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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신공항 취소 판결 관련 기사

새벽길 2025. 10. 27. 16:44

늦었지만, 새만금 신공항 취소 판결 관련 기사를 올린다. 이 판결이 다른 지역의 신공항 건설 시도에 교훈이 되어야 할 텐데, 분위기는 그런 것 같지 않다.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40019
“활주로 대신 철새떼”…공항 무패신화 무너뜨린 새만금, 현장의 기록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2025.09.30 08:00)
[새만금의 경고, 제2공항을 향하다] ① 군산공항 인접 신공항 부지 실태
전북 새만금에서 추진되는 국제공항 사업이 법원의 판결로 멈춰섰다. 조류충돌 위험과 생태계 파괴,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군사공항 전용 의혹까지. 단순한 지역 갈등 차원을 넘어 대형 국책사업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근본부터 되묻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새만금국제공항 예정 부지를 직접 찾아 생태계의 현 주소를 기록하고, 소송을 이끈 주민·환경단체의 목소리를 담는다. 더불어 조류충돌 위험성과 부실한 환경평가, 법원의 판결이 가진 의미를 짚고, 제주 제2공항과의 구조적 유사성을 5편의 기획으로 풀어낸다. / 편집자 주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이후 갯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땅이 메말라갔고, 뻘을 일구던 생물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한때 소금기를 가득 머금은 비산먼지가 날리며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방조제 안쪽에 남은 갯벌 역시 바닷물이 제한적으로 들어오면서 정상적인 생태계가 유지되기 어려운 지경에 내몰렸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개발 사업'이라는 구호로 추진된 새만금간척사업의 면적은 약 400㎢에 이른다. 서울 전체 면적(600㎢)의 3분의2에 달하는 수준이다. '세계 최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33.9km의 방조제는 개발강국으로서의 상징과 동시에 전례 없는 생태계 파괴의 이름이기도 했다.
출입통제 경고문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내딛은 황량한 간척지. 잘개 쪼개져 널부러진 조개 껍데기와 소금기 어린 흙에서만 자라는 염생식물만이 과거 이곳이 갯벌이었음을 증명했다.
황무지 옆에 걸린 어색한 'OO수산' 간판은 과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이들의 흔적을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초토화됐던 갯벌은 새로운 생태계의 보고로 태어났다. 좁은 국토 안에서 뭍이란 뭍은 모두 농경지로 개간되다보니 갈대와 염생식물이 함께 자라는 염습지는 기존엔 찾아보기 힘든 유형의 생태계다.
곧게 자란 갈대 옆으로 마치 해조류와 같은 생김새의 해홍나물이 뿌리내렸다. 수분기 머금은 습지에는 금개구리가 뛰놀고, 그 옆으로는 삵의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종이며, 새만금 부지 내 법정보호종만 60여종에 이른다. 이 곳은 한때 지켜내지 못한 땅이었지만, 다시 새롭게 지켜야 할 땅이 됐다.
현장에 동행한 구중서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2006년 방조제 공사가 끝나고 물이 들어오지 못하며 황폐해진 땅이었는데 보란듯이 소생했다"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한때 아픔이 서린 곳이지만, 지금의 새만금은 한 부지 안에서도 식생이 다르게 나타나는 고유의 가치를 지닌 곳이 됐다"고 부연했다.
차머리를 돌려 선 새만금 수라갯벌. 멀찍이서 부지런히 부리를 쪼는 새들이 눈에 들어왔다.
간척지 한복판에 형성된 바닷물과 민물이 맞닿는 기수역은 새들에겐 풍요로운 황금어장이었고 대규모 철새도래지의 형성은 필연이었다. 이 곳에선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저어새를 비롯해 황새, 백로, 가마우지 등 갖가지 조류와 마주할수 있다.
취재 당일 현장은 늦여름의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데다가 국지성 폭우 영향으로 새 무리가 쉽게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른 오전 시간대에 먹이활동을 한 새들은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쉼을 갖곤 한다. 다만, 공기가 차가워지며 철새 이동 시기가 도래하면 넓은 갯벌은 '새들의 천국'으로 변모한다.
새만금 일대는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EAAF)의 핵심 기착지로, 무수히 많은 새들이 드나드는 생명의 관문이다. 이와 연결된 서천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는 새만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독립영화로서의 기록적인 관객 동원 성과는 차치하더라도, 영상 속에 담긴 새만금의 경이로운 생태계는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수라>는 남겨진 이들의 냉혹한 현실과 다시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의 투쟁기를 그려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은 20여년 간 새만금 갯벌을 지키며 생태를 기록해 왔다. 그는 "20년 전 새만금의 생태계와 지금을 비교하면 1000분의 1정도만 겨우 보존됐다고 본다. 직접 눈으로 지켜본 입장에서 그렇게 표현해도 결코 과하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오 단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진행된 사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그 위치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울분을 삼켰다.
멀찍이 갯벌 너머로는 군산공항 활주로에 둘러쳐진 철조망이 눈에 들어왔다. 이따금 갯벌의 고요함을 깨고 군용헬기의 굉음이 메아리쳤다.
군산공항은 주한미군 공군기지로, 민간 항공편을 제한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군산을 기점으로 한 항공편은 하루 2~3편 정도에 불과하고, 이마저 좌석이 남아돌기 일쑤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 군산공항 바로 옆에 또 하나의 민간 국제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새만금신공항의 활주로는 현 군산공항의 활주로와 수평으로 놓이게 된다.
갯벌 위로는 활주로가 깔리고, 진입 도로와 터미널이 생길 예정이다. 군산산업단지와 연결된 도로에는 벌써부터 다소 이질적인 회전교차로와 진입로가 놓여있다.
근본적인 의문은 재판 과정에서도 온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법원은 주민들이 제기한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문제와 조류충돌 위험성 등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형 국책사업에 사법부가 직접 개입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법원은 예상을 빗겨간 판결을 내놓았다. 
글이나 기록만으로 전달하지 못한 진실은 갯벌 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년 전 새만금 방조제로 시작된 투쟁에서 새만금 신공항에 이르기까지, 갯벌 위에서 긴 시간을 버텨낸 이들은 다시 묻는다.
"정말 이곳에 공항이 필요한가. 이 계획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40086
‘안전·생태’ 가치 인정한 새만금공항 취소 판결…제2공항에 드리운 기시감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2025.10.01 10:48)
[새만금의 경고, 제2공항을 향하다] ② "의도적 축소, 부실 검토" 직설
돌이켜보면 승리를 쉽게 예상하지는 못했다. 새만금신공항은 환경이나 안전 문제를 떠나 경제성이나 절차적 타당성 측면에서도 하자가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승리를 자신할 수는 없었다. 국가의 주도로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사업을 사법부가 제지하는 형태의 전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탓이다. 애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을 인정하면서 시작된 싸움이었다. 
판결을 앞두고 시작된 '새, 사람 행진'은 뭐라도 해보겠다는 애달픔의 발로였다. 8월 초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출발한 행진단은 약 260km를 도보로 행진해 한 달이 지나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 다다랐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에 온 몸을 던졌던 문정현 신부는 아흔을 바라보는 오늘날에도 지팡이를 짚고 새만금을 지키는데 앞장섰다.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선고공판 기일. 법원 밖 공터에 모여든 시민들의 염원은 그만큼 간절했다.현장의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5분 정도면 끝났어야 할 재판이 길어지기 시작하니 기분 나쁜 침묵을 깨고 술렁임이 감지됐다. 한창 바빠야 할 경찰 경호인력이 평소답지 않게 겉도는 것도 예사롭지 않았다.
이내 광장은 환희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일부 시민들은 얼싸안고 흐느끼며 서로 말을 잇지 못했다. 법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새만금신공항 개발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직후다. 그렇게 승리의 기억은 새만금 갯벌을 지켜온 이들에게 깊게 각인됐다.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아주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판사라면, 내용적으로는 무엇으로 봐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역사적인 판결이 될 것이기에 그 엄중함을 깨닫고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온 것이라 본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번 재판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실체적인 하자를 인정한 첫 사례"라며 "기후생태 위기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서 무차별적인 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문에 제기된 쟁점. 출처-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실제 장장 69페이지로 구성된 판결문은 새만금신공항 사업의 문제점을 빼곡하게 기술하고 있다. 법원은 1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국민소송인단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측이 제기한 10여가지의 주장을 대부분 채택했다.
첫 머리에 다뤄진 것은 '조류충돌'의 위험성이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사례까지 직접 언급하며 새만금국제공항 입지 선정 절차에서의 조류충돌위험 평가는 물론, 저감방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국토부)는 타당성평가 단계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정해진 입지 평가 항목 중 '환경성'과 관련해 생태자연도 1등급 훼손면적의 정도·상수원보호구역 및 해양환경 훼손 정도․보호종 출현 여부만을 검토했을 뿐 조류충돌위험은 평가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류충돌위험이 이 사건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국토부가 전환평 단계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평가하기는 했지만, 위험 정도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을뿐더러 이를 입지 대안 비교·검토 과정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수라갯벌의 조류충돌 위험성이 국내 어느 공항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평가 모델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거나 대상 지역을 축소했다는 것이다.
바뀐 기준에 의해 새만금신공항은 무안국제공항과 조류 서식환경·규모가 유사한 것으로 의도적으로 축소됐다. 반면 미국·캐나다 조류 충돌 위원회 모델을 적용해 산출된 '신규공항 입지검토 모델' 상의 실질적인 조류충돌 위험도는 판이하게 달랐다.
새만금신공항 사업부지 반경 13km에서의 연간 예상되는 조류충돌 횟수(TPDS)는 최소 10.45467회, 최대 45.9293회로 조사됐다. 이를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예상년수로 환산할 시 최소 84년, 최대 19년으로 산출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어느 공항과도 비교되지 않는 수준이다. 조류충돌횟수가 가장 높게 매겨진 인천이 2.9971회, 김포가 2.84142회다. 제주항공 여객선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이 0.07225회인 것과 비교하면 새만금신공항의 위험도는 최소 100배에서 최대 60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새만금신공항 부지 인근 생태계 역시 사업을 막아서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재판부는 "수라갯벌은 현재 염습지 상태로서 법정보호종(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조류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고, 이 사건 사업부지로부터 약 7㎞ 떨어진 서천갯벌은 습지보호지역·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며 "국토부는 신공항 사업이 해당 부지 및 서천갯벌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조류 등에 미치는 영향을 더 면밀히 검토했어야 한다"고 했다.
해당 부지에 서식하는 조류의 취식지·휴식지가 파괴되거나 축소되면서 개체수 감소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또 조류충돌 위험으로 인해 수라갯벌 바로 인근에는 대체서식지를 만들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고, 조류충돌 위험성을 줄임과 동시에 조류를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조류충돌, 생태계 파괴 등에 초점을 맞춘 새만금신공항의 판결은 곧 제주 제2공항에도 파급된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문제와 과도한 수요예측, 군사공항 전용 의혹 역시 제주 제2공항과 맞닿아있다.
국토부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한 항소 절차에 돌입했지만, 이번 판결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제주 제2공항 논란에도 그대로 투영되며 제주의 기시감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40163
“우리마저 무너졌다면…제2공항 위해서라도 새만금 승리는 절박했다”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2025.10.03 10:56
[새만금의 경고, 제2공항을 향하다] ③ 새만금신공항 재판 승리 주역들
◇  "환경성, 경제성, 군사적 의도...정부의 축소·왜곡 믿을 수 없었다"
"새만금신공항이든, 제주 제2공항이든, 다를게 없어요. 개인의 이해관계나 입장을 내려놓고 봐야 해요.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 이 사업이 가져올 미래가 무엇인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겁니다."
늦여름 꿉꿉한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을 무렵. 예정대로였다면 새 공항의 활주로가 들어섰을 부지의 중심에 선 구중서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단언했다.
길을 걷다 쪼그려 앉기를 반복하며 새만금 갯벌의 생태계에 대해 한참을 설명한 그는 "직접 눈으로 보니 바로 알 수 있지 않았나. 이 곳에 공항을 새로 건설한다는게 가당키나 하나"라고 힘줘 말했다. 
구 위원장은 새만금신공항의 환경성 외에도 경제성, 군사적 의도라는 세 가지 쟁점을 되짚었다. 그는 "사업의 경제성은 이미 B/C(비용편익) 0.479로 국가사업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흡수원인 갯벌을 파괴하는건 자해 행위나 다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만금신공항이 들어서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주장은 속이 뻔한 거짓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이 곳은 송도나 서울처럼 투자 매력이 있는 곳이 아니다. 허허벌판에 화물 허브를 만든다고 기업이 올 리가 없지 않나"라며 "산업단지 역시 성토작업만 반복되고 텅 비어있다. 결국 땅을 파는 과정에서 건설업만 돈을 벌고, 그 돈은 다 세금에서 충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터부시했지만, 구 위원장은 새만금신공항이 군공항 전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군 측이 새만금신공항의 성토를 높일 것과 군산공항과의 유도로 연결을 요구한 회의록까지 공개되면서, 새만금신공항 역시 사실상 군사기지의 확장을 모색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0여년에 걸쳐 꾸준히 군산미군기지의 폐해를 주장해 온 그였기에 가능했다. 구 위원장은 "불리한 것은 축소하거나 속이기까지 한 정부다. (군공항이)아니라고 잡아떼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했다.
구 위원장은 "메마르고 성토된 갯벌을 원상복원하기 위해서는 수 천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숨골 파괴 등의 문제가 있는 제주 제2공항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한번 파괴된 자연은 되돌릴 수 없다. 이번 판결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기점"이라고 강조했다.
◇ "한 순간도 의심하지 않았던 승소...새만금마저 패배할 수 없었다"
전주시 외곽에 자리잡은 전북녹색연합 사무실. 지난 6월 이사를 마쳤지만,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책자와 환경 관련 자료들이 구석구석에 쌓여있었다. 새만금신공항을 둘러싼 싸움이 그만큼 한 시가 촉박하게 진행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새만금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누구보다 신공항 반대 투쟁에 앞장선 이로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을 첫 손에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시간을 쪼개주길 요청하며 간신히 만난 김 사무국장에게는 삭발을 감행했던 결의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김 사무국장은 "현장에서는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승소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며 "새만금신공항 계획은 너무나 명백한 하자가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상식만 지닌 재판부라면 당연히 승소할 수 있다고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 사무국장은 이번 판결이 국책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실체적 하자를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기후생태 위기가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한 이번 판결이 무차별적 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판결 직후 가덕도·제2공항 등에 반대하는 전국 각지의 환경단체들이 환영 성명을 발표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지난해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이번 판결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김 사무국장은 "사고 이후 조류충돌 위험도를 다시 들여다보니 새만금신공항이 무안보다 650배 높게 나타났다"며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이었지만, 제주항공 참사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라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판결이 인정한 점을 중요하게 꼽았다. 그는 "34년째 이어진 새만금 만경수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구 갯벌이 수라갯벌"이라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기착지이자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터전이다. 이곳마저 사라지면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김 사무국장은 "꼭 이기고 싶었다. 새만금 마저 패배하면 제주와 가덕도 역시 조류충돌 문제를 막아낼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며 "이번 승리가 새로운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새만금다움'이 승리의 원동력...제주는 제주다워야 한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을 마주한 것은 지번도 명확치 않은 군산의 어느 농로 위였다. 날이 어둑해지고, 하늘에서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오 단장은 해가 저물기 직전까지도 도요새의 서식지를 관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의 주연으로 새만금의 존재 가치를 알리며 저명한 강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역할이 확대됐지만, 본업(?)은 여전히 현장에 있었다. 
우연히 들어간 갯벌의 매력에 빠져 새만금 생태조사에 몸을 던진지 22년째. 생업도 제쳐두고 뛰어든 활동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리라 스스로도 생각치 못했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며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 단장을 중심으로 한 새만금생태조사단이 축적한 자료는 신공항 건설의 생태계 파괴 논리를 구축하는데 기초체력이 됐다.
오 단장은 "2000년도 새만금방조제를 건설하기 위해 구성된 민간합동공동조사단의 보고서가 파행적으로 끝났다. 당시 민간이 제출했던 의견서가 관에 의해 묵살됐고, 진행해도 좋다는, 아주 악의적인 결론을 내렸다"며 "시민들이 직접 새만금의 생태를 조사해서 세상에 알려야 할 책무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누구보다 오랫동안 지켜본 수라갯벌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의 보고였다. 시민조사단이 직접 찾아낸 멸종위기 야생동물 흰발농게를 비롯해 저어새, 황새, 큰기러기와 같은 전세계적인 보호종이 끊임없이 날아든다는게 오 단장의 설명이다. 부지 내 법정보호종만 60여종에 이른다.
그는 20년 전 새만금의 생태계와 현재를 비교하면 "겨우 1000분의 1 정도만 보존됐다고 표현해도 결코 과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금이라도 방조제 수문을 열어 관리 수위를 높이고, 갯벌의 근본으로 복원해야 한다"는게 그의 소신이지만, 방조제 설치 후 생성된 염습지 생태계 역시 차치할 수 없는 중요한 보존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다.
오 단장은 새만금신공항의 핵심 쟁점이 '보완의 불가능'에 있다고 봤다. 그는 "애초에 우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공항을 지어놓고 철새들에게 '다른 데로 가라'는 것은 세계자연유산과 맞닿은 모든 철새도래지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과제였다"고 진단했다.
바다 건너 제주 제2공항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뚜렷했다. 오 단장은 "새만금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새만금다움'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땅을 메워 만들어진 농경지나 산업단지를 보기 위해 찾아오지 않는다"며 "제주는 제주다울 때 그 가치가 인정될 수 있다. 자연을 파괴하면서까지 공항을 하나 더 짓는다고 제주가 더 좋아진다고 자신할 수 있겠나"라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40203
새만금 판결은 다르다?...제주 제2공항은 앞서 이 판결문을 받아봤다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2025.10.10 08:30
[새만금의 경고, 제2공항을 향하다] ④ 환경부 전략환경평가 반려 대칭
바다 건너 새만금의 판결을 제주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연대감 때문만은 아니다. 법원이 새만금신공항의 기본계획을 취소한 근거가, 불과 몇 해 전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두 공항을 가르는 차이는 '경제적 타당성' 뿐, 판결이 지적한 구조적 문제는 제주가 이미 경험한 현실이었다.
새만금신공항은 사업의 경제성부터 벽에 부딪혔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1일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판결문을 통해 "새만금신공항의 B/C(비용편익비)가 0.479에 불과해 경제성이 없음에도, 지역균형발전 명분으로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아 추진됐다"며 "공익이 환경 훼손 등 침해될 이익보다 명백히 우위에 있어야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C란 '1'을 기준으로 이익이 비용보다 많을 때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지표다. 새만금의 경우 0.479로 절반에도 못 미친 반면 국토부가 제시한 제주 제2공항의 B/C는 2021년 기준 1.154로 산정됐다. 총사업비 7조3653억원, 편익 8조5010억원으로 계산된 수치다.
이 역시 신뢰성 논란은 제기된다.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은 "국토부와 기재부가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산업 파급효과나 고용유발 지표가 과장됐을 수 있다"며 정확한 근거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또 기존 제주공항과의 중복을 피해 제2공항이 국내선만 운항할 경우 편익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새만금신공항과 제주 제2공항의 입지·수요 조건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있는데다가 항공 수요가 포화됐다는 점도 부인할수 없다.
그러나, 경제성을 잠시 뒤로 두면 두 공항이 떠안고 있는 환경적인 쟁점은 놀라울 만큼 닮아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를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총 69페이지인 새만금신공항 취소 소송의 판결문에서 경제성과 관련된 내용은 사업계획 경위까지 포함시키더라도 3페이지에 불과하다. 나머지 내용은 환경적인 쟁점이 주를 이룬다.
재판부는 새만금신공항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성에 대한 검토가 누락됐고,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사도 평가 기준을 달리해 결과를 축소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 서천갯벌 등 세계자연유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고, 정부가 제시한 저감 방안이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이는 제주 제2공항이 2021년 7월 환경부로부터 통보받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결정의 이유와 그대로 겹친다.
당시 환경부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등 전문기관의 의견 검토를 거쳐 제2공항에 대한 반려 결정을 내렸다. '반려'란 중요한 사항이 누락되는 등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적정하게 작성되지 않아 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내려지는 결정이다.
환경부가 제시한 구체적인 반려 사유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 크게 네 가지로 추려진다.
이는 새만금신공항 판결문이 지적한 논리와 거의 일치한다. 조류충돌과 생태 파괴 가능성, 불완전한 평가 절차, 형식적 보완이라는 구조가 똑같다.
환경부가 반려 사유로 든 조류 보호구역에 대한 우려는 2019년 10월 전략환경영향평가 최초 보완 요구에서도 다뤄졌던 문제다. 철새도래지 자체를 폐쇄하지 않는 한 두고두고 논란의 여지가 남을 수 밖에 없다.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는 새만금신공항의 갯벌 생태계와 치환된다. 숨골은 용암이 굳으며 생긴 틈새로 지하수 순화와 생태계 유지의 핵심 원동력이다. 한번 파괴되면 복원이 절대 불가하다는 점에서 갯벌의 가치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국토부는 이후 '반려 결정의 보완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기존 문법에 없던 용역을 재개했고,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재보완 과정에 들어섰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보완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제2공항의 경우 '주민 수용성' 이라는 가장 큰 과제가 남아있다. 허허벌판인 새만금신공항 소송에는 등장하지 않은 '공항 소음' 문제는 제2공항 입지에 있어선 결정적인 문제다. 당장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제2공항과 관련된 여론조사는 지난 9년간 숱하게 진행됐지만, 어느 한 쪽으로 크게 쏠리는 법이 없었다. 사업 초기에는 찬성이 우세했던 반면, 절차적 타당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최근에는 반대 의견이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제2공항 사업 초기부터 줄곧 '주민 수용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새만금신공항의 시비를 떠나 제2공항의 환경적 사안을 결코 가벼이 다룰 수 없는 이유다.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51003/132513964/1
“이대로는 또 참사”…법원이 새만금 신공항에 제동 건 이유는[이원주의 날飛] (동아일보, 이원주 기자, 2025-10-06 11:00)
전북 지역에 유일하게 있는 공항, 민항기가 취항하는 공항 중 유일하게 관할권이 주한미군에 있는 공항. 바로 군산공항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이유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두 가지 이유가 됐습니다. 전북에도 공항은 필요하다, 그리고 미군에게서 자유로이 국제선을 취항하고 편수도 늘릴 수 있는 공항이 필요하다. 그래서 2019년 당시 정부는 새만금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주면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 논리에 힘을 실어줍니다.
그리고 소식을 접하신 것처럼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이 새만금신공항 건설 절차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을 중단시키고, 안전성평가와 환경영향성평가 등을 다시 꼼꼼히 진행하라는 겁니다. 오늘 ‘날飛’에서는 법원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신공항’이라고 이름을 붙이니 아예 새로운 부지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느낌이지만, 사실 새만금신공항은 ‘군산공항 확장’안에 가깝습니다. 현재 군산공항 활주로 서쪽(왼쪽)으로 평행 활주로 하나를 덧 짓고, 그 옆으로 민간공항 청사를 만들겠다는 안입니다. 세부적으로는 2500m 활주로와 항공기 5대를 댈 수 있는 주기장, 1만5000㎡ 넓이의 여객터미널과 750㎡ 규모의 화물터미널, 그 외 주차장 등을 민간항공 전용으로 신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총 사업비는 8077억 원, 개항 목표는 2029년이었습니다. 
통상 공항은 아무리 작아도 조단위의 비용이 투입됩니다. 대구공항을 이전하면서 민간공항 건설 부문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만 2조6000억 원 수준입니다. 그에 비하면 군산공항 사업비는 높지 않습니다. 토지보상금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새만금 신공항 부지는 현재 ‘수라갯벌’로 불리는 갯벌을 메우고 그 위에 공항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곳을 포함한 새만금 개발 부지가 국가 소유이고 사람도 살지 않는 데다, 현재 군산공항 인프라를 어느 정도 공유하는 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복안입니다. 
그런데 이 ‘최적’이라는 위치는 그대로 반대 논리에 적용됐습니다.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에서는 이 수라갯벌의 환경적 가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여기에 공항을 짓게 되면 환경 파괴가 극심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공동행동이 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 겁니다.
사실 공항을 비롯한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일 때 환경 파괴를 이유로 사업이 취소되거나 뒤집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법원은 공동행동의 주장을 수용했습니다.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입니다. 대규모 철새 도래지인 군산공항 인근의 생태 환경이 항공 안전, 구체적으로는 ‘조류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의 확률을 크게 높여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안전 문제’로 바뀐 겁니다. 
법원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후보지는 많은 새들이 오가는 생태 통로인 동시에 철새 도래지 역할을 같이 하고 있는데, 신공항 타당성평가에서 조류 충돌 위험이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이 같은 위험도가 지나치게 낮게 축소됐다는 겁니다. 
법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처음 조류 충돌 위험성을 평가하면서 한국공항공사가 만든 ‘운영 중인 공항의 확장을 고려한 평가 모델’과 미국·캐나다 등에서 주로 활용하는 ‘신규 공항 입지 검토 모델’을 모두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모델 모두 새만금 신공항을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류 충돌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신 국토부는 새만금 신공항과 같은 항로를 이용하는 군산공항의 사업부지와 무안공항의 부지가 유사한 환경이라며 무안국제공항의 평가 결과를 대신 제시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담긴 환경영향평가서를 받아본 환경부는 보완을 지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보완서를 작성하면서 한국공항공사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다만 위험성 평가 대상이 되는 지역과 새의 종류를 자의적으로 축소해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낮췄습니다. 법원은 “총 위험도 평가에서 나타난 사업부지(새만금 신공항)의 위험도는 연간 예상 조류충돌횟수가 최대 45.9회로 인천공항(2.9회), 군산(0.04회), 무안(0.07회)에 비해 수십~수백 배”라고 분석했습니다. 국토부가 처음에 비교 대상을 무안으로 잡은 점도 ‘제 발등’을 찧은 꼴이 됐습니다. 법원은 “피고(국토부)가 사업부지와 조류 서식환경과 규모가 유사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실제로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토부가 최초 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에 제출한 시기는 2021년 9월, 보완서가 제출된 시기는 2022년 1월입니다. 당시에는 이런 처참한 사고가 생길 줄 누구도 몰랐을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국토부가 새 충돌 위험성을 이렇게 낮게 본 것은 안일한 면이 있기는 합니다. 군산공항의 ‘새 군집 차트’를 보면 이 공항은 새 군집 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현재 활주로 왼쪽으로 새 활주로가 들어서면 아예 비행기 최종 접근경로가 새 군집지역을 통과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거기다 이 공항 북쪽으로는 금강 하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40만~50만 마리 철새가 도래하는 한국의 대표적 철새도래지입니다.
사실 새만금 신공항의 개발 논리는 지금까지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지역의 논리와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지역 여론은 주로 세 가지 중 하나가 강조됩니다. △지역 교통이 너무 낙후돼서 항공 교통이 필요하거나 △현재 공항이 너무 도심 밀집지역이어서 시끄러우니 이전해야 한다거나 △공항이 포화되었거나 위험하니 위치를 옮기고 규모도 키워야 한다거나 등입니다. 첫 번째 이유로 울릉도 흑산도 등 도서지역 공항이, 두 번째 이유로 대구경북 신공항이, 세 번째 이유로 가덕도 신공항이 각각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만금 신공항은 이런 논리들이 다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지금 공항 바로 옆에 공항이 지어지기 때문입니다. 섬이 아니어서 교통 취약지도 아니고, 현재 공항이 포화되었거나 위험성이 강조된 공항도 아닙니다. 소음의 경우 오히려 새만금 신공항으로 인해 피해 지역이 미세하게나마 넓어진다는 내용도 이번 법원 판단에 포함됐습니다. 법원은 총 1297명의 원고 중 3명에 대해 “새만금 국제공항으로 인해 향후 활주로가 3200m로 연장될 경우 소음도가 증가하는 지역에 살고 있어 이익을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 공항의 건설 논리는 ‘새만금 개발 부지’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라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근거를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개발 계획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은 시기는 2019년입니다. 그런데 새만금개발청은 2020년 5월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새만금 개발을 백지상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새만금 신공항이 세밀한 새만금 개발 계획에 따라 추진된 것이 아니라는 방증입니다.
전북도는 새만금 개발을 위해 새만금 신공항을 추진하고, 새만금 신공항을 포함한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국제행사를 유치하려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2017년 11월 23일자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에는 당시 이도영 도의원이 “세계잼버리를 새만금에 유치하는 이유가 뭐냐”고 도에 질의했고, 당시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이 “새만금을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해서”라고 답하자 다시 이 당시 의원이 “박수 치고 좋다고 잘 했다고 본다”고 화답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사실 지역사회에서 공항 건설이나 국제행사 유치 같은 대형 사업을 유치하려 하는 데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프라가 개선되거나 환경이 나아지길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평창 여행을 자주 해 보셨다면, 올림픽 전후 평창 지역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아실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이유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논리는 지역에 사업을 벌일 때는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목적이 안전을 저해하는 수준까지 가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판결을 내린 서울행정법원도 원고의 주문이 ‘기본계획을 취소해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판단했지, 새만금 사업 자체를 접으라고 한 건 아닙니다. 처음부터, 합리적으로, 꼼꼼하게 안전성 평가를 다시 해서, 공항을 지으려면 제대로 된 공항을 지으라고 명령했다고 보는 게 합당할 겁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122151005
[조현철의 나락 한 알] 새만금 공항 판결의 교훈, 생물 다양성 (경향, 조현철 신부·서강대 명예교수, 2025.10.12 21:51)
지난달 11일 서울행정법원은 2022년 6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안전과 자연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한 기념비적인 판결이다. 재판부는 공항 입지선정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고려해야 하지만 국토부가 이 사업의 타당성 평가에서 이 항목을 넣지 않아 공항 입지선정에 조류충돌 위험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국토부가 평가 모델의 일관성 없는 적용, 다른 공항의 평가 결과 제시, 평가 대상 지역 축소 등 방법으로 조류충돌 위험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고 입지 대안을 비교·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조류충돌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안전·환경보전 중요성 적극 인정
공항 건설을 추진하며 편법을 동원하고 평가 방식을 왜곡·조작했다는 재판부 지적에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던 국토부가 지난달 22일 항소했다. 국토부는 항소 이유로 새만금 국제공항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정과제”이고 “지역의 투자 유치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타당성 평가 결과 비용편익비가 0.479로 나와 비용이 편익보다 두 배나 커 원래 경제성이 없었다. 그동안 국가균형발전의 명분을 내세워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재판부가 지적한 높은 조류충돌 위험에 의한 항공 운항 안정성과 인간 생명권 위협, 생태적 악영향은 국가균형발전의 명분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보완 대책이 모두 실효성이 없다고 보았다. 우선 공항 부지의 조류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최대 650배로 너무 커서 조류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고 충돌 저감 방안은 시행할수록 법정보호종 조류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에 법종보호종 조류 보호 규정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또한 법정보호종 조류 보호 대책은 실효성이 없고 공항 부지의 근본적인 한계로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 보전 대책은 ‘관계기관과 협의’ ‘법정보호종 철새의 이동 특성 조사’ 등으로 추상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공항 개발은 공항 부지와 생태적으로 연결된 서천갯벌의 자연환경과 조류 서식환경에 회복하기 어려운 악영향을 끼쳐 생물 다양성 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초래할 것이다. 새만금 신공항은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 지금이라도 그만두어야 할 사업이지만 국토부는 이를 인정하는 대신 항소했다. 경제성도 없고 안전을 위협하고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탓에 국가균형발전 명분도 사라진 사업을 지속할 근거를 국토부는 도대체 어디서 찾으려고 하는가. 
국토부, 명분 없는 항소 취하해야
국토부는 안전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번 판결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항소를 취하해야 한다. 같은 문제가 있는 가덕도 신공항과 제주 제2공항 계획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무리하게 추진하면 앞으로 안전과 생태계 파괴 문제가 불거질 게 뻔하다. 이참에 정부는 기존의 개발 패러다임과 맹목적인 성장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는 재판부가 우려한, 공항 개발로 인한 생물 다양성 훼손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식물과 동물과 미생물은 우리 삶에 필수적이지만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는 흔히 비인간 생물을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것’으로 치부하지만, 생명의 그물망인 생태계 내의 연쇄 파급 효과로 어느 생물이 핵심적인 생태계 서비스에 중요한지, 한 종의 소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모른다. 만일에 대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생물을 보존해야 한다. 생물 다양성 보존은 장기 생명보험이며 종의 인위적 소멸은 이 보험을 해약하는 거다. 
생물 다양성은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어진 ‘자연 자산’이다. 박경리 작가가 말했듯이 우리는 자연의 이자로만 살아야지 원금을 까먹으면 삶을 지속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건축, 개간, 채굴, 벌채, 간척 등으로 자연의 원금을 대량으로 까먹었고 이제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울리고 있다. 산의 나무를 베고 쇠기둥을 박는 것은, 강바닥을 긁어내고 보를 만드는 것은, 바다를 메우고 방조제를 세우는 것은 어리석고 이기적인 행위다. 산과 강과 바다에 깃든 수많은 생물을 없애고 그들이 우리에게 거저 베푸는 혜택을 걷어차니 어리석고, 그 피해는 지금 우리가 아니라 미래 세대가 입으니 이기적이다. 
산과 강과 갯벌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이제라도 4대강은 보 해체로 재자연화하고 새만금 갯벌은 상시 해수유통으로 최대한 복원해야 한다. 설악산 등 전국 산지에 케이블카를 세우려는 계획은 포기해야 한다. 생물 다양성은 우리 정서에도 중요하다. 새가 하나도 없거나 한 종류만 있는 하늘을 상상해보라. 생물 다양성이 커질수록 우리 삶은 풍요로워진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223562.html
무시하고 축소했다…‘국토부의 자업자득’ 새만금공항 취소 판결 (한겨레, 박기용 김지숙 기자, 2025-10-15 17:45)
기후변화 ‘쫌’ 아는 기자들
Q. 새만금신공항 건설 취소 판결, 국토부는 왜 그랬을까?
A. 지난달 11일 서울행정법원에선 그야말로 역사적 판결이 있었어요. 국토교통부가 전북 군산 수라갯벌에 추진하던 새만금신공항(새만금국제공항)의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이에요.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단 이유로 국책사업을 아예 취소시킨 판결은 처음이거든요.
판결의 핵심은 국토부가 공항 입지 선정 때 ‘조류 충돌’ 위험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거였어요. 새만금신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 위험이 인천이나 군산, 무안공항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높은데도요. 지난해 말 무안공항 참사의 충격이 아직 생생한데, 국토부는 대체 왜 이런 문제를 소홀히 다룬 걸까요?
그 배경엔 허술한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있어요. 조류 충돌 위험을 살피는 건 환경영향평가 때 하는 일이에요. 환경영향평가는 공항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제도예요.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복원에 많은 시간·비용이 들어간다는, 시대적 공감이 바탕이 됐어요. 대기, 수질, 토지, 자연생태, 사회·경제, 생활환경의 6대 분야를 평가해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를 거쳐요. 사계절 영향을 다 봐야 해 통상 1년 이상 기간을 두죠.
한데 문제는 이 제도가 사실상 ‘통과 의례’나 ‘면죄부’처럼 다뤄져 왔다는 거예요. 환경영향평가서가 작성되면 환경부가 의견을 내는데, ‘동의’ 비율은 90% 이상, ‘부동의’ 비율은 1%대에 불과해요. 통상 환경 피해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식의 ‘조건부 동의’가 이뤄지는데, 이행을 감시하는 사후관리도 미흡해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환경영향평가서를 사업 주체의 의뢰를 받은 대행업체가 작성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지적하기보다 발주처 입맛대로,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될 가능성이 크죠. 실제 조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멸종위기종 서식지 같은 중요 정보를 누락 또는 조작하는 ‘거짓·부실 평가’가 만연해 있어요.
이번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조류 충돌 위험을 따지면서 운영 중인 공항에 적용하는 ‘반경 5㎞’ 기준을 적용했어요. 운영 중인 공항은 실제 충돌 기록이나 계절별 조류 이동 자료, 서식지 분포 같은 기록이 있지만, 신규 공항은 위험 요소를 최대한 파악해야 하므로 주변 생태계를 충분히 포괄하는 ‘반경 13㎞’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도 말이죠. 국토부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을 무시한 거예요. ‘반경 13㎞’ 기준으로 재판부가 밝힌 새만금신공항의 예상 연간 조류 충돌 횟수는 무려 45.92930회였어요. 지난해 조류 충돌로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이 0.07225회였던 것과 견주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죠.
이 문제를 지적한 최재홍 변호사는 “국토부가 조류 충돌 모델을 자의적으로 적용했다”고 짚었어요.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단장은 “조류 충돌 가능성이 큰 곳은 조류 서식지로서 가치를 봐야한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새만금신공항 부지는 많은 새가 살고 머무는 곳이니, 공항을 짓기보단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새들은 계절을 따라 지구를 이동하며 살아가요. 지구 상엔 크게 4개의 주요 경로가 있는데 한국은 ‘동아시아-대양주 경로’(EAAF)에서 중요한 기착지예요. 새들은 호주·뉴질랜드의 연안 습지나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고, 여름엔 러시아 극동 지역과 알래스카에서 번식해요. 봄·가을엔 한국의 서해안 갯벌과 중국, 북한의 서해 연안 지역에 머물러요. 한국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하자 뉴질랜드 정부가 북극으로 이동하는 도요새와 물떼새가 크게 줄었다며 금강하구를 람사르습지로 등록해 달라고 수년 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새만금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거죠.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제기돼 왔어요. 여러 개발 사업에서 평가서를 허위 작성한 사실이 수사나 재판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고요. 부실 평가가 밝혀져 대행업체가 처벌받았는데, 진행 중인 사업이라며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를 해줘서 사업이 그대로 추진된 사례도 있어요. 경남 거제 남부관광단지나 부산의 대저대교가 그런 경우예요. 국토부가 새만금신공항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소홀히 다룬 데에도 이런 현실이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선정했다는 명분이 있으니, 환경영향평가는 형식적으로 해도 된다고 봤겠죠. 이번 판결은 이런 오랜 관행을 깬,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요.
이런 현실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사업자가 아닌 제3의 기관이 평가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용역비를 지급하는 등 평가 주체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걸 대안으로 제시해왔어요. 이른바 ‘공탁제’인데,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어요. 관련 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아직 논의가 본격화되진 않았어요. 앞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 함께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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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5/09/12/5NE5FAW44RFK3KGYYZSZFOSAMY/
[사설] 황당한 새만금 공항, 원점 재검토가 옳다 (조선일보, 2025.09.12. 00:02)
법원이 새만금 신공항 건설 사업 기본 계획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을 내렸다. 국토부가 공항 입지를 선정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성을 평가하지 않았고, 나중에 이를 평가하긴 했지만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것이다. 유사한 환경이고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선 작년 12월 여객기 조류 충돌 사고로 참사가 발생했다.
법원은 새만금 공항의 경제성이 낮다는 점도 인정했다. 새만금 공항 입지는 기존 군산공항에서 불과 1.3㎞ 떨어진 곳에 있다. 걸어도 10여 분이면 닿는다고 한다. 2년 전 기준으로 전국 국내 공항 중 무안국제공항 적자가 가장 컸다. KTX 익산역도 새만금 공항 용지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다. 새 공항이 타산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토부가 두 차례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도 새만금 공항의 편익은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공항을 강행하면 지방 유령 공항이 하나 추가될 것이다.
그럼에도 전북도는 잼버리 유치를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공항을 건설하자고 했고, 문재인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공항 건설이 지연되면서 예타 면제의 명분이 됐던 잼버리 개최 전에 착공도 하지 못했다. 공항 건설의 전제 조건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더해 기본 계획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까지 나온 만큼 이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옳다.
국내 15개 공항 중 11개가 적자 상태다. 활주로 이용률이 1% 안팎에 불과해 사실상 기능 중단 상태에 빠진 공항도 적지 않다. 새만금 공항 건설에는 8077억원의 세금이 든다. 모두 낭비일 뿐이다. 전북도에 정말 필요한 다른 일들이 많을 것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6342
[사설] 무분별한 공항 건설에 제동 건 새만금공항 취소 판결 (중앙일보, 2025.09.12 00:32)
서울행정법원이 어제 국민소송인단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철새 도래지인 이곳의 조류 충돌 위험성과 갯벌 훼손 등 환경 파괴 요인을 인정해 개발계획을 무효로 한 것이다.
정치적 필요와 지역 요구에 밀려 무분별하게 추진돼 온 지방 공항 건설에 법원이 제동을 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만금신공항은 새만금 지역 340만㎡ 부지에 활주로와 여객·화물터미널, 주차장, 항행안전시설 등을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2028년 완공, 2029년에 개항을 목표로 했으나 이번 판결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새만금신공항은 애초부터 문제적 사업이었다. 2019년 문재인 정부가 2023년 세계 잼버리 대회를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하면서 본격 추진됐으나 대회가 끝난 뒤에도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해 감사원은 예타 면제가 졸속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조류 충돌 위험이다. 공항이 들어설 수라갯벌에는 매년 철새 24만여 마리가 머문다.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공항이 들어서면 새와 비행기 충돌이 연간 최소 9.5회, 최대 45.9회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됐다. 지난해 조류 충돌 사고로 179명이 사망한 무안공항(0.07회)보다 최대 656배나 높은 수치다.
경제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인근에 군산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이 있어 수요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2018년에 실시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산출된 비용 대비 편익(B/C) 값은 0.479에 그쳤다. 사업비로 1000억원을 투입하면 돌아오는 편익이 479억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환경 문제나 사업성을 무시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앞세워 추진됐던 공항 건설은 이곳뿐이 아니다.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 건설했지만 이용객 부족과 적자 누적으로 유령 공항처럼 전락한 사례가 속출했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공항 건설이 능사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새만금신공항의 추진 여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이는 가덕도신공항 등 다른 대형 사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8009.html
새만금 갯벌, 다시 새와 사람에게 (한겨레21, 류석우 기자, 2025-09-12 00:47)
250㎞ 31일 동안 걸어온 ‘새, 사람 행진단’ 1심 승소 판결 뒤 눈물바다… “무분별한 공항 설치에 제동 건 획기적 판결”
2025년 9월8일 오전 11시23분쯤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 공터에 자전거를 탄 큰뒷부리도요를 필두로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등 다양한 새들이 등장했다. 새들을 자전거에 태우거나 머리에 이고 온 이들은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를 염원하며 걸어온 ‘새, 사람 행진단’이다. 8월12일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출발해 한 달 동안 약 250㎞를 도보 행진해 이곳에 이르렀다.
지팡이를 짚고 있던 문정현 신부가 지팡이를 내던지고 행정법원을 향해 엎드렸다. “판사님! 제발, 이 늙은이가 갈구합니다. 새만금 갯벌을 살려주시오. 갯벌을, 살려주세요! 생명을 살리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합니다.” 함께 새들을 이고 걸어온 이들도 따라 외쳤다. “갯벌을, 살려주세요!”
그리고 사흘 뒤, 법원은 이렇게 응답했다.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한다.”
“조류 충돌 위험, 서천갯벌 영향 부실 평가”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는 9월11일 오후 새만금 신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 선고공판에서 “이 사건 계획은 계획재량을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가 이렇게 판결한 이유의 핵심은 △국토교통부가 새만금 신공항 계획을 수립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을 부실하게 평가했을 뿐 아니라 평가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사업지 내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조류 및 인근 서천갯벌의 보존에 미치는 영향도 부실하게 조사하고 구체적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을뿐더러 △사업 비용편익비가 0.479에 불과해 사실상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신공항 건설로 달성하려는 공익(지역균형발전)이 침해될 공익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주영 재판장이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조류 충돌 가능성이었다. “피고(국토부)는 이 사건 타당성 평가에서 후보지들의 조류 충돌 위험을 평가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류 충돌 위험이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조류 충돌 위험을 평가하기는 했지만, ‘운영 중인 공항 모델’이나 ‘신규 공항 입지 검토 모델’ 모두에서 위험성이 국내 어느 공항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관성 없이 적용하거나 평가 대상 지역 축소 등을 통해 정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습니다.”
판결 설명 자료를 보면, 새만금 신공항의 연간 예상 조류 충돌 횟수는 이 사건 사업부지 반경 13㎞ 기준 최대 45.92930회로 인천공항 2.9971회, 군산공항 0.04846회, 무안국제공항 0.07225회에 견줘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조류 서식환경·규모가 유사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 실제로 2024년 12월29일 여객기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여기까지 언급했을 때, 옆에 앉아 있던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기자 쪽으로 몸을 기울여 “이겼다”고 속삭였다.
방청석 사이에서 흐느낌이 나오기 시작한 건 이 재판장이 두어 문단을 더 읽었을 때였다. 이 재판장은 새만금 신공항 부지를 두고 “과거엔 해안이었고 현재는 염습지인데, 풍부한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붉은어깨도요와 가마우지 등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사건 사업 추진으로 해당 부지에 서식하는 조류들의 휴식지가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을 해치며 생태계가 훼손될 것은 여러 조사 결과 및 재판에 출석한 학자들의 증언에 의해 충분히 사실로 인정됩니다. 피고도 이 부분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가 충분한 검토나 조사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향후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새삼 효과적인 대책 제시도 어려울 것입니다.”

“지역균형발전보다 침해될 공익이 우위에 있지 않다”
법정 안의 울음소리가 조금 더 커졌다. 이 재판장이 말을 이어갔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공익이 침해될 공익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지만, 조류 충돌 위험을 근거 없이 축소 평가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축소하거나 부실하게 검토했고, 생태계 훼손 저감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단정 등 잘못된 전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해 부당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 기본계획은 취소되어야 합니다.” 
소송의 승자가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와!” 누군가는 짧게 소리를 질렀고, 누구는 박수를 쳤다. 20년 넘게 새만금을 기록하고 조사한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조사단장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을 결성하고 4년 넘게 싸워온 김지은 공동집행위원장도 동료들을 얼싸안고 울었다. 마지막 주문을 읽는 이 재판장의 목소리가 울음소리에 묻힐 정도였다. 이 재판장은 박수와 울음을 제지하지 않았다. 울고 있는 이들에게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말한 뒤,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서울행정법원 밖은 축제였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과 ‘새, 사람 행진단’, 정의당과 녹색당 등 정당인들, 일반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기쁨을 나눴다. 김지은 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지켰습니다. 판사님들, 생명의 편에 서주셨습니다. 참 잘하셨습니다.” 이주영·문지용·고철만 판사를 외치는 목소리가 행정법원 앞에 울려 퍼졌다. 
김 위원장이 말했다. “2006년, 대법원이 새만금 매립을 중지해달라는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어요. 그때는 학살의 공범이 되길 자처한 판결이었다면, 이번 판결은 2006년 대법원 판결의 과오를 뒤집고, 법이 있어야 할 소중한 이유를 증명한 판결 같아요.”
원고를 대리한 최재홍 변호사는 “오늘 법원의 판결은 (전국에서 진행되는) 무분별한 공항 설치에 제동을 건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새만금이 끝이 아니고 가덕도, 제주제2공항도 끝이 아니다. 강원도에선 오색삭도 항소심 사건(오색케이블카 공원사업 시행허가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진행 중이다. 설악산 끝청 밑 아고산대가 아직 보존돼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피고인 국토부는 이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판결문을 면밀히 살펴보고 향후 대응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남은 것은 현재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이다. 현재 서울지방항공청이 환경영향평가 2차 보완본까지 제출한 상태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쪽은 곧바로 서울행정법원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 중단을 구하는 집행정지를 신청할 예정이다. 전북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는 일단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새만금 신공항 제동은 시작점
“중대하고 명백한 잘못이 인정되지 않는다.” 2006년 대법원의 이 판단을 끝으로 새만금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완성됐다. 19년 동안 방조제 안쪽은 죽음의 땅으로 변해갔다. 수라갯벌은 그 죽음의 땅에서 살아남은 희망이었다. 그 희망마저 지우겠다는 것이 새만금 신공항 계획이었다. 죽음의 방조제를 허가했던 법원은 19년 뒤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새만금 신공항을 넘어, 전국에서 진행되는 기후붕괴와 생물대멸절을 막을 시작점이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91204074806594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 이끈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프레시안, 최인 기자(=전주) | 2025.09.12. 06:40:16)
"안전성 담보 어렵고 생명권 침해 우려 있어"
법원의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두 가지 적접적 원인은 '조류충돌로 인한 항공운항의 안전성 담보'가 어렵고 인근의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의 자연과 조류의 서식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꼽힌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국제공항 취소소송' 판결문을 살펴 보면 재판부(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새만금국제공항을 추진할 경우, 무엇보다 소중한 인간의 생명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새만금국제공항 사업부지의 개발은 사업부지와 인접 지역에 분포한 법정보호종 조류 등에게 서식지 축소, 개체수 감소 등의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고 그와 연결된 서천갯벌의 자연환경 및 조류의 서식환경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악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국토부가 사업부지의 조류 보호와 관련해 제시한 방안들 역시 모두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사업부지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이후에도 더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국 이 사건 사업(새만금국제공항)의 추진은 해당 사업부지 및 인근지역, 세게자연유산인 서천갯벌의 환경과 서식하는 조류 등에 악영향을 미침으로 보존하여야 할 생물 다양성을 해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이는 환경관련 각종 법률.상위계획.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와도 정면으로 충돌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토부는 충분한 검토와 조사, 합리적인 이익형량(서로 충돌하는 기본권의 법익을 비교하고 판단하여 결정하는 일)을 통해 새만금국제공항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지역균형 발전)이 이 사업(새만금국제공항)으로 인해 침해되는 공익 또는 사익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나, 이는 새만금국제공항 사업부지의 조류충돌 위험의 근거 없는 축소 평가, 평가된 위험 요소의 입지선정 절차에의 미반영, 또 서천갯벌 및 서식 조류들에 미치게 될 영향의 부실한 검토, 환경 훼손 정도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단정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로 인해 "(국토부는)새만금국제공항을 추진하더라도 항공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생태계 등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일부 악영향이 있더라도 저감방안을 통해 이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잘못된 결론에 이른 뒤 그와 같은 결론을 전제로 이익형량을 수행한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해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 전반부에서도 "환경부가 지난 2022년 2월에 국토부가 향후 사업부지 인근의 조류(도요새,물떼새 등)를 정밀 조사한 후 이동특성을 누적 분석해 조류충돌 등 영향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조건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협의를 완료"했으나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새떼와 충돌한 후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는 사고로 탑승자 가운데 179명이 사망한 사건"을 적시하고 있다.
이에 국회가 같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내용'의 공항시설법을 개정했다는 점을 밝히면서 "국토부는 새만금국제공항 추진 계획을 수립하면서 조류충돌위험을 부실하게 평가했을 뿐 아니라 그 평가 결과를 입지선정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이 서천갯벌 등의 조류 서식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부실하게 조사.평가함으로써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따잏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거나 이익형량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거듭해서 "피고(국토부)는 입지 후보지들의 조류충돌위험을 면밀히 평가한 뒤 이를 고려해 새만금국제공항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국토부는 새만금국제공항 타당성 평가 단계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 기준에 정해진 입지평가 항목 가운데 '환경성'과 관련해 생태자연도 1등급 훼손 면적의 정도.상수원보호구역 및 해양환경 훼손 정도.보호종 출현 여부 만을 검토했을 뿐 조류충돌위험은 평가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류충돌위험이 새만금국제공항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사업부지의 조류충돌위험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을 뿐더러 입지 대안 비교. 검토 과정에서도 조류충돌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서천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유산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에 대한 관리 등을 권고한 점 등에 비춰보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사업부지 및 인근 서천갯벌에 서식하는 법정 보호종 조류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그 보호를 위한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이 서천갯벌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내용을 살펴 보면 대부분 새만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가 서천갯벌을 항로로 이용함으로써 미치는 영향(조류충돌위험 등)을 검토했을 뿐, 사업부지와 서천갯벌의 생태적 연관성으로 인해 공항건설이 서천갯벌의 조류에 미치게 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자세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두 전문가의 증언도 재판부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 지역의 조류 조사를 수행해온 조류학자 '나일 무어스'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로 인해 사업부지(수라갯벌)가 망가지면 서천갯벌 전체에 악영향을 미쳐 서천갯벌의 황폐화로 연결된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으로 인해 서천갯벌의 생물다양성이 굉장히 크게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고 새만금 갯벌에 대한 조사연구를 해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김종성 교수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진행된다면 서천갯벌에서 이 사업부지로 이동하는 철새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 되고 그렇게 되면 철새들이 서천갯벌을 서식지로 이용하는 확률이 줄어들어 개체군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증언을 바탕으로 재판부는 "새만금국제공항을 개발할 경우 이 사업부지와 생태적 연관성을 가진 서천갯벌의 조류(서천갯벌에 서식하는 조류 및 더 나아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서 서천갯벌을 기착지로 이용하는 조류)에게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이 부분과 관련해서 어떠한 평가나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단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서천갯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도요세.물떼새 이동성 및 멸종위기종 철새의 이동특성을 조사하겠다는 추상적 계획 만을 밝히고 있을 뿐"이라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기업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성장 격차가 커지고 있고 전북지역은 전국 16개 시도 중 낙후된 편에 속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제고할 필요성이 크다"면서 "이에 새만금개발청이 전북권의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새만금 1권역에 공항경제특구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이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사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지역 균형발전, 전북권 경제활력제고)의 중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업으로인해 침해될 수 있는 공익(항공운항의 안전성 확보, 사업부지 및 인근 지역의 생태계 보존)을 상쇄할 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더구나 "타당성 평가에서 새만금국제공항의 B/C가 0.479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사실상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이 사업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가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은 채 추진됐다"면서 "이러한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지역균형발전)이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으로 인해 침해될 공익 또는 사익보다 상당한 정도의 우위에 있어야만 그 추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새만금국제공항은 조류충돌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돼 항공운항의 안전성 자체에 의문이 있다"면서 "추후 환경영향평가,실시계획수립 등의 절차를 거치기는 하나 후속 단계에서 입지 자체를 변경하기 어려울 뿐더러 새만금국제공항 사업부지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실효성있는 조류충돌위험 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봤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새만금국제공항 사업부지 보다 훨씬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던 무안국제공항에서조차 조류충돌로 인한 대형 참사가 실제로 발생한 점까지 고려하면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을 추진할 경우 항공운항의 안전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소중한 인간의 생명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일 뿐"이라면서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은 계획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 함으로 취소돼야 한다"며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음으로 모두 인용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국토부는 판결 내용을 분석해 항소할 계획으로 전해졌으며, 전북도 또한 국토부와 함께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가 항공 안전성과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조류충돌위험을 감안하지 않고 인근 서천갯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소홀하게 대비한 국토부는 항소심에서 조류 충돌의 위험성을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 유산인 서천 갯벌에 미치는 영향과 보존 방안에 대해서도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국제공항의 착공은 그만큼 더 지연될 수 밖에 없게 됐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91117164087371
'새만금 법정' 판사가 주문 읽자마자 20명이 엉엉 울었다 (프레시안, 손가영 기자 | 2025.09.12. 09:50:38)
[현장]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시민들 승소… 눈물·환호 바다 된 법원 앞
숨죽이고 선고를 듣던 방청객 20명의 울음이 동시에 터졌다. 엉엉 울어버린 방청객도 있었다. 흐느끼는 소리가 계속 터져 나오는 중에 재판장은 선고문을 다 읽고 퇴정했다. 남은 이들은 박수를 치고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이 사건 기본계획은 이익형량에 하자가 있고, 계획재량을 일탈해 위법한 것으로 취소돼야 한다."
11일 오후 1시 40분, 서울행정법원 7부 재판장 이주영 판사가 결론을 읽은 직후 벌어진 법정 풍경이다. 울음을 터트린 방청객들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반대하거나, 이 사건 원고로 참여한 시민들이다.
서울행정법원 7부는 시민 1300여 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새만금 신공항 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국토부의 기본 계획 수립 절차상 심대한 하자가 있기에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먼저 "이 사건 사업은 비용편익비가 0.479에 불과하다고 평가돼 사실상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은 채 추진됐다"며 "이 사건 사업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침해될 공익 또는 사익보다 상당한 우위에 있어야만 사업 추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기본계획은 사업 부지 입지를 선정하면서 각 후보지의 조류 충돌 위험성과 공항 안전성을 비교 검토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관계 규정 및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르면, 피고(국토부)는 후보지들의 조류 충돌 위험을 면밀히 평가한 뒤 이를 고려해 입지를 선정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복수의 평가 모델) 모두에서 국내 어느 공항보다 조류 충돌 위험이 크다고 나타났음에도, 평가 모델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고 평가 대상 지역을 축소하는 등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며 "이마저도 입지 대안 비교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이 사건 사업 부지(새만금 수라갯벌)를 공항부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29일 179명의 희생자를 낸 무안공항 참사를 언급하며 "피고(국토부)가 이 사건 사업부지와 조류 서식 환경 및 규모가 유사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조류 충돌에 기인한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 계획 수립 다음에 이뤄지는 환경영향평가에서는 공항 입지를 변경하는 게 불가능하며, 조류 충돌 위험 저감방안은 사업부지로부터 일정 거리 안에 새들이 유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어서 조류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조류를 보호하는 동시에 실효성 있는 조류 충돌 위험 저감 방안을 수립하는 것에는 더더욱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사업부지는 현재 염습지 상태로서 풍부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 다양한 개체군이 발견된다"며 "7㎞ 이내엔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이 존재하는 데다, 이 사건 부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 거점 서식지 역할도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조류 서식지 파괴, 생물 다양성 훼손, 생태계 훼손 가능성은 이 법정에 출석한 전문가 증인들에 의해 충분히 사실로 인정되고, 피고 역시 부인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기본 계획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검토 조사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이 사건 사업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지역 균형발전)이 침해될 공익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기본 계획은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해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선고했다.
환호성 터진 행정법원 앞… "국토부, 항소 꿈도 꾸지 말라"
선고 직후, 지하 법정에서 법원 건물 앞 기자회견 장소로 이동하는 길 내내 시민들의 울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이겼다", "살렸다" 등의 격려의 말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서울행정법원 정문 입구에선 방청객 원고들을 기다리던 연대 시민들이 환호성을 터트리고 있었다. 시민들은 "안 믿어진다. 누가 때려달라"라고 서로 말했고, "우리가 지켰다"고 말하며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어떤 이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연신 닦았다.
소송 후 열린 승소 판결 기념 기자회견은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펼친 현수막엔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인용판결 당연하다. 학살의 시대를 끝내고 생명의 시대로 나가자"는 문구가 적혔다. 2001년부터 새만금 간척 사업에 반대하며 새만금 구역 생태 보호 투쟁을 이어 온 문정현·문규현 신부도 현수막 뒤에 섰다.
원고를 대리한 최재홍 변호사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오늘 판결은 정부의 무분별한 공항 건설 행위에 제동을 건 획기적인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새만금이 끝이 아니다. 제주 제2공항 안 끝났다. 백령도 공항 안 끝났다. 가덕도, 흑산도 안끝났다. 뭔 놈의 공항이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고 소리쳤다.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활동가는 최 변호사를 소개하며 "자신을 '패소 전문 변호사다. 이 재판 못 이길 거다'라 말하며 소송을 처음 제안해 주신 분"이라며 "그게 믿음직스러웠다. 이기지 못할 걸 알면서도 이 소송을 시작하자는 게 더 믿음직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항소 꿈도 꾸지 마십시오!"
활동명을 '딸기'라 밝힌 시민은 쉰 목소리로 정부에 항소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그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 취소를 주장하기 위해 꾸려진 '새, 사람 행진단' 소속으로, 지난 8월 12일 전주를 출발해 한 달여 간 260킬로미터를 행진해 서울에 도착했다. 지난 8일부터 3일간 진행된 서울행정법원 앞 1만 3000배 릴레이 기도 집회에도 빠짐없이 참여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하나의 판결이 아니라, 그동안 독재적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진행된 모든 국책 사업에 대해 재검토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정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화답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가 외쳤다. 
문규현 신부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앞에 서서 큰 절을 했다. 선고 방청도 했던 그는 법정에서부터 쉼 없이 눈물을 흘렸다. 문규현 신부가 2003년 정부의 간척 사업 강행으로부터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해 새만금에서 서울까지 306km를 3보 1배로 걸었던 행동은 한국 환경운동사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의 형이자 함께 20년 넘게 투쟁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도 "영점 영영영영 퍼센트도 생각하지 않았다. 단 한번도 이겨본 적 없기 때문"이라며 "오늘도 내내 패소 판결 받았을 때 내가 어찌 분풀이를 할 건지만 생각했는데 허사가 돼버렸네"라고 웃으며 말했다.
문 신부는 "패소를 생각하며 새만금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모든 마을을 누비고 미친 듯이 돌아다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앞으로도 해야 할 것 같다"며 "오늘을 계기로 개발이 무엇인지, 환경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고 (사회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게 만들자"고 소리쳤다. 
이들과 똑같이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는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도 마이크를 잡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계획 취소 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반드시 취소 선고가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가덕도도 지켜 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참가자 12명의 발언이 끝난 후 집회를 마무리했다. 사회를 본 김지은 활동가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귀한 혈세 낭비하지 마십시오. 행정력 그만 낭비하십시오. 제발 해야 할 일을 해주십시오. 항소 어림없습니다. 포기하십시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18491.html
[사설] 새만금 공항 안전·환경 문제로 제동 건 1심 판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겨레, 2025-09-12 18:00)
전북 군산에 추진되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1심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사업으로 달성하려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공익보다 조류 충돌 및 환경 파괴 등으로 침해될 공익이 더 크다는 게 주요한 판결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법원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는 11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공동행동) 등 시민 1297명이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2년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만이다. 이 사업은 8천여억원을 투입해 새만금 지역 부지 340만㎡에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을 짓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애초 올해 11월 착공해 2029년 개항한다는 목표였는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동행동은 12일 서울행정법원에 ‘공항 기본계획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국토부가 조류 충돌 위험성을 비교 검토하지 않고,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부분이다. 재판부는 “그 위험성이 국내 어느 공항보다 높다고 나왔음에도 평가 모델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거나 평가 대상 지역을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총위험도 평가 내용을 보면, 새만금국제공항 부지의 연간 예상 조류 충돌 횟수는 최대 약 45회(부지 반경 13㎞ 기준)로, 인천국제공항(2.9회), 군산공항(0.04회), 무안국제공항(0.07회)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보듯이 안전성 확보는 공항 건설에서 최우선적인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국토부가 조류 충돌 위험성을 엄정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재판부는 공항 건설로 인한 생태계 훼손 문제와 이 사업의 낮은 경제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부지 인근의 서천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는데, 국토부가 환경파괴 영향을 부실하게 검토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은 0.479에 불과해 경제성도 낮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지역을 균형 발전시키려는 정부와 지자체의 의지와 입장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공항 건설은 안전성, 생태계 영향 평가 등을 엄밀하게 거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무리하게 추진해온 다른 신공항 건설 사업에도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91316335323516
"새만금 갯벌은 돈으로도 못 산다… 국토부는 항소 하지 말라" (프레시안, 손가영 기자 | 2025.09.14. 09:27:48)
[인터뷰] '새만금 소송 승소' 25년 차 새만금 갯벌 지킴이 오동필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집행위원장
지난 11일 '새만금 소송'(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1심 선고가 있던 날, 오동필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쑥스러운지도 모르고" 계속 울었다. 판사가 선고문을 읽을 때부터 눈물이 났고, 결론이 나왔을 땐 울음을 터트렸다. 판사가 여러 번 "정숙해달라"고 했지만, 작은 환호성도 터트렸다. 소리를 안 내려 해도 자기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그는 법원 밖으로 나와 기자회견을 열면서도 울었다.
"지난 20년 넘게 새만금을 위해 싸운 모든 이, 마음을 보태 준 모든 시민, 그리고 새만금 갯벌의 승리다."
선고가 끝난 뒤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오동필 위원장은 이 말을 반복했다. 오 위원장도 지난 20년 동안 새만금 갯벌 보호 투쟁에 앞장서 온 군산 시민이다. 20대 때 시작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을 40대가 된 지금까지 하고 있다. 현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을 맡고 있다. 그를 만나 승소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프레시안 : 법정에서 많이 울었다. 왜 울었나?
오동필 : 먼저 문규현·문정현 신부가 생각났다. 우리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사실상 지는 싸움을 했다. 그런데 20여 년의 인생을 새만금에 바친, 그러나 이제 한 세대를 더 살 수 없을지 모를 두 노 신부가 마지막까지 패소의 쓰라림을 느낄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래도 한 번 더 져도 된다. 더 싸울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판사가 법정에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이 잘못된 이유를 말해서 눈물이 났다. 패소를 예상했는데도, 우리의 주장이 옳다고 언급되는 것 자체가 좋아 눈물이 솟구쳤다. '기본계획을 취소한다'는 결론이 나올 땐 주체할 수 없었다.
새만금 개발 반대 투쟁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1991년 간척 사업을 위한 방조제 건설이 시작이다. 농·어업 파괴, 주민 수용성, 수질 악화 등의 문제로 지역 반대운동이 시작됐고, 2000년부터 종교계와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며 큰 싸움이 벌어졌다. 두 신부도 2000년부터 정부의 새만금 간척 사업 반대 운동을 시작해, 2003년엔 새만금부터 서울까지 306km 거리 3보 1배 행진까지 했다.
3보 1배 행진을 포함한 새만금 간척 반대 투쟁은 한국 환경운동사의 큰 궤적으로 남았다. 이때에도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사업 중단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6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오 위원장은 이를 "정말 가슴 아팠던 사건"으로 기억했다. 새만금 방조제는 2010년 완공됐다. 그동안 조류는 86%가 사라졌고, 전북 어업생산량은 반토막이 났으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엔 죽은 물고기가 수시로 떠올랐다. 수질은 4~5급수가 됐다.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물이다.
프레시안 : 승소를 예상하지 못했나?
오동필 : 우리 대부분이 패소를 예상했다. 법정에서 이긴 적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문규현 신부님한테도 (또 패소를 안겨드려) 법정에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계속 가는 거잖아' 라고 오히려 나를 달래주셨다. 그런데 판사는 처음부터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이 잘못된 이유를 계속 읊었다. 나는 '이제 그러나가 나온다' 이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꾸 안 나왔다. '언제 나오지' 하는데 우리가 맞다고, 국토부 계획이 취소돼야 한다고 판사가 말했다. 눈물이 났다.
프레시안 : 소송의 핵심 쟁점이 뭐였나?
오동필 : 조류 충돌 위험성이다. 항공기 사고는 자동차 사고와 다르다. 항공기는 사고 나면 거의가 사망이다. 조류 충돌 문제는 절대 간과할 수 없다. 관계 법령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라 반경 13km 이내에서 조류 충돌 위험성을 조사해야 한다. 새만금은 철새도래지다. 충돌 위험이 최대 45.9회인데, 인천 약 3회, 군산 0.048회, 무안 0.072회에 비해 수십~수백 배다. 위험도가 너무 높으니, 국토부는 위법적인 꼼수를 썼다. 범위를 자의적으로 5km로 좁혀서 위험도를 낮췄다. 어떻게 하면 건설을 할 수 있을지만 두고 숫자만 줄인 거다. 판결에 그대로 나온 내용이다.
재판부는 국토부의 조사 방식에 대해 "조류 충돌 위험이 국내 어느 공항보다도 높다고 나타났음에도, 평가 모델을 일관성 없이 적용했고, 평가 대상 지역을 축소함으로써 위험 정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새만금 신공항 부지와 조류 서식환경·규모가 비슷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서 2024년 12월 29일에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고도 강조했다. 179명이 희생된 참사다. 
프레시안 : 철새 서식지, 갯벌, 멸종위기종 등의 문제도 법정에서 언급됐다.
오동필 : 정말 중요한 문제다. 새만금 신공항 부지는 수라갯벌이다. 50종이 넘는 법정보호종(멸종위기종)이 산다. 갯벌의 생태적·환경적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갯벌의 효능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복구할 수도 없다. 수라갯벌은 만경강 수역에서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다. 나머지는 다 파괴됐다. 이 갯벌이 보존돼야만, 새만금 전체의 생태적 기반이 붕괴하지 않을 거다.
법원은 수라갯벌 7km 위의 서천갯벌(충남)도 언급했다. 습지보호지역,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국가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시켜 놓고, 바로 옆 갯벌을 파괴하면서 거기엔 영향을 전혀 없다고 한다? 말이 안 되는 걸 국토부가 주장하고, 법원은 인정 못 해주겠다 한 거다. 서식지는 '연결될수록 안정화'된다. 아무리 좋은 서천갯벌이 있어도 바로 옆 수라갯벌이 파괴되면 생태적 연결이 깨져 생물다양성이 훼손된다. 
법원은 한국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EAAF)의 주요 기착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EAAF는 북극권부터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호주를 거쳐 뉴질랜드에 이르는 철새 이동 경로이자, 전 세계 9대 주요 철새 이동 경로의 하나다. 거리만 1만 km가 넘는다. 기착지가 중요한 이유다. 장거리 이동 철새의 주요 먹이 섭취 서식지기 때문이다. 
기착지가 훼손되면 일부 개체군이 멸종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먹이사슬 등 생태계의 연쇄효과로 전체 개체 군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한국, 중국 등의 간척사업으로 동아시아 철새 서식지가 크게 훼손됐고, 이를 막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19개국이 2006년 'EAAF 파트너십'을 구성해 상호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프레시안 : 정부가 항소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오동필 : 정부는 항소하지 말라. 만약 항소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위의 조류 충돌 위험성, 갯벌 훼손 등 문제를 어떻게 반박하고, 현재를 정당화할 것인가? 지금보다 더 구체적이고 면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그만한 대안을 지금 마련할 수 있는가?
정부가 세계 최장(33.9㎞) 인공 방조제라 홍보한 새만금 방조제는 북쪽 군산부터 남쪽 부안을 이어져 있다. 방조제로 물이 막혀 만들어진 호수가 새만금호다. 간척 사업 당시 정부는 "수질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했으나, 지금 상황에 비춰 보면 허위 주장이었다. 20년간 4조 원 넘는 돈이 투입됐음에도, 2003년부터 현재까지 새만금호 수질은 4~5급수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는 2020년 12월부터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열기 시작했다. 1일 2회 정도 열고 있다. 
프레시안 : 새만금 신공항 반대뿐 아니라 방조제 개방 등 여러 방면으로 싸우고 있는 걸로 안다. 어떤 것인가?
오동필 : 새만금호는 썩을 대로 썩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새만금 상시 해수유통 서명운동본부' 활동도 한다. 방조제로 가로막혀 썩어 버린 새만금호의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하자는 운동이다. 정부 방식대로면, 하루 수문을 10분만 열어도 수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게 아니라 상시로 열어 놓자는 거다.
'염분 성층화' 영향도 크다. 염분(밀도)이 높은 짠 물이 밑에 깔리고, 염분 낮은 민물이 위에 뜬다. 위아래가 섞이지 않는다. 즉 산소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럼 생물이 살 수가 없다. 어패류 같은 저서생물(바다, 호수 등의 바닥에 사는 생물)이 폐사한다. 현재 새만금 하층의 실태다. 수문을 열면 해결된다. 강 하구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
끝으로, 새만금은 전체가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파헤쳐지고 매립되고 준설되는 사업만 이뤄진다. 강 하구를 복원하고, 예전처럼 주민들이 다시 물고기를 잡으며 살 수 있도록, 강을 죽이는 정책이 아닌 강을 살리는 정책을 펴도록 계속 나아갈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18733.html
또 새만금에 쏠린 눈…야심찬 청사진 공개 뒤 ‘신공항 제동’이라니 (한겨레, 이지혜 기자, 2025-09-15 11:00)
김의겸 신임 청장 기자간담회 중 ‘판결 속보’
RE100 산단·스마트 수변도시 청사진 제시
“방금 법원에서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을 인용했는데,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지난 11일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전북 부안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법원이 새만금 신공항에 제동을 걸었다는 속보가 날아들었다.
얄궂은 시점에 나온 법원 판결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김 청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짜 뉴스를 가져오셨네요? 법원 판결 내용을 살펴봐야겠네요.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미가 뭔지, 그동안 해온 일을 어느 정도 선에서 조정할 수 있는지 국토부와 상의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날 김 청장은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하느라 예정됐던 취재진과의 만찬 자리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두 달 전 취임한 김 청장이 국내 최초 ‘알이100(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특화 산업단지’ 조성 등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은 가운데,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새만금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인 새만금 사업은 1987년 노태우 당시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제시되고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뒤 30여년째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이자 애물단지로 머물러왔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33.9km의 새만금 방조제를 준공했지만 아직 매립은 간척 예정지의 88.1%(2023년 6월 기준)만 완료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향타를 바꿔가며 표류해왔던 새만금은 이제야 활로를 찾고 기지개를 켜는 단계다. 최근 2차전지 산업의 세계 공급망 재편과 함께 새만금이 2차전지 소재 생산지로 떠올랐고, 2023년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사실상 처음으로 이 땅의 쓸모를 찾았다. 매립이 완료된 1·2·5·6 공구 산업단지 분양이 완판됐고, 추가로 입주하려는 기업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3·7·8·공구 등을 매립해 산단을 조성 중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 알이100 특화 산단까지 조성해 세계 자유무역의 중심지로 새만금을 키우겠다는 것이 새만금개발청의 원대한 계획이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첨단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육·해·공 기반 시설인 인입철도,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 신공항을 구축해 국제물류 허브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도 그 일환이다.
새만금엔 신도시도 들어서고 있다. 새만금의 첫 도시인 ‘스마트 수변도시’는 축구장 882배 넓이로, 2만1천여명이 살 수 있게 계획됐다. 2023년 6월 매립을 마치고 도로와 상하수도 등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안에 근린생활시설 용지와 단독주택 용지 일부에 대한 분양이 시작된다. 새만금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제학교 유치 등으로 외국 기업인들에게도 매력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이 청사진의 가장 중요한 퍼즐인 ‘새만금 신공항’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주영)가 지난 11일 “새만금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낸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특히 재판부가 공항의 경제성을 문제 삼은 것은 치명타다. 새만금 신공항은 경제성 부족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으나,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올 11월로 예정된 새만금 신공항 착공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당장 연말에 발표하기로 한 새만금 기본계획(MP) 최종안의 대폭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국토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판결문을 면밀히 살펴보고 향후 대응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짧은 반응 외에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309쪽 분량의 2021년판 새만금 기본계획엔 ‘공항’이라는 단어가 1.9쪽당 1번꼴(164번)로 등장한다.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218811.html
‘하늘길’이 뭐길래…새만금 공항 취소 판결에 전북서 후폭풍 (한겨레, 천경석 기자, 2025-09-15 16:25)
전북 지자체·국회의원·재계·사회단체 등 성명 내며 반발
11월 착공 예정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사업이 법원의 기본계획 취소 판결로 제동이 걸리면서 전북 지역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그동안 공항을 ‘하늘길’로 강조해왔던 전북의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원, 재계·사회단체까지 잇따라 성명을 내면서 반발하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심 패소 다음 날인 지난 12일 “항소심과 집행정지 신청에서 국토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인 박희승·신영대·안호영·윤준병·이성윤·이원택·한병도 의원도 공동 입장문을 내고 “새만금의 심장인 신공항 개발사업은 중단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주시와 익산시, 공항부지와 가까운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등도 판결에 대한 유감과 반대, 우려의 입장을 냈고, 전북애향본부와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건설추진연합, 전주상공회의소 등 도내 사회단체와 재계에서도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 지역사회에서 전방위적인 반대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그동안 전북에서 추진했던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번번이 무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착공까지 이뤄졌지만 무산됐던 김제공항부터 미군과의 협의 불발로 중단된 군산공항 확장 무산에 이어 이번 새만금 국제공항이 세 번째 사례다. 
전북도는 소송 패소 후 “(이번은) 1심 판결로 기본계획 자체가 무효화 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올 11월로 예정된 새만금 신공항 착공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당장 연말에 발표하기로 한 새만금 기본계획(MP) 최종안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새만금의 상징성 있는 사업으로 국제공항을 꼽았던 만큼 반발 기류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북도는 새만금 신공항 사업계획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응과 기본계획 취소소송 2심에 집중해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12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서울행정법원에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청구사건의 판결 확정할 때까지 사업계획의 모든 절차와 행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서를 접수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2심부터는 피고(국토부)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전북도와 군산시가 들어가기로 협의하고 있다”며 “국토부에서도 관련 기관들과 소송 협의체 구성을 준비 중이다. 환경단체에서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서도 대응하겠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62016005
전북 의원들 “신공항 취소 판결 부당, 항소”…시민사회 “사기극 드러나 사과하라” (경향, 김창효 선임기자, 2025.09.16 20:16)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 ‘후폭풍’…둘로 갈라진 전북
정치권·시민사회 찬반 논란
전북도도 ‘항소’ 방침 굳혀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이 나오면서 전북 지역사회가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전북도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역 의원들은 “국가균형발전을 무너뜨린 불합리한 판결”이라며 16일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사기극이 드러난 만큼 항소가 아닌 공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절차적·정책적 정당성을 외면한 사법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군산공항의 안전도가 국내 15개 공항 중 세 번째로 낮다”면서 “실증 분석과 보완 대책은 배제한 채 원고 측 주장만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원택 의원은 “새만금 신공항이 안 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은 왜 추진하느냐”며 판결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의원들은 서울행정법원 앞 집회도 예고했다. 
전북도도 항소 방침을 굳혔다. 권민호 전북도 공항철도과장은 “환경 대응 논리와 공익성을 보강해 2심에 나설 것”이라며 “집행정지 신청 인용 전까지 행정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동행동은 “법원이 이미 ‘거짓·위법·위험·부실·무용·부당’이라는 치명적 문제를 확인했다”며 “신공항은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단장은 “사기극이 드러난 지금 필요한 것은 항소가 아니라 공개 사과”라며 “정치권은 공개토론회에 나와 신공항이 어떻게 전북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도민 앞에서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이미 지역에 군산공항이 있음에도 전북도 스스로 ‘항공 오지’로 규정하고, 무안공항보다 650배 높은 조류 충돌 위험을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만금국제공항이 지어져도 군산공항과 인접해 있어 국제노선 취항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현재 계획된 활주로 길이로는 보잉737과 같은 C급 항공기만 이용 가능한 점 등을 들어 새만금 신공항의 한계를 꼬집었다. 공동행동은 “국토교통부의 비용편익분석(B/C) 0.479는 적자 공항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군산공항 활용률 0.8%가 이를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82006015
[사유와 성찰] 새들이 전투기를 이겼다 (경향, 원익선 원광대 평화연구소 교무, 2025.09.18 20:06)
전라북도 현 인구가 170만명 남짓인데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서는 2058년 국내외 여객은 105만명이 되리라 전망한다. 인구 감소는 물론 각 지자체에 공항이 즐비한데 무엇을 보고 이곳에 전 세계 비행기가 들락날락할까. 황당한 추산이다. 신공항 건설계획 취소 판결을 내린 서울행정법원의 1심은 사필귀정이다. 지난 11일, 전주에서 법원까지 한 달 동안 걸어간 ‘새·사람 행진’ 참가자들이 울 때, 나도 연구실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빛의 혁명 이후 오랜만에 정의의 빛을 보았다. 인간의 젖줄인 갯벌을 뒤엎고 돌아온 이익은 도대체 무엇인가. 아름다운 어촌들을 파괴하고, 선량한 어민들을 내쫓고 무엇을 얻었는가. 욕망의 환상을 좇는 새만금개발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판결문은 무법주의를 비판한다. 법정보호종을 포획·이주하는 방안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포획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4조,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반할 우려”가 있으며 “사업부지 및 인접 지역의 조류를 모두 포획하여 환경생태용지로 이주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인 점”을 들어 실효성이 없다고 잘라서 말했다. 건설을 위해서라면 법도 무시하고, 자연의 생물들도 인간 맘대로 처분할 수 있다는 사고에 철퇴를 내렸다. 그리고 신공항 사업부지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이 역사적 판결은 두 가지 점에서 정치인과 관리들에게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먼저 전국의 신공항 건설계획을 폐지해야 한다. 인천·김포·김해·제주 공항을 뺀 11곳의 지방공항 적자는 작년에 1000억원을 넘었다. 적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거기에 더해 8곳의 지방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다 공항을 모든 시군에 짓게 생겼다. 공항과 지역경제는 무관함이 증명되고 있다.
하늘에서 매일 비행기 1만2000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기후위기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주범 중 하나다. 이 좁은 국토에서 우후죽순식 공항 건설은 유사시 군공항 목적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현재 8곳도 민군 겸용 공항이다. 새만금 신공항 또한 미군 관할의 군산공항 바로 옆이어서 대중국 전초기지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없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연에 법인격을 부여할 때라는 점이다. 생태계가 존속하거나 파괴되지 않아야 할 권리다. 학자들은 생태법인이라고도 한다. 환경법학자 박태현은 자연 전체의 권리주체성을 인정하거나 구체적인 자연물에 법인격·권리를 인정하는 입법례를 든다. 전자는 에콰도르의 ‘어머니 지구’의 권리를 명시한 헌법, 볼리비아의 ‘어머니 지구의 권리에 관한 법률’, 파나마의 ‘자연의 권리 법’이 있다. 후자는 뉴질랜드의 테 우레웨라의 원시림과 황거누이강에 부여한 법인격, 스페인의 석호법 등이다.(‘생태법인’ 연구, <자연물의 법인격>) 인간 활동의 다양성을 위해 법인을 세울 수 있듯이 자연 또한 법인격을 가질 수 있다. 법인에도 운영자·관리자가 있듯이 자연에 대한 법인도 후견인을 둘 수 있다. 다음 수순은 생태법인 입법이 되어야 한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한 참여자가 ‘새들이 전투기를 이겼다’고 쓴 글이 잘 보여준다. 지구에 1억2000만년 전에 등장한 새는 고작해야 수백만년 전에 등장한 인류보다 오랜 생명과 지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새는 지구 전체가 집이며 고향이다. 큰뒷부리도요는 뉴질랜드에서 시베리아를 향해 1만㎞를 일주일간 쉬지 않고 날아가다 마른 몸을 충전하기 위해 중간 기착지 새만금에 하강한다. 그들은 이 행로가 안전하기를 바라는 꿈을 꾼다. 총탄·미사일이 난무하는 험난한 삶의 행로가 아니길 바라는 우리의 꿈과 같다. 자유를 향한 날갯짓은 인간 해방을 이끈다. 우리에게는 선주민인 그들을 내쫓을 권리가 없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다음 차례는 인간이 될 것이다. 새들의 항로를 침범해서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의 비극은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 백성을 절망에 빠뜨리는 정부의 항소는 멈춰야 한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403281
식생 파괴 개발 그만…새만금신공항 취소 法판결 의미는[기후로운 경제생활] (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2025-09-20 05:00)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법원 "새만금신공한 건설사업 기본계획 위법"
"조류 충돌 위험 저감 자체가 불가…회복 어려운 생태계 파괴" 지적
1307명 원고에 힘 실어준 조종사 등 각계 전문가…마우리족까지 연대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서 국가개발사업 실체적 하자 인정한 첫 사례
전국 8개 신공항 사업 재검토 불가피
홍종호 교수 "지역균형발전, 세금 쓸 가치 있는 방향으로 선회하길"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안녕하세요.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어떤 흥미로운 얘기 준비해 주셨습니까?
◇ 최서윤> 공항 개발 전성시대 끝, 새만금으로 법원이 던진 경고장. 지난주에 나온 법원의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1심 판결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가뜩이나 내년에 지방선거 앞두고 우려되는 이슈예요. 정치권에서 무분별하게 지역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법원이 강력하게 제동을 걸었습니다.
◆ 홍종호> 네. 제가 지난 30여 년 가까이 경계성 없고 무분별한 국책 사업에 대해서 늘 지적하고 비판해 왔는데요. 이런 식의 법원 판결은 처음이에요. 법원이 이 사업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지금까지는 소송에서 승소한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지금까지는 패소의 역사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1심에서 승소한 거라서 저도 상당히 감개무량하게 뉴스를 봤습니다.
◇ 최서윤> 판결문이 굉장히 흥미롭더라고요.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지난주 11일에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에서 내린 1심 판결이고요. 국토교통부에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 사업 기본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3년 전인 2022년에 소송을 냈었는데 이게 받아들여진 겁니다. 원고는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는데 사실은 더 많아요. 1307명으로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들이 이름을 올린 거고요. 피고는 국토교통부 장관입니다. 법원이 새만금신공항 사업 지역에서 특정 거리 이내에 거주할 경우 공항이 건설되면 환경 피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걸 인정한 거죠. 세 분의 원고에 대해서만 요청을 인용해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긴 했는데 사실 원하는 바는 딱 하나였어요. 이 사업을 취소해 달라는 거였는데 이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이 났지만 그게 아닌 거죠.
◆ 홍종호> 사실상 1307명이 모두 공항 건설 취소를 요구했고요. 법원에서는 이 중에서 공항 건설로 인해 3명의 이익이 침해받는다고 인정하여 요청을 받아들였는데요. 그 결과로 공항 건설을 취소한다는 판결이 내려진 거죠?
◇ 최서윤> 맞아요. 그러니까 이 3명이 당사자가 되는 거고요. 원고 적격성 판단과 같은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판결문이 총 69페이지거든요. 그런데 12쪽부터 47쪽까지인 36페이지, 절반 이상을 할애해서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의 위법성을 따지고 있습니다. 결론이 위법이라는 건데 이유를 짚어드릴게요. 우선 재판부에서 국토부가 새만금신공항 건설 사업 기본 계획을 수립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과 인근 조류 서식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부실하게 조사하고 평가했다고 명확하게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국토부는 공항이 건설되고 항공기를 운항하면 인위적 교란이 발생하면서 조류가 알아서 주변 유사 서식지로 이동하고 회피할 걸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어요. 어차피 사업 부지 내에 법정보호종이 서식하지 않으니 건설해도 직접적인 서식지 훼손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펼쳤는데 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본 겁니다.
◆ 홍종호> 국토부는 조류가 주변 유사 서식지로 옮겨갈 거라고 주장하네요. 아직도 국토부가 이런 사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실망스러워요. 새만금 사업 자체가 원래 서해안의 거대한 갯벌을 없애게 되는 사업이었는데요. 그 당시에 해외 학자들도 국내에 많이 왔어요. 국내외 조류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얘기가요. 새만금 지역이 굉장히 중요한 철새의 이동 경로 상에 있어요. 여기에서 새들이 배를 채우고 다시 날아간다는 거죠. 그런데 새만금 지역에 갯벌이 없어지면 새들이 옆에 있는 유사 서식지로 가서 배를 채우고 가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냥 날아간답니다. 충분히 영양 섭취가 안 된 상태에서 날아가니까 시베리아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떨어져 죽는 거예요. 그 당시 그걸 우려하는 조류 학자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어요.
◇ 최서윤> 20년 전에요.
◆ 홍종호> 네. 새만금 사업이 처음 시작됐을 때죠. 결국 새만금 사업이 강행돼서 지금까지 문제가 많은 국책 사업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 그렇지 않다고 얘기했는데 국토부에서는 지금도 이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너무 사업에만 매몰돼 있다는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 최서윤> 그런데 말씀하신 내용을 법원에서 속 시원하게 다 짚었어요.
◆ 홍종호> 너무 좋습니다. 드디어 우리 법원도 확실히 업그레이드됐습니다.
◇ 최서윤> 공항 부지 인근에 서식하는 조류뿐만 아니라 그냥 식생을 광범위하게 우려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몇 가지 뽑아봤는데요. 사업 부지 중에 해수가 유통되는 지역에는 염생 식물이 서식하고요. 인근에 법정보호종 조류, 즉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야생생물 같은 철새들을 비롯한 다수의 생물이 분포하고 있다고 해요. 또 사업부지에서 7km 정도 떨어진 서천 갯벌이 습지 보호 지역에다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고 9km 정도 떨어진 지역은 야생생물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고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업 부지는 조류 충돌 위험 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서 항공 운항의 안전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조류 충돌을 피할 수가 없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더라고요. 거기다가 사업 부지와 인접 지역에 분포한 법정보호종 조류 등의 서식지 축소나 개체 수 감소와 같은 영향을 미치고 서천 갯벌의 자연환경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악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했어요. 이 지역의 보존해야할 생물다양성을 해치게 되고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법원이 직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 홍종호> 최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번에 판사들께서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굉장히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봅니다. 결국 조류 충돌 위험이 너무 커서 안전한 운항을 하기가 어려운데 국토부가 이걸 상당히 과소평가했다는 것이죠.
◇ 최서윤> 네. 인위적으로 축소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홍종호> 생태계 파괴로 인한 피해도 너무 크다고 본 거죠.
◇ 최서윤> 네. 무엇보다 저는 이 판결문 보면서 되게 흥미로웠던 게요. 사업 취소를 통해서 보호해야 할 식생을 정말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잘 모르는 새 이름도 많은데 시간을 할애해서 조금 읊어볼게요. 새만금이 방조해서 만든 지역이긴 하지만 해수가 오가는 지역에는 해홍나물, 나문재, 퉁퉁마디, 갯질경, 갯잔디 같은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해요. 또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대양주까지 가는 철새의 이동 경로에서 중요한 기착지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공항 부지 인근에 철새들의 월동지, 중간 기착지 등으로 이용되는 장항해안, 유부도, 금강하구, 옥녀저수지, 옥구저수지, 만경강 하구 등이 분포돼 있어요. 그다음이 정말 하이라이트인데요. 공항부지에서 반경 13km 내에는 법정보호종을 포함해서 31종의 다양한 생물이 분포하고 있다고 하면서 다 읊었어요. 개리, 큰 기러기, 흰이마기러기, 큰고니, 소쩍새, 수리부엉이 등 31개를 다 읊었어요.
◆ 홍종호> 네. 우리가 잘 아는 원앙도 있네요.
◇ 최서윤> 맞습니다. 이런 조류가 공항 부지와 주변을 취식지와 번식지로 이용하면서 서천 갯벌과 주변 수역을 오가는 게 다 확인이 됐다는 점도 짚었어요. 민물가마우지 같은 경우에는 위치 추적기를 부착해서 조사해 봤더니 옥녀봉을 중심으로 새만금호, 만경강, 금강하구, 금란도 등을 주로 행동 권역으로 이용하고 일부 개체 같은 경우에는 위치 추적을 해봤더니 아예 갯벌을 행동 권역으로 이용하는 게 확인됐다는 겁니다.
◆ 홍종호> 네. 사실 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릴 때는 공항 건설 사업의 두 측면을 모두 보잖아요. 이른바 경제에서 말하는 편익과 비용을 균형 있게 보려고 하지 않습니까? 말씀을 들어보면 조류 충돌 위험이 있다는 등의 비용은 분명한 것 같아요. 또한 주변 식생을 보호해야 하는데 공항이 건설되면 이게 파괴가 된다는 것도 비용이겠죠. 그런데 국토부에서는 공항을 건설하면 좋은 게 많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 않았겠어요? 약방의 감초처럼 하는 얘기 아닙니까?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해서 한 번 설명해 주세요.
◇ 최서윤> 아마 눈 감아도 읊으실 레퍼토리가 그대로 나왔는데요. 기업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돼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성장 격차가 커지고 있고 전북 지역은 전국 16개 시도 중에 낙후된 편에 속해서 지역 경제의 활력을 제고할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어요.
◆ 홍종호> 굉장히 감성에 호소하는 느낌입니다. 실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과연 이 사업을 통해서 전북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최선인지, 더 좋은 길은 없는지를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거거든요.
◇ 최서윤> 맞아요. 법원이 뭐라고 했냐면요. 지역 균형 발전과 전북권 경제 활력 제고도 중요하지만 그 공익의 중요성을 고려하더라도 공항을 지어서 침해될 수 있는 공익인 항공 운항의 안전성, 지역 생태계 보존과 같은 공익을 상쇄할 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면서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게다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도 짚었어요. 국토부가 타당성 평가를 했더니 비용 대비 편익이 0.479라고 결과를 제시했는데 이건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죠.
◆ 홍종호> 그럼요. 1보다 훨씬 작고 0.5가 안 되니까요.
◇ 최서윤> 지역 균형 발전을 명목으로 예비 타당성 조사까지 다 면제받은 채로 추진됐어요. 이것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목했어요. 그리고 이번 판결에서 작년 말에 발생한 무안공항 참사도 언급한 점이 의미 있더라고요. 법원은 새만금신공항 사업 부지보다 위험도가 훨씬 낮다고 평가됐던 무안 공항에서조차 조류 충돌로 인해 대형 참사가 발생한 점까지 고려하면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 소중한 인간의 생명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 홍종호> 결국 무안공항보다 새만금신공항이 위치한 부지에서 조류 충돌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과학적으로 나와 있다는 얘기군요. 
◇ 최서윤> 네. 맞아요. 환경 운동하시는 분들이나 이런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법원의 지적 자체가 촌철살인이라는 말까지 나와요. '보일 뿐'이라는 말이 되게 의미 있더라고요. 그리고 국토교통부가 신규 공항 입지 검토 모델을 하나 설정해서 수치를 제시해야 되잖아요. 조류 약 159종을 대상으로 조류 충돌 위험을 평가하는데요. 1년 동안 발생할 걸로 예상되는 조류 충돌 횟수를 보면 원주 공항이 제일 적은 걸로 나와요. 0.00657회 정도 발생할 수 있고요. 인천이 현재 공항 중에서는 제일 높은 2.9971회로 나와요. 그런데 새만금 지역은 반경 13km 내에서 최소 10.45회, 최대 45.9회로 인천보다 훨씬 높아요. 이걸 반경 5km로 좁혀도 최소 9.45회, 최대 43.02회거든요. 인천하고 비교하면 최소 5배에서 최대 20배 이상 높다는 겁니다. 지금 인천 공항이 가장 높은데 새만금신공항은 더 높다는 거죠. 이게 국토부가 모델링해서 제시한 건데요. 법원이 이것조차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 홍종호> 결국은 조류의 생태계 보전도 중요하지만 직접적으로 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생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안이잖아요. 이미 무안공항에서의 참사를 목도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말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최서윤> 맞습니다. 이번 판결 의미요. 원고 중 한 분이었던 김지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의 공동집행위원장분을 인터뷰하며 판결 의미나 소회 같은 걸 들어봤어요. 한 번 들어보실까요.
◇ 김지은> 수라갯벌이 전 세계를 이동하는 동아시아 철새의 이동 경로에서 핵심 기착지예요. 그래서 생태적 중요성이 굉장히 높은 지역이거든요. 이동 경로에 관계된 단체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같은 전 세계 조류 보호 단체들에도 얘기해서 의견서도 제출하시고 성명서도 발표하셨습니다.
◇ 최서윤> 이게 처음에 말씀하신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에요. 결성하고 서명도 받는 등의 소송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약 5년 정도 되는 거예요. 연대를 끌어내기 위해서 글로벌 단체와 시민단체로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문제의식을 느끼는 시민분들도 참여해 주셨고요. 단순히 환경 보호와 갯벌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학, 경제적으로 왜 안 되는지를 따지고 법원을 설득할 수 있는 국내외 전문가분들을 직접 섭외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여요. 뉴질랜드 마오리 부족한테도 서명을 받았다고 해요. 조금 더 들어보실게요.
◇ 김지은>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한국 사법 역사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책 사업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판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한국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이렇게 실체적 하자를 인정해서 취소된 사례가 처음이에요. 여태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입지 타당성과 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단계인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엄밀히 검토하지 않고 후속 조치인 환경 영향 평가 단계로 다 넘겨버렸어요. 그런데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는 입지를 바꿀 수 없거든요. 그동안 정부가 무분별하게 국책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추진시킨 생태 학살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건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서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종호> 예. 저는 두 가지가 떠올랐어요. 사실은 이게 만시지탄입니다. 대한민국 정도의 경제 수준, 삶의 질을 희구하는 나라에서 말이죠. 미국에서는 70년대에 국책 사업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요. 미국 연방 대법원이 완전히 공사가 다 끝난 댐을 절대 수몰시키지말고 그냥 놔둬야 한다고 50년 전에 판결을 내린 적도 있습니다. 그때 하나의 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어종 하나가 손실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주변 생태계와 엄청난 조류, 심지어는 충돌 위험까지 다 언급됐잖아요. 그래서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게 예타 면제됐을 때가 한 6년 전인데 제가 정확히 기억합니다. 그 당시에 우리나라의 많은 지역 기반 국책 사업들이 똑같은 이유로 대거 허용이 됐어요. 지역 균형 발전, 낙후 지역 성장을 명분으로 굉장히 많은 사업들을 동시에 허락을 내준 적이 있습니다. 한 6년 전에 그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거든요. 우리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거나 경제성 분석을 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사전에 걸러주기 위한 노력들인데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다 허락해주면 돈이 낭비되고 실제 지역에 도움이 안 돼요. 오히려 같은 돈으로 훨씬 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요. 지역민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늘 하는 게 똑같아요. 공항이나 도로 같은 것들이 있죠. 우리가 과거에 늘 해왔던 것들에 너무 뿌리박힌 생각인 거죠. 저는 이 판결을 계기로 지역의 지자체장들, 특히 광역 지자체장들께서 이제는 이런 식으로 재미 보는 시대는 끝났다는 걸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최서윤> 이러려고 지방자치 시대를 연 게 아닌데요.
◆ 홍종호> 그러니까요. 이제는 좀 더 혁신적이고 정말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새로운 사업과 정책을 구상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하게 됩니다.
◇ 최서윤> 끝으로 이번 판결이 나오는 데 있어서 되게 중요하게 힘을 모은 단체가 있어요. 조종사 단체도 힘을 보탠 걸로 알고 있어요.
◆ 홍종호> 아주 중요하죠.
◇ 최서윤> 아주 중요합니다. 무안공항에서 본 것처럼 사실 유사시에 사고 당사자분들 아닙니까? 원고분들이 찾아가서 말씀을 드렸더니 이분들도 이미 문제에 공감하고 계셨기 때문에 흔쾌히 성명서를 써주셨다고 해요. 그래서 7월쯤에 재판분에 제출했다고 해요. 소개를 드리면 사단법인 한국 민간항공 조종사협회라고 있어요. 대한항공 선임 기장인 이충섭 협회장 명의로 제출한 새만금신공항 조류 충돌 위험성에 대한 의견서가 있어서 읽어봤는데요. 지금 무안공항 사고 이후로 여러 가지 조류 퇴치 방법이 발표됐어요. 그런데 조종사들은 공항 당국에서 도입 중인 조류 퇴치 방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가장 확실한 조류 퇴치 방안은 조류 서식지 인근에는 아예 공항을 건설하지 않는 거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절박한 호소이기도 해요.
◆ 홍종호> 승객과 본인의 생명하고 직결되는 문제 아닙니까?
◇ 최서윤> 맞아요. 국토부의 최근 신공항 입지 선정 경향이 오히려 조류 서식지 인근을 예정지로 삼아서 항공 안전 측면에서 매우 우려된다는 발언이 들어갔더라고요. 이거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15개 공항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거 외에도 새만금, 가덕도 같은 유명한 곳도 있고요. 그 외에도 지역 신공항 건설 사업이 8개가 추진되고 있거든요. 당장 제주 제2공항도 있고 울릉도 공항은 거의 다 지어졌어요. 대구경북신공항, 백령도도 있는데 이런 사업의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을 시사해요. 아까 얘기하신 미국 사례처럼 이미 지어졌다고 해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공항을 운영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다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안공항 사고를 계기로 조종사분들도 정책을 짤 때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하신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정책을 입안할 때 실무진분들과 중요한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서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이제는 지역 균형 발전이 만능 키가 아니에요. 공항 안전시설도 미비하고 부지 자체도 위험하고요. 또 주변 생태계의 파괴가 우려되는 수준이 아니라 눈에 뻔한데도 지역 균형 발전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밀고 나갈 수 없다는 걸 이번에 법원이 확실히 지적했다고 보입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지역 신공항 건설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한 논의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홍종호> 네.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아직 이게 끝이 아니잖아요. 앞으로 항소 남아 있죠?
◇ 최서윤> 맞아요. 판결문이 도달하고 14일 내에 항소를 할 수 있는데요. 지금 녹화 시점인 9월 17일 오전 기준으로는 아직은 항소장 제출을 하지 않았는데요. 군산시 등의 지자체에서 항소해서 사업 추진을 관철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기 때문에 항소하게 되면 법정 다툼이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죠. 그러면 굉장히 지난한 싸움을 해야 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홍종호> 지역 균형 발전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적인 정책 목표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이것을 하드웨어적인 국책 사업을 내세워서 만능으로 해결하기엔 그동안 실패한 사례가 너무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는 지역에서 더 혁신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이고 소프트웨어적인 사업들을 개발해서 정책을 밀고 나가면 국민의 세금을 쓰더라도 그만큼 가치가 생기지 않겠나 싶어요. 이번 판결이 그런 방향 선회의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첫 번째 이슈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