “마약 등의 기타 사인을 찾아내고 정부의 부담을 덜고자 피해 희생자들에게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희생자들의 시신과 유품 등을 샅샅이 뒤졌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뭐 하나 나온 게 있느냐. 뜻대로 안 돼서 초조하느냐. 극렬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싶은 거냐”고 반문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망언을 두고 이 부대표는 “정상인의 사고라고 보기에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막말”라며 “당신에게는 이제부터 존중이라는 단어를 접어두려 한다. 성인인 당신 자식이 놀러 간다고 하면 가면 안 된다고 말리는 사람이냐,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게 감금하는 사람이냐”고 성토했다. 이 부대표는 “당신 같은 인간과 같은 하늘 아래서 같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고 원통하다”며 “스스로 인간이기를 부정한다면 우리 유가족들은 이후부터는 당신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을 것이고, 그에 걸맞는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는 ‘처음부터 국정조사 합의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한 장제원 의원에 대해 “당신의 아들은 살아있다고 안심되느냐. 안심하지 말라”며 “당신이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 있는데 어떻게 안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도 “당신의 아들이 희생자에 포함돼 있어도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라며 “같은 부모로서 어떻게 그런 무서운 말을 방송에서 제가 들을 수 있는 거냐”고 비판했다. 조씨는 사과를 요구하면서 “이것이 당신들에 대한 마지막 충고”라며 “내가 어떤 일을 할지 두고 보라. 그런 식으로 나가면 나도 그런 식으로 나가겠다. 밝히고 대항하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권성동 페이스북 갈무리 후 강조표시

이에 야당도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세종시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미나 시의원을 두고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렵다”며 “이런 시의원, 당장 시의원직 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망언을 자주 하는 정권은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다”며 “유가족들의 이런 설움과 아픔, 분노를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서 응어리와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임오경 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 막말 의원들에게 “가족과 이웃이 길 위에서 죽어도 같은 말을 하시겠느냐”며 “이게 정치이고 이게 나라를 이끄는 집권 여당의 모습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정부 여당은 10.29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모욕의 막말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오후 김미나 창원시의원을 유가족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