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이길저길-샛길(펌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유퀴즈 출연 논란

새벽길 2022. 5. 4. 14:35

'유퀴즈'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에 보면 기획 의도가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등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핑계로 스튜디오 촬영을 하면서 이러한 기획 의도는 사라진 게 아닌가 싶었다. 출연하는 인물들도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단체 등을 홍보하기 위한 출연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더 재미가 확보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인터뷰 프로그램은 그리 새롭지 않았다. 유재석이 나온다는 것 외에 차별적인 부분이 없었다. 더욱이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자기' 어쩌고 하는 것도 귀에 거슬렸다. 
논란이 커진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출연하면서다. 이에 대해서는 나도 할 말이 있긴 하지만, 윤석열 당선자의 유퀴즈 출연 논란을 다룬 기사들과 칼럼들에서 잘 지적하고 있으니 생략.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204211130011
윤석열 출연 ‘유퀴즈’ 방송 후 시청자들 비판 쏟아져 (경향, 고희진·정대연 기자, 2022.04.21 11:30)
20일 방송, 유재석 “(나오신다고 해서) 저희도 갑자기 당황스럽다”
윤석열 “국민들이 많이 보는 프로라고 해서…안 나올 걸 그랬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627
‘文대통령 출연요청 없었다’ 부인하다 “확인 중” 입장 바뀐 CJ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2022.04.21 11:42)
탁현민 비서관, CJ ENM 입장에 직접 유퀴즈 출연 요청 과정 밝혀 
윤 당선자 출연엔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란다”
탁 비서관 입장 밝힌 후 CJ "사실관계 확인 중"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628
‘유퀴즈’ 윤석열편, 시청률 부진에 논란은 계속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2022.04.21 13:48)
tvN ‘유퀴즈 온더 블럭’ 윤석열 출연, 시청률은 하락
윤석열 편 ‘다시보기’ 서비스 안 돼…같은 날 다른 출연진 편은 서비스 중
출연 이후에도 시청자 게시판 비판 계속
시청자게시판 글읽기도 운영자 이상만 가능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56270
윤 당선인 '유퀴즈' 후폭풍…문 대통령 출연은 거절? (JTBC, 류정화 / 정치부회의팀 기자, 2022-04-21 18:20)
 
https://www.khan.co.kr/culture/tv/article/202204212048015
“불편” “프로그램 불매”…윤 당선인 출연 ‘유퀴즈’ 비판 쇄도 (경향, 고희진·정대연 기자, 2022.04.21 20:48)
보통 사람 이야기 표방한 취지 잃고, 시청자에게 거부감 줘
진보·보수 커뮤니티 “부적절” “재미없어”…시청률도 평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42121340002352?did=NA
윤석열 '유퀴즈' 논란의 19분... 靑·CJ '문 대통령 섭외' 진실공방까지 (한국일보, 양승준 김소희 기자, 2022.04.21 21:47)
커지는 '예능 정치화' 논란
19분 방송에서 '민초파' '9수' 재탕
'역대급 허무한 방송' 비판
"시청자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제작 공분"
화제성 비해 시청률은 평타
TNMS "여성 30대 시청률 전주 대비 반토막"
문 대통령 출연 요청 두고 靑·CJ 이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641
유퀴즈 논란이 소환한 CJ 향한 외압의 역사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2022.04.22 13:51)
박근혜 정부 당시 집요했던 CJENM 향한 ‘외압’, 그리고 ‘코드 맞추기’
대통령 당선인을 출연시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난해만 해도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성격상 정치인 출연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기에 ‘외압’ 혹은 ‘코드 맞추기’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창조경제 광고에 MAMA 박근혜 대통령 연설까지
‘여의도텔레토비’ ‘끝장토론’ 뜬금 없는 종영과 결방
국정원 사찰, ‘좌파’낙인찍고 부회장 퇴출까지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tvN과 CJENM을 향한 전방위적 ‘외압’의 실체가 드러났다. 2016년 국정원개혁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작성한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 여론’이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좌파’ 영화감독 장진에게 ‘SNL 코리아’의 연출·진행을 맡겼고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 또’ 캐릭터가 욕설을 가장 많이 하고 안하무인인 인물로 묘사해 정부비판 시각을 조장했고 △MBC파업에 적극 가담했던 최일구·오상진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KBS파업을 지지했던 나영석 PD를 예능감독으로 기용하는 등 좌파 세력을 영입하고 △탁현민·김어준·표창원·진중권과 임수경 의원, 성한용 한겨레 기자 등을 토론 패널로 집중 출연시켜 종북좌파의 입장을 대변하도록 지원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관계 개선 위해 애국주의 영화 제작 나서기도
 
https://www.khan.co.kr/culture/tv/article/202204221610005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윤석열의 안하무인과 유재석의 딜레마 (경향, 위근우 칼럼니스트, 2022.04.22 16:10)
길 위로 나가길 포기한 프로그램, 하고 싶은 말만 한 권력자
윤 당선인의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일 다음날, 한국일보는 시청자 게시판의 반발과 티빙 구독 해지 움직임을 전하며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라는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윤 당선인 출연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기사를 냈다. 맞다. 대통령 당선인의 출연 요청은 길 위에서 만나는 이웃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사실 지난 1년여 동안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스스로 기획의도를 배신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에 어쩔 수 없이 스튜디오 토크쇼로 포맷을 변경했지만 이후 어느 정도 혼란이 잦아들고 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김영철이 여전히 각 지역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에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스튜디오를 고수했다. 길 위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벌어지는 의외의 웃음이나, 생애 구술사 수준의 동네 장삼이사들의 진득한 이야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단순히 과거의 형식, 과거의 재미가 없어진 문제가 아니다. 이제 더는 연희동 골목 샤넬미용실의 할머니들, 목포 서산초등학교의 초등학생들이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멘트 ‘유 퀴즈(You Quiz)?’의 당신(You)이 아니라는 게 진정한 문제다.
굳이 인기 토크 프로그램 찾아와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윤 당선인
‘유재석도 못 살린 토크’로 이어져
길 위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유재석의 ‘경청하는 능력’과 만나 놀라운 폭발력을 만들어냈지만
스튜디오 속 유명인들과의 만남 땐
노골적 퍼스널 브랜딩 못 막는 등 ‘필터링의 부재’라는 약점도 드러나
길 위의 목소리들을 경청하는 것
윤 당선인에게는 ‘현재의 의무’
‘유 퀴즈’의 지난 성취를 되새겨야
모든 미디어 재현과 담론이 서울 화이트칼라 중심으로 극도로 집약된 한국의 비대칭성 안에서 ‘그’ 유재석이 직접 서울 외 지역 곳곳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 각각의 이야기를 특유의 진행 능력과 함께 경청하고 TV로 전할 때 방송을 보는 우리 세계의 지평은 조금씩 넓어졌다. 하지만 이제 경청의 대상 ‘유(You)’의 자리에서 유재석이 아니더라도 이미 누군가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명사들이 마이크를 쥔다.
유재석은 안전한 범위 안에서의 맞는 말, 신사적 태도로 광범위한 포용력을 획득했지만, 같은 이유로 그의 후광 효과엔 필터링이 없다. 윤석열 같은 게스트와의 만남은 아마도 피하고 싶은 일이겠지만, 그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진행자가 되는 역설. 충분하거나 과도한 소통적 자원과 권력을 갖춘 이들이 그렇지 못한 ‘유(You)’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신, 오히려 ‘유(You)’의 자리를 전유하는 공론장의 비대칭 안에서 유재석의 포용성은 기울기를 교정하기보단 오히려 증폭시킨다.
직접 길을 걸어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있다. 그런 당신(You)들의 목소리를 찾아 귀를 기울인 게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지난 성취라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현재의 의무다. 하지만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당일, 윤 당선인은 지역 민심 청취를 위한 지역순회를 하겠다면서 정작 지역 언론의 취재를 거부해 한국기자협회 소속 지역기자협회의 비판을 받았다. 지역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지 않는 지역순회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길 위로 나가는 걸 한동안 포기했던 프로그램과, 길 위로 나서 직접 국민과 소통하는 대신 예능의 힘을 빌려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려는 권력자는 가장 안 좋은 방식으로 길 아닌 곳에서 조우했다. 이것이 우연일까. 왜곡되지 않은 공론장과 좋은 정치는 상호보완적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42616150005404?did=NA
"유퀴즈, 이재명 출연요청도 거절" 파문... 유재석, 악플 대응까지 (한국일보, 양승준 기자, 2022.04.26 16:41)
CJ ENM '선택적 정치 중립' 논란 일파만파
'이재명 출연 거절' 전 비서관 폭로
"정치권력의 방송 개입, 미디어 재벌의 자발적 충성 촌극"
민언련 비판 성명
CJ ENM은 함구
유재석 소속사는 악플 법적 대응
"이재명 출연 요청했지만, 미팅도 이뤄지지 못 해"
"박근혜 정부 때 제작성 자율 침해 재현" 우려도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826966632300384
"문재인·이재명은 안되고 윤석열은 된다? 유재석 보호하려면..."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22-04-27 오전 9:23:18)
'유퀴즈' 정치인 출연 거부 논란에 유재석 거론
정치권, 제작진·방송사에 거듭 해명 요구
유재석 측, 악성 댓글에 법적 대응
 
http://www.segye.com/newsView/20220427505729
유퀴즈’ 문 대통령·이재명 출연 거절 논란…민주당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 답할 의무 있어” (세계일보, 이동준 기자, 2022-04-27 09:58:22)
윤 당선인은 ‘유퀴즈’ 출연
 
https://www.hani.co.kr/arti/culture/entertainment/1041019.html
‘정치언어’ 없었던 윤석열과 ‘광대언어’ 잃은 유재석 (한겨레, 이승한 티브이 칼럼니스트, 2022-04-30 08:56)

[한겨레S]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
윤석열 ‘유퀴즈’ 출연 논란
제작진도 고백한 ‘폭풍같던 시간’
누구도 즐겁지 않았던 결과 낳아
정치-예능 모두 ‘각자 언어’ 상실
‘국민 엠시’마저 속수무책 피해
‘유퀴즈’에 불어닥친 어색한 공기
윤 당선자가 출연한 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원치 않았을 논쟁에 휩싸였다. 그럴 법도 했다. 그날의 방송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색한 공기를 걷어내지 못했다. 녹화 당일에야 당선자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는 진행자 유재석과 조세호는 어색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고, 당선자는 앞서 후보 시절 출연했던 에스비에스(SBS) <집사부일체>나 한국방송(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들려준 바 있는 에피소드 말고는 딱히 들려줄 게 없었다. 사법시험을 9수 하게 된 사연처럼 대선 기간 내내 여러차례 들어본 이야기가 맥락 없이 반복됐다. 아마도 권위를 걷어내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꺼낸 에피소드였겠지만, 앉으라는 권유를 받기도 전에 먼저 자리에 앉으며 “영광이죠?”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권위가 가실 리 있나.
방영 직후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출연을 타진했으나 제작진으로부터 “진행자가 정치인 출연을 조심스러워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둘러싼 상황은 더더욱 험악해졌다. 티브이엔이 개운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어떤 이들은 티브이엔의 모기업 씨제이이엔엠(CJ ENM) 강호성 대표가 윤 당선자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며 과거 검사 시절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함께 근무했었다는 사실을 짚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윤 당선자 출연분은 그 누구도 즐겁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냐는 이중잣대 논란을 걷어내고 봐도 그렇다. 출연 계기를 물어보니 참모들이 나가보라고 해서 나왔다고 하고, 퀴즈는 맞히려는 노력도 없이 대번에 “모르겠다”고 말하고, 임기 시작 전이니 대통령직에 관한 깊이 있는 통찰이나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인간적인 매력이라고 할 만한 에피소드는 이미 다 들어본 이야기이고…. 이럴 거면 대체 왜 나온 걸까?
상황이 이 지경이 된 건 정치가 정치의 언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은 지지자부터 비판자까지 모두의 말을 경청하며 앞으로 5년의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 기간이다. 그러나 인수위는 <미디어오늘>이나 <뉴스타파>와 같은 매체들의 출입을 몇주째 거부하고 있으며 그 명확한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선자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서라도 집무실 이전은 필수라고 말했지만, 새 집무실과 관저, 연회장을 결정하는 과정은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웠으며, 청사와 관저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국방부와 외교부를 정치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제 의견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견을 좁히기 위해 정치적으로 설득해야 할 시간에, 그 모든 일을 제쳐두고 예능에 나와 과거 에피소드를 들려준다고 그걸 매력이라 느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정치도, 예능도 ‘잘못된 길’
예능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 예능은 오랫동안 체중이나 외모, 지적 장애, 피부색, 성별, 성적 정체성 등 차별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개인의 특성을 농담의 소재로 삼으면서, 이를 지적하면 “웃음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 웃음의 소재를 제약하면 어떻게 웃기라는 건가?”라고 반문해왔다. 그러나 정작 자본이나 정치권력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일에는, 모두가 극도로 조심스럽거나 매우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있었다. 광고나 협찬 집행 여부를 가를 수 있는 자본권력, 블랙리스트 등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정치권력 앞에서는 알아서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예능은 힘을 지닌 자가 불편할 만한 질문도 웃음을 입혀 당의정으로 가공하는 ‘광대의 특권’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만만한 상대를 대상으로 농담을 던지는 관습을 이어왔다. 그러니 권력자가 프로그램 출연을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활용할 때에도 그 페이스에 끌려가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었던 거겠지.
정치는 정치의 언어를 포기했고, 예능은 예능의 언어를 잃었다. 덕분에 꽃밭은 엉망이 됐고, 유재석과 조세호는 데뷔 이래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으며,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제작진은 행간만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모두가 불행한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정치가 정치의 언어를, 예능이 예능의 언어를 되찾아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41500.html
‘유퀴즈’ 공정성 논란, 이재명도 출연하면 문제 없나? (한겨레, 심미선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22-05-04 04:59)
tvN, 윤석열만 출연시켜 논란
동등 대우해도 근본적 의문 남아
미디어-정치 유착이 더 큰 문제
시사프로들 정치인 섭외 다반사
정치인도 인지도 높이기에 활용
언론, 자본·권력에서 독립 지켜야
이번 ‘유퀴즈’ 논란은 공정성 시비 이외에도 미디어와 정치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관한 좀 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윤 당선자를 출연시킨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도 출연시켰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
한 사회에서 미디어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자본으로부터의 독립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거대 광고주의 목소리는 미디어를 위축시킬 수 있다. 미디어에서 삼성에 대한 비판 기사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거대 자본과 미디어 간의 관계를 알 수 있다. 한때 <소비자고발>(KBS), <불만제로>(MBC) 등 소비자 입장에서 기업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도 했으나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다.
두번째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언론은 정치권력과 거리를 두면서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대가로 언론은 ‘표현의 자유’라는 무소불위의 힘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언론은 정치권력과 너무 가깝다. 언론도 정치인을 좋아하고 정치인도 언론을 좋아한다. 특히 티브이 종합편성채널은 지나칠 정도로 많은 정치·시사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는데, 이들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은 전·현직 국회의원 아니면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인이 방송에 많이 출연하고 언론에 자주 언급되면 그만큼 인지도가 높아진다. 이런 정치인은 자신이 가진 역량보다 유능하게 비치며,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한 정치인과 미디어의 거리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리고 이런 생태계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방송사가 아닌 국회를 주된 활동 무대로 삼아야 한다. 방송이, 언론이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올리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 방송도 국민의 대변자가 되어 권력을 쥔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