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현장에서

한가위, 오늘도 그들은 그 곳에 있다(이계삼) / 추석연휴 천막농성 계속하는 이랜드노조 아줌마 조합원들(경향)

새벽길 2008. 9. 16. 18:58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고 프레시안에 실린 이계삼 님의 글을 그냥 담아온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450여일이 넘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노동자들의 얘기를 싣고 있는 경향신문의 기사도 퍼왔다. 
 
한가위다. 언제부터인가 명절이면 차례 지내는 가정의 모습처럼 당연한 듯 다뤄지는 것이 바로 '서러운 또는 쓸쓸한' 한가위를 보내는 이들의 애린 마음이다. 모두가 모처럼 가족의 품에서 거친 세상살이의 피로를 녹이는 시간, 그들은 40m 고공의 농성장에서, 얼마 전까지 자신이 일하던 일터로 명절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 앞에서, 텅 빈 서울 여의도 한 가운데의 농성장에서 명절을 맞는다.
 
간혹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이들도 서럽기는 마찬가지다. 스스로 아무리 "내 얘기가 정당하다" 다짐해 보아도, 짧게는 300일에서 길게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거리에 있는 그들을 바라보는 가족과 친척들의 시선에는 고개가 자꾸 수그러든다.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이면 빠지지 않고 모든 언론들이 그런 그들의 삶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것도 그만큼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남 밀양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계삼 선생님이 지난 8월 한 달을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를 담고 살았다면서 "생각해보면 참 뒤늦은 자각"이라고 고백한 것도 그래서다. 이계삼 선생님은 여름 방학을 이용해 밀양에서 서울을 수차례 오가며 그들을 만났다.
 
기륭전자, GM대우, 이랜드, 코스콤 등 "어느 날엔가 다들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울고 있었을 한 아이"였을 그가 만난 이들은 어느덧 자라 "거친 세상의 비를 맞으며 울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만남을 적은 글이 <녹색평론> 9월호에 실렸다. 이계삼 선생님과 <녹색평론>의 동의를 얻어 그 글을 전제한다.
 
비록 불경기여도 마음만은 풍성하기를 모두가 바라는 한가위에도 그들은 그 곳에 있다. 이 글이 한가위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작은 '불편함'을 가져다주기를 바래본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