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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프리스타일... "회의·복장·발언 모두 자유롭게" (한국일보, 22.5.12)

새벽길 2022. 5. 15. 23:33

타일만 프라하면 사고가 자유롭게 되는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들이 함께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51010030005546?did=NA
윤 대통령은 프리스타일... "회의·복장·발언 모두 자유롭게" (한국일보, 김지현 기자, 2022.05.11 20:15)
"저하고 같이 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합시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참모들에게 건넨 첫마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 것을 요식 절차에 따라 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실용을 추구하는 윤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드러낸 대목이다.

첫 수석비서관회의서 '격식 파괴' 강조
윤 대통령은 ①격의 없는 쌍방 소통을 주문했다. "나도 논의할 현안을 몇 개 들고 오겠지만, 시의적절한 현안이 있다면 주제를 던지라. 하고 싶은 얘기를 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비서실에서) 써 준 것(회의 모두발언)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돼 있는데, 무슨 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②회의 형식에 얽매이지 말 것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라"면서 ③의복 규정도 느슨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한번 신나게 일해보자"고 참모들을 독려한 데 이어 '격식 파괴'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집무실서 1분 이내 거리… "구둣발 닳도록 소통"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계획을 밝히면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나는 기존 방식으로는 일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구중궁궐로 불리는 청와대가 상징하는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겠다는 뜻이었다.
윤 대통령의 구상대로 용산 대통령실은 '소통 집약적 구조'로 만들어졌다. 대통령 제2 집무실이 들어선 대통령실 청사 5층엔 비서실장실과 국가안보실장실, 각 수석비서관실, 대회의실, 접견실 등이 함께 있다. 모두 걸어서 1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윤 대통령은 수석들에게 "자기 집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끊임없이 (소통해서)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고 했다. "내 방에도 격의 없이 수시로 와 달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일상적 소통'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대통령실 청사 중앙 로비는 기자실과 걸어서 20초 거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을 즉석에서 받기도 했다.
참모들과 다닥다닥 회의실… "어깨 부딪히며 소통"
용산 대통령실의 특징은 '작은 공간'이다. 대회의실은 청와대 소회의실 규모와 비슷하다. 직사각형 모양의 좁고 긴 테이블을 놓아 윤 대통령과 수석들이 얼굴을 마주 보고 앉는 구도로 만들었다. 테이블 한쪽에 8명씩 앉을 수 있다. 청와대 대회의실 테이블은 'ㅁ'자 모양이어서 대통령과 참모들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었다.
'작은 회의실'은 백악관을 본뜬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시절 사진 한 장이 윤 대통령에게 영감을 줬다고 한다. 2011년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작전 관련 상황 보고를 받을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비좁은 회의실에서 참모들과 어깨를 다닥다닥 붙이고 앉아 있던 사진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과 어깨를 부딪혀가며 소통하자는 게 대통령 뜻"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