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행정 정책/공공성, 행정이론, 행정이념

제대로 된 공정과 정의 담론부터 세워야

새벽길 2021. 2. 27. 05:40

박찬수 선임논설위원의 글은 갈수록 동의 안되는 부분들이 많아진다. 아래 글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무슨 얘기를 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내 삶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젊은 세대들 사이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세대가 이들 젊은 세대와 연대해야 한다는 건지, 젊은 세대가 나서서 다른 세대에게 연대하자고 제안해야 한다는 것인지... "그러나 세상을 바꾸지 않고 내 삶을 바꾸기란 매우 어렵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세상을 바꾸자는 것인가? 내 삶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세상을 바꾸자고 할 것인가?

연대와 단결의 방식이 집회, 시위나 성명 발표와 같은 형식으로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건 누구나 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이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연대와 단결의 방식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저항의 서사를 개발하는 등의 방식도 의미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이미 존재해왔고, 지금도 있을 것인데, 이런 방식만이 타당하고 집회, 시위 등의 방식은 구태의연한 것으로 몰아부치는 게 맞나? 여전히 집회, 시위, 성명 발표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다양한 연대와 단결의 방식이 가능하다는 걸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닐까. 


나아가 젊은 세대만이 아니라 노인들 또한 소외되고 사회적 불평등에 고통받고 있다. 고령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한국사회에서 세대론을 들먹이는 게 적절한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계급갈등 아닌가?   

사실 박찬수 기자의 '진보를 찾아서' 기획기사 자체가 맘에 안든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진보정권로 전제하고 자신의 논지를 펴나간다. 조중동, 경제신문이면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개혁언론이라는 한겨레에서 요즘하는 꼬라지를 보면 국민의힘과 거의 차이가 없는 문재인 정권,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진보정권이라고 하는 것 자체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공정과 정의 담론부터 세워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공정과 정의, 젊은 세대 ‘연대’는 왜 필요한가 (한겨레, 박찬수ㅣ선임논설위원, 2021-02-23 02:39)
박찬수의 ‘진보를 찾아서’ _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