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분석하려 하다가 지난 20대 대선 시기부터 윤석열 정부의 노동공약,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https://www.fnnews.com/news/202203101021526447
[윤석열 시대]중대재해법·주52시간...'文 노동정책' 대수술 예고 (파이낸셜뉴스, 김병덕 기자, 2022.03.10 10:27)
"중대해재법은 경영의지 위축시키는 법"
주52시간 근무제 탄력적 적용 변경 예고
1월시행 노동이사제는 찬성...유지될듯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31010444798043
[윤석열 당선]反기업 정책 줄폐지…노동정책도 일대 변화 예고(종합) (아시아경제, 오현길 김보경 문제원 기자, 2022.03.10 10:44)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 산업계 핵심 공약 "규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최저임금제, 주52시간제 대대적 변화 예상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각종 기업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경제성장의 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라고 강조해 온 만큼 각종 기업 규제가 폐지되거나 완화될 것이란게 재계의 기대다. 특히 반도체·배터리·미래차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 해외 생산시설을 국내로 이전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리쇼어링’ 정책 확대와 함께 중소기업을 고려한 주52시간제의 탄력화 추진 등을 공언한 만큼 전체 산업권에 대대적인 혁신이 예고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주요 산업 공약으로 ‘50조원+a’의 코마테크펀드 조성과 지역별 산업 클러스터 육성 등을 제안했다. 코마테크펀드는 민관합동의 반도체기금으로 정부 50조원과 반도체기업 출연금으로 팹리스·파운드리를 집중 육성한다. 세계적 반도체 패권 경쟁에 따라 연구개발(R&D)·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 기술 인력 10만명 양성, 전력·공업용수 인프라 지원 등을 통해 ‘반도체 초강대국’을 이룩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미래차·이차전지·바이오 등에서도 세제 지원 확대가 추진되고, 원자력과 배터리, 태양광, 수소 기술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기업 활동을 제약해 온 80여개 규제를 즉시 폐지하고, 최소 규제 방식(네거티브)으로 규제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폐지 대상 규제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제단체들이 기업의 성장과 투자 활동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해 온 규제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법률적으로 의미가 불명확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선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2022년 기업규제 전망조사’에서 반도체, 철강, 조선·해운, 건설 등 8개 업종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가장 부담이 큰 규제로 꼽은 바 있다. 윤 당선인도 대선 토론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구속요건이 애매하게 돼있다"면서 "형사기소했을 때 여러가지 법적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 기업 정책 바뀔 듯…노동정책도 대 전환 예고
노동정책의 대대적인 손질도 예상된다. 우선 주 52시간 근로제의 탄력적 개편이 점쳐진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획일적인 주 52시간제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나타냈다. 공약대로 라면 스타트업 등을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에 포함하고,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1년 평균으로만 주52시간을 지키면 되기 때문에 보다 탄력적인 근무 형태를 운영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크게 오른 최저임금은 지역·업종별로 차이를 둬서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이 언급된다. 중소기업의 지급 여건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지역별·업종별로 차등 적용도 검토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인상에 피해를 일방적으로 부담하지 않고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도 예상된다.
특히 차기 정부는 강성 노조의 무단 사업장 점거와 폭력행사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오는 7월부터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노동이사제는 예정대로 추진되지만, 노동계의 요구가 큰 민간기업 확대 적용은 힘들어질 전망이다.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416439
근로시간 유연화, 근로자 선택권 보장 (내일신문, 한남진 기자, 2022-03-10 11:46:24)
윤석열 당선인 고용노동공약
노동계로부터 '노동 없는 대통령선거'라는 비판을 받았던 제20대 대선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당선으로 끝났다. 윤 당선인의 노동공약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국민의힘 정책공약집 등을 참고해 살펴봤다.
윤 당선인은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기업성장과 규제완화를 통해서 민간 주도로 창출을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일자리 창출에 대해 디지털혁신부 신설, 인공지능(AI)산업 육성, 소프트웨어산업 발전,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 등을 공약했다.
또한 산업전환에 따른 노동전환에 대해 윤 당선인은 "산업전환 과정에서 중장년 일자리가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며 산업전환에 앞서 고용에 미치는 영향 사전평가, 산업별·지역별 노동전환 서비스 제공을 제시했다.
대선 과정에서 가장 의견이 엇갈렸던 부분인 근로시간에 대해 윤 당선인은 노동개혁으로 근로시간 유연성을 확대하고,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을 강조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시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정규직을 유지하되 전일제 근로와 시간제 근로를 자유롭게 전환하는 '근로전환 신청권'을 부여, 일과 생활 균형을 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임금체계 개편도 강조했다. 윤 당선자는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선해 청년고용 활성화와 장년층 고용안정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안전망에 대해서는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부부 각각 1년에서 1.5년씩 부부합산 총 3년으로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10일에서 20일로 연장하겠다고 했다. 또 기초생활보장 대상 확대, 근로장려세제(EITC) 장벽 완화 등 선별지원 방식을 제시하고 상병수당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산재 취약사업장에 대한 산재예방 및 예산을 집중지원 등 산재예방에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지금 구성요건을 보면 약간 애매하게 돼 있고 형사 기소를 했을 때 여러가지 법적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개정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국노총에 약속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교원·공무원 타임오프제 마련을 공약했다. 다만 그는 "노조 불인정, 무단 사업장 점거·폭력행사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적용으로 공정한 노사관계 관행을 확립하겠다"며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0016700530?input=1195m
[윤석열 시대] ⑩노동환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김은경 기자, 2022-03-10 14:00)
자영업자·플랫폼 노동자 지원 강화…건설현장 산재 예방 지원
탈원전 정책 폐기…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시 재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0일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노동·환경 분야도 정책 변화를 맞게 됐다. 윤 당선인은 자영업자와 플랫폼 노동자 지원을 강화하고,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를 줄이고자 소규모 사업장과 건설현장의 산재 예방에 집중하겠다고 공약했다. 탈원전 정책은 폐기될 전망이다. 그는 '원전 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공공 노동이사제·공무원 교원 노조전임자 타임오프
윤 당선인은 자영업자와 플랫폼 노동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의 역량 진단, 직업 훈련, 취업 알선, 재교육 등을 패키지로 연계하고, 업무 여건을 고려해 현장 중심의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법적으로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플랫폼 종사자 등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을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 청년 근로자의 권리를 구제할 계획이다. 임금 체불, 휴가·휴일 미부여 등을 당한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의 권리를 신속히 구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산업별·지역별로 근로자들에게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인력 재배치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저숙련 취약 근로자들에게 피해가 집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
인공지능(AI)과 공공·민간의 고용노동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세대 디지털 고용서비스 플랫폼'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구직자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연결해준다. 중소기업에는 인재 채용 지원, 일자리 질 개선, 근로자 교육훈련, 일터 혁신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기업 도약 보장 패키지' 서비스를 시행한다.
윤 당선인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노사 합의를 거쳐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도록 해 주 4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규직을 유지하며 '풀타임'(전일제 근로)과 '파트타임'(시간제 근로)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재택근무제 등 유연 근무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공 부문 노동이사제 정착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공무원·교원의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마련으로 원활한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남녀가 평등한 일자리 확보를 위해 채용부터 퇴직까지 '성별 근로 공시제'가 도입된다. 채용 단계에서는 지원자와 서류 합격자, 최종 합격자의 성비를 공시한다. 근로 단계에서는 부서별 근로자 성비, 승진자 성비를 공개하고 퇴직 단계에서는 해고자 성비, 정년 은퇴자 성비를 공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산업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소규모 사업장, 건설 현장에 산재 예방 기술·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 실효성 있는 기후위기 '적응' 정책 추진…원전 최강국 건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779
윤석열 정부 1번 공약 ‘근로시간 유연화’ (매노, 임세웅 기자, 2022.03.11 07:30)
노동공약집·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질의 분석해 보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수차례 노동시간 유연화를 공언했다. 그가 내세운 공약인 노동개혁의 첫 번째 과제도 바로 근로시간 유연화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합의로 노동시간을 조절해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시간 주권을 주고, 기업에는 필요시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노동시간 주권을 주게 될지, 아니면 초장시간 노동사회를 부를지는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매일노동뉴스>가 국민의힘이 지난달 24일 발간한 대선 정책공약집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정책질의서 답변을 통해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을 미리 살폈다.
노동개혁 첫 번째 공약은 근로시간 유연화
노동자 노동시간 주권 줄까, 초과노동 확대될까
윤석열 당선자는 노동개혁 섹션의 첫 번째 공약으로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사무연구직 등 선택근로제를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합의를 거치도록 했다. 선택근로제는 정산기간 동안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1주 12시간을 넘지 않으면 무제한 노동을 할 수 있다.
조문의 취지는 긍정적이다. 국민의힘은 공약집에서 현재 근로기준법이 획일적·경직적인 근로시간과 임금규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응이 어렵다며 근무시간·장소 해체, 성과 중심 근무방식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산시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해 주 4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고 했지만 사용자가 선택근로제를 악용하면 지나친 임금집중과 임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이나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신규 설립된 스타트업을 포함하는 방안도 있다. 특례업종이나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포함되면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을 넘어 주당 64시간 노동이 가능해진다.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은 현재 육상·수상·항공·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보건업에 한정하고 있다. 특별연장근로는 △재난·재해와 이에 준하는 사고 수습 △인명보호·안전확보 △돌발상황 수습 △업무량 폭증 △연구개발 중 하나의 요건이 맞으면 고용노동부에서 인가한다.
이 역시 사용자와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현장에는 다른 의도로 적용된다. 초기 스타트업들은 집중적인 시간 투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이유인데 이들은 소규모 사업장인 경우가 많고, 노동자가 조직되지 않아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다. 사용자가 제도를 악용할 경우 노동자들이 과로에 내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보장 법제화?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문제 해결 의지도
공약집에는 변화하는 고용과 노동형태를 고려한 사회안전망 확충 내용도 담았다. 특고·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도 법으로 보호한다. 윤 당선자는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한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종사자 규모가 220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1인 자영업자수가 40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직업활동에 걸맞은 계약규칙과 노동규칙이 부재하다는 진단에서 나온 공약이다.
초단시간 노동자 보호를 위해 근기법 적용도 확대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정책질의서 답변을 보면 근로시간 기준보다는 월간 총소득을 기준으로 적용상 특례를 인정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 60시간 미만 노동자는 초단시간 노동자로 분류돼 근기법 보호에서 제외되고 있는데, 최근 여러 사업장에서 초단시간 노동을 하며 생계활동을 하는 노동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했다.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를 보호하는 고용보험은 전 국민 고용보험제와 병행해 별도 사회안전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임금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제도가 현저한 소득감소에 대해 적절하게 소득보장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던 사내하도급 불법파견과 관련한 제도도 손본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파견 추정요건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약속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질의서 답변에서 그는 사내하도급의 경우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를 제도화하고, 비정규직 당사자가 아닌 노조에 차별시정 신청권을 주는 방안에는 집단적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찬성하겠다고 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794
어두운 시대엔, 노동이 희망이다 (매노,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노회찬재단 이사장), 2022.03.11 07:30)
경제정책, 사회복지, 기후변화 대응, 코로나19 상황 대처, 외교문제 등에서 역량이 열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다른 영역들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후보가 선택됐다. 당선자가 유일하게 능력 우위 평가를 받은 영역은 공정사회 실현이었는데, 그가 지향하는 ‘공정’은 존 롤스(John Rawls)나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가 얘기하는 ‘평등을 위한 공정’이 아니라 불평등 심화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 조작물에 불과한 ‘기득권세력의 공정’이다.
네거티브 공세가 시민들을 짜증나게 했던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서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새 정부의 비전을 얘기하지 않고 격투기 선수의 몸동작으로 정권교체만 외쳤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혐오감을 자극하는 것이 후보로서 시민들과 소통하는 주된 방식이었다. 혐오감에 기댄 선거전략은 승리했다. 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없었던 탓에, 후보와 그의 정당이 내놓은 대선공약집에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 가늠할 수 없다.
이윤극대화를 위한 노동정책
윤석열 당선자와 국민의힘은 혁신성장 전략으로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글로벌 선도기업과 강소기업의 공존·상생을 주장하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으로 납품단가 제도를 개선하고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예방하고 피해구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등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한다.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파와 반도체 초강대국 공약은 재벌 거대기업 주도 성장전략을 표방한 것이라서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들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중소기업의 이윤율을 정상화하고 대기업-중소기업 이윤율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기대하기 어렵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혁신성장이라는 이름의 이윤주도 성장 전략 강화로 축약된다. 노동정책은 이윤주도 성장 전략의 함수가 되고 노동정책은 노동문제 해결 여부로 평가되지 않고 이윤극대화 성과로 평가된다. 이윤주도 성장 전략의 폐해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 훼손과 노동기본권 억압으로 나타나는데, 그 폐해가 집적된 결과물이 비정규직 문제다. 비정규직은 임금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점하고 있고, 비정규직의 임금 등 물질적 보상 수준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으로 윤 당선자의 공약을 검토하면 새 정부 노동정책의 방향을 간파할 수 있다.
첫째, 비정규직 규모를 감축하기 위해 상시적 업무와 생명·안전 관련 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 법제화가 절실하다. 윤 당선자는 생명·안전 관련 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 원칙은 찬성하지만, 상시적 업무에 대해서는 유보 입장을 표명했다. 상시적 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을 법적으로 강제할 경우 노동시장에 미칠 부작용이 우려돼 비정규직 사용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고용보험료율을 가중하는 등 비정규직 사용 유인을 축소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둘째,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조건 양극화 경향성을 억제하고 동등처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실현돼야 한다. 윤 당선자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가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하에서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고 임금체계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직무가치와 작업성과를 반영하는 임금체계 도입을 제안한다. 한편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고용불안정을 보상하고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고용불안정수당을 지급하고 사회보험료를 감면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셋째, 사용자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노무제공자를 사용할 경우 노동자는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용계약 체결 여부와 무관하게 노동자들의 노동 3권 등 노동기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노동기구(ILO)의 원칙이다. 윤 당선자가 일하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법 제정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데, 근로자 개념 정의 확대 방안이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근로기준법 법체계와 충돌할 소지가 크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 따라서 기본법 제정이 모든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대안이 아니라 노동관계법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퇴행적 방안으로 악용될 수 있다.
넷째, 사용자의 책임·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간접고용을 오·남용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에게 합당한 책임·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당선자는 도급-파견 구분을 법제화하는 것이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이라며 찬성하지만,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파견 판정시 최초 사용일부터 직접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고용의제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윤 당선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체협약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단체협약 효력 확장과 원·하청 공동교섭 의무화에 대해서도 반대하지만, 상대적으로 노동의 개입 수준이 낮은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윤 당선자는 상시적 업무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 원칙,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정의 확대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적 정책 대안들은 반대하지만, 비정규직 고용불안정수당 지급, 차별시정 신청권자 범위 확대, 도급-파견 구분 법제화를 통한 위장도급 방지, 위험의 외주화 금지 확대 등 비정규직 차별처우를 완화하고 비정규직 사용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접근법에는 찬성한다.
또한 윤 당선자는 노사 간 이해관계 충돌이나 사용자의 심각한 저항 없이 노동자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노동자 보호 정책도 찬성하는데, 모든 취업자를 포괄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전 국민 상병수당 도입, 근로장려세제 대상과 지원금액 확대, 부모의 육아휴직 기간의 확대 정책 등이 좋은 예다.
윤 당선자가 제안하고 지지하는 친노동 정책들은 함께 경쟁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찬성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윤주도 성장 전략이 올리는 어두운 시대의 서막
윤 당선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주 120시간의 노동시간도 허용하고, 최저임금 미만 임금을 허용하는 최저임금제의 차별적용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극단적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강경하게 주장해 왔다. 이뿐 아니라 윤 당선자는 민주노총을 강성노조로 지칭하며 강경한 친자본 노사관계 정책 의지도 표명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친노동 정책 대안에 대해서는 사회적 갈등 가능성을 이유로 법적 강제를 반대하는 반면, 친자본 반노동 정책 대안의 경우 사회적 갈등을 도발하는 강경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다. 노동정책을 자본의 이윤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윤주도 성장 전략의 폭주가 예견되고 있다.
물론 자본 등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를 위한 국가권력의 칼날이 노동뿐 아니라 모든 사회적 약자들을 겨냥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어두운 시대엔 노동이 희망이다. 멀게는 일제강점기 희망의 불씨를 지킨 적색노조들과 해방공간의 전평부터, 작지만 전체 노동계급을 대변하며 시민사회의 공간을 열어 줬던 전노협과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촛불의 민주노동운동에 이르기까지.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2/03/11/27QL4PPZENBBZGUHEF4OFSKHJ4
주52시간·최저임금… 中企 옥죄던 노동규제 손본다 (조선일보, 최연진 기자, 2022.03.11 03:00)
중대재해법도 수술대 오를 전망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중소·중견기업을 옥죄던 일방통행식 노동 규제에 대대적으로 메스가 가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인들이 윤 당선인의 후보자 시절 간담회에서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은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제 등이 규제완화의 첫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우선 윤 당선인의 공약인 ‘연(年) 단위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중 일이 적을 때 저축해놓은 근로시간을 바쁠 때 몰아서 쓸 수 있도록 해, 업황이나 계절적 특성을 무시한 현행 주 52시간제에 따른 기업 부담을 줄이고 근로시간 유연성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정규직 직원이 풀타임과 파트타임 중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시간선택형 정규직’도 노동시간 유연화 차원에서 도입을 추진할 전망이다.
새 정부에선 중소기업의 대표 애로 사항인 최저임금제도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중소기업 공약 발표 당시 “중소기업이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중소기업계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고용 여력이 축소됐다고 개선을 호소해왔다. 새 정부에선 대내외 경제 상황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폭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기업인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킨다”며 가장 비판적 입장을 보였던 중대재해처벌법도 시행령 등을 통해 기업인 처벌 수위를 합리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대표를 이사로 선임해 경영에 참여하게 하는 노동이사제는 공공 부문에 먼저 적용해 실효성과 부작용을 검토해 민간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윤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노동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자연스레 민간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EYZ84KR
플랫폼 노동자 못 품는 '공장시대 노동법'…"과감하게 메스 대야" (서울경제, 세종=양종곤 기자, 2022-03-14 18:07:09)
[윤석열 시대, 이런 나라를 만들자]
<4> 노동개혁, 더 늦춰선 안된다-이젠 노동유연성 높일 때
노동법 1953년 제정후 큰틀 유지
플랫폼 등 변화된 환경 반영 못해
임금·근로시간 노사 자율도 부족
尹 "노동유연성 아직" 개혁 주목
주52시간·임금체계에 변화줄 듯
“1950~1960년대는 같이 출근해 쉬고 밥 먹고 퇴근해야 계획대로 공장이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기업과 근로자에게) 자율과 책임을 부여한 현재도 우리는 1960년대식 타율로 움직이는 ‘공장법’에 갇혀 있습니다.”(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노동법은 지난 1953년 제정된 후 큰 틀에서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공장시대 노동법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반면 산업계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춰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노동법을 산업 변화에 맞게 고치자는 전문가와 산업계의 주장이 기업을 편드는 일이라며 제대로 손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 개혁을 위해 일명 ‘양대 지침’을 만든 공무원들이 적폐로 불리는 상황은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노동법은 ‘9 투(to) 6’ 근로가 사라진 현재의 노동시장과 노동자를 아우르지 못하는 구시대의 유물법이 돼버렸다. 경영계는 해석이 좁고 규율에만 갇힌 노동법으로 직원별 능력, 경영 환경 등 다양한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전체 취업자 수의 10%를 목전에 둔 플랫폼 노동자는 보호받을 기본법조차 없다.
◇플랫폼 종사자 220만 명…일상화된 플랫폼 노동=노동법이 얼마나 낡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근로기준법 제2조 1항이다. 과거 공장시대처럼 한 사업장에서 근로의 대가를 임금으로 받는 형태라면 문제가 없는 조항이다. 그러나 한 사업장에서 계약을 맺지 않고 일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배달 라이더 같은 플랫폼 노동자가 등장하면서 근기법 제2조 1항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특고에 고용보험 가입을 확대 적용하는 보완 대책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국내 플랫폼 종사자는 220만 명까지 급증했다. 전체 근로자의 8.5% 수준이다. 청소, 수리, 돌봄 노동, 교육, 과외 등 실생활 곳곳에서 플랫폼 노동이 일상화됐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에서 플랫폼 종사자를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정부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 지원에 관한 법을 별도로 만드는 방식을 제안한 상태다.
◇법원 판결에 좌지우지되는 해고·파업·임금·근로시간=산업계에서 노동법은 조문보다 법원 판례를 봐야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노동법이 현재 노동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근로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과 성과를 위해 필요한 평가 중 하나는 노동 유연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해고는 금기시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24조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해고가 가능하다’는 조항은 유명무실하다.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모호한 전제가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의 노력이 충분한지를 놓고 해고자가 나올 때마다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법 43조의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금지 조항도 마찬가지다. 불법 파업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는데 경영계는 노사 관계가 틀어지면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볼멘소리다.
현행 노동법의 가장 큰 문제는 근로시간의 경직성이다. 근로기준법 50조는 한 주의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하루 근로시간도 8시간을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주 40시간에 연장 근로 12시간을 더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지난해 7월부터 5~49인 기업도 확대 적용)되자 경직된 근로시간의 한계가 더 부각됐다. 전체 기업의 90%가 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시·일·월·연 단위로 근무시간 시스템을 세분화하기 어렵다. 이런 우려는 뿌리기업뿐 아니라 연구개발 분야와 소프트웨어 같은 미래 산업에서도 터져나온다. 박 원장은 “혁신을 중시한다면 기업과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의 주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 유연성 해법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기간 발언과 공약집을 보면 주 52시간 근로제, 임금 체계,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계는 윤 당선인의 친(親)기업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윤 당선인의 노동 유연성에 대한 해법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9월 후보자 신분으로 한국노총을 찾아 “유럽의 노동 유연성은 자유로운 해고를 전제로 한다”며 “아직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윤 당선인이 반노동 정서가 강하다는 당시 평가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평가했지만 의외라는 반응도 많다.
노동 유연성은 유럽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다.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고통 분담으로 경제 위기를 돌파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사회안전망이 강화되기 전까지 노동 유연성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사회안전망이 어느 수준까지 강화돼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https://www.chosun.com/national/labor/2022/03/15/LH6UTSAVWNHYNOZLNEZQFAQUW4/
주52시간 유연화·최저임금 손질 나서… 민노총 “지옥의 시간이 왔다” (조선, 곽래건 손호영 기자, 2022.03.15 03:56)
근로시간, 연간 단위로 규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최대 1년 허용
최저임금은 업종별 차등적용 검토
https://www.ajunews.com/view/20220314143547931
[윤석열 시대 개막] 구속요건 애매했던 중대재해법 손질 나선다 (아주경제, 조아라 기자, 2022-03-15 06:00)
재계, 노동이사제 검토에 반기는 분위기
尹 "획일적·경직성 52시간 근로제 바꿔야"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8606
[尹정책 전망 ③노동] 주52시간·중대재해법 손질···경영계 의견 반영 ‘관측’ (시사저널e, 최성근 기자, 2022.03.15 18:09)
임금·근로체계 유연성 부여···선택적 근로시간제·근로시간저축계좌제 시행
정규직 근로자 파트타임 전환 신청권 부여···“중대재해법, 규정 완화 전망”
윤석열 정부는 유연한 노동 정책을 내세운다. 임금이나 근로체계에 유연성을 부여해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 상생하는 환경을 만들겠단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주52시간제나 최저임금,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은 현 정부에 비해 경영계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국민의힘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기 정부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근로시간과 임금 규정이 획일적, 경직적이라 손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중소기업을 위해 주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한단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근로시간저축계좌제, 직무·성과형 임금체계 등을 근로시간 유연성을 높일 방안을 추진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한다.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 합의를 거쳐 정산기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해 주4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단 계획이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연장근로시간을 총량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다. 연간 단위로 도입해 저축계좌에 적립된 초과근로시간을 장기휴가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시간선택형 정규직이란 고용형태도 적극 장려하겠단 입장이다. 현행 시간제 일자리는 시간제로 채용돼 정규직 전환을 허용하지 않는 근로유형으로 또 다른 유형의 비정규직 문제를 야기한단 비판을 받아왔다. 시간선택형 정규직은 전일제 근로자가 필요한 기간동안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과 임금 등 근로조건을 정하는 근로유형이다.
전일제 근로가 기본인 정규직 노동자에게 파트타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 신청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택근무제와 텔레워크, 모바일워크 등 유연근무 방식을 적극 도입한단 방침이다. 전문직 직무나 고액 연봉 근로자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규제 적용에 예외를 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나 전환신청권이 기존에 없던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며 “경단녀를 막고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근로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임금 체계도 뜯어고친다.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로 바꾸겠단 계획이다. 사업장 내 직무, 직군, 지급별로 근로자들이 원하는 임금 체계가 다를 경우 해당 부문 근로자대표와 사용자 사이에 서면 합의로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
http://www.sisajournal-e.com/news/photo/202203/258606_107633_5316.jpg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싶은 노동자를 위한 임금제도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이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다양한 고용형태가 나오면서 나온 얘기겠지만 낮은 임금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며 “자기가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게 맞는 거지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제도를 마련한단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노사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동위원회 조정 기능을 강화한다. 노사관계 전문가를 조정담당 상임위원으로 임명하고 장기 노사분쟁 전담 조정위원회를 설치한다. 노사 갈등 조정능력을 높이고 갈등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최근 국회 문턱을 넘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도는 제대로 정착시켜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단 입장이다. 또 공무원과 교원의 노조전임자에 대한 타임오프제도를 마련해 원할한 노조활동을 보장하고 노조 불인정, 무단사업장 점거, 폭력 행사 등에 대해선 법 집행을 엄정하게 적용한단 방침이다.
중대재해법은 윤 당선인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경영계 입장이 반영되는 쪽으로 수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중대재해법 완화 요청에 “투자가 어렵다고 한다면 국민과 산업계 의견을 들어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은 중대재해법이 의무 규정이 모호하고 처벌 규정은 강하단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근로시간 유연화는 경영계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부분이고 중대재해법은 처벌 규정이 너무 과하고 의무 규정이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어떻게 지켜야 할지 모르는 게 있어 보완입법이 필요하고 처벌 보다는 산업재해 예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대재해법이 법 통과 과정에서 본래 취지보다 많이 후퇴한 상황에서 경영계 입장이 반영되는 것은 부적절하단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시행 이후 산재가 발생하면서 이부분을 개선할 개정안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소수당이다보니 과거 박근혜 정부가 행정입법으로 많이 추진했던 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상위법 위반임에도 행정으로 계속 처리하는 일이 또 발생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853
[윤석열표 노동공약 설계 유길상 한기대 명예교수] “사회적 대타협 통해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노동시장 실현할 것” (매노, 연윤정 기자, 2022.03.16 07:30)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노동공약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노동시장입니다. 기존 산업화 시대에 세팅된 고용노동시스템이 일자리 위기와 양극화를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청년고용 위기, 중장년 조기퇴직, 여성 경력단절이 심화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노동 4.0 시대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토즈모임센터에서 윤석열 당선자 노동공약을 설계한 유길상(69) 한국기술교육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유길상 교수는 국민의힘 20대 대선 선대본부 산하 지속가능한복지국가정책본부 고용노동정책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2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일했고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 한국고용정보원장을 역임했다.
노동시장 경직적이면 취약노동자만 피해
근로시간·임금 유연화와 고용보장 함께 가야
-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어느 날 (윤 후보쪽 인사로부터) 공부 좀 시켜 달라고 연락이 왔다. 평상시 강의하고 연구한 내용, 철학이 윤 후보 가치와 맞다고 생각해서 도와 달라고 했다. 고용노동정책분과에서는 저와 철학과 가치를 같이하는 전문가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 대선기간 윤석열 당선자는 노동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책공약집에 노동공약이 반영되는 정도로 공개됐는데, 이유가 뭔가.
“이번 대선에서는 모든 후보들이 노동 분야 이슈를 안 만들려는 분위기였다. 선거판에서는 인기가 없고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적 분야인 데다, 메시지 전달이 어려우며 노사 주장이 부딪치는 폭발력이 강한 이슈이다 보니 다들 조심스러워한 듯하다. 윤 당선자는 당초 지난해 12월 말 노동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선대위 (해체) 사태’가 터지면서 미뤄졌다. 그 뒤에 몇 번 발표 일정을 잡았다가 정치 일정이나 현장행보를 이유로 뒤로 밀렸다. 또 우리가 준비한 노동공약이 많았으나 정책공약집에서는 추리다 보니 많은 공약이 빠진 채 공개됐다.”
- 윤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에 부정적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윤 당선자 노동공약은 근로시간·임금 유연화가 기본 기조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모든 게 경직적이면 시장에서는 일자리를 안 만든다. 경제학 기초이론이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면 일자리 미스매치, 청년실업, 조기퇴직 등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인 노동자에게 온다. 강자는 귀족노조 중심으로 보호하고 자기이익을 극대화한다. 뭐가 정의와 공정, 상식에 맞는가. 선진국에서는 근로시간·임금을 유연화하고 고용보장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는데 우리만 반대 방향으로 간다. 그 결과가 뭔가. 일자리 참사다.”
유 교수는 “노동계 우려를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직적으로 세게 규제와 처벌을 하는 ‘착한 정책’으로 포장된 많은 정책이 가장 약자를 시장에서 내몰게 된다”며 “주 52시간제, 근로시간단축을 해야 하지만 과속하면 결국은 보호받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만 있어도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두고 청년들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은 자기 직군이나 연령에 맞는 공정한 것을 요구하는데 기존 법은 모든 것을 똑같이 적용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직군·업무·세대별 근로시간 선택권 요구돼
“건강권과 유연화 동시에, 포괄임금제 폐지해야”
- 윤 당선자의 대표적 노동공약이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주 52시간제 회피수단이란 지적이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시대다. 일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바뀌는데 과거 산업화 시대의 것을 가져다 쓰라는 것은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에 몸을 맞추라고 하는 격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시장이 형성돼야 하는데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으로는 어렵다. 좀 더 자기 형편에 따라 유연하게 하면서 ‘시간 주권’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근로자 성향에 맞게, 자기 직군과 업무·세대·사업장별로 다양하게 터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건강권과 노동권을 기본적으로 보호하면서 자신의 형편과 세대 간 변화에 맞게 하자는 것입니다. 시장 수요가 폭증하면 초과근로를 조금 했다가 저축해서 연간 단위 휴가나 주 4일제로 활용하거나 보상을 받게 하자는 것이지, 주 52시간제 후퇴가 아닙니다. 노사가 같이 이득을 보자는 것이죠.”
- 하지만 지나친 집중노동과 임금손실, 과로가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 크다.
“근로시간단축은 트렌드다. 노동자가 너무 과로해서도 안 된다. 다만, 너무 (근로시간단축을) 과속하면 노사 모두 적응하지 못한다.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것이 건강권이다. 우리가 연속근로 관련 11시간 휴식권 보장을 같이 가져가는 이유다.”
- 윤 당선자가 선거기간 주 120시간 노동을 언급한 게 상징적이었다. 포괄임금제와 선택근로제가 만났을 때 공짜노동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건 어느 벤처 사업가가 120시간을 극단적인 사례로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일반화하자는 게 아니다. 노사가 원할 때 유연화하되 건강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포괄임금제는 폐지하는 게 맞다.”
- 시간선택형 정규직은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했다가 실패한 정책으로 분류된다.
“박근혜 정부처럼 하면 안 된다. 또 다른 시간제 비정규직을 만들었다. 풀타임 근로자가 원할 때 시간제를 선택하게 해야 한다. 사람수로 정원 관리를 하지 말고 ‘맨아워’로 관리해야 했다. 풀타임으로 들어와서 10%만 시간제를 선택해도 일자리가 늘어난다. 이념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노동자, 기업에 뭐가 도움이 되는지 봐야 한다.”
“임금위원회서 합리적 직무 시장임금 연구”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 추진
-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형 임금체계로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노동계 반발이 예상된다.
“연공급은 대기업·공공기관·공무원에겐 이득이다. 얼마나 안정적인가.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바뀌어야 한다. 임금체계 개선과 함께 정년연장이나 고용연장을 해서 총 근로소득을 늘어나게 할 거냐, 아니면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그만둬 급전직하로 떨어져 노후빈곤으로 갈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다. 무엇이 공정한 임금인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실제 임금이 어떤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기득권이 다 먹으면 (청년이) 새로 들어가지 못한다. 우리 아들딸, 미래세대 문제다. 사회적으로 같이 고민해야 한다.”
-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임금 사실관계 등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원하는 직군·세대부터 합리화하고, 장년층은 더 논의해서 퇴직연령을 늦추면서 임금유연화를 할 것인지 선택하게 하고, 개별 사업장이 알아서 할 수 있게 룸을 만들어 줘야 한다.
사회적으로 동일노동가치 동일임금을 이야기하는데, 뭐가 동일가치 직무인지 따질 수밖에 없다. 따져 보자는 거다. 그것을 베이스로 해서 어느 기업에서 일하든 이 업무가 사회적 합리적 시장가격이다. 그래서 임금위원회를 만들어서 연구하고 어느 것이 합리적인 수준인지, 다른 직무와 비교해서 만들자는 것이다.”
- 윤 당선자는 노동법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공약으로 플랫폼종사자·1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한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 법제화를 약속했다. 상대 후보들은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제시한 바 있다. 어떤 형태의 법제화를 구상하고 있나.
“글로벌 환경 변화, 4차 산업혁명 등 완전히 (노동시장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산업화 공장법에 맞춰 확대하려다 보니 플랫폼·프리랜서·자영업자 등 노동자 속성을 가진 회색지대를 보호하지 못한다. 그들을 포용하기 위해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으로 거의 의견을 일치를 보는 것 같다. 전통적 노동법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회색지대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니 그에 맞는 법을 만들고 근로자 대표제도를 만드는 등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 근로자성이냐 아니냐로 따져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진보는 노동2.0체체를 적용하겠다고 하니 안 맞고, 보수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호를 소홀히 한다. 그러지 말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최소한 건강권·인권·모성보호·갑질예방 등 기본적 인권 부분을 보호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거기에서 플러스마이너스 하면서 논의하면 자연스레 (결과가) 나오게 돼 있다. 노동자다, 아니다 따지지 말고 일단 보호하자.”
-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에 관한 입장은.
“원칙적으로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법 적용하는 게 맞다. 그게 기본방향이다. 다만 영세사업장은 현실적으로 준비 안 된 게 많다. 획일적으로 적용하면 사람을 쓰지 않는다. 현실적 어려움을 같이 고려하면서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인프라를 깔아 줘야 한다. 그동안은 사용자에게 교육을 안 했다. 이런 투자도 안 했다. 그러면서 건강권과 안전 부분은 먼저 하고 근로시간은 근로시간제 합리화부터 먼저 한 뒤 적용하자는 것이다.”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직접고용 원칙 찬성
“최저임금 법대로 숙의 통해 적정 인상해야”
- 정책공약집에는 비정규직 정책이 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원래 있었는데 공약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막판에 빠졌다.”
윤 당선자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질의서 답변을 통해서 상시·지속 및 생명·안전 업무에 대한 직접고용 정규직 원칙에 찬성하되 법제화(의무화)하는 데에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 밖에도 △비정규직 고용불안정 수당 지급 △초단시간 노동자 차별처우 법규정 폐지(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차별시정 신청권자 범위 확대 △도급-파견 구분 법제화 통한 위장도급 방지 △위험의 외주화 금지 확대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 개최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기조는.
“비정규직 문제는 선악의 문제로 접근하면 해법이 없다. 시장이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시장 기능에 따라 한시적으로 쓰는 건 인정하지만 상시·지속 및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 비정규직 사용을 남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남용 원인을 보면 정규직 시장 경직성이 있다.”
- 비정규직 남용을 어떻게 막을 수 있나.
“정규직 경직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쓰면 비정규직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제로’ 한다니까 비정규직이 확 늘어나지 않나. 정규직을 쓰는 분야에 비정규직을 쓰면 비용부담을 많이 늘리는 것, 예컨대 고용보험료를 많이 내게 하거나 정부조달이나 정부협력에서 불이익을 줘 가급적 정규직을 많이 쓰는 게 낫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또 정규직이 언제든 시간선택을 하게 해서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 주고 비례원칙으로 근로시간단축을 하게 하는, 근로자가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선택하게 문을 열어 주면, 정규직을 더 사용하지 비정규직을 더 사용할 요인이 줄어든다.”
- 윤 당선자는 선거기간 최저임금보다 낮은 조건에서 일할 사람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은.
“최저임금은 적정하게 계속 인상하는 것이 맞다. 문재인 정부에서 너무 급격하게 올리면서 시장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공포심으로 사람을 안 쓰고 자동화에 투자하면서 결국 고용위축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충격적인 방법으로 하면 안 된다. 경제학적으로 생산성 증가분대로 최저임금을 올리면 충격이 없다. 최저임금법에서 정한대로 하면 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여러 조사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을 정하고, 노사 및 공익위원이 논의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적정선을 제시해서 합리적 수준을 도출하면 된다.”
- 재계는 지역·업종별 구분 적용을, 노동계는 산입범위 정상화를 요구한다. 최저임금제 개선에 대한 입장은.
“최저임금위에 제도개선과 관련한 시스템이 있다. 거기서 논의하면 합의점이 나온다.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지역·업종별로 차등화하고 밀어붙이면 노동계가 반발하고 투쟁하지 않겠나. 더구나 지역별로 차별화한다고 해서 정치 논리가 개입하면 될 것도 안 된다. 그 안에서 합리적으로 논의하면 된다. 길게 보고 숙의와 협치하면서 합리적 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선자도 인위적 억제나 상승보다 상식에 입각한 최저임금 적정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했다. 상식에 안 맞는 입법 폭주는 한계가 있다.”
전 국민 고용보험 하되 제3의 대안도 제시
근로자대표제도로 미조직·비정규 목소리 대변
- 윤 당선자는 저임금 취약노동자 사회안전망으로 한국형 상병수당, 근로장려세제 완화, 부모 육아휴직 기간 확대, 전 국민 고용보험제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선별적 복지를 강조한다.
“현 정부 복지정책은 국민이 의존하게 하는 현금복지 위주다. 정말 어려운 사람에게 현금복지를 두텁게 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할 기회, 일할 능력을 키워 줘 스스로 자아실현·자립을 하게 하는 게 윤석열 복지의 철학이다. 취약계층은 두텁게 지원하면서 사회서비스와 고용안전망은 보편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일차적으로 가져가되, 들어오기 싫은 사람도 있어서 제3의 대안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럴 경우는 싱가포르처럼 업종별·지역별 공제제도나 개별적 실험보험 계좌제 같은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말하자면, 고용보험과 실업부조 사이 1.5 안전망인 셈이다.”
- 집단적 노사관계와 관련해서는 노사자율(참여협력적 노사관계)과 법과 원칙(노조 불법행위 엄단)으로 요약되는 것 같다.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보호를 위해서는 조직화하고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한 초기업단위 교섭 활성화와 단체협약 효력 확장 같은 노조할 권리 보장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근로자대표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노조 없는 사업장은 근로자대표제도를 활용해서 노조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근로자들이 집단적 목소리를 내고 교섭과 협상을 기업·업종·초기업 단위에서 하게 하는 내용이다. 사회적 약자 보호 시스템을 어떻게든 만들겠다.”
- 사회적 대타협, 사회적 논의, 사회적 공론화 등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할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공약을 제시했지만 결국 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에는 노사정 대타협이 요구된다. 법 개정 사항이니 여야, 노사가 동의해야 한다. 논의하다 보면 당장 합의할 수 있는 것, 아직까지 쟁점이 많은 것으로 구분될 것이다. 쟁점이 많은 것은 뒤로 미루고 당장 합의할 수 있는 것은 하자는 것이다.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 같은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부터 협치하자는 것이다.”
- 사회적 대화기구와 중층적 사회적 대화에 대한 구상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법적 기구로 있다. 거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된다. 결국 사회적 대화, 사회적 숙의 과정을 거치고 여야가 대타협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풀릴 수 없다. 보수도 진보도 과거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이념적으로 말고 합리적으로 미래를 직시해야 한다. 우리 사회 미래를 어떻게 풀지 사회적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중앙차원의 경사노위 이외에도 지역과 산업·업종·세대별로도 다양한 채널을 작동하면서 가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아닌 불확실성 제거”
정의로운 노동전환 위한 중층적 거버넌스 구축
- 윤 당선자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후보 시절 경영책임자 처벌보다 예방을 강조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범위를 좁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우려도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라니 잘못 전달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여야 합의로 입법화했다. 당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가 이어졌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 다만 불확실성을 높게 하면 사업주가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 무엇이 처벌 대상이냐를 두고 언론도 정부도 헷갈려 한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으면 공무원 일자리만 만들고 로펌만 돈 벌게 한다. 사법적 리스크가 크면 기업은 한국을 떠난다.
법 개정을 곧바로 하는 것은 사회적 숙의가 필요해 쉽지 않다. 우선은 불확실한 부분을 시행령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한 지 이제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다. 산재를 줄이자는 공동 목표가 있으니 노사와 전문가가 공동으로 평가하면서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그전에 안전문화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법 만능에 빠진 면이 있다.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노사가 협력해서 교육부터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업주 처벌 접근만으로는 안 된다.”
- 디지털·탄소중립에 따른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위협은 현실화하고 있다. 정의로운 전환에서 당사자인 노동자 등이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 구축과 산업·업종·지역 수준의 사회적 대화, 단체교섭 등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입장은.
“원래 공약으로 다 준비했던 거다. 다 동의한다. 탄소중립 과정에서 일자리 위험이 커지는 데에 국가적으로 산업별로 사업장별로 인프라를 잘 갖춰 나가야 한다. 현재 탄소중립위원회가 있는데 세팅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보완해 나가야 한다. 고용노동 차원에서는 별도의 탄소중립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각 지방고용노동청, 사업장에서도 별도로 대응할 수 있게 하고, 직접 피해를 보는 협력업체를 포함해서 어떤 이슈가 발생하는지 현장에 맞게 해야 한다. 중앙에서 무엇을 지원할지 종합적으로 사전 예방부터 사후 지원까지 세트로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면 타 부처 지원도 받고 별도의 기금도 설치해야 한다.”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곧 출범을 앞두고 있다. 노동 분야는 어떻게 논의되나.
“아직은 저도 잘 모르겠다. 정책공약집 이외에도 인수위 버전으로 디테일하게 노동공약을 남겨 놓은 게 있으니 인수위가 구성되면 그것까지 같이 논의될 것이다.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프로세스와 주무부처 의견을 듣고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는 당선까지 지원했으니 적어도 연속선상에서 논의하는 데 당연히 지원할 것이다. 결국 성공한 정부가 국민에게 도움되고 다 같이 번영하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35077.html
윤 당선자 노동공약 설계자 “근로일 사이 11시간 일간휴식 보장해야” (한겨레, 박태우 신다은 기자, 2022-03-16 15:59)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 인터뷰]
“연공급 따른 임금체계는 공장제의 유산
연공급 비중 높으면 청년 채용 적게 해” 강조
“일주일 내내 안 쉬고 사람 죽게 만들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근로일 사이에 휴식시간 11시간은 주고, 보편적인 국제 기준은 맞춰서 건강 보호를 해야 한다.”
국민의힘 대선캠프 고용노동정책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은 1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당선자의 노동시간 유연화 논란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장시간노동’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주 52시간 노동상한제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제와 ‘강성노조’ 등을 자주 비판하면서 논란을 만들었으나, 정작 고용노동 공약을 발표하지 않고 공약집에 담긴 내용도 여러 챕터에 나뉘어있어 ‘맥락’을 찾기 어려웠다.
윤 당선자는 공약에서 근로기준법의 선택적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현행 1개월, 신상품 개발 업무는 3개월)하고,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 또는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신규 설립 스타트업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 전 원장은 이와 관련해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근로시간에 대해 세대간의 다양성을 주자는 것”이라며 일간휴식제도를 보완책으로 언급했다. 하루 근무를 마치고 다음 근무 시작 때까지 11시간의 휴식을 보장하도록 한 제도로, 현행 근로기준법의 1개월 초과 3개월 이하 선택적근로시간제,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탄력적근로시간제,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적용된다. 일간휴식이 보장된다면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노동계는 과도한 집중노동의 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권이 침해된다며 제도 확대에 반대한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윤 당선자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유 전 원장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연공급과 노동시간에 따른 임금체계는 공장제 생산방식의 유산”이라며 “연공급 비중이 높으면 기업이 청년채용을 적게하고, 나이 든 사람은 빨리 해고할 인센티브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 드라이브를 걸었다가, 공공기관 노동조합 총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는 “임금체계 개편은 하루 아침에 해서는 안되고, 장기적으로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가 군사작전 하듯이 해서는 안되고, 정부는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은 해당 사업장의 과반수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윤 당선자의 공약은 사업장 내의 노동조건 결정권한을 (과반수)노조에서 분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노동계와 갈등이 예상된다. 임금체계 변경을 “부문별 근로자대표와 사용자간 서면 합의로 결정”하게 한다거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노동자 직접투표로 선출해 독립성·대표성을 강화”한다는 내용 등이다. 현행법상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과반수노조가 위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윤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전체 노동자의 4%를 대변하는 강성노조는 완전히 치외법권”이라등 노조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단일화 이후 대통령 인수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는 “강성귀족노조 혁파”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유 전 원장은 “선거국면에서는 지지층을 바라보며 그런 말을 하지만, 당선이 되면 모두를 품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협치·통합이므로 포용적 노동정책을 위해 노사정 합의를 기본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의견도 존중받을 수 있고, 조직화되지 않은 쪽의 근로자대표제를 만들어 노조와 무노조의 중간영역에 있는 노동자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전 원장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시간과 임금을 유연화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기존 노동법·사회보장 체계에서 소외된 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사회적 숙의와 협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하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노동경제학을 연구한 유 전 원장은 고용보험 도입 당시 실무를 맡기도 했다. 때문에 고용보험 제도와 고용서비스 확대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안과 관련해 “비정규직을 많이 쓰고 실업자를 많이 양산하면 고용보험료를 늘리는 등 정규직 사용을 유도하고 실업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며 “이미 법률(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에 관련 규정이 있지만 이에 관한 시행령이 정비되지 않아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약 전체에서 고용노동 공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것에 관해 유 전 원장은 “모든 공약을 공약집에 다 넣을 수는 없어 한 20% 정도만 들어간 것이고, 인수위 버전으로 좀 많이 있다”면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 당선자에 대해서는 “노동법 쪽에 관심이 많았고 습득 속도도 빨랐다”며 “사회적 타협, 담판도 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220316516025
경직된 노동규제 혁파에 초점… 노동시장 공정성·유연성 복원 [윤석열 정부의 과제] (세계일보, 안병수 기자, 2022-03-17 06:00:00)
노동개혁 주요 방향
‘주52시간’ 등 기업 경쟁력 약화 초래
성과 중심 근무방식 도입 목소리 커
노동계 반발 달랠 공감대 확보 중요
새 정부가 추진할 노동개혁 중 급선무는 문재인정부에서 획일적·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노동 규제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거론된다. ‘문재인표’ 주요 노동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은 민간과 공기업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취지가 좋다고 현실을 도외시한 채 거칠게 밀어붙이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저임금 노동자 등 오히려 취약계층이 더 힘들어지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업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해져 현행 노동시스템으로는 시장 안정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따라서 윤석열정부는 취약계층 안전망을 강화하면서 기업 경쟁력 제고와 시장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 수 있도록 경직된 노동 규제를 손질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6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노동 공약을 설계한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윤 당선인의 노동개혁 주요 방향에 대해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유연성을 복원해 시장경제 원칙에 따른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한 만큼 문재인정부에서 설정된 노동 규제들을 혁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노동 문제 전문가 중에서도 윤 당선인이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확대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줄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주 52시간 근무제는 특히 국내 성장 산업인 IT업계와 디지털 업종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시간제 개편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유연 근로시간제 확대’를 공약한 바 있다.
배달기사처럼 특정 사업장에 소속되지 않은 ‘플랫폼 종사자’를 필두로 모바일·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 개편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플랫폼 종사자는 지난해 기준 약 22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성과 중심 근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정규직을 인위적으로 줄여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존 문법이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밖에 최저임금제 개편, 법 조항의 모호성을 줄이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 유도 등도 당면 과제로 거론된다.
윤 당선인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동계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원만한 노·사·정 사회적 합의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승규 노무사는 “그간 보수정권의 행보를 봤을 때 재계 압박에 노동개혁이 오히려 퇴보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35569.html
초과근무 일상 될라…윤석열표 노사 자율 ‘노동시간 유연화’ (한겨레, 신다은 기자, 2022-03-21 04:59)
[윤석열 정부 정책 전망] ⑥ 노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노동 공약은 ‘노동시간 유연화’다. 과거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이 저성과자 해고에 방점을 찍었다면, 새 정부의 노동 유연화 정책은 노동시간을 노사 자율로 정하는 데 초점을 뒀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현행 1~3개월→1년 추진
윤 당선자는 대선 후보 때부터 “한 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할 수 있어야 한다”(지난해 7월 <매일경제> 인터뷰)거나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올 1월 인천 남동공단 방문 현장)고 말해왔다. 노사가 원하면 노동시간에 상·하한선을 터줄 수 있다는 취지로, 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명시한 문재인 정부와 확연한 기조 차이를 보인다. 윤 당선자의 대선 공약을 보면 1주 노동시간을 특정 기간 동안 평균 40시간 이내(연장노동 포함하면 52시간)로 맞추면 법을 지킨 것으로 보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늘리자거나, 특정 사유에 한해 1주에 52시간 넘게 일을 시킬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신규 스타트업을 포함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시행이 어렵지만, 특별연장근로 사유 확대의 경우 정부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된다.
사용자 편의로 노동시간 강제 가능성
일터에 생계가 달린 노동자의 사정을 고려하면 노사의 표면적 ‘합의’가 실상은 사용자 편의나 생산 일정에 끌려갈 거라는 우려가 크다. 노동시간을 늘리려면 회사 직원 과반수 동의를 얻은 ‘근로자대표’와 합의하거나 개별 노동자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노동자들을 한데 모아 손을 들게 하거나 돌아가며 서명을 받는 식으로 사용자가 동의를 종용하는 관행이 만연하다. 공약으로 제시된 ‘시간선택제 일자리’ 역시 노동자가 원할 때 노동시간을 전환할 수 있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약속된 시간을 넘어 초과근무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노동자 의사가 왜곡되지 않으려면 이를 좀 더 투명하게 반영하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지만 이런 내용은 공약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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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없는 사업장 악용 가능성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근로자대표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임하는 것부터가 급한데 아직 관련법 개정도 안 된 상황에서 노동시간 유연화를 추진하면 노조가 없는 사업장이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근로자대표제 자체를 정비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노동시간 유연화 논의는 노동시간 자체가 한국과 견줘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이뤄지는 건데 노동시간이 긴 한국이 유연화를 하면 장시간 노동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공약을 설계한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일주일 내내 안 쉬고 일하자는 게 아니라 근로일 간에 11시간씩 쉬게 한다는 보편적 원칙이 전제된 것이고 노동자들도 노동시간 선택권에 관심이 많다”며 “생산직에 맞춘 획일화된 방식으로만 일하기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개인의 다양성과 노사 자율 결정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약”이라고 말했다.
임금체계, 직무·성과급제 확대
국민의힘 공약집엔 임금체계 개편도 포함돼 있다. 연차에 비례해 임금을 주는 연공급제(호봉제) 대신 직무급제나 성과급제를 택할 수 있도록 도입 절차를 손본다는 내용이다. 최근 연차가 낮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연공급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과도 관련 있다. 윤 당선자는 임금체계 역시 각 직급이나 직무별 근로자대표가 사용자와 서면으로 합의하면 임금체계를 바꿀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단 공약을 내놨다.
성과급제 이해관계 첨예해
그간 임금체계 개편 논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성공 사례는 흔치 않다.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한데다 질 낮은 일자리로 하향평준화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한국지엠(GM)은 2003년 성과연봉제를 전 직원에 도입했다가 임금 격차 확대와 지나친 경쟁문화를 이유로 11년 만인 2014년 제도를 폐지했다. 박근혜 정부가 2017년 주도한 공공 부문 성과연봉제는 노조 파업과 소송이 빗발치며 끝내 폐지됐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들에게 직무급제를 적용했으나 기존 정규직 직원에 대한 호봉제는 그대로 유지해 직무급제를 임금 차별 수단으로 썼다는 비판을 받았다.
임금 하향평준화 가능성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겨레>에 “독일처럼 산업별로 노사가 교섭해 노조 미가입자까지 적용할 정도로 대등한 관계면 모르지만 한국처럼 기업이 일방적으로 기준을 세워 도입하는 방식이면 고임금 직종엔 성과급제를, 저임금 직종엔 직무급제를 적용하는 식으로 모두가 더 낮은 임금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며 “지금도 고용형태에 따라, 기업 규모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큰데 이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위험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유길상 교수는 직무·성과급제 도입에 대해 “기존의 낡은 틀 안에서 노동시간만 계산해서는 생산성을 혁신할 수 없고 경쟁력을 키우기도 어렵다”며 “하루아침에 추진하자는 게 아니라 꾸준히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직무가치 평가 인프라도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35578.html
프리랜서·특고도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 설계가 관건 (한겨레, 신다은 기자, 2022-03-21 04:59)
[윤석열 정부 정책 전망] ⑥노동
다양한 고용형태 노동자 보호 진전
낮은 수준 법제화 안되게 다듬어야
특고 등은 근로기준법 적용할 필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노동공약 가운데 특히 쟁점이 되는 것은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노무제공자의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공통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노동계는 입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법 취지를 살리려면 법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근로기준법은 해고 제한을 비롯해 노동권 보호 조항을 망라한 법이지만, 적용 요건이 엄격해 법 밖의 사각지대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법원이 근로자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여부’는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등 다양하게 변화하는 노동형태를 다 포괄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여러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본사에 종속되는 프랜차이즈 사업주의 법적 보호 문제까지 등장하면서 기존의 노동법 보호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행 근로기준법 밖의 노동자를 보호하는 통칭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제각기 노동조건이 다른 이들을 하나의 법으로 묶고 권익 보호 조항을 담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포함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약집을 보면, 별도의 플랫폼종사자보호법 없이 ‘플랫폼 종사자’와 ‘1인 자영업자’를 하나의 법으로 보호하도록 돼 있다. 대선 캠페인 당시 국민의힘이 <한겨레>에 보낸 답변을 보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하고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본적 권리와 공정한 계약조건을 정한 기본법 제정을 통해 최소한의 노동규칙을 마련하겠다. 동법 제정을 통해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과 개인정보의 보호, 사회적 괴롭힘과 성희롱으로부터 적절한 보호, 모성 보호 및 육아 관련 보장, 개인의 선택권 존중, 적절한 권리구제 방법 등을 규율하겠다. 업종별 조직을 통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이해 대변과 단체교섭권 부여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돼 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법 밖에 있는 여러 고용형태의 노동자를 법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 자체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국회에 발의된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의 보호 수준으론 안 되고 최소한 일하는 자들이 단체에 가입할 권리와 직업 권리에 관한 협약을 체결할 권한 정도는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 때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플랫폼종사자보호법 논의 역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한 종류로 논의됐으나,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노동조건 협상 권한을 주지 않는 등 보호 수준이 낮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법 제정으로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아야 할 이들까지 되레 권익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특수고용직 가운데 노동자임이 명백한 이들은 이 법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이런 사람들까지 별도 법을 적용받아 권익이 후퇴하지 않도록 법 적용 대상을 명확히 구분할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승용 민주노총 정책국장도 “새로운 법을 만들어 제3지대를 만들려 해서는 안 되고 근로기준법과 노조법 적용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약 설계에 관여한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노동3권을 다 적용하려고 하면 경영계와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워 계속 논의가 뒤로 밀리므로 우선 사회보장제 중심으로 회색지대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자성 판단에 대해선 “노동위원회가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되 예산, 인력 등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936
새 정부 노동정책,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 (매노, 이윤정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장(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2022.03.21 07:30)
몇 년 전, 게임업계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장시간 노동으로 심근경색이 발병해 숨진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대 청년이 사망하기 전, 그는 소위 크런치모드(crunch mode)라고 불리는 초장시간 노동을 했다고 한다. 즉 발병 전 12주 동안 야근과 초과근무를 했으며 발병 7주 전 1주일은 89시간 일하고, 발병 4주 전 1주일은 78시간을 일했다고 알려졌다. 이 사건은 무려 18년 만에 법정 노동시간을 주 68시간제에서 주 52시간제로 낮추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장시간 근로가 노동자의 건강에 얼마나 유해한지를,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그러나 재작년에도 우리는 택배노동자들이 줄줄이 과로사했다는 소식을 연일 방송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는 택배노동이 이 제도 밖에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9일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새 정부를 이끌 윤석열 당선자가 선거기간에 했던 여러 노동 관련 공약과 발언들이 산업보건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우려를 주고 있다. 특히 “1주일에 52시간이 아니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표현으로 새 정부의 중요한 공약이 됐다.
우리나라는 근로시간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으로 근로기준법에 정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어들어 주 44시간에서 주 40시간으로 단축돼 있는데,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연장근로 12시간을 포함해 52시간 초과를 금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우리나라는 멕시코를 제외하고 가장 긴 근로시간을 ‘자랑’하는 나라였는데, 이는 우리나라와 주요 선진국들의 근로시간 기준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미 1935년에 주 40시간제 협약을 채택하고 1957년부터 발효했으며 1일 8시간, 1주 48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EU는 주 35~48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정하고 있으며, 7일 평균 근로시간이 시간외근로를 포함해 48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독일 역시 1967년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후 1995년부터 주 38.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1985년부터 주 40시간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장시간 근로는 다양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신체적으로는 심혈관계질환·당뇨·고혈압·대사증후군·근골격계질환·비만 등과, 정신적으로는 수면장애·불안장애·우울·자살생각·직무스트레스 등과 관련이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시간 근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장시간 근로는 관상동맥질환 위험과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즉 관상동맥질환은 주당 40시간 일하는 사람에 비해 주당 80시간 이상 일한 경우 남자는 1.76배, 여자는 1.63배 발병 위험이 높았다. 뇌졸중은 주당 40시간 일하는 여성에 비해 주당 50~60시간 일하는 여성이 1.49배, 주당 80시간 일하는 여성이 2.32배 더 발병 위험이 높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7천75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역시, 주당 60시간 이상 일한 여성은 주당 40~51시간 일한 여성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7차 한국복지패널을 이용해 전국 18세 이상 임금근로자 3천699명의 자료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근로시간이 길면 우울 유병률이 높다는 관계가 발견됐다.
이상의 자료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장시간 근로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무엇 하나 유익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좋은 말처럼 들렸던 ‘고용 유연화’라는 것이, 결국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해석됐던 경험을 되돌이켜 보자. 새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정책이, 안 그래도 세계 최고의 산재발생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노동계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부디 새 정부가 노동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강한 노동정책을 펼치기를 바란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I5MH24T
‘박근혜 노동개혁’ 재개되나…고용부, 인수위 파견 완료 (서울경제, 세종=양종곤 기자, 2022-03-21 10:56:22)
김현숙 정책 특보 선임…노동정책관 파견
朴 정부 청와대 공통점…일자리 정책 중시
산재정책 약화…여가부 대안 논의 가능성
박근혜 정부에서 시도했던 노동개혁이 윤석열 정부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개혁이 실제로 재개된다면,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정권 교체기마다 부침이 큰 부처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이정한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과 김부희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이 파견됐다. 행정고시 38회인 이 정책관이 맡은 노동시장정책관은 일자리 정책을 담당하는 자리다. 그는 노동시장정책과장, 노사협력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특히 박 정부 시절인 2015년 대통령 고용노동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김부희 과장(행시42회)도 고용정책총괄과장, 노동시장 정책과 등을 거쳤고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번 인사는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윤 당선인의 정책특보로 선임된 흐름과 연결지을 수 있다. 김 정책특보는 박 정부 시설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양대 지침 정책을 노동 개혁으로 주도했다. 노동 유연성을 제고할 목적인 이 정책은 노동권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폐기됐다. 윤 당선인은 주 52시간제, 최저임금제, 중대재해법 등 친노동 정책의 보완을 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노동개혁 재개 외 다양한 해석을 불러올 수 있다. 이 정책관은 산업재해 업무 이력이 없고 김 과장만 산재예방정책과장을 잠시 거쳤다. 문 정부에서 강조했던 산재 정책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이 여성고용정책과장을 지낸 점도 눈에 띈다.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만일 여가부가 폐지될 경우 이 부처의 기능 일부를 이어받을 수 있는 후보 부처 중 하나는 고용부다.
만일 윤 정부에서 노동 개혁이 재개된다면, 고용부는 어느 부처 못지 않게 정권 교체 후폭풍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박 정부에서 노동 개혁 정책을 도운 공무원들은 문 정부에서 좌천되거나 적폐로 몰렸다는 후문이다. 단 이번 파견 인사에 인수위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미지수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파견 인사가 고용부 추천 인사 명단에 포함됐었는지, 인수위가 요청한 인사인지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969
윤석열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이 걱정되는가 (매노,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2022.03.22 07:30)
1. 지난 주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집무실을 용산 국방부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해서 TV 뉴스를 켤 때마다 시끄러웠다. 국민에게 청와대를 내주고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정부부처에 준하는 방대한 대통령 비서실 등을 폐지해 대통령집무실 자체를 없애고서 대통령이 주요 정부부처들이 있는 정부청사에 출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대통령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인데 거창하게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니 잘 납득이 되지는 않았다. 윤석열 당선자는 대선에서 국민에게 한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데 나는 생각할수록 심란했던 주말이었다. 그런데 심란한 일은 주말이 지나서도 계속됐다. 21일, 출근해서 매일노동뉴스를 펼쳤더니 “[최악의 야근공화국]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 어떡하나”는 제목으로 윤석열 당선자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을 걱정하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주요 대선후보들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비해 윤석열 당선자가 이번 대선에서 발표한 노동공약은 많지도 않은데, 그조차도 노동자권리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분명히 노동공약으로 보면 걱정할 만했다. 대통령집무실이야 청와대에 두든, 용산에 두든 노동자는 기껏해야 심란한 뉴스로 지켜보면 그만이지만 노동공약을 두고서는 그럴 수가 없는 일이다. 윤석열의 공약 이행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후퇴시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 이렇게 걱정해야 할 윤석열의 노동공약 중 매일노동뉴스 기사는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에 관해서 ’어떡하나’며 걱정하고 있었다. 기사는 직장갑질119와 한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 윤석열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을 비판하고, 포괄임금제부터 철폐해야 한다는 직장갑질119의 주장으로 마무리하고 있었다.
2. 이번 대선에서 노동시간에 관해서 윤석열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을 1년으로 확대하고, 연간단위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하며,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을 확대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합의를 거쳐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현행 1~3개월인 정산기간을 1년까지로 확대하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해서 저축계좌에 적립된 초과근로시간을 장기휴가로 사용하고 연장근로시간 규제를 총량규제 방식으로 전환하며,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 또는 특례연장근로 대상에 신규설립된 스타트업을 포함하고 전문직·고액연봉 근로자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규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등을 공약했다.
현행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취업규칙에 따라 업무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해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통해서 대상 근로자 범위, 정산기간, 총근로시간, 시업 및 종업 시각 등을 정해서 “1개월(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에는 3개월로 한다) 이내의 정산기간”으로 사용자가 실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52조). 이렇게 실시되는 선택적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정산기간을 평균한 근로시간으로 50조 근로시간의 준수 여부를 파악하게 돼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의 예외로 인정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의 정산기간이 확대되면 될수록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제, 특히 연장근로시간 규제 및 연장근로수당 제도의 도입 의의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윤석열의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관한 공약을 살펴보면,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합의로 사업장에서 도입해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이것이 직무나 부서별 노사합의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통해서 하도록 한 것에 비해 도입 절차를 대폭 완화한 것일 수 있다. 이처럼 윤석열의 공약대로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합의를 거쳐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현행 1~3개월인 정산기간을 1년까지로 확대’한다면,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시간 등 노동시간 규제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초과근로시간을 장기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간단위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이미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통해서 연장근로 등 초과근로 등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 갈음해 휴가를 줄 수 있도록 보상휴가제가 도입돼 있는 것이라서(57조) 초과근로시간을 장기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특별히 근로자의 휴가사용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윤석열의 이 공약에서는 연장근로시간을 총량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것이 연간단위로 연장근로시간 총량을 정해서 그 총량을 넘지 않는 한 규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면 앞에서 살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는 공약에 했던 비판이 그대로 여기에도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등 근로시간 규제의 의의 내지 그 도입 취지부터 살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을 확대한다거나, 전문직이나 고액연봉자를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규제 적용에서 제외시키겠다는 공약도 그 확대 대상의 업종과 전문직·고액연봉자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제가 적용될 근로자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윤석열의 노동시간에 관한 공약은 노동제·법정근로시간·연장근로 등 노동시간 규제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의의 내지 기능을 살피기보다는 그 규제를 완화해서 사용자가 노동자를 장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노동자권리 보호를 위한 규제는 없으면 없을수록 바람직하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공약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매일노동뉴스 기사는 윤석열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에 대해서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는 것이겠다. 그래서 어떡해야 하는가. 이렇게 공약했던 윤석열 후보가 당선자가 돼 20대 대통령으로서 권력을 행사해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나서기라도 한다면 이 나라 노동자, 노동운동은 어떡하나. 걱정이 돼서 나도 한번 생각해 본다.
3. 생각해 보니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위에서 살펴본 윤석열의 노동공약은 현행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만 이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의원내각제도 아닌 이 삼권분립의 나라에서 국회의 입법을 통해야만 이행할 수 있는 것을 대통령 후보로서 대통령이 돼서 하겠다고 공약했던 것이다. 만약 집권여당이 국회 재적 과반수의 다수당이라면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겠다며 국회 입법을 통해 뒷받침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 대한민국에서는 아니다. 대통령 윤석열의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반수에 훨씬 밑도는 국회 의석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제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재적 과반수의 다수당으로서 대통령 윤석열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는 공약했던 것이다. 대통령집무실 이전처럼 노동공약을 이행하고자 한다면 그가 이런 국회를 두고서 ‘어떡하나’를 걱정해야 마땅하다. 다행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달리 노동시간 등을 규제하겠다며 노동자권리 향상을 위한 공약을 했다.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의 제시, 주 4.5일제의 단계적 도입, 포괄임금제 폐지 등을 공약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 확대나 연장근로 특례업종 확대나 연장근로수당 등 연장근로 규제 폐지를 공약하지 않았다. 대선에서 했던 노동자를 위한 공약이 진정이라면 이 나라 노동자는 윤석열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에 대해 ‘어떡하나’며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윤석열의 노동공약은 국회 입법을 통해서 이행할 수 있는 것들인데, 대선에서 윤석열의 노동공약을 비판하면서 노동자를 위한 공약을 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재적 국회의원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이 자리에서 다시 시시비비하지 않겠다.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이리저리 눈치 보느라 노동존중을 위한 공약 이행이 얼마나 엉망이 됐는지 여기서 다시 말하고 싶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이번 대선에서 한 노동공약을 국회 입법을 통해서 이행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윤석열 정부에서 집권여당이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 확대 등 노동시간에 관한 노동자권리 보호를 저해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데 야당으로서 이에 합세하지 않기를 바라는 정도다. 그런데도 이 같은 노동자권리를 위한 이 나라 노동자의 바람조차도 저버린다면, 다시는 그런 당과 후보는 노동자에게 지지를 호소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어쩌면 그들도 ‘어떡하나’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32208510005112?did=NA
尹 '기업하기 좋은 나라' 발언에 IT업계는 반색, 직원은 한숨 (한국일보, 안하늘 이승엽 기자, 2022.03.23 04:30)
尹 정부, 주 52시간 현장에 맞게 유연 적용 공약
제품 출시 어려움 겪었던 회사는 '집중 근무' 반겨
'워라밸' 깨질까 걱정하는 직장인...노사 동상이몽
"다시 사무실에 침대 놓고 주 100시간씩 일해야 하나요?"(전자업계 15년차 차장 A씨)
"서비스 출시 직전 근무 시간 때문에 애먹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스타트업 인사 담당자 B씨)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기업 행보에 정보기술(IT)업계에선 벌써부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사측은 현 정부에서 추진한 주 52시간제의 대폭 수정까지 점쳐가면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특근을 반복했던 과거의 '크런치모드' 부활 등도 떠올리면서 우려하고 있다.
연간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 예상...기업은 '환영'
22일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 21일 경제6단체장을 만나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노동 관련 법제 개정 등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윤 당선인이 이미 공약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 대통령 취임 이후엔 주 52시간제에 중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란 해당 기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52시간 이내이기만 하면, 매주 52시간을 지킬 필요 없이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가령 기간을 한 달로 잡으면 2주는 주당 80시간씩, 나머지 2주는 주당 24시간씩만 일해도 된다. 현재 연구직은 최대 3개월, 일반 사무직은 최대 1개월 동안 허용하고 있는데, 윤 당선인은 이를 1년으로 늘려 현장에서 보다 유연하게 근무 일정을 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IT업계 사측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의 게임 출시 지연이 잇따랐다. 그사이, 세계 시장에서 신작들을 대거 출시한 중국에게 규모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IT업계 사측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기 위해선 프로젝트 마감과 일정, 고객응대 등을 위해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불과 5년 전 과로사"...크런치모드 부활할까 우려하는 직장인들
이에 반해 IT업계 근로자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프로젝트 마감 직전, 잦은 야근 등에 따른 과로로 사망한 5년 전의 게임업계 근로자 사망 사고가 악몽으로 자리하고 있어서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주 52시간 도입 전만 해도 사무실 불이 24시간 계속해서 켜져 있으면서 '구로의 등대', '판교의 등대'라는 오명까지 썼다"며 "유연화를 핑계로 직원을 갈아넣는 문화가 다시 올까 두렵다"고 염려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미 주 52시간 제도가 정착된 가운데 예전처럼 후진적인 근무 환경이 들어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IT업계 개발자 몸값도 상승한 가운데 과거처럼 무리한 야근을 강제하긴 힘들 것이란 시각에서다. 전자업체에서 근무하는 서비스 개발자 C씨는 "부장들은 사무실에 간이 침대를 놓고 주 100시간 설계했다는 것을 무용담처럼 얘기한다"며 "근무 환경이 과거로 돌아갈 경우 심각하게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가 없는 소규모 기업이나 비핵심 직군 종사자의 경우 회사가 정한 일방적 근무일정에 대항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는 제기된다.
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2/03/22/6aa4220d-2762-4a9d-afef-9ea6502cc101.jpg
"업무와 휴식 명확히 구분...실태조사 후 시스템 마련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근무 제도 개편에 앞서 구체적인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점 도출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손이 모자랄 때는 집중해서 근무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과감하게 휴식권을 제공해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단 진단에서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택적 근로제, 탄력근로제, 포괄임금제 등이 모두 맞물려 있다 보니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특히 회사나 근로자 등 이해관계자의 주장으로 정책을 세우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은 뒤 노사합의 하에 자율적으로 근무 형태를 정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203220214
윤석열 시대, 당신의 퇴근시간 미뤄질까 당겨질까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2022-03-23 06:25:01)
주 52시간제, 최저임금제, 노정관계.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노동이 변화를 앞두고 있다. 노동시간 유연화 등 새로운 노동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장과 회동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기업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면 제거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첫 규제 혁파 대상은 무엇일까. 윤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현행 주 52시간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공약으로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내걸었다. 현재 특정 기간(1~3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주당 52시간(연장시간 포함)을 일하면 합법으로 본다. 이 특정 기간을 1년 이내로 늘리자는 것이다. 주 52시간제 예외인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신규 스타트업을 포함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노동계에서는 “최악의 야근 공화국을 만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신원이 확인된 제보 366건 중 108건이 임금과 노동시간 관련 내용이었다. 임금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거나 주 52시간을 위반해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한 제보자는 “주 6일씩 근무 중이다. 지난달에만 71시간, 68시간, 62시간, 62시간씩 일했다”며 “야근 때문에 몸이 안 좋아져 치료를 받고 있다. 회사가 시키면 노동자는 무조건 연장근로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IT 업계도 긴장 중이다. IT 업계에는 업무 마감을 앞두고 수면, 식사, 개인 생활 등을 포기하고 연장근로 하는 고강도 노동이 존재했다. 이른바 ‘크런치모드’다. 차상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스마일게이트 지회장은 “과거 월요일에 짐을 싸서 출근해 일주일 내내 회사에서 일하며 생활하기도 했다”며 “주 52시간제 유연화로 인해 노조가 없는 기업일수록 과거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도 일부 기업에서는 주 52시간제가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다. 52시간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휴식이 약속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개편도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업종 또는 지역마다 차등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자고 주장해왔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최저임금을 200만원으로 잡으면 최저임금을 150만원, 170만원을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일을 못 해야 하느냐”, “200만원을 줄 수 없는 자영업자는 사업을 접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최저임금 개편은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는 청년층과 저소득 근로자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장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비대위원장은 “최저임금의 취지는 최저 생계비의 보장”이라며 “(최저임금 개편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지역별로 차등적용 된다면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강화된다”며 “지역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면 청년들이 머물지 않아 결과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땅덩어리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옳지 않다”면서 “경제 활성화와 소비촉진 측면에서도 최저임금을 쉽게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노동정책 도입을 위해서는 노동단체·정부의 대화가 필수적이지만 순탄하지 않다. 노정관계에서도 ‘빨간불’이 예고됐다. 윤 당선인은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전 대선 후보인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도 민주노총 등을 겨냥해 ‘강성 귀족노조’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오는 6월 또는 7월 대규모 집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선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유연화와 관련 윤석열 정부와 노동계가 이견을 가질 수 있다”면서 “사회의 근본적 문제인 일자리와 소득 양극화, 불평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노동계가 대화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도 양대노총과 대화를 통해 사회적 협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773
윤석열 차기 정부··· ‘공정·유연·안정성 강화’로 노동개혁 (참여와 혁신, 박완순 기자, 2022.03.23 13:31)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사각지대 해소 위해 노동개혁
노동계, “유연화·규제 완화, 신자유주의 회귀” 경영계,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화 필요”
윤석열 당선인이 이끌 차기 정부의 노동정책 지향은 ‘노동시장의 공정·유연·안정성 (fairflexicuruty) 강화’를 통한 노동개혁으로 윤곽이 드러났다. 노동개혁 성공의 주요 과제로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노사정 간 신뢰 △전문가의 적극 활용 △기본에 충실한 실사구시적 접근 △노사정 리더십 발휘 등을 상정했다.
사단법인 노사공포럼이 22일 오후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공약으로 살펴 본 차기 정부·고용노동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2022년도 1차 콜로키움을 열었다. 콜로키움에는 노사정학계에서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제 발표는 윤석열 당선인의 고용노동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가 진행했다. 유길상 교수는 발제를 통해 “고용노동정책 관련 차기 정부의 시대적 소명은 ‘노동개혁’”이라며 “노동개혁의 방향은 노동시장의 공정·유연·안정성(fairflexicuruty) 강화”라고 설명했다.
공정성 강화에 대해서 유길상 교수는 “노동권 보호 사각지대 해소, 사회적 약자(특히 노동자와 자영업자 중간 위치에 있는 특고 및 플랫폼종사자 등)에 대한 보호 장치 마련 등 차별 해소와 보호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유연성 강화에 대해서는 “해고 유연성보다는 임금·근로시간을 유연화하고 노동규범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 밝혔다.
안정성 강화는 고용안전망 강화와 산업안전 선진국 도약이 두 축이다. 고용보험제도와 국민취업지원제도를 개선하고 일자리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직업훈련제도와 고용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진행해 고용안전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안전 강화는 기존 산업안전보건정책을 과학적 진단에 기반하도록 전환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연착륙시킨다는 생각이다.
현재 노동 시스템, 노동시장 위기 해결 못해
차기 정부가 노동시장의 공정·유연·안정성 (fairflexicuruty) 강화로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은 현재의 노동 관행으로는 일자리 문제와 노동시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는 고민에서 나왔다.
유길상 교수는 “청년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중장년이 조기 퇴직 후 질 낮은 일자리로 이동하거나 자영업자가 되면서 노후 빈곤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돼 노동시장은 위기에 처해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노동시장의 위기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으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 부족, 글로벌 메가트렌드 변화(디지털 전환, 저출산·초고령화, MZ세대 출현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경직적인 노동시스템, 이를 개선하지 못했던 정책 실패와 코로나 충격이 더해져 공고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차기정부의 고민이다. 경직적인 노동시스템을 전환해 기업이 다양하고 빠른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키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유연성), 과거형의 노동규범을 현대화해 노동시장 사각지대 해소와 이중구조를 완화하자(안정성, 공정성)는 기조이다.
차기 정부 고용노동정책 1순위,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
유길상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1순위는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혁신으로 혁신 성장과 기업투자 활성화, 근로시간 유연화(총량 안에서)와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상생형 임금체계로 개선하는 노동개혁이 주요 공약으로 설정됐다.
여기에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 노동시장 차별 및 노동법 사각지대 해소, 고용서비스 혁신과 생애단계별 직업능력개발체제를 구축, 공정한 노동전환 대응 강화, 안전한 일터 등의 공약을 실현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차기 정부의 노동개혁 성공을 위한 주요 과제로는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노사정 간의 신뢰 △전문가의 적극 활용 △기본에 충실한 실사구시적 접근 △노사정 리더십 발휘 등을 선정했다.
유길상 교수는 “노사정 신뢰를 위해 경영계는 해고 유연화, 파업 시 대체인력 허용 등 노동계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노동계가 우려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노동계는 정치투쟁적 이슈 대신 변화에 대응해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노사, 세대, 원하청 상생의 모습을 보여 국민적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사정이 실사구시적 접근으로 중앙단위 노사정 합의와 함께 산업·업종·지역·사업장 단위 현장 중심의 합의와 혁신이 병행될 수 있도록 차기 정부가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동계, “유연화·규제 완화에 우려”
경영계, “산업현장 급변에 유연화 공약 실천돼야”
이날 콜로키움에 참석한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은 “신자유주의적 관점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있다”며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인수위에서 나온 공무원 공공기관 축소 발언 등이 신자유주의 특성”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문주 본부장은 “노동시간 유연성 확대는 장시간 노동체제로의 귀환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을 오히려 저해한다고 본다”며 “임금체계 유연화는 몇 가지 조치가 함께 취해져야 하는데 연공급을 전환하자 정도이고 사회안전망 강화, 단체협약 적용률 확장, 기후 변화, 초고령 사회 대비 등 중요한 부분들이 빠졌다”고 윤석열 차기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장정우 경총 노동정책본부 본부장은 “새 정부 노동정책 방향이 노동개혁인데, 노동개혁은 우리 사회 화두가 됐다”며 “노사관계 기본은 법과 원칙 테두리 내의 자율성인 만큼 산업현장 법치주의가 세워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장정우 본부장은 “현재 노동법들이 1950년대 만들어진 법이어서 현재 산업현장이 다양하게 급변하는 데 맞지 않고, 획일적 규제 중심이 아니라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유연화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노동개혁 공약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콜로키움 현장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차기 정부의 여소야대 국면이 예상되기 때문에 입법으로 풀어나갈 노동개혁 과제와 정부 차원의 정책 실행으로 풀 수 있는 노동개혁 과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32310060002584?did=NA
[메아리] 노동정책, 박근혜 정부를 반면교사로 (한국일보, 이왕구 논설위원, 2022.03.23 18:00)
노동 홀대한 대선, 외면하기엔 현안 산적 윤 정부 노동정책 사회적 대화 불가피
합의 없는 정책 추진은 실패 지름길 명심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36019.html
[편집국에서] 박근혜 노동개혁의 추억 (한겨레, 전종휘 | 사회에디터, 2022-03-23 19:45)
“정규직이 과도한 보호를 받다 보니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기업이 겁이 나서 정규직을 못 뽑는 상황이다.”
2014년 11월 나온 당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집권 2년차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신호탄이었다. 60살 정년을 보장하고, 노동자 정리해고 때 일정한 사유를 갖추거나 해고 회피 노력을 하도록 하는 제도가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중심의 고용 경직성을 과도하게 높이는 바람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고 고용률이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니 그 질서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를 위해 직장에서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하고 공공기관과 민간 부문의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성과와 직무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후 진행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원인은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와 ‘갈라치기’ 전략 탓이 컸다. 당시 정부는 사용자단체, 한국노총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인 노사정위원회를 테이블 삼아 타협을 밀어붙였다. 간난신고 끝에 2015년 9월 이뤄진 합의문은 죄다 노동자 쪽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떠받치는 하부구조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대기업 하청화, 대기업의 이윤 독점 같은 문제들엔 실행력 있는 해소책을 담지 않았다.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탄생한 박근혜 정부였는데도 그랬다.
석달 뒤 최경환 장관은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경제 체질 개선의 최우선 과제로 ‘노동 유연성 제고’를 제시했다. 유럽 국가들이 도입한 ‘유연안정성’은 해고 등 노동의 유연화와 동시에 실질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철저한 직업훈련 등 두 날개로 버티는 개념인데, 정부는 안정성은 쏙 빼고 유연화만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정년을 앞둔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해 세대 간 갈등 조장에도 나섰다. 저성과자 해고와 노동자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른바 ‘양대지침’ 도입은 박근혜 노동개혁의 정점이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마침내 한국노총이 대타협 파기 선언에 이른 건 당연한 귀결이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 혼란이 일었으나 정작 일자리 양극화 문제는 여태껏 별다른 해소의 기미가 없다.
당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서 박근혜표 노동개혁을 이끈 김현숙 숭실대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이끄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책특보로 돌아왔다. 김 특보는 8년 전 예비비를 끌어다 경제신문 등에 돈을 주고 기업 편향의 노동개혁을 부르대는 기사를 쓰게 하고 노동단체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의 보수청년단체 기자회견을 조직한 사실이 나중에 고용노동부 자체 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향후 윤석열 정부가 그릴 노동개혁의 밑그림과 조각 단계에서 그의 거취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이미 인수위에선 비정규직 처우 개선 정책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흘러나온다. 얼마 전엔 국내 경제학자 31명 중 80%가 안정적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하고, 유연성 확대가 가장 시급한 분야로 ‘노동자의 이직, 해고의 용이’를 꼽았다는 발표가 나왔다. 여기저기서 조금씩 노동개혁의 군불을 때는 모양새다.
박근혜 참모 재활용에 이어 청와대에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겠다거나 누구도 돌려달라고 하지 않은 청와대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며 취임도 하기 전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두고 현 정부와 싸우는 윤석열 당선자의 모습에서 좁은 인재풀과 오기가 엿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해고와 살림살이 악화 같은 민생 문제 해결보다 집무실 이전이 더 중요한 문제인가.
노동자의 생존권과 직결되고 계급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개혁이 성공하려면 끈질긴 대화와 설득, 조정,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 새 정부가 노동·복지 등 사회 개혁도 이런 식으로 추진하면 온갖 갈등만 양산하고 실패한 박근혜 정부의 뒤를 밟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그랬다간 국민만 불행해지는 탓이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32310012937319
尹 당선인 노동정책 핵심은 '유연화'...文 '친노조' 기조 수정 불가피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2.03.24 05:4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노동정책은 '노동시간 유연화'로 요약된다. 노동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균형을 맞추겠다는 인식을 토대로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등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기조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노사관계 역시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尹 당선인, 주52시간제-최저임금제 등 '유연화' 기조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중소기업 공약으로 "현행 주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노사간 합의를 전제로 연장근로와 탄력근로의 단위 기간을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해 총 근로시간은 유지하면서 작업량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저임금제의 경우 일단 '현행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선 당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겠다는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수시로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대통령 취임후 이와 관련된 의제를 띄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당선인은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노사 합의를 통해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주 4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규직을 '풀타임'(전일제 근로)과 '파트타임'(시간제 근로)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재택근무제 등 유연 근무 방식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노동이사제는 공공부문에서만 적용하고 민간분야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균형을 노렸다.
尹 당선인 "기업 성장 방해 요소 제거"...노동계는 관련 법 '엄격 적용'
윤 당선인은 지난 21일 경제6단체장과 만나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는 이날 재계가 요구한 "우리 노사관계 풍토가 걱정스럽다. 이런 풍토가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노사관계가) 노동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제도 등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고 호소한 것을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제는 윤 당선인의 이 같은 노동정책이 시행할 조짐을 보일 경우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주52시간제, 최저임금 등에 대해 '엄격 적용'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새 정부와 노동단체가 극명한 시각차를 보일 경우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등 노사관계가 경색 국면에 돌입하는 등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파업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다.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출범하기 때문에 노동계에 불리한 노동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등의 경우 모두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동계와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대여 투쟁을 벌이면 사실상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JJDNTS3/GK0115
노동개혁, 취임전 액션 플랜 짜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서울경제, 세종=양종곤 기자, 2022-03-24 18:26:59)
[공약, 거품을 걷어내라]
'공정·안정·유연성' 달성하려면
균형잃은 역대정부 반면교사로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3250300035
차기 정부 노동정책의 ‘암흑기’에서 벗어나기 (경향,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2022.03.25 03:00)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327/112556297/1
손경식 경총회장 “새 정부, 반드시 노동개혁 완수해야” (동아일보, 홍석호 기자 | 김창덕 기자, 2022-03-28 03:00)
본보 인터뷰서 ‘정부 역할’ 강조
“새로운 산업에 맞춰 법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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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에 바라는 경총의 제안서 (매노,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2022.03.29 07:30)
1.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경총 회장·대한상의 회장·무역협회장 등에 전경련 회장까지 포함한 경제단체장들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로 불러 도시락 회동을 했다. 언론은 이날 회동에 전경련이 참석한 것에 관심을 두고서 문재인 정권에서 대한상의에서 전경련으로 경제단체의 힘이 바뀌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했지만 그건 내 관심이 아니다. 단지 거기서 당선자와 나눴을 대화에 관심이 있을 뿐인데, 참석했던 경제단체장들은 기업규제 완화 요구를 쏟아냈던 모양이다.
이날 윤석열 당선자가 “우리나라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를) 탈바꿈해야 한다”며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하니(매일노동뉴스 2022. 3. 22.), 이에 그들은 신이 나서 노동에 대한 이러저런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회동을 보도한 뉴스 기사를 보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과 최저임금제를 대폭 개정하자거나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자”는 건의가 나왔다. 여기에 더해 25일 경총은 그 구체적인 목록을 정리해서 인수위에 ‘신정부에 바라는 기업정책 제안서’로 전달했다고 28일 보도됐다. 당선자와의 회동에서 한 경제단체장들의 말과 제안서 목록을 읽어 보면, 오늘 이 나라에서 사용자 자본이 노동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파악할 수가 있는데, 그 바람은 경총 제안서에 정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2. 경총은 제안서에 대해 “손경식 (경총) 회장이 3월21일 윤석열 당선자와의 간담회에서 강조한 노동개혁 및 노사관계 선진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 주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담아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안서는 첫째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정신을 위한 법·제도 개편, 둘째 기업 투자의욕 제고를 위한 조세제도 개편, 셋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넷째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법제 선진화, 다섯째 안전한 일터 조성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경영환경 구축, 여섯째 미래세대와 공존하는 사회보장체계 확립 등 6대 분야로 구성됐다. 이중 셋째 분야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는 근로기준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같은 법개정과 최저임금제도 및 임금체계 개편을 제언한 것이라고 한다. 넷째 분야인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법제 선진화’는 산업현장 불법행위 근절 방향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편을 제언한 것이라고, 다섯째 분야인 ‘안전한 일터 조성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경영환경 구축’은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산재예방행정체계 구축,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해 제언한 것이라고 경총이 밝히고 있다.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경총은, 신정부가 추진해야 할 핵심 노동개혁 과제로 셋째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고용 경직성 완화, 근로시간 운영 유연성 확대, 임금체계 개편 등), 넷째 분야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법제 선진화(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등)를 선정하고, 신정부에서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보도자료에서는 “이번 제안서는 지난 12월 윤석열 당선자(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경총을 방문하셨을 때 전달해 드린 건의사항들을 구체화한 것이다. 제안서에 담긴 과제들이 향후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며, 법률개정 사항 등 장기 검토 과제에 대해서는 신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고 이동근 경총 부회장이 밝혔노라고 덧붙여 강조해 놓았다.
이상을 통해서 보면 경총을 포함한 이 나라 사용자단체가 윤석열 정권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넉넉히 알 수 있다. 노동에 대해 사용자 기업편에서 각종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함께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이번 제안서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3. 여기서 이러한 경총의 제안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분야에서는, 해고에 있어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 내지 행태상 사유로 해고사유를 명확히 하고 사용자에 금전보상제 신청권을 부여하는 등으로 고용경직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보다 간명하게 사용자가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부당해고시 복직 대신 사용자가 금전보상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노동자에게는 성과부진자 퇴출을 위한 해고를 포함해서 보다 쉽게 해고되고 부당해고라도 복직하지 못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파견법과 관련해서는 파견법 위반을 처벌하기보다는 적법하게 도급을 활용하도록 노동행정력을 집중하고 파견 허용업무의 규제 방식을 현행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서 파견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경총은 제안하고 있다. 사용자가 파견법 위반으로 처벌받지 않고서 도급으로 합법적으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노동행정을 집중해 주고, 파견 허용업무 규제를 완화해서 사용자가 보다 쉽게 파견근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기간제법에 관해서는 최대 2년인 현행 사용기간을 당사자 합의로 2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완화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 마디로 경총은 파견·기간제 등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것이고, 규제 없이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싶다는 욕심을 현재 조건에서 이렇게 드러낸 것이다.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에 관해서 경총의 제안서에는 연구개발 분야의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폭넓게 허용하고, 유연근로시간제에 관해 전체 근로자대표가 아닌 업무 단위(부서·팀 등)별 근로자대표 합의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며, 연장근로 산정기준을 주 단위에서 연·월 단위로 변경하고,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며, 재량근로시간제를 개별 근로자 동의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다. 유연근로시간제 도입을 쉽게 하고 단위·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는 방법 등으로 1일 8시간, 1주 40시간(연장근로 포함 52시간)이라는 근로기준법 규제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그밖에 경총의 제안에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시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경우 집단적 동의 요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고 업종별·지역별 구분적용 및 결정체계 개편 같은 최저임금법 개정,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시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현행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4. 계속해서 경총의 제안서에서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법제 선진화 분야로 산업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쟁의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직장 점거를 금지하며 부당노동행위의 형사처벌을 삭제하되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신설하는 노조법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서 불법행위에 대한 법과 원칙에 따른 무관용 원칙이란, 노동자·노조가 사용자 자본과 권력을 상대로 한 불법파업과 집회 등 집단행동에 대한 것을 말한다. 이 대한민국에서 파업 등 쟁의는 주체, 목적, 시기와 절차, 수단과 방법 등 노조법상 규제로 인해 웬만하면 불법으로 취급되니 사용자 자본은 이렇게 기고만장하게 노동자·노조의 불법행위에 법과 원칙에 따른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당히 제안하는 것이겠다.
5. 이렇게 경총이 인수위에 보낸 제안서를 읽어 보니 윤석열 당선자가 발표한 노동공약과 일정 부분에서 일치하는 게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경총의 제안은 어디까지나 사용자 자본의 바람을 담고 있는 것이다. 철저히 노동에 대해 자본의 이해에서 정리한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한다고 내세우는 나라에서는 감히 입법하겠다고, 그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 이 나라에서 아무리 부끄러워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24일 고용노동부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인수위에 보고했다고 보도됐다. 윤석열 당선자의 노동공약과 관련된 내용에 관해 검토해서 방안을 찾는다고 했다.
후퇴시키려는 걸 지켜보면서 비난해야 하는 일,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 타령으로 살아가는 내게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이다. 그래도 무작정 후퇴한다고 그저 절망할 일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위에서 살펴본 경총의 제안 내용은 대부분 근로기준법·파견법·기간제법 등 법 개정 사항이다. 국회의원 다수가 이 나라에서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가 후퇴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안은 실현될 수 없다. 아무리 윤석열 당선자가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겠다고 해도 별 수가 없다. 어째서 이 나라 대통령 선거운동에서는 자신이 이행할 수가 없는 공약을 발표해도 되는 것일까. 대통령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사항만 공약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나라에서는 다 해내겠다고 공약하니 말이다. 이렇게 끄적거리고 보니, 노동부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 확대 방안 등을 인수위에 보고했다는 것도 이상하다. 그저 방안이나 만들어 보고하자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경총의 제안서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도대체가 궁금하다. 이 나라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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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 ‘싹 바꾼’ 한국노총 올해 ‘머리띠’ 묶나 (매노, 제정남 기자, 2022.03.30 07:30)
“반노동 정책 현실화하면 투쟁상황 체계로 조직 재편” ... 여성위원회 “세상의 절반 여성 목소리 귀담아야”
한국노총이 윤석열 정부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올해 사업계획을 전면 재편했다. 대선 과정에서 윤곽이 드러난 노동시간 유연화와 직무급제 도입 추진이 현실화하면 투쟁상황실을 설치해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동개악 저지투쟁 준비·전개 필요”
29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 탄생이라는 변화한 정세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정기대의원대회를 통과한 사업계획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지난달 24일 정기대대에서 통과한 사업을 한 달여 만에 재편한 셈이다. 대선 전후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윤곽을 확인한 것이 사업 재편의 배경이 됐다.
윤석열 당선자의 노동정책은 노동시간은 유연화하고 임금인상은 제한한다는 말로 축약할 수 있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1주에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을 넘겨 일을 시킬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 대상에는 스타트업을 포함한다. 근로기준법 개정사항인 선택근로제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지만, 특별연장근로 대상 확대는 정부가 근기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가능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직무급제나 성과급제 도입·적용을 활성화하려는 계획도 내놓았다. 호봉제를 손보겠다는 얘기다. 금융권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광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4일 고용노동부는 인수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 방안, 세대상생형 임금체계 구축 등을 보고했다.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규제완화와 노동시장 유연화로 대표되는 친기업적 성향을 띠고 있다”며 “한국노총은 향후 주요 노동의제 관철과 함께 기존 노동조건의 개악을 저지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정세를 진단했다. 사회적 대화, 기후위기 대응,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노동이사제, 최저임금,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등 거의 모든 노동의제가 후퇴할 수 있다고 봤다. 정책본부·조직강화본부·공무원본부·대외협력본부·산업안전보건본부 등 사무총국 모든 사업을 대정부 투쟁을 염두에 두고 수립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사회적 대화로 포장한 노동개악 우려
최저임금 문제가 노정갈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관련 윤 당선자의 시각에 따라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와 사용자쪽이 업종별 차등(구분)적용 도입 요구를 노골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은 투쟁에 방점을 두고 최저임금위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구분적용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최저임금법 개정도 추진한다.
사회적 대화가 정부 주도의 노동개악 창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대비한다는 문구도 담았다. 반노동 정책에 기반한 대화 의제는 거부하기로 했다. 정부 주도의 임금체계 개편 시도에 맞서 한국노총 차원의 대안적 임금체계를 수립하고, 공공부문 산별조직과 공동대응한다.
유연근무제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현행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확인하는 실태조사를 올해 상반기에 시작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을 통해 노동이사제 도입 무력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노조 조합원에게 노동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조처가 추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공부문 노조를 중심으로 대응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하기 위한 입법적·행정적 조치를 할 것이 분명해지면서 대응책을 마련한다.
한국노총은 정부·여당 주도로 노동법 개악 논의가 불거지면 전 조직을 투쟁체계로 전환한다. 투쟁상황실을 설치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하반기 임시·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한 11월 조합원 3만~5만명이 모이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동의제가 실종된 대선 국면에서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했고, 윤석열 후보 당선 이후 새 정부의 반노동 정책이 구체화하면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한국노총이 대선의제로 제안했던 정의로운 성장, 포용적 투자, 공정한 분배를 현실화하기 위해 새 정부 임기 내에서도 사업과 투쟁을 중단 없이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 여성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부 폐지와 여성할당제도 수정 등의 여성부문 대선공약 수정을 요구했다. 여성위는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배제하려는 차별 정책을 중단하라”며 “양질의 여성일자리 확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여성대표성 강화, 일터의 폭력과 괴롭힘 근절, 일과 생활의 균형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36838.html
‘노조보다 노사협의회’…‘삼성 노무관리’ 빼닮은 윤석열 노동공약 (한겨레, 박태우 기자, 2022-03-30 15:35)
민주노총 등 주최 ‘윤석열 정부 출범 정책진단 토론회’
근로자대표 대신 직무별 ‘부문대표’로 쪼개기에
노사협의회 강화 공약들…‘노조 힘빼기’ 논란 불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조합보다 노사협의회와 미조직 사업장의 근로자대표제를 설정해 노동조합의 영향력 강화를 경계하고 있다.”
30일 오후 민주노총·지식인선언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정책진단 토론회’에서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노회찬재단 이사장)가 “윤 당선자의 자본편향 관점과 민주노총 죽이기”를 우려하면서 짚은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집 ‘노동개혁’ 파트에선 ‘근로시간에 대한 노동자의 선택권’ ‘세대 상생형 임금체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노사관계’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단순히 노동시간 유연화·임금체계 개편뿐만 아니라, 조 대표의 우려처럼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집단적 이익대변체계’와 ‘집단적 노동조건 결정구조’에 큰 손질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건 결정 주체를 사업장 전체 대표에서 ‘부문 대표’로 쪼개고, 노사협의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여서 ‘노동조합 힘빼기’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윤 후보의 공약집을 보면, 노동시간 유연화의 수단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면서, 도입에 필요한 ‘노사합의 주체’를 부서별·직무별로 하겠다는 언급이 나온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선택·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를 시행하려면 ‘과반수노조’나 ‘노동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수다. 그런데 공약은 서면합의의 주체를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는 이들이 아니라, 직무·부서로 쪼개 과반수노조나 근로자대표의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근로자대표’는 유연근로제 도입 뿐만 아니라, 초과근로수당 대신 지급되는 보상휴가제 합의, 경영상해고 전 협의주체, 퇴직연금제도 운영,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법에 근로자대표의 선출절차와 임기, 보호방안 등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년째 계속됐다. 실제로 2020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제도개선에 관한 합의안을 내놓았으나 입법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문 대표’ 제도 도입이 추진될 경우 또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부문대표’는 임금체계 관련 공약에도 등장한다. “직무·직군·직급별로 부문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로 임금체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임금체계는 사업장 취업규칙에 정리돼 있고,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기 위해서는 과반수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약 직무·직군·직급별로 취업규칙을 바꿀 수 있게 한다면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통해 취업규칙을 변경하게 한 제도 자체가 흔들리게 될 뿐만 아니라, 근로자대표와 마찬가지로 동의 주체가 쪼개진다.
취업규칙의 손쉬운 변경은 기업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러한 요구가 반영돼 노동개혁 명목으로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 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을 뿐만 아니라, 지침에 사용된 법리가 법원에서 모조리 부정되기도 했다. 해당 지침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폐기됐다.
헌법이 노동3권을 보장하고, 근로기준법이 근로자대표·노동자과반수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은 노동조건 결정 과정에 상대적으로 힘의 ‘열위’에 놓여있는 노동자들에게 ‘집단적’인 권리를 행사하게 하기 위함이다. ‘뭉치면 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부문별로 쪼개는 것은 결국 노조, 특히 과반수노조 힘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부서와 직무별 대표를 뽑아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은 사실상 사용자 마음대로 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며 “노동조건의 집단적 결정 과정에서 노조를 배제하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때 동의절차 자체를 무력화시킬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 힘빼기는 노사협의회 관련 공약에도 드러난다. 노사협의회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선출할 때, 과반수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과반수노조가 위원을 위촉하게 하고, 없다면 노동자들이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하게 돼있다. 윤 당선자의 공약은 과반수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노조 근로자대표 위촉권을 없애겠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공약집 전반에 노사협의회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는 점 역시 노조 힘빼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사협의회는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이 노동조건에 관한 사항을 ‘협의’할 수는 있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의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협약체결권보다는 이행력과 구속력이 떨어진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은 교섭과정에서 이행사항 관철을 위한 단체행동도 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삼성이 노사협의회 위원 선출을 회사 쪽이 ‘관리’하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을 통제해 노조설립을 막고, 노조가 설립되면 ‘친사노조’로 전환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이 노사협의회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에 조직된 노조들이 회사 쪽과 임금교섭을 하고 있지만, 삼성은 여전히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노동조건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고 있어 노조들이 이를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약 내용 전반을 살펴보면, 근로자대표·노동자과반수제도를 손질하고 노사협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노동조합, 특히 과반수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윤 당선자와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쏟아왔던 발언이나, 기업들이 ‘노조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다’고 했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조돈문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조직 노동자들의 이해관계 대변을 위해 노사협의회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노사협의회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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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독주하면 성공 못 해” (매노, 연윤정 기자, 2022.03.31 07:30)
일자리연대 새 정부 노동정책 방향 토론회 … “노동존중에서 공정노동 기조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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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정책 진단] 노동은 방치하고 기업 성장에만 주력하나 (매노, 신훈 기자, 2022.03.31 07:30)
민주노총·지식인선언네트워크 토론회 …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회귀, 남북 군사적 충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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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윤 정부 노동정책 ① 임금] 진화한 2대 지침·근기법 바꿔 직무·성과급 밀어붙이나 (매노, 김미영 기자, 2022.03.31 07:30)
‘부분 근로자대표 서면합의로 임금 개편 가능’ 공약 …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 개편해 ‘우회로’ 확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세대 상생형 임금체계’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세대 상생형 임금체계 개편의 핵심은 연공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개편하는 것이다.
그런데 임금체계 개편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임금은 근로조건 가운데서도 가장 첨예한 문제로, 변경하려면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새 정부의 임금정책은 민간보다는 정부가 사용자인 ‘공공부문’을 타깃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정부는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100명 이상 사업장 55.5% 호봉제
공공기관부터 임금체계 개편 추진될 듯
윤 당선자는 공약자료집에서 ‘연공형 임금체계’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직무·성과와 동떨어진 연공형 임금체계로 인해 보수의 공정성과 성과·혁신 동기가 저해되고 세대 간, 고용형태 간 임금격차가 벌어진다고 비판한다.
연공급 임금체계의 대표적인 형태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사업장의 13.7%가 호봉제를 적용한다. 호봉제 적용 비율이 낮은 이유는 사업장 규모가 작은 중소·영세 사업장의 경우 호봉표를 비롯한 임금체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장 노동자는 대개 최저임금을 받는다.
그래서 호봉제 적용 비율은 사업장 규모가 커질수록, 유노조 사업장일수록 높아진다. 100명 이상 사업장은 55.5%(유노조 64.8%), 300명 이상 이상 사업장은 60.1%(유노조 73.3%), 1천명 이상 사업장은 70.3%(유노조 81.8%)가 호봉제를 운영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연공서열에 기초한 호봉제를 직무 난이도나 업무수행 능력, 직급 혹은 성과를 기초로 하는 임금체계로 바꾸려는 시도는 늘 있었다. 특히 정부가 사용자인 공공부문에서 이런 시도가 두드러졌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을 시행하고, 대졸 초임이 2천만원 이상인 공공기관에 10~30% 초임 삭감을 추진했다. 또 10개 금융공공기관 기존 직원 임금을 5% 삭감했다. 성과연봉제가 들어온 것도 이때다. 2급 이상 간부직을 대상으로 성과급 비중을 20~30%로 설정하고 차등 폭을 2배로 하는 임금체계를 적용했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성과연봉제를 4급 이상 직원까지 확대하고 신규채용자 인건비를 임금피크제 절감 재원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노사 간 대화·협상보다는 힘으로 밀어붙였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사용자가 노동자 과반수 동의 없이도 노동자에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는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을 만들어 임금체계 개편의 지렛대로 삼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공공기관에서 노사합의 없이 성과연봉제가 도입됐고, 이에 반발하는 노조의 파업과 소송 등이 이어져 마찰을 빚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취업규칙 변경 지침과 저성과자 일반해고를 허용하는 공정인사지침은 폐기되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도 없앴다. 그렇다고 임금체계 개편 ‘불씨’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는 직무급제 도입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다만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되, 기관의 특성을 반영하고 자율적인 노사합의에 기초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가속도를 붙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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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계 개편 절차 합리화’ 공약에 노동계 “박근혜 정부 전철 따르나”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은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인사혁신처는 지난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공무원의 연공급 중심 보수체계를 직무와 성과를 반영한 보수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보고해 공공부문부터 직무성과급제 전환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노동계는 무엇보다 “직무·성과형 임금체계 도입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합리화하겠다”는 윤 당선자의 공약을 주목하고 있다. 사업장 내 직무·직군·직급별로 근로자대표가 사용자와 서면합의로 임금체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는 내용이다.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과반수노조나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을 받도록 규정했다. 윤 당선자 공약은 근로조건(임금체계) 차이가 있는 경우 노동자집단을 잘게 쪼개어 동의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과반수노조라도 임금체계 개편 협상에서 배제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남태섭 공공노련 정책기획실장은 “윤 당선자의 공약은 임금체계 개편을 부문별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만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라며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지침을 만들어 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 했던 박근혜 정부를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더군다나 박근혜 정부 고용복지수석으로 저성과자 해고·취업규칙 변경 완화 내용의 2대 지침을 진두지휘한 김현숙 숭실대 교수(경제학)가 윤 당선자의 정책특보로 귀환한 점이 노동계의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공공부문 노동계의 격한 반발로 부작용이 컸던 만큼, 윤석열 정부에서는 임금체계 개편이 부분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지침을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방식보다는 법 개정 등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 ‘새 정부 노동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노동 3학회 공동정책토론회에서 “연공급을 직무·성과형 임금체계로 바꾸는 것은 현행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시스템 관계에서 법적으로 유효해야 가능하다”며 “방식에서 입법적 해결을 선택한 것은 옳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입법의 구체적인 내용에서 효력 관계가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대표제 민주성 확보가 우선”
‘부분 근로자대표 제도’는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한 차례 논의된 바 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 개정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소위에서 과반수노조 형해화 등 여러 우려가 나오면서 자진철회했다. 반면 그동안 부분 근로자대표를 인정하지 않았던 노동부는 대법원 판례(2009두2238) 등을 근거로 지난해 5월27일 행정해석을 변경했다. 근로조건을 일부 직군·직종 노동자만 적용하는 경우 ‘부분 근로자대표’ 선정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민주적 근로자대표제 확보다. 현행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참여법은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나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이 없어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경우 사용자가 입맛에 맞는 노동자를 근로자대표로 앉히기 일쑤다. 지난해 12월28일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를 노동자 과반수가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도록 명시한 근로자참여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를 겨우 통과한 상태다.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소위에 상정됐지만 의결되지 못했다. 임금체계 개편뿐만 아니라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비롯한 새 정부의 공약사항 상당수가 근로자대표 서면합의로 가능하다. 국회가 근로자대표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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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교수가 그린 ‘尹의 노동’...“일자리 창출 생태계 만들어야” (노동법률 2022년 4월호 vol.371, 김대영 기자, 2022-03-31 08:55:00)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고용정보원장)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고용ㆍ노동공약을 설계했다. 국민의힘 대선캠프에서 고용노동정책분과 위원장을 맡아 새 정부 고용ㆍ노동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유 교수는 고용ㆍ노동공약을 윤 당선인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의 관점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민주주의, 법치, 시장경제 등 윤 당선인의 입에서 나온 단어들이 평소 유 교수가 구상했던 고용ㆍ노동 청사진과도 맞닿아 있었다고 한다.
유 교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노동 존중 사회'가 새 정부 노동정책의 기본 바탕이어야 한다고 했다.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 체계를 만들면서도 상식이 결여된 공정성은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가 대화 내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일자리였다.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고용ㆍ노동공약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성 강화를 위해 노동권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공약, 채용ㆍ임금체불 등 차별에 대한 시스템적 접근이 윤 당선인 공약의 기본 틀이라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노동공약 설계에 문제는 없었는지, 설계대로 시공은 됐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 새 정부 출범 이후의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공약 추진 과정에서 시공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는지를 검증하게 될 수도 있다. 유 교수의 구상이 중요한 이유다. <노동법률>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 카페에서 유 교수를 만났다.
Q. 국민의힘 대선캠프 쪽에서 먼저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윤 당선인과 고용ㆍ노동정책에 관한 철학이 부합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그만둘 당시 말과 행동으로 보였던 것이 '공정과 상식'이다. 이후에는 자유민주주의, 법치, 시장경제를 말했고 상생을 강조했다. 고용ㆍ노동정책은 시장경제 원칙 아래 작동하는 영역이 있고 시장실패에 관한 부분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포용, 노동권 보호, 사회안전망, 고용안전망 등으로 대표되는 영역이 있다. 이 영역들이 같이 작동하면서 균형을 갖춰야 한다. 시장이 잘 작동해서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는 정책 패러다임과 사회복지서비스를 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필요한 사람에게만 현금 복지를 제공해 안전망을 촘촘하고 두텁게 하면서 지속가능한 복지 체제를 구축하고 사회복지서비스를 토대로 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하는 면에서 당선인과의 철학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노동시장이 양극화된 이후 약자들을 보호한다면서 내놓은 정책이 결과적으로 약자들을 더 약하게 만들었는데 이건 상식에 맞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 공정과 상식에 맞는 노동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당선인도 동의했다.
Q. 현 정부는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는 건가.
A. 정부가 불확실성을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이를 키웠다. 국민이 똑똑하고 기업이 유능해서 정부가 해야 할 일만 제대로 하면 일자리 창출이 활발해지는데 일자리 창출을 억제해 왔던 것이다. 정부 주도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면서 공공기관 일자리와 공무원을 늘려 세금 부담을 키웠고 민간 일자리 창출을 막는 규제로 불확실성을 키워 노동권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주52시간제 등의 정책을 통해 시장을 믿지 않고 규제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기업들이 채용 자체에 공포를 느끼고 채용을 꺼리게 된다. 기간제를 많이 쓰게 되고 노동시장이 양극화될 뿐 아니라 일자리 질도 떨어지는 것이다. 공무원 일자리가 늘어나니까 청년들이 공무원 준비로 몰리고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 착한 정책으로 포장해 시장실패를 불러올 정책을 시행하면 안 된다.
Q.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는 '노동 존중 사회'였다.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설계했는지.
A. 공약을 설계할 때 기본적으로 노동 존중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 고용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노동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기존 법률로 보호받지 못하는 계층에 대해서는 보호받을 수 있는 법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하는사람을위한기본법'이나 근로자대표제도 관련 공약은 기존 노조나 보호받는 계층 말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는 회색지대를 위해 마련했다. 이런 것들은 노동 존중의 기본정신을 계승하는 것이고 다만 노동 존중이라는 말이 전제되는 과정에서 '노동 희생'이 발생하는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
Q. 노동 존중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차이점이 있다면.
A.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 존중이라는 공정성을 강화한 것이다. 현 정부가 한 것을 높이 평가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살려 나가되 상식에 어긋나는 공정성을 배제하고 상식에 맞는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당선인의 공약은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채용이나 임금체불 같은 차별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있다. 또 하나는 임금과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부분이 있다. 다른 한편에는 고용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건 공약에서 빠졌다. 인수위에서 보완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노동시장 유연화도 강조했다. 노동계 반발이 거센 담론인데.
A. 기존의 보수는 해고 유연화만 강조해서 유연화를 말하는 순간 노사 대립만 커지고 현실성이 없었다. 다른 유연화가 필요하다. 근로시간을 유연화해 사업주 선택에 따라 선택근로제를 하고 근로자의 선택에 따라 시간선택제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로자 입장에서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선택근로시간제도가 중심이다. 사업장 형태에 따라 직군별 대표와의 협의로 근로시간을 연간 단위로 선택하게 하고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근로자의 이익도 극대화하고 사업주도 노사 합의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Q. 시간선택형 정규직 일자리,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등 근로시간 유연화에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A. 고용정보원장으로 있을 때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해 운영해 봤다. 열심히 일한 사람은 성과로 평가받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하니까 성과가 훨씬 컸다. 월요일에 러시아워 때 출근하고 금요일에 러시아워 때 퇴근하는 걸 왜 하나. 그 시간을 피해서 출퇴근하자고 해서 월요일에 오후 1시까지 출근하고 금요일엔 오전만 일하고 퇴근했다. 대학원 다닐 사람은 다니고 여행 갈 사람은 떠나고 평일에 내려와 있는 사람은 일 좀 더 하고 1주일 범위 안에서 마음대로 일하라고 했다. 재택근무와도 연계하니 아이 키우는 사람은 2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80%는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해서 임금도 그에 비례해 줄였다. 원할 때는 다시 근로시간을 늘려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마음대로 조절하게 하니까 육아휴직할 필요도 없이 아이 키우기가 편하다고 하더라.
자유롭게 선택해 일하도록 하는 시간선택형 제도는 선진적인 제도다. 현재 노동시장 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에 맞춰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시스템이다.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심도 깔려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 영상으로 무슨 복장을 갖췄는지 어디서 일하는지 비춰보라는 사례도 있었는데 정부 매뉴얼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더라. 그런 게 아니라 일하고 싶을 때, 집중하고 싶을 때 일하고 결과를 갖고 평가하면 된다. 언제까지 결과물을 가져올지 약정하고 필요하면 연장하는 유연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Q. 경영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힘의 균형이 노동계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A. 기본적으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서 노동권 보호가 같이 가야 한다. 기득권ㆍ소수ㆍ강성ㆍ귀족노조의 이득을 위해 조직화되지 않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 일부 강성노조가 '노동 갑질'을 한 사례가 꽤 있지만 현 정부는 눈감아 왔다.
Q. 조직화되지 않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한 것이라면.
A. 약자를 위한다면서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요구해 왔다. '비정규직 제로'가 대표적이다.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비정규직을 가급적 적게 쓰는 방향으로 시장을 유도하고 비정규직이 차별받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비정규직 제로를 하겠다고 정규직 전환을 하려는 순간 그 일자리마저도 잃게 된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무기계약직 정도로 전환될 뿐이고 노노 갈등, 노사 갈등만 야기하는 화약고가 됐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비정규직이 더 늘고 업무 자동화를 유도한다. 현 정부는 비정규직을 없앤다면서 오히려 비정규직을 창출했던 것이다. 겉으로 봤을 땐 착한 정책이 악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가급적 상시ㆍ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을 채용하는 관행을 확대하고 비정규직을 쓴다면 차별 없이 사용하도록 노사가 같이 손을 잡아야 한다. 비정규직을 쓰면 고용보험을 더 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억제할 수 있다. 원ㆍ하청이 노사 협약을 바탕으로 원청은 하청 노사의 어려움을 알고 하청은 원청 경영전략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도록 원ㆍ하청 공동교섭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Q. 공정한 노동시장의 일환으로 제시된 공약 중 하나가 직무ㆍ성과형 임금체계다. 장기간 관철되지 못했던 정책 과제이기도 하다. 사업장 내 직무별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도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선다는 구상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클 것 같은데.
A.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가면 일자리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근로자와 기업을 위하고 일자리 질을 높게 가져가려면 임금을 유연화하면서 고용연장을 보장할 수 있는 노사 간 딜이 있어야 한다. 사업장 내에서도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조나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 대표와 서면 합의를 해야 (임금체계 개편이) 가능하다. 임금체계를 성과급 중심으로 하려면 평가가 공정해야 성과와 임금을 연결할 수 있다. 성과 중심 임금체계를 하려면 평가 기준도 같이 만들고 이 기준이 공정한지 실험도 하고 보완도 하면서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하다.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의 경우 현재 국회 의석수대로는 어렵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합의 없이 불가능하다. 국회에서도 논의하고 노사 간에도 대화해서 일자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Q. 회사 내 부문별 대표와 서면 합의로 직무ㆍ성과급 체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목을 특히 강조하는 것 같다.
A. 지금은 직무급이나 성과급을 하려고 하면 저항만 많다. 직무ㆍ성과급으로 점진적으로 바꿔나가고 세대별로, 직군별로, 회사 사정별로 도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술 상무' 열심히 하고 충성하면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았는데 어느 순간 젊은 세대가 그걸 납득하지 못하게 됐다. 연공급을 말하면 능력은 없으면서 임금이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져 불공정한 임금체계가 됐다. 후배들이 불공정한 임금체계라고 하면서 경쟁에서 밀리고 45세 전후로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
이렇게 고용이 불안하니까 노조가 극단적 투쟁을 하고 또 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양대 지침 때 투쟁한 것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왜 사람을 뽑나.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일도 안 하면서 성과를 선배가 다 가져가면 임금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다. 중년 이후로는 연공급을 유지하려고 하겠지만 이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노사가 자율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
Q. 연공급 임금체계 폐지가 장년층 소득 감소로 이어져 노인 빈곤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 않나.
A.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연공급을 세게 해버리면 명퇴금을 많이 줘서 어떻게든 내보낸다. 공공기관 종사자는 혜택을 받겠지만 기업은 생존 문제가 걸리면 바로 내보낸다. 그렇게 가지 말고 기업 경쟁력을 살리면서 일자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임금을 유연화해야 한다. 일을 잘하면 70, 80대에도 일하게 하고 능률이 떨어지면 교육을 통해 다시 역량을 키우게 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도 인위적이다. 일을 잘하고 있는데 임금피크제를 통해 인위적으로 임금이 줄게 되면 그것도 차별이다. 자기 몸값 키운다는 리턴과 보상이 이뤄진다면 근로자들도 열심히 하게 된다. 이렇게 가야 기업도, 노동자도 산다. 연공급을 유지하는 건 노동자를 죽이는 길이다.
Q. 임금체계를 둘러싼 분쟁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주요 기업들이 경영성과급이 임금인지 아닌지를 놓고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이에 관한 해법은 무엇인가.
A. 우리나라 임금체계가 누더기가 된 건 공공부문이 선도한 것이다. 기본급을 올리지 않으려고 온갖 수당을 넣었다. 정근수당, 체력단련비 등등의 수당을 만들었다. 기업들이 보고 노사 합의를 거쳐 총액 임금만 맞추면 되겠다 싶어 수당을 올리는 방향으로 갔다. 같은 수당이어도 지급 방식에 따라 통상임금 여부가 달라진다. 소송을 하면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판단으로 모든 사안이 사법부로 가고 사법 리스크가 커졌다. 평균임금, 통상임금 이런 체계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통상임금 여부에 대해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임금체계를 총액 중심으로 단순명료하게 가야 한다. 수당을 대폭 단순화하고 초과수당이나 이런 것들을 심플하게 계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공약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애매하게 규정하면 전부 사법 리스크로 번지고 로펌만 돈을 번다. 법원도, 변호사도, 노무사도 다 말이 다른 이런 임금체계를 어떻게 끌고 가겠나. 주휴수당 같은 것도 복잡한데 이걸 강화하는 취지 대신 단순명료하게 가는 게 좋다.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단순명료하고 투명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Q.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방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A. 여야 합의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진행되지 않았나. 하청 노동자들의 중대재해가 반복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지만 재해가 계속되면서 입법됐다. 당장 입법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정치 상황이나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본다. 시행한 지 두 달밖에 안 됐으니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사업주나 노동부가 우려하는 부분을 포함해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왜 산재가 발생하고 중대재해가 발생하는지 원인 진단을 과학적으로 해야 한다. 이 부분을 소홀히 하고 있다. 가장 큰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겠지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떠나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의미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애매모호한 대목을 명확하게 해주고 처벌 수위도 합리적으로 논의하다 보면 충분히 수렴되지 않겠나.
Q. 새 정부의 노정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A. 새 정부가 출범하고 장관 인사 등이 이뤄지면 윤곽이 잡히겠지만 대화와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순수하게 국민을 위해, 노동자를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화를 한다면 상당히 좋은 노정관계가 될 것이다. 소통하고 협치하라는 것이 선거 결과에 담긴 국민의 메시지다. 그래서 경영계, 시민단체와도 소통해야 한다. 노사가 손잡고 일하는 방식, 임금체계, 청년문제, 작업장 혁신 등을 같이 고민하도록 장을 만드는 게 정부 역할이다. 정부와 노동조합의 관계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지역사회에서도 상생하도록 거버넌스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Q. 새 정부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고용ㆍ노동 현안은 무엇인가.
A. 일자리 정책이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노동시장 유연화로 일자리가 창출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공정성을 강화하고 노사관계를 선진화하는 일자리 창출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민간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각종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생태계를 만드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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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尹의 노동, 무엇이 어떻게 다를 것인가 (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2022-03-31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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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윤 정부 노동정책 ② 노동시간] 120시간 일해도 시간외근로수당은 0원? (매노, 김미영 기자, 2022.04.01 07:30)
포괄임금제 폐지 없는 노동자 선택권 강화 ‘어불성설’
윤석열 정부의 노동공약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동시간 유연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노동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노동시간의 총량 규제를 연간 단위로 확대하고 근로기준법의 노동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 예외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선택근로시간제 1년 확대+포괄임금제
‘인간 자유이용권’
윤 당선자는 1~3개월로 제한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1년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업무의 시작이나 종료시간을 정하지 않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가장 큰 특징은 노동시간의 규제가 없어 무한대로 노동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제 초과를 용인하더라도 주 64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다른 점이다.
신상품 또는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 정산기간을 3개월로 확대하면서 근로일 사이에 11시간 이상 연속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1개월 단위로 가산임금을 정산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었지만 일간·주간 노동시간 상한에 대한 규제는 없다. 정산기간이 1년일 경우 1년 평균 근무시간이 주당 52시간을 넘지 않는다면 이틀간 48시간 쉬지 않고 일해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선택근로제는 탄력근로제와 달리 임신 중인 여성에 대한 제한 규정마저 없어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선택근로제를 ‘인간 자유이용권’으로 부른다.
현행 선택근로제는 취업규칙과 근로자대표 서면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윤 당선자는 사업장 차원의 노사합의가 아니라 직무나 부서별 노사합의로 선택근로제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IT노동계는 “노조가 없는 회사는 물론 노조가 있는 회사도 노조를 배제한 채 팀이나 프로젝트별로 노동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회에서 포괄임금제 폐지부터 논의해야”
선택근로시간제가 노동자의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라는 윤 당선자의 공약대로 운영되려면 포괄임금제가 먼저 폐지돼야 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면서 연장근로 가산수당을 미리 월급액에 포함하는 ‘포괄임금제’로 임금을 계산할 경우 실제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 기준이 불분명해져 ‘공짜노동’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당선자의 노동공약을 설계한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명예교수는 <매일노동뉴스> 인터뷰에서 “(선택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포괄임금제는 폐지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공약 설계단계에서는 선택근로제 확대와 포괄임금제 폐지가 ‘패키지’로 묶여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 윤 당선자 진영에서 포괄임금제에 대한 언급은 한 번도 없었다. 포괄임금제 폐지를 국정과제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임기가 끝난 지금까지도 폐지 지침을 내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에서도 포괄임금제는 지금처럼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더 늦기 전에 국회에서 포괄임금제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020년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기본급을 미리 산정하지 않고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수당을 미리 포함해 임금으로 주는 근로계약을 금지하고 있다. 기본급을 미리 산정했더라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따른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일정 금액으로 주거나, 연차 미사용수당이 포함된 금액을 임금으로 주는 근로계약도 금지한다.
박성우 공인노무사(직장갑질119)는 “포괄임금제는 법정 제도가 아니어서 지금도 해석을 통해 각종 시간외근로수당에 대한 포괄지급 약정을 무효로 하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이를 금지하는 제도를 입법하는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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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윤 정부 노동정책 ③ 노사관계] 노조 빼고 ‘참여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매노, 김미영 기자, 2022.04.04 07:30)
‘노동개혁’ 직진에 위태로운 사회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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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노사관계 전망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노조배제 전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조직된 노동자를 ‘강성노조’로 몰아붙이며 ‘불법을 일삼는 집단’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대체제로 노사협의회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윤 당선자는 후보 시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성노조의 법 위에 군림하는 행위, 윤석열 정부는 엄정 대처하겠다”며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권익향상이라는 원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운동 기간 유세에서는 연달아 ‘강성노조’를 때렸다. 지난달 6일 거리유세에서 “전체 근로자의 4%를 대변하는 강성노조는 완전히 치외법권”이라고 주장했고, 마지막 유세에서는 “강성노조가 왜 강성노조인 줄 아느냐. 세고 열심히 해서만 강성이 아니다. 불법을 일삼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당선자의 공약집에서는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의 노사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 대화와 관련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노조배제’ 전략 위에 ‘참여협력적 노사관계 기반 구축’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노동위 조정 기능 강화, 쟁의행위 규제로 이어져선 안 돼”
윤 당선자는 ‘노동위원회 조정기능 강화’를 공약했다. ‘장기 노사분쟁 전담 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노사관계 전문가를 조정담당 상임위원으로 임명하겠다는 내용이다.
노동계는 노동위원회 조정 기능 강화가 자칫 쟁의행위에 대한 노동위와 정부의 중립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은정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위원회의 사전조정 기능이 남용되면서 분쟁 사업장의 쟁의권 행사를 규제하는 역할을 했다”며 “노동위의 조정 기능 강화 공약은 노사갈등을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정서비스가 아니라, 쟁의행위를 규제 대상으로 보고 이를 막기 위해 조정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위원회법 시행규칙에서는 노사 당사자 동의를 전제로, 노동위가 교섭 주선이나 권고안 등 대안 제시, 기타 분쟁해결에 필요한 사항에만 ‘조정 전 지원’ 기능을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노사갈등 장기화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노동위의 조정 기능 강화를 우선적으로 요구할 경우 준사법행정심판기구로서 노동위 독립성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 활성화?
‘원청 사용자 단체교섭의무’ 무력화할 수도
윤석열 당선자는 공약집에서 “참여 협력적인 노사관계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노사협의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직접투표로 선출하고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노조보다는 노사협의회 중심으로 집단적 노사관계를 관리하려는 취지로 해석한다. 현행법에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선출할 때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는 노조 대표자나 노조가 위촉한 사람이 근로자대표 지위를 갖는다. 윤 당선자의 ‘근로자대표 직접투표’ 공약은 노조의 위촉 권한을 빼앗으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는 지난달 30일 민주노총과 지식인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정책진단 토론회’에서 “과반수노조로 대변되지 않는 미조직 노동자 이해대변을 위한 취지라면 직접투표로 보완하면서 초기업교섭도 강화해야 하는데 윤 당선자는 초기업교섭 강화나 단체협약 효력 확장 모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자측은 선거 당시 센터가 보낸 정책질의에 답변하며 “교섭방식과 형태는 노사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고 초기업 수준 단체교섭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에 반대했다.
윤석열 당선자의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 활성화 공약이 최근 주목받는 ‘원청 사용자의 단체교섭 의무’를 무마시키는 용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노동 3학회 ‘새 정부 노동정책 방향’ 공동정책토론회에서 “대기업집단, 원·하청 노사에서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지 문제가 되자 정부가 단체교섭을 공동노사협의회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노사협의회 제도가 기업별 단체교섭을 무력화해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아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대화는 침묵, 경사노위 미래는?
윤석열 정부에서 ‘사회적 대화’의 앞날은 안갯속이다. 공약 어디에도 사회적 대화를 언급한 대목이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사회적 대화를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입법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비판을 받았다.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담은 ‘2009년 12·4 노사정 합의’와 악명 높은 2대 지침으로 이어진 2016년 ‘9·15 노동시장 구조개선 노사정 합의’ 과정이 그랬다.
윤석열 정부가 선택근로제 확대를 비롯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가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걸려면 ‘노사정 합의’라는 명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사회적 대화 무용론이 있었지만 사회적 대화 테이블은 열렸다”며 “정부 초기에 탐색기는 있겠지만 노동정책 설계와 제도개선, 안착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 활성화 여부는 결국 윤석열 정부에서 ‘노동개혁 의지’에 달렸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혁의 의지가 강하면 사회적 대화에서 가능성을 모색하겠지만 반대로 개혁 자체를 안 하거나 못할 경우라면 사회적 대화 역시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회적 대화기구 수장이 누가 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쌍용자동차·대우조선 등 대규모 실직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대형사업장의 명운이 갈리는 시점에서 새 정부가 어떤 시그널을 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런 문제들을 염두에 둔다면 중앙 사회적 대화기구에 능동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앉혀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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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윤 정부 노동정책 ④ 노동시장] 산업전환 빨라지는데 공약은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로? (매노, 김미영 기자, 2022.04.05 07:30)
윤석열 정부의 일자리 공약은 규제를 과감히 풀어 민간에 맡기는 것으로 집약된다. 공약집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규제개혁 전담기구를 통한 규제혁신으로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규제를 완화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곧 노동시장 유연화를 의미한다.
민간 주도 경제, 노동시장 유연화
윤석열 당선자의 외부 공식 행보는 경제 6단체장을 만나는 것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21일 경제 6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윤 당선자는 “우리나라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가 탈바꿈해야 한다”며 “기업이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며 투자하는 것이 나라가 커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극화 심화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고착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국가의 역동적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 재도약”이라고 밝혔다.
공약집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을 위한 방안은 특별히 제시된 바 없다. 다만 ‘취약계층 노동권 보호’라는 제목 아래 플랫폼 종사자 등 노무제공자의 권리보장 법제화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개정을 통한 임시직 청년 권리구제를 제시했다.
윤 당선자의 노무제공자 권리보장 법제화 공약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플랫폼 종사자나 1인 자영업자 등을 포괄하는 기본법이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의 사각지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와 기존 노동관계법이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의 노동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공존한다.
특히 우려하는 쪽에서는 임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가 발의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의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처럼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를 노동관계법 밖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한 노동자를 노동법 적용배제 대상으로 공식화하고 이들을 노동법이 아닌 제3의 법 영역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법률 제정 방식이라면 선거 중에 다른 당에서도 나왔던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과 비슷한 맥락”이라며 “핵심은 권리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체교섭권 등 노동법적 쟁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적 합의에도 CJ대한통운 택배 파업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처럼 당면한 플랫폼·특수고용 문제들을 하나도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기간제법 개정 공약
사용기간 제한마저 흔들리나
기간제법 개정 공약은 ‘임시직 청년 권리구제’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그런데 윤 당선자의 그간 발언을 비춰 보면 사용기간 제한 완화 같은 규제완화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지난해 9월 윤 당선자는 안동대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년일자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존 노동시장을 조금 물렁물렁하게 유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일자리가 큰 차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사실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큰 의미가 있겠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한 직장에 평생근무할 생각이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기간제법 개정 공약을 2년 이상 기간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사용기간 제한 빗장마저 열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실제로 윤석열 당선자의 측근들이 활약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 노동부는 ‘비정규직 100만 해고설’을 내세워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을 4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무리한 정부정책 배경에는 비정규직 해고의 원인이 사용기간 제한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공약에는 임금체불 등 청년 노동권 침해시 신고접수만으로 신속한 무료 법률서비스 제공 같은 권리구제 절차를 대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미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동법률 상담서비스를 통해 상당 부분 제공되는 것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전환 대응해 직업훈련·고용서비스 고도화
산업전환 정책에서 노동배제 ‘위험’
윤 당선자 공약집에서 두르러지는 대목은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디지털·저탄소 경제 전환에 대응해 고용영향 사전평가를 실시하고 기업과 노동자, 지역이 연계해 노동전환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디지털 고용서비스 플랫폼 구축이나 고용서비스 전문성 강화를 위한 여건 조성, 자영업자와 플랫폼 노동자 직업능력개발 기회 확대 등도 포함됐다.
문제는 민간주도형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 성장을 기본값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제대로 된 일자리는 기업만 만들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규제완화와 기업 지원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게 기본 설정”이라며 “산업전환 과정에서 노동의 참여나 공동결정 같은 지배구조 문제나 노동시간단축과 이에 연계된 소득보전 문제 같은 노동계 요구에는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산업전환이 일방적으로 기업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노동을 배제하면서 추진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공정채용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면서 단체협약 조항 무효화도 포함시킨 점이다. 윤 당선자의 공약은 “절차적 공정성만 규정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을 공정채용 내용까지 포괄하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정년퇴직자,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 등 단협상 불공정채용 관련 조항을 무효화하는 것도 해당된다. 하지만 산재 유가족 우선채용 단협의 경우 2020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합법성을 인정받아 고용세습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고용세습 단협 무효화 공약은 2016년 박근혜 정부의 단협 시정명령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노동부는 기업 단협을 점검한 뒤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조항’ 시정명령을 내려 ‘노조탄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정책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노동정책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 정책은 오히려 퇴보하는 양상”이라며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정책을 입안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과거 10년 전 설계한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어 당분간 노동시장 제도 지체와 퇴보가 지속될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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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자의 “노조 빼고…” (매노,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2022.04.05 07:30)
1. 윤석열 당선자를 두고서 걱정이다. 노조 불법을 엄단하겠다는 공약을 한 대통령 후보가 당선됐으니 걱정이 되는 것이겠다. 뭐 불법을 저지르지 않으면 그만이다 싶겠지만 사용자 자본과 국가 권력을 상대로 단체행동을 각오해야 하는 노동운동으로선 그게 쉽지 않다. 파업 등 집단행동에 대해 주체·목적·절차·수단과 방법을 열거하며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법 앞에서 불법을 각오하지 않으면 노동자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행동에 나서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러하기에 노조 불법을 엄단하겠다는 공약을 노조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받아들인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래서 아마도,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한국노총은 국민의힘 후보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았던 것이리라. 최근 뉴스기사를 보면, 한국노총이 윤석열 당선자에 방문해 달라고 인수위에 요청했다는데(매일노동뉴스 2022년 3월31일), 윤 당선자가 재계만 바라보고 노동계에 관심을 두지 않는 데에 불안해서일까. 어쨌건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윤석열 당선자의 인식은 이 나라 노동운동에 대해 강성노조로 물아붙이며 불법을 일삼는 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였는지, 4일 <매일노동뉴스>는 기획특집으로 ‘미리보는 윤 정부 노동정책’을 다루면서 노사관계편에서 “노조 빼고 ‘참여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노조 빼고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일까. 노조 빼고 어떻게 참여협력의 노사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일까. 나는 기사를 읽으면서 윤석열 정부에서는 어떻게 ‘노조 빼고’서 한다는 것인지가 궁금했다. 사실 나는 이렇게 궁금했을 뿐이다. 걱정되지는 않았다.
2. 기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윤석열 시대 노사관계 전망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노조배제 전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조직된 노동자를 ‘강성노조’로 몰아붙이며 ‘불법을 일삼는 집단’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대체제로 노사협의회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선 후보로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세에서 윤석열은 “강성노조의 법 위에 군림하는 행위, 윤석열 정부는 엄정 대처하겠다” “전체 근로자의 4%를 대변하는 강성노조는 완전히 치외법권” “강성노조가 왜 강성노조인 줄 아느냐. 세고 열심히 해서만 강성이 아니다. 불법을 일삼는다”라고 핏대를 올렸다. 이것이 이 나라 노동운동 일반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등 일부 노조에 대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아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권력을 상대해야 한다고 이 나라 노동운동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노조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니, 치외법권자처럼 불법에도 처벌받지 않는다니, 불법을 일삼는다니 하는 TV뉴스 화면에서 윤석열의 말을 들었을 때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그가 강성노조로 취급하고 있다고 보이는 현대차지부 등은 오늘 결코 법 위에 군림하며 불법을 일삼고 있지도 않고 불법을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치외법권을 누리고 있지 않다. 혹시 1980년대 전두환 군사정권의 구사대, 진압경찰에 쇠파이프와 돌맹이로 맞섰던 민주노조운동을 말하는가. 아니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서 대규모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투쟁을 말하는가. 이런 것들이 아니라면 도대체가 나는 알지 못한다. 솔직히 1980년대 민주노조운동을 전개할 때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구조조정 반대투쟁을 전개할 때의 노동운동이 더는 아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죽기 살기로 권력과 자본에 맞섰던 그때의 노동운동은 아니다. 불법을 무릅쓰면서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나아가던 그날의 노동운동이 아닌 것이다. 파업·집회가 불법으로 내몰려 고소고발돼 처벌받고, 징계와 손해배상을 당할 것을 염려하는 노조가, 노동운동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법 엄단이라니. 그런데 살펴보면 오늘 불법 쟁의는 비정규직·특고·중소영세 사업장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정규직·대기업노조의 투쟁일수록 오히려 합법적이다. 지난해 일어난 노동자투쟁을 한 번 살펴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법 엄단이라니. 자칫 비정규직노조 등 이제 막 조직해서 활동하는 걸 탄압하는 걸까.
그런데 노조의 대체제로 노사협의회? 윤석열 당선자는 공약집에서 “참여 협력적인 노사관계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노사협의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직접투표로 선출하고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라고 <매일노동뉴스>는 쓰고 있었다. 원·하청 공동노사협의회 운영을 어떻게 활성화하는지는 그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현재 공약상으로는 근로자위원에 대해서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라도 근로자들이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참여 협력적인 노사관계 기반을 구축”인 셈이다. 한 마디로 이건 강성노조의 힘을 빼려는 정책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어떻게 그 노사협의회를 통해서 참여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들이 어떻게 노동자의 이해를 올바로 대변할 수 있도록 세워낼 것인지, 별 볼 일 없는 노사협의회 기능을 별볼 일 있는 것으로 강화해 낼 것인지, 나아가 현재 노사협의회제도를 전면 개폐해서 노동자평의회와 같은 사업장에서 노동자대표기구가 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인지 등은 아무것도 없다.
3. 여기까지 쓰고 보니 “노조 빼고” 구축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크게 걱정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 당선자가 노조의 불법을 엄단하겠다고 했지만, 어차피 오늘 노조는 불법을 염려하며 활동한다. 과거처럼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자본과 권력의 폭력에 맞서 구속결단식하며 투쟁을 전개하는 노조·노동운동은 아니다. 처벌과 징계, 손해배상을 조심하며 활동하는 게 대부분이다. 노조의 불법을 엄단하려고 했다면 윤석열 당선자는 때를 잘못 골랐다. 오늘 이 나라에서 노동운동은 윤석열 당선자의 공약을 실현할 기회를 주지 않을 테니 말이다. 어제 전두환이 했던 말을 오늘 다시 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들을 것인가. 무슨 말을 하는가 할 것이다. 아무리 윤석열 정부에서 노조의 불법을 엄단하려고 해도 엄단할 것이 없다면 무슨 공약의 이행이 있을 수 있는가. 여기서 내가 노조에 조심해서 투쟁하라고, 투쟁에 소심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이 나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같은 법은 노조·노동자의 쟁의 등 단결 활동에 우호적이지 않다. 엄격히 평가하자면,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이니 쟁의에 적대적이라고 봐야 한다. 이런 법을 두고서 진정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그 법에 우호적인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이 나라 노동운동은 아니다. 임금 등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쟁의가 거의 대부분이고, 이는 얼마든지 불법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살펴보면, 불법을 엄단하겠다는 윤석열 정부를 걱정할 일은 아니다. 거창하게 노동자 세상을 열겠다는 비합법투쟁을 기획하는 자가 아니라면 윤석열의 “노조 빼고”를 걱정할 일은 아닌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이 나라가 노조의 불법에 대해 관대했던 것도 아니었다. 불법 쟁의에 사용자의 고소고발에 따라 수사받고 처벌받아 왔다. 불법 파업을 주동한 노조간부에 대해 사용자가 징계해고하면 법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사용자가 청구하면 법원은 손해배상을 판결해 왔다. 언제나 노조의 불법을 엄단해 왔던 것이다. 노동존중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조 빼고” 노사협의회를 강화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공약도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것이지, 대통령 윤석열이 이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노동시간 유연화 등을 포함해서 윤석열 당선자가 했던 노동공약 대부분에 해당하는 말이다. 입법을 통해서만 이행 가능한 공약이 대부분이라서 이 나라 노동운동은 당장 만나서 읍소해야 할 정도로 윤석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문제는 이 나라 노조와 노동운동이다. 이러 저런 정치적 계산으로 여야가 협잡해서 입법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사업장에서 노동자 권리를 후퇴시키고자 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이러한 경우 사용자는 기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하는데, 여기서 노조는 얼마든지 반대해서 막아 낼 수 있다. 노조가 반대한다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해서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인가. 윤석열의 공약 “노조 빼고”는 “노조 빼고”서는 되지 않는다. 이 나라 노동운동이 진정 걱정할 것은 윤석열이 아닌지 모른다.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903
윤석열 당선자, 노동 없는 한 달 보냈다 (참여와 혁신, 백승윤 기자, 2022.04.10 11:42)
尹 당선 직후 경제단체 회동·행사 참여...노동계 만남은 불투명
“반노동 정책 관철시키려 하면 노정 갈등 첨예해질 것”
재계는 가까이, 노동계는 멀리. 20대 대통령 당선 후 30일이 다가오는 시점까지 드러난 윤석열 당선자의 행보다. 20대 대통령직에 당선된 지 10여 일 만인 3월 21일, 윤석열 당선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6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경제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건의 사항을 전했다. △사업장 점거 등 노동조합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규정 완화 △주52시간제 유연화 △최저임금 구분 적용 △상속세·법인세 완화 등이다. 노동계에선 반대하는 내용이지만, 윤석열 당선자가 대선 기간에 밝힌 공약·발언과 대체로 일치한다.
윤석열 당선자는 경제단체장과 ‘핫라인 구축’을 약속했다.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며 민간 주도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기업 규제가 너무 많아 기업 활동에 큰 걸림돌’이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말에 “기업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답했다.
3월 31일에는 한국무역협회 요청으로 ‘지역특화 청년무역전문가 양성사업 수료식’에 참석하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4대 학회 공동학술대회에 축사를 전했다.
반면 노동계와 윤석열 당선자의 직접 만남은 당선 후 한 달이 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제6단체장과 오찬 회동이 있던 날, 민주노총은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당선자와 만남을 촉구하며, 국정운영 계획에 포함해야 할 요구안을 인수위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노동권 보장의 문제,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시급하게 당선인과 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자 측은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민주노총과 소통 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처음 노동계와 윤석열 당선자 측이 공식 만남을 가진 건 경제 6단체장과 만나고 약 열흘 뒤였다.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과 30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동호 사무총장은 윤석열 당선자의 한국노총 방문을 요청하며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해야 할 노동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노동계, 정책의 ‘하위 파트너’ 우려
양대 노총은 윤석열 당선자에게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한다. 반(反)노동적 정책을 채택, 시행할 것을 우려해서다. 노동계에서 반발하는 정책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1년 이내로 확대 △직무·성과형 임금체계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이다.
먼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는 과도한 장시간 노동이 발생할 수 있다. 노동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게 제도의 취지이지만, 1년간 평균 근무시간이 주52시간을 넘지 않는다면 24시간을 연속으로 일해도 무방하다. 일정 기간 철야로 일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크런치모드’로 과로사와 자살이 불거진 IT업계 노동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무·성과형 임금체계는 불분명한 평가 기준, 조직 내 줄서기 문화, 임금 정체 등의 부작용을 이유로 노동계에서 반발하는 부분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계의 의견을 수렴할 경우 처벌 수준이 낮아지고 그 대상도 좁혀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법의 실효성을 현저히 떨어뜨려 산업재해를 막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도 소득 양극화와 특정 업종의 저임금 고착화 등이 우려된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자 측이 노동계와 만나더라도 실질적인 정책파트너로 대할지는 미지수다. 자유시장경제를 중요시하는 윤석열 당선자의 일자리·산업 정책의 특성은 민간 주도, 기업 자율, 낙수효과 등으로 정리된다. 이에 따라 기업 규제 완화와 노동개혁을 중시하는 윤석열 당선자와 인수위가 노동계와 소통을 절차적 정당화의 대상이나 ‘하위 파트너’로 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윤석열 당선자와 인수위는 양대 노총이 지금의 기조를 바꿔야 노동이 유연해져서 기업이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며, 그에 따라 경제가 발전하고 전체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필요하면 대화를 하겠지만, 경직된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의 근거로 판단하는 양대 노총과 굳이 머리를 맞대고 협상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는 절차상 과정 관리용 기구로 그 역할이 축소돼 탄력을 잃거나 명목상 유지하겠지만, 노동유연화를 시도·추진하기 위한 채널로써 경사노위 등 법정 협치 구조가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약집에서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 당선자는 노사관계 분야에서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을 근로자 직접투표로 선출하도록 한다”고 약속했다. 현행 근로자참여법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노동조합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근로자위원을 위촉하도록 한다. 이에 대해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는 “노동조합 위촉 방식을 직접투표 방식으로 전환해 노사협의회에 대한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민주노총, 윤석열 정부 출범 정책 진단 토론회, 2022.03.30.). 다만 해당 공약은 근로자참여법을 개정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면에선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기업만 보는 인수위 행보에 노동계는 투쟁 기조 강화 예고
윤석열 당선자가 차기 정부 출범 후에도 반노동정책을 추진하면 노동계는 투쟁을 강화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3월 24일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노동계와 소통하지 않으면 5년 동안 중단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새 정부가 역대 정권처럼 반노동, 반민중, 불통 행태를 답습한다면 2,000만 노동자의 이름으로 우리의 요구를 실현시키기 위한 거대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재벌 대기업들과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 아니라, 2,000만 노동자들과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위한‘민생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기존 ‘연대를 통한 개입과 견제’에서 ‘투쟁에 무게 중심을 둔 협상’으로 활동 기조를 변경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현장 활동을 강화하고, 바뀐 활동 기조에 맞도록 각 본부와 부설기관의 사업 계획을 수정한다.
윤석열 당선자 측이 노동조합의 집회에 강력 대응할 의지를 밝힌 상황이라 현장에서 충돌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인수위는 지난달 24일 경찰청의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선별적 법 집행으로 국민적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 불법에 대해 일관되고도 엄정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약집에는 “무단사업장 점거, 폭력행사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적용으로 공정한 노사관계 관행 확립”을 명시한 바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윤석열 당선자가 앞으로도 사용자 단체와 궤를 같이하면 반노동정책이 확산할 소지가 크다. 정권 초기 무리하게 반노동정책을 꺼내 들고 관철시키려 한다면, 노사관계는 불안해지고 노정 갈등은 첨예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코로나19 팬데믹, 물가급등, 금융시장 불안, 미·러·중 간 대결 격화 등의 위기 국면에서 서민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불행한 시기를 맞이하지 않으려면 여당과 협치하고, 노동계를 아우르는 국민통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503106800530
[국정과제] '시행 3개월' 중대재해법 손볼듯…노동시간 유연화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2022-05-03 14:34)
'현장에 맞게' 개선…경영자 의무 매뉴얼로 명확화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근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는 산업안전 관련 법을 '현장에 맞게 개선'하고 노동시간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행된 지 갓 3개월 넘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손보고 노동시간 유연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과제를 보면 산업안전과 관련해 '기업 자율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서 '산업현장에 맞게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수위는 "산업안전보건 관계 법령을 정비하겠다"라면서 "법령 개정 등으로 현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침·매뉴얼로 경영자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명확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올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계는 경영책임자 범위 등이 불명확하다며 법 개정을 주장한다.
산업안전과 관련해 중대재해 감축목표·추진과제 등을 담은 로드맵을 수립하고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등 산재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내용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이번 국정과제에는 '노사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현행 3개월인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와 스타트업·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이 담겼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 연장근로시간 총량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 대표와 합의해 정산기간 평균으로 '일주일 40시간(연장근로 포함 52시간)'을 지키면 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일이 몰릴 때 주당 근로시간 규정을 지키지 않고 미래의 근로시간을 당겨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업무가 많을 때 초과근무를 저축해뒀다가 나중에 휴가 등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노동시간 유연화를 공언해왔다. 대통령선거 때 '스타트업계 의견'이라면서 '일주일 120시간 근로'를 말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를 확산하겠다는 내용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연공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하겠다는 것도 윤 당선인 공약이다. 국정과제에는 '공정채용질서' 확립을 위해서 공정채용법을 제정하고 단체협약으로 정년·장기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경우를 바로잡겠다는 내용도 있다.
노동조합 불법파업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동계는 합법파업 인정 요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자영업·농어업 등으로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 확보, 퇴직연금제 단계적 의무화, 고용서비스 고도화, 직업능력개발·직업훈련 강화 등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5031609011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시사…노동시간 유연화도 추진 (경향신문, 이혜리 기자, 2022.05.03 16:09)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개 국정과제에는 경영계가 어려움을 호소해온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시행령 등 개정을 통해 보완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해 주 52시간제 원칙을 깰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됐다.
인수위는 국정과제에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를 10번째 약속으로 내걸으면서 7개 분야 노동정책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산재 대책으로는 예방 강화에 초점을 두면서,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산재가 발생했을 때 원청 회사의 경영책임자에게까지 형사책임을 묻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정부 역할은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인수위는 법령 개정 등을 통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침·매뉴얼로 경영자의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 명확화하겠다고 했다. 중대재해법이 기업에 부담이 되고 불명확해 문제라는 경영계 입장을 담아 중대재해법 시행령 손질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침·매뉴얼을 통해 중대재해 관련 조사와 근로감독을 느슨히 할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면서 산재예방 인프라 혁신의 방법으로는 웨어러블 로봇 등 스마트 안전장치·설비 개발을 내세웠다.
노동시간 유연화도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의 또 다른 큰 축이다. 정산기간(현재 1~3개월) 확대를 통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성화하고 스타트업·전문직의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 노사의 자율적인 노동시간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인수위는 노동자 건강보호 조치 방안도 병행하겠다고 했지만 세계적으로도 장시간 노동국가이고, 사용자와 노동자간 대등한 협상이 어려운 한국 실정에서 이같은 정책은 노동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노총은 입장을 내고 “노조조직률이 12%에 불과한 한국 현실에서 노동시간에 대한 통제권은 사용자 주도로 결정된다”며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 확대는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자 하는 사용자단체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편하겠다고 했고, 노사협의회는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그 외에 공정한 채용질서와 법·원칙에 기반한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 구직자·기업에 수요 맞춤형 취업·채용지원 고용서비스 제공, 고용보험 적용대상 확대, 평생에 걸쳐 필요한 직업능력 개발 기회 확대 등이 제시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정책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노동계가 요구해온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 보장,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등 의제들은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위는 배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산재 전속성 요건 폐지 등 산재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노동계도 원하던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언급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도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50409560947265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 '시즌2' (프레시안,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 2022.05.04. 11:45:05)
[오민규의 인사이드경제] 4반세기 이어져온 노동 유연화 공세의 연속선 위에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꼭 그대로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한 조건에서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곧바로 맞닥뜨리게 되거나, 그로부터 조건지워지고, 물려받은 조건에서 역사를 만들어간다."
칼 맑스의 문장 인용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 3부작의 하나인 <루이 보나빠르뜨의 브뤼메르 18일>에서 그가 첫 페이지에 적었던 이 문장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인사이드경제>가 이번에 다루려는 주제를 이만큼 잘 요약해준 문장을 다른 문헌에서 찾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앞선 정권에게 물려받은 조건
하늘 아래 진정으로 새로운 것은 없다. 앞에 존재했던 것들의 조합이나 융합이 새로운 것처럼 나타나는 것일 뿐. 다음주에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 공약집 펼쳐놓고 생각해선 안 된다. 아니, 솔직히 윤석열 캠프의 노동정책이나 공약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 않았던가.
윤석열 후보가 선거기간에 내뱉은 외마디 워딩 몇 가지만 놓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주 120시간 노동 허용"이라던지 "최저임금 미만으로 일할 수 있어야"라는 얘기들은 대통령의 노동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당시 이 워딩들이 나오던 앞뒤 맥락들을 싹둑 자른 채 선정적으로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이런 얘기들 대부분은 행정명령이나 조치로 불가능하며 반드시 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들이다. 그런데 모두들 아다시피 새정부가 맞닥뜨린 조건은 '여소야대' 그것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점유한 국회 환경이다. 이런 조건에서 윤석열 후보의 몇몇 워딩이 곧바로 입법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물론 국민의힘과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노동정책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반대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런 공생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도 당분간 '적대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게다가 0.7% 차이로 재집권에 실패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윤석열 정부 초기에 협력관계를 가질 이유가 없다.
오히려 새정부 노동정책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해보려면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가야 한다. 맑스가 얘기한 것처럼 윤석열 정부가 물려받은 조건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잠시만 타임머신을 타고 4반세기 전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노동 유연화 공세의 역사
지난 30년 동안 한국 정부는 민주당 계열이 집권하느냐 새누리·한나라·국힘 계열이 집권하느냐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노동 유연화'를 추구해 왔다. 거슬러 올라가면 문민정부를 자처한 김영삼 정부(1992~1997)에서 '신(新)노사관계'를 운운하며 정리해고제를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시키던 1996년부터 얘길 시작해야 한다.
정리해고란 '쉬운 해고' 그러니까 고용의 유연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는 고용 유연화를 법제도로 안착시키는데 실패한다. 이제 갓 태어난 민주노총의 강력한 총파업 투쟁이라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날치기 통과시킨 법률들은 시행이 연기되었고 재협상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1년도 지나지 않아 IMF 구제금융 사태라는 한국 경제 최대 위기가 도래한다. 그 과정에 등장한 김대중 정부는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에 노사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총파업으로 시행이 유예되었던 정리해고제에다 근로자파견제까지 얹어서 민주노총까지 노사정 야합에 포함시켜 통과시키게 된다. 고용 유연화가 한국에 처음 도입되는 순간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노동 유연화를 더 밀어붙이는데, 이른바 비정규직법(기간제법 제정, 파견법 개악)이라는 악법을 도입해서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가 상시적이고 정상적인 고용형태로 자리잡도록 법제화하게 된다. 당장 해고와 실업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비정규직 형태를 영원히 유지하는 '고용형태 유연화'로까지 나아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약간 실용적인 정권이라 볼 수 있는데, 노동 유연화를 직접 밀었다기보다 노동 유연화에 저항하는 노동조합의 기본권을 앗아가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밀어붙이고, 창조 컨설팅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민주노조 파괴와 조직력 약화를 도모했다.
박근혜 정부는 보수의 본류답게 다시 전면적인 노동 유연화를 밀어붙이게 된다. 일반해고·통상해고 도입으로 '더 쉬운 해고'라는 고용 유연화를, 기간제법·파견법 개악으로 비정규직 사용기간 4년 연장 등 고용형태 유연화를, 직무·성과급제를 통해 임금체계 유연화를, 취업규칙 변경 완화를 통해 노조 파괴와 조직력 약화 등 노동 유연화 종합세트를 만들어 밀어붙였다. 이는 다시한번 민주노총 총파업 총궐기 등의 저항에 부딪혔고 한국노총마저 돌아서게 했다. 일반해고·통상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양대 지침을 밀어붙이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등장 직후 폐기되었다. 김영삼 정부와 박근혜 정부,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노동개악에 정권의 명운을 걸었지만,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며 정권 자체가 몰락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시간·임금체계 유연화
문재인 정부의 경우 전임 박근혜 정부가 노동 유연화 종합세트를 밀어붙이다가 조직노동의 저항에 부딪힌 선례를 타산지석 삼아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고용 유연화, 고용형태 유연화는 사실상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박근혜 정권은 여기에다 '쉬운 해고'까지 밀어붙이니 엄청난 저항을 낳은 것 아닌가.
그러니 고용 유연화, 고용형태 유연화는 더 밀지 않고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유연화'에 집중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노동시간·임금체계 유연화의 내용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주 52시간제를 법제화한다면서 휴일 중복할증을 폐기해 오히려 장시간 휴일노동을 유도했고, 마찬가지로 주52시간제 도입을 핑계로 탄력근로제를 개악하면서 선택근로제 개악에도 나선 바 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특별연장근로를 광범위한 부문에 허용해주기 시작했으며, 재량근로제·유연근무제도 엄청나게 확대하며 노동시간 유연화를 집행했다.
임금체계의 경우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을 통해 최저임금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임금체계 유연화를 밀어붙였다. 남은 부문이 있다면 공공부문에 직무급제 도입을 통해 직무·성과급제를 전면화하는 것인데 아직 이 분야까지 유연화 공세가 진행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문재인 정책 이어갈 윤석열의 노동 유연화

역대 정권들이 추진해온 노동 유연화 공세를 그림으로 나타내보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고용 유연화와 고용형태 유연화에 집중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유연화를 밀어붙였다. 엄청난 개악이 벌어졌을 것 같은 김영삼 정부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은 소리만 요란했을 뿐, 실제 유연화를 밀어붙인 것은 대부분 민주당 계열 정부들이었다.
윤석열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위 그림에 나타난 역대 정권 노동개악 추진의 역사 연장선상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 유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이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맑스가 얘기한 것처럼 앞선 정권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집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문재인 정부 시절 경험을 살피며 노동 유연화 완성을 위해 나아갈 것임에 틀림없다. 즉, 문재인 정부가 기틀을 닦아놓은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유연화'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제도적으로만 보면 문재인 정부가 노동시간 유연화에 필요한 법·제도를 대부분 도입해둔 상태이다. "주 120시간 노동" 등 윤석열 후보 워딩 때문에 이 부문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몰려올 것을 예상하는 분들이 많지만, 문재인 정부가 법·제도를 엄청나게 개악시켜 놓았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도입해야 할 게 남아있지 않을 정도이다. 문재인 정부가 개악시킨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유연근무제·특별연장근로만 섞어도 주 120시간 노동이 가능할 지경이니.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전면 도입되지 못한 직무·성과급제 등의 임금체계 유연화에 온힘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직무급제 도입이라는 미명 아래 실제로는 직무급이 아니라 호봉제·연공급제 폐지와 성과급제 도입을 획책할 것임에 틀림없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 노동분과에 직무급제 전문가들이 전진배치된 것 역시 같은 이유로 보인다.
앞선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웠던 문재인 정부
그러나 과거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조건에서 자유로웠던 정부가 하나 있다. 바로 문재인 정부. 왜냐고? 앞선 정권이었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으로 탄핵이라는 불명예 퇴진이 이뤄졌고, 이 과정 전체가 1천만 넘는 촛불시위라는 엄청난 규모의 대중운동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노동 유연화를 진두지휘한 관료들에게는 '적폐'라는 딱지만 붙여도 쫓아낼 수 있었다. 모든 정권에서 노동 유연화 로비에 나섰던 전경련이나 경총 역시 박근혜 국정농단에 부역한 세력으로 낙인찍혀 찍소리도 할 수 없었다.
물론 여소야대라는 국회 상황이 있어서 입법이 용이한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야당이 국회 과반을 점한 상황도 아니었다. 입법이 필요치 않은 행정조치로만 보자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걸림돌이나 장애물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조건을 활용해서 문재인 정부는 뭘 했던가? 포괄임금제 규제를 담은 지침은 완성해 놓고도 발표하지 않았고,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자회사라는 황당한 방식을 도입해 질 나쁜 일자리가 양산되었다. 불법파견 판정은 늘었지만 자본가들은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과태료와 소송으로 버텼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행정적 제재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여소야대 국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입법에 열심이었다. 노동기본권 입법이 아니라 노동개악 입법 말이다. 주52시간제를 핑계로 휴일 중복할증을 폐지했고,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개악을 밀어붙였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고무줄처럼 늘려서 최저임금 제도 자체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이런 입법을 밀어붙일 때 야당은 걸림돌이 된 적 없다. 아니,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문재인 정부가 이런 입법을 밀어붙일 때 싸웠던 대상은 노동자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글을 마무리할 시점에 발표된 윤석열 인수위 국정과제를 보니, 노동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즌 2'라고 해도 좋을 만큼 현 정부 정책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 이미 오래 전부터 노동 유연화에 집중해 왔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그 정책방향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https://www.viva100.com/main/view.php?key=20220505010001249
노동·시민단체, 국정과제 ‘중대재해법 약화·근로시간 단축 무력화·공공 민영화’ 우려 (브릿지경제, 이원배 기자, 2022-05-05 12:00)
연금개혁 구체 방안 없이 ‘개악’ 시각…시장 중심 복지서비스 비판
노동기본권 보장·불평등·양극화 해소 정책 주문
윤석열 당선인의 노동·복지 분야 국정과제에 대해 노동·시민단체는 중대재해처벌 및 예방 약화, 근로시간 단축 무력화, 시장 중심의 복지서비스 강화, 국민연금 개혁 후퇴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5일 한국·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발표한 신정부 국정과제 논평에 따르면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대재해법에 따른 처벌 및 예방 효과 약화 등을 우려했다. 앞서 지난 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신정부 국정과제로 공공기관 효율화를 위해 공공기관 스스로 인력 효율화, 출자회사 정리 등 추진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기관 업무를 상시·주기적으로 점검해 재조정하고 기관 신설을 최소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안전과 관련해서는 산업안전보건 관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침·매뉴얼을 통해 경영자의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연금개혁 방안으로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40만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산업안전보건 관계 법령 개정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의미한다며 ‘불확실성 해소’, ‘안전보건 확보의무 명확화’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 조치의무와 유사하게 만들어 경영책임자와 법인이 수사와 재판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침·매뉴얼을 통한 방식은 안전보건규제를 형해화·무력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과 관련해 자율적 인력 효율화, 출자회사 정리 등에 대해서도 공공부문에 대한 인력 감축과 기능 조정, 범위 축소 등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공기관 직무중심 보수·인사·조직관리 확산은 10년 전 박근혜 행정부가 공정인사 지침으로 추진한 성과중심의 인사관리 및 쉬운 해고 지침을 재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산업재해 대책과 관련해 우려의 지점이 높다”며 “선진국에서 산재 감소의 근본 대책으로 정립된 노동자 참여 확대 강화는 일언반구 없이 수십 년 재탕, 삼탕 했으나 실패가 입증된 기업자율안전관리체계, 상생형 안전보건관리체계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산업안전보건관계 법령 정비도 ‘현장의 불확실성 해소’, ‘안전보건확보의무 명확화’라는 경영계의 요구를 수용해 법의 무력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민주노총은 “공약에 있던 건설안전관리체계 혁신적 개선은 구체성 없는 안전관리 지원으로 수정됐고 급격히 산재가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종사자에게는 예방 정보 공유 플랫폼 지원이라는 실체도 실효성도 없는 대책만 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또 비정규직의 고용안정 정책도 없고 플랫폼노동자 등의 권리보장을 위한 차별없는 보편적 노동권의 보장 등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슬로건과 달리 실제 국정과제는 규제 완화, 유연화, 효율과 성과 중심 등 사용자 중심의 정책으로 구성돼 있다”며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며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이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노동자 건강권 침해·삶의 질 악화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현행 제도를 무력화할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복지 분야 국정과제에 대해서는 공공보다는 시장 중심의 서비스가 강화될 것이고 특히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후퇴를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사회서비스 영역의 민간 중심 제도 재편은 현재의 질 낮은 서비스, 열악한 돌봄 노동자 처우 문제를 더 고착화 시킬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비대면 진료, 디지털 헬스케어 등 의료와 돌봄 등 주요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민간과 자본이 주도하는 시장 중심의 사회서비스가 확대돼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향 제시 없이 개악을 시사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노후소득 보장과 관련해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연금 개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정부담-적정급여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사실상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두고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이겠다는 의미”라며 “40만원까지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은 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연금을 더 주겠다는 것으로 국민연금제도와 같이 보험료를 내는 제도에 대한 역인센티브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들 단체들은 신정부에 노동기본권 보장, 과도한 규제 완화 방지. 불평등 해소 등을 위한 정책을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민간 중심의 복지정책은 폐기하고 한국 사회의 최우선적 과제인 불평등 문제 해결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노총은 “차기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강조한 내용들이 공정이라는 미명하에 노동기본권 억압, 규제 완화, 노동유연화 및 공공부문 민영화로 이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news.inochong.org/detail.php?number=3903&thread=22r19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분석 및 전망을 통해 본 한국노총의 대응 방향 (노동과 희망,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 2022년05월09일 08시48분)
제20대 대선은 역대급 도덕성 시비와 자질 논란 속에 막판까지 혼전이 거듭되었고, 한국노총은 복합위기 하에서 ‘노동중심의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과제를 제기하며 대선투쟁을 전개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등 정책실패 결과로 정권교체론이 부상했고, 이에 편승한 보수야당이 신승했다. 이번 대선은 다음날 새벽 3시를 넘겨서야 당선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역대 최소 득표 차이를 기록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노총은 변화된 정치환경 등을 고려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정치 지배권력이 교체됨에 따라 5월 9일 출범하는 새정부와의 관계 등 대응 방향과 활동기조의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노동사회 정책공약 개괄 진단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정책공약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원리를 중심에 두고 있다. 대선 기간 중에 국가 운영 방향을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로 칭하며, ‘혁신성장’과 ‘재정지출 효율화’를 강조했다. 흡사 14년 전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들리, 성장제일주의, 낙수효과 등의 경제정책이 연상된다.
신자유주의는 국제적으로 사실상 퇴조했고, 국내에서도 2012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신자유주의 정책이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다시 전면화된 ‘자유민주주의’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경제원리이다. 정책의 근간이 되는 신자유주의는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 노동유연화, 기업감세, 사회복지 축소 또는 시장화,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 등 작은정부를 지향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주요 국가들은 확장적 재정지출과 공공인프라 확대, 부유세, 복지 확대 등 정부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전혀 다른 기조로서 자유방임적 시장으로 회귀하는 윤석열 정부의 신자유주의 부활에 우려가 크다. 이미 불평등·양극화의 기울기가 커져 있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비뚤어진 노동관은 매우 우려스럽다. 후보 시절에 주 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150만 원 최저임금, 중대재해처벌법 폐지 등 잇따른 실언들과 ‘4% 강성노조’에 담긴 노조 혐오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정책 가운데, 노동공약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과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째, 자본진영에서 주장해온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방향으로 대표적으로 선택근로 단위기간 1년까지 확대, 연장노동시간의 총량규제, 화이트칼라이그젬션 도입 등과 함께 직무성과급적 임금체계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도 문제지만 이와 같은 반노동정책을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 도입?개편할 때 현행 노동자 집단동의 방식이 아니라 부서·직종 등으로 나누어 부분 동의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동의제도를 개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근로자대표제도 개악은 노동 전 분야에 걸쳐 반노동정책을 관철·확산시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자본의 대노동 공격형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
둘째, 사용자단체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정책들이다. 자본의 주장이 국정과제화 되거나 집권 이후 궤를 같이 할 경우 반노동정책으로 확대·추진될 위험이 있다. 대선 직후 3월 10일 전경련, 경총, 상의, 중기중 등 사용자단체들이 일제히 윤석열 당선인에게 규제개혁, 노동개혁 등을 주문했는데, 이는 자본 중심의 국정 편성을 위한 포석이었다. 대표적으로 윤 당선인 노동공약 가운데 ‘사업장 점거에 엄정한 법 적용 및 공정한 노사관계 확립’은 경총이 ILO 기본협약 비준시 노조법의 보완 입법으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제도 개편 등과 함께 주장해 온 3대 노조법 개악 과제들이다.
셋째, 효과가 높은 핵심 정책 수단보다는 실효성이 낮은 보조·주변부 정책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소득분배개선’ 효과가 가장 높고, 직접적인 ‘최저임금’ 정책이 자취를 감추었고, 그 대신에 간접적, 부분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EITC(근로장려세제)’의 대상과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고용서비스’는 고용센터 확충 및 직업상담원 일자리 개선이 없고, 디지털서비스가 우선 정책으로 고려되었다. 정책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주변부 정책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이 정책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넷째, 일부 대선 노동정책 가운데는 한국노총 요구와 접목할 수 있는 지점이 발견된다. △노동이사제를 통한 공공기관의 투명성 강화 △산업전환 고용영향 사전평가, 산업·지역별 노동전환서비스 제공 △플랫폼종사자 기본권리 보장, 청년알바보호법 △공무원·교사 타임오프 적용 등이 이에 해당된다. 새정부는 본 정책공약에 우선순위를 두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임기 초 협력적 노정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다섯째,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 공약의 방향은 권리 보장과 정의로운전환 등 노동중심성에 있지 않고, ‘일자리, 공정과 상식’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누락된 공약으로는 노사관계 측면에서 ‘교섭체계와 사회적대화 등’을 찾아 볼 수 없다. 노동시장 정책에서는 일자리 외에 세대·계층을 아우르는 고용정책이 부재하다. 대표적으로 고용보호, 비정규직, 여성, 고령자, 정년연장 등 세대·계층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공약을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여성 관련 공약으로 ‘여성가족부·여성할당 폐지’가 포함되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선동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는 필라델피아 선언(1944)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노동의 가치는 어느 시대나 어느 정권에서나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정책공약 타이틀을 ‘노동개혁’으로 정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노동은 결코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노동을 일자리 또는 고용으로 이해하거나 국한 시켜 경제 하위 또는 부속 개념으로 만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노동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영역이다. 노동을 경제의 하위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초기자본주의의 근대시민법의 소유권절대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과실책임의 원칙으로 역행한다는 것이고, 이 경우 대한민국의 사회적 정의는 실종될 것이다. 따라서, 국정과제를 수립하면서 ‘노동개혁’ 용어를 사용해선 안되며, 앞서 열거한 바와 같이 「7불 정책」1)은 킬러아이템으로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새정부의 노동사회정책에 대응한 한국노총의 운동방향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정책 공약이 우편향적으로 인수위원회를 거쳐 그대로 또는 사용자단체 주장과 결합되어 새정부의 국정과제화 되더라도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국회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입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회에서 야당 동의 없이는 입법 및 예산 처리가 힘들고, 노동 킬러아이템을 일방적으로 꺼내 들 경우 노사관계 불안과 노정간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져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기초에 노동정책을 일방·강행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회적대화는 절차상 과정 관리기구로 그 역할이 축소되어 탄력을 잃거나 명목상 유지하겠지만, 노동유연화를 시도·추진하기 위한 채널로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법정 협치구조로 활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대선 승리로 국민의힘이 5년 만에 행정 권력을 획득함에 따라 5월 10일 새정부가 발족한다. 대결과 갈등, 분열의 정치로는 작금의 복합위기를 헤쳐나가기는커녕 더 큰 상처를 남기고 공멸하게 된다.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은 물론 노동사회진영과 협치와 사회통합을 달성해야 하고 이는 필수 요소이자 최우선 과제이다.
한국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2022년도 운동 방향(개입과 견제를 통한 공세적 사회대전환 추동)을 변화된 정치환경을 고려하여 재검토하고, 수정하는 논의를 시작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공약에 반노동정책이 상당하므로 새로운 노정관계 정립을 위한 한국노총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되 무게중심을 투쟁에 두는 활동기조로 옮겨갈 것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또는 행정부가 주관하는 또 다른 사회적대화에는 신중히 접근하되, 사회적 통합적 관점에서 사회적대화는 국회가 주관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와 함께 5월부터는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로 일상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이동과 집합의 제한에서 벗어나 대중활동을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정상 배치하고 전개해 나고자 한다. 우선 새정부 국정과제에 반노동정책이 포함되거나 새정부 출범 이후 일방적인 반노동정책의 시도가 감지될 경우 한국노총은 투쟁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돌입할 것이다. 이와 별개로 활동기조에 맞추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현장 임단투와 6·7월 최저임금 투쟁, 하반기 전국노동자대회 등의 사업을 배치하고, 조직적 역량을 집중시켜 새정부 하에서 한국노총의 대내외 위상 제고와 조직적 단결을 도모해 나갈 것이다.
<미주>
1) △직무·성과 임금체계 도입을 위한 절차 합리화(집단동의 절차를 해당 부문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노동시간 : 선택적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1년 이내, 근로시간저축계좌제, 연장근로시간 총량규제, 특례업종 확대(스타트업, 화이트칼라이그젬션) △무단 사업장 점거 등에 대해 엄정한 법 적용 및 공정한 노사관계 확립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 △최저임금 차등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개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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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노정 관계 ‘이명박·박근혜’ 재연되나 (매노, 제정남 기자, 2022.05.11 07:30)
“최저임금 인상률로 정부 성격 드러날 것” ... 양대 노총 노정갈등 대비 본격화
노동계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예상되는 새로운 노정관계를 준비하기 위해 내부를 정비하고 있다. 정책 면에서는 기존 정부와 크게 변화하지 않겠지만 양대 노총 등 조직노동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양대 노총 등에 따르면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인상률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을 가늠할 나침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출범 후 첫 노동 관련 이벤트라는 점에서 양대 노총이 논의 향방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노동시간 유연화·임금 하향화 성과 내고 싶어 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을 “급격한 인상”으로 평가하며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은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인상 폭을 최소한으로 줄이려 할 것이라 예상된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실질임금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박근혜·문재인 정부 평균 수준인 7% 정도를 가져가면서 따뜻한 보수정권임을 보여줄 것인지, 핵심 지지층의 이해를 반영해 최소한으로 낮추면서 부자를 위한 정권인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노총도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 분석과 한국노총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내부 보고서에서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가장 높고 직접적인 최저임금 정책은 자취를 감췄고 대신 간접적이고 부분적 효과가 나타나는 근로장려세제(EITC) 대상과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정책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주요 노동정책은 고용노동부 관료 중심으로 설계·집행되면서 이전 정부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애림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노동시간 유연화와 공공부문에 직무급제를 도입해 임금을 하향시키려는 데에서는 성과를 내고 싶어 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부에 있어 왔던 흐름이기 때문에 노동정책 전반에 아주 큰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민주노총 적대시, 한국노총 포섭
‘박근혜 정권’ 재연 예상돼
양대 노총과 전문가들은 조직노동과의 노정관계에서는 새로운 국면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희 소장은 “민주노총은 적대시하고 한국노총은 포섭 대상으로 삼는 양면 전략이 이전 정부보다 더욱 노골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노총 출신 노동부 장관을 임명했지만 한국노총까지 설득할 수 있는 노동정책을 펼 것인가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고 말했다. 윤 책임연구원은 “정권 초기에는 껄끄러움이 있겠지만 결국 한국노총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민주노총은 배제 내지 적대하는 형태의, 박근혜 정부와 유사한 노정관계를 형성할 것 같다”며 “경제나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조직노동을 희생양 삼아서 위기를 넘으려는 시도도 예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와 거리 두기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규제완화, 공기업 민영화, 노동유연화, 기업감세, 사회복지 축소 또는 시장화,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 등 반노동 정책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며 “행정부가 주관하는 사회적 대화에는 신중히 접근하는 등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되 무게중심을 투쟁에 두는 활동기조로 옮겨 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연맹이 이날 각각 발표한 윤석열 정부 출범 관련 성명서를 보면 긴장감이 엿보인다. 언론노조는 “정권의 편의를 위해 언론 자유를 흔들어 보자는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윤석열 정부도 실패한 다른 정부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 ‘강성 첨병 언론노조’는 앉아서 보기만 하지 않겠다”고 논평했다. 전교조·공공운수노조·건설노조·보건의료노조 등도 취임일에 즈음해 성명을 내고 새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집회 개최를 이유로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이 구속되고 지난해 SPC그룹을 대상으로 운송거부 투쟁을 한 화물연대본부 지도부에 뒤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동안 버티고 투쟁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현장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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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반노동 정책 대응? “양대 노총 공조 필수” (매노, 제정남 기자, 2022.05.12 07:30)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정부 노동정책 전망’ 토론회 … ‘노동 배제·복지 후퇴’ 정책 예상
윤석열 정부 동안 양대 노총이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친기업 정부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취약한 지지기반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노총은 포섭하고 민주노총은 적대시하며 노동계를 분리하려는 전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포섭하고, 민주노총 적대시 추진할 것”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노동정책 전망과 대응 방향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가 후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규제완화와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등 친기업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시장의 차별은 강화하고, 노동기본권 확대보다는 노조의 교섭권 약화, 사회적 대화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면 한국노총은 노동 의제의 관철과 기존 노동조건의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며 경제위기와 민생위기가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며 “정부와 합리적 대화를 통한 정책의 방향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강력한 대중투쟁과 국민적 여론형성으로 노동정책 변화를 강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실장은 “이 과정에 노동자 공동전선 형성이 중요하다”며 “노동정책 주요 방향과 투쟁과제에 대한 양대 노총의 대화와 전략적 방향성 일치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사업장 단위의 현장 갈등이 증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토론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자신감을 얻은) 경영진의 일방적 태도와 노조의 무기력한 대응, 정부의 무관심이 합해지면 노동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이런 대립적 노사관계가 예상되고, 전국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지난 촛불정국 때와 마찬가지로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한목소리를 낸다면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피하고자 한국노총과 대화를 이어 가고 민주노총에는 노정 파탄의 책임을 덮어씌우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 아래서는 사용자의 일방적이고 탈법적인 행동이 견제받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사용자 주도의 현장 갈등이 증폭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방정부 노동정책 활용해 반노동 정책 피해 최소화를”
발제자들은 윤석정 정부가 제시한 노동정책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지방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노동정책 과제를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시간의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 등 기존의 장시간 노동과 임금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내용이 다수”라며 “노동시장에서의 차별금지, 노동기본권 확대와 단체교섭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기업측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 정부에서 우려되는 노동 배제와 복지 후퇴를 막기 위해 정치 영역에서 노동운동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개혁적으로 변화시키고, 선명한 진보적 소수정당이 연대해 활동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노동운동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김종진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반노동 정책 충격을 완화하거나 극복하는 수단으로 지방정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일하는 사람을 위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지자체 차원의 산재 예방활동을 펴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 행정에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의 개입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회에는 조성주 정의당 전 정책위원회 부의장,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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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매노, 편집부, 2022.05.13 07:30)
윤석열 정부가 지난 10일 출범했다. 출범 전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노동 가치 존중’을 내걸고 노동정책을 제시했지만, 실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이 크다. 노·사·정, 시민단체가 바라는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을 들었다.
신자유주의적 처방으론 위기 극복 못해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지향점은 기업과 민간주도의 자유시장 경제활성화다. 코로나19,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과 고용위기 대응, 불평등-양극화 해소 등 국가 주도의 위기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신자유주의적 처방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노동 분야에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약속하고 있지만 구체적 정책은 우려스러운 내용이 다수다.
첫째, 노사선택권 확대를 강조하며 제시한 선택근로 정산기간 확대, 연장근로시간 총량관리, 스타트업 및 전문직의 노동시간 규제완화 등은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무력화와 건강권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노사선택과 자기결정이라는 미명하에 약정한 시간을 넘는 연장노동의 책임과 비용이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노동시간 유연화 이전에 실노동시간단축이 선행돼야 한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특례업종, 재량근로제, 포괄임금제 등 현행 노동시간 규제 회피제도의 남용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둘째, 새 정부는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노조활동 및 쟁의행위 관련 처벌조항은 22개인 반면, 사용자 처벌규정은 6개로 법률자체가 불공정하다. 이런 현실에서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노조에 대한 엄중한 법집행을 의미한다. 윤석열 정부가 진정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자 한다면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존중과 노조할 권리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관계법령 개정 등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명확한 경우가 아니면 경영책임자에게 면책을 주겠다는 것이다. 시행된 지 반 년도 안 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손댈 것이 아니라 엄중한 법집행이 우선이다. 아직도 실질적인 법의 사각지대인 5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안전대책부터 서둘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윤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양극화 해소 및 비정규직 고용안정 대책 등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대책이 빠져 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반드시 안고 가야 할 문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임금격차, 불안정 고용의 원인과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하는 윤 정부의 진정 어린 고민과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노사관계 법·제도를 ‘글로벌 수준’에 맞게 (황용연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고금리, 역대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 등 복합적인 대내외 악재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시계 제로의 형국이다. 더불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후진적 노사관계는 국가경쟁력의 걸림돌이자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개선해야 한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화 등 메가트랜드 변화를 겪고 있다. 새 정부는 이에 맞춰 노사관계법과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 먼저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의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같은 유연근무제는 활용 기간이 최대 각 6개월, 1개월로 짧아 어려움이 있으므로 기간을 1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다양한 업무 수행방식이 요구되는 연구·개발직은 근로시간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역량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 연장근로도 업무가 폭주할 경우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재 1주 12시간 제한에서 연·월 단위 제한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노사관계 힘의 균형을 위한 보완입법이 시급하다.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 노조가입 허용 등 노조의 단결권은 크게 강화됐지만 기업의 방어수단은 마련돼지 못해 우려가 더욱 커졌다. 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 차원에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등의 보완입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노조의 불법파업 등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매우 적절한 상황인식이라고 본다. 그간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불안을 더욱 키운 측면이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추진돼 경제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한 단계 성숙한 노사관계의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
차별 없는 노동권, 비정규직 없는 일자리 만들어야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뒤 현장에선 우려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대선 기간 대통령이 쏟아낸 반노동 발언과 국정과제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대로라면 시대의 과제인 불평등·양극화 해소는 요원하다. 재벌·자본의 곳간만 불리는 노동자·서민의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다. 새 정부는 이제라도 당사자인 노동자와 민중의 목소리에 귀와 눈을 열어야 한다.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에 나서라. 노동권 사각지대에 머물러 온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장, 5명 미만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산하는 불안정노동-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권리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플랫폼산업 확대로 기존의 기준으로는 사용자-노동자성을 명확하게 하기 어려운 노동영역이 확대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 보편적 노동권을 보장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산재보험·고용보험 적용, 불평등 계약관행의 근절 등 여러 가지 과제가 있지만 플랫폼 노동에 대한 통제권과 이를 통한 이윤수취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게 핵심 과제다.
비정규직 없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재벌과 IT·플랫폼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을 누렸지만 고용확대 실적은 미미하다.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동안 지속한 비정규직 정책은 고용유연성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저임금정책과 차별의 고착화로 귀결됐다. 비정규직 유지와 확대재생산의 법적 근거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폐지와 비정규직 사용 사유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
부동산 문제는 자산불평등 심화를 가져오고 부채와 자산 거품을 키워 부채위기로 귀결되는 한국 경제의 고질병이다. 부동산투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주거 공공성 강화가 시급하다. 공공의료기관 확대, 특권화된 의사수 증원, 간호인력 확충으로 적정 노동강도를 보장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보육·요양·장애인 돌봄을 사회화하고 국가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서열화를 폐지해야 한다. 버스 완전공영제를 통한 대중교통의 편리성 제고와 발전이 필요하다. 아울러 에너지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통신·금융 등 현대 사회의 핵심산업 영역 국유화를 통해 보편적인 사회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
말뿐인 노동가치 존중, 제대로 하라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사용자 중심의 노동정책 기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국정과제의 큰 골격은 규제완화, 유연화, 효율과 성과 중심의 정책으로 구성돼 노동존중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와 문재인 정부에서도 줄곧 논란이 일었던 스타트업·전문직의 근로시간 규제완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시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택배·배달 노동자의 잇따른 과로사 문제가 제기된 지 오래다. 일상화된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 건강권 침해와 삶의 질 악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오히려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현행 제도를 무력화할 정책들을 내놓고도 노동존중을 내건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윤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 보니 전체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이 전무한 수준이다.
2021년 1월 더 이상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어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5명 미만 사업장 제외, 50명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인과관계 추정 도입 제외 등 ‘반쪽짜리 법’으로 제정됐다. 이에 직업성 질병 범위를 과도하게 축소하고, 2인1조 작업 등 핵심 안전조치 누락, 안전보건 관리 외주화 등 입법 취지를 후퇴시키는 시행령이 더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윤 정부는 보완은커녕 산재예방을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을 그저 ‘기업 방해 요소’로 치부하거나,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비용으로만 간주하는 등 노동을 경제성장의 도구로 치부하는 친기업적 노동관을 여과 없이 드러내 왔다. 이는 국정과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윤 정부에서 노동정책 전반의 후퇴를 우려하는 이유다.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사회의 불안한 고용과 소득, 증가하는 취약 노동자, 불완전한 사회안전망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재해 근절, 비정규 노동자 고용안정과 노동기본권 보장, 5명 미만 사업장 차별 폐지를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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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과제 이행계획서 보니] 중대재해법 완화·노동시간 유연화 ‘국회 패싱’ (매노, 제정남·김미영 기자, 2022.05.13 07:30)
하위법령으로 올해 정비한 뒤 총선 있는 2024년 법 개정 … 노조 목줄 죈 ‘단협 시정명령’ 윤석열 정부서 부활
윤석열 정부가 올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업주의 안전보건확보 의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 총선이 있는 2024년을 법 개정 시점으로 명시했다. 징역형 하한 삭제를 요구하는 재계 의견을 반영할 전망이다. 또 특별채용을 명시한 단체협약을 무효화하겠다며 사문화하던 단협시정명령 제도를 부활한다. 노조탄압 도구로 활용한 박근혜 정부도 명분은 특별채용 방지였다.
<매일노동뉴스>가 12일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를 검토해 보니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시간표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지난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성한 이행계획서에 대해 대통령실은 최종본이 아니라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하지만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서 밝힌 의제 이행 계획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얼개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 압도적인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간섭 없이 행정부 권한만으로 노동정책을 펴겠다는 계획이 엿보인다.
시행령 개정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뒷걸음질
‘경영책임자 의무’와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은 올해 하반기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정비 등”을 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시기를 ‘2022년 하반기’로 명시했다.
한국경총을 비롯한 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령에서 처벌 대상이 되는 경영책임자의 범위와 준수해야 하는 안전보건 관계법령이 모호하다며 개정을 요구했다. 또 원·하청 관계에서 종사자에 대한 안전보건확보 의무 이행 주체가 불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포괄적인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재계 요구대로 시행령에는 경영책임자의 범위나 안전보건 관계법령 항목 등을 세부적으로 명시하게 되면 그만큼 경영책임자와 사업주, 기업의 책임은 좁아지게 된다. 예컨대 처벌 대상이 되는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경우 규정에 따른 ‘안전보건 담당 임원(CSO)’을 내세워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대표이사는 법망을 피해 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더군다나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 1년도 되지 않아 아직 판례도 쌓이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의 핵심 내용인 “경영책임자 안전보건확보 의무”와 관련한 내용을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인수위는 또 이행계획서에서 ‘위반행위별 합리적 수준의 과태료 부과기준 설정’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내년 하반기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특히 여소야대의 21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2024년 상반기에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여건과 법령 간 정합성 제고를 위해 안전보건 관계법령을 개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총선 이후 중대재해처벌법 흔들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 앞세워 ‘단협시정명령, 직무급제 도입’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지만 국정과제에서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계획서에서 드러난 노동 분야 청년 정책은 채용·노동조건 개선·알바 청년 보호 등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개정을 추진하고, 그 내용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 단협상 불공정 채용 조항에 대한 시정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불공정 채용 조항의 예시로는 ‘정년·장기근속자 자녀 우선·특별채용’ 등을 들었다. 이 같은 내용의 단협에 대해 시정명령을 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도 단협 시정명령제도를 활용한 적이 있다. 조합원 가족 우선·특별채용, 전임자·시설 편의 제공, 유일교섭 단체 규정 등을 시정명령 대상으로 삼았다. 2016년 고용노동부는 100명 이상 유노조 사업장 2천769곳의 단체협약을 전수조사한 뒤 특별채용 조항이 있는 694곳에 시정명령을 한 바 있다. 당시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으로 청년 구직자들의 공정한 취업기회가 박탈되고, 노동시장 내 격차 확대와 고용구조 악화가 초래된다”고 시정명령 추진 배경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 계획과 다르지 않지만 단협에 따라 특별채용이 이뤄진 사례가 당시 기준 3년 이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정부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남겼다. 단체협약 전수조사에서는 노조사무실 제공이나 경비지급, 유니온숍 같은 노조 가입제도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시정명령 대상으로 삼았다. 노조탄압을 위해 시정명령 제도를 악용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에 명시된 단협 시정명령제도는 노사자율을 중시하는 국제노동기준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양대 노총은 2015년 박근혜 정부가 단협 시정명령제도를 통해 단체교섭·단체협약에 개입하고 있다며 국제노동기구(ILO)에 기본협약 98호(단결권과 단체교섭권 협약) 위반사실을 제소했다. 이듬해 ILO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한국 정부의 국제기준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단협 변경 조치를 하지 마라고 권고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ILO 기본협약 98호를 비준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비준해 올해 4월에 발효한 상태다.
청년의 임금·노동조건과 관련한 정책으로는 세대상생형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호봉제를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의미다. 직무급제 도입 추진은 청년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호봉제를 도입한 기업 대부분이 대기업인 데다가, 그중에도 1천명 이상 기업 대부분은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여력이 크지는 않다.
인수위는 계획서에서 “임금체계는 노사 자율 영역으로 임금 인프라 구축 및 정보제공 강화 등 현장의 자율적 개편 지원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임금직무시스템을 구축해 산업·업종별 직무·직업별 임금정보를 구축한다. 임금체계 개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급하고, 직무평가도구와 활용 매뉴얼도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다.
직무·직군별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때 해당 부문 근로자 대표와 합의로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그동안 부분 근로자대표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 판례(2009두2238)를 근거로 지난해 5월27일 행정해석을 변경한 바 있다. 이런 계획이 실행되면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조 개입력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문 근로자 대표를 통한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지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는 추진 계획도 명시했다. 그 시기는 다음 총선이 있는 2024년 이후로 잡았다.
공공부문 직무급제 도입, 경영평가로 강행
민간부문은 임금체계 개편을 ‘지원’하지만 공공부문은 ‘강행’한다. 인수위는 공공기관 혁신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임금체계 개편을 꼽았다. 인수위는 “보수체계 합리화를 위한 공공기관 직무급 도입을 확산하고, 이와 연계해 인사·조직관리를 직무중심으로 전환 유도(하겠다)”며 “직무급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별 맞춤형 컨설팅 강화, 직무급 평가체계 정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직무급 도입 여부를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직무중심 보수·조직관리 강화 계획을 마련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잡았다. 내년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적용을 시작한다. 직무급 도입은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했던 정책이기도 하다. 기관의 특성과 자율적 노사합의에 기초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면서 도입이 크게 확산하지는 않았다. 2000년 기준 직무급을 도입한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은 21곳이다.
노동시간 유연화는 근로기준법 개정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한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간의 총량 규제를 연간 단위로 확대하고 노동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 예외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1~3개월로 제한된 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통해 연장근로시간 총량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전문직의 근로시간 규제는 완화한다. 이들에게 노동시간 제한을 아예 적용하지 않도록 근기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도 근기법 개정이 필요하다. 인수위는 2024년 근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을 넘어 일할 수 있는 부문을 넓히는 조치인 특별연장근로 대상 확대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근기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가능하다.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2051694621
[사설] 尹대통령이 던진 구조개혁 출사표…대한민국 명운이 걸렸다 (한경, 2022.05.16 17:21)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개혁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내놨다. “미뤄놓은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힘들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적확하다. 탈냉전 이후 30여 년간 지속돼온 국제질서가 급변 중인 만큼 ‘초당적 협력’을 제안한 것도 시의적절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구조개혁을 아젠다로 던진 것부터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전 대통령들의 첫 시정연설은 국정 홍보와 자화자찬이 많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큰 정부’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강조했을 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규제 개혁’과 ‘녹색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고통과 희생이 요구되는 구조개혁을 들고 나온 것은 그 자체로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이 제시한 3대 개혁은 하나같이 인기 없는 주제다. 하지만 취임 후 1~2년의 골든타임에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들이기도 하다. 연금 문제는 대선 당시 여야 후보가 모두 동의했을 만큼 심각하다.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경우 1990년 이후 출생자는 한푼도 받지 못할 것이란 계산서가 분명하게 나와 있다.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수십 년 전부터 적자 늪에 빠져 해마다 수조원의 세금으로 연명 중이다.
디지털 경제로의 급속 이행에 걸맞은 고용유연성 확보 등 노동 개혁도 발등의 불이다. 소득 3만달러 이상 선진국에서 우리처럼 노조의 특권과 불법을 방치하는 나라가 없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등 해외로 전기차 생산공장을 결정해도 강성 귀족노조는 ‘철밥통 유지’ 외에는 관심 밖이다. 궤도를 이탈한 교육 개혁도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부실화한 초·중등 교육 탓에 지난해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1.5%나 급증해 사교육비 총액이 23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가계 소비를 압박하고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등의 연쇄 부작용을 부르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데 교육교부금은 급증하는 기형적인 제도의 수술도 한시가 급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확보의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이지만 14년째 등록금 규제로 손발이 다 묶인 대학교육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
윤 대통령이 제기한 3대 개혁 화두의 성패는 국민의 공감대와 여야 협치에서 결판날 것이다. 국민이 외면하는 정책은 아무리 올바른 방향이라 하더라도 관철하기가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진솔하고 겸허하게 직접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반대’가 주특기인 듯 몽니를 부리는 야당을 설득하는 데도 남다른 용기와 리더십이 필수다. 거대 귀족노조를 비롯해 변화를 원치 않은 기득권 세력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경제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고 ‘새 정부 5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야당도 자신들의 집권 시 정책과 반대라는 이유만으로 생트집 잡기를 멈추고 대안으로 경쟁하는 것이 대선 민의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935
윤석열 대통령 “노동개혁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돼” (매노, 연윤정 기자, 2022.05.17 07:30)
첫 국회 시정연설서 ‘초당적 협력’ 강조 … 야당 “말로만 협치 말고 부적격 인사 철회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뒤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초당적 협력”이었다. 경제·안보·방역 위기 극복과 연금·노동·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력이 전제돼야 가능한 과제다. 야당은 내각과 비서실의 부적절한 인사를 발탁한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임 일주일 만에 ‘연금·노동·교육 개혁’ 화두로
양대 노총 “노동개혁 강행시 노동계 저항 직면할 것”
윤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에 연금·노동·교육 개혁을 화두로 내걸었다. 그는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산업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노동개혁이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학생들에게 기술 진보 수준에 맞는 교육을 공정하게 제공하려면 교육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금·노동·교육 개혁은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게 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서 근로시간·임금 유연성 확대와 공공기관 개혁,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등을 제시했다.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고삐를 죄겠다는 의사로 해석될 수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처럼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동계와 야당 등의 반발이 거세게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서처럼 노동유연성 확대를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현실화한다면 노동계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며 “일하는 사람 모두의 보편적 노동권 보장·강화가 바로 노동에 관한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비판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2/05/23/OZSS4RPSIJG33EXGNXTVPZTHA4
경영계 “52시간제 탄력 운영, 파업때 대체근로 허용해달라” (조선일보, 김강한 기자, 2022.05.23 03:00)
尹대통령의 노동개혁 의지에 기대감… 노동계는 투쟁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회 첫 시정 연설에서 노동 정책 개혁 추진 의지를 밝히자 경영계는 노사 관계 재정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은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며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노동 정책 개혁 과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성 노조를 비판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5년간 노동계 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경영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가 경제 재도약을 위해 노동 개혁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친노동 정책으로 일관했던 전 정권에서 노동계 쪽으로 힘이 과도하게 쏠렸기 때문에 새 정부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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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부터 쟁의행위까지 과제 산적
경영계는 우선 획일화된 근로시간제부터 손봐야 한다고 요구한다. 지난 정부는 2018년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했다.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채 일괄적으로 주52 시간제를 적용하다 보니 정해진 기간에 프로젝트를 끝내야 하는 IT·게임업계 등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대통령직인수위는 국정 과제에 노사의 자율적인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무 특성에 따라 주 52시간제에 상당한 예외를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노조 파업 때 다른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체 근로를 전면 금지한 규정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총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대체 근로가 전면 금지된 국가는 한국뿐”이라며 “노조 파업권 남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파업 때 사업장을 점거하는 노조의 쟁의행위 행태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행법은 전기·전산·통신 시설, 폭발물을 보관하는 장소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점거만 금지하고 있어 사실상 노조의 직장 점거를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조가 주요 시설이 아닌 출입문·로비와 같은 일반 시설을 점거하면서 직원의 출입을 막는 방식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는 경우가 많다.
현행 파견법상 원청업체인 대기업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직접 지시를 할 수 없도록 한 규정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인 대기업이 처벌을 받지만, 원청업체는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안전 수칙을 지키라는 지시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방침에 노동계는 반대
새 정부의 노동 개혁 움직임에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달 중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변화된 정치 환경을 고려해 2022년 운동 방향의 재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면서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되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략으로 주요 사업 계획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필수적인 노동권 보장과 노동 조건 개선은 국정 과제의 한 귀퉁이도 차지하지 못한 채 액세서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노동계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노동 정책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을 설득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공정한 노사 관계를 만들고,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아주 원칙적인 사안으로 노조의 기득권을 약화시키려는 게 아니다”면서 “노조도 산업이 변화하는 흐름에 맞게 강경 투쟁으로만 일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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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112
[대선 연속좌담회 ① 100일 남은 대선, 노동의제는] ‘저임금·불안정’ 노동이 불행한 사회,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매노, 정리=연윤정·임세웅 기자, 2021.11.29 07:30)
‘노동 있는 대선 어떻게 만들 것인가’ 좌담회 … “경제 하위범주 노동? 노동주권 되찾아야”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117
일하는 모든 노동자 보호냐, 노동유연화냐 (매노, 제정남 기자, 2021.11.29 07:30)
대선 앞두고 진보·보수, 노동계·재계 대선요구안 가시화 … 노사공포럼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정책’ 토론회
노동의제와 관련해 진보·보수학계와 노동계·재계의 시각차가 대선을 앞두고 뚜렷해지고 있다. 진보학계와 노동계는 일하는 노동자를 노동법에 포괄할 것을, 보수·재계는 노동유연화 강화를 강조했다.
노사공포럼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위드 코로나·4차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정책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포럼은 노·사·공익부문 전문가들이 상생·협력의 노사문화 조성을 목적으로 모인 모임이다.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는 첫 발제에서 “대기업 노사의 교섭력 불균형으로 임금인상과 고용보호의 부담이 협력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전가되고 있다”며 “노조의 자주성·자립성과 조합 민주주의를 해치거나 공공의 이익을 훼손하는 일을 노조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에서 노조가 경영진보다 교섭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해당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현실화하면서 생긴 부담이 중소기업에 전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 명예교수는 17대·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씽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위원으로 지낸 인물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문재인 정부에서 산재사망 감소, 노동시간 단축, 성별 임금격차 축소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차기 정부는 노동안전보건청 신설,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 노동관계법 5명 미만 사업장 적용, 단협 효력 확장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숙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병훈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정책자문그룹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에서 활동하고 있다.
토론자로 나선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23개 과제를 담은 한국노총 대선 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비정규직 감축과 처우개선, 근기법 적용 확대,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의 정책을 설명했다. 장정우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노조 허용에 따른 사용자 대항권 보완과 최저임금 과도한 인상 자제, 기업별 근로계약 자율화 등을 제안했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터혁신의 핵심은 노동자의 참여에 있지만 우리의 일터혁신은 종종 자동화·아웃소싱·구조조정 등과 결부되며 노동배제적인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산업전환 시기에 걸맞은 일자리 중심 노사관계를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 배치전환·교육훈련·전직지원 등을 의무적으로 보장하도록 법·제도 정비와 정부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2U7F0TMZW
"공공 노조 조직률, 민간의 7배…기형적 쏠림에 이중구조 고착" (서울경제, 세종=양종곤 기자, 2021-11-29 17:44:11)
[커지는 노동개혁 목소리]
■일자리연대, 노동개혁 토론회
정책결정, 대기업 노조에 기울어
보호받아야할 중기·비정규직 외면
근속연수 6배·임금차이 3배 벌어져
노사 균형 맞추는 노동개혁 절실
해외처럼 교육·복지 등 연계해야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기형적인 노동조합 생태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기업과 공공 부문 중심으로 짜여진 노조가 자신들의 기득권만 대변하면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이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일자리의 안정성을 해치고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를 벌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개혁돼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려면 노동 개혁이 필수지만 현실은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 조직률, 공공이 70%…민간보다 7배 많아=일자리연대가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노동시장-노사관계의 이중구조 개혁’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는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졌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악화되면 실업과 경제성장 후퇴, 불평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일자리연대는 올해 6월 학계·법조계·정부 등 전문가 50여 명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교수의 문제 인식은 공공 부문과 대기업으로 노조 조직률이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노조 조직을 100%로 놓고 보면 공공 부문은 70%, 민간 부문은 10%로 추정된다. 공공과 민간의 격차는 7배인데 미국 5배, 프랑스 2배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 기업의 노조 양극화는 더욱 심하다. 1,000명 이상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70% 이상인데 100~299인은 15%, 30인 미만은 0.2%로 분석됐다. 조합원의 이익 대변을 위한 노조가 상대적으로 환경이 나은 사업장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공공과 대기업에 쏠린 노조 조직률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고착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대기업이면서 정규직인 노조 조합원의 근속연수는 13.7년으로 중소기업·비정규직·비조합원(2.3년)의 6배다. 월 평균 임금 차이도 2.8배나 벌어졌다. 김 교수는 “그동안 정책 결정의 무대가 소수의 대기업과 정규직 노조에 기울어져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방치된 것과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그들만의 리그 된 노조…자기모순에 빠지다=일명 ‘귀족노조’라고 불리는 일부 기업 노조의 기득권화가 만든 불합리함으로는 차별이 꼽혔다. 대표적인 예가 일부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노조 가입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올 5월 발표한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은 13%로 전체 근로자 가입률(10%)을 3%포인트 웃돈다. 반면 비정규직 가입률은 이번 조사에서도 0.7%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노조의 구호는 역설적으로 비정규직 차별 해소, 소득 불평등 해결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형적’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우리 노조는 겉으로는 산업별 조직이지만 실제로는 기업별”이라며 “산별이 되면 특혜를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서 산별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 측이 급여를 주는 유급 노조 전임자 제도와 사업주만 부담하는 부당노동행위 처벌 규정도 노조의 양극화를 만든 요인들로 꼽혔다. 김 교수는 “근로자의 자주적 결사체인 노조가 사 측에서 급여를 받으면서 어용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꼴”이라며 “노조 사무실과 간부 급여를 회사가 부담하는 관행 탓에 중소기업에서 노조 설립이 더 어려워진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노조가 미국 건설”…노동 개혁 없는 한국은 불가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 9월 백악관으로 노조 관계자들을 불러 “노동자의 힘은 우리 경제를 더 잘 회복하는 힘”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일 정부와 투쟁을 외치는 우리 노조 문화에서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튼튼한 노정 관계는 노사 관계의 힘을 균형 있게 나눈 데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노사 힘의 행사가 공공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원칙을 정했다. 1981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공공 이익을 지키겠다며 1만 3,000명의 항공 관제사를 해고한 사례가 대표적인 일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은 독일도 노동 개혁으로 10% 넘던 실업률을 3%대로 낮춰 ‘유럽의 병자’라는 꼬리표를 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동 개혁 슬로건은 ‘해고는 쉽게, 고용은 더 쉽게’다. 반면 한국은 공장 시대에 만들어진 노동 관계 법령의 개정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동 학계의 일관된 비판점이다. 김 교수는 “노동 개혁에 성공한 나라의 공통점은 공공·교육·복지의 개혁과 연계됐다는 점”이라며 “정치적 리더십이 강하면 노동 개혁을 성공하고, 포퓰리즘을 우선하면 노동 개혁이 실패했다”고 조언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152
노동의 ‘실종’ (매노,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2021.11.30 07:30)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1474.html
노동자 위한 노동존중 입법, '5개월째 멈춤' (오마이뉴스, 21.11.30 11:03 l 서창식(poetcs))
이수진 "법안심사소위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곳은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가 유일"
이 의원은 3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5개월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는 한 번도 회의를 열지 못했다"라며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수차례 소위 개회를 요구해왔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환노위가 대표적인 일하지 않는 상임위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928
반노동 발언 쏟아내는 윤석열 이번엔 “주 52시간 비현실적”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2021.11.30 17:47)
“주 120시간 노동해야”, “손발 노동은 인도도 안해”, “5인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 불이익”
연일 반노동 발언, 윤석열 “최저시급제, 주 52시간제 비현실적이고 기업 운영에 지장”
지난 29일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았던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 윤 후보는 “사업자의 투자 의욕이나 현실을 반영 못 했을 때에는 결과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비교 형량해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사람이 손발로 노동해서 되는 거 하나도 없다”며 “그건 인도도 안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해 왜곡된 노동관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을 받았다. 또한 대학생들 앞에서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해 고용불안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지적도 받았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1474.html
윤석열 “최저시급·주52시간제, 비현실적 제도 철폐하겠다” (한겨레, 김미나 기자, 2021-11-30 21:54)
윤 후보는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2차전지 강소기업인 ‘클레버’를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구인난과 노동 시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고,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은 청년들을 구인하기 어렵다고 해 일자리 미스매치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회사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에 공감을 표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최저시급제나 주 52시간제라고 하는 게 중소기업에서 창의적으로 일해야 하는, 단순기능직이 아닌 경우에 비현실적이고 기업 운영에 정말 지장이 많다는 말씀을 들었다. 대체적으로 중소기업 경영 현실을 모르고 탁상공론으로 만든 제도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정책 대상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은 확실히 지양하겠다”며 “당·정·청 협의에서 워킹 그룹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정책실패를 예견한 것이라는 좋은 말씀을 (업체 대표에게) 들었다. 다양한 말씀을 많이 들었고 세부적인 의견을 주셨지만 탁상공론 탓에 중소기업을 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비현실적인 제도는 철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112011113001
윤석열, '주52시간 철폐' 논란 이어 '중대재해처벌법'도 손질 시사 (경향, 심진용·탁지영·문광호 기자, 2021.12.01 11:13)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945
윤석열 주52시간제 철폐 발언에 “후진적” “잠잠하더니 망언”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2021.12.01 15:21)
각당 비판입장… “윤석열 주120시간 노동, 실언 아니었나”
https://www.vop.co.kr/A00001604142.html
하다하다 ‘최저임금제 철폐’까지, 헌법에도 어긋나는 윤석열의 반노동 인식 (민중의 소리, 남소연 기자, 2021-12-01 17:11:27)
‘노동자 죽으란 얘기냐’ 비판 직면한 윤석열, 또 “오해”라며 해명
과로 사회, 저임금 사회 부추기나"
정치권, 시민사회서 한목소리로 비판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1597.html
윤석열 “중대재해법 경영 의지 위축”…연이틀 ‘왜곡된 노동관’ 드러내 (한겨레, 이재훈 오연서 기자, 2021-12-01 17:13)
민주 “윤 당선 땐 과로사회” 비판
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739/1483/imgdb/original/2021/1201/20211201503922.jpg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법”이라며 “대통령령을 촘촘하고 합리적으로 설계해 기업하시는 데 걱정이 없도록 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춰 근로자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긴 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에 장애가 되는 법이라는 인식에 방점이 찍힌 발언이었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주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52시간도 주로(1주 단위로) 끊을 것이 아니고 기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제가 향후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는 정책을 입안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최저임금제에 대해서도 “‘일하려는 많은 분들을 실제로 채용해서 일정한 소득이 가게 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무시한 제도’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간담회 뒤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강력한 예방을 위한 장치여야지 사고 났을 때 (사업주에게) 책임 떠넘기는 그런 식으로 운영돼선 안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112012053015
“중대재해법, 기업 경영의지 위축”…시행령 뜯어고치겠다는 윤석열 (경향, 심진용·탁지영·문광호 기자, 2021.12.01 20:53)
앞서 ‘주 52시간 철폐’ 논란
여권 “반노동 발언” 맹비난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21795.html
[사설] 윤석열 ‘노동관 논란’, 또 언론의 ‘거두절미’ 탓인가 (한겨레, 2021-12-02 18:59)
윤 후보가 이날 밝힌 입장은 충북지역 중소기업을 찾았을 때 했던 발언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당시 그는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를 현실에 맞지 않는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깎아내리며 “(집권하면) 비현실적 제도는 다 철폐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퇴행 논란’이 그의 말처럼 소통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였다면, 명확한 메시지를 내어 혼선을 바로잡는 게 당연하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20216480005844?did=NA
윤석열 "결과 나쁘면 실패한 정책"… 주 52시간 연일 비판 (한국일보, 김현빈 이성택 기자, 2021.12.02 21:20)
"중대재해법, 처벌보다 예방에 중점"
주52시간·최저임금제도 수정 의지
심상정 "노동자 잡는 대통령이 신념? "
http://www.ohmynews.com/NWS_Web/OhmyFact/at_pg.aspx?CNTN_CD=A0002792317
"윤석열의 최저임금 폐지 발언은 위헌적" 지적은 '대체로 사실' (오마이뉴스, 박수림(srsrsrim), 21.12.06 11:10)
[팩트체크] 헌법 제32조 1항에 '최저임금제' 명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매년 결정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검증대상] 민주당 "윤석열의 최저임금 철폐 발언은 위헌적"
[검증내용] 최저임금제 실시 근거는?
윤 후보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저임금제는 중요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급격한 인상을 자영업자들과 영세기업들은 감당할 수 없었다"라면서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검증결과] "윤석열 최저임금 철폐 발언 위헌적" 지적은 '대체로 사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12/1119444/
[매경이코노미스트] '노동존중' 5년의 결과 (매경, 이영면 전 한국경영학회장·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2021.12.07 00:04:01)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국 선택받은 자들만 혜택
민간고용부진·주52시간 잡음
대-중소기업 양극화 두드러져
세밀한 정책 부재 아쉬울 뿐
청와대 홈페이지에 가면 국정과제로 100개가 제시되어 있다. 고용·노동 관련 과제를 보면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지원과 안전망 강화, 노동존중 사회 실현,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 일·생활의 균형 실천 등이 제시되어 있다. 대통령 임기가 이제 4년 반을 지났으니 이번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성과를 살펴보고 차후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결국 민간부문의 신규 고용 증가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일자리는 확실히 늘렸으나 전체 고용의 90%를 차지하는 민간부문 고용 창출은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동안 규제 관점에서 접근했던 정부 고위 관료가 최근 대기업 총수를 만나서 수만 명의 고용 창출을 약속받는 것은 시장경제의 논리가 아니며 큰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을 유지하기도 어려웠다는 이유만으로 작금의 고용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간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좋은 일터를 만들려면 취약한 일자리를 줄여가고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이번 정부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없앤다는 목표하에 비정규직 20만여 명을 정규직화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선택받은 비정규직만이 정규직화되는 혜택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 초기에 파악한 공공부문의 전체 비정규직은 60만여 명이었지만 20만여 명만을 전환 대상으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얼마 전 통계청에서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38.4%를 차지하며 806만명에 달하는 역대 최다 규모의 비정규직 인원을 발표하였다. 성공적인 정책 수행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비정규직 증가도 코로나19로 불가피했다는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제 사회 변화에 따라 정규직은 좋고, 비정규직은 나쁘다는 양분 논리에서 벗어나 새롭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일·생활 균형과 관련해서는 먼저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를 확대 적용한 것은 최근 경험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금년 7월부터는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5인 미만 사업장에는 향후 적용할 계획도 없는데 여기에 일하는 근로자가 200만명이 넘는다. 최저임금이나 퇴직금처럼 핵심 근로 기준인 최대 근로시간도 5인 미만 사업장에 도입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취약계층에 속하는 고령자나 장애인 등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이 아닌 복지 차원과 결합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일주일에 2~3시간 정도 일하는데 이를 취업자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장애인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부 스스로가 법으로 정한 장애인 고용률에 미달한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원이라는 인기 최고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대통령의 사과로 끝났다. 초기 2년 동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5년 평균으로 보면 지난 정부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금인 가격이 오르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시장원리를 애써 부인할 필요가 없다.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노력하면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이끌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노동존중 사회는 대기업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느낌이다. 이번 정부 들어 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50만명 넘게 증가했지만 안타깝게도 다수는 100명 이상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들이고, 3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2016년 말 1만9000명에서 2019년 말 9000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노동법은 시장경제하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 근로자 사이에서도 양극화를 보는 것 같아 아쉽다. 더 약한 자를 더 많이 보호하는 세밀한 정책 실행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1210030008
[열린세상] 대선후보의 우려스러운 노동정책 (서울신문, 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2021-12-10 30면, 2021-12-09 20:32)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21014552086834#0DKU
이번 대선은 윤석열의 '반노동' vs 이재명의 '비노동'인가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1.12.13. 07:06:41)
[노동 없는 대선 ①]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21016060225562#0DKU
"직무급과 주 4일제, 정말로 원한다면 논의를 뒤집자"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1.12.14. 09:26:21)
[노동 없는 대선 ②]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직무급, 산별교섭과 공정한 직무 평가 없이는 안 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21416232162329
최저임금부터 플랫폼까지...'노동 있는 대선'이 되기 위해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1.12.15. 08:20:50)
[대담 '노동 없는 대선' ③]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뿌리 연구소장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12/1138514/
이 와중에…자영업자 더 옥죄는 與 노동법 (매경, 김희래 기자, 2021.12.15 17:51:47)
5인미만 영세 사업장도
휴일·연차수당 의무화 강행
16일 小委서 근로기준법 심의
野 반대땐 단독처리
◆ 노동법 밀어붙이는 與 ◆
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들의 수당 지급 부담을 늘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강행 방침을 밝혀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근로기준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개정안 등 노동 관련 쟁점 법안을 소위 안건으로 심의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하고, 공공부문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을 면제해 노조 활동을 하면서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은 법안소위에 야당이 불참하거나 법개정에 반대할 경우 다수 의석을 활용해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대 쟁점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다.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와 근로시간 제한, 휴일수당 지급 의무, 연차 휴가 등에 대해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영세사업자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경영 부담을 지우지 말자는 취지다.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604만명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점도 감안됐다.
하지만 노동계는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5인 미만 사업장은 휴일 수당 등 추가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현 정부 들어 가파르게 치솟은 최저임금과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방침에 이어 경영 타격이 가중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잇달아 폐업하고 결국 일자리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모두 준수할 만한 여건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까지 유행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국회의 무리한 입법 추진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근로자들을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려면 사업주들이 추가로 부담하게 될 비용에 대해 지급능력 실태조사 등 논의를 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심사소위 심의 대상에 함께 오른 공공부문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 역시 비상식적이란 지적이 많다. 현재 교원·공무원 노조 전임자는 노조 활동을 위해 반드시 휴직해야 하고 전임 기간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무원 노조 전임자도 국민 세금으로 임금을 지급받게 된다.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093992
윤석열, '타임오프·노동이사제'만 약속…"5인 미만 근로기준법은 외면"(종합)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2021-12-15 18:55:11)
"정작 중요한 법안은 후순위 밀려…최저임금제 발언은 모순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공무원·교원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제)'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약속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대상이 공무원·교원, 공공기관에만 제한된다. 정작 중요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차별 문제는 여전히 논의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최저임금제도 구상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15일 여의도에서 열린 한노총과의 간담회에서 △교원·공무원 타임오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최저임금산입범위 일원화 △사업장 이전시 고용승계 △근로자대표제 △1년미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이라는 한국노총의 7개 입법과제를 전달받았다. 이 중 윤 후보는 교원·공무원 노조 전임자의 타임오프제와 노동이사제에 찬성했다.
한노총은 그간 숙원 과제였던 두 가지 약속을 윤 후보에게 받아낸 데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앞서 한노총을 방문해 두 가지 추진을 약속했지만, 법안소위 결실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당 차원에서 입장을 확실히 밝힌 적이 없는데 이날 윤 후보가 추진의사를 전달한 데다 당장 16일 고용노동법안 심사소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한노총은 7개 중 오늘 약속받은 두 가지를 가장 원했는데, 윤 후보가 한노총이 진짜 원하는 것을 들어준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노총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로만 안 가면 되니 7개 중 가장 원한 두 가지로 한노총을 잡아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정작 중요한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법안'은 이번 간담회 논의에서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다. 김병민 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논의가 진행됐고, 대원칙에는 찬성할 수 있다"며 "하지만 어느 부분까지 시행할지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논의를 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 제한을 받지 않는다. 주 근로시간을 상한하거나 연장근로 시간을 상한해도 통상임금의 50%에 해당하는 가산수당이나 연차 휴가를 받을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사업장 규모로 근로기준법을 차별해 적용하는 나라도 없는 상황이다.
이조은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소상공인·자영업자 표심에 좌우하지 않아야 한다. 이럴 때 노동에 대한 전향적 관점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며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은 모든 원내정당이 공유하는 가치이고, 5인 미만의 권리를 뺏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채운다는 건 어불성설로 국가의 재정지원 방안 등으로 부작용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노동자가 원하면 월 150만원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발언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가 자칫 최저임금제도를 위협한 발언을 했음에도 "최저임금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모순된 주장을 펴고 있어서다. 노동현장에서는 "윤 후보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요즘 시급 1만2000원을 준다고 해도 청년들이 일을 안하는데 월 150만원을 받고 일할 사람이 있는지, 있으면 데려오라고 하고 싶다"며 "역사상 최저임금 보다 덜 줘도 일을 하고 싶어한 노동자들은 있었지만 그걸 못하게 하는 게 국가의 책임이고,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제의 업종별, 연령별, 지역별 차등화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해외에서는 최저임금의 국가적 최소기준을 잡아놓고 산별교섭으로 더 많이 지급하는 게 사례인데 윤 후보는 국가적 최소기준 아래에서 정하자는 것으로 들려 자칫 서비스 산업을 나락으로 빠트릴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439
[쟁점 드러난 근기법 11조 개정] “전면적용 유예”냐 “특정조항 제외”냐 (매노, 제정남 기자, 2021.12.16 07:30)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적용조항’ 이견 … 윤석열 “노동이사제·공무원 타임오프 동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21712560005183?did=NA
[사설] 여야 의견 접근 노동관련법, 국회 통과 서둘러야 (한국일보, 2021.12.18 04:30)
여야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과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등 해묵은 노동 현안들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이사제와 타임오프제에 찬성한다고 했다.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적용에도 "원칙적으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이미 노동이사제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타임오프제, 근로기준법 개정도 올해 내 입법을 추진 중이다.
노동이사제의 경우 국민의힘은 경영권 침해라는 재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금까지 반대해왔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 중이고 이를 평가한 한국노동연구원 조사를 보면 경영 효율 저하라는 단점보다 경영 투명성이나 이사회 운영의 민주성 등 이점이 두드러진다. "당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하니 후보 의견을 좇아 당론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조 전임자의 조합활동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타임오프제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됐지만 최소 적용 단위를 두고 이견이 있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여야가 큰 틀에서 도입에 동의하는 만큼 국회도 경사노위도 논의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은 1997년 이 법이 새롭게 제정된 이후 노동계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사안이다. 그러지 않아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영세업체 노동자들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으로 정해놓은 주당 노동시간이나 가산수당, 유급 공휴일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다.
다만 야당 등에서 우려하는 대로 갑작스러운 도입으로 소상공인 등이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아 결국 일자리가 줄어들면 의도와 달리 노동자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를 대원칙으로 삼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적용 방식이나 정부 지원책 등 적절한 완충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532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또 ‘빈손’ (매노, 임세웅 기자, 2021.12.22 07:30)
공무원·교원 타임오프 재논의에도 결론 못 내 … 22일 오후 법안소위 다시 열기로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553
[근기법 전면적용은 언제 논의하나] ‘타임오프’만 붙들고 있는 고용노동소위 (매노, 임세웅 기자, 2021.12.23 07:30)
28일 회의 재개 … 여당 “법 개정부터” 야당 “비용추계 먼저 해야”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46566629282456
[데스크칼럼]`친(親)노동 정부` 패착과의 오버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021-12-26 오후 1:14:39)
이재명 이어 윤석열까지 표 의식한 친노동 공약 내놔
`친노동` 文정부의 섣부른 공약, 임기 내내 역풍 맞아
양 후보, 文 패착 반면교사로…노동 넘어 일자리 봐야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게 1~2% 밖에 안되는 귀족노조 때문이냐. 왜 재벌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않고 줄곧 노조 탓만 하느냐.”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지난 2017년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문재인 대선 후보는, TV 대선 토론회에서 만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귀족노조를 타파해야만 우리 경제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 같이 반박하며 노조를 감쌌다.
이미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2020년 시간 당 최저임금 1만원`, `주당 법정 근로시간 52시간 축소` 등 친(親)노동 공약들을 쏟아냈던 문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항공사 협력업체 보안검색요원 등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며 “공공부문에서의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이랬던 문 대통령은 임기 중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탈퇴와 임기 말 한국노총의 일자리위원회 불참 등 노조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심지어 민주노총을 비롯한 강성 노조는 공공연히 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낙제점”으로 평가하며 강한 반(反)정부 투쟁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쯤 되고 보니 친노동 정부의 극적인 추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1~2%에 불과한 귀족노조에 우리 경제가 좌우되는가`라고 호기롭게 반박했던 문 대통령이었지만, 오히려 임기 내내 이들 소수 귀족노조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말았다.
이는 결국 유권자의 표만을 의식해 현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숫자나 선언적인 약속을 남발한 것이 자신의 발목을 옭아맨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악화한 청년 실업 대책이나 급격히 불어난 플랫폼 종사자 보호대책 등에서는 오히려 친노동 정부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차기 대통령을 뽑는 제20대 대선을 석 달도 채 안 남긴 지금의 상황도 2017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물론이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까지도 제대로 된 비용 추계나 실태조사조차 나오지 않은 공무원 노조 전임자에 대한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 도입이나 공공부문에서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얼마나 타당하며 부작용이 없는가 하는 문제이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어느 하나 그르지 않은 정책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노노(勞勞)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는 문 정부의 패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당장 노조와 관련된 표 몇 장이 아쉬운 상황이겠지만, 신중하지 못하게 내뱉는 공약 하나 하나에 기업들은 경영 상 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되고 노조는 노조대로 희망고문에 시달리게 될 게 뻔하니 나중에 대통령 취임 후 돌아올 부담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팬데믹 이후 일자리 지형은 급변했고, 기업 내 근로환경도 바뀌고 있고, 더 이상 기존 노조가 모든 근로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주지 못하는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 갈 대통령이라면, 노조와 노동을 넘어 일자리라는 보다 확장된 그림을 그려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4852.html
‘소년공’ 이재명, 표심 따라잡기 급급해 노동공약 잊었나? (한겨레, 서영지 기자, 2021-12-26 20:13)
뚜렷한 노동공약 없는 행보에 민주당 내부서도 비판
“약자 대변 정체성 잊고 관심쏠린 부동산문제 매몰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노동 없는 대선 공약’을 놓고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세제 완화’ 등 ‘표심’을 쫓는 공약에 집중하면서, 막상 유권자 상당수가 해당되는 노동 정책에 대해선 논란을 우려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당 내에선 “민주당 정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는 지난 7월1일 민주당 대선후보 출마선언 이후 이날까지 경선과정에서 25차례, 본선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까지 포함해 37차례 공약을 발표했다. 주로 이견이 없고, 숫자로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공약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집권 뒤 5년간 135조원 투자 △벤처투자 예산규모 2027년까지 10조원으로 대폭 확대 △2030년까지 달 착륙 프로젝트 완성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서울·수도권 표심을 의식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재산세 부담 완화 방안 등을 잇따라 제시했다.
하지만 노동 정책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와 교사·공무원의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가 거론된 것이 전부다. 지난 대선때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비정규직 감축을 위한 공공부문 상시 일자리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금지법 제정,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 축소 등 노동계 주요 현안을 망라한 공약을 내놓은 것과 대비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 1만원 등으로 초반에 큰 논란을 빚으면서 당내에서도 트라우마가 있다. 무엇보다 노동은 예민하고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첨예하니까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노동공약을 내놓는다고 당장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최저임금의 경우,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공약’은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도 있다고 한다. 정년연장(법적 정년 60살) 등도 논의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청년세대와 갈등, 기업과 갈등 등을 고려해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가 추진 의사를 밝힌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와 교사·공무원 타임오프제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쓴소리가 나온다.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공부문 일자리는 전체의 10~15% 정도”라며 “(사업주가 정규직 전환을 피하려고) 1년11개월 만에 잘리는 청년들이 부지기수인데 그걸 더 중점적으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들에 대한 고용안정 등 하층 노동 현실에 더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5인 미만 사업장과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노동관계법 차별 등 노동 현안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게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는 문제에 더 방점을 둬야 하는데 지금은 부동산으로 두들겨 맞다 보니까 거기에만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 지도부 의원도 “소년 노동자 출신인 이 후보가 노동 정책을 주요하게 들고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은 노동을 잘못 들고나오면 표가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는 거 같다”며 “이 후보에게 국민이 기대하는 건 강자와 맞서 약자를 지키는 이미지인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아닌 거 같다. 부동산 행보 등을 보면 정체성과 다르게 가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03
[10대 노동뉴스 1위] 근기법 전면 적용 목소리 확대, 법안 연내 통과할까 (매노, 임세웅 기자, 2021.12.27 07:30)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05
[10대 노동뉴스 3위] ILO 기본협약(핵심협약) 비준, 제도개선은 ‘미완’ (매노, 임세웅 기자, 2021.12.27 07:30)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07
[10대 뉴스 공동 5위] 주 52시간 상한제 전면 시행, 이제는 ‘노동시간 주권’이 화두 (매노, 김미영 기자, 2021.12.27 07:30)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25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①] 4년 전 그대로인 비정규 노동자의 삶 (매노, 강예슬 기자, 2021.12.27 07:30)
사용사유 제한 포함 비정규직 핵심정책 좌초 … “2017년 촛불의 ‘기대’는 ‘좌절’로 바뀌었다”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고, 비정규직 사용사유를 제한하겠다는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그새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은 더 공고해졌고, 매년 일터를 바꾸는 지안씨의 사정도 그대로다. 26일 <매일노동뉴스>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하고 차기 정부의 과제를 짚었다.
“시행되지 않은 정책, 멈추지 못한 차별”
촛불에 힘입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란 비전을 내걸고 100대 국정과제를 내놓았다.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도 그중 하나였다. 비정규직 사용사유를 제한하고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금지해 비정규직 사용 유인을 줄인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차별시정 제도 전면 개편과 1년 미만 근로자(비정규직 포함) 퇴직급여 보장,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등도 비정규직 문제 해소 방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공약은 구호로만 남았고 지안씨의 불안정한 삶도 그대로다.
지안씨는 청소년쉼터에서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일했다. 하루 걸러 오후 5시 출근해 다음날 오전 10시에 퇴근했다. 하루 17시간씩, 주 3일 쉼터 사무실에서 꼼짝없이 지내야 했지만 월급은 100만원으로 최저임금도 되지 않았다. 지안씨는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지만 예산이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올해 3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노동위는 갱신기대권을 스스로 입증하길 요구했다. 두 달 뒤인 5월 국가인권위에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시정 진정을 넣었지만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비교대상 근로자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장벽이 됐다. 지안씨는 “함께 일한 정규직이 비교대상 근로자라고 이야기해도 자꾸 회사는 아니라고, 하는 일이 다르다고 차이점을 부각해서 설명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분을 만들어 내고 차별을 하라는 이야기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2018년 하루 4시간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기도 했지만 낮은 수가와 단시간 노동으로 벌이가 좋지 못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살기 위해 시작한 사회복지 노동은 그에게 안정적인 삶까지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지안씨가 일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021년 기준 전체 비정규직 809만명 중 16.8%(135만6천명)를 차지해 산업 중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다.
“양질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저임금·단시간 일자리로 변질”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해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이 중 34만개는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만들겠다고 했다. 김형용 동국대 교수(사회복지학)의 분석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23만9천개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창출됐는데 가장 비중이 높은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사업(4만명 참여)의 경우 참여자는 월 30시간(주 7~8시간) 일하고 월 30만원을 받았다. 본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사회서비스 공단으로 창출하겠다는 인력 34만명 중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해 직접고용한 인력은 지난해 기준으로 2천400명뿐”이라며 “중앙정부 지원이 부족한 데다 서울시의 경우 시장이 바뀌면서 그동안 일군 사회서비스원 성과마저도 위태롭게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비정규직 규모는 계속 늘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2017년 657만8천명이던 비정규직은 올해 806만6천명으로 급증했다. 고용노동부가 밝히는 것처럼 비정규직 규모 집계 방식이 2019년부터 달라져 35만~50만명이 원래 존재했다가 새롭게 포착된 규모라고 해도 증가 폭은 큰 편이다.
비정규직 중 시간제 노동자가 특히 크게 늘었는데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불경기 속 인건비를 줄이려는 사용자들의 유인을 정부가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시간제 노동자는 351만명으로 2017년 266만명보다 85만명 늘었다.
조돈문 명예교수는 “단시간 노동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계속 증가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급증했고 특히 초단시간 노동자가 압도적으로 늘었다”며 “5년 임기 동안 단시간 노동자는 25% 증가했지만 초단시간 노동자는 8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 명예교수는 “초단시간 노동자는 주휴수당이 적용되지 않으니 인건비 절감효과가 훨씬 크다. 사용자가 이를 악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성 노동자는 20년 넘게 최저임금에 머물렀다”
성별 고용형태와 임금격차도 여전하다.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806만6천명 중 여성은 449만1천명(55.7%), 남성이 357만5천명(44.3%)이다. 2017년(55.2%)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시간당 임금총액 기준 성별임금 격차는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2020년 노동부 근로형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남성 임금 대비 65.86%였던 여성임금(1만3천292원)은 2020년 73.38% 수준(1만4천302원)으로 개선됐다. 여성의 경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후 최저임금 수준 일자리를 좀체 벗어나지 못한다. 성평등 임금공시제와 성별 임금격차 해소 5개년 계획 등 집권 초기 국정과제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남녀 임금격차가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결국 여성 고용률이 높아지려면 20대가 적극적으로 일을 구하고, 정년 이후 고령층도 계속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외관상 성과 무관한 중립적 정책이지만,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여성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 정책을 잘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사태 이후 비정규직 정책 손 놓은 정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사태 이후 비정규직 정책에 손을 놨다고 평가했다. 정흥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사용자쪽과 보수진영의 총공세 과정이 있었다”며 “국민을 설득하고 계속적으로 민간부문 고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돈문 명예교수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처음 추진하다가 실패하면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도 실패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데 인건비 상승효과는 곧바로 나타난다”며 “이 불일치 문제를 풀려면 경제·산업정책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윤율 격차를 해소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공’이자 ‘과’로 남았다. 2017년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기간제·간접고용 노동자 41만여명 중 20만5천명을 정규직화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기준 96%(19만6천여명)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전환을 허용하면서 근본적인 차별해소에 실패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30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③] 노동시간 유연화에 장시간 노동 ‘건재’ (매노, 제정남 기자, 2021.12.27 07:30)
탄력·선택근로제 규제 완화 … ILO 기본협약 비준 성과
문재인 정부는 사회 양극화 추세가 심화하는 과정에서 출범했다. 국민총소득(GNI) 중 기업소득 비중은 2000년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노동자 임금과 자영업자 소득보다 기업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노동시장 양극화도 나날이 심각해졌다.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에 따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은 2000년 71.3%에서 2017년 65.1%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2002년 67.1%에서 2017년 55.0%로 줄었다.
사회 양극화 해법으로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1만원은 좌초, 공정임금제 도입은 미이행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가계 지출은 줄이고 소득을 늘리고, 늘어난 가계소득이 소비를 북돋아 경제성장을 이끌고, 경제성장에 따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겠다고 구상했다.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해 임금노동자에 적용하려던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저소득층 지원 등이다. 핵심은 최저임금이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7천530원으로 16.4% 인상했다. 이듬해는 8천350원으로 10.9%를 인상하며 두 자릿수 인상을 이어 갔다. 여기까지였다. 2020년 최저임금은 8천590원으로 2.87% 올렸고, 2021년 인상률은 1.5%로 8천720원에 그쳤다. 2020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인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2022년 최저임금은 9천160원으로 5.1% 인상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임기 중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7.2%로 박근혜 정부 4년 평균(7.4%)보다 낮아졌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감소시키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조치는 문재인 정부의 오랜 실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국회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따라 월할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는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에 산입돼 2024년이면 전액이 최저임금에 들어간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실제 임금인상 효과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임금정책 성과도 좋지 않다. 국정과제로 제시했던 임금정책 대부분이 이행되지 않았거나 지체되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대졸-고졸 간 임금 격차를 80%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공정임금제 도입을 공약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2020년 총선공약에 포함했다. 민간기업에 인센티브를 줘 공정임금을 유도하고, 다양한 고용지원 정책을 동원한다는 취지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비정규직과 기간제 노동자에게 고용불안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기본급 총액의 5~10%를 보상하고 있다. 공공부문 공정임금 정책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파급력을 가진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퇴직자에 국한한 체당금 제도를 재직자에게 적용하고 지급범위를 확대한다는 공약은 일부 이행했다. 올해 3월 임금채권보장법·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일반체당금 상한액이 1천800만원에서 2천100만원으로 높아졌고, 소액체당금 지원 대상에 퇴직자·저소득 재직자가 포함됐다. 하지만 상습 체불사업주에 반의사불벌죄 적용,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에서 5년으로 연장, 체불금액 3배 이내의 징벌적 배상제도 신설 등 약속은 이행하지 않았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를 목표로 중소기업 노동자 경영성과급에 대한 세금·사회보험료 감면과 기업 성장 후 발생하는 이익 일부를 노동자와 공유하기로 사전에 약속하는 미래성과공유제 공약은 이행했다. 소규모 사업과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은 두루누리 사업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주 52시간 상한제 칼 빼들긴 했는데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줄줄이 시행
2017년 연간 노동시간은 2천18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였다. 당시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보지 않았기에 기업은 1주 최대 68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었다. 노사가 서면으로 합의하면 무제한 연장노동을 할 수 있는 노동시간 특례업종은 26개로 495만명이 해당했다.
일과 삶의 균형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노동시간단축은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중 매년 80시간 이상 노동시간을 단축해 1천800시간대로 낮춘다는 국정목표를 세웠다. 그 첫 시작은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도입이다. 2018년 3월 국회는 5명 이상 사업장에 대해 단계적으로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는 근기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노동시간 특례업종은 5개로 줄였다. 재계를 달래기 위해 30명 미만 중소사업장은 노사합의로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일정 기간 허용했다. 공공부문과 대기업은 2018년 7월부터, 50~299명은 2020년 1월부터, 5~49명은 2021년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2004년 주 5일제 시행 이후 최대 폭의 노동시간 감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근기법 개정 이후 정부 정책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며 노동시간 유연화를 확대했다. 2018년 11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의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이어져 이듬해 2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탄력근로제를 적용하는 사업주는 특정 주에 최대 64시간(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추가 연장근로 12시간) 일을 시킬 수 있는데, 이론상 6개월 연속 매주 64시간까지 일하게 할 수 있다. 과로문제가 제기되자 3개월 초과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근로일간 11시간 이상의 연속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했다.
이제 재계의 시간이 본격화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 보상 판결 뒤 일본이 수출 보복을 단행하자 재계는 노동시간 유연화 조치를 주문했고, 정부는 2019년 8월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고용노동부는 근기법에 따라 2020년 1월부터 50~299명 미만 기업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되자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근로감독을 하지 않은 방식으로 장시간 노동을 묵인한 셈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자 다시 정부가 나섰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하고
특별연장근로제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 정책’으로 전락
근로기준법에는 특별한 사정으로 법정 연장근로시간(주 12시간)을 초과해 일할 때 노동자 동의와 노동부 장관 인가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돼 있다. 특별연장근로제도라 부른다. 애초에는 재해·재난에 준하는 사고 수습을 위한 경우에만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했지만 2020년 1월 사유를 확대했다. 노동부는 근기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인명보호 △돌발상황 수습 △업무량 폭증 △연구개발 등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게 했다.
매우 특별한 경우의 한시적 조치라던 이 정책은 이제 일상적 정책이 됐다. 노동부는 올해에도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탄력근로제와 마찬가지로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연속 11시간 이상의 휴식시간 부여하는 등의 건강보호조치를 추가했다. 뇌심혈관계질환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노동시간이 64시간을 초과하면 산재로 인정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특별연장근로제가 산재를 유발할 정도의 장시간 노동을 불러온다는 점을 노동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신청 건수가 900건에 불과했는데 사유를 확대한 지난해는 4천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시간단축에 역행하는 정책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노동부는 올해 근로감독 종합계획에서 장시간 노동 예방을 위한 감독은 300명 이상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다고 밝혔다. 계도기간 종료로 올해부터 주 52시간제 적용이 정상화한 50~299명 사업장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기업 자율개선에 맡겼다. 2020년 12월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법에는 ILO 기본협약 비준과 관련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안과 함께 근기법 개정안이 들어갔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확대하는 것이 근기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선택근로제는 일정 기간 단위로 정해진 총 노동시간 범위에서 하루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제도다. 정산기간 동안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1주 12시간을 넘지만 않으면 무제한 노동을 할 수 있다.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의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근기법 개정에 따라 당시 1개월로 허용하던 정산기간은 3개월로 늘어났다.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적용할 수 있다지만 사실 그 범위는 매우 넓다. 노동부는 “제품, 생산·제조공정 등의 개발 또는 기술적 개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게임 등 무형의 제품 연구개발도 포함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노동계는 경사노위 논의 과정에도 나오지 않았던 선택근로제가 ILO 기본협약 비준 논의 과정에 갑자기 들어가자 당황했다. 입법 과정에 전자부문 대기업 로비가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을 위해 칼퇴근법을 도입하겠다던 약속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출퇴근시간 기록을 의무화해 야간노동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진척이 없다. 포괄임금제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공짜노동을 막고, 궁극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은 이행할 조짐이 안 보인다. 노동부는 2017년 10월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하고 지도지침 초안을 만들었지만 발표하지 않았다. 이후 4년째 전문가 의견수렴과 실태조사, 관계기관과 협의해 대책을 내놓겠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임신·육아 사유로만 가능했던 노동시간단축 청구권 제도를 가족돌봄·본인건강·은퇴준비·학업을 위해서도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은 진전이다. 2020년 공공기관과 300명 이상 기업에서부터 시작해 2022년까지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영향으로 노동시간 소폭 줄어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완화는 실패
국민소득에서 노동자의 임금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지속 개선했다. 2017년 62.0%에서 지난해 67.5%로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이 높은 까닭은 임금이 올라서라기보다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업소득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풀면서 임금이 급격히 하락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부의 임금·노동시간 정책 성적표는 어떨까. 2017년 연간 2천18시간이던 노동시간은 2020년 1천908시간으로 줄었다. 2019년(1천967시간)에서 지난해 급격하게 줄어든 까닭은 노동시간단축 정책보다는 코로나19 충격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른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 기준 316만1천원이다. 정규직은 369만3천원, 비정규직(특고 포함)은 182만8천원이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49.5%다. 2017년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336만3천원, 비정규직은 168만원이었다.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의 49.9% 수준이었다. 임금격차가 더 악화했다.
탄력근로제 덥석 받은 경사노위 … 양극화 해소 논의는 ‘성과 없음’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표방하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출범했다. 대화주체의 참여 폭을 넓히고 의제를 다양화해 명실상부한 사회적 대화기구로 위상을 공고히 하려던 애초 계획은 정부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의제를 던지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사노위에 불참해야 한다는 민주노총 내부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됐고, 여성·비정규직·청년 등 계층별위원은 해촉했다. 일련의 사건은 경사노위 독립성에 의문이 나온 결정적 계기가 됐고 정부 거수기 역할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플랫폼산업·공공기관·금융산업 등 업종별 위원회가 활발히 설치되고 가동됐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격차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치한 의제별 위원회의 양극화 해소와 고용플러스위원회의 ‘성과 없음’은 뼈아프다. 대기업 이해대변 경제단체만 위원으로 참여하고 협력업체 ‘을’은 빠지면서 출범부터 우려가 적지 않았다. 재계는 기업규제 완화, 노동유연성 강화, 임금인상 자제와 같은 숙원 요구를 의제로 던졌다. 노동계는 도급구조 개선, 소상공인 보호, 고용안정, 조세정의, 취약계층 보호,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요구했다. 존재하는 사회적 과제를 모두 떠안은 셈이다. 다뤄야 할 의제는 많고, 대화참여 주체의 대표성은 부족하고, 노사 이견은 첨예하니 사회적 대화가 잘 될 리 만무했다. 활동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26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했네 (매노, 이재 기자, 2021.12.27 07:30)
사회 양극화 해소 위한 소득주도 성장 문제 잘 짚어 … 압도적 정치지형에도 성과 없는 ‘기만적’ 노동존중
‘용두사미.’
문재인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에 대한 종합 평가다. 촛불광장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강조하면서 처음으로 진보적 노동의제를 공약과 국정과제에 수렴하려 애쓴 정부로 평가된다.
집권 당시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대부분 잘 짚어 냈다. 대표적인 게 사회 양극화다. 지금은 불평등을 막지 못한 정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초기 문제인식까지 틀린 것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집권에 성공한 2017년 시점에서는 소득 양극화가 문제였다”며 “이를 풀기 위해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책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야가 넓지는 못했다. 정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확대재정과 복지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하는 거대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그런 내용은 들여다보지 못하고 비중이 낮아지는 임금소득을 강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끌어올리는 수준에 머물러 구체성이 모자라고 추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공공 ‘모범 사용자’, 민간 ‘사용사유 제한’ 물거품
공정성 논란에 불을 붙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범 사용자 책임을 다하기 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취임 이틀 만인 2017년 5월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아 공표했고 이후 실질적인 대책도 내놓았지만 끝내 대상자 전부를 포용하지도, 전환한 공무직의 처우를 개선하지도 못한 채 임기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더욱 아쉬움이 크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차별시정 제도 개편, 고용형태 차별금지 같은 획기적인 정책은 빛을 보지 못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비정규직이 다시 증가했는데 기업이 탄력적으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활용하기 시작한 영향”이라며 기간제법을 정권 초기에 손질했으면 계약직이 줄었을 텐데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보호’ 말하더니 사용자 면책한 법·제도 개편
정권 초기 지지율과 21대 총선에서 거둔 압도적인 승리 같은 정치적 성과에 비해 노동공약 추진 성과가 낮다 보니 문재인 정부를 기만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 과정에서 재계 숙원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비롯한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를 대거 도입하고 박근혜 정부보다 낮은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7.2%), 여기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까지 겹치면서 이런 비판에 힘을 싣는다. 윤애림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위원은 “정권의 모든 기간에 걸쳐 대단히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노동정책으로 일관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선별적 무기계약직화해 이른바 취업준비생과 경쟁으로 내몰았고, 고용노동부가 잘못된 행정해석을 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정상화하면서 오히려 연착륙을 빌미로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는 등 국민과 노동자를 기만한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도 사실상 플랫폼기업의 사용자 책임을 면제하는 수준의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을 발의하는 등 표리부동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정부 산적한 노동문제 풀려면 “문재인 공약을 보라”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 노동존중 사회 실현 세 가지 방향으로 노동공약을 제시했다. 경제민주화 공약 중에는 기업임금분포 공시제도 같은 실효성 있는 제도도 담겼다. 다만 상당수가 미이행 과제로 남고 말았다. <매일노동뉴스>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에게 차기 정부가 어떤 과제에 주목해야 할지 물었다.
“일하는 사람 보호 제도 도입이 핵심”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전통적인 고용과 임금관계를 벗어난 노동과 노동자를 어떻게 보호할지 논의해야 한다. 고용관계를 넘어 소득을 토대로 사회적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발전적으로 제시되고 있으므로 이를 체계화해 새로운 노동시장의 제도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과제다.”
“노조의 사회적 역할 강화” (윤애림 서울대 고용법복지센터 책임연구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자본과 권력을 감시하는 가장 현실적인 저항세력으로 건강한 노조가 필요하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기업규제와 중소상인 보호 같은 대책도 재계 불만에 막히는 상황이다. 이를 견인하려면 양극화를 넘어선 조직적이고 건강한 노동자의 사회적 힘을 강화하는 게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
“사각지대 해소로 고용보험 확대”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고용보험기금 소진이 가팔라 확충이 시급하다.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줄여 보험 가입자를 늘리고, 정부가 일반회계로 고용보험기금을 충당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공무원과 교사 같은 별도의 직역연금을 가진 직군을 장기적으로 고용보험으로 끌어들일 고민도 해야 한다.”
“여성 고용형태 안정으로서의 최저임금”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관상 젠더와 무관하지만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여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잘 실행해야 한다. 최저임금 정책도 특히 중요하다. 공공보육 비중을 최소 절반 이상 늘려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용형태를 개선해야 한다.”
“산재예방, 정보공개가 시작점” (강태선 세명대 교수)
“산재를 예방하려면 정보공개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일정한 기준 이상의 사건은 피의사실 공표처럼 밝히고 모니터링하고 보도도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안전 관련 법원 판례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정보를 공개해야 기업도 정보를 갖고 전담조직을 만들 수 있다.”
“이전소득 본격 고민이 양극화 억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이전소득을 높일 방법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산업전환과 돌봄, 노동교육 같은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야 저소득 노동자의 사회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어학·직업훈련·디지털 교육 같은 정책을 펴면서 소득을 지원하는 모델을 빠르게 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공약 이행하라”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것을 이행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상시·지속업무는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비정규직 사용사유를 제한해야 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이행해야 한다. 특수고용 노동자와 프리랜서 보호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2조를 개정하면 된다.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라.”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24989&code=11171442&cp=nv
[라동철 칼럼] 노동권 차별 면죄부 ‘5인 미만’ (국민일보, 라동철 논설위원, 2021-12-29 04:20)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방치해 둔 것은 부당한 차별이자 집단 따돌림
사업장 규모 기준으로 노동권 제한하는 입법은 해외에서도 선례 찾기 어려워 개선 시급
전면 적용하거나 입법 확대하고 연착륙 여건 조성에 힘 보태야
노동계는 해결 우선순위 두길
근로기준법(근기법)은 근로조건의 최저 기준을 정한 법이다. 이 법은 제1조(목적)에서 “헌법에 의하여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사용자에 비해 경제·사회적으로 약자이기 마련인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장치가 이 법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제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고 못 박았으나 근로기준법은 예외다. 1997년 3월 기존 법을 폐기하고 제정할 때부터 적용 대상을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제한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기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5인’을 경계로 노동자의 권리가 현격하게 갈린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 해고 및 전보 구제신청, 근로시간 한도, 연차휴가,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 연장·휴일·야간 근무에 따른 가산수당 등 근기법의 여러 핵심 조항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에 따른 보호도 받을 수 없다. 다음 달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도 이들은 빠져 있다. 국가가 ‘5인 미만’ 노동자에 대한 차별에 면죄부를 주고, 이들이 차별 받아도 될 존재라는 낙인을 찍은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장 수는 121만개로 전체 사업장(184만개)의 65.7%다. 올해 8월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379만5000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2055만9000명)의 18.5%다.
우선해 보호해야 할 노동 약자들을 오랫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사업장 여건이나 노동자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임금과 후생복지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거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사업장 규모를 기준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 노동자 수를 기준으로 근로조건 적용을 배제한 법은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하니 노동 후진국이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8년 모든 사업장에서 근기법 전면 적용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라고 권고했고 국회 입법조사처도 2012년 같은 권고를 한 이유다.
노동계의 거듭된 요구를 받아들여 국회가 뒤늦게 논의에 착수했지만 양상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여러 건 발의했지만 근기법 적용을 일부 확대하거나 전면 적용하되 일부 규정을 예외로 남겨두는 내용이다. 그마저도 공무원·교원 노조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 제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등 양대 노총의 주력 노조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의제들의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국민의힘은 더 소극적이다.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최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지만 당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깔았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발을 빼는 모양새다.
근기법을 5인 미만 사업장에 전면 적용하면 사용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건 맞다. 최저임금 큰 폭 인상처럼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5인 미만을 계속 사각지대에 남겨둘 수는 없다. 5인 미만을 차별하는 것은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집단 따돌림이다. 약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부작용을 감수하는 게 낫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의 선진국인데도 시기상조라면 도대체 언제가 돼야 차별을 없앨 수 있단 말인가. 능력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5인 미만 문제 해결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노동시장 양극화를 완화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 5인 미만을 배제한 채 노동권을 강화하는 방식은 노동자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대체휴일 확대,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졌다.
정치권은 5인 미만 전면 적용 원칙과 대략적인 시행 시기라도 합의하고, 연착륙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 사용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제도적 장치와 재정적 지원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노동계도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에 더 우선 순위를 두기 바란다. 자신보다 더 열악한 처지의 시다(미싱 보조원)들을 위해 몸을 불사른 재단사 전태일의 정신이 절실하다. 그래야 해결의 물꼬를 열 수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726
노동 없는 대선 “기본권 보장은 얘기해야” (매노, 임세웅 기자, 2022.01.03 07:30)
대선 노동의제 1위는 ‘근기법 전면 적용’ … 2·3위에 플랫폼 노동권·노동시간 단축
노동 없는 대선이다. 대선이 2일 기준 6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노동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호 공약으로 노동공약을 내세웠지만, 거대 양당 대선후보의 ‘가족 리스크’에 가려졌다.
일하는 사람은 모두 노동자다. 노동자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민생 의제’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노사정·전문가 100명에게 ‘2022년 대선에 포함돼야 할 노동의제(주관식·중복응답)’를 물었다.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하고, 눈앞에 다가온 산업전환 시대 대처하는 의제가 주로 선정됐다.
‘기후위기·산업전환’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노사정·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반영돼야 할 노동 의제로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를 꼽았다. 44명이 지목했다. 그런데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는 최근 네 번에 걸쳐 회의했지만, 근기법 개정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근기법 개정안이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노동계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재계는 기를 쓰고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명시적인 입장을 밝힌 적 없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한국노총을 찾아 근기법 일부 적용 입장을 밝혔다.
플랫폼·특고 노동기본권 보장이 2위(25표)를 차지했다. 환노위가 지난해 7월 플랫폼종사자보호법 공청회를 열었지만 동력이 붙지 않고 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 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와 정책협약을 맺고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모든 일하는 시민이 노동권을 누리는 내용의 신노동법 제정을 공약했다.
주 4일제와 같은 노동시간 단축,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보완이 3위(20표)를 기록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22년 사회적 합의를 위한 추진본부 구성, 2023년 시범운영, 2025년 단계적 입법 추진이라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8일 중소·벤처기업 정책공약 발표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주 4일제에 찬성한다고 했지만 공약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주 52시간 상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4위는 ‘정의로운 전환’인 기후위기·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대책(17표)이다. 탈탄소 흐름에서 산업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내몰리는 기존 산업 종사자의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마이클 샌댈 하버드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모두가 기회를 누리는 정의로운 전환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를 띄우기 위해 지난해 11월 각 당 후보가 어떤 정의로운 전환 대책을 갖고 있는지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경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래 산업으로 전환하는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고 노동자고 다 함께 망하는 상황이 닥친다”고 말했다.
‘안전보건·비정규직 차별 해소’ 이슈화될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근로감독권 지자체 공유와 같은 산업안전 이슈가 각각 12표로 공동 5위에 선정됐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근로감독권을 나눠 갖고 산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3명이 숨진 안양 도로포장 사고현장에서 사고원인을 노동자 개인 부주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7위(11표)는 노동이사제다. 지난해 11월 이재명 후보가 ‘책임처리’를 주문하며 쟁점 법안으로 급부상했다. 윤석열 후보도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8위(10표)로는 비정규직 차별 해소가 선정됐다. 9위에는 공무원·교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도입(9표), 10위에는 최저임금 제도 개편 논의(7표)가 이름을 올렸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816
대선에서 ‘노동’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 (매노, 한지원 <자본주의는 왜 멈추는가> 저자, 2022.01.06 07:30)
https://www.khan.co.kr/opinion/editorial/article/202201072040005
[사설] 첫발도 못 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논의 (경향, 2022.01.07 20:40)
https://www.yna.co.kr/view/AKR20220110053200001?input=1195m
尹 "주52시간제 국민합의 재도출…유연화하고 충분히 보상" (서울·인천=연합뉴스, 김연정 이동환 기자, 2022-01-10 11:00)
"민노총 지배 대기업 노조 영향으로 중기 52시간제 노사합의 안돼"
"월급 적은 중기 근로자에 국가 재정으로 인센티브 제공 검토"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856
‘차별 없는 근로기준법’ 좌초하나 (매노, 신훈 기자, 2022.01.10 07:30)
법 개정안 ‘한 번 읽고’ 끝난 환노위 법안소위 … 임시국회 내 처리 가능성 희박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201102046015
‘공정 논란’에 묻힌 ‘노동의제’…벼랑 끝, 내미는 손 안 보인다 (경향, 문광호 기자, 2022.01.10 20:46)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최근 정규직 전환을 잠정 합의한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박인국씨(52)는 “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로 제 삶이 바뀌었다”고 했다.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의 공약 이행 속도를 조절하고 사각지대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대학 강사 생활만 15년 한 임순광씨(50)는 “5인 미만 사업장, 플랫폼, 특수고용 등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려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2020년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인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들을 청원경찰로 신분을 변경, 직접고용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알바하다가 정규직이 돼 로또 취업” “연봉 5000만원이 넘는다” 등 논란을 촉발시킨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비정규직 정규직화 목소리는 위축됐다.
배달 라이더 위대한씨(28)는 “정규직 전환 문제를 언급하기가 어렵게 됐다. 한쪽으로 단정지어 말하면 다른 한쪽에선 상종 못할 사람이 돼 버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바뀌면 달라질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번 대선에서 노동 의제는 거의 실종됐다. 일부 후보는 시대착오적 노동관까지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과 삶은 정치와 떼어놓으면 진전될 수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제대로 된 노동정책을 내달라” “진짜 공정이 무엇인지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촛불집회 참석 이후 품은 정치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
‘노동환경 개선해줄 것’이란 기대
정부의 미흡한 정책으로 ‘와르르’
‘비정규직 제로’ 정책서 소외된 기간제
열악한 노동환경 내몰린 플랫폼 노동자
“정부·정치권 현장을 모른다” 한목소리
후보들은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
“바라는 건 하나, 정치 똑바로 하라”
말 바꾸고 꼼수 쓰고…정규직 전환은 험난
박인국씨가 노조 활동을 시작한 것도 정치권이 노동환경을 개선할 것이란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우리의 요구는 용역사업비로 들어가는 돈만큼 직접고용을 통해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정규직의 밥그릇을 뺏으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박씨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 ‘2020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노조 조직률은 민주화운동의 바람을 탄 1989년 19.8%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세를 타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10.7%, 2018년 11.8%, 2019년 12.5%, 2020년 14.2%로 상승세를 탔다.
정규직 전환 투쟁은 녹록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조는 직접고용을 요구했지만, 원청인 한국가스공사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채용도 정규직 전환에 해당한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자회사 채용을 고집했다. 박씨는 “정부 정책이 미흡하다는 걸 그때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정부는 상시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말만 하고 ‘어떻게 전환할지’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사장단이 바뀔 때마다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임자와 새 경영진의 방침이 다르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가스공사 비정규직노조는 지난해 11월 5년간 4번의 총파업과 수차례 농성 끝에 자회사 설립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잠정 합의했다.
박씨의 투쟁은 이제부터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덕분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얻었다. 하나가 되면 못 바꿀 것이 없다는 생각도 변함이 없다. 이제부터는 좋은 집을 짓기 위해 다시 싸울 것이다.”
“촛불 들었지만 변화 안 와닿아”
정규직 전환을 목전에 둔 박씨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서 소외된 이들도 있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른 법령에서 임용 기간을 정하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이들은 정규직 교사와 다르지 않은 강도로 업무를 하면서도 임용고시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하는 일은 다르지 않은데 정규직 교사와 기간제 교사에 대한 처우는 다르다. 기간제 교사 장씨는 “얼마 전 표창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잘 안 됐다”며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는 표창 추천 대상에 오를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여교사 휴게실이 생겼는데 기간제 교사는 사물함이 없어 이용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정교사가 하기 싫은 힘든 일을 기간제 교사가 도맡기도 한다. 장씨는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부전공 연수도 지원이 불가능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과 공부에 치이면서 장씨의 관심사도 바뀌었다. 정치 참여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꿔보려던 5년 전과 달리 지금은 “정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 “돈 모으는 방법”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남은 기대가 있다면 제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이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특성화고 학생 홍정운군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그 사건 이후로 특성화고에서도 현장점검을 많이 나가는데 점검표를 보면 공고와 상고가 점검해야 하는 영역이 다른데도 현장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다”며 “정부 당국과 정치권이 현장을 모른다”고 했다.
코로나19로 플랫폼 노동자들 환경도 열악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플랫폼 노동자가 됐는데 대비가 안 돼 있었어요. 그 전까지 무관심하다가 이제야 플랫폼 노동에 관심을 가지니까 문제가 생길 수밖에요.”
배달 라이더 위대한씨는 정규직은커녕 노동자로서의 권리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탄했다. 정책이 사회 변화를 따라가는 속도가 느리고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도 부족하다고 했다. 위씨는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지만 현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결정적이었다. 라이더를 위한 사회안전망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배달 수요가 크게 늘고 배달업 종사자 수도 증가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택배원, 배달원 등 단순노무의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10.6% 증가했다. 한국노총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플랫폼 이동노동자 건강권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더 높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시간에 쫓기며 일한다고 인식했지만, 정작 급여·수입 만족도는 낮았다.
위씨는 라이더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리는 원인으로 배달 플랫폼의 평점 시스템을 꼽았다. 평점 시스템이 라이더들을 플랫폼 회사에 강하게 종속시키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거리상 말도 안 되는 배달이 배당되거나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이 좋지 않은 경우 거절할 수는 있지만 거절하면 평점이 내려간다”며 “평점이 계속 낮아지면 일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4대 보험, 대출 제한 등의 문제도 있다. 위씨는 “플랫폼 노동자도 고용보험 적용 대상으로 법이 개정됐지만 돈만 내고 보장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소득이 있어도 신용카드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인국공 사태로 위축된 ‘공정’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시간강사는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는데 ‘조국 사태’보다 더 심각한 문제 같다. 후보와 배우자가 잘못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안 그러면 누가 그들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을 따르겠나.”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자문위원인 임씨는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이를 대처하는 윤 후보의 대응에 분개했다. 대학 시간강사들은 2019년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개정 강사법이 시행된 뒤 2020년 1학기 동안 8000명이 자리를 잃었다. 임씨는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짜 ‘윤로남불’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문제에 속 시원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인국공 사태를 겪으며 관련된 발언이나 주장이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도 공정이다. 동일한 노동에 공정하게 동일한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다. 임씨는 “어떤 강도로 노동하는지가 (정규직 전환의) 기준이 돼야 하는데 입시 형식의 채용만이 공정한 기준이라고 보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씨도 “‘임용고시를 본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하고 기간제 교사는 일을 못하냐’고 묻는다면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임용고시의 취지가 좋은 교사를 뽑기 위한 거라면 꼭 임용고시가 아니어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대선서 비정규직 의제 실종 “정치 똑바로 하라”
2017년 이후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줄어들고 있다. 2016년 11월1일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 구글 트렌드에 ‘비정규직’을 검색해보면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최고점 100점)는 2017년 평균 22.6점으로 반짝했을 뿐 2018년 8.6점, 2019년 9.0점, 2020년 9.0점, 2021년 5.8점으로 낮았다.
후보마다 앞다퉈 비정규직 공약을 쏟아내던 2017년 대선과는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관련 공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뚜렷한 비정규직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박씨는 “이 후보로부터 문재인 정권에서 실패한 부분들에 대한 개혁 등 뭔가 강단 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게 실망스럽다”고 했다. “(경기지사 시절) 플랫폼 노동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노동자로 있다가 후보가 된 사람이니 노동자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한다”(위대한씨)는 의견도 있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노동자는커녕 서민의 삶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위씨는 “윤 후보에 대해서는 한숨밖에 안 나온다. 유승민 후보와 경선 토론을 할 때 플랫폼 노동자 관련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윤 후보가 대답을 못하더라”며 “서민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 제2의 박근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평했지만 공약이 시대를 앞서간다는 평도 있었다. 장씨는 “심 후보의 노동시간 단축 공약이 마음에 든다”고 했지만, 박씨는 “심 후보는 너무 빨리 가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주 4일도 아직은 너무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는 “투자자로서만 굉장하다”고 위씨는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바라는 바는 정치권이 다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임씨는 “정치권에 바라는 건 하나다. 정치 똑바로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제대로 된 노동정책을 노정협의체를 통해 수립해 시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냉소와 무관심 속에도 묵묵히 짊어온 짐을 정부와 나눠 질 수 있기를 바랐다. 장씨는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은 비정규직의 능력 부족이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며 “그런 점을 인지하고 진짜 공정이 무엇인지, 후보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공정한 사회가 진짜 공정한 사회인지 얘기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111005017
“민주노총이 대기업 노조 지배” 각 세운 尹… 주52시간 유연화 공약 (서울신문, 박기석 고혜지 기자, 2022-01-11 5면, 2022-01-10 22:28)
윤석열, 인천 남동공단 방문
“지검장 때 직원들 주52시간 반대
인천상륙작전처럼 역전 드라마”
노인회 찾아 기초연금 인상 약속
일정 마치고 故배은심 여사 조문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958
이재명 후보 근기법 전면 적용에 ‘유보’ 입장 (매노, 임세웅 기자, 2022.01.14 07:30)
“원칙에 동의하지만 찬성 어려워” …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엔 “사회적 합의 먼저”
https://www.sedaily.com/NewsView/260WHAVS12
"새정부 노동과제 1순위, 중대재해법 개선" (서울경제, 임진혁 기자, 2022-01-17 18:00:40)
■재계 인사·노무 실무자에 물었더니
주52시간·최저임금 경영 큰 부담
10곳 중 7곳 올 노사관계 더 불안
대선·친노동계 입법이 최대 변수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018
기업 69% “올해 노사관계 지난해보다 악화” (매노, 김미영 기자, 2022.01.18 07:30)
경총 151개 기업 조사 … 임금인상률 2% 안팍 전망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1914121053700
5인 미만 사업주 "힘들게 하는 건 근기법이 아니라 임대료, 카드 수수료"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 | 2022.01.19. 14:48:23)
사업주와 노동자가 함께한 '5인 미만 사업장 근기법 전면적용 촉구' 기자회견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201261348001
이재명 “일하는사람 기본법·주 4.5일제 추진” 노동공약 발표 (경향, 김상범·부천 | 탁지영 기자, 2022.01.26 13:48)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127008005
“5인 미만 사업장 법 적용 예외는 위헌” (서울신문, 박상연 기자, 2022-01-27 8면, 2022-01-26 19:58)
“업체 규모에 노동자 평등권 침해
노동 보호법 모든 근로자 적용을”
법망 피하려 사업장 쪼개기 늘고
‘5인 미만’인 곳에 편법 등록 우려
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 본격적으로 시행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업장 쪼개기’ 등 법망을 피하는 꼼수가 늘어날 것이란 시민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은 26일 서울 광진구 한국종합안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과 근로기준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공휴일법에 이르기까지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모든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중 81%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산재 사망자는 35.4%에 달한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려면 소규모 사업장부터 가장 먼저 법을 적용했어야 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 50인 미만 사업장도 2년간 적용이 유예된다.
하태승 변호사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차별하는 것은 도저히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근로자의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법의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노동자를 등록하는 등 편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회견에 참석한 김민정(43)씨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으로 지정돼 건설현장의 안전을 지도하는 일터에서 직장 내 갑질을 당하다가 시정을 요구하자 지난해 6월 부당해고까지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무실에서 임시 칸막이를 하나 두고 함께 일하고 월급도 줬던 회사에서 5인 미만의 다른 사업장 소속 노동자라는 이유로 손쉽게 해고했다”면서 “지방노동위원회 등에도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지만 5인 미만 사업자라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은 “사업장 규모와 계약 형식에 의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을 차별적으로 보장해서는 안 된다”며 “중대재해법 등 노동 보호법은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128029018
[나와, 현장] 210일 걸린 ‘소년공’ 출신 후보의 노동공약 (서울신문, 기민도 정치부 기자, 2022-01-28 29면, 2022-01-27 20:14)
‘다(多)변가’로 알려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노동과 관련해서는 ‘소(少)변가’다. 노동 이슈만큼은 극히 적은 말을 해 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당내 예비경선 후보 등록(지난해 6월 30일) 후 210일 만인 지난 26일에서야 노동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후보들이 노동공약을 발표하지 않는 상황과 그 배경을 ‘인기 못 끈 노동 이슈…민주 경선서 안 보인다’(서울신문 2021년 8월 18일자)로 보도했을 때만 해도, 노동공약 발표에 다섯 달이 더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소년공’ 출신임을 내세우는 이 후보가.
노동공약이 언제 나오느냐고 물을 때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나중에’라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초에 만난 한 정책 담당자는 “전태일 열사 기일(11월 13일)에 발표하려고 했다가 미뤄졌다”고 했다. 정책이 방대하고 정책끼리 충돌하는 부분이 많아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지만, ‘숙고’라고 하기엔 너무 오래 걸렸다. 이에 노동계 출신 한 의원은 “다 알고 있지 않느냐”라고 했다. 표가 안 된다는 의미였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의 반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청년층의 이탈을 가져오면서 노동은 여당에 불리한 ‘이슈’가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주120시간 노동’ 등 반노동 발언을 하면서 노동공약을 발표하지 않고,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노동계 때리기를 하는 상황이니 굳이 ‘노동’이라는 전장에서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다만 이 후보가 지난 26일 “비록 제 팔은 굽었지만, 굽고 휜 노동 현실은 똑바르게 바로 펴고 싶다”고 말한 것이 노동자들의 마음에 와닿으려면, 더 자주 만나고 말해야 한다. ‘내 머리 위해 이재명’, ‘내 집 마련 위해 이재명’, ‘코인·주식 대박 위해 이재명’은 있지만, ‘노동자 위해 이재명’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정치의 우선순위’가 담기는 후보의 일정과 공약에 ‘노동’은 미뤄지고 있어서다. 이 후보는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사고가 난 지 17일째인 27일 사고 현장을 찾았다. 53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 페이스북에 게시된 날 노동공약이 발표됐다.
공약 발표 순서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집권 후 정치의 우선순위는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더욱이 이 후보가 공약에서 밝힌 산업대전환기의 정책(‘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 ‘정의로운 전환’ 컨트롤타워 등)과 산업재해와 관련해 말할 수 있는 시간은 대선까지 41일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다변가’에겐 충분한 시간일 수도 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128500014
‘노동 없는 대선’ 종료?…안철수 비판·이재명 공약·심상정 지적 (서울신문, 기민도 기자, 2022-01-28 08:49)
안철수 연이은 조직노동 비판
이재명 뒤늦게 노동공약 발표
심상정 현대산업개발 말소요청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201281537011
법정 근로 8시간인데···윤석열 “재택근무 8시간 이상 못하게 규제 못하지 않나” (경향, 문광호 기자, 2022.01.28 15:37)
‘100만 디지털 인재’ 공약 발표
근로기준법 ‘8시간’ 논란 예고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443
[대선 후보 공약 비교①] ‘노동 없는 대선’의 노동 공약은? (참여와 혁신, 강한님 기자, 2022.01.31 14:41)
이재명·심상정 후보, ‘일하는 사람 기본법’, ‘노동시간 단축’ 등 공약
윤석열·안철수 후보 노동 관련 발언은 많았으나···공약은 텅
대한민국의 5년, 예비 대통령의 공약
코로나19는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노동 취약계층을 집중 타격했고, 대면 서비스업 등은 침체기에 빠졌다. 전 세계 경제가 K자형 회복을 보일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플랫폼노동 등 비정형 노동자가 급속히 늘어가며 기존의 제도는 한계를 보인다. 한국은 디지털화와 기후위기 국면에서 빠르게 산업을 재편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환의 시대라고 불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은 누구여야 할까.
20대 대선은 ‘노동 없는 대선’이라 불릴 만큼 노동 의제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27일까지 밝힌 각 후보의 노동 공약과 발언 중 주요 내용을 <참여와혁신>이 정리했다. 공약은 ▲일하는 사람 모두 노동법 ▲노동시간 단축 ▲노동시장 격차 해소 ▲안전·건강 ▲기타 노동 공약으로 나눴다. 주요 20대 대선 후보의 노동 공약은 무엇이며, 어떤 차이가 있을까.
http://www.laborplus.co.kr/news/photo/202201/28443_39807_4230.jpg
일하는 사람 모두 노동법
근기법·노조법 개정대신 새로 법 만든다
일하는 사람 누구나 노동법의 보호를 받게 하겠다는 공약은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내놨다. 먼저 심상정 후보는 공약으로 ‘일하는 시민의 기본법(Worker’s Law, 이하 신노동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신노동법 체제에서 모든 일하는 시민은 일할 권리와 여가의 권리, 단결할 권리라는 신노동3권을 가지게 된다. 신노동법이 제정되면 일해서 번 돈으로 삶을 영위하는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소상공인 모두 노동권을 보장받게 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신노동법 제정으로 그동안 노동법 보호 밖에 있었던 1,0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노동권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명 후보도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가)’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누구나 공정한 노무제공계약을 체결하고 일터에서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으며, 안전과 보건에 대한 보호, 모성보호, 직업능력개발 지원 등 보편적 권리를 보장받을 원칙을 법 제정으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기존 노동법을 건드리지 않고 새로운 법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공약에 대해 민주노총은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고속도로를 놔두고 돌아가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따로 법을 만들어 해결할 것이 아니라 현재 노동자의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상의 정의규정을 확대하면 된다”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며 현재의 법과 제도 안에 존재하는 대상에 대한 차별 규정을 삭제하면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노동관계법 제·개정 공약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다만 후보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확대에 대해서는 단계적 찬성 의견을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해 12월 한국노총과 간담회에서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대원칙은 찬성한다”며 “어느 부분까지 시행할 것인지는 실태를 잘 확인해서 사회적 합의나 절차를 존중해서 진행해 나갔으면”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철수 후보도 ‘2022 대선 불평등 끝장넷’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필요하나, 약 80%를 차지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을 관리·감독할 행정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현실, 코로나19로 산업계와 노동계 전반이 타격이 큰 상태를 감안해 고용노동부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결과를 살펴보며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단축
주4일제와 주4.5일제
윤석열 후보는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1년 평균으로는 주 52시간제를 시행하지만, 3개월이나 6개월 단위 등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11일 신년 기자회견 전 인천 남동공단을 방문해 “주 52시간은 1년 평균으로 유지하되 집중적으로 일해야 할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좀 줄여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철수 후보도 윤석열 후보와 입장이 비슷하다. 안철수 후보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주 52시간 근무는 나라가 발전하면서 가야 하는 방향이지만, 너무 경직된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냈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기업의 생산성을 위해 유연성을 말했다면, 심상정 후보의 노동시간 유연성은 쉴 권리에 초점을 둔다. 심상정 후보는 ‘주4일제’와 ‘생애주기 노동시간 선택제’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노동시간 단축은 워라밸을 되찾고,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근무체계를 주4일 근무제(주 32시간 근무)로 전환하고,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를 도입해 누구든 육아, 돌봄, 학업 등 필요가 생길 때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겠다는 게 심상정 후보의 공약이다.
이재명 후보는 주4일제 대신 ‘주4.5일제 단계적 도입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공약했다. 법으로는 노동시간 단축을 명시하지 않고, 주4.5일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이다. 더불어 이재명 후보는 포괄임금 약정 제한과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지시 금지 등 초과노동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두 후보 모두 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다. 심상정 후보의 주4일제는 전 산업의 근무체계를 한꺼번에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공약은 주4.5일제를 도입하는 곳에 대한 지원이다. 작은 사업장에서는 주5일 노동이 그대로 유지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만 주4.5일제가 먼저 시행될 가능성도 높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도 “미래사회에서 지향해야 할 핵심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주52시간 근무제도 잘 안 된다. 어떻게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끌고 갈 것이냐의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계획은 없어보여서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 일부와 공기업만 혜택을 받는 게 당분간의 현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격차 해소 방안
① 노동시장 이중구조
초기업교섭을 정부 차원에서 촉진하고, 단체협약의 적용범위와 효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노동계에서 나온다. 조직된 노동의 단체협약을 미조직 노동자에게도 확대 적용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에서다. 심상정 후보는 이 주장을 공약으로 받았다. 노동자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 확장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지역과 업종에서 1/4 이상의 대표성을 지닌 협약이 마련되면 해당 노동자들에게 의무 적용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후보도 초기업단위 교섭활성화를 유도하고, 단체협약의 적용범위와 효력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른 대선후보들은 이 의제를 공약으로 발전시키지 않았다. 초기업교섭 촉진 및 제도화, 단체협약 효력확장제도 실질화에 대한 후보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후보 측은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제20대 대선 후보 한국노총 정책 평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밝혔다.
② 비정규직
비정규직과 관련, 이재명 후보는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법에 명시하겠다고 공약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서는 경기도에서 1년 미만 단기 계약직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비정규직 공정수당’을 중앙행정 및 공공기관에 확대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공정임금위원회’를 설치해 직무에 대한 객관적 가치평가, 고용 평등임금 공시제, 표준임금체계를 도입해 임금제도의 종합적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도 마찬가지로 비정규 노동자를 대상으로 ‘평등수당’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업이 단기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계약종료수당을 노동자에게 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심상정 후보의 ‘평등수당’이 이재명 후보의 ‘비정규직 공정수당’과 다른 점은 정부가 아닌 기업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공정수당은 복지에 가깝지만, 평등수당은 기업이 비정규직을 고용해서 실익을 얻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심상정 후보는 주 15시간 미만 노동을 없애는 ‘최소노동시간보장제(주 15시간)’를 도입하고, 임원들의 지나친 임금을 제한하는 최고임금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의원의 임금은 최저임금의 5배, 공공기관 임원은 7배를 넘지 않도록 하고, 이 기준을 넘는 민간기업 임원의 경우 고율의 소득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다.
③ 젠더
일터에서 젠더 격차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후보는 심상정 후보가 유일하다. 심상정 후보는 성평등임금공시제를 실시하고 성평등교섭을 의무화해 성별 임금 격차, 육아지원, 교육 및 승진 기회 균등,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 등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건드리지 않은 안전·건강 공약
심상정 후보는 “산재사망을 없애기 위한 모든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상정 후보의 공약에는 하청과 원청 기업주를 공동의 경영자로 규정하고, 경영자의 책임을 명료하게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재명 후보도 지난해 12월 “땀 흘려 일하는 시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노동의 결과가 죽음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하며 노동안전보건청 설립, 원청과 하청을 통합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존의 중대재해처벌법을 손보지 않고 따로 안전과 관련된 노동행정부서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전체를 관통하는 안전·건강공약 대신 소방공무원만의 일터에 집중했다. 윤석열 후보는 7일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을 조문하고 “더 이상 소방 안전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최첨단 위치추적 장비를 완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공개한 ‘소방공무원 심신건강 예산 확대 심쿵공약’에서는 소방공무원들의 마음건강을 위해 마음건강 강화프로그램 운영예산 250억 원 확보와 국립소방병원·소방심신수련원 건설을 공약했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기타 노동 공약으로는 이재명·심상정 후보의 교원·공무원 정치활동 보장이 있었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는 지역의 노동행정을 강화하는 공약을 몇 개 더 내놓았는데, 현 근로감독 제도를 지역과 연계할 방안을 찾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에는 대다수 후보가 미온적이다. 이재명 후보는 26일 노동공약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타격받을 영세자영업자라든지 한계기업에 대해 지원방침을 해놓고 했으면 충격이나 타격이 적었을 텐데 너무 급격하게 하는 바람에 을 간의 전쟁이 벌어졌다”며 “노동법 확대적용에 따라 압박을 받을 영역에는 일정한 지원·회피·전환 정책을 적용해가면서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지 않게 서서히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도 “향후 최저임금은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야 한다”며 “1∼2개월 단위로 평균을 내 유연하게 적용하는 근로조건을 노사가 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심상정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했다. 소상공인에게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충분히 제공하면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게 심상정 후보의 입장이다.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460
[커버스토리⑥] ‘양질’의 일자리 규정하는 건 ‘노동’ (참여와 혁신, 백승윤 기자, 2022.02.07 10:35)
K자형 경제회복...“양질의 노동 실현할 사람 중심 정책 필요”
“불평등 불러온 한국 성장 방식 바꿔야”
대한민국의 5년, K자형 회복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461
[커버스토리⑦] 노동법에 뚫린 구멍 메워야 할 5년 (참여와 혁신, 강한님 기자, 2022.02.07 10:38)
일하는 사람 모두 노동법 적용·초기업교섭 등 과제 산적
새 정부에서 노동관계법 개정 주요의제로 띄워야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지도 70년이 다 돼 간다. 70년 동안 근로기준법은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기준이 돼 왔다. 대표적인 예외가 5인 미만 사업장이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가의 근로감독 능력의 한계를 아울러 고려하면서 근로기준법의 법규범성을 실질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입법정책적 결정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있다(헌재 1999.9.16. 선고 98헌마310)”는 판단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에는 전제가 있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는 “근로기준법의 확대 적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력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주52시간제와 대체공휴일법, 중대재해처벌법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됐다. 단적으로 고용노동부의 ‘2020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통계’에서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중 35.4%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였고, 작은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이 있음에도 국회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법 적용을 제외했다.
노동법에서 배제된 건 작은 사업장 노동자뿐만이 아니다. 늘어가는 특수고용노동자도 노동법상 근로자 개념에 포섭되는지 여부를 다퉈야 한다. 사용자와 전통적인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재택·원격으로 노동을 하거나, 임금이 노동시간에 비례하지 않는 노동자들 등이다.
또한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지난해 기준 14.2% 수준이다. 미조직 노동자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는 조직된 노동의 단체협약이 다른 사업장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의 노동조건은 교섭을 통해 나아지는데,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은 그대로라면 둘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때문에 노동계는 기업별 교섭을 넘어서는 초기업교섭을 법제화하고, 단체협약의 효력을 확장해 더 많은 노동자들이 교섭 테두리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주장은 향후 5년 실현될 수 있을까.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19일 <‘위기의 시대, ‘의료 불평등 해소’, ‘정의로운 건강 대전환을 위한’을 위한 D-50 대선쟁점 토론회>에서 “노동 없는 대선만이 아니라 ‘집단적 노사관계개혁 논의가 없는 대선’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노동자를 위해 무엇을 해주겠다는 시혜성 공약을 넘쳐나는데, 조직 노동과 함께 집단적 노사관계 개혁을 통해 전체 노동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근로기준법에 모든 노동자 포함하기
다시 되짚어보자. 우리나라의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핵심 조항이 대부분 적용되지 않는다. 정당한 이유 없이도 해고될 수 있고, 부당해고라는 개념이 없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이 불가능하다. 장시간 노동해도 연장근로수당이 미지급되고, 휴일에 일해도 휴일수당이 나오지 않는다. 연차수당도 지급되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다고 해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 노동부장관에게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노동법에서의 차별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열악한 삶으로 몰아넣었다. 이현우 권리찾기유니온 부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일부만 적용하도록 만든 법 때문에 부당하게 해고를 당해도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노동자성을 국가로부터 철저히 부정당하는 경험이었다”면서 “국가는 노동자의 노동권을 무시하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을 거냐는 질문에 정치인들은 제대로 된 답을 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부위원장은 권리찾기유니온을 만나기 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4번의 해고를 당했다.
이 같은 문제는 근로기준법 제11조를 개정하면 풀린다는 게 노동계의 의견이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적용 범위인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는 문장을 삭제하면 된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와 사용자 개념이 협소하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돼 왔다. 다양한 고용형태를 가진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이 포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하는 사람을 기존 노동법 체계로 포섭하는 것은 전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EU는 2019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근로조건에 관한 지침’을 내리고 유럽연합 내 플랫폼 노동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고용형태에 ▲서면으로 된 근로조건 등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의무적 훈련을 무료로 받을 권리 ▲단체협약 체결권 등을 보장하도록 했다. 모든 EU회원국은 올해 8월 1일까지 이 지침을 수행할 의무를 가진다. OECD도 2019년 “고용 상 지위와 상관없이 노동법상 권리와 각종 보호기제가 회색지대 노동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확대”하고 “노동관계법상 근로자 범주를 확장해 회색지대 노동자가 포섭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기존 노동법에서 비정형 노동자들을 포괄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조 1호인 근로자의 정의와 2호 사용자의 정의를 확장하면 된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2조 1항 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으로는 사업장에 종속되지 않은 자, 고용관계와 유사한 계약으로 수입이 발생하는 일하는 사람을 포괄할 수 없다. 그래서 제2조 1호에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문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더불어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 해당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와 “그밖에 노무수령자로서 이 법에 의하여 사용자 지위를 인정할 필요가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사용자가 되면 된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전통적인 노동법 체계에서 이야기하는 노동자 개념에서 확대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노동법적 보호 장치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가 화두다. 노동자 범주에 들어오지 않았던 사람들을 어떻게 공식부문으로 끌어올릴지 우리 사회와 다음 정부가 정리해야 할 문제다. 지금 여론에서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다음 정부에서 핵심 이슈로 부각이 될 것”이라며 “다음 정부에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 같은 법제정을 통해 조금 낮은 수준의 사회적 최저기준을 정하는 방식을 먼저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특수고용노동자를 229만 6,775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당시 전체 취업자의 8.9% 비중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도 2019년 통계청 사업체조사 기준 587만 7,000명이다. 전체 사업체 종사자의 26.5%에 해당하는 숫자다. 새로운 법을 제정해 테두리 밖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는 공약이 20대 대선에서 나온다. 그러나 새로운 법은 기존의 노동법보다 낮은 수준의 권리보장으로 제정될 수도 있다. 이는 또 다른 차별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일 수 있다. 노동법을 손보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키워드
초기업교섭·단체협약 효력확장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장기적으로는 고용형태가 계속 다변화돼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할 것이고, 향후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와중에 우리나라 이중노동시장 해소 문제도 있다. 격차 해소는 우리나라의 여전한 지상과제인데, 그걸 어떻게 할지 현 상황에서 요원하다”고 말했다.
2021년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장 높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조직률은 14.2%다. 낮은 노동조합 조직률과 기업별교섭체제로는 노동조합 있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와의 격차도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안으로 기업별 교섭을 넘은 초기업교섭을 정부 차원에서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OECD도 2019년 산별교섭에 대해 “임금불평등을 줄이고 기업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플랫폼 노동의 등장 등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노사 모두가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노동조합법 제30조 3항을 개정해 정부의 초기업 교섭에 대한 노력을 명시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기업·산업·지역별 교섭 등 다양한 교섭방식을 노동관계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에 따른 단체교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신설 2021년 1월 5일, 시행일 2021년 7월 6일)”는 내용이다.
이 조항에서 그치지 않고, 산별노조가 요구할 시 사용자가 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여하자는 게 노동계의 요구다. 실제로 교원노조법 제6조 1항에서는 “사립학교 설립·경영자는 전국 또는 시·도 단위로 연합해 (노동조합과의) 교섭의 응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을 노동조합법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 초기업교섭을 활성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영기 교수는 “초기업교섭은 노동조합 내부의 합의가 먼저라고 본다. 대기업들은 산별교섭으로 묶이면 임금이 앞서있기 때문에 항상 하후상박으로 갈 수밖에 없다. 대기업노조의 동의가 먼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초기업교섭을 법으로 강제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업교섭 활성화에는 노동조합과 정부의 역할이 함께 강조된다. 차기 정부는 초기업교섭에 대한 미조직 노동자들의 관심을 법 개정을 통해 유도할 수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 제35조와 제36조에서는 단체협약에 대한 일반적 구속력과 지역적 구속력을 규정한다. 일반적 구속력 조항은 사업장 내에서 노동자 절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을 적용받을 때 다른 노동자에 대해서도 해당 단체협약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지역적 구속력은 한 지역에서 종업하는 노동자 3분의 2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을 적용받을 때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같은 지역에서 종업하는 노동자와 사용자에게 해당 단체협약을 적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일반적 구속력과 지역적 구속력 조항을 개정해 더 많은 노동자가 조직된 노동자의 단체협약을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의견이다. ▲기업의 노동자 절반 이상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 내용 중 근로대가성 임금을 제외한 가족수당, 복지수당, 휴일휴가, 복리후생, 안전보건 등을 간접고용 노동자와 자회사 노동자에게도 확대 적용 ▲산업·업종·지역단위에서 체결된 단체협약(초기업협약)에 대해서도 노동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해 산업·업종·지역의 모든 노동자에게 확대 적용하도록 개정하는 것 등이다.
민주노동연구원은 “단체협약 적용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 구속력 제도 및 효력 확장제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체결 성과로 협약 체결 사용자의 모든 노동자에게 효력이 미치게 되므로 노동조합 교섭활동에 대한 미조직 노동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다”며 “특히 단체협약 효력확장이 활성화되면 기업 수준 단체교섭에서도 효력확장을 전제로 한 단체교섭 의제 확장이나 원청사용자 공동교섭, 지역 집단교섭과 같은 초기업 교섭전략도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업교섭을 촉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초기업교섭과 단체협약 효력확장제도 재조명>, 이창근·권혜원·김미영·박주영·정경은·정흥준, 민주노동연구원, 2021).
노동관계법 제·개정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처럼 준비 없이 선언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최영기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정책을 발표할 때 상당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유세하듯이 정책의 대상을 직접 앞에 놓고 선언을 해 버렸다. 그렇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푸느라 정책적 에너지를 쏟고, 막상 민간부문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많이 못 했다”며 “다음 대통령에게는 찬 이성과 더운 가슴이 필요하다. 지금은 수면 아래 있지만, 노동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굉장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전략적이고 냉정하게 정치를 설계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20대 대선에서 노동관계법·노사관계 정책은 적극적으로 이야기되지 않는 상황이다. 노동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은 없고, 새로운 법을 만들어 노동자들을 법 테두리 안으로 넣겠다는 공약만이 나왔다. 초기업교섭과 단체협약 효력확장도 ‘약속’에서 더 구체화되지 못했다. 5년 전과 같이 선언만 반복된다면 향후 전망도 어둡다. 작은 사업장·비정형 노동자가 노동법에서 배제된 현실, 노동관계법 제·개정을 언젠가 하겠다는 대선 후보들의 다짐, 그 다음이 필요하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30256.html
노동·복지 대선 공약 “내용보다 실행이 중요” (한겨레,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2022-02-08 17:13)
8일 지식인선언네트워크 대선 공약 토론회
“역대 정권에서 친노동 공약은 이행 잘 안돼
정부의 노동·복지 공약 실행 능력 중요”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중세력 배제해 개혁 실패
개혁 위해 진보정당·노동계와 연대 필요“
플랫폼 노동의 기본권 보장 확대
돌봄의 성평등 문제 해결 등 제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노동·복지 공약은 이름만 가리면 누구의 공약인지 쉽게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고 장황하다. 두 후보 모두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완화와 5대 돌봄 국가책임제 등에 동의한다. 그러나 역대 정권을 보면 노동·복지 공약은 내용보다 실천 의지가 문제였다. 진보 성향 지식인들은 “대선 공약들 가운데 친자본 공약은 이행 가능성이 매우 높았지만 친노동 공약의 이행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다”(조돈문 카톨릭대 명예교수)며 노동 공약의 성실한 이행을 강조했다.
진보성향 지식인 모임인 ‘지식인선언네트워크’(공동대표 이병천 강원대 명예교수)가 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연 ‘2022년 대선 노동·복지 정책을 묻는다’ 토론회에서 조돈문 교수(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전히 비정규직 비중 확대, 위험의 외주화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자본-노동소득분배율과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가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는데도 2022년 대선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노동 의제들이 주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은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플랫폼 사업체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일거리를 배분하고 노동자를 관리하며 노동조건을 결정하면서도 사용자의 책임과 의무는 회피한다. 이로 인해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노동조합법과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개념 정의를 확대해 플랫폼을 포함한 특수고용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 후보의 당선이 윤 후보보다 비정규직 정책 공약들의 이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관련 핵심 공약들을 거의 이행하지 않아서 형성된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신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의 비정규직 공약 이행은 전반적인 사회 ·경제 분야 개혁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동맹 ·연대의 사회세력이 필요하다”며 노동계와 진보정당의 연대를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퇴진과 촛불 대선을 불러온 민중세력을 배제함으로써 개혁의 동맹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결국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적폐세력에 굴복”해서 개혁에 실패했다는 게 조 교수의 진단이다.
일자리 정책 관련 발제에 나선 나원준 교수(경북대)는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전 세계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정의로운 전환이 되려면 일자리 국가책임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를 비롯한 기간산업, 공적자금 투입 사업장 , 돌봄이나 보건과 같은 필수 영역의 경우 민주적 통제에 기반한 공적소유로 전환해 공공부문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민간부문은 국가재정 투입을 통한 고용유지 지원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통한 직무전환 지원,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복지정책 관련 발제로 나선 김형용 교수(동국대)는 “기후위기, 가족구성 회피, 불평등 악화, 고용 상실과 함께 돌봄의 위기가 일어나고 있다. 돌봄의 공공성 강화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권혜원 교수(동덕여대) 플랫폼 노동과 관련해 “플랫폼이 일정한 통제를 행사하고 있다면 플랫폼을 사용자로 간주한다는 유럽연합(EU)의 플랫폼 노동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유럽연합 지침은 플랫폼이 노동자의 보상 수준을 결정하거나 작업 성과를 감독하는 등 노동자의 자유를 제한할 경우 플랫폼을 사용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돼 있다. 황선웅 교수(부경대)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대응은 공공부문 강화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탄소 배출을 많이 한다고 민간기업을 공적 소유로 할 수 없지 않느냐. 이에 대한 담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난주 교수(대구대)는 “여전히 돌봄은 여성이 가족 안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돌봄의 성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식인선언네트워크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 민주노동연구원,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지식인선언네트워크는 촛불시민들의 열망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사회경제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것을 지속해서 촉구해왔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20817500354221
지식인들 "주요 대선 후보들 노동·복지 공약 부실하다" (프레시안, 한예섭 기자 | 2022.02.09. 09:00:29)
토론회 '대전환기, 노동·복지정책을 묻는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2092034005
공약은 희미, 공방은 실종…한 달 앞두고도 ‘노동 없는 대선’ (경향, 이혜리 기자, 2022.02.09 20:34)
노동정책
20대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한 달 남겨 놓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 노동 공약과 공방은 실종됐다. 19대 대선 때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고 최저임금 1만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 공약을 앞세운 것과 비교하면 이번 대선은 가히 ‘노동 없는 대선’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노동자들 삶은 더 척박해지고, 플랫폼 노동자 등 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넓어져 노동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노동계에선 말한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6~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각 캠프에 노동 공약에 관한 질문지를 보냈다. 이·심·안 후보는 답변서를 보내와 그 내용을 분석했다. 윤 후보는 수차례 요청에도 9일 현재까지 답변서를 주지 않았다. 윤 후보는 노동 공약 발표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윤 후보 공약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고, 언론에 보도된 공개 발언과 캠프가 한국노총에 낸 자료 등만 제한적으로 참조했다.
https://img.khan.co.kr/news/2022/02/09/khan_hDgI2J.webp
■‘일하는 모두’의 권리 보호
온라인 플랫폼 중개를 통해 일감과 급여를 받는 플랫폼 노동은 새롭게 등장한 노동 형태다. 택배기사처럼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도 있다. 문제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로 인정되지 못하면서 법적 보호에서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선 후보들은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이 후보), ‘일하는 모든 사람의 보호를 위한 기본법’(윤 후보), ‘일하는 시민을 위한 기본법’(심 후보)과 같이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존의 노동법 체계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취지는 동일하다.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규정하고, 공정한 계약 원칙 등을 명시하는 내용이다.
기본법 외에 이 후보는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 및 근로자 개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사용자에게 종속돼 있는 플랫폼 노동자가 개인사업자로 잘못 분류되는 것이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근로감독 행정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관계법상의 노동자로 추정하고, 이를 부인하려면 기업이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의견 표명에 찬성한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는 별도 입법을 통해 노동자성 판단 기준을 완화하거나 입증책임을 전환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 개념을 ‘직업의 종류 또는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거나 제공하려는 사람’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가 실질적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법의 사용자 및 근로자 개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를테면 택배노조의 경우 현재 노조 설립은 했지만 택배사인 CJ대한통운과 교섭하지는 못하고 있다.
안 후보도 기본법 제정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형화되지 않은 노동 형태가 계속 나타나는 상황에서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로 인정되면 법상 보호를 받고,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으면 법상 보호에서 아예 배제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안 후보는 “산업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근로자·사용자로 나누는 이분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입법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산재 예방 예산 2조원으로 증액
‘노동안전보건청’ 설립도 추진
‘국민 생명 업무’ 정규직 법제화
공공 비정규직 ‘공정수당’ 지급
윤석열
노사 합의로 노동시간 유연 활용
재택근무 등 시간 선택권 늘려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 언급
구체적 정책 내용은 공개 안 돼
심상정
1호 공약 내세운 ‘주 4일제’ 주목
육아 등 맞춰 노동시간 유연 선택
감정노동 등 직업병 인정 기준 확대
산업현장 ‘위험의 외주화’는 금지
안철수
국가, 산업안전 관리감독 지나쳐
처벌보다 업체 자율적 예방 필요
법정 노동시간 단축은 매우 신중
초과근로는 금전 아닌 시간 보상
■산재 대응 주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산업재해 사고 감축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후보들은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없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지만 기업에 재해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로 지울지에 대해선 온도차가 있다.
이 후보는 “중대재해를 방치하거나 책임이 있는 경우 그 이익을 보는 경영주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재 발생 비율이 높은 50인 미만 사업장을 집중 점검하고, 영세사업장에 대한 안전 지원을 위해 산재 예방 예산을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노동안전보건청 설립도 눈에 띈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노동계 주장에 대해서는 “법 시행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해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이다.
윤 후보는 산재 관련 공약을 발표한 게 없다. 다만 처벌보다는 예방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대재해법에 대해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는 법”이라며 “합리적으로 설계해 기업 하시는 데 걱정이 없도록 하고, 산재 예방에 초점을 맞춰 근로자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5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재보험 청구절차를 개선해 환자가 아니라 의료기관이 직접 산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특수고용 노동자·해외파견 노동자·농민·자영업자 등을 포함하는 전 국민 산재보험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감정노동이나 공황장애, 심야노동 수면장애 등 직업병 인정 기준을 넓히고, 산업 현장에서 ‘위험의 외주화’는 금지한다. 생명·안전 업무는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위험 작업은 2인 1조로 하도록 하는 것이다.
안 후보는 사업장의 자율적 예방에 방점을 찍었다. 현재의 산업안전 보건 체계는 지나치게 국가의 관리감독에 매몰돼 있고 처벌 위주로 흐르고 있는데, 이는 단기·일시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위험을 만드는 주체가 그 위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을 대원칙으로, 현장에서 스스로 산업안전이 작동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이행을 감시하고 문제점을 보고하는 내·외부 인원(안전 관리자) 배치를 강화하고, 국가의 관리감독은 이 같은 인원을 두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시간 단축
노동 의제가 실종된 이번 대선에서 그나마 주목을 받은 공약은 심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주 4일제’다. 한국은 연간 노동시간이 2019년 기준 1967시간으로 OECD 국가들 중 두 번째로 긴 장시간 노동국가다. 이 후보도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냈다.
심 후보의 주 4일제 방식은 시간을 줄이거나(주 35~40시간), 시간 단축 없이 업무 조정 또는 점심시간 유급화 등으로 열려 있다. 이 후보는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선도적으로 시행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게 하나의 방안이다. 노동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주 52시간을 시행했지만 특별연장근로를 승인하는 등 실제로는 주 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적용 제외와 특례업종 관련 규정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또 연차휴가 일수와 소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쉬는 게 좋다” 발언으로 시대착오적 노동관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노사 합의에 기반해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내왔다. 지난해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주 52시간을 1~2개월 단위로 평균을 내 유연하게 적용하는 노동조건을 노사가 협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노총에 낸 자료에서는 전일제-단시간 노동 전환 신청권을 확대하고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는 등 노동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늘리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주 4일제 외에 연차휴가를 현행 15일에서 25일로 확대하고, 1년을 근무해야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현재 기준을 6개월로 줄여 근무기간에 비례해 연차휴가를 즉시 누릴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했다. 또 누구든 육아, 돌봄, 학업 등 필요가 생길 때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를 도입한다. 급여 감소 우려와 초단시간 노동자 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소 노동시간 보장제와 평등수당 제도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법정 노동시간 단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워라밸을 확보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여러 비용 증가로 기업이 신규 채용을 늘리지 않고, 노동자 입장에서도 임금 감소를 감당하게 돼 문제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일부 기업에서 임금 감소 없는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아주 일부이며 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유연근로제를 활용한 워라밸을 도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또 초과근로를 금전 보상이 아니라 시간 보상으로 받는 독일의 ‘근로시간 계좌제’를 통해 초과근로를 줄이겠다고 제시했다.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지난해 10월 정부 공식 통계에서 처음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800만명을 넘는 등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 후보는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고용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특히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결된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이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와도 연결돼 있다. 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노동계에서 비판하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도 가능한 방안이라고 봤다. 기존 파견·용역회사보다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후보는 한국노총에 보낸 자료에서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를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해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으로 언급한 바는 있다. ‘청년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고용 원칙이라는 큰 틀에서 이 후보와 같으면서도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등 입법 과제들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평등수당을 지급하고, 기업이 단기로 노동자를 고용한 뒤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계약종료 수당을 지급하도록 해 비정규직 고용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주 16시간 이상의 최소 노동시간 보장제를 통해 불안정 노동을 줄이고, 사회보험료를 감면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증가시키는 방안도 있다.
안 후보는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비정규직의 사용 사유를 무조건 제한하면 풍선효과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에 따라 사용 사유보다는 사용 유인을 제거해 비정규직 남용을 줄이고 격차 해소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본다. 그 방법으로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비정규직 남용은 정규직 과보호에 대한 반대작용으로 발생한 측면이 있다면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전제로 한 고용유연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과 관련해선 이 후보와 안 후보는 단계적·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심 후보는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 윤 후보는 이는 부작용이 클 수 있고 논의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집권 후 법 개정 추진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353
“노동조합은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미국 정부 (매노, 윤애림 노동권 연구활동가, 2022.02.10 07:30)
“우리는 노동자 조직화와 단결력 강화가 중산층 증가, 사람을 우선시하는 경제 건설 및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믿는다.”
지난 7일 ‘노동자 조직화와 단결력에 대한 백악관 태스크포스’(백안관TF)가 발표한 보고서의 첫 문장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 시기에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노동법 개정을 과제로 제시한 미국노총의 요구를 공약에 포함시켰다. 이를 구체화한 ‘노조할 권리 보호법’(Protecting the Right to Organize Act), 이른바 ‘프로 액트’(Pro Act)를 의회에 발의했다. 또 20여개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백악관TF를 구성해 해리스 부통령에게 의장을 맡겼다.
백악관TF는 노동자 조직화, 단체교섭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부기관의 정책 및 관행을 파악하고 법 개정 없이도 행정부가 계발할 수 있는 노조 조직화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예를 들면 이번 보고서에는 연방정부와 위탁계약을 맺은 업체에서 노동자 조직화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개선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미국은 설립신고제가 없어 노조를 조직하거나 가입하는 것은 자유지만, 노조가 단체교섭권을 가지려면 해당 교섭단위의 노동자 과반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 사용자가 노조가입을 반대하는 설득행위를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된 부당노동행위는 아니다.
미국의 많은 사용자들이 이런 반노조 캠페인을 하기 위해 노조파괴 전문가나 법률사무소와 자문계약을 맺고 노동자들에 대한 면담, 사내 언론 등을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런 반노조 캠페인은 불법,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6~2017년 치러진 교섭대표노조 승인투표 중 41.5%에서 사용자가 불법을 저질렀고, 노조파괴 컨설팅에 연간 3억4천만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백악관TF 보고서는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업체가 노조파괴 컨설팅을 활용하는 경우 언제든지 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감독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연방정부의 사업장에 노조 조직가가 출입해 노조가입을 권유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데,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일하는 사업장에서도 조합활동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번 보고서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관해 잘 알 수 있도록 하고 부당노동행위를 당한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의 반노조 캠페인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감독하고 노조와 단체교섭에 관한 정보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 노동부 장관은 “단체교섭권 보장은 경제 전반적으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의 핵심 요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연일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보도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에도 믿음이 가지 않는 요즈음이다.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에 대한 진지한 공약은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적폐세력 민주노총 척결’이란 위헌적 노동혐오 발언마저 거침없이 쏟아진다. ‘촛불 정부’ ‘노동존중 정부’를 내걸었던 문재인 정권은 임기 동안 노조할 권리와 단체교섭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원청과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은 현행 판례와 배치된다”는 식의 견강부회를 늘어놓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이 왜 노동기본권 보장에 이토록 소극적 내지 적대적이었는지에 대한 평가 없이는 주요 후보들의 노동공약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정당이 다수를 점했던 국회에서 왜,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와 단체교섭권 보장을 위한 법안은 논의 테이블조차 올라가지 못했는가에 대한 평가 없이는 진보진영의 대선 요구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촛불 정부’에서 민주노조운동은 노조할 권리 보장,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합이 되기 위해 어떤 진지한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성찰 없이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bi_pidx=33850
[노동공약을 한눈에] 대선 후보들이 그리는 ‘노동’ (월간노동법률, 이동희 기자, 2022-02-14 07:42:00, 2022년 3월호 vol.370)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 지금도 대선 레이스에서 완주를 선언한 후보들의 정책 공약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 중 노동 공약은 대선 초기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노동 없는 대선'이라는 비판이 강했지만, 현재는 각 후보들의 공약 발표와 발언 등을 통해 노동 공약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노동 공약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 일터를 넘어 국민의 일상과 행복,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대선 레이스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의 노동 공약을 점검했다.
이재명, 6대 노동정책 공약으로 한국노총과 '정책협약'까지
'노동존중'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노동존중을 넘어 노동행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월 26일 열린 노동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국민의 노력으로 경제는 세계 10위의 강국이 됐지만 일하는 사람의 권리와 노동 환경은 세계 10위 경제대국의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불안과 차별받는 노동자, 생명이 위태로운 일터, 부끄러운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일하는 모든 사람 보장 강화 ▲노조 할 권리 보장 ▲비정규직 고용안정 및 차별 해소 ▲중대산업재해 감축 ▲주4.5일제 도입 ▲일자리 정책 대전환 등의 6대 노동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약으로 '일하는사람권리보장기본법' 제정을 공약했다. 여전히 노동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이 일터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고, 사회안전망 같은 보편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원칙을 세우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이어지는 또 다른 공약인 '노조 할 권리 보장'에서는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및 근로자개념을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정규직 고용안정 및 차별 해소를 내걸었다.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업무의 정규직 고용원칙을 법에 명시해 기업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고,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를 위해 1년 미만 단기 계약직 노동자에게는 고용 불안정성에 비례해 추가 보상하는 경기도 '비정규직 공정수당'을 중앙행정 및 공공기관에 확대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중대산업재해 감축 공약은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노동안전보건청을 설립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근로감독 협력을 강화해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산재예방을 집중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원하청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어 노동시간 단축 공약으로는 주4.5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주4.5일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포괄임금 약정 제한과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지시 금지 등 초과노동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일자리 정책 대전환'을 밝히며 정의로운 전환 컨트롤 타워 설치, 교육훈련과 이직ㆍ전직 서비스 지원, 공공서비스 일자리 확대, 공공 취업 지원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대전환기 일자리 소멸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노동계 내부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노동 공약이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정책과 비교했을 때 방향성 측면에서 큰 차별점을 찾아보기 힘들고, 임기 내 이행 여부를 가늠하기엔 세부 내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다만, 일하는 모든 사람 보장 강화, 노조 할 권리 보장, 비정규직 문제 해결, 중대산업재해 감축 등 큰 틀에서 노동계의 주요 목소리가 공약에 담겼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공식적으로 발표한 노동 공약을 찾아보기 힘든 이번 대선에서 청사진을 비교적 명확히 밝힘으로써 이재명 후보가 그리는 노동정책이 어떤 모습인지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노동 공약을 바탕으로 이 후보는 한국노총과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권리 보장, 헌법상 노동기본권 온전한 보장, 노동자 경영참가 및 노동회의소 제도 도입 등 12대 이행 과제가 담긴 정책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윤석열, '주52시간제ㆍ중대재해처벌법' 개편 주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노동 공약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재명 후보와 비교했을 때 노동계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초반에는 '주120시간', '주52시간제 폐지'와 같은 반노동 발언으로 노동계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공무원ㆍ교원 타임오프 제도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노동 관련 행보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의 노동 공약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제 개혁과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망 강화 등이 주요 방향이다. 윤 후보가 밝힌 주요 노동 정책은 일하는사람을위한기본법 제정,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추진 등이다.
일하는사람기본법은 현행 노동관계법 밖에 있는 플랫폼 종사자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제안된 법이다. 전통적인 고용관계만을 규정하는 기존 근로기준법으로는 이들을 포괄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정형 노동자까지 '일하는 사람'으로서 보호하자는 취지다.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는 동의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지난 3일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노동자의 기본권에 관한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면서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은 노동기본권과 관련된 것은 하되 임금 지급 문제와 관련된 규정은 (사업장이) 열악하니 상황을 봐서 하자"고 발언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앞서 여러 논란이 존재했다. 지난해 중소기업과의 만남에서 "비현실적인 제도는 철폐하겠다"고 한 이후에 "주52시간제가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하면서다. 그러나 이후 "주52시간제 폐지는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결과적으로는 근로시간 유연화와 직무ㆍ성과와 연계된 유연한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등 현행 주52시간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 큰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며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월 1일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강한 메시지를 주는 법"이라고 평했다. 이어 "산업재해는 철저한 예방에 초점 맞춰야 한다"며 그간 경영계 주장처럼 예방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손질할 것을 시사했다.
심상정, "노동선진국 만들겠다" 신노동법 공약으로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노동계와 오랜 기간 두터운 관계를 쌓아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가장 친노동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후보로 분류된다. 심 후보는 지난해 주요 대선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신노동법을 통해 대한민국을 당당한 노동선진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심 후보는 일하는 시민 모두가 노동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하는시민기본법'을 불평등ㆍ양극화 해소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소상공인 등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에게 노동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주4일제를 공약으로 밝혔다. 고실업 상태에 빠진 한국 사회에서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서 주32시간을 골자로 하는 주4일제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생애주기별 노동시간선택제'를 통해 누구나 육아, 돌봄, 학업 등 필요가 생길 때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겠다며 이때 시간당 임금, 근로조건, 승진. 사회보험 보장 등에서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선 평등수당과 최소노동시간보장제를 실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업이 단기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계약종료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비정규직이 얻은 손실 보전용으로 보상수당을 실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초단시간 노동자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노동자에게 주당 최소 15시간 이상의 노동시간을 보장하는 '최소노동시간보장제'를 제안했다.
최저임금 인상도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심 후보는 "어느새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의 기준임금이 됐다"면서 최저임금을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소상공인에게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제공해 최저임금 인상을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민 일자리보장제 제도화와 평생학습 자기계발계좌제 도입은 실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공약이다. 심 후보는 "일을 원하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며 "민간과 공공일자리에 더해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각 지자체별로 일자리보장센터를 구축해 지역사회 안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산재사망 사고를 없애기 위해서는 하청과 원청 사업주를 공동 경영자로 규정하고, 경영자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상병수당 조기 시행에도 힘을 실었다. 심 후보는 "대기업, 공공부문 등 일부 노동자는 단체협약을 통해 유급병가를 누릴 수 있지만 아무런 의지처가 없는 불안정 노동자들은 아파도 쉬지 못한다"며 "질병으로 일하지 못할 경우 소득을 보전하는 상병수당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더 유연한 주52시간제' 필요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현재까지 윤석열 후보와 마찬가지로 노동 공약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노동계가 안 후보에게 질의하고 받은 답변서와 언론 인터뷰, 그간의 발언 등을 종합해봤을 때 몇 가지 노동 이슈에 대한 그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더 유연한 주52시간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주52시간 시행이라는 방향성엔 공감하지만 너무 경직된 채로 시행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1월 6일 <케이비에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주52시간 근무는 나라가 발전하면서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보지만, 그게 너무 경직된 건 옳지 않다"며 "회사에 자율권을 주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병수당을 요구하는 노동계 정책질의서에는 "상병수당 제도 취지엔 공감하지만, 건강보험 재정 문제로 당장은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지난달 17일 공개한 의료정책 현안에 관한 안 후보 측 답변에 따르면 안 후보는 "상병수당 실시에 앞서 건강보험료 또는 세금 인상에 대한 국민 설득과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상병수당의 경우 정부 공모를 통해 올해부터 3년간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노동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질병ㆍ부상으로 일하기 어려운 경우 일 4만1860원(최저임금의 60%)을 지급한다.
노동계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인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에도 여러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로선 5인 미만 사업장을 관리ㆍ감독할 행정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고용노동부의 5인 미만 사업장 실태조사 실시 결과를 살펴본 후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공약을 제시하진 않았다. 다만, <한겨레> 정책질의서 답변에서 "플랫폼의 특수성을 반영한 계약에 필수적인 내용에 대한 알 권리 보장과 공정한 노무제공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불공정을 통제하여 규율하는 계약법제 방식의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2141617001
대선후보들 비정규직 정책은?…“윤석열은 인식 떨어지고, 이재명은 의지·역량이 관건” (경향, 이혜리 기자, 2022.02.14 16:17)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8개 학술·사회단체가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입장과 이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뽑은 정책 대안 30개에 대해 각 대선 후보 캠프에 찬성·유보·반대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아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먼저 심 후보는 30개 모두 찬성이었다. 단체들은 “심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심각성과 해결책의 시급성을 가장 절실하게 인식하며 강한 집행 의지를 표명했다”고 했다. 정의당은 선거 때마다 일관되게 비정규직 정책에 찬성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https://img.khan.co.kr/news/2022/02/14/l_2022022601001508900135672.webp
이 후보는 찬성 20개·유보 10개였다. 반대는 없었다. 찬성한 정책들은 상시적 업무의 직접 고용 정규직 채용 의무화, 동일가치 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처우 금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 정의 확대, 플랫폼 노동자 근로자 추정 및 입증 책임 사용자 부과 등이다. 대체로 비정규직 사용과 처우를 노사 자율에 맡기지 않고 법적으로 강제하는 정책들이다.
유보라고 답한 정책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 확대를 통해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근로자성 인정 등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들며 신중한 접근, 단계적 추진을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공약을 상당수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후보 당선 때 공약 이행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단체들은 “민주당이 지난 대선 때 파격적인 비정규직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했지만 거의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재명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신 속에서 출범하게 되는데, 정책 대안들은 사용자 저항과 노사 갈등을 수반하는 조치들이기 때문에 후보들의 진정성, 즉 정책 의지와 이행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 소위 ‘공정’ 논란에 부딪힌 상황을 염두에 두며 주춤한 모습도 있다. 이 후보는 공공부문 자회사와 민간위탁 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에 대해 ‘유보’ 입장을 표했는데, 이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때 경기도 소속의 파견·용역 노동자를 직접 고용으로 정규직 전환한 것과 모순된다는 게 단체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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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찬성 13개·유보 5개·반대 12개였다. 노사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거나, “노동법의 강행성을 완화하고 자율성을 높이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정책 대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군데서 밝혔다. 단체들은 “윤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 인식과 정책 집행 의지에서 이·심 후보에 크게 뒤진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 때 반대했던 정책을 이번 대선에서는 유보·찬성으로 바꾼 게 있다. 상시적 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 원칙,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처우 금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 정의 확대의 경우 반대 입장에서 유보 입장으로, 차별시정 신청권 확대는 반대 입장에서 찬성 입장으로 바뀌었다. 다만 한계도 있다. 단체들은 “윤 후보는 상시적 업무에 대한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원칙에 대해 반대에서 유보로 입장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법 규정에 의한 의무화보다 비정규직 사용 유인 축소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며 “직접 고용을 전제하지 않은 채 고용관행 정착 필요성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윤 후보가 찬성한 정책 대안은 향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세 후보 모두 찬성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윤 후보도 비정규직 고용불안정 수당 지급, 초단시간 노동자 차별 처우 법 규정 폐지, 차별시정 신청권자 범위 확대, 도급·파견 구분 법제화를 통한 위장도급 방지, 위험의 외주화 금지 확대 등과 같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등 노동조건 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사용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방안은 찬성하고 있다. 모든 취업자를 포괄하는 전국민 고용보험제, 전국민 상병수당 도입, 공공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사용자의 심각한 저항이나 노사간 이해관계 충돌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노동자 보호 정책도 윤 후보는 찬성 입장을 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387
[대선 연속좌담회 ② 일자리·노동기본권 공약 분석] 전환시대 일자리·노동공약, 낡은 신자유주의와 상식의 대결 (매노, 임세웅 기자, 2022.02.14 07:30)
불평등 확대·코로나19로 국가 역할 중요해져, 새로운 질서 만드는 공약 필요
20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동 실종’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이틀간 일정으로 후보등록이 시작되고 이날로 선거일이 24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유력 대선후보 4명 중 2명은 노동 관련 공약조차 내놓지 않았다.
노동은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민생 의제’다.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은 모두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이며, 대다수는 노동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시작하는 공식 선거운동기간에 ‘노동 외면’ 현상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좌담회를 열고, 주요 대선후보의 일자리·노동기본권 관련 공약을 살펴봤다. 공약이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약집을 중심으로, 공약이 없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여러 발언을 중심으로 의견을 들었다. 연윤정 매일노동뉴스 선임기자가 사회를 맡고,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가 참여했다(가나다 순).
노동이 대선 의제화하지 않는 이유, 정치권과 노조의 의지·역할 부족 때문
사회 : 대선이 채 한 달도 안 남았지만 일부 후보는 여전히 노동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노동이 의제화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김성희 : 정치, 선거 문법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단임제 특성상 (당선된) 대통령이 모든 것을 바꾼다. 현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에 문제제기를 하는 구도다. 다른 정책 실패가 노동정책 실패로까지 비화한 모양새다. 그 결과 노동공약 평가는 없고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는 정책만 나온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공약을 만드는 관계자는 노동을 아예 쟁점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고 하더라. 윤 후보는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정흥준 : 노조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노조가 대선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이해와 관계된 사항들을 제안해야 했다. 정치인은 표가 되는 부분에만 시간을 쓰지 않나. 물론 노동이 표가 되느냐와는 별개로, 대선후보가 노동공약과 의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결격 사유다. 지도자의 철학이 없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박명준 : 정치권 의지와 역량의 한계다. 사회·경제체제 전환 시기다. 미래 노동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불평등이 발생할 수도, 불평등을 해소하며 새로운 질서를 마련할 수도 있다. 정치권은 이 문제를 통합해 낼 수 있는 패러다임도 정립하지 못했을뿐더러 통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정치권이 문제를 끌어안고 논쟁을 해야 답을 만들 수 있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으니 패러다임을 정립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물론 정치공학일 수도 있다. 공약을 안 내놓아도 표가 떨어지지 않는다.
불평등 해결하고 사회통합할 ‘좋은 일자리’
표준화한 뒤 산업정책으로 나아가야
사회 : 일자리 공약을 먼저 살펴보면 후보들이 양적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전환적 성장)·윤석열(신산업)·안철수(신성장) 후보는 기업 성장을 바탕으로 한 일자리 창출에 비중을 둔다. 심상정(그린노믹스) 후보는 녹색성장으로 차별화했다. 이재명 후보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를 공약했고, 심상정 후보는 전 국민 일자리보장제도 100만개를 내걸며 국가 역할을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연령별 맞춤형 일자리를 제시했다. ‘좋은 일자리’ 개념에서 각 후보의 일자리 공약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흥준 : 정부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직접적 방법은 사회적 일자리 확대다. 돌봄과 교육, 보건의료에서 사회적 일자리를 늘린다는 이 후보 공약은 바람직하다. 심상정 후보의 국민일자리보장제도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지만 당장 도입하기에는 이르다. 기술진보에 따라 생산성이 극도로 높아져 모두가 일을 안 해도 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안 될 때 필요한 정책이다.
정의로운 전환 과정에서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는 좀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전환시대 일자리는 희생이 필요하다. 희생 없이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차별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은 일자리 공약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박명준 : 일자리 양을 강조하는 공약은 개발독재시기 산업중심 일자리 종속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공약이다. (양이 아니라) ‘어떤’ 일자리인지를 내놓아야 한다. 사회통합과 불평등 해결을 염두에 둔 좋은 일자리의 표준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이를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으로 나아가는 게 맞다. 문재인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가 그런 시도였다. 일자리를 중심에 놓고 지역·산업 문제까지 포괄해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추진 과정과 결과에서 여러 한계점을 드러냈지만, 그런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 산업이 당장 없어지지 않아 일자리 리모델링도 필요한데 관련 정책이 없어 아쉽다.
김성희 : 기업의 일자리 창출 같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책이 없어 아쉽다. 모든 후보가 친기업적인 모습을 드러내지만 일자리 질을 높일 사회적 책임을 말하지 않는다. 기업 규모나 산업 등 외형적 요소만 강조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차별 해소의 문제
공정·평등수당은 현실적 한계 부딪칠 것
사회 : 비정규직 문제는 일자리와 노동권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정임금’, 심상정 후보는 ‘평등임금’ 개념을 내놓는다. 반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장한다. 모두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정책과 거리를 두며 임금비례보상(이재명·심상정), 유연화(윤석열·안철수)로 갈리는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명준 : 비정규직 정책의 핵심은 기간제노동의 차별 해소다. 기간제 노동자는 시장임금과 사회임금에서 차별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을 없애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재명·심상정 후보는 기간제 노동자가 받는 시장임금을 정규직보다 높게 강제해 차별을 보완하겠다는 의도다.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노동시장은 시장논리로 움직이니 그냥 두겠다는 의도다. 어떤 것도 궁극적 해결은 하지 못한다.
공정·평등임금은 기업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기업은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정규직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적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정규직을 쓴다. 기간제 노동자들의 시장임금이 정규직보다 높도록 강제하면 기업이 인건비 부담을 회피할 수 없다. 기업 부담을 이해하지 않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사측 부담을 완화하며 일자리까지 양질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비시장임금 발전과 시장임금 완화라는 해법을 찾아보자. 상생형 지역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 질과 함께 기업의 인건비 부담 문제까지 해결하려 했던 실험이었다. 이런 실험들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김성희 : 이재명·심상정 후보 공약은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구조적 흐름 때문에 작동하기 어렵다.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유도하는 정책보다 간접고용 형태까지 포괄해 보호하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간접고용 문제는 이해대변 세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노동시장 해법에 답이 없으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당장 택배노조와 택배회사 간 사회적 합의가 구속력과 지속력이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정흥준 :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해답이 아니라고 명확히 하고 시작하겠다. 간접고용이 늘어나지만 통계에는 제대로 잡히지도 않는다. 그나마 잡히는 통계들에서는 기간제와 시간제 노동자 증가가 눈에 띈다.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도 많이 늘어 150만명이나 된다. 이들의 수와 차별을 줄여 사용 유인을 낮춰야 한다.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원칙을 확실히 하고 공정수당, 적정임금, 동일노동 동일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비정규직 임금을 충분히 보장해 이들을 사용할 유인을 낮추고, 법에 정한 상시·지속업무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원칙을 입법으로 보완해야 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서 상시·지속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을 못 박고 있는데 고용기간 2년이 넘어도 사람만 교체해 쓰는 편법이 자행되고 있다.
김성희 : 수당으로 해결될 문제일까.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 유인을 줄일 수 없으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실성 있는 해법인지 고민이 담길 필요가 있다.
박명준 : 지난해 자동차 부품업체 10곳을 갔다. 그들이 미래차 전환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였다. 당연히 간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 디지털 시대 미래차 산업에서 간접고용 일자리만 만들어지면 절망스럽다. 사측은 신규사업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정규직 고용을 했다가 어떤 후폭풍을 맞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미래차는 부가가치가 낮아 원청에 부품을 납품할 때 단가경쟁을 해야 하는데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더라.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내하청 간접고용이 답은 아닐 것이다. 정규직 고용 원칙은 확실히 하고,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지 답을 찾자.
일하는 사람 기본법, 노동자 포괄적 보호하자는 것
노동 개념 정립해 근기법상 용어 정의하며 함께 가야
사회 : 비정규직과 특고·플랫폼 등 다양해지는 고용형태로 인해 이재명·심상정 후보가 ‘모든 일하는 시민을 위한 기본법’ 제정을 공통적으로 제시한다. 한편으로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하는 등 기존 노동관계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모든 일하는 시민을 위한 기본법’ 공약이 갖는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가.
김성희 : 일하는 시민 기본법은 여러 노동 쟁점을 뭉뚱그려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간접고용과 직접고용의 쟁점인 사용자 기준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특수고용직과 1인 자영업자를 사용자 혹은 노동자로 판단하는 쟁점에서 답을 주지 못한다. 내용을 만들지 못하면 특고의 노동자성 판단 문제가 희석된다. ‘모든 일하는 사람’에 자영업자도 있다. 특고를 자영업자에 붙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박명준 : 근로기준법으로만 노동시장을 규율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근로기준법으로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 그들이 가진 권리와 의무 등 고용관계를 정리했는데 현재 기술 발전으로 고용 밖 일자리가 많아졌다. 고용형태도 정규직·기간제·간접고용 등으로 복잡해졌다. 고용 밖 노동과 일자리에 사회적 시민권과 권리를 주는 체제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어떻게’다. 아직은 정교한 대안이 없고 미흡하다. 당장 플랫폼노동과 관련해 플랫폼 노동자의 요구와 이해대변 방식 등 쟁점사항을 받아 조금이나마 더 나은 집단적 권리를 형성해 줄 방식을 촉진시켜야 한다. 사회적 대화를 더 장려해야 한다. 이를 입법으로 환원하면 총고용 보장, 비정규직 전면 철폐 같은 이야기로 흐를 수 있다.
정흥준 : 현실을 보자.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근기법상 근로자가 아니면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용관계는 다양화해지고 있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실상 임금노동자인데 특고로 분류되거나 특고인데 임금노동자로 분류되는 오분류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정규직 고용형태를 원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정부가 할 일은 두 가지다. 첫째는 특고 분류체계 정립이다. 노동자임에도 특고로 분류되는 오분류를 바로잡아 근기법 적용을 받게 해야 한다. 소송과 같은 개인의 노력으로 근기법상 근로자인지 아닌지가 판명 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교섭권이 없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특고와 플랫폼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 괴롭힘받지 않을 권리, 모성보호, 안전하게 일할 권리 등 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규정한 것이다. 근로기준법과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분리하고 함께 가야 한다.
박명준 : 덧붙이자면 일과 노동, 근로와 노동 개념이 혼재돼 있다. 명확하게 해야 한다. ‘일’은 광범위한 개념이다. ‘근로’는 근로기준법상 용어로 법률적 의미다. ‘노동’은 일해서 대가를 받는 활동이다. 근로·고용관계가 아닌 도급·사업자 관계에서도 발생한다. 모든 노동을 노동으로 인식하고, 이에 기초해 노동자 권리와 처우를 정의해야 한다. 당장 근로기준법에 어느 영역까지 노동자로 볼지, 사용자의 의무는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노동 개념을 파고들어 이런 기준을 만드는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주 4일제·4.5일제, 양극화 문제 풀어야
실질적 노동시간단축 논의 우선해야
사회 :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주목받는 노동의제는 주 4일제다. 심상정 후보는 주 4일제, 이재명 후보는 주 4.5일제를 내세운다. 노동시간단축은 시대적 과제로서 유의미하지만 임금삭감, 노동시간 쪼개기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약이 주목받은 이유와 한계를 설명해 달라.
정흥준 : 생산성 향상이 빠르게 이뤄지고, 노동 관리 방식도 달라지는 상황이다. 특정 장소에 출근해 일하지 않아도 꽤나 많은 일이 이뤄진다. 생각보다 수월해 보인다. 다만 법정노동시간을 줄이면 양극화가 일어난다. 작은 사업장, 사람을 만나는 직무 종사자, 비정규직, 취약노동자가 혜택받기 어렵다. 실노동시간 단축 노력을 해야 취약노동자들 노동시간도 같이 줄어든다고 본다. 유급휴가를 15일에서 25일로 늘리고, 포괄임금제는 특정 경우를 제외하고는 폐지하면 자연스럽게 노동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박명준 : 동의한다. 대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정책이 회자된다. 다만 노동시간단축을 법적으로 못 박을 순 없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지점은 노동시간 주권, 노동 주권에 대한 논의 없이 논의가 이뤄지는 점이다. 노조가 없는 곳은 노동시간 주권과 관련한 결정에 참여하기 어렵다. 기업이 주도하는 노동시간 감축은 노동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이 인력 감축 사유로 사용할 수도 있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정노동시간, 적정한 쉼을 보장하는 제도 논의는 필요하나 법정 노동시간을 줄이는 문제로 담론이 환원되는 것은 우려된다.
김성희 : 정치문법상 돌출적인 뭔가가 필요해 나온 의제다. 문제를 풀 가능성을 두고 화두를 던져야 실질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실질적인 내용이 장착이 안 돼 구호에 그치고 있다.
사회 : 윤석열 후보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폐해가 크다며 ‘주 120시간’을 이야기하기도 했고, 안철수 후보도 주 52시간제가 경직됐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보나.
김성희 : 윤석열 후보의 ‘120시간’ 발언을 정당이 공약으로 내놓진 않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주 52시간제 폐해가 크다고 했다. 둘 다 같은 맥락에서 주 52시간도 온전히 실현시키기 어려운 나라라는 것을 깔고 기업에 힘을 보태는 것이 정상이라는 관점을 (공약으로) 내보일 가능성이 높다.
박명준 : 노동시간 감축은 국민적 합의다. 초과노동으로 경제를 이끈다는 사고는 시대착오적이다. 특정 업종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유연화 요구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 국면에서는 역사적인 후퇴가 된다.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노동시간 감축 방향이 맞다.
초기업교섭 실질적 확대 필요
초기업적 표준화 임금테이블 있어야 가능
사회 : 집단적 노사관계 공약은 이재명·심상정 후보가 구체적이다. 이 후보는 초기업교섭 활성화와 단체협약 효력을 확장하고, 미조직 취약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지역노동복지기금을 조성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단체협약 확장제 실시, 성평등교섭 의무제로 접근했는데 공약을 평가한다면.
정흥준 : 중요성을 잘 짚었다. 집단적 노사관계에서는 초기업교섭 실질화가 가장 중요하다. 단체교섭 효력확장으로 이야기되는데, 초기업교섭은 미조직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고, 사용자가 사용자책임을 갖게 한다. 초기업교섭 지원, 사용자 범위 확대, 공공부문의 선도적 초기업교섭 사례 확대가 중요하다. 덧붙이자면 노조의 의지도 중요하다. 제도가 전부가 아니다. 초기업교섭이라고 해서 노조가 100% 동의할까. 원청의 사용자성을 노조가 주장해야 하는데, 이는 노조의 연대정신과 관련이 있다. 노조가 적극 실천해야 하는 주체다.
박명준 : 기업별노조 체제 극복이 가장 중요하다. 노조 아래에서만 민주적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데, 산별노조 체제가 아니라 기업별노조 체제가 지속되니 노동자는 권리 향유를 위해 노조를 결성해야만 한다. 사용자들은 노조를 회피하고 복수노조를 만들어 노조를 형해화한다. 노조는 존재를 만들고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독일은 노조가 8개밖에 없지만 노조 존재 자체가 초기업적으로 됐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지 않고 가입한다. 큰 틀에서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필요한 건 초기업적 표준화 임금테이블이다. 독일은 숙련과 직무, 경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임금테이블을 가지고 교섭한다. 노조가 안 하면 정부라도 이를 촉진해야 노동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이 쉽고 기업도 갈등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성희 : 노조 단체협약 효력확장이 중요하다. 현재 기득권은 효력확장을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 이를 건드려야 기존 구조를 바꿀 수 있다. 한국형 효력확장제는 기초여건 활성화가 필요하다. 산업별·직종별 표준임금 필요성에 동의한다. 이를 실질적으로 만들어 낼 어떤 기구나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 경사노위 두고 여러 채널 만들어야
다양한 고용형태 포섭하고, 노조 적극 참여해야
사회 :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말씀하셨다. 사회적 대화는 주요한 의제이나 이번 대선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가.
박명준 : 사회적 대화는 노조에서는 보편적 정책 참가의 수단으로,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대화를 할 것인가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만들며 작은 성공을 했다지만 큰 비전에 있어서는 여전히 실패다. 경사노위 외에 다른 채널을 열어야 한다. 플랫폼노동과 택배 등 고용을 벗어난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는 분들의 이해조정 필요가 발생하고 있다. 일자리·지역 문제, 디지털·기후 전환 속에서 이해조정 필요는 많아질 것이다.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지키게 하는 구속력이 필요하다. 지역노사민정협의회라는 게 예시가 될 수 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에서 활성화했는데 사회적 대화 측면에서 일자리 거버넌스 역할을 하도록 했다.
김성희 : 사회적 대화는 의제가 중요하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제도 도입 방법을 논의할 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방향성이 확실할 때 논의된다. 노동이 풀어야 할 숙제를 중심으로 방향성을 확실히 하는 의제를 잡아야 한다.
정흥준 : 사회적 대화 필요성은 커졌다. 일자리·지역 의제, 세대·젠더 갈등, 소상공인 문제가 불거진다. 대선 주요 공약으로 사회적 대화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갈등 치유 해법으로 필요성이 높아졌다. 중요한 건 어떻게 대화를 실행하느냐다. 후보 간 차이는 있다. 갈등을 득표 수단으로 삼지 않고 같이 해법을 찾아 나가는 방법의 접근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윤석열 후보는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노조의 위기다. 지난번 사회적 대화 파탄과도 관련이 있다. 노조도 진지하게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대전환’ 시대, ‘민주적 연대’ 새 질서를
노동 관련 정책의 ‘질적 수준’ 높여야
사회 :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이 담야야 할 ‘시대적 과제’는 무엇인가. 키워드로 제시해 달라.
박명준 : ‘전환, 연대, 민주주의’다. 공약과 무관하지만 시대의 키워드다.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끝난 전환의 시대다.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기이기도 하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국가 역할이 요구되는데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지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대의 힘이 개입해 질서를 바꿔야 한다. 사회구성원이 함께 문제를 파악하고, 수혜를 보고, 희생을 감내하며 질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일터에서 민주주의도 필요하다. 노동자가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하다. 못한다’고 말할 수 있도록 문화·조직·제도를 전환해야 한다.
정흥준 : ‘대전환’이다. 이번 대선은 낡은 사고와 상식의 대결이다. 반노동은 낡은 사고다. 정의로운 전환의 시기를 대비한 사회안전망과 의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노조에는 전환기에 판을 주도해야 하는 과제가 떨어졌다. 노동 문제는 정치인이 해결하지 못한다. 정치인은 노동자만 대변하지 않는다. 표로 판단한다. 상식적인 목소리와 노동의 집단적 목소리가 작아서 아쉽다.
김성희 : ‘질’이다. 공약이 양적 확대에 치중됐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같이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장을 넓히겠다고 하는데 정책의 질적 수준은 많이 낮다. 질 확충의 문제가 뒤따르는데 양과 질의 조화가 이뤄지면 구체성 있고 새로운 비전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21710290001215?did=NA
사라진 노동 이슈... 대신 치열해진 '일자리 창출' 경쟁 (한국일보, 유환구 기자, 2022.02.18 04:30)
[내 삶의 공약, 검증한다] <4> 일자리·노동: 안정적 일자리 누가 만들어줄까요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는 국민의 안전뿐 아니라 일자리 안정까지 크게 위협했다. 디지털·비대면 물결이 가속화되며 일자리 지형도에 큰 변화가 생겼고, 비정규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일자리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 이른바 '비정형 노동자'가 급증하며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20대 대선에서 이런 이슈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후보들은 가급적 노동 이슈를 입에 올리지 않으려 하고, 주요 후보 중 2명(윤석열·안철수)은 아예 노동 관련 정책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노동존중 사회'를 약속한 대통령이 당선됐던 5년 전 대선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일자리 창출 공약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방법론은 다르지만 공공부문과 민간에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한목소리로 제시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하며 유권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노동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대책보다 경제논리에 입각한 일자리 창출로 관심사가 이동한 것이다.
노동분야 전문가들의 대선 공약에 대한 평가도 차가운 편이다. 전반적으로 일자리·노동 관련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구호나 총론은 있을지언정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방법론에서 허점을 드러내는 공약이 많다는 것이다. 대선후보들이 노동시장의 산적한 과제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 제정... 여야 공통 공약
17일 각 정당 선거캠프의 정책을 종합해보면 20대 대선 노동 공약 가운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위한 대책이다. 배달라이더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하는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노동법 보호 밖에 있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이다. 19대 대선에는 없었던 공약으로 달라진 시대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일하는 시민의 기본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별도의 노동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을 임기 초에 제정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각론에선 차이가 있다. 심 후보는 기존 노동법 체계를 뜯어 고치는 '신노동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든 일하는 시민에게 일할 권리와 여가의 권리, 단결할 권리라는 '신노동3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기존 노동법은 그대로 두고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노동자들이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고 보편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별도 입법을 할 계획이다. 윤 후보의 방안은 이 후보 공약과 유사한 방향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며 성장잠재력 위축이라는 부작용까지 우려되는 시점에 여야가 공통으로 취약노동층 권리보호 방안을 제안한 것은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재탕 혹은 실종된 비정규직 대책
노동시장의 또 다른 약자인 비정규직과 관련된 대책에선 캠프별 차이가 확연하다. 이재명 후보는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법에 명시하겠다고 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 경기도에서 1년 미만 단기 계약직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비정규직 공정임금'을 중앙행정·공공기관에 확대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심상정 후보도 비정규 노동자를 위해 '평등임금'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이 후보의 공정임금과 다른 점은 정부가 아닌 기업에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 생명·안전업무에 대해서만 정규직 채용을 의무화해야 하는 데 동의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비정규직 대책보단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후보의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했던 공약이었지만 결국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며 "그 이유에 대한 분석과 차별화된 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욱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노동정책이 지나치게 보호와 규제에 치우쳐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외국 자본의 투자를 저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개혁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핵심 공약은 '일자리 확대' ... 방법은 제각각
노동 공약이 홀대받고 있는 것과 달리 일자리 정책은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10대 공약 중에서도 상위에 포진돼 있다. 청년 등 연령대별로 일자리 대책을 내놓은 후보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한 일자리 300만 개 조성을 약속했다. 이 가운데 100만 개는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창출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의 공약을 수용한 것이다. 임기 내 청년 고용률 5% 향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윤석열 후보는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정책 1순위로 두겠다는 계획이다. 산업과 교육, 노동, 복지정책 등을 연계해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고 융합산업 분야 중심의 신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창의형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그림도 제시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기 초에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안철수 후보는 일자리 확대를 1호 공약으로 발표하며 디스플레이·이차전지·차세대 원전(SMR)·수소에너지 산업·바이오산업 등 5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을 5개 육성해 G5 국가로 진입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청년 일자리 확충을 위해 불공정한 고용세습과 특혜채용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채용과 임금기준이 직무급제로 바뀌도록 채용문화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심상정 후보는 '그린노믹스'를 선언하며 50만 개 이상의 안정적 녹색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고 전 국민 일자리 보장제로 100만 개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했다. 기술 숙련도를 배울 수 있는 폴리텍 대학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밝혔다.
권순원 교수는 "이 후보가 일자리를 300만 개 창출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 로드맵이 부재하다"며 "디지털 전환은 일자리 창출 기회보다 일자리 소멸 가능성이 높고,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청년 구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귀천 교수는 "노동 유연화나 민간주도 위주의 노동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국제적 노동기준의 흐름을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욱래 변호사는 "특정 연령대에 집중되는 고용 정책의 개선을 도모하는 정책이 제시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https://www.ceoscoredaily.com/page/view/2022021711533553779
[대선 톺아보기/(5)노동·기업정책] 이재명 “노동인권 먼저” vs 윤석열 “규제폐지 우선” (CEO스코어데일리 / 현지용 기자, 2022-02-21 07:00:02)
이 ‘노동자 기본권 보장’ vs 윤 ‘노동시간 유연화’
규제완화 해도 ‘불공정거래 조사권’·‘징벌적 손해’
‘규제 80개 즉시 폐지’ 등 규제 혁신 손질 강조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512
[대선 연속좌담회 ③ 사회안전망·노동안전 공약 분석] 이재명·심상정 있고, 윤석열·안철수 없는 ‘플랫폼·프리랜서 보호’ (매노, 임세웅 기자, 2022.02.21 07:30)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좌담회를 열어 주요 대선후보의 사회안전망·노동안전 관련 공약을 살펴봤다. 연윤정 매일노동뉴스 선임기자가 사회를 보고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이 참여했다(가나다 순).
언론과 양당제가 만든 노동의제 없는 대선
소득기반 전 국민 고용보험은 진일보한 정책
플랫폼·프리랜서는 포괄 방법에서 쟁점
전 국민 소득보장, 구직급여 강화 병행 필요
선별적 복지 같은 전통적 복지관은 변화해야
최저임금 인상은 당연
플랫폼·프리랜서 최저보수 보장 논의해야
전통적 사고에 치우친 출산휴가·육아휴직제
보장 대상 넓히기, 경력단절 없애는 제도 필요
청년 공약은 쟁점화하며 과잉, 핵심은 꾸준한 소득과 주거
노동시장 차별 없애는 공약이 곧 성평등 노동시장 공약
현 정부 정책 잇는 산재 관련 공약, 온라인 연결로 인한 사업장 스트레스 짚지 못해
중대재해처벌법 최대 쟁점, 5명 미만 사업장 적용
조심스럽지만 시행 유예 수준으로라도 들어가야
‘공존’이 필요한 ‘전환’ 시기
고용을 넘어 모두에게 안전한 미래를
https://www.khan.co.kr/politics/election/article/202202232135005
2주 뒤 선거인데…‘노동 고민’ 없는 윤석열·안철수 (경향, 이혜리 기자, 2022.02.23 21:35)
공약 안 내고 질의엔 무응답
관련 토론회는 불참하면서
경제 유튜브 채널에는 출연
시민단체 “정책·검증 실종”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22017270004370?did=NA
"李도 尹도 시혜만 열거...재정·노동개혁, 고령화, 공급망 등 난제는 언급도 안 해" (한국일보, 조철환 에디터 겸 논설위원, 정리 김정현ㆍ김세인 인턴기자, 2022.02.24 04:40)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 경제분과>④대선공약으로 본 미래비전
李, 공공주도 및 노동환경공약은 문 정부보다 강해
尹, 민간주도 강조하나 전체적 디테일 부족
한국경제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 부족
한국일보가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핵심과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대한민국 지속 가능 솔루션' 프로젝트 경제분과(위원장ㆍ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마지막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여야 후보들의 대선공약과 관련,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본질적이지만 어려운 문제는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태윤 교수는 "두 후보 공약을 보면 재정을 쓰는 얘기만 있지 노동시장 개혁, 인적자본 육성, 미중대결과 글로벌 공급망 대응 등 한국 경제에 중요한 이슈는 다 빠져 있다"고 지적했고,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공약이 자주 바뀐다. 전체적으로 준비가 안 됐고 즉흥적인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후보 간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됐다.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시장보다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친노동-친중소기업 성향이 강하며, 특히 노동과 환경분야는 문재인 정부보다 더 강경하다는 평가다. 윤 후보는 국가보다는 시장, 규제 강화보다는 완화에 무게를 두며, 노동과 환경에서도 친기업적 성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교수=주요 후보의 공약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중위자 투표 이론’에 충실하게 (보수ㆍ진보에 치우치지 않은) 중간 지대에 모여 있다. 그런데 공약 달성에 핵심인 부분을 놓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노동시장 문제다. 노동시장을 개혁하고, 연령대 높은 분들에게도 실질적 일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만들면서도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게다가 재정을 쓰는 이야기만 있다. 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아쉽다.
박철성 교수= 공약을 쭉 보면 아직 비어 있는 데가 상당히 많다. 이 후보는 공약의 방향이 상당히 뚜렷한 거 같고, 문재인 정부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한다. 임금까지 나라가 주도적으로 해보려는 그런 얘기들도 하고 있다. 노동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강화된 버전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환경 정책도 문 정부보다 탄소중립 등에서 강하게 나올 듯하다. 현 정부의 계승을 넘어 더 강화하는 쪽이라고 생각된다. 좋아하는 분도 있고, 싫어하는 분도 있겠지만 방향성만큼은 확실하다. 윤 후보는 공약의 디테일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인 얘기를 안 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2250300085
‘노동 상실’의 20대 대선 (경향,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2022.02.25 03:00)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주요 길목마다 현수막도 볼 수 있고 방송 토론회도 진행되고 있다. 14명의 대선 후보는 어떤 사람들일까. 몇몇 특징적 현상이 눈에 띈다. 대략 ‘60대·남성·서울대’가 공통적 특징이다. 평균 연령 58.2세(여성 52세, 남성 59.2세)의 절대 다수 남성과 서울대 출신이거나 법학 전공자다. 반면 정치적 성향의 차이도 엿볼 수 있다. 민주진보 후보(50.2세)와 중도보수 후보(62.6세) 간 다양한 정치적 차이다. 정당과 후보의 삶의 궤적이나 철학 혹은 가치관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선 후보의 재산세 신고액이나 납부 실적이다. 특히 재산세 납부 실적은 과세 대상이 토지나 건축물 주택 등을 보유한 사람이니, 각 대선 후보가 어떤 집단이나 계층을 더 잘 반영할지 직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14명의 대선 후보 재산세 납부액(평균 4억4045만2000원)은 다양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진보적 후보 여성(2783만4000원)과 다른 남성(5억922만2000원) 후보의 단순 차이만이 아닌, 중도보수와 민주진보의 편차를 봐야 한다. 중도보수 후보(5억4589만원)는 민주진보 후보(3404만원)에 비해 16배나 많았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 공약은 국민의 삶과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을까. 각 후보의 선관위 등록 10대 공약을 분석해 보니 유의미한 내용이 확인된다. 복지·노동·여성·청년·기후 5개 공약을 보니 후보 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진보 후보는 평균 4.6점(5점 만점)인 반면 중도보수 후보는 1.3점에 불과했다. 중도보수 후보는 노동과 여성 그리고 기후위기 공약은 단 1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진보 후보 여성후보는 5점 만점이었던 반면 그 외 중도보수 남성 후보는 2점에 불과했다. 중도보수 한 후보는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같은 공약은 있으나 노동이사제 반대나 강성 귀족노조 혁파 같은 반노동적 공약을 제출했다. 과연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20대 대선은 ‘노동 없는 대선’이다. 인구의 절반이 일하는 시민인데도 노동 공약이 부각되지 못한다. 임금노동자부터 프리랜서와 자영업자까지 2760만명이나 된다. 그런데도 노동 공약을 제출한 후보는 일부에 불과하다. 그나마 민주진보 후보는 노동 공약을 제출했고 중도보수와 정책의 차별성도 확인된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공약 목록에는 이재명(4개 영역 16개 과제), 심상정(4개 영역 15개), 오준호(4개 영역 8개), 이백윤(3개 영역 5개 과제), 김재연(5개 영역 15개) 후보만이 의미 있는 정책을 제시했다.
눈여겨볼 공약도 적지 않다. 노동시간 단축(주 4∼4.5일)이나 연차휴가 확대(20∼30일) 혹은 자발적 이·퇴직 청년의 실업·구직 급여 적용, 플랫폼노동과 같은 제도 밖의 노동 보호, 기후위기와 정의로운 전환 등은 모두 19대 대선에서는 없었던 공약이다. 게다가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이나 중대재해기업처벌 공약도 담겨 있다. 반면 보수 후보는 중대재해기업처벌 폐지나 노동이사제 도입 반대 혹은 민주노총 해체 공약을 제시했다. 헌법(33조)에도 명시된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적 사고를 어떻게 봐야 할까.
‘120시간’ 일할 수 있고, ‘최저임금’조차도 비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유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노동은 최소한의 생계유지 활동만이 아니다. 삶의 기회를 찾는 과정이자 사유의 한 방식이다. “편협한 기업의 이윤과 모호한 경제적 합리성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의 안정된 고용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말씀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노동하는 인간’ 회칙을 상기해야 한다.
통제할 수 없는 권력의 심각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노동’이 상실된 정치의 시간은 반복될 수 있다. 지금은 “생각의 힘으로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칠 때 파국을 막을 것”이라는 한나 아렌트의 말을 되짚어 볼 시점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610
윤석열표 노동공약 공개 ‘120시간 근로’ 허언 아니었다 (매노, 연윤정 기자, 2022.02.25 07:30)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1개월→1년’으로 확대 … 플랫폼 종사자 보호·상병수당 지급도 포함
대선 13일을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노동공약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와 연공급 임금체계 개선, 플랫폼 종사자 권리보호를 대표적으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선 정책공약집을 발간했다. 노동공약은 세대·맞춤형 공약 14개 중 11번째 ‘노동자’ 편에 11개 과제, 10대 비전 중 3번째 ‘공정과 상식의 회복’ 비전에 포함된 ‘노동개혁’ 편에 4개 과제로 배치했다. 그동안 윤석열 후보는 노동공약을 발표한 바 없어 이번 정책공약집으로 대신하게 됐다.
연공급에서 직무가치·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와 근로자 선택권 보장”이다. 국민의힘은 “현행 근로기준법은 20세기 공장법 방식으로 획일적·경직적 근로시간·임금규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에 따른 근무시간·근무장소 해체, 성과중심 근무방식 확대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현행 1개월(신기술 연구개발은 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 △연간단위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정규직 유지하며 풀타임·파트타임 전환 신청권 부여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 또는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스타트업 포함 △전문직 직무·고액연봉 근로자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를 제시했다.
“시간선택형 정규직 시행을 통한 근로시간 선택지 다양화” 공약도 선보였다. 출산·육아로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경우 시간선택형 근무를 할 수 있고, 육아기 재택근무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기존 시행됐던 ‘시간(선택)제 일자리’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풀타임 근로자가 필요한 기간만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선해 청년고용 활성화와 장년층 고용안정을 동시에 구현하겠다”며 △직무·성과형 임금체계 도입 가능하도록 절차 합리화 △직무별 임금정보 공시를 내걸었다.
플랫폼 종사자 등 모든 노무제공자 권리보장
“산업전환 과정에서 중장년 일자리 보호”
국민의힘은 “취약계층 노동권을 보호하겠다”며 △플랫폼종사자 등 모든 노무제공자의 권리보장 △청년아르바이트근로자보호법 마련 △자영업자·플랫폼 노동자 대상 직업능력개발 기회 확대를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플랫폼 종사자·1인 자영업자 등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하는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을 법제화하겠다”며 “기간제법 개정으로 알바 등 임시직 청년근로자 권리구제 위한 노동법적 보장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저탄소 산업전환 과정에서 중장년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며 △산업전환에 앞서 고용에 미치는 영향 사전평가 △산업별·지역별로 노동전환서비스 제공을 제시했다. 고용영향 사전평가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수립하는 한편 기업·근로자·지역이 연계해 노동전환 종합지원계획 수립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공정채용법 제정,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 설치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단체협약 내 정년퇴직자,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등 불공정채용 관련 조항을 무효화할 것”이라며 “친인척 고용승계나 전현직 임직원 자녀 특혜채용 적발시 관련자 입사를 원천무효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상생형 노사관계 발전·불법행위 엄정한 법집행
이 밖에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의 노사관계 발전 △한국형 상병수당 도입 추진 △근로장려세제 대상·지원금액 확대 △고용서비스 혁신 △사회복지종사자 임금인상·권익 보호 △부모 육아휴직기간 확대·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산업재해 예방 강화를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원·하청 노사 참여 공동노사협의회 운영 활성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정착 통한 경영투명성 제고, 공무원·교원 노조전임자 타임오프제도를 마련하겠다”며 “노조 불인정, 무단사업장 점거, 폭력행사 등 불법행위에는 엄정한 법 적용으로 공정한 노사관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631
[대선 연속좌담회 ④ 정의로운 전환 공약 분석] 취약한 노동자 쓸어 가는 산업전환, 대선후보는 관심 없거나 공약 부실 (매노, 임세웅 기자, 2022.02.28 07:30)
기후위기 담론형성 안 된 대선
전환 산업은 고임금 정규직 중심
전환 과정에서 경착륙 불가피
정의로운 전환, 심상정 ‘독보적’
이재명, 기후 문제 경제성장에 복속
윤석열·안철수, 빈약하고 방향 역행
원전과 재생에너지 양립 불가능
비정규직까지 포괄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없다
기업 중심 전환에 노동자는 개편 대상으로 전락
새로운 대화체 아닌 탄소중립위 고쳐 쓰자
집단적 권리행사 보장해
산업과 지역·기업·계층 포괄해야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2281626001
‘빈약한 노동관’ 또 드러낸 윤석열…노동자 보호는 뒷전, 근골격계 질환은 웨어러블 기기로 해결? (경향, 이혜리 기자, 2022.02.28 16:26)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15050
노동 공약 없고 발언하지 않는 후보에게 책임 물어야 (오마이뉴스, 22.03.03 11:50 l 민주언론시민연합(ccdm1984))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고용노동모니터보고서] 편파적·형식적인 한계 벗어나지 못한 언론의 검증보도
20대 대선은 '노동없는 대선'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대 대선의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가운데 62.45%인 2760만 명이 임금노동자와 프리랜서·플랫폼노동자, 자영업자 등 '일하는 시민'임에도 '노동'이 주요 의제로 등장하지 않는 1차적 원인은 주요 후보 중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노동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적극적으로 노동 의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는 것도 주요한 원인입니다.
윤석열·안철수 두 후보의 노동 정책은 '노동이사제 반대', '강성 귀족노조 혁파', '중대재해처벌법 폐지', '주52시간제 완화', '최저임금 지역별·직종별 차등' 등 부분적인 발언을 통해 유추하거나 일부 언론사의 질의에 대한 답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마저도 일관성이 없어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언론의 검증보도가 더욱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번 고용/노동 기획 보고서는 2월 21일부터 27일 일주일 동안, 9개 종합일간지(경향, 국민, 서울, 동아,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와 2개 경제신문(매일경제, 한국경제), 3개 지상파(KBS, MBC, SBS)와 YTN, 연합뉴스를 대상으로 작성했습니다.
(1) 노동공약 없고, 노동의제 발언 않는 대선 후보, 노동 지운 책임 물어야
일하는 사람들이 전체 유권자의 2/3를 차지하고 있지만 주요 후보들이 노동 공약을 발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언론 보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2) 노동의제 공론장 보여준 '주4일 근무제', 편향성 극복해야
이 기간 동안 고용/노동 정책에 대한 언론 보도 중 주목할 수 있는 보도는 '주4일제'와 관련한 보도들입니다.
동아일보는 22일 <공론장에 던져진 '주4일제'…임금-양극화 문제 어떻게 풀까> 기사에서 20대 대선을 앞두고 주4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동아일보는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08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1687시간)을 웃돌았다"면서 "2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근로시간 단축 논의를 더 앞당겼다"고 주4일제가 공론화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국민일보도 23일 <스토리텔링 경제/주4일제 실험, 어디까지 왔나>에서 주4일제와 관련된 쟁점을 다뤘습니다. 찬성하는 쪽에선 "장시간 노동에 기반을 두는 노동시장을 개혁해 '시간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고, 반대하는 쪽에선 "기업 비용 증가, 생산성 하락"을 지적한다면서 '근로시간 축소가 영세사업체와 비정규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지적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스페인, 일본, 벨기에의 사례를 간단하게 언급했으며 국민일보는 프랑스, 영국, 뉴질랜드 등 다른 나라 기업들과 국내 일부 기업들의 주4일제 실험과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동아일보와 국민일보는 주4일제를 다루면서 경총 등 기업 쪽 의견을 대변하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 비용의 증가를 강조하고 유연근무제 확대, 전문직 근로시간 면제 등 근로시간 유연성을 중심으로 '주4일제' 담론을 이끌어 가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노동의제의 쟁점을 다루면서 '공론장'의 역할을 시도한 긍정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25일, <李 '주4일 근무' 尹 '직무·성과형 연봉제'…실현 가능성은 '글쎄'> 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노동 공약을 분석하고 '주4일 근무'에 대한 쟁점을 소개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공약집에서 실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주4일 또는 주4.5일 근무제를 시범 실시한 뒤 단계적 도입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고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고 했는데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면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국민 신뢰도를 심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세계일보는 이 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주4일 근무제' 도입 등을 공약하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고 보도했지만 민주노총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한 셈입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1010
윤석열 복지·노동 공약, 시민사회 총평 '반개혁' (미디어스, 송창한 기자 | 2022.03.03 19:47)
불평등끝장넷 "직전 대선보다 퇴행"… 안철수에 대해 "역대급 반노동 공약 전시"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693
[무제한 노동 ‘지옥도’ 부를까] 윤석열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1년 확대’ 공약 논란 (매노, 제정남 기자, 2022.03.04 07:30)
“집중노동·과로 부추기고 임금손실 문제 불가피” … “사용자에 의한 통제 악용 우려 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공약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집중노동 기간을 확대해 과로를 유발하고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짜노동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재계 희망 ‘선택근로제 확대’
국민의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3일 윤석열 후보 대선공약집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 1개월(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무연구직 등 선택근로제를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합의를 거쳐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1년 이내 범위에서 도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현 근로기준법은 20세기 공장법 방식으로 획일적·경직적인 근로시간 및 임금규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변화에 대응이 어렵다”며 공약 배경을 설명했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정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선택근로제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하면 일정 기간 단위로 정해진 총노동시간 범위에서 하루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제도다. 현행 1개월인 정산기간 동안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1주 12시간을 넘지 않으면 무제한 노동을 할 수 있다. 24시간 일하고 이틀을 내리 쉬는 형태의 근무가 가능하다.
2020년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 관련 노동관계법이 개정될 당시 국회는 1개월로 허용하던 정산기간을 특정 업무에 한해 3개월로 늘렸다. 국회 논의 당시 전자회사 등 IT업계와 게임업계에서 정산기간 확대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3개월 단위는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적용할 수 있다. 노동부는 연구개발 업무를 “제품, 생산·제조공정 등의 개발 또는 기술적 개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게임 등 무형의 제품 연구개발도 포함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업무범위가 매우 넓다.
“IT업계 과로사 일반화하자는 공약”
노동시간 유연화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제도지만 노동자가 노동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 시간주권을 보장하는 제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지나친 집중노동과 임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업계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포괄임금제와 선택근로제가 만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
포괄임금제는 연장노동수당을 비롯한 법정수당을 실노동시간과 상관없이 정액으로 지급하는 임금체계를 말한다. 근기법이 규정하는 노동시간 규정을 무시하고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포괄임금제 적용 사업장이 선택근로제를 도입하면 실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공짜노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1일·1주 노동시간 상한규제가 없는 이 제도는 초장시간 노동, 집중노동을 유발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사용자가 과한 업무량과 목표치를 제시할 경우 문제가 커진다. 이 때문에 재계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를 요구하던 2020년 6월 당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형태 그대로 3개월로 확대하면 근로자가 자율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제도라기보다 주 52시간제를 회피하는 형태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며 “일본의 경우에는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3개월로 확대하면서 1주일에 할 수 있는 근로시간의 상한 제한을 뒀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반대의견을 낸 것이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이라면 사용자의 선택근로제 악용에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유정협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라면 건강권 보호나 임금손실 예방 등의 장치를 둘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노동자 시간주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 의해 통제되는 형태로 악용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산기간을 1년으로 늘이겠다는 것은 1년 중 6개월가량을 집중적으로 과로를 시킬 수 있는 사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이 해소된 뒤에야 선택근로제 확대를 논의할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정산기간을 1년으로 늘리면 건강을 해치는 IT업계 등에서 문제가 된 불규칙한 노동을 일반적인 노동형태로 확산·일반화하게 된다”며 “과로사회 탈출에 역행하는 황당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712
한눈에 보는 대선후보 노동공약 (매노, 연윤정 기자, 2022.03.07 07:30)
안갯속 대선판 ‘노동자 표심’은 누구에게 향할까
<매일노동뉴스>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퇴로 이재명·윤석열·심상정(정의당) 후보의 노동공약를 비교·정리했다. 각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각 정당 정책공약집, 별도로 발표한 공약을 모두 참고했다. 더불어 최근 매일노동뉴스 주최로 열린 세 차례 대선 연속좌담회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후보들 공약 평가를 덧붙였다.
경제성장 통한 양적 일자리 제시 주류
심상정 후보 ‘전 국민 일자리보장제’ 눈길
일자리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일자리 창출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으로 300만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혁신형 일자리를 만드는 데 135조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약했던 돌봄·간병·보육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가 포함됐다.
윤 후보는 기업성장과 규제완화에 의한 민간 주도 일자리 창출로 요약된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세제·자금·R&D·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규제개혁 전담기구 통한 규제혁신, 근로시간·임금체계 유연화 등 고용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설명이다.
일자리 공약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좌담회에서 “성장이나 양을 강조한 일자리 공약은 산업중심 일자리 종속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했고, 일자리 질을 높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빠뜨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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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 후보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
‘비정규직 수당’ 한계 속 직접고용 목소리
후보들은 갈수록 다양화하는 고용형태에 따라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이 후보는 ‘(가칭)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 심 후보는 ‘일하는 시민을 위한 기본법’ 제정을 통해 플랫폼·프리랜서·특고·자영업자 등 노동법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 후보는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한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 법제화”라고 명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두고는 이 후보가 단계적 적용, 심 후보는 전면 적용을 각각 약속했다. 윤 후보는 언급이 없었다.
비정규직 정책에서 이재명 후보는 상시·지속 및 생명·안전업무의 정규직 고용원칙 확립,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비정규직 공정수당 확대 추진, 적정임금제 공공부문 전체 확대, 원·하청 단가 후려치기 근절, 용역회사 변경시 고용관계 승계, 1년 미만 근속 노동자 퇴직급여 보상 방안 마련을 제시했다.
심상정 후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사용사유를 제한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비정규직 평등수당 도입, 최소노동시간보장제(주 16시간 이상) 실시, 1년 미만 계약 노동자 퇴직금 보장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별도의 비정규직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좌담회에서는 비정규직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저항과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차별해소와 직접고용 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심 후보 노동시간단축 방향 제시
윤 후보 선택적 근로시간제 유연성 확대
노동시간과 관련해서는 후보들 간 차이점이 극명히 드러났다. 이재명·심상정 후보는 노동시간단축 방향을 분명히 했다. 심 후보는 ‘주 4일제’를 전면에 띄웠다. 연차휴가 25일(현행 15일)로 확대,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 도입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며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을 위한 사회적 대화 시작, 연차휴가 일수·소진율 선진국 수준 확대를 제시했다.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포괄임금제에 대해서 심 후보는 “폐지”, 이 후보는 “제한”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근로시간 유연성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 연간 단위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전일제·시간제 근로 전환 신청권 부여,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스타트업 포함, 전문직·고액연봉 근로자에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는 과로사회를 부추기는 시대 역행 공약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심 후보가 최저임금 인상과 최고임금법 도입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최저임금에 가구생계비 등을 반영해 현실화하고 산입범위 재조정, 최저임금의 5배 이상 임금격차가 없도록 최고임금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임금공시제에 대해서는 이·심 후보 공통적으로 약속했다. 이 후보는 공정임금위원회 설치를 통한 표준임금체계 도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는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심 후보 ‘노조할 권리 보장’ vs 윤 후보 ‘법과 원칙’
노조할 권리 보장에 대해서는 이·심 후보 모두 초기업단위 교섭 활성화와 단체협약 효력 확장 추진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이다. 이 후보는 교원·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및 직무와 무관한 정치활동 보장, 노동쟁의 범위 확대 및 노조의 쟁위행위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가압류 제한이 눈에 띈다. 심 후보는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시민에게 노조할 권리 보장, 원·하청 공동사용자성 인정,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 성평등교섭 의무화, 플랫폼 알고리즘 설명요구권·단체교섭권 부여를 제시했다.
윤 후보는 노조할 권리에 대한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국노총에 약속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교원·공무원 타임오프제 마련을 공약에 넣었다. 그러면서도 “노조 불인정, 무단 사업장 점거·폭력행사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적용으로 공정한 노사관계 관행을 확립하겠다”며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 의제는 지난 대선과는 달리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후보가 ‘산업 대전환 일자리를 위한 사회적 대화’를 거론하는 정도였다.
소득기반 ‘전 국민 고용보험’ 조기 도입
기본소득 vs 최저소득 … 상병수당은 한목소리
일하는 사람들 사회안전망을 위해 이 후보는 소득기반 고용보험료 체계 조기 구축 등 전 국민 고용보험 조기 실현, 자발적 이직자 생애 1회 실업급여 보장 등 고용보험 보장성 강화, 일정 소득 이상 초단시간 근로자 등에 고용보험 적용 확대, 비정규직·특고·예술인·자영업자 등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출산전후휴가·부모 육아휴직 보장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남녀 각각 1년에서 1.5년씩 부부합산 총 3년으로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10일에서 20일로 연장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 여성정책은 출산·난임·성범죄 정책에 무게를 두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표적으로 내걸었다는 특징을 보였다.
심 후보는 육아휴직급여 현실화, 사후지급금 폐지, 육아휴직 엄마아빠 3개월씩 할당, 자동육아휴직제도 도입, 특수고용·플랫폼·자영업자 등 육아휴직 대상 포함 등 전 국민 육아휴직제도를 선보였다. 성평등 일터를 위해 이·심 후보는 성평등임금공시제 이외에도 성별 임금격차 해소, 채용 성차별 규제를 내놓았다. 심 후보는 이주노동자 정책으로 노동비자 영주제도 도입과 인권친화적 고용허가제 도입을 약속했다.
전 국민 소득보장을 두고 기본소득(이재명)과 최저소득(심상정) 간 차별성을 보였다. 이 후보는 내년부터 연간 25만원, 임기 내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중위소득 100% 이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시민최저소득과 전 국민 소득보험·범주형 기본소득을 묶은 ‘시민평생소득’ 공약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기초생활보장 대상 확대, 근로장려세제(EITC) 장벽 완화 등 선별지원 방식을 제시했다. 상병수당 도입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한목소리로 찬성했다.
산재제도 개혁 vs 취약사업장 선별지원
문재인 정부에서는 산재사고 사망 절반 감축을 목표로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이 후보는 “산재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낮추겠다”며 원·하청 통합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의무화, 노동안전보건청 설립, 전 국민 산재보험 단계적 추진 등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산업재해 예방’에 무게를 뒀다. 소규모 사업장, 건설현장 등 산재 취약사업장에 대한 산재예방 및 예산을 집중지원하는 등 산재 취약부문 산재예방에 행정역량 집중을 제시했다.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같은 부실시공을 근절하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조성하기 위해 건설공사 안전 관리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로운 노동전환 담았지만 제각각
“국가 및 산업·업종·지역 사회적 대화 부족”
탄소중립·산업전환에 따른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공약에 담았다. 이 후보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노동전환으로 국민의 삶과 일자리를 보장하겠다”며 2050 탄소중립위원회 내 정의로운 전환 컨트롤타워 설치, 사회적 대화 통한 일자리 창출 로드맵 마련, 장기유급휴가훈련 제도 확대 시행, 노동전환지원금 확대 지원, 일자리 전환 의사결정 과정에 노동자 참여 시스템 마련 등을 위한 노동전환지원법 제정 등을 제시했다.
심 후보는 녹색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가 새로운 직업을 얻을 때까지 재교육을 제공하고 또 그 기간에 실업급여를 지급해 주면서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될 때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을 위한 기본법 제정 △노동자·농민·중소상공인·자영업자·시민단체·산업계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위원회’ 설치 △산업전환 과정 노동자 보호대책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지정 및 정의로운 전환 기금 신설 등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산업전환 과정에서 중장년 일자리가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데 중점을 찍었다. 디지털·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앞서 고용에 미치는 영향 사전평가, 산업별·지역별 노동전환 서비스 제공을 제시했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은 “국가 차원의 산업전환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과 산업·업종·지역 수준의 사회적 대화, 단체교섭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아쉽다”며 “기후위기 대응에서 영향받는 일자리는 비단 중장년 일자리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30717541398733
또 '강성 노조 탓' 한 윤석열 "왜 같은 일하고 정규직만 고소득 받나"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 | 2022.03.07. 18:22:56)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반대', 비정규직 사용 제한 '유보'라더니…
https://www.ajunews.com/view/20220307154116460
[대선 eye] <대선공약 숨은 1인치 ⑮노동개혁> 누가 돼도 맞닥뜨릴 폭탄…'한국판 하르츠 개혁'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2022-03-08 00:00)
이재명·윤석열·심상정, 근무시간 단축 또는 유연화 공약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747
대선후보 노동공약 (매노,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2022.03.08 07:30)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790
‘노동없는 대선’, 검증 보도 한계 보여준 한국일보 ‘솔루션’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2022.03.08 22:30)
[민언련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기획 모니터]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은 사라졌습니다. ‘노동’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28일 경향신문은 정치 플랫폼 ‘섀도우캐비닛’과 함께 <2030 ‘무가당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토론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무가당 프로젝트’에 참가한 청년들은 “기후위기·젠더·빈곤 등 청년들의 진짜 고민이 대선에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프리랜서나 플랫폼 관련 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는 지난 26일 ‘청년 5일장 메타버스 토론장’에서 청년들과 4개 원내정당 대선 캠프가 모여 ‘청년 일자리’를 두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청년 유권자들은 이 토론에서 ‘일자리 관련 불균형 해소’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청년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서울과 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일자리 격차 해결이 먼저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한 참가자는 “일자리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 고용의 90% 이상은 중소기업이 담당하는데, 최저임금과 근로조건이 좋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따른 고용 창출’과 ‘민간 기업 중심의 일자리’를 이야기하는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청년 목소리가 동떨어진 게 확인된 셈입니다.
이번 고용/노동 기획 보고서는 2월28일부터 3월5일까지 일주일 동안, 9개 종합일간지(경향, 국민, 서울, 동아,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와 2개 경제신문(매일경제, 한국경제), 3개 지상파(KBS, MBC, SBS)와 YTN, 연합뉴스를 대상으로 작성했습니다.
(1) 한국일보 노동분야 솔루션, 윤석열 후보 공약과 닮은꼴
20대 대통령 선거 시기에 가장 의미 있는 언론 보도 중 하나는 한국일보의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입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9월,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 목록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고민과 성찰은 실종됐다’며 △정치 △외교 △경제 △노동 △기후위기 5개 분야에 대해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일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핵심 과제들에 대해 미래지향적, 사회통합적 대안을 모색한다’며 각 분과별로 40·50대 전문가들과 논설위원이 참여해 집중 토론을 벌였습니다. 한국일보는 ‘대선은 국가 비전에 대한 공론의 장’이라며 “후보들의 철학과 청사진 공약을 비교·검증·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의 국가적 솔루션을 도출하겠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국일보는 6개월의 장기 프로젝트를 끝내면서 “중도정론의 한국일보가 전문가들과 함께 제시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솔루션’이 차기 정부 국정 운영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면서 5개 분야의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중도언론’ 한국일보가 제시한 노동 분야 솔루션은 과연 어떤 길일까요? 한국일보가 세 차례 전문가와의 집중토론을 통해 찾은 해법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밝힌 어떤 진영과 정파의 대통령이 당선되든 꼭 해야 할 정책 대안일까요?
한국일보는 그동안 <근로기준법 어떻게 바꿀까>(9월30일), <비정규직 해법은>(11월11일), <mz세대 등장에 다른 공정 논란과 세대 갈등>(1월13일)을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전문가 집중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3월3일, <시대 동떨어진 근로기준법 개편… 비정규직, 처우 개선으로 풀어야>에서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mz세대 등장에 다른 공정 논란과 세대 갈등>
“현 근로기준법은 과거 ‘공장시대’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 경직된 조항들이 많다”며 일 단위 시간 규제를 총량 규제로 바자는 겁니다. 고용 불안정과 저임금 이중고를 겪는 비정규직 문제는 사용기간·사용사유 제한이 아닌 기업에 경제적 부담을 주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직무성과 등에 기반한 임금체계의 전환, 폐쇄적 고용 구조 혁신, 선택적 근로시간 확대 등의 해법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솔루션은 대부분 기업에서 요구해 온 ‘숙원 사항’으로, 불평등을 심화하고 고용불안정과 저임금·장시간 노동 체제를 확대할 위험성이 높습니다. 특히 근로기준법을 ‘낡은 공장법’으로 규정한 것은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한 근로기준법 폐기나 전면 개정을 시사하는 것으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조차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① 근로시간 규제 일 단위 규제 아닌 총량 규제로
노동시간은 본질적으로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규제는 당연히 필요한 것입니다. 노동시간은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긴장이 수반되고, 저강도의 노동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다양한 신체적 후유증이 나타납니다. 노동시간은 기업의 효율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로운 시간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노동시간 통제 권한을 어떻게 균형 있게 분배할 것인가, 의학적으로 안전한가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여전히 연간 2,000시간 수준의 초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고, 포괄임금제에 기반한 왜곡된 임금구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근로시간 일 규제를 없애면 장시간노동 체제로 후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IT와 미디어 제작현장에서 장시간노동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얼마 전 SBS 드라마 제작 프로듀서 사망 사건 배경에 “노동시간 제한없는 '재량근로제'가 있었다”는 지적은 노동시간 규제의 중요성을 방증합니다.
② 고임금 근로자 적용 제외에서 5인 미만 전면 적용
근로기준법은 최저 기준을 정해 놓은 것으로 노사합의에 의해 최저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 보장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한국일보 솔루션대로 고임금 노동자에게만 초과 근로수당 미지급을 인정할 경우 고임금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해고 자유화’ 등 또 다른 차별 조항이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저 근로조건 강행 조항으로서 근로기준법의 의미는 사라질 것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문제는 ‘고임금 노동자 일부 제외’와 맞바꿀 성질이 아닙니다. 원?하청 불평등 구조개선 등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1만원’ 사례처럼 사회적 갈등만 유발할 수 있습니다.
③ 반의사불벌죄가 역으로 임금체불을 증가시켜
퇴직금 14일 이내 정산, 착오에 따른 금품 일부 미지급 등 솔루션에서 사례로 들며 문제를 제기한 ‘과다한 형사처벌’의 경우는 현재도 형사가 아닌 민사로 대부분 처리되고, 반의사불벌죄이므로 대부분 취하하고 있어 과태료로 바꾸자는 명분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정산 착오는 현재도 거의 형사처벌을 하지 않습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노무사들은 반의사불벌죄가 역으로 임금체불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④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대 경계해야
2021년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52.9% 수준으로 평균 157만원을 적게 받습니다. 솔루션대로라면 기업들이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할 정도로 부담을 느낄 만한 비용부담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보수의 1.05%~1.65% 수준인 고용보험 사용자 부담률을 어느 정도로 인상할 수 있는지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산재보험과 달리 고용보험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공동으로 내고 있는데, 고용보험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정하자는 것인지 구체성도 부족합니다. 최근 잇달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의 경우 사망한 노동자는 계약직 노동자이거나 하청 노동자입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2조4475억 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습니다.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큰 업무에 비정규직 사용 제한 원칙을 폐기할 경우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대를 가져올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⑤ 직무급제, 사회적 제도개혁과 합의 전제해야
직무급이 자리 잡은 국가에는 오랜 기간 설계한 직무 체계와 이를 중심으로 임금을 결정한 역사, 산별노조 중심의 교섭체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직무 중심으로 업무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 이를 체계화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연공급이 도입된 건 취약한 사회보장제도와 입사 당시의 저임금 체제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임금체계를 도입하려면 교섭체계, 사회보험제도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제도개혁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직무급제는 ‘청년 취업을 가로막는 대기업·공공부문 노동조합의 기득권’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부문의 경우 ‘공무직’이란 별도 직무체계를 만들면서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는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경우 ‘직무급제’ 논의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데 방해가 될 뿐입니다.
⑥ 한국일보 솔루션, 윤석열 후보 공약과 판박이
윤석열 후보 대선공약집을 살펴보면 노동 공약의 핵심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 1개월(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사무연구직 등 선택근로제를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합의를 거쳐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1년 이내 범위에서 도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택근로제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하면 일정 기간 단위로 정해진 총노동시간 범위에서 하루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현행 1개월인 정산 기간 동안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1주 12시간을 넘지 않으면 무제한 노동을 할 수 있습니다. 24시간 일하고 이틀을 내리 쉬는 형태의 근무가 가능합니다. 노동시간 유연화의 끝판왕이라고 불립니다. 1일·1주 노동시간 상한 규제가 없는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는 그동안 기업이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노동공약의 주요 내용은 △전문직 직무, 고액연봉 근로자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연장근로시간 총량 규제 방식으로 전환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가치 및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로 개선하여 청년 고용 활성화와 장년층 고용안정 동시 구현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한 시간선택형 정규직 일자리 등으로 대표됩니다.
국민의힘은 노동공약을 발표하면서 “현 근로기준법은 20세기 공장법 방식으로 획일적·경직적인 근로시간 및 임금규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변화에 대응이 어렵다”며 공약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국일보 솔루션이 윤석열 후보의 노동공약과 판박이라는 의혹을 받는 결정적 근거입니다.
(2) 유권자 혼란 초래하는 검증보도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언론사의 검증보도는 대부분 동일한 결론을 내립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을 위한 대책이 없다”
이보다 편한 검증보도가 있을까요? 형식적으로는 검증보도의 모양을 갖췄지만 유권자에게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는지는 의문입니다. 2월 28일 SBS의 <[공약체크] "고정비 지원 확대"…정작 소상공인은 '냉담'> 같은 보도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형식적 검증 보도의 사례는 ‘예전에 그 발언을 했냐 안 했냐’는 식의 보도입니다. 연합뉴스의 대선 특집 <팩트체크>가 대부분 이런 모양새입니다. 이걸 굳이 검증 보도 내지는 팩트 체크라고 해야 할까요?
또 하나의 문제는 편파성입니다. 형식적으로는 전문가의 의견을 통하거나 인터뷰 방식을 빌리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의 입장을 홍보하게 됩니다. 한국일보의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차기 정부 경제 정책의 방향을 ‘시장 기능 복원’이라고 제시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의 문제는 ‘시장 기능의 상실’이 아닙니다. 국가의 조정 기능 상실이 더 큰 문제입니다. MBN이 2월 18일 보도한 <[공약빅데이터 분석]‘감원전’ VS ‘탈원전’…4인 4색 원전 공약>도 검증 보도의 형식을 가진 편파 보도입니다. 원전 확대를 주장하는 전문가만 선별해 인터뷰하고, 신규 원전 건설의 경우 ‘어느 지역에 건설할지’, 노후 원전을 계속해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안전성의 문제는 전혀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특정 후보를 편든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검증 보도의 모양새를 갖추지만 부실한 내용 검증으로 오히려 유권자의 선택을 방해하는 보도와 충분한 취재와 전문가와의 토론을 통해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증 보도를 동일한 정량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590806632261680
재택근무로 근로환경 좋아졌지만…동료·상사와 관계는 나빠져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2022-03-09 오후 12:00:00)
산업안전보건연구원, 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로 재택근무 늘자 간접흡연·차별 등 근로환경 개선
소통 부족에 동료·상사 지지와 업무재량권은 감소
“자영업자, 임시·일용근로자 주관적 건강 상태 부정적”
코로나19 상황으로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근로자들이 간접흡연과 같은 유해 요인에 대한 노출과 노동강도, 차별 등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대면 업무로 인한 소통도 줄어들면서 동료와 상사의 지지와 업무재량권과 같은 근무환경은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로 재택근무 늘자 근로환경 개선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의 제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근로환경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산재예방정책 수립과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 생산을 목적으로 만 15세 이상 취업자 5만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되며, 유해·위험 노출 정도 등 130여 개의 다양한 노동환경을 조사한다.
특히 이번 제6차 근로환경조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극심했던 2020년 10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조사가 시행돼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노동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조사 결과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노출 △노동강도 △노동시간 △폭력·차별, 4개 부분은 2017년 수행한 제5차 조사 대비 대체적으로 감소해 근로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의 4분의 1 이상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응답자 비중은 모든 요인에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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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연구원 제공
특히 소음은 2017년 21% 수준에서 2020년 15%로, 간접흡연은 2017년 13%에서 2020년 5%로 줄었다. 다만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유해·위험요인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단순반복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위험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빠른 작업 속도와 엄격한 마감 시간 요구 등 노동강도는 낮아지고, 2018년 산안법 개정을 통한 감정노동자 보호제도 시행으로 감정노동자의 노동강도도 2017년 40%에서 2020년 38%로 감소했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주당 52시간 이상 노동 및 야간·주말에 근무하는 취업자 수도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령·성·학력·출신지역·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모욕적 행위 등 차별과 폭력은 대체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언어 폭력·신체적 폭력·성희롱을 경험한 취업자는 2017년 4.8%에서 2020년 5.4%로 증가했고, 폭력·차별 경험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 부족에 동료·상사 지지와 업무재량권은 감소
한편 동료와 상사의 지지와 업무재량권은 제5차 조사 대비 근로환경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동료와 상사의 도움·지지를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9%와 6%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및 거리두기 문화로 인해 소통이 적어진 점과 개인화와 경쟁의 심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자율적 문제 해결과 복잡한 업무 수행 등 업무 수행 중 지적 활동도 다소 감소했다. 또 작업 순서·속도·방법 등 결정 권한 역시 축소돼, 직무자율성이 낮아지고 일이 단순해지고 있는 경향을 나타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 평가가 35%로 5차 조사 대비 5% 감소하고, 6개월 내 실직에 대한 우려는 소폭 증가했다. 주관적 건강상태를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취업자 비중은 감소했고 만성질환, 근골격계질환, 두통·눈의 피로, 불안감, 전신피로, 수면장애 등 건강 상태 관련 문항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이 대체로 증가했다.
연구원은 “특히, 임금근로자보다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일용근로자가 일자리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주관적 건강 상태도 다소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은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원장은 “연구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에 EU에서 실시한 유럽 근로환경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코로나19로 인한 유럽의 근로환경 변화에 대한 비교 분석과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 역시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활용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기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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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연구원 제공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0308000963
“120시간 노동 안 돼” vs “현실 감안해야”…노동정책에 쏠린 눈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2022.03.09 13:01)
李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차별 없게”
尹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하고 선택권 확대”
주 52시간·중대재해법 두고 격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30913420005066?did=NA
근로자들 일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더 아프고 불안해졌다 (한국일보, 유환구 기자, 2022.03.09 16:50)
정부의 근로환경조사결과 살펴보니...
주52시간제로 장시간 노동 크게 줄어
일자리 전망이나 건강은 도리어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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