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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8402
"전직원 무급 일해도 적자"…서울 지하철 망치는 포퓰리즘 (중앙일보,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 2023.10.11 00:10)
‘누적 적자 9000억원 서울시 지하철, 요금 인상 카드 만지작…’ ‘서울시, 이번엔 요금 인상하나?’ ‘누적 적자 1조원,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허리띠 졸라맨다…’
매년 초, 선거철, 혹은 기관장이나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지겹게 나오는 서울교통공사 관련 기사 제목이다. 기사를 접하는 대다수의 시민은 “공기업이 얼마나 회사를 방만하게 경영하면 적자가 저렇게 많을까? 도둑이 따로 없다”고 말한다. 때론 현장에서 직접 승객으로부터 듣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억울한 심정이다. 시민들의 생각대로 적자의 문제가 서울교통공사의 책임일까. 서울 지하철, 아니 전국 모든 지하철의 주된 적자의 원인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낮은 요금과 무료 승차가 적자 키워
첫째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요금이다. 2021년 서울 지하철의 손익을 따져 보았을 때 1인당 수송 원가는 2000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승객 한 사람을 수송하는데 드는 비용이 2000원 정도라는 얘기다. 지난 7일 기본요금이 1400원으로 인상됐지만 서울 지하철의 요금은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동안 1250원이었다. 애초 300원 인상 예정이었으나 물가상승 부담 등이 고려됐다.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이 구조는 수십 년 동안 반복됐으니 누적된 적자는 눈덩이만큼 클 수밖에 없다.
둘째 지하철 무임 운영제도다. 무임권은 1980년대 중앙 정부에서 제정한 만 65세 이상 노인, 혹은 장애인으로 지정된 승객에게 운임을 받지 않는 제도다. 그러면 대부분의 국민은 ‘국가에서 정한 법령이니 국가에서 지원하겠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 막 만 65세가 된 내 부모님도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법으로 정하고 도시철도 회사가 이 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런 상황이 수십년간 변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 인구의 심각한 고령화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무임 운영제도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위해 연초 대한노인회와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은 국회에서 토론회까지 진행했다. 대한노인회는 지하철 적자의 원인은 삼성전자급 직원들의 높은 평균 연봉이고 방만한 지하철 경영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차피 달려야 하는 지하철에 노인이 더 탄다고 해서 공사에 손해가 생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한노인회에서 주장한 연봉은 30년을 다녀야 받는 직원들의 연봉이고, 삼성전자급 연봉도 아니다. 필자와 같은 하급 직원들은 월 200만원 남짓한 금액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교통공사 전 직원이 무일푼으로 월급을 받아도 적자는 전혀 해결이 되지 않는다. 또 어차피 다니는 지하철에 노인이 더 탄다고 해서 문제가 되냐는 논리도 수긍하기 어렵다. 아파트가 미분양돼 공실이 났다고 해서 무상으로 입주해 들어가 산다면 건설사는 아무런 손해가 없다는 말과 비슷하게 여겨진다. 결국 토론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법으로 지정한 중앙 정부의 지원이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으로 모아져 종료되었다.
세상에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공짜는 없다
거리를 걷다가 보는 의원들의 현수막에는 ‘서울 지하철 O호선 연장,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무상 교통복지 시민들의 권리입니다’ ‘1000만 시민들의 교통 이용 권리, 언제나 이용할 수 있게 지하철 연장 운행 검토하겠습니다’ 라는 글들이 적혀 있다. 일반 시민이 보기에 흡족한 표현들이다. 하지만 우리 공사의 임직원들 대부분은 ‘의원 본인들이 돈 줄 것도 아니면서 마치 권한인 것처럼 말한다’고 생각한다. 무상 교통, 실익 없는 연장 운행 모두 선거철을 의식하여 책임 안 지는 정치권의 허황된 포퓰리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약속하는 말에 손해액은 어떻게 끌어올 것인지도 포함되었으면 한다.
정말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 지나치게 싼 운임 요금, 무상 교통이 존재하는 유토피아가 실제로 존재할까. 상식적으로 버스보다 훨씬 더 큰 운영비와 유지보수 금액이 드는 지하철을 1500원도 안 되는 금액, 혹은 무료로 이용하는 것은 누군가가 그 손해를 감당하고 있다는 걸 직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자가 지속되면 관할 상급 기관은 채권(공사채)을 발행해 주는 대신 경영 정상화를 명분으로 직원들의 구조조정 및 노동 환경 후퇴를 요구한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지만 처우와 복지는 바닥을 찍으니 불만이고, 서울시나 정부는 적자가 심하니 어떻게든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과 복지 축소를 강요한다. 이로 인해 노사 및 노정 관계가 악화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 비용도 상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줄이고 줄여도 감당이 안 되는 적자의 일부는 발행된 채권을 메우기 위해 지방 자치단체가 소량 지원한다. 결국 지나치게 저렴한 운임 요금의 부작용은 돌고 돌아 시민 모두의 부담이 된다.
경영진·노조 잘못 반성과 개선 필요
서울 지하철 적자의 주된 원인은 외부 요인이 맞지만 우리 공사 내부에도 분명 일부 잘못된 것들이 있다. 지난 정권에서 있었던 불공정한 무기계약직의 공사 일반직 편입은 직원들 간 갈등은 물론 조직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인건비를 급등시켰다. 직원 개인들의 급여는 오히려 줄고 있는데 공사 전체로만 보면 인건비는 엄청나게 급등했으니 기존 직원들의 처우가 나빠짐은 물론 가뜩이나 없는 현장 인력은 더 줄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개선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최근 불거진 일부 노동조합 간부들의 근무 이탈 사례도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일할 인력이 없다며 쟁의행위를 하면서도 정작 노조 간부들은 근무지에 나오지 않았다. 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는 각 공사와 공사에 속한 노조에 부여된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가 타임오프 제도를 준수하지도, 회사에 아예 출근도 하지 않고 공사에서 주는 급여를 모두 지급받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러한 부끄러운 사례를 우리 공사 임직원 모두가 반성하고 바로 잡아야 우리가 주장하는 내용도 신뢰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세계 최고의 지하철 공기업이다. 교통공사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직원, 시민, 정치권 모두가 상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013152700004?input=1195m
서울지하철 멈추나…총파업 찬반투표 나선 서울교통공사 노조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2023-10-15 06:07)
11월 총파업 두고 내일까지 결론…인력 감축 등 노사 줄다리기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임금 및 단체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교통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공사 양 노조 임단협 연합교섭단은 지난 12일부터 11월 총파업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연합교섭단은 16일 투표가 마무리되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17일 열리는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회의가 성과 없이 끝날 경우 18일 파업 경고 기자회견을, 19일에는 조합원 총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공사와 연합교섭단은 7월 11일 제1차 본교섭을 시작한 이래 총 10차례 교섭(본교섭 3회·실무교섭 7회)을 진행했으나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
연합교섭단은 이달 4일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특히 양측은 인력 감축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2020년 1조1천137억원, 2021년 9천644억원, 2022년 6천420억원이다. 2021∼2022년은 서울시의 재정지원금을 반영한 규모로,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3년 연속 1조원대 적자다. 또 작년 기준 공사의 누적 적자는 17조6천808억원, 자본잠식률은 61.9%에 이른다.
사측은 이런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까지 2천21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사 전체 정원의 약 13.5%에 달한다.
노조 측은 사측의 경영혁신안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 중이다.
한편 공사는 지난달 25일 연합교섭단과 필수 유지 업무 협정을 맺으며 파업 대비에 나섰다. 협정은 자연 재난이나 미세먼지 등 사회재난 발생 시 파업 중이라도 필요한 범위 내 근무에 복귀시킬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공사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혁신을 지속 추진하면서도 현장 안전 확보 등 대안을 마련해 연합교섭단과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비상 수송 대책을 시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479
서울 지하철 파업 초읽기···“인력 감축 안 돼” (참여와 혁신, 백승윤 기자, 2023.10.16 16:16)
서울 지하철 노동조합 파업 조합원 73.4% 찬성
서울시 3년 연속 인력 감축 압박에 노사 협상 진통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파업이 16일 가결됐다. 노동조합은 특히 서울시 압박으로 사측이 제시한 인력 감축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은 오는 17일 열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노동쟁의 조정에서 사측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18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파업 계획을 발표한다. 파업 돌입 시점은 11월이 유력해 보인다. 지난해에도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사측과 서울시의 인력 감축안에 반발하며 하루 파업을 벌였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연합교섭단(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공공연맹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에 따르면, 12~16일 진행한 투표 결과 찬성 8,356명(73.4%), 반대 3,030명(26.6%), 무효 17명(0.14%)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투표율은 81%로 연합교섭단과 올바른노동조합의 조합원 1만 4,049만 명 중 1만 1,386명이 참여했다.
노동조합은 오세훈 시장 집권 이후 3년째 반복되는 서울교통공사 인력 감축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파업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은 올해 차량·승무 등 6개 업무 383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인력 2,212명을 줄이는 인력 감축안을 연합교섭단에 제시했다. 서울교통공사 정원 1만 6,367명의 13.5%에 달하는 규모다. 인력 감축안은 서울교통공사 적자를 완화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서울시의 압박에 따른 ‘경영혁신’의 일환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021년과 2022년에도 대규모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으나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에 ‘재정 위기를 이유로 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노사 특별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연합교섭단은 “2021년과 2022년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노사 합의를 3년째 무시하고 일방 통행하는 서울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상시·지속 안전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을 골자로 만들어진 인력 감축안은 결국 안전 위협과 시민 서비스 저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최근 서울시가 요금 인상으로 시민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에 이어 안전과 서비스 저하까지 이중삼중(으로 시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연합교섭단은 약 2개월간 사측과 진행한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대해 지난 9월 6일 결렬을 선언했다. 이달 1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1차 노동쟁의 조정은 성사되지 않았다. 2차 조정은 오는 17일 열린다. 이날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조정에 성공하지 못하면 연합교섭단은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다.
인력 감축 철회 외에 연합교섭단은 △임금 5.6% 인상(자연증가분 별도) △통상임금에 법원 인정 항목 산입 △제도 취지와 다른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삭감 해결 △휴게실, 침실 설치 등을 요구안으로 냈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하면 수도권 지하철 1~8호선 운행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며, 노사 간 필수 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평일 64%, 주말·공휴일 59.5% 인원이 현장에서 근무할 계획이다.
https://pressian.com/pages/articles/2023101615482433463
인력 2천여명 감축에 노사 평행선… 서울 지하철 1~8호선 파업 가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 | 2023.10.16. 16:56:25)
사측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13.5% 감축" vs 노측 "인력 감축은 안전 문제로 직결"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사측이 2026년까지 221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시작된 이번 협상에서 노사가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 양노조 연합교섭단은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73.4%로 가결됐다고 16일 밝혔다.
연합교섭단은 지난 12일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단협 교섭 결렬에 따른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투표에는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등 양대 노조와 제3노조인 올바른노동조합도 참여했다.
연합교섭단은 오는 1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회의에서 조정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조정 절차가 종료되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공사와 연합교섭단은 지난 7월11일 제1차 본교섭 개시 이후 총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인력 감축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은 수년째 연간 1조 원 안팎의 적자에 따른 재정 문제 해법으로 2026년까지 전체 정원의 13.5% 수준인 221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조 측은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인력 감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21년 노사 특별합의와 2022년 노사합의에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연합교섭단은 17일 예정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18일 오전 10시 시청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총파업 투쟁 방침 공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101813392288527
서울지하철 11월 9일 총파업 돌입…"인력 감축으로 안전 담보할 수 없어"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 | 2023.10.18. 13:56:59)
"이태원 참사 겪고도 서울시는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다음달 9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측은 재정 문제 해법으로 2026년까지 정원의 13.5% 수준인 221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 연합교섭단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 감축으로는 지하철 안전 확보와 시민 서비스 유지를 담보할 수 없다"며 "11월9일 총파업에 돌입해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교통공사 양노조 연합교섭단은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73.4%로 파업이 가결됐다. 전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도 노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조는 '합법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6년 만의 파업에 이어 오는 11월 9일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면 서울지하철은 2년 연속으로 운행이 중단된다. 공사 설립 이후 2년 연속 총파업 결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대 노조는 "강제 구조조정은 없다"는 합의를 무시하고 서울시가 3년째 공사 인력감축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수년째 연간 1조 원 안팎의 적자에 따른 재정 문제 해법으로 2026년까지 전체 정원의 13.5% 수준인 221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조 측은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인력 감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21년 노사 특별합의와 2022년 노사합의에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양섭 서울교통공사 통합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된 공공교통 서비스를 위해 안전 인력과 안전시설이 확충돼야 한다"며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부와 서울시의 교통복지 비용은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정부와 서울시가 부담해야 한다"고 모회사인 서울시에 책임을 촉구했다.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은 2021년과 2022년 노사 합의로 강제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두 번이나 합의해놓고 무시하고 있다"며 "인력 감축과 외주화를 중단하고 최소한의 안전 인력인 771명을 올해 채용하지 않는다면 파업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겪고도 서울시는 서울시민과 노동자의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서울시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안은 결국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연합교섭단은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와 체결한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파업을 진행한다. 협정에 따른 파업 시 평일 운행률은 노선에 따라 53.5%(1호선)에서 79.8%(5∼8호선)까지 유지된다.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4791_36199.html
1~8호선 서울지하철, 다음달 9일 총파업‥"안전 위협하는 인원 감축 중단" (MBC뉴스 김현지 기자, 2023-10-18 20:39)
앵커: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동조합이 다음달 9일에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공사 측이 2천 명 넘게 인력을 줄이겠다면서, 감축안을 내놓은 데 따른 반발인데요. 김현지 기자가 이 소식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9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대규모 적자 탓에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사측의 계획에 반발하는 겁니다. 공사는 전체 직원의 13.5%에 달하는 2천2백여 명을 오는 2026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명순필/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 "수천 명대 인력 감축과 상시 지속 안전 업무의 대규모 외주화로는 시민과 지하철의 안전도 시민 서비스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서울시와 사측이 올해 안에 외주화 하려는 업무를 맡고 있는 380여 명의 75%는 지하철 안전에 필수적인 인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오히려, 코로나 이후 승객이 늘어 인력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정희/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최소한의 안전 인력인 771명을 채용하지 않는다면, 서울교통공사의 파업은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앞서 노조는 그제 끝난 파업 찬반 투표 결과 73.4%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고, 어제 열린 지방노동위원회 최종 조정 회의는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습니다.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노사간 협정에 따라 지하철 평일 운행률은 1호선에서 8호선, 각 노선에 따라 50~80%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http://www.stlu.kr/content/news/news_read.php?id=4603
[성명] 공정 따위 패대기 치는 오세훈 시장 노동이사 임명 규탄한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2023.10.30)
오세훈 시장은 곧잘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 ‘공정’이라는 것을내세운다. 하지만 최근 오세훈 시장은 어차피 말로만 앞세운 ‘공정’ 따위 안면박대하고 내팽개쳤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이사 임명 사건이 그것이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법과 서울시 조례, 공사 내규에 따라 3기 노동이사 선출을 위한 선거를 전 직원이 참여해 치렀다. 그 결과 5명이 입후보했고 노기호, 장기현 후보가 1, 2위를 했다. 조례에 의해 공사 비상임이사인 노동이사는 서울시장이 임명한다. 오늘 오세훈시장은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로 전 직원이 선출한 후보를 임명하지 않고 3위를한 올노 소속 조은호 후보를 노동이사로 임명하는 후안무치한 일을 저질렀다.
윤석열 정부와 서울시가 노동을 배척하며 올노에 노골적인 지원과 구애를 하는 것은 새롭지도 않은 일이다. 실제 노동이사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2위 안에 들지 못해도 올노 소속 후보를 시장이 임명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설마설마 하기도 했고, 오세훈 시장의 후광을 업고 어차피 임명될 것이니 논란을 없애기 위해 차라리 뽑아 달라는 선거운동 전략이라고 치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만의 은근한 ‘카르텔’과 ‘짬짜미’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소일거리나, 괜한 우려가 아니었던 것이다. 원래 진짜 그러기로 했던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작태는 유례없는 폭거다.
서울시 산하기관을 포함해 어디에서도 결격사유 없이 직원들의 투표결과를 무시하고, 시장이 마음대로 노동이사를 임명한 전례가 없다.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를 위해 노동자들이 이사회에 대표를 파견하는 일에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과 그들의 카르텔은 밀월 관계를 과시하며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의사와 노동자 경영 참여라는 가치를 짓밟았다. 우리는 오세훈 시장의 노동이사 임명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세훈 시장은 노동이사 제도를 유신정권에서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명한 유신정우회로 만들어 버렸다. 오세훈 시장이 올노에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우리는 관심없다. 시장이 산하기관 직원들의 의사를 짓밟아 버리고, 법과 조례가 정한 노동이사 제도를 농단하는 한 우리는 항의하고 맞서 싸울 것이다.
노동이사는 오세훈의 유정회가 아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083
서울교통공사노조 근로시간면제자 10배 초과? (매노, 강예슬 기자, 2023.11.03 07:30)
조합원 사용 후 사후승인 방식으로 연간 2만3천14시간 준수 … 대법원 실무연구회 해석도 같아
고용노동부가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운영하는 62개 사업장 중 39곳이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2일 발표했다. 근로시간면제자를 지정하지 않고 사후 승인하는 방식으로 인원 한도를 10배, 면제시간 한도를 1만8천여시간 초과한 서울교통공사의 사례도 그중 하나였다.
노동부는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말하는데 노동계는 “노동조합 활동 공격” “노동조합 흠집내기”라고 반발한다. 노조는 정부의 정당한 법 집행에 반발하는 데에는 근거가 없지 않다. 2일 <매일노동뉴스>가 서울교통공사의 사례를 중심으로 정부의 기획감독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타임오프제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노사교섭, 산업안전, 고충처리 등 업무에 한해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사업장 내 조합원 수를 고려해 노사 합의로 타임오프 한도를 정한다. 노동부는 조합원 규모별 면제 한도를 정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10년 넘게 말 않더니 … 황당”
고용노동부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면제 제도 운영 및 운영비 원조 기획근로감독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62곳의 사업장 중 39곳의 위법사항이 적발됐는데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위법한 운영비원조 등 부당노동행위가 36건, 위법한 단체협약이 11건, 단체협약 미신고 사례가 8건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위법한 단체협약의 사례로는 면제 한도(노동부 고시)를 초과한 인원을 노사 단체협약에 기재한 사례 등을 들었다.
노동부는 부당노동행위 위법사항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불응하면 형사처벌한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사업주에 최대 징역 2년 이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성희 차관은 “11월까지 추가적으로 약 140개 사업장에 근로감독을 지속하고 향후 규모와 업종을 고려하여 근로감독을 확대하는 등 근로시간면제 관련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노사법치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지난 9월 타임오프제 운영 실태조사 결과 117곳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위법·부당 사례가 확인됐다며 해당 사업장을 포함해 법 위반 의심 사업장 200곳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나섰다.
대법원 실무연구회
“총 근로시간면제 한도 범위 내 모든 조합원 사용 가능”
이날 정부가 밝힌 내용을 보면 서울교통공사 5개 노조는 근로시간 면제자 사전 지정 없이 사후승인하는 방식으로 인원 한도 32명을 약 10배를 초과한 311명을 사용했다. 게다가 파트타임 면제자 4명을 풀타임으로 사용하고, 파트타임 면제자 181명이 근로시간면제 대상 활동을 했음에도 면제시간에서 차감하지 않았다. 면제시간 한도인 3만800시간 중 1만8천여 시간을 초과한 4만8천748시간을 사용했다는 것이 노동부 설명이다.
서울교통공사의 교섭대표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조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2010년 7월 타임오프제가 시행된 뒤 노사가 타임오프제에 합의해 줄곧 시행해 온 방식인데, 이제야 문제 삼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부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한 부분은 법적 의견이 분분한 사안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의 경우 연간 2만3천14시간(2022년 기준)을 보장받는다. 노동부 고시에 따라 정한 인원 한도는 풀타임 12명 또는 파트타임 23명이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타임오프 인원 한도 적용기준을 ‘연간’이 아닌 ‘일’ 단위로 산정한다. 서울교통공사 근로시간면제자가 32명이 아닌 311명이 된 배경이다.
노조의 억지 주장이 아니다.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가 올해 출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주해 I>에는 “개별 노동조합이 사업장의 총 근로시간면제 한도 범위 내에서 사용자와 근로면제시간 수를 합의하면 그 합의한 시간은 특정 조합원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모든 조합원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설하고 있다. 노동부의 ‘집단적 노사관계 업무 매뉴얼’에는 “근로시간면제자로 통보된 자에 대한 변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사가 협의해 변경해야 하며, 사용자와 협의 없이 노조가 임의로 변경하거나 수시로 변경해는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2010년 노동부는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대해 노사가 합의할 때 반드시 근로시간면제자를 특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행정해석을 내놨다.
서울교통공사노조 마음대로 당일 근로시간면제자를 정하는 것도 아니다. 노사 합의로 노조는 매달 5일 전 월간 근로시간면제자 사용계획을 통보하고, 변경이 필요한 경우 공사와 협의해 변경일 기준 5일 전까지 통보한다.
과거 이성희 차관도
“산보위 활동 근로시간면제 한도 포함이 타당한지 의문”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해 사용했다는 1만8천여시간은 노사협의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등 노사가 근무 중 조합활동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사안이다. 노조법 외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도 소정근로를 하지 않고 급여의 손실 없이 활동하도록 한 활동을 규정하는데, 이런 내용에 포함되면 위법 여부를 명확히 따져야 할 부분이다.
이날 브리핑을 한 이성희 차관은 2012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근로시간면제 제도 도입성과 분석 연구’에서 “사용자와 교섭 및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제외하고 그 밖에 사용자와 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활동 등 다른 법령에서 정한 활동에 대해서도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유급 면제시간을 정하는 것이 법체계상 타당한지 의문이 있다”며 “근참법상의 노사협의나 고충처리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안전보건 관련 활동은 해당 법률에서 유급 여부를 결정하거나 해당 법률의 규정에 따라 제도화된 기구에서 사용자와 공동으로 구체적 운영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타임오프제 기획감독이 정당하지 않다는 노동계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양대 노총 “노조 겨냥한 부당노동행위 감독” 한목소리
민주노총은 “노동부의 기획감독은 부당노동행위 중에서도 노사 자율로 체결한 단체협약과 사용자의 노동조합 편의 제공에만 초점을 뒀다”며 “노조의 진정이나 구제신청 사건에서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 같은 고의성을 엄격하게 따지더니, 근로시간면제 한도 초과나 ‘운영비 원조’에는 ‘고의성’이나 ‘부당노동행위 의사’ 등 형사법적 잣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세계 어디에도 근무시간 중 노사관계 활동시간 상한을 정부가 고시해서 제한하거나 노사가 합의한 전임자급여 지급을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는 나라는 없다”며 “정부의 행위는 명백한 ILO 협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110610072902136
김군 덕에 한 발 내딘 지하철 안전, 오세훈발 외주화로 역주행하나? (프레시안, 권영국 변호사 | 2023.11.06. 11:06:16)
[모두를 위한 공동파업①] 경영 합리화 핑계로 또 시도하는 인력 감축
지난 10월 23일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2026년까지 공사 직원 2212명을 감축하는 인력 감축안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이 밝힌 인력 감축안은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지하철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인데, 인력 감축 규모는 공사 전체 정원(1만6367명)의 약 13.5%에 달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인력 감축안을 들여다보면, 차량관리소 업무 자회사 위탁, 냉방기 정비 도장 작업 위탁 확대, 1~4호선 구내 운전 업무와 특수차 운전 자회사 이관, 궤도 유지‧보수 외주 위탁 등이 주된 내용이다. 서울시는 지방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와 인력효율화를 명분으로 핵심-비핵심 업무를 분리하고 비핵심 업무의 필요 인력을 외주화해 서울교통공사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지하철 운행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핵심과 비핵심으로 나눌 수 없다. 핵심-비핵심 업무로 나누는 방식은 외주화를 합법으로 보이게 하는 전형적인 꼼수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업무 외주화를 통한 인력감축 방안은 불과 몇 년 전에 있었던 구의역 김군 사망 사고가 던진 사회적 교훈을 망각한 심히 위험한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7년 전 2016년 5월 28일, 서울메트로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선로 쪽에서 19세의 청년 하청노동자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달려오는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구의역 김군의 죽음은 2013년 1월 19일 성수역 사망사고, 2015년 8월 29일 강남역 사망사고에 이어 세 번째로 발생한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였다. 앞선 두 사건은 개인의 부주의로 종결 처리됐고,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또한 개인의 부주의로 책임 전가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주도해 구성한 진상규명위원회와 진상조사단의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진상조사 결과, 김군 사망사고는 서울메트로를 포함한 정부와 서울시의 공공부문 경영 합리화를 앞세운 무리한 인력감축과 이를 위한 업무의 외주화가 그 주된 원인임이 밝혀졌다.
진상조사단 보고서는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는 안전을 비용으로 간주하고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은 공공부문 경영효율 정책의 결과다. 공공부문 경영효율화 정책의 핵심은 비용 절감이었고, 비용절감을 위해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고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이를 공기업 선진화・정상화라고 추켜세웠다. 안전을 위한 규제마저 경영효율에 대한 걸림돌로 취급하는 정책 기조 하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산업안전과 안전매뉴얼은 무력화되기 십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보고서는 "구의역 사고는 업무의 외주화로 인한 소통의 단절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원청 정규직 노동자와 외주화된 노동자로의 구분과 차등은 업무에서의 평등한 관계 형성을 방해하며 이러한 불평등한 관계는 원만한 소통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유기적 연계 업무에서 소통의 장애는 결국 안전사고로 연결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고 적고 있다.
2인 1조 안전 수칙에도 불구하고 인력 감축은 결국 1인 업무를 불가피하게 만들었고, 불법 파견을 회피하기 위한 관제소와의 직접 소통 단절은 사망사고로 이어졌다. 이에 진상규명위원회와 진상조사단은 지하철 운행과 관련된 유기적 업무들에 대한 외주화 철회와 업무 통합을 권고했고, 고용 구조에서의 직제의 일원화를 권고한 바 있다.
지하철 적자의 주된 원인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도 인정하듯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와 운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지하철 기본요금 등이다. 지하철 적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 65세 이상 무임 승차분은 복지를 위한 법·제도와 정부 정책에 의한 것으로 공익서비스비용(PSO)으로 국비 보전을 위한 법제화가 필수적이다. 적자의 근본적인 대책은 제쳐두고 경영 효율화로 포장해 추진되는 인원 감축과 업무의 외주화는 다시 '위험의 외주화'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구의역 김군의 죽음으로 겨우 한걸음 내디딘 지하철 안전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려는 위험한 계획은 철회돼야 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110610121643873
정부가 비용 부담하는 유럽 지하철 vs 시민만 부담하는 한국 (프레시안, 명순필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 2023.11.07. 08:14:27)
[모두를 위한 공동파업②] 노동자와 시민에게 지하철 적자 책임 전가 안 된다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서울지하철은 나쁜 정부 정책에 의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시민과 아무 관계없는 서울교통공사 재정 적자에 대해 요금 청구서를 발행했고, 지하철 노동자들에게는 2200명 안전 인력 축소라는 구조조정 청구서를 발행했다. 정작 재정 적자를 유발한 당사자인 정부와 서울시는 숨어버렸다. 그 결과 지하철 요금은 올랐고, 앞으로도 오를 수밖에 없으며, 시민의 안전을 위한 공공 서비스는 후퇴하고 있다.
재정 적자는 정부나 서울시가 교통 복지를 이유로 법률 또는 서울시 정책에 의해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민에게 전가해선 안 되는 비용이다. 적자의 원인은 교통 약자를 위해 1980년도부터 적용된 무임수송비용과 이후 환승 할인 비용, 정기권 할인 등 교통복지 정책에 따른 것이다. 갑자기 발생한 것도 아니고 오래전부터 시행한 정부 정책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교통 복지 정책 자체에 대해 정치인들은 생색을 내고, 정부‧시는 자랑만 할뿐 비용에 대해선 나 몰라라 식이다.
이 밖에도 정부와 시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조조할인, 심야연장운행 등 정책을 폈다.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기후동행카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정부와 시가 관련 대책을 내놓지 못하다면 지하철 요금은 내년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인상될 것이다.
왜 서울지하철만 적자일까? 정부는 같은 지하철을 운영하는 철도공사 대해 공익서비스비용(PSO)을 일부 책임지고 있지만, 서울지하철은 지원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지하철과 비교하면, 서울지하철은 운임회수율(지하철 운영 비용 중 운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계 최고인 65%~80%를 차지한다. 즉, 교통 이용자인 시민 대부분이 비용을 내고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유럽의 지하철은 운임 회수율이 30~40%다. 정부가 50% 이상을 교통복지 비용으로 부담하는 등 공공 교통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적자의 성격은 어떠할까? 정부 정책으로 법률로 정하거나 시 정책으로 발생한 교통복지 비용은 '착한 적자'일 수밖에 없다. 시민을 위해 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확대하며,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 오세훈 시장 역시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해 공익서비스비용 입법 추진의 필요성을 주장한 당사자다. 그러나 해결이 안 되자 정부와 시는 책임에서 쏙 빠지고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노동자에게는 인력 감축과 외주화로 나쁜 일자리를 확대하며 이중으로 비용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우리는 나쁜 일자리가 시민과 노동자에게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던 사고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일터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다가 사망한 구의역 김군, 직장에서 일하다 스토킹 범죄로 살해당한 신당역 직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직하고 처참한 여러 사고는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이 연결돼 있음을, 인력 구조조정과 위험의 외주화는 결국 노동자와 시민의 목숨을 모두 앗아간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때문에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지난 해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에서 "사회적 참사 이후 안전 강화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여 직원과 시민이 안전한 지하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사공동으로 대책(인력충원)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금 서울시와 공사는 노-사 합의를 어기고 역대급 인력 감축을 강요하며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공사의 신규 채용이 중단돼 인력 공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리 지하철 노동자들은 우리 자신과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공사와 최선을 다해 교섭하는 한편 9일 총파업도 예고하고 있다.
1974년 8월. 서울에서 지하철이 첫 운행을 시작했다. 내년이면 대한민국 지하철 운행 50년이다. 그동안 서울의 지하철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대상으로 성장했다. 국민이 자긍심을 느끼는 공간이다. 50년간 시민과 노동자가 공들여 쌓아 온 결과다. 시민이 안전한 지하철, 편리한 지하철을 꾸준히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 지하철 노동자의 역할이다. 이제 정부와 서울시가 책임을 다하라. 정부와 서울시는 원인 발생자로서, 결자해지 의무가 있다. 대중교통 공공서비스(PSO)에 대한 지원이 요금 인상에 앞서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전시성, 실적성 인력 감축에 매몰되어 위험과 책임의 외주화로 치달아 가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시민과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1072138035
“죽음의 공간 된 지하철…안전인력 확충을” (경향, 강은·이예슬 기자, 2023.11.07 21:38)
노조·참사 유가족 등 30여명
구의·신당·이태원·신길역서
‘공공교통 다크투어’ 순회 개최
서울시·공사 인력감축안 비판
공공운수노조 9일 파업 앞서
“참사 공통점은 ‘지하철 안전’
위험 외주화 중단하라” 촉구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 흰 국화꽃 16송이가 놓였다. 7년 전인 2016년 5월 현장실습생 김모군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곳이다.
“(김군이 사망하기) 몇년 전에도 지하철 안전인력을 외주화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1985년부터 36년간 서울지하철에서 일했다는 오선근 공공교통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개찰구로 내려와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민영화 저지 공공성 강화 시민사회공동행동’과 함께 지하철 구의역에서 중구 신당역, 용산구 이태원역, 영등포구 신길역 구간으로 이어지는 ‘공공교통 다크투어’를 진행했다. 다크투어는 재난이나 전쟁 발생 등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아 성찰과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7시간가량 이어진 여정에는 노조와 시민단체 활동가, 참사 유가족 등 약 30명이 참석했다.
구의역 승강장에서 출발한 이들은 신당·이태원·신길역에 도착할 때도 매번 국화꽃을 놓고 묵념했다. 지난해 9월14일 신당역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가 직장 동료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다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10월29일에는 이태원역 인근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수만명이 통제되지 않은 채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17년 10월20일 신길역에서는 휠체어를 이용하던 장애인 한경덕씨가 리프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투어에 참석한 이들은 서로 달라 보이는 네 참사에 ‘지하철 안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허유경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국장은 “안전해야 할 지하철은 공포의 공간, 죽음의 공간이 됐다”면서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으로 인해 사고가 난 것인데도 사고 후 직원 개인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거나 마치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책임인 것처럼 얘기되곤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역 내부 혹은 인근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2인1조 근무 원칙 등을 통해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9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2026년까지 일부 인력을 외주화해 2200여명(정원의 13.5%)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만성적 적자를 해결하고 ‘경영 혁신’을 추진한다는 이유였다.
양한웅 시민사회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안전인력을 줄여 적자를 메꾸겠다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면서 “노동자를 줄이고 이를 외주화하면 어떻게 시민 안전이 확보되겠나”라고 말했다. 신당역 10번 출구 앞 발언대에 선 이수정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활동가도 “(신당역 살인의 경우도) 2인1조 근무가 이뤄졌다면 위급 상황에 바로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비용을 줄이려고만 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도 지하철 안전인력을 확보하라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희생자 이상은씨의 어머니 강선이씨(53)는 “참사 후에 많은 시민에게 위로와 도움을 받으면서 지하철에서 희생된 분들의 아픔에 연대하고 싶었다”고 했다. 강씨는 “참사 당시 이태원역에서 무정차 통과가 이뤄졌다면 사고가 난 길목으로 사람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았을 텐데 왜 그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의문”이라며 “근본적으로 이태원 참사도 지하철 안전 문제와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투어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공사의 업무 외주화를 통한 안전인력 감축은 7년 전 구의역 김군 사망 사고를 망각한 ‘위험의 외주화’로의 역행”이라며 “신당역 스토킹 살인, 이태원 참사,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 추락 사고 등을 통해 (제기된) 시민과 노동자 안전을 위한 지하철 안전인력 충원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공사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9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15453.html
지하철 파업 D-1…7명 중 1명 인력감축안에 “안전 위협” 맞서 (한겨레, 장현은 기자, 2023-11-08 16:04)
1~8호선 서울교통공사, 인력 2200여명 감축안
노조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 안전 위협”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공사) 노사가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8일 낮 핵심 쟁점인 인력 감축 문제를 두고 최종 교섭을 시작했다. 이날 교섭에 실패할 경우 노조는 9일 오전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공사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필수 유지업무 인력과 대체 인력 등을 활용해 80% 이상의 운행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 노조 연합교섭단과 서울교통공사는 8일 오후 3시부터 예고된 파업 일정을 하루 앞두고 막판 교섭을 시작했다. 교섭의 핵심 쟁점은 ‘인력 감축’이다. 공사는 최근 2026년까지 2212명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는 현재 공사 전체 정원의 약 13.5% 수준이다. 공사는 연 1조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합교섭단은 무리한 인력 감축이 시민의 안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했다. 교섭단은 “노조는 필연적으로 지하철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되는 인력 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공사와 연합교섭단은 지난 7월부터 10차례 교섭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 회의까지 거쳤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16일 열린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찬성 73.4%로 가결됐다.
노조 쪽은 이날 오후 한겨레에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에 대한 회사쪽의 입장 변화만 기대하고 있을 뿐 현재로서는 접점이 찾아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인력감축 방안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경영 합리화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백호 서울교통공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밝히는 등 노조와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교섭 결렬로 파업이 이뤄질 경우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파업을 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총파업 첫날인 11월 30일 밤 극적인 협상 타결로 하루만에 파업이 종료됐다.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노사가 맺은 ‘필수 유지업무 실무 협정’에 따라 평일 기준 1~4호선 65.7%, 5~8호선 79.8%의 운행률은 유지된다. 공사 쪽은 “(파업 돌입 시) 필수유지업무 인력과 대체 인력 등을 확보해 평일 기준 오전 7~9시 출근길에는 100%, 나머지 시간에는 80% 정도 수준의 운행률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naeil.com/news/read/479132
서울 지하철 수능시험 뒤 전면파업할 수도 (내일신문, 한남진 이제형 기자, 2023-11-09 11:42:00)
서울교통공사 노사 입장차 커 … "재정위기 2212명 감축"이냐 "노동자에 책임 전가, 시민안전 무시"냐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역)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9일부터 이틀간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수능시험 이후 전면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공사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8일 오후 3시부터 성동구 공사 본사에서 만나 인력감축안 등을 두고 막판 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오후 9시 10분쯤 교섭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통합노조가 경고 파업 직전에 불참을 전격 선언하면서 파업 참여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공사노조가 1만1000여명, 통합노조가 2000여명이다. 제3노조인 이른바 MZ세대 중심의 올바른노조는 애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사노조는 "단체교섭 결렬의 주 원인은 공사측이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를 끝내 거두지 않고, 노조 측이 제안한 정년퇴직 인력 채용마저도 거부한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이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공사 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공사는 '코로나 재정 위기'를 이유로 지난해 1539명 인력감축을 제시했다. 또한 올해 10월 7일에는 요금을 150원 인상하면서 인력감축 규모를 700여명 늘려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공사 전체 정원의 13.5%에 달한다.
공사노조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지하철 어디도 '코로나 재정위기' '요금인상'을 이유로 대규모 인력감축을 하지 않았다"면서 "공사측의 경영혁신안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하철 안전위협 사례 증가와 중대시민재해 예방 필요성 등을 이유로 안전인력 확충을 위해 인력감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가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몰아 정책신뢰도를 깼다고 비판한다. 2021년 9월 13일 노사간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특별합의와 지난해 11월 30일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합의를 일방적으로 무시했다는 것이다.
손근호 서울교통공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서울시와 공사는 교섭 중에 인력감축을 기정사실로 하고 하반기 신규채용을 거부해 정규직 청년 채용만 400여명 줄였다"면서 "서울시와 공사가 합의를 번복하고 약속을 무너뜨리며 인력감축만을 되풀이하는 것을 노동자들은 수용할 수도 없고 묵과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부터 전면파업을 예고했던 노조는 이틀간 '경고파업'으로 입장을 선회해 9일 주간근무(오전 9시)부터 10일 야간근무(오후 6시) 전까지 파업에 들어간다. 공사노조 관계자는 "서울시와 사측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로 경고파업에 돌입한다"면서 "16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어서 특별수송 기간이니 시민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그 이후에도 공사 측에 변화가 없다면 2차 전면파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법과 규정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파업참여자는 전원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공사 손실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불법파업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백 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공사가 겪고 있는 고질적인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의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일방적인 결렬선언으로 파업은 불가피했다. 파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민 불편에 대해 죄송하다"며 "노조 측에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상을 잘 마무리 함으로써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ttp://www.stlu.kr/content/news/news_read.php?id=4619
[보도자료] 오세훈 시장표 경영합리화 계획은 허구다! 서울교통공사노조 경고파업에 돌입하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2023.11.09)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10918320003676?did=NA
한국노총 이탈로 힘 빠진 서울지하철 파업… 양대 노조 간 무슨 일? (한국일보, 김표향 기자, 2023.11.09 22:00)
지하철 파업 쟁점은 대규모 인력 감축
새로운 사측 제시안 놓고 노조 간 이견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제1노조)가 인력 감축에 반대하며 9, 10일 이틀간 경고성 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당초 예정했던 총파업이 아닌 한시적 부분파업인 데다,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제2노조)가 파업에서 이탈하며 명분이 약해졌다. 사측과 서울시도 이례적으로 협상 내용을 공개하면서 “합의안 원점 재검토” 카드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9일 한국일보 취재 등에 따르면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인력 감축 안이다. 그동안 사측은 17조 원이 넘는 누적 적자 해소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안전과 무관한 인력을 자회사에 위탁하고 퇴직자 자리에 채용을 안 하는 자연감축 방식으로 2026년까지 전체 정원(1만6,367명)의 13.5%인 2,212명을 줄이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올해 감축 인원만 383명이었다. 여기엔 정년퇴직 276명도 포함된다.
반면, 노조는 내년 개통하는 별내선 운영 인력 360명, ‘신당역 살인사건’ 이후 1역사 2인 근로를 위한 필요 인력 232명 등 860명 이상 부족한 실정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공사와 연합교섭단(공사노조와 통합노조로 구성)은 7월 11일 제1차 본교섭을 시작한 후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합교섭단은 전날인 8일에도 사측을 만나 6시간 가까이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최종 결렬됐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합의안 도출 직전까지 가긴 했다. 사측이 660명을 신규 채용하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당초 예정된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는 388명이었다.
이 과정에서 양대 노조 간 입장이 갈렸다. 제2노조는 일단 사측 안을 받아들이자고 했고, 제1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결과적으로 교섭위원 구성이 8명 대 4명으로 제1노조가 더 많아 교섭단 표결을 통해 합의는 불발됐다. 이후 제2노조는 자체 회의를 거쳐 파업 불참을 결정했다.
9월 말 기준 조합원 수는 제1노조 1만146명, 제2노조 2,742명, 이른바 ‘MZ노조’라 불리는 올바른 노조(제3노조) 1,915명이다. 제1노조 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파업 동참 여부를 놓고 제2노조와 이견이 표출되면서 파업 동력이 이전보다 약해질 수밖에 없을 거란 분석이다. 제2노조는 “제1노조의 경고 파업을 존중한다”며 “추후 재개되는 사측과의 교섭에서 만약 사측의 합의안이 후퇴한다면 파업에 동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제1노조는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16일 수능시험 특별 수송 이후 2차 전면파업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합의를 기대했던 사측과 서울시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다. 서울시는 “실무 교섭 과정에서 작성된 합의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도 전면 보류하겠다”고 선포했다. 다만, 양대 노조와 서울시ㆍ공사 모두 협상 의지는 내려놓지 않았다. 양대 노조는 “교섭 요청이 오면 언제든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도 “노사가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196
서울지하철 파업, 핵심 쟁점은 ‘안전인력 감축’ (매노, 정소희 기자, 2023.11.09 19:18)
서울시 “2026년까지 157명 후생지원 인력감축” … 노조 “전문 직역 비하 유감 … 92% 안전인력”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신논현~중앙보훈병원 역)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이틀간 시한부파업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안전인력 감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인력감축 명분을 “적자보전을 위한 자구책이며 경영효율화”라고 보고 노동자들은 “공익서비스비용(PSO)에 따르는 적자보전 없는 안전인력 감축은 허구”라고 맞받는다. <매일노동뉴스>가 9일 파업 쟁점을 톺아봤다.
감축 인원 중 8%만 지원 인력? 92%는 핵심 인력
노사 모두 ‘인력감축’이 핵심 쟁점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다만 이 인력이 지하철 운행이나 안전과 관련된 ‘안전인력’ 해당 여부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 쟁점은 경영효율화”라며 “시민안전이나 공사의 핵심업무와 관련성이 낮은 인력을 자회사 등에 위탁하거나 자연 조정하는 방식으로 식당 조리원, 목욕탕 관리사, 이발사 등 후생지원 인력 157명이 대표적”이라고 발표했다. 감축하려는 인력이 대부분 지원 업무에 한정돼 있다는 발표다.
하지만 서울시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 공사는 2026년까지 총 2천212명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 2021년에 7호선 일부 구간이 인천교통공사로 넘어가면서 이미 감축된 301명을 제외하고 공사가 앞으로 감축하려는 인력은 1천911명이다. 이중 서울시 발표에 의하면 157명(8.2%)만이 후생지원 인력으로 나머지 91.8%는 핵심인력이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해당 인력이 ‘주변적 업무’라는 데에도 이견이 크다.
김정섭 서울교통공사노조 미디어소통국장은 “목욕탕 관리사는 10명이 아니라 1명이고, 식당 조리원은 직업기초능력평가(NCS)를 보고 들어오는 전문 조리인력”이라며 “사실도 틀렸을 뿐 아니라 이들 직역에 대해 서울시가 나서서 이렇게 (비하하는)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사와 서울시가 올해 감축 목표로 내놓은 383명(초기에는 387명 제시)에는 필수유지업무 대상 노동자도 포함돼있다. 파업에 돌입해도 평일과 휴일에 100% 운영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 분야에서도 인력을 외주화하겠다는 것이다. 387명 중 300여명이 필수유지업무 대상 노동자이기 때문에 외주화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도 불분명하지만 서울시와 공사는 인력감축안을 굽히지 않고 있다.
“순손실 중 공익서비스 비중 82.5%
국가가 나서서 PSO 비용 보전해야”
서울시와 공사는 왜 이렇게 인력감축에 혈안일까. ‘적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노조와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적자의 상당부분이 교통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적자이기 때문에 상당부분을 감수하되 정부에서 적자를 보전해 지하철 공공성을 지켜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방공기업의 반복되는 적자 부담을 인력감축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6천420억원으로 이중 공익서비스로 인한 손실, 즉 노인과 장애인 등의 무임수송과 환승할인·조조할인 등으로 인한 공익서비스(PSO)의 비중은 82.5%를 차지했다. 사실상 적자의 대부분이 공익서비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도시철도의 수혜자는 전국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적 복지제도에 대한 정부보전은 타당하다”며 “정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손실액을 매년 61% 가까이 보전하는 만큼 도시철도에도 국비 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에는 7천여명의 서울지하철 노동자가 모여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임금을 인상하러 이 자리에 나온 게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민영화 저지! 공공성 확대! 시민사회 공동행동’의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가난한 사람의 보편적인 삶을 위해서 존재하는 공기업의 적자는 당연하다”며 “가난한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을 받기 시작하면 이들은 움직일 수 없고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나빠진다. 서울시가 적자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1092139005
노사 ‘충원 규모’ 평행선…서울지하철 수능 후 2차 파업 예고 (매노, 유경선 기자, 2023.11.09 21:39)
서교공노조 오늘까지 경고 파업…사측과 대화는 이어가기로
서울시 “타협 없이 원칙 대응” 강경…접점 찾기 쉽지 않을 듯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서교공노조)가 9일부터 이틀간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서교공노조는 서울시와 공사 측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2차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와 공사측은 강경 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 소속인 서교공노조는 사측과 인원감축 문제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9~10일 한시적으로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사측이 인원감축 방침을 밀어붙이기보다 노조와 협의를 시도한 점을 평가해 전면 파업이 아닌 경고성 파업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서교공노조와 연합교섭단을 구성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서교공노조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쟁점은 올해 정년퇴직으로 인해 발생한 빈자리를 신규채용으로 충원할지 여부다. 공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정년퇴직을 통해 정원 자연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당장 업무공백이 불가피하므로 더 늦기 전에 이를 신규채용으로 채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현원 유지를 위해 하반기에 채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771명에는 정년퇴직분 276자리가 포함돼 있다. 공사는 당초 383명을 올해 감축 목표로 잡고 771명에서 이를 제외한 인원만 새로 뽑겠다고 했다가 전날(8일) 오후 실무교섭에서 감축 규모를 110명대까지 줄인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안에 정년퇴직분 충원은 반영되지 않았으며 신규 사업 관련 인력으로 채워졌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서교공노조 관계자는 “결원이 생겼을 때 공사가 이를 충원하는 것은 노사 단협에 있는 내용”이라며 “당장 1월부터 276명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으로, 이미 채용 시기를 넘겨도 한참 넘겼다”고 말했다.
명순필 서교공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내년 1월부터 현장인력이 비면서 조합원들이 힘들어질 걸 뻔히 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조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한다)”고 했다. 출정식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조합원 7000명이 참가했다.
공사는 강경대응 입장과 함께 교섭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미래적 관점에서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언제든 전향적으로 교섭할 의향이 있으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강경 대응 원칙을 밝혔다. 서울시는 “명분 없는 파업”이라며 “타협 없이 원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 기준 공사의 누적적자가 18조4000억원에 당기순손실이 7800억원이라는 점, 해고를 통한 인원조정이 아닌 자연감축에 따른 인원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날 실무교섭에서 제시한 절충안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협의안에 현장 안전인력 충원을 위한 신규채용, 불합리한 임금 잠식구조 해소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며 “하반기 예정이던 신규채용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1141805001
서울 지하철 2차 파업 예고…22일부터 예정 (경향, 김보미 기자, 2023.11.14 18:05)
사측의 인력 감축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는 22일 2차 파업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서교공노조는 오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파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공사와 인원 감축 및 충원 방식을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서교공노조는 지난 9~10일 한시적으로 경고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또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2차 파업 돌입도 예고했다.
노사 실무자 간 대화는 1차 파업 후에도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공사 측은 “미래적 관점에서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역시 “명분 없는 파업”이라며 “타협 없이 원칙 대응하겠다”는 강경 대응 원칙을 밝히며 해고가 아닌 자연감축에 따른 인원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 기준 공사 누적 적자가 18조4000억원, 당기순손실이 7800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 측은 “1차 경고 파업에 이후 지속적으로 서울시와 공사 측에 입장 변화와 진지한 대화를 촉구했으나 갑자기 강력대응 기조로 돌변했다”며 “오는 12월 정년퇴직에 따른 대책을 요구했으나 한 달 보름 뒤에 벌어질 현장 안전인력 공백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교섭단을 구성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서교공노조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지난 파업에 동참하지 않아 이번 2차 파업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114151152004?input=1195m
서울지하철 또 멈추나…노조, 22일 2차 총파업 돌입 예정(종합)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2023-11-14 18:10)
서울교통공사 노조 내일 회견 향후 계획 발표…"안전인력 공백대책 세워야"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올바른노조는 불참…서울시·교통공사 강경 입장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다음 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파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장시간 내부 회의를 거쳐 파업 계획과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논의했다. 파업 예정일은 22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의 대규모 인력감축안 등에 반발해 지난 9∼10일 이틀간 경고 파업을 벌였다. 이후 노사 실무자 간 대화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노조는 "1차 경고 파업 이후 지속적으로 서울시와 공사 측에 입장 변화와 진지한 대화를 촉구했지만, 서울시와 공사는 갑자기 강력 대응 기조로 돌변했다"며 "현장 안전인력 공백 우려에 대해 어떤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경고 파업을 마치고 10일 오후 6시부터 현장에 복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하철 운행도 정상화됐다.
하지만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특별수송이 끝난 후 2차 전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파업 계획과 향후 일정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2차 파업도 현실화할 경우 공사 3개 노조 가운데 가장 조합원이 많은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만 참여하게 된다.
함께 사측과의 교섭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경고 파업에 불참한 데 이어 2차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제3노조로 'MZ세대'가 주축인 올바른노조 역시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이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8일 파업을 하루 앞두고 열린 최종 교섭에서 사측은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안을 제시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을 660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272명이 많다.
이런 사측의 제안을 두고 연합교섭단 내에서는 입장이 갈렸다. 통합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자는 쪽이고,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협상안을 내놓았던 서울시와 공사는 강경한 입장이다. 시는 지난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명분 없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라"며 "파업을 이어 나가 시민 불편을 끼치는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실무 교섭 과정에서 마련된 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하반기 예정이었던 신규 채용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https://vop.co.kr/A00001641838.html
‘경고 파업’ 했던 서울지하철 노조, 22일부터 ‘무기한 파업’ 예고 왜? (민중의소리, 최지현 기자, 2023-11-15 11:19:00)
노조 “정년퇴직 인원만큼이라도 신규채용해야” ‘최소한 요구’ 최종안 제시...사측 거부
서울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동조합이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맞서 오는 22일부터 2차 총파업을 무기한으로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2차 총파업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만 하루 반 동안 ‘경고 파업’의 일환으로 1차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파업으로 인해 지하철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특히 퇴근길에 혼잡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언제라도 대화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사측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뒀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측과의 교섭에 진전이 없자, 결국 2차 총파업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노조는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 인원을 신규채용할 것을 주장했지만, 사측은 재정구조 악화를 근거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앞으로 (총파업까지) 남은 일주일간 진지한 태도로 이견을 좁혀 나가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지만, 서울시와 사측이 갑자기 대활르 중단하고 공세 일변도로 나간다면 불가피하게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신규채용을 하기로 지난해 11월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노사 합의서에는 올해 신규채용 시 상반기에는 결원인력 등을 반영해 채용해고, 하반기에는 부족인력, 장기결원 인력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서울시에 건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사측은 통상 9월에 내는 하반기 신규채용 공고를 지금까지 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합의를 깨고 신규채용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최소 정년퇴직 인력 276명에 대한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그 공백은 남은 노동자들에게 노동 강도를 높이는 등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노조가 사측과의 교섭에 제시한 최종안은 올해 정년퇴직 인력만큼이라도 인원을 충원해달라는 것으로, ‘최소한의 요구’일 뿐이다.
노조는 사측이 하반기 신규채용 공고를 내지 않는 것은 노사간 단체협약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 단체협약 제20조에 따르면 사측은 결원이 생겼을 때 인원을 정기적으로 충원해야 하며, 퇴직자 등의 사유로 다음 해 결원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퇴직 이전 해에 신규채용 등을 거쳐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사측의 일방적인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 추진도 노조가 그간 파업을 한 배경이다. 노조는 사측이 재정적자를 이유로 시민들에겐 24% 지하철 요금인상을, 노동자들에겐 2026년까지 서울교통공사 정원의 13%에 달하는 안전인력 2,212명 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업과 업무를 유지한 채 고용 형태만 서울교통공사 일반직 노동자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로 변경하는 꼼수이며, 결국은 ‘나쁜 일자리 늘리기’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게다가 이는 시민과 지하철의 안전을 위협하고 시민 서비스가 저하될 것이라며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명순필 노조 위원장은 “노사 합의에 따라 하반기 신규채용을 하자는 것, 단체협약에 따라 결원인력을 충원하자는 것, 이를 통해 지하철과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자는 요구에 사측은 단체협약 위반과 함께 단체협약 해지도 검토한다고 응답하고 있다”며 “시대를 역행한 발상과 대응에 우리는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명 위원장은 “우리는 서울시와 공사의 위험천만한 생각을 시민들께 알리고, 공사가 진정성 있게 대책을 내놓으라는 절실한 심정으로 이틀 간 경고파업을 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지금도 대안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과 한 달 반 뒤에 지하철과 시민, 노동자는 안전인력 공백으로 위험에 노출된다. 누구보다 현장 안전 업무와 인력 공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책을 강구할 당사자는 마땅히 사측이다. 1월부터 ‘알아서 하라는 식’의 사측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노사가 합의한 하반기 신규채용과 뻔히 예견되는 안전인력 공백을 단체교섭의 카드로 사용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명 위원장은 또한 “원인과 진단이 잘못된 처방은 위험과 사고를 부른다”며 “재정 구조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수행에 따른 지원 외면이다. 원인과 무관한 엉뚱한 처방으로 시민과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향해 “우리는 위험과 안전의 외주화를 막고자 한다. 예견된 안전인력 공백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자 한다”며 노조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명 위원장은 “우리는 언제든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섭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서울시와 공사의 진지한 입장 변화를 거듭 촉구하며, 의미있는 진전을 기대한다”며 “하지만 서울시와 사측이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안전한 지하철, 위험과 안전의 외주화로 역행하지 않는 지하철로 돌아오기 위해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16461.html
서울교통공사노조 22일 파업 예고…“안전인력 충원하라” (한겨레, 장현은 기자, 2023-11-15 18:18)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공사 쪽의 외주화를 통한 안전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2일부터 2차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교섭을 진전시키고 노사 양쪽의 이견을 줄이기 위해 지난 9~10일 1차 경고파업을 진행했지만, 서울시와 공사는 강경 대응 기조로 돌변했다”며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회사 쪽과의 추가 교섭 여지를 뒀다.
노조는 올해 정년퇴직하는 276명의 인력 공백을 반영한 안전인력 등 868명을 신규 채용하라고 공사에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은 (정년퇴직이 이뤄지는) 한달 보름 뒤에 벌어질 현장 안전인력 공백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어 현재까지 교섭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사는 신규 채용 규모를 660명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2026년까지 업무 외주화를 통해 인력 2212명을 감축할 방침을 유지해 노조 쪽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한겨레에 “노사 의견 차이가 커 앞으로 대화 계획도 마련되지 못했다”며 “2차 파업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쪽 주장에 공사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감축 인력이 모두 안전 관련 인력은 아니다”라며 “아직 실무 협의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최대한 파업에 들어가지 않도록 협상 노력을 하고 파업이 이뤄져도 시민 불편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79311
참사 반복에도 '인원감축' 고집... 오세훈의 위험한 역주행 (오마이뉴스, 23.11.21 10:50 l 김영애(yongkyun2019) 김용균재단 이사)
[주장] 서울교통공사 인력감축은 공공교통 파괴 행위, 지하철 파업을 응원합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11월 2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11월 9일과 11월 10일 진행했던 경고파업에 이어 두 번째 파업 돌입이다. 파업의 이유는 인력감축이다. 지난 10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의 경영합리화를 위해 2026년까지 전체 인원의 약 13.5%에 달하는 2212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노조의 경고파업을 앞둔 지난 11월 7일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이번 파업의 이유와 맞닿아 있는 지하철 현장을 찾아 '공공교통 다크투어'를 진행했다. 사회적 재난 지역이나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곳을 돌며 교훈을 얻는다는 의미의 다크투어를 통해 서울교통공사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려내기 위함이었다.
구의역, 신당역, 이태원, 신길역 순서로 진행된 이번 다크투어에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그리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등이 참여해 함께 사건사고현장을 방문하고 사건사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참사 이후에도 역행하겠다는 서울시
불과 1년 전 신당역에서 발생한 역무노동자 사망 사건은 혼자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위험한 노동환경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당시 오세훈 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2인 1조 근무 시스템을 매뉴얼화하겠다"고 언급했다(후에 '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삭제함 - 편집자 주). 폭행과 폭언에 무방비로 노출된 역무노동자의 안전을 위해선 최소 2인 이상이 함께 근무할 수 있어야 하지만 1~8호선 전체 265개 역 중 절반 수준만이 2인 또는 3인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근무조 내에서 휴가와 고객응대 등의 업무가 발생하면 사실상 나홀로 근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당역 사건과 10.29 참사 이후 다중 이용 시설의 안전인력 충원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오히려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인력감축안을 철회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묵묵부답이다.
서울시가 인력감축안을 주장하는 이유는 서울교통공사가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당시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공공부문 경영 합리화를 앞세운 서울시의 무리한 인력감축과 외주화가 사망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인력감축안은 구의역과 신당역, 이태원 참사의 교훈을 망각한 위험한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인력감축은 안전 의무 포기 선언
다크투어의 마지막 장소인 신길역 사고는 투어에 참가한 많은 이들도 생소한 곳이었다. 2017년 10월 지하철 신길역 1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려던 고 한경덕씨가 계단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오랜 투쟁을 통해 서울교통공사는 2020년 환승구간인 지하 1층과 지하 3층을 연결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에 따르면 당시 공사측은 신길역사 구조 상 엘리베이터 설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결국 수직형이 아닌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고 한다. 절대 불가가 아니라 비용이 더 들어가니 할 수 없다는 식의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신길역 환승구간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기둥에서는 '교통약자 이동권 확보 현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고인을 추모하는 동판이 걸려 있다. 신길역을 수없이 이용해왔지만 그동안 몰랐던 현장이다. 비용의 논리를 넘어 모두의 안전을 위한 투쟁의 결과물이었다. 동판과 함께 지금도 힘겹게 탄압받으며 교통약자의 안전한 이동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겹쳐져 다크투어 참가자들 모두 숙연해졌다.
안전할 권리는 이유를 불문한 국민 모두의 기본권이다. 일터와 거리, 노동과 일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돼야 할 가치는 없다.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보호하고 평등하게 보장해야 할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이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공공안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을 확충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지금까지의 사건사고들에서 드러나듯 지금도 안전하게 일하기 위한 인력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공공교통의 안전을 포기하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험을 내몰겠다는 의지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의무를 외면한 채 안전과 담쌓고 거꾸로 시간을 돌리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 평등하고 안전한 공공교통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서울시는 즉각 응답해야 한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429
서울교통공사 구조조정 갈등 일시 ‘봉합’ (매노, 강석영 기자, 2023.11.22 19:13)
올해 신규인력 660명 우선 충원 노사합의 … 2천200명 대규모 감원은 ‘불씨’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이 22일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했지만 공사 인력구조조정 문제는 불씨로 남게 됐다.
공사와 노조 연합교섭단은 지난 21일 밤 올해 임금·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 협상 결렬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파업을 철회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인력충원과 관련해 노사는 올해 660명을 신규채용한 뒤 추후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660명 신규채용은 사측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노조측은 2인1조 보장 인력 232명, 수탁업무 인력 360명, 정년퇴직 276명에 따른 신규채용 등 868명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추후 협의’라는 단서가 달렸지만 추가 인력충원 여부나 규모를 놓고 노사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노조측이 강하게 요구해 온 정년퇴직에 따른 결원을 어디까지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공사측의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과 관련한 쟁점도 해소하지 못했다. 공사는 대규모 적자 해소와 경영효율화를 위해 2026년까지 2천212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노조는 무리한 인력감축은 시민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대해 왔다. 노사가 신규인력을 충원하더라도 대규모 인력감축이 시행되면 인력충원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
노사는 21일 도출한 잠정합의문에 경영효율화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구를 담지 않았다. 당초 공사측은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 감원, 업무외주화 등 경영효율화의 구체적인 방법과 규모까지 합의안에 명시하려 했다. 반면에 노조측은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효율화 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해 왔다.
결국 노사 양측이 합의문에 관련 내용을 담지 않아 일시 봉합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경영효율화를 요구하는 서울시의 압박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내년 초반 예정된 1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집행부 선거 이후 노사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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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1315
[정비 외주화에 2호선 1인 승무] 경영혁신한다며 안전 내팽개친 서울지하철 (매노, 신훈 기자, 2022.10.07 07:30)
공사, 최소 1천200명 감축안 임단협에서 제시 … 서울교통공사노조 결렬 선언, 11월 파업 예고
서울교통공사 노사 임금·단체교섭 테이블에 구조조정안이 다시 등장했다. 안전문제로 좌초했던 2호선 1인 승무안까지 포함됐다. 최소 1천200명 규모로 추산된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했다.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파업 문턱까지 치달은 갈등 양상이 불과 1년 만에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공사 2호선 1인 승무 포함 ‘경영혁신안’ 제출
노조 “사측이 막무가내로 구조조정 밀어붙여”
6일 노조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2일 1차 본교섭에서 ‘경영혁신안’ 제출을 예고했다. 공사는 같은달 30일 노조에 혁신안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이달 4일 2차 본교섭에서 혁신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가 혁신안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본교섭에서도 사측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다.
공사가 제시한 경영혁신안에는 △차량관리소 슬림화(감축)와 자회사 이관 △역사 누수관리 업무 위탁 △5~8호선 궤도 유지보수 업무 전문위탁 △차량기지 후생지원업무(이용실·목욕탕 관리) 자회사 이관 △2호선 1인 승무 △비숙박 근무제도 도입 같은 내용이 담겼다. 2호선 1인 승무와 관련해 공사는 자동운전 신호설비(ATO) 구축을 통해 1인 승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측은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승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가 실무교섭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차량관리소 자회사 이관으로 203명, 2호선 1인 승무를 통해 400여명, 비숙박 근무제도 도입으로 580여명을 비롯해 최소 1천218명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노조는 사측이 ‘막무가내’식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2026년까지 5년간 1천539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했다. 근무제도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통해 1천108명을 감축하고, 비핵심 업무를 자회사 또는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해 431명을 감원하는 내용이다. 구조조정안을 둘러싼 노사의 첨예한 대립은 파업을 하루 앞두고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합의를 도출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가 무색하게도 공사는 1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노조 “구조조정으로 만성적자 해소 못 해”
21일 임시대의원대회 개최, 총력투쟁 방침
서울교통공사는 만성적인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공사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적자 1조1천1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총 9천644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공사는 지난해 4월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사가 강제 구조조정이 없다는 노사 합의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 제출한 자구안에 맞춰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서울지하철 적자 문제의 해답은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공공서비스의무(PSO) 비용에 대한 손실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등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지난달 14일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해 사건에서 불거진 역무원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400명의 인력충원이 필요하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은 공사가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달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12516090003372
연 수천억 적자에 1500명 구조조정... 지하철 노조 6년 만 파업 초읽기 (한국일보, 최다원 기자, 2022.11.25 17:20)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 총파업 돌입 D-5
대규모 인력 감축안 두고 합의점 못 찾아
전문가 "정부가 무임 손실부터 해결해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가 6년 만에 총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5년간 정원 10%를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두고 ‘적자 탈출 자구책’이라는 사측 주장과 ‘시민 안전을 볼모 삼은 꼼수’라는 노조 주장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5일 서울 성동구 군자차량기지 내 회의실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서울시와 사측에 촉구했다. 명순필 노조위원장은 “서울시가 신당역 사건과 이태원 참사 후 안전대책을 요구하면서 인력감축을 시행하는 건 모순”이라며 “구조조정은 노동자 및 시민 안전과도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이미 폭발 직전이었다. 지난해 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간 당기순손실금이 1조1,137억 원까지 치솟자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하는 경영개선 계획안을 내놨다. 이에 파업이 가시화하면서 노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특별합의를 체결했다. 하지만 공사는 올해 9월 ‘경영효율화’를 명목으로 재차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임금교섭안을 노조에 통지했다. 외주화 및 신규 채용 축소를 골자로 하는 정원 조정인 만큼 정리해고와 무관하다는 논리를 댔다.
하지만 노조는 28일 본교섭에서도 사측이 구조조정 계획을 거두지 않을 경우 30일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 1~4일 노조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에서도 전체 투표율 88.9%에, 찬성률 79.7%로 가결됐다. 전날부터는 ‘2인 1조 순찰’ 등 규정을 준수하는 준법투쟁도 시행 중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16년 성과연봉제 반대 총파업 이후 6년 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대체인력 투입 등 비상수송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나서 지하철 적자 누적의 주범인 ‘무임승차 손실’ 문제를 해결해야 갈등의 해법이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날 한 토론회에서 “교통공사 적자에서 무임손실금이 차지하는 규모가 절반에 가깝다”라며 “도시철도 무임운행을 도시철도법과 시행령 등에 규정한 중앙정부가 손실분을 메워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0115410000824?did=NA
하루 만에 파업 풀었지만...서울지하철 재정적자 1조 어쩌나 (한국일보, 강지원 최다원 기자, 2022.12.01 18:30)
서울교통공사 노사 '강제 구조조정 없다' 합의
'퇴근길 대란' 비판...파업 하루 만에 협상 타결
작년 1조 손실..."무임수송 손실 국비지원해야"
인력 감축을 두고 갈등을 빚던 서울교통공사(공사) 노사가 1일 협상을 타결하면서 서울지하철 운행이 정상화했다. 하지만 1조 원에 달하는 공사의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노사가 또다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사 양측은 지난달 30일 오후 8시부터 협상을 재개해 1일 0시쯤 최종 합의하고 노사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최대 쟁점인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 ‘공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지난해 노사특별합의서 내용을 재확인하는 문구를 올해 노사합의서에 포함하는 데 동의했다. 또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결원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지난해 재정난으로 동결했던 임금도 '2021년 총인건비 대비 1.4% 인상'으로 접점을 찾았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위원장은 “올해 단체교섭 최대 쟁점이었던 인력 감축에 대해 지난해 노사특별합의를 존중하기로 하면서 노사 간 대승적 타협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파업 하루 만에 노사 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노사 양측 모두 ‘퇴근길 지하철 대란’ 비판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 여파로 한파까지 몰아친 지난달 30일 오후 퇴근 시간대, 서울 주요 지하철역에서는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 강남역과 잠실역 등 2호선 운행이 30분 넘게 지연되면서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됐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파업으로 지하철 운행률이 80%대로 떨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데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노조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지하철 혼잡 관련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 서울시도 물밑 협상에 나섰다. 노조도 민주노총 지도부가 교섭 현장을 방문한 후 협상이 결렬됐다는 ‘기획 파업’ 의혹이 제기되자, 협상 타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타결로 노사가 파업 장기화라는 큰 고비는 넘겼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공사의 재정적자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9,644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번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도 공사가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10%인 1,539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며 노조를 압박했다가 일단 유보한 것이다.
대신 노사는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노인ㆍ장애인 무임수송 등 공익서비스비용(PSO) 국비지원 국회 예산심의 통과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실제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 9,644억 원 중 50.3%인 2,784억 원이 무임수송 때문에 발생했다. 하지만 사안의 특성상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사측은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무임수송 손실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지하철 파업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 무임수송 손실액을 해결하고, 지하철 요금 적정 원가를 산출한 뒤에 서울교통공사에 경영 효율화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12122125035
서울시 “지하철 안전 인력 공공일자리로 확충” (경향, 강은 기자, 2022.12.12 21:25)
내년 855명…‘2인1조’ 근무
시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노조 “기간제로 돌려막기”
서울시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질서를 유지하고 야간에 2인1조로 역사를 순찰하는 안전 인력을 공공일자리로 일부 확충하기로 했다. 중장년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서울 지하철 내 인력 부족도 해결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다. 그러나 공공일자리라는 명분을 이용해 상시·지속성이 중요한 지하철 안전 업무를 기간제 노동자로 ‘돌려막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하철 안전인력을 포함해 내년에 1814개 사업, 8818개 공공일자리를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 공공일자리 사업은 ‘서울시민 안심 일자리’와 ‘서울형 뉴딜 일자리’가 있다. 서울시민 안심 일자리는 시민 안전 확보와 사회 취약계층 자립을 목표로 1633개 사업에서 6840명 규모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이 중 855명을 지하철 안전 인력으로 배치키로 했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 중 출근 시간대 지하철 혼잡도가 높은 29개 역사에 225명을 배정하기로 했다. 퇴근·밤 시간대에는 지하철 1~8호선 265개 전 역사에 630명이 투입돼 2인1조로 근무하게 된다. 이들은 환승 통로, 진입 계단 등 안전 공간을 확보하는 질서 관리 업무와 함께 역사 내 야간 순찰 등을 담당하게 된다. 교통약자(휠체어·유아차)를 지원하는 역무 서비스도 맡는다.
2인1조 근무는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동조합 측이 지난 9월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발생 이후 회사 측에 요구해 온 사안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지하철 파업도 서울교통공사 측 인력감축 계획을 놓고 노동자들이 반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질서 유지 업무는 퇴직 경찰과 군인, 경비·경호업체 경력자 등을 우선 선발할 계획”이라면서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지하철 안전관리 인력 부족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지하철 노동자들은 공공일자리를 통한 인력 확충이 근본 대안이 될 수 없을뿐더러 향후 공사 측이 정규직 인력 수급을 줄이는 명분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정섭 서울교통공사 노조 대변인은 “안전 및 질서 관리 업무는 상시·지속적 업무인데 이번에 서울시가 발표한 공공일자리는 그러한 성격을 지닌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신당역 사건 이후 안전 대책 명목으로 이 사업을 갖다 붙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opinion/editorial/article/202212231947025
[사설] 또 멈춰선 서울지하철, 시스템 정비로 더 큰 사고 막아야 (경향, 2022.12.23 19:47)
1000만 서울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과 독립문역 사이 터널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해 양방향 열차 통행이 2시간가량 중단됐다.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친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버스를 비롯한 대체 교통편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굴렀다. 전날인 22일에는 7호선 열차가 건대입구역에서 내부설비 고장으로 멈춰 승객들이 모두 하차했고, 지난 19일 수락산역에서는 출근시간대에 열차 출입문이 고장 나 운행을 중단했다. 앞서 15일에는 1호선 지하철이 한강철교 위에서 멈춰 서는 바람에 시민들이 2시간 가까이 갇히는 불편을 겪었다. 이러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서울지하철에서 발생한 주요 사고는 올해 19건이다. 5년 만에 최고치였던 2021년 1년치(16건)를 뛰어넘었다. 1~8호선에서 차량·신호 고장으로 10분 이상 지연운행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첫째 이유는 인프라의 노후화다. 지난해 기준 서울지하철 전동차 3500여칸의 약 43%가 25년을 넘었고, 지하철 시설물도 30% 이상이 30년 연한을 넘긴 것으로 집계된다. 이같이 낡은 시설물은 무더위나 강추위에 취약해 고장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둘째, 안전관리 인력의 부족 가능성이다. 설비가 낡으면 더 촘촘하게 정비하고 보수해야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나, 서울지하철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도급과 비정규직 고용을 늘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 서울교통공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다가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나서자 철회한 바 있다. 문제의 근원은 누적적자 16조원에 달하는 서울지하철 재정난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무임수송으로 인한 적자가 해마다 누적되고 있다.
징후적인 작은 사고가 잇따를 때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중앙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주요 도시의 지하철 시설·운행 체제에 대한 전방위적 점검에 나설 때다. 안전 투자를 확대하고, 정비 노동자들이 업무에 숙련되도록 고용 안정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고령인구 무임수송은 노인빈곤율이 높은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복지로 기능하고 있다. 공공성을 위해 발생한 적자인 만큼, 공공적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는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를 만들고 유지해 이후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공동체의 책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12232030015
12월에만 5번 고장난 서울 지하철…“이젠 못 믿겠다” (경향, 김보미·강은 기자, 2022.12.23 20:30)
어제 3호선 선로 화재로 운행 중단
‘정시운행 교통수단’ 신뢰도 떨어져
문 열고 4개 역 운행 등 고장도 잦아
최저기온 영하 13.5도로 올겨울 가장 추웠던 23일 아침 서울지하철이 또 멈춰 섰다. 전동차 고장 등에 따른 운행 차질은 이달에만 5번째다. 특히 출퇴근길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하철의 정시 운행 신뢰도까지 떨어지는 모양새다. 시민들은 잦은 사고가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4분 3호선 무악재역과 독립문역 사이 터널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연기와 불꽃은 오전 7시36분 모두 잡혔다. 안전점검 후 오전 8시12분부터 1시간45분 만에 양방향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 사고로 출근길 대체 교통수단을 찾아 나서야 했던 시민들은 엄동설한에 혼란을 겪었다.
https://img.khan.co.kr/news/2022/12/23/l_2022122401001117100088862.webp
시민들의 ‘지하철 불신’은 최근 잦아진 지하철 고장 탓이다. 전날인 22일 전동차 전기 공급 문제로 청담역~태릉입구역 양방향이 2시간가량 통제됐던 7호선은 사흘 전 출입문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된 바 있다. 7호선은 지난달 23일 출근길에도 중곡역~뚝섬유원지역 구간 4개 역을 출입문을 닫지 못한 채 열차가 달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퇴근길에는 용산역에서 노량진역으로 향하던 1호선 지하철이 한강철교 위에서 멈춰 서 열차 안 시민들이 2시간 가까이 갇혔다. 무악재역에서 신사역까지 3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회사원 박세훈씨(28)는 “지하철이 버스보다 훨씬 예측 가능해 출퇴근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 노후화로 기온 변화 등 취약
대형 사고 우려에 “예방 정비 필요”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날 선로 화재는 승강장 하부에 지나가던 전원 케이블 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지하철의 경우 전동차와 시설, 설비가 모두 노후화된 상태다. 노화된 설비는 신축 작용 등이 약해져 기온 변화에 취약한 만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지하철 운행에 필요한 전기적 장치들은 혹한·혹서, 폭우·강풍 등이 있을 때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이 같은 날씨·계절적 요인은 매뉴얼에 따른 예방 정비·검수로 예측해 막아야 한다. 안전관리를 위한 충분한 인력·장비·시설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 잦은 고장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나오면서 사회적 손실까지 염두에 둔 지하철 운영 방식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2021년 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인정된 철도 사고는 10건, 운행 장애는 6건으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였다.
지난달 재정위기 등을 이유로 인력 감축을 주장한 공사 측과 안전을 위한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노조는 이견을 좁히지 못해 6년 만에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파업은 하루 만에 철회됐으나 공사가 매년 1조원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 갈등의 배경이다. 공사의 적자는 무임 수송 등 공익서비스비용(PSO)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문 교수는 “재무구조 악화가 안전관리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https://www.mk.co.kr/news/society/10580012
파업 끝나고 전장연 집회 멈췄더니 이젠 잇딴 고장...바람 잘 날 없는 서울지하철 (매경, 박제완 이지안 기자, 2022-12-23 15:20:35)
3호선 선로 연기 발생으로 구파발역-약수역 운행 중지
버스 정류장에 사람 몰려...“무정차 하는 버스 많았다”
“시설 노후화에 한파 겹쳐 고장 빈번”
서울교통공사 파업에 이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도 멈췄지만 지하철 고장 사례가 이틀째 이어지며 출퇴근길 시민들의 발이 또 묶였다. 지하철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22일 7호선 고장으로 퇴근길 열차 운행이 2시간 가까이 중단됐는데, 바로 다음날인 23일 출근길에는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과 독립문역 사이 터널 내에 설치된 케이블에서 연기가 발생해 열차운행이 108분간 차질을 빚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3일 오전 6시 24분경 무악재역에서 독립문역 구간의 선로에서 연기가 발생해 약수역에서 구파발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열차가 구파발역과 약수역에서 회차하면서 도심을 지나는 3호선 11개 역사에서 지하철 이용을 할 수 없게 됐다. 연기는 발생 1시간 정도 뒤인 7시 36분 잡혔고, 공사는 점검을 마친 뒤 8시 12분부터 3호선 전구간 운행을 재개했다. 서울시는 3호선 집중배차시간을 10시까지 연장하는 한편 모든 시내버스 노선에 대해서도 출근시간대 집중배차시간을 10시까지로 한시간 연장했다.
고장 발생 시간이 출근시간대와 겹치면서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출근하는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일산에서 3호선을 이용해 서울로 출근하는 홍 모씨(26)는 “열차가 못움직인다는 방송이 나와 삼송역에서 내렸다”며 “3호선 타면 한번에 가는 회사를 버스를 타고 환승을 몇번이나 하고서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버스 정류장도 마비 상태였다. 평소 3호선 구파발역을 이용하는 직장인 정 모씨(28)는 “버스 안 승객이 꽉 차 무정차하고 지나가는 버스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홍제역에서 수서역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연 모씨(53)는 “20분 동안 버스들이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상황이 이어져 차라리 지하철 재운행을 기다렸다”면서 “회사에 30분 늦었다”고 말했다.
전동차와 역사 내 설비 노후화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한파가 겹치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고장사례의 발생 빈도가 크게 늘고 있다. 열흘간 발생한 서울 지하철 고장 사례만해도 5건으로, 7호선의 경우 22일 뿐 아니라 19일에도 출입문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된 바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지난 21일 눈으로 인해 운행이 마비돼 5편성이 투입조차 되지 못했고, 15일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하행 열차가 한강 철교 위에서 2시간 가량 멈춰서는 상황도 발생했다. 공사 관계자는 “22일 고장이 발생한 7호선 열차의 경우 2000년에 운행을 시작한 모델이라 올해로 가동기간만 22년에 달한다”면서 “3호선도 오래된 노선이라 선로 케이블 등의 노후화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여기에 강한 한파까지 겹쳐지면서 각종 설비 고장이 이어지는 것 같다”면서 “공사 자체적으로 최근의 고장 사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빠르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21223_0002134788&cID=10801&pID=14000
'고장·사고' 자꾸 멈추는 서울지하철…"불안해서 타겠나"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2022.12.24 11:00:00)
22일 7호선, 23일 3호선 연거푸 운행 중단
1호선은 한강철교 위에서 2시간 멈추기도
전동차 노후화도 잔고장 원인 중 하나
연일 고장과 사고로 말썽이다. '시민의 발' 지하철의 이야기다. 이에 따른 운행 중단은 추운 날씨와 맞물려 큰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하철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들고 있다.
2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6시24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독립문역 구간 선로 연기 발생으로 오전 6시38분부터 오전 8시12분까지 구파발역~약수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소방당국 조사 결과 선로 바닥 케이블에서 발생한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케이블은 약 4m 소실됐다. 다행히 선로에 열차가 없던 상태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출근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시민들은 적잖이 애를 먹어야 했다.
이에 앞선 지난 22일 오후 3시29분에는 지하철 7호선에서 탈이 났다. 어린이대공원역 상선(장암 방면) 열차에서 고장이 발생, 오후 5시17분까지 1시간 30분 가량 청담역↔태릉입구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통제됐다.
지난 15일의 1호선은 더욱 아찔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노량진역 구간 하행선 열차가 오전 7시58분께 한강철교 위에서 멈췄다.
수습이 늦어지면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500여명은 오후 9시50분께 다른 차량에 의해 견인되기 전까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로 2시간 가량을 버텨야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7호선 중곡역에서 온수행 열차가 출입문 중 한 곳이 닫히지 않았음에도 가림막을 설치하고 역무원과 사회복무요원 1명씩을 문 앞에 배치해 군자-어린이대공원-건대입구-뚝섬유원지까지 4개역이 달리는 일도 벌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난 20일 지하철 선전전 일시 중단을 선언하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 했던 서울 지하철은 사고와 고장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휘청이는 중이다.
한 공사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지하철 고장을 두고 "전동차들이 오래 되기도 했고, 추위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제315회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이뤄진 서울시 도시교통실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9호선 평균 사용년수는 18.3년이다. 이중에는 내구연한인 25년을 넘겼거나 임박한 차량들도 제법 많다.
1974년 8월15일 개통된 1호선의 평균 사용년수는 26.2년으로 기대수명을 상회한다. 470칸 모두 25~29년 구간에 해당하는 4호선은 평균 28.1년으로 오히려 1호선보다 노후화가 심하다. 312칸 전체가 사용기간 20~24년에 접어든 6호선(평균 22년)과 어느덧 평균 사용년수가 25.3년이 된 8호선(총 180칸)도 교체가 필요한 노선들로 분류된다.
2014년 시작한 서울 노후 지하철 교체 작업은 2028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데, 아직 교체율은 40%에 못 미친다. 속도를 낸다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철도사고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세를 띄고 있다. 공사가 발행한 2021년 안전보고서를 들여다보면 2018년과 2019년 7건이던 철도사고 및 장애는 2020년 10건에서 2021년 16건(철도사고 10건·운행장애 6건)으로 치솟았다.
공사는 이날 사고 직후 “열차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원인 분석에 나서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https://www.widedaily.com/news/articleView.html?idxno=234392
[이슈분석] 불안한 출퇴근길, 지하철 사고 급증에 ‘안전 대책’ 시급 (와이드경제, 곽중희 기자, 2023.01.09 16:42)
두 달간 8건 발생, 시설-인력-환경 모두 빨간불 켜진 서울 지하철, 문제는 무엇?
최근 서울 지하철에서 안전 사고가 증가하면서 지하철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2022년 11~12월 두 달간 서울 지하철에서는 탈선, 화재, 작동 오류 등 총 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10년(2012~2021)간 안전 사고가 평균 11건 발생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시민 단체 등 일각에서는 서울 지하철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대적인 안전 점검을 시행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통 50년, 시설 절반 이상이 노후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서울 지하철의 큰 결함 요소로는 먼저 시설 노후화가 꼽힌다. 서울 지하철은 1974년 8월 15일 청량리-서울역 구간이 처음 개통된 이후로 49년째 운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전력·신호·통신 등 철도 시스템의 노후화가 진행돼 시설 개량, 점검 사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2년 5월 철도 전문 매체 철도경제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강체가선(철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선), 변전설비, 무정전전원장치, 신호기 등 서울 지하철 주요 시설물의 노후화율은 평균 50%를 초과했다. 노후화율은 지정된 내구 연한을 넘어선 설비의 비율을 뜻한다.
특히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호기, 연동 장치, 정보수신장치(DTS) 등 설비의 노후화가 심했다. 철도 신호기는 일반적으로 내구 연한이 20년인데 전체 1951개 중 1284개인 65.8%가 기한을 넘겼다. 신호기는 기관사에게 열차의 진행과 정지 여부, 속도, 진로 등 운행 조건을 제시하는 신호 장치로, 기관사는 각 신호를 통해 안전한 운행을 유지할 수 있다.
신호기와 선로 전환기, 궤로 회로 등을 연동해 안전 운행을 확보하는 연동 장치의 노후화율은 49.7%로 나타났다. 전체 151개 중 75개가 내구 연한 20년을 넘긴 것이다.
지하철의 운행선 신호 상태와 철도교통 관제센터의 통신을 주관하는 DTS의 경우 전체 157개 중 54개가 내구 연한 20년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사와 철도센터는 DTS를 통해 운행 중인 철도의 안전 상태와 비상 상황을 공유하고 대처한다.
2021 서울교통공사 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전동차의 경우 전체 전동차 3565칸 중 20년 이상 사용한 전동차가 전체의 67%를 차지했으며, 그 중에서는 법적 최대 내구 연한인 25년을 넘어 30년 이상된 전동차도 223칸(6.5%)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사는 지하철 시설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부터 중장기 계획으로 시설 교체·개량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진행 상황은 미흡한 실정이다.
공사에 따르면, 노후 전동차 교체 계획은 2014부터 2027년까지다. 2021년을 기준으로 보면, 교체를 계획했던 기간의 절반이 지났지만 교체가 완료된 노후 전동차 수는 계획된 전체 1914개 중 414개에 그쳤다.
또한 상대적으로 노후 시설이 많은 1~4호선 설비의 경우, 2011년부터 2026년까지 약 2조 3258억 원을 투자해 시설을 교체하기로 했지만, 2021년까지 10년간 1조 3233억 원을 집행해 아직까지 1조 원 상당의 설비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인력 부족, 안전 전문 요원 배치도 미비
인력 부족 문제도 서울 지하철의 안전을 위협하는 큰 요소 중 하나다. 공공운수노조(이하 노조)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265개의 역 중 73개의 역이 2인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철도공사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가 위탁 운영하는 129개의 역도 모두 2인역으로 운영 중이다. 민간 도시 철도의 경우, 1인역이거나 역무원이 없는 경우도 다수다.
전문가들은 지하철역이 2인역으로 운영될 시 실질적으로 2인 1조 근무가 어려워 비상 상황이나 긴급 상황에 원활히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난 해 새로 들어선 윤석열 정부가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 부분 인력 감축을 추진하면서 철도의 인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노조 측은 정부가 수익성 논리를 가지고 철도 인력 감축, 민영화 등 철도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다며 철도가 민영화 될 경우, 수익에만 치우쳐져 서울 지하철과 시민의 안전이 더욱 위협받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질서를 유지하고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야간 등 시간에 2인 1조로 역사를 순찰하는 안전 인력을 공공 일자리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중장년 취약 계층의 취업난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지하철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기간제 노동자인 공공 일자리를 이용해 안전 인력 문제를 주먹구구식으로 잠깐 덮어 놓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 전문 인력은 최소한의 안전 전문 교육을 받은 후 전문성을 가지고 오랫동안 근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21년 공사가 시행한 재난·안전 전문 인력 양성 교육 운영 일지를 보면, 철도 안전 관련 교육 과정으로 ▲철도안전전문가 양성 과정(2개월) ▲철도안전전문가 통합 과정(2일) ▲위험 관리 전문 교육(2개월) 등 6개 과정이 운영됐다. 이 교육을 다 받으려면 적어도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서울시가 내놓은 공공 일자리의 근무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안팎이다. 공공 일자리를 지하철 안전 관리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서울 지하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인력 구조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사고가 났을 때 보여주기 식으로 인원을 배치하는 형태가 아니라 유동 인구, 시설 노후화 수준 등 역의 특성을 고려해 미리 안전 인력을 양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이태원 참사 이후 출퇴근 시간 인파가 몰리는 일부 지하철역 일대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안전 요원들이 배치됐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안전 요원을 통해 무질서 했던 출퇴근길이 조금이나마 정돈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애초에 이렇게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을, 왜 여태까지 안전 인력 배치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고질병이 된 지옥철, 숨통 조이는 객실 ‘대책 필요’
지옥철이란 말은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단어다. 하루 평균 약 700만 명의 시민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수십만 명이 1~2시간 안에 움직여 혼잡도가 엄청나다.
서울 지하철은 전동차 한 칸의 정원을 160명으로 보고 이때 혼잡도를 100%로 계산한다. SKT가 2021년부터 유동 인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울 지하철 혼잡도를 분석한 결과, 2022년도 1~3월을 기준으로 차량 내 혼잡도가 가장 높은 역은 출퇴근길 모두 1호선 구로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퇴근 시간대 구로역의 혼잡도는 252%로, 지하철 한 칸에 403명이 탑승했다. 지하철 1칸의 넓이는 60.84㎡인데 이를 구로역에 적용해보면 1㎡에 약 7명이 서 있는 상태다.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가 발생한 골목이 180㎡였는데 여기에 약 1천 명 이상이 모여 1㎡당 6~7명 정도가 서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혼잡도가 얼마나 심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문제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의 인구 과밀을 방지할 수 있는 마땅한 제도나 법이 없다는 것이다.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 국토교통부의 행정 규칙, 한국철도공사와 공사가 게시한 지침 등 어떤 곳에도 지하철 승차 인원을 제한·관리하는 조항은 없다.
2021 서울교통공사 안전 보고서에는 지하철 혼잡도 완화 대책 마련이라는 조항이 기록돼 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대책일 뿐, 혼잡으로 인한 안전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혼잡도와 관련해서는 주로 또타지하철 앱이나 안전 관련 앱 등 IT 시스템을 통해 혼잡도 정보를 알려주는 정도가 전부다.
그럼, 이런 인구 과밀로 인한 지하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공사 측에 따르면, 운행하는 전동차 수를 늘리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특정 시간대에 인원이 몰리는 것을 해결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서울연구원은 2015년 지하철 2호선의 혼잡도 개선을 위해 연구를 시행했는데, 가장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방안으로 ‘자동 운전 장치’와 ‘승차도우미(커트맨)’이 꼽혔다. 당시 시험 결과, 두 방법을 적용할 시 누적 운행 지연이 22.5% 개선되고 전동차 내 혼잡률도 30%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업과 일상을 위해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대규모 인파를 강제로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심리적 요인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시험과 달리 현실에서는 이 방법들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해외의 경우, 새로운 발상을 통해 지하철의 인구 과밀 문제를 해소한 사례가 존재한다. 2013년 싱가포르의 국토교통청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얼리 버스’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혼잡 시간이 아닌 7시 45분 이전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게 하고, 또한 그보다 조금 늦은 시간인 7시 45분~8시에 이용하는 승객에게는 요금을 50% 할인해 주는 등 혜택을 제공했다. 그 결과 실제로 시행 1년 만에 혼잡도를 7%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이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 안전을 위해 싱가포르 국회와 정부, 기업들이 예산 지원 타협, 출퇴근 시간 조정 등 사회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서울 지하철은 시설, 인력, 환경 등 모든 부분에서 독한 감기를 앓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최근 발생한 여러 사고에서도 봤듯, 언제 큰 안전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다행히 국토교통부와 공사 등 관련 기관은 안전 대책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사고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예산 문제 등 서울 지하철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더욱 신속하게 안전 대책을 시행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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