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행정 정책/규제,안전,행정통제,반부패

2438, 512... 보이지 않는 노동자 죽음이 드러날 때 생기는 일

새벽길 2022. 1. 12. 03:31

이런 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 2020년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의 이름들로 채워진 경향신문 1면을 보았을 때의 충격과 비슷한 느낌.
트위터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 운영자는 죽은 노동자의 기록을 올리기 위해 매일 포털에서 ‘숨져’, ‘사망’ 등의 단어를 검색하고, 포털에 검색되지 않는 지역신문 누리집에 들어가 기사를 찾으며. 안전보건공단 누리집에 들어가 노동자 ‘사망사고 속보’를 확인한단다. 나도 내 관심가는 주제나 이슈에 대해 그리 한 적이 있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에 대해, 노동이사제에 대해, 사회서비스에 대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해, 외주화, 민간위탁에 대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해... 포털을 검색하고, 지역신문 누리집까지 들어갈 때도 있으며,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이나 관련기관 누리집, 의안정보시스템,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까지 훑어봤다. 지금도 가끔씩 관심 주제들이 있으면 포털은 검색한다. 하지만 운영자처럼 그런 죽음들을 꼼꼼하게 살피지는 못했다. 아니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안전, 산업안전 분야에 관심을 가졌으면서도 중대재해법 시행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최근에는 지금 하고 있는 연구를 핑계로 많이 소홀했다. 과연 나는 그 운영자만큼 내 연구분야에 대해 치열했는지... 반성이 된다. 관심의 폭을 좀더 좁히고 좀더 깊게 파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게 자기만족이 아니어야 할 것이고...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00835
2438, 512... 보이지 않는 노동자 죽음이 드러날 때 생기는 일 (오마이뉴스, 22.01.07 18:19 l 이상윤(laborhealth) 노동건강연대 대표)
노동건강연대와 트위터 '오늘일하다죽은노동자들'이 펴낸 책 <2438, 512> 출간
노동건강연대는 산재사망노동자의 소식을 알리는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laborhell_korea), 온다프레스 출판사와 함께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를 기록한 책 <2438, 512>를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출간합니다.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
매해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한다는 진실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던 것은 그 죽음의 숫자를 우리가 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크기,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산재사건의 진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노동건강연대는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함께 들여다보고 함께 슬퍼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랫동안 산재사망의 진실을 가려졌고, 그다지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을 드러내는데 정부도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알려야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노동자 죽음을 드러내기
어느날 한 분이 트위터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이달의 기업살인'과 비슷하게 노동자 사망의 조각을 매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정이었습니다. 계정의 운영자인 이현님을 만나 왜 이런 소식을 알리냐고 물어보니, 산재사망을 막기 위한 해결책에 다가가기 위해 산재사망의 아주 일부분이라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단편적인 산재사망의 '진실'이었지만 노동자 사망문제를 전문적인 안전 문제라는 일면적 정보에서 벗어나, 보다 날 것 그대로의 현상, 경험, 인식, 구조, 인과관계, 매커니즘에 대해 알리고 하는 목표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산재사망의 진실은 알리기 위한 곳곳의 실천은 넓고 두터워졌고, 산재사망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점차 늘어났습니다. 
노동자 죽음에 대해 말하고, 웅성거리는 시작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들을 바탕으로 노동건강연대와 계정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은 온다프레스 출판사와 함께 노동자 죽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책을 2021년 노동자 사망 숫자를 상징하는 숫자 <2438, 512>을 제목으로 하여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출간합니다.
물론 일하다 사망한 모든 노동자를 기록하지도, 그 죽음의 소식조차도 매우 단편적인 것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산재사망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말해지지 않았던 사고와 노동자의 고통이 드러나는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26591.html
“오늘도 ‘숨져’ ‘사망’ 검색 중”…기록되지 않은 죽음을, 기록하다 (한겨레, 이주빈 기자, 2022-01-09 18:07)
[인터뷰] 트위터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 운영자
지난해 529명 죽음 기록…숨진 노동자 지인들 제보도
“사회가 놓치는 죽음 수두룩, 막을 수 있는 죽음 되풀이”
2021년 1월1일 첫 글을 트위터 계정에 올린 뒤 매일 7천명이 넘는 팔로어가 그가 키보드로 꾹꾹 눌러쓴 노동자의 죽음을 접한다. “(팔로어들의) 첫 반응은 하나같이 같아요. ‘정말 이렇게 많이 죽느냐’는 거죠.” 그는 “언론에 보도되는 노동자의 죽음은 극히 일부, 거기다 포털에서 검색되는 죽음은 더 극소수다”라고 말했다.
기록을 할 때 애써 슬픔을 누르지만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의 한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홍정운 군의 친구가 연락왔을 때 그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기록을 하다보니 사회가 놓치는 죽음이 차고 넘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그는 “산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이주노동자, 농업·어업 종사자나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노동자 등은 산재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나면 기업은 노동자의 실수를 운운하는데 노동자가 ‘실수해도’ 죽지 않게 하는 것이 기업과 정부가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