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여성,소수자,인권,가족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 합격

새벽길 2008. 11. 25. 13:53
제50회 사법시험 합격자 1천5명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올해 사법시험에서는 여성 합격자 수가 사상 최대라고 한다. 그리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출신의 합격자가 전체의 75%를 점했고...
 
사법시험 3차 면접에서는 10명이 탈락했다고 하는데, 올해 법적으로 쟁점이 되었던 시사적인 이슈들이 집단면접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이버모욕죄, 촛불집회의 순기능과 역기능 등...
 
이것 때문에 글을 쓴 것은 아니고, 이번 사시 합격자 중에 시각장애인 최영(27) 씨가 포함된 것이 글을 쓴 이유이다. 2차합격시에 워낙 화제가 되어서 3차에서 떨어질 리는 없었고, 역시나 법무부는 자매 합격 등을 포함하여 최영 씨의 합격을 이번 합격생의 특이한 점 중의 하나로 보도자료에 실었다. 
 
과거 언론에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개천에서 용 났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였다.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사회임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이번 최영씨의 합격이 장애인들의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식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실제 최영씨는 장애인들이 세상을 헤쳐나가는데 많은 법적,제도적 제약이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자신 또한 주위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합격할 수 있었지 만약 사회적 뒷받침이 장애인들에게 고루 향했다면 자신이 첫 시각장애인 사시합격의 영광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최영씨의 합격이 이 사회에 장애인 의제를 확산시키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진보신당 내에서 제2창당 토론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진보신당의 진보장판 장애인 당원들은 그 과정에서 장애인 의제를 비롯한 소수자 의제가 제대로 논의되고 당원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은 없음을 비판하고 있다. 그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진보정당에서 장애인 의제나 소수자 의제를 당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문의 이익이나 입장이 아닌 진보정당이기에 요구하는 것"이며, "그 요구가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당이 수용하고 적극 실천할 때만이 그건 장애인 운동이 사는 것만 아닌 진보정당이 사는 것이고 노동운동이 사는 것이고 지역운동이 사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다. 최영 씨는 힘겹게나마 그것을 입증하였지만, 우리 사회에는 그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기 힘든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아래에는 최영씨의 사시 2차합격과 관련하여 나왔던 기사들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